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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6일 월요일

본회의 중 취업 청탁 문자 챙기는 국회의원 방지법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06일자 기사 '본회의 중 취업 청탁 문자 챙기는 국회의원 방지법'을 퍼왔습니다.
[특별기고] 이지문 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공직자 청탁 방지 일명 ‘김영란 법’ 조속히 추진해야

며칠 전 미디어오늘은 새누리당 김희정 국회의원이 자기 지역구에 거주하는 인사의 아들 취업청탁을 받고, 법안통과가 논의되는 본회의장에서 비서관을 통해 해당 채용기관의 국회담당관에게까지 채용문의를 했던 사실을 보도했다.

김 의원 측에서는 직접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비서관이 해당 기관을 담당하는 국회 상임위원회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명단을 김 의원에게 전한 것으로 봐서는 만일 이 보도가 없었다면 청탁이 이루어졌을 개연성은 높아 보인다. 일전에는 조현오 경찰청장이 퇴임을 앞두고 2010년 말 경찰 인사 때 여야 의원 10여명으로부터 인사 청탁을 받았다는 사실을 폭로하기도 하는 등 국회의원들의 부당한 인사 청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0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공직자행동강령을 보면, ‘정치인 등의 부당한 요구에 대한 처리’ 규정이 있다. 그 내용은 ‘공직자는 정치인이나 정당 등으로부터 부당한 직무수행을 강요받거나 청탁을 받은 경우에는 소속 기관의 장에게 보고하거나 행동강령책임관과 상담한 후 처리하여야 하고, 보고를 받은 소속 기관의 장이나 상담을 한 행동강령책임관은 그 공직자가 공정한 직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이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던 문자메시지.


그러나 행동강령책임관들을 대상으로 한 2008년도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이 규정은 14개 규정 중에서 가장 낮게 준수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관이나 공직자 입장에서는 청탁을 하는 정치인과 이해관계 때문에 되도록 수용할 수밖에 없다보니 유명무실한 규정이 되었다. 특히 행동강령에서는 부정청탁을 하는 정치인에 대한 제재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행동강령으로 정치인의 청탁을 근절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점에서 시급히 제정이 되어야 할 법안이 바로 ‘부정청탁방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안’이다. 당시 국민권익위원회 김영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서 일명 ‘김영란 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이 법안은 작년 8월 입법예고까지 거쳤으나 법무부 등 일부 부처의 이견으로 입법이 늦어졌지만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오는 6월까지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이 법안이 공직자, 특히 국회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입법이 순조롭게 이루어질지 불분명하지만 바로 이 점이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법안은 공직자가 수행하는 직무에 대하여 제3자를 통해 부정청탁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위반 시 과태료로 제재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해당사자가 제3자를 통해 부정청탁을 하는 경우에는 1천만 원 이하 과태료를, 제3자가 공직자에게 직간접적으로 부정청탁하는 경우에는 2천만 원 이하 과태료를, 제3자인 공직자가 다른 공직자에게 부정청탁을 하는 경우 3천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되어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김 의원이 실제 청탁으로 이어졌다면 마지막 경우에 해당되는 셈으로 3천만 원 이하 과태료 부과대상이 되는 것이다.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던 문자메시지.


다만 여기서 하나 더 고려해야 할 것이 이러한 과태료 부과 사실을 선거 때 가정으로 배송되는 ‘후보자 정보공개 자료’에 포함될 수 있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할 필요성이다. 과태료가 부과되더라도 지역 유권자가 그런 사실을 모르고 투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고 이상의 전과기록으로 한정되어 있는 정보공개 자료에 자신의 직분을 이용한 부정청탁을 하다가 과태료를 부과받았다면 이런 사실 역시 공개될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할 것이며, 그 연장선상에서 공직선거법상 선거권 제한 대상으로 삼고 있는 선출 및 직무와 직접 관련 있는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내지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재임 중 직무와 관련하여 수뢰, 사전수뢰 내지 알선수뢰, 알선수재에 규정된 죄를 저질렀을 경우에는 벌금형도 공개하도록 개정함으로써 정치인에게 좀 더 무거운 부담감을 줄 필요가 있다. 

법 제정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무원노조의 역할이다. 법안을 보면 공직자가 부정청탁을 받는 경우 거절하고 거듭 반복되는 경우 신고하게끔 되어 있고, 신고자는 보호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지금 같은 공직사회 분위기에서는 사실 거부와 신고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바로 이 점에서 공무원노조 차원에서 법 제정을 계기로 정치인의 부정청탁 거부 운동을 주도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 개인이 거부하거나 신고할 경우 조직이나 해당 정치인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조 차원에서 상담 및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부정청탁한 정치인의 명단을 발표하고, 만일 불이익을 당하는 공무원이 있다면 원상회복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정치인의 부당한 청탁은 바로 신고 되어 세상에 알려지고 청탁한 정치인이 실질적 불이익을 받기 시작한다면, 정치인 입장에서도 오히려 이러한 법으로 청탁의 어려움을 지역민에게 설명하고, 청탁하는 이 역시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는 것을 전한다면 지금보다는 청탁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일명 ‘김영란 법’의 조속한 제정과 공무원노조의 적극적 역할이 요청되는 시기다.
이지문 호루라기재단 상임이사 |media@mediatoday.co.kr   

2013년 1월 14일 월요일

국민 속인 KT 비리 고발한 게 죽을죄인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3-01-13일자 기사 '국민 속인 KT 비리 고발한 게 죽을죄인가'를 퍼왔습니다.
[인권오름] 부당이득 취득 고발하고 해고된 이해관 KT 새노조위원장

작년 11월 한 심사회의 자리에서 '이해관'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하였다. 호루라기재단에서 시상하는 호루라기상의 후보였던 그 이름은, 참여연대 의인상 심사회의에서도, 그리고 한국투명성기구 투명사회상 심사회의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KT 새노조위원장인 이해관 씨는 재작년 KT가 주관했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전화투표 요금 부과 과정에서 당시 전화투표가 해외 전화망 접속 없이 국내 전화망 안에서 신호 처리를 종료하고도 이용자들에게 국제전화요금을 청구했다는 의혹을 고발하였다.

최근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KT가 전화 상대방에 국제전화 수신자가 없는데도 001 국제전화번호를 사용하는 등 정보통신사업법과 세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방송통신위원회에 통보했으며,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방송통신위원장에게도 주의를 촉구했다. 이렇듯 이해관 씨의 고발이 정당하다는 것이 입증되어 상기 세 단체에서는 이러한 그의 양심적인 행위를 기리기 위해서 시상하였다.

KT의 꼼수로, 내부 고발한 노동자가 해고돼


그런데 작년 연말 호루라기재단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KT가 무단결근과 무단조퇴를 이유로 이 위원장을 12월 28일 자로 해임했다는 것이다. 세 단체가 주는 상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그리고 내부 고발자 보호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필자는 국민 기업으로 자처하는 KT가 패거리 집단보다 더 못한 행태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해임 사유로 밝힌 무단조퇴의 경우 지난해 12월 5일 호루라기재단 호루라기상과 다음날 한국투명성기구 투명사회상을 받게 돼 시상식에 참석하고자 사측에 미리 알리고 1시간 먼저 조퇴한 것이라고 하니 더욱 기가 막혔다. 무단결근 역시 이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허리 질환으로 입원한 후 진단서까지 첨부해 제출한 건으로, KT는 사규 상 병가는 추후 통보가 인정됨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가 꼬투리를 잡아 해임의 구실로 삼은 것이었다.

이번 해임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KT는 이 위원장이 내부 고발을 하자마자 바로 지난해 3월 '허위사실 유포, 타 기관 무단출입' 등의 이유로 2개월 정직 처분에 이어 5월에는 근무지를 서울 을지로에서 거주지로부터 출퇴근에만 5시간여 걸리는 무연고지인 경기도 가평군으로 일방적으로, 그것도 문자 메시지를 통해 발령을 통보하였다. 그리고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지난해 8월 내부 고발에 따른 불이익으로 인정해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민간기업 대상 최초로 보호조치 결정을 내렸음에도 KT는 권익위의 결정에 따르지 않고 행정소송을 냈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이 위원장을 내쫓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다른 직원들의 경우라면 아무렇지 않을 문제를 무단결근 및 무단조퇴라고 확대하여 해임함으로써 내부 고발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근무에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해고했다고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 이석채 KT 회장. ⓒ연합뉴스

이번 이 위원장의 해임 사례는 노동자의 내부 고발에 대해서 사측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으로, 어떻게 보면 새롭지 않을 정도로 지금까지 일상화되어왔던 유형이다. 내부 고발한 노동자에 대해 자기 스스로 근무를 포기하게끔 외딴 지역으로 전근을 보내거나 엉뚱한 업무를 맡기거나, 아예 업무 자체를 주지 않고 투명인간 취급하는 경우가 그 예다. 권익위의 원상회복 요구가 있어도 행정소송으로 시간을 끌고, 그래도 버티고 나가지 않으면 사소한 것이라도 찾아내 징계함으로써 내부 고발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고 정당화한다. 설령 지방노동위원회나 중앙노동위원회를 통해서 해고 무효 판정을 받고 복직하더라도 언제든지 자르기 위해서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고 있다가 무엇인가 찾아냈다 싶으면 또 징계하는 수순이다. 그러다 보니 보통은 재징계 전에 노동자 스스로 그만두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측의 내부 고발자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은 잠재적 내부 고발자에게 회사의 문제를 제기했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제2의, 제3의 내부 고발을 아예 봉쇄하려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에 대한 명백한 인권 탄압이자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내부 고발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공익신고자보호법 개선해야

재작년 9월부터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내부 고발 노동자를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가 마련됐지만, 몇 가지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더 적극적인 대안을 입법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먼저 국민권익위가 법에 따라 해임에 대해서 해당 기업에 취소를 요구하더라도 기업이 행정소송으로 맞설 경우 판결이 날 때까지 해직 상태로 계속 머물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 전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임시구제 조치 차원에서 소송 종결까지 권익위의 취소 이행 요구가 우선적으로 수용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이 요청된다.

둘째로, 내부 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게 되어 있지만, 실제 기업이 해임 등 인사상 불이익을 취할 때 내부고발을 이유로 드는 것이 아니라 이 위원장 경우처럼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을 확대해서 그것을 갖고 징계하기 때문에 보호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권익위에서는 좀 더 포괄적으로 보호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로, 비정규직인 계약직의 경우는 계약이 만료되었을 때 통상 자동 연장되는데, 내부 고발자에 대해 사측에서 계약 만료를 근거로 연장하지 않으면 현행법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다른 계약직의 경우, 그리고 이전에는 통상적으로 연장되었다면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보호가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지금은 당사자만이 신고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노조나 시민단체, 변호사 등을 통한 대리 신고나 위임 신고를 인정함으로써 노동자 개인에게 집중되는 보복을 예방하는 것 역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내부 고발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공익신고자보호법 보완돼야"라는 제목으로 주간 인권 신문 (인권오름)에도 실렸습니다. (인권오름) 기사들은 정보공유라이선스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정보공유라이선스에 대해 알려면, http://www.freeuse.or.kr을 찾아가면 됩니다.)



/이지문 호루라기재단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