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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6일 금요일

"방송사 최초 차별시정 소송…20년 분노의 표현"


이글은 미디어스 2013-04-25일자 기사 '"방송사 최초 차별시정 소송…20년 분노의 표현"'을 퍼왔습니다.
대전MBC 계약직 노동자, "4억8천만원 지급하라" 소송
대전MBC(대표이사 김종국)의 계약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노동자들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데도 임금과 호봉 등에서 차별을 받아왔다"면서 차별을 시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는 방송사 내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대전MBC 홈페이지 대문화면 캡처


전국언론노동조합 대전MBC 계약직분회(분회장 길홍동)는 22일 "2007년 7월1일부터 시행된 비정규직보호법에 따라 사실상 정규직으로 전환됐는데도 불구하고, 회사측이 정규직에 관한 취업규칙을 적용하지 않고 임금과 복지 등의 처우를 차별하고 있다"면서 대전지방법원에 차별시정요구 소송을 제기했다.
대전MBC 계약직분회에는 12명이 소속돼 있으며 이들은 1995년부터 2006년 사이에 입사해 카메라와 기술, 미술과 광고사업 등의 분야에서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전MBC 계약직분회에 따르면, 계약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의 80%에 달하는 임금을 받고 있으며 경조사비와 자녀학자금도 정규직 대비 절반밖에 안 된다. 교통비는 정규직에 지급되는 비용의 67%만 받고 있으며, 근속수당과 개인연금은 아예 없다.
대전MBC 계약직분회는 "회사측이 정규직의 80%에 해당하는 기본급과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수당만을 지급하고 있으며, 특히 2012년 5월부터는 매년 행하던 호봉 승급마저 인정하지 않아 심한 모멸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회사측은 4억8천만원(1인당 4000만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4억8천만원은 같은 호봉의 정규직이었으면 지급받았을 임금에서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한 금액 가운데 일부에 해당한다.
1995년 입사해 미술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길홍동 언론노조 대전MBC 계약직분회장은 "지난해 김종국 사장이 부임한 이후 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이 더욱 심화됐다"며 "계약직 근로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실을 확인받아 고용의 불안과 위험을 없애고 임금과 호봉승급을 포함한 모든 차별을 시정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전MBC 사측 관계자는 25일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받지 못해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 내용을 검토하지 못했다"고만 밝혔다.
다음은 길홍동 언론노조 대전MBC 계약직분회장과의 25일 전화인터뷰 내용.

- 먼저, 대전MBC 계약직분회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저희들은 많게는 18년, 적게는 10년 정도 근무한 사람들이다. 정규직과는 완전히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다. 카메라 기자, 카메라맨, 컴퓨터그래픽 디자이너, 세트 디자이너, 광고사업 PD, 기술엔지니어 등으로 일하고 있다. 교대근무도 똑같이 들어가고, 업무의 구분이 전혀 없다.
그런데, 계약직 노동자들이 처음 입사했을 당시에는 정규직의 60%에 달하는 임금만 받았다. 저희들이 1998년에 협의회를 결성하고, 2001년에 노동조합을 만들자 그제서야 회사에서 임금을 올려주는 등 근로조건을 향상시켜 주기 시작했다. 그래서 현재, 적지 않은 임금을 받고 있다. 방송사내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비해서는 굉장히 좋은 처우다. 노동조합이 쌓아올린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 김종국 사장 취임 이후 상황이 나빠졌다고 하던데.
"정규직 노동자들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을 기준으로 처우를 점차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는데, 김종국 사장은 계약직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형태의 것을 적용하려 했다. 계약직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절대평가 기준으로 15% 안에 들어야만 한 호봉 올려준다든지 하는 계획을 가지고 정규직 노동조합과 합의하려고 하더라. 그 전에는, 계약직 노동자들의 호봉은 정규직 노동자들과 동일하게 올라갔었다.
정규직 노조가 '계약직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정규직 조합에서 합의해줄 수는 없다'면서 합의를 안해줬더니, 김종국 사장은 일방적으로 저희들에 대한 자동적인 호봉승급을 정지시켜 버렸다. 계약직 노동자들이 몇년간 근무해 왔는지, 어떤 일을 해 왔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계약직인데 왜 이렇게 임금이 높냐'면서 이런 조치를 시행한 것이다. 아무런 통보도 없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소송에 돌입하게 됐다."
- 첫 공판 날짜는 언제인가?
"22일 소장 접수가 됐는데, 아직 공판 날짜는 잡히지 않았다. 쉽게 끝날 것 같지는 않다. (회사가 불복할 것이기 때문에) 1심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대법원까지 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아마 수년은 걸리지 않겠나."
- 계약직 노동자들은 승진도 하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보직이 있는 직원들이 아무도 없다. 모두 평사원이다."
- 그동안 회사측과 협상은 해왔던 것인가?
"노조가 설립되던 2001년에 한번 상견례를 해봤고, 이후에는 한번도 대화를 하지 못했다. 대신 정규직 노동조합이 중간에서 역할을 많이 해줬다. 이룬 성과도 많다.
그런데, 김재철 체제에 들어서고 장기간 파업이 시작되면서 회사 상황이 혼란스러워 졌다. 정규직 노동조합 조차도 회사와의 대화 창구가 막혀버렸으니까. 통로가 막힌 상태에서, 계약직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 들어왔는데…. 저희들로서는 이제, 대화로 해결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법적 판단을 한번 받아보고 싶어, '최후의 선택'을 택하게 됐다. 20년 동안 참았던 분노의 표현이다."
- 이번 소송이 방송사 내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그렇다. 주변에서는 우리에게 '그래도 정년까지는 일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면서 해고 위험도 없는데, 임금 차별 좀 받는 걸 가지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들 한다.
하지만 우리같은 사람이 먼저 투쟁을 통해 앞장서 나아가야, 저희보다 더 힘없는 노동자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저희들의 소송이 수많은 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한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3년 1월 8일 화요일

서울시의 ‘정규직화’가 해고로 날아온 계약직 노동자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1-08일자 기사 '서울시의 ‘정규직화’가 해고로 날아온 계약직 노동자'를 퍼왔습니다.
“무기계약직 전환해 정년 2년 줄어드는 이런 억울한게 어딨냐”

 
ⓒ양지웅 기자 서울메트로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이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3년간 서울메트로의 한 차량기지 이발소에서 보조로 일해 온 계약직 노동자 김삼순(58)씨는 지난달 7일 예상치 못한 해고통보를 접했다. 매년 계약을 연장하면서 일한지가 어느덧 20여년, 그는 앞으로 2년간은 더 일할 수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지만 회사는 김씨에 해고통지를 하기도 전에 홈페이지에 구인공고부터 올렸다.

김씨는 "말로만 퇴직한 거지 사실 쫓겨났다"면서 억울해했다. 그는 "서울시 정책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무기계약직으로 해준다더니 결국 이렇게 됐다"고 토로했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지난 2011년 5월 간접고용 비정규직 1,133명을 정규직화한 데 이어 올 초 간접고용 비정규직 6,231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지하철 해고노동자 16명을 복직시킨 것은 물론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등 시 산하기관의 비정규직 2,800여명의 정규직화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중간에서 어긋나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되는 모순이 벌어졌다.

2007년 무기계약직 전환과정에서도 정년 두고 논란 일어나

ⓒ양지웅 기자 서울메트로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인 김삼순 씨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계약직과 정규직의 '정년'이 2년 차이가 있어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서울메트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한다는 서울시정책에 따라 계약직 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켰다. 이 과정에서 서울메트로는 정년을 58세로 정해둔 사규칙 따라 김씨를 그만두게 했다. 

사측은 '근무 상한연령은 인사규정에 의한 정규직원 정년의 연령을 원칙으로 한다'고 계약직운영관리 내규를 개정해 58세 정년을 계약직에 적용했다. 

하지만 김씨와 같은 계약직 노동자들은 통상 60세를 정년으로 일해 왔다고 한다. 실제 김씨도 해고되기 전까지 60세 동료들과 함께 일했다. 김씨는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했으면 정년이 60세지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면서 정규직과 같이 정년이 58세로 줄어 퇴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이유로 해고된 이들은 총 7명으로 이들은 모두 10~20여년 간 식당 조리원, 매점, 목욕탕, 이발소 등 후생관련 업무에 종사해왔다.

정년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2007년부터 제기됐다. 

당시 서울메트로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추진했다. 서울메트로는 2007년 5월 31일을 기준으로 만 55세 이상 노동자는 정년을 60세까지로, 만 55세 미만자 중 무기계약직 전환대상 45명은 정규직과 같은 58세로 정년을 적용했다. 당시 만 55세 미만에 포함됐던 김씨는 이에 따라 정년이 넘었다는 이유로 이번에 해고됐다.

사측은 지난 2011년 '근무 상한연령은 인사규정에 의한 정규직원 정년의 연령을 원칙으로 한다'고 계약직운영관리 내규를 개정해 58세 정년을 계약직에 적용했다. 그러나 당시 두 명의 해고대상자는 촉탁직으로 재고용해, 58세 정년 적용에 따른 해고는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서울메트로 노조측은 2007년 당시에도 "노동조건 개선 없이 정년만 60세에서 58세로 줄이는 무기계약직 전환안을 내놨다"면서 이를 거부한 바 있다. 노동자들은 당시부터 임금, 병가 등 근로조건 및 복지후생을 보장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시 정규직과 같은 실질적 처우개선을 요구했지만 이는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처우개선 없이 정년만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박원순 시장 취지가 일선 행정관료 및 사측 간부에 의해 왜곡됐다"

ⓒ양지웅 기자 서울메트로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인 송순녀 씨가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울메트로 인사처 관계자는 "비정규직이 60세까지 일한다는 보장은 없었다"며 "계약직이라는 게 매년 계약을 하다보니 신분이 불안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사규의 비정규직 부분에 따라서 규정대로 진행된 것"이라며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헌용 서울메트로 노조 대의원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서 정년이 오히려 2년이 단축되는 이런 억울한 경우가 어디 있냐"며 사측을 규탄했다. 그는 "박 시장의 취지는 비정규직의 고용을 보장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려는 것이었는데 이것을 일선 행정관료들과 사측 간부들이 왜곡해 적용하면서 희생자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배현의 노무사는 "이 분들이 계약직은 맞지만 '갱신기대권'이 있다는 측면에서 60세까지는 보장되야 한다"고 밝혔다. '갱신기대권'이란 비정규직인 계약직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업무의 연속성이 있고 능력이 인정될 경우 계약의 갱신을 의무화하는 것을 뜻한다.

노동계는 이번 해고가 박원순 시장의 정책 방침과도 어긋나고 노동법에 규정된 '노동자의 동의 없이 노동조건을 후퇴시킬 수 없다'는 조항의 정신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 일자리정책과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돼 메트로 측에 확인해봤는데 기간제 근로자, 무기계약근로자, 정규직 직원들 정년이 58세로 동일하다고 확인됐다"면서 "내용을 추가확인 중이라 현재는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내부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무기계약직 전환 과정에서 해고된 퇴직자들은 지난달 16일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통해 '정년 2년단축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