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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0일 수요일

'반미'와 '친미'의 롤러코스터, 노무현과 이명박 사이의 박근혜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10일자 기사 ''반미'와 '친미'의 롤러코스터, 노무현과 이명박 사이의 박근혜'를 퍼왔습니다.
[분석]보수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미국이라는 딜레마와 한국 사회

한국 현대사에 있어 ‘미국’의 문제는 가장 강력한 굴레다. 80년대 이후 학번은 ‘한미동맹'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관점에 따라 세대를 구분할 수 있고, 그 세대의 집합적 세계관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나 한국 사회의 중추를 이루는 386세대에게 ’한미동맹‘은 사회의 모순을 파악하는 방법이었고, 어떻게 정치적 올바름을 구현할 것인가의 문제 그 자체였다.
이에 대해 8~90년대 한국 사회운동의 한 증인이라고 할 사회민주주의연대 주대환 대표는 (미디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두환이라는 ‘괴물’이 만들어낸 반대편 ‘괴물’의 시대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광주 참극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 사회 모순의 주범으로 미국을 지목한 사고방식은 운동권은 물론 그 시대를 건너온 모두에게 뿌리 깊게 박혀있다는 지적이다. 억지로 대통령이 된 전두환의 시대에 그를 반대하기 위한 인식체계로서의 ‘반미’가 만들어졌단 그의 분석은 지금은 좀 시들해지긴 했지만 ‘젓가락이 부러져도 미국 때문’이란 세계관으로 이어졌다.

▲ 미국의 이익은 꼭 한국의 이익과 일치하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두고 과잉 대립하며 한국 현대사의 굴곡이 이뤄졌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이 될까? ⓒ뉴스1


결국, ‘한미동맹’에 대한 관점을 묻는 ‘종북’이라는 질문

‘한미동맹’을 둘러싼 견해의 차이와 반대의 정도는 실제 한국사회의 변혁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오래도록 딜레마인 문제이고, 여전히도 그런 문제다. 심심치 않은 수준이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아예 정국의 고정 이슈처럼 되어가고 있는 ‘종북 논란’ 역시 그 뿌리는 ‘한미동맹’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한국 보수 세력이 ‘종북’을 위험한 것으로 보는 이유는 그들이 북한을 맹종하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단체제라고 하는 사회적 모순의 근본 원인이 미국에 있고, 그 원인을 해체하는 것으로 한국 사회의 민주화가 달성될 수 있다는 정서는 분명 80년가 유효기간인 정리되었어야 하는 인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의 체계는 여전히 운동권 사회의 주류적 인식을 형성하고 있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수는 ‘종북’에 대한 과도한 민감성을 발현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 당당한 나라와 미국의 ‘을’인 나라의 롤러코스터

▲ 당당한 대한민국은 노무현 대통령의 상징적 키워드였고, 어떤 이들은 이 문장 앞에 '미국에'가 감춰져 있다고 읽었다. ⓒ뉴스1


이후 미국에 당당한 ‘나라’를 선언했던 노무현 정부의 탄생은 이 사고 방식이 비로소 운동권 주류 정서를 뛰어넘어 정치적 주류로 등장했음을 입증한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에 당당하겠다던 노무현 정부는 한미FTA협상 체결을 추진하며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 서자는 ‘레토릭’으로 포지션을 전환한다. 당당과 동등은 한참 다른 것인데, 이것이 혼용되며 노무현 정부는 보수로부터 오해받고, 진보로부터 지탄받는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탄생했다. 이명박 정부는 중도와 실용을 노선으로 천명했지만, 쇠고기 협상에서 보듯 미국과의 관계 정립에 완전히 실패한 모습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노회한 정치인이었던 아들 부시를 상대하기에 급수가 너무 낮았고 결정적으로 ‘비지니스 프랜들리’의 사고방식 속에서 미국을 보다보니, ‘을’의 위치에 서는 것을 당연히 여겼다. 한미동맹의 종속성은 이명박 정부를 거치며 더욱 기울었고, 중국이 급부상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이명박 정부의 친미 성향은 북한과의 관계를 배척하며 ‘입’으로만 북한에 당당한 나라로 이어졌다.

▲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부시의 푸들'이라는 조어가 국제 사회를 강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어땠을까? ⓒ 연합뉴스


롤러코스터 이후의 박근혜 정부

그리고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다. ‘미국에 당당한 나라’와 ‘미국의 을인 나라’의 롤러코스터 10년을 거쳐 등장한 박근혜 정부의 역사적 책무는 바로 이 롤러코스트를 해체하는 것,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를 보는 관점 자체를 종료하는 것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박 대통령의 등장이 그 자체만으로 역사적 화해의 맥락을 띤다고 이야기되는 것은 어쩜 그의 아버지 시절 만들어진 미국을 중심으로 대립해온 세력 간의 대립이 시기 만료되었음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민주냐 독재냐 혹은 산업화냐 민주화냐의 이분법적 사고라면 ‘절대 악’의 위치를 벗어나지 못할 박 대통령이 국민 다수의 지지를 통해 대통령에 올랐다는 것은 이제 세상이 그 단순한 도식을 넘어서는 ‘화합’과 ‘행복’을 갈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실패한 참여정부의 계승자’라고 몰아붙였던 박 대통령의 단호함에 많은 사람들이 수긍했다. 어떤 사람들은 참여정부의 그 슬로건이 싫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이상과 실체 사이에서 큰 괴리만 낳은 채 사회를 갈등케 한 친노의 무능함이 싫어 박 대통령을 택했다.

▲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정부 시절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행하면서 이미 외교 문제에 관여해왔다.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방한을 당시 촬영한 사진인데, 이로부터 40여년이 흐름 지금 박 대통령은 어떤 '한미동맹'을 기획하고 있을까? ⓒ뉴스1


비난을 위한 비난, 무용한 비난만 계속할 것인가?

지금, 박근혜 정부는 갈림길에 서있는 것처럼 보인다. 참여정부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던 다짐과 ‘이명박근혜’라고 불리던 비난조의 조소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하는 시기다. 너무 이른 가혹함이 감당하기 어렵겠지만, 박근혜 정부 5년의 성과가 바로 지금 이 갈림길에서 결정될 수도 있다. ‘미국에 당당한 나라’라는 구호에 열광하는 세력을 진영화해 정국을 움켜줬던 대통령과 미국에 대한 의존성을 극대화하는 것 외엔 별로 한 것이 없는 대통령 사이에 박 대통령이 서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보수세력은 북한이 ‘달러벌이’ 때문에 개성공단을 버릴 수 없을 것이라고 조롱했다. 북한을 앵벌이 국가로 보는 이러한 시각을 북한 당국은 “존엄을 짓밟는 것”이라고 맞받으며 개성공단의 문을 닫아버렸다. 가장 강력한 수단을 던짐으로써 자신들의 행위가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선언했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버리자, 보수 세력은 국내의 피해가 수조 원에 이를 것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재장전해 북한에게 돌려주고 있다. 하지만 이건 앞뒤가 맞지 않는 비난이며, 비난을 위한 비난 밖에 안되는 무용한 짓이다. 박 대통령 역시 “매우 실망스럽다”는 체념인지 입장인지 모를 애매한 언급을 남겼다.

▲ 진보정부는 설령 그 내용이 '진보적 한미동맹'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대놓고 말하기 어려운 형편에 놓인다. 노장들의 이런 무시무시한 집회들이 잇따라 열릴 경우 별일 없는 정국도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뉴스


보수정부만이 할 수 있는 전략과 노선으로서의 ‘진보적 한미동맹’과 ‘보수적 남북대화’

하지만 체념도 비난도 지금 상황을 타개하지 못한다. 최고조에 달한 한반도 긴장 국면을 풀기위해서는 결국, 미국의 변화와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 북한은 노골적으로 원하는 바가 그것이라고 밝히고 있고, 현재의 한반도 위기 국면을 직접 조율할 수 있는 주체는 이제 미국뿐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 필요한 관점은 이른바 ‘진보적 한미동맹’에 입각한 ‘보수적 남북대화’의 자세이다. 미국의 입장에 따라 갈 길을 정하는 ‘종속적 한미동맹’과 햇볕정책을 절대시하는 ‘맹목적 남북대화’의 롤러코스터가 아닌, 상식 가능한 수준에서의 합리적 노선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인지, 도전인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이 ‘진보적 한미동맹’과 ‘보수적 남북대화’는 역설적이게도 진보정부가 아닌 보수정부인 박근혜 정부에게 더 적합하다. 국내 정치 지형과 언론 환경에서 보수 정부만이 취할 수 있는 노선이다.
예컨대, 진보정부가 ‘진보적 한미동맹’을 추진하겠다고 했을 때 이는 비본질적인 이념 논쟁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새누리당은 반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조중동 등 보수 언론은 이를 두고 ‘이념 마케팅’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이런 전개가 ‘종북’ 논의와 맞물리면 반대진영의 대규모 보수집회가 불가피하고, 이에 대한 방어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진보정부는 결국 이도 저도 못하는 동력의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라면 많이 다르다. 보수언론은 ‘진보적 한미동맹’ 전략을 수권 능력 차원으로 바라봐줄 것이고 민주당 역시 기본적으로 동의하는 노선이기 때문에 여론 지형의 분열도 상쇄되어 진영의 충돌로 문제가 비화되지도 않을 것이다.

보수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해야 한다

▲ 한반도 위기가 최고조를 향한 지난 8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기념식수를 했다. 위기 속의 고요랄까. 취임 이후 계속 홀로 저녁을 먹고 있다는 박 대통령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뉴스1


결국, 한반도의 긴장으로 최대 피해를 볼 당사자의 입장에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한반도의 긴장 국면을 활용해 미국이 무기 판매 등에 있어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의도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미국에 대화를 촉구해야 한다. 다행히, 지금 미국은 민주당 정부로 ‘매파’가 지배하는 형국은 아니다. 중국 역시 북한의 자제를 촉구할 정도로 현재 상황에 대한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이 틈새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찾아야 하고, 어떤 포인트라도 공략을 해야 한다.
개성공단의 마비로 인해 발생하는 직접적 피해가 수조원이고, 이를 감당해야 할 금융시장을 비롯한 경제적 주체들의 파급피해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남북관계 경색은 대내적이면서 동시에 대외적인 이중의 위기다. 박근혜 정부는 지금 비교적 차분하게 메시지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지점에서 어느 정도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미국에게 보낸다면 소극적 평가를 넘어 보수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택했다는 적극적 평가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건, 역사적으로 볼 때도 한국사회가 비로소 미국이라는 굴레를 벗고 홀로서기를 시작했음을 과시하는 일이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정치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지금 박근혜 대통령만이 해낼 수 있는 문제이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2년 8월 21일 화요일

박근혜, 84% 지지율? 41% 투표율은 왜 말 안 하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21일자 기사 '박근혜, 84% 지지율? 41% 투표율은 왜 말 안 하나'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솎아보기] 통합진보당은 때 아닌 ‘아메리카노’ 논쟁

20일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새누리당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확정됐다. 예상대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박 후보는 국민참여 선거인단 득표수(80%)와 여론조사 지지율(20%)을 합산해 84%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지는 압도적이었지만 재미도 감동도 없는 뻔한 경선이었다. 경선 투표율이 41%로 역대 최저였다는 사실을 언급한 신문(세계일보 사설)은 별로 없었다. 어쨌거나 문제는 본선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통합진보당은 때 아닌 ‘아메리카노’ 논쟁에 빠졌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의 남편인 백승우 전 통합진보당 사무부총장이 지난 17일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 때문이다. 신·구당권파의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비화된 양상이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는 20일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사퇴를 거부하면 분당하겠다”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다음은 21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박근혜 “비리 엄단, 상설특검 도입”)
-국민일보 (‘첫 여성대통령’ 박근혜의 도전 시작됐다)
-동아일보 (“불안의 시대엔 안정된 지도자 필요”)
-서울신문 (‘박통’ 넘고 ‘불통’ 깨야)
-세계일보 (박근혜 “국민대통합 시대 열겠다”)
-조선일보 (대통령의 딸, 대통령 후보 됐다)
-중앙일보 (후보 박근혜, 도전은 이제부터)
-한겨레 (박근혜 “과거로 가려면 한없어…이제 미래로 가자”)
-한국일보 (“국민 대통합의 길 가겠다”)

박근혜 압도적 지지로 대선 후보 확정, 문제는 본선

이날 아침신문들은 지면의 상당수를 박근혜 후보의 약력과 그간의 발언, 수락 연설에 담긴 의미, 향후 과제 등을 다루는 데 할애했다.
경향은 “문제는 대선 본선”이라며 “감동 없는 경선으로 끝난 당내와 달리 야당과의 본선 승부는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치를 공산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는 지지율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는 한 자릿수 격차로 추격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경향은 박 후보가 첫 여성 대통령까지 가기 위한 과제로 △정부의 실정 △‘안철수 현상’으로 상징되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혐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정적 유산 해결을 꼽았다.
세계일보는 “정치 경선 역사상 최다 득표율을 얻어 ‘박근혜 대세론’의 힘을 보여줬지만, 예상된 결과라는 점에서 ‘컨벤션 효과’(전당대회 이후 지지율 상승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박·중도층 포용을 박 후보의 최대 과제로 꼽은 세계일보는 박 후보가 과거사를 불씨로 남겼다고 진단했다.
세계일보는 “박 후보는 연설에서 경선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5·16이나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언급을 삼갔다”며 “과거사 논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100% 대한민국’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느냐는 비판론이 나올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 후보, 넘어야 할 과제는 산 넘어 산?

서울신문은 “5·16, 유신, 정수장학회, 공천헌금 등 혹독한 검증이 예고돼 있다”며 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다뤘다. 5·16 쿠데타와 유신시대에 대한 역사 인식, 정수장학회 문제와 최필립 이사장 관련 논란,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 공천 헌금 파문, 올케인 서향희 변호사 관련 논란 등 곳곳에 파괴력 높은 뇌관이 산재해 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야권의 혹독한 검증 공세가 박 후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며 “박 후보의 5·16 발언은 지난 5년 동안 변화를 보여 왔지만, 여전히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박 후보가 처음 넘어야 할 산은 ‘가족과 주변’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남동생 박지만씨와 부인 서향희 변호사, 여동생 박근령씨 등 친인척과 둘러싼 문제들을 상세히 보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박지만씨는 현재 1천억대 재산가다.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1989년 지만씨에게 EG의 전신인 삼양산업 부사장을 맡겼다. 그는 이듬해 대표이사가 됐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으로부터 9억원을 빌려 이 회사 지분 74.3%를 인수하면서 대주주가 됐다. 현재 이 회사 회장인 지만씨는 특수관계인 2명과 함께 주식 216만5323주를 갖고 있는데 20일 종가 기준 1318억원이라고 한다.
지만씨 부인인 서향희 변호사는 삼화저축은행의 고문 변호사를 지낸 이력이 논란이 됐다. 박근령씨의 남편 신동욱 전 백석문화대 교수는 박 후보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 때문에 구속돼 징역형을 살고 있다.

▲ 21일자 조선일보 5면

박근혜 후보의 사람들은 누구?
신문은 박근혜 후보의 사람들에도 주목했다. 한겨레는 박 후보 관련 기사로 가장 먼저 ‘박근혜의 사람들’을 다뤘다. 후보 주변 인사들을 보면 후보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박근혜 사람들’은 소수 몇 명을 제외하곤 새누리당 안에서도 보수색이 강한 이들이어서 외연확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이 많다”며 “박 후보 인맥의 근간은 경선캠프로 경선캠프 주요 인사들은 5년 전 경선 때도 손발을 맞춘 측근들”이라고 전했다. 한겨레는 기존 친박 그룹이 아닌 외부영입 인사로 김종인 경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과 이상돈·박효종 정치발전위원을 꼽았다.
서울신문은 “박 후보의 사람들도 의리와 충성심이 강하기로 유명하고 입이 무거운 것도 공통점”이라며 핵심 참모진으로 최경환 의원, 유정복 의원, 이학재 비서실장을 꼽았다.
한편 친박계 핵심 인사 현기환 전 새누리당 의원은 21일 오전 검찰에 소환된다. 현 전 의원은 조기문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을 통해 현영희 무소속 의원한테서 공천 관련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21일자 한겨레 2면

동아일보는 각계 전문가 20명에게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해 박 후보의 리더십을 평가했다. 10점 만점에서 국정운영능력은 7.6점을 받은 반면 의사소통능력과 감성지능은 6.3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중앙일보도 정치·경제·사회 및 여론조사 전문가 11명에게 박 후보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진단을 의뢰했다. 전원이 절대 지지층, 원칙과 신뢰의 리더십, 정책 어젠다 중 한 가지 이상을 강점으로 꼽았고, 절반 이상의 전문가들이 불통, 기득권, 외연 확장의 한계를 약점으로 지목했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로는 안철수, 손학규, 문재인 순으로 꼽혔다.

▲ 21일자 동아일보 1면

폭력사태 눈감고, 공장점거 시도만 부각시킨 동아일보
경향신문은 2면에 최근 잇따른 사용자의 노동자 폭력 사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2면 머리기사에서는 지난 18일 발생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간부 폭행·납치 사건을 둘러싼 비정규직노조와 현대차의 공방을 주요하게 다뤘다. 비정규직노조는 “현대차가 18일 노조 간부들을 폭행 납치한 뒤 그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뒤늦게 피해 노조원들에게 퇴거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차는 “비정규직노조는 회사의 협상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퇴거통보를 하든 말든 법적인 문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여러 경로로 수차례 퇴거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경향은 같은면에서 삼성노조 조합원이 기자에게 회사를 나쁘게 말했다는 이유로 회사 간부가 자신을 폭행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조합원 김아무개씨는 고소장에서 “인사팀 김아무개 차장이 지난달 27일 자신이 근무하는 에버랜드 알파인 식당에서 회사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에버랜드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 21일자 경향신문 2면

동아일보는 18일 발생한 비정규직노조 간부에 대한 폭행·납치 사건은 누락한 채 “현대차 사내 하청업체 노조가 20일 오후 9시경 울산 1공장 점거를 시도해 공장 점거에 따른 충돌과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노조 간부 폭행 사건에 대한 언급은 기사 관련 사진 설명에서 한 줄 첨부한 것이 전부였다.
한겨레는 용역폭력 방지 근본대책 관련 기사에서 노동쟁의 현장에 대한 일종의 사회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자는 학계·법조계·시민단체들의 제안을 소개했다. 윤지영 변호사(공익법무법인 공감)는 “정당한 노동권 행사를 폭력으로 진압하는 행위는 당연히 공적 영역에서 벌어진 일로 보고, 공공의 가치 차원에서 적극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민주통합당 폭력용역업체 진상조사단과 참여연대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고용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불법폭력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해당 용역경비업체를 불러들인 시설주 또는 고용주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경비원 면허제를 도입한 미국, 경비업무의 구체적 활동사항을 세세하게 규정한 프랑스의 사례를 소개했다.

▲ 21일자 동아일보 14면

맥쿼리, 다큐 영화 다 찍기도 전에 “법적 대응” 운운
맥쿼리자산운용이 자사 투자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맥코리아’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화는 아직 완성도 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맥쿼리측은 최근 이 영화를 제작 중인 김형렬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예고편 일부 내용이 심각하게 왜곡됐고 그 내용을 뒷받침할 구체적 증거도 없는 만큼 상영금지 가처분 등 법적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아들이 한때 맥쿼리 계열사 대표로 근무한 바 있다. 맥쿼리의 법적 대응 방침으로 아직 완성도 되지 않은 영화에 대한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도가니’, ‘부러진 화살’, ‘두 개의 문’에 이어 논란이 된 사건을 재조명한 또 하나의 다큐 영화가 나올 지 주목된다. 

▲ 21일자 국민일보 8면

아메리카노 마시면 친미?
통합진보당은 난 데 없는 커피 논쟁에 빠졌다. 사건의 발단을 지난 17일 불거졌다.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의 남편인 백승우 전 통합진보당 사무부총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대표와 심상전 전 대표를 겨냥해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셔야 회의를 할 수 있는 이분들을 보면서 노동자·민중과 무슨 인연이 있는지 의아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유 전 대표도 20일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 “아메리카노 커피는 포기하지 않겠다. 이름이 그래서 그렇지, 미국하고 별관계가 없는 싱거운 물커피”라며 “아무 가치 있는 것도 낳을 수 없는 ‘비창조적 흥분상태’ 또는 ‘불모의 흥분상태’에 빠지는 것을 스스로 경계하겠다”고 반박했다. 경향신문은 이런 커피논쟁을 두고 “최근 당 분란을 놓고 벌이는 구주류와 신주류 쇄신파 간 감정싸움이 날것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진단했다.
같은날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는 구당권파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강 대표는 20일 구당권파측에 △구당권파가 모든 당직을 버리고 백의종군 할 것 △5·12 중앙위원회 폭력사태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들이 당원과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당직과 공직에서 모두 물러설 것 △이석기·김재연 의원은 자진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통합진보당의 분당이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22일 중앙위원회에서도 양측의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 21일자 경향신문 1면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2012년 7월 23일 월요일

다음 대통령이 덜 친미적이면 덜 위험해질까?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23일자 기사 '다음 대통령이 덜 친미적이면 덜 위험해질까?'를 퍼왔습니다.
[정욱식의 '오, 평화'] 다시 제주 해군기지의 의미를 묻는다 (中)

☞다시 제주 해군기지의 의미를 묻는다 (上): 강정마을, '해방구'에서 美 전초기지까지

현재 일정대로 2015~16년 사이에 제주 해군기지가건설될 경우, 이 기지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미래 정부의 몫이다. MB 정부처럼 '친미ㆍ친일' 정권이 집권하면 제주 해군기지의 전략적 위험성은 대단히 커질 것이다. 그럼 이보다 자주적인 정권이 집권하면 제주 해군기지의 위험성은 사라지게 될까? 그 위험성이 일부 줄어들 가능성은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거의 그대로 남을 공산이 크다.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한국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다. 가령 이명박 정부는 '이어도-독도 함대'를 창설해 제주 해군기지를 모항으로 사용하고, 이어도에 대한 해군 초계 활동도 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계획대로 한다면, 중국의 군사적 맞대응을 야기해 이어도 인근 수역은 분쟁 지역이 되고 한국의 국익에도 치명적인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

그런데 제주 해군기지를 건설해 이어도에 대한 초계 활동을 할 것인가의 여부는 한국의 선택에 달려 있다. 만약 미래의 정부가 해군 함정 투입이 한중관계에 미칠 위험성을 간파해 군사적 접근을 자제하고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둔다면, 위에서 언급한 우려는 기우로 끝날 수 있다.

미국과 무관할 수 없는 제주 해군기지

문제는 한국의 주권 '밖'에 존재하는 제주 해군기지의 위험성은 정권의 성격과 관계없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크게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한미동맹의 법적ㆍ제도적 측면이다. 앞선 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따라 미국은 "적절한 통고"를 하면 "대한민국의 어떠한 항구 또는 비행장에도 입항료 또는 착륙료를 부담하지 아니하고 출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함정이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을 한국측에 통보했는데 한국 정부가 이를 막는다면 SOFA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SOFA 규정상 미군이 우리 시설을 활용하려면 관련 정부, 외교통상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SOFA 규정 어디에도 이러한 내용은 없다. 실제로 미국 핵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는 부산항에 수시로 입항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얻지 않은 상태에서 '통고'만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이 2003년 패트리어트 최신형인 PAC-3를 배치할 때에도, 미군기지인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는 물론이고 한국군 기지인 수원비행장과 광주비행장에도 통고만 하고 배치했었다.

둘째는 한미동맹의 변화 추세다. 미국이 한미동맹을 중국을 겨냥한 지역 동맹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는 1990년대부터 존재했고, 2001년 부시 행정부 정부 들어 본격화됐다. 노무현-부시 정부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용산기지와 2사단을 평택권으로 이전하는데 합의했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도 합의했다.

그리고 이러한 지역동맹화는 한미 전략동맹을 추진한 이명박 정부 들어 가속화되어 오늘날에는 한미일 3각동맹의 맹아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미동맹이 이처럼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깊숙이 포섭되고 있고, 그 핵심적인 양상이 해상 미사일방어체제(MD) 체제인 이지스탄도미사일방어체제(ABMD) 구축 및 해양안보(maritime security) 확보에 있다는 점에서 동아시아의 전략적 요충지에 건설 중인 제주 해군기지가 미국과 무관해지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자주적이고 균형 외교를 지향하는 정부가 등장하면 이러한 추세를 되돌릴 수 있지 않느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한미동맹의 지역동맹화는 김대중 정부 때 시작되어 노무현 정부 때 본격화되었다는 사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미국의 대중국 봉쇄전략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초당적 합의에 바탕을 둔 것이라는 점에서 미국이 이러한 전략을 대폭 수정할 가능성도 극히 낮다. 중국 내에서 급격한 국력 신장에 바탕을 둔 민족주의 경향이 강해지고 미국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군비경쟁의 양상을 보더라도 미중 관계가 패권 경쟁에서 협력으로 대전환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제주 해군기지 완공이 예정된 2015년 이후에 패권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우려가 크다. 이 시기를 전후해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최신예 핵항모인 '제럴드 포드호'(USS Ford)를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중국도 2015~2020년 사이에 첫 항모인 '바라크호'를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은 ABMD를 위해 이지스함을 추가로 건조하고 있는데, 2015~2020년 사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미중간에 동아시아 패권 경쟁이 완화될 가능성보다 격화될 우려가 크다는 것을 예고해주는 대목들이 아닐 수 없다.

셋째는 아무리 자주적인 정부라고 하더라도 한미동맹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과의 마찰이 심해지면 크게 두 가지 현실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하나는 한국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해코지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라크 파병에서부터 주한미군 재배치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한 노무현 정부의 대미정책을 '공미형(恐美形) 친미주의'라고 부를 수 있었던 까닭이다.

또 하나는 한미동맹이 국내 정치적으로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한미관계 악화는 보수진영의 정치 공세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노무현 정부 때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정권이 대등한 미일동맹을 주창하면서 미국에 도전했다가 단명 정권으로 막을 내린 것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지난 20일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한 미국 해군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인 하와이호(7천800t)가 21일 오후 정박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주권적 선택의 비주권적인 결과

엄연한 주권 국가이자 세계 10위권의 국력을 보유한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 위와 같이 지적하면 기분은 나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한미관계와 이에 종속된 국내 정치의 냉엄한 현실이다. 강대국과의 동맹관계는 안보를 보장받는 대신에 정책 자율성, 즉 일부 주권의 양보를 골자로 하기 때문이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다를 것'이라는 호기를 부리기에 앞서 한미관계의 정확한 본질을 깨달아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제주 해군기지의 미국 이용 문제를 한국의 주권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SOFA 및 그 모법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전면 개정해야 한다. 개정의 핵심 골자는 미국 군사력의 유출입과 관련해 '사전 동의'를 명시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 이후 SOFA 규정 하나를 바꾸는 것도 너무나 힘들다는 것을 뼈저리게 경험해왔다. 또한 미국은 자국 군사력 운용에 타국이 간섭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한다. 참여정부가 미일동맹처럼 '사전 협의'를 추진했다가 실패했던 사례도 있다. 한국이 한미동맹의 파기까지 각오하지 않는 한, '사전 동의'를 추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미이다.

결론적으로 제주 해군기지의 위험성은 정권의 성격이나 변화와 관계없이 존재할 공산이 크다. 그 위험성의 핵심은 미국이 해군기지를 사용하고자 하는데 한국이 반대하면 한미관계에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거꾸로 미국이 사용하게 되면 한중관계에 일대 파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라는 주권적 선택이 가장 비주권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여부'는 우리가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다음 글에서 상세히 다루겠지만,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한국의 전략적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남방 해역의 안보를 튼튼히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문재인과 안철수 등 야권의 유력한 대선 후보들이 절차적인 문제는 인식하면서도 '제주 해군기지의 필요성에는 동감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는 것에 대해 보다 신중해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 필자 정욱식 블로그 '뚜벅뚜벅' 바로가기
 * 필자가 (프레시안)에 연재한 글을 엮어 만든 책 (핵의 세계사)가 발간되었습니다. ☞ 책 소개 바로가기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2012년 7월 12일 목요일

한일 군사협정 “뼛속까지 친일·친미”인 자들의 위험천만한 불장난


이글은 레프트21 2012-07-09일자 기사 '한일 군사협정 “뼛속까지 친일·친미”인 자들의 위험천만한 불장난'을 퍼왔습니다.

“뼛속까지 친일ㆍ친미”라는 이명박은 한일 군사협정 추진 과정에서 철저하게 비민주적인 방식과 꼼수로 일관했다. 
4월에 몰래 가서명까지 마친 것은 물론이고, 5월 17일 국방장관 김관진은 “국회와 논의해 협정 체결에 나설 것”이란 새빨간 거짓말을 내뱉기도 했다. 

 

그러나 추진 과정보다 더 큰 문제는 그 내용이다. 이번 협정을 밀어붙인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김태효는 여러 논문에서 “일본이 한반도 유사 사태에 개입하는 것이 … 대북 억지력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거나 “자위대가 주권국가로서의 교전권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에 영원히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대단히 편협적”이라면서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옹호하는 주장들을 해 왔다.
한국과 일본이 서둘러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려 한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한ㆍ미ㆍ일 미사일 방어 체제(MD)와 관련이 깊다. 김종대 편집장은 “[이 협정은] 한ㆍ미ㆍ일 삼국 간 미사일 방어 협력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지적했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북한 위협을 명분 삼아 “한ㆍ미ㆍ일이 공동작전을 하기 위한 군사적 체계를 완비하는 것, 즉 준(準)동맹의 성격으로 군사관계를 변화시키려 할 것이다.”
또한 이것은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이 될 것이다. 일본은 한일 군사협정 등을 지렛대 삼아, 자위대의 해외 파병을 좀더 용이하게 하려고 한다. 이것이 한일 군사협정 추진과 맞물려, 일본 정부가 “집단적 자위권”의 개념을 더 확장하려는 까닭이다.  
무엇보다 한일 군사협정 체결 추진의 배후에 있는 것은 미국이다. 미국은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대응책으로 ‘한ㆍ미ㆍ일 삼각 동맹’을 희망해 왔다. 
‘2011년 국가군사전략’ 보고서에서도 “우리는 일본과 한국 사이의 안보 관계를 증대하고 군사 협력을 강화하며, 지역적 안정을 보존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방향은 중국의 반발을 낳으며 한반도와 동아시아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 명백하다. 중국 관영언론 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잠재적 위협”이라면서, “한국은 중국을 억제하려는 미ㆍ일을 돕지 말라”고 비난했다. 
“뼛속까지 친일ㆍ친미”인 이명박과, 그보다 언제나 한 수 위인 박근혜는 한일 군사협정을 쉽사리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한일 군사협정을 비판한 민주통합당도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때 MD 구축과 한ㆍ미ㆍ일 군사 협력 강화에 협조한 바 있다. 따라서 방심하지 말고, 한반도를 중심으로 위험천만한 불장난을 하려는 한ㆍ미ㆍ일 지배자들의 의도를 경계해야 한다.

김영익

2012년 7월 1일 일요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친일뿌리 드러나


이글은 대자보 2012-06-30일자 기사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친일뿌리 드러나'를 퍼왔습니다.
[최용익 칼럼] 일제하 친일 청산 못한 과거사 어두운 그림자는 넓고 깊다

‘뼛속까지 친미, 친일’이라는 이명박(MB) 정권이 또 사고를 쳤다. 국민 몰래 일본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맺으려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격렬한 반대 움직임이 일자, 협정체결을 불과 한 시간 남겨둔 상태에서 서명식을 전격적으로 연기한 것이다. 일반적인 외교관례를 깬 어쭙잖은 모양새는 차치하고라도 이 정부의 무모(無謀)성, 저돌성과 더불어 국민여론을 우습게 아는 반민주적 행태가 여지없이 까발려졌다. MB 취임 초부터 누누이 지적돼왔으나 임기 만료를 눈앞에 둔 지금까지 전혀 달라지지 않은 불통(不通)정부의 진면목을 되풀이한 것이다. 

정부는 국무회의에 부치기 전에 논의 사항이 사전에 공개되는 일반안건이 아니라 대외비로 처리되는 `즉석안건'으로 협정 체결을 의결했다. 공개될 경우 일어날 반발과 비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최악이었다. `밀실처리'라는 거센 비난여론에 부닥치자 결국 사흘 만에 서명을 연기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외교적 망신은 둘째 치고 이 안건이 공개될 경우, 여론이 어떻게 흐를지에 대한 최소한의 예측능력도 갖추지 못한 이 정권의 누추함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말았다. 그런데도 이 정부는 “국회의 비준동의가 필요 없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을 받았다”, “청와대는 몰랐다”는 등 말이 안 되는 변명을 계속하고 있다. 

35년간 식민지 지배를 하면서 위안부 차출과 강제 징병·징용 등 인적 착취와 각종 식량자원과 지하자원 등에 대한 물적 수탈 등, 조선 민중에게 끼친 막대한 피해에 대해 단 한 번도 진정성있는 사죄를 해 본 적이 없으며 멀쩡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는 게 바로 일본이다. 2차 대전에서 같은 추축국이었던 독일이 보여준 전후 배상과 사죄 태도와 비교하면 일본은 정신적으로 유아(幼兒)국가 수준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1970년 12월, 동방정책으로 잘 알려진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유태인 위령탑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을 상기해보라!).   일본은 해방 이후 남북분단으로 이어지는 쓰라린 한국 현대사의 직접적인 가해자이자 원인 제공자인 동시에, 분단의 결과 벌어진 한국전쟁의 최대 수혜자이기도 하다. 2차 대전의 패배로 쪽박 찰 형편이었던 일본은 한국전쟁을 계기로 일약 경제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언제든 적대관계로 돌아설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나라와 군사기밀을 주고받는 협정을 체결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데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 동의도 필요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또 국무총리와 장관들이 대통령 모르게 자기들끼리 모여 극도로 예민한 한일협정 추진을 의결했다는 말을 믿으라는 것이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다. 이들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이 맞는지 어이가 없을 뿐이다. 

광우병 논란을 불러일으킴으로써 MB정부 취임 직후 1년을 뒤흔들어 놓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때와 너무나 유사하지 않은가? 그때도 한미 FTA 타결이라는 목적달성을 위해 국민 몰래, 이전 정권에서 광우병 감염 위험성 때문에 금지해왔던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장벽을 하루 아침에 허물어 버렸다. 국민에게 상의하는 절차 하나 없이 밀어붙이려다 들통이 나자 MB는 두 번이나 대국민사과를 하는 망신을 자초하더니 끝내는 두 달 간 계속된 촛불집회를 경찰력을 동원해 강제해산해야 했다. 광우병 관련 촛불집회는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고 누가 주도하는지 보고하라!”는 명언(?)을 남겼고 이후 이 나라가 ‘명박산성’으로 상징되는 국민과의 소통거부와 감시, 사찰이 일상화되는 경찰국가로 추락하고 만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MB의 대일, 대미관은 불투명하며 국민여론과는 거리가 멀고 국익과도 상관이 없다. 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2008년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이명박 대통령은 뼛속까지 친미, 친일이니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발언했다는 사실이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MB가 미국정부에 쇠고기 관련 수입장벽 제거라는 선물을 헌납하기 직전이었다. 또 2008년 7월 호카이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총리가 교과서에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MB는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했다는 내용이 주일 미 대사관의 외교문서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 이명박 정권이 밀실야합으로 추진한 한일군사정보보호 협정이 각계각층의 격렬한 저항으로 서명 한시간 전에 철회하는 국제망신을 초래했다. © 한민족운동연합 제공

미국이 동북아 패권 경쟁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뒤에서 사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한일 군사정보협정의 진상도 얼마 지나지 않아 밝혀질 테니 조금만 기다려 보자! 아이러니한 것은 MB는 고려대 상대학생회장 으로 1964년 6.3사태 때 한일회담 반대에 앞장섰고 6개월간 구치소에 갇히기도 했다. 47년의 세월이 한 인간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생생한 실례를 MB는 몸으로 웅변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의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국민 몰래 추진하곤 하는 이 정부의 옹졸하고 비루한 행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집권했으면서도 당당하지 못하게 눈속임으로 넘어가려다 뒤늦게 발각이 되면 말을 바꾸거나 온갖 변명을 늘어놓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촛불시민들은 일찍부터 MB 정권의 이런 못 된 버릇을 설치류 중 특정 동물의 행태로 풍자, 조롱해왔다. 앞뒤가 맞지 않는 변명이 잘 먹힐 리 없고 따라서 당사자들의 반발이 커지면 검찰과 경찰을 동원해 인신구속과 강제진압으로 입막음을 해 온 게 MB 집권 4년의 역사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에서 시작해 4대강 사업, 용산참사,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 미네르바 사건, 한미 FTA 졸속 타결, 천안함 침몰 의혹, 그리고 최근에는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과 내곡동 사저 구입에 따른 각종 의혹 등등 자고 깨면 터지는 사건들로 대한민국은 4년 내내 편한 날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진짜 큰 문제는 MB 정부의 일본을 보는 시각 자체에 있다. 이 사회를 쥐락펴락하는 기득권 집단의 가장 큰 지분을 친일파들이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점도 당연하달 수 있다. 부자감세와 노동탄압으로 계급적 정체성을 분명히 한 MB 정부는 시종 반북친미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 또한 국내적으로 재벌 등 부자들의 이익과 더불어 국제적으로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충실히 복무하고 있는 ‘마름정부’의 특성상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MB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협정을 추진하는 과정과 배경이 1965년 박정희 정권 당시 강행된 한일 청구권협정 때와 매우 유사하다. 47년이 지났어도 미국이 주도하는 동북아 질서와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태도, 한국 정부의 권위주의적 태도에는 변함이 없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한국과 일본에 올 때마다 한일 군사협력의 필요성을 집요하게 역설했다. 1965년에도 미국은 러스크 국무장관 등이 방한해 한일 국교정상화 회담을 조속히 타결하라고 촉구했었다. 권위주의 정권이 밀실에서 비공개적으로 추진한 점도 공통된다. 박정희 정부는 한·일협정을 밀실에서 추진하다 6·3사태라는 국민적 저항에 직면했었다.”(경향신문, 2012년 6월 29일자)

민주주의 신장과 남북관계 등 다른 모든 분야도 군사독재 시절로 돌아갔지만 MB 정부가 들어서자 역사해석이 과거로 회귀했다. 뉴 라이트 등 신보수를 표방하는 우파세력은 광복절을 건국절로 대체하고 식민지 근대화론에 근거해 일제통치를 합리화하는 이론화 작업에 바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남한단독정부를 주도한 이승만의 정통성 수립과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박정희의 경제발전 실적을 유독 강조하는 역사 교과서 개편 작업이었다. ‘역사 뒤집기 작업’에는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공영방송도 동원됐다. MB의 후보시절 언론특보가 낙하산 사장으로 내려온 KBS는 독립운동가들을 때려잡던 조선인 특수부대 간도특설대 장교 출신 백선엽을 전쟁영웅으로 미화하는가 하면, 반민특위를 해체하고 친일파들을 고위직에 대거 등용했다가 결국 4.19 혁명으로 쫓겨난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찬양하는 다큐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MB와 새누리당의 후견인이자 기득권 세력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조중동이 빠질 수 없다. 기득권 세력의 가장 큰 뿌리는 친일파들이다. 이들은 일제하에서 “귀축영미(鬼畜英美)”를 부르짖다가 해방이 되자 잽싸게 말을 갈아탔다. 열렬한 친미주의자들이 된 것이다.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먹을 것을 따라 몰려다니는 설치류 중 특정동물의 특성을 이들은 유전자로 지니고 있다.

2009년 말, 방응모와 홍진기, 김성수 등 자사의 사주 또는 사장을 친일파로 비판한 이 발간되자 조중동은 맹비난을 퍼부었다. 주된 논지는 시간도 많이 흘렀는데 이제 와서 친일파를 적시, 비판하는 것은 혼란을 부추기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논리를 밀고 가면 재미있는 역설이 발생한다. 역으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세우기 위해서는 일제부역이라는 민족반역 행위에 눈감았어야 한다는 자기모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친일파 문인과 지식인들을 필진으로 동원해 위안부와 징병모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감언이설을 꾀한 자신의 과거 민족반역행위에 대해 한 번도 사과한 적이 없는 친일신문들의 자가당착이다.

식민지로 전락한 조국을 되찾기 위해 국내외에서 풍찬노숙을 마다하지 않은 수많은 독립투사들과 일제의 식민지배를 주도한 자들을 응징했던 안중근, 이봉창, 윤봉길 등 의사들이 해방 후 70년이 다 됐음에도, 한국사회 기득권층에 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친일 잔재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일제하 부역자들을 제대로 청산, 정리하지 못한 과거사의 어두운 그림자는 넓고도 깊다.

최용익:MBC 전 논설위원, 새언론포럼 회장 역임

2012년 6월 28일 목요일

"'뼛속까지 친미'로 출범하더니 '뼛속까지 친일'로 마무리"


이글은 뷰스앤뉴(Views&News) 2012-06-28일자 기사 '"'뼛속까지 친미'로 출범하더니 '뼛속까지 친일'로 마무리"'를
퍼왔습니다.
민주당 "한일군사협정은 무효"

민주통합당은 28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문과 관련, "국무회의를 날기치 통과한 이번 협정은 무효이며 서명 체결을 미루고 국회에서 국민적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을 기만한 것으로 드러난 광우병 미국산 소고기 수입결정으로 '뼛속까지 친미' 소리를 들었던 이명박 정부가 이제는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으로 '뼛속까지 친일'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임기를 마무리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무엇이 급해 즉석 안건으로 채택해 서둘러 처리했는지 국민은 의문"이라며 "지난 1년반 동안 양국이 협의해왔고 일본 정부는 아직 처리날짜도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이런 태도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더욱이 한일 양국 간의 최초의 군사협정의 처리를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처리한다는 것 역시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상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국민의 비판이 넘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늘 또다시 군사정보보호협정은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고 군수협정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국민의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광우병 소고기 수입과 관련해서 이명박 정부가 보였던 굴욕적이고 무능한 태도는 이번 일본과의 협정추진 과정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며 "광우병 소고기 수입반대 목소리를 무책임한 반미선동으로 몰아붙였던 새누리당이 이번에는 국민들의 우려에 대해 반일감정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새누리당도 싸잡아 비난했다.

최병성 기자

2012년 6월 3일 일요일

한국교회 배타·친미·반공주의 뿌리를 묻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현 기자의 블로그 휴심정 2012-06-02일자 기사 '한국교회 배타·친미·반공주의 뿌리를 묻다'를 퍼왔습니다.


‘시민 K, 교회를 나가다’ 강좌 (1) - 이기적인 집단이 된 교회


본 기사는 6월 5일부터 7월 24일까지 매주 목요일 진행하는 김진호 목사의 책 출판기념 강좌 중 첫 번째 강의 원고를 요약·정리한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강좌를 통해 만나 볼 수 있습니다. - 편집자 주

지난 2008년 조지부시 전미국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주도로 열린 환영 기도 집회

배타주의, 친미·반공주의, 이 셋은 한국의 시민사회가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생각하는 요소들이다. 배타주의는 타종교에 대한 공격적 적대감에서 나타날 뿐 아니라, 기독교적인 것의 외부라고 여기는 거의 모든 것에서 나타난다. 가령 사람들의 경험, 사회의 관습과 문화를 존중하지 않을 뿐 아니라 무시하곤 하며, 비기독교 국가와 그 국민을 폄하하기까지 한다.

아마도 사람들이 일상에서 기독교인의 배타성을 가장 가깝게 접하는 대표적 사례는 죽음의 의례에 관해서일 것이다. 가족 가운데 누군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기독교인은 그이에게 세례를 주어야 한다는 강박에 휩싸인다. 하여 종종 목사를 대동하고 병실로 들어와 다짜고짜 세례 예식을 행하곤 한다.

사랑하는 가족이 천국에 못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다른 가족들이 불쾌하게 여길 것이 예상됨에도 그런 무례한 행동을 감행해야 했겠다. 그런데 여기에는 기독교 교리를 되뇌는 입에 발린 말들로 하느님나라의 백성이 되고, 그런 말을 따라하지 않았다고 지옥에 떨어진다는 마술적 신앙이 죽음을 앞둔 이의 평생의 삶과 신념보다 중요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하여 그이를, 그이의 삶과 신념을 존중하기보다는 자기의 강박적 생각이 앞섰다.

기독교의 신앙은 신이 사람이 되었다는 고백에서 시작한다. 그것은 신이 자기의 모습, 자기의 말이 아니라, 타자의 모습이 되어, 저들의 말과 문화를 따라 말하고 행동했다는 뜻이다. '신의 타자성'이다. 예수는 그렇게 사람들을 만났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가운데서 사람들의 감동이 있었고, 병 나음이 있었으며, 해방 체험이 있었다. 사람들은 예수를 그렇게 기억했다. 기독교 신앙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그런 신앙이 어느새 제국의 종교가 되었고, 지배자의 언어로 말하고 행동하기 시작했다. 예수의 가르침을 요약하는 말들이 교리가 되고 계율이 되었다. 그것으로 생명과 비생명이 나뉘고, 은혜와 저주가 갈렸다. 나아가 신이 아닌 사람들이 축복과 징벌의 주체가 되고자 했다. 이런 역사에서 기독교 신앙 속에는 배타주의가 깊숙이 배어 버렸다. 요컨대 기독교 신앙은 신의 타자성과 배타성, 이 두 요소가 서로 갈등한다.

한국교회는 전 세계의 기독교계에서 가장 배타적인 신앙을 발전시켰다. 신의 타자성은 신앙의 주변부로 밀렸고, 신의 배타성 교리가 중심이 되는 교회 제도가 체계화되었다. 도대체 왜 한국교회는 '더 배타적인 신앙 제도'를 갖게 되었을까?

나는 배타주의가 한국교회의 신앙적 기조가 되는 뿌리 체험을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에서 본다. 그 사건을 계기로 한국교회는 신의 타자성의 기조가 주변부로 밀려나고 그 중심에 배타주의가 굳게 자리 잡았다. 그것은 미국의 근본주의적 신앙에 영향 받아 더 근본주의적인 신앙이 한국에서 생성되는 사건이다. 이후 한국교회는 배타성이 더욱 견고히 강화되는 몇몇 계기들을 거치면서 오늘의 신앙 양태에 이르게 되었다. 요컨대 한국교회의 신앙 속에 내포된 배타성은 평양대부흥운동에서 시작하여 그렇게 계승된 한국 기독교의 형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것은 신앙의 본질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선택의 결과였다.

한편 이러한 배타주의 신앙은 이념적으로 반공주의와 맞물리면서 불꽃을 일으킨다. 한국교회의 역사에서 가장 폭력적이고 가장 파괴적인 신앙이 활개 쳤던 순간은 배타주의가 반공주의로 표출되던 때다. 그것은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기까지 가장 극렬했고, 사람들 모두가 냉정을 되찾으려 안간힘을 쓰던 전후의 상황에서도 교회는 좀처럼 냉정해지지 않았다. 기독교 신앙에서 분노의 정치가 물결치는 대목은 바로 반공주의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데 실은 이러한 파괴적 반공주의는 북한 지역에서 근대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겪었던 폭력적인 배제의 체험에서 비롯되었으며, 특히 월남한 기독교도들이 남한 사회의 근대국가 형성 과정에서 더 폭력적인 가해자가 되어 공산주의자들에게 되갚음 하는 과정에서 분출한 것이다. 즉 저 파괴적 반공주의는 한국교회가 남북한에서의 근대국가의 파행적 형성 과정에서 잘못 자리 잡음으로써 형성된 역사적 산물이다.

그런데 반공주의 신앙이 형성되는 이러한 역사적 과정 이면에 '심성적 뿌리'가 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1930~40년대 신사참배의 상처에서 비롯된다. 근본주의자들에게 이것은 말할 수 없는 수치심이었다. 자기가 악마가 되는 자기모멸적 체험이다. 그리고 해방이 되었다. 위에서 말할 것처럼 해방 정국에서 자기모멸 심리에 빠져 있는 기독교도들에게 분노의 대상이 나타났다. 공산주의자였다.

'작은 악마'였던 기독교도들 자신은 수치심에 빠져 있었는데, 눈앞에 적이 나타났다. 그것은 '큰 악마', '본원적 악마'였다. 이제 수치심은 분노로 바뀐다. 수치심이라는 마음의 상태는 생각을 행동으로 전이시키는 마력을 갖는다. 분노할 대상을 마음에 품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분노를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저들이 괴멸될 때까지 온갖 분노를 쏟아붓는 행동들, 곧 수치심의 파괴적 전이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나는 기독교 신앙의 파괴적 반공주의는 이런 심성적이고 역사적인 뿌리 체험을 통해서 형성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이 신앙 제도 속으로 녹아들게 되었다고 본다.

강좌 '시민 K, 교회를 나가다'의 첫 번째 강의에서 나는 한국교회의 신앙제도 속에 배타주의와 반공주의가 똬리를 틀게 된 역사적, 심성적 과정에 대하여 이야기할 것이다. 한데 그 속에는 친미주의가 깊게 깔려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보다 더 미국적인 신앙적 심성이 한국교회의 독특한 신앙 문화를 낳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김진호 /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저자


본 글은 휴심정 벗님매체인 뉴스앤조이 www.newsnjoy.or.kr>에서  왔습니다.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미국에 귀염받는 대통령


이글은 시사인 2012-01-18일자 기사 '미국에 귀염받는 대통령'을 퍼왔습니다.
위키리크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 공관이 작성한 외교 전문 수십만 건에서 오직 이 대통령만이 ‘매우 친미적’이라 평가됐다. 이 정권에는 ‘닥치고 친미!’ 말고는 없었다.


달포 전 한 일간신문에 나는 “때때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존중’받는다기보다 ‘귀염’받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라고 썼다. 

미국 나들이에 나서 조지 부시 2세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환대를 받을 때마다, 그가 쇠고기 시장 개방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같은 큰 선물을 미국에 건네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까지 그것은 내 육감이었을 뿐이다. 세계를 경영하는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이 ‘귀여워하는’ 국가 지도자들이 어찌 없겠는가?

‘존중’은 (거의) 대등한 관계를 맺고 있는 주체들 사이의 태도, 수평적 감정이다. ‘귀염’은 상위 주체가 하위 주체에게 건네는 긍정적 태도, 수직적 감정이다. 

비록 몰락하고 있기는 하나 미국은 여전히 이 행성에서 가장 힘센 나라이므로, 미국과 완전히 대등한 처지에서 똑같은 수준의 상호 존중을 확보할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 우방의 지도자들은 미국으로부터 ‘존중’과 ‘귀염’ 사이의 어떤 대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그 대접의 수준은 국가의 주체성, 국가 지도자의 외교 역량, 미국 지배계급과의 친밀도 같은 것에 달려 있을 테다.

새해 들어 처음 읽은 책에서 나는 충격적 사실과 마주쳤다. 그 책은 KBS 김용진 기자가 쓴 이다. 은 재작년부터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위키리크스’ 문건을 분석한 책이다. 이 문건들에는 전 세계에 둥지를 틀고 있는 미국 공관이 그 나라 국가수반이나 정부 수반의 친미도(親美度)를 가늠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 문건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매우 친미적인(strongly pro-American 또는 strongly pro-U.S.)’ 인물로 표현되었다.

그럼 미국이 이런 ‘칭찬’을 한 국가 지도자는 몇이나 될까? 김용진 기자에 따르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 25만1287건 전체에서 이 표현을 사용한 전문은 단 세 개였다. 그리고 그 문건 셋은 모두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작성되었다. 다시 말해 ‘매우 친미적’이라고 평가받은 최고 권력자는 이 대통령 한 사람뿐이었다. 이보다 한 단계 낮은 표현, 그러니까 ‘매우’라는 부사를 빼고 그저 ‘친미적인’ 인물로 표현된 국가 지도자는 다섯이었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미국 공관이 작성한 외교 전문 수십만 건에서 오직 이 대통령만이 ‘매우 친미적’이라 평가된 것이다.

이것은 여러모로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한국과 미국은 긴밀한 우방이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그러나 미국 처지에서 보면, 한국이 영국이나 이스라엘 또는 일본만큼 중요한 우방은 아니다. 지정학적으로도 그렇고, 문화적으로나 국내 정치적으로도 그렇다. 더구나 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Pew Research)가 지난해 3월에서 5월 사이에 23개 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 호감도 조사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미국을 가장 좋아하는 국민은 일본인(85%)이었고, 케냐인(83%, 오바마 대통령의 뿌리와 관련 있을 테다), 프랑스인(75%), 리투아니아인(73%), 이스라엘인(72%)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조사에는 한국이 빠져 있었는데, 한번 견줘보려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56.8%가 미국에 호감을 보였다. 이 결과만 보자면 이 대통령은 ‘특별한 한국인’에 속하는 셈이다.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애걸복걸

‘매우 친미적인 대통령’ 이명박 얘기는 의 끝머리에 붙은 작은 에피소드일 뿐이다. 김용진 기자는 2006년부터 2010년 2월 사이에 주한 미국 대사관이 워싱턴에 보낸 외교 전문 1980건 가운데 기사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문건을 추려 분석하며, 한국에 대한 미국 권력층의 눈길을 더듬는다. 그것을 읽는 내 심정은 심란했다. 거기에는 한국이 미국에 얼마나 얕보였는지, 한국 정부가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미국에 얼마나 애걸복걸하며 물질적·상징적 국익을 갖다 바쳤는지가 세세하게 서술돼 있다. 

이 정권에는 ‘닥치고 친미!’ 말고는 외교라는 것이 없었다. 나는 미국을 존중한다. 그와 더불어 나는 우리 대통령이 미국에 귀염받는 게 아니라 존중받기를 바란다.

2011년 11월 26일 토요일

[사설] FTA 날치기 비판했다고 윤리위 회부하는 대법원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1-25일자 사설 '[사설] FTA 날치기 비판했다고 윤리위 회부하는 대법원'을 퍼왔습니다.
한 부장판사가 페이스북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날치기 처리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데 대해 대법원이 어제 공직자윤리위에 회부하기로 했다. (조선일보)가 어제 해당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간부’라며 비판하는 투의 기사를 실은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대법원의 조처는 법원과 법관의 독립을 해칠 우려가 커 매우 부적절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법원 공보관은 “에스엔에스에서의 법관들 언행의 일반적 기준 마련의 필요 여부와 보도된 게시글의 표현과 내용의 적절성 등 법관윤리강령 위반 여부를 심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내용을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판사도 사적 공간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헌법적 권리다.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사랑방에서 도란도란 얘기하는 수준”으로 했다는 얘기를 끄집어내 공개하고 문제삼기 시작하면 에스엔에스 자체가 존립할 공간이 없어진다.
더구나 그가 올린 글 내용은 아무리 따져봐도 지금 대한민국 국민 다수가 공감하고 있는 수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동아일보)의 여론조사에서조차 날치기 처리가 다수당의 횡포라는 의견이 51%로 나오지 않았는가. 조선일보는 대통령에 대해 ‘뼛속까지 친미’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을 꼬투리 잡고 있으나 이 역시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이 주한 미국대사에게 자랑한답시고 한 말 아닌가. 국민 다수가 공감하는 내용을 마치 금기라도 되는 양 호들갑 떠는 언론 자체가 문제다.
더 큰 문제는 대법원 수뇌부에 있다. 조선일보가 우리법연구회 간부라는 것을 부각한 것은 판사의 성향을 문제삼겠다는 저의로 보인다. 이런 태도야말로 매우 위험하다. 촛불시위 재판에 노골적으로 간섭한 신영철 대법관은 못 본 척하고, 무죄를 선고한 판사는 사상검증 하듯 잡도리했던 게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수구언론들이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보면 이번 보도도 판사 길들이기의 혐의가 짙다. 보수라면 무슨 짓을 해도 보호해주고 진보는 입만 뻥긋해도 가만두지 않겠다는 이런 행태는 사법부의 독립을 심각하게 해칠 뿐 아니라 사실상 판사들에 대한 협박이다. 사법부의 균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에 부화뇌동해 보도가 나오기 무섭게 곧바로 판사를 윤리위에 회부하겠다는 건 사법부 수장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당장 재고하기 바란다.

2011년 11월 25일 금요일

조선일보의 판사 페이스북 털기, 뼛속까지 무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1-25일자 기사 '조선일보의 판사 페이스북 털기, 뼛속까지 무지?'를 퍼왔습니다.
우리법연구회 매도 논란, “'좋아요' 13명인데… 페이스북 써보기나 했나"

조선일보가 또 다시 법원 내 진보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때리기에 시동을 걸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가 불충분한 근거로 사건을 확대해석 하면서 우리법연구회를 매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25일자 1면 기사 (“FTA추진 대통령, 뼛속까지 親美” 현직 부장판사 페이스북 글 논란)에서 “현직 부장판사가 페이스북에 정치 성향이 짙은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 부장판사는 ‘우리법연구회’의 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 조선일보 25일자 1면 기사

조선일보에 따르면 어느 지방법원의 부장판사인 A(45‧사법연수원 22기)씨는 지난 22일 국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강행처리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Facebook)에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 난 이날을 잊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은 인터넷을 통해 ‘친구’ 관계를 맺은 뒤 서로의 관심사와 정보를 주고받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중하나로, 상대방의 글에 대해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 수 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도 “제대로 된 판사라면 그런 경솔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판사가 개인 의견을 밖으로 표현하면 특정 사안에 편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수밖에 없고, 재판에서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비판했다.


▲ 조선일보 25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이어 “이 부장판사가 앞으로 FTA 반대 불법 시위를 하다 기소된 시위대나 FTA와 관련한 행정소송에 휘말린 정부 관계자들을 소송 당사자나 증인으로 불러 재판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이 판사가 아무리 공정하게 재판한다고 국민들이 공정한 재판이라고 믿어주겠는가”라고 질타했다.
하지만 법관이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힌 단순한 사건을 조선일보가 과대 포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디케의 눈), (확신의 함정)등의 저자로 유명한 금태섭 변호사는 25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조선일보가 제대로 비판했는가하는 의심이 든다”며 “기본적으로 SNS라는 소통수단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태섭 변호사는 “법관이 언론에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고민해야겠지만 페이스북은 공적인 공간도, 사적인 공간도 아니다”며 “누구나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곳인데 조선일보는 판사라는 직업 자체에 무게를 실어 여론에 영향을 줄 것이라 지레 경계했다”고 비판했다.
금 변호사는 또 “이 글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이 13명이면 그냥 스쳐지나가는 글”이라며 “페이스북에 있는 부장판사의 프로필을 보면 사람들은 그가 판사인지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금 변호사는 이번 보도가 다분히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것이냐는 의구심도 내비쳤다. 금 변호사는 조선일보가 우리법연구회에 대해 “판사를 독립된 법관으로 보지 않고,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음모를 띄고 법원을 왼쪽으로 모는 집단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 변호사는 “차라리 법원 내 (정치적 성향보다는) 지연, 학연의 힘이 훨씬 더 강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리법연구회 간사인 유지원 판사는 통화에서 “권위적인 시대에 법관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면 권력에 봉사하게 될 우려가 있어 법관을 비롯한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킬 것을 규정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면서도 “사적으로 말한 것을 추적해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이런 의미가 아닌, 판사를 자기편으로 순치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 판사는 또 “판사 개인의 생각과 판결은 별개”라며 “만일 판사가 특정 종교를 가졌다고 해서 그 종교와 관련된 판결이 공정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근거가 없는 것처럼 이번 일도 마찬가지다”고 반박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신문의 ‘우리법연구회’ 때리기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이들 신문이 이 조직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한 것은 우리법연구회가 신영철 대법관 사태를 촉발한 2009년부터다. 우리법 연구회 소속 유모 판사는 신영철 전 서울중앙지법원장이 대법관으로 지명되자 그가 이른바 ‘촛불재판’ 배당에 개입했다고 내부통신망에 비판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이후 보수신문은 국회 폭력 혐의로 기소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등에 대한 무죄판결한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소속 회원이 아님에도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과 우리법연구회가 판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비난했다.
법관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보수신문의 공격은 지난 2009년 마은혁 판사에게도 일어났다. 마 판사가 국회 폭력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리고, 노회찬 전 의원이 이사장으로 재직중이었던 연구소 후원회에 간 일을 문제 삼은 것이다.
동아일보는 2009년 11월 12일자 12면 기사 (‘민노당 12명 공소기각 판결-노회찬 후원회 참석’ 마은혁 판사, 사회주의 혁명조직 핵심멤버였다)에서 “마 판사가 1987년 결성된 사회주의 지하 혁명조직인 ‘인천지역민주노동자 연맹’(인민노련)의 핵심 멤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색깔론’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