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유죄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유죄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2월 16일 토요일

삼성’ X파일 판결에 쓴소리 못하는 ‘조중동’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15일자 기사 '삼성’ X파일 판결에 쓴소리 못하는 ‘조중동’'을 퍼왔습니다.
‘떡값검사’ 폭로 노회찬 유죄 ‘축소보도’ 논란

노회찬 진보정의당 의원이 ‘삼성 X파일’에 등장했던 ‘떡값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14일 징역형을 확정 받았다. 삼성 X파일에 등장하는 삼성그룹 이학수 전 비서실장과 중앙일보 홍석현 전 사장,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난 ‘떡값 검사’들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중앙일보 등 '조중동'의 ‘축소보도’가 또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중앙일보는 15일자 10면에서 “옛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 녹취록을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한 혐의로 기소된 진보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 받았다고 보도했다. ‘삼성’과 ‘중앙일보’가 등장하지 않는 이 기사의 제목은 (판 커진 4월 재보선 안철수가 태풍의 눈)이었다. 당시 검찰이 이들 7명의 ‘떡값 검사’를 모두 무혐의 처리한 사실도,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황교안 법무부장관 내정자도 기사에 언급되지 않았다.

▲ 중앙일보 2월15일자 10면

조선일보도 8면 머리기사의 제목을 (판 커진 4월 재보선…안철수·김무성 등판할까)로 달았다. 이날 각각 대법원 판결에 의해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의원과 새누리당 이재균 의원의 지역구에서 펼쳐질 재·보궐선거에 초점을 맞춘 대목이다. 이 신문은 하단에서 (‘안기부 X파일’ 떡값 검사라며 공개, 수사결과 무혐의…노회찬, 국회 떠나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덧붙였다. 노 의원이 ‘허위 사실’을 공개했다가 처벌받았다는 인상을 주는 제목이다. 

동아일보도 재·보궐선거에 초점을 맞췄다. 이 신문은 12면에서 “옛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 녹취록(일명 ‘X파일’)을 인용해 삼성그룹으로부터 ‘떡값’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인터넷 등에 공개한 혐의로 기소된” 노 의원이 징역형을 확정 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고 보도한 뒤, 곧바로 초점을 재보선으로 옮겼다. 하단 기사에서는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황교안 법무부장관 내정자와 노 의원의 ‘엇갈린 운명’을 조명했지만, 거기까지였다. 

▲ 조선일보 2월15일자 8면

반면 여타 신문들의 논조는 사뭇 달랐다.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 (‘삼성 X파일’ 폭로자만 처벌…거꾸로 선 정의)에서 며 “불법자금 수수 의혹이 분명한 이들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은 반면, 이런 의혹을 공개한 기자와 국회의원만 처벌을 받은 것은 형평성 등 일반적 법감정에 어긋난다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거대한 권력비리 대신 이를 공개한 행위만 과도하게 처벌하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법원 판결의 부당성을 지적한 대목이다.

한겨레는 2면에서 “정의는 지지 않았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오늘 대법원은 저에게 유죄를 선고했지만, 국민의 심판대 앞에선 대법원이 뇌물을 주고받은 자들과 함께 피고석에 서게 될 것”이라는 노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도 짚었다. 사설에서는 노 의원의 말을 인용해 “‘폐암환자를 수술한다더니 암 걸린 폐는 놔두고 멀쩡한 위를 들어낸 의료사고’나 마찬가지”라고 거듭 강한 어조로 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 한겨레 2월15일자 2면

경향신문도 날을 세웠다. 1면에서 관련 사실을 비중 있게 다룬 데 이어 3면 (‘떡값 검사’들은 처벌 안 받고…진실 밝히려던 3명은 다 유죄)에서 법원 판결과 통비법의 문제점을 짚었다. 당시 X파일에 등장했던 이들이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점, 검찰이 ‘불법도청’에만 집중해 수사를 진행했던 점, 황교안 법무부장관 내정자가 당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수사를 질질 끌다 3년여 만에 ‘떡값 검사’들을 모두 ‘무혐의’ 처리한 점도 지적했다.

이어 경향은 사설에서 “국회는 황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 과정에 부실수사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며 황교안 법무부장관 내정자를 겨냥했다. 이 신문은 “검찰은 ‘독수독과’라는 얄궂은 논리를 들이대며 삼성 수사를 회피했다. 정치자금의 전주로 의심받은 삼성 이건희 회장은 소환조사도 받지 않았다”며 “황 내정자가 어떤 형태로든 부실수사 논란을 피해갈 수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2월15일자 3면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15일 통화에서 “이미 예상됐던 것”이라며 “삼성과 관련된 문제는 거의 보도를 안 하는 게 거의 상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안을) 축소해서 보도했다”는 지적이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언론이 삼성과 재벌에 대해서 말하기를 꺼려하고 기피하는 건 사실”이라며 “자본권력이 중대하게 연결된 사건에 대한 주류매체의 보편적 보도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전 대표는 이어 “삼성이 망하면 한국이 망한다는 대중적인 ‘신화’가 (보도 이면에도)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단순히 조중동이 나쁘다는 문제로만 풀 수는 없다”며 “(신문들이) 대중의 정서나 일반의 신화를 쫓고 이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지점을 봐야 한다”고 짚었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2012년 11월 22일 목요일

북한 글 RT와 조롱, 박정근씨 유죄 진보신당 "공안검사의 일자리 만들기"


이글은 레디앙 2012-11-21일자 기사 '북한 글 RT와 조롱, 박정근씨 유죄 진보신당 "공안검사의 일자리 만들기"'를 퍼왔습니다.

트위터에서 북한에 대한 찬양글을 리트윗하거나 조롱하는 글을 남겨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진보신당 박정근씨에 대해 21일 수원지법 형사3단독 신진우 판사가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신 판사는 “북한의 대남 선전 홍보에 결과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수사 진행 과정에서도 범행을 계속한 점에 비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지만 초범이고 앞으로 같은 범행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신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리트윗하고 일부 스스로 작성한 게시물의 동기, 정황 등을 고려할 때 반국가단체활동에 호응하고 가세한 점이 인정된다”며 “트위터가 사적인 성격을 갖지만 불특정 다수의 접근을 막을 수 없고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단순히 사적 의사소통으로 한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올 2월 박정근씨 구속 당시의 규탄 기자회견 자료사진

박씨는 2010년 12월부터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실린 글을 96건을 리트윗하고 동영상 등 이적표현물 133건을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박정근씨는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항소는 합니다”라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진보신당은 이같은 판결에 대해 “트위터 국가보안법 피해자 박정근 당원 집행유예 2년 선고, 국가보안법 철폐의 이유를 보여준다”며 “공안검사는 일거리가 없으면 그냥 노는 게 낫다”고 맹비난했다.
진보신당 박은지 대변인은 “북한을 조롱하고 풍자하려는 SNS 글에 대해 국가보안법이 적용되는 것도 우스운 일이거니와, 재판부의 형량도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세다”며 “박정근 당원이 도둑질을 했나, 강도짓을 했나. 강제추행, 5000만원 이상 뇌물 공여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에서나 선고될 만큼의 양형이라니, 기소한 검찰도 우습지만 재판부도 제 정신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이 모든 과정은 녹슨 칼로 애먼 피해자만 양산하는 국가보안법이 이제는 없어져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며 “공안검사들이 얼마나 일거리가 없어 다급했으면 북한을 조롱하고 풍자하는 국민을 ‘찬양고무’라고 우겨 성과를 내고자 했는지 해외토픽감인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판결에 대해 트위터리안들은 “검찰과 법원의 의식은 아직 80년대에 머물러 있나봅니다”(@ histo****), “한 사람이 이적행위도 하고 적을 조롱하는 행위도 동시에 할 수 있나?”(@ postNik****), “법원은 스스로 조롱꺼리가 됐다”(@ le****)라고 비난했다.

장여진

2012년 11월 13일 화요일

무더기 기소된 희망버스 참가자들, 과연 유죄인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11-13일자 기사 '무더기 기소된 희망버스 참가자들, 과연 유죄인가?'를 퍼왔습니다.
조혜인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희망의 버스 사법탄압에 맞서는 돌려차기"는 잘못된 집시법, 과도한 경찰의 집회방해에 맞서는 공동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희망의 버스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탄압에 맞서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싸운 이들의 힘으로 재판정에서 속속 무죄판결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경찰과 검찰은 집회와 시위를 가로막고 불온시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이들이 당당하게 집회할 수 있는 날을 위해 연속 기고를 합니다. 

희망버스와 '법의 경계'

지난 겨울 희망버스에 참가했던 사람들에 대한 검찰의 무더기 기소가 시작되었고, 다양한 혐의로 약식 기소된 참가자들은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희망버스의 정당성을 적극 주장하기 위하는 '재판 투쟁'을 시작하였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희망법)(☞ 바로 가기)'은 이렇게 시작된 재판 중 10여 건의 변론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지금껏 진행되어온 희망버스 재판은 그 자체로 법의 경계를 끊임없이 묻는 과정이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에 대한 공소사실 중 야간시위 행위, 일반교통방해 행위, 해산명령불응 행위는 모두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시위의 자유의 경계와 관련된 행위들이다. 이러한 행위들을 금지하고 처벌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형법상의 각 조항들은 모두 그 위헌성이 문제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현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 심판이 계류 중이거나 각 법원에 위헌법률 심판제청 신청 중이다. (이와 별도로 최근 4차 희망버스의 경우 현행법에 따르더라도 일반교통방해가 성립하지 않아 무죄라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희망버스와 관련된 또 다른 공소사실은 공동주거침입행위에 관한 것이다. 이 공소사실은 '500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공동하여 타인이 관리하는 건조물인 영도조선소에 침입하였다'는 것으로, 그 문구나 위반법률의 명칭('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만을 보면 큰 폭력성을 띠고 있는 사건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실제는 영도조선소가 휴무 중이던 일요일 새벽, 김진숙 지도위원에게 살아서 내려오라는 연대와 지지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이 85호 크레인이 있는 영도조선소 안의 커다란 공터에서 평화롭게 하룻밤을 지새우고 나온 일에 불과하다. 기소된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희망법은 재판을 통해, 이러한 경위로 영도조선소에 들어가 하룻밤을 보낸 행위가 과연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법적으로 처벌되어야 할 위법성이 있는 행위인가를 물어왔다.

▲ 3차 희망버스 참가자들. ⓒ프레시안(최형락)

희망버스의 '공동주거침입'과 '위법성'

수많은 사람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85호 크레인 앞에 모였던 당시는,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문제에 관한 외부적인 타결책이나 타결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 채로 김진숙 지도위원의 고공농성이 150일을 넘어가던 때였다.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이러한 다급한 상황에서, 목숨을 걸고 크레인에 오른 이에게 연대와 지지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이들을 움직인 것은, 정리해고 문제는 사회 전체가 함께 지고 있는 짐이라는 문제의식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이를 모른 척 할 수는 없다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연대감이었다. 결국 이러한 연대의 마음들이 모여 사회여론이 형성되고 정치권이 움직이면서 결국 한진중공업에서는 미흡하게나마 노사합의가 이루어졌고, 희망버스는 현행법만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사회문제들의 해결에 전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함을 촉구한 민중들의 자발적인 연대의 흐름으로 평가받았다. 희망버스가 꾸려지게 된 이러한 사회적 배경,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는 위법이라는 외피를 무릅쓰고라도 그 곳에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절박한 마음, 그리고 그 마음들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들은 행위의 위법성을 살필 때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것들이다.

희망법이 변론을 맡은 사건의 재판부를 비롯하여 전국 대부분의 법원들은 이렇게 기소된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공동주거침입 행위에 대해 선고유예 판결을 내리고 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영도조선소에 들어가게 된 행위의 동기와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를 미루고 판결확정일로부터 특별한 일 없이 2년의 기간이 경과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판결로서, 형법상의 재제 중에 가장 가벼운 것이다. 법원 역시 희망버스의 배경과 그 사회적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고심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검찰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무더기로 기소한데 이어, 속속 내려지고 있는 이러한 선고유예 판결들에 대해서도 형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일률적인 항소를 하고 있다. 하여 희망법은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함께 항소심에서 다시 희망버스의 정당성을 변론하고 있으며, 얼마 전 한 사건에서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받아내었다.

희망버스가 법에 던지는 물음과 답변

어떠한 행위의 윤리적인 정당성을 반드시 법의 언어를 통해 인정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 정당성이 법을 통해서만 인정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희망버스 변론 또한 희망버스의 정당성을 법에서 구하기 위하여 행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희망버스 재판은 오히려 '희망버스에서 보인 민중들의 양심과 연대감에 대해 법은 어떤 응답을 할 수 있느냐'는 물음 앞에 한국 사회와 법질서를 불러와 세우는 과정이다. 희망버스를 둘러싼 재판을 거치며 이에 대한 한국 사회의 고민의 정도, 우리 법질서의 그릇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오늘도 이러한 법의 그릇에 대해 생각하며 검사의 항소이유서에 대한 답변서를 쓴다.

* 이 글은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10월호 뉴스레터에 실린 원고를 수정한 것입니다.


 /조혜인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2012년 9월 28일 금요일

“법리해석 부적절했지만 원심 확정” 대법 ‘곽노현 유죄’ 아리송한 판결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27일자 기사 '“법리해석 부적절했지만 원심 확정” 대법 ‘곽노현 유죄’ 아리송한 판결'을 퍼왔습니다.


학계 “법리 바뀌면 파기환송 원칙”
형 확정을 서둘렀나 의구심 일어

대법원은 27일 곽노현(58) 서울시교육감 사건에서 1·2심과는 다른 법리를 대면서도 유·무죄 여부와 형량에서는 같은 결론을 냈다. 중요한 법리 오해가 있을 때는 다시 심리하도록 파기환송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원심이 다른 법리에 근거해 채택한 사실관계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또 공직선거법 232조 1항2호(사후매수죄)에 대한 곽 교육감 쪽의 위헌 주장을 판결문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 법리를 오해했지만 파기환송은 필요 없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인 사후매수죄의 해석 문제에 대해, 대법원은 이 죄를 단순 고의범으로 본 원심과 달리“목적범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목적범으로 보게 되면 단순 고의범의 경우보다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다. 대법원도 판결문에서 “대가를 지급한다는 ‘목적’은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며, 돈을 주고받은 행위나 그에 대한 인식(고의)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목적성을 추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대법원은 그러면서도 “원심이 사후매수죄를 목적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적절하다고 할 수 없지만, 원심의 판단은 결국 곽 교육감이 ‘대가를 지급할 목적’으로 경쟁후보였던 박명기씨에게 2억원을 제공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유죄 확정의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은 이런 판단을 하면서 원심의 사실관계를 그대로 인용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원심의 사실만으로도 그런 ‘목적’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후보 매수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일인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시교육청에서 곽 교육감이 출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법리 오해가 있다면 법률심인 대법원이 아니라 사실심인 하급심에서 법리에 맞게 다시 심리하는 게 옳다는 비판이 많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리가 바뀌면 파기환송해 다시 심리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1·2심에선 목적범이 아니라고 못박고 심리를 하는 바람에 목적 여부가 전혀 증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대법원은 함께 기소된 강경선 방송대 교수에 대해선, 사후매수죄에 대한 법리 오해를 이유로 파기환송했다. 곽 교육감에게만 파기환송 대신 형 확정을 서두른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또 다른 이유다.

■ 사후매수죄 위헌 주장 조목조목 반박 

대법원은 판결문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사후매수죄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 원칙,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 등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하나하나 판시했다. 합리적인 해석 기준을 쉽게 도출해낼 수 있고 자의적 해석의 우려도 없다는 것이다.대법원으로서는 곽 교육감 쪽의 위헌 주장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고서는 유·무죄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곽 교육감 쪽이 지난 1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낸 터여서, 헌재에서 다른 결론이 나온다면 재심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부담도 안게 됐다. 헌재가 결정할 문제를 앞서 판결했다는 점에서, 헌재와의 관계도 한층 껄끄러워질 전망이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

2011년 12월 23일 금요일

조선이 정봉주 ‘유죄’ 판결 법관 신상털기 맹비난?


이글은 미디어스 2011-12-22일자 기사 '조선이 정봉주 ‘유죄’ 판결 법관 신상털기 맹비난?'을 퍼왔습니다.
조선일보의 신상털기 역사를 공개합니다

대법원은 팟 캐스트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해 징역 1년을 확정했다. 정 전 의원은 대법원 유죄 선고로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정치적 사형선고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 징역형 확정을 두고 이상훈 재판관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장상진 기자의 활약상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 2011년 12월 21일자 조선일보 18면 기사. '나는 꼼수다'에서 이상훈 대법관 이름을 거론해 무죄판결을 주장했던 것에 대한 장상진 기자의 기사. 장 기자는 재판압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상훈 대법관 신상털기 맹비난한 ‘조선일보’, ‘장상진 기자’
는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앞둔 21일 기사를 게재했다. 22일에는 기사를 후속으로 내보냈다. 같은 날 라는 사설을 싣기도 했다.
장상진 기자와 박상기 기자가 공동으로 쓴 ‘나꼼수 “이상훈 대법관을 믿는다”’ 기사의 첫 문장은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의 허위 사실 유포 혐의에 대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측이 인터넷 방송과 행사에서 사실상 무죄 판결을 요구하면서 재판 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이다.
해당 기사는 “주진우 기자는 ‘이 대법관은 훌륭한 분이라 (외압에)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고, 김용민 평론가 역시 ‘이상훈 대법관’이라고 이름을 상기시켰다”고 전했다.
는 방송에서 “대법관의 양심을 믿는다”, “재판부에서 현명한 판결을 내려줄 것을 믿는다”는 발언도 나왔다면서 ‘재판개입’이라고 몰아 세웠다.
는 “네티즌들을 트위터에 이상훈 대법관의 출신 지역과 나이, 가족 관계, 과거 판결 내용, 재산 관계 등 신상 정보를 올리며 압박에 동참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 대법관의 발언을 인용, “수많은 사람이 듣는 방송이 선고를 앞두고 있는 법관 실명을 거론하며 압박하는 것은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비판은 22일에도 이어졌다.
“나꼼수가 대법관 이름을 들먹이며 ‘양심’ 운운하는 것은 정씨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지 않으면 주심 대법관을 ‘양심도 없고 외압에 흔들린 대법관’으로 몰고 가겠다는 노골적 협박…나꼼수처럼 법관을 협박해 법관이 재판의 공정성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재판 제도의 근본을 허무는 행위다”
해당 기사와 사설의 핵심 내용은 재판관의 실명을 거론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그 첫 포문을 연 사람은 장상진 기자였다.
장상진 기자의 취재는 신상털기?


▲ 2011년 12월 16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장상진 기자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했다며 경기도 중학교 한 교사의 개인정보를 털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장상진 기자가 ‘실명거론’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는 따져볼 일이다. 최근 논란이 된 경기도 중학교의 한 역사 교사의 시험 문제다.

(A)은 교회 장로입니다.
(A)은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입니다
(A)은 친일파와 손잡았습니다.
(A)은 정치적 타살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습니다. 
(A)은 북한을 자극해 결국 도발하도록 조장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A)은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니까 경찰을 앞세워서 가혹하게 탄압했습니다. 
(A)은 그러다가 권좌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A)은 해외로 망명하더니 그곳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게 됩니다.
장상진 기자는 'A에 해당하는 대통령을 쓰시오'라는 문제를 낸 교사에게 “선생님 맞습니까”라고 맹비난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것이다.
장상진 기자는 해당 교사의 트위터(@junomind)를 중심으로 개인정보를 샅샅이 뒤졌고, 경기도 OO시 O중학교의 이 아무개 교사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비난을 가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트위터리안들은 장상진 기자의 나이, 출신지, 출신 학교 등 신상털기에 나서자, 장 기자는 17일자 신문에 이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장상진 기자는 자신이 2008년 8월 13일자에 쓴 ‘판사가 불법시위 피고인 두둔 발언’ 기사를 기억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불법 촛불시위 주동자에 대한 재판을 맡은 판사가 재판 과정에서 잇달아 피고인을 두둔하고 현행법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사견을 드러내 물의를 빚고 있다”며 박재영 판사의 발언 하나 하나를 공개했다.

▲ 2010년 1월 15일자 조선일보 8면 기사. 미디어법 저지 투쟁에 나섰던 강기갑 민노당 의원이 무죄판결을 받자 조선일보는 법관 신상털기에 나섰다

, 우리법연구회 소속 판사 보도는 뭐지
이명박 정부 들어 판사들의 모임 ‘우리법연구회’가 보수매체를 통해 융단폭격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는 그 중심에 서 있었다.
는 회원들의 명단을 공개해야한다고 기사를 통해 압박했고, 몇몇 판사들의 실명을 비롯해 그동안의 판결을 공개하며 맹비난했다. 마은혁, 박시환, 이정렬 판사가 피해를 입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 5단독 마은혁 판사가 지난 1월 미디어법 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의사당을 점거한 혐의로 약속기소 된 민노당 보좌진과 당직자 12명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 담당 판사는 법원 내 특정 성향 사조직인 우리법연구회 소속이라고 한다. 그는 작년 8월 코스콤 노조원들이 회사를 불법 점거한 것이 정당한 행위라면서 벌금형 선고를 유예했고, 지난 1월엔 공무원 촛불집회 참가를 독려한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2009년 11월 9일자 ‘편향적 돌출 판결이 사법 신뢰 안정 흔든다’ 중
“박시환 대법관과 ‘사법파동’은 데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박 대법관은 1971년 1차 사법파동을 제외하고, 우리 역사에서 벌어졌던 4차례 사법파동 중 3차례의 주역이었다”-2009년 5월 20일자 ‘‘사법파동 단골’ 박 대법관… 4차례 중 3차례 주역’ 중
“2004년 이정렬 판사도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3명에게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했다”-2010년 1월 16일 ‘평판사 60명 중 '우리법연구회' 멤버 11명’ 중
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은 판사들에 대한 신상털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카르텔로 뭉친 이념 판사들”, “‘튀는판결’의 본산은 우리법연구회”이라고 몰아붙인 바 있다.
최근에도 SNS에서 한미FTA 날치기 비준과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게재하고 있는 몇몇 판사들을 타깃으로 신상털기에 열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