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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6일 화요일

유시민 계파 '통진당 부정경선' 연루 구속


이글은 대자보 2012-11-05일자 기사 '유시민 계파 '통진당 부정경선' 연루 구속'을 퍼왔습니다.
신당권파(현 진보정의당)도 '조직적 대리투표' 드러나‥도덕성 타격

타인 명의 도용해 '국참당 출신 후보'에 표 몰아줘 

지난 19대 총선을 앞두고 일어난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 사건에서 '유시민'계인 국민참여당 출신 당원들도 조직적인 대리투표를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이석기 의원으로 대표되는 통합진보당 구당권파뿐 아니라 유시민 당시 공공대표 등 신당권파에서도 광범위한 부정 투표를 저지른 사실이 확인되면서, 당시 구당권파(현 통합진보당)를 구태세력으로 몰아붙이며 집중 비난했던 신당권파(현 진보정의당)도 부정경선 책임과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검찰 관계자는 5일 "서울지검 등 타 지역 수사에서도 신당권파의 부정 투표가 폭넓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당권파는 지난 5월 구당권파에 대한 1차 부정경선 진상조사를 주도하면서 심각한 당 내분 사태를 겪다, 지난 9월 통진합보당을 탈당했고 10월 21일 유시민·심상정·노회찬 의원을 중심으로 진보정의당을 창당했다. 

검찰, 국참당 출신 4명 구속·불구속 기소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5일 국민참여당계 통합진보당 당원인 백 모씨(52)와 이 모 조직국장(38) 등 2명을 대리투표에 따른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이들의 지시를 받아 대리투표를 실시한 김 모씨(28)와 이 모씨(27)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소된 4명은 모두 부정경선 당시 국민참여당 출신의 통합진보당 당원으로 경선 후보자 중 같은 계열인 오옥만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해 대리투표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 3월 통진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 온라인 투표 당시 김씨 등에게 선거권자인 박모씨 등 31명의 명의와 휴대전화 인증번호를 넘겨받아 국민참여당 출신인 오옥만 후보에게 대리투표를 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백씨는 선거권자나 선거권자의 가족, 지인 등 35~36명과 접촉해 휴대전화에 전송된 투표 인증번호를 자신이나 김씨 등에게 알려줄 것을 요구한 뒤, 이들의 명의로 온라인투표시스템에 접속해 대리투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씨와 이씨는 오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해 자신의 친구나 아버지까지 동원해 대리투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진당 조직국장이었던 이 모씨도 같은 수법으로 우 모씨 등 선거권자 10명의 휴대전화에 전송된 인증번호를 도용해 오 후보에게 대리투표를 한 사실이 적발됐다. 

제주시 온라인 투표‥'국참당 출신 1483표 vs 이석기 27표' 

한편, 제주지검은 비례대표 경선 당시 제주의 한 상가 건물에 있는 건설사 사무실의 IP(인터넷 주소)에서 오 후보에게 단기간에 수백 표를 몰아 던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 후보측 사람들이 비례대표 온라인 투표 상황을 불법적으로 실시간 체크한 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들의 명의를 도용해 대리투표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제주시 온라인 투표에서 오 후보는 2위 윤금순 후보(86표)보다 무려 17배가 넘는 1483표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다른 후보가 10표 안팎인 것과 비교하면 기록적인 수치였다. 구당권파의 이석기 후보도 27표에 불과했다. 오옥만 후보는 비례대표 경선 전체 온라인 투표에서 이석기 후보(10,136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5,188표를 얻었으며, 최종적으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순위 9번으로 낙점됐었다. 

취재부

2012년 10월 6일 토요일

시설 장애인에 "1번 찍지 않으면 죽는다" 강압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10-06일자 기사 '시설 장애인에 "1번 찍지 않으면 죽는다" 강압'을 퍼왔습니다.
총선, 관리인들 대리투표까지…SNS "사실이라면 정당해산 감"


4·11 총선 당시 시설 장애인들에게 관리인들이 1번을 찍으라고 강요하거나 대리투표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나 파문이 일고 있다. 당시 1번은 새누리당이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5일 공개한 동영상 속에는 시설 장애인들은 관리인들에게 "1번을 찍지 않으면 죽는다", "안 찍으면 밥을 주지 않는다" 등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심지어 의사표현이 힘든 장애인들은 투표장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고, 모두 관리인이 대리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본 트위터 여론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같은 행위에 당시 '기호 1번'인 새누리당이 언급된다는 것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다.
투표강압 생생한 증언과 무더기 대리투표. 공개. 시설장애인 파악된 곳만 2만 5천여 명. 투표감시 사각지대입니다(김용민 ‏시사평론가, @funronga)
이것이 사실이라면 새누리당의 정당 해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대사안이군요(익룡씨의 ****, ‏@wise***)
4.11 총선은 총체적 부정선거라고 해도 무리가 없겠습니다. 진선미 의원의 발표대로 장애인 시설에서 대리투표와 특정 정당 투표 강요가 이루어졌다면 이것은 민주주의를 유린한 중대 범죄입니다. 대선 전에 반드시 관련자 전원을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파워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 ‏@mettayoon)
아직도 이런 작태가…. 자유당 시절도 아니고, 북한도 아닌데…. 모든 것이 꺼꾸로!!(쥐***, @ybh****)
일부 트위터리안은 "그동안 부재자 투표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왜 싹쓸이를 했는지? 혹시 무슨 비리가 없는지? 궁금했던 실마리가 풀릴 듯합니다"라면서 추가로 이같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2012년 7월 14일 토요일

통합진보당, 또 대리투표 의혹…선거관리 부실 여전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13일자 기사 '통합진보당, 또 대리투표 의혹…선거관리 부실 여전'을 퍼왔습니다.
도당위원장 선거에서…'총체적 부실·부정선거' 재판?

통합진보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등을 선출하는 동시 당직선거에서 또 대리투표 의혹이 제기됐다. 선거인 명부를 출력하지 못해 몇 시간 동안 투표를 하지 못하는 선거관리 부실이 발생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총체적 부정·부실선거라는 4.11 총선 비례대표 선거가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13일 통합진보당 전남도당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김유옥 후보 측에 따르면, 전남의 한 지역위원회 간부 김 아무개 씨는 전날 50대 농민 당원을 찾아가 주민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하면서 이 당원의 휴대폰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 측은, 태블릿 PC를 휴대하고 있던 김 씨가 건네받은 휴대폰으로 전송된 인증번호를 입력해 이 농민 당원의 이름으로 대리투표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당원 본인은 투표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확인할 수 없었으며 누구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도 없었다는 것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과의 통화에서 "12일 김 씨를 김유옥 선본 명의로 당중앙선관위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제소 진행 상황에 대해 "선관위가 증빙(자료)을 보완해 내 달라고 해서 보완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통합진보당 선관위 관계자는 "제소가 일부 지역에서 1건 있지만 실체적 진실이 파악돼 있지 않다"며 인적사항, 지역, 사건 내용 등에 대한 확인은 거부했다. 다만 이정미 당 대변인은 구체적 지역은 밝히지 않았으나 "지방에서 태블릿 PC를 가지고 가서, 그 분의 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투표를 진행한 정황이 현재 선관위에 고발된 상태"라고 확인했다.

대리투표를 한 김 씨는 구 당권파와 가까운 성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김 씨는 "무슨 제소?"라는 말 외에는 "과 얘기하지 않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한 전남도당 관계자는 김 씨가 누명을 썼다며 매우 억울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서울 관악을, 초선)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온라인 투표문제에 이어 오프라인 투표에서도, 선거인 명부를 출력하지 못해 투표를 하지 못하는 일이 일어났다"며 "무능한 혁신비대위와 혁신비대위 후보는 총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현장투표일인 이날 서울과 경기 부천 등 수 곳의 투표소에서 투표인 명부 출력이 안 돼 오전 11시30분 내지 정오까지 투표를 진행하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빚어졌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온라인 오프라인, 시작부터 끝까지 엉망진창 선거관리"라며 "선거관리조차 혁신하지 못하는 무능한 혁신비대위"라고 몰아쳤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선관위 쪽에서는 원인이나 사태 규모도 파악을 못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무능을 질타했다. 이 관계자는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보장해야 하는 게 선관위의 임무"라며 "(그런데) 사과 성명도 없고 조치가 확인된 게 없다. 아무 발표 없이 뭉개고 가려고 하는 게 아닌가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에 투표를 하고 오후에 출장을 가려던 한 당원의 경우에는 투표권을 사실상 박탈당한 게 아니냐며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선관위 관계자는 "지연이 발생한 데가 몇 군데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부분에 대해 별도로 투표시간 연장 등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해서 일시, 일부 지역이 지연된 것"일 뿐이라며 "선거에 영향을 미칠 만큼이라면 투표를 중단하는 게 맞지만, 그런 정도는 아니라고 선관위는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투표자 명단이 선거운동에 활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지역에서 담당자들만이 제한된 횟수 내에서 출력할 수 있게 했는데, 에러가 발생한 경우가 있었고 일부 시스템 장애가 있어 (출력이) 안 된 지역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곽재훈 기자

2012년 6월 21일 목요일

새누리·통진당, 다른 듯 닮은 ‘부정경선’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20일자 기사 '새누리·통진당, 다른 듯 닮은 ‘부정경선’'을 퍼왔습니다.

ㆍ비례 앞 순번·경선 통과 목적… 특정계파 지원 의혹 일치

통합진보당의 19대 총선 비례대표 부정경선을 놓고 공방을 벌이던 여야 입장이 역전됐다. 

통합진보당 수사를 압박해온 새누리당이 당원명부 유출로 오히려 부정경선 의혹을 받게 됐다. 

통합진보당의 부정경선과 새누리당의 당원명부 유출은 외형상 달라 보인다. 통합진보당에서는 비례대표 후보의 앞 순번을 차지하기 위해 부정을 저질렀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일부 후보 측은 이를 위해 현장투표에서 대리투표를 자행했다. 온라인투표에서는 동일한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에서 집단적으로 투표가 이뤄지고, 비당원이 투표를 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당원명부 유출 문제는 지역구 예비후보들이 당내 경선을 통과하기 위해 명부를 얻으려 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19대 총선 공천에서 당내 경선으로 국민참여경선과 여론조사경선 방식을 채택했다. 

1500명 참석을 목표로 한 국민참여경선(당원 20%, 일반국민 80%)은 현실적으로 일반 유권자의 참여도가 저조했기에 당원 선택이 승부를 갈랐다. 특히 당원과 비당원의 비율이 맞지 않을 경우 그 비율을 보정하지 않고 단순합산하기로 했기 때문에 당원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실제 명부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김준환 충북 청주 흥덕을 당협위원장은 3월17일 국민참여경선에서 다른 예비후보를 이겼다. 당시 선거인단은 641명, 투표에 참여한 숫자는 403명에 불과했다. 

유선전화응답 방식으로 진행된 여론조사도 응답을 잘하지 않는 일반 유권자보다 응답률이 높은 당원의 선택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경선과 새누리당 당원명부 유출 사건 사이에 공통점도 있다. 우선 법으로 금지된 사전 선거운동을 했고,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선택적 지지호소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통합진보당의 부정경선 배후로 ‘당권파’가 지목된 것처럼 새누리당에서는 친박계가 의심을 받고 있다. 당선된 울산의 초선의원은 현역인 친이계 중진의원을 제치고 전략공천을 받아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명단을 받았지만 본선에서 떨어진 김준환 위원장도 충북지역의 대표적 친박계 인사다. 

당내 공천권을 둘러싼 불법행위라는 점도 일치한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통합진보당 부정경선을 향한 싸늘한 여론이 새누리당으로 옮겨붙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통합진보당 사태에서 나온 모든 의혹의 단어가 고스란히 반복되고 있는 새누리당에 대한 검찰의 전면 수사 확대를 촉구한다”며 “수사 결과에 따라 문제의 새누리당 의원도 자격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강병한 기자 silverman@kyunghyang.com

2012년 5월 5일 토요일

진보당에 보내는 조중동의 ‘장송곡’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5-04일자 기사 '진보당에 보내는 조중동의 ‘장송곡’'을 퍼왔습니다.

▲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왼쪽부터 조준호, 심상성, 이정희, 유시민, 공동대표

통합진보당(진보당)이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 ‘4·11총선 비례대표 부정선거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인 조준호 공동대표가 지난 2일 ‘총체적 부정’을 인정하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진보, 중도, 보수 가운데 어느 쪽에 속한다고 생각하든 간에 그 내용을 보고 놀라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3월 14일부터 18일까지 치러진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서 대리투표를 비롯해서 다양한 형태의 부실·부정 행위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조 위원장은 ‘투표 마감시간 이후에 온라인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적지 않은 수의 현장 투표가 집계돼 투표 결과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총선에서 6석을 차지한 진보당 비례대표 전원의 당선이 무효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3일 ‘진보적 언론’이라는 평을 듣는 매체들이 진보당의 부정선거를 가차없이 비판하고 나섰다.
·“도덕성을 생명으로 하는 진보정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광범위한 부정이 확인됨에 따라 진보당은 존립을 위협받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문제는 이른바 민족민주(NL) 계열에서 시작된 당 주류 당권파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논의구조에서 비롯한 측면이 크다”(한겨레)·“당권파 ‘패권주의’가 원인···‘선’이라 믿으면 수단·방법 안 가려”(경향신문) ·“한 줌의 권력에 ‘진보의 영혼’을 팔았나”(미디어오늘)·“‘충격’ 통합진보당 ‘총체적 부정···대리투표도”(오마이뉴스)·“이정희, 계파 꼭두각시인가 공당 대표인가?”(프레시안)
일부 진보적 언론은 논설이나 외부 기고문을 통해 진보당의 ‘해체 가능성’을 예상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보기를 들어보자. 최형익(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은 한겨레 ‘시론’(‘한 번은 희극으로, 한 번은 비극으로’)에 이렇게 썼다.
“사실 이번 부정선거 기획 의혹을 받고 있는 경기동부연합으로 알려진 정치집단이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위장전입 등 조직적으로 선보였던 각종 희한한 행태는 공공연한 비밀의 일이었다. 그들은 당내 경선을 자신들의 정치적 단결을 과시하는 소동 내지 피크닉쯤으로 인식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국회의원 선거가 헌법상 국민을 대표하는 주권기관 담당자를 선출하는 정치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번 부정선거 사건은 사태의 속성상 정당 해산에 이를 만한 중대한 정치적 범죄행위로 규정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스스로 해산하느냐, 아니면 선거관리위원회 등 해당 국가기관에 의뢰해 타율적으로 해산하느냐의 선택만 남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진단이 진보당 사람들에게는 무자비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정당의 행위와 선거 운영에 관한 이성적, 법리적 해석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감성적으로 반론을 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진보적 매체들이 통합진보당의 부정선거에 대해 가혹할 정도로 비판을 가한 데는 그 당이 위기를 떨쳐버리고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배어 있을 것이다. 그에 비해 조선·중앙·동아일보의 기사와 논설은 진보당에 대한 ‘사형선고’처럼 읽힌다.
조선일보가 5월 3일자 1쪽 머리기사 제목으로 커다랗게 뽑은 것은 ‘그날, 진보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이다. 기자가 “진보당에 ‘진보·민주’도 없고 ‘법과 상식’도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쓴 부분을 편집자가 ‘진보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표현한 것이다. 같은 날자 조선일보 사설의 제목은 ‘진보당, 북한식 투표 흉내 내려면 진보 간판 내려라’이다. 그 사설은 “1980년대 군사정권조차 지금 진보당처럼 ‘대담하고 과감한’ 선거 부정은 저지를 엄두도 못 냈다. 진보당 투표 부정은 4·19를 부른 1960년 자유당 3·15 부정선거와 닮은 꼴”이라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비례대표 부정선거가 드러낸 통진당 DNA’라는 사설에서 “통진당은 과거 김일성 추종 주체사상파(주사파)가 중심인 민주노동당 세력, 종북에 반대해 한때 민노당을 탈당했던 진보신당 일부 그룹, 국민참여당이 모여 만든 ‘한 지붕 세 가족”이라면서 “이번 사건은 당을 장악한 주사파 그룹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기편 핵심들을 비례대표 상위 순번에 배치하려고 부정선거를 버젓이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사설(‘진보당, 부정선거 수사 의뢰하라’)은 “진보당이 위기를 딛고 새로 태어나려면 스스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비당권파나 시민단체의 고발로 검찰 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 중앙일보 5월 4일자 1면

조선·동아·중앙일보의 기사와 논설에 따르면, 통합진보당은 진보와 민주도 없는 정치집단이며, 김일성을 추종하는 주사파가 부정선거를 주도한 정당이자, 스스로 검찰 수사를 의뢰해야 하는 ‘범죄집단’이다.
참으로 딱한 것은 진보당 지도부와 당원들이 보수언론의 이런 ‘난도질’에 공개적으로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진보당 진상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비례대표 부정선거’의 내용이 법과 상식의 한계를 한참 벗어났기 때문이다.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가 3일 트위터로 알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총선에서 10%를 넘었던 통합진보당 지지율은 6.8%까지 떨어졌다. 이런 추세로 가면 2011년 12월 5일 창당 이전, 민주노동당 지지율인 4.8%까지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진보당 공동대표들인 이정희, 심상정, 유시민은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이 대표직을 사퇴한다고 해서 진보당이 대중의 지지를 회복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 이제 진보당은 어디로 가야 하나?
2000년 1월 30일에 창당된 민주노동당은 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1945~1948년의 ‘해방공간’에서 대중의 폭넓은 지지를 받던 좌파정당들이 미군정의 탄압으로 불법화한 이래 이승만 정권 시기에는 조봉암이 이끌던 진보당이 좌파정당의 맥을 이어왔다. 그러나 그가 북한의 ‘간첩’으로 몰려 ‘사법살인’을 당한 뒤 진보적 이념과 정책을 내세운 정치세력은 합법적 공간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민주노동당의 탄생은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이었던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창당 이래, 땀 흘려 일하면서도 사람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거나 경제적 수탈을 당하는 사람들을 대변하기 위해 애써왔다. 민주당이라는 중도보수적 정당이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 한 것이다. 특히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뒤에는 나라의 민주화와 민족의 자주, 민생과 복지를 위해 투쟁의 일선에 나섰다.
나는 2010년 6·2 지방선거 기간에 민주노동당이 야권 연대를 위해 희생적으로 일하는 자세를 감명 깊게 보았다. 가장 중요한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이상규 후보가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의 단일화에 선뜻 응한 뒤 패배하자 선거운동의 일선에 나서서 열심히 일하고, 이정희 대표가 ‘청년 응원단’을 이끌고 대중의 눈길을 끌던 모습을 잊지 못한다. 2012년 총선에서도 통합진보당은 우여곡절 끝에 야권 연대에 동참했다.


▲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2번 이석기 당선자통합진보당은 지난번 총선 비례대표 경선에서 주권자들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수구보수세력은 그 당의 이마에 ‘부정선거당’이라는 낙인을 찍은 뒤 두고두고 시비를 걸 것이다. 나는 진보당이 그런 멍에를 벗어던지는 길은 하나뿐이라고 믿는다. 공동대표와 당권파가 기득권을 과감하게 버리고, 말 그대로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으로 환골탈태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이정희, 심상정, 유시민 모두 유능하고 정치적 식견이 뛰어난 지도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진보당의 이마에서 ‘주홍글씨’를 지우기 위해 평당원으로 일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재창당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대중성이나 인기가 약하더라도 ‘진정한 노동자·농민의 벗들’을 당의 전면에 앞세우고 사람들의 믿음과 사랑을 되찾는 데 이바지하는 것이 세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오는 12월의 대통령선거에서 민주·진보 진영이 승리하기 위해 꼭 이루어야 할 야권 연대는 그 다음의 과제이다.

김종철 (언론인)  |  cckim999@naver.com

2011년 12월 20일 화요일

YS정권의 말로를 쫓아가는 MB정권


이글은 대자보 2011-12-20일자 기사 'YS정권의 말로를 쫓아가는 MB정권'을 퍼왔습니다.
[김영호 칼럼] MB정권의 불법과 편법, 한나라당 붕괴해도 정신 못차려

정권말기의 MB가 YS정권의 말로를 열심히 쫓아가는 모습이다. YS는 대통령 당선까지 험로를 겪었다. 김대중과의 대적도 버거운데 돌출변수인 정주영이 그의 잠재적 지지층을 잠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범 초부터 국정전반에 걸쳐 과감한 개혁을 단행함으로써 폭넓은 국민적 지지를 얻었다. 그런 그였지만 임기를 1년여를 앞둔 시점에서의 노동법 날치기는 민심이반을 가속화시켜 끝내 식물 대통령으로 임기를 마감하고야 말았다. MB의 당선은 순탄했다. 노무현 심판론은 그의 모든 허물을 덮어줌으로써 손쉽게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무차별 수입이 촉발한 미증유의 촛불시위를 시발로 집권기간 내내 국민적 저항에 부닥치고 있다. 그런 그가 임기를 1년여를 앞둔 시점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을 날치기함으로써 한나라당이 붕괴위기에 처하는 곤경에 빠졌다. 

1996년 12월 26일 새벽. 서울시내 한 호텔에 집결해 있던 당시 집권당인 신한국당(한나라당 전신)의원을 비롯한 친여의원 154명이 버스 4대에 분승해 국회로 들어갔다. 노동관계법 개정안 등 11개 법안을 7분만에 무더기로 날치기했다. 이것은 YS정권의 몰락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말았다. 당시 양대 노총은 정리해고 등을 반대하며 노동법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면서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였다. 노동계의 반격은 즉각적이었다. 27일 88개 사업장 15만명이 동시에 파업에 돌입할 만큼 파괴력이 컸다. 이듬해 1월 6일 정부출연기관, 방송사 노조가 파업에 동조하고 여기에 야당, 시민단체들이 가세함으로써 노동법 날치기가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확산되었다. 1월 21일 YS가 노동법 재논의를 지시했고 국회는 3월 10일 여야합의로 신노동관계법을 통과시켰다. 

YS는 역사적 개혁을 단행했다. 사정개혁,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금융실명제 실시,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 해체, 국군보안사 조직축소, 12·12 군사반란과 부정축재의 책임을 물은 전두환·노태우 구속 등. YS의 과단성이 이룩한 치적이다. 하지만 노동법 날치기 이후 한보사태가 터지면서 소통령으로 행세하던 그의 차남 현철의 국정농락-부정축재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는 정치구호로 내세웠던 세계화의 덫에 걸리고 말았다. 선진국 모임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가입이 외환위기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대비책도 마련하지 않고 자본-금융시장을 활짝 열어 젖혀 1997년 11월 외환위기가 터졌다. 국가경제의 파탄을 의미하는 IMF(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가 도입되었던 것이다. 연쇄도산, 대량실업, 가정파탄으로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겪었고 지금도 그 그늘에서 신음하고 있다. 

출범부터 촛불저항에 부닥친 MB정권의 안중에는 국민이 없다. 고환율정책, 정실인사, 언론장악, 인권탄압, 불통정치가 그것을 말한다. 중요한 사안마다 경찰의 곤봉을 내세워 국민과 싸우는 형국을 연출한다. 민심이나 여론 따위는 필요 없다는 식으로 밀어붙인다. 미국산 쇠고기 무차별 수입을 허용했다가 촛불저항에 부닥치자 미국과 재협상을 통해 연령만 30개월 미만으로 낮췄다. 한반도 대운하를 밀어붙이다 반대여론이 드세자 보를 건설하는 방향으로 물러섰을 뿐이다. 대의-의회정치를 근본적으로 부정한다. 집권이후 해마다 예산안을 날치기해왔다. 언론악법을 대리투표, 재투표를 통해 날치기했다. 그것도 모자라 온갖 편법-변칙을 동원해 기어코 종합편성채널을 출범시켰다. 한-미FTA는 단순한 역내교역의 자유화가 아니다. 포괄적 경제통합으로서 한국경제의 미국 종속화를 의미한다. 그런데 사회적 합의도 없이 날치기했다. 

YS-MB의 날치기에는 상이점이 있다. YS가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믿었다면 지지율 20%대의 MB는 관제방송-족벌신문의 여론조작-여론독점을 믿는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날치기를 상습적으로 그렇게 기세 좋게 밀어붙일 수 없다. FTA 날치기가 긴 포물선을 그리며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다. 서울시장 보결선거 당일 투표소 변경과 선관위 디도스 공격은 투표방해를 노린 부정선거다. 이것은 수사방향과는 상관없는 국민적 판단이다. 삽시간에 한나라당이 해체국면으로 돌입한 사태가 두 사건의 중대성-심각성을 말한다. 이제 친인척-측근 비리가 터지기 시작했다. SLS그룹-제일저축은행의 뇌관이 그들을 겨냥하고 있다. 비리의 복마전인 판도라 상자가 권력의 중압에 눌려 닫혀있지만 권력누수기에는 외압이 내압을 견디지 못해 터지기 마련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존립기반을 확보할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보유통을 통제하려고 SNS(사회관계망) 규제-검열에 열을 올리는 게 MB정권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언론광장 공동대표 시사평론가 <건달정치 개혁실패>의 저자 본지 고문

2011년 11월 24일 목요일

한미FTA '폐기'의 조건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1-24일자 기사 '한미FTA '폐기'의 조건'을 퍼왔습니다.
협정문 24.5조 따른 폐기 가능..."감당할 진보정권, 국민적 지지 필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의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발언대에 올라간 민주당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항의하는 가운데 의장석에 앉아 있던 정의화 국회부의장 앞 민주당 최규성 의원과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의사봉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난 22일 날치기로 한미FTA비준동의안을 처리한 데 대해 22일에 이어 23일에도 서울에서만 2만여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비준무효와 폐기를 외쳤다. 야당5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국민과 함께 무효화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법적으로 이미 국회를 통과한 한미FTA비준동의안의 발효를 막는 방법은 헌법재판소에 한미FTA 비준의 유·무효를 다투는 헌법소원을 제출하거나, 위헌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날치기 통과된 한미FTA비준동의안의 효력을 정지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헌법재판소가 지난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에 대해 절차적 위법성(야당 의원들의 심의·표결권 침해)을 인정하면서도 무효확인 청구에 대해선 기각결정을 내린 것처럼 이미 한미FTA비준안 처리 자체를 무효라고 결정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시 미디어법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재투표와 대리투표를 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헌재는 그 효력을 인정한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발효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날치기 처리된 비준안에 서명하고, 정부가 미국 측에 한미FTA 발효를 위한 법률적 준비가 끝났다는 서한을 보내는 형식적인 절차를 저지하는 방법도 있다. 시민들과 야당.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청와대는 이미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날치기 통과된 비준안과 14개 한미FTA 이행법안에 서명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영리병원 확대와 관련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기본법.경제자유구역법 등 한미FTA와 간접적으로 얽힌 법안들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한미FTA와 함께 상호작용을 해 공공서비스 민영화를 앞당길 이른바 '자발적 민영화 법안'의 입법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송기호 변호사)

아울러 향후 미국의 요구에 따라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한미FTA 2대 후속조건'인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개방과 쌀 시장 추가개방(쌀 관세화)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이명박 정부의 계획대로 한미FTA가 내년 1월 1일, 혹은 미국의 의도대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발효가 현실화 될 경우 결국 공식적으로 한미FTA 폐기 절차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이하게도 한미FTA협정문에는 폐기조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한미FTA협정문 24.5조 '발효 및 종료'

한미FTA협정문의 마지막장인 24장 '최종규정' 편에서 '발효 및 종료'를 다룬 24.5조 2항을 보면 "이 협정은 어느 한 쪽 당사국이 다른 쪽 당사국에게 이 협정의 종료를 희망함을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된다"고 돼 있다. 또 24.5조 3항에서는 "당사국이 (협정의 종료를)통보를 한 후 30일 이내"에 이와 관련된 협의를 개시하도록 명시돼 있다. 한EU FTA에는 별도로 '폐기' 조항이 없지만 한미FTA에는 역설적으로 국제관계에서 일방주의와 예외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미국의 요구에 따라 '폐기' 조항이 포함돼 있는데 이를 이용하자는 것이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지난해 한미FTA 재협상 국면 당시부터 한미FTA비준동의안이 날치기 처리된 뒤까지 수차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조항을 거론하며 "한미FTA 협정문 24.5조에 따라 어느 한쪽이 협정의 종료에 대해 서면통보를 한 뒤 이후 6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폐기된다"며 "미국에 (한미FTA협정문 폐기를 통보하는)팩스 한 장 보낼 대통령을 뽑으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폐기 통보의 주체가 대통령인 만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미FTA 폐기를 내건 세력이 의회와 행정부 권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 선대인 소장은 22일 '민중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한미FTA폐기 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국제 협정상의 많은 신뢰를 잃게 되는 등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상대가 미국일 경우 한미관계의 특성상 대통령이 한미FTA를 폐기하자고 통보하는 데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대인 소장은 "이 부담들을 압도할 수 있는 것은 국민의 힘"이라며 "압도적인 국민의 힘으로 총선.대선을 지배하면 얼마든지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선 소장은 "국민들이 한미FTA폐기에 따른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한미FTA를 폐기하겠다고 결정하면 할 수 있다"며 "결국 닥치고 정치!"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08년 4월 이명박 정부가 광우병 위험이 있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하자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와 재협상을 요구했고, 결국 미흡하지만 한.미 양국은 "소비자의 신뢰가 회복될까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자율규제"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는 이를 담보할 가축전염병예방법이 통과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당시 미국 측도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촛불집회로 인해 섣불리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허용을 강하게 요구하지 못했다.

물론 한미FTA 폐기를 위해서는 2008년 촛불보다 더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시민들의 힘이 필요하지만, 정치적 여건은 오히려 당시보다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황진미 평론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2008년에는 광장에 나왔지만 어찌해야할지 비전이 없었다. MB정권 초기였고 신자유주의는 끝이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MB정권의 바닥을 보았고, 미국 금융위기와 '중동의 봄'을 보았다. 신자유주의는 몰락하고 있다. FTA는 몰락의 물귀신이다"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트위터에서는 한 트위터 사용자(@fd***)가 올린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표가 215만여표다. 이 사람들이 열흘에 한번만 품앗이 삼아 (한미FTA 저지)집회에 나와도 서울만 하루 20만"이라며 10부제를 하자는 의견이 리트윗 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정부나 미국 투자자 입장에서도 한국 국민들의 압도적인 한미FTA 폐기 주장을 확인할 경우 형식적으로 한미FTA가 발효되더라도 2008년 촛불시위 당시와 유사하게 위축효과(Chilling Effect)가 발생해 한미FTA의 즉각적인 실질적 효과가 상쇄되거나, 더 나아가 한국 측의 폐기 압박을 체감할 수밖에 없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한미FTA 폐기에 대해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큰 갈등 있겠죠. 감당할 진보정권과 국민의 지지 필요합니다"라고 밝혔다. 결국 한미FTA 폐기에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 즉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이어지고, 이에 기반한 세력이 내년 선거에서 정권을 맡아야만 한미FTA 폐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3일 저녁 서울광장 인근에서 한미FTA저지촛불문화제가 열린 가운데 1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해 한미FTA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