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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21일 화요일

박근혜, 84% 지지율? 41% 투표율은 왜 말 안 하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1일자 기사 '박근혜, 84% 지지율? 41% 투표율은 왜 말 안 하나'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솎아보기] 통합진보당은 때 아닌 ‘아메리카노’ 논쟁

20일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새누리당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확정됐다. 예상대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박 후보는 국민참여 선거인단 득표수(80%)와 여론조사 지지율(20%)을 합산해 84%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지는 압도적이었지만 재미도 감동도 없는 뻔한 경선이었다. 경선 투표율이 41%로 역대 최저였다는 사실을 언급한 신문(세계일보 사설)은 별로 없었다. 어쨌거나 문제는 본선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통합진보당은 때 아닌 ‘아메리카노’ 논쟁에 빠졌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의 남편인 백승우 전 통합진보당 사무부총장이 지난 17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 때문이다. 신·구당권파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비화된 양상이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는 20일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사퇴를 거부하면 분당하겠다”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다음은 21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박근혜 “비리 엄단, 상설특검 도입”)
-국민일보 (‘첫 여성대통령’ 박근혜의 도전 시작됐다)
-동아일보 (“불안의 시대엔 안정된 지도자 필요”)
-서울신문 (‘박통’ 넘고 ‘불통’ 깨야)
-세계일보 (박근혜 “국민대통합 시대 열겠다”)
-조선일보 (대통령의 딸, 대통령 후보 됐다)
-중앙일보 (후보 박근혜, 도전은 이제부터)
-한겨레 (박근혜 “과거로 가려면 한없어…이제 미래로 가자”)
-한국일보 (“국민 대통합의 길 가겠다”)

박근혜 압도적 지지로 대선 후보 확정, 문제는 본선

이날 아침신문들은 지면의 상당수를 박근혜 후보의 약력과 그간의 발언, 수락 연설에 담긴 의미, 향후 과제 등을 다루는 데 할애했다.
경향은 “문제는 대선 본선”이라며 “감동 없는 경선으로 끝난 당내와 달리 야당과의 본선 승부는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치를 공산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는 지지율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는 한 자릿수 격차로 추격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경향은 박 후보가 첫 여성 대통령까지 가기 위한 과제로 △정부의 실정 △‘안철수 현상’으로 상징되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혐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정적 유산 해결을 꼽았다.
세계일보는 “정치 경선 역사상 최다 득표율을 얻어 ‘박근혜 대세론’의 힘을 보여줬지만, 예상된 결과라는 점에서 ‘컨벤션 효과’(전당대회 이후 지지율 상승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박·중도층 포용을 박 후보의 최대 과제로 꼽은 세계일보는 박 후보가 과거사를 불씨로 남겼다고 진단했다.
세계일보는 “박 후보는 연설에서 경선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5·16이나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언급을 삼갔다”며 “과거사 논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100% 대한민국’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비판론이 나올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 후보, 넘어야 할 과제는 산 넘어 산?

서울신문은 “5·16, 유신, 정수장학회, 공천헌금 등 혹독한 검증이 예고돼 있다”며 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다뤘다. 5·16 쿠데타와 유신시대에 대한 역사 인식, 정수장학회 문제와 최필립 이사장 관련 논란,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 공천 헌금 파문,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 관련 논란 등 곳곳에 파괴력 높은 뇌관이 산재해 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야권의 혹독한 검증 공세가 박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며 “박 후보의 5·16 발언은 지난 5년 동안 변화를 보여 왔지만, 여전히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박 후보가 처음 넘어야 할 산은 ‘가족과 주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남동생 박지만씨와 부인 서향희 변호사, 여동생 박근령씨 등 친인척과 둘러싼 문제들을 상세히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박지만씨는 현재 1천억대 재산가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1989년 지만씨에게 EG의 전신인 삼양산업 부사장을 맡겼다. 그는 이듬해 대표이사가 됐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9억원을 빌려 이 회사 지분 74.3%를 인수하면서 대주주가 됐다. 현재 이 회사 회장인 지만씨는 특수관계인 2명과 함께 주식 216만5323주를 갖고 있는데 20일 종가 기준 1318억원이라고 한다.
지만씨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는 삼화저축은행의 고문 변호사를 지낸 이력이 논란이 됐다. 박근령씨의 남편 신동욱 전 백석문화대 교수는 박 후보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 때문에 구속돼 징역형을 살고 있다.

▲ 21일자 조선일보 5면

박근혜 후보의 사람들은 누구?
신문은 박근혜 후보의 사람들에도 주목했다. 한겨레는 박 후보 관련 기사로 가장 먼저 ‘박근혜의 사람들’을 다뤘다. 후보 주변 인사들을 보면 후보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박근혜 사람들’은 소수 몇 명을 제외하곤 새누리당 안에서도 보수색이 강한 이들이어서 외연확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이 많다”며 “박 후보 인맥의 근간은 경선캠프로 경선캠프 주요 인사들은 5년 전 경선 때도 손발을 맞춘 측근들”이라고 전했다. 한겨레는 기존 친박 그룹이 아닌 외부영입 인사로 김종인 경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과 이상돈·박효종 정치발전위원을 꼽았다.
서울신문은 “박 후보의 사람들도 의리와 충성심이 강하기로 유명하고 입이 무거운 것도 공통점”이라며 핵심 참모진으로 최경환 의원, 유정복 의원, 이학재 비서실장을 꼽았다.
한편 친박계 핵심 인사 현기환 전 새누리당 의원은 21일 오전 검찰에 소환된다. 현 전 의원은 조기문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을 통해 현영희 무소속 의원한테서 공천 관련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21일자 한겨레 2면

동아일보는 각계 전문가 20명에게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해 박 후보의 리더십을 평가했다. 10점 만점에서 국정운영능력은 7.6점을 받은 반면 의사소통능력과 감성지능은 6.3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중앙일보도 정치·경제·사회 및 여론조사 전문가 11명에게 박 후보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진단을 의뢰했다. 전원이 절대 지지층, 원칙과 신뢰의 리더십, 정책 어젠다 중 한 가지 이상을 강점으로 꼽았고, 절반 이상의 전문가들이 불통, 기득권, 외연 확장의 한계를 약점으로 지목했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는 안철수, 손학규, 문재인 순으로 꼽혔다.

▲ 21일자 동아일보 1면

폭력사태 눈감고, 공장점거 시도만 부각시킨 동아일보
경향신문은 2면에 최근 잇따른 사용자의 노동자 폭력 사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2면 머리기사에서는 지난 18일 발생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간부 폭행·납치 사건을 둘러싼 비정규직노조와 현대차의 공방을 주요하게 다뤘다. 비정규직노조는 “현대차가 18일 노조 간부들을 폭행 납치한 뒤 그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뒤늦게 피해 노조원들에게 퇴거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차는 “비정규직노조는 회사의 협상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퇴거통보를 하든 말든 법적인 문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여러 경로로 수차례 퇴거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경향은 같은면에서 삼성노조 조합원이 기자에게 회사를 나쁘게 말했다는 이유로 회사 간부가 자신을 폭행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조합원 김아무개씨는 고소장에서 “인사팀 김아무개 차장이 지난달 27일 자신이 근무하는 에버랜드 알파인 식당에서 회사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에버랜드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 21일자 경향신문 2면

동아일보는 18일 발생한 비정규직노조 간부에 대한 폭행·납치 사건은 누락한 채 “현대차 사내 하청업체 노조가 20일 오후 9시경 울산 1공장 점거를 시도해 공장 점거에 따른 충돌과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노조 간부 폭행 사건에 대한 언급은 기사 관련 사진 설명에서 한 줄 첨부한 것이 전부였다.
한겨레는 용역폭력 방지 근본대책 관련 기사에서 노동쟁의 현장에 대한 일종의 사회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자는 학계·법조계·시민단체들의 제안을 소개했다. 윤지영 변호사(공익법무법인 공감)는 “정당한 노동권 행사를 폭력으로 진압하는 행위는 당연히 공적 영역에서 벌어진 일로 보고, 공공의 가치 차원에서 적극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민주통합당 폭력용역업체 진상조사단과 참여연대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고용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불법폭력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해당 용역경비업체를 불러들인 시설주 또는 고용주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경비원 면허제를 도입한 미국, 경비업무의 구체적 활동사항을 세세하게 규정한 프랑스의 사례를 소개했다.

▲ 21일자 동아일보 14면

맥쿼리, 다큐 영화 다 찍기도 전에 “법적 대응” 운운
맥쿼리자산운용이 자사 투자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맥코리아’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화는 아직 완성도 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맥쿼리측은 최근 이 영화를 제작 중인 김형렬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예고편 일부 내용이 심각하게 왜곡됐고 그 내용을 뒷받침할 구체적 증거도 없는 만큼 상영금지 가처분 등 법적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아들이 한때 맥쿼리 계열사 대표로 근무한 바 있다. 맥쿼리의 법적 대응 방침으로 아직 완성도 되지 않은 영화에 대한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도가니’, ‘부러진 화살’, ‘두 개의 문’에 이어 논란이 된 사건을 재조명한 또 하나의 다큐 영화가 나올 지 주목된다. 

▲ 21일자 국민일보 8면

아메리카노 마시면 친미?
통합진보당은 난 데 없는 커피 논쟁에 빠졌다. 사건의 발단을 지난 17일 불거졌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의 남편인 백승우 전 통합진보당 사무부총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대표와 심상전 전 대표를 겨냥해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셔야 회의를 할 수 있는 이분들을 보면서 노동자·민중과 무슨 인연이 있는지 의아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유 전 대표도 20일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아메리카노 커피는 포기하지 않겠다. 이름이 그래서 그렇지, 미국하고 별관계가 없는 싱거운 물커피”라며 “아무 가치 있는 것도 낳을 수 없는 ‘비창조적 흥분상태’ 또는 ‘불모의 흥분상태’에 빠지는 것을 스스로 경계하겠다”고 반박했다. 경향신문은 이런 커피논쟁을 두고 “최근 당 분란을 놓고 벌이는 구주류와 신주류 쇄신파 간 감정싸움이 날것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진단했다.
같은날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는 구당권파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강 대표는 20일 구당권파측에 △구당권파가 모든 당직을 버리고 백의종군 할 것 △5·12 중앙위원회 폭력사태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이 당원과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당직과 공직에서 모두 물러설 것 △이석기·김재연 의원은 자진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통합진보당의 분당이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22일 중앙위원회에서도 양측의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 21일자 경향신문 1면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2012년 8월 19일 일요일

“SJM 회장 아들이 돈봉투 내밀더니...며칠 후 동료들 고발하더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18일자 기사 '“SJM 회장 아들이 돈봉투 내밀더니...며칠 후 동료들 고발하더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SJM폭력사태 피해자 한정록 조합원

ⓒ이승빈 기자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에스제이엠 공장 앞에서 열린 문화제에서 지난 용역침탈에서 소화기에 맞아 뒤통수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던 한정록 지도위원(가운데 목에 파란색 수건을 두른 이)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달 27일 생애 처음으로 용역폭력을 경험한 SJM 노동조합 조합원 한정록(49)씨.

한씨는 23년간 일했던 직장에서 '컨택터스'라는 용역업체의 직원들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 낯선 젊은이들이 들이닥쳐 욕설을 퍼부으며 한씨의 머리를 소화기로 내려쳤고 그의 머릿 가죽은 7cm가량 찢어지고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이틀 전 퇴원한 한씨를 17일 오후 4시께 경기도 안산 SJM공장 앞에서 만났다. 머리카락 사이로 벌겋게 부어있는 상처가 여전했으며 병원에서는 안정을 취하라고 했다. 하지만 한씨는 퇴원한 뒤 공장부터 찾았다. 이날 오전 7시부터 밤 9시까지 예정된 일정도 모두 소화하고 있었다. 덥고 힘든데 왜 나왔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회사가 이 모양이라서"라며 간결하게 답했다. 

SJM사장, 돈봉투 내밀더니...조합원 경찰서에 고발

한씨는 SJM 강춘기 대표이사와 김휘성 경영본부장, 인사과 직원 등 4명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 사람들도 사람이라 미안하긴 하구나'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김휘성 경영본부장은 SJM 회장의 아들이다.

누워있던 한씨에게 강춘기 대표이사가 흰 봉투를 내밀었다. "이게 뭐냐." 병원에는 한씨를 비롯해 동료 3명이 더 있었다. 도대체 왜 돈을 주는 것인지 한씨는 알 수 없었다. 한씨와 동료들은 사과는 받겠지만 돈봉투는 가져가시라고 거절하면서 강 대표이사 일행을 돌려보냈다.

그 때까지만 해도 한씨는 사장과 회장 아들이 직접 찾아와 사과까지 하면서 빨리 마무리짓겠다는 모습을 보며 정말 빨리 마무리될 줄 알았다고 한다. 한씨를 찾아갔던 SJM 사측은 최근 안산단원경찰서에 조합원들을 절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한씨에게 내밀었던 그 돈봉투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돈봉투를 주면서 '최대한 빨리 마무리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더니 조합원들을 고발한 건 뭐냐. 쇼냐. 어디서 쇼를 하는 것이냐." 한씨는 분개했다. "23년동안 '한 가족'이라고 했던 사람들이다. 회사를 위해 몸을 바쳐 살아왔더니, 두들겨 팬 것도 모자라 돈봉투로 사람 우롱하고 동료들 고발까지 해 뒤통수를 치냐.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내가 실업자가 돼 헤매거나..깡패가 나타나거나

한씨는 요새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숙면을 취했다는 한씨는 '그 날' 이후 안정제를 손에서 뗀 적이 없다. 잠들었다가도 2~3차례 잠에서 깬다. '악몽' 때문이다.

"내가 실업자가 돼서 해매고 있거나 깡패들이 나타나 내 앞에 서 있어요." 

안정제 없이는 잠들기 힘든 그는 병원에서 나와 공장으로 향했다. 안정이 필요한 그는 '투쟁'을 택했다.

"우리의 목적은 순수합니다. 우리는 노동현장에서 우리 자산인 노동을 하고 살겠다는 겁니다. 저는 그게 이뤄질 때까지 투쟁할 겁니다."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SJM 회장 아들이 돈봉투 내밀더니...며칠 후 동료들 고발하더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18일자 기사 '“SJM 회장 아들이 돈봉투 내밀더니...며칠 후 동료들 고발하더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SJM폭력사태 피해자 한정록 조합원

ⓒ이승빈 기자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에스제이엠 공장 앞에서 열린 문화제에서 지난 용역침탈에서 소화기에 맞아 뒤통수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던 한정록 지도위원(가운데 목에 파란색 수건을 두른 이)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달 27일 생애 처음으로 용역폭력을 경험한 SJM 노동조합 조합원 한정록(49)씨.

한씨는 23년간 일했던 직장에서 '컨택터스'라는 용역업체의 직원들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 낯선 젊은이들이 들이닥쳐 욕설을 퍼부으며 한씨의 머리를 소화기로 내려쳤고 그의 머릿 가죽은 7cm가량 찢어지고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이틀 전 퇴원한 한씨를 17일 오후 4시께 경기도 안산 SJM공장 앞에서 만났다. 머리카락 사이로 벌겋게 부어있는 상처가 여전했으며 병원에서는 안정을 취하라고 했다. 하지만 한씨는 퇴원한 뒤 공장부터 찾았다. 이날 오전 7시부터 밤 9시까지 예정된 일정도 모두 소화하고 있었다. 덥고 힘든데 왜 나왔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회사가 이 모양이라서"라며 간결하게 답했다. 

SJM사장, 돈봉투 내밀더니...조합원 경찰서에 고발

한씨는 SJM 강춘기 대표이사와 김휘성 경영본부장, 인사과 직원 등 4명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 사람들도 사람이라 미안하긴 하구나'하고 생각했다고 한다. 김휘성 경영본부장은 SJM 회장의 아들이다.

누워있던 한씨에게 강춘기 대표이사가 흰 봉투를 내밀었다. "이게 뭐냐." 병원에는 한씨를 비롯해 동료 3명이 더 있었다. 도대체 왜 돈을 주는 것인지 한씨는 알 수 없었다. 한씨와 동료들은 사과는 받겠지만 돈봉투는 가져가시라고 거절하면서 강 대표이사 일행을 돌려보냈다.

그 때까지만 해도 한씨는 사장과 회장 아들이 직접 찾아와 사과까지 하면서 빨리 마무리짓겠다는 모습을 보며 정말 빨리 마무리될 줄 알았다고 한다. 한씨를 찾아갔던 SJM 사측은 최근 안산단원경찰서에 조합원들을 절도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한씨에게 내밀었던 그 돈봉투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돈봉투를 주면서 '최대한 빨리 마무리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더니 조합원들을 고발한 건 뭐냐. 쇼냐. 어디서 쇼를 하는 것이냐." 한씨는 분개했다. "23년동안 '한 가족'이라고 했던 사람들이다. 회사를 위해 몸을 바쳐 살아왔더니, 두들겨 팬 것도 모자라 돈봉투로 사람 우롱하고 동료들 고발까지 해 뒤통수를 치냐.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내가 실업자가 돼 헤매거나..깡패가 나타나거나

한씨는 요새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숙면을 취했다는 한씨는 '그 날' 이후 안정제를 손에서 뗀 적이 없다. 잠들었다가도 2~3차례 잠에서 깬다. '악몽' 때문이다.

"내가 실업자가 돼서 해매고 있거나 깡패들이 나타나 내 앞에 서 있어요." 

안정제 없이는 잠들기 힘든 그는 병원에서 나와 공장으로 향했다. 안정이 필요한 그는 '투쟁'을 택했다.

"우리의 목적은 순수합니다. 우리는 노동현장에서 우리 자산인 노동을 하고 살겠다는 겁니다. 저는 그게 이뤄질 때까지 투쟁할 겁니다."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2012년 8월 18일 토요일

SJM 폭력사태, 경찰 컨택터스 앞에선 힘 못써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17일자 기사 'SJM 폭력사태, 경찰 컨택터스 앞에선 힘 못써'를 퍼왔습니다.
경찰청장 "컨택터스 직원이 막아 못 들어가"…채증 사진 폐기까지

SJM 노동자에 대한 폭력사태와 관련해 김기용 경찰청장이 출석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17일 진행됐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폭력을 행사한 컨택터스 경비업체에 대해 경찰이 대응 매뉴얼에 따라 현장검거를 하지 않았다는 점과 현장을 찍은 채증자료가 폐기된 것으로 드러나 ‘짜고 치는 고스톱’, ‘짬짜미’ 의혹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애초 처벌할 의사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또, 경찰이 컨택터스 경비업체에 막혀 폭력이 발생하는 공장으로 들어가지 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경찰의 무능이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9월 재개발·노사분규 등 집단민원 현장에서 용역폭력을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주요하게 도마 위에 올랐다. “초기부터 경찰이 적극 개입한다”, “폭력을 행사한 용역에 대해 현장검거”라는 대응 매뉴얼을 따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노조원 ‘살려달라’ 7차례나 신고했는데 경찰 출동한 기록 없다”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은 “SJM 현장에서 ‘용역폭력 등 방지 종합대책’ 매뉴얼이 지켜졌냐”고 물으며 “매뉴얼에는 정보과장 등 신속대응팀이 현장 출장토록 하고 있다. 노조원들은 ‘살려달라’고 7차례나 신고를 했는데 현장 출동한 기록이 없다”고 지적했다.
임수경 의원은 “2차 매뉴얼에는 폭력을 행사한 용역을 현장에서 즉각 검거해 조직폭력에 준하는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지침인데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안전을 보호해야할 경찰이 도대체 한 일이 뭔가. 이럴 거면 현장 검거 매뉴얼은 대체 왜 만들었나. 날카로운 쇠붙이 밸로우즈를 던진 컨택터스는 살인미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 김기용 경찰청장이 17일 국회 행안위에서 SJM용역 폭력의 문제점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현장검거’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기용 경찰청장은 “서장의 판단이 미흡했던 것 같다”고 답했지만,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검거할 마음이 없었던 게 아니냐”며 “경찰이 용역깡패 뒤를 봐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경찰 보고에 따르면 27일 새벽 6시 20분~40분경 조용히 처리된 것으로 보고됐다”며 “그때는 용역 직원과 노동자들 간의 2차 충돌이 벌어지는 상황이었다”고 질책을 이어갔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6시 20분 경 그 안(공장)에 들어가려다 용역이 막아서 못 들어갔다”는 답을 내놓으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김현 의원은 “용역이 막아서 못 들어갔다는 게 말이 되느냐. 오늘 상임위는 국민의 안전을 보호 하지 못한 경찰의 직무유기를 규명하기 위한 자리인데 반성하는 태도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한 7월 27일 현장을 찍은 채증사진을 경찰 스스로 폐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용역깡패들을 처벌할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도 나왔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채증자료라는 것은 불법행위를 규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련이 없다면 초상권 문제 등에 따라 폐기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현 의원은 “어떻게 임의로 수사 중인 사건의 내용을 그것도 상부에 보고도하지 않고 불법행위인지 아닌지 판단이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 폐기를 할 수 있느냐”며 복구 후 제출하라고 다그쳤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경비업체 배치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새누리당 의원들 역시 경비업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은 “노사분규나 재개발 현장의 경비업체 배치가 신고제로 돼 있다”며 “허가제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경비업체의 배치신고는 사전 24시간으로 돼 있는데 부족하다. 48시간 미리 신고하도록 해 점검할 수 있도록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박성효 의원은 “경비업체에 대한 관리 책임은 경찰에 있다”고 강조한 뒤, “경비용역업체에 범법자 등 적절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고 들었다. 제대로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8월 7일 화요일

컨택터스, 전국서 용역 모아 노조 급습…10여일간 치밀작전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07일자 기사 '컨택터스, 전국서 용역 모아 노조 급습…10여일간 치밀작전'을 퍼왔습니다.

경찰장비와 유사한 방패, 헬멧, 곤봉 등으로 무장한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 소속 직원들이 지난달 27일 새벽 폭력을 휘두르며 경기도 안산 에스제이엠(SJM) 공장으로 들이닥치고 있다. 금속노조 에스제이엠지회 제공

[뉴스쏙] SJM 용역 폭력사태의 재구성

치밀하게 준비된 기획이었다. 지난달 27일 수십명의 노조원이 부상을 당한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 자동차부품 회사 에스제이엠(SJM)의 용역폭력 사태는 회사와 용역경비업체의 사전 모의, 경찰의 방조 속에 의도된 수순을 밟았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여러 용역경비업체 관계자들과 경찰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에스제이엠 폭력사태를 재구성했다.

■ 7월15일 “애들 좀 모아달라” 6년째 ‘프리팀’(적게는 몇 명에서 많게는 수십명으로 구성된 경비용역집단)을 이끌어온 ㄱ 팀장은 지난 7월15일 “애들 좀 모아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2500명을 모아 ‘대우자동차’에 들어간다고 했다. 경비용역업체들은 상시 고용하고 있는 경비원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큰일이 있을 때면 프리팀과 아르바이트생을 모은다. 이렇다 할 설명 없이 현장 투입이 두차례나 미뤄지자 휴가를 앞둔 ㄱ 팀장은 ‘작업’에서 빠지기로 했다.약속된 27일 용역들이 몰려간 사업장이 대우자동차가 아니었단 사실은 ㄱ 팀장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 그는 “알고 보니 보안 유지를 위해 거짓말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집결 장소도 몇 차례나 바뀌었다. 처음 모이기로 한 장소는 서울 여의도였다. 집합을 미룬 업체가 다시 알려온 집결지는 마포 상암월드컵경기장이었다. “대규모 인력을 서울에서부터 이끌고 인천 문학경기장으로 간 것은 아마도 대우자동차에 가는 척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ㄱ 팀장은 전했다.전국 각지에서 마포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모여든 용역직원은 총 1500명에 달했다. 에스제이엠 공장에 들어간 컨택터스와 만도 공장 3곳에 들어간 지원가드 등 용역업체들이 모세혈관 조직과 같은 전국의 프리팀을 끌어모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인천 문학경기장으로 이동한 뒤 버스를 나눠 타고 다시 만도의 평택·문막·익산 공장 등 금속노조 사업장으로 향했다. 앞서 서울 잠실에 모여든 용역 200여명도 에스제이엠 공장으로 방향을 정했다. 이렇게 대규모의 용역이 조직적으로 파업 사업장을 장악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 7월25일 ‘평균일당 16만원’ 계약서 도장 에스제이엠과 컨택터스가 실제로 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현장 투입 이틀 전인 7월25일이다. 정확한 계약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컨택터스가 동원한 한 프리팀 팀장은 “미뤄보건대 최소 50억원짜리 계약”이라고 말했다. 주·야간 16시간 일하는 것으로 계산해 고용된 용역직원이 받는 평균 일당이 16만원 수준이다. 현장에 투입된 인원은 250명이지만 대기 인력까지 계산해 300명 정도로 여유있게 계약을 맺는다. 보통 용역계약이 3개월 단위로 이뤄지는 것을 고려해 계산하면 54억원이 나온다. 민주통합당 폭력용역업체 진상조사단은 이들의 계약서를 분석해, 11일간 컨택터스가 5억7000만원 이상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컨택터스 경기법인의 구아무개(38) 이사는 “우리가 그동안 잘했다는 평도 들었고 실적이 있으니까 에스제이엠이 먼저 연락을 해 왔다”고 말했다. 고물상을 하면서 부업으로 용역경비 일을 하는 한 프리팀장은 “초보자는 10만원 정도 받고 경험이 많으면 최고 20만원까지 받는다”며 “노조와 관련된 일은 좀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경비원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체격이다. ㅅ경비업체를 운영하는 박아무개 대표는 “체격이 큰 사람들을 뽑는다”며 “경호학과나 경찰행정학과 출신도 있고 군 특수부대 출신들, 무도 유단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학생들도 아르바이트로 경비원 일을 한다. 박 대표는 “아르바이트생도 현장투입 전에 3박4일 교육을 받으면 ‘이수증’이 나오고 경비원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D-12
작업 고사한 용역팀장
“대우자동차로 간다더니
일정 두 차례나 미뤄져
알고보니 교란작전이었다”

■ 7월27일 새벽 3시 유원지 작전회의 27일 새벽 3시, 에스제이엠 간부가 공장 근처 유원지에 도착했다. “할 수 있겠어?” 컨택터스 관계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할 수 있다”고 답했다.새벽 4시40분께 45인승 버스 5대가 에스제이엠 공장 후문에 차례로 도착했다. 용역들은 경찰에 신고한 시각보다 1시간30분가량 일찍 현장을 급습했다. 새벽에는 사고가 날 수 있으니 배치시간을 늦추라는 경찰의 지시도 거부했다. 용역대원들의 손엔 50㎝~1m 길이의 곤봉과 방패는 물론이고 소화기까지 들려 있었다. 에스제이엠 간부와 컨택터스 쪽은 휴대전화를 통해 진행상황을 수시로 공유했다.에스제이엠 쪽은 “노동자들을 때리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었다”고 항변하지만 설득력이 없다. 용역들이 투입될 때 회사의 뜻대로 움직인다는 것은 업계의 정설이다. 한 경비업체의 실장은 “작전을 수행할 때에는 100% 회사 쪽의 지휘를 따른다”며 “사람을 모아 현장에 투입하기 전까진 업체가 책임을 지지만 투입 후엔 사쪽의 책임하에 놓인다”고 고백했다.

D데이
SJM 간부-컨택터스 관계자
“할 수 있겠어?” “할 수 있다
”용역대원들 곤봉·방패로 무장
양쪽 휴대폰 통해 정보 수시공유

■ 7월27일 새벽 4시40분 피튀기는 공장 공장 2층에 몰린 노조원들이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현장에서 112에 7차례나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사태가 벌어진 지 1시간 뒤인 새벽 5시30분이 다 돼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여기저기서 노조원 수십명이 용역이 던진 조립 부품에 맞아 피를 흘리고 있었다. 도착한 뒤에도 경찰은 눈앞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에 손을 놓고 있었다. 노조원 등 30여명이 다쳤고, 10여명은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다.용역경비업체는 불법사태를 막기 위해 경비지도사를 고용해 경비원들에 대한 교육과 현장 관리감독을 맡기도록 경비업법에 규정돼 있지만, 이날 새벽 경비지도사 오아무개(31)씨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오씨는 “컨택터스에서 보안사항이라며 아무 말 없이 당일 새벽 현장으로 나오라고 했다”며 “(작전에 대해) 아무 말도 없어서 왜 나한테까지 숨기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단원경찰서는 에스제이엠이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쓰도록 컨택터스를 사주했다고 결론내렸다.

경찰의 수수방관일
손 뗀 전직 프리팀장
“용역업체 사장-경찰서
사건 일어나면 ‘딜’ 봤다
”민주조사단 “컨택터스 최소 5억 수익”

■ 7월29일 이틀 만에 투입된 국외 대체인력 폭력으로 노동자들을 몰아냄과 동시에 에스제이엠은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대체인력 투입 역시 신속하게 이뤄졌다. 에스제이엠은 노조원 폭행 당일인 27일부터 인력업체와 단순생산직 40명을 파견받는 계약을 맺었다. 회사가 노동자의 쟁의로 중단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외부 인력을 채용하거나 대체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이다.이틀 뒤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 기술자 12명이 생산라인에 투입됐다. 플라스틱 성형기를 다루는 고급 기술자들이었다. 에스제이엠 쪽은 이들이 “에스제이엠 남아공 법인 소속 직원들”이라고 했다. 이틀 만에 남아공에서 기술자들을 불러들였다는 것 역시 에스제이엠이 충분한 기간을 갖고 직장폐쇄를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하지만 한국 국적이 아닌 외국인은 취업비자 없이 국내에서 일할 수 없다. 남아공 기술자 12명은 모두 관광비자로 입국했다.같은 날 직장폐쇄와 용역 투입이 이뤄진 만도에서는 사흘 만에 회사 쪽과 가까운 새 노조가 만들어지고, 기존 노조 조합원들에게 전국금속노조 탈퇴를 유도하는 작업이 속속 진행됐다.

에스제이엠(SJM) 노조원 폭행사건 부실대응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 3일 대기발령된 우문수 전 안산단원경찰서장(흰색 와이셔츠 차림)이 지난달 27일 새벽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에스제이엠 공장을 뒷짐을 진 채 지켜보고 있다. 금속노조 에스제이엠지회 제공

■ 8월3일 컨택터스 압수수색…그 후 폭력을 방조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자 경기지방경찰청은 지난 3일 에스제이엠과 컨택터스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지금까지 에스제이엠 임직원 5명과 컨택터스 임직원 16명 등 모두 21명이 경비업법 위반 및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컨택터스에 대한 경비업 허가도 취소하기로 했다.컨택터스에 허가 취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에도 전남 나주의 한국쓰리엠 사업장에서 노조원들을 폭행했다. 당시 컨택터스 임직원들은 적게는 7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회사는 경비업 허가를 취소당했다. 하지만 컨택터스는 임원 명단과 주소지만 바꿔 보름 만에 다시 허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했다. 몇 년 전 손을 뗀 전직 프리팀장은 “폭력사건이 일어나면 회사 사장이 경찰서와 다 ‘딜’을 봤다”며 “몇 명은 빼주고 몇 명은 벌금으로 나오게 해주도록 미리 판을 다 짜놓고 현장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컨택터스의 전직 대표인 이아무개(38)씨는 “폭력을 쓰면 형사처벌을 받고 용역업체가 허가 취소될 게 뻔하기 때문에 뒤로 수억원대 이면계약을 맺는다”고 말했다.불법을 저지른 업체가 솜방망이 처벌로 다시 용역경비 사업을 시작하고, 경찰은 여전히 이들에게 관대하고, 폭력으로 노동자들을 억누르려는 자본의 손짓이 지속되는 한, 어느 날 새벽 다시 “애들 좀 모아달라”는 연락이 전국 각지의 프리팀 팀장들에게 가게 될지 모른다.

엄지원 허재현 김지훈 이정국 기자 umkija@hani.co.kr

2012년 6월 1일 금요일

강기갑 폭발 "당권파, 폭력사태 왜 반성 안하나"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6-01일자 기사 '강기갑 폭발 "당권파, 폭력사태 왜 반성 안하나"'를 퍼왔습니다.
"진보 무너지면 야권연대도 무너져"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5.12 폭력사태를 일으킨 당권파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 없이는 당의 관용도 있을 수 없다"고 엄중문책을 경고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진심어린 사과는 당의 자정능력을 보여주는 첫 번째 단계다. 통합진보당에게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집단적 폭행의 책임 있는 인사들은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 위원장이 취임후 중앙위 폭력사태 당사자들을 공개질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어 한 말씀 드리겠다"며 "지난달 중앙위 폭력사태가 벌어진지 20일 지났다. 혁신비대위원장인 저 역시 책임을 공감하고, 코가 땅에 닿도록 큰절을 하며, 국민과 지지단체 여러분께 사과를 하고 다녔지만 정작 폭행의 당사자들이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죄를 올렸다는 소식을 아직도 듣지 못하고 있다. 상식에 맞는 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사람이 사람을 때려서도 안 되겠지만, 상해를 입혔다면 당연히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며 "그런데 아직도 그 당사자들, 그런 사태가 일어나도록 일정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은 성찰도, 반성도,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더불어 '폭력을 유도했다'거나 '맞을 짓을 했다'는 망언은 더 이상 들리지 않도록 해달라"며 "변명 한마디로 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으며, 책임전가로 당과 국민이 받은 상처를 지울 수는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을 추진 중인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제 눈의 들보 먼저 치우라"며 "종북주의니 하는 색깔론 말고, 다른 레파토리 없나. 고장난 라디오도 아니고 30년째 같은 노래 부르시는데, 국민여러분을 너무 반공이데올로기나 이념으로 끌고 가려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이런 지경에 충고주시는 것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진보정치 15년 역사 초유의 징계절차가 지금 진행되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쇄신노력을 조금만 더 지켜봐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진보가 무너지면, 야권연대의 한축이 무너져 내리는 것이고, 정권교체의 구도가 무너지게 되는 것"이라며 "그런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혁신을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최병성 기자

2012년 5월 24일 목요일

"술냄새 나는 용역에게 마이크로 폭행 당했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5-23일자 기사 '"술냄새 나는 용역에게 마이크로 폭행 당했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현대차 노조 김홍규 수석 부지부장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김홍규 수석부지부장 2.5센치 머리가 찢어져 꿰맸다고 합니다. ⓒ 변창기

비정규직 노조에 알아보니 5월 23일 아침, 출근 선전전이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에서 진행된다고 들었습니다. 마침 시간이 나서 아침 7시 공장 정문에서 가까운 비정규직 교육관에 가봤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아침 선전전 할 현수막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혹시 5월 17일 오후 1시 정문 앞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그곳에 있었던 분이 누구인가요? 그날 일에 대해서 물어볼 게 좀 있어서요."

정문 앞에 가니 현자노조 간부 둘이서 선전물을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회사 안쪽으로 현수막을 펼쳐놓고 선전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같이 간 비정규직 노동자도 모두 회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뭐야 이거 오늘은 회사 안에서 선전전 하나? 그럼 누구에게 물어보나?'라고 생각하며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뒤늦게 다른 비정규직 노조 간부가 오길래 물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폭행 당한 당사자에게 직접 듣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당사자는 바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김홍규 수석 부지부장입니다. 비정규직 노조 간부는 김 수석이 지금 시내에 있는 한 병원에 입원해 있으니 가보라 했습니다. 병실도 알려줬습니다. 저는 곧바로 버스를 타고 그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병원에 가니 뭔가 어수선했습니다. 아침 인지라 병실에 입원한 환자들이 아침 식사를 하는 중이었나 봅니다. 알려준 병실 문을 두드리고 살며시 문을 열었습니다. 김홍규 수석 부지부장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5월 17일 정문 앞에서 발생한 폭행사태에 대해 궁금한게 있어 비정규직 노조 간부를 만났더니, 폭행 피해 당사자를 만나 이야기 들어 보는 게 좋겠다고 해 갑자기 찾아왔습니다."

김홍규 수석의 이마 위에는 아직도 상처를 덮은 반창고가 있었고 팔목엔 링겔용 주사기가 꽂혀 있었습니다. 얼굴은 부어 있었으며, 코가 오른쪽으로 치우쳐진 것 같았습니다. 김 수석은 조용히 밥을 다 먹고는 밥상을 갔다 놓으러 갔습니다. 걷는 것도 다소 불편해 보였습니다.

꽉 막힌 정문... 밀려난 비정규직 대표단

▲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간부가 23일 수요일 아침 노조선전물을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 변창기

저는 김 수석을 만나러 가기 전에 받은 선전물을 보여주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김 수석은 선전물을 천천히 훑어본 후 말문을 열었습니다.

"5월 17일 오후 3시에 불법파견 교섭이 잡혀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사전 회의를 하려고 오후 1시까지 현자노조 회의실에서 만나기로 했지요. 그러려면 비정규직 노조 임원과 상집이 출입을 해야 해서 조직강화실에 이야기 해 실무협의를 하라고 했지요. 
  
실무협의를 하고 비정규직 대표단이 들어 오는 것으로 보고받고 기다리는데, 갑자기 오후 1시에 정문에서 다시 막았다는 겁니다. 이건 또 무슨 경우인가 황당했어요. 노사 대표가 만나 교섭을 진행하려는데, 비정규직 노조 대표단이 없으면 교섭이 무슨 소용이겠어요. 그래서 다른 노조간부들과 함께 정문으로 간 것입니다."
  
정문에 갔을 때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용역 경비와 회사 간부가 몰려나와 있었고, 비정규직 노조 대표단은 길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고 합니다.

"경비용역의 입에서 술냄새가 났다"

▲ 현대차 울산공장 안 길 옆에서 23일 아침 출근 선전전을 하고 있습니다. ⓒ 변창기

"차가 휙휙 지나다니는데 사람을 찻길로 내몰고 포위하고 있는거 같더라고요. 그것도 2시간 후면 우리와 같이 현대자동차 회사쪽 대표단과 교섭을 진행할 비정규직 노조 대표단을 그렇게 대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어요. 그래서 경비들을 옆으로 비켜 세우고 들어가자고 했지요."

김 수석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하려 했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마이크를 빼앗았고, 그사람은 마이크로 김 수석의 머리를 내리쳤다 합니다. 이마 위 머리를 맞았는데 피가 많이 흘러 내렸다고 합니다.

"제가 들고 있던 마이크를 빼앗아 제 머리를 가격한 사람은 G용역 경비업체 소속 과장 이OO로 확인됐어요. 그사람은 한 때 현대자동차 법규부 출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고요. 밀치는데 술냄새가 많이 나더군요. 그 술냄새는 한 사람 입에서만 나는 게 아니었어요. 여러 용역 경비들 입에서 술냄새가 많이 풍겼어요.
  
저희들은 다 알아요. 누가 용역이고 누가 현대차 간부인지. 마스크 끼고 사원증을 달지 않고 있는 젊은 사람들은 모두 용역 경비들이고, 사원증 달고있는 사람들은 모두 현대차 과장급 이상 직원들입니다. 그들은 소대, 중대로 편성돼 있어요. 그렇게 조직 관리를 하고 있어서 5분이면 1400명까지 동원할 수 있지요. 용역 경비는 운동으로 몸이 단련된 사람들로 확인되고 있어요."
  
사측은 "먼저 때린 건 노조"라고 주장해

▲ 가져간 노조소식지를 전하자 관심있게 읽어보는 김홍규 수석. ⓒ 변창기
현대자동차 노조는 '손바닥으로 하늘 가릴 수 없다'는 제목의 선전물을 배포했습니다. 그 속보에서 현대자동차 노조는 "노동조합과 조합원을 능멸하는 왜곡선전 즉각 중단하라"며 "현대차가 합의서를 위반했다, 회사가 먼저 폭력을 휘둘렀다, 회사가 먼저 도발을 강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회사 선전물 에는 '어제(5/17·목) 본관 정문에서 발생한 폭력사태에 관한 진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습니다. 

이 글에는 "금속성 둔기(마이크)를 이용해 먼저 폭력을 행사하고 폭력사태의 단포를 제공한 것은 노조"라며 "보안요원은 둔기로 세 차례 후두부를 가격 당했으며, 홀로 둘러싸여 폭행 당했고, 보안요원의 음주사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에는 당시 사진도 나와 있는데, 김 수석이 마이크를 높이 들고 있는 사진과 노조 간부에게 용역 경비업체 이OO가 둘러 싸여 있는 사진도 있었습니다. 또한, 옷에 피를 묻힌 채 고개 숙이고 있는 사진도 편집돼 있었습니다. 김 수석에게 어찌된 일인지 물어봤습니다.

"저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수석 부지부장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용역 경비업체 이OO 과장이 개입할 사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제가 상황 수습하려고 마이크를 잡았더니 마이크를 빼앗았습니다. 노조 비품을 용역 경비가 빼앗으려고 하는데, 가만 있을 사람 어디 있겠어요. 
  
저는 뺏기지 않으려고 한 것 뿐이고요. 회사는 노조 간부가 용역 경비업체 이OO 과장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마치 집단 폭행이라도 한 것 처럼 사진을 엮어 내보냈어요. 그 사진은 저와 몸싸움 하는 것을 노조 간부들이 말리는 사진입니다. 나중에 저는 회사에 그 용역 경비과장과 면담을 하고 싶다고 했지만,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자취를 감추고 나타나지 않고 있지요. 자기가 폭행 당했다면 떳떳하게 나타나서 이야기해야지 않겠어요?"

저는 그날 폭력 사태로 얼마나 다쳤는지 궁금했습니다.

"이마 위 머리 부위가 2.5cm 찢어져 꿰맸구요. 코뼈가 부러져 수술을 하게 됐습니다. 목도 많이 아프고, 왼쪽 어깨도 많이 욱신거립니다. 저는 제 몸 다친 것 보다 마음이 더 아파요. 세상은 금력과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어요. 현대차가 올해 들어와 벌써 39차례나 노동자를 고소고발했어요. 현대차는 고소고발을 취하하겠다는 조건을 내세워 올 임단협에 대해 양보를 받아 내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임단협과 불법파견에 대한 그 어떤 내용도 양보할 생각이 결코 없어요. 용역 경비가 노조 임원을 이렇게 집단폭행해 중상을 입힌 일은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노조 위상이 추락된 것 같아 마음이 아파요. 담당 부위원장이 있는데도 수석인 제가 직접 나선 것은 현대차가 단협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확실한 경고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진실은 용역이 노조 간부를 폭행했다는 것"

▲ 건물 2층엔 현대자동차 노조 사무실이 있고, 큰 벽보가 있는 1층 입구가 비정규직 노조 사무실이 있었습니다. ⓒ 변창기

저는 그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현대자동차 윤갑한 울산공장장이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폭행사태의 책임자 격인 지원실장과 노협실장, 총무실장, 지원사업부장, 경비대장에 대해 엄정처벌을 해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또한, 폭행에 가담한 경비도 처벌해야 하고, 그 용역경비업체에 대한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노조 위상을 지키자면 그정도는 돼야 한다고 봅니다. 안 그러면 회사는 노조를 얕보고 또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릅니다."

현대차 경비도 아니고 용역경비에게 폭행당해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까지 했는데, 현재 그의 심정은 어떨까요.

"회사는 이번 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르려 하고 있습니다. 노조 수석 간부가 폭행 당해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래서 노조는 특근을 거부했어요. 이 일을 두고 현대차는 비정규직 때문에 특근이 손해를 본다는 식으로 몰고 가고 있어요. 조합원들이 이런 말에 현혹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진실을 바로 알아야죠. 진실은 회사 지시에 의해서 용역업체 경비가 노조 간부를 폭행해서 중상을 입혔다는 것이고, 단체협약 제10조를 위반했다는 것입니다.
  
회사는 더이상 그 진실을 거짓으로 꾸미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특근 하나보다 노동조합 위상을 지키고 단체협약을 지켜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1987년 이전의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1987년 이전 노조가 없을 때 우린 어땠습니까. 기계취급 받으며 노예취급 받으며 직장생활하지 않았습니까?"

조합원과 국민에게 하고픈 말이 있을 것 같아 한 마디 청했습니다.

"회사에서 의도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에 현혹되지 말고 노조를 중심으로 뭉쳐야 할 것입니다. 언론을 보면 파업에 따른 기업의 생산손실만 보도하는데, 노조의 위상 훼손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사건 발단이나 원인에 대해서는 일체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회사의 이윤만을 위해 언제까지 노동자가 희생양이 돼야 합니까."
덧붙이는 글 | 김 수석의 쾌유를 빕니다.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갔는데도 달갑게 맞아주고, 그날 이야기를 해준 김홍규 수석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변창기 (byun21c)

2012년 5월 16일 수요일

변상욱 “이정희, 방관‧침묵이 나치 학살 만들어”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5-16일자 기사 '변상욱 “이정희, 방관‧침묵이 나치 학살 만들어”'를 퍼왔습니다.
“혐오한 정치가 우리 목 졸라” 국민에도 ‘쓴소리’

변상욱 CBS 대기자는 16일 나치 히틀러의 홀로코스트의 역사적 교훈을 되짚으며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표에게 “당의 화합과 복원을 위해 침묵을 풀고 백의종군해야 할 시기를 살펴주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변 기자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의 ‘변상욱의 기자수첩’에서 “침묵을 다른 힘이나 권위가 강제한다면 형벌이 되는 것이지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침묵하겠다고 뒤로 물러서면 그건 묵비권의 행사로 봐야하지 않을까?”라며 이같이 일갈했다(☞ 글 보러가기)

앞서 이정희 전 대표는 12일 폭력사태로 종결됐던 중앙위원회 시작 직전 사퇴를 하고 회의에 불참했다. 이어 전 국민을 경악케 하는 대표단 단상 점거 폭력사태가 발생하자 13일 오전 트위터에 “저는 죄인입니다. 어제 제가 무릎꿇지 못한 것이 오늘 모두를 패배시켰습니다”라며 “이 상황까지 오게 한 무능력의 죄에 대해 모든 매를 다 맞겠습니다. 침묵의 형벌을 받겠습니다. 저를 실패의 본보기로 삼아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렸다.

14일 박영재씨의 분신시도 등을 지적하며 변 기자는 “당원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재발되지 않도록 또 당의 복원을 위해서 당 내부 책임 있는 사람들의 자중 자애가 필요한 시점이다”면서 “이토록 빈틈을 보이고 국민의 지지가 떨어지면 새로운 공안정국이 등장해 진보 진영의 기반을 얼마든지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변 기자는 “굳이 진보진영의 복원을 강조하는 것은 정파적 관심에서가 아니다”며 “봉건왕조와 식민지배, 종속적인 우익보수정권의 장기지배에 따른 이 나라 근대사의 왜곡을 시정하고 균형을 맞추려면 진보의 목소리는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정희 전 대표의 ‘침묵의 형벌’과 관련 변 기자는 “이스라엘 부모들은 좀체 아이들에게 매를 들지 않는다. 대신 벌을 주고자 할 때 즐기던 놀이나 텔레비전 시청을 차단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일절 말을 걸지 않는다”며 “격리와 침묵 속에서 스스로 잘못을 찾으라는 요구이다. 그러나 훈계 후에는 반드시 아이를 껴안아준다. 꾸짖는 것도 사랑의 한 노력이라는 걸 알려주는 것이다”고 소개했다.

또 변 기자는 “가까운 역사 속에서 스스로를 정치적 침묵 속으로 밀어 넣은 예는 20세기 독일에서 찾아 볼 수 있다”며 “나치 히틀러의 홀로코스트에 대한 기록을 보면 희생된 사람은 1,100만 명이다”고 역사적 사례를 짚었다.

변 기자는 “그런데 당시 히틀러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독일국민의 10%였다”며 “국민 10%의 지지로 어떻게 1,100만 명을 학살할 수 있을까? 그렇게 되도록 90% 독일국민은 뭘 했을까?”라고 반문했다.

변 기자는 “방관하고 침묵했다. 유태인을 실은 기차가 자기 마을을 지날 때 그 소리에서 도망치려고 교회에 모여 찬송을 부르기도 했다 한다”며 “그걸로 일말의 양심을 표현한 것인지는 몰라도 침묵이 답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다수 국민 뿐 아니라 독일의 관료들도 마찬가지. 묵묵히 하라는 일만 하는 것이 정권에 대한 충성인지는 몰라도 국가를 전쟁과 광기로 떠밀어 넣는 결과를 낳았다”며 변 기자는 “공무원이 양심과 직무 사이에서 아무런 갈등 없이 묵묵히 일할 때가 그 나라가 가장 위험한 때임을 이르는 대표적인 예이다, 자기 자신을 침묵 속으로 밀어 넣는 것이 해답은 아닌 것이다”고 뼈아픈 역사적 교훈을 소개했다. 

변 기자는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라며 선택하는 혐오와 기피도 해답은 아니다”며 ““정치를 혐오하면 그 정치가 우리를 목 조른다”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의 겪는 형벌이 잘못된 자들의 통치 아래 살아가는 것이다”고 국민들에게도 쓴소리를 했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강기갑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이날 1차 인선 명단을 발표했지만 당권파가 별도의 비상대책기구를 만드는 등 극렬한 대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도 연달아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 중앙위원회의 경쟁부문 비례대표 총사퇴 결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역구 김미희 당선자까지 나서 기자회견을 하며 “중앙위 성원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것을 포함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다”며 “이러한 적법성 논란 속에서 비례대표 당선자 사퇴와 혁신비대위 구성안을 전자투표로 결정사항은 인정할 수 없다”고 강경 입장을 보였다. 

중앙위 폭력사태에 이어 당권파 당원의 분신시도까지 발생하고 집중폭행을 당했던 조준호 전 공동대표가 전신마비 우려로 목에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대수술을 받게 됐지만 이정희 전 대표는 마냥 침묵하고 있다.

조종현 기자

“당권파의 전횡 막자” 시민들 ‘오큐파이 진보당’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15일자 기사 '“당권파의 전횡 막자” 시민들 ‘오큐파이 진보당’'을 퍼왔습니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와 인터뷰하던 도중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진보당 가입해 구태 바꾸자”…‘진보 시즌2’ 공감
“국민 눈높이로 진보운동” 당 누리집·트위터서 지지

비례대표 경선 부정 및 폭력사태 이후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던 통합진보당이 의외의 곳에서 새로운 동력을 얻고 있다. 통합진보당에 가입해 낡은 구태를 바꾸자는 ‘진보 시즌2’ 운동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평범한 시민들이 통합진보당의 주도권을 장악하자는 뜻에서 ‘오큐파이(점령) 진보당’ 운동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15일 통합진보당 누리집에는 “통합진보당에 가입해 (평범한 시민들이 당원의) 과반수를 구성해, 당권파의 전횡을 막아보자”는 시민들의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달빛을 꿈꾸는 하루살이’라는 아이디의 시민은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진정한 진보가 실현됐으면 하는 마음에 (진보당에 새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누리꾼 ‘광복군’은 “지금 사태에 대한 분노를 넘어 당원으로 가입했다. 나도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당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직후 참담함과 절망감을 표현했던 시민들이 며칠 지나지 않아 진보정당 개혁의 주역이 되겠다고 팔 걷고 나서는 형국이다.
다른 사람들도 인터넷 게시판·트위터 등을 통해 진보 시즌2 지지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밝은세상’이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지금은 진보의 위기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진보정치를 확립할 수 있는 기회”라고 인터넷 게시판에 썼다. 한 트위터 사용자(@aha****)는 “당권파가 아닌 국민파·상식파가 통합진보당을 점령합니다. 시즌2 기대해주세요”라고 했다. 또다른 트위터 사용자(@bulko****)는 “진보 시즌2 운동이 먹물만이 아닌 민중들 삶 안에서 우러나오는 교감어린 연대의 정치가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13일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진보 시즌2 운동에 진보진영 인사들도 적극 화답하고 있다. 지난해 판사 재임용에서 탈락한 후 입당한 서기호 통합진보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저녁 자신의 블로그에 “지금 사태는 진보의 씨가 말라버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미래형 진보, 진정한 진보정당 운동이 시작되고 있다고 본다”고 썼다. 이어 “미래형 진보는 정치·정파 논리가 아니라 건전한 상식을 갖춘 국민의 눈높이로 하는 진보정치”라며 “당권파의 폭력사태가 오히려 중간자적 입장에 있던 사람들도 용기있게 나설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도 최근 한 인터넷 언론 기고를 통해 “낡은 진보를 무덤으로 보내고 미래형 진보를 만들어내자”고 제안했다. 소설가 공지영씨 등 트위터 공간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유명인들도 관련 트위트를 인용(RT)하면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런 흐름에 대해 통합진보당 내부에서는 “절망적인 상황을 반전시킬 기회가 왔다”는 분위기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후보였던 조성주(34) 전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은 “시민들이 진보정당에 걸었던 기대가 이 정도로 컸다는 사실을 깨닫고 모두 놀라워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열망에 답하기 위해서라도 당 분위기를 수습하고, 진보 시즌2 운동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당원들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 철회 의사를 밝혔던 민주노총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진보당을 탈당해 새로운 진보정당 창당에 나설지, 아니면 재창당에 가까운 전면적 쇄신에 나설지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이 현실적으로 큰 힘을 발휘할 수 없으므로 기존 통합진보당을 쇄신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통합진보당은 더이상 진보정당이 아닌 만큼 결별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도 있다. 민주노총은 17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이경미 김소연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