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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0일 목요일

추락하는 <한국일보>, 수상한 패밀리

이글은 시사IN 2013-05-30일자 기사 '추락하는 (한국일보), 수상한 패밀리'를 퍼왔습니다.
회사 간부가 몰래 1면 기사를 바꿔치기한 사건을 계기로 사태가 다시 불붙고 있다. 장재구 회장에 대한 노조의 배임 고발로 촉발되었지만 문제의 뿌리는 장씨 일가의 족벌 경영이다.

5월15일자 (한국일보)에 사고가 났다. 2면과 18면에 ‘日 관광객 뚝…썰렁한 명동’이라는 똑같은 사진이 두 번 게재되었다. 1면 단독 기사 밀어내기가 빚은 사고였다. (한국일보)는 다른 일간지와 마찬가지로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 다섯 번 정도 기사를 바꾸거나 보충하는 ‘판갈이’를 한다. 일찍 마감하는 초판과 지방판 1면 하단에 ‘박 대통령 광고업계 일감 몰아주기 지적에…공정위 납품가 후려치기 조사 착수’라는 단독 기사가 실렸다. 공정위가 광고업계의 ‘갑’ 제일기획을 조사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밤 11시 수도권 지역에 배달되는 ‘수도권판’부터 이 기사가 1면에서 사라지고 경제면으로 이동했다. 그것도 편집국 외부에서 회사 쪽에 동조하는 간부급 기자가 주도해 판갈이를 한 것이다. 기자들에 따르면, 언론사 광고의 갑 노릇을 하는 제일기획의 눈치를 보고 회사 쪽이 알아서 밀어내기를 했다고 한다. 5월15일자 신문을 받아보고서야 기자들은 기사 밀어내기를 알았다. 이날 오후 2시 기자들은 비상총회를 열고 “신문의 얼굴인 1면이 무참히 짓밟혔다”라고 분노했다. 박진열 사장실 앞으로 몰려가 퇴진을 요구했다. 


ⓒ시사IN 조남진 5월8일 <한국일보> 노조가 장재구 회장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일보) 사태가 잠시 소강상태를 거쳐 다시 불붙고 있다. 지난 4월29일 (한국일보) 노조 비상대책위원회는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하루 전인 4월28일 장 회장은 (한국일보) 매각 협상 결렬을 발표했다. 5월1일에는 비대위의 검찰 고발에 맞서 회사 측이 이영성 편집국장과 부장단을 경질했다. 기자들은 이 국장 재신임 투표를 통해 인사안을 거부했다. 회사가 후임 국장으로 임명한 하종오 편집국장에 대해서는 임명동의 투표를 거쳐 부결시켰다. 회사가 이 국장과 부장단의, 기사 전송 시스템인 ‘집배신’ 수정 권한을 박탈했지만, 다른 기자들 아이디를 빌려 지면을 제작해왔다. 

첨예하게 부딪친 노사는 5월9일부터 물밑 협상에 들어가 세 차례 만났다. 그런 협상 국면에서 5월14일 밤 기자들도 모르게 1면 단독 기사 밀어내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최진주 (한국일보) 비대위 부위원장은 “협상 국면에서 다시 대치 국면으로 원위치했다”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하면 지금도 경복궁 앞 중학동 사옥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현재 (한국일보)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진빌딩 신관 15층으로 옮겼다. 사장 등 임원실은 신관 9층, 노동조합 사무실은 본관 3층으로 흩어져 있다. 2007년 2월부터 시작된 셋방살이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한국일보)는 2011년 경복궁 앞 중학동 14번지로 복귀해야 했다. 그해 1월1일자 1면에 ‘굿모닝 2011…한국일보가 새롭게 출발합니다’라며 한일건설이 옛터에 시공한 트윈트리타워 사진까지 게재했다. 신사옥 건물로 복귀할 것이라는 사진 설명도 달았다.


장기영 사주 일가. 뒷줄 왼쪽부터 4남 재국, 2남 재구, 장남 강재, 5남 재근씨

불발된 복귀는 불씨가 되었고, 2년 뒤 노조의 경영진 고발로 타올랐다. (한국일보)를 창간한 장기영씨의 차남 장재구 회장은 2002년 2월 회장에 취임했다. 그해 6월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채권단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이 되었다. 채권단이 3400억원에 이르는 한국일보사 부채 금리를 5~7%포인트 깎아주는 조건으로 장재구 회장은 사재로 500억원 증자를 약속했다. 그해 200억원을 냈고, 2006년까지 300억원을 나눠 냈다. 2006년 장 회장은 채권단에 200억원 추가 증자와 중학동 사옥 매각을 약속해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장 회장은 200억원 추가 증자를 하고 한일건설에 옛터를 900억원대에 팔았다. 옛터를 팔면서 (한국일보)는 한일건설로부터 신축 건물의 2개 층에 대해 시가인 3.3㎡당 1700여만 원보다 훨씬 저렴한 3.3㎡당 700만원에 살 수 있는 ‘우선매수 청구권’을 확보했다. 그래서 2011년 1월1일자에 신사옥 복귀 사진을 1면에 게재한 것이다. 하지만 복귀가 차일피일 미뤄졌다. 한 기자는 “신문 1면에 떡하니 공고까지 냈는데 왜 못 들어가는지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도 몰랐다”라고 말했다. 

노조가 파악해보니, 장 회장이 2006년 추가 증자한 200억원이 한일건설에서 빌린 돈이었고, 이를 우선매수 청구권으로 되갚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회사의 자산(우선매수 청구권)을 사주의 개인 증자 대금을 갚는 데 썼으니 배임에 해당한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장 회장에 대한 배임 고발로 촉발되었지만 (한국일보) 사태는 뿌리가 깊다. 그 연원은 창간 사주인 장기영 일가와 맞닿아 있다. 1954년 6월9일 한국은행 부총재와 (조선일보) 사장을 지낸 장기영씨가 (태양신문)을 인수해 제호를(한국일보)로 바꾸고 ‘누구도 신문을 이용할 수 없다’라는 창간사를 실으며 1호를 내놓았다. 100가지 생각을 뜻하는 ‘백상’을 호로 쓴 장기영은 신문사에서 먹고 자며 100가지 아이디어를 신문에 녹였다. 언론사에 일반화된 견습기자 제도나 신문에 두세 가지 사설을 싣는 관행이 모두 장기영이 처음 시도한 아이디어였다. 그는 사장실에서 먹고 자고 쓰고 고치며 자칭 편집국장·주필·기자 노릇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기자들은 그를 ‘왕초’나 ‘장 기자’라 불렀다. 초기 사옥 계단에 ‘신문은 마감 시간이 없다. 순간순간이 마감 시간이다’ ‘승패는 일요일 아침에 있다. 일요일 새벽 3시 반에 특종이 있다고 생각하는 정신이 한국일보 정신이다’라고 직접 써 붙인 글귀만 보아도 장기영은 뼛속까지 신문쟁이였다. 



다른 언론사 사주와 달리 강한 카리스마로 신문사를 키운 장기영은 공화당 국회의원(1973~1977년)을 지내던 1977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경영권을 넘겨받은 장남 장강재는 월요판 발행(1989년 7월), 조·석간 동시 발행(1990년 말) 등 공격 경영을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우면서 (한국일보)를 4대 일간지로 자리매김시켰다. 지금이야 ‘조·중·동’이라는 말이 거대 신문사의 약칭이지만, 이전만 해도 이른 바 ‘4대지(조선·중앙·동아·한국)’라는 말이 거대 신문의 별칭으로 통했다. 장강재도 48세이던 1993년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 뒤 장강재의 형제인 재구·재민·재국·재근이 경영권을 나눠가지면서 (한국일보)는 ‘패밀리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신문사’로 전락했다. (한국일보) 출신 한 언론계 인사는 “무능력한 사주 일가가 어떻게 언론사를 망가뜨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푼돈부터 목돈까지 사주 일가는 (한국일보)를 마치 사금고처럼 이용했다”라고 말했다.  

장강재 사후 당시 최대 지분을 가진 장강재의 장남 장중호가 누구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한국일보) 경영권이 결정 났다. 장중호는 장재국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다 1998년 1차 장중호-장재구 연합전선이 이뤄져 장재국 회장을 퇴진시켰다. 장재국은 집안 중재로 9개월 만에 복귀했지만, 부실 경영과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도박 혐의가 불거지면서 결국 탄핵당했다. 2002년 2월 장중호-장재구 2차 연합이 이뤄져 장재구 회장에게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대신 장중호는 (일간스포츠) 지분을 보장받고 계열 분리했다. (일간스포츠)는 현재 (중앙일보)로 넘어갔고 장중호는 사장만 맡고 있다. 이후 장재국·장재근 등은 세금포탈과 횡령 등 혐의로 사법처분을 당하기도 했다. 

비대위, 파업은 최후 카드로 보류

2011년 신사옥 복귀 불발 뒤 기자들은 배임액에 해당하는 200억원 복원을 장재구 회장에게 여러 차례 요구했다. 그때마다 장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미주 한국일보) 지분이나 (서울경제신문)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다 결국 (한국일보) 매각 카드까지 꺼냈다. 장 회장이 매각 의사를 밝히자, 기자들이 인수 대상자를 알아보기도 했다. 


ⓒ시사IN 이명익 경복궁 앞에 있던 옛 한국일보사 사옥(왼쪽)과 복귀가 불발된 트윈트리타워.

최근 (한국일보) 매각 협상은 ㅅ사, ㅌ사, ㅆ사와 극비리에 진행되었다. ㅆ사 회장은 미국 시민권자라는 이유로 조기 탈락했다. ㅌ사와 ㅅ사가 경합을 벌이다가 ㅅ사와 최종 매각 협상을 했다. 양쪽은 매각 자금액에도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협상은 ㅅ사 회장과 장재구 회장 단독 만남 뒤 어그러졌다. 협상 결렬을 보는 노사의 시각차가 크다. 비대위는 결렬 원인을 장 회장의 ‘플러스알파’ 요구로 본다. 한 기자는 “인수자금 문제가 아니라, 인수 뒤 각종 횡령 배임 의혹에 대해 일절 문제 삼지 않는다는 일괄 사면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라고 전했다. 반면 회사 고위 관계자는 “인수 희망자가 장 회장을 만나고 나면 말을 바꾸었다. 회장을 불신하는 노조는 이런 얘기를 신뢰하지 않고, 장 회장이 무리한 요구를 거듭했기 때문에 성사가 안 되었다고 비난한다”라고 주장했다. 장 회장도 (한국일보) 노조가 회사 측도 아닌, ㅅ사를 일방적으로 두둔해 협상을 방해한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장 회장에게 더 이상 자구 노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문제는 (한국일보)가 여기까지 오게 한 장본인이 장재구 회장이지만, 이 열쇠를 풀 수 있는 당사자 또한 장 회장이라는 점이다. 현재 (한국일보) 지분은 장재구 회장 40.1%, (서울경제신문) 29.99%, 장재민 (미주 한국일보) 회장 30%로 되어 있다. 사실상 장재구 회장이 지분 70%를 가진 셈이다.  

10년차 이상인 한 기자는 “노조가 그동안 준비를 많이 해왔다. 횡령 혐의 등 장 회장에 대한 자료가 많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 기자는 “이번에는 기자들이 제대로 뭉쳤다. 일선 시니어 기자들은 여기저기 스카우트 제의를 거부하고 (한국일보)에 남은 충성도 높은 사람들이고 주니어 기자들 역시 이제는 바꿔보자는 의지가 강해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비대위는 파업은 최후 카드로 보류하고 있다. (한국일보) 기자들에게 마지막 자존심이 바로 ‘누구도 이용할 수 없는’ 신문 지면이기 때문이다. 


고제규 기자  |  unjusa@sisain.co.kr

2013년 5월 24일 금요일

한국일보 역사상 첫 '해고 편집국장' "영광스럽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2일자 기사 '한국일보 역사상 첫 '해고 편집국장' "영광스럽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이영성 편집국장 "장재구 회장, 자충수 뒀다"

21일, 이영성 한국일보 편집국장이 해고됐다. 편집국장이 해고된 것은 59년 한국일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편집국장 경질, 형사고발, 대기발령에 이어 결국 해고까지…. 모두,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상대책위원회가 4월 29일 장재구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이후에 벌어진 일들이다.


▲ 이영성 편집국장이 6일 오후 편집국 비상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 제공)

이영성 편집국장은 22일 (미디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부도덕한 회장에게 해고됐다는 것은, (거꾸로) 제가 정직하고 올바르게 행동했다는 얘기"라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재구 회장이 (나를) 해고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설마, 저 사람도 언론인인데?'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기어이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서 마지막으로 가졌던 일말의 기대도 접게 됐다. 장재구 회장이 마지막까지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 아니겠는가."
이영성 국장이 해고되던 21일 오후, 한국일보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장재구 회장은 인사위 개최를 막는 기자들에게 "좀 정상적으로 하자. 계속해서 이러면 다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며 인사위를 강행하려 했으나, 편집국 기자 60여명은 "장재구는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박진열 사장은 한국일보 기자들에게 "좀 더 냉정하게 방법을 찾아보자"며 회장과의 중재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결국 기습적으로 인사위가 열려 해고가 확정됐다. 인사위 예정 장소였던 9층 회의실이 아닌 옆방(상무실)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에게 "여기서 (인사위를) 하지는 않는다. 내가 그렇게 비열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말했던 박진열 사장을 놓고, "정말 비열한 사람"이라는 기자들의 성토가 나오는 이유다.


▲ 한국일보 기자들이 21일 오후 인사위를 마치고 나온 장재구 회장(사진 가운데)을 향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이영성 국장 역시 "기자 선배인 박진열 사장이 (회장의) 주구 노릇을 하는 걸 보면서 더더욱 분노스러웠고 슬펐다"고 전했다. 박진열 사장은 1978년 한국일보 기자로 입사해 편집국장 등을 지냈다.
"대의를 잃는 순간, 언론인/언론사의 존재 가치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돈이 아닌 가치와 명분을 추구해야 하는 언론사 사주와 사장이 이런 행태를 보이다니 참혹하기 그지없다. 박진열 사장은 본인이 기자 출신이라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사장의 이번 행위는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다.
(해고소식이 알려진 이후) 사회 각계 인사들로부터 격려의 메시지를 받고 있다. 회사를 망친 사주가, 회사를 살려보고자 충언을 한 편집국장을 해고했기 때문에 사회적인 공분이 있는 것 같다. (해고는) 오히려, 한국일보 사태가 좀 더 명확하게 풀릴 수 있도록 도와준 회장의 '자충수'라고 본다."
그리고, 이영성 국장은 "나에 대한 해고는 한국일보 사태에서 매우 지엽적인 문제일 뿐"이라며 사태의 본질인 '장재구 회장의 비리'에 주목해 달라고 밝혔다. 4월 29일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는 한국일보 사옥 매각 과정에서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장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추가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
"명백한 비리사건이기 때문에, 검찰도 제대로 수사하리라 본다. 장재구 회장 스스로도 인정했던 사안인데, 검찰이 이 정도의 수사도 못하면 안되지 않겠나. 법대로 하면 된다."
이영성 국장은 "기자들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언론사 사주에게 이렇게까지 대항하는 것은, 회장이 명분과 실리 등 모든 걸 잃었기 때문"이라며 "한국일보 기자들이 바라는 것은 회사 돈을 빼가지 않는 새로운 사주를 통해 한국일보가 비판적 중도지로서 거듭나는 것이다. 목표는 분명하다"고 전했다.
21일 해고가 통보됐으나, 이영성 국장은 오늘(22일)도 한국일보사로 출근했다. "여기서 물러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기 때문에 끝까지 이 자리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훌훌 털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지만, 이번 싸움은 제 개인의 싸움이 아니다. 한국일보의 가치, 생존에 대한 문제이고 더 나아가 한국언론에 대한 문제다. (회사측이) 법적으로 나를 압박하더라도, 기꺼이 감수하겠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3년 5월 4일 토요일

"장재구 '장부조작' 증거도 확보…타협은 없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03일자 기사 '"장재구 '장부조작' 증거도 확보…타협은 없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정상원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대위원장
매각협상 결렬→노조, 장재구 회장 고발→편집국장 경질 등 간부급 인사→편집국 기자들, 인사거부
십년 넘게 경영위기를 겪어온 한국일보의 내부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한국일보 사측이 노조의 장재구 회장 고발에 편집국장 경질 등 대대적인 간부급 인사로 맞서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 2일 오전 열린 한국일보 편집국 비상총회 모습 (출처: 한국일보 트위터)


간부급 인사가 단행된 1일, 전국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상대책위원회는 '장재구의 불법 인사를 거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고 이 성명서는 2일자 한국일보 1면 우측에 게재됐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아차린 한국일보 사측에서 신문을 전량 회수하고 발송을 중지시켰으나 서울 일부 지역에는 성명서가 게재된 신문 5~6만부가 그대로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성 전 편집국장은 1면에 성명서를 게재한 이유에 대해 2일 편집국 비상총회에서 "명분이 있는 성명서였기 때문"이라며 모든 불이익을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총회 2면 기사 삭제돼…기자들, 따로 '온라인편집국' 구축 계획

▲ 3일자 한국일보 2면에 게재될 예정이었던 비상총회 관련 기사. 그러나 회사측에 의해 삭제돼 지면에는 반영되지 못했다.


인사거부 첫날인 2일, 한국일보 편집국 구성원들은 인사 이전 체제의 지시를 받아 신문 제작에 나섰으며, 2일 편집국 비상총회를 다룬 기사를 3일자 2면에 배치시켰으나 회사측에 의해 삭제됐다. 기자들은 회사 측이 기존 체제대로 절차를 밟아 작성된 기사를 삭제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편집국을 따로 구축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들은 인사가 철회될 때까지 '인사거부'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며, 이른 시일 내에 '인사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계획이다.
3일 저녁부터 6일 정오까지는 '편집국장 임면에 관한 신임절차 투표'를 진행한다. 작년 5월 한국일보 노사가 합의한 편집강령규정에는, '인사권자가 취임 후 1년 이내에 편집국장을 보직해임했을 경우, 편집국원 재적 3분의 2이상이 반대하면 인사권자는 편집국장에 대한 보직해임을 철회한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일보 사측은 이번주까지 구성원들이 '인사거부'를 풀지 않는다면 징계위원회 개최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노사 정면충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일 한국일보 사측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경영진들 생각은, 일단 이번주까지는 구성원들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끔 계속 설득하겠다는 것"이라며 "만약 (회사에서 발표한 인사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당연히 징계위원회를 열고 민형사상 처벌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사태의 근본적 배경에는 매우 열악한 경영상황과 '장재구 체제'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일보가 워크아웃을 졸업하던 2008년 당시 210억이었던 부채는 최근 749억원으로 급증했다. 내부 구성원들은 전기세ㆍ전화세 등도 내지 못할 정도로 경영이 열악해진 원인이 장재구 회장에게 있다고 보고 있다. 2일 편집국 비상총회에서는 "불과 4년 사이에 급격히 부실해진 이유는 대주주가 제역할을 못했을 뿐더러 회사 자산을 계속 빼갔기 때문"이라는 성토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일보 사측 관계자는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59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독자회생절차 밟겠다"

정상원 언론노조 한국일보지부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미디어스) (기자협회보) (오마이뉴스)와 공동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회장을 고발했다고 해서 보복성으로 무자비하게 측근인사를 일방적으로 내리꽂는 것은, 한국일보 59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타협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원 위원장은 "200억 배임 혐의에 준하는 수준으로 추가 고발을 진행할 것이다. 장재구 회장이 장부조작을 통해서 회사 자산을 횡령했는데, 이미 증거가 확보됐다"며 "고발 시점은 로펌과의 상의를 통해 결정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정상원 위원장은 장재구 회장이 "적대적 M&A를 하고자 하는 무리로부터 회사를 구해야 한다"면서 매각협상을 결렬시킨 것에 대해 "만약 매각을 할 경우, 더 큰 비리가 드러날까봐 두려워서 그러는 게 아닌가 싶다"며 구성원들이 직접 나서서 독자회생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기자 숫자는 약 190명이며, 이중 170명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정상원 비대위원장


- 기자들이 인사거부를 결의한 게 한국일보 역사에서 얼마만에 있는 일인가?
인사가 논란이 된 적은 많았다. 회장을 고발한 것도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회장을 고발했다고 해서 보복성으로 무자비하게 측근인사를 일방적으로 내리꽂는 것은, 한국일보 59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기자들의 뜻을 신문 지면 1면으로 낸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 회사측에서는 인사 거부에 대해 '이번주까지 설득에 나서고, 그래도 안되면 징계위원회를 열고 민형사 고발도 검토하겠다'고 하더라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것은 없지만, 다 예상됐던 바다. 오늘(3일) 아니면 월요일(6일)에 '인사명령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것이다.
장재구 회장 배임 건도, 저희가 고발한 지 5일 만인 오늘(3일) 형사5부에 배당됐다고 한다. 형사5부는 경제범죄를 전담하는 곳이고, 제가 8일에 고발인 조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한다. 보통 고발 사건은 평검사가 주임검사를 맡는데, 장재구 회장 사건 주임검사에는 부부장검사가 배당됐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장재구 회장의 200억 배임 건은 회사 경영진들도 모두 인정했던 부분이다. 2007년 초에 문제제기를 하니까, 200억원을 돌려놓겠다면서 서울경제/한국일보 매각을 추진했던 건데 전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여러 물증들을 추가로 제출할 예정이고, 200억 배임 혐의에 준하는 수준으로 추가 고발을 진행할 것이다. 장재구 회장이 장부조작을 통해서 회사 자산을 횡령했는데, 이미 증거가 확보됐다. 고발 시점은 로펌과의 상의를 통해 결정하려고 한다. 혐의가 여러 개 인데, 한꺼번에 제기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단 하나만 제기한 것이다.

"미지급금만 170억…기자들이 사비로 출장다녀"

- 기자들이 출장비, 통신비는 고사하고 출입처 기자실비도 못내고 있다고 하던데?
그렇다. 제입으로 일일이 말하기는 좀 그렇다. 허허. 그런데 저희가 회장을 고발하니까, 회사측에서 그동안 밀렸던 수당 등을 오늘 중으로 지급하겠다고 하더라. 진짜로 줄지는 모르겠다. 미지급금은 170억 정도이고, 저희 임금과 관련된 금액만 100억원 정도 된다.
- 한국일보가 2007년 이후 계속 적자였는데 작년에는 3억70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를 기록했으나 구성원들 처우는 달라진 게 없었던 건가?
흑자가 나도 저희들한테는 전혀 뭐, 허허. 오히려 적자 날 때는 기자실비도 나오고, 취재비, 야근수당, 연차수당 등이 지급됐었다. 그런데 작년부터는 출입처 기자실비도 못내고, 외부 필자들에게 원고료도 못주고 있다. 기자들이 출장비를 지급받지 못해서 사비로 출장다닐 정도다. 흑자 규모가 적은 것도 장재구 회장이 빼돌렸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 일단 이전 체제대로 신문 제작이 이뤄지고 있는데, 1일 인사를 통해 간부가 된 분들은 어디에 있는 건가?
모른다. 안나타난다. 그분들만의 편집국이 따로 있는 것 같다. 거기서 그분들끼리 회의를 하고 지면계획도 올린다. 그런데 저희가 올린 지면계획을 그대로 복사해서 자신들 이름으로 수정하는 정도다. 그분들도 가시방석일 것이다. 저희도 곤란하고, 그분들도 곤란하다.
그분들이 장재구 회장을 비호하기 위한 이번 인사를 거부하고 돌아오면 된다. 계속 회사 편에 서서 검찰 수사를 방어하겠다면 저희들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 명약관화한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검찰 쪽을 어떻게 해본다고 해서 무마할 수도 없을 것이다. 

"대주주, 더 큰 비리 드러날까봐 매각 꺼려…파업도 검토"

- 장재구 회장이 "적대적 M&A를 하고자 하는 무리로부터 회사를 구해야 한다"면서 매각협상을 결렬시켰는데?
핑계다. 회계법인을 선정해서 제안서를 보내고, 2개월 가까이 협상을 진행해서 실무 선에서 MOU(양해각서)까지 다 써놓은 상태였다. 매각 작업은 장재구 회장 본인이 결정해서 진행했던 것인데, 갑자기 어떻게 적대적 M&A가 되는지 황당하다.
M&A 관행상 합의할 수 있는 내용으로 실무선이 다 합의를 해놨는데, 갑자기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남겠다면서 계속 한국일보 경영에 간섭하겠다고 했다더라. 이런 말도 안되는 조건을 상대사가 받아들일 수 있었겠는가? 만약 매각을 할 경우, 더 큰 비리가 드러날까봐 두려워서 그러는 게 아닌가 싶다.
- 회사와는 대화의 여지가 있나?
회사측이 자꾸 뒤로 타협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공작'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공식적으로는 한번도 타협과 대화를 제안한 적이 없다. 저희도 당연히 타협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갈등상황이지만) 차질없이 신문이 제작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 독자적으로 회생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재구 회장은 감옥에 가더라도 한국일보 경영권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그래서, 저희들은 경영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독자회생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가 부도가 나거나 부도에 준하는 경영난이 있을 때 독자회생절차를 신청할 수 있다. 대표이사가 신청가능하고, 그밖의 채권자들도 신청할 수 있다. 자본금 10분의 1만 확보하면 된다. 저희들은 미지급 채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신청가능하다.
- 파업도 검토하고 있나? 
임단협 기간이 원래 5월이라서 이미 회사측에 임단협 절차를 통보해 놓은 상태다. 임단협 결과에 따라서 파업을 검토할 것이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2년 5월 1일 화요일

'한국일보' 이충재 편집국장 경질에 노조, "장재구 회장도 물러나라"


이글은미디어스 2012-04-30일자 기사 ''한국일보' 이충재 편집국장 경질에 노조, "장재구 회장도 물러나라"'를 퍼왔습니다.
최윤필 노조 지부장, “편집권 심각한 침해행위…경영진 사퇴해야”

30일 (한국일보)가 이충재 편집국장을 ‘경영부진’을 이유로 경질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경영부진과 편집권 침해를 이유로 장재구 회장 퇴진을 요청하기로 결정해 사태가 확대될 전망이다.

▲ 한국일보 이충재 편집국장ⓒ미디어오늘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일보사 지부(지부장 최윤필)는 이 편집장 경질 이후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대의원대회 직후 성명을 통해 “경영 난맥의 책임을 편집국장 개인에게 묻는 이번 인사에 수긍할 수 없다”며 “(이충재 편집국장의 경질은) 편집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장재구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즉각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또 노조는 “이번 인사가 신문의 가치를 훼손하려는 시도로 변질될 경우 노조는 파국적 저항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윤필 지부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사측은 편집국장도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는 말인 것 같다”며 “노조에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진으로부터 ‘이충재 편집국장이 (경영에) 신경을 덜 쓴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비공식적으로 들었다”면서 “이번 편집국장 경질은 편집권 침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편집국장에 대한 편집국의 신임이 높다. 지난 2년간 자율성이 높아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아래는 최윤필 지부장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이다.
최윤필 지부장, “신문기조 바뀐다면 싸울 수밖에”
- ‘경영부진’을 이유로 한 언론사의 편집국장을 경질했다 “아마 회사는 편집권이라는 것은 경영과 분리돼야한다는 것은 언론학 개론에 나오는 얘기일 뿐이고 (경영이 어려운) (한국일보) 현실에서는 편집국장도 경영의 한 축을 담당해야한다고 생각한 맥락에서 나온 말이 아니겠는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노조에서는 수긍할 수 없다”
- 이충재 편집국장이 광고를 수주 받는데 사측과 마찰을 빚은 적이 있었나?“누가 편집국장을 하건 어느 정도는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제가 알기로 이충재 편집국장은 그동안 그(광고수주를) 이유로 사장으로부터 경고가 됐건 주문이 됐건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 국장이 (회사 경영에)좀 신경을 덜 쓴다’는 식의 이야기는 노조에 여러 차례 비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한 것은 사실이다”
- 이충재 편집국장에 대한 내부 평가는 어땠나?“거의 모든 편집국 직원들이 신임을 하고 지난 2년 동안 기자들의 자율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 이충재 편집국장 경질을 편집권 침해라고 규정한 이유는?“사장이 고백했다. 이충재 편집국장을 경질하면서 내건 이유가 경영에 비협조적 이어서라고 말이다. 스스로 (편집권 침해라고)자인한 것이라고 본다”
- (한국일보) 경영위기는 어디에서 비롯됐다고 보나?“총체적인데 궁극적인 책임은 오너일가에 있다. 그래서 노조에서 내걸은 것도 경영진 퇴진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실질적인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야 한다”
- 편집국장 교체로 신문 기조가 바뀐다면? “최근 2년까지 (한국일보)가 보여왔던 신문 기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경영진 또한 ‘경영이 어려워서 고육지책으로 바꿀 수밖에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었다. 노조는 그 점을 주시하고 있다. 그런데 편집국장이 바뀌어서 신문의 기조가 흔들릴 것 같다고 보면 싸울 수밖에 없지 않겠나”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