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인터넷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인터넷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5월 17일 금요일

위기의 '위키'…현대사 왜곡하는 '일베'


이글은 노컷뉴스 2013-05-17일자 기사 '위기의 '위키'…현대사 왜곡하는 '일베''를 퍼왔습니다.


일명 '일베'로 불리는 일간베스트 저장소 사이트 이용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들이 일베 사이트뿐 아니라, 인터넷 공간 곳곳에 파고들어 왜곡된 극우적 역사관을 퍼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 위키피디아의 '5.16' '5.18' 서술 훼손 우려

실제로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서 일베의 흔적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위키피디아는 작성 권한을 공개해 누구나 자유롭게 내용을 작성할 수 있는 인터넷 백과사전으로, 대표적인 집단지성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예전 같으면 백과사전을 펼쳐봤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도 역사 지식 등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주 찾는 서비스다. 

하지만 CBS가 위키피디아의 주요 역사 문서를 살펴보니, 일베에서 통용되는 극단적 역사관과 폭언으로 사실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특히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문서의 '바뀜 내역'에는 그 역사적 의의와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내용이 가득했다. 

◈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북한 간첩이 개입했다" 주장도 

총 1972번의 바뀜 내역 가운데 최근 1년간 바뀐 366개 내역에서만 120차례나 문서를 훼손하려는 시도가 확인됐다. 

공식 명칭인 '민주화 운동'을 '폭동'으로 바꾸는가 하면, 당시 시민군ㆍ민간인 희생자를 '폭도'라고 바꿔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수부대'로 표기된 부분을 모두 '북한군 특수부대'로 바꿔서 "남파된 북한군이 시민을 학살했다"고 변경하는가 하면, 반대로 "시민군 측에 북한 간첩이 개입했다"는 내용을 집어넣기도 했다.

또 5·18을 "김대중의 사주로 일어난 좌익 빨갱이들의 폭동"이라고 정의하거나, 시민의 피해 사실에 대한 증언에는 "유언비어"나 "거짓"이라고 덧붙여놓기도 했다. 

심지어 당시 시민군ㆍ민간인 희생자를 "홍어"로 바꿔 비하하거나 "총기를 들고 일어난 하나의 폭동"이라는 문장으로 문서 전체를 뒤덮기도 했다.

이렇게 눈에 확 띄는 '왜곡'은 그나마 다행이다. 피해자 수치를 조금 줄여놓거나, 극우적 의견에 대한 반박 분량을 줄여놓는 등 쉽게 발견하기 힘든 문서 왜곡도 부지기수다.

이런 왜곡이 너무 심하다보니, 다른 위키 사용자들이 '5.18 문서'에 대해서는 1년 동안 여덟 차례나 보호 기능을 설정하기도 했다. 

덕분에 '5.18 문서'는 현재 다른 문서들과는 달리,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편집을 할 수 없도록 일정 기간 보호를 받고 있다.



◈ 5·16쿠데타는 '군사혁명'으로…"훈민정음 이후 가장 위대" 왜곡도

'5·16 군사정변' 문서 역시 왜곡 정도가 심하긴 마찬가지였다. CBS가 해당 문서의 '바뀜 내역' 414개 항목을 조사해보니, 총 49회에 걸쳐 문서를 훼손하려던 내역이 발견됐다.

이 가운데 33회는 5.16쿠데타 또는 군사정변을 "군사혁명"으로 바꾸려는 시도였다.

이들은 5.16쿠데타의 역사적 필요성을 확보하기 위해 "4.19 직후 정국이 매우 혼란스러웠고, 제2공화국은 무능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5.16이 훈민정음 창제 다음으로 위대한 민족혁명"이라고 추켜세운 내용도 있었다.

특히 이러한 왜곡 시도를 찬찬히 살펴보면 '홍어'나 '슨상님' 같은 용어들이 빈번하게 등장했다. 이런 용어를 일상적으로 쓰는 일베 사용자들, 이른바 '일베충'의 소행임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지슬'이나 '화려한 휴가' 등 현대사 영화에도 '별점 테러'
 

이러한 역사 왜곡 사례는 비단 위키피디아뿐만이 아니다. 네이버나 다음 같은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지슬', '화려한 휴가', '26년' 등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다룬 영화들은 봉변을 겪고 있다.

이른바 '별점 테러'를 당하고 있는 것. '별점 테러'는 영화 평가 항목에 고의적으로 0점이나 1점 등 최하점을 주는 행동을 가리킨다. 낮은 별점과 함께 적혀있는 댓글을 보면 역시 일베 사용자들의 집단 행위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최악의 빨갱이 영화", "폭동을 민주화시키는 선동영화는 척결해야 합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야", "좌좀 빨갱이 간첩 새끼들은 모조리 죽여버려야 한다" 등의 살벌한 내용이 잔뜩 적혀 있다.

실제로 일베 사이트의 주요 게시판을 살펴보면 이들 영화를 지목하면서 별점 테러를 가하자고 주장하는 게시글이 쉽게 검색된다.

◈ 민족문제연구소 해킹도 '일베 소행' 추정
 

일각에서는 지난 11일 민족문제연구소 홈페이지를 해킹한 범인도 일베 사용자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일베 게시판에 연구소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고, 이어 해킹을 통해 유출한 것으로 보이는 회원명단도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부 극우세력들이 자신들의 울타리 밖으로 탈출, 역사 왜곡에 집단적으로 나서면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조세열 사무총장은 "공격적, 선동적인 네티즌들이 조직화, 집단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허위사실이 계속 유포되면 언젠가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BS 김민재 기자

2013년 5월 9일 목요일

TV가 죽인 진보, 인터넷이 확인 사살?


이글은 프레시안 2013-05-09일자 기사 'TV가 죽인 진보, 인터넷이 확인 사살?'을 퍼왔습니다.

[장석준 칼럼] 협동조합 프레시안 생각


"나는 슈뢰더라 불리던 구두 수선공을 알게 되었다. (…) 나중에 그는 미국으로 갔는데 (…) 그는 나에게 읽어볼 만한 신문 몇 가지를 주었다. 따분했던 나는 그것을 약간 읽어보고 나서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 신문에서는 노동자들의 참상에 대해 묘사해 놓았고 노동자들이 어떻게 자본가들과 지주들에게 종속되어 있는가를 너무나 생생하게 그리고 매우 자연스럽게 묘사했던 까닭에 나는 정말로 매료되었다. 나는 비로소 눈을 뜨게 된 것 같았다. 나의 모든 삶은 그날이 올 때를 기다리며 떨쳐 일어나게 되었다."

에릭 홉스봄의 (제국의 시대)(김동택 옮김, 한길사 펴냄, 1998년, 239쪽)에 인용된 제1차 세계 대전 직전 어느 독일 노동자 이야기다. 신문이 평범한 한 노동자를 신념 있는사회주의자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신문 하나가 사람을 그렇게 변화시킬 수 있었을까? 오늘의 경험으로 보면, 실감이 잘 안 난다.

21세기 한국에서 진보 정치 운동이 왜 이렇게 힘든지에 대해 여러 설명들이 있다. 이런 설명들은 대체로 사회(민주)주의 운동이 급성장하던 19세기 말, 20세기 초 서유럽과 현재 한국 상황을 서로 비교하여 그 차이점에 주목하곤 한다. 미디어 환경은 그러한 차이의 목록 중 중요한 한 항목이다. 100년 전 언론 생태계와 지금의 그것 사이의 차이가 한 세기 전 유럽 좌파의 약진과 오늘날 한국의 그 부진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해준다.

위 인용문에 '신문'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 '신문'은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신문들과는 많이 달랐다. 우리에게 신문이라면 대기업 규모의 전국 일간지다. 악명 높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그러하고, (경향신문), (한겨레)도 그 형태는 같다. 그러나 지난 세기 벽두 유럽에서 신문은 대개 작은 지방지들이었다. 기껏해야 수공업 작업장 규모의 인원이 만들었고, 작은 도시 안에서 주로 배포되었다. 위 인용문의 노동자가 본 것도 이런 형태의 신문이었을 것이다.

그랬기에 신문을 창간하고 운영하는 일은 오늘날보다는 훨씬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사회주의자, 아나키스트, 노동조합 운동가, 협동조합 운동가 등등 자본도 없고 탄압받기 일쑤인 사람들도 자신들의 활자 매체 하나쯤은 가질 수 있었다. 아니, 운동을 하려면 무엇보다 인쇄 매체를 창간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게 상식이었다. 20세기 초까지 서구에서 운동가란 곧 언론인과 동의어였다.

프랑스에서 '사회주의'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 피에르 르루부터가 그러했다. (레미제라블)의 바리케이드전이 벌어지던 바로 그 무렵(1820~30년대) 르루는 [글로브(지구)]라는 신문을 창간하는 것으로 최초의 사회주의 선전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이것은 모든 좌파 투사들의 모델이 되었다. 우리는 블라디미르 레닌의 (무엇을 할 것인가)를 통해 "전국적 정치 신문"이라는 구호를 알게 되었지만, 이것은 기실 100년 가까이 이미 지속된 전통을 러시아에서 뒤늦게 확인한 것에 불과했다.

독일 사회민주당은 전성기에 수도 베를린에서 발행된 [포어베르츠(전진)]를 비롯해 모두 50개 이상의 지역 신문들을 발간했다. 새로운 당 활동가들은 대개 노동조합이 아니면 이러한 당 언론을 통해 성장했다. 로자 룩셈부르크 역시 그러한 지방지 중 하나([라이프치히 인민 신문])의 편집자로 경력을 시작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런 좌파 신문들 중 장 조레스가 1904년에 창간한 [뤼마니테(인류)]는 지금도 프랑스 공산당과 연계를 맺으며 발행되고 있다.

이런 언론 환경이 과거 좌파의 성장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면, 역으로 이런 환경의 변화는 좌파의 전진이 중단된 사정에 대해 또한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텔레비전이 점차 보급되었고, 이와 함께 시각 매체가 문자 매체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방송은 태생적으로 독점이 지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불어 소규모 자생적 신문, 잡지가 만개하던 인쇄 매체 생태계도 전국 일간지를 내는 거대 기업이 지배하는 체제로 급변했다. 다양성의 시대는 가고 바야흐로 독점의 시대가 열렸다.

좌파든 우파든 모든 대중 정치 세력은 이런 미디어 환경에 적응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시각 매체가 요구하는 것은 연설문 투의 선동적 칼럼을 쓰는 데 능한 이념가가 아니라 매력적 외모의 스타 정치인이었다. 이 진화의 극단에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가 있다.

볼리비아에서 체 게바라와 함께 활동하다 체포된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매체 사상가 레지 드브레는 이렇게까지 말한다. 사람들이 자기 방에 틀어박혀 텔레비전 브라운관에서 눈을 떼지 않게 된 때부터 좌파의 전성기는 끝났다고("Socialism : A Life-Cycle",New Left Review, no. 46, 2007).
ⓒappleinsider.com


한국의 진보 정치 운동은 이미 이러한 시각 매체 중심의 언론 환경이 뿌리 내린 '이후에' 등장했다. 어쩌면 유럽보다도 더 방송국과 거대 전국 일간지가 확고히 지배하는 상황에서 첫 싹이 돋아 조금이라도 성장해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드브레 식 진단에 따른다면, 안 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스타 정치인의 변절과 폐쇄적 이념 서클 회귀라는 양극단의 혼란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게 아닐까.

물론 "변화! 오직 끊임없는 변화!"라는 자본주의의 미덕(?) 덕분에 또 다른 변화의 가능성이 나타나고는 있다. 이미 우리가 다 아는 이야기다. 인터넷과 휴대 전화의 등장 그리고 이 둘의 결합 말이다. 이 새 미디어 환경은 텔레비전의 독재가 절정을 구가하던 시기에 비하면 분명 매체 수용자의 보다 능동적인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이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지도 벌써 10년이 훨씬 넘는다. 최근에는 사회 연결망 서비스(SNS)가 이러한 기대를 일정하게 실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은 여전히 가능성의 차원일 뿐이다. 무엇보다도 내용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단위의 문제가 남아 있다. 인터넷이 아무리 개별 수용자들의 참여를 보장한다 해도 기본적인 내용이 지속적으로 생산되려면 어쨌든 정보와 의견의 공급자들이 있어야 한다. 말하자면 100년 전 유럽의 소규모 지방지들과 같은 역할을 할 집단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언론 집단의 생존력은 아직 검증 대상이다. 아니, 불길한 조짐이 더 많다. 포털 사이트의 위력에 인터넷 매체의 생존이 좌우되는 최근 상황은 위험한 적신호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독점이 충분히 가능하며, 어쩌면 벌써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럴 때 프레시안이 협동조합 방식의 온라인 매체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가장 급박한 위기의 순간에 나온 모험의 한 수다. 그래서 임기응변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역사 속의 중요한 혁신들은 대개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 그 대응으로 등장하곤 했다. 우리의 관심이 조금이라도 더 모이기만 한다면, 프레시안의 선택도 그러한 혁신의 성공 사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생산자와 수용자가 함께 참여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매체는 한 세기 전 유럽 인민들의 각성의 무대였던 소규모 자생적 언론의 21세기 판이 될 수 있다. 우리 시대의 기술 잠재력을 활용해 근대 민주주의 초기의 열정을 되살리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는 언론 민주주의를 고민하는 이들의 미래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진보 정치 운동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열어보려는 이들의 미래 역시 걸려 있다. 협동조합 프레시안 운동의 주창자들에게 지금 내가 더 없이 절실한 동지애를 느끼며 진보 정치의 재건을 꿈꾸는 모든 이들의 관심과 동참을 호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석준 진보신당 부대표

2013년 4월 9일 화요일

대형마트의 꼼수, 떡볶이 못 팔면 불볶이 팔면 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08일자 기사 '대형마트의 꼼수, 떡볶이 못 팔면 불볶이 팔면 된다?'를 퍼왔습니다.
[오늘의 소셜 쟁점] ‘어나니머스’는 도대체 누구?

어나니머스가 종북 세력 반대하는 국보법 지지자?

인터넷에 공개된 우리민족끼리 회원명단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간베스트(일베)를 중심으로 몇몇 누리꾼들이 우리민족끼리 회원명단에 등장한 사람들에 대한 신상 털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신상 털기가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몇몇 누리꾼들은 우리민족끼리 회원명단을 공개해 신상 털기를 촉발한 어나니머스를 비판했습니다.



어나니머스에 대한 비판은 어나니머스의 정체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국제해커집단을 지향하는 이들이 태극기를 트위터 계정 메인화면에 걸고 활동하는 게 이상하다는 겁니다. 또한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에 맞서 이집트 정부의 웹페이지를 공격하고 미국의 온라인 저작권 침해 금지 법안에 맞섰던 이들이 고작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을 공개해 이것이 신상 털기에 이용되도록 놔두진 않았을 거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몇몇 누리꾼들은 누군가 어나니머스를 사칭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북한에 사이버전쟁을 선포하고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한 ‘어나니머스 코리아’는 ‘어나니머스’와 다른 집단이라는 겁니다.



그러던 와중에 어나니머스코리아가 “종북 세력을 색출하라”는 내용의 글과 우리민족끼리 회원을 국보법으로 처벌하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어나니머스코리아는 문제가 되자 트윗을 지우고 “어나니머스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향 합니다”라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반복되자 어나니머스의 정체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네요.




떡볶이 못 팔면 불볶이 팔면 되지~

오늘 SNS에서 ‘불볶이’가 화제였습니다. 새로운 먹거리가 아니라 우리가 매우 잘 아는 떡볶이의 일종입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떡볶이 대신 불볶이를 팔고 있다고 합니다. 일전에 홈플러스는 합정역 인근에 점포를 개설하는 조건으로 망원동 시장 상인들과 15개의 품목은 판매하지 않기로 합의했었습니다. 그 15개 품목 안에는 떡볶이, 국거리용 쇠고기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홈플러스


하지만 홈플러스가 사실상 합의를 어기고 떡볶이와 국거리용 쇠고기를 판매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네요. 홈플러스 합정점에 국거리용으로 쓰이는 한우 사골이 ‘탕용’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떡볶이는 없지만 ‘불볶이와 튀김범벅’이라는 매장에서 떡볶이 국물과 국물을 얹은 튀김이 판매되고 있다네요. 이 소식이 알려지자 SNS에서는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gatsby_0927 불볶이가 떡볶이지 뭐야. 이것들이 장난하나
@nasaji17 판매제한 품목을 교묘히 피하는 꼼수영업이 문제.


불볶이 논란이 이어지던 가운데 서울시가 대형마트 판매품목 제한 방안을 일부 철회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형마트의 판매품목을 제한하면 소비자들은 물론 대형마트에 물건을 대는 농어민과 중소상인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비판에 결국 한 발 물러난 겁니다. 서울시는 “판매 제한은 유통업체가 신규 출점하는 등 영업을 확장함으로써 기존 상권과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 한해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가 처음에 대형마트 판매품목 제한 방안을 제시했을 때도 SNS 여론은 팽팽하게 나뉘었습니다. 대형마트의 지나친 문어발식 확장을 제어해야 한다는 찬성 측과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볼 거라는 반대 측 의견이 대립했었죠. 이번 서울시의 발표에도 찬반 의견이 대립했습니다.


조윤호 기자 | ssain@mediatoday.co.kr  

2013년 4월 8일 월요일

네이버 개편 1주일, 충격에서 깨어나셨습니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07일자 기사 '네이버 개편 1주일, 충격에서 깨어나셨습니까'를 퍼왔습니다.
[해설] 네이버 가두리 양식장의 태생적 한계… 뉴스 생태계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한국 인터넷은 네이버의 내부와 네이버의 외부로 나뉜다. 하루 1600만명이 찾는 사이트, 한국 인터넷 인구 3500만명 가운데 거의 두 명에 한 명 꼴로 날마다 네이버를 방문한다는 이야기다. 네이버를 웹 브라우저 첫 화면으로 설정해 놓고 쓰는 사람이 2500만명에 이른다. 네이버에 뜨면 이슈가 되고 네이버에 안 뜨면 관심을 받지 못한다. 어떻게든 네이버에 발을 걸쳐야 영향력이 생긴다. 그게 네이버가 갖는 권력이다. 

문제는 네이버의 내부가 지나치게 비대해져서 네이버의 외부를 짓누를 지경이라는 데 있다. 마치 어항 속의 고래처럼, 이제는 자칫 어항을 깨뜨릴 만큼 아슬아슬한 상황이 됐다. 15년 전 언론사들이 네이버에 뉴스를 팔기 시작할 때만 해도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네이버는 헐값에 사들인 뉴스를 공짜로 뿌리면서 이용자들을 끌어 모았고 네이버의 외부를 배제하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공짜 뉴스를 미끼로 내세우고 지식인과 블로그, 카페 등의 ‘펌질’ 콘텐츠들을 전면에 배치해 검색 결과를 다시 네이버로 유입시키는 이른바 락인(lock-in, 묶어두기) 전략으로 점유율을 높여왔다. 포털(관문)이라기보다는 가두리 양식장에 가깝다는 비난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네이버에서 인터넷을 시작해서 네이버에서 인터넷을 끝내는 사람들도 많다. 한번 네이버를 방문하면 네이버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한 온라인 쇼핑몰 점주는 이렇게 말한다. “네이버에 광고를 내면 번 돈을 다 네이버에 갖다 줘야 하고 네이버에 광고를 안 내면 방문자가 뚝 떨어진다. 광고료가 너무 비싸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여러 블로그 서비스를 전전하다 네이버 블로그로 옮긴 한 블로거는 이렇게 말한다. “네이버에 블로그를 만들어야 검색을 타고 들어오는 방문자들이 있다. 네이버 외부 블로그는 검색을 해도 안 나오니까, 뭘 써도 읽는 사람이 없다.” 

뉴스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3년3개월 전, 52개 언론사들이 네이버의 간택을 받아 뉴스캐스트라는 ‘이너써클’에 들어갔다. 이 언론사들은 네이버가 내준 470×228 픽셀의 공간에서 엄청난 독자들과 광고를 얻었다. 그러나 뉴스캐스트는 결국 네이버의 확장된 내부에 지나지 않았다. 독자들은 네이버 첫 화면의 링크를 클릭해서 언론사 사이트로 넘어갔다가 스크롤을 하다가 창을 닫아버리곤 했다. 

언론사들이 네이버에 기생하는 동안 뉴스 생태계는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덕지덕지 붙은 지저분한 광고는 언론사들 생존 방식이니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한 낚시성 제목과 선정적인 편집은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네이버는 결국 이용자들의 불만을 핑계 삼아 뉴스캐스트를 폐지하고 뉴스스탠드를 도입하기에 이른다. 뜨거운 감자, 네이버 뉴스스탠드에 대한 궁금한 것 몇 가지를 문답 형태로 풀어본다.

1. 페이지뷰가 크게 줄었다고 하던데. 

= 자세한 결과는 코리안클릭이나 메트릭스 등 구체적인 통계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메이저급 언론사들은 반 토막, 마이너급 언론사들은 반의 반 토막 이상 빠졌다는 게 업계에 도는 이야기다. 네이버는 과거 몇 차례 뉴스캐스트 개편 때도 페이지뷰가 일시적으로 빠졌다가 회복된 적이 있다면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좀 다르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 네이버의 진짜 의도가 뭐였던 거 같나. 

= 어차피 3년3개월 전 뉴스캐스트를 도입할 때부터 일정 부분 트래픽을 포기하는 전략이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정치적 편향성 시비에서 벗어나는 게 절박하다. 그리고 어차피 뉴스 섹션에 붙는 광고는 많지 않다. 네이버의 과제는 독점적 지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여론을 분산시키는 것이었다. 그걸 네이버가 직접 할 수 없으니 언론사들에게 던져준 건데, 뉴스캐스트 처음에는 14개 언론사로 시작했다가 36개로 늘었다가 52개까지 늘어났다. 

3. 어쨌거나 여론의 분산에는 성공했던 것 같다. 

= 뉴스캐스트가 도입되기 전에는 네이버가 골라주는 뉴스 30여개를 모든 이용자들이 똑같이 봤다. 뉴스캐스트가 시작되면서 52개 언론사의 뉴스가 11개씩 572개가 랜덤 롤링되기 시작했다. 기사 경중에 구분을 두지 않는 이런 기계적 균형은 여론 다양성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저널리즘의 가치를 훼손하고 콘텐츠의 퇴행을 불러왔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뉴스 소비의 총량을 늘린 것은 사실이다. 

4. 뉴스스탠드는 뉴스를 브랜드 단위로 소비하도록 하겠다는 건데. 

= 뉴스캐스트 때는 제목만 보고 클릭하기 때문에 그만큼 낚일 확률이 높았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이용자들 불만을 응대하는 것도 큰 일이었다. 언론사들이 직접 뽑은 제목이라고 항변해 봐야 소용이 없었다. 네이버의 의도는 이용자들이 정말 보고 싶은 언론사들만 골라서 보고 정말 문제가 많은 언론사를 직접 배제·퇴출시키라는 것이었다. 결국 뉴스스탠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마이뉴스 설정이 충분히 많아야 한다. 

5. 적극적인 뉴스 소비, 네이버 의도대로 될까. 

= 이용자들의 수준을 너무 높게 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뉴스스탠드 도입 1주일이 다 돼 가는데, 마이뉴스 설정 비율은 5%도 안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나머지 95% 이상의 이용자들은 언론사를 선택하지 않고 적당히 넘겨보다가 창을 닫는다는 이야기다. 뉴스가 너무 많고 선정적인 편집은 여전하다. 제목 낚시가 포토 낚시로 바뀐 게 차이랄까. 낚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6. 언론사들이 가만 있을까. 네이버에 다른 복안이 있나. 

= 전체적으로 뉴스 소비의 총량이 줄어들었다. 뉴스를 넘겨보기는 하되 클릭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당장 언론사들 온라인 광고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광고 대행사들은 벌써부터 비명을 지르고 있다. 네이버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마이뉴스 설정 비율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자 당황해 하는 모습이다. 마이뉴스 설정 비율을 기준으로 하위 언론사들을 퇴출시킨다는 엄포가 먹혀들지 않는 상황이다. 

7. 언론사마다 입장이 다르지 않을까. 

= 일부 언론사들을 중심으로 뉴스캐스트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메이저급 언론사들 입장에서는 모든 언론사들이 52분의 1로 트래픽을 나눠 갖는다는 데 불만이 많았다. 제한된 광고 시장, 사이비 언론사들을 척결해야 파이가 커진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조중동을 중심으로 네이버를 집단 탈퇴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는데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8. 언론사들 트래픽이 많이 줄어들면 네이버가 대책을 내놓겠다고도 했다. 

= 네이버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아직 이용자들 반응은 크게 나쁘지 않고 마이뉴스 설정 비율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언론사들과 배너광고 수입을 나누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금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사들 입장에서는 광고도 광고지만 방문자 수가 줄어드는 게 더 큰 충격이다. 네이버가 당장 뉴스스탠드를 접지는 않을 거고 최소 6개월은 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9. 네이버도 모바일 접속이 더 많다고 하지 않나. 

= 모바일 페이지에 뜨는 뉴스는 네이버가 직접 편집한다. 네이버는 모바일에서도 뉴스캐스트 같은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런 계획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모바일 페이지뷰가 더 많긴 하지만 여전히 광고 매출은 대부분 PC 기반에서 나온다는 건데. 네이버가 PC 기반을 포기할 것 같지는 않다. 뉴스스탠드는 오히려 어젠더 설정 기능을 적당히 포기하면서도 시장 점유율을 잃지 않으려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10. 다음이 반사 이익을 본다는 이야기도 있다. 

= 일단 네이버 첫 화면에서 뉴스가 사라졌으니까. 답답함을 느낀 이용자들이 다음이나 네이트로 갈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 뉴스 페이지 방문자가 늘었다는 정황도 있지만 네이버가 의도했던 방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의도한 대로 이용자들이 따라주지 않으니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예쁜 쓰레기통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결국 뉴스의 무덤이 될 가능성이 크다. 

11. 뉴스스탠드를 또 바꾼다면 다른 대안이 있을까. 

= 다시 뉴스캐스트 방식으로 돌아가거나 더 거슬러 올라가 네이버가 자의적으로 편집하는 시절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맞다. 다만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소셜 네트워크와 연계해서 뉴스를 선정하거나 뉴스 추천 위원회를 구성하거나. NHN은 영리기업이지만 네이버는 공적 서비스의 역할을 한다. 네이버에 사회적 책임과 공정성을 요구하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2. 네이버의 독점 문제가 거론된다. 

=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70%를 웃돈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서 광고 단가를 높여 받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검색 결과를 광고와 맞바꾼다는 비판도 있다. 네이버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건 뉴스와 별개다. 네이버는 그동안 언론사들 줄 세우기를 해왔는데 이건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문제도 아니고 법으로 풀 문제도 아니다. 스테이크홀더가 아니라 쉐어홀더들 중심의 사회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할 때다. 

네이버 뉴스스탠드는 언론사들에게는 엄청난 충격이겠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보기 싫은 언론사를 안 볼 수 있게 돼서 좋다거나 뉴스의 선택 기준을 넓히고 뉴스의 맥락을 읽도록 한다는 등의 긍정적인 평가도 많다. 그동안 네이버의 확장된 내부에 기생해 왔던 언론사들은 이제 네이버의 외부에서 새로운 독자기반과 수익모델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저널리즘 생태계의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