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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8일 화요일

‘쇠고기 검역주권’에 대해 MBC가 말하지 않는 것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5-08일자 기사 '‘쇠고기 검역주권’에 대해 MBC가 말하지 않는 것들'을 퍼왔습니다.
[미디어현장] 임명현 MBC 기자 “검역주권 못지 않게 언론주권도 절실”

 1. ‘멜라민 파동’이 한창이던 2008년 9월의 일이다. 중국에서 수입한 커피크림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표했다. 검출된 양은 1.5ppm으로, 매우 적었다. 어느 정도냐면 EU의 기준치에 근거해 계산했을 때 몸무게가 50kg인 성인이 이 커피크림으로 하루에 커피를 3086잔 타 마셨을 때에야 비로소 해로운 수준이었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식약청은 문제의 제품을 압류했다. 또 이미 유통된 제품에 대해 회수조치를 내렸다. 더 나아가 모든 중국산 유제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중국발 멜라민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컸던 시점이었고, 해당 제품뿐 아니라 유사 제품들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중국산 유제품의 유통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게 우리 당국의 판단이었다.

2. 지난 2010년 11월, 일본 시마네현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의심되는 닭이 발견됐다. 그러자 농림수산식품부는 일본산 가금류(닭, 오리) 전체에 대해 검역을 중단했다. 그리고 며칠 뒤, 문제의 닭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에 따라 우리 당국은 수입 중단 조치를 취했다. 문제의 질병인 HPAI는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검역 당국이 국내에서 유통되는 닭과 오리고기가 위험하다며 판매를 중지시키거나 한 적은 없다. AI바이러스는 보통 75도 이상의 열로 5분 이상 가열하면 죽는 만큼 충분히 익혀서 먹으면 된다며 안심시키곤 했다. 하지만 외국에서 발병한 가축을 수입, 검역하는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사전 예방의 원칙’을 따랐던 것이다.

위 두 경우는 다른 나라의 예를 든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나라의 검역 당국이 취한 조치다. 위와 같은 사례는 무수히 많다. 바로 ‘검역주권’에 대한 이야기다. ‘검역주권’은 주권 국가이자 소비자로서 갖는 중요한 권리다. 소비자로서 결함이 발견된 상품에 대해 반품과 리콜조치, 나아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것은 상식이지 않은가? ‘검역주권’이라는 것은 (결함이 발견됐지만 그래도 안전하다면) 포기해도 된다거나 할 수 있는 성질이 결코 아니다. 다른 나라도 그러지 않고, 우리나라도 그러지 않았다. 단, 미국산 쇠고기만 제외하고 말이다.


총파업 100일을 하루 앞둔 7일, MBC 노동조합은 서울 여의도 방송센터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오께 방송센터에서 직원, 출연자 등이 출입구를 나서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내가 봤을 때 이번 미국 4번째 광우병 발병 사건은 앞에서 인용한 두 경우보다 훨씬 중대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광우병은 소든 인간이든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게 되면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멜라민이나 조류독감(AI)에 대해서도 저 정도의 검역주권을 행사한 정부라면, 광우병에 대해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젖소라서, 늙은 소라서, ‘비정형 광우병’이라서, 등등의 이유로 문제의 쇠고기가 식용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없으니 계속 수입해도 된다? 어불성설이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쇠고기 수출국(멕시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 대해서는, 그들 나라에서 광우병이 발병했을 때 젖소인지 아닌지, 비정형인지 아닌지 등을 따지지 않는다. 바로 ‘즉각 수입 중단 또는 검역 중단’ 조치를 취하게 돼 있다. 

지난 5일 저녁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현장M출동’

더욱이 이번 사건은 4년 전 정부가 설명했던 여러 ‘팩트’들을 무색케 하고 있다. 먼저 정부는 4년 전 ‘관변 전문가’들을 앞세워 광우병이 2~3년 지나면 사라질 질병이라고 강조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음이 드러났다. 정부는 또 1997년 미국이 ‘강화된 사료 조치’를 취한 이후에는 광우병이 발병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번에 광우병이 발병한 소는 2001년에 태어난 소다.

또한 4년 전 정부의 핵심 주장은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르면 광우병 위험 통제국에서 생산된 쇠고기는 30개월 이상이어도 안전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앞장서서 자신들의 말을 뒤집고 있다. ‘우리는 30개월 미만만 수입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이다. 누구 덕택에 30개월 미만만 수입할 수 있게 됐는지는 고의적으로 빼먹으면서 말이다.


임명현 MBC 기자
나는 정말 궁금하다. 왜 미국 쇠고기에 대해서만 우리 정부는 ‘검역주권’을 포기할까? 이렇게 중요한 것을 포기한다면, 그걸 댓가로 뭔가 얻는 게 있어야 할 텐데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얻어낸 것은 과연 무엇일까? 도대체 뚜렷하지가 않다. 이뿐이 아니다. 내가 지금까지 제시한 사실관계와 그것에 바탕한 의문점이 과연 편향적인가? 또는 국민에게 필요 없는 정보인가? 아무리 봐도 그렇지 않다.

그런데 왜 이런 취재와 보도를 우리가 가진 자랑스런 플랫폼, ‘MBC 뉴스데스크’에서 할 수 없게 되었는가? 왜 TV를 놔두고 유투브를 통해 해적방송처럼 제작물을 유포해야 하는가? 정말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검역주권’은 물론이고 ‘언론주권’ 또한 그만큼 절실하다는 생각이 그래서 든다.

임명현 MBC 기자 | media@mediatoday.co.kr  

2012년 5월 5일 토요일

‘비정형’ 광우병이 어쨌다고?...'안정 확인될 때까지 수입중단' 주장 확산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5-04일자 기사 '‘비정형’ 광우병이 어쨌다고?...'안정 확인될 때까지 수입중단' 주장 확산'을 퍼왔습니다.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을 두고 '위험하다'와 '안전하다' 사이에 말이 오가고 있다. 우리나라 수의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서울대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와 이영순 교수도 서로 상반된 견해를 내놓고 있다. 

"광우병은 사라졌습니다. 정형 광우병은 없어졌어요. 지금 비정형이 나타났습니다. 병원성이 typical한 영국에서 19만 마리 이상을 발생시켰던 그에 비해서 병원성이 1/20 정도로 약하다는 연구까지 발표되어서 있고요."(이영순 교수)

"일반적인 광우병이 사라졌다고 말하는 비과학적인 거의 소설에 가까운 발언이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미국의 옆나라인 캐나다에서도 발생한 광우병은 일반 광우병입니다. 비정형 광우병의 경우 심지어 일반 광우병보다 더 감염력이 강력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요."(우희종 교수)

정부와 시민사회단체의 견해도 이와 같이 다르다. 정부는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이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30개월령 이상된 젖소에서 발생했고, 오염된 사료에 의하지 않고도 발생할 수 있는 비정형 광우병"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위협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시민사회단체는 "근거 없는 얘기"라며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국내 소비자들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을까?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견해가 충돌되고 있는 '비정형'이라는 뜻 조차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할 것이다. 아무리 전문가들이 과학적인 분석을 내놓더라도 이를 토대로 입장을 취하고 과학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 광우병 사태가 터진 이후 미국산 쇠고기 소비량이 급감하는 것을 보면 소비자들은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을 불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광우병 안전성 검증될 때까지 수입중단 필요"

이번 광우병 논란 가운데 가장 부인하기 힘든 사실은 '비정형 광우병은 안전한 것이 아니라 위험성이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미국산 쇠고기는 여전히 먹기에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지난 2일 광우병 전문가 긴급토론회에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현재 가장 무시되고 있는 것은 사전 예방의 원칙이다. 이것은 건강과 환경문제를 다룰 때 가장 기본적이다"며 "아직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사안에 대해서는 미리 예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정형성 광우병이 대표적이다. 이 광우병은 현재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광우병 걸렸을 경우 한국의 푸드체계에서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사람은 모두 사망한다. 돌이킬 수 없는 피해 있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정부는 비정형이 위험하다는 증거가 있느냐, 비정형은 불확실하다고 거꾸로 이용해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비정형 광우병 인간전염 여부는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다"며 "비정형 광우병이 안전한 것이 아니라 위험성에 대해 논란이 있으며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불확실성의 상태"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최근 유럽에서 보고된 문헌에서는 사람 프리온에 민감하도록 유전자 변이된 마우스에 비정형 BSE(H, L형)를 실험 감염했을 때 감염되지 않은 연구 결과가 있다"며 비정형 광우병의 안전성을 강조하지만, 비정형 광우병은 아직까지 충분히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박 정책국장은 "농식품부 보도자료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논문의 저자들은 '현재 무증상 감염의 가능성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무증상 광우병 감염은 겉으로 보기에 멀쩡하지만 실제로는 광우병 유발인자를 몸 속에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동물에게 광우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즉, 정부가 인용한 연구 결과 내용은 비정형 광우병이 안전하다고 단정하지 않고 계속 위험성에 대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박 정책국장은 "따라서 비정형 광우병의 인간 전염 가능성은 아직도 과학적 논란이 진행 중인 사안일 뿐"이라며 "농식품부는 비정형 광우병의 안전성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사전예방적 원칙에 따라 예방조치를 취하는 것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결국은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이 안전하다고 검증될 때까지 최소한 국내 소비자를 위해 정부가 수입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 여인홍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지난 3일 "현지 조사단이 광우병 검사를 했던 미 국립수의연구소를 방문해 비정형 광우병 L-타입인 것을 확인했다"며 "비정형 광우병은 독립 개체에서 발생하는 광우병이기 때문에 정형 광우병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농림수산식품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비정형 BSE(H, L형)를 실험 감염했을 때 감염되지 않은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도 "다만 L형 비정형 BSE는 소 프리온에 민감한 마우스에서 정형 BSE보다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있다"고 밝혀 최근 입장과 배치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최지현 기자 cjh@vop.co.kr

2012년 5월 3일 목요일

"장관이 광우병 소 먹어도 된다는 괴담 유포하니…"


이글은 프레시안 2012-05-03일자 기사 '"장관이 광우병 소 먹어도 된다는 괴담 유포하니…"'를 퍼왔습니다.
[토론회] "비상식적 광우병 '괴담', 한국에선 진실로 둔갑"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광우병이 재발했다. 10년 7개월령 젖소로 알려진 감염 소는 다리를 절고 일어나지 못하는 '다우너' 증상을 보였고, 비정형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명박 정부와 보수 언론은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 요구를 거부했다. 비정형 광우병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괴담 내지 무지의 소산으로 칭했다. 현재도 한국은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므로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며, 검역 강화를 통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논리는 2008년 촛불 집회 당시와 다를 바 없다. 이 해 4월 18일 정부는 뼈 있는 쇠고기를 포함해, 미국의 동물사료 금지조치 강화안이 통과되는 대로 월령제한까지 푸는전면 개방안에 합의했다. 이를 반대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일어나자 정부와 보수언론은 모든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며 집회 강경진압과 비난성 사설로 맞대응했다. 당시 상당수 시민이 검거되거나 경찰의 강경진압에 상해를 입었고, 여전히 수배자 명단에 오른 이도 있다.

시민사회의 이와 같은 희생에 쇠고기 재협상이 겨우 이뤄졌고, 이 결과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는 월령제한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정부는 이를 근거로 시민들에게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시민 사회 스스로가 정부의 강경대응에 맞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만들어냈고, 이제 정부는 이를 근거로 '입을 다물'어 주길 요구하고 있다. 당장 촛불집회가 예고된 2일, 경찰은 집회 시작도 전에 이날 사회를 보기로 했던 김동규 등록금넷 팀장을 연행했다.

이명박 정부의 임기 첫 해와 마지막 해는 따라서 공교롭게 광우병으로 시작해 광우병으로 저문다 해도 과언이 아닌 모양새가 됐다. 다시 맞이하게 된 비상시국에 경향신문사와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한겨레신문사는 광우병감시 전문가 자문위원회와 공동으로 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긴급토론회를 열어, 현재 떠오르는문제들을 되짚어봤다.

이날 토론회에서 거론된 주제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현재 한국이 최소한의 방어태세라도 갖출 수 있었던 건 온전히 시민사회의 힘이었다는 것이며, 정부는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현재도 정부는 '농장주의 반대'를 이유로 광우병 발생 농장을 확인조차 하지 못한다.

둘째는 2008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언론, 특히 주류 보수언론이 '정부발 받아쓰기'에집중하고, 이를 통해 시민사회단체의 우려를 모조리 괴담으로 격하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정부와 정부측 전문가들의 주장이야말로 학계에서는 그야말로 '괴담'으로 치부될 법한 논리라는 점이다.

이와 같은 주장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조능희 MBC PD, 송기호 변호사,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이강택 PD(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을 통해 제기됐다. 토론회의 사회는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이 맡았다.

박상표 국장과 우석균 실장은 2008년부터 광우병 사태, 의료보건 문제 등의 이슈에서 정부의 논리를 다양한 전문 자료를 근거로 정면에서 반박해 온 대표적 의료전문가다. 우희종 교수는 광우병에 관한 한 국내 최고 권위의 학자며, 송기호 변호사는 식품, 농업, 통상부문에 대한 해박한 법 지식을 바탕으로 한미 FTA 협상 국면에서 통상교섭본부와 정면 대결을 벌인 전문가다.

조능희 PD는 이 광우병 문제를 네 차례에 걸쳐 다루던 당시 책임 PD였으며 이강택 위원장은 지난 2006년 미국 현지 농장과 렌더링 회사 등을 돌아다니며 최초로 광우병 문제의 위험성을 제기하는 을 제작했다. 이들이 거론한 이야기들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미국에서 네 번째 광우병 발생, 언론 4사 공동주최 긴급토론회 

① "쇠고기 전면개방했던 정부, 이제와 촛불시민 주장 홍보?"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2008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열렸다. ⓒ프레시안(최형락)

"정부 주장, 학계에서는 정신병자 취급"

광우병의 실태를 파헤치는 대표적 전문가인 우희종 서울대 교수와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정부의 각종 주장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이다. 노골적으로 말해 주요 언론에서 정부측 전문가 주장이 실린다면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이른바 진보언론에서는 이들의 말이 반박기사로 소개된다.

우 교수와 박 국장은 정부가 조사단을 파견하던 지난달 30일에도 정부 측 전문가들의 주장에 허구가 담겨 있고 주요 통계치가 틀렸다고 반박했다. 이들에 따르면 괴담을 퍼뜨리는 이들은 시민사회가 아니라 바로 정부다.

"논란 자체 우스워"

우 교수는 "정형 광우병과 비정형 광우병을 비교해달라"는 사회자 요청에 웃음으로 답했다.왜 국민들이 '학자들이 논박해야 할 전문적 주제'를 알아야 하느냐는 얘기다. "국민들이 이런 정보까지 알아야 하는 이 상황이 우리 사회의 비극"이라고 그는 말했다.

우 교수는 정부가 괴담을 퍼뜨리는 진원지라고 단언했다. 특히 정부 주장은 학계에서는 '미친 소리'로 취급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정형 광우병은 99% 감소하고 있어 안전하다'는 정부측 전문가 주장을 예로 들며 "(인식이) 경이로운 수준"이라고 비꼬았다. 과학과 국제기준에 따르는 검역 문제를 정부가 정치논리, 진보ㆍ보수논리로 풀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 교수는 당장 광우병 발생지역인 유럽연합(EU)이 소의 전수검사를 권장한 사실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고 했다. 그만큼 위험한 병인데도 미국은 형식적 검역에 그치고 있고, 한국은 그런 미국을 전적으로 신뢰하면서 말이 안 되는 논리가 난무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 교수는 "광우병은 이미 학계에서 밝힌 것처럼 잠복기가 길다. 겉으로는 멀쩡한 소라도 전수검사를 통해 감염소가 나올 수 있다"며 "지금의 미국처럼 고위험군만 검사한다면 여전히 우리는 위험에 노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미국이 광우병 관리에서 가장 낙후된 국가라고 볼 수 있는데도, 정부가 무슨 근거로 미국 입장을 대변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특히 어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SRM만 제거하면 광우병 감염 소의 살코기도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괴담이 마치 과학적 사실처럼 유포되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오는 7일 국제광우병 프리온 학회에 발표자로 참석할 예정인 우 교수는 "이 자리에서 '광우병이 사라지고 있다'는 정부 측 주장을 얘기했다간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 것"이라며 "전문가들 사이에서 전혀 통용되지 않는 비상식적인 얘기가 국내에서는 마치 상식적인 얘기처럼 취급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험 여전히 남아 있다"


▲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광우병 토론회에서 박상표 국장이 정부 주장을 비판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우 교수와 박 국장은 정부 측 주장과 달리 여전히 광우병 위험이 잔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교차감염 문제가 여전하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정부가 2008년 동물사료 금지조치 강화안을 통과시켰음에도 '소가 소를 먹는' 동종식육이 통제되지 않고 미국에서 행해진다는 얘기다. 동종식육은 광우병 발병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우 교수는 관련 연구(프리온)로 1997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스탠리 프리즈너 박사와 미국 언론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미국에서는 여전히 송아지에게 초유 대신 소의 혈액으로 만든 대용품을 먹인다. 무증상 광우병 인자가 혈액에 들어갔을 경우 감염 위험이 높다"며 "그런데도 정부가 학계의 경고마저 극단주의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차감염 가능성 역시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강화된 규제조치에도 불구, 소의 사체로 만든 동물성 사료를 닭,돼지 등은 여전히 섭취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사료 생산에는 30개월 이상의 소가 SRM 분리 없이 모두 사용된다.

박 국장은 "닭은 특성상 모이를 먹을 때 3분의 1 이상을 바닥에 흘린다. 남은 소 육골분은 렌더링 과정에서 모두 휩쓸려 먹이체계에서 순환되고, 결국 소가 광우병 오염물질을 먹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소가 소의 육골분을 먹는 건 금지하지만, 닭과 돼지 등을 갈아 만든 동물성 사료를 섭취하는 건 허용하고 있다.

정부가 비정형 광우병은 안전하다고 강조하지만 이 역시 과학적 판단과는 크게 다르다고 이들은 비판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광우병은 크게 정형 광우병과 H형 광우병, L형 광우병이다. 이 중 H형과 L형이 비정형 광우병으로 불리며, H형은 병원성 프리온 단백질의 분자량이 높은 형태, L형은 낮은 형태를 뜻한다.

박 국장은 지난 2008년 미국 감베티 박사팀의 연구 실적을 소개하며 "프리온 단백질을 접종한 형질 전환 쥐의 60%가 20~22개월가량의 잠복기를 거친 후 광우병에 감염됐다"며 특히 "비정형 광우병의 전염률은 보고된 고전적 광우병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고 경고했다.

정형 광우병보다 전염률이 높게 나타난 비정형 광우병은 L타입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에 발견된 미국의 광우병 전염 소 역시 L타입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이미 제기된 마당이다.

박 국장은 이 외에도 이탈리아와 독일 연구진이 올해 2월에 발표한 연구결과, 2007년 미국의 연구결과를 들며 "비정형 광우병은 종간장벽을 쉽게 뛰어넘을 수 있어, 사람의 식품체계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게 필수적"이라는 연구진의 주장을 전했다.

박 국장은 "현재 한국은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등과 체결한 쇠고기 수입조건에 모두 광우병 발생시 수입중단 또는 검역중단을 명문화 해놓고 있다"며 "일단 정확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전면적으로 중단한 후, 미국과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희 기자

2012년 5월 2일 수요일

우희종 교수 “SRM 제거하면 안전? 광우병 연구 안하는 분 얘기”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5-02일자 기사 '우희종 교수 “SRM 제거하면 안전? 광우병 연구 안하는 분 얘기”'를 퍼왔습니다.
박선일 교수 “SRM 제거하면 비정형이든 정형이든 문제없다”

미국에서의 광우병 발생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SRM(광우병 특정 위험물질)을 제거하면 안전하다고 말하는 분들은 광우병이나 프리온 연구를 안하는 분들이 늘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 교수는 2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박선일 강원대 수의학과 교수와의 토론 도중 “SRM은 건강한 소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광우병을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 SRM이라는 부위를 설정하고 제거하자는 것이지 광우병 혹은 비정형 광우병에 걸린 소는 그 전체를 SRM이라고 보라는 규정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박선일 교수는 “OIE(국제수역사무국) 코드에서는 비정형 BSE에 대한 별도규정이 전혀 없다”며 “별도의 규정이 없다는 얘기는 정형이든 비정형이든 간에 SRM이 제거된 상태에서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전날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광우병에 걸린 송에서 SRM만 제거하면 위험이 없느냐”는 질문에 “광우병에 걸린 소도 살코기는 먹어도 된다”며 “그러나 여론이나 정서상 먹지 않는 것으로 처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우 교수는 “SRM부위 이외에도 질병이 진행됨에 따라 병원성 프리온이 다 발견된다”며 “SRM에 대한 개념을 연구하지 않는 사람들이 일반 국민들에게 ‘SRM만 제거하면 괜찮아. 먹어도 돼’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얘기다. 미국이나 유럽이나 모든 나라가 광우병, 비정형 광우병에 걸린 소는 전체가 폐기처분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소 전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주장은 너무나 억지다. 예를 들어 간이라든가 심장을 우리가 먹는데 그것도 SRM에 포함되느냐는 것은 전혀 별개의 얘기”라고 우 교수의 주장에 맞섰다. 

박 교수는 “물론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면서 SRM의 범위가 다양해지고 국가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첫번째 BSE(해면상뇌증/광우병)가 발견된 이후 25년이 지났지만 육골분 사료 금지하고 SRM 제거 이외에 BSE 안전조치와 관련된 특별한 새로운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그래서 OIE에서 공고하는 안전조치의 핵심은 육골분사료 금지와 SRM 제거다. 물론 그것 말고도 한 8개의 별도의 제도적 장치를 국가적으로 시행을 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이 건에 대해서는 SRM을 제거할 경우 안전하다는 것이 제 개인적 의견”이라고 언급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 (SRM의) 100% 제거가 가능하느냐, 물론 사람의 손을 거쳐서 SRM이 제거되기 때문에 완벽하다 라고는 할 수 없다”면서도 “그런데 문제는 그러면 감염을 억제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제거됐느냐,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검역강화 한다며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난센스에 가깝다”

그러자 진행자인 손석희 교수는 “우리가 지금 50% 검역을 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서 극히 일부의 SRM이 섞여 들어온다면 그걸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긴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박 교수는 “만약이 극히 일부라는 표현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사람이 먹었을 때 감염이 될 정도로 충분한 양이 되느냐의 문제”라고 답했다. 

손 교수가 “미량이라면 상관없을 수도 있다는 말씀이냐”고 묻자 박 교수는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2일자 (한겨레)는 “광우병에 걸린 소의 경우 전체를 특정위험물질로 보고 100% 폐기처분하는 게 국제 원칙”이라며 “살코기뿐 아니라 부산물까지도 식용, 가공용, 사료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미국 식약청이 규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특히 2005년 독일 연구팀이 10마리의 생쥐를 광우병에 감염시켰는데, 그중 한 마리의 넓적다리 근육에서 변형 프리온이 검출됐다”며 “비록 이 실험에 사용된 생쥐가 일반적인 소보다 10배나 광우병에 더 민감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했지만, 살코기에 들어 있는 신경조직에 광우병 원인체가 분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겨레)는 “2007년 일본 학자의 연구에서도 뇌나 척수뿐만 아니라 좌골신경, 부신, 내장신경에서도 변형 프리온이 검출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우 교수는 “박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은 건강한 소에서 해당되는 얘기만 해주셨다. 당연히 건강한 소에서 SRM을 제거했을 때는 안전하다고 본다”며 “미량의 SRM, 이미 눈으로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의 작은 양이라도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은 국제기구에서도 인정하고 영국의 국회 보고서에서도 언급돼 있다”고 박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검역강화라고 하면서 그런 것들을 눈으로 그걸 확인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난센스에 가까운 것”이라며 “눈으로 검사하는 방법으로 광우병을 검역한다는 사례는 국제적으로 단 한건도 없다. 그야말로 큰 SRM 덩어리일 때는 모르지만 대부분은 수입되는 소의 월령이나 부위의 조절로서 확인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자 박 교수는 “현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SRM, 육골분 제거에 대한 안전조치에 대해 많은 국가들이 이 제도를 여전히 시행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생각을 물었고 우 교수는 “다른 나라에서는 광우병을 눈으로 검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OIE에서도 원령과 부위를 (왜) 얘기하느냐 하면 그게 바로 국제기준에 의해 미 광우병 방역에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 교수는 “그런 것을 국제적으로 안 한다는 게 아니라 눈으로 이걸 확인해서 방역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즉 국제기구에서 인정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우 교수는 박 교수에게 “광우병으로 판정된 증상이 나타난 소에서 SRM만 제거하면 먹어도 되는가 여쭤보고 싶다”고 반대로 질문을 던졌다, 박 교수는 “네, 당연합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우 교수는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그러한 얘기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 교수는 “감염된 소의 전체가 위험하다고 하는 과학적인 문헌이 혹시 있느냐”고 물었고 우 교수는 “있다. 제가 보내드리겠다”며 “손석희 교수에게 보내 손 교수님이 공개하셔도 좋다”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박 교수도 “그것이 아니라는 반론 논문들을 보내드릴 수 있다”고 맞섰다. 

그러자 우 교수는 “저는 광우병 발생 소에서 안전하다고 낸 논문을 본적이 없다”며 “그렇다면 왜 국제기구에서 미국, EU 모두 포함해서 SRM만 똑같이 제거하면 되지 왜 광우병 걸린 모든 소를 전체를 폐기처분하는지 여쭤보고 싶다”고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교수는 “그것은 불확실성의 의미인데 소 전체가 위험하다는 것은 SRM 제거의 불충분성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소 전체를 SRM으로 간주하고 위험하다는 논문은 전 여태까지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다”고 각을 세웠다.

우 교수는 “박 교수님의 시각은 광우병 연구를 직접 안하다 보니 논문 하나를 위주로 얘기하시는 것이고 광우병이 사실 위험한 것은 현장에서의 수출입이나 사람들의 현장위험도”라며 “일반 실험실 과학과 구분해 현장과학 혹은 규제가 따라야 되기 때문에 규제과학이라고 해서 이것은 사전예방원칙이 적용되는 분야인데 그 부분을 약간 간과하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박 교수는 “동물실험에 의한 결과를 사람한테 적용하는 것은 굉장히 무리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대부분의 학자들이 ‘종간장벽’이란 단어를 사용하는데 최악의 경우 종간장벽은 2배에서 1만배 정도로 과장한다”며 “동물실험의 어떠한 결과, 동물에서 나타났던 감염 용량이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손 교수는 “사실 이 문제는 오늘로 다 끝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토론할 문제가 또 있다”며 “예를 들어 미국의 광우병 관리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 같은 문제들도 논점이 되는데 나중에라도 다시 (토론) 자리를 마련하면 괜찮으시겠느냐”고 물었고 두 교수 모두 이에 동의했다.

문용필 기자

‘광우병쥐’ 실험으로 들통난 정부의 거짓말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02일자 기사 '‘광우병쥐’ 실험으로 들통난 정부의 거짓말'을 퍼왔습니다.

국회 농수산위 ‘검역’ 질책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뒤돌아 보는 이)이 1일 오후 국회 농림수산위원회에 출석해 미국 광우병 발병에 대한 안전성이 규명될 때까지 검역을 중단하라는 여·야 의원들의 질책성 질의가 잇따르자 실무진과 답변을 상의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미 광우병’ 검역주권 실종
엉터리 통계·거짓말…정부가 ‘광우병 괴담’ 부추긴다

미국에서 6년 만에 광우병이 발생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도 농림수산식품부와 친정부 전문가들이 잘못된 통계나 과학적 근거를 내세워 “광우병이 사라졌다”, “비정형 광우병은 위험성이 없다”, “뇌 등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하면 광우병 쇠고기도 안전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위험한 ‘정형’ 전세계서 사라졌다”
지난해 발생 29건중 26건이 정형

■ 엉터리 통계자료 2008년에 “3~4년 뒤에 늦어도 5년 뒤면 광우병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던 이영순 서울대 명예교수(수의학)가 이번에는 잘못된 통계치를 바탕으로 “광우병이 사라졌다”고 강변했다. 이 교수는 지난 30일 농림수산식품부가 마련한 전문가 일문일답 자리에서 4년 전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자, “광우병은 사라졌다. 정형 광우병은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지금 발생하는 광우병은 모두 위험하지 않은 비정형이기 때문에 광우병은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발생한 29마리의 국가별 수치를 일일이 제시하면서, 모두 비정형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누리집을 확인한 결과, 지난해 발생한 광우병 29건 중 비정형은 3건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인 26건이 이 교수 본인도 위험성이 높다고 인정하는 정형 광우병이었다. 올해에도 전세계에서 정형 1건, 비정형 3건 등 모두 4건의 광우병이 발생했다.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쪽에서도 “여전히 정형 광우병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혀 이 교수의 ‘통계 부실’을 확인했다.

검역중단 촉구 행위극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1일 오전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및 검역 중단을 촉구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정부 “비정형 광우병 위험성 거의 없어”
미국서 발생 비정형 L형, 감염력 높아

■ 비정형 광우병은 위험성이 없다? 정형 광우병은 동물성 사료에 의해 발생하지만, 비정형 광우병은 발생 원인이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정형 광우병과 비교해 보면, 발생하는 뇌의 부위와 프리온(광우병 원인체)의 크기가 달라 비정형 광우병은 소의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기도 하고, 돌연변이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용호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장은 “비정형 광우병은 전염성도 없고 위험성도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이 교수도 “아직 연구 단계지만, 비정형의 병원성은 정형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29일 농식품부의 보도자료를 보면, ‘비정형 광우병이 인간에게 감염되는 게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엘(L)형은 소 프리온에 민감한 쥐에서 정형 광우병보다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있다’고 적혀 있다. 비정형 광우병 가운데 프리온 분자량이 정형보다 작은 것은 엘형, 큰 것은 에이치(H)형으로 나뉜다. 이번에 미국에서 발견된 광우병이 어떤 형식인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우리 정부는 밝혔지만, 과학전문잡지 는 지난 27일 엘형이라고 보도했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수의학)는 “엘형 비정형 광우병은 일반 광우병보다 더욱 감염력이 있고 또한 종간 장벽을 쉽게 넘나든다는 최근 연구 결과도 있어서 식품 유통 과정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매우 조심해야 하는 유형”이라고 말했다.

정부 “미 일어서지 못하는 소 집중예찰”
다우너소 중 10%만 광우병 검사

■ 도축 때 모든 소 광우병 검사 한다? ‘미국은 전체 소의 0.1%에 대해서만 광우병 검사를 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지적에 대해 농식품부는 ‘일어서지 못하는 소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소를 연간 4만마리 집중 예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는 별도로 도축되는 모든 소에 대해 수의사의 임상 검사를 거치고 특정위험물질 등을 제거하기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일부 언론들이 ‘미국은 도축할 때 모든 소에 대해 기본적인 광우병 검사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 농무부 자료를 보면, 미국에서는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는 ‘다우너 소’를 의무적으로 광우병 검사를 하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연간 13만~19만마리의 다우너 소가 발생하는데,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그중 2만마리만 광우병 검사를 하는 상황이다. 다우너 소만 따져도 10마리 중 1마리만 광우병 검사를 받고 있는 셈이다. 미국 언론들이 미국의 광우병 검사체계가 축산업자나 낙농업자들의 로비에 밀려 유럽이나 주요 쇠고기 수출국보다 취약하다고 비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일본은 20개월령 이상, 유럽은 30개월령 이상의 소는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정부 “뇌 등 제거하면 광우병 소도 안전”
 광우병소 100% 폐기처분이 원칙

■ SRM 제거하면 광우병 소도 안전하다? ‘뇌 등 특정위험물질을 제거하면 광우병에 걸린 소도 안전하다’는 농식품부의 보도자료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광우병에 걸린 소의 경우 전체를 특정위험물질로 보고 100% 폐기처분하는 게 국제 원칙이기 때문이다. 살코기뿐 아니라 부산물까지도 식용, 가공용, 사료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미국 식약청이 규정하고 있다.
특히 2005년 독일 연구팀이 10마리의 생쥐를 광우병에 감염시켰는데, 그중 한 마리의 넓적다리 근육에서 변형 프리온이 검출됐다. 비록 이 실험에 사용된 생쥐가 일반적인 소보다 10배나 광우병에 더 민감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했지만, 살코기에 들어 있는 신경조직에 광우병 원인체가 분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2007년 일본 학자의 연구에서도 뇌나 척수뿐만 아니라 좌골신경, 부신, 내장신경에서도 변형 프리온이 검출된 바 있다.

정은주 기자, 김현대 선임기자 ejung@hani.co.kr

"안전하다고? 비정형 광우병 전염률이 더 높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5-01일자 기사 '"안전하다고? 비정형 광우병 전염률이 더 높다"'를 퍼왔습니다.
전문가들, 정부 주장과 정반대 실험결과 제시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BSE)의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해 출국한 민관 합동 조사단과 정부가 브리핑에 초청한 전문가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광우병이 전염성이 강한 '정형'이 아니라 '비정형'이라는 점을 정부가 밝힌 가운데, 비정형 광우병의 전염성 여부, 비정형 광우병이 처음 발견된 시기, 현재까지 보고된 세계 광우병 발병건수 등을 두고 주장과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박용호 검역검사본부장, 이영순 서울대 전임교수(민간 자문위원) 등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 참석해 "비정형 광우병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를 유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우희종 서울대 교수,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등은 "정부 주장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 측 전문가 주장과 정부 반대 측 전문가 주장을 비교했다.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주이석 광우병조사단장이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비정형 광우병은 얼마나 위험한가

-정부 측 전문가

아직은 연구단계이지만, 비정형의 병원성은 정형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나이가 많아 걸리는 치매에 가깝다. 미국에서 여태껏 네 번의 광우병이 발생했는데, 첫 번째 사례는 캐나다에서 사료를 먹은 소가 걸린 것이라 그걸 제외하면 3건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중 두 건도 모두 비정형이다.

비정형 광우병의 위험성은 일본 교수가 지난 2010년 연구에서 강조한 바 있다. 뇌에 직접 광우병 단백질을 접종하는 방식이었다. 그나마도 그 위험성에 대해 '경구 투여가 아닌 방법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직까지 비정형에 대한 정설은 없다. 전염성이 없고 위험성도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근본적으로 광우병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정형 광우병은 없어졌다. 비정형 광우병은 자연발생적일 뿐이다.

-비정부 측 전문가

광우병 실험은 비정형이든 정형이든 모두 뇌에 직접 단백질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비정형이라서 괜찮다는 말을 할 단계가 아니다. 2005년 10월 미국 농무부에 제출된 '2005년 하버드 광우병 위험평가' 자료를 보면 비정형 광우병의 인간 전염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다(unknown). 비정형 광우병이 안전하다고 할 단계가 아니다. 여전히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있다.

농림부 주장대로 지난 4월 유럽에서 보고된 문헌에는 사람 프리온에 민감하게 유전자를 변이한 쥐에 비정형 광우병 인자를 감염시켜도 감염되지 않은 결과가 있었던 건 맞다. 그러나 미국의 감베티 박사팀은 비정형 광우병의 일종인 소 아밀로이드성 해면상 뇌증(BASE)의 인간 전염을 조사하기 위해 형질전환 쥐에게 인공 감염을 실시한 결과, 감염 쥐의 60%가 20개월~22개월의 잠복기를 거친 후 광우병에 감염됐다. 오히려 비정형 광우병의 전염률이 보고된 고전적 광우병보다 높았다.

또한 아무런 광우병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던 무증상의 노령 소에서 영장류로 비정형 광우병이 전염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광우병이 사라지고 있다는 주장도 허구다. 광우병 검역 체계가 워낙 허술해 나타난 결과일 뿐이다. 올해 스위스 연구팀은 농림부가 소개한 L형, H형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비정형 광우병 유형이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비정형 광우병은 언제 처음 발견됐나

-정부 측 전문가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르다. 박용호 본부장은 2005년 프랑스에서 처음 비정형 광우병이 발견됐다고 밝힌 반면, 이영순 교수는 2003년 이후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비정형 광우병은 모두 65건이다. 이 중 어린 소는 일본에서 발견된 23개월령 단 한 마리다. 이 소까지 포함해 평균연령이 144개월이다.

왜 광우병 발생 국가에서만 비정형 광우병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 비정형 광우병은 최근에야 연구가 시작된 분야다. 단순 추측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비정부 측 전문가

정부 통계가 틀렸다. 비정형 광우병은 2004년 이탈리아에서 처음 발견됐다. 현재까지 보고된 비정형 광우병 발생건수도 66건이다. 2010년 11월까지 전세계에서 60건의 비정형 광우병이 보고됐고, 지난해와 올해 각각 3건이 보고됐다.

"합동조사단 신뢰할 수 있겠나"

지난달 30일 민관 합동 조사단이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부는 열흘 간의 현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방역협의회를 열어 이번 광우병에 대한 추가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합동 조사단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사단원 대부분이 농림수산식품부 전현직 공무원인데다, 조사단 구성 과정에서 정부 주장에 비판적이었던 전문가 의견은 전혀 수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 9명으로 구성된 이번 조사단원 중 전현직 농식품부 공무원이 8명이고 식품안전과 관련한 경험이 없는 시민단체 인사가 1명이다.

특히 학계 대표인 유한상 서울대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강조해 왔다.

박상표 정책국장은 1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조사단 파견 전 가축방역협의회 한 번 개최하지 않았고, 현지조사단 구성 과정에서도 비판적인 전문가나 시민단체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결정해놓은 결과에 끼워맞추기 식 방미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조사단이 광우병 발병농장은 방문조차 하지 못하는 만큼, 조사의 실효성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이 점은 정부도 일정 부분 인정하고 있다. 여인홍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지난달 30일 MBC라디오 에 출연해 "광우병 발생농장주가 (조사단 방문을) 동의하지 않아 확정이 안 된 상태로 출발한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광우병 발생농장을 방문조차 하지 못하는 현지조사에 실효성이 있겠느냐"며 "미국 쇠고기 수입국인 한국 정부가 마치 미국 정부처럼 광우병 검사체계의 안전성을 거짓 홍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대희 기자

2012년 4월 30일 월요일

“비정형 광우병 더 위험할 수 있다” 미국 언론도 경고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30일자 기사 '“비정형 광우병 더 위험할 수 있다” 미국 언론도 경고'를 퍼왔습니다.
“과학적으로 규명된 바 없어… 닭 사료로 쓰는 광우병 젖소, 다시 소 사료가 될 수도”

 한미 두 나라 정부는 미국 광우병 젖소가 비정형 광우병이고 고기용으로 가공되는 육우가 아니라면서 절대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찬사이언스모니터 등 외국 언론은 △광우병 젖소가 닭의 사료로 사용되면서 그 닭이 다시 소의 사료가 되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으며 △비정형 광우병에 대해 과학적으로 규명된 바가 거의 없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 농무부가 밝힌 바와 같이 광우병 소는 다른 소의 부산물로 만든 사료를 먹고 발생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미국에서도 이를 금하고 있다. 하지만 가금류 부산물을 소 사료로 쓰지 못하게 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제재는 미국에서 없다. 미국은 닭의 부산물은 사람과 소, 돼지, 물고기 등이 먹도록 하고 있다. 

1997년 광우병 관련 의학부문에서 노벨상을 받은 스텐리 프루시너 박사는 미국이 닭의 부산물을 소의 사료로 사용하는 것을 금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소의 부산물을 닭이 먹고 있는데 광우병에 오염된 소의 부산물을 섭취한 닭 사료를 소가 먹을 가능성이 있어 광우병이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CSM 29). 

미농무부는 이번에 발견된 소는 광우병 젖소이기 때문에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단언하고 있으나 이번과 같은 비정형 광우병이 어떻게 발병하고 어떤 증세를 나타내는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광우병 젖소는 2003년에 이어 이번에 두 번째로 발견되었는데 이는 이 병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일정 주기로 발생한다는 가정이 가능하다(the Modesto Bee 29일). 

일부 연구는 비정형 광우병이 사람과 동물의 식품에 포함될 경우 일반적 광우병보다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는 위험을 시사하고 있다. 

미 농무성은 이번의 젖소 광우병 소에 대해 최초에는 외부로 아무런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가 며칠 뒤, 사지가 마비되어 설 수 없어 안락사 시켰다고 발표했다. 비정형 광우병은 거의 증세를 보이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어 미 농무부의 해명 없는 발표 내용 수정은 더 규명이 되어야 한다. 일반적인 광우병의 증세는 공격적이거나 휘청거리는 특성을 보인다는 것은 상식처럼 알려져 있다. 

비정형 광우병은 거의 증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병에 걸린 소가 인간의 식품에 포함될 수 있는 개연성이 높고 그로 인한 위험은 심각할 수 있다.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젖소는 주저앉는 다운너 소였기 때문에 광우병 테스트를 받았는데 이에 대한 좀더 정확한 규명이 필요하다. 미 농무부는 문제의 광우병 젖소를 소각 처분한다고 했는데 그럴 경우 자칫 더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

고승우 전문위원 | konews80@hanmail.net  

2012년 4월 28일 토요일

"쇠고기 수입중단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7일자 기사 '"쇠고기 수입중단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서울대 우희종 교수 “굴욕적인 교역조건, 조사권한도 없어… 재협상이 근본 해법”

미국에서 광우병 사례가 발생했지만 우리 정부는 검역중단 조처를 위하기 않아 검역주권을 포기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27일 “미국에서 보내온 답변서를 검토한 결과 검역중단 조처를 내릴 이유가 없다”며 검역물량을 5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5월 8일 주요 일간지에 광고를 내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며 “이미 수입된 쇠고기를 전수조사하겠다” 등 4가지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 이 말을 뒤집은 셈이다.
여인홍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도 앞서 “이번에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 소는 30개월령 이상 된 젖소이고 치매와 비슷한 비정형 광우병이어서 그 위험도가 굉장히 낮다고 판단한다”고 말한 바 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협상 때부터 끊임없이 광우병의 위험성을 지적해온 서울대 우희종 수의학과 교수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반대한 촛불시위 때문에 당장은 안전하지만 현 정권이 한미FTA를 타결함으로써 그나마 촛불로 지킨 안정이 흔들리는 시점이다”며 “정부의 말대로 지난 4년 간 30개월 이상 쇠고기도 수입했다면 우리는 ‘광우병 패닉’에 빠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외국 언론도 한국정부가 검역중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음에도 검역강화로 마무리한 것은 검역당국이 바보라서가 아니라 수입중지하거나 검역중지할 권리가 없기 때문”이라며 검역강화 조치에 대해서도 “단지 쇼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우 교수는 보수언론에 대해서도 “(정부 인사들이 전면 수입을 주장했던 건) 언론매체가 악역을 도맡아했기 때문이었다”며 “이런 상황은 이명박 씨에게도 책임이 크지만 그 당시 종합편성채널 때문에 국민의 안전을 완전히 도외시하고 정권에 아부했던 언론들부터 이번 기회에 정신 차려야 한다”고 일갈했다.
다음은 26일 오후 서울대에서 만난 우 교수와의 일문일답.
-미국산 쇠고기 수입 4년 만에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 이런 상황을 예상했나.“그렇다. 광우병에 관한 연구가 가장 많이 진행된 곳이 유럽인데 광우병을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학문적으로 정립돼 놨다. 이 관점에서 봤을 때 미국이 가진 ‘광우병 통제국’이라는 지위는 형식일 뿐이지 실질적으로는 매우 취약한 나라다. 반드시 광우병에 걸린 소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청와대는 국민의 건강이 위험에 처해지면 수입제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또 인터넷 괴담을 퍼뜨리지 말라고 했다.  “정부가 또 말장난을 하는 것이다. 국민 안전이 위협에 처할 때라고 전제조건을 달았는데 그 여부를 정부가 조사하고 확인해야 한다. 근데 하지도 않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 조사를 할 수는 있는가보면 그렇지 않다. 2008년도 미국과 타결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광우병이 발생하지 않은 수입국임에도 미국을 조사할 권리가 없다.”
-타결조건에 조사권이 아예 명시가 돼 있지 않았던 것인가.“그런 셈이다. 외국 언론도 한국정부가 검역중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음에도 검역강화로 마무리한 것은 검역당국이 바보라서가 아니라 수입중지하거나 검역중지할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검역중지 혹은 수입중단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두 가지로 한정했다. 광우병 통제에 관한 미국의 지위가 변화하거나 WTO가 정한 위생협약조건에 의해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권리가 있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광우병 통제국 지위가 변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OIE(국제수역사무소)는 광우병에 관해 국가 등급을 청정국, 통제국, 미확인국 세 가지로 매기는데 캐나다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지위가 격하된 적이 있었나. ‘통제국’에서 격하된다고 해서 ‘미확인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격하되려야 될 지위가 없는 것이다. 근데도 정부는 지위가 격하되면 재협상하겠다고 말장난을 쳤다.두 번째, WTO 역시 조치를 취한다는 것도 아니고 권리가 있다고 했는데 기본적으로 WTO는 통상을 장려하는 입장이다. 수입을 안 하겠다는 측이 수입하지 않는 이유를 증명해야 한다. 근데 우리에게는 현지조사 권리조차 없기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 일본은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미국과의 협상 당시 현지조사 권리를 명시했다.”
-검역을 강화하면 광우병 쇠고기가 걸러지긴 하나.“국제적으로 광우병의 위험성을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해 검역 비율은 3%에서 10%로 늘린다던지 하는 것이 광우병 방역에 유효하다고 학술적으로 입증된 적이 없다. 이건 단지 쇼일 뿐이다. 수입중지도 할 수 없고 검역중지도 할 수 없는 입장에서 하는 제스처이지 실효성은 없다.”
 -이번 사태는 당시 쇠고기 협상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우리 정부가 얼마나 비겁하냐면 이번 광우병은 고령우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30개월 미만만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안전하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 정부의 입장이 30개월 미만만 수입하는 것이냐? 아니다. 정부는 2008년 당시 30개월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와 내장은 안전하고 이것이 국제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그 조건으로 미국과 공식적으로 협상했고 촛불시위가 일어나자 ‘한시적으로’ 30개월 미만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다. 즉, 30개월 미만 쇠고기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하는 것은 2008년에 했던 주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그 동안 촛불시위는 비과학적이고 선동된 적이고 정치적으로 ‘좌빨’이라고 비난했던 정부가 촛불시위로 얻은 성과를 마치 자신들의 업적인냥 이용하면서 자신들의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


▲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연합뉴스

- 정부와 보수언론은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위험하지는 않다고 말한다. “정부가 앞으로도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한다면 당장 위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미FTA를 타결하면서 미국이 공헌한 것이 있다. 한국이 미국과 맺은 협약에 따라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도 요구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당장은 촛불 때문에 안전하지만 현 정권이 한미FTA를 타결함으로써 그나마 촛불로 지킨 안정이 흔들리는 시점이다. 만약 2008년 정부가 주장한대로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도 수입했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광우병 공포로 대혼란이 일어났을 것이다. 지금 4만 마리를 검사했을 때 1마리 나온 것인데 나머지 소들에게서 얼마든지 광우병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4년간 안전하다고 했던 30개월 이상의 저가 쇠고기를 수입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많았다. 그렇다면 이번 사태에서 우리는 광우병 패닉에 빠졌을 것이다.”
-보수언론들은 일본이나 유럽도 수입중단하지 않으니 우리도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한다.“전형적인 물타기 논법이다. 일본은 2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한다. 멕시코는 미국이 동물사료 강화 조치가 실현한 뒤인 2009년 미국으로부터 30개월 미만만 수입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 사태와 상관없다. 캐나다는 자국에서도 계속 광우병이 발견되는데 무슨 문제가 되겠나. EU는 제소당하면서도 성장호르몬을 문제삼아 일부 소량만 수입하지 대부분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즉, 다른 나라들은 이미 정부가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 엄격한 조건을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30개월 이상도 안전하자는 입장이고 또 그런 조건으로 협상했으며 FTA 이후 미국으로부터 추가 개방 압력을 받고 있다. 다른 나라와 똑같이 왜 우리가 가만히 있어야 하나.”
-조선일보는 4년 전 정부는 광우병 발생 즉시 수입 중단을 약속했지만 여야 합의로 정부에 재량권을 주는 식으로 바꿨다고 보도했다. 사실인가.“이명박 정부가 그 당시 미국산 쇠고기는 무조건 안전하다며 주변 나라도 다 우리처럼 수입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위키리크스에 공개된 외교 문서에는 이 발언은 버시바우 대사가 한국 관리에게 이야기했던 말이고 한국관리는 국민들에게 앵무새처럼 이 말을 반복했다. 당시 미국은 한국을 완전개방한 후 주변국에도 이를 강요할 예정이었다. 다른 나라가 우리보다 더 엄격한 조건으로 협상하면 재협상을 요구하겠다고 여야합의한 것은 맞지만 대만이 우리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협상을 타결했을 때 어떻게 했나. 한국 관료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생각은 안하고 미국 대사관을 찾아가 이렇게 되면 재협상 요구가 나오니 제발 대만에 압력을 넣어달라고 애원했다. 비참한 얘기다.”
-이번 광우병 사태가 암시하는 바는 뭔가.“30개월 미만 수입은 한시적일 것일 뿐 공식 협정은 30개월 이상 쇠고기와 내장 모두 수입하게 돼 있다. 이번 발견이 고령우에서 나왔다고 하지만 4만 마리 중에서 한 마리 나왔다는 것은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할 때 미국산이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정부는 앵무새처럼 미국의 입장만 대변할 것이 아니라 2008년의 주장이 비과학적이었고 그것에 의해 맺은 협상 조건이 광우병 사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수입조건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재협상해야 한다. 내장을 제외한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해야 하고 미국 현지에 가서 광우병 위험을 조사하고 제재·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해야 한다. 돈을 내고 사는 입장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2008년 협상은 모든 것을 개방하고 권리까지 미국에 다 내줬고 뭐든지 미국의 말을 따라야 하는 것이었다.” 
-이번 사태를 보도하는 보수언론의 태도도 짚어봤으면 한다. “정부의 주장을 지지하던 자신들이 먼저 반성해야 한다. 어떻게 뻔뻔하게 그렇게 말하나. 지금 와서 30개월 미만은 괜찮다고 말하는 것은 촛불의 주장을 그대로 말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반성이나 재협상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촛불에 의해 얻어진 요구를 표절하고 있는 셈이다.”
-보수언론은 2008년 당시에도 광우병에 대한 우려를 비과학적인 주장이라고 매도했다.“쇠고기 수입협상의 주무자인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이번 총선 기간 중 전주에서 ‘자기가 한 쇠고기 협상은 너무나 잘한 것이며 촛불시위는 잘못된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이런 사람의 이야기가 먹힐 수 있었던 건 언론매체가 악역을 도맡아했기 때문이었다.  조중동이 무조건 미국의 주장이 옳다고만 했다. 만약 이들 언론이 과학적으로 지적해 수입협상이 제대로 됐다면 우리는 광우병 소가 나와도 태평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이명박 씨에게도 책임이 크지만 그 당시 종합편성채널 문제로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국민의 안전을 완전히 도외시하고 정권에 아부했던 언론들부터 이번 기회에 정신 차려야 한다.”
-조중동이 그렇게까지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수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유는 뭐라고 보나.“사주의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본다. 초기에는 종편을 특정 언론사에만 주지 여러 군데에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진출 의사가 있는 언론사들이 모두 정부에 목매단 것이다. 조선일보의 한 전문기자가 당시 나에게 ‘자기는 솔직히 양심적으로 쓸 수 없다. 양심적으로 쓰면 편집국에서 안 받아준다’며 아예 관련 기사를 쓰지 않았다. 중앙일보의 한 전문기자 역시 내가 ‘제대로 써야지’ 하면 반응이 ‘그렇게 하면 회사에서 싣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더라. 다 사주 방침이 정해졌다는 말이다. 종편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온 몸을 던진 것이 시작이었으며 그것이 회사의 입장으로 굳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보수언론에 있는 기자들 중에서도 나름대로 갈등했거나 침묵한 기자도 있고 적극적으로 사주의 이해관계에 가담한 기자들도 있는 것 같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