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정몽구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정몽구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5월 6일 월요일

현대차 비정규직 고공농성 200일...양재동 본사 앞 결의대회


이글은 참세상 2013-05-04일자 기사 '현대차 비정규직 고공농성 200일...양재동 본사 앞 결의대회'를 퍼왔습니다.

“정몽구 회장, 신규채용 중단하고 비정규직 정규직화해야”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2명의 철탑농성 200일째인 4일,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는 300여 명의 노동자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10년째 불법파견을 저지르고 있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을 구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현대기아차 본사 앞은 경찰의 철옹성 같은 경비로 사방이 막혔다. 


13일째 양재동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30여 명의 현대차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은, 매일 경찰과의 충돌을 견뎌내고 있다. 천막조차 빼앗긴 해고자들은, 여섯 번의 비를 맞으며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고공농성이 200일을 넘긴 상황에서, 해고자의 노숙 농성도 기약 없이 이어지고 있다. 

김명석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 해고자는 “매일 하루 두 번씩, 많으면 세 번씩 경찰들과 몸싸움을 하며 농성장을 사수하고 있다”며 “지난달 26일 현대, 기아차 비정규직 상경투쟁 당시 설치했던 천막도 바로 철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금속노조 지침은 15일까지 해고자들이 양재동 본사 노숙농성을 이어간다는 것이었지만, 비정규직 정규직전환과 정몽구 구속, 그리고 철탑의 동지들이 내려올 때까지 거점 사수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4일과 16일, 현대차 촉탁계약직 노동자의 자살과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의 분신으로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기아차 비정규직 분신사건 이후, 기아차 광주공장 노사는 특별교섭에 나섰지만 회사 측은 여전히 ‘신규채용’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명석 해고자는 “조만간 현대차 특별교섭 역시 열릴 것으로 보이지만, 회사가 신규채용안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며 “비정규직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현장파업을 비롯한 현장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처음 회사가 한시적 하청노동자 1,500명을 대상으로 촉탁계약직을 받았을 때, 촉탁계약직으로 들어간 이들은 정규직 전환을 기대했지만 결국 촉탁계약직의 자살로 그것이 ‘사기’였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회사의 신규채용 역시 불법파견을 은폐하려는 꼼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최훈 기아차 광주공장 사내하청분회장은 “기아차 비정규직 간부의 분신 이후, 특별교섭이 열리고 있지만 회사는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만약 회사가 지속적으로 안이한 태도를 보일 경우, 비정규직분회 차원의 독자적 파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성훈 현대차 아산공장 비정규직지회장 역시 “회사의 신규채용은 불법파견을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와 정몽구 구속, 그리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 모인 ‘사내하청 대책위’와 현대차, 기아차,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 등은 오후 4시부터 ‘신규채용 중단,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또한 오후 6시 30분부터는 ‘죽음 부른 신규채용 중단과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을 위한 철탑농성 200일 노동자 시민 연대한마당’을 개최한다.


윤지연 기자

2013년 2월 2일 토요일

“법과 질서”? 너나 잘하세요


이글은 레프트21 2013-01-28일자 기사 '“법과 질서”? 너나 잘하세요'를 퍼왔습니다.
전두환 6억 꿀꺽 박근혜, 측근 사면 추진 이명박, 불법파견 배째라 정몽구, 무노조 불법경영 이마트, 제2, 제3의 이동흡

박근혜가 또다시 ‘깜깜이’ 인사로 인수위원장 김용준을 국무총리로 지명했다. 박근혜는 김용준을 지명하면서 “법과 질서를 바로세웠고 확고한 소신과 원칙에 앞장서 온 분”이라며 ‘법질서’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나 이명박의 비리 측근 특별사면 추진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히지 않은 박근혜가 ‘법질서’ 운운하는 것은 역겹다. 박근혜가 당선하자 감옥 안에서 만세를 불렀을 한화 회장 김승연이 최근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것은 ‘법질서’의 위선을 드러낸다. 불법파견을 하고도 ‘배째라’로 일관하는 현대차 회장 정몽구만 봐도 ‘법질서’가 진짜 노리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질서를 더 강화할 박근혜 시대 인수위 앞에서 고 최강서 열사 영정 사진을 들고 있는 한진중공업 노동자 ⓒ사진 제공 <노동과세계>

‘법질서’ 의제는 미국 레이건 정부나 영국 대처 정부 같은 강성 우파 정부가 즐겨 사용해 온  단골 메뉴다. 한국에서도 독재정권들이 ‘정의 사회’, ‘범죄와의 전쟁’ 등을 들먹이며 사회 분위기를 경색시키고 급진좌파들을 속죄양 삼아 탄압하곤 했다.
법관 시절에 “법과 질서를 바로세웠다”는 김용준도 전두환ㆍ노태우 처벌을 반대하며 ‘5ㆍ18 특별법’에 대해 위헌 의견을 냈고, 문익환 목사 등에 유죄를 선고하며 국가보안법을 옹호한 바 있다. 최근에는 “광우병 보도의 상당 부분이 허위였다”며 MBC (피디수첩) 제작진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엄청난 부자기도 한 김용준은 아들 두 명 모두 군 면제자인데다, 이 아들들이 7~8살 때 수십억 원대 부동산을 취득한 것이 드러나 편법 증여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자가 ‘사회적 약자’의 대표인 양 했던 게 우스울 뿐이다.
박근혜가 임명하거나 선호하는 인물들만 봐도, 박근혜 정부가 나아가려는 방향을 알 수 있다. 야간 옥외집회 금지 합헌 의견과 ‘미네르바’ 처벌 합헌 의견을 낸 이동흡, “반(反)대한민국 세력” 운운한 극우 인사 윤창중, 5ㆍ16 쿠데타를 혁명이라고 미화한 뉴라이트 계열 박효종 등이 그들이다.
또, 박근혜는 서승환, 장순흥, 안상훈처럼 박정희 독재 때 고위직을 맡은 자들의 자식들을 인수위로 끌어모아 “유신 2세” 인수위를 구성했다. 박근혜가 ‘박정희의 명예 회복’을 꿈꾸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극우 막말 대변인 윤창중은 온갖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박근혜의 신임을 얻고 있다. 반면 통일부 장관으로 예상되던 최대석은 ‘미스터리’한 과정을 거쳐 인수위에서 낙마했다. 상대적으로 대북 온건파인 최대석이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등을 만나 대북 정책을 협의한 뒤 급작스레 물러나게 됐다는 의혹이 나온다. 이것은 박근혜 정부가 대북 정책에서도 강경한 대결 정책을 수정할 뜻이 없다는 점을 보여 줬다.  
박근혜가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로 옮겨 약화시킨 것도 시사적이다. 그러면서 미국에 핵폐기물 재처리 허용을 요구하는 것은 핵개발까지 추구하며 동아시아에서 벌어지는 군비 경쟁에 뛰어들려는 의지로 보인다.
한편, 인수위 기간 동안 박근혜의 공약 1호인 ‘경제민주화’는 언급조차 사라졌다. 대신 ‘또 다른 한강의 기적’ 등이 언급되며 경제 성장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주들에게 “손톱 밑 가시”를 빼 주겠다며 의견을 모으기 시작했다. 
물론 최근 택시법 통과가 좌절된 것을 보면, 주로 재벌에 기반을 둔 박근혜가 중소기업주들을 만족시키는 일조차 쉽게 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는 노동자들의 잇달은 죽음에 묵묵부답이다. 박근혜가 노동자들의 죽음에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고 있다”는 얘기가 새누리당에서 나왔지만, 지금 쌍용차에서 25번째 죽음을 바라는 고사라도 지낼 기세인 것은 바로 새누리당 이한구다. 더구나 이 추운 겨울에 1백 일이 넘도록 철탑에 올라가 있는 노동자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오히려 손배ㆍ가압류ㆍ가처분을 압박하는 것이, 박근혜가 “가슴 아파하는” 방식이다.  
박근혜는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차별, 노조 탄압에 대한 어떠한 실질적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준비된 대통령’이라더니 노동자들을 위해 준비한 것은 ‘법과 질서’라는 협박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노총은 박근혜의 노동정책이 “‘늘지오’(일자리를 늘리고 지키고 올리고)가 아니라 ‘착취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꾀죄죄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인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공약을 만든 안종범, “국민건강보험은 사회주의적”이라며 의료민영화를 지지한 인요한, 핵발전을 옹호하고 전기요금 인상, 전력 민영화를 주장한 손양훈이 인수위에 들어간 것도 박근혜의 복지 정책이 꾀죄죄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물론 박근혜 정부의 앞날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동흡라빈스31’이라고 불릴 정도로 온갖 비리 의혹이 나온 이동흡이 헌법재판소장에서 낙마한 것은 지배자들이 부패 문제를 두고서 분열할 가능성을 보여 줬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 ‘고소영ㆍ강부자 인사’로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을 기억하는 새누리당에서조차 이동흡의 자진 사퇴 요구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이동흡 사례는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ㆍ시스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나라 지배자들의 DNA에는 부패가 아로새겨져 있어 박근혜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인수위 초기부터 윤창중, 장순흥, 인요한 등에게 부패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런 약점을 잘 보여 준다.
4대강, 특별사면 등을 두고 이명박과 갈등하기 시작하고, 기초연금 도입과 4대 중증질환 보장 등 박근혜의 복지 정책을 두고 벌써부터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저들에게 불길할 것이다.
지배자들의 분열과 부패 추문으로 인한 도덕적 정당성 약화는 노동자들이 지배자들에 맞서 싸울 자신감을 키워 줄 수 있다. 
갈수록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 맞서 노동자들이 단결해서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

- 기사가 좋으셨나요? 그렇다면 1,000원 후원하세요!
- (레프트21)은 정부와 기업의 광고나 후원을 받지 않습니다. 정기구독 하세요!

강동훈

2012년 10월 17일 수요일

경제사범' 이건희·정몽구, 미국에서였다면…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16일자 기사 '경제사범' 이건희·정몽구, 미국에서였다면…'을 퍼왔습니다.
[이권경제에서 혁신경제로 ⑪] 금융업 개혁 방안

국제금융과 에너지 관련 사업을 하는 박창기 (주)엔오푸스 대표가 기고한 글입니다. 박 대표는 서울대학교 식물학과를 졸업하고 제일제당에 15년간 재직했습니다. 이 15년 중 8년은 런던과 뉴욕지점에서 근무했습니다. 1999년 증권정보 제공 인터넷 기업인 (주)팍스넷을 창업해 4년간 경영했고, 그 후 다양한 분야의 투자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브이소사이어티 창립 주주이며, 희망제작소 이사를 역임했습니다. 박 대표는 이권이 지배하는 경제를 극복하고 혁신경제로 나아가야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이 행복해진다는 주제의 책을 쓰고 있습니다. 이 글은 조만간 발간될 책에 수록될 예정입니다.

금융산업을 보는 시각

현대 자본주의 경제에서 금융산업은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런데 우리의 짧은 자본주의 역사에서 금융업은 실패를 반복해왔다. 이권은 사유화했고 실패하면 손실은 국민들에게 떠넘겨왔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개발독재시대에는 국민 대다수가 알뜰하게 모은 저축을 독점한 은행 돈을 정치권이 재무부를 동원하여 재벌들에 몰아주었다. 일반국민들은 대출 받기가 매우 어려웠다. 당시에는 물가상승률이 매우 높았고 이자는 상대적으로 쌌으므로 대출을 받는 것은 일종의 특혜였다.

이 돈을 허투루 쓴 재벌들이 망하면서 1997년 외환위기가 터져서 수많은 금융기관들이 파산하고 수십 개의 재벌그룹들이 해체되었고 그 손실은 국민에게 떠 넘겼다. 조흥은행, 한일은행, 제일은행, 서울은행 등 거의 대부분의 상업 은행들이 망하며 국민들의 혈세를 투입해야 했다. 이익이 생길 때는 소수의 이권집단들이 가져갔고 손실이 생기니 국민 전체에게 부담시킨 것이다. 가계대출에 주력한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이 살아남았고, 신설된 은행이었던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화를 면했다.

1997년 외환위기의 결과 IMF를 내세우고 들어온 유대인 자본인 조지 소로스와 골드만삭스가 제일 먼저 요구했던 것이 은행에 대한 외국인 소유지분 규제를 없애달라는 것이었다. 미국 투기자본의 대표격인 골드만삭스가 첫 번째 투자대상으로 삼은 것이 국민은행이었다. 정작 그들이 한국의 최대 은행의 대주주로서 경영에 간여하면서 금융산업을 선진화시켰다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 과거에는 수많은 국민들의 푼돈을 모은 자금을 산업자본에 빌려주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했으나, 골드만삭스가 경영권을 장악한 후에는 손쉽고 위험이 적은 부동산 담보 대출 등 개인 상대 대출에 치중했다. 그리고 이익을 많이 내어 주주에게 배당을 많이 해주는 것을 경영의 최고 목표로 삼았다.

결과적으로 골드만삭스가 수조 원의 이익을 외국으로 가지고 빠져나가게 도와주었으며, 그들이 경영하는 동안 주택담보대출과 개인대출을 늘리는 바람에 아파트 값을 올려놓고 가계부채 문제를 키웠다. 이들은 미국 등 선진국처럼 20~30년간 원리금을 함께 상환하는 고정금리 모기지상품은 소홀히 하고, 이자만 내다가 한꺼번에 갚아야 하는 변동금리 방식의 융자상품을 주로 영업하여 주택시장 버블을 키워서 후유증을 만들었다. 이제는 주택담보대출의 질서를 건강하게 바꾸어야 한다. 우리도 20년 이상 장기, 원리금 분할상환, 고정금리 위주로 주택금융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은행업에선 국내시장을 적당히 나누어서 과점하여 예대마진, 송금수수료, 펀드 판매수수료 등을 챙기며 담합이 일상화되어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합병과 대형화는 리스크는 커지고 과점은 강화되므로 좋은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은행들도 경쟁을 해야 금융소비자의 복리가 늘어난다. 이권경제에서 경쟁이 치열한 요소경제로 전이시켜야 하며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혁신요소를 개발해야 한다. 은행 분야의 이권을 줄여나가려면 은행의 설립요건을 완화하여 꾸준하게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창조적인 경쟁자가 진입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점포를 두지 않는 온라인은행 같은 것이다.

안철수 후보가 '재벌은행'에 참여했다고 해서 논란이 된, 브이소사이어티가 주도한 온라인은행의 설립에 대해서 살펴보자. 금융 관련 소프트웨어기업의 대표로서 브이뱅크 설립에 간여했던 나는 이 은행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확신했다. 2001년 당시 우리가 추진하던 브이뱅크는 작금에 정치권에서 왜곡하여 선전하는 '재벌은행'과는 거리가 멀다. 재벌과 벤처기업들을 포함한 수십 개의 5% 이하의 주주들이 참여하는 혁신적인 은행으로 기획되었다.

당시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에서 무점포 온라인은행들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었고, 우리나라는 현금지급기 보급이 많고 모바일뱅킹이 발달하여 여건이 매우 좋았다. 정보통신 전문가들이 많았던 브이소사이어티 회원들이 일하는 회사 중에는 온라인은행을 성공시키는 데 필요한 요소를 가진 곳이 많이 있었다. 비싼 임대료를 내는 점포를 줄이고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하여 인건비도 줄여서 고객들에게 높은 예금이자를 지급하고 낮은 이자율로 소액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을 하고자 했던 것이 브이뱅크의 목표였다.

이러한 시도는 금융실명제법을 빙자한 관료들의 복지부동을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되었다. 금융실명제법에 따르면 계좌를 개설하는 본인이 직접 점포를 찾아와서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본인확인을 해야만 했다. 사실 정보통신의 발달로 공인인증서를 이용하면 본인 확인이 가능하고,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금융실명제법을 개정해서라도 이런 혁신경제를 키우는 것이 국민경제에 도움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의도로 혁신사업을 시도했으나, 당시 기득권을 가진 은행권과 이권을 나누어주는 것을 자신들의 고유권한이라고 생각하는 '모피아' 관료들의 성채는 너무 높았다. '모피아'의 정신세계는 아직도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현재 금융위원장으로 재직 중인 김석동 씨가 재정부 금융정책국장으로 일하던 2003년 카드사태 당시에 한 발언)는 봉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금융업들도 이권산업적인 성격이 강하다. 저축은행업, 보험업, 신용카드업, 증권업 모두 정부의 인가가 필요한 사업이다. 허가를 받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이권이다. 수많은 국민들의 돈을 모아서 굴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03년 카드대란 사건 당시 삼성카드와 LG카드를 포함한 대다수의 신용카드 회사들이 파산 위기에 몰렸다. 결국 대규모의 공적 자금이 파산에 직면한 신용카드 회사들에게 투입되었다.

2012년 현재 진행되는 저축은행 사태도 이권을 장악했던 대주주가 금융감독 관료들과 정치인에게 이권을 적당히 나누어 주면서 무리하게 경영한 결과 수십만 명의 예금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심지어는 대통령의 형 이상득 씨와 대통령의 최측근 최시중 씨 그리고 박영준 씨가 이들의 범죄행위를 도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포함하여 20개 저축은행이 파산했고 부실화되어 예금보험공사가 투입해야 되는 자금 규모가 무려 2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금융범죄자는 금융회사 주요 주주가 되지 못하게 해야

금융감독 체계를 근본부터 바꾸어 저축은행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는 금융범죄자들이 금융회사의 주요 주주가 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어 집행하는 일이다. 미국의 경우 은행 설립은 자유롭지만, 주요 주주의 자격심사는 매우 까다롭다. 연방수사국(FBI)까지 간여하여 엄격하게 심사한다. 기존의 주요 주주가 금융범죄를 저지르면 주식을 강제로 매각해야 한다. 미국에서였다면 여러 경제범죄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이건희 회장이나 정몽구 회장은 삼성생명이나 현대캐피탈의 주주와 이사의 자격이 박탈된다.

증권업계도 국내에만 갇혀 있어 후진적이며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다. 개인투자자들의 절반은 1년 이내에 투자손실을 보고 주식시장을 떠난다. 지나치게 투기적인 선물옵션시장에서 수수료 수익을 얻는 데 급급하며 투자자들이 손해 보는 것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 증권업계는 우리 경제의 위상에 맞게 투자은행 기능과 자산운용 기능 그리고 국제사업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보험업도 대표적인 이권사업이다. 보험업의 핵심적인 기능은 위험을 사회적으로 분산하는 장치로 사망, 사고, 질병 등이 발생했을 때 요긴한 보장성 보험이 중요하다. 또한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연금보험도 중요해졌다. 2011년 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총 자산규모는 442조 원이고 2010년도 연간 총 수입보험료는 83조 원이며 연간 지급된 보험금의 규모는 53조 원에 이른다. 이처럼 어마어마하게 큰 보험료 중 사업비가 얼마나 많은지, 중도해지 비율이 얼마나 많은지, 중도해지 환급금이 얼마나 작은지, 통계를 자세하게 밝히도록 하여 보험소비자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장성 보험 외에 저축성 보험을 지나치게 많이 팔기 때문에 부작용이 크다. 2년 이내에 해약하는 비중이 매우 높고 이때 환급 받는 금액이 너무 적어서 피해를 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의 보험시장은 라이선스를 가진 삼성, 한화, 교보 등 소수가 과점하고 있으며 서민들은 지나치게 많은 돈을 보험료에 쓰고 있다. 사설의료보험은 국민의료보험에 비해서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낭비적이다. 아는 사람의 권유에 마지못해 보험에 가입한 후 후회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저축성 보험은 은행예금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 보장성 보험은 외국에 비해 매우 비싸다. 소비자 보호라는 관점에서 보장성 보험과 저축성 보험을 혼합한 상품을 금지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보험은 원래 목적대로 보장성 보험을 중심으로 사업하도록 해야 한다. 이 문제만 해결해도 서민의 가계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989년 보험업을 국제자본들에게 개방하여 푸르덴셜 등이 국내영업을 시작하였고 1999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알리안츠 생명 등 여러 외국계 생명보험회사들이 한국에 진출했다. 그러나 외국계 보험회사들은 한국 보험시장의 후진성을 극복하는 혁신적 사업자로서 역할은 크지 않았고, 한국 생명보험회사의 관행에 편승하여 이권을 챙기는 데에 열중했다.

신용카드는 모든 상점에서 강제로 받아야 하므로 이미 국가의 화폐와 같은 지위를 획득했다. 그런데, 소매점에서 지불수단에 대해서 2~3%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음식점이나 편의점 등 자영업자들의 경우 매출에서 재료비와 인건비 임차료 그리고 인테리어 비용과 자기인건비를 뺀 마진은 10%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중에서 3%를 카드회사가 가져간다는 것은 총 마진의 30% 이상이 국가가 강제하는 지불수단 때문에 비용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소매사업자가 카드를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받지 않는 것이 불법인 상황에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대전제인 계약의 대등성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소매점의 수수료를 1% 이하로 낮추고, 카드를 씀으로써 외상구매와 같은 혜택을 보는 소비자가 회비 등을 내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조치는 우리나라의 취약계층인 자영업자들에게 큰 환영을 받을 것이다.

 /박창기 (주)엔오푸스 대표

2012년 5월 28일 월요일

그들은 곤란할 때마다 훨체어를 탄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5-27일자 기사 '그들은 곤란할 때마다 훨체어를 탄다'를 퍼왔습니다.
[정운현의 역사에세이36] 재벌총수·정계 거물들 감옥만 가면 중병, 왜?

▲ 'MB멘토'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 구속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파이시티"의 인허가 과정에서 수 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4월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치소로 이감되고 있다. ⓒ 연합뉴스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사건'을 수사해 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지난 18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로써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며 현 정권의 실세로 군림해온 최 전 위원장은 감방생활을 하게 됐다.

검찰이 기소한 만큼 최 전 위원장은 조만간 정식재판에 회부될 것이며, 만약 유죄 판결이 나면 철창신세를 져야 한다. 그런데 어쩌면 최 전 위원장은 감옥 대신 병원에서 수감생활을 대신할지도 모르겠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경 서울삼성병원에서 심혈관 수술을 받았다. 이날 최 전 위원장은 법원에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해놓고 그 결과가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구치소 밖에서 수술을 받았는데 이는 이례적인 일이다.

최 전 위원장은 수술을 받은 후 장기간 병원생활을 할 가능성이 크며, 경우에 따라서는 고령과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병보석으로 풀려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그는 불과 20여 일간만 수감생활만 하게 되는 셈인데 이를 두고 그가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영포라인'의 좌장 격이자 '방통대군'으로 불리며 한때 나는 새도 떨어뜨릴 기세였던 그도 이제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신세가 되고 만 것이다. 얼마 뒤 어쩌면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두하는 그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한편, 이런 풍경은 그리 낯설지 않다. 과거에도 정·재계 인사들 가운데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앞두고 갑작스레 병원에 입원하거나 휠체어를 타고 나타난 이들이 적지 않았다. 또 재판 중에 큰 수술을 받고 병보석으로 풀려나거나 혹은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나와 피고인석에 앉아 있었던 사람들도 여럿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은 감옥에서 나오면 중병도 거짓말처럼 한순간에 낫는다는 사실이다. 결국 거짓으로 엄살을 부렸다는 얘긴데 그런 예는 비단 근자에 시작된 것이 아니라 예전에도 더러 있었다.

반민특위가 이승만 정권에 의해 해체된 지 50년이 된 지난 1999년, 필자는 반민특위에 직간접적으로 관계했던 인사들을 인터뷰해 (삼인)라는 책을 펴낸 적이 있다. 그때 만난 분들로는 반민특위 총무과장(현 사무총장) 이원용, 반민특위 특경대 부대장 이병창, 반민특위 출입기자 조덕송·오소백, 김상덕 반민특위 위원장 아들 김정육, 그리고 반민특위 서기 임영환씨 등 모두 6명이다(* 이원용, 조덕송, 오소백씨는 작고함).

"경제계 사람들은 감옥 생활을 못 참아요"

▲ 임영환 씨 ⓒ 정운현
이들 가운데 반민특위에서 서기를 지낸 임영환(1924년생)씨의 연락처를 알아내기가 가장 쉽지 않았다. 직위가 낮다 보니 상대적으로 유명세가 낮았기 때문인 셈이다. 그러던 중 우연히 임 선생이 검찰 계통에 오래 종사했다는 얘기를 듣고 전화번호부를 뒤져 다행히 연락이 닿았는데 당시 서소문 근처에서 법무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분들과 달리 임 선생은 한사코 인터뷰를 사양하였다. 그 이유는 반민특위에서 별로 중요한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또 별로 할 얘기도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수차례 사무실로 방문해 설득한 끝에 겨우 인터뷰를 허락받았는데 말문이 열리자 당시의 일을 마치 어제 일처럼 술술 증언해 주셨다. 당시 임 선생은 총무과 산하 영장계에서 영장 업무를 담당하면서 피의자들의 신변 처리와 형무소 생활을 관찰하는 일이 주요 업무였다고 했다. 임 선생은 반민 피의자 가족들이 뇌물을 갖고 와서 청탁한 얘기, 형무소에 수감 중인 피의자들의 수형 자세, 특히 박흥식 등 경제계 출신 피의자들이 감옥생활을 못견뎌하더라는 얘기들을 재미있게 들려주었다. 그 한 대목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 피의자들의 수형생활 실태가 어땠습니까?
"소위 정치 분야 사람들은 수형태도가 단정합디다. 몸자세 등이."

-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었습니까?
"최린씨라든지..."

- 그러면 다른 분야 사람들은요?
"그런데 경제계 사람들은... 박흥식씨라든지, 김금술씨라든지, 뭐라고 할까, (감옥생활을) 못 참아요. 노상 아프다, 배가 고프다, 원기가 없다, 뭐 이런 식이죠. (두 그룹이) 영 (수형태도가) 다릅디다. 그때 알았어요. 똑같이 나라 팔아먹고 친일을 했어도 그 사람하고 그 덕에 돈 번 사람하고는 사회 태도가 다르더군요. 확실히 알았어요. (경제 분야 피의자는) 옆에 가면 뭔가를 잔뜩 쌓아 놨어요."

- 무엇을요?
"그 뭐 사과, 계란..."

- 감방 안에 있으면서요?
"예"

- 박흥식씨 같은 사람 말입니까?
"예"

- 그런 걸 누가 (외부에서) 넣어 줄 수 있었습니까?
"그때 그런 거 제재 안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형무소 측 하고 얘기를 했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그 때 먹는 것은 제재 안했습니다. 하여튼 건강해야 조사를 하지 않습니까? 뚜렷이 (두 그룹이) 양분이 됩디다. 돈 번 사람(경제 분야 반민 피의자)들은 잘 먹고 잘 살았으니까 오히려 건강이 괜찮았는데... 갑자기 거기(감방)에 넣어 놓으니까 신체에 변화가 온 것도 있었겠지요."   
  
- 엄살도 있었겠지요.
"내가 보기엔 엄살입니다. 동정을 바라더군요."
(* 참고로, 등장인물 가운데 최린은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1인이나 나중에 변절하여 중추원 참의와 총독부 기관지 사장 등을 지냈으며, 박흥식은 친일 기업인의 상징으로 화신백화점과 군수업체인 조선비행기공업(주) 사장을 지냈다. 또 김금술은 악질 모리배로 일제에 비행기 헌납을 한 친일파임)

지난 2007년 9월 12일자 영국의 경제지 (FT)는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칭병(稱病)'을 구실로 위기를 모면하는 한국 재벌의 행태와 이들에게 온정적인 한국의 사법제도를 비판하는 특집기사를 실은 적이 있다.

FT는 이날 '한국 재벌총수들은 곤란할 때마다 휠체어를 탄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몸이 아픈 것을 핑계로 위기를 모면한 재벌들의 사례를 소개했는데, 우리로선 창피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재계 인사 가운데 휠체어를 사용한 대표적인 사람은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이다. FT에 소개된 사람들을 포함해 몇몇 유명 인사들이 휠체어를 '애용'(?)한 사연을 살펴보기로 한다.   

유명인사들의 휠체어 애용사례, 살펴보니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 1999년 2월 4일, 휠체어를 탄 정태수 전 한보그룹 명예회장이 한보 비리와 관련한 증언을 위해 국회 경제청문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국세청에 의해 숨겨둔 땅이 발각돼 압류조치를 당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은 소위 '한보비리사건'으로 검찰에 구속됐다. 이 사건은 1997년 1월 발생한 한보철강의 부도와 이에 관련된 권력형 금융부정 및 특혜 대출비리사건으로, 국회에서는 한보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열려 58명의 증인과 4명의 참고인이 채택되었으며, 이른바 '정태수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 33명이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다. 또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과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운영차장 김기섭 역시 이 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되기도 했다. 당시 국회에 증인으로 나오면서 정 전 회장은 흰색 마스크에 휠체어를 타고 출석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06년 2월 4일 밤 전용기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 그룹직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2004년 말 MBC 이상호 기자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진 이른바 '안기부 X파일사건'은 1997년 대통령선거 당시 삼성그룹의 고위 임원과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특정후보에게 대선자금 불법지원 공모 및 검찰간부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던진 사건이다. 이 일로 는 사과 사설을, 삼성그룹은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였으며 당사자인 홍석현 당시 주미대사는 자진사퇴하였다. 또 헌정사상 최초로 국정원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전 국정원장인 신건, 임동원씨가 불법도청 공범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2005년 이 사건이 한창 수사 중일 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돌연 미국으로 건너가 이례적으로 5개월 동안이나 체류하였는데 귀국하면서 휠체어를 타고 공항에 나타났다. 당시 이 회장은 건강에 특별한 이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 2006년 7월 10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속행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정회장이 휠체어를 타고 법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 연합뉴스

2006년 4월 28일 비자금 조성혐의로 구속 수감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구속 두 달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당초 정 회장은 2007년 2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과 함께 준법경영을 주제로 한 강연·신문기고 등의 사회봉사활동을 명령받았다. 검찰의 상고에 대해 대법원은 2008년 4월 집행유예 및 사회봉사명령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면서 금전 출연의 사회봉사명령은 허용될 수 없고 강연과 기고 부분도 취지가 분명치 않고 그 의미나 내용이 특정되지 않아 헌법이 보호하는 피고인의 양심의 자유에 중대한 침해를 초래할 수 있어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정 회장 역시 재판 과정에서 휠체어를 탄 채 법정에 등장해 여론의 따가운 비난을 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보복폭행 혐의로 구속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2007년 8월 14일 법원으로부터 병치료를 위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뒤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앰뷸런스에서 내린 뒤 주변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차남이 유흥주점에서 폭행당한 데 분노해 직원과 폭력배들을 동원해 '보복폭행'을 함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항소한 김 회장은 항소심 첫 공판에서 휠체어에 환자복을 입고 법정에 나왔다. 이날 변호인은 김 회장이 "심한 우울증과 충동 조절장애, 기관지염 등을 앓고 있으며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급격히 악화됐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2007년 9월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김 회장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과도한 특권의식을 버리고 사회공동체 일원으로서 화광동진(和光同塵)의 자세로 땀을 통해 이 사건 범행을 속죄할 수 있도록 복지시설·단체에서 대민봉사 활동을 명한다"고 밝혔다.

[이선애 태광그룹 상무]

▲ 태광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가 2011년 1월 12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온몸을 촘촘히 가린채 들것을 타고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태광그룹 비자금 의혹의 핵심인사로 지목돼 검찰 출두를 명받은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의 어머니인 이선애(84) 전 상무는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두 번이나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다 강제소환 경고를 받고서야 2011년 1월 12일 서울 검찰에 출두했다. 이날 이 상무는 응급실 간이침대에 누운 채 검찰청사로 들어섰다. 준비한 휠체어는 타지 않았으나 흔히 병원에서 쓰는 하늘색 담요로 몸을 덮은 채 영락없은 환자 꼴이었다. 이씨의 이런 모습에 대해 검찰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그간 휠체어 환자 모습으로 검찰에 출석해 동정여론을 일으키려 했던 정·재계 인사들을 담은 스크랩을 언론에 배포했다. 이듬해 2월 1심에서 이씨는 84세 고령에도 징역 4년에 벌금 20억 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권노갑 전 의원]

▲ 의정부지검이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형집행정지 연장 신청을 불허키로 한 가운데 2006년 1월 13일 오후 권노갑 전 고문이 재수감되기 위해 치료를 받고 있던 서울 중구 삼성제일병원을 나서며 차량에 탑승해 있다. ⓒ 연합뉴스

동교동계의 좌장으로 불린 권노갑 전 의원은 수뢰혐의로 여러 차례에 걸쳐 감옥생활을 했다. 우선 1997년 2월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으로부터 2억5000만 원 수수한 혐의로 구속 수감돼 1심 재판에서 징역 5년 선고 이듬해 8·15특사로 사면 복권됐다. 2002년 5월엔 MCI코리아 대표 진승현 씨로부터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추징금 5000만 원 선고받고 복역 중 지병인 당뇨병 때문에 법원의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석방됐으며, 2003년 7월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2003년 8월 '현대 비자금' 200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 및 추징금 200억 원을 선고받은 권 전 의원은 항소심에서 원심대로 징역 5년을 유지하고 국민주택채권 50억 원 몰수 및 추징금 150억 원을 선고받았다. 이날 그는 병보석 신청자가 입는 파란색 줄무늬 수의에 흰 수염을 기른 채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의원]

▲ 구속집행정지로 병원치료중인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004년 5월 17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안대와 마스크를 한 채 휠체어를 타고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현대비자금 150억 원 수수혐의'로 대북송금사건을 다룬 송두환 특검팀에 의해 2003년 6월 구속된 박 의원은 2004년 11월 대법원이 현대로부터 150억 원을 수수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못하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2006년 5월 서울고등법원에서는 대북 불법송금과 대기업 자금 1억 원 수수에 대한 유죄가 인정돼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그 후 2007년 2월 특별사면조치로 형집행이 면제되었고, 그해 12월 복권되었다. 2004년 대북송금사건 결심공판 때 마스크와 안대를 한 채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두한 박 의원은 "하나 남은 눈마저 잃을지 모르니 구속집행 정지를 해 달라"고 재판부에 읍소했다.

 정운현 (jwh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