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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4일 월요일

세계를 뒤흔든 매닝 일병, 마침내 ‘진상’을 밝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03일자 기사 '세계를 뒤흔든 매닝 일병, 마침내 ‘진상’을 밝히다'를 퍼왔습니다.
“위키리크스 외교전문 폭로는 내가 전달한 것”…“더 나은 세상을 위해”

2010년, 위키리크스의 잇단 폭로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의 실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특히 4월 5일 공개된 [부수적 살인(Collateral Murder)] 동영상은 충격적이었다. 아파치 헬기의 30mm 기관포가 불을 품었다. 지상에 있던 일군의 사람들이 속절없이 쓰러졌다. 미군의 타깃이었다.
문제는 다음 장면. 쓰러진 이들을 살피러 접근하던 일군의 민간인들과 그들이 타고 온 봉고차에도 총격이 가해졌다. 헬기의 병사들은 그들이 위협적인 존재라며 ‘사격 인가’를 내려줄 것을 거듭 요청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들이었다. 거기에는 얘들까지 있었다.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미군 헬기병들은 마치 게임하듯 사격했다. “계속 쏴”, “잘했어” “저 XXX들 죽는 것 좀 봐”…. 총기를 가지고 있다고 오인한 2차 사격 결과 그들이 비무장 민간인들이었으며, 아이들까지 부상한 것으로 확인되자 그들은 부모 탓을 했다. “왜 얘들은 데리고 와서…” 그 가운데 2명은 로이터통신 기자였다.

(부수적 살인)에 이어 (미외교전문) 폭로한 위키리크스 그 배후엔…

(부수적 살인) 동영상 공개로 위키리크스와 그 대표 줄리아 어산지는 단숨에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이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일지(war log), 그리고 이어진 미 국무부 외교전문 공개는 전 세계를 뒤흔들어놓았다. 튀니지와 이집트로 그 불똥이 튀었다. 집권자의 부패와 추악한 뒷거래 실상이 드러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그것은 들불처럼 예멘, 리비아, 시리아 등으로 퍼져나갔다. 어쨌거나 그 내용은 물론 그 양에 있어서도 사상 최대의 기밀 유출 사건이었다. 미국 정부는 어산지를 ‘미국의 공적’으로 선포했다.

▲ 동료들과 휴식시간을 보내고 있는 브래들리 매닝(Bradley Manning) 일병. 그는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와 정치 등에 관심이 많았다. ‘국기에 대한 맹세’를 따라하지 않을 정도로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 컸으며, 게이여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사진은 가디언이 제작한 브래들링 매닝 관련 프로그램의 한 장면.

과연 누가, 어떻게 이런 어마어마한 정보를 위키리크스에 제공했을까? 정보 제공자의 신원은 그 때 이미 밝혀져 있었다. 미 육군 브래들리 매닝 일병, 그는 2010년 5월 26일 이라크 바그다드 현지 군부대에서 체포됐다. 기밀 유출 혐의였다. 전쟁일지 등은 아직 공개도 되기 전이었다. 그가 ‘아드리안 라모’라고 하는, 꽤 유명한 해커와의 채팅에서 “한 달 전에 폭로된 (부수적 살인)은 물론 전쟁일지, 그리고 국무부 외교전문을 이미 위키리크스에 넘겼”다고 털어놓은 직후였다. 해킹 사건으로 미 연방 수사국(FBI)의 수사를 받았던 적이 있었던 라모는 즉각 FBI에 이를 신고했다.
위키리크스나 어산지는 지금껏 정보제공자가 매닝임을 공식 확인해주지 않았다. 매닝도 며칠 전까지는 혐의사실을 시인한 바 없다. 2월 28일, 메릴랜드 주 포트미드 군사법정에서 매닝 일병은 처음으로 자신의 유죄를 인정했다. (부수적 살인) 동영상을 비롯해 (전쟁일지), (국무부외교전문) 등을 위키리크스에 넘겨준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그는 유죄 인정과 함께 35쪽 분량의 모두진술(statement)에서 (부수적 살인)과 (외교전문) 등을 공개한 경위와 이유를 상세하게 밝혔다. 그의 모두진술은 정보분석요원답게 사실을 뒷받침하는 간명한 내용들로 구성돼 있다. 사실과 의견의 구분도 명확하다. 여기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구체적인 공개 경위다.


워싱턴포스트․뉴욕타임스가 외면한 위키리크스 특종들

그는 ‘진정한 세상 경험’을 쌓고 대학등록금 지원 혜택을 받기 위해 19살에 군에 입대했다. 어려서부터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에 능했던 그는 정보 분석 업무를 희망했다. 왜소한 체구와 체력 미달로 1차 훈련과정에서 탈락해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는 재도전에 성공해 희망했던 정보분석가의 길을 걷게 된다. 그것이 세상을 뒤흔드는 ‘폭로의 길’이 될 것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바그다드에 파견된 그가 맨 처음 공개하기로 한 것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일지. 공식명칭은 주요 작전사항(SigAct:Significant Activity)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행해진 미군의 모든 작전 내용이 수록돼 있다. 그는 당초 이를 정보 분석을 위한 백업용으로 별도 저장을 했지만, 점차 그 공개의 필요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전쟁일지에 기록된 것과 언론의 보도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그가 전쟁일지로 살펴본 전쟁의 실상은 일방적이고 무모한 것이었다. 그는 이 두 개의 (전쟁일지)가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기록”이 될 것으로 보았다.
“우리는 해가 갈수록 수렁에 빠지고 있다. 우리는 명단에 있는 인간들을 죽이거나 체포하는 데 혈안이 돼 있으며,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현지의 파트너들과도 별로 협조하지 않는다. 근시안적인 목표나 과제를 수행하면서 야기될 제2,3의 파장들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런 실상을 알려주는 이들 정보들을 미국인들이 접할 수 있게 된다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관련 군사적 대응이나 외교정책에 대한 공개적인 토론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믿었다.”
2010년 1월, 휴가차 미국 워싱턴D.C에 머물고 있던 매닝은 마침내 워싱턴 포스트에 이를 제보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워싱턴 포스트의 한 여기자와 통화했다. 그는 5분여에 걸쳐 그가 제공하려는 막대한 양의 정보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는 일단 편집국 윗선에서 검토를 해본 후에야 보도 여부에 대해 말해줄 수 있다고 응답했다. 별로 흥미가 없어 보였다.
그는 이번에는 뉴욕타임스 퍼블릭 에디터와 접촉했다. 음성녹음기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한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겨 놓았다. 스카이프 전화번호와 전자우편 주소도 남겨놓았다. 그러나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두 신문사가 희대의 특종을 놓치는 순간이었다.
그는 마침내 위키리크스를 찾았다. 내부 채팅방에서 몇 차례의 대화 끝에 위키리크스야 말로 자신이 접촉할 수 있는 최선의 매체라고 판단했다. 위키리크스가 당시 채택하고 있던 익명의 파일 전송 방식은 그에게도 익숙한 것이었다. 그는 신문사에 넘길 경우에 참고용으로 주려 했던 메모 파일도 함께 전송했다.
“정보원이 노출될 수 있는 것은 이미 삭제 처리됐습니다. 이들 방대한 데이터들을 효과적으로 공개하고, 또 정보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90일에서 100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자료는 전쟁의 실상과 21세기 비대칭 전투의 진면목을 잘 드러내주는 이 시대의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하루되기를.”

미 국방부 (부수적 살인) 부인하자 상관에게 원본 링크 보내기도

그가 “조종사들이 피에 굶주린 것처럼 보였다”고 묘사한 (부수적 살인) 동영상 유출 과정을 보면 그가 얼마나 전장의 진상을 드러내는 데 열심이었는지 잘 드러난다. (부수적 살인) 동영상은 그가 처음 포착한 영상이 아니다. 같은 부대의 다른 정보 분석 요원이 먼저 문제를 제기했던 사안이다. 이들의 행동이 교전수칙에 부합하는지 의문을 나타냈다.
매닝은 추적조사에 나섰다. 당시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로이터 기자 2명이 희생됐고, 로이터가 비디오테이프의 존재를 알고 정보공개를 청구한 것도 파악했다. 교전수칙에 어긋나는 점도 확인했다. 매닝은 그 동영상을 내려 받아 처음에는 로이터에 보내려 했다. 그러나 자신이 제공한 다른 사안이 위키리크스에서 즉각 공개된 것을 보고 이 동영상 역시 위키리크스에 보냈다.
그의 ‘작업’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부수적 살인)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자 미 국방부는 비디오테이프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고 부인하고 나섰다. 그의 지휘라인에 있던 대위급 간부도 마찬가지 주장을 폈다. 그는 그가 유출한 원본 동영상 파일 링크를 상관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그 상관은 더 이상 (부수적 살인)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 할 수 없었다. 해당 파일을 유출시킨 장본인으로서는 상당히 위험한 처신일 수 있었다.
그는 모두진술에서 잠시라도 망설였던 것은 미 국무부의 외교전문을 보낼 때뿐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대중들에게 공개돼야 할 정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 음습한 외교전문들은 보다 공개적인 외교의 필요성을 잘 설명해줄 것이었다. 그것이 공개될 경우 미국 외교 관리들이 경악할 것이란 것쯤은 예상할 수 있었다. 그는 그를 고발한 라모와의 채팅에서 이렇게 말했다.“미 국무부 외교문건은 모두 위키리크스에 전달됐어.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신만이 아실거야. 희망하건대 전 세계적인 토론과 논쟁, 개혁이 있었으면 해. 그렇지 않다면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어. 만약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 사회에 대해 포기할거야.”

위키리크스, 어산지, 그리고 매닝일병…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 반향은 컸다. 그가 희망했던 대로 세계는 그가 공개한 것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랍의 봄’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마도 일개 병사로서 세계를 이처럼 뒤흔든 경우도 없었을 것이다.
그 대가도 크다. 그는 자신이 인정한 혐의만으로도 20년 형을 살아야 할 지 모른다. 군 검찰은 그것으론 끝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적을 이롭게 한 혐의로 간첩죄를 적용하려 한다. 그렇게 될 경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진 않았다. 재판관의 우려와 중단시킬 수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는 35쪽 짜리 모두진술(statement)을 읽어 나갔다. 세상을 향한 그의 첫 ‘공개발언’인 셈이다. 그의 유죄인정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재판장은 이제 그가 모두진술에서 밝힌 ‘공개의 정당성’부터 반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백병규 | bkb21@hanmail.net  

2012년 6월 28일 목요일

‘위키리크스’ 2년전 폭로전문에 이미 암시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27일자 기사 '‘위키리크스’ 2년전 폭로전문에 이미 암시'를 퍼왔습니다.

한-일 군사정보협정 ‘몰래 의결’
 2009년 4월 도쿄 미대사관
“한-일 군정보 통로…필요”
2009년 7월 3국 국방회담
“미국 적극적 개입 있어야”

우리 정부는 이번에 체결되는 한-일 정보보호협정에 대해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우리 스스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를 곧이 믿는 사람은 없다. 이번 협정을 바라보는 미국과 일본의 속내는 이미 지난 2010년 11월 내부고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 전문에 적나라하게 공개돼 있다.먼저 일본을 보자. 지난 2009년 4월13일 도쿄의 미 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전문 ‘미·일·한 3자 안보협력에 대한 한·일 관료와 학계의 견해’를 보면, 일본은 미국과 한국을 포괄하는 3자 안보 협력에 전적으로 찬성 입장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유는 한반도에 유사 사태가 터졌을 때 자위대를 동원해 자국민들을 무사히 소개하기 위해서다. 아베 노리아키 일본 외무성 미일안보조약 담당 부국장은 이 문건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에 군사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대화 통로가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로부터 일본 시민들을 소개할 수 있는 집결지, 피난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 (이들을 일본으로 수송하기 위한) 항구와 공항 등의 정보뿐 아니라 자위대의 비행기나 함선이 한반도에 진입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또, 한국으로부터 군사 정보를 제공받으면 유사시 중국과 껄끄러운 마찰을 빚어가며 자위대의 이지스함을 서해로 파견할 필요가 없어진다.미국은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협정을 세 나라가 더 심화된 군사 동맹으로 나가는 첫 걸음으로 보고 있다. 다시 전문을 보자.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09년 7월16~17일 세 나라 차관보급 관리들은 일본 도쿄에서 만나 국방회담을 진행한다. 이때 토의된 내용을 정리한 도쿄 미 대사관의 8월14일치 전문을 보면, 에드워드 라이스 주일미군 사령관은 대포동 2호(북한은 인공위성 주장) 발사를 지적하며 “세 나라는 정보 공유 등 필요한 정책과 작전상의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모임에 참석한 제임스 허쉬 국방기술보안청장도 정보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3자 간의 정보협력은 “다른 분야의 효과적인 협력을 위한 선도적 조처”가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그러나 미국도 한국이 쉽게 일본과 군사 협정을 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도쿄 대사관은 “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3자 안보 대화를 진행시키려면 미국의 밀접한 지휘·감독과 두 나라 정부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있어야 한다”며 “미국 정부는 (이명박 정부 출범으로 인한) 최근 한일간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2012년 5월 18일 금요일

위키리크스 “한일군사협정 미일의 요구 때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5-18일자 기사 '위키리크스 “한일군사협정 미일의 요구 때문”'을 퍼왔습니다.
KBS 리셋뉴스팀 분석 “안보 도움안된다고 알면서도…뼛속까지 친미·친일 MB정권이”

한일 양국 정부가 최근 추진중인 한일 군사협정이 미국과 일본 정부의 요구와 압력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KBS 새노조가 제작하고 있는 ‘리셋 KBS 뉴스9’팀은 18일 공개한 8회분 ‘한일 군사협정 미일 압력 때문’에서 한일군사협정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를 향해 어떤 움직임을 나타냈는지가 담긴 위키리크스 문건을 분석했다.
리셋뉴스팀에 따르면, 지난 2009년 4월 작성된 ‘주일 미대사관 외교문서’에서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한반도 위기사태 발생할 경우 자국민 대피시키기 위해 자위대 항공기와 선박이 접근하도록 한국정부의 허가, 공항과 항만에 대한 정보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런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한국과 군사협정 체결이 필요했고, 단계적으로 한국정부에 접근하고 있다고 리셋뉴스팀은 분석했다.


18일 공개된 리셋KBS 뉴스9.

18일 공개된 리셋KBS 뉴스9.

특히 일본 방위성 관계자는 문건에서 “평화유지 활동과 재난구호와 같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문제에서 점차 그 이상으로 나아갈 것이고, 한반도 위기사태 문제에 대해 양측이 솔직히 대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미국측에 설명했고, 그 핵심은 군사협력 제도화에 있다며 양국간 군사협정을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일본은 실제로 3달 뒤 도쿄에서 열린 차관보급 한미일 3자 안보대화에서 정보분야 협정체결노력을 구체화했다. 문건을 보면, 미일 양자회담에서 일본 대표는 한국과 일본의 정보분야 협력이 나머지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데 결정적이라며 미국측에 지원을 요청했고, 미국 대표는 뒤이어 열린 한미 양자회담에서 한국대표에서 정보보호 협력이 한미일 삼각동맹을 위한 기본요소라고 압박했다고 나와있다.
리셋뉴스팀은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일본과의 군사보호협정을 요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문제는 이런 한일 군사협정이 실상 한국에는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하며, 이런 사정을 한국 정부 실무자들도 알고 있지만, 미국의 강력한 압력과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


18일 공개된 리셋KBS 뉴스9.

리셋뉴스팀은 문건내용에서 주일한국대사관의 참사관이 “한미일 삼자안보대화는 한국의 국가안보 측면에는 거의 도움이 안된다는 게 한국 관료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말했다며 “그럼에도 한국의 삼자대화에 참여하는 이유는 오로지 미국의 강력한 압력과 이명박 대통령이 강력한 삼각 안보동맹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리셋뉴스팀은 “한반도 동북아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사안인 만큼 임기말 서두를 것이 아니라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유영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팀장은 최근 한일군사협정 체결 반대 집회에서 “역대 어느 군사독재정권도 하지 못했던 한일군사협정이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이 뼛속까지 친미, 친일인 이명박 정부 하에서 지금 실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18일자 기사에서 "정부가 이달 말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체결할 에정이던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을 미루겠다는 뜻을 야당에 밝혔다"며 "정부는 한일군사협정의 다른 한 축을 이루는 상호군사지원협정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어, 앞으로 한일군사협정 추진 일정 자체가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18일 공개된 리셋KBS 뉴스9.

http://www.youtube.com/watch?v=vCKzKiQX-3c&feature=player_embedded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MB,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길 열어주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5-18일자 기사 'MB,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길 열어주나?'를 퍼왔습니다.
[정욱식의 '오, 평화'] 한일 군사협정, 무엇이 문제인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오랜 고민거리는 '한반도 유사시 자국민을 어떻게 구출할 것인가'에 있어 왔다. 유사시 정부가 자국민 보호 대책을 마련하려는 것은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이를 명분으로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투입되는 사안에 대한 한국민의 정서적 거부감은 대단히 크다.

동시에 이는 자위대의 능력 강화를 수반하게 되고,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야기해 한반도와 동북아 긴장 고조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의 길을 열어주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방부는 상호군수지원협정이 유엔평화유지활동(PKO) 및 인도적 지원과 재난구호에 한정될 것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도적 지원과 재난구호 자체가 대단히 범주가 넓고 모호한 개념이다. 인도적 지원과 재난구호에 대한 군사력의 투입은 자연재해와 전염병, 테러와 같은 '비전통적 범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유사시 자국민 보호와 구조, 전후 복구와 같은 '전통적 범주'의 재난에도 적용될 수 있다.

북한급변사태를 포함한 한반도 유사시가 바로 '전통적 범주'에 해당될 수 있는데, 이는 곧 한반도 유사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자위대 파병 문제와도 연결된다. 이는 일본이 한국과의 군사 협정을 간절히 원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 ,지난해 3월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 열렸던 3.1독립운동기념 및 한일군사협정체결기도규탄대회의 한 장면. ⓒ연합뉴스

일본,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보낼 것", 그런데…

실제로 일본이 상호군수지원협정을 강력히 원하고 있는 데에는 한반도 유사시 자국민 구출을 명분으로 자위대 파견을 제도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우선 일본은 이미 미국과의 '작전계획 5055'를 통해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놓았다.

2004년 12월 4일자 (아사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미일 양국은 2002년 이 계획에 합의하고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의 임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여기에는 △조난당한 미군의 수색ㆍ구조 등 미군에 대한 직접 지원 △미군의 출격ㆍ보급의 거점이 되는 기지와 항만의 안전 확보 △주일미군 기지 및 원자력발전소 등 135개의 주요 시설 경비 △북한의 공작선 침투에 대비한 해상자위대의 호위함 및 초계기 활동 △부유 기뢰를 제거해 일본 규슈 북부에서 한반도로 향하는 해상 수송로 확보 △조기경보 정보 수집 및 수송기를 이용한 한국 내 일본인 소개 작전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출동 계획이 미일동맹 수준에서는 이미 상당히 깊숙이 논의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주일 미국대사관의 비밀 문서를 통해서도 거듭 확인할 수 있다. 2008년 7월 31일 작성된 미일 양국 정부의 고위 관료 회담 내용을 보면, 일본은 한반도 유사시 "일본인 수송 작전을 위해 한국에 자위대 소속 함정과 항공기를 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의 활동에는 미군 호송 지원, 기뢰 제거, 수색 및 구조 작전, 선박 검색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를 파견하고 싶은데, 한국과의 사전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일본의 입장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간 나오토 총리는 2010년 12월 "한반도 유사시 한반도 거주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해 자위대 파견을 검토하고 있고 이를 위해 한국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아즈미 준 방위성 부대신은 "외교 루트를 통해 제대로 (한국에) 얘기를 하지 않으면 이쪽(일본)의 의사만으로는 좀처럼 일이 진전되지 않을 수 있다"며 한국과의 협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군사협정 체결을 추진키로 합의하기 한달 전에 나온 것들이다. 일본이 한국과의 상호군수지원협정을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견을 보장받는 제도적 장치로 활용하려고 한다는 것을 거듭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듯, 일본 자위대는 2011년 1월 긴급사태 발생시 외국에 체류하는 일본인을 긴급 수송하는 훈련을 실시했는데, (교도통신)은 이를 두고 한반도 유사시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해각서로 체결? 국회와 국민 반발 의식한 '꼼수'

한일 정보보호협정의 문제점은 이 협정의 핵심 대상이 되는 사안을 분석해보면 잘 드러난다. 양국이 정보보호협정을 추진하고 있는 주된 목적은 "북한의 급변사태 대비" 및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위협"에 대한 정보 및 첩보를 공유하자는 데에 있다. 그런데 앞선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북한 급변사태 대비"는 이명박 정부의 '흡수통일론'과 연결되어 있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미국 주도의 동아시아 지역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계획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이명박 정부 초기 때부터 MD 문제를 중심으로 한-미-일 안보대화를 해오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 것은 이러한 분석을 강력히 뒷받침해준다. 특히 한국이 오키나와와 괌을 미사일 방어하는 데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논의가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해군기지 건설 강행도 이러한 흐름과 결코 무관할 수 없다.

아울러 4월 21일자 (아사히신문)이 "정보보호협정은 일본으로 하여금 한국이 강점을 가진 지상에서의 정보 요원을 통해 획득한 북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일본에게 특히 유리한 협정"이라고 지적한 것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협정의 형태이다.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길을 열어 줄 수 있는 군사 협정 체결은 한일 양국, 특히 한국 내에서는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다. 또한 독도와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고, 한국 내에서는 일본의 군사 대국화에 대한 경계심도 대단히 강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일 양국이 군사 협력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군사 협정 체결시도는 한국 국회와 여론에 강한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한일 양국은 국회의 비준을 필요로 하는 조약 형태가 아니라 양해각서(MoU)로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일본과의 군사협정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이유

MB 정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한국이 이미 많은 나라와 군사협정을 체결하고 있기 때문에 한일 군사협정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대단히 안일하고도 위험한 생각이다.

우선 일본이 독도와 과거사 문제에 있어서 퇴행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군사 협력을 체결해주면 이들 사안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보낼 우려가 크다. 일본은 과거사를 덮고 군사 협력을 포함한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자는 입장인데, 한일 군사협정 체결은 이러한 일본의 의도에 맞장구를 쳐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일 군사협정 체결은 일본의 군사대국화 및 평화헌법 개악 시도에 대한 한국의 비판적 견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소지가 크다. 무엇보다도 한일 군사협정은 단순히 양국간의 협력을 확대한다는 차원을 넘어 북한, 더 본질적으로는 중국을 겨냥한 한-미-일 삼각 동맹 추진이라는 구조적 힘이 작용하고 있다. 이는 필연적으로 북-중-러의 결속을 야기해 동북아 신냉전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진다.

이러한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던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일본과의 군사협력 강화보다는 북일관계 개선을 촉구하고 중재하는 방향으로 일본과의 협력을 도모했었다. 이러한 접근법이야말로 한반도 문제 해결에 역사적 책임을 갖고 있는 일본의 역할이자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핵심이라고 본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은 일본 군국주의와 냉전의 최대 피해자였다. MB 정부의 한일 군사 협정 체결 시도가 몰역사적이고 자해적이며 비전략적인 악수라는 지적은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다. MB 정부가 차기 정부와 미래 세대에게 엄청난 전략적 위험을 떠넘기는 퇴행적 선택을 당장 그만두어야 할 까닭이다.

* 필자 정욱식 블로그 '뚜벅뚜벅' 바로가기* 필자가 (프레시안)에 연재한 글을 엮어 만든 책 가 발간되었습니다. ☞ 책 소개 바로가기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사설]공직자들의 ‘비판언론 재갈 물리기’ 제동 건 법원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17일자 사설 '[사설]공직자들의 ‘비판언론 재갈 물리기’ 제동 건 법원'을 퍼왔습니다.
김종훈 새누리당 국회의원 당선자(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보도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언론사와 기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패소했다. 법원은 “한·미 FTA 재협상안에 대한 국회 비준을 앞둔 상황에서 관련 의혹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공익적 차원의 보도였다”며 이같이 판결했다고 한다.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언론의 자유를 확대한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김 당선자는 ‘한겨레’가 지난해 9월 위키리크스 문건을 인용해 ‘2007년 8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쌀시장 개방 추가협상을 미국에 약속했다’고 보도하자 해당 신문사와 기자 3명을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은 “김 당선자는 ‘공인’에 해당하고, 쌀시장 개방 문제는 우리 사회의 주요한 공적 관심사”라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정치인이나 공적 인물에 대해 명확한 확인이 안됐다는 이유로 보도하지 못하게 되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대법원은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 5명에 대해 무죄를 확정한 바 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고위공직자들이 자신들의 공적 활동을 비판한 언론을 상대로 명예훼손 관련 민·형사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언론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제약하고 위축시키려는 의도라며 강력히 비판해왔다. 지난해 프랭크 라 뤼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도 “공무원과 공공기관들은 명예훼손 소송을 내서는 안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직은 대중에 의한 감시가 뒤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한국 상황에 우려를 표시했다.

김 당선자는 총선을 앞두고 여러 차례 자질 논란에 휘말렸다. 서울 강북을 “컴컴한 데”로 비하하는가 하면,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묻자 “신문을 자세히 읽지 않아 모르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한·미 FTA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에 “구멍가게는 이미 20~30년 전에 사라졌다”는 황당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김 당선자가 더 이상 자질 시비를 겪고 싶지 않다면 이번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여 항소를 포기하기 바란다. 민사소송과 별도로 기자들을 고소한 형사사건도 취하해야 할 것이다. 김 당선자는 10여일 후면 19대 의원 신분이 된다. 비판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게 민의의 대표자로 출발하며 할 일인가.

2012년 5월 16일 수요일

미국에 했던 이상득의 그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5-16일자 기사 '미국에 했던 이상득의 그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를 퍼왔습니다.
[정욱식의 '오, 평화'] 한일 군사협정의 실체는?

"이상득은 이명박 대통령이 '뼛속까지(to the core) 친미·친일'이니, 그의 시각에 대해선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주한 미국대사관의 2008년 5월 29일자 비밀 외교전문의 일부 내용이다. 당시 국회부의장이자 '상왕(上王)'으로 불렸던 이상득 의원이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ㆍ일본 양국과 잘 협력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이 발언을 다시 언급한 이유는 최근 한일 군사협정 체결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고, 이것이 미국과 일본 전략가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한-미-일 삼각 동맹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MB 임기 첫 해에 나온 이상득 의원의 발언이 빈말로 끝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내용에는 이런 것도 있다. 2010년 2월 천영우 당시 외교부 차관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북한이 곧 붕괴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 주도의 한반도 흡수통일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에 대해 스티븐스는 "강력한 한일관계가 일본으로 하여금 통일된 한반도를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자, "천 차관은 스티븐스 대사의 주장을 인정했다."

미국은 MB 정부의 종북(終北)주의적 대북정책, 즉 '기다리면 북한은 망할 것이고 그 때 가서 흡수통일하면 된다'는 단세포적 접근을 한-미-일 삼각 동맹 추진의 기회로 이용하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미국의 의도는 상당 부분 충족되고 있다.

한일 군사협정, 초읽기에 들어갔나?

사실상(de facto)의 한-미-일 삼각 동맹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적인 필요조건은 한일 군사협력 강화다. 한-미, 미-일 양자동맹에 더해 한일간에도 군사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미국 주도의 3자 군사 관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사 및 독도 문제, 일본의 군사 대국화 및 동북아 신냉전 출현에 대한 우려로 한일 군사협력 강화는 이전 정부까지 금기시되어왔다. 그런데 MB 정부 들어 그 금기가 깨지고 있다.

이는 양국 정부의 최근 움직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국방부와 일본의 방위성에 따르면, 한일 군사협력 체결이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5월 말을 목표로 "일정과 의제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 역시 "양국 국방장관은 작년에 군사정보 보호와 군수 지원 분야에서 협정 체결을 추진키로 합의했다"며 "우리는 군사협정 체결을 위한 회담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을 반영하듯, 이르면 5월 말에 김관진 국방장관이 일본을 방문해 다나카 나오키 방위상과 회담을 갖고 군사비밀보호협정(GSOMIA)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체결할 것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 한미 군사훈련에 참가하는 한국 공군 F-15K 전투기. ⓒ연합뉴스

MB 임기 첫 해에 한-미-일 안보 대화 합의

이와 관련해 주목할 것은 미국이 사실상의 한-미-일 삼각 동맹 추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2011년 국가군사전략' 보고서에서 "우리는 일본과 한국 사이의 안보 관계를 증대하고 군사 협력을 강화하며, 지역적 안정을 보존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양자 동맹관계를 3자 동맹으로 전환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분명히 한 바 있다.

또한 2011년 6월 하순 워싱턴에서 열린 일본과의 외교+국방장관 회담(2+2 회담)에서 "호주 및 한국과 3자 안보·방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이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삼아 동아시아 군사동맹을 한국과 호주까지 포괄하는 형태로 전환시키겠다는 의미이다. 미일 양국이 '2+2' 회담에서 이와 같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아울러 일본이 한-미-일, 미국-일본-호주로 구성된 두 가지 3자 안보 대화틀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미국이 미일동맹을 아시아-태평양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거듭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입장은 최근 들어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2012년 3월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국방부의 아태 담당 차관보인 피터 라보이(Peter Lavoy)는 "미국, 한국, 일본 3자 협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증진하는데 점차 중요한 틀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3자 방위 협력 분야로 정기적인 고위급 정책 협의, 해양 훈련및 다자간 반확산(counter-proliferation), 재난 구조, 해양 안보 구상을 강화하기 위한정보 공유 등을 적시했다.

미국이 말한 한-미-일 3각 군사협력 체제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이 바로 미사일방어체제(MD)라는 점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 핵·미사일방어 정책 담당 부차관보인 브래들리 로버츠(Bradley H. Roberts)는 2012년 3월 12일 미 하원 청문회에서 "미국은 일본ㆍ호주 및 일본ㆍ한국과 3자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MD는 이들 대화에서 다뤄지고 있는 주제다. 이러한 3자 대화는 국제적인 MD 협력을 확대하고 지역 안보를 강화하며 동맹국의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미국의 노력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보름 후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매들린 크리던(Madelyn Creedon) 국방부 글로벌 전략담당 차관보도 '유럽 MD'와 흡사한 지역 MD시스템을 아시아와 중동에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시아에서는 한-미-일과 미-일본-호주 두 축으로 3자 대화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 근거로 한-미-일 삼각 동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실마리는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008년 11월 4일 주한미대사관이 작성한 비밀 문서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는 임기 첫해부터 한-미-일 3자 안보 대화에 동의한 것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2008년 9월 10일 열린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한국측은 독도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했으나, 미국측의 강력한 요청을 받고는 "9월 22일 전제국 정책실장이 제임스 신(James Shinn) 국방부 차관보에게 서한을 보내 2008년 11월에 열리는 3자 대화에 참석할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부터 한-일, 혹은 한-미-일 간의 군사안보협력 강화 움직임은 눈에 띠게 증대되어 왔다. 한일 군사 협력 강화는 크게 두 가지 양태를 보이고 있다. 하나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quisition and Cross-Servicing Agreement, ACSA)'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 GSOMIA)'과 같이 양국의 군사 협력을 제도화하는 군사 협정 체결 움직임이다. 또 하나는 과거 한-미와 미-일로 나누어 진행되어 실시되었던 군사 훈련에 한일 양국의 군 인사가 교차 참관하는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 기초 닦기'이다.

이러한 현상은 동아시아에서 미국 주도의 한-미-일 3각 동맹체제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오랜 숙원이 반영되어 있다. 가 미 합참의장인 마이크 멀린(Mike Mullen)이 2010년 12월 9일 도쿄에서 한일 양국은 "과거에 벌어진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한일 군사협력은) 미국 정부가 강력히 요구해온 조치"라고 보도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역시 "미국은 일본과 한국의 방위 협력의 필요성을 오랫동안 옹호해왔다"고 전했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론과 북한급변사태론을 포함한 한반도 유사시에 대한 공동 대응 수위를 높이고,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군사적 견제와 봉쇄를 추구하려는 안보 전략이 반영되어 있다. 아울러 한일 양국 정상이 말한 "미래지향적 관계"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2010년 8월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이해 강제병합의 강제성과 불법성이 누락된 "사죄의 심정"을 밝히면서 군사 분야에서도 한일간의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2010년 11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일 군사훈련에 한국군 참관 등 한일 군사 협력에 대해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 올린다면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급물살 타는 한일 군사협력

기회를 엿보던 한-미-일 삼국은 천안함 침몰을 세 나라의 군사 협력 부상의 계기로 삼았다. 2010년 7월 하순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에 사상 최초로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장교들이 조지워싱턴호에 승선해 이 훈련을 참관했다. 그 해 10월에 한국 주관으로 부산 앞바다에서 실시된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훈련에도 일본은 호위함과 P3C 초계기 등을 투입했다. 일본 자위대 함정이 한국 수역으로 들어와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은 해방 이후 처음이었다. 또한 2010년 12월 3일부터 10일까지 실시된 미일 합동군사훈련 '예리한 칼'에도 사상 최초로 한국군 장교 4명이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윌러드 미국 태평양군사령부 사령관은 "한미 합동훈련에 일본 자위대 장교가 참관한 데 이어 한국 역시 미일 합동훈련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했다"면서 "이는 미국의 입장에서 고무적인 움직임"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현재 협력 강화를 위한 논의와 공동 작전수행 능력을 감안할 때 3국이 앞으로 어느 시점에 합동훈련을 실시할 적기(good chance)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명박 정부 들어 한국과 일본 사이의 군사 협정 체결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2011년 1월 10일 방한한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일본 방위상은 김관진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ACSA 체결을 우선 추진하되, GSOMIA도 점차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그리고 MB 정부 임기가 끝나기 전에 이들 협정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만약 한일 양국 정부 계획대로 이들 군사협정이 체결되면, 그 파장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일본 군국주의의 최대 피해자였던 한국이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출동 등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독도와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가간 협력의 최고 수위에 해당하는 군사협력까지 동의해주는 것은 일본 정부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냉전의 최대 피해자인 한국이 동북아의 신냉전을 부채질하는 결과도 가져올 수 있다. MB 정부가 한국과 한반도의 미래에 엄청난 부담을 떠넘기기 전에 제동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2012년 4월 28일 토요일

쇠고기 수입중단 못하는 건 굴욕협상 거짓말 때문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7일자 기사 '쇠고기 수입중단 못하는 건 굴욕협상 거짓말 때문'을 퍼왔습니다.
[아침신문솎아보기] 위키리크스에 이면합의 드러나, “과학적 근거 제시 못할 경우 수입중단 못해”

"정부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을 이끌었던 정운천 전 농림수산부 장관의 말이다. 6년 만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자 정 전 장관마저도 정부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쇠고기 파동을 둘러싸고 약속을 지키기는 커녕 정부의 거짓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촛불 트라우마가 있는 정부는 인간 전염성 위험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정부의 협상을  내용을 꾸짖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지난 2008년과 마찬가지로 유언비언라고 깎아내렸다. 보수언론들도 이명박 정부 구하기에 나섰다. 즉각 수입 중단이 아닌 검역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정부가 말 바꾸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전하기에 바쁘다.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사건과 관련해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개입해 전방위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서울시 정무국장으로 있을 때 인허가 관련 공무원들을 연결해줬다"고 말했다.
다음은 27일자 아침종합신문 머릿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정운천 전 장관이 “2008년 당시 광고에도 냈고, 청문회에서도 제가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며 “약속이라는 것은 안전성(논란)은 둘째로 치더라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다.
미국과 쇠고기 협상 이끌었던 정운천 장관도 “정부 약속 지켜라”
쇠고기 협상의 주역이었던 정 전 장관까지 나서 즉각 수입 중단을 요구한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그는 특히 "(정부는) 빨리 검역중단을 하든지 약속을 지켜야 하며,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 국면에서 말 바꾸기를 하면 더 이상 정부 정책에 신뢰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는 것인데 바꿔 말하면 그만큼 이번 사안이 국민의 분노를 자초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정 전 장관은 미국에서 6년 만에 발생한 광우병은 30개월령 이상이고, 젖소에 발병했으며, 비정형 광우병이어서 즉각 수입 중단 조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민이 (안전성에 대해) 신뢰해준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당시 촛불정국이 활활 타오르는 상황에서 조건 없이 분명한 (광우병 발생 시 수입중단) 메시지를 던졌으니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정면 반박했다.
정부의 거짓말, 말 바꾸기는 어디까지일까?
이번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정부의 협상 내용 문제점과 거짓말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08년 미 쇠고기 협상 내용에는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돼도, 검역중단 등 주권국가로서의 기본적 조치조차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미국과 맺은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는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는 경우, 국제수역사무국이 미국 광우병 지위 분류에 부정적인 변경을 인정할 경우 한국 정부는 쇠고기와 쇠고기 제품의 수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정했다. 이전까지 한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는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한국으로의 수출을 중지한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삭제됐다. 대신 국제기구의 결정을 따르도록 한 조항을 넣은 것이다.
같은해 6월 재협상을 통해서도 '한국 정부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제20조와 세계무역기구(WTO) 위생·검역(SPS) 협정에 따라'라는 전제를 붙이고 '건강 및 안전상의 위험으로부터 한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가진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경향신문은 "‘수입중단’을 부칙에 명문화했지만, 양국 정부는 슬그머니 조건을 끼워넣었다. 수입국이 구체적인 위험성을 증명하도록 하는 WTO 협정을 전제로 세운 것"이라고 지적하고 "지금 한국 정부가 수입제한 조치를 내리지 못하고 “과학적 근거와 정보가 불충분하다”고만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부칙은 약자인 한국은 쓸 수 없는 ‘사문’이나 다름없는 독소조항"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조항은 지난 1998년, 2006년에 맺은 수입위생조건과 비교해 굴욕 조항이라고 할만하다. 지난 1998년 12월 한미 수입위생조건에는 ‘광우병이 확인되는 경우에’, 2006년 3월에 맺은 조건에는 ‘광우병이 발생하면’전제를 달아 즉시 한국으로 수출을 중지하도록 했다.
더욱이 문제인 것은 정부가 이같은 내용을 알면서도 겉으로는 버젓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2008년 당시 한승수 총리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광우병 발생시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한 총리와 담화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지 않았고, ‘광우병이 추가로 발견되면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하겠다’는 한승수 총리의 담화문 내용을 미국 측이 인정했다는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하기까지 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2008년 5월 13일 국무회의에서 "오늘 미국 정부가 최근 발표된 대한민국 한승수 총리 담화문 내용을 적극 수용하고, 광우병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될 때는 우리가 수입을 중지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미국 측이 협상 결과를 잘못 이해하지 않았다면 외교통상부나 주미대사관에서 청와대에 허위보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만약 허위보고를 한 것이 아니라면 거짓말의 최정점에는 청와대와 이 대통령이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한미 수입위생조건이 당장 수입 중단 절차를 밟을 수 있기에는 부족해도 정부의 의지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광우병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국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수입제한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농식품부 장관 고시인 수입위생조건보다 상위에 있는 가축전염병예방법에도 수출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경우 일시적 수입중단 조치 등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에도 정부 거짓말 드러나
26일 강기갑 통합진보당 의원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우리 외교통상부와 미국 국무부의 외교 전문에도 정부의 거짓말은 드러난다.
전문에는 최석영 주미 한국대사관 공사가 웬디 커틀러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보와 만나 한 총리의 담화문에 대한 공개적인 반박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나온다.
"광우병이 미국에서 발생해 국민 건강이 위험에 처한다고 판단되면 수입중단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게 한 총리의 담화문인데, 커틀러 대표보는 '미국 측으로서는 총리 담화문 문구는 수용 가능하지만 농식품부와 복지부의 합동공고문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도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즉각 수입 중단이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광우병이 추가확인 될 경우 일단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중단 조치 한다"고 거짓말을 했다.
한겨레는 "정부는 2008년 8월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하면서 '수출국에서 광우병이 추가 발생하면 긴급한 조처가 필요한 경우 수입 중단 등을 취할 수 있다'라고 정부 재량권을 넣는 방식으로 '미국과 한 약속'을 교묘하게 집어넣었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가축전염병예방법과 수입위생조건을 내세워 즉각적인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법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송기호 통산전문 변호사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가축전염병예방법의 취지는 지금처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지만 그 경로와 원인이 확실히 규명되지 않는 ‘긴급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우선 잠정적인 수입중단(또는 검역중단) 조처를 취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다음 충분히 조사해 원인이 밝혀지면, 그때 가서 지속적인 수입중단을 하든지 아니면 다시 수입을 재개하든지 하면 된다"며 "정부가 일단 조사를 해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한 다음에 수입중단을 하겠다는 것은 법의 취지를 정반대로 해석한 것으로 또 한번의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8년 9월 개정된 가축전염병예방법 32-2조는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해 …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긴급한 조처가 필요한 경우 … 수입중단 조치 등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 한겨레 신문 1면

한겨레는 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국민은 정부가 4년 전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견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대국민 약속 광고를 주요 일간지 1면에 대대적으로 내더니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었느냐며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엔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하자 즉각 수입을 중단했다. 이명박 정부도 2008년 5월 수입위생조건 추가협상을 통해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중단을 하는 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면서 "당시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검역이든 수입이든 당장 중단 조처를 취하는 게 맞다. ‘선 중단, 후 안전 확인’이 정상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우물쭈물하는 건 미국과 ‘대국민 사기’ 협상을 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거듭 비난했다.
정부, 유언비어-괴담…촛불 트라우마 탓?
정부는 하지만 이같은 비판을 두고 "인터넷 등에 괴담식으로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박정하 청와대 대변인)며 지난 2008년과 마찬가지로 국민 우려의 목소리를 괴담으로 치부했다.
박 대변인은 "“총리 담화에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해 국민건강이 위험에 처한다고 판단이 되면 수입중단 조치를 취하겠다고 돼 있다”면서 “일부만 발췌해 잘못 보도되고 인터넷상에서 돌아다니면서 정부가 약속을 안 지킨다고 하는데 사실관계를 분명히 정리하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우병 발생시 즉각적인 수입 중단을 알린 광고 문구에 대해서는 "광고 문구는 생략되고 압축적인 것이고 광고 이후 국회에서 과도하다는 논의가 있었고 여야가 합의해서 가축전염병예방법을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현재로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못을 박았다.
보수 신문, 촛불로부터 이명박 정부를 구하라
보수 신문들도 거들고 나섰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긴급 기자회견 내용이 주요 소스로 정부의 해명을 골자로 한 보도다.
동아일보는 서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문제가 된 소가 국내 유통 가능성이 낮은 젖소이며 △한국에는 수입이 금지된 30개월 이상의 고령 소인 데다 △광우병이 해당 소에 국한된 문제일 가능성이 높은 비정형(非定形)이라는 점을 들어 검역중단이 아닌 강화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많은 전문가가 즉각 수입 중단 조치 불가의 근거에 대해 반박을 하고 있지만 정부의 설명대로 인간 감염 위험에 대해서는 '안전'하다고 되풀이 했다. 동아일보는 유한상 서울대 수의대 전염병학교실 교수의 말을 인용해 "비정형 소해면상뇌증(BSE·광우병)은 10년 이상 된 나이 많은 소에서 발병했다”며 “사람에게 전달될 위험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거의 전달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도 즉각 수입 중단 조치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라면서 수입위생조건 재협상 문제에 대해서도 "나중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박 본부장은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현재 알려진 정보만으로는 (검역 중단 등을 요청하기) 부족하기 때문에 추가 정보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신중히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한쪽 면만 보면 약속을 안 지킨 걸로 보이지만 그 뒤에 초안의 강제조항이 너무 강하다고 해서 여야 합의로 (법 개정안을) 바꾼 것"이라는 박 본부장의 말을 전하면서 "정부는 2008년 9월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통해 광우병이 발생해도 반드시 검역을 중단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다’고 재량권을 인정받은 바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아예 정부가 말 바꾸기를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적극 정부의 해명을 실어주는 보도 행태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4월 수입위생조건에는 광우병이 발생해도 반드시 수입 중단하는 게 아니라 정부가 판단해 결정하는 재량 사항으로 했다가, 5월 일간지 광고와 6월 보도자료에는 조건을 달지 않고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다 다시 9월 법 개정 때는 재량 사항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법 개정을 통해 국민과의 약속이 뒤집어진 배경에 대해 "촛불시위 때 극렬했던 국민 여론이 이후 잦아들었으며, 다른 나라에 즉각 수입 중단 규정이 없고, 즉각 중단은 국제적인 기준에서 과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서규용 장관)이라고 전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검역을 중단한다'는 의무 규정이 담긴 캐나다와의 수입위생조건이 엄격한 이유에 대해 "미국에 비해 캐나다의 광우병 발생 건수가 4.5배나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미국 광우병 위험을 상대적으로 완화시키는 보도다.


▲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우려한다는 정부의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재협상을 통한 즉각 수입 중단 규정 삽입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현재 우리를 상대로 30개월 이상 쇠고기도 수입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가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을 요구하면, 미국이 그 대가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받아들이라는 요구를 할 수 있다"는 농식품부의 입장을 전했다.
결국 조선일보는 광우병 파동에서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최고 수준으로 검역을 강화하라"는 얘기 정도뿐이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한 마리 나왔다고 과잉 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 더구나 이번 광우병 소가 미국 당국 설명처럼 육골분(肉骨粉) 사료로 감염된 것이 아니라 발생 확률이 극히 낮은 돌연변이로 인한 비정형(非定型·atypical) 광우병으로 확인된다면 미국 쇠고기 수입이 국민 건강에 위험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정부가 '안전하다, 괜찮다'고 국민을 설득하려고만 들면 역(逆)효과가 난다"며 "정부가 우선 검역 강화로 국민을 안심시키고 그다음 이번 건(件)이 통상 마찰로 번지지 않게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특별 조언했다.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수사…박영준 전 차관에게로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수사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으로 칼끝이 향해있다. 박 전 차관이 인허가 관련 공무원들을 연결시켜줬다는 직접적인 증언도 나왔다.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는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서울시 정무국장으로 있을 때 인허가 관련 공무원들을 연결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2005년 1월 당시 서울시 정무국장이던 박 전 차관을 처음 만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들어간 뒤에도 만났다"며 "(브로커) 이동율씨를 통해 박 전 차관에게 전해달라며 한 번에 2000만~3000만원씩 3~4회 정도 현금을 줬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0억 수수설에 대해서도 "이동율씨가 ‘박 전 차관이 이사를 가는 데 필요한 돈을 잠깐 빌려달라’고 해 10억원을 송금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가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에서 건넨 돈의 규모는 30~40억원.
이 전 대표는 "2005년 1월 이후 이씨를 통해 최 전 위원장에게 처음에는 5000만원을 건넸다가 나중에는 한 번에 1억원씩 건넸다. 돈을 건넨 횟수는 20회는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브로커) 이씨가 해외로 나가 국내에 없을 때 돈을 전달하라고 해서 한국갤럽 회장실로 찾아가 최 전 위원장에게 직접 돈가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은 이 전 대표로부터 돈을 직접 받지 않았다고 부인해왔다.


▲ 경향신문 1면

특히 이 전 대표는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에게 돈을 건넨 것은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을 보고 준 것이라며 "측근을 움직여 이명박 시장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질적인 결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검찰은 박 전 차관이 이 전 대표로부터 받은 돈은 사업 편의를 봐준 대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이 전 대표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 전 차관은 또한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의 측근이던 강철원 당시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파이시티 사업이 잘돼가는지 알아봐달라”고 했고, 이 전 대표도 직접 강 전 실장을 여러 번 찾아가 파이시티와 관련된 청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2012년 3월 21일 수요일

미 무역대표부, 기업건의 접수 등 준비 착착 점 하나도 안고친다던 한국의 양보 얻어내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3-20일자 기사 '미 무역대표부, 기업건의 접수 등 준비 착착점 하나도 안고친다던 한국의 양보 얻어내'를 퍼왔습니다.
미 ‘자동차 재협상’ 어떻게 했나
2010년 12월 미국은 “점 하나도 고치지 않겠다”던 우리나라를 상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자동차 관세 철폐를 4년간 유예하고, 특별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처)를 도입했다. 우리 외교통상부는 ‘일방적인 양보’라는 여론의 비판을 받았지만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던 전미자동차노조(UAW)로부터 환영 성명까지 받았다.
미국은 어떻게 재협상에 성공했을까? 내부고발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비밀 외교전문을 보면, 미국이 얼마나 철저히 재협상을 준비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 공약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내걸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선거 때 무슨 얘기를 못하겠느냐”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지만, 힐러리 클린턴은 2009년 1월 의회 인준청문회에서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서면 답변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재협상은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같은 해 2월12일 클린턴 장관에게 보낸 미 대사관 전문을 보면,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재협상 불가’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양보했다고 보이지 않게 하는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와 함께 논의하길 원할 것으로 감지된다”고 적혀 있다.
이에 미국은 재협상을 위한 준비를 착착 밟아나갔다. 우선 미국 무역대표부가 2009년 7월27일 에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한 코멘트 요청’이라는 공고문을 냈다.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조문이나 해석, 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와 관련한 어떠한 문제라도 의견을 접수하겠다고 알린 것이다. 같은 해 9월24일치 미 대사관 전문에는 “미 무역대표부가 8월말까지 500건(250건은 기업으로부터 온 것임)의 건의사항을 접수했다”고 돼 있다.
이처럼 미국이 재협상을 위한 의견 수렴 과정을 진행하고 있을 때 외교부는 재협상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010년 6월 기존 협정문의 점 하나도 고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해 10월 두 나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재협상에 들어갔고,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자동차 분야만 대폭 양보하고 말았다.
정은주 기자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이명박 ‘독도 기다려달라’ 발언 실제 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19일자 기사 '“이명박 ‘독도 기다려달라’ 발언 실제 했다”'를 퍼왔습니다.
강영훈 주일대사 1등 서기관 발언…2008년 7월17일 작성 위키리크스 전문서 드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초 당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를 만나 독도의 일본 땅 표기를 두고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는 요미우리신문의 보도가 사실이라는 외교문서가 발견돼 파문을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의 소위 ‘독도 발언’은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지만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는 시종일관 발언 사실을 부인했고, 법원조차 ‘사실이 아니다’라고 판단했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독도관 및 대일 역사관 뿐 아니라 도덕성(거짓말)에 대한 논쟁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경향신문이 19일 입수한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미국외교전문을 보면, 강영훈 주일 한국대사관 1등서기관은 교과서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이 후쿠다 총리에게 “기다려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한 것으로 나와있다.
이 전문은 강 서기관의 발언 다음날인 2008년 7월17일 작성된 것으로, 위키리크스가 지난해 8월 공개한 문서에 포함돼있다고 경향은 전했다.


지난 2010년 4월 7알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관련 발언을 보도한 요미우리신문 상대 손해배상청구소송 선고공판에 참석한 국민소송단.

강 서기관은 당시 주일 미국대사관의 정치담당관을 만나 일본의 중학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발표에 대해 “특히 이 대통령이 후쿠다 총리에게 ‘기다려달라’고 직접 부탁한 직후(particularly after Lee directly appealed to PM Fukuda to ‘hold back’)여서 한국 정부 관료들은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경향은 보도했다.
당시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는 이명박 대통령 발언을 보도한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한국 정부는 즉각 부인했으나 그 이튿날 정작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확인을 해준 셈이다.


경향신문 2월20일자 2면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7월9일 홋카이도(北海道) 도야코(洞爺湖)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로부터 ‘중학교 사회과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를 일본땅이라고 명기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말했다고 같은 달 15일 보도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월 백아무개씨 등 1886명의 국민소송단이 요미우리신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하면서 이 대통령이 ‘기다려달라’고 말한 사실은 없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위키리크스는 2008년 한·일 정상회담 직후 외교전문을 인용해 주한 일본대사관의 정치참사관이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보다 ‘두꺼운 피부’를 가져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사소한 트러블(한·일 간 마찰)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참사관은 이어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과거와 영토 문제에 대한 논의를 피하면서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010년 8월 광복절 경축사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12년 1월 18일 수요일

미국에 귀염받는 대통령


이글은 시사인 2012-01-18일자 기사 '미국에 귀염받는 대통령'을 퍼왔습니다.
위키리크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 공관이 작성한 외교 전문 수십만 건에서 오직 이 대통령만이 ‘매우 친미적’이라 평가됐다. 이 정권에는 ‘닥치고 친미!’ 말고는 없었다.


달포 전 한 일간신문에 나는 “때때로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존중’받는다기보다 ‘귀염’받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라고 썼다. 

미국 나들이에 나서 조지 부시 2세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환대를 받을 때마다, 그가 쇠고기 시장 개방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같은 큰 선물을 미국에 건네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까지 그것은 내 육감이었을 뿐이다. 세계를 경영하는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이 ‘귀여워하는’ 국가 지도자들이 어찌 없겠는가?

‘존중’은 (거의) 대등한 관계를 맺고 있는 주체들 사이의 태도, 수평적 감정이다. ‘귀염’은 상위 주체가 하위 주체에게 건네는 긍정적 태도, 수직적 감정이다. 

비록 몰락하고 있기는 하나 미국은 여전히 이 행성에서 가장 힘센 나라이므로, 미국과 완전히 대등한 처지에서 똑같은 수준의 상호 존중을 확보할 수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미국 우방의 지도자들은 미국으로부터 ‘존중’과 ‘귀염’ 사이의 어떤 대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그 대접의 수준은 국가의 주체성, 국가 지도자의 외교 역량, 미국 지배계급과의 친밀도 같은 것에 달려 있을 테다.

새해 들어 처음 읽은 책에서 나는 충격적 사실과 마주쳤다. 그 책은 KBS 김용진 기자가 쓴 이다. 은 재작년부터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위키리크스’ 문건을 분석한 책이다. 이 문건들에는 전 세계에 둥지를 틀고 있는 미국 공관이 그 나라 국가수반이나 정부 수반의 친미도(親美度)를 가늠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 문건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매우 친미적인(strongly pro-American 또는 strongly pro-U.S.)’ 인물로 표현되었다.

그럼 미국이 이런 ‘칭찬’을 한 국가 지도자는 몇이나 될까? 김용진 기자에 따르면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 25만1287건 전체에서 이 표현을 사용한 전문은 단 세 개였다. 그리고 그 문건 셋은 모두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작성되었다. 다시 말해 ‘매우 친미적’이라고 평가받은 최고 권력자는 이 대통령 한 사람뿐이었다. 이보다 한 단계 낮은 표현, 그러니까 ‘매우’라는 부사를 빼고 그저 ‘친미적인’ 인물로 표현된 국가 지도자는 다섯이었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미국 공관이 작성한 외교 전문 수십만 건에서 오직 이 대통령만이 ‘매우 친미적’이라 평가된 것이다.

이것은 여러모로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물론 한국과 미국은 긴밀한 우방이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그러나 미국 처지에서 보면, 한국이 영국이나 이스라엘 또는 일본만큼 중요한 우방은 아니다. 지정학적으로도 그렇고, 문화적으로나 국내 정치적으로도 그렇다. 더구나 미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Pew Research)가 지난해 3월에서 5월 사이에 23개 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 호감도 조사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미국을 가장 좋아하는 국민은 일본인(85%)이었고, 케냐인(83%, 오바마 대통령의 뿌리와 관련 있을 테다), 프랑스인(75%), 리투아니아인(73%), 이스라엘인(72%)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조사에는 한국이 빠져 있었는데, 한번 견줘보려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56.8%가 미국에 호감을 보였다. 이 결과만 보자면 이 대통령은 ‘특별한 한국인’에 속하는 셈이다.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애걸복걸

‘매우 친미적인 대통령’ 이명박 얘기는 의 끝머리에 붙은 작은 에피소드일 뿐이다. 김용진 기자는 2006년부터 2010년 2월 사이에 주한 미국 대사관이 워싱턴에 보낸 외교 전문 1980건 가운데 기사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문건을 추려 분석하며, 한국에 대한 미국 권력층의 눈길을 더듬는다. 그것을 읽는 내 심정은 심란했다. 거기에는 한국이 미국에 얼마나 얕보였는지, 한국 정부가 국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미국에 얼마나 애걸복걸하며 물질적·상징적 국익을 갖다 바쳤는지가 세세하게 서술돼 있다. 

이 정권에는 ‘닥치고 친미!’ 말고는 외교라는 것이 없었다. 나는 미국을 존중한다. 그와 더불어 나는 우리 대통령이 미국에 귀염받는 게 아니라 존중받기를 바란다.

2012년 1월 17일 화요일

'귀신이 쇼를 해도' 무죄는 무죄, 진실은 진실


이글은 대자보 2012-01-16일자 기사 ''귀신이 쇼를 해도' 무죄는 무죄, 진실은 진실'을 퍼왔습니다.
[변상욱의 기자수첩] 최시중, 축하는 뭐고 미안은 뭔지?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뒤 가장 먼저 제기된 이슈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책임이었다. 

지난 1월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최시중 위원장은 정연주 전 사장의 무죄가 확정됐으니 국민 앞에서 거취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최시중 위원장이 지난 2009년 11월, 2011년 3월 두 번에 걸쳐 '정연주 전 사장의 무죄가 확정되면 정연주 사장에 대한 권익 보호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여기에 대한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답변, "법원의 확정판결이 나면 정연주 전 사장이 자기 보호, 이익 확보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경우 제가 할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던 것이다. 행정부인 제 입장에서 법률적으로 어떤 책임을 져야할 지, 무슨 관계가 있는지 검토해 볼 것이다," 

쉽게 말해 도와줄 게 있으면 도울까 자신이 책임 질 일은 없다는 뜻. 그리고 정연주 씨에게 보내는 한 마디, "축하하고 미안하다."

◇ 축하는 뭐고 미안은 뭔지? 

최시중 위원장이 방통위원장 후보로 검증을 받을 때 가장 아프게 때린 곳이 KBS였다. 2008년 3월 5일 KBS의 보도 내용을 보자. 

"1997년 대선 직전에 최시중 방통위원장 내정자가 갤럽회장 자격으로 주한 미 대사를 만나 대선 관련 여론조사 내용을 유출했다. 이는 사규는 물론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다." 

미 국무부 3급 비밀문서에 따르면 12월 10일에 실시한 한국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를 12월 12일 최시중 위원장이 보스워스 주한 미 대사에게 알려준 것으로 기록돼 있다는 것이 KBS의 보도. 대통령 선거가 12월 18일이므로 여론조사 결과 공표 금지 기간이다. 11월 26일부터 12월 18일까지가 공표 금지기간,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되어 있다. 

최시중 위원장 해명도 들어 보자.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에 한 여론조사와 큰 변화는 없을 거라고 일반적 수준에서 얘기 했을 것이다." 

그러나 주한 미 대사관이 본국으로 보낸 문건에는 이렇게 기록돼 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직후 여론조사는 가능해도 공표는 금지돼 있다. 최 회장의 조사 내용은 12월 10일에 실시한 최근 조사 결과이다. 김대중 후보가 선거 당일 투표의사를 밝힌 유권자 조사에서 35%로 앞서 있고, 이회창 후보 25%, 이인제 후보 20%로 그 뒤를 쫓고 있다..." 

그저 예전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는데 왜 30, 20, 숫자까지 등장하나?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비록 10년 전 일이어서 수사나 처벌은 없었지만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이 최고의 덕목인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서는 가장 뼈아픈 폭로였다. 

당시 KBS 사장은 물론 정연주 씨였다. 이 특종기사를 만들어 낸 기자들은 탐사보도팀이었다. 그 뒤에 벌어진 일은 첫 번째가 '정연주 사장의 업무상 배임 의혹'이 제기되며 한나라당 의원들이 KBS 정연주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고, 최시중 위원장은 KBS 이사장을 두 번이나 만났다. 물론 당사자들은 정연주 사장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당시 언론들은 '최시중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데 정연주 KBS사장이 한 몫 거들고 있다고 불만을 꺼낸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도 않은 말이 어찌 그리 흘러나오는지 이것도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 사장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은 탐사보도팀의 수난이다. 인터넷 신문 기사(2010년 1월 14일)를 읽어보자. 

"공공기관 사퇴 압박 등 MB식 인사에 대해 '법도 원칙도 없다'는 쓴 소리를 하고,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과 자질을 철저하게 검증했던 KBS 탐사보도팀이 지난 6일 사실상 해체됐다. '해체' 방안이 알려진 지난해 12월 KBS 탐사보도팀 전현직 기자들은 '후배들의 기자 정신과 꿈을 팔아 권력의 비위를 맞추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2005년 출범 이후 '이달의 기자상'을 휩쓸며 외부에서 호평을 받았던 탐사보도팀은 정작 사내에서는 팀장이 좌천되고, 팀원들이 보복 인사를 당하는 등 각종 압박을 받아왔다."

정연주 사장 퇴진 이후에 벌어진 KBS 상황은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하나만 언급하자면 KBS의 보도본부장과 뉴스앵커가 미국 측에 한국 정치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사실이 위키리크스에 폭로된 적이 있다.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의 정보 유출을 엄히 꾸짖었던 KBS가 이때는 'KBS 직원이 정보를 유출했다고 비판하는 언론에 대해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오히려 칼을 들고 덤볐다는 사실. 관련 기사 내용을 잠시 들여다보자.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www.wikileaks.ch)가 8월 말 공개한 미 국무부 기밀문서에는 고대영 KBS 보도본부장과 민경욱 KBS 9시 뉴스 앵커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미 대사관 측에 대선 관련 정보를 전달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미 대사관 측은 고대영 KBS 보도본부장(당시 해설위원)을 '빈번한 대사관 연락책'(frequent Embassy contact)이라고 표현했으며, 민경욱 앵커(당시 뉴스편집부 기자)에 대해서도 '민 기자가 이명박과 그의 동료들에 의해 완전히 설득 당했다. KBS의 이명박 다큐멘터리는 이명박에 대해 꽤 우호적일 것으로 예측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무죄 확정 소식을 모든 신문방송이 이를 크게 보도하던 지난 12일, KBS '뉴스9' 시간에 이 소식은 아예 보도되지 않았다. 숱한 비판이 쏟아졌는데 한 KBS 기자의 트윗은 대법원 판결 기사조차 나가지 못한데 대해 간부들에게 이렇게 고하고 있다. 

"한국 공영방송의 독립성 훼손과 관련한 중요 판결이다. 기사의 가치가 높다. 그런데 이를 항의하면 간부들은 순수하지 않은 정파적 기자들이라 한다. 당신들이야말로 정파성을 가리기 위해 객관 가지고 사기 치지 마라. 취재절차에 문제가 없고 사실 그대로 나가는 모든 기사는 순수하다." 

◇ 귀신이 쇼를 해도 무죄는 무죄고, 진실은 진실

이번에 무죄가 확정된 배임소송과 별개로 정연주 사장에 대한 해임 무효 행정소송에서도 정연주 전 사장이 승소했다. 법원은 해임 과정 자체가 무효라고 판결하고 있다.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정권이 바뀌면서 국민의 공영방송 KBS를 신속히 장악하기 위해 국가기관과 여당이 동원돼 정치적으로 껄끄러운 사장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몰아 임기 전에 쫓아냈다. 그런데 모두 무죄.무효가 되면서 2008년 8월 이후 KBS 이병순, 김인규 사장 체제의 법적 정당성이 흔들리고 있다"가 된다. 이것도 정치적으로 불순한 해석인가? 그런 적이 없는데 귀신이 곡할 노릇인가? 

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 때도 그랬다. 왜 소득도 없는 아들이 서울 용산의 90억 짜리 900평 땅을 15번이나 사고팔고 했느냐고 따지니 "아들에게 물어보니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하더라"는 답변이었다. 

아무도 의도하지 않았는데 KBS 사장에게 배임혐의가 씌워지고 쫓겨나더라? 이것이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 아닌가. 요즘 측근들 비리 폭로로 심기가 불편할 텐데 옛날이야기까지 꺼내 죄송하다. 꼭 그러려고 한 건 아닌데 워낙 귀신이 곡할 노릇들이 많으니 그랬다. 미안하다 사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