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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7일 목요일

"MB, '비밀기록' 한건도 안 남기고 싹 폐기"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3-07일자 기사 '"MB, '비밀기록' 한건도 안 남기고 싹 폐기"'를 퍼왔습니다.
이혜훈 "박근혜 정부에 책 안 잡히려고 폐기한 것 아니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비밀기록'을 단 한건도 남기지 않고 모두 폐기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6일 밤 JTBC에 따르면, '이명박 청와대'가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된 기록물은 1천88만건으로, 노무현 정부때에 비해 260만여건이 늘었으나, 노무현 정부때 9천700여건이던 비밀기록이 이명박 정부에서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일반, 비밀, 지정으로 나뉘는 대통령 기록물 가운데 비밀기록은 대통령과 국무위원 등 인가권자만이 열람할 수 있는 국가 기밀사안이다. 지정기록은 이보다 수위가 높아 이 기록을 만든 대통령만 볼 수 있도록 완전히 봉인한 자료다.

대통령기록관 관계자는 "받을 때 일반·지정·비밀, 별도로 받는데요, 이번에는 비밀은 없었다. (왜 없는지) 저희들이 파악할 수는 없잖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정부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비밀기록이 한 건도 없는 건 맞지만 비밀에 해당하는 기록은 7년, 15년, 30년 기한의 지정기록으로 분류해 넘겼다"고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국가안보나 외교 등에 관련된 비밀 기록을 모두 봉인해버렸다는 얘기로, 이렇게 봉인된 기록을 풀기 위해선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의결이 이루어지거나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야만 한다.

보도를 접한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 친박들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친박 이혜훈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부가 비밀 기록을 단 한건도 남기지 않고, 그것도 지정기록물 자체도 이전 정부에 비해서 30%를 줄였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충격적"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게 사실이라면 매우 걱정스럽다"며 "핵문제 같은 중대한 사안에 있어서 차기정부가 참고할 기록이 없어져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뿐더러, 더 나아가 국가에 중요한 기록물까지 폐기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그는 "만약 이를 전부 폐기했다면 이것은 엄중한 사안"이라며 "차기정부에 책을 잡히지 않기 위해 국가의 중요 기록물을 폐기하는 일은 결코 발생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MB정부의 국가기록물 폐기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8년 촛불 집회를 촉발시킨 미국과의 쇠고기협상이나 BBK 의혹 등 MB정권의 각종 의혹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어 파문은 확산될 전망이다.

김동현 기자

2013년 2월 17일 일요일

정교회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인터뷰


이글은 한겨레신문 종교전문 조현기자 블로그 휴심정의 2013-02-13일자기사 人터치 '정교회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인터뷰'를 퍼왔습니다.

정교회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인터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NCCK)에서 교단장들이 모일 때 유독 눈에 띄는 이방인이 있다. 정교회의 암브로시오스 아리스토텔레스 조그라포스(53) 대주교다. 그리스 에게해 에기나섬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외대에서 그리스어를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하다. 산타클로스처럼 긴 수염을 늘어뜨려 ‘뿌리 깊은 나무’ 처럼 점잖은 모습의 그가 최근 모처럼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10월 말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 총회를 앞두고 교회협 김영주 총무와 준비위원장 김삼환 목사,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현회장 길자연·홍재철 목사가 △‘개종 전도 금지주의’ 반대 △종교다원주의 배격 등 4개항을 내세워 한 ‘공동선언’을 “쓰레기”라고 질타한 것이다.

그의 말대로 ‘공동선언’은 교회협 소속 다수 교단들과 에큐메니컬 진영의 반발에 부딪혀 파기돼 버려졌다. 이번 사태를 통해 정교회의 성격을 보여준 그를 지난 7일 만났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성니콜라스 주교좌대성당에서였다. 그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개종을 겨냥한 전도’의 문제점부터 조목조목 짚었다.

“한 학생의 아버지가 (개신교) 목사인데, 사도 요한이 요한계시록을 썼던 파트모스섬(그리스 에게해)에 선교를 하기 위해 갔다고 했다. 그래서 물었다. ‘그곳 주민들이 사도 요한 당시부터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있다는 것을 네 아버지는 모르느냐’고”

 그는 “개신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있는 사람들조차 전도의 대상으로 삼고, 가톨릭이 정교회국가들에 정교회수도자 같은 복장을 하고 들어가 개종 전도를 하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느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었다. 강압적으로 개종을 재촉하는 것은 인간 본연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정교회는 초대교회 때부터 신자수를 늘이기 위해 남의 집 문을 두드리는 식의 전도를 금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스스로 원치 않는 이를 강압하지 않고 자유의지를 존중하며 기다리시는 분이다.”

그는 개신교인들이 불상이나 단군상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전쟁을 일으키는 것과 같은 그런 짓은 그리스도를 거스르는 행위다. 그런 선전포고가 그리스도의 참모습이라면 나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민주적이면서도 일치를 이루는 정교회에 대한 자부심을 내보였다. 가톨릭이 교황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개신교는 분열해 교단이나 개인이 성서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짙은 데 반해 정교회는 자율권을 가진 각 나라의 정교회 지도자들이 모인 시노드(공의회)를 통해 민주적으로 일치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그는 가톨릭의 경우 50년 전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까지만 해도 전세계 모든 성당에서 라틴어로 미사가 집전된 것과 달리 정교회의 경우 이미 10세기 말에 슬라브지역에 전파된 초기부터 슬라브어 성서를 쓰고 슬라브어로 성찬예배를 드리도록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초기 성서인 ‘70인역성서’가 그리스어로 번역되고, 사도 바울과 교부들의 글이 대부분 그리스어로 쓸 만큼 초대교회부터 그리스어가 보편언어였는데도 정교회는 다른 나라에서 그리스어와 그리스문화를 강요하지 않고 현지 언어와 문화를 존중하는 전통을 지켜왔다는 것이다.

아테네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예술의 역사’를 공부한 그는 석굴암 불상에서 그리스 조각을 보고, 한국의 무속에서 그리스 신탁을 엿본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교수 초청을 마다하고 지난 1998년 한국에서 뼈를 묻겠다고 한국행을 결행한 그는 “일본인이 독일인 같다면 한국인은 그리스인처럼 정이 넘친다”면서 남다른 유대감을 내보였다.

그는 서양문화의 원류인 그리스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크지만, ‘그리스철학이 기독교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느냐’는 물음엔 동의하지 않았다. ‘하느님이 인간의 몸으로 오신 기독교는 유일한 것이며, 그리스철학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기독교가 그리스철학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예수께서 다른 지역으로 오지 않고, 이미 세계화한 그리스문화와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지중해권으로 출현한 것은 그리스가 기독교를 받을 준비된 땅이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주교는 초기 교부 그레고리우스의 말을 빌려 “하느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것은 사람들이 신이 되게 하기 위함이며, 하늘에 올라가 하느님과 함께 하게 하기 위함”이라며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로 작별인사를 대신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정교회는=정교회 신자는 그리스와 러시아 등 전세계에 3억명이 있지만 한국엔 서울 인천 부산 등 7개교회와 2개 수도원에 12명의 사제와 3500여명의 신자가 있다. 
 1900년 러시아 선교사가 왔지만 러일전쟁, 일제, 한국전쟁 등으로 선교사들이 추방되거나 납북되는 수난을 겪었다. 1968년 니콜라스대성당이 건립되고 2004년 대교구로 승격됐다.

2013년 2월 10일 일요일

민주당 설문 “모바일 투표 폐기 또는 축소 85.2%”


이글은 시사IN 2013-02-08일자 기사 '민주당 설문 “모바일 투표 폐기 또는 축소 85.2%”'를 퍼왔습니다.

민주당은 2월2일 워크숍 현장에서 소속 국회의원과 원외위원장, 당무위원을 대상으로 비공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123명이 응답한 이 설문조사 결과를 (시사IN)이 단독 입수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모바일 투표 폐기 혹은 축소’와 ‘친노에 대한 책임추궁’이라는 두 가지 흐름이 뚜렷이 드러났다. 모바일 투표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0.3%가 ‘모바일 투표를 없애고 여론조사로 대체해야 한다’라고 답했다([표 1]). 아예 ‘완전 폐기해야 한다’라는 응답도 18%였다. 48.3%가 ‘모바일 폐기론’을 편 셈이다.

표1

‘모바일을 유지는 하되 비율을 최소화해야 한다’라는 응답이 23%였다. ‘당 지도부 선거(당대표 선거 등)에서는 폐기하고 공직선거(대선후보 경선 등)에서는 유지하자’라는 응답은 13.9%였다. 크게 보아 축소론으로 묶을 수 있는 응답이 36.9%였다.

 폐기론과 축소론을 모두 합하면 85.2%에 이른다. 다만 ‘당직선거 폐기 공직선거 유지’ 응답은 단순한 모바일 축소론과는 결이 다르다고 볼 수도 있다. 당직선거에서는 당원의 발언권을 보장하고, 유권자의 판단을 받아야 할 공직후보자 경선에서는 모바일을 유지하자는, 일종의 분리대응론이다. 모바일 투표를 현행대로 하자는 응답은 5.7%에 그쳤다. 당 주류였던 친노가 원하는 현상 유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뉴시스 2월1일 오후 충남 보령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패배 진단' 토론회.

민주당은 또 당직선거와 공직선거를 분리해서 설문조사를 했다. 당대표 선거를 두고는, 대의원 50 권리당원 30 여론조사 20 비율(모바일은 폐지)을 선호한 응답자가 39.7%로 가장 많았다. 공직후보자 경선 방식을 두고도 같은 비율을 선호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지만, 응답 점유율은 28.9%로 줄어들었다.

 전반적으로 모바일 투표 폐기·축소론이 힘을 받는 가운데, 당 대표 선거와 공직후보자 경선은 달리 접근해야 한다는 흐름도 일부 읽힌다.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극소수다. 민주당은 다음주 수요일(2월13일)부터 모바일 투표 관련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당의 이념·노선 방향이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도 물었다([표 2]). 응답자의 45.9%가 ‘중도 색채를 강화해야 한다’라고 답했다. ‘현재 노선을 유지해야 한다’라는 응답은 29.5%, ‘진보 색채를 강화해야 한다’라는 응답은 13.1%였다. 개별 응답으로 보면 ‘우클릭’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가장 크다.

표2

하지만 민주당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적잖이 ‘좌클릭’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현 단계에서의 ‘현상유지론’ 역시 어느 정도 ‘진보 지향’으로 평가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석해 보면, 우클릭 전환 요구 45.9% 좌클릭 유지·강화 요구가 42.6%다. 대선 패배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압도적 다수인 63.5%가 ‘지도부 리더십 부재에 따른 선거 전략과 운용의 실패’를 꼽았다.

전반적으로 보면, ‘모바일’ ‘진보 지향’ ‘대선 지도부 리더십’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민주당 내부에 상당한 것으로 드러난다. 대선을 주도한 친노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상당하다고도 읽을 수 있다.

천관율 기자  |  yul@sisain.co.kr

2013년 1월 25일 금요일

성공회대 신학 교수들, "WCC 공동선언문 폐기하고 책임자 사퇴"


이글은 뉴스앤조이(NEWSNJOY) 2013-01-25일자 기사 '성공회대 신학 교수들, "WCC 공동선언문 폐기하고 책임자 사퇴"'를 퍼왔습니다.
에큐메니컬 기독 여성들도 "성찰의 계기로 삼으라" 일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체결한 WCC(세계교회협의회) 공동선언문을 성공회대학교 신학과 교수 일동과 에큐메니컬 기독 여성들이 적극 비판했다.
먼저 성공회대 신학과 교수 일동은 1월 25일 보도 자료를 통해 에큐메니컬 신학과 전통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현 사태에 깊은 우려를 금치 못한다면서 공동선언문을 폐기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책임자들의 사퇴도 촉구했다.
교수 일동은 "교회협이 하나님나라 건설을 위해 그동안 정직하고 충실히 활동했다고 믿는다"면서도 "에큐메니컬 운동이 추구해 온 뜨거운 열정과 노력이 기독교 근본주의, 물신 숭배주의, 교회 성장주의에 의해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수 일동은 이어 "공동선언문은 이웃 종교 및 다른 이념을 가진 이들과의 대화와 공존을 거부했다. 현대사회의 문화적 다양성과 소수자들의 권리를 부정함으로써, 예수그리스도가 보여준 정의·평화·생명의 길을 본질에서 왜곡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교수 일동은 △에큐메니컬 신학과 전통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1.13 공동선언문 즉시 폐기 △WCC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명성교회)와 김영주 총무 즉각 사퇴 △제10차 WCC 총회 준비위원회를 전면 재조직하라고 촉구했다.
에큐메니컬 기독 여성들도 공동선언문 폐기를 주장했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의 4가지 조항은 한국교회 에큐메니컬 진영뿐 아니라 에큐메니컬 기독 여성들이 간직해 온 신학적 양심과 신앙고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신학대 교수, 목회자 등으로 구성된 34명의 에큐메니컬 기독 여성들은 1월 24일 성명을 통해 "WCC 한국준비위원회와 교회협에 공동선언문 폐기를 요구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반 장치들을 마련하라"고 했다. 만일 공동선언문을 폐기하지 않고 총회를 추진하면, 한국준비위원회 활동 중단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공동선언문 사태와 관련해 자성론도 제기됐다. 에큐메니컬 기독 여성들은 "뼈아픈 반성을 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대형 교회 힘에 휘둘리는 한국교회 현실과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에큐메니컬 기독 운동에 책임을 직시한다.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제10차 WCC 총회 준비와 관련된 1.13 공동선언문에 대한 우리의 입장

성공회대학교(총장 이정구)는 지난 1월13일 제 10차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선언문으로 인해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에큐메니컬 신학과 전통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현 사태에 대하여 깊은 우려를 금치 못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우리는 이 선언문이 이웃 종교 및 다른 이념을 가진 이들과의 대화와 공존을 거부하며 현대사회의 문화적 다양성과 소수자들의 권리를 부정함으로써, 예수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정의·평화·생명의 길을 본질에서 왜곡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우리는 현재 구성된 한국준비위원회가 에큐메니컬 운동의 정신을 본질적으로 부인하고 있으므로 하나 된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다양한 전 세계의 교회 구성원들의 믿음을 세상에 증거하는 제10차 WCC 총회를 준비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을 천명한다.

1. KNCC는 에큐메니컬 신학과 전통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1.13 공동선언문을 즉시 폐기시켜야 한다.

2. 선언문의 서명에 참여한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와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 김영주 KNCC 총무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  3. KNCC는 에큐메니컬 정신에 입각하여 제10차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를 전면 재조직해야 한다.  

2013년 1월 25일 성공회대학교 신학과 교수 일동
최영실 권진관 이정구 양권석 김은규 김기석이재정(석좌교수) 손규태(명예교수) 서광선(초빙교수) 김경재(초빙교수)

WCC 제10차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은 폐기되어야 합니다!

우리 에큐메니컬 기독 여성들은 지난 1월 13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홍재철 대표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WEA총회 길자연 준비위원장,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김삼환 상임위원장이 공동 서명하여 발표한 'WCC 제10차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공동선언문)에 대해 깊은 우려와 더불어 이 문서를 수용할 수 없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왜냐하면 이 선언문은 결정적으로 WCC 제10차 총회 주제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에 반하는 것으로서 WCC의 정신을 훼손함은 물론, 가부장적 신학과 종교의 매카시즘을 기반으로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과정상으로도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발표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난 1월 17일 에큐메니컬 진영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실행위원회에서 발표한 'WCC 제10차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에 대한 우리 입장'을 지지하면서 다음과 같이 우리 에큐메니컬 기독 여성들의 입장을 밝힙니다. 

1. 공동선언문에서 밝히고 있는 4가지 주장은 한국교회 에큐메니컬 진영뿐만 아니라 에큐메니컬 기독 여성들이 간직해 온 신학적 양심과 신앙고백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이 문서가 수용되면 WCC 총회 성사와는 별개로 이 문서가 가진 신학적 내용들로 우리 기독 여성들이 벗어나고자 했던 가부장적 신학의 올무에 다시 걸릴 수 있기에 이를 심각하게 우려합니다. 우리 기독 여성들은 WCC 신학과 선언들로 성차별적 신학과 교권주의적 교회 풍토에서 받아 온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고, 하나님 형상의 존엄성을 회복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이 문서를 보면서 다시금 가부장적이고 차별적인 신학과 신앙으로 돌아갈 것을 강요받는 것 같아 비통함과 한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가부장적 신학으로 회귀할 수 없음을 밝힙니다.
2. 우리는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한국위원회)가 이번 총회 준비를 하면서 WCC의 정신이나 총회 주제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제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채 성공적인 총회를 이룰 수 없습니다. 한국위원회는 이 문서가 내포하고 있는 위험성을 직시하고 공동선언문을 폐기하고, 심기일전하여 WCC 10차 총회를 준비해야 합니다.
3. 우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총무가 이런 공동선언문에 대해 합의했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습니다. 주지하다시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성서무오설과 축자영감설을 들어 여성 안수를 반대하고 가부장적 신학을 정당화하여 여성 제자직을 거부하는 교단들이 가담한 단체입니다. 교회협은 WCC 방향에 따라서 여성과 함께하는 에큐메니컬 10년, 교회에서의 남자와 여자의 파트너십,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극복하는 폭력 극복 10년 등을 통해서 교회에서의 여성 참여 증진, 정의와 평화를 위한 여성의 공헌을 인정하고 여성의 눈으로 신학하고 영성을 진작하는 일 등을 이끌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성 평등 교회를 지향하며 에큐메니컬 여성 지도력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이런 교회협 총무가 성차별적 기독교 단체와 공동선언문에 합의했다는 것은 에큐메니컬 기독 여성으로 납득할 수 없고 용납할 수도 없습니다.
4. 우리 기독 여성들은 한국 부산에서 열리는 WCC 10차 총회가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원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WCC 10차 총회 한국위원회 집행위원장인 김영주 총무는 교회협 실행위원회에서 "절차와 과정을 지키지 못한 점과 생각과 용기가 부족해서 그 경계선을 바로 설정하지 못했다"고 잘못을 고백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위원회와 교회협에 공동선언문의 폐기를 강력하게 요구합니다. 공동선언문 폐기와 더불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반의 장치들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만약 이 공동선언문이 폐기되지 않은 채 WCC 10차 총회를 추진한다면, 이렇게 해서 열리는 WCC총회는 우리 에큐메니컬 기독 여성들에게 존재 의미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에큐메니컬 기독 여성들은 2013년 한국에서 열리는 WCC 10차 총회가 총회 주제처럼 생명의 하나님을 찬양하고, 성령의 이끌림에 의해 정의와 평화의 세계로 만드는 일에 기여할 수 있는 총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만일 공동선언문 폐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의 희망은 절망으로 변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렇게 기다리고 열정적으로 참여하고자 한 WCC 총회임에도 우리 에큐메니컬 기독 여성들은 한국위원회에서 활동 중단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공동선언문 사태를 보면서 우리 에큐메니컬 진영도 뼈아픈 반성을 해야 합니다. 이번 사태는 대형 교회의 힘에 휘둘리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과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에큐메니컬 기독 운동에도 책임이 있음을 직시하면서 우리를 성찰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합니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알면서도 제대로 역할 못한 우리 기독 여성들의 무력함을 절감합니다. 그러나 예수의 부활의 첫 증인이 되었던 초대교회 여성들처럼, 한국 기독교 여성들이 함께 일어나 생명과 정의와 평화의 파수꾼이 될 것을 다짐합니다. 내용을 입력하세요.
2013년 1월 24일

에큐메니컬 기독여성
고상균 곽분이 구미영 김명현 김민영 김민지 김수산나 김순영 김신아 김애영 김정숙 김지은 김혜숙 김혜원 남궁희수 박혜숙 서옥희 성명옥 신 선 윤소정 이난희 이숙진 이영미 이윤숙 이은선 인금란 정숙자 조진경 최소영 최영실 한국염 함인숙 홍보연 황현주

이용필 (feel2) 

2012년 8월 18일 토요일

SJM 폭력사태, 경찰 컨택터스 앞에선 힘 못써


이글은 미디어스 2012-08-17일자 기사 'SJM 폭력사태, 경찰 컨택터스 앞에선 힘 못써'를 퍼왔습니다.
경찰청장 "컨택터스 직원이 막아 못 들어가"…채증 사진 폐기까지

SJM 노동자에 대한 폭력사태와 관련해 김기용 경찰청장이 출석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17일 진행됐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폭력을 행사한 컨택터스 경비업체에 대해 경찰이 대응 매뉴얼에 따라 현장검거를 하지 않았다는 점과 현장을 찍은 채증자료가 폐기된 것으로 드러나 ‘짜고 치는 고스톱’, ‘짬짜미’ 의혹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애초 처벌할 의사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또, 경찰이 컨택터스 경비업체에 막혀 폭력이 발생하는 공장으로 들어가지 못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경찰의 무능이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9월 재개발·노사분규 등 집단민원 현장에서 용역폭력을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주요하게 도마 위에 올랐다. “초기부터 경찰이 적극 개입한다”, “폭력을 행사한 용역에 대해 현장검거”라는 대응 매뉴얼을 따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노조원 ‘살려달라’ 7차례나 신고했는데 경찰 출동한 기록 없다”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은 “SJM 현장에서 ‘용역폭력 등 방지 종합대책’ 매뉴얼이 지켜졌냐”고 물으며 “매뉴얼에는 정보과장 등 신속대응팀이 현장 출장토록 하고 있다. 노조원들은 ‘살려달라’고 7차례나 신고를 했는데 현장 출동한 기록이 없다”고 지적했다.
임수경 의원은 “2차 매뉴얼에는 폭력을 행사한 용역을 현장에서 즉각 검거해 조직폭력에 준하는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지침인데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안전을 보호해야할 경찰이 도대체 한 일이 뭔가. 이럴 거면 현장 검거 매뉴얼은 대체 왜 만들었나. 날카로운 쇠붙이 밸로우즈를 던진 컨택터스는 살인미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 김기용 경찰청장이 17일 국회 행안위에서 SJM용역 폭력의 문제점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현장검거’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기용 경찰청장은 “서장의 판단이 미흡했던 것 같다”고 답했지만,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검거할 마음이 없었던 게 아니냐”며 “경찰이 용역깡패 뒤를 봐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경찰 보고에 따르면 27일 새벽 6시 20분~40분경 조용히 처리된 것으로 보고됐다”며 “그때는 용역 직원과 노동자들 간의 2차 충돌이 벌어지는 상황이었다”고 질책을 이어갔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6시 20분 경 그 안(공장)에 들어가려다 용역이 막아서 못 들어갔다”는 답을 내놓으면서 비난을 자초했다. 김현 의원은 “용역이 막아서 못 들어갔다는 게 말이 되느냐. 오늘 상임위는 국민의 안전을 보호 하지 못한 경찰의 직무유기를 규명하기 위한 자리인데 반성하는 태도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한 7월 27일 현장을 찍은 채증사진을 경찰 스스로 폐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용역깡패들을 처벌할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도 나왔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채증자료라는 것은 불법행위를 규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관련이 없다면 초상권 문제 등에 따라 폐기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현 의원은 “어떻게 임의로 수사 중인 사건의 내용을 그것도 상부에 보고도하지 않고 불법행위인지 아닌지 판단이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 폐기를 할 수 있느냐”며 복구 후 제출하라고 다그쳤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경비업체 배치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새누리당 의원들 역시 경비업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은 “노사분규나 재개발 현장의 경비업체 배치가 신고제로 돼 있다”며 “허가제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경비업체의 배치신고는 사전 24시간으로 돼 있는데 부족하다. 48시간 미리 신고하도록 해 점검할 수 있도록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박성효 의원은 “경비업체에 대한 관리 책임은 경찰에 있다”고 강조한 뒤, “경비용역업체에 범법자 등 적절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고 들었다. 제대로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8월 16일 목요일

청년·대학생 1000여명 "MB, 한일군사협정부터 폐기하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8-15일자 기사 '청년·대학생 1000여명 "MB, 한일군사협정부터 폐기하라"'를 퍼왔습니다.
광복 67주년 맞아 11개 단체 공동성명 발표

ⓒ김철수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국청년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광복 67주년 한일군사협정폐기 815청년학생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철수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국청년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광복 67주년 한일군사협정폐기 815청년학생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8.15 광복 67주년을 맞아 청년학생 단체들이 한일군사협정 폐기를 촉구했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과 한국청년연대, 대한불교청년회, 한국기독청년협의회, 한국대학생문화연대, 한국청년연합 11개 청년 및 대학생 단체들은 15일 오전 10시30분 광화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명을 발표하고 “광복 67년이 지났지만 전범국가인 일본은 아직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보장하는 한일군사협정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 회원 1000여명이 연서명으로 동참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일본은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에서 알 수 있듯 식미지 지배에 대해 진정어린 참회가 없다”며 “오히려 식민지배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군국주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정우식 대한불교청년회 중앙회장은 “서독 총리였던 빌리 브란트는 폴란드의 유태인 위령비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진정한 사과를 했었다”며 “그러나 일본은 참회는커녕 자신들이 저지를 잘못을 발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지난 10일 이뤄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해서도 “정치적 쇼”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희숙 한국청년연대 대표는 “독도 방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동안 한일 군사협정을 추진하는 등 친일적인 행동과는 너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쇼’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26일 비공개로 국무회의를 열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추진했고, 이 사실이 알려져 거센 비난여론이 일자 이명박 대통령은 "절차와 과정에 있어 잘못됐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집회에 참가했다.

김대현 기자 kdh@vop.co.kr

2012년 6월 30일 토요일

[사설] 한-일 군사정보협정 폐기하고 책임 규명해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29일자 기사 '[사설] 한-일 군사정보협정 폐기하고 책임 규명해야'를 퍼왔습니다.

정부가 일본과의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정보협정) 체결을 보류했다. 다름 아닌 일본과의 군사협정을 국민 여론 수렴이나 국회 동의 절차도 밟지 않고 국무회의에서 변칙적으로 처리했던 것이니 당연한 조처다. 앞으로 국회에 먼저 설명한 뒤 절차를 밟겠다고 하지만, 한-일 정보협정의 위험성과 여론은 충분히 드러난 만큼 이 기회에 아예 폐기해야 한다.한-일 정보협정은 그 필요성은 물론이고 추진하는 배경이나 그 결과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사실 일본이 확보하고 있는 과학정보는 그렇게 탐낼 수준이 아니다. 아울러 한-미 동맹 차원에서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득실을 따진다면 북한 군사정보는 일본으로 흘러갈 게 더 많다. 북한 정보는 한국만큼 많이 확보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정부가 엉터리 이유를 대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정보협정은 한-일 군사동맹은 물론 한-미-일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을 위한 밑돌 구실을 한다. 미국과 일본은 북한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본토를 보호하고, 중국의 확장을 저지할 목적으로 이 정책들을 추진해왔다. 문제는 전진기지로 최적지인 한국이 일본과의 군사협정을 극력 꺼린다는 점이었다. 사실 한국 입장에서 일본은 단순한 이웃이 아니다. 일본은 고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침략의 야욕을 한번도 버리지 않았다. 왜구의 수많은 노략질과 임진·정유왜란에 이어 결국 1910년 한반도를 병탄해 수탈과 유린을 자행했다. 그러고도 진솔한 반성과 사죄는커녕 영토분쟁을 도발하고 역사왜곡을 남발했다. 침략의 면에선 6·25전쟁을 도발한 북한과 다를 게 없다. 게다가 요즘 핵무장까지 도모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은 줄기차게 한-일 군사협정을 재촉했다. 3각 군사동맹과 엠디체제 구축이 자국의 이익 관철엔 최선이지만, 한국의 처지에선 경제적 명줄이 걸린 중국과 군사적 갈등이나 마찰을 감수해야 한다.이처럼 위험천만한 협정을 멋대로 추진했으니 책임 규명을 피할 수 없다. 국방부는 협정 자체에 소극적이었다고 하고, 외교통상부 역시 졸속 처리에 반대했다고 하니 결국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로 눈길이 쏠린다. 아무리 미국에 맹종한다지만, 국가 안전과 국익을 위험에 빠뜨릴 짓을 밀어붙였으니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아울러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 해도, 국가 안보와 관련된 안건을 국민도 국회도 무시한 채 변칙 처리한 김황식 국무총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12년 6월 12일 화요일

[사설] 불안 해소 대신 불신 더한 고리 1호기 안전점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11일자 사설 '[사설] 불안 해소 대신 불신 더한 고리 1호기 안전점검'을 퍼왔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점검단이 어제 고리원전 1호기의 발전설비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국제 수준의 안전성을 검증받는다며 원자력기구에 점검을 의뢰할 때부터 예견됐던 결과다. 가재가 게 편이듯 원자력기구가 원자력 산업계의 이익을 감싸온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그 평가를 근거로 원전을 재가동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원자력기구는 설계수명이 다한 각국의 원전에 대해 수십 차례 안전점검을 해왔지만 지금까지 폐기를 권고하거나 중차대한 결격사유를 지적한 일은 한 번도 없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이 기구의 안전점검으로 수명을 연장한 뒤 원자로가 폭발하고 핵연료가 녹는 참사가 발생했다. 원자력기구의 성격이나 과거 사례를 보면 안전점검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 이번 점검단도 8명 중 4명이 원전 산업계에서 일하고 있으며 치밀한 조사를 하기에는 인적으로나 시간상으로 불가능했다. 한수원 내부적으로 고리 1호기를 어떻게든 재가동하기로 작정하고 형식적인 절차로 점검을 요청했다는 얘기가 나올 만하다.
원자력기구 점검단은 고리 1호기에 대해 노후설비 교체와 설비 개선 등이 꾸준히 수행되고 있으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폭넓은 안전성 강화 대책이 수립돼 착실히 이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정전사고 때 비상발전기가 한 대는 정비중이었고 한 대는 고장이 나 아찔한 상황을 겪었는데 그런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 게 놀랍다. 정전이 더 길어졌다면 원자로 노심이 녹을 수도 있는 중대 사고였기에 지역 주민을 위시한 온 국민이 몹시 불안해하건만, 불안 해소는커녕 불신을 얹어준 꼴이다.
고리 1호기는 1978년 국내에서 처음 가동한 뒤 지금까지 집계된 원전 사고의 20%를 일으켜 사고 1등의 오명을 얻고 있다. 한수원은 수명 연장 당시 고리 1호기의 노후 부품을 교체해 껍데기는 낡아도 엔진은 튼튼하다고 강변한다. 원전 부품은 수만 가지에 이르는데 모든 부품을 교체한 게 아니고 작은 고장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 수명 연장 검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자로를 둘러싸고 있는 압력용기의 내구성이다. 압력용기는 장시간 방사능에 노출되면 중성자로 인해 깨지기 쉬운 상태로 변한다. 그것이 파괴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비파괴검사로 운전 허가를 받았다고 하니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고리 1호기뿐만 아니라 올해 말로 30년 수명이 다하는 월성 1호기도 재가동이 아닌 폐쇄 절차를 밟아야 한다.

2012년 6월 7일 목요일

한·미 ‘투자자소송’ 7일부터 재협상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06일자 기사 '한·미 ‘투자자소송’ 7일부터 재협상'를 퍼왔습니다.

투자자-국가소송제(ISD) 재협상을 벌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위원회가 7일부터 이틀간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외교통상부는 “한·미 FTA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서비스·투자위원회를 비롯한 3개의 분야별 위원회와 중소기업작업반 회의가 7~8일 개최된다”고 6일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서비스·투자위원회에서는 협정의 서비스 및 투자챕터의 이행과 관련된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서비스·투자위원회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 재협상을 협정 발효(3월15일) 뒤 90일 이내에 시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외교부는 투자자-국가소송제의 폐기를 염두에 두진 않고 있어 이 제도에 대한 우려를 일정 부분 보완하는 수준에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은 단심제인 투자자-국가소송제 중재판정 절차를 재심제로 바꾸거나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법원에서의 소송을 의무적으로 거친 다음 국제중재로 가도록 하는 방안 등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또 정당한 공공정책이 투자자-국가소송제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간접수용의 예외를 손질하는 것도 의제가 될 수 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2012년 3월 15일 목요일

범국본 "3월15일은 한미FTA폐기에 돌입하는 첫날"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15일자 기사 '범국본 "3월15일은 한미FTA폐기에 돌입하는 첫날"'을 퍼왔습니다.

ⓒ양지웅 기자 한미FTA 발효를 하루 앞둔 14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한미FTA폐기, 강정 살리기 끝장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한미FTA발효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3월15일은 한미FTA 발효하는 날이 아니라 한미FTA폐기에 돌입하는 첫날이 될 것"

정부가 예고했던 한미FTA발효를 하루 앞둔 14일 1천여명의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한미FTA폐기“를 절박하게 외쳤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은 14일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한미FTA폐기, 강정 살리기 범국민 끝장 촛불대회’를 열고 한미FTA의 즉각적인 폐기와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지를 함께 요구했다.

또한 이날 참가자들은 한미FTA를 찬성하고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했던 사람들을 총선에서 심판하자고 주장했다.

한미FTA 폐기를 요구하며 14일째 단식농성하고 있는 범국본 이강실 공동대표는 “한미FTA협정 폐기해달라고 5년9개월간 싸웠지만 오늘 자정을 기해서 한미FTA발효되게 됐다”며 “그야말로 통탄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망국일을 눈앞에 두고 촛불밖에 들 수 없어 무력감을 느끼지만 아직 다 끝난 것은 아니다”며 “진보적인 정권교체만이 한미FTA폐기투쟁을 승리로 이끌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조중동을 비롯한 거의 모든 언론사에서 한미FTA의 장밋빛 전망만 내놓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내일 0시를 기해서 국민에게 진실을 알려내는 언론노동자들과 함께 6월과 8월 총파업으로 이어가 한미FTA폐기의 선봉에 나서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은 "사실상 임기가 끝난 정권이 무엇을 믿고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아마도 그동안 저질러온 잘못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국민은 단 한 번도 우리 앞에 닥친 역사적 과제를 그냥 넘긴 적이 없다”며 “3월 15일은 한미FTA가 발효한 날이 아니라 한미FTA폐기에 들어가는 첫날이 될 것”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마이크를 이어 받은 통합진보당 조준호 공동대표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 앞에 서 말할 낯짝이 없다”면서도 “통합진보당이 한미FTA발효를 막지 못한 부족한 당이지만 국민들이 도와주시면 온몸으로 온힘으로 국민들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지웅 기자 한미FTA 발효를 하루 앞둔 14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한미FTA폐기, 강정 살리기 끝장촛불집회'에서 조준호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이 한미FTA발효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일반시민들 역시 연단에 올라 한미FTA발효를 앞둔 참담한 심정을 토로하며 ‘총선 심판론’에 힘을 실어줬다.

해군기지 건설을 막기위해 삭발까지 한 장성심 한·미 FTA폐기국민행동 제주 운영위원은 “이명박 정권 들어서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르겠다”라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아름다운 그나마 아름다운 미덕(한미FTA폐기) 보여주고 내려와라”고 주장했다.

올해 대학교에 입학한 장지연(19)씨는 “외국에서 10년 동안 살다왔는데 한국에 와보니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저희를 청계광장에 내몰았던 사람들 기억해서 심판해 이 사회의 정의를 세우자”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투쟁은 즐거워야 한다’는 ‘한진 크레인’ 김진숙 지도위원의 강연을 들었다는 장 씨는 춤과 노래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항의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행진을 시작했으나, 경찰들에게 막혀 청계광장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참가자들은 결국 청계천을 따라 동대문 평화시장까지 도달해서야 지상으로 나올 수 있었고, 다시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던 중 경찰과의 충돌 과정에서 11명이 연행됐다.


ⓒ양지웅 기자 한미FTA 발효를 하루 앞둔 14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한미FTA폐기, 강정 살리기 끝장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한미FTA발효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한미FTA 발효를 하루 앞둔 14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한미FTA폐기, 강정 살리기 끝장촛불집회'를 마치고 청와대로 행진하던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을 비롯한 대표단이 앞을 막아서는 경찰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한미FTA 발효를 하루 앞둔 14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한미FTA폐기, 강정 살리기 끝장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한미FTA발효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한미FTA 발효를 하루 앞둔 14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한미FTA폐기, 강정 살리기 끝장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한미FTA발효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김대현 기자kdh@vop.co.kr

2012년 2월 24일 금요일

팩스 한장이면 한미FTA 폐기 가능, 문제는 의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4일자 기사 '팩스 한장이면 한미FTA 폐기 가능, 문제는 의지'를 퍼왔습니다.
[해설] "발 빼는 민주당…대안체제 논의해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일이 확정됨에 따라 협정을 둘러싼 논란이 새 국면을 맞는 모양새다. 정부는 공세를 펴고 있고, 민주당 내에서는 잡음이 커지고 있다.

당장 이명박 대통령이 공격의 선두에 섰다. 이 대통령은 발효일이 확정된 지난 22일 가진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에서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는 사실 전 정부에서 결정했고, 국가 경제 발전이나 안보를 위해 매우 올바른 결정을 했다고 본다"며 "지금 반대하는 분들도 과거 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분들인데, 이 분들이 반대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야권인사들의 실명까지 콕 집어 공격할 정도로 비판의 강도가 셌다. 이는 '한미 FTA 부담을 줄이기 위해 4월 총선과 시간차가 있는 2월 중 발효를 원한다'는 이전의 관측과 배치되는 행보다. "핵안보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한미 FTA 발효를 원한다"는 미국의 바람대로 일정이 진행돼, 총선국면과 FTA를 완전히 떼놓기 어렵게 되자, 아예 보다 선명한 공세구도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4주년을 사흘 앞둔 지난 2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FTA 발효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야당에 강한 공세를 폈다. ⓒ뉴시스

정말 끝났나

이에 반해 야권의 공세는 단박에 식었다. 민주통합당이 곧바로 의원총회를 소집해 '한·미 FTA 발효 중지 및 전면적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냈으나, 이미 먹히지 않는 카드인 '재협상'에 머무는 데 그쳤다. 도리어 이날 의원총회에 한명숙 대표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았다. 당 홈페이지에는 민주통합당의 저자세 분위기에 실망한 누리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정동영 전 최고위원 등 소수를 제외하면, 당 분위기가 이미 '게임 끝'이라는 기운이 확연하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민주당이 벌써부터 저렇게 바람을 잡는 걸 보니 답답하다"며 "대중 동력을 통해 문제를 정면돌파해야지, 포기할 때가 아니다. 이미 발효는 예고된 사실이었다"고 지적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현실적으로 두 나라 국회가 비준에 동의하고 발효일까지 확정되다보니 반대 진영에서 동력이 떨어진 건 사실"이라며 "총선, 대선 시기와 겹쳐 운동진영의 활동가들 관심이 이 방면으로 몰리는 감이 있고, 정당의 분위기도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반응에는 '한미 FTA 폐기' 자체를 불가능한 요구로 받아들이는 일종의 자기검열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애초 민주당이 '폐기'가 아닌 '재협상'을 주장할 때부터 이런 비판은 적잖았다. 폐기는 발효 이후에도 매우 간단히 이뤄질 수 있다.

최종규정을 다룬 한미 FTA 협정문 24.5조 '발효 및 종료' 항목은 한미 FTA 협정의 종료 방법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협정문에 따르면 "이 협정은 어느 한 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게 이 협정의 종료를 희망함을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된다." 간단히 말해 한국이 한미 FTA 폐기를 원한다면 그저 미국에 협정 종료 의사를 밝히는 것만으로 자동 종료된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지난해 10월 열린 토론회에서 이 조항에 대해 "대통령이 미국에 팩스 한 장만 보내면 한미 FTA는 종료된다"고 말했다.

"한미 FTA는 이제 시작"

오히려 한미 FTA 문제는 장기적인 의제로 수년 간 한국 사회에 숙제를 안겨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제 시작'이라는 얘기다.

박 정책국장은 "아직 여러 변수들이 남아 있다"며 " 등 미국언론에서도 '발효에는 한국 야당이 변수'라고 지적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박 국장은 "당장 쇠고기 문제만 해도, 이미 미국 언론에서 알려졌듯 발효 후 6개월 이내에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며 "총선과 대선 사이 국면에 쇠고기 문제가 중요한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장 지난 2008년 정부와 미국 측의 재협상에 따라 불거진 쇠고기 방사선 조사(照射) 허용 문제가 다시금 논란이 될 수 있다. 방사선 조사란, 방사선을 도축한 고기에 쬐어 살균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는 금지돼 있다. 그러나 미국은 불결한 도축장 환경에서 발생하는 균을 없애기 위해 이 방식을 이용한다.

박 국장은 "2008년 4월 쇠고기 수입협상에서 방사선 조사를 금지한 국내법 개정을 전제로 정부가 미국 측에 방사선 조사를 허용한 이면 합의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한미 FTA 비준을 전제로 수락한 투자자국가제소제(ISD) 재협상 논의도 강한 변수가 될 수 있다. 국민의 요구 수준에 맞지 않을 경우 한미 FTA 재협상 논의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거나, 폐기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미FTA 발효 철회 및 폐기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대안통상체제 논의 시작해야"

무엇보다 대규모 경제 협상의 특성상 한미 FTA 효과가 수년의 시간을 두고 천천히 나타날 것인만큼, 새로운 경제체제에 대응하는 새 패러다임 논의가 본격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이 교수는 "FTA에 영향을 받는 이해당사자와 시민사회가 정치권에 대안 통상모델, 곧 '신통상정책' 마련을 요구해야 한다"며 "앞으로 국회 권력이 변화할 때를 대비해 대안통상협정 마련을 공약화하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단순히 특정 FTA에 대한 찬반여론에 사회가 매몰돼서는 안 된다"며 "한미 FTA 협정 과정서 드러난 통상교섭본부 독재를 방어하기 위해 통상교섭본부의 해체 등 보다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한중 FTA를 포함한 모든 FTA에 대해 모라토리엄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특별히 한미 FTA 발효에 대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며 "한미 FTA 논란이 수년 간 지속된 걸 감안할 때, 이번 발효 역시 여러 변곡점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대희 기자

2011년 11월 30일 수요일

"<식코> 손가락 잘린 아저씨, 괴담 아니라 현실"


이글은 프레시안 2011-11-29일자 기사 '" 손가락 잘린 아저씨, 괴담 아니라 현실"'을 퍼왔습니다.
[현장] "10만이 모이면 한미FTA는 폐기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에 서명한 29일, 한미 FTA 비준 무효를 촉구하는 집회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렸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와 야5당이 정당연설회의 형식으로 개최한 이날 집회에는 시민 600여 명이 자리를 지킨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한 규탄 발언이 이어졌다.


ⓒ프레시안(최형락)

"10만 명 모이면 FTA 폐기될 수 있다"

이태호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FTA와 상충해서 어쩔 수 없이 바꿔야하는 국내법 14개에 사인했지만 아직 FTA는 발효되지 않았다"며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FTA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는지 한국 법, 대통령령, 장관령, 고시까지 검증을 한 뒤에만 FTA가 발효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 사무처장은 "이처럼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숙제 검사를 하는데, 반대로 우리 정부는 FTA 협정문에 대해 조사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는 미국의 숙제검사를 받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오늘 아침에 야5당 의원들이 (대통령의 비준동의안 서명에 항의하러) 청와대 앞에 갔는데 (경찰이) 의원을 막고 피켓도 못 들게 했다"며 "집회 억압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한 "정당 연설회 형식을 빌려 집회를 해야 하지만 전혀 쫄 필요 없다"면서 "오는 30일 출연진과 10만 명이 모이면 FTA는 폐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레시안(최형락)

"목숨 끊은 영화인은 FTA의 미래"

시민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영화감독 김철한 씨는 "(FTA의 선결조건이었던) 스크린쿼터가 축소된 이후에 많은 중소 영화 제작사들이 문을 닫고 영화인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면서 "지금 나오는 영화들은 CJ와 같은 대기업 영화들뿐"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또한 "스크린 쿼터가 축소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영화인도 있다"며 "이는 FTA의 미래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주장했다.

대학생 권해현 씨는 "대학생이 FTA 집회에 나오면 인터넷에서 괴담 읽고 오는 것 아니냐고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권 씨는 이어 "예전에 노동법이 날치기 통과됐을 때도 (정리해고가 늘어난다는 주장이) 괴담이라고 했다"면서 "하지만 지금 쌍용자동차와 한진중공업에서 그 괴담은 현실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이제 한미 FTA 세대가 됐고, FTA에 우리 삶이 걸려있다"며 "미국 다큐멘터리 에서 손가락 두 개 잘린 아저씨,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의 해고자들은 괴담이 아니라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실력 있는 의사들은 다 영리병원 갈 것"

집회에 참여한 시민 가운데서도 로 대변되는 '의료 민영화'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퇴근 후 집회에 참여했다는 윤효정(33) 씨는 "FTA가 통과되고 (전국의 경제자유구역에) 영리병원이 생기면, 실력 있는 의사들은 다 영리병원으로 가고 환자들은 실력 있는 의사에게 진료 받을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며 "신랑이 최근에 폐렴이었는데 과잉 진료로 1주일 입원하고 고가검사를 하는 바람에 병원비만 170만 원이 나왔다. 지금도 이 정도인데 FTA로 영리병원을 되돌릴 수 없으면 어려운 사람은 어떡하느냐"고 걱정했다.

이날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8시 45분께 자진 해산했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광화문 곳곳에 전경차 수십 대와 경찰병력을 배치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한편, 한미 FTA 반대 집회는 주중과 주말에 계속 이어질 계획이다. 오는 30일에는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특별공연을 겸한 집회가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열린다. 돌아오는 주말에도 전국 집중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김윤나영 기자 

2011년 11월 24일 목요일

한미FTA '폐기'의 조건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24일자 기사 '한미FTA '폐기'의 조건'을 퍼왔습니다.
협정문 24.5조 따른 폐기 가능..."감당할 진보정권, 국민적 지지 필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의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발언대에 올라간 민주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가운데 의장석에 앉아 있던 정의화 국회부의장 앞 민주당 최규성 의원과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의사봉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난 22일 날치기로 한미FTA비준동의안을 처리한 데 대해 22일에 이어 23일에도 서울에서만 2만여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비준무효와 폐기를 외쳤다. 야당5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민과 함께 무효화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법적으로 이미 국회를 통과한 한미FTA비준동의안의 발효를 막는 방법은 헌법재판소에 한미FTA 비준의 유·무효를 다투는 헌법소원을 제출하거나, 위헌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날치기 통과된 한미FTA비준동의안의 효력을 정지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헌법재판소가 지난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에 대해 절차적 위법성(야당 의원들의 심의·표결권 침해)을 인정하면서도 무효확인 청구에 대해선 기각결정을 내린 것처럼 이미 한미FTA비준안 처리 자체를 무효라고 결정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시 미디어법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재투표와 대리투표를 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헌재는 그 효력을 인정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발효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날치기 처리된 비준안에 서명하고, 정부가 미국 측에 한미FTA 발효를 위한 법률적 준비가 끝났다는 서한을 보내는 형식적인 절차를 저지하는 방법도 있다. 시민들과 야당.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청와대는 이미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날치기 통과된 비준안과 14개 한미FTA 이행법안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영리병원 확대와 관련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기본법.경제자유구역법 등 한미FTA와 간접적으로 얽힌 법안들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한미FTA와 함께 상호작용을 해 공공서비스 민영화를 앞당길 이른바 '자발적 민영화 법안'의 입법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송기호 변호사)

아울러 향후 미국의 요구에 따라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한미FTA 2대 후속조건'인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개방과 쌀 시장 추가개방(쌀 관세화)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의 계획대로 한미FTA가 내년 1월 1일, 혹은 미국의 의도대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발효가 현실화 될 경우 결국 공식적으로 한미FTA 폐기 절차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이하게도 한미FTA협정문에는 폐기조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한미FTA협정문 24.5조 '발효 및 종료'

한미FTA협정문의 마지막장인 24장 '최종규정' 편에서 '발효 및 종료'를 다룬 24.5조 2항을 보면 "이 협정은 어느 한 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게 이 협정의 종료를 희망함을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된다"고 돼 있다. 또 24.5조 3항에서는 "당사국이 (협정의 종료를)통보를 한 후 30일 이내"에 이와 관련된 협의를 개시하도록 명시돼 있다. 한EU FTA에는 별도로 '폐기' 조항이 없지만 한미FTA에는 역설적으로 국제관계에서 일방주의와 예외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미국의 요구에 따라 '폐기' 조항이 포함돼 있는데 이를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지난해 한미FTA 재협상 국면 당시부터 한미FTA비준동의안이 날치기 처리된 뒤까지 수차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조항을 거론하며 "한미FTA 협정문 24.5조에 따라 어느 한쪽이 협정의 종료에 대해 서면통보를 한 뒤 이후 6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폐기된다"며 "미국에 (한미FTA협정문 폐기를 통보하는)팩스 한 장 보낼 대통령을 뽑으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폐기 통보의 주체가 대통령인 만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미FTA 폐기를 내건 세력이 의회와 행정부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선대인 소장은 22일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미FTA폐기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국제 협정상의 많은 신뢰를 잃게 되는 등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상대가 미국일 경우 한미관계의 특성상 대통령이 한미FTA를 폐기하자고 통보하는 데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대인 소장은 "이 부담들을 압도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의 힘"이라며 "압도적인 국민의 힘으로 총선.대선을 지배하면 얼마든지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선 소장은 "국민들이 한미FTA폐기에 따른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한미FTA를 폐기하겠다고 결정하면 할 수 있다"며 "결국 닥치고 정치!"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08년 4월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위험이 있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하자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와 재협상을 요구했고, 결국 미흡하지만 한.미 양국은 "소비자의 신뢰가 회복될까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자율규제"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는 이를 담보할 가축전염병예방법이 통과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당시 미국 측도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집회로 인해 섣불리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허용을 강하게 요구하지 못했다.

물론 한미FTA 폐기를 위해서는 2008년 촛불보다 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시민들의 힘이 필요하지만, 정치적 여건은 오히려 당시보다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황진미 평론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2008년에는 광장에 나왔지만 어찌해야할지 비전이 없었다. MB정권 초기였고 신자유주의는 끝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MB정권의 바닥을 보았고, 미국 금융위기와 '중동의 봄'을 보았다. 신자유주의는 몰락하고 있다. FTA는 몰락의 물귀신이다"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트위터에서는 한 트위터 사용자(@fd***)가 올린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표가 215만여표다. 이 사람들이 열흘에 한번만 품앗이 삼아 (한미FTA 저지)집회에 나와도 서울만 하루 20만"이라며 10부제를 하자는 의견이 리트윗 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정부나 미국 투자자 입장에서도 한국 국민들의 압도적인 한미FTA 폐기 주장을 확인할 경우 형식적으로 한미FTA가 발효되더라도 2008년 촛불시위 당시와 유사하게 위축효과(Chilling Effect)가 발생해 한미FTA의 즉각적인 실질적 효과가 상쇄되거나, 더 나아가 한국 측의 폐기 압박을 체감할 수밖에 없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한미FTA 폐기에 대해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큰 갈등 있겠죠. 감당할 진보정권과 국민의 지지 필요합니다"라고 밝혔다. 결국 한미FTA 폐기에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 즉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이어지고, 이에 기반한 세력이 내년 선거에서 정권을 맡아야만 한미FTA 폐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3일 저녁 서울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열린 가운데 1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한미FTA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