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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9일 목요일

배스킨라빈스·파리바게트 손잡으면 망한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09일자 기사 '배스킨라빈스·파리바게트 손잡으면 망한다?'를 퍼왔습니다.
[단독] "어음 결제 후 공사대금은 자사 캐피탈 권유…쥐잡기까지 동원"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리바게트, 파스쿠찌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SPC그룹이 협력사인 인테리어업체와 '불공정 거래'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한 인테리어업체는 "SPC가 공사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하고 자사가 세운 대부업체에 돈을 빌리도록 유도한 뒤 7~8%의 이자를 물렸다"고 주장했다.

A 인테리어업체 사장 이정길(가명·57) 씨는 "7년 동안 SPC그룹과 계약해왔지만 남은 것은 빚 17억 원뿐"이라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스킨라빈스와 파리바게트 가맹점 인테리어를 맡아온 이 업체는 지난 4월 폐업했다.

"SPC캐피탈에 이자 떼고 공사대금 빌려"

  이 씨는 "지난 1월까지 가맹점을 개설할 때 점주들은 공사대금을 SPC 본사에 냈지만, 본사는 인테리어업체에 현금 대신 140~160일짜리 어음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4일이 걸리는 배스킨라빈스 가맹점 공사가 월초에 들어갔다면, 본사는 월말에 이를 정산해 5개월짜리 어음을 끊어주는 식이었다. 그 사이 다른 가맹점 인테리어 문의가 들어오면 인테리어업체는 자금 부족에 시달린다. 그는 "공사대금이 부족하면 할 수 없이 SPC캐피탈에 7~8%의 이자를 내고 돈을 빌려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SPC가 자본금 100억 원을 들여 설립한 자회사 SPC캐피탈은 원래 가맹점주를 위한 회사다. SPC캐피탈은 홈페이지에 "자사 가맹점 오픈 시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기존 가맹점의 리뉴얼 시 원활한 운영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사업부-가맹점-캐피탈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을 펼친다고도 밝혔다.

문제는 SPC가 캐피탈을 통해 일부 가맹점주에게 공사대금 등 창업자금을 빌려주고, 어음결제로 현금이 부족한 인테리어업체에도 공사대금을 빌려주며 이자 수익을 챙겼다는 점이다. B 인테리어업체 관계자는 "SPC가 점주들에게 캐피탈을 통해 현금을 빌려줬으면 점주한테 받은 공사대금을 인테리어업체에 바로 줘야하는 것 아니냐"며 "SPC가 가맹점주와 인테리어업체에 이중적인 차액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설립 3주년을 맞은 지난 2010년, SPC 캐피탈의 자본금은 200억 원으로 두 배 늘어났다. 영업수익은 2008년 16억 원, 2009년 25억 원, 2010년 29억 원, 지난해에는 42억5000만 원으로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2억, 6억, 9억, 12억 원으로 4년만에 4배로 늘었다.

그러나 SPC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에게 가급적이면 캐피탈을 권유하지 않는다"면서 "설사 마지막 수단으로 캐피탈을 이용할지라도 이자는 평균 9~10%로 다른 제2금융권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인테리어업체에는 처음부터 공사대금으로 어음을 준다고 고지했고, 그 선택은 업체가 하는 것"이라며 "지난 1월부터 협력업체와의 상생 차원에서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하기로 시정했다"고 덧붙였다.

▲ 한 인테리어업체가 제공한 SPC캐피탈과의 거래내역서(위)와 파리크라상(파리바게트)과의 공사도급 계약서(아래). SPC 측은 2009년 8월부터 가맹점-SPC본사-인테리어업체와 3자계약을 체결하다가 2011년 8월부터 가맹점-인테리어업체와 2자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낙찰가 깎이고, AS로 '쥐 잡기'까지 동원"

인테리어업체들은 또한 6~10개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거쳐 낙찰을 받더라도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SPC가 낙찰가보다 평균 6% 정도 비용을 깎는데다, 계약서를 작성한 후에도 추가로 더 깎을 때도 있다는 것. B업체 관계자는 "이미 모든 공사가 끝났는데 본사가 특정 공사를 안 한 걸로 처리하라거나, 추가공사비로 3000만 원이 더 들면 2500~2700만 원만 주는 식으로 비용을 깎는다"고 말했다.

공사가 끝나도 끝이 아니다. 하자보수(A/S) 의무가 뒤따른다. 이 씨는 "건물이 노후해서 물이 새더라도 본사가 협력업체에 비용을 떠넘겼다"며 "공사 끝난 지 몇 년이 지나도록 인테리어업체가 (건물주 대신) 이런 것까지 무료 공사를 해야하느냐"고 호소했다. B업체 관계자는 "하다못해 오래된 건물에서 쥐가 나와도 본사는 '쥐 잡기'에 인테리어업체를 출동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PC가 계약서상에는 없는 설계나 '지역 가맹점 현장조사' 업무를 인테리어 업체에 시켰다는 주장도 있었다. B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시공사이고 본사에서 모든 설계와 시장조사를 해야 하지만, 본사가 업무들을 관행처럼 인테리어업체에 떠넘긴다"고 비판했다. 가맹점의 경우 설계비는 한 건당 70~100여만 원, 직영점은 최대 500만 원까지 든다.

SPC 관계자는 "전기배선이나 전구 위치를 정하는 정도의 시공도면을 가지고 설계비를 달라는 요구는 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B업체 관계자는 "직영점 설계비는 본사에서 보전해주는데 가맹점에 대한 비용은 본사가 보전하지 않는다"며 "전구 몇 개 정하는 수준이었으면 직영점에서는 설계비를 왜 책정했나"라고 따져물었다.

SPC 관계자는 "낙찰가를 깎는다고 해서 본사에 이익이 되지는 않는다"며 "다만 가맹점주가 보증금이나 임대료 때문에 힘들어하므로 가맹점주 입장에서 최대한 싸게 공사하게끔 배려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A/S업무에 대해서는 "하자보수는 원래 1년간은 인테리어업체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테리어업체 줄도산…소송 준비 중"

이 씨는 "이익을 보게 입찰해도 SPC 시스템에 의해 손해를 봤다"며 "이런 시스템 아래서는 인테리어업체뿐만 아니라 가맹점주도 피해자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SPC와 계약을 유지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물량을 한 달에 5개 이상 수급받았을 때는 그나마 현상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본사가 비용을 떠넘기지 않았다면 적어도 폐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인테리어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SPC에 대한 의존도가 50%가량이라 살아남고 지금은 손을 뗐지만, SPC 의존도가 더 높은 업체들은 작년에 도산한 곳이 많다"며 "그 가운데 아마 소송을 준비하는 업체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1월에는 인테리어 업체 세 곳이 SPC그룹을 상대로 "10여 년간 부당거래로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SPC 관계자는 "합의를 보고 서로 소송을 취하했다"고 주장했으나, B 인테리어업체는 "공판에 참석하지 못해서 소송이 기각됐지만 아직 분쟁 중"이라며 "오는 9, 10월께 다시 소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심의가 진행 중이다.

SPC 관계자는 인테리어업계의 잇따른 폐업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본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맹점을 늘리고, 국내에서는 기존 가맹점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방침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물량이 없어서 인테리어업체들이 폐업했을 뿐, 본사와의 '불공정 거래'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배스킨라빈스 공식 블로그

/김윤나영 기자

배스킨라빈스·파리바게트 손잡으면 망한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09일자 기사 '배스킨라빈스·파리바게트 손잡으면 망한다?'를 퍼왔습니다.
[단독] "어음 결제 후 공사대금은 자사 캐피탈 권유…쥐잡기까지 동원"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파리바게트, 파스쿠찌 등을 계열사로 거느린 SPC그룹이 협력사인 인테리어업체와 '불공정 거래'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한 인테리어업체는 "SPC가 공사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하고 자사가 세운 대부업체에 돈을 빌리도록 유도한 뒤 7~8%의 이자를 물렸다"고 주장했다.

A 인테리어업체 사장 이정길(가명·57) 씨는 "7년 동안 SPC그룹과 계약해왔지만 남은 것은 빚 17억 원뿐"이라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스킨라빈스와 파리바게트 가맹점 인테리어를 맡아온 이 업체는 지난 4월 폐업했다.

"SPC캐피탈에 이자 떼고 공사대금 빌려"

  이 씨는 "지난 1월까지 가맹점을 개설할 때 점주들은 공사대금을 SPC 본사에 냈지만, 본사는 인테리어업체에 현금 대신 140~160일짜리 어음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4일이 걸리는 배스킨라빈스 가맹점 공사가 월초에 들어갔다면, 본사는 월말에 이를 정산해 5개월짜리 어음을 끊어주는 식이었다. 그 사이 다른 가맹점 인테리어 문의가 들어오면 인테리어업체는 자금 부족에 시달린다. 그는 "공사대금이 부족하면 할 수 없이 SPC캐피탈에 7~8%의 이자를 내고 돈을 빌려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SPC가 자본금 100억 원을 들여 설립한 자회사 SPC캐피탈은 원래 가맹점주를 위한 회사다. SPC캐피탈은 홈페이지에 "자사 가맹점 오픈 시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기존 가맹점의 리뉴얼 시 원활한 운영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사업부-가맹점-캐피탈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을 펼친다고도 밝혔다.

문제는 SPC가 캐피탈을 통해 일부 가맹점주에게 공사대금 등 창업자금을 빌려주고, 어음결제로 현금이 부족한 인테리어업체에도 공사대금을 빌려주며 이자 수익을 챙겼다는 점이다. B 인테리어업체 관계자는 "SPC가 점주들에게 캐피탈을 통해 현금을 빌려줬으면 점주한테 받은 공사대금을 인테리어업체에 바로 줘야하는 것 아니냐"며 "SPC가 가맹점주와 인테리어업체에 이중적인 차액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설립 3주년을 맞은 지난 2010년, SPC 캐피탈의 자본금은 200억 원으로 두 배 늘어났다. 영업수익은 2008년 16억 원, 2009년 25억 원, 2010년 29억 원, 지난해에는 42억5000만 원으로 급증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2억, 6억, 9억, 12억 원으로 4년만에 4배로 늘었다.

그러나 SPC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에게 가급적이면 캐피탈을 권유하지 않는다"면서 "설사 마지막 수단으로 캐피탈을 이용할지라도 이자는 평균 9~10%로 다른 제2금융권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인테리어업체에는 처음부터 공사대금으로 어음을 준다고 고지했고, 그 선택은 업체가 하는 것"이라며 "지난 1월부터 협력업체와의 상생 차원에서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하기로 시정했다"고 덧붙였다.

▲ 한 인테리어업체가 제공한 SPC캐피탈과의 거래내역서(위)와 파리크라상(파리바게트)과의 공사도급 계약서(아래). SPC 측은 2009년 8월부터 가맹점-SPC본사-인테리어업체와 3자계약을 체결하다가 2011년 8월부터 가맹점-인테리어업체와 2자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낙찰가 깎이고, AS로 '쥐 잡기'까지 동원"

인테리어업체들은 또한 6~10개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거쳐 낙찰을 받더라도 공사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SPC가 낙찰가보다 평균 6% 정도 비용을 깎는데다, 계약서를 작성한 후에도 추가로 더 깎을 때도 있다는 것. B업체 관계자는 "이미 모든 공사가 끝났는데 본사가 특정 공사를 안 한 걸로 처리하라거나, 추가공사비로 3000만 원이 더 들면 2500~2700만 원만 주는 식으로 비용을 깎는다"고 말했다.

공사가 끝나도 끝이 아니다. 하자보수(A/S) 의무가 뒤따른다. 이 씨는 "건물이 노후해서 물이 새더라도 본사가 협력업체에 비용을 떠넘겼다"며 "공사 끝난 지 몇 년이 지나도록 인테리어업체가 (건물주 대신) 이런 것까지 무료 공사를 해야하느냐"고 호소했다. B업체 관계자는 "하다못해 오래된 건물에서 쥐가 나와도 본사는 '쥐 잡기'에 인테리어업체를 출동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PC가 계약서상에는 없는 설계나 '지역 가맹점 현장조사' 업무를 인테리어 업체에 시켰다는 주장도 있었다. B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시공사이고 본사에서 모든 설계와 시장조사를 해야 하지만, 본사가 업무들을 관행처럼 인테리어업체에 떠넘긴다"고 비판했다. 가맹점의 경우 설계비는 한 건당 70~100여만 원, 직영점은 최대 500만 원까지 든다.

SPC 관계자는 "전기배선이나 전구 위치를 정하는 정도의 시공도면을 가지고 설계비를 달라는 요구는 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B업체 관계자는 "직영점 설계비는 본사에서 보전해주는데 가맹점에 대한 비용은 본사가 보전하지 않는다"며 "전구 몇 개 정하는 수준이었으면 직영점에서는 설계비를 왜 책정했나"라고 따져물었다.

SPC 관계자는 "낙찰가를 깎는다고 해서 본사에 이익이 되지는 않는다"며 "다만 가맹점주가 보증금이나 임대료 때문에 힘들어하므로 가맹점주 입장에서 최대한 싸게 공사하게끔 배려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A/S업무에 대해서는 "하자보수는 원래 1년간은 인테리어업체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테리어업체 줄도산…소송 준비 중"

이 씨는 "이익을 보게 입찰해도 SPC 시스템에 의해 손해를 봤다"며 "이런 시스템 아래서는 인테리어업체뿐만 아니라 가맹점주도 피해자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SPC와 계약을 유지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물량을 한 달에 5개 이상 수급받았을 때는 그나마 현상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본사가 비용을 떠넘기지 않았다면 적어도 폐업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인테리어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SPC에 대한 의존도가 50%가량이라 살아남고 지금은 손을 뗐지만, SPC 의존도가 더 높은 업체들은 작년에 도산한 곳이 많다"며 "그 가운데 아마 소송을 준비하는 업체도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1월에는 인테리어 업체 세 곳이 SPC그룹을 상대로 "10여 년간 부당거래로 손해를 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SPC 관계자는 "합의를 보고 서로 소송을 취하했다"고 주장했으나, B 인테리어업체는 "공판에 참석하지 못해서 소송이 기각됐지만 아직 분쟁 중"이라며 "오는 9, 10월께 다시 소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받아쳤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이와 관련한 심의가 진행 중이다.

SPC 관계자는 인테리어업계의 잇따른 폐업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그 이유에 대해서는 "본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맹점을 늘리고, 국내에서는 기존 가맹점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영방침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물량이 없어서 인테리어업체들이 폐업했을 뿐, 본사와의 '불공정 거래'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다.

ⓒ배스킨라빈스 공식 블로그

/김윤나영 기자

2012년 6월 6일 수요일

현대·삼성 등 건설사 담합 4대강 혈세 1조 넘게 샜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5일자 기사 '현대·삼성 등 건설사 담합4대강 혈세 1조 넘게 샜다'를 퍼왔습니다.

공정위, 8개사에 1115억원 과징금

공정위, 검찰 고발방침 후퇴 ‘솜방망이 제재’

현대·삼성 등 대형 건설사들이 4대강 1차공사 입찰과정에서 담합을 한 혐의가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은 그동안 공사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수뢰사건, 부실공사, 인명사고, 환경파괴에 이어 건설사 담합으로 1조원이 넘는 국민 혈세의 손실까지 확인되면서 불법·비리·부실의 종합판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공정위는 5일 전원회의를 열어 4대강 1차 턴키공사 입찰담합을 주도한 혐의로 현대·에스케이(SK)·지에스(GS)·대림·삼성물산·대우·현대산업·포스코 등 8개 건설사에 111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쌍용·금호산업·한화 등 8개사에 시정명령을, 롯데·두산·동부 등 3개사에 경고조처했다. 삼성중공업은 무혐의 처분됐다. 과징금은 대림이 225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건설 220억원, 지에스 198억원, 에스케이 178억원의 순이다.
턴키공사는 1개 건설업체에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공사를 일임하는 일괄 수주방식으로, 입찰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담합이 관행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공정위 조사결과 건설사들은 2009년 4월 서울 프레지던트호텔과 프라자호텔에서 만나 협의체를 구성하고 1차 공사 15개 공구 가운데 13개 등 총 14개 공구별로 낙찰업체를 사전 결정했다. 4대강 1차 사업의 평균 낙찰가는 예정가의 93%에 달한다. 통상 일반 경쟁입찰의 낙찰가가 예정가의 65% 수준임을 고려하면, 담합으로 인해 1조2000억원의 국민혈세가 낭비된 셈이다.
이번 공정위의 제재는 2009년 10월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처음 담합 의혹을 제기한 지 2년8개월 만에 이뤄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건설사들의 담합으로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겼음에도 과징금 규모가 전체 입찰액의 2% 선에 그쳐 담합이 근절되지 않는 근본원인이 되고 있다”며 공정위의 ‘솜방망이 제재’도 함께 비판했다. 공정위는 담합을 주도한 현대·에스케이 등 6개 업체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던 애초 방침도 철회했다.
건설업체들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담합 혐의를 부정했다. 한 건설업체는 “4대강 사업의 뿌리인 대운하사업이 건설업체간 협의체 방식으로 추진됐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설계와 공사비 정보를 공유한 것”이라며 “정부가 2년 남짓한 빠듯한 공사기간을 주면서 낮은 공사비를 책정하고 대형 건설사들의 참여를 독려한 상황에서 적자시공 위험을 피하기 위해 사전 의견교환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과징금이 지나치다면서도 행정소송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4대강 사업은 이번에 적발된 공사 담합 외에도 갖가지 뇌물수수, 공사부실, 인명사고, 환경파괴 등으로 얼룩져 총체적 부실 토목공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4대강 공사가 2009년 8월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이명박 정부 임기 내에 공사를 끝내기 위한 무리한 ‘속도전’ 때문에 모두 19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최근 검찰 수사로 적발된 공무원 뇌물비리는 발주처와 건설업계의 ‘돈잔치’로 전락한 4대강 공사의 단면을 보여준다. 대구지방검찰청은 지난달 27일 경북 칠곡보 공사 시공업체인 ㄷ건설의 현장책임자와 하청업체 대표 등 업체 관계자 8명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소속 공무원 3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 건설사와 하청업체는 공사비 중 40여억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감독기관 직원들에게 많게는 1인당 수천만원씩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부실공사도 심각해 지난해 구미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등에서 물이 새는 누수현상이 확인됐다. 또 합천창녕보 등은 콘크리트 옹벽의 이음새가 벌어지는 등 부실시공이 드러났다. 여기에다 4대강 주변의 환경파괴는 돌이킬 수 없는 환경 재앙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의 4대강 겨울 철새 조사 결과, 낙동강 하구로 해마다 돌아오는 철새 개체수가 공사 이전인 2008~2009년 평균치보다 45%나 줄었다. 특히 천둥오리 등 오리류는 80%나 감소했다. 이는 4대강 사업으로 철새먹이터, 둔치수변부 등이 파괴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진 경북 구미 해평습지에서는 겨울철이면 날아들었던 흑두루미는 올해부터 아예 못 보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곽정수 선임기자, 최종훈 기자 jskwak@hani.co.kr

[사설] ‘4대강 혈세’ 줄줄 샐 때 정부는 뭐했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5일자 기사 '[사설] ‘4대강 혈세’ 줄줄 샐 때 정부는 뭐했나'를 퍼왔습니다.
현대·대우·삼성 등 20개 대형 건설사들이 4대강 1차 사업(낙찰가 4조1000억원)에서 짬짜미를 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당했다. 통상적인 일반 경쟁입찰의 낙찰률이 65%인 데 반해 4대강 1차 사업의 평균 낙찰률은 93%였으니, 1조원이 넘는 혈세가 건설사 호주머니로 더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들이 국민의 등골을 빼 제 배를 불린 꼴이다.
건설사들의 행위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이들은 발주 공고가 나기 전 여러 차례 모임을 하고 1차 사업의 15개 공구별로 들러리 업체와 낙찰 가격 등을 정했다고 한다. 그 결과 14개 공구에서 입찰 참여 업체가 두세 곳에 그쳤고, 평균 낙찰률은 터무니없이 높은 93.3%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경우엔 한 공구를 정부 추정 사업비의 99.32%인 3821억원에 따내기도 했다.
문제는 4대강 사업 초기에 이미 건설사들의 짬짜미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정부가 미적거리며 조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 10월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15개 공구 가운데 입찰가와 정부 예정가의 차이가 1% 미만인 곳이 5곳”이라며 나눠먹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가까이 지나 4대강 공사가 마무리된 뒤에야 공정위는 제재를 내렸다. 특히 2009년 11월 정호열 당시 공정거래위원장은 국회에서 짬짜미 정황을 포착했다고 발언했다가 청와대가 “와전된 것”이라고 설명하자 즉각 자신의 말을 뒤집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대 치적으로 추어올리며 속도전을 강조한 탓에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청와대 눈치보기에 급급했다고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짬짜미로 얻어진 폭리는 관련 공무원이나 정치인 등에게 뇌물로 건네지기까지 했다. 칠곡보 공사를 한 ㄷ건설로부터 많게는 1인당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직원 3명이 지난달 말 검찰에 구속된 것은 단적인 사례다. 이런 뇌물은 감독소홀로 이어져 공사부실 등의 원인이 됐을 개연성이 다분하다. 정부가 22조원이 넘는 세금을 쏟아부은 4대강 사업을 철저히 감시·감독하기는커녕 불법·부실을 방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태껏 드러난 4대강 사업의 불법·비리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검찰은 공정위가 고발한 건설사들을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 아울러 건설사 짬짜미와 뇌물 비리, 부실공사, 환경파괴 등 4대강 사업의 부패상을 총체적으로 따질 국회 국정조사도 조속히 추진돼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