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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6일 수요일

박근혜 복지공약들 잇단 후퇴… 4대 중증질환 ‘말바꾸기 논란’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06일자 기사 '박근혜 복지공약들 잇단 후퇴… 4대 중증질환 ‘말바꾸기 논란’'을 퍼왔습니다.

ㆍ선택진료비 등 건강보험 비급여 방침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료분야 핵심공약인 4대 중증질환(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 강화 대상에서 ‘3대 비급여 항목’인 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를 제외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득수준과 국민연금 가입 여부에 따라 선별적으로 차등화하는 기초연금 공약에 이어 핵심 복지공약들이 수정·후퇴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된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5일 “4대 중증질환 공약은 비급여로 보험에서 제외됐던 것을 급여로 포함시킨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선택진료비나 상급병실료는 비급여 항목에 포함되지 않고 간병비는 원래부터 건강보험과 상관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3대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4대 중증질환 비급여 항목을 단계적으로 100%까지 지급하되 공약대로 본인부담상한제를 적용시켜 소득 수준에 따라 50만~500만원을 내도록 한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의 대선공약집에는 “4대 중증질환에 대해 총진료비(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를 모두 포함)를 건강보험으로 급여 추진”하고 “현재 75% 수준인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을 단계적으로 100%까지 확대”하겠다고 쓰여 있다. 

박 당선인은 실제 지난해 10월 언론사의 의료공약 질문에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보장은 국가 책임”이라면서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에 대해 점진적으로 보험 적용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지난해 12월17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도 “비급여 되는 부분들을 갖다가 (건강보험이) 커버해서 100%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선대위는 다음날 “간병비는 개인이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것으로 급여·비급여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다만 비급여 항목인 선택진료·상급병실료와 간병비같이환자 부담이 큰 항목은 재원이 마련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김종명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의료팀장은 “3대 비급여를 제외한다면 4대 중증질환 관련 공약은 사실상 껍데기만 남는 셈”이라면서 “명백한 말바꾸기이자 공약 철회”라고 말했다.

김재중·임지선 기자 hermes@kyunghyang.com

2012년 12월 17일 월요일

문 “6인 병실 가봤느냐” 박 “그런 거 따질 필요 있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2-16일자 기사 '문 “6인 병실 가봤느냐”  박 “그런 거 따질 필요 있나”'를 퍼왔습니다.
[3차 TV토론]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두고 격론… 동문서답에 팩트 왜곡까지, ‘문’ 거센 공격에 박 ‘진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16일 열린 3차 TV토론에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양 후보는 토론 초반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범위를 두고 이견을 확실히 드러냈다.
박근혜 후보가 “4대 중증질환에 대해 100% 건강보험 적용해 되도록 의료비를 전액 지원해 의료서비스 체제를 강화하겠다”고 말하자 문재인 후보가 “우리가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는 암환자만 해도 1조5000억원이고 심혈관 질환 등을 다 더하면 3조6000억원인데 어떻게 1조5000억원으로 다 하겠다는 거냐”고 반박했다.
재원 마련 방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었는데 박근혜 후보는 “이미 건강보험 적용이 되고 있는데, 되지 않는 비급여 부분에 대해서 더 지원을 하게 되면 그렇게 많은 재정이 소요되는 것이 아니고 중증 질환에 대해서 먼저 안심할 수 있도록 의료비를 건강보험에서 적용한다는 것”이라는 두루뭉술한 동문서답을 했다.
문재인 후보는 다시 “1조5000억원으로 4대 중증질환을 챙길 수 있느냐”면서 “건강보험에서 제외되는 비급여 치료비가 많이 들고 선택 진료와 간병비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가 “혹시 6인 병실 가보셨느냐”고 묻자 “가봤다”고 답변했지만 “건강보험은 6인 병실만 적용이 되는데, 그 6인 병실을 보시면 환자 6명, 간병인 6명이 쓰고 있다”면서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시장같지 않느냐”고 묻자 “병실에 6인이 들어가고, 4인이 들어가고 그런 것까지 따져서 하실 필요는 없다”고 말을 돌렸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3차 TV토론에 앞서 악수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후보가 다시 “간암 치료비만 1조5000억인데 어떻게 4대 중증질환을 전부 책임지신다는 거냐”고 묻자 “간암 질환으로만 1조5000억원이 든다고 생각 안 한다”면서 “계산을 잘못한 것 같다”고 아예 팩트 자체를 부정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박근혜 후보는 4대 중증질환 100% 보장의 재원으로 정확히 얼마를 잡고 있는지조차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고 정확한 반박을 하지 못했다.
박근혜 후보가 말하는 4대 중증질환은 암과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난치성질환을 말한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4대 중증질환의 보장율은 70% 안팎이다. 박근혜 후보는 4대 증증질환의 보장률(비급여부문 포함)을 2013년 85%, 2014년 90%, 2015년 95%, 2016년 10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본인부담 합계가 500만원 이상인 환자는 총 335만명, 이 가운데 본인 일부부담 산정특례 대상인 4대 중증환자는 51만명, 15.1% 밖에 안 된다. 박근혜 후보의 공약이 실현되면 15.1%의 4대 중증환자는 혜택을 받겠지만 고액의료비 환자의 나머지 84.9%, 284만명은 이런 혜택에서 배제된다. 질병에 따라 100% 보장을 받기도 하고 못 받기도 하는 차별적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건강보험료 인상을 전제로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개인 부담 100만 상한제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박근혜 후보가 “6인병실이냐 4인병실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대목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공단은 6인 이상 입원실 비용을 기본입원료(하루 3만∼3만2600원)로 보상하면서 이중 20%를 환자 본인에게 부담시키고 있는데 5인 이하 상급 병실을 이용할 때는 사용료 차액을 전액 환자가 부담토록 하고 있다.그래서 대부분 환자들이 6인병실을 원하지만 6인병실에 자리가 나지 않아 애를 태우는 경우가 많다.
박근혜 후보는 “6인병실에 가봤느냐”는 질문에 “가봤다”고 답변했지만 6인병실과 4인병실의 차이를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선택 진료와 간병비도 해당되지 않는다”는 문 후보의 질문의 의도도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박근혜 후보는 4대 중증질환을 100% 보장하는데 드는 재원이 1조5000억원인지 얼마인지도 기억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선택 진료와 간병비가 포함되는지 여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한 마디로 박 후보의 바닥을 드러낸 토론이었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2012년 12월 14일 금요일

박근혜 '4대질환' 진료비 100% 보장, 알고보면 가짜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14일자 기사 '박근혜 '4대질환' 진료비 100% 보장, 알고보면 가짜다'를 퍼왔습니다.
[우석균 칼럼] 박근혜 의료 공약의 진실

정책질의에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토론회에도 참여하지 않던 박근혜 후보가 선거를 9일 앞두고서야 자신의 정책공약집을 냈다. 공약집을 내기라도 한 것이 다행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정작 정책공약집을 들여다보니 기가막힌 내용이 많다. 여기에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노예계약'이라고 주장하는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에서는 박근혜 후보 공약을 사실과는 다르게 홍보하고 있어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박근혜 후보의 의료공약의 실체를 정리할 수밖에 없겠다 싶다.

영리병원은 찬성하면서 건강보험은 강화?

첫째 국민 모두는 알고 '이명박근혜'만 모르는 가장 중요한 문제부터 따져야겠다. 가장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우선 공약집에는 나오지도 않기 때문이다. 박근혜 후보는 영리병원에 찬성하였다. 즉 이명박 정부의 영리병원 허용정책을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가 영리병원을 외국인에 한정하겠다고 했고 이정희 후보는 전면금지하겠다고 밝힌 내용이다.

영리병원은 의료비를 폭등시킨다. 현재 이명박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에 내국인 대상 영리병원을 허용하겠다는 법적 절차까지 통과시킨 상태다. 영리병원은 에 쓴 글에서도 여러 번 밝혔듯이 1인당 의료비를 20% 이상 상승시킨다. 또한 보건산업진흥원이 밝혔듯이 지역 중소병원을 50곳 이상 문을 닫게 만든다. 이렇게 의료비를 폭등시키고 지역의 병원들을 문을 닫게 하면서 건강보험강화를 이야기하거나 지역의료를 강화시키겠다고 하는 공약은 애초에 거짓이다.

암등 4대 중증질환 진료비 100% 보장? 병실료, 간병비, 특진료는 제외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 진료비는 국가가 100% 부담해 줍니다." 이번 대선 후보 공보물에 나온 박근혜 후보의 공약이다. 암, 심장병, 뇌혈관 질환,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100% 보장. 나도 처음에는 박근혜 후보치고는 획기적 공약으로 생각했다. 간병비나 특진료, 상급병실료 등 비급여항목을 다 보장해준다고 공약한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다.

박근혜 후보가 밝힌 이른바 4대 질환 중 암, 심장병, 뇌혈관질환은 이미 건강보험 적용진료비의 95%를 국가가 부담한다. (중증화상환자도 국가가 95%를 부담하는데 이병은 왜 빼먹었는지도 모르겠다). 희귀난치성 질환도 이미 90%를 국가가 부담한다. 그런데도 이 환자들이 왜 의료비 부담이 큰가 하면 바로 아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간병비, 병실료(6인이상 병실료 본인부담), 선택진료비(대학교수 진료비)등 비급여 항목의 의료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매년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하는 '건강보험진료비실태조사'에서는 항상 선택진료비(특진료)와 병실차액료가 비급여항목 중 1,2위를 차지하고 비급여 의료비의 55%가 넘는다. 이 때문에 간병비용까지 포함하여 국민부담이 가장 큰 '3대 비급여'라고 부르는 이유다. 박근혜 후보 공약집에는 이 3대 비급여 항목에 대한 언급이 없다. 대충 표현을 얼버무리고 넘어 갔을 뿐이다. 그런데 전의총이라는 단체에서는 이 3대 비급여 항목을 점진적으로 포함시킨다는 내용을 박근혜 후보공약으로 페이스북 등에서 버젓이 설명하고 있다. 의사라는 사람들이 이걸 모를 리가 없는데 말이다.

또 왜 4개 질환만 더 보장하는 것인가도 문제다. 2차 대선후보 토론때도 밝혀졌듯이 연 500만원 이상 고액진료비 부담 환자중 15%만이 암, 심장병, 뇌혈관 질환등 3개 질환의 환자다. 문재인 후보가 왜 심장은 되고 간은 빠지냐고 묻자 박근혜 후보는 토론말미에 '암 환자는 95%를 정부가 이미 부담해서 그 비중이 적어졌을 뿐이지 원래 환자 비중이 적다고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박근혜 후보측도 자신의 공약이 3대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나머지 본인부담금의 일부만을 줄이겠다는 공약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박근혜 후보의 공약을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암등 중증질환 환자 진료비 100% 보장, 단 85% 환자 제외, 병실료, 선택진료비, 간병비 제외"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이를 "암 등 중증질환 진료비 국가가 100% 보장"이라고 공약하는 것은 민간의료보험사가 흔히 하는 사기성 홍보에 가깝다.

간병비는 돈이 많이 들어 안된다면서 임플란트까지 건강보험 보장?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뉴시스

박근혜 후보의 공약집에는 "어르신" 항목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노인층을 의식한 공약으로 보인다. 자신의 지지층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약을 하는 것을 말릴 생각은 없다. 또 노인들에 대한 정책은 꼭 필요한 정책이기도 하다. 다만 2차 대선 후보토론에서 3대 비급여를 건강보험에서 보장하겠다는 문재인 후보에게 "그런 것이 건강보험료에 적용된다면 3대 비급여 진료비가 얼마나 되는지 아나"라고 물어보면서 엄청난 돈이 들어 어렵다는 취지로 질문을 한 바 있다. 1년에 "5점8조"가 들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는 임플란트를 건강보험에서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모든 상실치아를 임플란트로 치료하면 이 치료비중 50%만 건강보험에서 보장해도 대략 20조원이 든다. 박근혜 후보도 이 비용을 알았는지 '어금니'만 보장하겠다고 한다. 문제는 어금니만 해도 16개라는 것이다. 그리고 치아는 어금니부터 빠진다. 10조원 이상이 들 수밖에 없다.

임플란트도 건강보험 보장이 필요한 것은 맞다. 그러나 간호인력이 적어 간병인도 없이 방치되는 환자가 30%나 되는 나라에서 노인들에게 꼭 필요한 간병비는 돈이 많이 들어 어렵다면서, 돈이 몇 배나 더 들 임플란트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곤란하지 않을까?

물론 간병비용지원에 대해 박근혜 후보도 공약이 있다. 가족이 독거노인을 돌보거나간병서비스등의 사회봉사를 하면 이를 점수화해서 자기 가족 노인에 대한 간병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간병서비스를 자기 가족이 알아서 하라는 것. 수많은 맞벌이 부부와 입시에도 힘든 학생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간병을 위해서는 이제 의무적으로 사회봉사에라도 나서야 할 모양이다.

본인부담 상한제, 역시 비급여진료비는 빠져

문재인 후보나 이정희 후보의 대표 공약중 하나는 의료비 상한제 100만원이다. 이는시민사회단체에서 계속 주장해온 바 이기도 하다. 이를 의식했는지 박근혜 후보도 본인부담상한제를 공약집에 넣어놓았다. 현재 소득별로 100~300만원으로 되어있는 본인부담상한제를 50~500만원으로 바꾸겠단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도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 적용하겠다는 내용이 빠져있다는 것이다. 현재 본인부담상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상한금액이 높아서가 아니다. 앞서 지적한대로 간병비용, 상급병실료, 특진료 등의 3대 비급여항목 때문이다. 이를 그대로 놓아둔채 상한금액만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다. "중증질환 진료비 100% 보장" 공약과 마찬가지로 속빈 강정에 지나지 않는다.

초중고생 심폐소생술 의무교육화가 응급의료체계 개선?

응급의료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공약을 보던 중 나는 당연히 응급의료시설 강화가 들어간 줄 알고 넘어가려했다. 지금 응급의료시설이 없는 지방자치단체가 전국에 50곳이 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첫 번째로 요구되는 응급의료시설 확충이라는 당연히 들어가야 할 내용이 없다. 이정희 후보나 문재인 후보가 제시한 지역공공의료기관 확충이라는 상식적 내용이 없는 것이다. (전의총에서는 박근혜 후보 공약에 "응급의료원 확충 및 지방의료원 등 지역거점 공공병원 활성화"라는 공약집에 없는 내용을 넣어놓았다.)

대신 있는 것은 초중고등학교에 심폐소생술 의무화와 OECD 국가수준으로 응급의료전용헬기 확충이 들어있을 뿐이다. 초중고생들이 심폐소생술을 배우는 것은 좋다. 그러나 가까운 곳에 응급의료시설이 없으면 심폐소생술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헬기이야기는 하지도 말자.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1/5에 응급의료시설이 없는 나라에서 웬 헬기? 헬기확충사업이라면 모를까 응급의료체계 공약으로는 이 공약은 황당한 공약일 뿐이다.

간단히 살펴본 박근혜 후보의 공약 내용이다. 하나하나는 더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더 따져볼 항목도 별로 없을 만큼 부실공약의 표본이라 할만하다.

마지막 요약정리!박근혜 공약은 뭔가 많이 해 주는 것처럼 포장돼 있지만 실제 내용은 별게 없다. 중증질환 100% 진료비 보장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비급여진료비를 포함이 아니라 국민 부담에는 별 도움이 안된다. 둘째 다른 후보의 복지공약을 선심성 공약이라 비판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실현가능하지 않고 건강보장의 우선순위를 어긴 그야말로 '선심성' 공약을 내세운다. 임플란트 보장이 대표적이다. 셋째 이 모든 것의 결론은 국가가 해 주는 게 아니라 개인이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의료비는 환자가 스스로 알아서내고, 간병은 필요한 가족이 평소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기부은행'을 통해 하고, 응급환자는 초중고생이 배워서 하라는 것이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자조정신, 새마을 정신에 충실할지는 모르겠지만 국가가 의료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현대 민주주의와 복지와는 거리가 먼 공약들이다.

여기에 영리병원 허용등 의료민영화 정책은 추진하겠다고 한다. 박근혜 후보의 의료정책은 한마디로 건강보험을 강화하고 국민들의 미래를 보장하려는 정책이 아니다. 겉으로는 서민들의 미래를 위한 공약처럼 꾸며놓았지만 사실은 재벌들의 미래를 위한 공약일 뿐이다. 나는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싫다.


 /우석균 보건의료 단체연합 정책실장

2012년 7월 4일 수요일

건강보험 체제에 구멍 낸 대법원, 뒷감당 어찌하려고…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04일자 기사 '건강보험 체제에 구멍 낸 대법원, 뒷감당 어찌하려고…'를 퍼왔습니다.
[기고] 임의비급여 예외적 인정,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무너지나?

대법원은 지난달 19일 전원합의체 판결로 기존 대법원 판결을 변경하여 임의비급여를 예외적으로 인정하였다. 대한
민국 행정부인 보건복지부와 입법부인 국회가 인정하지 않는 임의비급여를 대법원이 사법적으로 엄격한 요건(의료기관이 △의학적 긴급성, 의학적 안전성 및 유효성 △충분한 설명 후 환자로부터 동의를 받은 것을 모두 입증할 것)하에 예외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관련 기사 : '고무줄 병원비', 대법원 심판대에 올랐다 , 그 백혈병 환자는 왜 진료비 1900만원을 더 내야 했나?)

사법부는 왜 이 시점에 전원합의체로 임의비급여를 예외적으로 허용했을까?

지금까지 의료기관이 임의비급여를 시행한 경우 보건복지부는 현지조사를 통하여 진료비 환수처분 및 업무정지처분(또는 과징금부과처분)을 하였고, 의료기관이 이에 불복하는 경우 행정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았다. 지금까지 하급심 및 대법원이 임의비급여를 인정하지 않았기에, 행정소송을 제기한 의료기관은 거의 대부분 패소를 하였다. 그러나 이번 성모병원 임의비급여 사건의 경우 하급심에서부터 엄격한 요건 하에 임의비급여를 인정해 왔고, 대법원 역시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예외적 요건 하에 임의비급여를 인정하였다.

▲ 대법원은 지난달 19일 여의도성모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일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여의도성모병원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에 대해서 환자들에게 비급여로 청구한 것은 명백히 불법이지만, '의학적 임의비급여'는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다는 게 판결의 요지다. 사진은 여의도 성모병원. ⓒ한국백혈병환우회

대법원은 그동안 임의비급여에 대해서는 초지일관 불법으로 판단해 왔었다. 그런데 도대체 무엇이 사법부로 하여금 임의비급여를 허용하게 했는가, 사법부는 왜 이 시점에 전원합의체 판결로 임의비급여를 예외적으로라도 인정하였는가. 이것이 대한민국 건강보험체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한 것이 맞는가. 임의비급여에 관한 제도적 인정으로 의료기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흔들리는 것은 아닌가. 보건복지부는 이제 사법부가 이 제도를 인정하였으니, 정부 차원에서 임의비급여를 전면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은 아닌가. 의료선진화든 의료민영화든 이것이 향후 건강보험체계에 몰고 올 위험성을 생각하면 희망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보건복지부가 임의비급여를 인정하지 않은 것은 건강보험 당연지정이라는 큰 틀에서요양급여기준을 정해 급여/비급여로 구분함으로써 건강보험이라는 공보험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정치적 결단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의료기관과 환자 사이에 자유계약에 의하여 의료행위에 대한 가격을 정할 수 없게 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에 위반되지 않느냐고 항변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건강보험제도는 적은 보험료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 아주 성공적인 제도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건강보험 당연지정이라는 큰 틀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이라는 큰 둑에 난 '임의비급여'라는 구멍

그런데 이번 대법원은 건강보험 당연지정이라는 큰 둑에 '임의비급여'라는 구멍을 내 주었다는 느낌이 든다. 당장은 엄격 입증책임이라는 주먹으로 둑에 난 구멍을 막고 있지만, 긴급성, 유효성, 안정성, 환자동의에 관한 입증은 재판부의 시각이나 입증의 정도에 따라 얼마든지 뚫릴 수 있다. 둑에 난 작은 구멍은 처음에는 작은 물줄기로 시작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을 압박하고 압력을 견디지 못하는 부분들이 같이 무너지면 어느 날 거대한 둑은 와르르 무너지기 마련이다. 엄격 입증책임만으로 건강보험 당연지정이라는 거대한 둑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와 보건복지부 양쪽 모두 대법원 판결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다. 의료계는 "대법원이 임의비급여를 인정했다"고 평가하고, 보건복지부는 "엄격 입증책임이라는 방패막을 두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의료기관이 임의비급여의 필요성을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홍보한다. 의료기관은 "앞으로 더욱 열심히 환자들을 양심적으로 진료하겠다"고 밝혔고, 보건복지부는 "현지조사를 통해 의학적 안전성과 유효성을 벗어나면 해당 의료기관의 진료비를 환수하고 업무정지처분을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몇 번의 하급심 행정소송에서 위 예외적 요건이 입증되어 보건복지부가 계속 패소한다면 어떨까. 보건복지부는 행정처분에 소극적으로 변할 것이고, 의료기관은 더욱 더 적극적으로 가격계약에 의한 임의비급여 진료를 할 것이다.

임의비급여 허용은 건강보험보다 민간보험 시장 확대

식약청이나 건강보험공단이 통제하지 않는 범위의 임의비급여에 해당하는 진료가 늘어날 것이고,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강보험급여나 비급여 영역보다 임의비급여 영역이 더 확대될 것이다. 임의비급여 영역이 늘어날수록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은 당연히 늘어난다. 결국 국민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납부하는 보험료만으로 진료비가 보장되지 않아 민간보험에 실손형의료비 보험을 가입해야 할 것이다. 현재 50% 정도 민간보험 가입자가 있다면, 결과적으로 건강보험보다 민간보험 시장이 확대되는 결과에 이를 것이다.

정부 관계자들과 의료계 종사자들, 대법관들 모두 불철주야 격무에 시달려 고생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현재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후손들에게 어떤 법과 제도를 물려주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유민주주의에 입각한 미국식 제도가 다 좋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건강보험이라는 사회보험을 도입한 지 몇 십 년이 되지 않았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잘 정착시켜온 건강보험제도를 임의비급여 의 문제로 체계 자체를 흔드는 그런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신속한 입법을 통해 임의비급여 무한정 확대 막자

이제 건강보험이라는 거대한 둑에 난 임의비급여라는 구멍을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는 재판부의 입증책임이라는 추상적인 기준만 남아 있다. 입증책임이란 주요사실을 주장하는 자가 증거를 제출하여 재판부의 심증을 형성하지 못하면, 입증하지 못하는 자가 패소하는 소송법의 대원칙이다. 대부분의 소송이 입증을 하지 못하여 패소하는 것이 현실인 점에 비추어, 보건복지부의 낙관론도 일리가 없지 않다.

그러나 입증책임을 어느 정도로 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재판을 맡은 판사의 성향과 입증의 정도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입증책임이라는 것에 임의비급여의 운명을 맡기지 말고 임의비급여가 무한정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신속히 입법을 통한 제도 보완을 해야 할 것이다. 임의비급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건강권이고, 이를 지키기 위해서 어떠한 희생도 감수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한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공동대표

2012년 6월 19일 화요일

[사설] 임의비급여, ‘고삐 풀린 망아지’ 돼선 안 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18일자 사설 '[사설] 임의비급여, ‘고삐 풀린 망아지’ 돼선 안 돼'를 퍼왔습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치료를 하고 환자에게 그 비용을 부담시키는 이른바 ‘임의 비급여’ 진료행위를 예외적으로 인정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금까지 엄격히 금지돼온 임의비급여에 숨통이 트인 셈이다. 이번 판결이 임의비급여 진료의 남발로 이어져 의료비 폭등 등을 불러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법원은 환자의 진료선택권 등을 보장하면서도 임의비급여 진료 남발을 막기 위해 나름대로 전제조건을 달기는 했다. 진료를 할 당시 국민건강보험의 요양급여 대상으로 편입시킬 절차 등이 없는 상황에서, 해당 진료가 의학적 안전성과 필요성을 갖췄고 환자가 진료의 내용 및 비용에 동의해야 임의비급여 진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환자가 비용을 부담해도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사정에 대한 입증 책임을 병원에 부여했다.
하지만 이런 안전장치로 임의비급여 진료의 확산을 막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그동안 임의비급여에 대해 부당이득 징수와 과징금 부과 등의 처분을 내리는데도 병원들은 수익 증대 등을 위해 임의비급여 진료를 공공연하게 해왔기 때문이다. 사실상 ‘의사는 갑, 환자는 을’의 처지인 의료현장에서 의사가 권하는 임의비급여 진료를 환자가 거부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정부가 의료기관의 임의비급여 진료를 꼼꼼하게 감독해온 것도 아니다.
그런 까닭에 당장 걱정스러운 일은 개인 의료비 증가다. 우리나라는 2002~2009년에 1인당 보건의료비 지출 증가율이 연평균 7.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3.6%의 2배가 넘었는데, 임의비급여 허용은 이런 추세를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치료비가 많이 드는 중증환자들의 가계부담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이 안전성이나 유효성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진료를 하게 될 경우, 되레 환자의 건강권이 위협받는 상황마저 빚어질 수 있다. 또 개인 의료비가 증가함에 따라 공공재원의 의료비 비중이 낮아지면서 전국민 건강보험 체계의 틀이 흔들릴 위험성도 있다.
정부는 임의비급여 진료가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되지 않도록 감시·감독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병원의 사후보고제도를 엄격히 시행하고, 병원에 대한 현지조사 등도 더욱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의료계 또한 임의비급여 진료를 남발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양심으로 의술을 베풀고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라는 히포크라테스의 가르침은 의술보다 상술이 우선시되는 요즈음에 더욱 울림이 크다.

2012년 6월 14일 목요일

'파업 의사' 말대로면 한국 병원 70%가 저질


이글은 프레시안 2012-06-13일자 기사 ''파업 의사' 말대로면 한국 병원 70%가 저질'을 퍼왔습니다.
의사단체, '포괄수가제 반대' 수술 거부…"선진국선 보편적 제도"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들이 오는 7월 1일부터 일주일 간 포괄수가제가 도입되는 질병군에 대해 입원수술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0일 안과의사회가 백내장 수술을 거부하기로 한 데 이어 12일에는 외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등이 사실상 '수술 거부'에 동참하기로 했다. 2000년 의약분업 파업 이후 가장 광범위한 의사들의 '집단 파업'인 셈이다.

의사들이 반발하는 포괄수가제는 일종의 '진료비 정액제'다. 입원 환자마다 병원에서 천차만별로 달랐던 진료비를 의료기관 규모별로 하나로 통일하는 방침이다. 포괄수가제를 도입하면 주어진 예산 안에서 진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과잉 진료'가 줄어든다. 환자로서는 꼭 필요한 진료만 받게 돼 진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정부로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의 '비급여' 진료를 건강보험안에 포함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 포괄수가제 반대 기자회견을 연 대한의사협회. 의협 소속 의사들은 오늘 7월 1일부터 일주일간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는 질병군에 대해 '수술 거부'를 하기로 했다. ⓒ뉴시스

포괄수가제, 미국과 유럽선 이미 보편적인 제도 

의사들이 반발하는 것과는 달리, 포괄수가제는 선진국에서는 가장 보편적인 지불제도다. 캐나다·프랑스·영국 등 거의 모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이미 포괄수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는 의료비를 제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가장 상업적인 의료 제도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미국조차 1983년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유일한 건강보험인 '메디케어'에서 포괄수가제를 도입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도 고령화와 의료비 지출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다. 최근 10년간 한국의 1인당 보건의료비 지출증가율(8.6%)은 OECD 회원국 평균(4.0%)의 2배가 넘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의료비가 증가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보장성을 아무리 확대해도 그보다 더 큰 폭으로 고가의 비급여 진료가 늘어나는 탓에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성은 60%대에 머물고 있다. 비급여 진료를 통제하지 않고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 셈이다.

이러한 이유로 OECD는 한국도 모든 의료기관에 포괄수가제를 도입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늘어나는 의료 지출을 제어하지 못하면 '지속가능한 의료 시스템' 자체가 붕괴할 위기에 처한다는 경고다.

한국 71.5% 의료기관이 이미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단체들은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 이유로 "진료의 질이 떨어지고, 의사들의 수익이 떨어져 의사들이 태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든다. 대한의사협회는 "포괄수가제가 도입되면 의사들은 백내장 수술에서 싸구려 인공수정체 재료인 중국산 및 파키스탄 수정체를 쓸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의협이 주장한 중국산과 파키스탄 수정체는 현재 건강보험에 등재된 것이 없다"고 재반박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1984년 미국에서 처음 포괄수가제가 도입됐을 때 미국 의사들은 진료의 질이 떨어진다고 반발했다"면서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지금, 미국을 비롯한 유럽 각국의 무수한 연구에서 포괄수가제로 의료의 질이 감소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증명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미 한국은 1997년부터 포괄수가제를 시범 도입했으며 현재도 전체 의료기관의 71.5%(의원 83.5%, 병원 40.5%, 종합병원 24.7%)가 이 제도를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의사단체의 주장대로라면 이미 포괄수가제를 도입한 의료기관에서는 7개 질병군에 대한 진료의 질이 떨어졌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오히려 포괄수가제가 도입돼 진료수가가 평균 2.7% 올랐다고 발표했다. 의사들의 반발을 고려해 진료 수익을 인상해줬다는 얘기다. 그 결과 전체 의료기관의 수익은 98억 원가량 늘어났고, 환자 부담은 100억 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복지부는 예상한다. 이러한 이유로 대한병원협회는 포괄수가제 도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너무 늦게 협소한 범위로 도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포괄수가제를 너무 늦게, 그것도 협소한 범위로 도입했다고 지적한다. 이명박 정부가 늘어나는 '의료비 지출'에 제동을 걸지 않고서는 더는 버틸 수 없다는 판단에서 시행한 최소한의 방어책이 바로 포괄수가제라는 것이다.

우 정책실장은 "이번에 포괄수가제가 도입되는 7개 질병군은 전체 질병군 중에 겨우 3%에 불과하다"며 "포괄수가제 도입 시 수가도 의사협회가 이미 합의했는데, 이제 와서 진료 수익이 줄어든다고 깬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우 정책실장은 또한 "의사들이 응급수술인 제왕절개와 맹장수술을 거부한다면 수술 지연으로 환자들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며 "(응급 수술 거부까지는 안 하더라도) 대책 없이 진료를 거부하면 어쩌자는 건가"라고 맹비난했다.

73만 원이었던 제왕절개 수술비용, 33만 원 된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7월부터는 병의원급, 내년 7월부터는 종합병원급 이상의 전체 의료기관까지 맹장·탈장·치질·백내장·편도·제왕절개·자궁부속기수술 등 7개 질병군 입원환자에 대해 포괄수가제를 의무 적용키로 했다.

포괄수가제가 시행되면 환자들의 진료비 지불상식은 어떻게 바뀔까.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등 일부 항목을 제외한 '비급여 진료'가 대부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안으로 들어오거나 제외된다.

예를 들어 제왕절개 수술을 한 산모 A 씨의 진료 내역을 보자. 행위별수가제에서는 진료비를 따로따로 문다. 처치수술료 62만 원, 마취료 11만 원, 주사료 25만 원, 입원료 41만 원, 검사료 13만 원, 기타 24만 원 등을 따로따로 물어 총 진료비 176만 원이 나왔다. 이중 137만 원은 건강보험이 내주는 금액이다. A 씨는 39만 원만 내면 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행위별수가제 아래서는 의료기관이 진료행위를 늘리려는 유인책이 생긴다. 병원에서는 A 씨에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특수 영양제, 빈혈제 등 비용 6만8000원, 특수반창고 비용 7만6000원과 자궁유착방지제 비용 20만 원을 더 청구했다. 비급여 진료비용 34만 원은 고스란히 A 씨가 더 내야하는 돈이다.

반면에 포괄수가제를 적용하면 치료 횟수와는 관계 없이 '제왕절개 진료비'에 대한 정액으로 148만 원이 책정되고, A 씨는 그 중에서 33만 원만 내면 된다. 나머지는 건강보험이 내준다. 행위별수가제에서 A씨가 낸 73만 원의 절반이 채 안 되는 셈이다.

 /김윤나영 기자

2012년 4월 30일 월요일

"'세금 폭탄' 무섭기로서니 '가계파탄' 폭탄만 할까"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29일자 기사 '"'세금 폭탄' 무섭기로서니 '가계파탄' 폭탄만 할까"'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김용익 "복지 포퓰리즘? 복지야말로 내수 진작 해법"

건강보험 급여 범위 확대, 저소득층 의료급여 확대, 만 5세 미만 아동 무상보육 확대, 방과 후 보육 서비스 제공, 여성 취업 지원….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내건 보건복지 공약이다. 이후 참여정부는 만 0~5세 아동 보육비 지원을 기존 30%에서 50%로 늘렸다. 2004년에는 혈우병 등 7개 질환에만 해당했던 '본인부담 산정특례' 제도의 적용대상을 암환자 및 62개 희귀·난치성질환자로 확대하고 본인부담금을 50%에서 20%대로 경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보건복지 분야 공약을 만들었던 핵심 인사가 바로 김용익 서울대 의대 교수였다. 김 교수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비서관을 지냈고 한때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민주통합당 보편적복지특별위원장을 맡으며 "무상의료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혀온 김 교수는 4.11 총선을 통해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19대 국회에 진출했다.

민주통합당의 복지 공약을 고안한 김 당선자는 지난 20일 과의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의 복지 공약에 대해 "복지 재원만 살펴봐도 민주당은 5년간 연평균 32조 원을 쓰겠다고 했지만 새누리당은 10조 원을 쓰겠다고 했다"며 "단순히 계산해 봐도 민주당의 1/3 수준으로 복지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은 말만 바꾸고 복지하는 것처럼 꾸며놓았을 뿐 사실상 이명박 정부의 반(反)복지 노선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암·중풍·심장병·희귀병 등 4대 중증질환의 진료비를 100%로 지원한다는 공약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 중에 (30%에 불과한) 본인부담금만 지원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수천만 원이 넘어가는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비까지 모두 지원하겠다는 것인지 불명확하다"며 "뚜껑을 열어보면 전혀 100% 지원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4대 중증질환만으로는 고액진료로 인한 가계파탄이 막아지지 않는다"며 "그런 방식의 암에 대한 보장성 확대는 이미 참여정부가 시행했다"고 일축했다.

김 당선자는 "새누리당이 '틀니 급여화'와 같이 자잘한 공약을 늘어놓았다는 것은 복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는 뜻"이라며 "그런 식으로 공약을 세분화하기 시작하면 틀니 급여화를 비롯해 '비급여 진료의 전면 급여화'를 내세운 민주당은 몇 백가지 공약을 열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와 관련해 민주당은 선택진료비‧MRI‧초음파 등을 건강보험 보장에 포함하고 모든 입원진료비 보장성을 60%대에서 90%대로 높이며 연간 본인부담금을 100만 원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공약이 복지 포퓰리즘 혹은 세금 폭탄을 야기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방안대로라면 보험료 폭탄도 세금 폭탄도 없을 것"이라며 "하겠다는 것이 없는데 어떻게 세금 폭탄이 생기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 심각한 문제는 '보험료 폭탄'이 아니라 진료비 폭탄"이라며 "세금 폭탄이 아무리 무섭기로서니 가계파탄 폭탄만 하지는 않고, 부자에게 혁명적인 고액 세금을 내게 하더라도 부자들이 그 때문에 가계파탄을 맞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의 복지에 대해서는 "이전 정부와는 다르게 '동반성장', '국가균형발전', '사회투자국가' 등의 개념을 제시한 것은 참여정부의 공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새로운 민주정부가 기계적으로 과거 정부를 복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정부 10년 이후 사회는 변했고, 민주당과 진보진영은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게) 보편적 복지국가와 경제 민주화에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며 "더 나은 새 정부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에서 진행된 김용익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


 ▲ 민주통합당 보편적복지특별위원장을 맡으며 "무상의료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혀온 김용익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당선자.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지난해 민주당은 '3+1 정책'(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등록금)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그동안 '무상의료'를 주창해 온 김 교수가 이번에 비례대표 6번을 받은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민주당 내에서 보건의료를 포함한 복지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나?

김용익 : 민주당은 재작년부터 보편적 복지를, 작년부터 경제 민주화를 강조했다. 민주당의 경제민주화특별위원장이었던 유종일 교수와 보편적복지특별위원장을 맡은 내가 각각 정책을 준비했다. 지난해 말에는 민주통합당으로 당을 재구성하면서 정강정책을 대대적으로 바꿨다. 당 강령에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 한반도 평화와 같은 가치들을 민주당의 지향점으로 설정했다. 이후 야권연대 공동정책 협약을 맺었는데 그 안에도 비슷한 내용이 들어있다. 비례대표 공천위원장을 맡은 안병욱 교수를 비롯한 공천위원들도 처음부터 경제 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사람을 비례대표 후보에 넣어야 한다는 방향도 정했다. 민주당 내에 복지를 중시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봐야한다.

프레시안 : 민주당은 총선에서 졌다. 보건의료 정책도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안대로 갈 확률이 높다. 새누리당의 보건의료 정책 평가를 부탁드린다.

김용익 : 새누리당 쪽에서는 동의하지 않겠지만, 내가 보기에 새누리당 공약에는 복지 공약이 없다. 새누리당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그러한 슬로건은 함부로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제대로 추진하려면 기본적으로 생애주기별로 나타나는 복지욕구를 채워주어야 하고, 다시 국민 개개인의 복지욕구를 개별적으로 파악해서 그에 맞는 복지 프로그램을 일일이 마련해야 한다. 마치 교사가 기본적으로는 학년별 교육을 하면서 학생 개개인을 개인지도 방식으로 가르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다. 복지모델 중에서는 제일 고급스러운 모델로서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게 바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다.

그런데 막상 새누리당의 복지공약을 보면 내용이 거의 다 비어 있다. 생애주기별 핵심적인 복지욕구에 대한 대책은 턱없이 부족하고 맞춤형을 어떻게 하겠다는 대책은 물론 없다. 복지 재원만 살펴봐도 민주당은 5년간 연평균 32조 원을 쓰겠다고 했지만 새누리당은 10조 원을 쓰겠다고 했다. 단순히 계산해 봐도 민주당의 1/3 수준으로 복지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프로그램에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어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총선 공약은 이명박 정부의 복지 공약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말만 바꾸어 복지를 하는 것처럼 꾸며놓은 상태이지 사실상 새누리당 안은 이명박의 반(反)복지 노선과 차이가 없는 새로운 반복지에 불과하다.

"새누리당식으로 하며 민주당은 자잘한 공약 몇백 개 낼 수 있어"

프레시안 : 그럼에도 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보다 "아버지의 꿈은 복지국가였다"라고 말하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국민에게는 상대적으로 복지 친화적으로 보일 것 같다. 새누리당 복지의 맹점으로 재원이 적은 것 외에 정책적인 면에서 어떤 것을 꼽을 수 있나?

김용익 : 복지의 핵심적인 부분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노인들을 상대로 욕구 조사를 해보면 노인들은 첫째로 소득보장, 둘째로 건강관리를 원한다. 하지만 새누리당 공약에는 노후 소득보장의 핵심인 기초노령연금이나 국민연금에 대한 언급이 없다. '포괄적인 노인 건강관리 제도'에 대한 언급도 없다.

새누리당이 75세 이상 노인 틀니를 건강보험 급여화하겠다거나,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 질병에 치매를 추가하겠다는 식으로 자잘한 공약을 늘어놓았다는 것은 노인 복지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대상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법은 수급 대상 등급 자체를 전면적으로 낮춰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3등급까지인 적용대상을 4등급까지 늘리면 수급대상자는 대폭 늘어난다. 적용대상인 병의 종류를 한 가지 더 추가해주겠다는 새누리당 안은 가장 소극적인 대처방식이다. 틀니 급여화도 마찬가지다. '틀니 급여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울 정도로 공약을 세분화하기 시작하면 민주당은 몇 백가지 공약을 열거할 수 있다. 민주당은 틀니를 포함한 '비급여 진료의 전면 급여화'를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또한 주거복지를 주장하면서 공공임대주택 건설을 비예산 사업으로 분류했다. 정부 돈은 전혀 쓰지 않고 LH공사의 재원으로 감당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는 안 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반값 등록금도 언급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대학의 회계 투명성을 제고해서 등록금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할 뿐 반값 등록금 자체에 대한 얘기는 없다. 아동수당의 경우 처음에는 줘야한다고 주장했다가 막상 공약에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아동수당은 어린이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재정 지원이다. 이런 중요한 분야에 대해 언급이 전혀 없는 것을 보면 복지 문제를 풀어가는 핵심정책이 거의 없는 셈이다.

복지에 대해 이렇게 소극적이라는 것은 새누리당의 정책이 세계화, 양극화, 고령화로 진전되는 사회 위험에 대한 대책이 못 된다는 뜻이다. 세계화, 양극화, 고령화 문제는 '박근혜 복지'를 다 실현한다고 해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내용도 없으면서 복지를 할 것처럼 포장을 잘 했지만, 민주당은 내용은 많으면서도 그런 포장을 잘 하지 못했다. 다 해준다고 하면서도 막상 주목은 못 받았다. 보수언론의 뒷받침을 받아 내용도 없이 복지를 다 할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이 새누리당의 힘일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새누리당이 암 100% 지원? 건보 적용 안 되는 치료비는?"

프레시안 : 새누리당은 야당의 무상의료 공약에는 반대하지만, 암·중풍·심장병·희귀병 등 4대 중증질환에 대해서만 보장성을 100%로 올리겠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사람들이 제일 걱정하는 것이 중증질환 치료비로 인한 가정 파탄이다. 새누리당이 국민들의 걱정의 핵심을 비집고 들어갔다. 유권자로서는 매력을 느낄 만한데, 어떻게 평가하나?

김용익 : 국민을 현혹하는 표현이 바로 '100% 보장'이라는 말이다. 무엇을 기준으로 100%인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 중에 본인부담금만 100%로 해주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비급여 진료비까지 모두 지원하겠다는 것인지 불명확하다. 뚜껑을 열어보면 100% 지원이 전혀 아닐 것이다.

만약 새누리당이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도 지원한다고 가정했을 때, 1인실에 들어간 환자에게 병실료를 전액 대줄 것인가. 특진비도 대줄 것인가. 로봇수술비 1000만 원도 다 대줄 것인가.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민주당 방안이 복잡한 이유는 어떤 정책을 수행하고자 할 때 동시적으로 필요한 여러 요인을 같이 고려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되, 비급여를 모두 급여화하고, 이렇게 건강보험으로 포함된 총 병원비에 대해 연간 상한선을 걸어줘야 정책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 대신 의사들이 받는 보험수가를 병의원 경영이 가능한 수준으로 올려주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방안이다.

새누리당이 설혹 4대 중증질환에 대해 비급여를 포함한 모든 진료비를 100% 다 대준다고 해도 고액진료로 인한 가계파탄이 막아지지 않는다. 그런 방식의 암에 대한 보장성 확대는 이미 참여정부가 시도했다.(현재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난치성질환의 건강보험 보장성은 전체 평균 60%대보다 높은 70%대이다 ) 물론 그런 정책으로 인해 혜택을 보는 사람이 생겼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간이나 콩팥이 망가지는 등 고액진료비가 발생하는 질병은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똑같은 중증질환이라 병원비가 많이 드는 질병에 대해 어떤 병은 보장성이 60%이고 다른 병은 100%라면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 그렇게 가서는 안 되고 보편적으로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 되지도 않을 '100%'라는 공약을 내건 새누리당이 민주당은 왜 '무상의료'라는 말을 쓰느냐고 시비를 걸고 들어오면 사기 치는 것이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건강보험료 폭탄'을 얘기하는데, 새누리당 방안대로라면 보험료 폭탄도 세금 폭탄도 없을 것이다. 하겠다는 것이 없는데 어떻게 세금 폭탄이 생기겠나? 새누리당이 선전하는 폭탄 같은 진료비 인상은 있지도 않거니와 설혹 다소의 보험료 인상이 있다고 해도 문제는 그게 아니다. 지금 심각한 문제는 '보험료 폭탄'이 아니라 '진료비 폭탄'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대책은 진료비 폭탄을 어떻게 제거하느냐 하는 것이다. 새누리당 방식으로는 진료비 폭탄이라는 사회문제가 제거되지 않는다. 세금 폭탄이 아무리 무섭기로서니 가계파탄 폭탄만 할까. 부자에게 혁명적인 고액 세금을 내게 하더라도 부자들이 그 때문에 가계파탄을 맞지는 않는다. (☞관련 기사 : "건보료 폭탄?…진짜 무서운 건 국민 의료비 부담!") 

"세계화, 양극화, 고령화 문제 복합적으로 풀어야"

프레시안 : 민주당의 복지 공약을 자체 평가하자면?


ⓒ프레시안(최형락)
김용익 : 내가 만들었는데 당연히 잘했다고 하지 않겠나(웃음). 민주당이 내가 얘기하는 문제들을 염두에 두고 공약을 만든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언론은 실질적으로 얼마나 좋은 내용이 있는가보다는 공약의 실현가능성을 따져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진보 쪽 언론이나 평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런 평가방식에 불만이 많았다. 복지는 종합적으로 구상하면 할수록 실현가능성이 낮아진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에는 세계화, 양극화, 고령화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에 해결 방식도 당연히 복합적이고 종합적이어야 한다. 안 그러면 해결은 요원하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대책을 내놓고 거기 도전해야 한다.

그런데 새누리당처럼 얕은 수준의 공약을 단편적으로 꾸며 놓고 슬로건만 멋있게 내걸면 실현가능성이 높고 재원조달 방식도 쉽다는 이유로 평가점수가 올라간다. 하지만 그렇게 만든 새누리당 공약을 실현하더라도 앞서 열거한 세계화, 양극화, 고령화 등의 사회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도대체 그런 공약이 비교 평가의 대상이 될 가치나 있는 것인가?

공약을 평가하려면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 풀어가는 방식의 정합성,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에 관한 책임성, 진정성 등을 핵심적인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사회단체나 언론들로서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각 정당에 좋은 소리도 하고 나쁜 소리도 해야 하겠지만, 그런 중립성이 오히려 평가의 방향을 흐트러트린다.

우리는 단순히 공약을 늘어놓기보다는 공약들이 서로 연결성을 가지도록 했고 정책 간 높낮이 조정도 해가면서 종합적 방안을 마련했다. 민주당의 공약은 그대로 차기정부의 국정운영 방안이 될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선거용 공약'으로서는 과잉일 수도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인 판단이다.

프레시안 :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해결의 실마리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김용익 : 저출산 고령화는 순환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시작도 없고 끝도 없다. 직접적으로 저출산 문제를 다루는 것은 보육정책이다. 아동수당은 물론 아동의 권리로 봐야하고 저출산 대책으로 봐서는 안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금지원이 갖는 긍정적인 출산율 제고 효과는 나타날 것이다.

중범위로 가면 일자리가 늘어나야 하고 고용격차가 풀려야 한다. 저출산 문제는 20대 후반~30대 젊은 부부들의 문제다. 청년 고용과 여성 고용이 늘고 직장에서의 양성평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남성과 여성 모두의 근로시간이 줄어 가사노동의 양성분담이 이루어지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어야 한다. 고용률 향상과 성별 격차가 해소되는 것이 핵심이다.

그보다 저변에 놓인 요인으로는 전반적 사회보장제도의 미비를 들 수 있다. 주거문제, 실업수당, 노후소득보장 문제 등을 다 해결해야 한다. 이처럼 저출산 문제는 복지의 지체가 낳은 종합적인 현상이지 단독적인 현상이 아니다.

노인문제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소득, 건강, 일자리를 보장해야 하고, 노인들에게 직업능력훈련에 대한 평생학습을 제공해야 한다. 더 고급스럽게는 노인문화도 보장해야 한다. 무엇부터 풀어야 하느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다 순환적인 문제다.

"복지 포퓰리즘? 복지로 내수 확충해야 경제문제 해결"

프레시안 : 새누리당이 야권의 복지 정책에 대해 '건강보험료 폭탄이 떨어진다',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했다. 무상보육은 새누리당이 먼저 시작해놓고 야당의 무상의료 공약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복지 포퓰리즘'은 깨기 쉽지 않은 프레임인 것도 사실이다.

김용익 : 포퓰리즘이라는 공격은 반(反)복지 논리의 전형적인 예다. 세상에 솔직하게 대놓고 '복지하지 말자'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복지에 대한 공포심과 반감을 조장하는 것으로 복지를 방해한다. 반복지 논리로는 두 가지가 있다. 키워드로 열거해보자면, 첫째는 증세론, 세금폭탄론, 서민부담론이다. 최악의 형태는 여기다 더해서 복지비용을 부풀려 잡는 것이다. 이번에 기획재정부는 민주당 공약을 실현하려면 268조 원이 든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은 5년간 복지정책에 드는 재원 총액을 160조 원으로 계산했다. 무려 108조 원 이상 차이가 난다. 기재부가 산출근거도 밝히지 않은 터라 도대체 어떻게 계산해서 268조 원이 나왔는지 알 수 없다. 아무리 정부의 말이지만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둘째로 포퓰리즘, 복지망국론, 복지병론, 영국병론이다. 복지하면 경제가 쇠약해져서 나라가 망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복지 강화는 경제를 망치지 않는다. 오히려 발전시킨다. 복지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금 우리나라가 당면한 경제문제에 대한 해결 방식이기도 하다. 공적 소득이전과 사회서비스의 확대는 경제에 부담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도움이 된다. 이유는 이렇다.

한국 경제의 최대 문제 중 하나가 내수부진과 과다한 수출의존이다. 수출의존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수를 확충해서 수출비중을 낮추는 것이다. 내수를 확충하는 가장 좋은 방안이 복지에 투자하는 것이다. 공적 이전을 늘려서 가처분 소득을 늘려주면 소비가 촉진되고 생산이 자극된다. 내수촉진은 따라서 생산 확대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이기도 하다.

아울러 사회서비스를 늘려 관련 일자리를 늘리고, 그 중 대다수를 공공부분 일자리가 차지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호자 없는 병동'을 만들어서 간병인을 늘리거나,창의력 교육을 위해 교사를 늘리거나,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확대해서 사회복지사 및 노인요양보호사를 늘리는 것이 일자리를 늘리는 길이다. 공공분야에서 인프라가 강화되고 고용이 대폭 늘어나면 사회인프라의 공공성이 제고되고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시장에서 일자리가 늘지 않을 때 정부 고용은 고용을 촉진하는 중요한 방식이다. 이렇게 생겨난 일자리는 다시 시장에서 내수를 촉진하는 선순환을 일으킨다.

이러한 방식으로 내수와 일자리를 늘려야 생산이 촉진되고 유동자금이 투자처를 찾는다. 가계부채와 중소기업 부채도 줄어든다. 한국 경제에서 중요하다고 거론되는 문제가 해소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방식이 어느 경제 상황에서나 다 맞지는 않겠지만, 현재 한국 경제에서는 이보다 적합한 경제 정책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복지를 펼치면 포퓰리즘이고, 경제에 파탄 낸다는 말은 지금의 한국 상황에서는 가당치 않다. 그러면 재원은 어디 있냐고 되물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딴지를 걸고 들어와 국민들에게 '복지 공포증'을 유발하니까 복지국가를 향한 단안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프레시안(최형락)

"증세론, 서둘러 논의할 문제는 아니다"

프레시안 : 그럼에도 복지비용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복지 문제가 호응을 덜 얻는 것은 사실이다. 반면, 일각에선 증세론을 주장한다.

김용익 : 물론 복지에는 재정이 든다. 우리가 서유럽처럼 복지 수준을 올리기 위해서는 증세가 필요하다는 점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그 증세가 지금 당장 필요하지는 않다. 차기 정부가 아무리 복지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늘리고 싶다고 해도, 그리고 돈이 충분히 있다고 해도 당장에 실현하지 못할 정책들이 너무나 많다.

예를 들어 나는 늘 공공병원을 확충하고 전국의 보건소 네트워크를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누가 나에게 갑자기 10조 원을 주면서 공공병원을 100개 지으라면 과연 내가 한꺼번에 다 지을 수 있겠나? 실업수당 확대나 임대차 보호를 위한 전세자금 보조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시행하려면 상세한 조사연구와 제도 마련, 관련 법 통과, 인력채용 등이 선행돼야 한다. 아무리 빨리 잡아도 2~3년, 제대로 추진하면 5~6년 이상 걸린다. 이처럼 제도마련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기간이 걸린다. 실제로 요즘 실시되고 있는 노인요양보험만 해도 준비하는 데만 10년 이상이 걸렸다. 이 말은 차기 정부가 아무리 복지프로그램을 많이 하고 싶다고 해도 이런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실현의 속도가 상당히 느릴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큰 재정 소요는 당장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기도 하다.

물론 어떤 정책은 즉시 추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초생활보장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삭제하기는 비교적 쉽다. 그럼에도 차기 정부의 후반부에는 가야 증세를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정도의 재정 수요가 나타날 것이다. 만일 차기 정부가 복지에 대한 기반을 충분히 닦으면 그 다음 정부는 본격적으로 증세 문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금 증세를 논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복지에 대한 진실성을 의심할 문제는 아니다. 민주당에서 내놓은 것처럼 예산 구조를 바꿔 절감하거나 과세의 공평성을 기하는 조치들을 도입하고, 조세 정의를 바로잡음으로써 늘어난 재원으로 차기정부의 3,4년차, 어쩌면 차기정부 말까지는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국민들이 복지를 경험하고 이해가 깊어지면 추가적인 복지 확대와 증세를 훨씬 합리적으로 논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것은 복지 추진의 수순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이자 전략적인 고려이다.

"정부가 민간병원·대학·어린이집 등 매입해 공공화해야"

프레시안 : 민주당은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를 주장한다. 보편적 복지와 상충하는 문제가 바로 영리병원 문제다. 최근에 영리병원과 관련한 시행령이 통과됐는데, 민주당은 영리병원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김용익 : 시행령을 통과시켰다고 해서 수지타산이 맞는 병원이 생기느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단순히 제도를 만들어주는 것을 넘어 의도적인 정부의 유인이 없으면 현재 한국에서는 영리병원이 설 방안이 별로 없다. 그것은 정권의 향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차기에 민주당이나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연합정부가 구성된다면 영리병원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더 나아가 차기 정부는 영리병원과는 대치되는 사회 인프라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서 전력을 다해 개혁해야 한다. 반값 등록금은 재원이 있어도 무작정 실행하기는 어려운 정책의 한 예다. 아직 대학 회계의 투명성과 천문학적인 대학 적립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학 인프라의 공공성'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선뜻 반값 등록금을 실현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해도 병원이 계속해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를 개발하면 밑 빠진 독에 물만 붓는 꼴이 된다. 영리병원의 도입을 막는 소극적인 수준에서 그칠 게 아니라, 보건의료, 교육 및 보육 등 전반적인 사회복지 인프라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

프레시안 : 인프라의 공공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사회 공공서비스에 대한 인프라를 보장하지 않고 현금만 지원하면 일자리와 사회서비스의 질이 모두 떨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육 문제다. 방금 말한 인프라의 공공성 확대라는 측면에서 보육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나?

김용익 : 공공보육 시설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는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리는 방향이 있다. 둘째는 민간부분의 공공성을 확대하는 것인데,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어렵다. 셋째로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것이다. 공급과잉이 있으면 공급자의 행태가 나빠지게 마련이다. 보육뿐만 아니라 교육이나 의료 분야에서도 공급 과잉이 매우 심각하다.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서 보육시설, 대학, 병원들이 스스로 시장에서 물러날 수 있도록 퇴출경로를 마련해줘야 한다. 필요하면 정부가 민간시설을 매입해서 그 용도를 공급이 부족한 분야로 전용해 줘야 한다. 불필요한 대학을 매입해서 사회교육시설로 전환하거나, 병원을 매입해서 보건소나 건강증진센터로 전용하는 식으로 돌려야 한다. 민간 시설의 공공성 확대 해법은 더 복잡하다. 소유지배 문제를 해결하고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지방재정 문제에 대한 대책도 없이 섣불리 무상보육을 실행했다. 참여정부 때도 지방재정 문제는 계속 제기됐다. 지방분권을 하다 보니 복지가 지방업무로 가면서 재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참여정부는 교부세 제도를 보완했다. 종합부동산세로 걷힌 돈을 '분권교부세'로 분류해서 지방에서 자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되 복지수혜가 많은 지자체에 많이 배분되도록 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감세한다고 종부세를 사실상 없애버렸다. 이렇게 지방재정은 줄여 놓고 대책 없이 복지를 늘리니까 지방재정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다. 복지를 확대하는 데에는 중앙정부의 재원도 중요하지만 지방재정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지방에 사람과 돈을 지원해주어야 복지 인프라를 개혁하고 복지 프로그램도 늘릴 수가 있다.

프레시안 : 국공립시설을 늘리고, 민간부문의 공공성을 확대하고, 퇴출경로를 보장한다고 했다. 민간부분 공공성 확보 방안에서 걸리는 것이 있다. 얼마 전 사회복지법인의 공공성과 투명성, 민주성을 높이는 법안인 일명 '도가니법'의 국회 통과가 좌절됐다. 새누리당의 집권기반이 사학재단이라는 말도 들린다.

김용익 : 사립학교의 투명성 제고를 재정 지원과 연결시킬 수 있다. 반값 등록금 정책은 국고를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기도 한데, 이때 공공성을 수용하지 않는 대학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붙일 수 있다. 참여정부 때의 사학법 개정은 대학 지배구조를 바꾸려고 하기는 했으나 재정 지원이 짝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저항이 더 거세게 일어난 측면도 있다. 정부가 대학이나 병원, 어린이집 등에 국고를 지원해주고 그에 상응하는 정도의 감독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서 질 평가에 합격하지 못하는 사설 어린이집에는 보육료 지원을 끊어야 한다. 언론에 간혹 보도되듯이 너무 악질적인 곳은 강제로 폐쇄해야 한다. 정부가 매입해서 제대로 운영할 수도 있다.

프레시안 : 무상의료 공약을 추진한다면 보험업계나 의료계에서 크게 반발할 것이다. 특히 보건의료문제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야다. 민주당 안을 추진할 경우 관련 이익집단을 어떻게 설득해 나갈 것인가?

김용익 : 민간보험사의 이윤보다는 경제 민주화가 우선이다. 생명보험 회사와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다만 그렇게 했을 때 생명보험 종사자들의 고용 문제가 생긴다. 보험설계사에게 새로운 직장을 소개하고 사회서비스 분야에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 다른 사회 분야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한 중소병원이 문을 닫으면 병원 종사자들에게 공공병원이나 다른 병원으로 고용을 보장해줘야 한다. 대학을 강제 퇴출한다면 학생당 교원수 기준을 올려서 교수들을 다른 대학으로 이직시키거나, 대학을 사회교육시설로 전환해서 전직을 유도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보험설계사들에게도 고용 이전 대책을 동시에 마련해야 하는데,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되면 건강보험공단 등에서 채용하는 식으로 대책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김대중·노무현이 과거 정부 복구 원하겠나?…보편적 복지가 진짜 계승"

프레시안 : 참여정부 시절 사회정책 수석을 맡았는데, 참여정부의 복지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프레시안(최형락)
김용익 : 이전 정부들은 경제와 복지 사이에 일관된 논리를 가지지 못했다. 반면에 참여정부는 '비전 2030'이라는 (2030년까지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과 정부의 사회예산 비중을 현재의 OECD 평균 수준에 올린다는 국가전략 ) 복지 논리를 찾아냈다. 참여정부 때부터 본격적으로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 관계가 연구되기 시작했고, '동반성장', '국가균형발전', 그리고 비록 진보에서는 비난했지만 '사회투자국가' 등의 개념을 제시한 것 등이 복지에서 참여정부의 최대 공적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복지국가를 추구하는 앞으로의 민주정부들은 모두 큰 방향에서 참여정부의 복지 개념을 따르게 될 것이다. 물론 사회예산의 비중이 경제예산을 능가하도록 변화한 것, 특히 육아지원 예산이 900% 대폭 증가한 것,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기초노령연금을 도입한 것,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높아진 것 등은 현실적인 공헌이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보다 복지 추진의 속도와 강도가 미진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민주정부 10년 동안에 뿌려진 복지의 씨앗이 지금 커가고 있는 것 아닌가?

프레시안 : '비전 2030'은 참여정부가 추진한 야심찬 기획이었는데 주목받지 못했다. 민주당은 실패로 돌아간 참여정부의 복지 정책을 계승, 발전시켰다고 보는가?

김용익 :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전 2030'을 내놓은 시기가 정권 후반기인 2006년이었다. 시기적으로도 늦었지만 그 당시 언론과 정당, 국민들은 그 문건의 중요성을 원천적으로 이해하지 못했다. 일반국민은 무관심했고 진보진영은 비아냥거렸으며 보수진영은 비열한 수준으로 모함했다. 그러나 비전 2030의 개념은 여전히 중요하다. 비전 2030은 살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이 비전 2030에 적힌 정책 대안을 그대로 따라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동안 사회는 변화하고 일정부분 발전하고 상당부분 퇴영했다. 민주당과 진보진영은 보편적 복지와 경제민주화에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민주정부를 만들고자 혼신의 노력을 다 하고 중이다. 지난 민주정부 10년에 이어 두 번째 민주정부 시기를 가지자는 것인데, 두 번째 민주정부가 이전의 민주정부를 복구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참여정부의 복구가 아니라 더 나은 새로운 체제, 더 나은 새로운 국가, 더 나은 새로운 민주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참여정부에 계승할 부분도 많지만 극복하고 발전해야 할 부분도 있다. 김대중과 노무현 두 전 대통령이 살아있었더라도 그분들이 자신들이 만들었던 정부를 그대로 복구해달라고 하겠나? 오히려 그분들이 먼저 나서서 새 정부를 만들어 달라고 촉구할 것이다. 기계적으로 과거 정부를 복구할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새 정부를 만드는 것이 진정으로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다.



/김윤나영 기자,성현석 기자

2012년 4월 3일 화요일

한미 FTA를 막아야 하는 열두 가지 이유


이글은 레프트21 2011-11-28일자 기사 '한미 FTA를 막아야 하는 열두 가지 이유'를 퍼왔습니다. 다시 한번 상기해드리고 싶어서...
우석균·송기호의 쉬운 한미FTA 반대 해설

원제: 한미 FTA를 막아야 하는 열두 가지 이유 - 우석균·송기호의 쉬운 한미FTA 반대 해설

이 글은 최근 우석균·송기호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정책자문위원이 대국민 홍보용으로 쓴 글이다.

한미FTA는 1퍼센트 부자와 재벌만을 위한 협정입니다. 약값과 의료비를 폭등시키고 건강보험제도를 위태롭게 만듭니다.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가 도입돼 기업의 탐욕을 막을 공공정책시행이 불가능해집니다. 또 공기업 민영화로 전기, 수도, 가스요금을 폭등시키는 협정입니다. 물가가  폭등해도 민영화된 기업을 다시는 공기업화할 수 없도록 만들고, 규제완화가 된 제도는 다시는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협정입니다. 영세상인을 보호하는 제도는 한미FTA 위반이 되며 한국의 농업은 도탄에 빠지게 됩니다. 미국의 대기업과 한국의 재벌만을 위한 1퍼센트만을 위한 협정인 것입니다.
1. 약값 폭등, 의료비 폭등시키고 건강보험제도를 망칩니다.
한미FTA는 특허를 연장시켜 값싼 복제약품이 시판되는 것을 대폭 늦춥니다(허가-특허 연계). 또한 지금까지 한국의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원이 결정하던 약값을 다국적 제약회사가 거부할 수 있게 됩니다(독립적 검토기구). 환자들의 약값이 폭등하고 건강보험재정이 문제가 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미FTA가 비준되면 전국 20개 도시에 허용된 경제자유구역에서 영리병원 허용 조처를 되돌릴 수 없게 해 놓았습니다. 영리병원의 의료비는 지금의 비영리병원보다 크게 올라갑니다. 의료비도 폭등합니다.
2. 공공정책과 복지정책이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의 대상이 되어 위태로워집니다. 
공공정책은 한미FTA의 예외라구요? 아닙니다. 한미FTA에서는 일단 미국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국제중재기구에 회부하면 한국 정부는 꼼짝없이 끌려나가서 중재를 받아야 합니다. 자동동의 조항 때문에 그렇습니다. 캐나다 정부가 그린벨트를 지정해 환경폐기물을 못 버리게 하자 캐나다 정부가 회부당했습니다.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나 협동조합육성제도도 한미FTA 위반으로 강제 중재에 회부됩니다. 한국의 건강보험당연지정제에 해당하는, 캐나다 국민 모두에게 보편적이고 무상인 의료서비스 제공을 의무화 한 연방보건법도 영리병원에 손해가 된다고 중재에 회부됐습니다.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는 보편적 규범이 아닙니다. 현재 진행 중인 세계무역기구(WTO) 협상(DDA)에서도 그 채택을 거부했습니다.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가 FTA에 포함되면 한국 정부는 중재 결정을 무조건 따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역 보복을 당합니다. 기업에 대해 공익을 목적으로 규제를 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기업들에게는 천국이지만 한국 정부의 정책결정권은 크게 훼손됩니다. 
3. 민영화를 저지 못하고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물가가 오릅니다.
볼리비아에서는 1999년 코차밤바시의 상수도가 민영화된 후 최저임금이 60달러인 나라에서 한 달 수도요금이 20달러가 될 정도까지 폭등했습니다. 코차밤바 주민들은 혹시 아이들이 수도꼭지를 틀까 봐 수도를 새끼줄로 묶고 빗물을 받아먹었습니다. 민영화 당사자인 벡텔은 빗물도 자기 것이라며 이를 금지하고 단속까지 했습니다. 볼리비아 정부는 이 와중에도 상수도를 다시 국유화하려 하지 않았는데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에 회부 당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제 철도도 가스도 민영화한다고 합니다. 철도요금과 가스요금이 폭등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한미FTA가 되면 비준되면 투자자 정부 중재제도(ISD) 때문에 다시 이를 국유화하기 힘듭니다. 또 역진방지조항(래칫) 때문에 한번 민영화하면 요금이 아무리 올라도 이를 되돌릴 수 없습니다. 지금도 고물가로 서민생활은 파탄지경인데 수도, 전기, 철도, 가스요금이 오르게 됩니다.
4. 동네 통닭집, 피자집, 상점, 정육점, 채소가게가 어렵게 됩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들어서면 반경 1킬로미터 이내의 동네 일반상점은 물론이고 정육점, 채소가게까지 문을 닫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에서 ‘통큰 통닭’, ‘통큰 피자’니 뭐니 해서 일단 값싸게 팔기 시작하면 주변의 동네 통닭집, 피자집은 다 문을 닫게 됩니다. 그런데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는 한EU FTA 때문에 현재도 어려워졌지만 한미FTA가 되면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한미FTA 위반이기 때문입니다. 일자리를 잃거나 명퇴를 당하면 기댈 곳은 동네상점이나 통닭집인데 이제 서민들의 피난처까지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마트나 홈플러스를 합작 운영하는 다국적기업과 재벌은 떼돈을 벌겠지만 서민들은 죽어 나가야 합니다. 한미FTA가 말하는 ‘경쟁력 강화’라는 것이 이런 것입니다.
5. 외환 위기 닥쳐도 외환통제가 곤란합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한국에 들어왔던 외국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습니다. 이럴 때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처는 일시적 외환 송금제한(금융세이프가드)입니다. 그런데 한미FTA에서는 이 금융세이프가드의 전제조건을 미국의 ‘상업적, 경제적 또는 재정상의 이익’에 손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규정해 놓았습니다. 한미FTA가 비준되면 금융 위기가 닥쳐도 외환 통제 조처를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또 한미FTA는 모든 금융서비스를 포괄적으로 개방했습니다(네가티브리스트). 금융상품에 대해 새로운 규제를 하기 어렵습니다. 미국에서 2008년 경제 위기를 불러온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규제권이 제약을 받습니다.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 시기에 한국은 국제 투기자본의 농간에 대해 제대로 규제도 못 하고 가만히 당해야 한단 말입니까?  
6. 무역 흑자가 줄고 적자가 됩니다.
한EU FTA 후 어떻게 되었습니까? 전년도 대비 37억 불이나 무역흑자가 줄었습니다. 한미FTA를 하면 수출이 늘어난다구요? 미국은 지금 경제 위기 상황입니다. 집을 잃고 거리에 쫓겨난 사람이 수백만이 넘고 실업률이 10퍼센트에서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미국에 무슨 물건을 더 팔겠습니까? 미국이 지금 FTA를 하는 것은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백 보를 양보해서 수출이 늘어난다고 서민생활이 얼마나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후 미국 무역흑자는 늘어났지만 미국의 일자리는 70만 개가 줄었습니다. 멕시코는 어땠습니까? 1993년 멕시코 정부는 NAFTA가 체결되면 외국인 투자가 확대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대대적으로 선전을 했습니다 . NAFTA 체결 후 물론 멕시코의 수출액은 늘었습니다. 그러나 서민경제는 나빠지고 양극화가 심해져 멕시코 4천만 경제활동인구 중 정규직은 1천3백만 명에 불과하게 됐습니다. 재벌들은 돈을 벌지만 직장인들과 서민들은 더욱 가난해지는 것이 FTA입니다. 
7. 농업이 없는 한국을 물려주시겠습니까?
미국과 EU의 농산물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값이 쌉니다.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미국 정부와 EU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농업보조금을 주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거대 농업기업에 주는 농업보조금은 연간 2백20억 달러(약 24조 9천억 원)로 우리 나라와 비교가 안 되게 많습니다. 농업생산액에 비한 농업보조금 비율은 EU는 22.3퍼센트, 미국은 14.6퍼센트인데 우리 나라는 4.6퍼센트밖에 안 됩니다. 막대한 정부보조금으로 가격을 낮춘 미국과 유럽의 농산물은 쌀 수밖에 없고 경쟁이 안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관세까지 낮추는 협정이 한미FTA입니다. 한국의 농업은 끝장 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지금도 OECD 국가중 최하위로 28퍼센트밖에 안 되고 쌀을 빼면 5퍼센트밖에 안 됩니다. 세계 식량 위기가 닥치고 있고 농업이 미래 청정에너지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각국이 자국 농업 보호에 나서고 있습니다. 농업 없는 한국을 자녀들에게 물려주시겠습니까?
8. 환경을 파괴하는 협정입니다.
한미FTA 체결을 위해 미국이 내건 4대 선결조건 중 하나가 자동차 배기량이 많으면 세금을 더 부과하는 제도를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이 결과 배기가스가 많은 자동차에게 세금을 부과해 환경을 지키는 정책이 사라졌습니다. 기후온난화라는 지구적 과제에 역행하는 것이 한미FTA 협정입니다. 유전자 조작식품에 대한 규제가 완화됐습니다. 환경정책은 ISD 예외라지만 사실상 한미FTA가 비준되면 한국의 환경규제조처는 단지 무역장벽으로 취급될 뿐입니다. 
9. 불평등한 협정입니다.
미국의 한미FTA 이행법 102조를 보면 협정과 미국 법령이 충돌할 경우 미국 법령이 우선한다고 돼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한미FTA 협정이 한국법에 우선하게 됩니다. 한미FTA는 미국에서는 국내법이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국내법입니다. 미국의 이행법에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FTA 위반을 이유로 미국 법원에 소송을 할 수 없게 했습니다.   
10. 미국 주도 세계질서에 편입돼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킵니다.
한미FTA 협정은 단지 경제협정만이 아닙니다. 한국이 정치적ㆍ군사적으로 미국 주도 세계질서에 더욱 깊숙이 편입되는 협정입니다. 지금 동북아시아는 중국과 미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이 맞닥뜨리고 있는 곳이고 앞으로 갈등은 더 커질 것입니다. 지금 한국이 정치적ㆍ군사적 한미동맹을 무조건 강화하는 것이 과연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무비판적 한미동맹의 강화는 위험하며 동북아와 한반도 평화에 해가 됩니다. 
11. 1퍼센트만을 위한 협정입니다.
미국의 기업만 찬성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기업들의 협회인 전경련과 대한상공회의소, 재벌들은 한미FTA 지지 광고로 언론을 도배하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한국의 공공부문을 민영화하면 미국의 기업들과 합작해 한국 재벌들도 이익을 보기 때문입니다. 의료민영화가 되면 미국 보험회사만이 아니라 국내 보험회사도 민영 의료보험 장사로 큰돈을 벌 수있습니다. 그러나 서민과 직장인 들에게 무엇이 돌아옵니까? 가스, 전기, 철도요금 같은 공공요금이 오릅니다. 약값, 의료비가 올라 건강보험마저 위험합니다. 동네상점은 문을 닫게 생겼습니다. 비정규직은 더 늘어가게 됩니다. 친환경무상급식도 못 하게 됩니다. 한미FTA는 양극화를 심화시켜 1퍼센트는 이익을 보지만 99퍼센트에게는 재앙인 협정입니다.
12. 99퍼센트의 힘으로 한미FTA 협정 막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 FTA를 밀어붙이면 다른 나라는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미국은 라틴아메리카(남미) 전 지역을 대상으로 FTA를 추진했었습니다(FTAA). 그러나 남미 민중이 반대해 이 FTA는 폐기됐습니다. 미국이 추진한 FTA,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모든 지역에서 폐기되고 단 한 나라 즉 한국만 FTA를 추진 중입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개방도 국민들이 촛불항쟁을 통해 결국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막아냈습니다. 온 국민이 반대한다면 미국과의 FTA 막을 수 있습니다. 99퍼센트의 힘으로 1퍼센트만을 위한 한미FTA 막아낼 수 있습니다. 또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