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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17일 일요일

정부의 '잡탕밥' 통계, FTA는 대국민 사기극이었나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3-16일자 기사 '정부의 '잡탕밥' 통계, FTA는 대국민 사기극이었나'를 퍼왔습니다.
[한미FTA 1년⑤] 한미FTA, 미국 보호주의 무역정책에 '무용지물'

3월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꼭 1년이 됐다. 1년 전 정부는 거대시장 미국으로의 경제고속도로가 연결됐다고 자축했다. 자동차부품과 섬유의류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 국내 기업들이 큰 이익을 볼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내 농축산업 등의 피해도 우려됐다. 지난 1년 한미FTA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는 중소 수출기업과 감귤농장 등의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등과 함께 향후 대안을 고민해본다. [편집자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미FTA가 첫 돌을 맞았다. 누군가에겐 복덩이 첫 돌일지 모른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엔 후레자식 같을 게다. 복덩이라 믿는 쪽에서는 성대한 돌잔치를 준비할 모양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인사치레도 풍성하다. 

주요 언론마다 한미FTA 첫 돌을 맞는 온갖 기사들을 내보냈다. 대개 이런 내용들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한미FTA 덕분에 수출도 늘고, 투자도 늘어서 흑자도 늘었다.' 덧붙여 '우리 농민 다 죽는다더니 아무도 안 죽었네'라는 식의 이야기도 눈에 들어온다. 

수출이 늘었다는 얘기는 이미 올 1월에 등장한 것이다. 관세청이 자료를 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한미FTA 덕택에 대미수출이 4.1%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새 정부에 향한 립서비스처럼 보이기도 했다. 

▲ 관세청이 지난 1월 14일 내놓은 '2012년 수출입동향(확정치)' 내용 일부 ⓒ 관세청

그런데 발표가 나오자마자 (오마이뉴스)의 강력한 잽에 걸려 버렸다. '한미FTA는 2012년 3월 15일 발효됐는데 왜 2012년 1~3월 자료가 여기에 포함돼 있느냐'는 게 기사의 요지였고 제대로 걸렸다(관련기사 : [단독] 한미FTA 효과로 수출 증가했다고? 오히려 줄어). 1~3월 치를 빼고 보니 오히려 수출이 줄었다. 실제 4월부터 12월까지 대미수출은 매월 약 2%에 조금 못 미쳐 줄었다. 2010년 매월 수십 퍼센트씩 증가했던 것과 비교해봤을 때 보통 문제가 아닌 수치였다. 

관세청 보도자료에는 심지어 한미FTA 덕분에 자동차 수출이 20% 가량 늘었다고 적혀 있었다. 치명적인 에러다. 왜냐하면 자동차 관세는 미국이 우리 팔을 비틀어 재협상을 강요해서 4년간 유예하지 않았던가. 쉽게 말해 자동차는 2016년까지는 한미FTA와 전혀 무관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한미FTA와 전혀 무관한 데도 수출이 저리 늘어난다는 점일 게다. 

한미FTA 첫 돌께 나온 자료는 '잡탕밥' 수준

아무튼 KBS뉴스까지 나서서 이 허위 과장 광고를 꼬집자 관세청은 부랴부랴 해명자료를 냈다. 그런데 3월 15일 발효일이 가까워지자 이번에는 새 버전을 발표한다. 무역협회도 거들고 나섰다. 2012년 3월부터 2013년 1월까지의 대미수출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니 수출은 엄청 늘었고 무역 흑자는 자그마치 44%가 늘었단다. 증가 폭은 살짝 줄어 2.67%라고 했다. 한미FTA를 보위하기 위한 노력이 참으로 지난하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2013년 1월까지일까. 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2012년 대미수출은 2012년 2월 자그마치 47%, 3월에는 28%가 증가했다가 4월부터 내리막길을 헤맸다. 그리고 2013년 1월 21%로 급증하고 다시 2월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그렇게 본다면 대미수출 2.67%는 수출이 특히 많았던 2012년 3월 치와 2013년 1월 치를 버무려 만든 '잡탕밥'같은 수치인 셈이다. 

발효일인 2012년 3월 15일부터 2013년 3월 15일까지의 자료는 여전히 나와 있지 않다. 단지 내가 입수한 2012년 4월부터 2013년 2월 20일까지 수출액을 바로 전년도와 비교해 본 자료에 따르면, 수출은 전년대비 99.4%, 즉 0.6%가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89.6%, 자그마치 10.4%가 줄었다. 수출이 거의 그대로고 수입이 확 줄었으니 흑자가 느는 것은 당연하다. 한 40% 정도 된다. 말하자면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인 셈이다. 

한미FTA 발효 1년 동안 대미수출은 0%대 전후의 증감을 나타내지 않을까 추정한다. 최대 GDP 5.7%, 일자리 34만 개 등을 운운하는 것은 그냥 해본 소리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희대의 대국민 사기극이 분명하다. 정부도 갖고 있는, 동일하지만 가장 최신 버전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동원해 추정해보니 한미FTA 경제효과는 0.0%대로 나온다. 

직접투자 중 M&A 자금은 80~90%대... '착한 투자'는 없었다

▲ 지난해 3월 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한미FTA 발효 저지'를 위한 집회에서 참석한 시민들이 각자 준비해온 피켓을 들고 참여하고 있다.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또 하나 FDI 곧, 외국인직접투자도 사상최대로 늘었다고 한다. 특히나 미국의 그것은 37억 달러로 전년 대비 자그마치 55%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 자료는 지식경제부에서 발표했다. 그래서 이 자료 또한 자세히 뜯어보니 그저 실소만 나온다. 

같은 기간 FTA와는 전혀 무관한 일본의 FDI가 45억 달러로 98% 증가했고, 마찬가지 중국·홍콩 등 중화권의 그것은 40억 달러로 자그마치 107%나 증가했다. FTA를 체결하지 않아도 FDI가 미국의 그것보다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더구나 가관인 것은 그 돈이 어디로 갔느냐는 것이다. 

지경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FDI가운데 M&A 자금이 245% 증가했고, 공장이나 사업장에서 내는 그린필드 자금은 46.5% 증가했을 뿐이란다. 쉽게 말해 투자된 금액의 대부분은 M&A 자금이었다는 말이다. 게다가 정부가 말한 37억 달러 직접 투자는 어디까지나 신고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실제 통장에 꽂힌 돈 곧을 도착 기준으로 보니 1/3인 12억 달러다. 간단히 정리하면 말이다. 

미국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돈의 90%가량은 주식 자금이다. 대부분 투기성이 강한 단기자본이다. 나머지 돈은 직접투자 FDI라 할 수 있는데 그나마 이 돈의 80~90%는 M&A 자금이다. 한국 경제의 선순환, 곧 고용을 창출하고 세금을 내는 그런 '착한' 투자는 눈을 씻고 찾아봐야 할 지경이다. 그럼에도 과연 이런 투자에 희희낙락하는 저들은 누구인가. 

농민들 살았다? 참 고마운 '기후변화' 납셨다

'우리 농민 다 죽는다더니…'라고 어느 언론에서 말하고 싶은 모양이다. 그 뒷말은 '아무도 안 죽었잖아' 정도가 될 게다. 또 그 뒷말은 안 봐도 빤하다. 그렇다. '천만다행이다, 아직 우리 농민 무사하다, 왜? 기후변화로 미국 내 곡물 생산이 줄어들어 수출 물량도 줄었다, 그래서 곡물수입이 줄었다.' 

구제역 파동 이후 돼지고기는 공급 과잉이 됐고, 가격도 하락했다. 굳이 수입을 하지 않아도 될 만했다. 또 광우병이 발생했다. 게다가 불황으로 소비시장도 얼어붙었다. 바로 이런 이유들로 농·축산품 수입이 급감했다. 아울러 1년 차다 보니 관세 인하도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농촌도 살았고, 농·축산물 수입이 줄어 흑자도 늘어났다. 참으로 고마운 '기후 변화' 아닌가. 

세계시장에 보호무역주의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수출로 먹고 산다는 우리로서는 보통 문제가 아니다. 조사에 의하면 2012년 한국산제품에 대한 보호무역조치가 467건이라고 한다. 반면 외국산 제품에 대한 한국의 보호무역조치는 32건이다. FTA가 세계적 대세라고 노래를 부른 지가 엊그제인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그리고 아직도 이 흘러가는 옛노래가 18번인 사람이 부지기수다. 얼마 전 사라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한편으로 FTA가 확산되는 만큼, 다른 한편으로 보호주의 또한 강화되고 있다. 학자들 사이 오래된 격언이 있다. '자유무역은 강자의 보호무역주의'라는 말이 바로 그것. 이 말처럼 지금의 상황을 잘 설명해 주는 표현도 없을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호주의가 바로 '양적 완화'다.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충분히 악용해 달러를 마구 찍고, 그래서 달러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미국산 제품 가격이 떨어진다. 혹시 인플레가 발생하더라도 서민들이나 다른 나라에 전가시키면 그만이다. 그렇게 확보된 가격경쟁력이야말로 오바마발 수출 드라이브 전략의 동력이다. 

굳이 과거처럼 관세·비관세 장벽을 높이 쌓을 일도 없다. 하지만 여전히 고전적인 방식도 병행 구사된다.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판정이 그렇다. 삼성·LG 등 한국의 기업에 대한 조사도 같은 맥락이다. 위장된 보호주의로 지적 재산권 강화·국제카르텔 규제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새로운 민주적 통상 거버넌스 생각할 때

ⓒ 오마이뉴스

한국은 대표적인 서비스무역 적자 국가다. 흑자를 운운해도 그것은 상품 무역에 한정된 이야기다. 상품무역 흑자에 버금갈 만큼 서비스 무역 부문에서의 적자가 쌓인다. 그리고 이 적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 그런데 서비스 무역 적자의 가장 많은 부분이 유학·연수비용·지적재산권 등 사용료 그리고 법률·회계 등 사업 서비스 분야다. 자동차의 한 해 수출액 못지않은 지적재산권, 즉 로열티 지불액이야말로 미국 경제가 전세계적으로 거둬들이는 약탈적 잉여의 산 표본이다. 

한미FTA를 체결해야 되는 이유를 두고 혹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기업이 미국을 상대로 겪는 가장 큰 고충이 바로 각종 비관세장벽, 곧 보이지 않는 보호주의'라고 말이다. 그래서 FTA를 체결했다. 그런데 어떤가. 우리가 미국이 되면 그런 '부당한' 대우를 받지 말아야 할 일 아닌가.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산 제품, 특정 산업에 대한 미국의 견제와 자국 이기주의는 앞으로 더욱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서 미국은 돈이 될 만한 구석이 보이면 여지 없이 그 구석을 파고들 것이다. 실제 금액은 얼마 되지 않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요구 그리고 최근에 불거진 지식경제부의 IT·네트워크 장비 시장에 대한 지침에 대한 개정 요구가 그 예다. 정부 조달 시장을 더 열어달라는 요구가 바로 이것이다. 

요컨대, 한미FTA는 미국의 보호주의에 무용지물이다. 미국의 약탈적·공격적 그리고 위장된 보호주의에 대해서는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채 미국의 보호주의에 복무하는 칼날 역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미FTA 1년, 아직 많은 것이 열려있다. 새로운 민주적 통상 거버넌스를 위한 통상정책이 준비돼야 한다. 오바마의 측근들이 오바마 시대를 열면서 한 말이 기억이 난다. '왜 통상협정 때문에 누군가는 언제나 손해를 봐야 하는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이해영님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입니다.

이해영(news)

2012년 3월 24일 토요일

문재인·이해찬·권노갑, '보이지 않는 손' 3인방?


이글은 대자보 2012-03-23일자 기사 '문재인·이해찬·권노갑, '보이지 않는 손' 3인방?'를 퍼왔습니다.
[분석] 공천 말아먹은 '친노·한명숙·486'‥총선 뒤 거센 책임론 후폭풍

사상 최악 '내사람 심기·무원칙·편파 공천'(내무편 공천) 박영선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지목한 '보이지 않는 손'이 누구냐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그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21일 MBC 과 인터뷰에서 "민주통합당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고, 그 손에 의해서 한명숙 대표가 흔들리고 굉장히 힘들어 했다"며 "486그룹과 이대 동창회는 그냥 겉으로 드러난 결과물이고, 실제로는 정말로 (두 세력 이외에) 다른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당내 인사도 있을 수 있고 당외 인사도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박 최고위원이 지목한 '보이지 않는 손'이란 이번 민주당 공천 과정에 개입해 '노이사'(친노·이대·486) 위주의 최악의 '내 사람 심기·무원칙·편파 공천'(내무편 공천)을 뒤에서 조종한 인물을 뜻한다. 이와 관련 은 21일자 기사에서 "박 최고위원 발언을 놓고 민주당 안팎에서는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친노와 당내 일부 원로 인사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각종 언론 보도와 실제 공천 결과를 종합해 보면, '보이지 않는 손'의 주인공으로 문재인·이해찬 두 친노세력 좌장과 권노갑 전 의원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한명숙 대표 본인과 486그룹도 공천을 망친 주역으로 책임론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심사점수 9등' 이해영, 친노 비토·밥그릇 싸움에 탈락 '보이지 않는 손'으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첫 손가락으로 꼽히고 있는 데는 지난 20일 민주당 비례대표 명단이 발표되면서 급부상했다.  이번 민주당 비례대표 신청자는 각 분야의 쟁쟁한 전문가들이 대거 신청하면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였다. 특히 당선권인 20번 이내 배치를 놓고 최고위원회와 비례대표심사위 간에 계파 나눠먹기와 원칙을 놓고 전쟁 같은 격론을 벌이는가 하면, 각 계파별로 자기 식구를 한 명이라도 더 당선권에 진입시키기 위해 온갖 수단과 경로를 통해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정체성과 도덕성을 제1기준으로 삼겠다는 원칙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온통 '친노-한명숙(이대라인)-486' 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돼버렸다. 당 핵심 관계자는 22일 과 통화에서 "심사 점수가 높았던 후보들이 최고위에서 하위 순위를 받고, 최고위가 요청한 후보가 심사위에서 제외되는 격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일례로 국내 최고의 FTA 전문가인 이해영 한신대 교수의 경우 면접·심사 점수가 전체 9등이었고, 한미FTA라는 상징성 때문에 최종 막판까지 비례대표심사위와 일부 최고위원들이 반드시 당선권에 배치해야 한다고 강력한 의견을 제시했지만, 결국 친노세력의 비토와 밥그릇 챙기기에 밀려 탈락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발생했다. 그 때문에 이해영 한신대 교수·유종일 KDI 교수·박창근 관동대 교수 등 한미FTA·재벌개혁·4대강 반대의 상징적 인물이자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전원 탈락하고, 한명숙 대표나 문재인 등 친노세력과 가까운 '쭉정이'급 인사들이 당선권에 대거 배치됐다. 문재인측 인사들, 비례대표 당선권 상당수 배치 특히 문재인 이사장 측이 밀어올린 인사들이 비례대표 당선권에 상당수 배치됐다. 그동안 언론에 전혀 거론되지 않다가 민주당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인 7번에 깜짝 배치된 '배재정' 부산여기자회 회장과 4대강 반대 운동의 선봉장이자 토목분야 권위자인 박창근 관동대 교수를 밀어내고 수질 전문가인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가 낙점된 데는 문재인 이사장 측의 적극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17번에 배치된 김현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아예 문 이사장의 측근이다.  6번에 배치된 김용익 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도 노무현 연구재단인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원장'으로 사실상 문재인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때문에 보편적 복지 운동의 선구자인 이상이 제주대 교수가 1차 면접 대상에도 들지 못하고 원천 배제된 데에는, 친노인 김용익 원장을 배려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었느냐는 시선도 있다. 또 이상이 교수는 보편적 복지를 주창하면서 정동영 의원과 가까운 인물이라는 점 때문에 친노세력이 원천 배제시킨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당내 다른 대선주자에 비하면, 문재인 이사장의 자기 사람 심기는 해도 너무했다는 평가가 나올 법하다. 문 이사장은 비례대표뿐만 아니라 지역구 공천에도 적극 개입해, 한 대표에게 특정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의 공천을 요구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민주당 486 핵심관계자는 지난 9일 과 통화에서 "문 고문이 8일 이해찬 전 총리, 문성근 최고위원 등과 회동을 가진 이후 한 대표를 만나 임 총장 사퇴와 함께 일부 지역구 후보의 공천을 요구했다"며 "문 고문이 공천을 요구한 곳은 이용선(서울 양천을), 권재철(서울 동대문갑), 이치범(고양 덕양을) 후보 등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당의 어른이 당 대표에게 특정 후보의 공천을 요구하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말들이 많은데 공천이 아니라 사천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고문은 지난 7일에도 한 대표에 전화를 걸어 전날 동대문갑 지역이 권재철 후보와 서양호 후보의 경선지역에서 갑자기 전략공천지역으로 바뀐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왕' 이해찬, X맨 김진표 적극 옹호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손'은 한명숙 대표 위에서 섭정정치를 하며 '상왕' 노릇을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다. 이 상임고문은 당 안팎으로부터 X맨, 새누리당 도우미로 불리며 거센 퇴출 압박을 받고 있는 김진표 원내대표를 적극 두둔하면서 김 원내대표 공천에 기여하는가 하면, 한 대표에게 임종석 사무총장의 사퇴를 압박해 관철시키기도 했다.  이 전 총리의 '김진표 감싸기' 발언을 접한 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는 지난 2월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민주당을 뒤에서 움직이는 실세 이해찬,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며 강력 반발했다. 그는 "이해찬 전 총리가 김진표가 민주당의 개혁과 함께 갈 수 있는 분이라고 감싸는 것 보면 노무현 정부가 왜 민생경제에서 실패했는지 짐작이 될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또다시 정권교체는 성공해도 경제권력 교체는 못할 것 같은 우려가 든다"고 개탄했다. 그는 3월 2일에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의 말을 빌어 한명숙 대표가 김진표 원내대표를 정리하려 했으나 '상왕' 이해찬 전 총리가 막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이 김진표를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고 그 자리에서 한명숙 대표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는데, 나중에 시간 지나니 흐지부지됐고 그 과정에서 어떤 세력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며 "지금 이해찬이 친노 부활 밑그림을 그리고 있고, 그 위에 한명숙이 있는데 한명숙은 친노로부터 어른 대접을 받지 못하므로 친노 486을 주변으로 끌어와 양면 전략을 펴고 있는 것 같다"며 문제의 '상왕'이 이해찬 전 총리임을 분명히 했다. 권노갑, 대북송금 수사 악연 '유재만' 반대 세번째 '보이지 않는 손'으로는 구 민주계의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권 상임고문의 경우는 문재인·이해찬 상임고문의 경우와 달리 공천 전반에 개입했다기 보다는 자신과 '특별한 악연'(2003년 대북 송금사건 특검과 대검 중수2과장 시절 현대비자금 수사 때 권 상임고문을 기소한 검사)이 있는 유재만 변호사의 영입과 공천에 반발한 것이다. 권 고문은 2월 15일 유 변호사의 영입 장면을 TV로 보다가 "저게 뭐냐"며 크게 화를 냈다고 한다. 권 고문은 유 변호사 영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박영선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기까지 했다. 그러나 문재인·이해찬·권노갑의 '보이지 않는 손 3인방'에게만 이번 민주당 '내무편 공천'의 주역이라고 비판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원칙과 기준에 따른 공천이 되도록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당 대표가 배후세력의 입김에 이리저리 휘둘려 죽도 밥도 아닌 상황으로 끌려다닌 한명숙 대표의 무능과 자기 사람 챙기기 노욕, 그리고 이런 한 대표를 뒷받침하고 있는 임종석 사무총장,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 백원우 공천심사위원회 간사 등 이른바 '기득권화된 486' 또한 사상 최악의 공천 결과를 만들어낸 주범들이 아닐 수 없다.  새누리당 "필요할 때마다 자충수 적시타, 한명숙 고마워" 은 23일자 톱으로 "필요할 때마다 야권이 적시타…한명숙 고마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한명숙 지도부의 공천 실패를 강력 비판했다. 특히 기사의 다음 대목은 한명숙 지도부의 공천 난맥상을 겨냥한 조롱에 가까웠다.  『새누리당은 최근 야권의 잇따른 ‘사고’들이 정권 심판론의 위력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야권은 최근의 자충수 때문에 정권 심판론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안에서는 야권 난맥상을 두고 “어쩌면 우리가 꼭 필요할 때마다 야권이 적시타를 쳐주는지… 정말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고마울 따름”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때 200석에 가까운 총선 압승을 내다보며 잘나가던 당을 불과 두 달 만에 처참한 지경으로 말아먹다시피 한 한명숙·친노 체제는 이번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총선 후 당 안팎으로부터 거센 책임론과 후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총선 전망이 계속 어두워질 경우엔 선거 도중에라도 한명숙 지도부는 대국민 사과와 비례대표 및 최고위원 사퇴 등 중대한 선택을 해야 할 처지로 내몰릴 수도 있다. 총선 결과마저 실패로 규정될 경우엔 야권의 대선지형까지 뒤흔들 중대 변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2011년 12월 23일 금요일

한미FTA 반대 인물만 나오면 징계?


이글은 미디어스 2011-12-22일자 기사 '한미FTA 반대 인물만 나오면 징계?'를 퍼왔습니다.
방통심의위, 공정성 이유로 SBS CNBC '주의'


▲ ⓒ곽동수 교수 페이스북
방통심의위가 한미FTA와 관련해 패널과 대담을 진행한 SBS CNBC 에 대해 공정성 위반이라는 이유를 달아 제제를 결정했다.
2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 이하 방통심의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SBS CNBC 프로그램에 대해 ‘주의’를 결정했다.
지난 11월 1일 에서는 진행자 곽동수 교수가 이해영 한신대 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과 함께 한미FTA 비준과 관련해 대담형식의 방송을 진행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는 이날 방영된 이해영 교수와 황장수 소장이 발언을 문제 삼았다.
황장수 소장은 “지난번에 이명박 대통령께서 미국 방문 하셨을 때 오바마 대통령이 디트로이트에 같이 가기도 하고...(중략)...또 펜타곤에 데려가서 설명하기도 하고 했으니까 그 청구서가 조금 많이 올라가 있는 거라고 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이해영 교수는 ISD(투자자국가소송제)에 대해 “ISD라고 하는 건 한국 정부는 선택권이 없어요. 미국인 투자자가 원하면 무조건 가야 됩니다. 무조건 워싱턴에 가야 돼요”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는 “사회적으로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사안을 주제로 다루면서 한미FTA에 반대되는 인물만을 초청했다”며 제9조 ‘공정성’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공공성’ 조항은 이명박 정부 들어 정치편향 논란을 일으켜왔다는 점에서 시민사회에서는 심의대상에서 제외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MBC 는 ‘주의’ … KBS 는 ‘경고’
또한 방통심의위는 ‘정부가 새마을금고의 불법 대출 사례에 대해 특별검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MBC 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렸다.
MBC 는 지난 10월 5일 ‘새마을금고 부실 우려 커져‥곧 특별 검사 착수’ 리포트에서 “정부가 연말까지 수십 개 새마을금고에 대해 특별 감사를 하기로 했다”며, “새마을금고는 법적으로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어서 금고 중앙회에 문제가 생기면 예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방통심의위는 MBC 리포트가 제14조(객관성), 제17조(오보정정)를 위반했다며 ‘주의’를 결정했다. 방통심의위는 “새마을금고 예금은 새마을금고법령에 의해 다른 금융기관과 동일하게 5000만원까지 보호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MBC측은 현재 해당 리포트와 관련해 “새마을금고 예·적금은 예금자보호법 대상은 아니나 새마을금고법령(법 제72조, 시행령 46조)에 따라 새마을금고 중앙회에 마련된 예금자보호 준비금으로 1인당 5천만 원(원리금 포함)까지 보호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공지했다.
방통심의위는 지난달 8일 중국의 한 여아가 트럭에 치여 바퀴에 깔리는 장면을 일부 모자이크 처리한 채 3회 반복해 방영한 KBS 2TV 시사프로그램 에 대해 제37조(충격·혐오감)를 위반했다고 판단, ‘경고’를 의결했다.
SBS 와 KBS 2TV (vj특공대)는 주의 결정을 받았다. ‘주의’를 결정했다. 은 드라마 의 주요 장면과 촬영 현장 뒷이야기 등을 방송하면서 “여느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파격 러브신”, “선정적이라는 논란도 있었다”는 등의 멘트를 방영해 제35조(성표현)를 위반했다.
또, 지난 2009년 8월 14일 방영된 (vj특공대)은 당시 처음 판매된 음식 ‘대판 어묵탕’을 이전부터 판매되어 온 것처럼 소개해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14조(객관성)를 위반했다.

2011년 12월 11일 일요일

ISD는 ‘월가 권리장전’


이글은 한겨레신문 Economy Insight 2011-12-01일자 기사 'ISD는 ‘월가 권리장전’'을 퍼왔습니다.
[Special Report Ⅱ] 한-미 FTA 쟁점 해부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 교수

지난 11월17일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 근처에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며 집결해 있다.

공익을 대표해야 하는 국가를 기본적으로 사인들 간의 분쟁 해결 방식인 중재에 ‘강제’ 회부하는 것을 통해, 국가를 사익 추구자인 투자자 지위로 격하시키는 것이 ISD의 본질이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이 강제인 이유는, 한-미 FTA상 ISD의 경우 국가는 이미 중재 절차에 ‘사전동의’ 또는 ‘자동동의’(제11.17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선택권 없이도 투자자가 소송하면 무조건 세계은행의 중재법정인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끌려가야 한다.
정부는 “세계은행이 중립적이며, 공정하고 투명한 제3의 기구”라고 말한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어 한다. 세계은행은 미국의 지분이 17%를 차지하는 등 사실상 미국이 대주주다. 세계은행 총재는 언제나 미국 차지다. 세계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과 더불어 제3세계 국가에 자금 지원을 대가로 구조조정을 강요해왔다. 이처럼 강요된 신자유주의는 글로벌 양극화를 심화시킨 주범 중 하나였다. 더군다나 그 산하기관인 ICSID는 기본적으로 투자자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지, 공익을 수호하기 위해 만든 기구가 아니다. 더군다나 한-미 FTA상 ISD는 한-미 양국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중재인 3명 가운데 의장이 되는 중재인을 ICSID의 사무총장이 지명하게끔 되어 있다. 문제는 사무총장이 ICSID의 운영위원회 의장, 즉 세계은행 총재의 지휘하에 있다는 것이다. 
ISD는 어떤 협정문상의 특정 조항이기보다는 하나의 절차 규율이자 시스템으로 간주해야 한다. 미국의 투자·금융에 관계되는 모든 것이 ISD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투자, 곧 돈이라는 것이 결국 우리 경제의 혈관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 할 때, ISD는 보편적 지위를 갖는 경제법이자 사실상 헌법 위에 군림하는 또 다른 절차법인 셈이다.

미국이 중재인 ‘셋 중 둘’ 사실상 지명 
한-미 FTA 발효 전에 론스타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내려졌기에 망정이지, 만에 하나 한-미 FTA 체제하에서 이런 판결이 내려졌다면 론스타는 십중팔구 이 대법원 판결을 ISD에 따라 ICSID에 제소했을 것이다. 한국 정부가 론스타의 막대한 투자 이익 송금을 제한한 것은 협정문 부속서 11-사 송금, 즉 ‘금융세이프가드 조항’ 제2항 나호에서 금지하는 ‘외국인 직접투자와 연계된 지급 또는 송금’에 해당된다. 이런 자금에 대해 협정문은 어떤 송금 제한 조치도 취할 수 없도록 한다. 사모펀드인 론스타는 투기성 자금이지만, 법률상으로는 외국인 직접투자로 분류되고, 심지어 한-미 FTA 투자 개념에는 사모펀드도 포함된다. 따라서 사모펀드에도 우리 정부는 모든 협정상의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ISD의 대상이 된다. ISD가 논쟁의 중핵이 되면서 정부 쪽의 변명 역시 치열하다. 그 과정에서 책임질 수 없는 과도한 주장이 남발되고 있다. 외교통상부가 낸 ‘한-미 FTA의 공공정책 자율권 확보현황 자료’를 보자.


여기에서 보듯 정부 쪽은 ‘협정의 적용배제’라는 이름으로 예컨대 국민연금 등 4대 보험과 8개 국책금융기관을 들고 있다. 과연 이 주장은 사실일까. 그 해당 조문인 금융부문 제13.1조 제3항을 보자.



예컨대 국민연금 등에 대해서는 ‘이 장’ 곧 협정문 제13장 금융 서비스만 적용되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가호 아래에 달린 단서를 잘 보자. 결국 이런 말이다. 국민연금이 국내외 여러 자산운용사에 위탁운용한 자금, 즉 경쟁이 허용되는 범위에 대해서는 당연히 ISD를 포함한 제13장 금융부문의 각종 의무가 적용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협정이 ‘적용배제’되었다는 말은 과장된 잘못된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8개 국책금융기관에 대해서도 협정이 ‘적용배제’되었다는 주장 역시 과장된 것이다.
해당 제13장의 ‘부속서한’을 보면 8개 국책금융기관에 대해 “제13장의 적용을 받으나 그 장의 목적상 금융기관으로 간주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고 되어 있다. 8개 기관이 금융기관은 아니지만 제13장의 적용을 받는다는 의미가 뭘까. 제13.1조에 규정된 13장의 적용 범위를 살펴보자.



이 부속서한의 의미는 8개 국책금융기관이 제13.1조 1항 가호에 규정된 ‘금융기관’은 아니지만, 이들이 향후 상장되거나 특히 민영화될 경우 13장은 물론이고, 위 나호와 다호에 따라 11장 투자, 12장 서비스의 적용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엄연한 협정문상의 규정을 제쳐두고, 8개 국책금융기관에 대해 협정이 ‘적용배제’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과장됐다. 앞에서 든 몇 가지 사례에서 보듯이, 정부 쪽이 주장하는 상당수의 ‘적용배제’  ‘유보’  ‘예외’ 등에 관련된 것들은 사실에 정확히 부합되지 않거나, 다분히 과장된 것들이다. 나아가 의도적으로 단서조항들을 언급하지 않거나 누락시키고 있다.

4대 보험·국책금융기관도 제소 대상
정부는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협정문 11장과 같은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주로 직접투자만 언급한다. 주식·채권 등과 같은 간접투자 통계는 잘 안 보인다. 
2010년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2002년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2배 정도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미국에 대한 증권투자는 6배 정도 증가한 반면, 미국의 한국에 대한 증권투자는 3배에 못 미치는 정도로 늘었다. 그래서 한-미 간 직접투자 규모는 상당히 근접하고 있다.
하지만 간접투자는 규모에서 2010년 기준 미국이 한국보다 5배 정도 더 많다. 문제는 한-미 FTA 투자·금융 부문은 이 모든 부문에 적용된다는 것이다.
직접투자라 하더라도 예컨대 KT에 투자한 영미계 사모펀드나 론스타 등이 모두 직접투자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하물며 투기성이 강한 미국의 한국에 대한 증권투자가, 한국에 대한 전체 투자액의 약 75%(2010년 기준)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투자·금융 부문이 우리나라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

한국여성민우회 회원이 지난 11월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을 반대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투기성 자본의 ‘먹튀’ 더욱 활개 우려
우리나라의 현대·기아차처럼 이른바 공장설립형(그린필드형)으로 진출한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미국 경제의 선순환을 지지하는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그런데 막상 현대·기아차가 진출한 미국의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는 지금까지 미국이 체결한 FTA를 승인한 예가 거의 없다. 다시 말해 주법상의 투자자 보호를 현대·기아차가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말이다.
한-미 FTA는 수출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키고, 과도한 금융시장 개방을 돌이킬 수 없게 만들 것이다. 한국에 대해 ‘외국계 투기자본의 현금인출기(ATM Korea)’라고 말한다. 그들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한국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너무 높다(30% 이상 차지)는 데 있다.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개방되어 있다는 말이다. 한-미 FTA는 이 경향을 불가역적인 것으로 만든다. ISD나 역진방지 메커니즘(한번 개방하면 다시 후퇴할 수 없는 래칫 조항) 등으로 인해 ‘ATM Korea’는 항구화될 위험에 처하게 되고, 한국의 주식시장은 ‘글로벌 호구’가 될 판이다. 
최근 월가 점령시위는 1%도 안 되는 월가 ‘금융귀족’들이 미국을 점령한 데 대한 일대 반격이다. 한국은 어떨까. 시중은행 대부분이 영미계 외국자본으로 넘어간 지 오래다. 그리고 상위 50대 기업의 외국인 주식 비중을 보면 KT&G·NHN·포스코는 50%를 넘고, SK텔레콤·삼성전자·KT는 50%에 육박한다. KT는 자사주 비율을 제외하면 50%를 넘는다. 한국 경제의 주도권은 월가가 쥐락펴락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미 FTA는 한국 경제에 대한 월가(초국적 금융자본)의 지배권을 더욱 공고화하고 나아가 ‘역진 불가능한’ 것으로 확정하는 효과를 낳을 뿐이다. 

2haeyoung@gmail.com

2011년 11월 24일 목요일

한미FTA '폐기'의 조건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24일자 기사 '한미FTA '폐기'의 조건'을 퍼왔습니다.
협정문 24.5조 따른 폐기 가능..."감당할 진보정권, 국민적 지지 필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의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발언대에 올라간 민주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가운데 의장석에 앉아 있던 정의화 국회부의장 앞 민주당 최규성 의원과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의사봉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난 22일 날치기로 한미FTA비준동의안을 처리한 데 대해 22일에 이어 23일에도 서울에서만 2만여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비준무효와 폐기를 외쳤다. 야당5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민과 함께 무효화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법적으로 이미 국회를 통과한 한미FTA비준동의안의 발효를 막는 방법은 헌법재판소에 한미FTA 비준의 유·무효를 다투는 헌법소원을 제출하거나, 위헌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날치기 통과된 한미FTA비준동의안의 효력을 정지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헌법재판소가 지난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에 대해 절차적 위법성(야당 의원들의 심의·표결권 침해)을 인정하면서도 무효확인 청구에 대해선 기각결정을 내린 것처럼 이미 한미FTA비준안 처리 자체를 무효라고 결정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시 미디어법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재투표와 대리투표를 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헌재는 그 효력을 인정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발효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날치기 처리된 비준안에 서명하고, 정부가 미국 측에 한미FTA 발효를 위한 법률적 준비가 끝났다는 서한을 보내는 형식적인 절차를 저지하는 방법도 있다. 시민들과 야당.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청와대는 이미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날치기 통과된 비준안과 14개 한미FTA 이행법안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영리병원 확대와 관련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기본법.경제자유구역법 등 한미FTA와 간접적으로 얽힌 법안들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한미FTA와 함께 상호작용을 해 공공서비스 민영화를 앞당길 이른바 '자발적 민영화 법안'의 입법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송기호 변호사)

아울러 향후 미국의 요구에 따라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한미FTA 2대 후속조건'인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개방과 쌀 시장 추가개방(쌀 관세화)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의 계획대로 한미FTA가 내년 1월 1일, 혹은 미국의 의도대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발효가 현실화 될 경우 결국 공식적으로 한미FTA 폐기 절차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이하게도 한미FTA협정문에는 폐기조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한미FTA협정문 24.5조 '발효 및 종료'

한미FTA협정문의 마지막장인 24장 '최종규정' 편에서 '발효 및 종료'를 다룬 24.5조 2항을 보면 "이 협정은 어느 한 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게 이 협정의 종료를 희망함을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된다"고 돼 있다. 또 24.5조 3항에서는 "당사국이 (협정의 종료를)통보를 한 후 30일 이내"에 이와 관련된 협의를 개시하도록 명시돼 있다. 한EU FTA에는 별도로 '폐기' 조항이 없지만 한미FTA에는 역설적으로 국제관계에서 일방주의와 예외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미국의 요구에 따라 '폐기' 조항이 포함돼 있는데 이를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지난해 한미FTA 재협상 국면 당시부터 한미FTA비준동의안이 날치기 처리된 뒤까지 수차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조항을 거론하며 "한미FTA 협정문 24.5조에 따라 어느 한쪽이 협정의 종료에 대해 서면통보를 한 뒤 이후 6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폐기된다"며 "미국에 (한미FTA협정문 폐기를 통보하는)팩스 한 장 보낼 대통령을 뽑으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폐기 통보의 주체가 대통령인 만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미FTA 폐기를 내건 세력이 의회와 행정부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선대인 소장은 22일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미FTA폐기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국제 협정상의 많은 신뢰를 잃게 되는 등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상대가 미국일 경우 한미관계의 특성상 대통령이 한미FTA를 폐기하자고 통보하는 데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대인 소장은 "이 부담들을 압도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의 힘"이라며 "압도적인 국민의 힘으로 총선.대선을 지배하면 얼마든지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선 소장은 "국민들이 한미FTA폐기에 따른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한미FTA를 폐기하겠다고 결정하면 할 수 있다"며 "결국 닥치고 정치!"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08년 4월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위험이 있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하자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와 재협상을 요구했고, 결국 미흡하지만 한.미 양국은 "소비자의 신뢰가 회복될까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자율규제"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는 이를 담보할 가축전염병예방법이 통과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당시 미국 측도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집회로 인해 섣불리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허용을 강하게 요구하지 못했다.

물론 한미FTA 폐기를 위해서는 2008년 촛불보다 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시민들의 힘이 필요하지만, 정치적 여건은 오히려 당시보다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황진미 평론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2008년에는 광장에 나왔지만 어찌해야할지 비전이 없었다. MB정권 초기였고 신자유주의는 끝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MB정권의 바닥을 보았고, 미국 금융위기와 '중동의 봄'을 보았다. 신자유주의는 몰락하고 있다. FTA는 몰락의 물귀신이다"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트위터에서는 한 트위터 사용자(@fd***)가 올린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표가 215만여표다. 이 사람들이 열흘에 한번만 품앗이 삼아 (한미FTA 저지)집회에 나와도 서울만 하루 20만"이라며 10부제를 하자는 의견이 리트윗 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정부나 미국 투자자 입장에서도 한국 국민들의 압도적인 한미FTA 폐기 주장을 확인할 경우 형식적으로 한미FTA가 발효되더라도 2008년 촛불시위 당시와 유사하게 위축효과(Chilling Effect)가 발생해 한미FTA의 즉각적인 실질적 효과가 상쇄되거나, 더 나아가 한국 측의 폐기 압박을 체감할 수밖에 없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한미FTA 폐기에 대해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큰 갈등 있겠죠. 감당할 진보정권과 국민의 지지 필요합니다"라고 밝혔다. 결국 한미FTA 폐기에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 즉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이어지고, 이에 기반한 세력이 내년 선거에서 정권을 맡아야만 한미FTA 폐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3일 저녁 서울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열린 가운데 1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한미FTA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2011년 11월 23일 수요일

"한미FTA 종료 가능..이제 한미FTA 폐기운동 돌입해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22일자 기사 '"한미FTA 종료 가능..이제 한미FTA 폐기운동 돌입해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이해영 한신대 교수 "MB.한나라당에 정치적.역사적 책임 물어야"


한미FTA협정문 24.5조 '발효 및 종료'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이제 한미FTA 폐기운동에 돌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FTA 협상이 시작된 지난 2006년 부터 한미FTA 저지에 이론적 근거와 전략을 제시해 온 이 교수는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단독으로 한미FTA비준동의안이 날치기 처리된 직후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허무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이제 한미FTA 폐기운동에 접어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연 한미FTA 폐기가 가능할까?

이해영 교수는 "한미FTA협정문 24.5조에 따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한미FTA협정문의 마지막장인 24장 '최종규정' 편에서 '발효 및 종료'를 다룬 24.5조 2항을 보면 "이 협정은 어느 한 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게 이 협정의 종료를 희망함을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된다"고 돼 있다. 

24.5조 3항에서는 "당사국이 (협정의 종료를)통보를 한 후 30일 이내"에 이와 관련된 협의를 개시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해영 교수는 "협정문 24.5조에 따라 어느 한쪽이 협정의 종료에 대해 서면통보를 하면 폐기된다"며 이후 6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폐기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날치기 주범들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협정문 폐기 통보의 주체가 대통령인 만큼 이 교수는 내년 총선과 대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해 정치적 역사적으로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해영 교수는 지난해 12월 재협상이 타결된 뒤 '민중의소리'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최악의 경우 한미FTA를 막지 못할 경우 정권교체를 통해 한미FTA를 폐기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월 인터뷰에서 이 교수는 "한미FTA가 발효된다고 하루아침에 한국경제가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5~10년에 걸쳐 중장기적인 양극화와 산업공동화가 반드시 발생할 것"이라며 "올해 비준안 처리를 막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 정권교체를 통해 다음 정권에서 한미FTA를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이 교수는 "한미FTA 종료는 미국에 통보하고 절차적으로 폐기하면 되는 문제다. 이를 위해 모든 경우에 대해 논리를 만들고, 자료도 축적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이 교수는 지난달 미국 의회에서 한미FTA 이행법안이 통과된 직후 다시 한미FTA 협정문 폐기를 주장했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