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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9일 화요일

대형마트의 꼼수, 떡볶이 못 팔면 불볶이 팔면 된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4-08일자 기사 '대형마트의 꼼수, 떡볶이 못 팔면 불볶이 팔면 된다?'를 퍼왔습니다.
[오늘의 소셜 쟁점] ‘어나니머스’는 도대체 누구?

어나니머스가 종북 세력 반대하는 국보법 지지자?

인터넷에 공개된 우리민족끼리 회원명단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간베스트(일베)를 중심으로 몇몇 누리꾼들이 우리민족끼리 회원명단에 등장한 사람들에 대한 신상 털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신상 털기가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몇몇 누리꾼들은 우리민족끼리 회원명단을 공개해 신상 털기를 촉발한 어나니머스를 비판했습니다.



어나니머스에 대한 비판은 어나니머스의 정체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국제해커집단을 지향하는 이들이 태극기를 트위터 계정 메인화면에 걸고 활동하는 게 이상하다는 겁니다. 또한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에 맞서 이집트 정부의 웹페이지를 공격하고 미국의 온라인 저작권 침해 금지 법안에 맞섰던 이들이 고작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을 공개해 이것이 신상 털기에 이용되도록 놔두진 않았을 거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몇몇 누리꾼들은 누군가 어나니머스를 사칭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북한에 사이버전쟁을 선포하고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한 ‘어나니머스 코리아’는 ‘어나니머스’와 다른 집단이라는 겁니다.



그러던 와중에 어나니머스코리아가 “종북 세력을 색출하라”는 내용의 글과 우리민족끼리 회원을 국보법으로 처벌하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어나니머스코리아는 문제가 되자 트윗을 지우고 “어나니머스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향 합니다”라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오락가락 하는 모습을 반복되자 어나니머스의 정체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네요.




떡볶이 못 팔면 불볶이 팔면 되지~

오늘 SNS에서 ‘불볶이’가 화제였습니다. 새로운 먹거리가 아니라 우리가 매우 잘 아는 떡볶이의 일종입니다.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떡볶이 대신 불볶이를 팔고 있다고 합니다. 일전에 홈플러스는 합정역 인근에 점포를 개설하는 조건으로 망원동 시장 상인들과 15개의 품목은 판매하지 않기로 합의했었습니다. 그 15개 품목 안에는 떡볶이, 국거리용 쇠고기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홈플러스


하지만 홈플러스가 사실상 합의를 어기고 떡볶이와 국거리용 쇠고기를 판매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네요. 홈플러스 합정점에 국거리용으로 쓰이는 한우 사골이 ‘탕용’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떡볶이는 없지만 ‘불볶이와 튀김범벅’이라는 매장에서 떡볶이 국물과 국물을 얹은 튀김이 판매되고 있다네요. 이 소식이 알려지자 SNS에서는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gatsby_0927 불볶이가 떡볶이지 뭐야. 이것들이 장난하나
@nasaji17 판매제한 품목을 교묘히 피하는 꼼수영업이 문제.


불볶이 논란이 이어지던 가운데 서울시가 대형마트 판매품목 제한 방안을 일부 철회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형마트의 판매품목을 제한하면 소비자들은 물론 대형마트에 물건을 대는 농어민과 중소상인의 피해가 막심하다는 비판에 결국 한 발 물러난 겁니다. 서울시는 “판매 제한은 유통업체가 신규 출점하는 등 영업을 확장함으로써 기존 상권과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 한해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가 처음에 대형마트 판매품목 제한 방안을 제시했을 때도 SNS 여론은 팽팽하게 나뉘었습니다. 대형마트의 지나친 문어발식 확장을 제어해야 한다는 찬성 측과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볼 거라는 반대 측 의견이 대립했었죠. 이번 서울시의 발표에도 찬반 의견이 대립했습니다.


조윤호 기자 | ssain@mediatoday.co.kr  

2013년 4월 6일 토요일

‘통일전망대’ 진행한 앵커도 ‘종북’ 기자 됐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05일자 기사 '‘통일전망대’ 진행한 앵커도 ‘종북’ 기자 됐다'를 퍼왔습니다.
해킹 명단 포함된 기자들 신상털기 반발… 취재목적인데 좌파 기자로 몰아가고 있다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가 북한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했다고 주장하고 공개한 가입자 명단 중 포함된 언론사 기자들이 신상털기 행태에 반발하고 있다. 취재목적상 가입을 한 경우인데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개인정보를 공개하고 기자들까지 국가보안법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죄수명단'이라는 제목으로 명단에 포함된 김 아무개 MBC 위원은 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을 했을 때까지 통일전망대라는 프로그램에서 진행자 겸 PD를 했다"면서 "그때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가 차단이 돼 있지 않았고 들어가는 것도 제한이 없었다. 언제 가입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지만 북한 관련 취재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신상털기 움직임에 대해 "마치 신상을 공개해 좌파 기자들처럼 몰아가고 있는데 신경을 쓰게 하면 명예훼손 혐의로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국제 해커집단 '어나니머스'가 북한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하고 가입자 명단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는 실제 지난 2004년 이전에는 가입하고 접속하는데 제재가 없었다. 하지만 2004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을 사유로 해서 차단했고 매년 아이피 주소가 변경되면 갱신해 차단해왔다.
김 위원이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를 가입한 때는 2000년부터 2002년 사이로 추정된다. 당시 접속에 아무런 제한이 없었던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들어가 취재를 한 것이다. 김 위원은 명단이 공개되고 자신이 마치 범죄자인양 인터넷에 공개되는 것에 적잖이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명단에 포함된 또다른 기자 역시 취재 목적상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익명을 요구한 K 기자의 경우 북한 관련 취재를 위해 현재 북한대학원을 다니고 있고, 과거에는 통일부를 출입해 취재했다.
K기자는 "통일부 출입은 2004년부터 2005년 사이에 했다. 기자들이 취재목적상 들어가는 당연한 것이다. 지금은 우회 프로그램으로 통해 들어가는 것도 원활치 않지만 사이트에 접속한 것도 사실이고 가입하는 것 자체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기자는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의 정보는 당연히 참고할 게 많다"고 덧붙였다.
조중동 기자의 이메일 계정까지도 포함된 것을 두고도 인터넷 누리꾼들은 종북 기자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명단 중 자신의 이메일 계정 포함된 중앙일보 이영종 기자는 "사이트에 가입한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다. 이 기자의 경우 이메일 계정은 자신이 것이 맞지만 명단에 이름은 다른 이름으로 명시돼 있다는 점에서 도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기자는 "사이트에 가입한 것은 글을 남길 목적이 있다는 건데 저는 사이트 정보를 보고 프린트해서 기사를 썼다"면서 "어떻게 된 일이지 알아보고 있다. 회사에서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들은 해킹 명단을 올려놓고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물론 웹상 국가정보원에 국보법 위반 혐의로 신고를 하고 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3년 4월 5일 금요일

일베와 <뉴데일리>, 정신나간 신상털기와 마녀사냥


이글은 레디앙 2013-04-05일자 기사 '일베와 (뉴데일리), 정신나간 신상털기와 마녀사냥'을 퍼왔습니다.
국제 해커 집단인 어노니머스(Anonymous)가 북한의 대남 선전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9001명의 회원정보를 4일 공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2004년 유해 사이트로 지정돼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곳이다.
최근 사회적 믈의를 일으키고 있는 우익 성향의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가 어노니머스가 공개한 회원정보의 이메일 주소 등을 토대로 ‘우리민족끼리’에 가입된 회원의 신상을 털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일베에서는 해킹 당한 회원정보를 엑셀파일로 정리, 다시 이메일 주소, 생년월일 등을 인터넷에 검색하는 등의 수법으로 [죄수번호 XXX]라며 이들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들이 공개하는 수위는 아이디, 성별, 이름, 이메일 주소, 생년월일 등 어노니머스가 이미 해킹해 공개한 내용과 더불어, 이들의 직업, 출신학교, 사진, 글 쓴 내역, 가족 관계 등을 공개하며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들은 ‘포상금’을 타겠다는 목적으로 국가정보원에 간첩으로 신고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뉴데일리), “우리민족끼리 회원 신상 확인 기법”

일베에서 벌어지는 이같은 신상털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우익 성향 매체 (뉴데일리)는 5일 오전 “우리민족끼리 회원 신상 확인 기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강철화 논설위원이 작성한 해당 기사 내용은 “한 일베충이 어노니머스가 공개한 우리민족끼리 리스트에 오른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는 기법을 소개했다. 이 방식대로 추적해 들어가면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한 골수 종북좌파들이 누군지 확인 가능할 것”이라며 링크를 소개했다.
강 논설위원은 우리민족끼리 회원 가입된 이들을 “종북좌파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일베가 현재까지 분석한 리스트 링크와, 어노니머스가 해킹한 회원 원본 리스트를 연결하며 신상털기를 부추겼다.

우리민족끼리 회원 가입하면 종북좌파?

검찰 관계자는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자체를 이적단체로 볼 것인지, 그곳에 가입한 것만으로도 국가보안법 적용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이때문에 검찰은 어노니머스가 공개한 회원들의 가입경로와 이적성 여부 등을 파악 중이다.
단순히 회원가입을 했다는 이유로 그들의 정치사상의 신념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적인 판단이다. 오히려 일베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상털기 행태 자체가 당사자들의 고소로 처벌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다.
민주통합당 허영일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일베의 신상털기와 검찰의 수사 착수와 관련해 “불법적인 해킹에 의한 명단을 수사하겠다는 것도 불법의 소지가 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고 형법상의 명예훼손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허 대변인은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는데도 여론몰이를 하고 모든 사람들을 친북으로 낙인찍는 것은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에 편승한 ‘광기’”라고 꼬집었다.
수사기관 또한 해커들이 불법 수집한 자료를 정식 수사에 활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것으로 보여 어노니머스가 공개한 회원정보를 증거능력으로 볼 것인지, 단순 참조할 것인지 따져볼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민족끼리 회원 처벌 가능성은?

우리민족끼리 회원 가입을 처벌하려면 몇 가지 맹점이 있다.
우선 어노니머스가 해킹한 정보는 불법 수집된 정보로 수사기관이 이를 유력 정보로 볼 수 있냐는 것이다. 또한 어노니머스에 대한 ‘신뢰’ 문제도 있다. 어노니머스가 우리민족끼리 회원 가입 정보를 실제로 수집한 것인지 현재로선 알 길이 없다는 것.
또 다른 문제는 공개된 우리민족끼리 회원이 본인 의사로 가입한 것인지, 명의 도용으로 가입된 것인지도 알 수 없다.
만약 수사기관이 단순히 본인 의사에 따라 가입한 회원들을 처벌하려면 어노니머스가 공개한 정보를 토대로 개개인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자발적 의사로 회원 가입을 했다는 증거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노니머스의 정보를 유력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부터 판단해야 된다.

By 레디앙  

2013년 2월 12일 화요일

“검증을 ‘신상털기’라니, 언론은 무엇을 검증하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11일자 기사 '“검증을 ‘신상털기’라니, 언론은 무엇을 검증하나”'를 퍼왔습니다.
총리후보자 낙마 ‘언론’, ‘청문회 탓’ 하는 박근혜…“문제 핵심 바꾸려 혼동 시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둘러싼 횡령 의혹, 김용준 총리 지명자의 자진 낙마 등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박근혜 당선인은 정작 이를 언론과 인사청문회 제도의 문제로 돌려 여론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인재를 뽑아서 써야 하는데 인사청문회 과정이 신상털기 식으로 간다면 과연 누가 나서겠는가”라고 말했고, 31일에는 “일해야 할 인재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만신창이가 될 수 있어 (공직에 나서는 걸) 피할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또한 박 당선인은 “그 시대의 관행도 있었는데 40여 년 전의 일도 요즘 분위기로 재단하는 것 같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역시 이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5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새 정부라고 해서 무조건 봐주고 넘어갈 수는 없으나 공직후보자를 낙마시키는 것이 청문회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용준 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 아들들의 군 면제 의혹 등 도덕적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고위공직자인 총리직에 부적합하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한국갤럽이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김 총리 지명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은 39%인 반면, 적절한 인물이란 평가는 18%에 그쳤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의 반응은 고위공직자에 대한 ‘신상털기’가 문제라는 것으로 고위공직자에 대한 기본적인 도덕성을 요구하는 대중적 정서에 역행한다. 특히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미국은 인사청문회에서 정책적 측면만 검증한다”며 미국 인사청문회의 한 부분만을 부각시킨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실제 미국의 인사청문회 시스템이 고위공직자들의 도덕성 문제에 빗겨나 있는 것은 아니다.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정말 가혹하게 후보자를 검증한다”며 “불법이민자 유모를 한두 달 썼다는 것으로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다”라고 말했다.원 의원은 “애초에 검증이 안 된 인물을 지명하다 보니 언론이 검증할 수밖에 없었다”며 “열리지도 않은 청문회를 가지고 문제가 있고 손질해야겠다는 것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언론의 검증을 ‘신상털기’로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신상털기’라는 표현은 공적인 인물에 대해 쓸 수 있는 표현이 아니”라며 “공적인 책무를 맡는 후보자를 검증하는 것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미 공적 체계에서 제대로 된 후보자를 거를 수 있음에도 그 부분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을 시민이나 언론에 덮어씌운 것”이라며 “적반하장 격”이라고 말했다.
김용준 지명자 검증 보도를 했던 한겨레 박현철 기자도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신상털기는 부당한 방법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파악해 영리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검증 취재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취재하는 대상 역시 개인적인 사람이 아니라 주요 공직을 맡으려 지명이 된 사람”이라며 “그를 공직에 임명하는 것이 적합한지 아닌지는 적어도 현 시스템 상으로는 언론 아니면 할 수 없어 보인다”고 반박했다.
박 기자는 “이 정도 취재를 신상털기로 규정하고 못한다면, 언론사가 공직 적합도를 어떻게 검증할 수 있는가”라며 “신상털기라고 비판하는 것은 감정적인 대응”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생활을 밝히는 것은 지양해야겠지만 공직 재직 당시 재산형성과정은 사생활로 볼 수 없다”며 “어떤 검증이 사생활의 영역인지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고 실제 대부분의 언론이 사생활을 보도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 역시 “언론이 과도한 것이 아니라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국민의 알 권리와 공직인사 검증을 위해 제대로 된 보도를 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그 중에 단 몇 가지만 가지고도 문제가 됐던 것”이라며 “실제 김용준 지명자는 청문회 얘기도 안나왔고 검증은 시작도 안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새누리당 내부에서 공직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을 감추고 정책적 측면이 부각되는 형태로 청문회법을 개정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새누리당은 지난달 31일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자기모순’이란 비판이 나온다. 인사청문회 도입 당시 이를 강하게 주장한 것이 새누리당이고 노무현정부 당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내정자와 윤성식 감사원장 내정자를 새누리당이 낙마시킨 이유가 ‘코드 인사’라는 점도 그렇다. 동아일보는 5일 (내가 하면 신상검증, 남이 하면 신상털기)제하 기사에서 “새누리당이 연일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를 흔드는 데 대해 정치권 안팎에선 ‘생뚱맞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박현철 기자는 “상당히 감정적인 대응”이라며 “앞으로 (검증을)강하게 하지 마라, 누가 살아남느냐는 말은 살아남아서 공직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쾌한 언행”이라고 말했다. 박 기자는 “물론 요즘 검증이 강하다는 느낌은 들지만 지금까지 공직에 임명된 대부분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청문회에서 통과돼 공직을 맡은 것”이라고 말했다.
서영교 의원은 “박근혜 당선인이 왜 창피한 줄 모를까란 생각”이라며 “언론이 지적하고 야당이 지적하고 사실이 객관적으로 나오면 빨리 손을 쓰는 것이 정치인, 당선인의 도리인데 전혀 흔들리지 않는 것을 보면서 국민과 함께 할 생각이 없는 건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건가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서 의원은 “이한구 원내대표는 박근혜 당선인의 눈과 귀를 가리는 당사자”라며 “여당과 청와대는 보조를 맞추지만 견제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눈을 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헌법재판소장의 경우 정의롭고 국민들의 아픔을 닦아줘야 할 중요한 자리임에도 당의 명을 따르게 하는 사람을 배치하고자 고집 부리는 걸 보면서 정신을 못 차린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강택 위원장은 이에 대해 “그야말로 공사를 혼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의도적으로 신상털기라는 프레임을 짜서 (공직자의 도덕성이라는)문제의 핵심을 바꾸고 혼동 시키려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3년 2월 1일 금요일

박근혜와 ‘타진요’의 공통점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1-31일자 기사 '박근혜와 ‘타진요’의 공통점은?'을 퍼왔습니다.
연예인 ‘신상털기’와 공직자 검증 구별 못하는 박당선인

▲ 오늘자 중앙일보 6면. '밀봉인사' 문제에 대한 박근혜 당선인의 인식이 안이함을 알 수 있다.

최근 이동흡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가 인사 청문회에서 곤혹을 치르고 김용준 총리 후보자도 검증보도만으로 사퇴하는 등 차기정부의 내각구성에 대한 잡음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강원 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을 초대해 가진 비공개 오찬 회동에서 인사 검증과 청문회에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낸 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선인은 “인재를 뽑아서 써야 하는데, 인사청문회 과정이 신상 털기 식으로 간다면 과연 누가 나서겠느냐"라며 우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선인의 이러한 발언은 인사 평가에 있어 ‘능력’과 ‘사생활’을 대비시키고 전자를 중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직무 수행 능력’을 제외한 다른 모든 것을 ‘사생활’로 여기고 검증을 거추장스럽게 여기는 태도는 박근혜 당선인의 과거 발언과도 모순된다. 유세 과정에서 그녀는 과거 정부의 ‘코드인사’, ‘회전문 인사’, ‘향우회 인사’,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인사’ 등을 비판해왔다.
물론 당선인은 위의 비판이 ‘능력 있는 인사’를 내세우지 못한 전임 정부에 대한 비판이라 여길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여기서 비판의 근거가 된 ‘코드’(대통령과의 정치성향 일치 여부)나 ‘회전문’(친분으로 쉽게 내정됨), '향우회‘(특정 지역), ’고소영‘(학벌/교회/지역) 등의 기준은 ’능력‘에 관계된 것이 아니다. 그러한 기준을 충족하느냐와 능력 문제는 별개다. 즉 코드가 맞거나, 친분이 있거나, 특정 지역이거나, 심지어는 소망교회 출신이어도 능력은 출중할 수가 있는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시선이 옳다면 우리는 인사문제를 오직 능력의 관점에서만 논해야 하니, 위의 비판도 무의미해진다.

▲ 오늘자 조선일보 6면. 박당선인이 '밀봉인사'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자 보수언론 역시 그녀의 과거 발언을 환기시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능력’과 ‘사생활’에 대한 이분법에서 ‘공적 생활’의 영역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법철학/사회학과 인권을 연구하는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 교수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기본적으로 말한다면 사생활과 공적생활을 어떻게 구획할 것인가의 문제다. 그런데 이 문제는 문제 자체로만 따진다면 사실 양자 사이에 겹치는 영역이 많아서 구분이 쉽지는 않다”고 문제를 정의했다.
그는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된 사안들을 보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경우 그가 한 재판, 관용차 사용 부분, 기업이 협찬했다는 의혹, 부동산 문제, 정치자금 후원 등이 문제가 되었다. 이는 사생활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공무수행에서 나타난 문제들이다”라고 말했다. 사생활과 공적 생활의 구분이 쉽지는 않지만 이동흡 후보자의 경우 문제된 사안들이 ‘명백하게 공적인 생활’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그는 “김용준 후보자의 경우는 약간 애매한 구석이 있다. 가령 부동산 문제의 경우 그 자체로는 사적인 문제이지만, 세금 문제는 공적이라 볼 수 있고, 부당한 이득을 올렸을 경우 집 없고 땅 없는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 측면이 있다. 그래서 사생활 문제지만 공적인 성격이 있어 공직자에겐 더 엄격한 검증을 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리고 그는 “(김용준 후보자의) 아들 병역 문제의 경우 그 자체로는 공적인 부분이나 그 아들들이 어떤 질병 때문에 면제가 되었는지 여부는 사실 사적인 영역이다. 언론들이 면제의 특권 여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데, 문제제기를 하면서 질병이 뭔지 파헤치겠다고 추측을 남발하는 것은 당연히 사생활을 침해하는 구석이 있다”고 언론의 태도를 일부 비판했다.

▲ 지난 28일자 동아일보 3면 기사. 물론 김용준 후보자 자녀 병역논란 보도 중에는 이처럼 다소 선정적이거나 지나친 것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추측보도가 나오게 된 원인도 소명이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가령 박원순 서울시장 사례와 비교했을 때, 학위나 아들 병역 문제 등은 검증이 필요한 부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을 본인이 정리를 해서 빨리 소명하고 처리를 했다. 그런 점에서 이 추측보도에 대해서도 김용준 후보자 개인의 처신 잘못도 있다. 소명자료를 내놓았는데도 믿지 못하고 계속 의혹을 제기하는 것과 아예 소명하지 않는 사안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다른 사안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또 그는 “물론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이런 종류의 문제들이 무더기로 나와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런데 그래서 사전검증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문제가 많은 사람은 거르고, 잘못은 없지만 의혹제기할 만한 것이 있다면 미리 소명을 준비했어야 하는 것인데 이런 종류의 검증체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박당선인의 인사의 허술함을 비판했다. 
이런 구분의 차원에서 본다면 박근혜 당선인이 비호하고 있는 것은 ‘코드인사’, ‘회전문 인사’, ‘향우회 인사’,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인사’보다도 더 나쁘다. 사실 ‘코드가 맞거나, 친분이 있거나, 특정 지역이거나, 심지어는 소망교회 출신’이란 것들은 어쨌든 기본적으로는 사생활에 속한다. 우리는 이 사생활의 요소들이 고위공직자들에 반복되어 나타날 때, 대통령의 인사의 기준이 사생활의 영역에 잠식되어 있으리라는 추측으로 이를 비판하는 것이다. 그에 비한다면 이동흡 후보자와 김용준 후보자에게 적용된 검증의 기준은 그야말로  공적인 것으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사생활’과 ‘공적 생활’의 구분을 깡그리 무시하는 박당선인의 태도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물구나무선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일 수 있다. 즉 ‘타진요’가 자신들이 ‘공인’이라 낙인찍은 연예인의 사생활을 ‘공적 생활’로 환원한다면, 박근혜 당선인은 명백한 공무수행자의 공적 활동을 ‘사생활’로 치부하려 한다.
이러한 양극단의 태도가 있을 때, 보통의 생활인들은 적어도 직관적으로라도 두 입장 모두에게 무리가 있음을 알아챈다. 하지만 정작 양극단에 위치한 이들은 상대방의 오류를 자신의 정당함의 근거로 둔갑시킨다. 즉 박근혜 당선인은 연예인에 대한 누리꾼의 무리한 ‘신상털기’를 인사청문회나 공직자 검증 보도가 문제가 있다는 근거로 활용할 것이다. 한편 ‘타진요’ 성향 누리꾼들은 박근혜 당선인이 ‘사생활’을 근거로 자기 사람들을 비호하는 바로 그 모습을 보면서, 타블로의 사생활을 근거로 자신들을 비판하는 것은 ‘기득권’을 수호하는 일이라 부르짖을 것이다.  
물론 '명백한 신상침해‘와 ’명백한 공적 검증‘ 사이 애매한 영역도 있다. 가령 방송에 나와 ’이주여성‘의 삶을 소개하다 정치인이 된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을 생각해보자. 방송에서 자신의 이력을 다소 과장한 것을 두고 돌을 던지기는 어렵다. 다만 선거공보물에 이력을 쓰면서 허위기재를 한다면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자스민의 ’학력위조‘ 의혹이란 건 방송에서 말했던 것과는 달리 공보물에 학력을 ’제대로 기재‘하면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학력위조‘라고 부르기는 지나친 부분이 있다. 그렇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만일 타블로가 정말로 학력을 위조했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타블로가 ’가수를 사퇴‘ 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 존재하는 것은 그와 대중 사이의 신뢰의 문제였다. 그렇게 본다면 이자스민의 경우는 의원 후보나 의원으로서 잘못한 것은 없다고 볼 수 있다.  

▲ 작년 10월 10일 '제2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 전문가 공청회'에서 인삿말을 하는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의 모습. 일부 야권 지지자들은 그녀에 대해 '학력위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뉴스1

누리꾼들이 특정한 판결에 분개하여 그 판결을 내린 판사의 ‘신상’을 터는 것도 애매한 경우다. 한 판사의 지난 판결을 거론하며 그의 시각을 비판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판결은 다른 법조인과 시민사회에 의해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런 와중에 법리해석에 대한 이견이 제기될 수 있고, 법논리를 벗어난 더 근본적인 시선에서 비판받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 사회에서는 더 많은 판결문이 공개되어야 하고, 높은 평가를 받은 법관이 중용될 수 있는 제도가 고민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판결문의 논변을 적시해 비판하는 것과 '신상털기'를 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특정한 판결에 분개했다 하더라도 해당 판사의 출신지역·출신학교 등을 까발리고 그가 어떤 인맥 때문에 이런 판결을 내렸을 거라 비난하는 것은 향후 판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없을뿐더러 일종의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그리고 인터넷 세계에서 이 ‘정보’는 종종 날조된다). 이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이 나올 때마다 그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라고 비난하는 조중동의 보도행태를 볼 때 무슨 느낌이 드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누리꾼들과 마찬가지로 이들 신문 역시 그저 마음에 안 드는 판결을 내린 판사를 실제와는 상관없이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라고 우기기도 한다).

▲ 지난 2010년 2월 19일자 동아일보 10면 기사.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은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이 있을 때 판결문의 내용을 비판하기보다 한 단체 이름을 적시하면서 그의 성향을 문제삼는 태도를 취해왔다.

누군가는 이 ‘애매한’ 영역에 대해 다른 기준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박근혜 당선인의 ‘착각’이 위에서 예시로 든 것과 같은 ‘애매한 영역’이 아니라 ‘타진요’가 그랬듯이 ‘명백한 영역’에 대한 것이란 거다. 그러므로 우리는 박근혜 당선인의 잘못된 인식을 규탄하며, 한국 사회의 공적 담론이 이루어낸 성취를 계속해서 그의 인사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한윤형 기자  |  a_hriman@hotmail.com

2012년 9월 5일 수요일

김두관 "보수언론, 안철수 흠잡기식 신상털기"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9-05일자 기사 '김두관 "보수언론, 안철수 흠잡기식 신상털기"'를 퍼왔습니다.
"안철수, 평화적 정권교체 함께 하실 분"

김두관 민주통합당 대선경선 후보가 5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둘러싼 딱지 논란 등과 관련, "안 교수가 평범한 사람인데, 아마 보수언론에서 이른바 흠잡기식 신상털기로 나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안 원장을 감쌌다.

김두관 후보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그 내용들은 저희들이 상세히 확인을 못했었는데, 너무 신상털기 위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어떻게 보면 안철수 교수는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하실 분으로 생각한다"며 "그래서 지켜보겠다"며 거듭 안 원장에 대한 유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안 원장의 “목표가 대통령은 아니다”라는 발언에 대해선 "지난번 서울시장선거 때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를 하셨잖나. 그런 경험들이 있어서 그 발언에 대해서 상당히 기대하는 분들이 꽤 많으신 것 같다"며 대선후보 양보를 기대하는 야권후보들이 있음을 시사한 뒤, "어쨌든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근본적인 취지를 변화시켜보겠다는 것을 말씀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안 원장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출마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한국 정치의 변화를 위해 뭔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분명하신 것 같은데,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정엽 기자

2012년 8월 3일 금요일

우리 안의 ‘탐욕스런 국가주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02일자 기사 '우리 안의 ‘탐욕스런 국가주의’'를 퍼왔습니다.

정윤수 스포츠 칼럼니스트

정윤수의 안과 밖
 TV중계는 가봉 축구 비하하고 
누리꾼은 상대선수 신상 털고 
선수들은 승자의 내민 손 외면 
메달지상주의 포로가 되지말자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일이다. 어느 방송국이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를 소개하면서 ‘상아빛 아름다운 해안의 나라’라고 했다. 나는 그것을 듣는 순간, 진짜로 귀를 의심하면서 그들이 혹시라도 그 나라에 가지 않기를 빌었다. 만약 코트디부아르 사람을 만나서 그런 얘기를 했다가는 외교 문제까지 발생할지 모를 일이다. 코트디부아르는 19세기 제국주의 침탈의 현장이고 그 해안은 서아프리카를 지옥으로 만든 상아 무역의 전진 기지였다.그런 일이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 우리의 스포츠 저널리즘은 해당 종목의 미학이나 출전국의 역사와 현황을 거의 무시하기로 작정한 듯 중계를 하고 기사를 쓴다. 축구 대표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중계하면서 캐스터와 해설자는 가봉 선수들을 은연중 낮춰보며 말한다. 상대 팀 전력 분석이 미비한 상태에서 ‘기나긴 90분’을 채우려면 아무래도 약간은 조롱하는 듯한 그런 언어를 구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축구 경기는 세계사 시간이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풍부한 자원의 나라이며 아프리카에서는 국민 소득 상당히 높고 어려운 사정에서나마 복지 제도가 잘 갖춰져 있는 가봉과 그 대표 선수들을 허둥지둥 하는 팀 정도로 90분 내내 낮춰 보는 것은 ‘역오리엔탈리즘’의 단면이다. 쉼없이 그들은 ‘좋아요’를 남발했는데, 나는 페이스북의 ‘추천’ 메뉴를 무한반복으로 읽는 줄 알았다.8강전에서 영국과 맞붙게 되었는데, 누군가는 아무리 축구 종가라고 해도 라이언 긱스처럼 국가도 부르지 않는 선수가 있으니 우리가 애국심으로 단결하면 승산 있다고 한다. 나는 우리 팀이 이길 수도 있다는 이유를 3천가지 쯤 알고 있는데 그 중에 국가를 부르느냐 안 부르느냐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 웨일스 출신의 긱스가 왜 ‘신이여 여왕을 보호하소서’를 부르지 않는가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려는 시도를 아직 나는 보지 못했다.경기 그 자체의 원리에 미학에 충실하려는 시도도 아직까지는 부족해 보인다. 선수와 심판과 관중이 고도의 긴장 속에서 침묵을 지켜야 하는 양궁 경기를 중계하면서 어느 캐스터는 궁수가 시위를 놓는 순간에도 쉼없이 말을 한다. 귀담아 들을 얘기가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잘 했어요, 괜찮아요, 좋아요 같은 공허한 수사가 새벽의 모기처럼 성가시게 울어댄다. 펜싱의 남현희 선수를 중계하면서 어느 캐스터는 선수와 심판과 관중이 모두가 ‘1초’의 정적을 지키고 있는데 그 현장에서 혼자 ‘한 발 더!’라고 크게 외치고 나서는 숨죽이던 관중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고 의욕 넘치게 말을 한다. 그 갑작스런 외침 때문에 선수들의 심리적 평형이 깨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을까.전문 중계팀이 이런 상황이니 일부 네티즌들이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는 일이 되었다. 유력 대선 후보가 군사 쿠데타를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하는 나라,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양민을 학살한 자가 특급 경호를 받으며 육사 생도들의 사열을 받는 나라. 요컨대 학살자가 버젓이 행세하는 나라라서 그런지 독일 여자 펜싱 선수에 대하여, ‘나치의 후예 같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는 것은 위험하다. 그것도 그 선수의 페이스북 등 사적 공간을 침범하면서까지 말이다.물론 신아람의 ‘멈춰버린 1초’는 수 년 동안의 훈련에 대한 보상치고는 억울한 시간이었다. 그 순간 브리타 하이데만 선수가 조금은 사려깊게 행동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조준호를 이긴 일본 유도의 에비누마 마사시 선수가 심판들이 선물한 잔인한 판정번복 승리의 잔을 차마 마실 수 없어서 망설였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순식간에 신상을 털고 나치의 후예 운운하는 것은 상식 이하의 행동이다. 고의적으로 패하는 경기를 해서 충격의 실격패를 당한 우리 배드민턴 선수들은 어떻게 대할 것이며, 동메달을 놓친 아쉬움 탓인지 프랑스의 제브리 에망이 내민 손을 마지못해 툭 치고 관중에게 인사도 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간 정다운 선수는 어떻게 할 것인가.지금 세계적 차원에서 올림픽은 극소수의 선수들이 수년에 걸쳐 자주 맞붙어서 발생한 기량의 상향 평준화와 이 쌍방 맞겨루기의 미디어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규칙 개정에 의하여 극심한 혼돈을 겪고 있다. 그와 동시에 우리의 올림픽은 권태로운 일상을 벗어나려는 짜릿한 승부에의 탐닉이 과도한 국가주의와 맞물리면서 ‘신성한 올림픽 정신’을 일그러뜨리고 있다. 아니, 원래 올림픽에 그런 정신이 있었던가. 그렇다면 우리는 올림픽을 ‘제대로’(?)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정윤수 스포츠 칼럼니스트 prague@naver.com

2011년 12월 23일 금요일

조선이 정봉주 ‘유죄’ 판결 법관 신상털기 맹비난?


이글은 미디어스 2011-12-22일자 기사 '조선이 정봉주 ‘유죄’ 판결 법관 신상털기 맹비난?'을 퍼왔습니다.
조선일보의 신상털기 역사를 공개합니다

대법원은 팟 캐스트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해 징역 1년을 확정했다. 정 전 의원은 대법원 유죄 선고로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정치적 사형선고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 징역형 확정을 두고 이상훈 재판관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장상진 기자의 활약상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 2011년 12월 21일자 조선일보 18면 기사. '나는 꼼수다'에서 이상훈 대법관 이름을 거론해 무죄판결을 주장했던 것에 대한 장상진 기자의 기사. 장 기자는 재판압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상훈 대법관 신상털기 맹비난한 ‘조선일보’, ‘장상진 기자’
는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둔 21일 기사를 게재했다. 22일에는 기사를 후속으로 내보냈다. 같은 날 라는 사설을 싣기도 했다.
장상진 기자와 박상기 기자가 공동으로 쓴 ‘나꼼수 “이상훈 대법관을 믿는다”’ 기사의 첫 문장은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의 허위 사실 유포 혐의에 대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측이 인터넷 방송과 행사에서 사실상 무죄 판결을 요구하면서 재판 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이다.
해당 기사는 “주진우 기자는 ‘이 대법관은 훌륭한 분이라 (외압에)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고, 김용민 평론가 역시 ‘이상훈 대법관’이라고 이름을 상기시켰다”고 전했다.
는 방송에서 “대법관의 양심을 믿는다”, “재판부에서 현명한 판결을 내려줄 것을 믿는다”는 발언도 나왔다면서 ‘재판개입’이라고 몰아 세웠다.
는 “네티즌들을 트위터에 이상훈 대법관의 출신 지역과 나이, 가족 관계, 과거 판결 내용, 재산 관계 등 신상 정보를 올리며 압박에 동참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 대법관의 발언을 인용, “수많은 사람이 듣는 방송이 선고를 앞두고 있는 법관 실명을 거론하며 압박하는 것은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판은 22일에도 이어졌다.
“나꼼수가 대법관 이름을 들먹이며 ‘양심’ 운운하는 것은 정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지 않으면 주심 대법관을 ‘양심도 없고 외압에 흔들린 대법관’으로 몰고 가겠다는 노골적 협박…나꼼수처럼 법관을 협박해 법관이 재판의 공정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재판 제도의 근본을 허무는 행위다”
해당 기사와 사설의 핵심 내용은 재판관의 실명을 거론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그 첫 포문을 연 사람은 장상진 기자였다.
장상진 기자의 취재는 신상털기?


▲ 2011년 12월 16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장상진 기자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했다며 경기도 중학교 한 교사의 개인정보를 털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장상진 기자가 ‘실명거론’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최근 논란이 된 경기도 중학교의 한 역사 교사의 시험 문제다.

(A)은 교회 장로입니다.
(A)은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입니다
(A)은 친일파와 손잡았습니다.
(A)은 정치적 타살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A)은 북한을 자극해 결국 도발하도록 조장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A)은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니까 경찰을 앞세워서 가혹하게 탄압했습니다. 
(A)은 그러다가 권좌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A)은 해외로 망명하더니 그곳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됩니다.
장상진 기자는 'A에 해당하는 대통령을 쓰시오'라는 문제를 낸 교사에게 “선생님 맞습니까”라고 맹비난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것이다.
장상진 기자는 해당 교사의 트위터(@junomind)를 중심으로 개인정보를 샅샅이 뒤졌고, 경기도 OO시 O중학교의 이 아무개 교사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비난을 가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리안들은 장상진 기자의 나이, 출신지, 출신 학교 등 신상털기에 나서자, 장 기자는 17일자 신문에 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장상진 기자는 자신이 2008년 8월 13일자에 쓴 ‘판사가 불법시위 피고인 두둔 발언’ 기사를 기억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불법 촛불시위 주동자에 대한 재판을 맡은 판사가 재판 과정에서 잇달아 피고인을 두둔하고 현행법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사견을 드러내 물의를 빚고 있다”며 박재영 판사의 발언 하나 하나를 공개했다.

▲ 2010년 1월 15일자 조선일보 8면 기사. 미디어법 저지 투쟁에 나섰던 강기갑 민노당 의원이 무죄판결을 받자 조선일보는 법관 신상털기에 나섰다

,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 보도는 뭐지
이명박 정부 들어 판사들의 모임 ‘우리법연구회’가 보수매체를 통해 융단폭격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는 그 중심에 서 있었다.
는 회원들의 명단을 공개해야한다고 기사를 통해 압박했고, 몇몇 판사들의 실명을 비롯해 그동안의 판결을 공개하며 맹비난했다. 마은혁, 박시환, 이정렬 판사가 피해를 입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 5단독 마은혁 판사가 지난 1월 미디어법 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의사당을 점거한 혐의로 약속기소 된 민노당 보좌진과 당직자 12명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 담당 판사는 법원 내 특정 성향 사조직인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라고 한다. 그는 작년 8월 코스콤 노조원들이 회사를 불법 점거한 것이 정당한 행위라면서 벌금형 선고를 유예했고, 지난 1월엔 공무원 촛불집회 참가를 독려한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2009년 11월 9일자 ‘편향적 돌출 판결이 사법 신뢰 안정 흔든다’ 중
“박시환 대법관과 ‘사법파동’은 데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박 대법관은 1971년 1차 사법파동을 제외하고, 우리 역사에서 벌어졌던 4차례 사법파동 중 3차례의 주역이었다”-2009년 5월 20일자 ‘‘사법파동 단골’ 박 대법관… 4차례 중 3차례 주역’ 중
“2004년 이정렬 판사도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3명에게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다”-2010년 1월 16일 ‘평판사 60명 중 '우리법연구회' 멤버 11명’ 중
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은 판사들에 대한 신상털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카르텔로 뭉친 이념 판사들”, “‘튀는판결’의 본산은 우리법연구회”이라고 몰아붙인 바 있다.
최근에도 SNS에서 한미FTA 날치기 비준과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하고 있는 몇몇 판사들을 타깃으로 신상털기에 열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