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보복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보복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12월 26일 수요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노동자 죽이는 손배소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2-25일자 기사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노동자 죽이는 손배소'를 퍼왔습니다.
사실상 노조에 대한 ‘보복’, “쟁의행위를 손배소 대상에서 제외해야”

“내가 못 가진 것이 한이 된다. 민주노조 사수하라. 손해배상 철회하라. 태어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돈 158억 죽어라고 밀어내는 한진 악질자본 박근혜가 대통령되고 5년을 또...”

지난 21일 노조 사무실에서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최강서(35)씨 유서의 일부다. 노조에 사측의 전방위 압박이 최씨의 죽음을 불렀고, 특히 158억원이라는 거액의 손해배상소송이 큰 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 최강서(35) 열사와 관련해 트위터에서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사진은 조문객이 끊이지 않고 있는 부산 영도구 구민장례식장 빈소 모습.

한진중공업 사측은 정리해고를 막기 위한 노조의 파업으로 큰 손실을 입었다며,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에 대해 158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200명 남짓의 조합원이 내는 한 달 평균 조합비가 7백여만원임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갚을 수 없는 액수다.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소송은 노조 입장에서는 존폐의 문제다. 사측이 손해배상액의 일부만 가압류를 해도 노조는 활동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 다른 회사의 경우 아예 자산 압류, 경매 실시 등을 강행한 경우도 있어 노조에게 손해배상소송은 ‘경제봉쇄’로 받아들여진다.

회사측이 파업이나 노조 활동 등으로 인한 손실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이중 일부를 노조 또는 노조 간부나 조합원의 수입을 가압류 하는 행태는 이제 노사관계의 일반적인 풍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자본력이 취약한 노조와 수입의 대부분이 생계비인 노동자에게는 가히 살인적인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손배소는 노조에 대한 ‘경제봉쇄’.. 압류, 경매 실시도

지난 2010년에는 재능교육 사측이 노조와 간부의 자산을 압류해 경매까지 실시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노조 사무실의 컴퓨터, 프린터 등 집기는 경매로 팔렸다. 노조 차량과 강종숙 학습지노조 위원장 차량도 압류됐으나 워낙 오래된 차량이라 경매에서 팔리지 않아 지난 여름 반환됐다. 다행히(?) 유득규 당시 노조 사무처장의 자택은 감정가보다 채권이 많아 경매가 실시되지 않았다.

심지어 오수영 재능지부 사무국장 자택의 TV, 장롱 등 가재도구까지 압류돼 가족들이 충격을 받는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 가재도구 경매는 노조 반발로 무산됐고, 서울 성북동의 재능지부 사무실은 다른 이의 명의로 돼 있어 압류를 피했다.

손배소와 가압류를 넘은 압류와 경매의 ‘쓰나미’는 2008년 사측이 ‘재능교육 본사 100미터 이내 점거 금지’ ‘사측 명예를 훼손하는 유인물·현수막 금지’ 등을 내용으로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시작됐다. 법원은 이를 위반하면 회당 100만원을 회사에 지급하라는 가처분을 받아들였고 회사는 이를 노조와 간부들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다행히 최근 노사 교섭이 시작되면서 손배 가압류 상황은 일단 가라앉았으나 노사관계가 틀어질 경우, 사측은 언제든 휘두를 수 있는 칼을 쥐고 있는 형국이다.

쌍용차 300억원대 손배소, 110억원 구상금도 해결 ‘시급’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갈등이 끊이지 않는 쌍용차 역시 대규모 손배소와 가압류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쌍용차 노조에 따르면, 노조와 간부들에게는 올해 9월 현재 총 300여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돼 있다. 노조는 회사측이 쌍용차노조와 금속노조 및 간부 개인, 연대단체 활동가 등에게 총 250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했고 대한민국 정부가 42억원, 경찰 120여명이 약2억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메리츠화재는 사측에 지급한 보험료 110억원을 노조에 구상금으로 청구한 상태다.

노조 간부들은 임금과 퇴직금, 부동산 등이 가압류된 상태다. 쌍용차노조 한 관계자는 “가압류가 퇴직금에도 걸려있고, 아파트에도 걸려있다. 퇴직금도 한 푼도 못 받았다. 집행간부 아닌 평조합원도 가압류에 걸려 금융거래나 경제활동을 할 수가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쌍용차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고자 복직 외에도 ‘경제적 징벌’에 대한 해결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파업을 비롯한 노조의 쟁의활동은 합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와 연이은 가압류, 압류와 경매 실시 등은 노조 활동 자체를 억누르는 무기로 작동하고 있다.

노조 간부들이 당장 자신에게 가압류나 압류·경매 등이 다가오지 않더라도 사측의 결정에 따라 언제든 비수가 날아올 수 있다는 압박감이 생긴 것이다. 또 최강서씨처럼 노조 활동에 열성인 이들은 사실상 노조 활동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울분과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민중의소리 21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국금속노조 부양지부 한진중공업 지회 최강서(35) 조직차장의 유서 내용이 공개됐다. 최 씨의 유서에는 노조에 150억대 손배소를 제기한 사측에 대한 분노와 조합원들에 대한 호소 내용이 담겼다. 박근혜 당선자에 대한 우려도 포함됐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사측은 2003년도에도 노조비를 가압류한 뒤 조합원 개인에게 손배소를 제기했다. 한진중공업이 한두 번 그런게 아니다. 150억을 내려면 무려 조합원들이 꼬박 모아도 200여 년이 걸린다. 이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왜 없겠나”라고 말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대선후보도 “노동자들이 손배 가압류에 시달리고 있다. 파업 한번 하면 가재도구 가압류되는 일이 재능교육 때 있었다. 한진중공업 김주익씨 올라가 스스로 목을 맸다”며 손배 가압류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 박치현 변호사는 “헌법상 보장된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민사법인 손해배상소송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노조의 쟁의행위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극히 보기 드물다”고 말했다. 일부 위법이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쟁의행위라고 한다면, 헌법상 기본권인 단체행동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어 박 변호사는 “당장은 법원이 판례를 통해 현저한 위법이 아니라면 노동쟁의를 폭넓게 인정하고 보호해야 하고, 법 개정을 통해 일부 위법이 있더라도 전반적으로 노동쟁의로 판단되면 손배소나 가압류 등의 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희철·김대현 기자

2012년 8월 21일 화요일

MBC, 이번에는 파업 참여자 교육 … 계속되는 보복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20일자 기사 'MBC, 이번에는 파업 참여자 교육 … 계속되는 보복'을 퍼왔습니다.
노조원 20명 대상으로 석 달 동안 … 김완태·박경추 아나운서도 포함

‘김재철 퇴진 투쟁’에 참여했던 구성원들을 향한 MBC의 ‘보복’이 잇따르고 있다.
MBC는 최근 파업에 참여했던 노조원 전원에 대해 2012년 상반기 개인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R등급을 준 데 이어, 이번에는 정직 1개월 혹은 1차 대기발령을 받았던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했다. ‘징계가 풀린 뒤에도 업무에 복귀시키지 않겠다’는 회사 쪽의 의도가 드러난 셈이다.
MBC는 지난 18일로 정직 1개월 징계가 풀린 4명과 1차 대기발령 통보를 받은 16명 등 노조원 20명을 대상으로 20일 오전부터 오는 11월19일까지 석 달 동안 서울 잠실에 있는 MBC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실시한다. MBC가 징계를 받은 노조원에 대해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모습(자료사진) ⓒ연합뉴스

기자, 아나운서, PD 앞에 놓고 트위터, 페이스북, 미디어의 이해 교육할 예정

교육 대상자는 직종별로 기자 9명, 카메라 기자 2명, 아나운서 2명, 카메라 감독 1명, 시사교양 PD 4명, 라디오 PD 2명이며, 연차별로 입사 30년 이상 1명, 입사 20년 이상 5명, 입사 10년에서 20년차가 10명이다. 구체적으로, MBC 보도 부문의 최고참 기자이며 (시사매거진 2580)의 창설 멤버인 이우호 전 논설주간, 김완태, 박경추 아나운서, MBC 뉴스의 앵커로 활약했던 김연국, 왕종명, 김수진 기자, 방송기자연합회장을 지낸 임대근 기자, MBC PD협회장인 이정식 PD 등이 교육 대상자에 포함됐다.
참가자에 따르면, 교육 커리큘럼에는 △시와 관련한 서울대 박동규 명예교수 강연 △작곡가 돈스파이크 강연 △강지원 변호사 강연 △트위터 사용의 이해 △페이스북 운영 어떻게 하나 △내가 만드는 브런치 △미디어의 이해 △애니메이션, 만화 사업 현재와 미래 등 수업이 포함됐다. 아울러, MBC가 상암동에 짓고 있는 신사옥 건설현장을 방문하는 것도 교육 내용에 포함됐다.
그러나 MBC 회사 쪽은 교육 시작 당일에도 관련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교육 담당 기관조차도 앞으로 석 달 동안 진행할 교육의 커리큘럼을 미처 완성하지도 못한 채 부랴부랴 졸속으로 교육을 시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MBC 아카데미 쪽은 20일 오전 첫 교육에서 교육 대상자들에게 교육 커리큘럼이 모두 확정되지 않은 점을 밝히며 “현재 계속 섭외중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스)는 정확한 교육 내용을 묻기 위해 MBC 아카데미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관계자는 “첫날이라 정신이 없다. 나중에 전화 달라”는 입장만을 밝혔다. MBC 관계자 또한 교육 내용을 묻는 (미디어스)의 질문에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교육 참가자는 “배움에 나이와 경력이 있느냐 따지고 들면 굳이 할 말은 없지만 황당하다”면서 “입사 33년차부터 7년차까지 MBC 내에서 나름 전문성을 갖추고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던 사람들이 석 달 동안 이게 뭐하는 건가 싶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아카데미 교육 과정이 졸속, 부실인 상태인 건 당연하고, 그냥 ‘너희들은 MBC 근처에 오지마’라는 목적으로 더 이상 징계 또는 대기발령 할 수는 없으니 아카데미에 우리를 떠넘긴 것 같다”고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MBC노조 또한 이에 대해 “김재철 사장은 회사에 공헌한 바가 지대하고 능력을 인정받은 노조원들이라 해도 오로지 파업 참여자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복수와 앙갚음을 계속하고 있다”며 “교육 명령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들 노조원들을 회사와 동료들로부터 격리시키겠다는 불순한 의도를 만천하에 선언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파업 참여로 인해 징계를 받은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한 MBC의 교육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MBC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알고 있기로는 2차 대기발령을 받은 이들에 대해서도 교육에 들어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선영 기자  |  sincerely@mediaus.co.kr

MBC 대기발령자들에게 브런치 만들기 교육?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0일자 기사 'MBC 대기발령자들에게 브런치 만들기 교육?'을 퍼왔습니다.
"파업 참가했다고 보복", 황당한 교육 명령… "인성교육 필요한 사람은 김재철 사장"

"인성교육이 필요한 사람은 김재철 사장 아닙니까?"
MBC가 정직과 대기발령을 받은 조합원 20명에 대해 '교육' 명령을 내리면서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교육 내용이 직무와 관련 없는 교양 수준의 커리큘럼으로 짜여져 있는 반면 교육 대상자들은 MBC 간판 PD와 기자, 아나운서들이여서 교육을 빙자해 파업 참가 조합원들을 격리 시키려는 조치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MBC는 지난 18일 기자 9명, 카메라 기자 2명, 아나운서 2명, 카메라 감독 1명, 시사교양 PD 4명, 라디오 PD 2명 등 20명에 대해 3개월 동안 교육 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20일부터 잠실에 위치한 MBC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는다. 
교육대상자는 국장, 부장급을 포함해 7년차에서부터 20년차 사원이 포함돼 있다. 특히 퇴직을 1여년 앞둔 이우호 전 논설주간, 이정식 한국PD연합회 차기 회장, 임대근 전 방송기자연합회장, 박경추, 김완태 아나운서, 김연국, 왕종명, 김수진 기자, 임경식, 김동희, 서정문 전 PD수첩 PD 등이 포함돼 있다.
누리꾼들은 MBC의 간판 프로그램과 뉴스를 제작했던 이들에게 실효성도 없는 교육 명령을 내린 것은 파업 참가에 따른 보복일 뿐이고 MBC 복귀를 막기 위한 꼼수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이 받을 교육 과정을 보면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올만 하다. 직무 관련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부랴부랴 대학 교양 수준의 내용으로 채운 흔적이 역력하다.
교육 과정에는 서울대 박동규 명예교수의 (시와 철학)이라는 특강이 잡혀있고, (음반산업의 이해)라는 뜬금없는 내용도 보인다. 작편곡자로 유명한 '돈스파이크'씨를 초빙해 MBC 아카데미 지하에 있는 실용음악센터에서 음악 교육도 예정돼 있다.
또한 파워블로거와 트위터리안을 강사로 초빙해 (트위터 사용의 이해) (페이스북 운영 어떻게 하나) 등의 제목으로 강의도 준비돼 있다.
이외 (내가 만드는 브런치) (미디어의 이해) (애니메이션) (만화 산업 현재와 미래) [내가 변호사를 그만둔 이유(강지원 변호사)] 라는 제목의 강의와 철학수업, 고대 신화 관련 수업도 포함돼 있다. 상암동 MBC 신사옥 건설현장 방문도 이번 교육의 중요한 일정이다.

▲ ⓒMBC

교육 대상자들은 이날 처음으로 교육을 받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참가자는 "황당할 뿐이다. 배움에 나이와 경력이 있느냐 따지고 들면 굳이 할 말은 없다"면서도 "이 시점에 와서 33년차부터 7년차까지 MBC에서 나름대로 전문성을 갖추고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던 사람들이 석 달 동안 이게 뭐하는 짓인지 싶다"고 비난했다. 
MBC 경영진은 파업 참가 인원들이 업무에 복귀하기 위한 기본 교육이라는 입장이지만 당장 업무에 복귀해도 큰 문제가 없는 ‘베테랑’들이 모여 있다는 점에서 징계와 대기발령에 이은 제2차 보복성 조치 성격이 짙다.
참가자는 "너희들은 여의도 MBC 근처에도 오지 말고 기존 사원들과도 어울리지 마라는 것과 뭐가 다르냐"면서 "더 이상 대기발령 또는 징계를 할 순 없으니까 죄 없는 아카데미에 우리를 떠넘긴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박경추 아나운서는 "갑작스럽게 결정된 탓인지 커리큘럼도 3주 정도 밖에 정해지지 않았다"며 "아무리 교육 내용이 좋더라도 격리 조치라는 점에서 보면 그 의도가 불순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서둘러 교육 과정을 개설하다 보니 인문, 철학, 문학 등의 과정이 포함돼 있는데 MBC 아카데미 측도 난망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교육 대상자들의 면면을 보면 오히려 MBC 아카데미에 강의를 나갈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8월 7일 화요일

“정 작가, 이거 당신이 낸 아이템이지?”


이글은 시사IN 2012-08-07일자 기사 '“정 작가, 이거 당신이 낸 아이템이지?”'를 퍼왔습니다.
7월25일 MBC는 작가 전원을 해고했다. MBC 역사상 유례가 없는 보복 인사였다. 12년간 을 지켜온 정재홍 작가를 만났다. 그는 “의 기반을 완전히 허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70일 파업을 끝낸 MBC에서는 복귀한 노조원들에 대한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 업무 복귀 첫날인 7월18일, 김재철 사장은 파업 참가 조합원들에게 인사 발령을 냈다. 이로 인해 10년차 기자가 건설 현장으로, 아나운서가 전략을 짜는 부서로 출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복 인사의 결정판은 7월25일 (PD수첩)의 작가 전원 해고였다. 메인 작가진이 일시에 해고되는 일은 (PD수첩) 22년 역사에 없었다. 물론 MBC 역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사태였다. 170여 일간의 파업 기간 비정규직인 작가들은 생업을 잃은 상태였다. PD들의 복귀만을 기다리던 여섯 명 작가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MBC구성작가협의회 7월26일 MBC구성작가협의회가 작가 전원 해고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최승호 PD가 (PD수첩)의 간판 PD라면 정재홍 작가(46)는 (PD수첩)의 간판 작가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장장 12년간 (PD수첩)을 지키고 있다. MBC 시사교양 PD와 작가를 통틀어 최장기 기록이다. 22년간 총 934회 방송 중 절반 이상이 그의 손끝을 거쳐 만들어졌다. (PD수첩)작가로 2004년 MBC방송대상 구성작가상을, 2009년 한국방송작가상을 수상했다. 최승호 PD가 제작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한 해군장교의 양심선언’도 그의 작품이었다. 두 콤비의 활약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PD수첩)만이 제 할 일을 한다는 신망을 얻었다. 

하지만 이것이 (PD수첩) 탄압의 빌미가 됐다. 최승호 PD는 지난해 타 프로그램으로 부당 전보된 데 이어 이번 파업 기간 중 해고당했다. 파업이 끝나자마자 정 작가도 해고됐다. 최승호 PD는 “이게 다 그 친구(정재홍)를 쫓아내려고 꾸민 일이다”라고 말했다. 7월27일 정재홍 작가를 만났다. 그는 “이미 각오했던 일이다. 그럼에도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해고 소식을 어떻게 접하게 됐나.파업 중단 소식을 듣고 복귀 준비를 하던 중 한 후배 작가로부터 (PD수첩) 시용PD(계약 체결 1년 후 정규직 채용 여부를 결정)들이 외부에서 새 작가를 물색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바로 (PD수첩) PD에게 전화해 물어봤다. 금시초문이라더라. 나중에 그 PD가 전하기를, 배연규 팀장에게 전원 교체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당사자도, PD들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해고가 결정됐던 거다. 

이런 식의 해고가 통상적인 것인가.절대 그렇지 않다. 작가에게 ‘교체’란 곧 해고를 의미한다.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그만둔다는 건 생업을 잃고 길거리로 내쫓긴다는 뜻이다. 퇴직금도 한 푼 없다. 그렇기에 통상적으로 작가 교체는 담당 PD와 해당 작가의 의사를 반영해 신중하게 이루어지고, 불가피한 이유로 작가를 교체할 경우에도 다른 일을 구할 수 있는 시간 여유를 주는 것이 관례다. 

회사 측이 밝히는 해고 사유는 무엇인가.김현종 시사제작국장이 딱 한마디 했는데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더라. 분위기를 쇄신하는 데 왜 작가들이 해고되어야 하는지 물었더니 그 이유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파업 기간 중 (PD수첩) PD 6명이 대기발령·정직 등 중징계를 받았다. 그 사이 시용PD 3명이 (PD수첩)에 새로 배치됐다. 이미 4대강 사업 문제나 민간인 사찰 같은 민감한 아이템을 했던 작가들은 복귀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4대강 관련 아이템을 방송했다. 민간인 사찰 편을 담당했던 작가는 나 다음으로 경력이 많은 후배 작가다. 어쩌면 우리 두 사람은 복귀가 힘들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심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자 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전원이 해고됐다는 소식을 들었고 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단순히 눈 밖에 난 미운 사람 제거하는 차원이 아니라 (PD수첩) 기반 자체를 완전히 허물겠다는 거구나, 이건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구나 싶었다.  


ⓒ시사IN 윤무영 정재홍 작가(위)는 12년간 을 지켜왔다. 22년 역사의 절반이며 MBC 시사교양 PD·작가를 통틀어 최장기 기록이다.

차원이 다른 문제라니, 무슨 뜻인가.작가라는 존재는 나름대로 선배로부터 계속 노하우가 축적되어온 사람들이다. (PD수첩) 작가 한 명 한 명이 (PD수첩) 20년 역사의 취재나 섭외, 구성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해온 셈이다. 이들 모두를 해고한다는 건 20년간 (PD수첩)이 쌓아온 성과의 기반이 된 인프라를 완전히 무너뜨리겠다는 의미다. 

MBC구성작가협의회의 기자회견(7월26일)에서도 이번 사태를 ‘(PD수첩)무력화의 결정판’이라고 규정했다.김재철 사장 체제 들어와서 제일 먼저 손본 게 PD들이었다. 간판 PD인 최승호 PD, 홍상운 MC, 김태현 팀장, 그리고 오행운·박건식 PD를 한꺼번에 타 부서로 발령냈다. 이어 아이템 탄압이 시작됐다. 권력자가 민감해할 아이템, 정부 여당에 폐를 끼칠 것 같은 아이템, 자본의 비리를 파헤치는 아이템은 철저하게 봉쇄당했다. 저항할 경우 타 부서로 쫓아내는 일이 반복됐다. 황당한 예로, 대북경제협력 중단의 전말을 취재하던 이우환 PD는 취재 중단 지시를 어기고 취재를 계속하다 용인 드라마세트 관리장으로 쫓겨났다. 그런 와중에 계속해서 아이템에 대해 싸우고 문제 제기를 해왔던 이들이 작가였다. 한진중공업 사태 같은 경우 수십 번 (다뤄야 한다고) 제기했다. 그러나 끝까지 거부당했다. 작가와 PD를 흔히 프로그램을 만드는 양대 수레바퀴라고 한다. PD들을 축출했으니 이제 남은 한쪽 수레바퀴마저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손보겠다는 것이 아닌가.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에 걸쳐 (PD수첩) 작가를 한 셈인데 각 정부에 따른 변화가 있었나.DJ 정부, 참여정부, MB 정부 모두에서 똑같은 아이템을 방송한 것이 있다. 낙하산 문제다. DJ 정부의 경우 엄청 불쾌해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까지 영남 정권이었고 그들이 90% 자리를 차지해오다가 이제 호남이 아주 조금 만회했는데 그게 그렇게 문제냐며 항의를 해왔다. 노무현 정부 때는 ‘참여정부에도 낙하산이 내린다’는 방송을 했다. 당시 청와대 인사수석이 눈썹이 곤두설 정도로 진노해 제작진에게 불쾌감을 표했다. 그래서 우리가 맞받아쳤다. ‘그럼 그게 정당하단 말이냐. 그토록 낙하산을 비판하던 당신들이 이렇게 하면 되느냐’고. MB 정부 들어서는 최승호 PD와 지난해 1월에 ‘공정사회와 낙하산’이라는 프로그램을 했다. 방송 이후 모처로부터 들은 얘기로 “PD를 용서할 수 없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두 달 뒤 최승호 PD가 (PD수첩)에서 쫓겨났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숙명적으로 권력과 대척점에 설 수밖에 없다. 그런데 세 정부가 탐사 프로그램을 대하는 태도는 달랐다. 더욱이 MB 정부는 쇠고기 협상 때 작가와 PD, MC와 팀장을 다 체포하지 않았나. 명예훼손 형사소송도 처음 당한 일이었다. 밉보인 PD들은 바로 다른 곳으로 발령을 냈다. 이렇게까지 보복성 조치를 취한 건 이전에는 없었던 일이다. 

보복성 조치는 경영진도 정권과 뜻을 같이했기에 가능했던 것 아닌가.김재철 사장이 부임한 뒤 이런 일도 있었다. 한 아이템을 PD에게 제안했더니 너무 좋은 아이템이라며 팀장한테 달려갔다. 특종성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팀장이 바로 나한테 와서 호통 치듯 따지더라. ‘이거 정재홍 작가, 당신이 낸 아이템이지?’ ‘네. 그럼 안 되나요?’ 했는데 바로 거부당했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라면 반드시 해야 하는, 국민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사안이었다.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 가능했던 아이템들이 어느 순간부터 불가능했다. 입도 벙긋 못하게 됐다. 이번 사태는 해고된 작가들만의 불행이 아니라 우리나라 방송계의 불행이고 우리 국민의 불행이다.


주진우 기자 | ace@sisain.co.kr 

2012년 7월 23일 월요일

후쿠시마 원전노동자에 ‘피폭량 조작’ 강요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22일자 기사 '후쿠시마 원전노동자에 ‘피폭량 조작’ 강요'를 퍼왔습니다.

도쿄전력 자회사 하청업체 임원
“방사선 측정기 납판으로 덮어라”
거부한 노동자엔 작업제외 보복

일본 도쿄전력 자회사의 한 하청업체 임원이 방사능 유출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일하던 작업원들의 방사선 측정기에 납판으로 만든 덮개를 씌우도록 강요한 사실이 드러났다.선량계를 납으로 덮으면 방사선 수치가 10분의 1 정도로 떨어진다. 고선량을 무릅쓰고 작업을 강행하게 하려했던 이 조처는 ‘원전노예’로까지 불리는 원전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열악한 실태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일본 후생성은 노동안전위생법 위반 혐의로 뒤늦게 조사에 착수했다.22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의 보도를 보면, 도쿄전력 자회사 도쿄에네시스의 하청업체인 빌드의 한 임원은 지난해 12월1일 원전 노동자 12명에게 납판을 건네면서 소형 방사선 선량계를 덮으라고 지시했다.노동자들은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 부근에서 오염수 처리 시스템의 호스를 보온재로 덮는 작업을 맡았다. 12명의 노동자 가운데 3명은 납판 덮개를 씌우는 것을 거부했다. 회사 임원은 이들을 작업에서 제외했다. 다른 노동자들은 약 3시간 가량 자재 운반 작업을 했다.업체 임원은 이튿날 한 여관에서 지시를 거부한 근로자 3명을 강한 어조로 설득했고, 이 때 한 노동자가 대화내용을 휴대전화로 녹음해 두었다가 (아사히신문)에 제공함으로써 사건이 알려지게 됐다. 이 임원은 “현장에 처음 갔을 때 선량계의 경고음에 놀라 그렇게 했다”며 “납판 덮개를 씌우게 한 것은 한 번 뿐이었고, 사용한 뒤에는 쓰레기장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당시 납판 덮개를 사용한 한 노동자도 “현장의 방사선량이 그리 높지 않아 한번만 쓰고 버렸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후생노동성은 노동안전위생법 위반 혐의로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에 조사원을 파견해 노동자 신원과 피폭기록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으며, 피폭량 조작이 상시적으로 이뤄졌는지 실태파악을 서두르고 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2012년 3월 27일 화요일

"G20 다큐, 과장된 문구 읽자니 짜증이 확 밀려왔죠"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26일자 기사 '"G20 다큐, 과장된 문구 읽자니 짜증이 확 밀려왔죠"'를 퍼왔습니다.
MBC김경화, KBS이광용 아나운서의 유쾌한 '파업'수다

MBC와 KBS 구성원들이 '공정방송 쟁취'와 '사장 퇴진'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파업을 진행한 지 27일로 벌써 58일(MBC), 22일(KBS)째다. 퇴로없는 '끝장투쟁'에는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아나운서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그러나 그 결과는 참혹했다. 김정근 MBC 아나운서가 정직 2개월, 3000만원 재산가압류에 이어 (제대로 뉴스데스크) 내레이션을 이유로 고소까지 당하고, KBS에서는 이상호 아나운서가 파업 도중 (세상은 넓다) 진행자 교체 방침을 통보받는 등 여타 직군에 비해 두드러지는 '보복'을 당한 것이다.최원정 KBS 아나운서 역시 파업 초기 KBS 1FM (새아침의 클래식) 진행자 교체 방침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향후 파업 참여 아나운서들에 대한 보복이 어디까지 번질지 예측하기 힘들다. 

▲ 김경화 MBC 아나운서와 이광용 KBS 아나운서.

26일, (미디어스)는 김경화 MBC 아나운서와 이광용 KBS 아나운서가 '파업'을 주제로 '공적 수다'를 떠는 공간을 마련했다. 엄중한 상황, 그러나 '즐거운 투쟁'이라는 모토에 걸맞게 파업에 참여한 이들 아나운서들은 이번 싸움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공정방송'이라는 대의에 충실한 투쟁인 만큼, 반드시 이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섹션TV 연예통신) (뽀뽀뽀) 등에 출연했던 김경화 MBC 아나운서(2000년 입사)는 파업 전까지 (파워매거진)(금요일 오후 5시)과 (그린실버 고향이 좋다)(일요일 오전 7시) 진행을 맡았으나 현재 프로그램에서 빠진 상태다. 2003년에 입사한 이광용 KBS 아나운서 역시 인터넷 방송인 (이광용의 옐로우카드)를 잠시 멈추고 파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1. 치졸한 보복
작년, 한 모임에서 만났던 이 둘은 오랜만의 재회에 서로를 반가워했다. '파업'이 단연 화제다.
김경화: 김정근 아나운서가 (제대로뉴스데스크) 내레이션 때문에 고소당했잖아요. 내레이션 때문에 고소당하는 거 본 적 있어요?
그래서, 저도 오늘 이 자리에 오면서 '나도 고소당할지 모른다'고 말하고 왔어요.(웃음) 김정근 아나운서가 노조 교육문화국장이긴 하지만, (상징적 효과가 큰 아나운서이기 때문에) 표적으로 당한 측면이 있죠. 처음에는 김정근 아나운서 목소리인줄도 몰랐다가 색출해서 알아냈다고 하더군요.


▲ 김경화 MBC 아나운서

회사측에서는 김정근 아나운서를 통해 (제대로뉴스데스크)를 제작한 사람, 촬영한 사람 모두 알아내고 싶었는데 못 알아낸 거죠. 일제시대에 앞잡이 한 명 붙잡아서 '다 불어라!' 이런 분위기예요. 말도 안 되죠.  
이광용: 그래요? 자세한 상황은 잘 모르고 있었어요.  
김경화: (아나운서들을) 겁주려고 하는 게 있어요. 사실, 타격 주기가 너무 쉽죠. 
이광용: 저희도 2010년 새 노조 파업 직후에 김윤지 아나운서, 이재후 아나운서가 프로그램에서 강제하차당했어요. 새 노조에 아나운서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큰 그림'이 분명히 있다고 봅니다.
'너희, 새 노조 들어가면 가만 안 둔다'는 건데, 실제로 2010년 파업 이후로 아나운서 조합원들의 추가 가입이 전혀 없었답니다.
김경화: 그렇군요. 사실 저도 파업 초기에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파업이 끝난 이후 돌아갔을 때, 어떻게 될지 생각 안하려고 해요. 두려움이 커지면, 결국 김재철 사장이 원하는 대로 될 테니까….  
이광용: 제 프로그램(이광용의 옐로우카드)은 완전히 멈춘 상태예요. KBS 홈페이지, 네이버, 다음에서 서비스되는 건데 파업 직전에 200회 특집을 한 이후로 완전히 멈췄어요.
김경화: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많은 것 같네요. 상진이(오상진 아나운서)만 해도, (위대한 탄생2) 실제 경연 들어갈 때 딱 그만두게 된 거잖아요. 그러니까, 상진이 마음도 안 좋을거고…. 방송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런 건 정말…가슴 아픈 일이죠.
이광용: 제 프로그램도 소수 마니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만, 2008년 5월 첫 방송한 이후로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저한테는 가장 소중한 프로그램인데, 그만큼 이 싸움이 중요하니까. 팬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많이들 응원해 주시더라구요.
김경화: 제 프로그램 같은 경우에는 제가 빠져있는 상황인데도 방송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어요. 남자MC 혼자 진행하는 구조로. 그런데, 밖에서 싸우는 게 아무리 힘들어도 저 혼자만 돌아갈 수는 없잖아요? 고생은 함께 하는 거니까.
이광용: 방송이 정말 좋아서 아나운서가 된 건데, '산소'와도 같은 프로그램을 빼앗아 버리면 회사에 다니는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방송을 쉬게 하는 것, 아나운서들에겐 정말 엄청난 징벌이죠.
#2. 똘똘 뭉친 MBC 아나가 부러운 KBS 아나들
동일한 목표를 위한 싸움이지만, 아나운서들의 경우만 놓고 보면 상황은 전혀 다르다.
김경화: 근데, KBS는 노조가 둘로 나뉘어 있죠?
이광용: 예. KBS 본사 아나운서가 100명이고 그중 노조 가입 가능한 사람이 80여 명인데 14명만 참여하고 있어요. 20%도 안 되는 수치예요.
김경화: 그럼, 파업해도 프로그램은 정상 운영되고 있겠네요?
이광용: 그럼요. 아주 정상적으로 굴러가고 있죠….
김경화: 새 노조에 가입하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아요.
이광용: 그렇죠. 현재 KBS 권력구조상 새 노조 활동은 '주홍글씨'나 마찬가지니까.
어떤 것까지 있었냐면, 7월 런던올림픽 AD카드 제출해야 하는데 새 노조 소속인 김현태, 이재후, 최승돈 아나운서의 경우 담당 팀장을 통해서 '파업 풀지 않으면 런던 못 간다'고 직접적으로 협박까지 했어요. 유능한 스포츠 캐스터들인데.
김경화: 진짜 그럼 안되는 건데….
이광용: 그니까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죠. 근데 이게 기사화되니까 이틀만에 아나운서실 간부들이 성명 내서 '(협박이 아니라) 설명하려고 한 것일 뿐이다'라고 하더군요. 이분들, 큰코 다칠 겁니다. 분명한 증거가 있으니까.
김경화: 저희는 아나운서 조합원 35명 전원이 참여하고 있어요. 전부 다 나와서…. 오히려 사장이 동력을 키워주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이광용: 똘똘 뭉치는 게 부럽네요. 저희도 새 노조 조합원 14명끼리는 끈끈해요. '카톡방' 만들어서 수다도 떨고. 열흘에 하루 정도는 '투쟁휴식일'이 있는데 아나운서 조합원들끼리 기분전환하러 갈까 하기도 하고.
김경화: 새 노조 아나운서들은 용감한 것 같아요.
이광용: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하네요. 지금 구 노조는 지배구조 개선 투쟁 한답시고 '낙하산 사장, 더는 안 된다'고 하는데 정작 현재의 낙하산 사장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못해요. '다음 생에서 잘 하고, 이번 생은 가만히 있자'는 건데 말이 되나요?
새 노조에 가입안한 아나운서들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아요. KBS 내의 힘을 가진 사람들이 (새 노조 아나운서들을 상대로) 어떻게 할지 잘 알기 때문에….
김경화: (끄덕끄덕)
이광용: 근데, 점점 건너기 힘든 강이 생기는 것 같아요. (간부들을 제외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과 저희들 사이에. 사실 2010년 파업 때도 밖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부채감 때문인지 오히려 안에 있는 분들이 저희를 가까이 하지 못하는 게 좀 있었거든요. 이번에도 그런 간극이 커질까봐, 염려돼요.
#3. G20 경제효과를 읊어야 했던 참담한 기억
지난 4년, 불공정보도를 강요당했던 것은 기자나 PD 뿐만이 아니었다.


▲ 이광용 KBS 아나운서

이광용: 작년에 G20 특집으로 KBS가 도배했던 거 기억하세요? 그때 저도 친한 기자에게 부탁받아서 G20 특집다큐 내레이션을 했었지요.
G20 회의는 특별한 게 아니라 20개 나라가 돌아가면서 개최하는 정기적 회의인 거잖아요? 그런데 '경제효과 수십조 원'이라는 과장된 문구를 읽자니, 짜증이 확 몰려왔죠. 최대한 문구를 바꿔보기도 했는데, 정말 두고두고 참담…하더라구요. 정말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죠.
김경화: 저도 G20 홍보 프로그램 내레이션 많이 했었어야 했어요. 회사 내 행사 사회도 보고….
이광용: 2003년에 입사했는데 지난 4년만큼 KBS 내에서 참담한 일이 끝도 없이 벌어진 적이 없었어요.
김경화: 영혼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정말 지난 몇 년 동안은 위에서 시키는 딱 그부분까지만 하는 사람으로 전락한 것 같아요. 방송인, 언론인이 아니라 기능인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이광용: (끄덕끄덕)
#4. 이번은 다르다
장기화되고 있는 '끝장 투쟁' 파업, 그러나 낙관적 상황이라는 것이 둘의 공통된 판단이다.
김경화: 지난 4번의 파업과는 분명히 분위기가 달라요. 결과도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파업을 해도 보직부장들과 스스럼없이 지냈었는데, 이번에는 '파업 도중에 위(사무실)에 올라가지 말자'고 했어요. 어떻게 보면, 서로 얼굴 안보겠다는 거죠.
예전에는 파업 도중에도 서로 '힘들지?'라고 이야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분위기 자체가 달라요. 저는 이번 파업이 끝나면, 정말 새로운 시대가 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지평선부터 새로 그어야 하는 시기가 곧 올 거예요.
이광용: 부럽네요.(웃음) 저희는 아나운서실 내부만 놓고 보면 파업 이후에 어떻게 될지 불확실성이 매우 커요. 나서서 싸우는 사람은 겨우 14명이고….
김경화: (끄덕끄덕)
이광용: 명분이 확실한 싸움이고, 반드시 이길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아나운서실 조직만 놓고 보면 걱정이 많이 되는 거죠….
김경화: 저희 부모님 세대만 해도 '왜 파업하냐'고 말씀들 많이 하세요. 조중동 보시고, KBS 뉴스 보시고, 인터넷을 따로 검색해서 보진 않으니까 조근조근 설명해 드려야 하죠. 부모님 세대까지도 설득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네요. 바보 만드는 방송은 더 이상 하고싶지 않으니까.
이광용: 굳이 설득하지 않아도 공감하실 수 있는 날이 분명히 올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