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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4일 금요일

한국일보 역사상 첫 '해고 편집국장' "영광스럽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2일자 기사 '한국일보 역사상 첫 '해고 편집국장' "영광스럽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이영성 편집국장 "장재구 회장, 자충수 뒀다"

21일, 이영성 한국일보 편집국장이 해고됐다. 편집국장이 해고된 것은 59년 한국일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편집국장 경질, 형사고발, 대기발령에 이어 결국 해고까지…. 모두,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상대책위원회가 4월 29일 장재구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이후에 벌어진 일들이다.


▲ 이영성 편집국장이 6일 오후 편집국 비상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 제공)

이영성 편집국장은 22일 (미디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부도덕한 회장에게 해고됐다는 것은, (거꾸로) 제가 정직하고 올바르게 행동했다는 얘기"라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재구 회장이 (나를) 해고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설마, 저 사람도 언론인인데?'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기어이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서 마지막으로 가졌던 일말의 기대도 접게 됐다. 장재구 회장이 마지막까지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 아니겠는가."
이영성 국장이 해고되던 21일 오후, 한국일보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장재구 회장은 인사위 개최를 막는 기자들에게 "좀 정상적으로 하자. 계속해서 이러면 다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며 인사위를 강행하려 했으나, 편집국 기자 60여명은 "장재구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박진열 사장은 한국일보 기자들에게 "좀 더 냉정하게 방법을 찾아보자"며 회장과의 중재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결국 기습적으로 인사위가 열려 해고가 확정됐다. 인사위 예정 장소였던 9층 회의실이 아닌 옆방(상무실)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에게 "여기서 (인사위를) 하지는 않는다. 내가 그렇게 비열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했던 박진열 사장을 놓고, "정말 비열한 사람"이라는 기자들의 성토가 나오는 이유다.


▲ 한국일보 기자들이 21일 오후 인사위를 마치고 나온 장재구 회장(사진 가운데)을 향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이영성 국장 역시 "기자 선배인 박진열 사장이 (회장의) 주구 노릇을 하는 걸 보면서 더더욱 분노스러웠고 슬펐다"고 전했다. 박진열 사장은 1978년 한국일보 기자로 입사해 편집국장 등을 지냈다.
"대의를 잃는 순간, 언론인/언론사의 존재 가치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돈이 아닌 가치와 명분을 추구해야 하는 언론사 사주와 사장이 이런 행태를 보이다니 참혹하기 그지없다. 박진열 사장은 본인이 기자 출신이라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사장의 이번 행위는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해고소식이 알려진 이후) 사회 각계 인사들로부터 격려의 메시지를 받고 있다. 회사를 망친 사주가, 회사를 살려보고자 충언을 한 편집국장을 해고했기 때문에 사회적인 공분이 있는 것 같다. (해고는) 오히려, 한국일보 사태가 좀 더 명확하게 풀릴 수 있도록 도와준 회장의 '자충수'라고 본다."
그리고, 이영성 국장은 "나에 대한 해고는 한국일보 사태에서 매우 지엽적인 문제일 뿐"이라며 사태의 본질인 '장재구 회장의 비리'에 주목해 달라고 밝혔다. 4월 29일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는 한국일보 사옥 매각 과정에서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장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추가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
"명백한 비리사건이기 때문에, 검찰도 제대로 수사하리라 본다. 장재구 회장 스스로도 인정했던 사안인데, 검찰이 이 정도의 수사도 못하면 안되지 않겠나. 법대로 하면 된다."
이영성 국장은 "기자들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언론사 사주에게 이렇게까지 대항하는 것은, 회장이 명분과 실리 등 모든 걸 잃었기 때문"이라며 "한국일보 기자들이 바라는 것은 회사 돈을 빼가지 않는 새로운 사주를 통해 한국일보가 비판적 중도지로서 거듭나는 것이다. 목표는 분명하다"고 전했다.
21일 해고가 통보됐으나, 이영성 국장은 오늘(22일)도 한국일보사로 출근했다. "여기서 물러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기 때문에 끝까지 이 자리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훌훌 털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지만, 이번 싸움은 제 개인의 싸움이 아니다. 한국일보의 가치, 생존에 대한 문제이고 더 나아가 한국언론에 대한 문제다. (회사측이) 법적으로 나를 압박하더라도, 기꺼이 감수하겠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3년 5월 22일 수요일

한국일보, 아수라장 속에서 '편집국장 날치기 해고'


이글은 미디어스 2913-05-21일자 기사 '한국일보, 아수라장 속에서 '편집국장 날치기 해고''를 퍼왔습니다.
기자들, 인사위 저지에 '날치기 해고'…비대위 "무효"

결국, 한국일보가 이영성 편집국장을 해고했다. 이영성 국장이 1일자 인사발령을 통해 편집국장직에서 해임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고 노조 성명서를 신문 1면에 게재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일보 사측은 지난달 29일 노조가 장재구 회장을 고발한 지 이틀 후인 1일 편집국장 경질을 골자로 하는 간부급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일보 편집국 구성원들은 '장재구 회장 수사를 막기 위한 바람막이 인사'로 규정, 2일 인사거부를 결의했으며 인사 이전 체제대로 지면을 제작해 오고 있다. 이영성 국장 역시 편집국장직을 유지하고 있으나, 실제로 지면 제작은 부국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 21일 오후 인사위 개최 직후, 한국일보 기자들이 장재구 회장(사진 가운데)을 향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언론노조)

한국일보 사측은 21일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영성 국장에 대해 '해임'을 결정했다. △인사 불응 △노조 성명서 게재 △업무방해 △사내질서 문란 △편집국장실 무단 점거 등이 해고의 이유다. 한국일보 인사규정에 따르면, 부장급 이상 간부사원에 대한 징계는 인사위 후 이사회 의결까지 거쳐 확정되지만 회사측은 의결 절차를 빠뜨린 채 곧바로 이영성 국장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박진열 한국일보 사장(징계위원장)은 인사위 저지에 나선 한국일보 기자 60여명 앞에서 "나도 한국일보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자꾸 이러면 안 된다. 좀더 냉정하게 방법을 찾아보자"며 중재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기습적으로 인사위를 열어 '날치기 해고'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당초 인사위는 서울 중구 한국일보 사옥 9층 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기자들의 저지로 회의실 진입을 하지 못하자 바로 옆방인 상무실에서 기습적으로 진행됐다. 박진열 사장은 상무실로 들어서며 기자들에게 "여기서 (인사원회를) 하지는 않는다. 내가 그렇게 비열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했으나, 곧바로 인사위가 열려 해고가 결정된 것이다. 이날 인사위원회는 인사위원 전원이 아닌 장재구 회장-박진열 사장-장철환 경영기획실장 3명만이 참석한 상태에서 이뤄졌다.
한국일보가 이영성 편집국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한 데 이어, 아예 해고까지 하면서 한국일보 사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전망이다.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는 21일 저녁 즉각 성명을 내어 "박진열 사장은 본인이 직접 말한 '비열한 행위'를 스스로 저지른 셈"이라며 "애초 인사위를 개최하게 된 근본적인 사유가 사측의 부당한 인사조치에 있으므로 원인 무효인 데다, 인사위 자체도 절차적 하자가 많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앞으로 부당인사철회와 장재구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옥외집회를 개최하고, 31일 첫 심리가 예정된 이영성 국장에 대한 인사조치 무효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 등을 포함한 법적 투쟁도 동시에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3년 2월 11일 월요일

‘학교비정규직 대량해고 제로’ 원년을 열다(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2-08일자 기사 '‘학교비정규직 대량해고 제로’ 원년을 열다(하)'를 퍼왔습니다.
해고 저지에서 처우 개선 중심의 ‘단체교섭 시대’로

학교비정규직이라 불리는 노동자들은 120여개 직종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만큼 학교 업무가 다양하기도 하지만, 업무가 생기면 직종을 만들었다가 예산을 삭감되면 줄이거나 없애는 일을 주먹구구식으로 반복해온 결과다. 급식 관련된 직종만 6~7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학교비정직노조 관계자는 “박금자 노조 위원장님도 직종을 모두 알지는 못할 것”이라고 농담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직종을 다 꿰고 있지 못하기는 교육청 직원들도 마찬가지라고.

학교비정규직이 이처럼 많은 직종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은 그동안 교과부나 교육청 등이 학교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관리하는 것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해왔다는 점을 반증한다. 그러나 이제는 태도가 달라지게 됐다. 교육청과 노조가 대등하게 단체교섭을 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동안 교육청은 학교비정규직의 사용자는 학교장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교섭을 회피해왔다. 광주, 전남, 강원 등 진보교육감이 있는 교육청은 단체교섭에 응하기도 했으나 다수를 이루는 보수교육감은 자신들이 사용자라는 사실을 완강히 거부해왔다. 그러나 교육청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자라는 법원 판결이 잇따르자 어쩔 수 없이 올해 단체교섭을 준비하고 있다.

‘보수’ 충북도교육청, “노조와 단체교섭하겠다”

최근 충북도교육청은 노조에 단체교섭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충북도교육청은 다른 8개 교육청과 함께 중앙노동위의 판정에도 불구하고 행정소송까지 불사하면서 학교비정규직의 사용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행정소송 1심에서 교육청이 사용자라는 판결이 나온데 이어, 지난달 말 단체교섭 응낙 가처분 신청에서 노조가 승소하자 입장을 바꿨다. 법원이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회피할 경우, 1회당 100만원의 강제이행금을 물도록 결정했기 때문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달 28일 “청주지방법원의 ‘단체교섭응낙가처분’ 판결을 존중한다”며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2월 중 교섭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노조와 교섭을 진행 중이던 진보교육감 지역에서도 단체교섭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3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교육공무직 쟁취라고 쓰인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박금자 위원장, “조합원 5만명으로 늘리겠다”

연례행사이던 ‘해고 대란’을 저지해 고용 불안을 어느 정도 해소한 노조는 단체교섭을 통해 열악한 조합원들의 처우 개선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미 노조는 작년에 108개 항목에 걸쳐 세부 조항까지 하면 500여개의 요구안을 마련해뒀다. 문제는 이중 얼마나 교육청에 의해 받아들여질 것이냐 여부다.

16개 지역에서 일제히 진행될 노조와 교육청의 단체교섭은 조직력과 투쟁력에 따라 성과가 좌우된다. 이 때문에 노조에서는 벌써부터 조합원 배가에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2만4천여명인 조합원을 올해 안에 5만명으로 늘리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한 지역의 처우 개선이 다른 지역을 견인하는 효과도 예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광주tl교육청은 최근 단체교섭과 상관없이 55만원의 성과금을 전체 학교비정규직에게 올해 지급하기로 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질 전망이다.

교섭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지역별, 또는 전국적 차원의 쟁의행위가 실행에 옮겨질 수 있다.

박금자 위원장은 “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해 좋지 않은 평가를 받는 교육청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교섭이 결렬될 경우) 총파업을 포함한 쟁의행위를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지난해 11월 9일 광주지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광주역광장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고 있다.ⓒ민중의소리

대정부 교섭과 제도개선 요구도 ‘주목’

물론 교육청과 단체교섭이 이뤄져도 넘어야 할 산은 있다. 바로 교과부나 기재부 등 정부 부처다. 중장기적으로는 교육청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용과 처우를 개선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고용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교육공무직 신설이나 호봉제 도입 등은 정부여당이 결단하지 않으면 실현이 불가능하다. 결국 국가 예산이 얼마나 투입되느냐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학교비정규직노조는 벌써부터 향후 대정부 교섭과 투쟁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경제민주화라는 구호와 달리 보수 색채의 박근혜 정부 아래서 대정부 교섭과 투쟁이 가능하겠는가 하는 점이다. 

학교비정규직노조 조영선 사무처장은 “우리가 노조를 만들고, 총파업을 한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이라며 “박근혜 정부라고 해서 무엇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해고에 맞서 일자리와 생존권을 지키려고 만든 노조가 교육청과의 단체교섭을 확보하고, 대정부 교섭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비정규직 운동에서 중요한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고희철 기자 khc@vop.co.kr

2013년 1월 25일 금요일

6년간 6번 해고… 특수보조교사 ‘2월의 눈물’


이글은 경향신문 2013-01-24일자 기사 '6년간 6번 해고… 특수보조교사 ‘2월의 눈물’'을 퍼왔습니다.

ㆍ목숨줄 쥐고 있는 특수교사 위해 ‘별짓’ 다했지만ㆍ교육청·학교 무기계약직 전환 꺼려 2년 못 채워

특수교육보조원(교사)인 이명숙씨(52)는 올 2월이면 6번째 해고를 당한다. 이씨는 2007년부터 매년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인 2월28일이면 어김없이 해고를 당했다. 6년간 6번. 그는 해고를 당할 때마다 옆 학교, 그 옆 학교로 옮겨가며 서울 동작구와 금천구의 초·중·고등학교를 전전하고 있다.

이씨가 매년 해고를 당하는 이유는 매년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비정규직이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2년 이상 비정규 계약직으로 계속 일을 하면 사실상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자동전환된다. 학교 측은 비용이 많이 드는 무기계약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 이씨를 매년 해고한 것이다.

6년 동안 여섯 번 해고된 특수교육 보조교사 이명숙씨. | 김기남 기자

2011년 12월 금천구 모 고등학교에서 5번째 해고 통보를 받을 때까지 이씨는 해고를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는 “학교를 1년만 더 다니게 해달라고 요구한 적은 있었지만 학교나 교육청에 항의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계약직이니 어쩔 수 없다 생각했고 다른 학교라도 다니려면 잘 보여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는 “내 아들도 지적장애가 있기 때문에 특수교육보조교사로서 보람을 갖고 정말 열심히 일해왔는데 해마다 돌아온 것은 어김없이 계약만료라는 해고 통보였다”고 말했다.

같이 해고된 계약직 특수교육보조교사와 학교에 항의도 했다. 학교는 “교육청에서 특수교육보조교사 예산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교육청에 문의하니 “특수교육보조교사의 채용은 학교장 재량”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이씨의 해고는 반복됐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5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자는 교육감’이라고 판결했다. 판결대로라면 이씨는 서울시교육청 소속으로 2년 이상 근무한 무기계약직이 된다. 근속기간 3년마다 1만~2만원 오르는 근속수당과 퇴직금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전국 9개 교육청은 이 판결해 불복해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비정규직 6년. 이씨는 하지 않아도 될 일까지 하는 사람이 됐다. 무기계약직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언제나 남들보다 30분 일찍 출근했다. 이씨 사전에 “아닌데요”나 “못해요” 같은 말은 없다. 학교에서 어떤 일을 시켜도 “예! 예!”라고 대답했다. 딸 같은 정규직 특수교사가 남자친구 목도리를 떠줄 때는 옆에서 코 빠진 것을 채워줬다. 그도 모자라 커플 목도리로 쓰라고 특수교사 몫의 목도리도 몰래 떠 깜짝 선물로 줬다. 그 특수교사는 이씨에게 목도리 하나를 내밀며 “(계약 연장이) 안되겠는데요”라고 말했다.

이씨는 “아는 특수교육보조교사 중에는 임신한 특수교사의 식판을 날라주거나 김치를 담가주는 사람도 있다”며 “심지어 누룽지를 좋아하는 특수교사를 위해 매일 숟가락으로 밥을 눌러 누룽지를 만들어주는 보조교사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0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11만2903명을 2014년까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개선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 현장에서는 매년 1~2월만 되면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씨처럼 해고된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근속기간 2년을 채우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고가 예정돼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경기도교육청 130건, 충남도교육청 167건이다. 전국회계직연합회 학교비정규직본부 조형수 조직국장은 “교육청은 무기계약직이 되면 퇴직금이나 장기근속 가산 수당을 더 줘야 한다는 이유로, 학교 측은 비정규직일 때 더 열심히 일한다는 이유로 무기계약직이 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해마다 반복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량해고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2013년 1월 14일 월요일

국민 속인 KT 비리 고발한 게 죽을죄인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3-01-13일자 기사 '국민 속인 KT 비리 고발한 게 죽을죄인가'를 퍼왔습니다.
[인권오름] 부당이득 취득 고발하고 해고된 이해관 KT 새노조위원장

작년 11월 한 심사회의 자리에서 '이해관'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하였다. 호루라기재단에서 시상하는 호루라기상의 후보였던 그 이름은, 참여연대 의인상 심사회의에서도, 그리고 한국투명성기구 투명사회상 심사회의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KT 새노조위원장인 이해관 씨는 재작년 KT가 주관했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전화투표 요금 부과 과정에서 당시 전화투표가 해외 전화망 접속 없이 국내 전화망 안에서 신호 처리를 종료하고도 이용자들에게 국제전화요금을 청구했다는 의혹을 고발하였다.

최근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KT가 전화 상대방에 국제전화 수신자가 없는데도 001 국제전화번호를 사용하는 등 정보통신사업법과 세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방송통신위원회에 통보했으며,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방송통신위원장에게도 주의를 촉구했다. 이렇듯 이해관 씨의 고발이 정당하다는 것이 입증되어 상기 세 단체에서는 이러한 그의 양심적인 행위를 기리기 위해서 시상하였다.

KT의 꼼수로, 내부 고발한 노동자가 해고돼


그런데 작년 연말 호루라기재단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KT가 무단결근과 무단조퇴를 이유로 이 위원장을 12월 28일 자로 해임했다는 것이다. 세 단체가 주는 상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그리고 내부 고발자 보호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필자는 국민 기업으로 자처하는 KT가 패거리 집단보다 더 못한 행태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해임 사유로 밝힌 무단조퇴의 경우 지난해 12월 5일 호루라기재단 호루라기상과 다음날 한국투명성기구 투명사회상을 받게 돼 시상식에 참석하고자 사측에 미리 알리고 1시간 먼저 조퇴한 것이라고 하니 더욱 기가 막혔다. 무단결근 역시 이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허리 질환으로 입원한 후 진단서까지 첨부해 제출한 건으로, KT는 사규 상 병가는 추후 통보가 인정됨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가 꼬투리를 잡아 해임의 구실로 삼은 것이었다.

이번 해임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KT는 이 위원장이 내부 고발을 하자마자 바로 지난해 3월 '허위사실 유포, 타 기관 무단출입' 등의 이유로 2개월 정직 처분에 이어 5월에는 근무지를 서울 을지로에서 거주지로부터 출퇴근에만 5시간여 걸리는 무연고지인 경기도 가평군으로 일방적으로, 그것도 문자 메시지를 통해 발령을 통보하였다. 그리고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지난해 8월 내부 고발에 따른 불이익으로 인정해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민간기업 대상 최초로 보호조치 결정을 내렸음에도 KT는 권익위의 결정에 따르지 않고 행정소송을 냈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이 위원장을 내쫓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다른 직원들의 경우라면 아무렇지 않을 문제를 무단결근 및 무단조퇴라고 확대하여 해임함으로써 내부 고발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근무에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해고했다고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 이석채 KT 회장. ⓒ연합뉴스

이번 이 위원장의 해임 사례는 노동자의 내부 고발에 대해서 사측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으로, 어떻게 보면 새롭지 않을 정도로 지금까지 일상화되어왔던 유형이다. 내부 고발한 노동자에 대해 자기 스스로 근무를 포기하게끔 외딴 지역으로 전근을 보내거나 엉뚱한 업무를 맡기거나, 아예 업무 자체를 주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하는 경우가 그 예다. 권익위의 원상회복 요구가 있어도 행정소송으로 시간을 끌고, 그래도 버티고 나가지 않으면 사소한 것이라도 찾아내 징계함으로써 내부 고발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고 정당화한다. 설령 지방노동위원회나 중앙노동위원회를 통해서 해고 무효 판정을 받고 복직하더라도 언제든지 자르기 위해서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고 있다가 무엇인가 찾아냈다 싶으면 또 징계하는 수순이다. 그러다 보니 보통은 재징계 전에 노동자 스스로 그만두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측의 내부 고발자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은 잠재적 내부 고발자에게 회사의 문제를 제기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제2의, 제3의 내부 고발을 아예 봉쇄하려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에 대한 명백한 인권 탄압이자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내부 고발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공익신고자보호법 개선해야

재작년 9월부터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내부 고발 노동자를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마련됐지만, 몇 가지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더 적극적인 대안을 입법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먼저 국민권익위가 법에 따라 해임에 대해서 해당 기업에 취소를 요구하더라도 기업이 행정소송으로 맞설 경우 판결이 날 때까지 해직 상태로 계속 머물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 전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임시구제 조치 차원에서 소송 종결까지 권익위의 취소 이행 요구가 우선적으로 수용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이 요청된다.

둘째로, 내부 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되어 있지만, 실제 기업이 해임 등 인사상 불이익을 취할 때 내부고발을 이유로 드는 것이 아니라 이 위원장 경우처럼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을 확대해서 그것을 갖고 징계하기 때문에 보호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권익위에서는 좀 더 포괄적으로 보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로, 비정규직인 계약직의 경우는 계약이 만료되었을 때 통상 자동 연장되는데, 내부 고발자에 대해 사측에서 계약 만료를 근거로 연장하지 않으면 현행법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다른 계약직의 경우, 그리고 이전에는 통상적으로 연장되었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보호가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지금은 당사자만이 신고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노조나 시민단체, 변호사 등을 통한 대리 신고나 위임 신고를 인정함으로써 노동자 개인에게 집중되는 보복을 예방하는 것 역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내부 고발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공익신고자보호법 보완돼야"라는 제목으로 주간 인권 신문 (인권오름)에도 실렸습니다. (인권오름) 기사들은 정보공유라이선스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정보공유라이선스에 대해 알려면, http://www.freeuse.or.kr을 찾아가면 됩니다.)



/이지문 호루라기재단 이사

2013년 1월 8일 화요일

서울시의 ‘정규직화’가 해고로 날아온 계약직 노동자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1-08일자 기사 '서울시의 ‘정규직화’가 해고로 날아온 계약직 노동자'를 퍼왔습니다.
“무기계약직 전환해 정년 2년 줄어드는 이런 억울한게 어딨냐”

 
ⓒ양지웅 기자 서울메트로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이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3년간 서울메트로의 한 차량기지 이발소에서 보조로 일해 온 계약직 노동자 김삼순(58)씨는 지난달 7일 예상치 못한 해고통보를 접했다. 매년 계약을 연장하면서 일한지가 어느덧 20여년, 그는 앞으로 2년간은 더 일할 수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회사는 김씨에 해고통지를 하기도 전에 홈페이지에 구인공고부터 올렸다.

김씨는 "말로만 퇴직한 거지 사실 쫓겨났다"면서 억울해했다. 그는 "서울시 정책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무기계약직으로 해준다더니 결국 이렇게 됐다"고 토로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지난 2011년 5월 간접고용 비정규직 1,133명을 정규직화한 데 이어 올 초 간접고용 비정규직 6,23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하철 해고노동자 16명을 복직시킨 것은 물론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등 시 산하기관의 비정규직 2,800여명의 정규직화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중간에서 어긋나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되는 모순이 벌어졌다.

2007년 무기계약직 전환과정에서도 정년 두고 논란 일어나

ⓒ양지웅 기자 서울메트로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인 김삼순 씨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계약직과 정규직의 '정년'이 2년 차이가 있어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서울메트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는 서울시정책에 따라 계약직 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켰다. 이 과정에서 서울메트로는 정년을 58세로 정해둔 사규칙 따라 김씨를 그만두게 했다. 

사측은 '근무 상한연령은 인사규정에 의한 정규직원 정년의 연령을 원칙으로 한다'고 계약직운영관리 내규를 개정해 58세 정년을 계약직에 적용했다. 

하지만 김씨와 같은 계약직 노동자들은 통상 60세를 정년으로 일해 왔다고 한다. 실제 김씨도 해고되기 전까지 60세 동료들과 함께 일했다. 김씨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으면 정년이 60세지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서 정규직과 같이 정년이 58세로 줄어 퇴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이유로 해고된 이들은 총 7명으로 이들은 모두 10~20여년 간 식당 조리원, 매점, 목욕탕, 이발소 등 후생관련 업무에 종사해왔다.

정년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2007년부터 제기됐다. 

당시 서울메트로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추진했다. 서울메트로는 2007년 5월 31일을 기준으로 만 55세 이상 노동자는 정년을 60세까지로, 만 55세 미만자 중 무기계약직 전환대상 45명은 정규직과 같은 58세로 정년을 적용했다. 당시 만 55세 미만에 포함됐던 김씨는 이에 따라 정년이 넘었다는 이유로 이번에 해고됐다.

사측은 지난 2011년 '근무 상한연령은 인사규정에 의한 정규직원 정년의 연령을 원칙으로 한다'고 계약직운영관리 내규를 개정해 58세 정년을 계약직에 적용했다. 그러나 당시 두 명의 해고대상자는 촉탁직으로 재고용해, 58세 정년 적용에 따른 해고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서울메트로 노조측은 2007년 당시에도 "노동조건 개선 없이 정년만 60세에서 58세로 줄이는 무기계약직 전환안을 내놨다"면서 이를 거부한 바 있다. 노동자들은 당시부터 임금, 병가 등 근로조건 및 복지후생을 보장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시 정규직과 같은 실질적 처우개선을 요구했지만 이는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처우개선 없이 정년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 취지가 일선 행정관료 및 사측 간부에 의해 왜곡됐다"

ⓒ양지웅 기자 서울메트로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인 송순녀 씨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인사처 관계자는 "비정규직이 60세까지 일한다는 보장은 없었다"며 "계약직이라는 게 매년 계약을 하다보니 신분이 불안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사규의 비정규직 부분에 따라서 규정대로 진행된 것"이라며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헌용 서울메트로 노조 대의원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서 정년이 오히려 2년이 단축되는 이런 억울한 경우가 어디 있냐"며 사측을 규탄했다. 그는 "박 시장의 취지는 비정규직의 고용을 보장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려는 것이었는데 이것을 일선 행정관료들과 사측 간부들이 왜곡해 적용하면서 희생자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배현의 노무사는 "이 분들이 계약직은 맞지만 '갱신기대권'이 있다는 측면에서 60세까지는 보장되야 한다"고 밝혔다. '갱신기대권'이란 비정규직인 계약직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업무의 연속성이 있고 능력이 인정될 경우 계약의 갱신을 의무화하는 것을 뜻한다.

노동계는 이번 해고가 박원순 시장의 정책 방침과도 어긋나고 노동법에 규정된 '노동자의 동의 없이 노동조건을 후퇴시킬 수 없다'는 조항의 정신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 일자리정책과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돼 메트로 측에 확인해봤는데 기간제 근로자, 무기계약근로자, 정규직 직원들 정년이 58세로 동일하다고 확인됐다"면서 "내용을 추가확인 중이라 현재는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내부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무기계약직 전환 과정에서 해고된 퇴직자들은 지난달 16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통해 '정년 2년단축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2012년 10월 30일 화요일

법원, 쌍용차 ‘기획파산 의혹’ 검증 안했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0-30일자 기사 '법원, 쌍용차 ‘기획파산 의혹’ 검증 안했다'를 퍼왔습니다.

서울변호사회 ‘특별조사 보고서’
 손상차손 과다반영 의혹 불구
법원 회생개시 결정…해고 불러

서울지방변호사회가 29일 펴낸 ‘쌍용차 사태 특별조사 보고서’는 쌍용차 사태를 감시하고 조정해야 할 법원과 경찰 등 국가기관이 제구실을 하지 못해 비극이 악화됐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2646명의 인력감축 계획을 불러온 2009년 2월6일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사태를 ‘비극’으로 몰고 간 전환점이며, 그 결정적 국면에서 법원이 제구실을 못했다는 게 이번 보고서의 핵심이다.보고서는 “회생계획안의 가장 본질적 부분인 자산 평가에 있어 안진회계법인은 기업의 자산을 5000억원 이상 감액하면서 168%이던 부채비율을 561%로 높이도록 했다”며 “이와 같은 손상차손 평가에 관해 이후 많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다시 검증되지 않은 채 파산법원 재판부에 의해 그대로 인정됐다”고 지적했다.이는 그동안 노조와 시민단체들이 줄곧 주장해온 ‘손상차손 과다 반영 및 회계조작 의혹’을 뒷받침한다. 작가 공지영씨는 지난 8월 펴낸 르포집 (의자놀이)에서 안진회계법인 등 대형 회계법인들을 거론하며 “이들이 손상차손을 터무니없이 부풀려 쌍용차의 부채비율을 천문학적으로 높이고 대량해고에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회계조작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선 안진회계법인의 감사자료를 공개하고, 이 감사자료를 뒷받침한 금융감독원의 정밀회계감리(2011년 6월 실시)의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서울변호사회는 이와 함께 “회생계획안에 대한 지속적 협의·조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2646명의 정리해고안에 대해 어느 누구도 적정성을 검증하거나 조정 가능성을 고민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특별조사단과 쌍용차 경영진의 질의응답 내용을 소개하며 “‘정리해고 중간에 수정되어지거나 물러서는 양상을 보이면 원활한 진행이 불가능하므로 조정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회사의 인식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보고서는 쌍용차 사태 해결을 위해 △8·6 노사합의의 대타협 정신 실천 △진행중인 소송에 대한 타협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한 노사합의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국가기관을 향해 △정리해고 요건 강화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 △경찰의 파업 진압시 인권침해 금지 △경비업체 지도감독 강화 등을 제시했다.한편 노엄 촘스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는 이날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쌍용차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가 그에 상응하는 관심과 반응을 이끌어낼 것을 믿고 또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현철 이정국 기자 fkcool@hani.co.kr

2012년 10월 24일 수요일

“해고는 부산일보 편집권 쟁취 위한 과정일 뿐”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24일자 기사 '“해고는 부산일보 편집권 쟁취 위한 과정일 뿐”'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이정호 부산일보 ‘해직’ 편집국장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은 지난 19일 해고통보가 담긴 등기우편을 받고 ‘해직언론인’이 됐다. 1988년 11월 입사해 24년 간 부산일보 기자로 살아오며 예상했던 결말은 아니었다. 

이정호 국장의 본격적인 ‘수난’은 지난해 11월 30일 징계로 시작됐다. 그는 당시 부산일보 지분 100%를 소유한 정수장학회가 사회에 환원돼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했다. 편집국장이 편집권독립을 위해 대주주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언론계 초유의 사건이었다.

지난 22일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앞에서 만난 이정호 국장은 담담한 모습이었다. 언론사회단체는 이정호 국장의 해고가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지시이며, 이는 곧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뜻과 다름없다며 박 후보를 규탄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날도 정수재단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이 국장은 지난 1년 간 사측이 징계에 징계를 거듭하던 모습을 보며 “순탄하게 끝날 것이라곤 생각 안 했다”고 말했다. 

이정호 국장은 “최필립 이사장이 (나로 인해) 격노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사측은 6개월 전 대기발령을 받은 이 국장이 올 여름 부산일보 현관 앞에서 농성을 진행할 때조차 강제집행을 통해 벌금을 물릴 정도였다. 이 국장은 해고를 두고 “각오하고 있었다. 부산일보 편집권을 쟁취하기 위한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용히 편집국장을 했다면 평탄한 삶이었을 텐데, 해고를 감수하면서 그가 이루려 했던 것은 무엇일까. 

“나는 언론자유의 혜택을 많이 받고 자라온 세대다. 부산일보는 편집국장 직선제가 있다. 자본의 구속도 덜 하다. 그래서 평기자들은 박근혜씨가 편집권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국장이 되고서 (영향력을) 피부로 느꼈다. 나는 사원들이 추대해줬기 때문에 사원의 기대와 의지를 저버릴 수 없다. 우리는 언론인이다. 기자다워야 한다. 이제는 부산일보가 특정 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언론으로서 완전한 자기결정권을 가질 시기다.”

▲ 해직언론인이 된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

이정호 국장은 정수장학회와 부산일보와의 ‘긴 인연’을 자신의 세대에서 마무리 짓기 위해 선배로서 거리에 나섰다. 그는 “부산일보 사원들이 주체적으로 현재를 결정할 수 있었다면 언론도 바로 서고 회사경영도 잘되며 이렇게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라 말한 뒤 “정수장학회는 박정희·박근혜 족벌 가계에 충성하는 사람만 선별해 편집권을 침해하고 경영은 도외시했다”고 지적했다. 2002년 이후 지난 10년간 부산일보의 매출은 절반으로 줄었다. 

이 국장은 “특히 정수장학회가 대선 국면을 맞아 편집국 장악에 집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경영진 입장에선 당연히 새누리당이나 친박에 유리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런 요구들이 제작진에게 많이 내려왔었다”고 말했다. 경영진 입장에선 정수장학회에 ‘결과물’을 보고하려면 편집국 ‘장악’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최근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를 두고 자신과는 무관하며, 김지태씨가 오히려 자신의 혐의를 덮으려고 재산을 헌납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정호 국장은 “박근혜씨는 유신과 박정희시대에 머물러 있다. 강탈을 헌납이라고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부산일보 편집권 확보를 위해 우선 현 정수장학회 이사진이 해체돼야 하고, 그 후 공익 법인을 세워 부산지역 상공회나 시민들이 참여하는 방식이나 국민주 방식, 사원주주 방식 등 지배구조를 선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호 국장은 “핵심은 부산일보를 독립 언론으로 만들면서도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만약 정수장학회에서 대기업으로 소유주가 바뀌면 주체만 달라질 뿐 편집권침해는 계속 될 것”이라 우려했다. 

그는 국장을 잃어버린 후배 기자들에게는 ‘결의’를 당부했다. “결국 부산일보는 부산일보 구성원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 싸움이 오래되며 피곤하고 불안할 수 있지만, 이 싸움은 이겨야 한다. 후배들은 오래도록 부산일보와 함께해야 한다. 자긍심을 갖고 스스로가 앞으로의 부산일보를 결정해야 할 시기다.” 그는 징계무효소송을 진행하는 가운데 농성을 비롯한 다방면의 투쟁을 병행할 계획이다. 24년차 이정호 부산일보 기자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태세다. 

정철운 기자 | pierce@mediatoday.co.kr   

2012년 10월 23일 화요일

“이정호 편집국장, 박근혜 정치적 책략에 희생”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0-22일자 기사 '“이정호 편집국장, 박근혜 정치적 책략에 희생”'을 퍼왔습니다.
언론단체, 부산일보 편집국장 해고 규탄… “부당해고 철회하고, 정수장학회 해체하라”

정수장학회 사회환원을 위한 공동대책위(정수장학회 공대위, 집행위원장 한홍구)와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이강택)는 22일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수장학회로부터 편집권 독립투쟁을 벌인 이정호 편집국장을 해고한 세력들을 규탄했다. 

이들은 박근혜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나와 무관하다”며 여전히 정수장학회 문제를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하며 대선후보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 문제와 정수장학회 언론사 지분 매각 모의 논란을 두고 “정수장학회는 순수한 장학재단”, “나는 장학회와 무관하다”, “김지태씨가 처벌 받지 않기 위해 먼저 재산 헌납의 뜻을 밝혔다”는 등의 입장을 밝히며 국민을 기만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런 가운데 정수장학회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부산일보에서 편집권 독립 투쟁을 벌였던 이정호 편집국장이 해고됐다. 이정호 국장은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 필요성을 담은 기사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보직해임을 당한 뒤 6개월간 대기발령으로 있다 지난 18일 해고됐다. 정수장학회 공대위는 이를 두고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싣지 못하게 하기 위한 정수장학회의 정치적 책략의 희생양”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이정호 국장의 해고는 자유언론을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되고 역사적 정의에 어긋나는 부당해고”라고 말했다. 박석운 대표는 “이정호 국장 해고는 몸통 최필립 위에 있는 ‘머리’ 박근혜가 시킨 것”이라 주장했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박 후보를 두고 “스스로 역사를 인식하고 정리할 수 없는 자에 대해 역사적 심판을 내려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이정호 부산일보 편집국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는 자신이 유신 군사독재자의 후계자임을 명백하게 드러냈다. 어떻게 법원이 인정한 강탈 사실마저 부인하고 정수장학회를 모범적 재단인 양 호도한단 말인가”라며 박 후보를 비판했다. 이정호 국장은 “부산일보 편집국에는 정치부장과 사회부장도 언론독립투쟁 과정에서 정직을 받았다. 이런 희생들이 헛되지 않게 싸워나갈 것”이라 밝혔다. 


정수장학회 공대위와 언론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민심을 읽지 못하고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수십 년 간 박정희·박근혜로 이어지는 ‘임금과 공주’의 가신을 자처하는 자(최필립)가 어찌 박근혜와 정치적으로 무관한가”라고 지적하며 박 후보의 21일 기자회견을 ‘대국민 사기극’으로 규정, 박 후보의 즉각적인 사과와 대선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이정호 국장을 해고하고 장학사업과 무관한 정치쇼를 일삼는 최필립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철운 기자 | pierce@mediatoday.co.kr 

2012년 10월 20일 토요일

김재철 도피성 출국, 최필립 잠적, 부산일보 국장 해고


이글은 경향신문 2012-10-20일자 기사 '김재철 도피성 출국, 최필립 잠적, 부산일보 국장 해고'를 퍼왔습니다.

ㆍMBC 노조 강력반발 “퇴진 총력”ㆍ박근혜, 21일 정수장학회 입장 표명

정수장학회가 MBC 지분을 팔아 장학사업을 벌이기로 MBC와 협의한 사실이 밝혀진 뒤 정수장학회의 이사진 사퇴와 사회환원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의 당사자인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84)과 MBC 김재철 사장(59)은 모두 잠행과 해외출장으로 몸을 피해 의혹과 분란만 키우고 있다.

국회 국정감사 출석을 앞둔 김 사장은 19일 돌연 해외출장을 떠났다. 최 이사장은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21일 정수장학회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MBC 노조원들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19일 김재철 MBC 사장이 출국한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 김 사장의 해외출장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창길 기자

■ MBC 사장은 도피성 출국

김 사장은 19일 오전 9시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당초 이날 낮 12시5분 비행기를 예약한 김 사장은 MBC 노조의 출국 저지를 피해 출국 시간을 앞당겼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 도쿄에서 열린 MBC경남 일본지사 주최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1박2일로 잡혀 있던 일본 출장을 22일까지 연장한 김 사장은 일본에서 곧바로 미국으로 넘어가 28일쯤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오는 22일 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하도록 동행명령장이 발부돼 있지만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도 오는 25일 임시이사회에서 김 사장 해임안 처리를 논의할 계획이지만 김 사장의 해외 체류에 따라 처리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지방 계열사가 주최하는 행사는 MBC 사장이 꼭 참석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이 두려워 출장 일정을 급조했다”며 “명백한 도피성 출장”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부터 철야농성에 돌입한 MBC 노조는 22일 MBC 사옥 앞에서 김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 정수장학회 이사장은 잠적

최 이사장은 MBC 경영진과의 만남이 드러난 지난 12일 이후 외부와의 접촉을 끊었다. 최 이사장은 서울 청담동 자택에도 며칠째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정동 사무실에도 출근치 않고 있다. 그는 현재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9일 “박근혜 대선 후보가 21일 정수장학회와 최 이사장 진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박 후보가 이사회에 이사장의 거취를 결정해 달라고 말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자존심이 강한 최 이사장이 쉬이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친박근혜(친박)계 핵심 의원은 “박 후보가 물러나라고 했는데도 최 이사장이 계속 자리에 있을 수 있다”며 “박 후보 리더십만 흔들리고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박 후보가 1970년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할 때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최 이사장이 박 후보의 부담을 더는 차원에서 자진사퇴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 부산일보는 편집국장 해고

정수장학회가 주식 100%를 소유하고 있는 부산일보는 대기발령 중인 이정호 편집국장을 19일 해고했다. 부산일보의 한 기자는 “대기발령 처분 무효확인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판결이 나기도 전에 ‘6개월 내에 보직을 받지 못하면 자동 해임된다’는 사규를 적용해 해고했다”면서 “회사 측은 애초부터 이 국장을 보내겠다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노조 조합원은 “정수장학회의 꼭두각시가 편집국장으로 임명된다면 부산일보에 더 이상 정론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노조는 이 국장 징계의 부당성을 알리고 정수장학회의 사회환원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은 “회사의 징계와 해고 자체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새 편집국장 후보 추천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환보·임지선·권기정 기자 botox@kyunghyang.com

2012년 8월 30일 목요일

국민일보, 끝내 파업기자들 ‘해고’ 확정 파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9일자 기사 '국민일보, 끝내 파업기자들 ‘해고’ 확정 파문'을 퍼왔습니다.
황일송 함태경 기자에 ‘권고사직’ 등 13명 중징계…“무효소송, 복직투쟁 벌일 것”

국민일보가 파업에 참여한 황일송 기자와 함태경 기자에 대해 재심사한 결과 끝내 권고사직 결정을 했다. 형식은 권고사직이지만 일주일 내 사직서를 내지 않으면 해임돼, 사실상 ‘해고’와 같다. 사상초유의 언론파업을 마친 뒤 복귀한 언론사 가운데 해고자가 최종 결정된 곳은 국민일보가 처음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즉각 해고자 지원 대책을 만들고 당사자와 함께 징계 무효소송을 포함한 복직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29일 국민일보 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일보·씨티에스지부)에 따르면, 국민일보는 지난 28~29일 이틀 동안 열린 인사위원회 징계 재심에서 황일송 함태경 기자 등 2명에게 권고사직 처분했다. 국민일보는 두 기자의 권고사직 결정을 포함해 이달 중순 중징계했던 13명 가운데 6명에게 정직처분을, 4명에겐 감봉(연봉의 2~3% 삭감) , 1명 감급(기본급의 5% 삭감) 처분을 결정했다. 징계가 확정된 13명 모두 편집국과 종교국 소속의 기자들이다. 이들에 대한 징계 사유에 대해 국민일보는 파업 주도와 회사 명예 실추 및 조직기강 저해 등이라고 밝혔다.

-권고사직 : 황일송·함태경 기자-정직 3개월 : 황세원 이제훈 양지선 최정욱 기자-정직 2개월 : 전병선 박유리 기자-감봉 :  이성규 전 노조 사무국장, 김종호·신상목·김지방 기자-감급 : 구성찬 기자

경영진은 지난 인사위 결과 해고자가 4명(권고사직을 포함)이었던 데 비해 2명으로 줄였으며 권고사직 2명은 정직 3개월로 징계수위를 낮췄다. 일부 기자의 경우 정직 기간도 줄었다. 지난 16~17일 인사위에서 해임을 처분 받은 황일송 기자는 권고사직이 됐고, 권고사직을 받았던 황세원 이제훈 기자는 정직 3개월로 조정됐다. 박유리 전병선 기자는 정직 3개월에서 2개월로 줄었고 정직 1개월이던 김종호 기자는 감봉으로, 구성찬 기자는 감봉에서 감급이 됐다.

언론노조는 지난6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검찰로부터 사기혐의로 기소된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의 퇴진과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내부에서는 ‘보복성 징계’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남중 노조위원장은 29일 “경영진이 내세운 징계 사유 대부분이 ‘경영진·회사 비방’이지만 트위터 등에서 합법파업을 알린 것까지 징계 사유라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경영진의 의도는 이번 징계로 회사에 대들면 결과가 어떤 것인지 분명히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저항하지 말라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와 함께 국민일보 노조는 해고자를 중심으로 즉각 징계 무효소송에 들어가는 등 법정투쟁 방침도 밝혔다. 김남중 위원장은 “해고 및 징계 무효소송에 곧바로 들어갈 것”이라며 “소송과 함께 노조는 해고자를 지원할 제도를 만들고 복직투쟁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29일 오후 운영위원·대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한편 지난해부터 신문·방송사들이 연쇄파업을 벌이고 업무에 복귀한 뒤 조합원을 해고한 언론사는 국민일보가 유일하다. KBS는 지난 8일 재심에서 김현석 노조위원장을 해고에서 정직 6개월로 처분했고, 연합뉴스는 지난 28일 공병설 노조위원장에 대한 징계를 정직 1년에서 6개월로 낮췄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2012년 8월 24일 금요일

파업기자 ‘보복 징계’ 난무…공정보도 약속도 헌신짝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23일자 기사 '파업기자 ‘보복 징계’ 난무…공정보도 약속도 헌신짝'을 퍼왔습니다.

<문화방송>(MBC) 카메라·취재 기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사옥 앞에서 사쪽이 영상취재부를 폐지하고 카메라 기자들을 취재부서별로 배치한 것에 대해 “파업 참가자들에 대한 보복 인사”라고 주장하며 삭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노사합의 뒤집는 언론사들
 MBC·KBS·연합뉴스·국민일보 등
해고·정직 일삼고 업무서 빼기도
박근혜 띄우기·비리사주 옹호 등
‘공정성 강화’ 외면한채 편파보도
“정권유지 판단, 노조 무력화 나서”

(문화방송)(MBC) ㄱ기자는 지난 20일부터 방송국이 아닌 서울 잠실동의 문화방송 아카데미로 출근한다. 사쪽이 지난 17일 파업 참가자 20명에게 ‘3개월 교육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첫날 대학교수가 진행하는 문학 수업을, 이튿날에는 작곡가 돈 스파이크의 대중문화 강의를 들었다. 수강자 가운데는 아카데미 원장보다 입사 선배인 경력 30년차부터 5~6년차까지 섞여 있다. ㄱ기자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 현장에서 열심히 취재해야 하는데, 업무와 관계없는 강의를 듣고 있자니 자괴감이 생긴다”고 토로했다.(문화방송)(MBC)·(한국방송)(KBS)·(연합뉴스)·(국민일보) 등 장기 파업을 끝낸 언론사들에서 보복성 인사가 잇따르면서 기자와 피디 등이 취재와 제작 현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일부 언론사에서 ‘징계 최소화’라는 노사 합의까지 무색하게 만들면서 젊은 노조원들을 보도 현장에서 배제하는 것은 본보기 처벌 효과를 노림과 동시에 ‘공정 보도’ 요구를 무력화하려는 책략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노사 대립이 가장 첨예한 문화방송에서는 파업에 참여했던 기자·피디 다수가 본업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다. 170일의 파업 뒤 50명이 기존 업무와 무관한 미래전략실·신사옥건설국·‘용인드라미아개발단’ 등으로 전보됐다. 신사옥건설국으로 발령받은 한 노조원은 “건설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어 대부분의 시간을 인터넷 서핑으로 보낸다”고 말했다.한국방송도 지난 10일 김현석 새노조 위원장에게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리는 등 6명에게 정직, 6명에게 감봉 처분을 내렸다. 연합뉴스 역시 지난 14일 공병설 노조위원장에게 정직 12개월 처분을 내리는 등 7명을 중징계하고, 6명에게 견책 등의 조처를 했다. 국민일보는 지난 20일 ‘회사의 명예 실추와 해사행위’를 이유로 들어 노조원 1명을 해고하고, 3명은 권고사직, 5명은 정직, 4명은 감봉에 처했다.


잇따른 징계로 파업 참가자들이 사쪽과 합의한 ‘공정 보도’도 물건너가는 추세다. 연합뉴스는 지난달 10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경선 출정식에 맞춰 ‘박근혜는 누구인가’에서부터 ‘드레스 코드’까지 무려 20여건의 박 후보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노조는 “낯뜨거운 박비어천가”라고 반발했다. 한국방송은 최근 2008년 삼성 비자금 특별검사를 했던 조준웅 변호사 아들의 삼성전자 특혜입사 의혹 취재를 다른 언론사들보다 앞서 해놓고도 보도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한국방송 기자협회는 성명을 내 “권력과 자본을 감시해야 할 언론이 본분을 망각한 처사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철우 한국방송 새노조 홍보국장은 “언론사 사쪽이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대량 징계를 가하는 등 보복을 일삼고, 공정성 강화 장치 마련 등의 합의를 해놓고도 편파 보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언론사들이 비판적 성향의 기자·피디들을 취재·보도 현장에서 배제하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여권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문화방송 노조와 민주통합당 쪽에서는 애초 새누리당 쪽이 방송문화진흥회 새 이사진을 통해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을 교체하는 것에 암묵적으로 동의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현상유지를 통해 박근혜 후보에게 우호적인 방송 환경을 이어가려는 태도로 선회하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동의대 교수)는 이런 상황에 대해 “낙하산 사장들이 공정 보도를 외친 후배들을 힘으로 제압하려 하고 있다”며 “결국 여권 후보에게 유리한 언론 환경을 유지하려는 의도와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이진숙 문화방송 기획홍보본부장은 “교육명령은 징계가 아니라 직원에 대한 투자 개념의 연수”라며 ‘보복성 징계’라는 시각을 부인했다. 한국방송 관계자는 “95일이라는 역대 최장기간 파업으로 방송 차질을 빚게 한 책임을 묻기 위해 징계가 불가피했다”며 “그러나 뒤늦게나마 파업을 접은 점 등을 감안해 재심을 통해 징계 수위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