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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美 유전자조작 밀 발견. 일본 수입금지, 한국은?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31일자 기사 '美 유전자조작 밀 발견. 일본 수입금지, 한국은?'을 퍼왔습니다.
미국의 글로벌 식량기업 몬산토가 개발한 종자, 파문 확산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미국에서 재배가 금지된 유전자조작 밀이 발견돼 일본이 즉각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는 등 국제적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29일(현지시간) 승인되지 않은 유전자 조작 밀이 오리건주의 한 밀밭에서 자라는 것을 확인하고 종자 유출 경위 등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유전자 조작 옥수수와 콩은 허가됐지만 유전자 조작 밀은 소비·판매가 금지돼 있으며, 재배도 일부 연구목적 외에는 철저히 금지돼 있다.

그러나 오리건주의 한 농부가 봄밀과 겨울밀 재배시기 사이에 자라난 밀을 없애려고 제초제를 뿌렸다가 일부가 죽지 않자 오리건 주립대에 조사를 의뢰하면서 유전자 조작 밀이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 조작 밀은 미국의 세계 최대 종자기업인 몬산토가 개발한 것과 같은 종자로, 제초제에 내성이 있다.

몬산토는 이 종자를 개발해 농무부에 승인을 요청했으나 유전자 밀에 대한 여론 악화와 시장성 부족 등으로 승인 신청을 철회했다.

농무부는 파문이 일자, 전체 생산량의 90%를 수출하고 있는 미국 밀 농가들이 타격을 입을까봐 오리건주에서 발견된 유전자 조작 밀은 먹어도 안전하며 시중에 유통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 사회는 강력반발하고 있다.

일본은 30일부터 미국산 일부 밀의 수입을 중단하는 한편 2만4천926만t의 수입 계획을 백지화하는 등 신속 대응에 나섰다.

EU 집행위원회는 미국산 밀 선적물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해 미승인 유전자 조작 밀이 검출되면 이를 반송 조치키로 하고, 수입중단 조치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06년 독일 등 유럽에서 미국산 유전자변형 쌀이 발견되자 미국산 쌀을 매장에서 철수시키고 수입을 중단하는 등 조처를 내린 바 있다.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정부로부터 몬산토의 미승인 유전자 조작 밀이 한국에 수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통보를 받고 수입단계 검사 강화 등의 조치에 나섰으나 아직 수입 중단은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지난해 사료용으로 미국산 밀 119만6천여t을 수입했다.


임지욱 기자 

2013년 5월 23일 목요일

유엔 “일본, 위안부 착취 문제 국민에 가르쳐라”


이글은 경향신문 2013-05-22일자 기사 '유엔 “일본, 위안부 착취 문제 국민에 가르쳐라”'를 퍼왔습니다.

ㆍ일 정부에 ‘정치인들 모욕 되풀이 우려’ 공식 표명
 ㆍ조총련 학교 차별도 개선 요구… 일본은 수용 안 해

유엔이 일본에서 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폄하하거나 모욕하는 현상이 되풀이되는 데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유엔은 일본 국민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바른 인식을 갖도록 일본 정부가 대국민 교육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위원회(CESCR·사회권위원회)는 지난 21일 웹사이트에 게재한 공식 견해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증오표현)와 모욕행위를 막기 위해 일본 정부가 국민들에게 위안부에 대한 착취 문제를 교육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이런 증오표현이) 위안부 할머니의 경제·사회·문화적인 권리 향유와 보상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일본은 위안부 문제를 다루고 할머니들의 경제·사회·문화적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취하라”고 권고했다. 

사회권위원회는 또 일본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계열의 조선학교를 고교 수업료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차별에 해당한다”며 개선을 요구했고, 일본에 포괄적인 차별금지법을 만들라고 권고했다.

사회권위원회는 유엔의 인권보장 조약인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사회권규약)’ 체결국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견해를 발표하고 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체결국 정부는 성실하게 받아들일 의무가 있다. 이번에는 지난달 29일부터 5월17일까지 제50차 회의를 열고 일본 정부와 시민단체 양쪽의 의견을 들은 뒤 공식 견해를 발표했다. 

이번 심의에서는 일본 혐한파 록밴드가 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매춘부라고 욕하는 가사가 포함된 곡을 CD에 담아 우송한 사건이 거론됐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 다만, 이번 심사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의 “위안부는 필요했다”는 발언이나 같은 당에 속했던 니시무라 신고(西村眞悟) 의원의 “일본에는 한국인 매춘부가 아직도 우글거린다”는 말이 나오기 전에 이뤄졌다.

아사히신문은 “위원회가 일본 정치가의 발언을 직접 비판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 사회가 군 위안부 제도를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 고문금지위원회(CAT)도 21일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심사에서 군 위안부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져물었다고 ‘일본 여성 전쟁과 평화자료관’ 측이 전했다. 고문금지위원회는 2007년 심사에서는 일본의 ‘성적 노예, 폭행’ 피해자에 대한 구제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유엔의 지적을 진지하게 수용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衛) 관방장관은 22일 회견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유엔 측에) 새롭게 설명하고, 우리의 노력을 이해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도쿄 | 서의동 특파원 phil21@kyunghyang.com

2013년 5월 19일 일요일

이시하라 "일본은 침략한 적 없다"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18일자 기사 '이시하라 "일본은 침략한 적 없다"'를 퍼왔습니다.
"근대는 먹느냐 먹히느냐의 시대", 망언의 정점 찍어

일본 극우 원조격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유신회 공동 대표가 18일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침략행위에 대해 "침략이 아니다"라고 강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사하라 공동 대표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침략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자학일 뿐이다. 역사에 관해서 무지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유신회의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의 "위안부는 필요했다", 유신회의 니시무라 신고 중의원 의원의 "위안부와 같은 한국인 매춘부가 아직도 일본에 우글우글하다"는 망언에 이어 유신회 공동대표인 이시하라가 망언의 정점을 찍은 양상이다.

이시하라는 이어 "맥아더도 (미국) 의회에서 '(일본의) 자위를 위한 전쟁'이었다고 증언하지 않았느냐. 자원(수입 경로)을 봉쇄당했기 때문에 결국 동남아시아로 진출할 수 밖에 없었다"며 "(식민지 지배) 그런 것은 근세에 유럽의 백인은 모두 한 것이지 않느냐. 근대는 먹느냐, 먹히느냐의 시대였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일본에게 강점된 것은 힘이 없고 못나서였지, 일본의 잘못은 없다는 주장인 셈이다.

그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을 침략이라고 보는 시각을 "도쿄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에서 결정된 가치관에 근거해 역사를 규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에도 조선 침략을 부정하면서 "무력으로 침략한 게 아니라 (조선이) 너무 분열돼서 정리가 안 되니까 그들의 총의에 따라 (일본과) 합병한 것"이라는 망언을 한 바 있다.


임지욱 기자 

2013년 5월 8일 수요일

일본의 비판적 언론학자가 보는 '일본 그리고 아베'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07일자 기사 '일본의 비판적 언론학자가 보는  '일본 그리고 아베''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국가 공무원 보도직으로 전락한 공영방송 기자, 일본은 한국의 미래다"

편집자주=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극우 발언’과 일본 사회의 급속한 우경화 경향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일본이 “2차 세계대전 때만큼이나 우경화되어 가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아베 정권은 평화헌법을 파기하고, 자위권을 넘어서겠단 ‘야욕’을 공공연히 하며, 개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북한 발 위기와 묘한 ‘앙상블’을 이루며 동북아 전체를 군사적 긴장으로 몰아넣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직접적 침략을 경험했던 동아시아의 국가들은 일본의 이런 우경화 흐름에 매우 격렬히 반발하고 있지만, 아베 정권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침략에 대한 정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 언론은 아베를 ‘전범의 손자’라고 부르며, 대놓고 극단적인 혐오감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아베가 전범의 손자라서 그렇다는 비판만으로 넘어설 수 있는 문제는 없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것은 아베와 같은 정치인을 낳은 일본 사회의 구조적 문제 그리고 그런 역사 인식의 기원과 맥락이다.
일본은 가깝지만 먼 나라이다. 우리는 모두 일본을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정작 일본의 속내에 대해선 무지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철저히 깜깜하다. 가깝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모르는지도 모를 일본에 대해 묻기 위해 일본 사회의 대표적 비판 언론학자인 아사노 겐이치 일본 도시샤대학 미디어학 교수를 만났다. 일본 사회의 대표적 미디어비평지인 ‘월간 미디어비평 창(創)’의 주간이자 일본의 비판적 주간지인 ‘주간 금요일’의 필자이기도 한 아사노 교수는 거침없이 일본 사회의 문제와 언론의 한계를 지적했다.
아베와 같은 극우 정치인을 낳은 토대가 언론의 문제라고 지적한 아사노 교수의 비판은 놀랍게도 우리 안의 문제와도 맥을 같이 했다. 이번 인터뷰를 주선하고 함께 한 서강대 원용진 교수는 “KBS의 미래가 NHK라면, 일본은 한국의 미래일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말로 아사노 교수의 말을 듣고 있자면, 연쇄적으로 우리의 최근 언론 상황과 어떤 사건들이 즉각 연상되곤 했다.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역사 왜곡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아사노 켄니치(이하 아사노) : 반복된 것이 아니다. 자민당 내 어떤 정파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다. 과거 무라야마 정권이나 민주당 정권 그리고 호소카와 총리 때는 역사 왜곡 발언이 없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같은 도발 행위는 자민당 정권에서만 그리고 자만당 내 특정 파벌이 정권을 잡았을 때만 반복된다.

▲ 일본을 대표하는 비판적 언론학자로 꼽히는 아사노 겐이치 일본 도시샤대학 미디어학과 교수 ⓒ미디어스


그렇다면,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무라야마 담화 부정한 아베 신조 총리는 자민당 내 어떤 파벌인가?
자민당의 파벌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미야자와 파벌, 다나카 파벌, 후쿠다 파벌이 있다. 이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건 후쿠다 파벌이다. 후쿠다 파벌은 아베 할아버지와 같은 전범을 찬양하는 극우 인사들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한국과 대만에 대한 침략을 모두 긍정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일본 사회 전체의 생각을 대변할 수 있는 세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치권력을 잡는 다는 점에 있다. 전체 표수의 17%에 불과한데, 국회 과반수를 넘기는 선거 제도의 부조리함에 있다. 작년 12월 총선 역시 그런 상황이었는데, 법원은 그런 선거는 위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상황을 바꾸진 못했지만.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일본은 아직 민주국가가 아니다. 자민당 독재 체제는 중국이나 북한과 다름없다. 일본의 정치는 평양이나 마찬가지다.
질문을 바꿔보자. 자민당 체제는 일본의 변수가 아닌 오래된 상수인 문제다. 파벌 역시 오래된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지금이냐가 중요할 것 같다.
아베 때문이다. 원래 아베는 자민당 안에서 당수 선거에선 당원 투표에선 이시바 시게루에게 뒤졌다. 이걸, 국회의원 투표에서 뒤집은 것이다. 당심은 상대적 온건파인 이시바 시게루를 택했던 것인데, 국회의원들이 사실상 이 결과를 뒤집으며 아베가 역전한 것이다. 지금의 문제는 아베가 정권을 잡았기에 생긴 탓이 크다. 아베가 단순히 전범의 손자라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가 그의 할아버지인 키시 노부스케같은 A급 전범을 범죄자로 보기는커녕 찬양하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는 점에 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침략에 대한 정의를 부정하는 아베의 역사 인식에 대한 일본 내 논쟁은 어느 정도인가?
아사노 : 일단, 역사관과 역사 인식의 문제와 관련해 아베의 인식은 일본 사회의 다수파는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소극적인 반응이 문제다. 여기에는 일본 언론의 책임이 크다. 과거사 문제를 말끔히 청산 해야한다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 목소리를 언론이 전달하지 않는다. 오로지 권력을 갖고 있는 정치인, 아베와 비슷한 문제의식만 전달할 뿐이다. 여기에는 일본 언론의 시스템 문제가 있다. 고착화된 일본 언론의 기자단 시스템에서 비판적 보도가 이뤄질 수 없다. 그래서 ‘기계적 중립’을 이루거나 비판하더라도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는 비판 밖에 안 된다. 예컨대, 야스쿠니 참배라든가 위안부 문제를 비판할 때 일본 주류 언론은 보통 ‘한국과 중국이 반대한다. 해외 언론이 시끄럽다’ 정도의 보도로 반대 의사를 전한다. 그건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NHK, 요미우리, 아사히 등 일본 내 주요 언론의 보도가 다 그러한가?
일본엔 온전한 의미에서 ‘비판적 언론’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일본 특유의 기자단 제도가 빚어낸 참극이다. 일본 언론은 권력이 통제하고 포섭이 가능한 시스템적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일본의 장관이나 정치가들은 역사 인식에 대한 반대나 비판이 제기되면, 기본적으로 어떤 협박에 대해서도 지지 않겠다는 수사를 사용한다. 일국의 총리인 아베가 태연하게 "침략이란 말의 국제적 정의는 없다"고 말할 수 있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일본의 주류 언론들은 아베의 발언을 그대로 전달만 할 뿐, 분석이나 심층적 접근을 하지 않는다. 모든 언론이 받아쓰기만 한다. 아베의 발언은 마치 ‘지구는 회전하지 않는다’는 인식과 같다. 언론은 이런 말을 하는 이를 ‘미친놈’이라고 비판해야 마땅한데 일본 언론은 그대로 ‘아베가 지구는 회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써줄 뿐이다. 망언에 대한 비판 없이, 망언을 그대로 전달하는 행위만 한다.
그렇다면, 일본 언론의 그런 보도 행태는 어디서 연유하는가?
기본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기자단의 문제다. 일본의 출입 기자 제도는 오로지 일본에만 있는 시스템이고, 1941년에 만들어진 이 시스템이 아직도 유지되는 상황이다. 담합의 카르텔이고, 주류 언론이 여론을 독점하는 뿌리이다. 일본의 기자는 저널리스트가 아닌 회사원이다. 회사가 권력과 협의해 만든 방에 출입하며, 이 방을 출입할 수 있게 등록된 언론만 언론행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서 언론은 필연적으로 권력과 가깝게 된다. 기자들이 정치인과 밥 먹고 술 마시고 함께 뒹구는 상황이 만성화된다.
모든 언론이 다 그런가? 비판적 언론, 이념의 스펙트럼에서 보면 좌파적 언론도 있지 않은가?
일본 내 주류 언론 가운데 그런 언론은 없다. 좌파 신문 같은 것은 아예 없다. 기자단에 등록된 언론은 기본적으로 모두 같다. 예컨대, 요미우리보다 진보적이란 평을 받기도 하는 아사히의 경우 독도 문제나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서 영토권을 주장하거나 참배를 하면 국익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할 뿐이다. 그러니까 시끄럽게 하지 말자, 이 수준이다. 그게 본질이 아니다. 그것은 명백한 일본 헌법 위반인데, 그런 얘기는 전혀 하지 않는다. 일본의 우경화는 국제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국내 헌법 위반 문제이기도 한데, 절대 그런 식으로는 쓰지 않는다.  
한국에도 출입 기자 제도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걸 기자단의 문제로만 접근하면 너무 협소화 할 우려가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전후 일본 언론이 정경 유착을 통해 유지, 발전해 온 오너십의 문제 같은 것도 있지 않는가?
물론, 오너십의 문제도 중요하다. 일본의 사회 문제 전체와 맥을 같이 하는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상적 언론 행위가 부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 출입 기자 제도의 문제다. 일본의 출입 기자 제도는 기자가 등록되는 것이 아니라 언론사가 등록된다. 아사히의 기자가 아니라 아사히의 일원으로 출입하게 된다. 기자는 개별적 판단을 할 수 없고 그냥 사원으로 전락한다.
그리고 일본의 언론 환경은 기사 생산에서만 담합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산업적 차원에서도 언론사의 담합이 층층으로 시스템화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유통의 경우 일본에선 아무나 신문을 팔 수 없다. 지하철 역 같은 곳에서 신문을 팔수 있는 사람은 정부가 지정한 신문사가 등록한 판매원뿐인데, 지정을 받으려면 반드시 기자단에 가입되어 있는 언론사여야 한다.
신문 용지에 대한 담합도 이뤄진다. 아무나 신문 용지를 구매할 수 없다. 전후 일본 경제는 눈부시게 발전하고 성장했지만, 언론은 오히려 40년대에 비해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줄어들었다. 일본 언론은 아래서부터의 힘이 없다. 상층부 담합의 악순환만 계속 된다. 기자단에 속한 언론들이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을 구조적으로 방해하고, 용기 있는 언론인들이 새로운 미디어를 만들어도 취재를 못하니 도태된다. 신문 용지 구매와 유통 모두에 담합이 있으니, 신문을 새로 만들면 택배를 써서 DHL로 배달하는 신문이어야 하는 지경이다.(웃음)

▲ 일본의 공영방송 NHK의 홈페이지 화면. 방영 중인 역사 드라마의 장면이 눈에 띈다. NHK의 대하 역사 드라마는 일본 사회의 집단적 역사 인식을 만드는데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청일전쟁의 발발이 불가피했다고 그리는 역사 드라마를 보고 자란 세대가 '침략'의 문제를 성찰할 수 있을까? 아서노 교수는 NHK기자를 '국가 보도직 공무원'이라고 칭했다.


일본은 공영방송인 NHK의 영향력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 NHK는 세계 3대 공영방송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의 공영방송인 KBS는 종종 NHK를 롤 모델로 들기도 한다. 그런 KBS는 지금 역사 왜곡 다큐 등을 통해 논란이 되고 있고, 한국의 공영방송들은 비판적 언론인들을 내쫒으며 조직의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사회 내에서 NHK의 위상이나 역할은 어떠한가?
신뢰로는 NHK가 제일 높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극우로 평가받는 산케이 신문과 똑같다. 한 마디로 최악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일본은 특별히 더 역사를 왜곡하거나, 시청자들의 의식 조작을 할 필요는 없다는 점뿐이다.(웃음) 그나마 한국은 비판적 기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에는 그런 기자들조차 없다. 기자들의 의식을 바꿀 필요도 없고, 체질을 개선할 필요도 없다. 보수적인 사람들만 모여들기 때문에 조작 없이도 알아서 스스로 잘 해낸다.(웃음) 일본의 언론 상황은 그래서 평양과 같다. 나는 NHK기자들이 ‘국가 공무원 보도직’이라고 생각한다. NHK의 보수성은 조직 구성에서도 잘 드러난다. 모두가 일본 본토 사람이고, 대부분 도쿄대 출신의 남성이다. 이들은 곧 자신이 일본이라고 믿는 정체성을 갖고 있는 극단적인 엘리트 집단이다.
국가 공무원 보도직이란 표현이 재밌다. NHK의 구성이 그렇게 획일적이고 보수적이란 것도 놀랍다. 그런데 이렇게 엘리트들이라면 더 자존심이 세지 않을까, 그럼 정치권력에 굴종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논조에 반발을 할 것 같기도 하다.
내가 94년부터 교수를 했고, 그 전에는 교토통신 기자였다. 당시 기자 초봉이 750만 엔, 3년차는 1000만 엔 정도 했다. 그런데 지금 교수 정년을 앞두고 월급이 그 정도다. 지금 아마 기자의 월급은 더 올랐을 것이다. 일본 사회에서 기자는 초고소득을 올리는 상류 계층이다. 주요 언론 기자들의 경우 대부분 남성이고 도쿄대학이나 와세다 대학 같은 명문대 출신이 아닌 이를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프라이드가 강한 것은 기자 개인이 아니라 그 집단에 소속되어 있단 점에서 발현된다.
이런 언론사의 관행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폐쇄적이고, 퇴행적이다. 제자 중에 한 명이 3년 전에 NHK에 입사한 적이 있었다. 여성이었는데, 모두가 축하해주고 그랬다. 그런데 입사한지 2달여 만에 퇴사했다. 일본 언론은 처음 입사하면 경찰서 수습을 돌게 하는데, NHK의 경우 특히 3개월 수습기간 동안 ‘나는 NHK의 기자 ㅇㅇㅇ입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경찰서 정문 앞에 서있도록 한다. 창피함을 무릅쓰고라도 기자의 근성을 가르친다는 취지이고, NHK만의 오래된 관행이다. 팻말을 들고 서있던 기자에게 한 경찰이 ‘속옷 사이즈를 알려 달라, 선물하고 싶다’고 치근덕댔다고 한다. 모멸감이 든 그 기자는 이 사실을 회사에 알리고, 선배들에게 자문도 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NHK는 ‘뭐 그런 일을 문제 삼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선배들 역시 ‘사이즈를 알려주고 선물을 받지 그랬느냐’며 무심하게 넘겼다고 한다. 결국, 제자는 조직과 상사에 절망하고 NHK를 그만뒀다. 이게 일본 공영방송의 수준, 나아가 언론의 수준이다.      

▲ 아사노 겐이치 교수는 열정적으로 그리고 분명하게 아베와 같은 극우 정치인을 낳은 일본 사회의 토대가 언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디어스


충격적이다. 그런데 성희롱은 범죄적 행위가 아닌가. 일본 사회의 수준이 그만큼 낮은 것인가
아니다. 사회 전반에서 그런 일은 용납될 수 없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언론에서의 관행이다. 일본의 언론사 조직과 구조는 여전히 봉건적이다. 일본 사회의 실패를 말할 때 가장 대표적인 예가 언론의 실패이다. 그 다음으로 봉건적인 조직이 대학인데, 언론과 대학이 봉건적 행태를 깨지 못한 이유는 이 두 영역의 경우 외부에서 침범하기가 어렵단 특수성에 기인한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엔 제대로 된 언론학자들도 없다. 대부분 언론사의 고문을 하거나 기자단의 배후에서 활동한다. 일본의 언론학자란 곧 언론사의 간부와 함께하는 이들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이런 언론 구조나 환경에 반발하는 기자들은 없나? 보편적 수준의 상식이란 것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사람들은 다 그만둔다. 아니면 정신병을 얻게 된다. 한 조사를 보면, 아사히에 입사한 사람 가운데 1/4이 그만뒀다고 한다. 상식과 합리성을 주장하면 배제된다. 그래서 종종 개인적으로 신문사를 그만 둔 사람들만 모여서 신문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한국에서는 해고를 당한 언론인들이 그런 시도를 해 한겨레 같은 언론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에는 아직 그런 것이 없다. 일본의 언론 상황은 1789년 프랑스 혁명 직전의 봉건제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보면 딱 맞다. 기자단에 속해 있는 기자들은 그런 문제의식을 갖기 힘들다.
유명한 스캔들 가운데 지금 총리인 아베가 자민당 간사장이던 시절에 NHK의 다큐멘터리 방송에 개입한 적이 있었다. NHK 간부를 불러 검열을 한 사건이었다. 위안부 문제에 관한 다큐에서 특정 장면과 표현들을 빼라고 요구했다. 이는 검열을 금지한 일본 헌법 21조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었는데, 기자들은 이를 비판하지도 제대로 쓰지도 않았다. 당시, 그 사건을 기사화한 언론은 그런 일이 있었다는 스트레이트로만 보도했다. 당시, 아사히 신문은 그 사건을 썼다가 후에 아베에게 ‘취재를 하지 않아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기도 했다. 기사를 썼던 기자 2명은 지역으로 전보됐다. 그 사과를 단행한 데스크가 바로 지금 아사히의 사장이다. 
일본 사회의 비판적 지성계에서 이런 문제가 회자되진 않는가? 일본 사회가 언론의 이런 문제를 인식하는 정도는 어느 정도인가?
전혀 없다. 여기에는 이를 공론화해야 하는 언론학자들의 책임이 크다. 언론사의 그늘 아래서 언론학자들이 존재하니 비판적 문제의식이 발휘되지 않는다. 그래서 대학을 나오며 ‘학자의 범죄’라는 책을 쓰려고 준비 중이다.(웃음) 일본 사회의 문제를 언론과 대학이라고 말했는데, 직업적으로 보면 학자와 저널리스트 2가지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해외에서 활동하는 비판적 사회학자들은 일본의 최대 불행은 학자와 기자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일본의 권력구조’한 책을 쓴 다치라는 학자는 정치, 언론 그리고 노조 이 3가지는 일본에서 안 된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일본의 언론 상황이 이런 지경에 처한 근본적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기본적으로 일본은 민주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웃음) 일본은 시민사회로 구성된 사회가 아니라 여전히 천황 이하 신민사회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은 시민들이 집단적으로 싸워서 쟁취한 민주화의 경험이 있지만 일본엔 그런 것이 없다. 싸움이 없었던 일본 민주주의의 역사는 그래서 나는 ‘미국이 가져온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민주주의를 쟁취한 집단적 경험이 없는 ‘페이퍼 민주주의’다. 그래서 일본은 여전히 정치적으로 문화적으로 미국 중심의 미국의 식민지적 발상이 강하다. 일본은 그래서 한국과 대만과 차별되는 다른 체제이다. 한국이나 대만 역시 체제의 안전 보장 문제에 있어선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다른 국내 문제의 경우 민주화 투쟁을 통해 극복해왔고, 이런 경험이 정치적 배경에 깔려있다. 하지만 일본은 이 부분이 전무하다보니, 비판적 시민의식 같은 것이 성장할 수 없었다.
아베 정권과 같은 권력을 언론이 비판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판적 저널리즘 교육 자체가 없는 일본 사회에서 기자는 곧 최고의 직장에 다니는 사원일 뿐이다. 주류 언론 기자의 가정 환경을 조사해보면, 아버지가 법관, 정치가, 교수, 경제계 인사였던 이들이 엄청나게 많다. 부유하게 길러져 좋은 대학을 나와 최고의 월급을 받는 직장에 안착했는데, 이들이 비판의식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 정치적 약자나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이해가 있을 수 있겠는가.

▲ 점점 더 국제 사회의 문제적 인물이 되어가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그러나 아서노 교수는 그의 개헌론이 국내용일 뿐, 성공하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부의 저항 때문이 아닌 미국이 용인해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뉴스1


이런 언론의 담합 속에서 아베와 같은 정치인이 득세하는 근본적인 토양이라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하지만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찬동하는 파벌은 자체 모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장기 지속되긴 어렵다. 시간의 문제지만 아베 류의 권력은 해제가 될 것이다. 일본 국내의 저항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시각 자체가 국제 사회와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당장에 헌법 개정은 도저히 미국이 수용할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자민당은 공식적으로 7월 총선에서 개헌석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아베가 장기 지속하는 것은 어렵더라도 단기적으로 아베 체제가 일본사회의 어떤 근본적인 포인트를 해체할 가능성은 있지 않은가?
이대로 가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헌법 개정론의 최대 모순은 미국의 이해를 구하지 못할 것이란 점에 있어, 실제 개헌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유럽의 국가들 역시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벌써 미국은 아베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아베가 주장하는 헌법 개정의 포인트는 2가지인데 우선, 일본군 만든다는 것이고 그 원수를 천황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국가의 주권을 천황이 갖게 됨을 의미한다. 천황이 국가 원수가 되면 국가통수권도 당연히 천황이 갖게 된다. 이는 미국이 절대로 인정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또한 일본의 핵무장 역시 미국으로선 절대 인정할 수 없는 문제다. 미국은 지금 수준의 일본군을 인정하고 유지하는 전략이 기본적이다. 그렇게 봤을 때, 일본이 UN을 탈퇴할 것이 아니라면 아베의 헌법 개정 자체에 모순이 크고 국내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아베의 생각은 언젠가 어디선가 반드시 자멸할 수밖에 없다. 일본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한중과 경제적 동반 관계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제국주의 역사관과 노선을 갖는 것은 그 자체로 심각한 모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중국의 견제라는 미명하에 미국의 묵인 속에서 아베가 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갖고 있기도 하다.
미국의 태도는 철저히 미국의 지배 하에서 일본군이 활성화되는 것만을 인정한다. 굳이 헌법을 개정하지 않아도 그대로 하면 되는 부분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미국 입장에서 군대는 괜찮더라도 천황을 원수로 하겠다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미국 각지에서 결의안이 나온 것도 그런 압박의 흐름이라고 본다. 야스쿠니 문제 역시 미국 언론은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미국이랑 같이 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있는 일본의 정치란 있을 수 없다. 아베의 헌법 개정안은 그런 의미에서 공존이 불가능한 목표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 보면, 동북아 전체가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대응적인 차원이라고 말할 수 있는 대목도 있지 않을까?
일본이 가야할 길 그리고 갈 길은 3가지가 있다. 첫째, 헌법을 개정 하지 않고 현행 유지하는 길, 둘째 강력한 일본군을 만들고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끊는 일, 그리고 마지막으로 평화헌법을 지키고 유럽의 스위스 같이 피군사 중립국이 되는 길이다. 여기서의 외교적 목표는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편이 될 것이냐가 아니라 미국과 중국 양쪽이 사이좋게 하는 게 일본의 지향이 되어야 하고 현실적으로 택할 수밖에 없는 목표다. 일본이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질문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은 이미 중국과는 70년대 평화조약을 맺은바 있다. 중일 간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UN 가입 시에도 이에 대한 준수를 약속했다. 이와 동등하게 미국과도 군사조약을 파기하고 평화조약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그것이 동북아 평화에 일본이 기여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아베는 일본도 보통의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선전하는데, 일본 헌법에 9조가 존재하는 것은 명백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일본은 근대화 이후 유일하게 동아시아에서 2천만 명 이상을 죽인 과거가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한국의 우경화와 일본의 우경화는 다르다. 18세기 근대국가 탄생 이후 동아시아사에서 다른 나라를 침략 한건 일본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가 ‘침략이 있었느냐, 없었느냐’ 따위의 논쟁을 거는 것은 좌우파의 문제를 떠나 한 마디로 ‘미친짓’이다. 민주주의가 옳으냐, 파시즘이 옳으냐고 묻는 것과 마찬가지다. UN에서도 아직 일본은 이탈리아, 독일과 함께 유사시 바로 공격할 수 있는 위험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한국, 북한, 중국의 우려는 동아시아의 시각이 아니라 일본을 보는 국제적 시각 UN의 입장과 같음을 일본 정부는 인정해야 한다.

▲ 지난 25일자 조선일보 3면 기사. 한국 언론은 아베의 잇딴 망언에 그를 '전범의 손자'라고 힐난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본질이 아니다. 본질을 짚지 못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일본의 언론과 정치에 매우 비판적인데, 일본의 시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일본 시민들 역시 문제가 많다. 역사 인식도 그렇고 중요한 문제에 대한 침묵도 그렇다. 근데 이건 일본사회의 구조와 연관이 있다. 사람의 의식은 기본적으로 학교, 가정, 언론의 영향을 받고 형성되는데, 일본은 이 가운데 최소 2가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구조이다. 아베와 같은 위험한 인물을 선거 제도를 가진 나라에서 수용하는 것은 일종의 집단적 무지에서 오는 현상이라고 밖에 설명이 안 된다. 여기서 전후 독일의 상황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공동체가 나치즘을 배격하고 단죄한 독일의 역사와 일본의 역사는 완전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 건전한 상식에 대한 믿음은 있어야 하지 않는가, 일본 시민 사회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어떻게 사회 운동을 하고 한일 관계의 변화를 믿을 수 있겠는가?
한 명이라도 같은 뜻은 품게 하고 비판적인 사람을 만드는 것, 그것이 목표다. 지금 당장에 대중운동을 할 순 없지만 생각을 널리 퍼트리는 것 밖에 또 다른 방법은 없다. 일본은 경제적으로 힘이 세고, 인구도 많다. 여전히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게 충분히 위협적인 덩치 큰 국가다. 그런데 과거에 큰 국가 범죄를 저질렀다. 이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하고 고민하고 있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3년 5월 7일 화요일

세계 최대 원폭 피해국인 일본과 한국이 빠진 이유는?


이글은 프레시안 2013-05-06일자 기사 '세계 최대 원폭 피해국인 일본과 한국이 빠진 이유는?'를 퍼왔습니다.

[NPT 회의 참여기](下) NPT 준비회의 결산


핵확산금지조약(NPT) 준비회의가 4월 22일부터 5월 3일 일정으로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개막됐다. 2015년 뉴욕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이 회의는 핵문제를 둘러싼 지구촌의 갑론을박을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필자는 4월 23일부터 26일까지 이 회의에 참여하고 돌아왔다. 이에 두 차례에 걸쳐 이 회의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순서 '북한과 NPT'(☞바로가기)에 이어 준비회의를 총평해보고자 한다.편집자>
▲ 2003년 1월 11일 평양에서 핵무기확산방지조약(NPT) 탈퇴 지지 100만명 군중대회가 열리고 있다. 북한은 1993년 3월 NPT 탈퇴를 선언했다가 같은해 6월 미국과 고위급회담 이후 탈퇴를 보류했다. 그러나 2002년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기개발 의혹을 제기하자 2003년 1월 NPT 탈퇴를 선언하고 공식 탈퇴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1970년에 발효되어 1995년 무기한 연장된 핵확산금지조약(NPT)은 가장 희한한 조약이라고 할 수 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대표적으로 성공한 군축 조약이라고 할 수 있다. 회원국이 189개국에 달하는데, 이는 네 나라를 제외한 유엔 회원국 대다수가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핵보유국은 북한을 포함하더라도 9개국인데, 그나마 이 정도로 묶어둘 수 있었던 것도 NPT에 힘입는 바가 크다는 지적도 많이 나온다.

그러나 문제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철저하게 '비확산'에 초점을 맞춘 조약이다. 이 조약은 1967년 1월 1일 이전에 핵실험을 한 미국, 소련(이후에는 러시아), 중국영국프랑스의 핵무기 보유는 인정하면서 핵폐기 의무를 '선의(good faith)'에 맡겨 버렸다. 반면 비핵국가들의 핵무기 개발 금지는 의무사항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이를 철저하게 검증하도록 하고 있다. NPT를 대표적인 불평등 조약으로 일컫는 까닭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생물무기금지협약, 화학무기금지협약, 대인지뢰금지협약, 집속탄금지협약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 군축 조약은 해당 무기의 사용 및 실험을 금지하고 폐기를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NPT에는 이런 내용들이 없다. 조약에 따르면 핵보유국이 핵무기를 사용해도, 핵실험을 해도, 핵무기를 추가적으로 생산해도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다양한 보완책들이 모색되고 있지만, 핵보유국들 내의 이견과 핵보유국과 비핵국가 사이의 입장 차이로 인해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태이다.

아직도 높은 경계 태세?

2015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리는 본회의를 앞두고 스위스 제네바에서 106개국 정부 대표와 53개의 NGO 관계자 및 민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차 준비회의에서도 이러한 한계는 명확하게 드러났다. 5월 3일 회의 결과를 담은 요약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는데, 요약문에는 핵보유국들의 핵 독트린, 투명성의 부족, 핵 신고의 표준 제정, 핵보유국들의 핵폐기 의무 소홀 등이 두루 담겼다.

특히 요약문에서는 "많은 나라들은 많은 핵무기들이 여전히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우발적인 핵전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핵보유국들은 핵미사일 발사 태세를 낮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핵무기와 운반수단, 그리고 관련 인프라가 계속 현대화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나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는 꾸준히 핵무기 감축에 나서왔다며 문제는 자신들이 아니라 NPT에서 탈퇴해 핵무기를 만든 북한과 NPT 회원국이면서 조약상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는 이란에 있다고 주장했다.

4월 29일에는 이집트 대표단이 NPT 회의에서 1995년에 합의된 '중동 비핵지대 창설'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하면서 철수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중동 비핵지대 창설은 아랍 국가들을 비롯한 상당수 비핵국가들이 1995년 NPT 무기한 연장의 핵심적인 조건으로 내걸었던 사안이었다. 또한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핵문제 논의를 기피해온 미국의 소극적인 태도로 이 구상은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어? 일본과 한국이 없네

이번 NPT 준비회의 내내 가장 주목을 끈 부분은 '핵무기의 비인도성'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는 점이었다. 회의 중반인 4월 24일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제안과 77개국 정부의 연명으로 '핵무기의 인도적 영향(humanitarian impact of nuclear weapons)에 관한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공동성명에서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핵무기는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국제사회는 핵무기가 또 다시 사용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폐막일에 발표된 요약문에도 이 부분은 중요하게 언급되었다. "핵폭발에 의한 결과는 용납할 수 없는 피해"를 야기하고 "사회경제적 발전에도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에 추가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이 있다. 세계 유일의 피폭 국가인 일본 정부가 공동성명 서명을 거부한 것이다. 남아공을 비롯한 공동성명 제안국들은 일본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적극적은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일본 정부 대표단은 "어떠한 환경에서도(under any circumstances)"라는 표현의 삭제를 요구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연명을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 대표단은 "일본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핵폭발의 현실"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일본이 처한 안보 환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시장, 그리고 일본 NGO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가즈미 마쓰이 히로시마 시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공동성명은 히로시마의 염원이 담긴 것이기도 하다"고 개탄했다. 토미히사 타유 나가사키 시장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의 태도는 "원폭피해자들의 노력을 수포로 만든 것이자 핵폐기를 위해 노력해온 많은 나라들을 실망시킨 것"이라고 비난했다.
▲ NPT 준비회의 참석자들 ⓒ피스데포


한편 일본 NGO 대표단과 원폭피해자들, 그리고 국제단체 인사들은 4월 26일 저녁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일본 대표부까지 거리 행진을 벌이면서 일본 정부의 태도를 강력히 규탄했다. 행진에 앞서 일본 피스보트 공동대표인 가와사키 아키라는 "일본 정부가 미국의 핵우산 약화를 우려해 이러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일 피폭국으로서 핵무기의 비인도성 문제를 널리 알려야 할 일본 정부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극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한국 정부 역시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았다.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원폭피해자가 있는 한국 역시 미국의 핵우산 정책의 약화를 우려해 이러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일 양국 정부는 북한의 핵위협을 그 근거로 들고 있지만, 두 나라는 북한의 핵보유 이전에도 핵무기 사용 금지 조약이나 핵무기 폐기 협약 논의에 극히 소극적이었다.

한편 NPT 회의는 내년 3차 준비회의를 거쳐 2015년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가 열린다. 한국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 조약에서 탈퇴해 핵무기를 만든 최초의 국가인 북한의 복귀를 어떻게 유도할 수 있느냐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올해로 60주년을 맞이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대체할 수 있는 비전을 세우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한반도의 현실에서 '평화체제 없는 비핵화는 맹목이고 비핵화 없는 평화체제는 공허'하기 때문이다.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프레시안 편집위원

2013년 4월 27일 토요일

일본에 성난 중국, 한중일 재무장관 회담도 취소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4-26일자 기사 '일본에 성난 중국, 한중일 재무장관 회담도 취소'를 퍼왔습니다.

일본의 댜오위다오 국유화와 신사참배에 분노


한중일 정상회담에 이어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도 취소되는 등, 일본의 도발로 동북아 정세가 급랭하고 있다.

26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내달 3일 인도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한중일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취소됐다.

의장국인 중국은 "한중일 3국이 조정해야할 의제가 없다"며 회의 취소를 일본측에 통보했다.

중국은 일본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국유화에 반발해 한중일 정상회담 연기를 방침을 정한 데 이어, 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담도 취소하기로 한 것.

(아사히)는 이밖에 재무장관회담 참석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때문에 중국이 회담 취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태견 기자

2013년 4월 26일 금요일

독일 '전쟁범죄 사죄' 이해 못 하는 일본

이글은 노컷뉴스 2013-04-26일자 기사 '독일 '전쟁범죄 사죄' 이해 못 하는 일본'을 퍼왔습니다.
[4월 26일 하근찬의 아침뉴스] 같은 '전범 국가'지만 달라도 너무 다른 독일과 일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월 26일 금요일 아침뉴스 하근찬입니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다',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정치가인 E H 카의 말입니다.

사회나 개인을 막론하고 지속적인 상호작용 속에서 과거를 통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철저히 깨달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 일본을 보면 과거와 끊임없는 대화는 하되, 그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왜곡해 평가하고 받아들이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들은 왜 독일이 과거 자신들이 저질렀던 전쟁범죄를 사죄하고 무릎을 꿇은 것인지를 아직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근찬의 아침뉴스 다시 듣기 1
하근찬의 아침뉴스 다시 듣기 2

오늘의 주요 뉴습니다.

▶ 정부가 '오늘 오전'을 시한으로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북측에 공식 제의했지만, 북측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입니다. 정부는 북측의 거부 시 중대조치를 예고했습니다.

▶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치면 평일 하루를 쉬도록 한 '대체 휴일제' 법안 처리가 유보됐습니다.

▶ 국민행복기금이 가접수를 시작한 지 나흘 만에 5만 명의 신청자가 몰렸습니다.

▶ 오토바이 면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퀵서비스 기사가 17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면허제 도입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 오늘은 중부와 경북 지방에 비가 조금 내리는 가운데 돌풍이 불고 벼락이 치는 곳도 있겠습니다. 


개성공단 회담 제의… 북한은 묵묵부답 

▶ 정부가 '오늘 오전'을 시한으로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북측에 공식 제의했지만, 북측은 아직까지 묵묵부답입니다.

정부는 북측의 거부 시 중대조치를 예고했습니다.

김영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 정부는 개성공단 근무자의 인도적 문제 해결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를 북한 당국에 공식 제의했습니다. 

정부는 오늘 오전까지 회신을 요구했습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26일 오전까지 북한이 당국 간 실무회담 제의에 대한 입장을 회신해 줄 것을 요구한다. 북이 우리 측이 제의하는 당국 간 회담마저 거부한다면 중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회담 제의에 대해 밤사이 북한의 반응은 없는 상태입니다.

단 하루의 말미를 준 회담 제의는 사실상 최후통첩으로 정부가 북한이 대화에 응해올 것으로 기대해 제의했다기보다는 북한의 결단을 압박하기 위한 초강수선택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대화에 응할지는 불투명합니다. 

북한은 이전에 정부의 대화 제의에 "개성공단 문제만을 떼어놓고 술수를 쓴다"고 일축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다음 달 7일 한미정상회담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보적 태도를 보이거나 '대화 거부' 비난을 피하기 위해 역제안을 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반응에 따라 개성공단 해법에 관한 북한의 본심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행복기금, 정말 최선입니까? 

▶ 정부가 개인 빚 일정 부분을 대신 갚겠다는 국민행복기금이 가접수 나흘 만에 5만 명의 신청자가 몰리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초 제시했던 대상자가 크게 줄어든데다 여전히 허점도 많다고 합니다. 

최철 기자가 그 내용을 취재했습니다.

= 국민행복기금 신청을 위해 접수창구를 찾았던 64살 김 모 씨는 고개를 떨궈야만 했습니다. 

채무를 일부 탕감받는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빚을 10년 동안 갚을 능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빚 독촉으로 병상에 누운 아내와 고시원 생활 중인 김 씨에게는 행복기금이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었던 겁니다. 

"신청을 하려고 왔다 말씀만 듣고 되돌아간다. 3,000만 원 갚을 수 있나? 채무불능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도저히 안된다" 

1억 원 이하의 빚을 6개월 이상 연체한 사람으로 대상을 한정하면서 수혜자 수도 애초 300만 명에서 30만 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국민행복기금 국민감시단 관계잡니다. 

"자영업자 빚도 평균 1억 6,000만 원이다. 우리 경제의 뇌관인 자영업자 대출은 어떻게 할 것인지…" 

누적회수금이 채권 인수대금을 넘어설 경우 초과회수금을 금융회사에 지급하는 사후정산 제도도 논란거리입니다. 

또한 반짝 인기로 끝낼 것이 아니라 행복기금 탈락률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채무자 구제책에 대한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대체 휴일제 법안, 4월 국회 처리 어려워 

▶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대체휴일제 도입' 관련 법안 처리가 4월 임시국회에서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대체 휴일제의 근거 조항도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에 규정될 가능성마저 높습니다.

장관순 기잡니다.

= 지난 19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대체 휴일제 도입 법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습니다.

공휴일과 일요일이 겹칠 경우 평일 하루를 쉬도록 하는 내용으로, 지난 대선 여야 공통 공약이자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안입니다.

이에 따라 4월 국회에서 무난하게 입법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어제 안행위 전체회의에서 "기업 등 민간의 자율영역을 침해한다"는 정부와 여당 일부 의원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습니다.

남은 회기를 고려할 때 안행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더라도 법사위와 본회의를 거쳐 최종 입법까지는 빠듯한 일정이었기 때문에 4월 국회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여야는 결국 대체 휴일제 도입을 법률이 아닌 대통령령으로, 4월 국회가 아닌 9월 정기국회에서 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양샙니다.

정부는 대통령령 개정안을 9월 정기국회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인데, 국회 안행위 새누리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9월 정기국회 전까지 정부안을 기다려보겠다"면서 수긍했습니다.

여야는 오는 29일 안행위 전체회의를 다시 열어 이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퀵맨', 면허제 도입 등 필요 

▶ 오토바이 면허만 있으면 누구나 퀵서비스 기사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퀵서비스 기사 수가 전국적으로 벌써 17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진입 장벽이 없다 보니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도 악용되고 있어서 면허제 도입 같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단 지적입니다.

신동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퀵 기사는 오토바이 면허만 있으면 누구나, 퀵서비스 사업 역시도 관할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퀵서비스 업계의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지면서 과당 경쟁만 가열되고 있습니다.

이런 불균형은 결국 노동자들의 처우 악화로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 당국은 마땅한 방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라이더연합회 황정보 사무국장입니다.

"지금 상태는 퀵서비스가 직업군에 없어요. 불법이라기보다 무법이죠. 아무나 차리면 되고 반칙 같은 영업을 해도 룰이 없어요. 최소한의 룰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따라서 일정 요건과 자격을 갖춘 사업자만 퀵서비스 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현행 신고제 대신 허가제 도입이 시급해 보입니다.

퀵 기사들 역시 택시나 버스 기사처럼 '라이센스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퀵서비스 노조 관계잡니다.

"아무나 퀵서비스 할 수 있어요. 그거에 따르는 설립 요건을 강화해야 합니다.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 퀵서비스 업 허가를 내줘야 하는 거죠" 절대적 힘의 우위에 있는 업체들의 횡포를 규제할 법적 장치도 절실한 상황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고시만 가지고는 너무 약하다. 최소한 지방자치단체장의 특별령으로라도 당연히 업주들의 횡포는 규제가 되어야 한다는 거죠" 오늘도 전국 거리 곳곳에서 '곡예 운전'에 내몰리고 있는 퀵 기사들.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재주를 부려야 하는 이 시대 '서커스의 곰'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할 대목입니다. 전기차 봇물… 높은 가격, 짧은 주행거리가 걸림돌


▶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이 각각 올 가을에 전기차를 내놓기로 하는 등 전기차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높은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가 대중화의 걸림돌이 될 전망입니다.

보도에 이용문 기잡니다.

= 2011년 11월 출시한 기아차 '레이'만 달리던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에 올가을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합니다.

아직 정확한 출시 시점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한국GM이 9월에서 11월 사이에 '스파크'를 내놓습니다.

티코에서 마티즈, 스파크로 이어지는 한국GM의 경차를 기반으로 하는 전기자동차입니다.

한국지엠은 올여름쯤 우선 미국 시장에 스파크를 내놓고 가을쯤 국내 시장에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 르노삼성은 10월쯤 SM3 전기차를 출시합니다.

전기차 시장에도 경쟁 체제가 도입돼 가히 전기차 도입 원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전기차 대중화의 문제는 높은 가격입니다.

두 업체 모두 아직 가격을 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략 4,500만 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주는 보조금 1,500만 원을 빼도 고객이 부담해야 할 가격은 3,000만 원 정도가 됩니다.

차값만 869만 원에서 옵션에 따라 1,386만 원인 스파크 가솔린 모델에 비해 같은 모델의 전기차는 보조금을 고려하더라도 가격이 두세 배에 이릅니다.

SM3 전기차 역시 최저 1,538만 원에서 풀 옵션으로 할 경우 1,978만 원인 SM3 가솔린 모델에 비해서는 2배까지 비쌉니다.

준대형인 현대차 그랜저의 가격이 3,012만 원에서 4,093만 원이니까 이들 전기차는 가장 낮은 옵션을 선택할 경우의 그랜저 값과 비슷해집니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서는 동급 차에 비해 3배쯤 비싼 가격 차를 보전할 보조금과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2011년 11월 22일 처음 출시한 기아의 전기차 레이는 대당 4,500만 원이지만 환경부가 제공하는 보조금 1,500만에다 충전기 1세트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공공기관에만 지금까지 1,000대 정도 공급됐습니다.

한국GM의 스파크는 레이와 같은 경차모델로 우선 공공기관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지만, 서서히 일반에 대한 판매도 시작할 계획입니다.

르노삼성의 SM3 전기차는 제주도에 집중한다는 생각입니다.

제주도는 환경부가 주는 보조금 1,500만 원에 세제혜택 400만 원에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는 보조금 800만 원도 있어, 차값 4,500만 원에서 이런 보조금 등을 빼면 1,800만 원 정도로 SM3 가솔린 모델과 비슷해지기 때문입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민간 공급에 중점을 두는 전기차는 르노삼성의 SM3가 유일하다"면서 "제주도의 경우 지자체 보조금까지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전기차는 한번 충전하는 데 전기요금이 1,000원 미만이기 때문에 보조금만 제대로 지급된다면 일반인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이 있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동원해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가격을 낮추더라도 짧은 주행거리는 여전히 문젭니다. 경차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들은 완전히 충전해도 120km 정도밖에 달릴 수 없고 준중형인 SM3도 최대 180km 정도밖에 달릴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시내에서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지만, 이 전기차를 가지고 지방으로 장거리 여행을 하는 경우에는 쓰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미국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미국의 무력개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이기범 특파원의 보돕니다.

= 지난달 시리아 내전의 격전지인 알레포에서 30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화학무기 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였지만,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은 상대방의 소행이라고 책임을 돌렸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오늘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확인했습니다.

화학무기를 누가 사용했는지 밝히라는 존 매케인 의원 등의 요구에 백악관이 공식 답변서를 보낸 겁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입니다.

"화학무기 공격의 출발점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아사드 정권이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믿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화학무기 사용은 금지선을 넘는 것이라고 아사드 정권에 경고해 왔습니다.

금지선을 넘는다면 무력 개입하겠다는 뜻도 내비쳐 왔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은 "아직은 뚜렷한 증거가 없다"며 금지선을 넘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대량살상무기를 찾는다면서 이라크 전쟁을 일으켜 10년을 발목 잡혔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문으로 보는 세상, '아침 신문 읽기' 이희진 기잡니다.

▶ 일본과 독일 달라도 어쩌면 이렇게 다르죠?

= 두 나라 모두 '침략 전쟁을 일으켰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추악한 자국 역사를 대하는 모습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일본은 총리가 나서 "침략의 정의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는 망언을 늘어놓는 등 침략 사실 자체까지 부인하는 뻔뻔함을 보이고 있죠.

반면 독일은 종전 70년이 가까워지는 지금까지도 나치 전쟁범죄에 가담한 자국민들을 찾아내 처벌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 동아일보 국제면에 '독일이 93세 나치 전범 단죄에 나섰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 독일은 나치 전범 단죄 대상 범위까지 확대하면서 철저하게 과거사를 정리하고 있다면서요?

= 이번에 신문에 언급된 93세 나치 전범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로 악명 높았던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교도관이었습니다.

이 교도관은 독일 검찰 조사에서 "수용소에서 요리사로 일했을 뿐 학살에 동조한 적은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독일 검찰 측은 "학살이 저질러진 장소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소가 가능하다"면서 처벌 의지를 분명히 했답니다.

이 교도관이 아주 뒤늦게 조사를 받게 된 이유도 독일 정부가 2011년 나치 전범 단죄 대상 범위를 유대인 학살에 간접적으로 협력한 자들까지 확대했기 때문입니다.

▶ 살인 증거가 없어도 수용소 근무 등 학살 현장에 있었다면 학살에 가담한 것으로 간주한다고요?

= 네, 실제로 이런 확대된 기준에 따라 유대인 2만 8,000명이 학살당했던 폴란드 시비보르 수용소에서 교도관으로 근무했던 독일인이 5년 형을 선고 받았답니다.

그런데 우리가 과거를 부정하는 일본의 뻔뻔함을 강력 비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해방 후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학살 현장에 있기만 했어도 학살에 가담한 것'이라는 독일 기준을 만일 우리가 지금 친일파 청산에 비슷하게 적용한다면 여기저기서 "말도 안 된다"며 난리를 치겠죠.

▶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대정부질문이 어제 시작됐는데, '대정부질문 뭣 하러 하나' 싶네요.

= '점심 후 의원석 '텅텅'… 기습 '출석체크' 해보니 59명뿐', 서울신문 기사 제목입니다.

어제 오후 대정부질문 속개 시간이 두 시였는데 이때 본회의장 자리를 지킨 의원은 59명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대정부질문을 진행하려면 의사정족수인 재적의원 1/5 즉, 60명 이상이 출석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오후 대정부질문이 20여 분 동안이나 미뤄졌는데, 의사진행을 맡고 있던 박병석 국회부의장이 제시간에 출석한 의원들 이름을 일일이 호명해 이를 속기록에 남기도록 했습니다.

▶ 속기록에 빠진 의원들은 '불성실' 낙인이 찍힌 셈이네요.

=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 불성실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죠.

국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국민을 대신해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거라고 할 때 대정부질문에 임하는 의원들 자세가 이래서는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서울신문은 "의원들 스스로 연봉(세비)을 2001년 대비 12년간 163%나 올린(올해 1억 4,500여만 원) 행태를 고려하면 '혈세를 낭비하는 낯 두꺼운 금배지'라는 오명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 CBS 라디오 '하근찬의 아침뉴스(월~금 07:30~08:00)' 아이폰 팟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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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하근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