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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3일 수요일

3대가문 재벌 자산 52% 차지..사상 최대


이글은 NEW1 2013-04-03일자 기사 '3대가문 재벌 자산 52% 차지..사상 최대'를 퍼왔습니다.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삼성과 현대, LG의 창업주 가문이 보유한 자산 비중이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삼성·현대·LG그룹 외에 방계그룹까지 포함할 경우 이들 3대 재벌 가문의 자산 비중이 전체 대기업 집단의 5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재벌 견제정책으로 자산 비중이 축소됐던 이들 3대 재벌가의 자산은 이명박 정부 들어 권에서 다시 성장을 거듭했다.

3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조사한 결과에 따름 3개 재벌 가문의 자산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52.9%로 집계됐다.

CEO스코어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규모 5조원 이상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62개 중 공기업을 제외한 51개 민간 기업집단의 지난 10년간 자산 추이를 조사 분석했다. CEO스코어는 51개 그룹과 범삼성계열(삼성 CJ 신세계 한솔그룹 포함)과 범현대계열(현대기아차 현대중공업 현대 현대백화점 KCC 한라 현대산업개발 계열) 범 LG계열(LG GS LS LIG 등)의 자산을 비교했다.

3대 가문의 전체 재계 대비 자산 총액 비중은 노무현 정부 말인 2007년 46.2%로 최저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가 취임한 이후 매년 자산 비중이 높아져 2010년 처음 50%를 넘어섰으며 작년말에는 52.9%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노무현 정부(2003~2007년)5년간 이들 3대 가문의 자산 총액은 2003년 249조원에서 2007년 말 408조 원으로 63.3% 늘었지만 비중은 50%에서 46.2%로 3.8%p 떨어졌다.

반면 이명박 정부(2008~2012년)에서는 487조 원에서 819조 원으로 전체 사이즈도 늘었고 비중도 3.6%p 급상승했다.

자산총액과 비중이 가장 급등한 가문은 삼성가문이다. 이명박 정부 동안 자산이 199조 원에서 358조 원으로 79.9%늘며 재계에서의 비중도 20.1%에서 23.1%로 3.0%p나 끌어 올렸다.

반면 범현대가와 범LG가도 자산이 늘어나고 재계 비중도 소폭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와 현대중공업, 현대, 현대백화점, KCC, 한라, 현대산업개발 등 7개 그룹으로 분화된 범현대가는 자산총액이 168조원에서 273조원으로 62.6% 늘었으나 비중은 17%에서 17.6%로 0.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LG, GS, LS, LIG그룹으로 나뉘어진 범 LG그룹은 자산총액이 120조원에서 188조원으로 56.8%증가했고 재계 비중은 12.2% 수준을 유지했다.

범삼성가의 독주가 두드러지면서 범삼성가와 범 현대가의 자산총액 격차는 2003년 22조원에서 작년에는 85조원으로 벌어졌다. 범현대가와 범 LG가의 격차도 2003년 21조원에서 작년말에는 84조원으로 커졌다. 2003년 범삼성가의 58% 비중에 달했던 범 LG가의 자산비중은 작년 52%로 떨어졌다.


 khc@

2012년 11월 4일 일요일

회장님을 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이글은 한겨레21 2012-11-05일자 제034호 기사 '회장님을 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퍼왔습니다.
[곽정수의 경제 뒤집어보기] 이념 아닌 국민들 삶의 문제로 시대적 대세된 경제민주화… 남 따라갈 게 아니라 스스로 실천 방안 찾아 기회 삼아야

» 지난 9월6일 참여연대가 서울 마포구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저지 농성장에서 경제민주화와 재벌체제 개혁을 위한 정책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겨레 김경호

“우리 회장님이 (감옥에서) 빨리 나올 수 있는 방법이 없겠나?” “우리 회장님이 (실형을) 면할 수 있는 방법이 뭐냐?”
요즘 몇몇 재벌그룹 임직원들을 만나면 듣는 질문이다. 혹자는 전관예우를 받을 수 있는 변호사를 찾거나, 총수에게 우호적인 기사가 언론에 실리도록 하는 방법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과연 원하는 결과가 얻어질까? 아니, 그것이 정말 근본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재벌 총수와 관련한 법원의 달라진 태도는 판사 개인의 소신이라기보다 사회 분위기의 변화 때문이다. 대선을 맞아 ‘시대정신’으로 떠오른 경제민주화가 문제의 본질이다. 재벌 총수라도 법을 어기면 더 이상 봐줘서는 안 된다는 민심의 압력이다.

경제민주화 리스크에 ‘대응’ 않는 재계

사실 다른 재벌들도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현대자동차·두산 등의 총수들도 불과 몇 년 전 비자금, 차명계좌, 탈세,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그때는 시절이 좋아서 감옥행을 피했지만, 지금이라면 상황이 전혀 달랐을 것이다.
그럼 회장님을 구하는 진정한 해법은 뭘까? 경영은 기업 내부 자원과 역량을 합리적·효율적 방법으로 조직해 외부 환경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조직의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결국 경영의 핵심 중 하나는 외부 환경의 리스크(위험요소) 관리다. 경제민주화는 재벌에는 곧 리스크다. 싫다고 그냥 무시할 게 아니라, 적절히 대응해서 합리적 해결책을 찾아야 할 리스크다. 더욱이 이 리스크는 일시적인 게 아니다. 재벌그룹 임직원들도 사석에서 만나면 이구동성으로 “(경제민주화는) 이제 시대의 흐름이고,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우리도 다 안다”고 말한다.
재벌들은 경제민주화라는 외부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내부적으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몰라도, 국민들 눈에는 좀처럼 달라진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중소기업과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영세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골목상권 침해, 전체 고용의 절반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문제, 총수들의 법 위반 행위 등 재벌마다 걸려 있는 경제민주화 이슈는 한둘이 아니지만, 그 누구도 국민들 마음을 속 시원히 해주는 전향적 조처를 내놨다는 얘기를 들은 바 없다.
도대체 왜 그럴까? 4대그룹의 한 임원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어떻게 처리될지 아직 모르지 않느냐”고 답한다. 또 다른 재벌그룹 임원은 “다음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될지 아직 모르지 않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국회의 법안 처리나 대선 결과에 따라 경제민주화 이슈가 달라질까? 속도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근본 방향은 거스를 수 없다.
이는 경제민주화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국민들 삶의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나는 골목상권의 영세상인,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대기업 사내 하청으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모두 자기 삶의 어려움을 경제민주화와 연결시킨다.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국민의 삶이 개선되지 않는 한, 경제민주화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대세임을 인정한다면, 재벌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일까? 가만히 있다가 남의 뒤를 따라가는 방법이 있다. 다른 하나는 남보다 앞서 변화하는 방법이다. 기업의 역량은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다. 실제 대기업들은 경기가 어려워질 것 같은 징조가 보이면 ‘비상경영’ ‘위기경영’이다 해서 선제 대응에 나선다. 그런데 왜 가장 큰 리스크인 경제민주화에는 선제 대응을 하지 않고 온갖 집중포화를 맞는 것일까?

모범적인 LG, 자승자박 SK·한화

총수가 재판을 받고 있는 한 재벌그룹의 간부는 “회사 내부의 대책회의에서 온갖 아이디어가 쏟아진다”고 말한다. 그중에는 삼성식의 총수 경영 일선 퇴진 선언은 물론 소유와 경영의 분리 같은 깜짝 놀랄 방안들도 들어 있다. 갑자기 흥미가 당겼다. “그래, 위에서는 뭐라고 해요?” 돌아오는 대답이 허탈하다. “위에 보고할 수 없어요. 보고하면 목이 잘릴 각오를 해야 하는데, 누가 하겠어요.” 합리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면 땜질식 임시방편으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현실은 당장 “감옥에서 나오거나, 감옥에 가지 않을 방법을 찾으라”는 윗선의 지상명령에 따르는 것 외에는 다 불충이다.
요즘 경제민주화 이슈와 관련한 재벌그룹 기사가 쏟아지지만 예외인 그룹이 있다. 바로 LG다. LG는 2001년 재벌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단순·투명한 소유지배구조를 갖췄다. LG는 지금 재벌 개혁과 관련해 쟁점이 되고 있는 순환출자 규제, 금산분리 강화, 계열분리명령제 도입 등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 총수 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나, 골목상권 침해 이슈와 관련해서도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없다. 11년 전 LG가 막대한 비용을 치러가며 남보다 앞서 지주회사로 전환할 때 적잖은 사람들이 쓸데없는 짓 아니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지금 보면 LG는 선제적 대응을 통해 외부 리스크를 근원적으로 제거한 것이다.
SK 사례는 반면교사다. 2003년 분식회계 사태로 총수가 구속되고 이어 외국계 펀드인 소버린의 경영권 장악 시도 탓에 위기에 직면했다. SK는 위기의 근원인 지배구조 개혁을 천명했다. 이사회 중심 책임경영을 전면에 내걸고 조순 전 부총리 등 명망 있는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잇달아 영입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언론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8년 뒤 총수 형제의 회삿돈 횡령 혐의가 터져 그동안 애써 쌓은 공든 탑이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한화는 또 다른 자승자박 사례다. 김승연 회장은 이번 구속이 세 번째다. 2007년 아들 관련 폭행사건으로 구속될 때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던 모습이 엊그제 같다. SK나 한화 모두 보여주기가 아니라 근본 개혁을 추진했다면 지금의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재벌들은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고, 국민의 요구에도 부응하는 경제민주화 실천 방안을 신속히 찾아야 한다. 국내 대기업들이 15년 전 외환위기를 계기로 외형 확장에만 매달리던 구태에서 벗어나 내실 위주의 경영으로 환골탈태한 것처럼, 껍질을 깨는 일대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필요하다면 총수들 목에 방울을 다는 각오로 말이다.

이웃 중국에서도 부는 경제민주화 바람

경제민주화 바람은 이웃 중국에서도 분다. 중국 기업들은 빠른 경제발전 속에서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 요구를 거세게 받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일부는 시대의 변화를 거부한 채 노동자들을 억압한다.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과 시위는 그 반발이다. 하지만 일부 중국 기업들은 외부 리스크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과감한 경영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15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 그룹인 킨와는 좋은 사례다. 계열사인 정주케이블을 시작으로 ‘인간 중심 경영’을 구현한 한국의 뉴패러다임 혁신 모델을 도입해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 평생학습 체제 구축을 통한 지식노동자 양성, 회사 경쟁력 강화, 노사관계 개선 등 노사 상생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재벌이 어떤 자세를 갖느냐에 따라 경제민주화라는 위기는 기회로 바뀔 수 있다. 또 그렇게 해야 총수들이 다시 감옥에 가는 일이 사라질 것이다.

한겨레 경제부 선임기자 jskwak@hani.co.kr

2012년 10월 8일 월요일

MB 정부동안 5대재벌 성장은 '급속', 고용은 '찔끔'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10-07일자 기사 'MB 정부동안 5대재벌 성장은 '급속', 고용은 '찔끔''을 퍼왔습니다.
현대차 4년동안 순이익 2배이상, 고용은 단 5260명에 그쳐

▲ 5대기업집단(전체계열사 포함) 현황(2007년, 2011년) ⓒ 김영환의원실

현 정부들어 삼성, 현대차 등 5대 재벌은 급속한 성장을 이뤘지만, 일자리 창출은 미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200% 이상 증가했지만, 실제 순수 고용 증가 인원은 5260명에 불과했다. SK그룹은 하이닉스 인수를 빼면, 종업원수가 오히려 1400여 명이나 줄어들었다.

이같은 사실은 7일 국회 정무위원회소속 김영환 의원(민주통합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삼성과 현대차, SK, LG, 롯데 등 국내 5대 재벌의 경우 지난 2007년 이후 4년동안 계열사수는 54.8%, 자산총액 76%, 매출액 79.5%, 당기순이익은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5개 재벌의 지난해말 종업원 수는 2007년에 비해 40.3% 늘어난 데 그쳤다.

게다가 이들 재벌들 사이에서 순이익과 고용증가율의 차이도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 그룹의 경우 자산총액은 110.5%, 당기순이익은 202.6%로 크게 증가했지만, 고용증가율은 18.4%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LG 그룹은 당기순이익이 오히려 감소했지만, 고용 증가율은 5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이들 재벌그룹 가운데 핵심기업인 상장기업만 따지면, 실제 고용증가율은 더욱 낮아진다. 현대차 그룹의 경우 현대건설 등 새롭게 인수한 회사를 뺀 순수 고용증가 인원은 지난 4년동안 5260명에 불과했다. 하이닉스를 인수한 SK그룹은 오히려 종업원 수가 4년 전에 비해 오히려 1400여 명 줄었다. SK의 주력기업인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4년동안 4474명에서 3853명으로 600여 명이나 줄었다는 것이다.

▲ 5대기업집단(상장기업) 현황 (괄호안의 수는 인수합병, 신규상장 등을 통한 계열사 편입을 제외한 종업원수 현황) ⓒ 김영환의원실

삼성, 현대차, SK 등 고용증가에 미적... 이익 줄어든 LG 오히려 종업원 늘려

국내 최대재벌인 삼성도 마찬가지다. 삼성 역시 지난 4년동안 당기순이익이 9조8000억 원에서 15조9000억 원으로 63%나 급증했다. 하지만 순수 고용증가는 2만5000명에 그쳤다. 반면 LG 그룹의 경우 순이익은 4조7000억 원에서 1조600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대신 종업원수는 6만5000명에서 10만 명으로 55%나 증가했다.

김영환 의원은 "삼성과 LG 그룹의 사례만 단순 비교하더라도 이윤과 고용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벌이 급성장한 것은 자체적인 기술개발과 경쟁력 향상 등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면서 "정부의 감세정책과 규제완화, 고환율 등 친대기업 정책에 힘입은 바도 크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일부 수출 대기업만 잘나가는 것이 과연 우리 경제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재벌들은 청년실업 해소 등 고용기여도를 좀 더 높여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철(jcstar21)

2012년 4월 2일 월요일

한미FTA 발효 후 '충격적 사태'들, 누가 책임지나?


이글은 대자보 2012-03-31일자 기사 '한미FTA 발효 후 '충격적 사태'들, 누가 책임지나?'를 퍼왔습니다.
미 정부, 삼성·LG에 반덤핑 융단폭격 '수출 봉쇄'‥약값 인상 협박

 김종훈 "한미FTA 체결만으로도 미 반덤핑 60% 줄어들 것"‥뭥미? 
"FTA 체결 자체가 반덤핑 제소를 줄일 수 있는 장치다.""한미FTA로 무역구제 장치가 만들어진 만큼, 미국의 반덤핑 조치가 60% 이상 줄어들 것이다." 김종훈 전 한미FTA 협상 수석대표가 2007년 협상 타결 당시 국회와 최고경영자 조찬회 등에서 호언장담했던 말이다. 그러나 한미FTA가 발효된 직후인 지난 3월 19일 미국 상무부는 우리나라 대기업 삼성전자·LG전자의 주력 수출상품인 '하단냉동고형 냉장고'에 대해 최저 5.16%에서 최고 30.34%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 부과라는 충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 삼성전자 하단냉동고형 냉장고(좌) - LG전자 드럼 세탁기(우) 한미FTA가 발효된 직후인 지난 19일 미 상무부는 삼성전자·LG전자의 하단냉동고형 냉장고에 최고 30%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 부과라는 충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또 삼성전자·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서도 현재 반덤핑 조사가 진행중이다. 한미FTA가 발효되자마자 한국 주력 수출상품인 백색가전의 북미 수출이 초토화될 위기에 놓여 있다. © 김영국

이 제품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5%대이기 때문에 사실상 미국 수출길이 막혀버린 것이다. 충격 받은 삼성전자·LG전자 측은 해당 제품의 '수출 포기'를 검토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오는 4월 30일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결정이 남겨져 있긴 하지만, 그동안 미 상부부의 결정이 번복된 사례가 거의 없고 한번 부과하면 계속 연장해왔기 때문에 사실상 영구적 조치나 다름없다. 한국산 제품에 대해 미국이 반덤핑 판정을 내린 것은 1983년 삼성전자 컬러TV 이후 2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것도 하필 한미FTA 발효 직후에. 두 회사의 하단형 냉장고 미국 시장 매출 규모는 연간 12억달러 수준이다. 이번 조치로 한국 대기업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천문학적인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앞에선 한미FTA로 '웃고', 뒤에선 반덤핑 '뒤통수'  미국 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삼성전자·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서도 현재 반덤핑 조사가 진행중이다. 이것도 냉장고의 경우와 사정이 비슷해 반덤핑 판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한 마디로 한국의 주력 수출상품인 백색가전의 북미 수출이 초토화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북미 수출기지인 멕시코 공장을 폐쇄해야 할지도 모르는 심각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의 충격과 후폭풍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점이다. 미국의 반덤핑·상계관세 조치가 냉장고·세탁기 외에 한국 제품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수출을 늘리고 미국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체결한 한미FTA가 발효됐음에도, 현실은 정반대로 우리의 경쟁력 있는 상품들의 대미 수출길이 속속 막혀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한국 전자업체들이 TV·휴대폰에 이어 냉장고 등 미국 가전시장까지 1~2위를 휩쓸자 미국 정부가 자국 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취한 '무역 보복'의 성격이 매우 강하다. 미국 정부는 '앞에선 FTA로 웃고, 뒤로는 반덤핑 관세로 한국 수출을 봉쇄'하면서 꿩 먹고 알 먹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글로벌 호구'로 망신살이 부채살처럼 뻗치고 있다. 미국 정부의 황당무계한 반덤핑 규제 폭격으로 오매불망 한미FTA 발효만 기다리고 비준을 적극 독려해 왔던 이명박 정부와 대기업들은 단단히 뒤통수를 얻어맞은 꼴이 됐다. 더불어 한미FTA의 장밋빛 꿈들도 한순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질 위기에 봉착했다. 김종훈이 호언장담했다 슬그머니 빼버린 '제로잉'이 화근 상황이 이렇게 악화된 데에는 지난 2007년 한미FTA 협상 결과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사태의 근원이 김종훈 수석대표 등 우리측 협상단의 무역구제 분야에서의 국민 기만과 협상 실패에서 비롯된 측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의 반덤핑 조치가 내려지자 "한미FTA가 발효된 지 얼마 안 돼 이런 결정이 난 것은 자국기업을 보호하려는 미 상무부 조치로 매우 황당한 결과"라며 "미 상무부가 제로잉(Zeroing) 방식의 잘못된 조사 방법으로 덤핑 여부를 결정했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LG전자도 "WTO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를 상대로 그다지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의 근원은 한미FTA 협상 당시 김종훈 수석대표 등 우리측 협상단이 대통령과 국민에게 한미FTA를 추진하는 최고의 이유로 내세웠고,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제로잉(Zeroing) 금지', '최소부과원칙(Lesser Duty Rule) 도입' 등 실효성 있는 무역구제 조치들을 미국으로부터 전혀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작 한FTA 협상에서 가장 실패한 부분이 바로 반덤핑·상계관세 관련 무역구제 분야였던 것이다.  이번에 삼성전자도 지적했듯이, 미국의 반덤핑 판정 기준으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제로잉' 금지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한-싱가포르 FTA 등에는 다 포함시켰던 조항들이었고, WTO가 미국 정부에 개선하라고 권고한 사항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우리 한미FTA 협상단은 처음에는 국민들에게 반드시 얻어내겠다고 큰소리치더니 협상 중간에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슬그머니 빼버렸다.   그래놓고 김종훈 당시 한미FTA 협상 수석대표는 "한미FTA 체결만으로도 미 반덤핑 조치가 6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떵떵거리고 다닌 것이다.  '협상 실패·국민 기만', 너무 뻔뻔하지 않나?  더욱 기가 막힌 것은 2011년 10월 12일 미국 상·하원을 통과한 미국 정부의 한미FTA 이행법안에는 '반덤핑(Anti-Dumping)'이라는 단어조차 없다. 심지어 미국 정부의 '한미FTA 행정조치성명(SAA)' 제10장 무역구제에는 "한미FTA의 의무들을 이행하는 데에 미국의 반덤핑 법률과 규정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규정해버렸다.    한미FTA 협상에서부터 발효 직후 미국 정부의 반덤핑 폭탄 세례까지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아마도 한미FTA 협상 당시 김현종, 김종훈 등 한국의 통상관료들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미FTA를 하면 미국의 악명 높은 무역구제 제도를 대폭 개선시킬 수 있는 것처럼 현혹했거나, 껍데기에 불과한 협상 결과를 가지고 많은 걸 얻어낸 것처럼 거짓 보고했거나, 아니면 이런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한 무능한 신자유주의 맹신 관료들이거나 셋 중 하나일 거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고서는 지금까지 벌어진 사태들을 설명할 길이 없다. 작금의 사태에 대해 당시 협상 책임자인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 등은 우리 기업들과 국민들에게 허황된 감언이설로 속인 데 대해 반드시 사과하고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여전히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FTA가 필요하다'는 소리만 반복할 뿐, 어떤 책임도 지려하지 않는다.  '끝이 안 보이는' 미국의 협박‥"약값 인상·쇠고기 개방하라"   한미FTA 발효 직후 벌어지고 있는 충격적인 사태는 미국의 담덤핑 폭탄뿐만이 아니다. 미국 정부는 최근 한국 정부가 약값을 올리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분쟁해결절차 즉 한미FTA 협정문에 따라 '국가-국가 소송제도'(SSD·한미FTA 협정문 제22장 제2절 분쟁해결절차)를 통해 대한민국을 제소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한국 정부에 미국 제약회사의 입장이 적극 반영되는 방향으로 '약값 결정 방식'을 바꿔라, 쉽게 말해 '약값을 올려라'는 압박을 본격화한 것이다.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2월 21일 한국이 약값 '독립적 검토 절차'와 관련해 추가적인 입법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분쟁해결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의약품 독립적 검토 절차'란 한미FTA 협정문과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대한민국을 대표해 미국 정부에 이행을 약속한 서한에 규정된 제도로, 대한민국만 지켜야 하는 일방적 의무규정(불평등조항)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독소규정이다. 한미FTA로 새로 도입되는 이 제도는 한국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제약회사가 협상 등을 통해 결정한 약값과 보험급여에 대해 해당 제약회사 등이 이의를 제기할 경우, 대한의사협회 등이 추천한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적 기구에서 이를 재검토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견을 제출하는 절차를 말한다. 우리 정부는 검토 대상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신약에 대한 경제적 평가로 한정했지만, 미국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값 결정까지 이를 확대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로비력이 강한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가 한국의 약값을 결정하는 모든 과정에 절차적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상당한 영향력과 압력을 행사하는 '독립적 재심 기구'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또한 우리 정부의 약값 인하 정책이 미국 정부와 다국적 제약회사의 반발과 개입으로 무력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미FTA 권위자인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국회가 서민들을 위해 약값 인하 방향으로 약사법을 개정하면, 미국 정부는 SSD로, 미국의 다국적 제약회사는 ISD를 통해 한국 정부를 협박하고 제동을 걸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떤 식으로든 미국 정부의 압박과 다국적 제약회사의 이해가 반영되면서 한국의 악값 상승으로 이어질 게 분명해 보인다. 그동안 '괴담'이라고 비웃던 한미FTA 찬성론자와 보수언론. 그들의 입에서도 머지않아 '악' 소리가 나올 것 같다. 그런가 하면 한미FTA가 발효되면서 쇠고기 시장 개방 압력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맥스 보커스 미국 상원 재무위원장은 "한미FTA가 발효되면 6개월 내에 한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을 위한 재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지난해 3월 펴낸 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이미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제한한 농림수산식품부의 장관 고시를 개정하는 구체적인 방안들을 다 마련해놓고 있다. 미국이 쇠고기 협상을 요청하면 우리 정부는 규정에 따라 무조건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한-EU FTA 발효 후 8개월 만에 '25년치 무역흑자' 날려버려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미FTA와 비슷한 한-EU FTA는 발효 후 8개월 동안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무려 92억 달러 즉 10조 원이 넘게 감소해 버렸다. 이는 정부가 한-EU FTA의 경제적 효과로 제시한 연평균 무역수지 추정액의 25년치에 해당하는 것이다. 한미디로 25년치 무역수지 흑자를 8개월 만에 다 날려버린 것이다. 한미FTA로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도 미지수다. 정부측 연구기관은 한미FTA 발효 후 10년간 GDP가 5.7% 증가한다고 주장했지만, 민간 연구소의 표준 모델 분석에 따르면 실제 증가율은 10년 동안 0.1% 안팎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1년에 고작 0.01% 증가한다는 것으로 한미FTA가 경제성장률에 기여하는 효과는 제로(0)라는 걸 의미한다.  그런데다 한미FTA는 우리의 경제정책 결정권과 사법주권을 제약하고, 심지어 헌법 제119조 2항 경제민주화 조항이 무력화될 소지가 많다. 한미FTA는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영세기업의 공존을 위한 정책을 펼칠 수 없도록 수많은 족쇄를 채워놓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FTA를 '21세기판 을사늑약이나 다름없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나라가 이래선 안 된다 수출이 늘고 미국 시장 진출이 확대될 거라던 한미FTA가 발효되자마자, 거꾸로 미국 정부의 무역 보복 조치로 우리의 경쟁력 있는 상품들의 대미 수출길이 속속 막히고 있다. 서민들이 그토록 우려했던 대로 미국은 한국이 약값을 올리지 않으면 제소하겠다며 벌써부터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쇠고기 시장 개방 압력도 본격화될 기세다. 한-EU FTA는 발효된 지 1년 안돼 25년치 흑자분을 날려먹었다.   그런데도 한미FTA 체결·비준·발효 때마다 '미국 시장 진출 확대', '수출·무역 증가 기대', '미국 제품 가격 인하' 등으로 포장해 장밋빛 전망들을 쏟아내기 바빠던 주요 방송사들은 이 충격적 사태들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삼성·LG전자 냉장고에 대한 반덤핑 조치 사실이 알려진 20일 이후 종이신문과 인터넷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유독 방송 3사는 저녁 메인 뉴스에 지금까지 단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국민들 사이에 한미FTA 발효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반발이 거세질 것을 우려해서인지, 아니면 자신들이 지금까지 쏟아낸 장밋빛 전망들이 여지없이 빗나간 데 대한 시청자들의 비난이 두려워서인지 알 길이 없다. 더 한심한 건, 오늘의 사태에 근원적 원인을 제공한 한미FTA 협상 책임자들이 여전히 영전의 영전을 거듭하며 국가의 요직을 독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는 땅 짚고 헤엄치는 여당 텃밭에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 배지를 노리고 있다. 나라가 이래선 안 된다. 

2012년 1월 21일 토요일

이란, 한국 기업에 보복 움직임…제재 동참 반발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20일자 기사 '이란, 한국 기업에 보복 움직임…제재 동참 반발'을 퍼왔습니다.
삼성ㆍLG 옥외광고 금지했다 외교부 항의로 철회

우리 정부가 이란 제재에 동참하기로 방침을 정한데 대해 이란 정부가 현지 한국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일종의 보복성 조치를 취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란 정부가 이달 초 테헤란시에 있는 삼성과 LG 등 한국기업 옥외광고판을 철거하라는 지시를 했다가 우리 현지공관에서 철회를 요구하자 광고금지 조치를 해제했다"라고 밝혔다.

테헤란시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 기업 옥외광고에 대한 철거가 실제로 진행됐지만 지난 8일자로 원상 복귀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금지 조치가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이란이 한국의 원유수입 감축 방침에 반발, 현지 진출기업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려 했다는 점에 정부 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당시 이란 외무부는 `한국이 미국의 제재에 동참해 이란산 원유수입을 감축키로 했다'는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그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2005년 한국이 유엔의 이란 핵 관련 제재 결의에 동참하자 한동안 한국산 제품의 수입을 중단한 전례가 있다.

따라서 한국이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에 돌입하면 이란이 우리 기업을 상대로 보복 조치를 실행할 가능성이 있어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ㆍ이란 교역액은 185억달러(수출 72억달러, 수입 113억달러)로 전년(115억달러)보다 60%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은 종전 최대치였던 전년보다 56%, 수입은 2010년보다 63% 증가했다.



/연합 

2012년 1월 14일 토요일

[사설]담합하면 회사 문 닫을 정도로 처벌 강화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1-13일자 사설 '[사설]담합하면 회사 문 닫을 정도로 처벌 강화해야'를 퍼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그제 세탁기, 평판TV, 노트북PC 등의 가격을 담합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총 446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두 회사는 2년 전에도 광주시교육청 등에 에어컨과 TV를 납품하면서 담합한 사실이 적발돼 2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적이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 등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과 물량 공급을 담합한 것을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들로서 그동안 입만 벌리면 ‘윤리경영’ ‘정도경영’을 외쳐왔다는 점에서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가전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두 회사가 담합을 서슴지 않는 것은 공정위의 제재가 솜방망이에 그치기 때문이다. 담합으로 벌어들이는 이득이 과징금보다 월등히 많은 상황이라 늘 담합 유혹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을 지배하는 독과점 기업들의 담합은 시장 질서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중대 범죄다. 공정위가 담합을 단속하고 있지만 담합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제도적으로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과징금 부과액이 관련 매출액의 1~2%에 그친다는 데 있다. 담합 행위를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을 감면해주는 ‘리니언시’ 제도도 문제다. 공정위가 이번에 삼성전자에는 258억원, LG전자에는 188억원의 과징금을 물렸다지만, 담합 행위를 자진 신고한 LG전자는 한푼도 내지 않는가 하면 삼성전자는 절반을 감액받는다. 과징금 부과가 하나마나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담합을 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도덕성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팔려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대기업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담합이 회사 차원이 아니라 담당 부서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해명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담합으로 가격을 높게 조작해 소비자를 우롱하고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고 자랑하는 두 회사의 행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그러나 현행 제도 아래서는 시장 독과점 기업들이 담합으로 장난을 쳐도 막을 수 없으니 국민으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무엇보다 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액을 대폭 올려야 한다. 담합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 과징금을 깎아주는 리니언시 제도도 손질해야 한다. 담합 행위와 관련된 임직원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할 필요도 있다. 선진국처럼 담합하다 한번 걸리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 있을 정도로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 그래야 담합 유혹에서 확실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 전이라도 담합을 일삼는 독과점 대기업들이 진정으로 자성해야 한다. 대기업 총수가 나서서 담합 절대 금지를 선언하길 바란다. 담합은 소비자를 속이는 비겁하고 더러운 행위다.

삼성·LG 수천억원 규모 가격 담합,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1-13일자 기사 '삼성·LG 수천억원 규모 가격 담합,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저가 모델 단종·신제품 가격 인상 짬짜미 등 단신 처리

삼성전자와 LG 전자가 소비자를 우롱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들의 짬짜미를 통한 가격 담합을 적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삼성전자, LG 전자가 공정거래법상 가격의 공동결정, 유지, 변경 규정을 어겨 법위반행위 금지, 정보교환행위 금지 명령을 내리고 삼성전자에 258억1140만원, LG전자에 188억 3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전화통화와 모임을 가지면서 출고가 인상, 판매장려금 축소 등의 방법을 통해 소비자 판매가격을 최대 20만원까지 인상했다.
일례로 이들은 지난 2008년 10월 전자동세탁기 저가모델을 단종시키고 드럼세탁기 소비자가격을 60만원 이상으로 인상·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드럼세탁기 4개 모델의 출하가를 2만∼6만원 인상하고 장려금을 2만원 낮췄고, LCD·PDP TV 10개 모델의 장려금 2만∼8만원 축소, 할인율 5∼10% 포인트 축소, 출고가 3만원 인상을 '짬짜미' 했다.
이번 공정위의 적발은 LG전자의 자진신고로 밝혀졌는데, 담합자진신고자감면제로 인해 LG 전자는 과징금 전액을 면제받을 것으로 보여 오히려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예상된다.
의제 설정 기능 포기한 경제지들
문제는 언론이 소비자를 우롱한 두 회사의 행태에 대한 비판에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두 회사의 관계에 따라 불거진 일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이들의 짬짜미 행태에 대해서는 애써 비판의 '각'을 세우지 않은 보도도 보인다. 
특히 경제지들은 공정위 발표를 전하는 수준에 머무르면서 기사 비중 역시 2~3단에 그쳤다.
매일경제는 14면에서 '낯뜨거운 리니언시 경쟁'이란 3단짜리 기사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매일경제는 "LG그룹과 삼성그룹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될 때마다 경쟁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전자제품 담합 사실을 실토하는 리니언시 경쟁을 벌여왔다"고 보도했다.

▲ 매일경제 17면

매일경제는 대신 17면 미국 소비자가전쇼 특별 지면을 통해 삼성과 LG을 낯뜨겁게 홍보했다. 매일경제는 해당 지면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을 인터뷰해 "삼성 올해 TV 5000만대 팔겠다"는 포부를 전했고, 나란히 신문범 LG전자 생활가전 사업본부장을 말을 빌려 "LG 가전 2년내 넘버원 된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두 회사의 짬짜미에 대한 비판에서는 소극적이었던 매일경제는 특별 지면까지 할애해 두 회사를 홍보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올 만 하다.
파이낸셜뉴스와 서울경제도 2~3단 짜리 기사에서 공정위 발표를 전하는 수준에 머물렀고, 머니투데이에서는 관련 기사를 찾아볼 수 없다.
반면 한국경제는 8면 '담합업체 모두 혜택주는 이상한 리니언시"라는 4단 기사에서 공정거래법 전문가의 말을 빌려 "두 회사가 시장을 양분한 상황에서 먼저 신고한 업체에 100%, 두번째로 신고한 업체에는 50%의 과징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은 담합 규제의 실효성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두 문장으로 처리된 짬짜미 보도
두 회사가 담합해 가격을 올린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질이 나쁜 행위이면서도 시장의 기본질서를 방해하는 행위다. 경제지들은 이들의 행태를 비판하고 감시하는 역할이 다른 매체보다 더욱 막중하다고 볼 수 있다. 언론의 의제 설정 기능으로 보자면 공정위 보도와 관련해 경제지들에게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다른 종합 일간지 신문들의 보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수 성향의 신문들은 관련 소식를 다뤘더라도 1~2단 분량을 넘지 않았다. 동아일보의 경우 다섯 문장으로 정리해 공정위 발표를 전했고, 서울신문의 경우는 단 두 문장으로 관련 소식을 처리했다.


▲ 서울신문 16면

조선일보는 이번 두 회사의 '짬짜미' 행위보다는 LG 전자의 '배신'에 초점을 맞췄다.
조선일보는 "삼성전자가 LG전자로부터 세번째 뒤통수를 맞았다"면서 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준법 경영을 추구하는데 이런 문제가 터져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언론이 중요한 뉴스가 아니라고 판단해서 관련 보도에 비중을 두지 않았다고 얘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담합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관련 소식을 충실히 전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독자의 바람이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사실상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기업들이 벌인 담합으로 인해 그 가격부담은 직접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었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경제력이 집중되어 사회적으로 많은 혜택을 보고 있는 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 하기는커녕, 노골적으로 소비자들의 등골을 빼내어 부당하게 이득을 챙긴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