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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9일 목요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흐름에 역행하는 총액인건비제...문제는?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5-08일자 기사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흐름에 역행하는 총액인건비제...문제는?'을 퍼왔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뉴시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역할이 커짐에 따라 공공부문의 고용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총액인건비제가 오히려 공공부문의 인력 고용 과정에서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총액인건비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인건비 총액 안에서 조직 정원 관리와 인건비 배분을 기관 특성에 맞게 운영하도록 각 기관에 조직.보수.예산 상의 자율권을 부여하고 기관별 특성을 살려 성과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는 안전행정부 소관이며 대통령령으로 규정돼 있다.

도입 취지만 보면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면밀히 따져보면 2007년부터 각급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추진되고 있는 공공부문 고용 안정화 계획에 역행하고 있는 제도라는 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면 비정규직으로 환산되는 이상한 구조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지난 2010년 이후 각급 지자체는 서울시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흐름에 자극받은 듯 대대적인 비정규직 전환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는 계획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노동부가 발표한 2012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실태조사에 따르면 당초 목표로 했던 2만2천914명의 96.3%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으나, 전체 고용인원 중 6.3%를 차지하고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는 대부분 제외됐다. 이에 따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은 비정규직은 25만여명이나 됐다.

또 전체 고용인원 중 50%도 못 미치는 인원을 전환하거나 아예 한명도 전환하지 않은 곳이 중앙행정기관 3곳, 지자체 36곳, 공공기관 55곳, 교육기관 5곳에 달했다.

이처럼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침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공공부문 인력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총액인건비제라는 정부 규정 때문이다. 

경기도는 이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자체 중 하나다. 지난해 비정규직 정규직화 비율이 낮았던 지자체 중 한 곳인 경기도의 경우 직접고용 비정규직 456명 중 30명, 26개 산하기관 비정규직 593명 중 114명에 불과했다. 

경기도청에서 무기계약.기간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기획담당관실 관계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국고보조사업에 종사하는 무기계약직의 경우 국비보조가 끊기면 인건비로 지출하는 예산이 막혀버린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총액인건비제도다. 총액인건비가 정해져 있는데 무기계약직을 늘리게 되면 총액인건비를 초과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총액인건비제를 초과할 경우 해당 지자체는 이듬해 총액인건비 산정에 불이익을 받는다.

이 관계자는 "경기도의 경우 생활폐기물 처리 등 대규모 상시 인력이 필요한 영역이 대부분 기초단체가 관장하기 때문에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많지 않다"고 했으나, 정작 기초단체들은 지난해 무기계약직 전환 계획을 내지 않거나 10명 내외 전환 계획을 밝히는 데 그쳤다. 그나마 성남시는 정규직 전환 대상 123명 중 12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99%의 목표 달성률을 보였다.

총액인건비제는 또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종진 연구위원은 "안행위에서 할당된 총액인건비 내에서 무기계약직 전환 비용을 활용해야 하는데, 제도적으로 기간제 계약직이나 간접고용은 총액인건비 T.O(정원)에 안 잡혀 있다"며 "그렇게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기간제나 간접고용으로 필요한 인력을 활용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올해 경기도에 총액인건비로 100억원이 책정돼 있고, 고용된 인력에 들어가는 인건비가 98억원일 경우 나머지 2억원을 무기계약직 전환 예산으로 사용할 수 있다. 만약 경기도가 추가로 필요한 인력에 대한 비용이 10억원이라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총액인건비 2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인건비 8억원에 해당하는 인력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한다.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구호가 자칫 비정규직 양산의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김 위원은 "우리나라 공공부문은 1990년대 이후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으로 구조조정과 효율화 방침에 의해 다양한 업무들이 민간위탁이라는 형태로 외주화됐다"며 "이로 인해 주로 청소, 경비, 식당 조리배식 등 업무는 파견용역과 같은 간접고용으로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조는 곧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문제로 연결된다. 지자체와 공공기관은 간접고용을 할 경우 하청업체의 이윤과 일반관리비, 부가가치세 등 순용역원가가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그만큼 간접고용에 따른 인건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정부 관계부처들은 지난 1월 총액인건비와 무관하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합동 지침을 마련했다. 하지만 지자체별 의지에 따라 이 같은 지침에 대한 인식 정도가 다르다. 말 그대로 지침에 불과해 법적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홍연아 통합진보당 경기도의원은 "서울시 같은 경우는 적극적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적극적으로 하면 일단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지침의 시한이 명확하지 않고 법제화되어 있지 않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 정원과 충돌...결국 무기계약직 전환에 소극적일 수밖에

지자체의 경우 총액인건비제가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과 공무원 정원이 충돌하는 요인이라는 점도 공공부문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침에 소극적인 이유다.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르면 안행부에서 하달되는 총액인건비에 공무원 인건비와 무기계약근로자 보수가 함께 포함돼 있어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때 드는 비용 만큼 공무원 인건비나 무기계약직 보수에 영향을 미친다. 무기계약직 보수를 기존 대로 유지하려고 하면 공무원의 인원이 감축되고, 공무원 정원을 유지하려고 하면 무기계약직 보수를 대폭 감축해야 하는 딜레마가 생기는 것이다.

이에 따른 부작용의 대표적 사례가 경상남도 진주시 방문간호사 사태다. 정부가 지난해 말 지방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방문간호사는 무기계약 전환 대상이라고 밝혔으나, 진주시는 총액인건비제를 이유로 방문간호사 13명에 대해 계약만료 통보를 했다.

당시 경남도 보건행정과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의 '총액인건비 제도 '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데 주요 걸림돌"이라며 "무기계약직 근로자가 늘면 그만큼 공무원 정원은 준다.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이들은 한시적이거나 한정적인 업무만 맡아 이들이 늘어나면 인력 운용을 하기 곤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의 경우 상황이 조금 다르다. 총액인건비제의 부작용을 우려해 안행부에서 책정하는 총액인건비에 따른 기준 인력보다 적은 인력을 배치해놓고 무기계약직을 적시에 배치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

서울시 기획조정실 조직기획팀 관계자는 "서울시 같은 경우 안행부에서 잡아준 총액인건비에 어느 정도 여유를 둔다. 그렇지 않고 총액을 꽉 채워서 인력을 배치해놓으면 향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시의회에 의견을 내 매년 조례를 통해 행안부에서 잡아준 기준 인력보다 낮게 정원을 재조정한다"고 말했다.

결국 총액인건비제로 인해 발생되는 부작용들은 개선된 지침의 법적 강제성 여부나, 해당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무기직 전환시 총액인건비 부담이 없도록 한 정부 지침이 법제화되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이라며 "국회 논의를 통해 제도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2013년 5월 6일 월요일

현대차 비정규직 고공농성 200일...양재동 본사 앞 결의대회


이글은 참세상 2013-05-04일자 기사 '현대차 비정규직 고공농성 200일...양재동 본사 앞 결의대회'를 퍼왔습니다.

“정몽구 회장, 신규채용 중단하고 비정규직 정규직화해야”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의 철탑농성 200일째인 4일,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는 300여 명의 노동자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10년째 불법파견을 저지르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구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현대기아차 본사 앞은 경찰의 철옹성 같은 경비로 사방이 막혔다. 


13일째 양재동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30여 명의 현대차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은, 매일 경찰과의 충돌을 견뎌내고 있다. 천막조차 빼앗긴 해고자들은, 여섯 번의 비를 맞으며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고공농성이 200일을 넘긴 상황에서, 해고자의 노숙 농성도 기약 없이 이어지고 있다. 

김명석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해고자는 “매일 하루 두 번씩, 많으면 세 번씩 경찰들과 몸싸움을 하며 농성장을 사수하고 있다”며 “지난달 26일 현대, 기아차 비정규직 상경투쟁 당시 설치했던 천막도 바로 철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금속노조 지침은 15일까지 해고자들이 양재동 본사 노숙농성을 이어간다는 것이었지만, 비정규직 정규직전환과 정몽구 구속, 그리고 철탑의 동지들이 내려올 때까지 거점 사수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과 16일, 현대차 촉탁계약직 노동자의 자살과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의 분신으로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기아차 비정규직 분신사건 이후, 기아차 광주공장 노사는 특별교섭에 나섰지만 회사 측은 여전히 ‘신규채용’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명석 해고자는 “조만간 현대차 특별교섭 역시 열릴 것으로 보이지만, 회사가 신규채용안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며 “비정규직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현장파업을 비롯한 현장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처음 회사가 한시적 하청노동자 1,500명을 대상으로 촉탁계약직을 받았을 때, 촉탁계약직으로 들어간 이들은 정규직 전환을 기대했지만 결국 촉탁계약직의 자살로 그것이 ‘사기’였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회사의 신규채용 역시 불법파견을 은폐하려는 꼼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최훈 기아차 광주공장 사내하청분회장은 “기아차 비정규직 간부의 분신 이후, 특별교섭이 열리고 있지만 회사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만약 회사가 지속적으로 안이한 태도를 보일 경우, 비정규직분회 차원의 독자적 파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성훈 현대차 아산공장 비정규직지회장 역시 “회사의 신규채용은 불법파견을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와 정몽구 구속, 그리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 모인 ‘사내하청 대책위’와 현대차, 기아차,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 등은 오후 4시부터 ‘신규채용 중단,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또한 오후 6시 30분부터는 ‘죽음 부른 신규채용 중단과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을 위한 철탑농성 200일 노동자 시민 연대한마당’을 개최한다.


윤지연 기자

2013년 1월 8일 화요일

서울시의 ‘정규직화’가 해고로 날아온 계약직 노동자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1-08일자 기사 '서울시의 ‘정규직화’가 해고로 날아온 계약직 노동자'를 퍼왔습니다.
“무기계약직 전환해 정년 2년 줄어드는 이런 억울한게 어딨냐”

 
ⓒ양지웅 기자 서울메트로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이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3년간 서울메트로의 한 차량기지 이발소에서 보조로 일해 온 계약직 노동자 김삼순(58)씨는 지난달 7일 예상치 못한 해고통보를 접했다. 매년 계약을 연장하면서 일한지가 어느덧 20여년, 그는 앞으로 2년간은 더 일할 수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회사는 김씨에 해고통지를 하기도 전에 홈페이지에 구인공고부터 올렸다.

김씨는 "말로만 퇴직한 거지 사실 쫓겨났다"면서 억울해했다. 그는 "서울시 정책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무기계약직으로 해준다더니 결국 이렇게 됐다"고 토로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지난 2011년 5월 간접고용 비정규직 1,133명을 정규직화한 데 이어 올 초 간접고용 비정규직 6,23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하철 해고노동자 16명을 복직시킨 것은 물론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등 시 산하기관의 비정규직 2,800여명의 정규직화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중간에서 어긋나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되는 모순이 벌어졌다.

2007년 무기계약직 전환과정에서도 정년 두고 논란 일어나

ⓒ양지웅 기자 서울메트로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인 김삼순 씨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계약직과 정규직의 '정년'이 2년 차이가 있어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서울메트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는 서울시정책에 따라 계약직 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켰다. 이 과정에서 서울메트로는 정년을 58세로 정해둔 사규칙 따라 김씨를 그만두게 했다. 

사측은 '근무 상한연령은 인사규정에 의한 정규직원 정년의 연령을 원칙으로 한다'고 계약직운영관리 내규를 개정해 58세 정년을 계약직에 적용했다. 

하지만 김씨와 같은 계약직 노동자들은 통상 60세를 정년으로 일해 왔다고 한다. 실제 김씨도 해고되기 전까지 60세 동료들과 함께 일했다. 김씨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으면 정년이 60세지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서 정규직과 같이 정년이 58세로 줄어 퇴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이유로 해고된 이들은 총 7명으로 이들은 모두 10~20여년 간 식당 조리원, 매점, 목욕탕, 이발소 등 후생관련 업무에 종사해왔다.

정년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2007년부터 제기됐다. 

당시 서울메트로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추진했다. 서울메트로는 2007년 5월 31일을 기준으로 만 55세 이상 노동자는 정년을 60세까지로, 만 55세 미만자 중 무기계약직 전환대상 45명은 정규직과 같은 58세로 정년을 적용했다. 당시 만 55세 미만에 포함됐던 김씨는 이에 따라 정년이 넘었다는 이유로 이번에 해고됐다.

사측은 지난 2011년 '근무 상한연령은 인사규정에 의한 정규직원 정년의 연령을 원칙으로 한다'고 계약직운영관리 내규를 개정해 58세 정년을 계약직에 적용했다. 그러나 당시 두 명의 해고대상자는 촉탁직으로 재고용해, 58세 정년 적용에 따른 해고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서울메트로 노조측은 2007년 당시에도 "노동조건 개선 없이 정년만 60세에서 58세로 줄이는 무기계약직 전환안을 내놨다"면서 이를 거부한 바 있다. 노동자들은 당시부터 임금, 병가 등 근로조건 및 복지후생을 보장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시 정규직과 같은 실질적 처우개선을 요구했지만 이는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처우개선 없이 정년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 취지가 일선 행정관료 및 사측 간부에 의해 왜곡됐다"

ⓒ양지웅 기자 서울메트로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인 송순녀 씨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인사처 관계자는 "비정규직이 60세까지 일한다는 보장은 없었다"며 "계약직이라는 게 매년 계약을 하다보니 신분이 불안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사규의 비정규직 부분에 따라서 규정대로 진행된 것"이라며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헌용 서울메트로 노조 대의원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서 정년이 오히려 2년이 단축되는 이런 억울한 경우가 어디 있냐"며 사측을 규탄했다. 그는 "박 시장의 취지는 비정규직의 고용을 보장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려는 것이었는데 이것을 일선 행정관료들과 사측 간부들이 왜곡해 적용하면서 희생자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배현의 노무사는 "이 분들이 계약직은 맞지만 '갱신기대권'이 있다는 측면에서 60세까지는 보장되야 한다"고 밝혔다. '갱신기대권'이란 비정규직인 계약직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업무의 연속성이 있고 능력이 인정될 경우 계약의 갱신을 의무화하는 것을 뜻한다.

노동계는 이번 해고가 박원순 시장의 정책 방침과도 어긋나고 노동법에 규정된 '노동자의 동의 없이 노동조건을 후퇴시킬 수 없다'는 조항의 정신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 일자리정책과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돼 메트로 측에 확인해봤는데 기간제 근로자, 무기계약근로자, 정규직 직원들 정년이 58세로 동일하다고 확인됐다"면서 "내용을 추가확인 중이라 현재는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내부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무기계약직 전환 과정에서 해고된 퇴직자들은 지난달 16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통해 '정년 2년단축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2012년 11월 21일 수요일

철탑에 올라 그들과 함께 밤새고 싶었습니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11-20일자 기사 '철탑에 올라 그들과 함께 밤새고 싶었습니다'를 퍼왔습니다.
[현장] 17일 밤 철탑 앞 천막 안에서 노숙... 3차 포위의 날 행사

저는 지난 2000년 7월 초 현대차 사내하청에 입사하여 2010년 3월 15일까지 지금은 변속기 1부가 된 수동변속기 부품 만드는 공장에서 작업했었습니다. 저는 처자식과 먹고살기 위해 잘리고 싶지 않았지만, 현대차 원청에서 새 공정 공사에 들어간다는 이유로 강제로 정리해고했습니다. 정규직 노동자는 1년 유급휴가 주면서 우리는(비정규직 노동자) 왜 자르느냐고 항변도 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당시 현자노조 간부들도 강 건너 불구경뿐이었습니다. 

저는 2년 넘게 여러 곳을 전전하며 일용직으로 근근이 가족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0년 7월 22일 대법원에서 '현대차 불법파견' 판결이 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다시금 비정규직 노조에 가입하였고, 집단소송도 해놓은 상태이며 비정규직 노조의 불법파견 투쟁에 기를 쓰고 동참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억울하고 대법판결이 저에게도 희망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기자 말-

▲ 울산,전주,아산 비정규직 노조 대표들. ⓒ 변창기

▲ 원하청 노조 공동 6대 요구안 설명 ⓒ 변창기

지난 16일(금), 오후 5시에 일용직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철탑으로 갔습니다. 오후 6시부터 철탑에 올라가 있는 두 비정규직 노동자의 철탑 농성에 잠시나마 함께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날도 비정규직, 정규직, 정치하는 분들, 사회활동가, 학생, 관심 있는 시민, 다른 기업 하청노동자들이 모여서 31일째 되는 철탑 농성 촛불문화제를 열었습니다. 

"저, 있잖아요. 내일(17일) 3차 포위의 날 행사가 진행되잖아요. 오후에 철탑에 올라가 하룻밤 같이 지내고, 그 소감을 (오마이뉴스)에 좀 올리고 싶은데 올라가도 될까요?"

▲ 철탑해방촌 DMZ... 어떤 분은 "디0라. 몽0 자0아"라고 해석했습니다. ⓒ 변창기

저는 비정규직 노조 담당 간부를 찾아 그렇게 부탁해 보았습니다. 정말로 그러고 싶었습니다. 철탑 위에서 보는 아래는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그들은 사방팔방 다 뚫려, 허공에 떠있는 상황과 같습니다. 위로 아래로 옆으로 세찬 바람이 몰아칠 때 그 추위가 어느 정도인지도 궁금했습니다. 저는 두 비정규직 노동자가 왜 올라갔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유는 알지만, 31일을 넘기고 있는 지금 두 노동자의 심경은 어떨지도 알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안된다고 하네요. 

"지난번에 기자 분이 올라갔다가 내려온 사실이 있어요. 그 후 철탑의 두 동지가 안전상 이유로 아무도 올려보내지 말라고 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변 동지."

어쩔 수 없죠. 못 올라가게 해서 좀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세 번째로 하는 현대차 포위의 날인데 참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원래는 토요일 밤 11시에도 24시 마트에서 아르바이트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다른 분께 부탁해 놓았습니다. 

저는 철탑 농성장으로 가서 1박을 하기로 작심했습니다.

▲ 천의봉,최병승 비정규직 노동자. 손을 들어 승리하자고 외칩니다. ⓒ 변창기

금요일 저녁 철탑 집회를 마치고, 집에 와서 쉬다가 밤 10시가 넘어서 마트로 아르바이트를 갔습니다. 오다 말다하던 비는 밤새 내렸습니다. 바닷가 옆이라 그런지, 바람도 많이 불었습니다. 철탑 위에서 고생하는 두 사람이 걱정되었습니다. 현대차가 대법원 법정에서 "현대차는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을 때, 법을 존중해 최병승씨만이라도 정규직으로 전환했었더라면 어땠을까요? 비도 내리고 바람도 부니, 현대차의 불법파견 불인정 노무관리가 미워졌습니다.

17일(토) 밤새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전 8시에 퇴근해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후 5시 즈음에 일어나니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오후 3시 태화강역에서 현대차 불법파견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조합원 결의대회가 있습니다. 참석 바랍니다.'

▲ 노조 재산을 모두 현대차에 차압 당해서 투쟁기금 마련 포장마차를 했습니다. ⓒ 변창기

벌써 2시간이나 지난 후였습니다. 오후 3시 조합원 결의대회는 못 가고 저녁 7시부터하는 3차 포위의 날 행사에나 늦지 않게 가려고 몸을 일으켰습니다. 집을 나서니,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날씨가 매우 쌀쌀했습니다. 오후 7시가 다 되어 도착한 철탑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이 복작거렸습니다. 

철탑 주변은 모두 현대차의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철탑 앞 50여미터 마주 보는 곳에 'DMZ'이라는 영어가 크게 그려진 무대가 꾸며지고 있었습니다. 철탑 쪽에는 '철탑 해방촌 문화제'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저는 'DMZ'이란 영어가 그것을 줄임말인 줄 알았습니다. 

최병승, 천의봉 두 비정규직 노동자가 철탑에 올라가면서 3가지를 현대차에 주장했습니다. 첫 번째가 '불법파견 인정하라'는 것이고, 두 번째가 '정몽구 회장 구속하라'는 것이며, 세 번째가 신규채용 중단하라'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 그 세 가지 사항을 줄여 만든 영어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어젯밤 두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응원엽서를 쓰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 변창기

철탑 옆에는 어려운 비정규직 노조의 활동비를 모으고자 하루 주점 포장마차가 열렸습니다. 현대차의 손배가압류로 조합 통장마저 차압당한 상태라 활동이 어려운 것을 이미 잘 아는 수많은 참석자들이 앞다퉈 투쟁기금마련위한 하루 주점을 이용했습니다. 

또, 여러 노동단체에서 불법파견 투쟁기금으로 쓰라며 모금해서 보내오기도 했고, 어떤 분들은 고구마, 라면, 쌀국수와 같이 먹을 것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안면도 없는 그런 분들의 후원 덕분에 버틴다"고 박현제 지회장은 그분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진행된 3차 포위의 날 행사... 허리가 아픈지 어떤분은 옆으로 누워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 변창기

오후 7시 철탑 고공농성장 앞에서 현대차 불법파견 중단 포위의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현대차 울산, 아산, 전주 수 백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참석했고, 전국에서 노동탄체와 시민단체, 대학생도 많이 참석했습니다. 누구는 1500여 명 된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2000여 명은 안 되겠느냐고도 말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단식 농성하거나 철탑에 올라 농성 중이어서 오지 못하는 노동자 대표는 영상으로 "현대차 불법파견 꼭 승리하고 건강하게 내려오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방송인 김미화씨도 응원 영상편지를 보내와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또, 철탑 위에서의 하루 생활도 동영상을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약 30여미터 되는 철탑과 유일한 물품 연결 통로는 긴 끈이었습니다. 해고자들이 아침, 저녁으로 식사와 필요 물품을 끈에 매달아 올려주고 있습니다. 

저는 잠시 철탑행사장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현대차 명촌문 담장 쪽으로 경찰 차량이 10여 대 세워져 있었고, 119 차량과 구급차도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무장한 채로 현대차 문 옆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습니다. 공장 안에는 현대차 노무관리자가 서성거리며 철탑 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 현대차 포위의 날 세번째. ⓒ 변창기

밤 11시경 비정규직 노조 대표단이 횃불을 들고 무대 앞에 섰습니다. 횃불의식이 끝나고 서울에서 왔다는 대학생들이 나왔습니다. 그들은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를 항의하는 차원에서 서명도 하고 모금도 했다고 했습니다. 대표 학생이 나와서 말했습니다. 

"비정규직 노조 계좌 압류할 것이 아니라 10년 넘게 착취해 모은 정몽구 재산을 가압류 해야 합니다."

또 다른 대학교 학생도 나와서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도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바꾸어 보고자 나섰습니다. 철탑 투쟁의 승리가 곧 우리의 승리임을 확신하기에 우리도 함께하려고 내려왔습니다. 현대차의 불법파견 문제는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반에 걸친 비정규직과 불법파견의 문제입니다. 힘들겠지만, 꼭 승리하여 정규직 전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불법파견 정규직화 승리 다짐 횃불의식. ⓒ 변창기

다음날 새벽 2시경 행사가 끝났습니다. 주변에는 잠자리용 천막이 수십 동이 있었습니다. 그 안에는 스티로폼과 은박지가 깔려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위에서 이야기도 나누고 잠들기도 했습니다. 저도 자리에 누웠습니다. 누워 있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 추워졌습니다. 밤이 되니 차가운 바람이 더 강하게 불어왔습니다. 대형 천막으로 바람막이라도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철탑 위 두 노동자는 얼마나 추위에 떨며 이 차디찬 밤을 지새울지.

▲ 만장기를 들고 행진... 현대차 명촌 쪽문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토요 특근 마치고 일요일 아침 퇴근하는 노동자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 변창기

▲ 현대차 아산로 쪽 문 앞에서 불볍파견에 항의중인 참석자들. ⓒ 변창기

11월 18일 일요일... 철탑농성 33일 차

아침 7시경 노동가가 크게 울려 일어났습니다. 밖에는 진보신당에서 준비한 '희망밥차'가 따끈한 국밥을 배식하고 있었습니다. 밥을 다 먹고, 마지막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여서 만든 수백 개의 대나무로 만든 만장기. 형형색색 천에는 갖가지 글귀가 쓰여 있었습니다. 

참석자는 모두 만장기를 들고 줄지어 현대차 명촌 문에서 아산로 쪽 문까지 행진했습니다. ㄱ 자로 꺾여 문이 두 개 있었습니다. 넓은 주차장에는 일요일 임에도 수 천대의 차가 서 있었습니다. 오전 8시가 지나서 아산로 쪽 문에 도착했는데, 야간 특근을 마치고 나오는 노동자가 많았습니다.

▲ 18일 오전 행사를 끝내고 비정규직 노조는 주변을 깨끗이 쓰레기를 치웠습니다. ⓒ 변창기

문 안에는 직영 경비인지 업체 경비인지 모르지만 20여 명 서 있었습니다. 비정규직 노조는 아산로 쪽 문에서 항의 집회를 잠시 한 후, 다시 되돌아 철탑으로 갔습니다. 갈 때는 사진을 찍느라 못 본 풍경이 보였습니다. 현대차 명촌 쪽에는 200여 미터 간격으로 철탑이 서너 개 있는데 그 중 아산로 문 쪽과 가까운 철탑이 다른 철탑과 달랐습니다. 

그곳은 철탑으로 접근 못 하게 알루미늄으로 된 칸막이 공사를 해 둔 것이었고, 흉물스럽게도 바닥서부터 10여미터에 이르는 곳까지 철탑 4개 다리를 모두 철조망으로 칭칭 감아 놓았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윗 쪽에는 빙 둘러 몇 겹으로 철조망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그 뿐 아니라 명촌 쪽문까지도 높은 여닫이문으로 튼튼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노동탄압, 착취는 할지언정 불법파견은 인정 못 하겠다"고 철탑에 설치된 철조망과 울타리가 말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현대차 노무관리가 불법파견된 비정규직 노동자를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 그 철탑을 보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철탑에 오른 두 비정규직 노동자를 내려오게 하려면 불법파견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아니면 강제로 끌어내려야 할 것입니다. 

▲ 아산로 쪽 철탑에 이렇게 흉물스런 장치를 해두었네요. ⓒ 변창기

변창기(byun21c)

2012년 6월 12일 화요일

사내하청 정규직화 막으려…현대차 꼼수는 ‘직영 계약제’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11일자 기사 '사내하청 정규직화 막으려…현대차 꼼수는 ‘직영 계약제’'를 퍼왔습니다.

2년미만 노동자 직접 기간제 채용
비정규직 노조 “해고 더욱 쉬워져”

오는 8월2일로 예정된 개정 파견법 시행을 앞두고 현대자동차가 일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업무에 대해 하청업체들과 계약을 해지하고, 현대차 소속 기간제 계약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노조는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피하려는 꼼수’라고 반발했다.
현대차는 11일 사내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가운데 단기 공정 등에 근무하는 1500여명을 ‘직영 기간제 계약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이날 사내하청업체들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현대차는 해당 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희망하는 이들을 7월 말까지 모두 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부 공정에 기간제 계약직 근로자를 직접 채용함으로써 비정규직 근로조건 개선에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조는 사쪽의 이런 조처가 8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파견법과 관련해 ‘불법파견’ 논란을 피하면서 정규직화를 막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현행 파견법은 사내하청 노동자의 불법파견 사실이 드러날 경우 2년 이상 근무한 하청 노동자만 원청 사업주가 직접 고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개정 파견법은 근속기간과 무관하게 직접 고용을 의무화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사쪽이 개정 파견법이 시행되기 전에 사내하청 노동자를 기간제 계약직으로 바꿔 놓으면 정규직과 달리 나중에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2012년 5월 24일 목요일

"술냄새 나는 용역에게 마이크로 폭행 당했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5-23일자 기사 '"술냄새 나는 용역에게 마이크로 폭행 당했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현대차 노조 김홍규 수석 부지부장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김홍규 수석부지부장 2.5센치 머리가 찢어져 꿰맸다고 합니다. ⓒ 변창기

비정규직 노조에 알아보니 5월 23일 아침, 출근 선전전이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진행된다고 들었습니다. 마침 시간이 나서 아침 7시 공장 정문에서 가까운 비정규직 교육관에 가봤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아침 선전전 할 현수막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혹시 5월 17일 오후 1시 정문 앞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그곳에 있었던 분이 누구인가요? 그날 일에 대해서 물어볼 게 좀 있어서요."

정문 앞에 가니 현자노조 간부 둘이서 선전물을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회사 안쪽으로 현수막을 펼쳐놓고 선전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같이 간 비정규직 노동자도 모두 회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뭐야 이거 오늘은 회사 안에서 선전전 하나? 그럼 누구에게 물어보나?'라고 생각하며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뒤늦게 다른 비정규직 노조 간부가 오길래 물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폭행 당한 당사자에게 직접 듣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당사자는 바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김홍규 수석 부지부장입니다. 비정규직 노조 간부는 김 수석이 지금 시내에 있는 한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가보라 했습니다. 병실도 알려줬습니다. 저는 곧바로 버스를 타고 그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에 가니 뭔가 어수선했습니다. 아침 인지라 병실에 입원한 환자들이 아침 식사를 하는 중이었나 봅니다. 알려준 병실 문을 두드리고 살며시 문을 열었습니다. 김홍규 수석 부지부장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5월 17일 정문 앞에서 발생한 폭행사태에 대해 궁금한게 있어 비정규직 노조 간부를 만났더니, 폭행 피해 당사자를 만나 이야기 들어 보는 게 좋겠다고 해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김홍규 수석의 이마 위에는 아직도 상처를 덮은 반창고가 있었고 팔목엔 링겔용 주사기가 꽂혀 있었습니다. 얼굴은 부어 있었으며, 코가 오른쪽으로 치우쳐진 것 같았습니다. 김 수석은 조용히 밥을 다 먹고는 밥상을 갔다 놓으러 갔습니다. 걷는 것도 다소 불편해 보였습니다.

꽉 막힌 정문... 밀려난 비정규직 대표단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간부가 23일 수요일 아침 노조선전물을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 변창기

저는 김 수석을 만나러 가기 전에 받은 선전물을 보여주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김 수석은 선전물을 천천히 훑어본 후 말문을 열었습니다.

"5월 17일 오후 3시에 불법파견 교섭이 잡혀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사전 회의를 하려고 오후 1시까지 현자노조 회의실에서 만나기로 했지요. 그러려면 비정규직 노조 임원과 상집이 출입을 해야 해서 조직강화실에 이야기 해 실무협의를 하라고 했지요. 
  
실무협의를 하고 비정규직 대표단이 들어 오는 것으로 보고받고 기다리는데, 갑자기 오후 1시에 정문에서 다시 막았다는 겁니다. 이건 또 무슨 경우인가 황당했어요. 노사 대표가 만나 교섭을 진행하려는데, 비정규직 노조 대표단이 없으면 교섭이 무슨 소용이겠어요. 그래서 다른 노조간부들과 함께 정문으로 간 것입니다."
  
정문에 갔을 때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용역 경비와 회사 간부가 몰려나와 있었고, 비정규직 노조 대표단은 길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고 합니다.

"경비용역의 입에서 술냄새가 났다"

▲ 현대차 울산공장 안 길 옆에서 23일 아침 출근 선전전을 하고 있습니다. ⓒ 변창기

"차가 휙휙 지나다니는데 사람을 찻길로 내몰고 포위하고 있는거 같더라고요. 그것도 2시간 후면 우리와 같이 현대자동차 회사쪽 대표단과 교섭을 진행할 비정규직 노조 대표단을 그렇게 대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어요. 그래서 경비들을 옆으로 비켜 세우고 들어가자고 했지요."

김 수석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하려 했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마이크를 빼앗았고, 그사람은 마이크로 김 수석의 머리를 내리쳤다 합니다. 이마 위 머리를 맞았는데 피가 많이 흘러 내렸다고 합니다.

"제가 들고 있던 마이크를 빼앗아 제 머리를 가격한 사람은 G용역 경비업체 소속 과장 이OO로 확인됐어요. 그사람은 한 때 현대자동차 법규부 출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고요. 밀치는데 술냄새가 많이 나더군요. 그 술냄새는 한 사람 입에서만 나는 게 아니었어요. 여러 용역 경비들 입에서 술냄새가 많이 풍겼어요.
  
저희들은 다 알아요. 누가 용역이고 누가 현대차 간부인지. 마스크 끼고 사원증을 달지 않고 있는 젊은 사람들은 모두 용역 경비들이고, 사원증 달고있는 사람들은 모두 현대차 과장급 이상 직원들입니다. 그들은 소대, 중대로 편성돼 있어요. 그렇게 조직 관리를 하고 있어서 5분이면 1400명까지 동원할 수 있지요. 용역 경비는 운동으로 몸이 단련된 사람들로 확인되고 있어요."
  
사측은 "먼저 때린 건 노조"라고 주장해

▲ 가져간 노조소식지를 전하자 관심있게 읽어보는 김홍규 수석. ⓒ 변창기
현대자동차 노조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릴 수 없다'는 제목의 선전물을 배포했습니다. 그 속보에서 현대자동차 노조는 "노동조합과 조합원을 능멸하는 왜곡선전 즉각 중단하라"며 "현대차가 합의서를 위반했다, 회사가 먼저 폭력을 휘둘렀다, 회사가 먼저 도발을 강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회사 선전물 에는 '어제(5/17·목) 본관 정문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에 관한 진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습니다. 

이 글에는 "금속성 둔기(마이크)를 이용해 먼저 폭력을 행사하고 폭력사태의 단포를 제공한 것은 노조"라며 "보안요원은 둔기로 세 차례 후두부를 가격 당했으며, 홀로 둘러싸여 폭행 당했고, 보안요원의 음주사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에는 당시 사진도 나와 있는데, 김 수석이 마이크를 높이 들고 있는 사진과 노조 간부에게 용역 경비업체 이OO가 둘러 싸여 있는 사진도 있었습니다. 또한, 옷에 피를 묻힌 채 고개 숙이고 있는 사진도 편집돼 있었습니다. 김 수석에게 어찌된 일인지 물어봤습니다.

"저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수석 부지부장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용역 경비업체 이OO 과장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제가 상황 수습하려고 마이크를 잡았더니 마이크를 빼앗았습니다. 노조 비품을 용역 경비가 빼앗으려고 하는데, 가만 있을 사람 어디 있겠어요. 
  
저는 뺏기지 않으려고 한 것 뿐이고요. 회사는 노조 간부가 용역 경비업체 이OO 과장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마치 집단 폭행이라도 한 것 처럼 사진을 엮어 내보냈어요. 그 사진은 저와 몸싸움 하는 것을 노조 간부들이 말리는 사진입니다. 나중에 저는 회사에 그 용역 경비과장과 면담을 하고 싶다고 했지만,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자취를 감추고 나타나지 않고 있지요. 자기가 폭행 당했다면 떳떳하게 나타나서 이야기해야지 않겠어요?"

저는 그날 폭력 사태로 얼마나 다쳤는지 궁금했습니다.

"이마 위 머리 부위가 2.5cm 찢어져 꿰맸구요. 코뼈가 부러져 수술을 하게 됐습니다. 목도 많이 아프고, 왼쪽 어깨도 많이 욱신거립니다. 저는 제 몸 다친 것 보다 마음이 더 아파요. 세상은 금력과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어요. 현대차가 올해 들어와 벌써 39차례나 노동자를 고소고발했어요. 현대차는 고소고발을 취하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워 올 임단협에 대해 양보를 받아 내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임단협과 불법파견에 대한 그 어떤 내용도 양보할 생각이 결코 없어요. 용역 경비가 노조 임원을 이렇게 집단폭행해 중상을 입힌 일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노조 위상이 추락된 것 같아 마음이 아파요. 담당 부위원장이 있는데도 수석인 제가 직접 나선 것은 현대차가 단협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확실한 경고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진실은 용역이 노조 간부를 폭행했다는 것"

▲ 건물 2층엔 현대자동차 노조 사무실이 있고, 큰 벽보가 있는 1층 입구가 비정규직 노조 사무실이 있었습니다. ⓒ 변창기

저는 그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현대자동차 윤갑한 울산공장장이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폭행사태의 책임자 격인 지원실장과 노협실장, 총무실장, 지원사업부장, 경비대장에 대해 엄정처벌을 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또한, 폭행에 가담한 경비도 처벌해야 하고, 그 용역경비업체에 대한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조 위상을 지키자면 그정도는 돼야 한다고 봅니다. 안 그러면 회사는 노조를 얕보고 또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릅니다."

현대차 경비도 아니고 용역경비에게 폭행당해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까지 했는데, 현재 그의 심정은 어떨까요.

"회사는 이번 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르려 하고 있습니다. 노조 수석 간부가 폭행 당해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래서 노조는 특근을 거부했어요. 이 일을 두고 현대차는 비정규직 때문에 특근이 손해를 본다는 식으로 몰고 가고 있어요. 조합원들이 이런 말에 현혹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진실을 바로 알아야죠. 진실은 회사 지시에 의해서 용역업체 경비가 노조 간부를 폭행해서 중상을 입혔다는 것이고, 단체협약 제10조를 위반했다는 것입니다.
  
회사는 더이상 그 진실을 거짓으로 꾸미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특근 하나보다 노동조합 위상을 지키고 단체협약을 지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1987년 이전의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1987년 이전 노조가 없을 때 우린 어땠습니까. 기계취급 받으며 노예취급 받으며 직장생활하지 않았습니까?"

조합원과 국민에게 하고픈 말이 있을 것 같아 한 마디 청했습니다.

"회사에서 의도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에 현혹되지 말고 노조를 중심으로 뭉쳐야 할 것입니다. 언론을 보면 파업에 따른 기업의 생산손실만 보도하는데, 노조의 위상 훼손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사건 발단이나 원인에 대해서는 일체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사의 이윤만을 위해 언제까지 노동자가 희생양이 돼야 합니까."
덧붙이는 글 | 김 수석의 쾌유를 빕니다.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갔는데도 달갑게 맞아주고, 그날 이야기를 해준 김홍규 수석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변창기 (byun21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