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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4일 토요일

"안철수, 국회에서 인사도 잘 못할 정도로 왕따 당해"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03일자 기사 '"안철수, 국회에서 인사도 잘 못할 정도로 왕따 당해"'를 퍼왔습니다.
김영환 "민주당, 국민 관심 못끌면 깃발 내려야 할 것"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은 3일 국회에 등원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동향과 관련, "안철수 의원은 왕따를 당하는 상황이다. 국회에서 인사도 잘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영환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5.4전당대회 이후 민주당의 운명과 안철수의 선택이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저는 크게 봐서 안철수 의원과 그를 지지하는 세력을 자산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안철수가 없으면 민주당에 희망은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 의원의 향후 행보에 대해선 "오늘의 이 사태는 민주당의 혁신이 미흡한데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불행하게도 제가 볼 때 안철수 의원은 일단 신당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리고 피 말리는 개혁경쟁이 시작되었다, 민주당의 독과점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이 됐다". 그 격전지는 10월 보선과 내년 지자체 호남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민주당의 현주소에 대해선 "5.4전당대회 이후에 민주당이 최대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내년 6월 선거까지 민주당이 국민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깃발을 내려야 하는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며 "안철수 의원도 재보선거 이후 신당을 만들 것인가 말 것인가에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기 때문에 5.4전당대회 이후 민주당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불행히도 맞아 들어가고 있다"고 탄식했다.

그는 "국민들이 민주당이 크게 변했구나, 기대를 걸만 하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일상적으로 평화롭게 잘 가고 있다. 이것은 편안하게 죽는 길"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최병성 기자 

2012년 11월 19일 월요일

'왕따' 당하는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들


이글은 경향신문 2012-11-18일자 기사 ''왕따' 당하는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들'을 퍼왔습니다.

새누리당의 ‘창업공신’인 비상대책위원들이 왕따를 당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1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비전선포식에서 당초 20여분간 토크 콘서트를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다 행사 시작 12시간 전쯤이날 이날 새벽1시 갑자기 취소 통보를 받았다. 

‘경제민주화’ 깃발을 들고 비대위원으로 박 후보를 도왔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도 그의 정책이 채택되지 않아 박 후보와 ‘심적으로 결별’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 창원대에서 열린 ‘남해안미래포럼’ 특강에서 “내 경험에 의하면 대통령이 되려는 때와 대선 후보가 된 상황, 당선된 이후에 상황이 다 변한다. 기대를 해보다가도 대선 후보가 되면 기대감이 줄 수 밖에 없고, 당선되면 또 달라진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공약을 발표하면서 재벌개혁 공약을 제외한 박 후보를 우회 비판한 셈이다. 

김종인 위원장·이상돈 전 위원·이준석 전 위원(왼쪽부터)

이상돈 비대위원도 MBC 노조와 대응 문제로 박 후보에게 찍혔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친박근혜(친박)계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서 비대위원들을 곱지 않게 보는 시각이 다수다. 특히 박 후보가 과거사 문제로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인 10월 초 비대위원들이 이한구 원내대표 퇴진과 박 후보의 비서들인 소위 ‘4대 천황’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을 때, 친박 핵심 관계자들은 “물러난 사람들이 오버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목소리들은 박 후보의 쇄신 의지에 물음표를 던지게 했다는 비판도 있다. 비대위원들은 지난해말 ‘총선 필패’ 위기감에서 당의 정강·정책과 이름까지 바꾸고 총선 승리로 이끌었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는데 이를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한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박 후보는 비대위때 쓴소리를 잘 들었다. 그 때 박 후보가 변화였고, 민주당이 구식이었는데”라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 등 전 비대위원들은 이번 주 중에 회동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임지선·이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2012년 10월 27일 토요일

대신 몰매맞은 제자에게 "이 바닥 생리 모르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26일자 기사 '대신 몰매맞은 제자에게 "이 바닥 생리 모르나?"'를 퍼왔습니다.
[대학교수는 어쩌다 봉건영주가 됐나·③] '라인' 못 잡으면 평생 '왕따'

도희진(가명·여) 씨는 음대 대학원을 자퇴했다. 자퇴한 이유를 묻자 "그런 바닥이라면 있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 씨는 자신이 경험한 대학원을 "물이 고여 있는 바닥"이라고 표현했다. 도 씨가 이렇듯 자신이 몸담았던 대학원 생활에 대해 "환멸"을 느끼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파벌 싸움 때문에…교수 몰아내자는 탄원서 대신 써주는 대학원생

도 씨는 대학원에 다닐 당시 매일 새벽 7시에 나가 밤 11시에 귀가했다.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보다 더욱 빠르고 늦은 '출퇴근'이었다. 수업 때문도 아니고 프로젝트 때문도 아니었다. 그저 "교수가 오기 전에 출근해야 하고 교수가 가기 전에는 절대 가면 안 된다"는 "관례"를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까지 오래 교수실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묻자 도 씨는 "혹시 교수가 갑자기 은행에 볼일이 있다거나 병원 가야 할 수 있으니까"라고 설명했다. 온종일 명령을 기다리며 대기하는 도 씨에게 교수는 언제부턴가 자신의 동료인 A교수를 콕 집어 말하며 "A교수 때문에 힘들다", "그자가 학교를 망치려고 한다"는 식의 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도 씨와 마주칠 때마다 A교수가 얼마나 사리사욕에 눈먼 사람인지 늘어놓던 교수는 급기야 도 씨가 조교의 권한을 이용해 A교수의 개인정보를 열람하도록 종용했다. 이후 도 씨는 교수가 원하는 대로 A교수의 퇴출을 요구하는 탄원서 작성을 주도했고 존경하는 교수를 위해 옳은 일을 한 줄만 알았다.

나 홀로 주모자로 몰렸는데…교수 "이 바닥 생리 모르나?"

그러나 이후에 상황이 바뀌었다. A교수를 비난하던 교수에게 화살이 돌아왔다. 그러자 교수는 눈물까지 흘리며 "다 도희진이 한 짓이다. 착하고 성실한 학생이라고만 믿었는데 이런 짓을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도 씨가 왜 탄원서 작성을 주도했는지 뻔히 알고 심지어 옆에서 격려까지 하던 다른 학생들도 도 씨를 주모자로 지목했다.

"네가 날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것까지 다 이 바닥 생리인 걸 몰랐느냐"고 되레 큰소리치는 교수를 보며 도 씨는 조금이나마 남았던 미련도 털어버리고 자퇴했다. 도 씨는 학생이 교수의 손발이 되다시피 하며 궂은일을 하며 교수 간 세력싸움에까지 동원되는 이유가 "'라인'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 씨는 음악계는 "선생님이나 학교에 따라서 자기 미래가 결정되는 정도"라며 "선생님이 힘이 있으면 심사하는데 관여를 해서 악단에 들어가게 해주지 않느냐. 또 콩쿠르에 참가할 때 심사위원들이 완벽히 공정할 거라고 기대하는 참가자는 없다"라고 말했다.

▲연구실 (위 사진은 본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연합뉴스

좁은 판 더욱 좁게 만드는 학계 시스템…"교수 눈치 보느라 논문 못 올려"

철학과 대학원생 박지효(가명·여) 씨는 학계의 시스템 자체가 "엉망"이라 교수 파벌 문제가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좁은 바닥이 그 안에서 손꼽히는 몇 명에 의해서 돌아가는데다, 철학과 같은 소수 과는 그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는 것.

박 씨는 대학원생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인 논문 등재 자체가 학계에서 권력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유학을 준비하기 위해 1년간 미국 내 각 대학 홈페이지를 돌아다니고 미국 학계의 시스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온 박 씨는 "SCI와 A&HCI는 열려있고 KCI는 닫혀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예술 및 인문과학논문 인용색인'이라 불리는 A&HCI는 예술과 인문학 영역의 논문을 종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SCI는 과학기술분야의 논문을 관리한다. 한국의 KCI 역시 한국연구재단이 운영하는 논문 관리 시스템이다. KCI에서 '등재지' 혹은 '등재후보지'로 선정된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면 자동으로 KCI에 등록된다.

박 씨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저널에 글을 내는 것 자체가 그들만의 리그"라며 "학문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글을 써도 지도교수 눈치를 보느라 감히 저널에 실어보겠다고 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박 씨는 "요새 교수 임용 공고를 보면 자격요건에 SCI논문이나 A&HCI논문이 몇 개 이상 돼야 한다고 제시하는데, 데이터베이스를 찾아 보면 지금 교수 중 거기에 논문을 하나도 싣지 못한 교수도 있다"며 "지금의 시스템을 경험하지 못한 교수들이 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탓에 공정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수들의 '나만 가겠다'는 태도 바꿔야"

박 씨의 말대로라면 한국의 학계는 상하 수직 관계로 인간관계가 닫혀있을 뿐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경직돼 있다. 파벌의 수장 격인 교수로서는 닫혀 있는 집단을 굳이 열린 집단으로 변화시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사립대 교수로 재직 중인 강재환(가명·남) 교수 역시 박 씨의 지적에 대해 "그럴 수 있다"고 밝혔다. 박 씨는 "'내가 교수인데 내 밑에서 논문 쓰는 네가 감히 저널에 글을 내느냐' 이런 분위기가 있다"며 "(교수들이 이를)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듯하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유학했던 강 교수는 "외국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교수가) 학문을 함께한 동료로서 학생을 추천해주고 후원해준다"며 "우리가 교수 혼자만 가겠다는 태도라면 외국은 손잡고 같이 가자는 태도"라고 비교했다.

"교수의 자정능력과 사회적 감시가 모두 필요"

강 교수는 "대학을 비판하는 쪽으로 나간다면 실명을 밝히기가 꺼려진다"며 익명을 요구했다. 이렇듯 학생은 물론 교수 역시 학계에 만연한 파벌문화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회적 감시도 있어야 하지만 교수가 자정능력을 발휘하지 않는 이상 학계의 파벌문제를 완전히 뿌리 뽑기 어렵다고 강 교수는 말했다. 그는 결국 교수가 "개인에 대한 인권이나 인격이나 가치에 대해서 존중"해주고 "열린 태도"를 취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교수가 학생을 자신과 동등한 연구 동반자로 보고 존중해준다면 학생이 교수의 몸종 노릇을 하는 방식으로 교수의 파벌 집단에 끼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것.

강 교수는 한국 대학원이 도제식 교육를 버리고 자신이 경험한 독일처럼 교수와 학생 간에 "수평 관계와 열린 자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학교수는 어쩌다 봉건영주가 됐나
(1) 그 대학원생은 어쩌다 '노예'가 됐을까?
(2) 등록금 갈취하는 교수님…신고하라고?

- 대학의 '교육불가능'

☞ "학부생 인질 잡힌 대학원생 등록금,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 공부할수록 가난해지는, 가난할수록 공부할 수 없는
 ☞ '스펙 괴물'이 된 대학생의 시한부 인생
☞ "접대 자리엔 인문학 전공자 노래 한 곡이 효과적?"
 ☞ 대학이 악마와 거래한 이후, 나는 내몰렸다
 ☞ 누가 대학생과 대학을 욕하는가

- '강매' 당한 학사모, 대학은 죽었다
☞(1)"좋은 대학 간 것도 아닌데…'불효자'는 웁니다"
☞(2)"교수 딸 문제지 정리하는 대학원생, 이유인즉슨…"
☞(3)"때 묻은 토슈즈, 무용학도들은 왜 '108 계단'에 올랐나?"
☞(4)"합격 하고 펑펑 울었다. 500만 원이 없어서…"
☞(5)"스펙 쌓는 동아리가 붐비는 '진짜 이유' 캐보니…"
☞(6)"대학은 '썩은 정글', 마음 붙일 곳은 없다"
☞(7)"서울대 총장실이 별 거야?"

- 2011년, '죽은 대학'에서 사는 법

☞(上)"2차 나가냐?" 추근거림은 참아냈지만…
☞(下)"1000만 원짜리 사시 과외…우리는 영원한 '고3'"

- '대학 안 가도 당당한 사회'
☞ "대학 졸업장 '강매'하는 나라, 행복하십니까?"
☞ "'기름밥' 잘 사는 꼴 못보는 그들, '룸살롱 여대생'엔…"
☞ "교수 월급이 청소부보다 많아야 할 이유, 과연 있나?"
☞ "최저임금 인상이 산업경쟁력 높인다"
☞ "'사람값'이 비싼 사회를 찾아서"
☞"'좌파'보다 국익에 무관심한 그들, '진짜 우파' 맞나?"

- '직업과 학력·학벌에 따른 차별이 적은 사회'
☞ "명문대? 우리 애가 대학에 갈까봐 걱정"
☞ 의사와 벽돌공이 비슷한 대접을 받는 사회
☞ "덴마크도 40년 전에는 '서열 의식'이 견고했다"
☞ "우리가 낸 세금으로 당신들을 공부시켰다"
☞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 임금보다 더 많은 나라
☞이건희 회장 손자에게도 '무상복지'가 필요한 이유

- 경쟁보다 효율적인 것? 바로 협동!
☞ "평등 교육이 더 '실용'적이다" 
 ☞ "'혼자 똑똑한 사람'을 키우지 않는다"
☞ "'로마'만 배우는 역사 수업"

- 등록금 해결? 사학 개혁 없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 "반값 등록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안 되려면…"
☞ "썩은 내 풀풀 사립대학, 반값 등록금은 휴지조각 될 것"
☞ "사학법 개정 반대한 박근혜, 등록금 해결 말할 자격 있나"

- '반값 등록금' 바라보는 여러 시각

☞ "대학 졸업장 '강매'하는 나라, 행복하십니까?"
☞ "대학 진학률이 높아서 문제?…'최저임금'부터 올리자"
☞ "너, 대학 안 나와서 뭐 먹고 살래?"
☞ "서울대가 등록금 2000만 원 받는다고 정원 못 채울까"

- '대학주식회사'의 그늘
☞"'시장의 포로' 대학 캠퍼스…술집 빼고 다들어왔다"
☞등록금 400만원, 대학교육 '원가'는 도대체 얼마?
☞"한국의 대학, 이제 시장의 포로가 됐다"
☞"비참해진 대학, 뭘 가르칠지 목표도 방향도 잃었다"
☞자살 또 자살, '공짜' 없는 카이스트는 지금…
☞'카이스트의 히딩크', 서남표는 왜 실패했나?
☞ 천재를 범재로 만드는 서남표식 학점 경쟁

 /남빛나라 기자

2012년 9월 12일 수요일

롯데ㆍ신라가 장악한 5조원 '면세점 시장' 실상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11일자 기사 '롯데ㆍ신라가 장악한 5조원 '면세점 시장' 실상은…'을 퍼왔습니다.
[기고] 면세점에서 국산품이 왕따당하는 이유

국가특혜사업인 면세사업을 어떻게 재벌들이 독과점하게 되었는가?

면세사업은 국가가 세금을 걷는 행위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이러한 면세특권을 사업자에게 부여했다는 점에서 명백하게 국가 특혜사업이다. 군사정권 시절이었던 1962년 '면세사업 수익은 공익적 재원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정부방침에 의거 '외화획득을 통한 관광진흥 재원확보'를 위하여 관광공사가 1962년부터 면세점 운영수익사업을 50년 동안 해오고 있다. 이러한 방침은 또 하나의 군사정권 시절이었던 1980년에도 이어져서 그 해 9월 국보위 위원장 결재로 '관광공사의 공항면세점 단독운영'이 결정되기도 했다. 공항면세사업 운영수익의 공익목적 활용 취지로 결정했던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군사정권에서 특혜사업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인천공항면세점 ⓒ연합

면세사업 허가는 필연적으로 국가 조세수입의 감소를 가져오고, 줄어든 조세수입을 메꾸기 위해 다른 곳에서 세원을 찾아 결국 국민의 세 부담이 늘어난다는 사실에 대해 당시 군사정권들은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면세사업은 특혜사업이고 공기업이 이런 특혜사업을 운영하면서 나오는 수익을 공공부문에 재투입하게 했던 강제지침들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정부방침에 의거 1962년부터 1998년까지 약 36년간 공항면세점은 공공기관인 관광공사에서 전담으로 운영해 왔으며, 특혜사업 운영수익으로 외래관광객 유치활동을 위한 해외마케팅활동, 국내관광 기반조성, 관광단지개발 사업 등 국가관광발전에 재투자 하는 선순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특혜사업 영역과 공공부문에 대한 둑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군사정권이 종식된 이후부터이다. IMF라는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와중에 당시 정권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공공부문과 특혜사업에 대한 빗장을 활짝 열어주기 시작했다. 1998년 IMF 사태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논리에 의한 경제운용 정책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공항 면세점 사업에 민간 업체의 참여가 허용되었다. 면세사업을 단순히 유통사업의 하나로 보는 시각에 따라 특혜사업이었던 공항면세점에 민간 기업의 참여가 허용된 것이다. 이후 공항면세점의 운영은 공기업과 민간기업이 서로 경쟁하는 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결국 2011년 면세점 매출기준으로 연간 5조 3700억 원에 달하는 면세점 특혜사업의 약 79.13%인 4조 2 500억 원이 민간대기업인 롯데와 신라 두 곳에서 장악한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 결과로 사적기업의 이익만 극대화하고 면세점 수익의 공적부분에의 투입은 극도로 축소되었다. 현재는 면세사업의 모든 혜택이 공기업선진화 그늘 밑에 숨어서 민간대기업 두 곳으로 이전되고 있으며, 인천공항에서 2013년 2월에 그 마침표를 찍을 태세다.


면세점에서 국산품들이 왜 왕따 당하게 되었는가?

민간기업 면세점의 경우 수익성의 원칙에 따라서 외산 수입품 판매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외산 수입품들의 경우 세금 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 수입관세가 면세되고 이 외에도 개별소비세(특소세), 부가세 등이 면세되기 때문에 시내 백화점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경쟁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국산품들은 부가세 정도만 면세되는 정도라 시내 백화점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고 이윤도 거의 남지 않는다. 따라서 민간기업 면세점들은 이윤을 많이 남기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수입 외산품 판매에 치중할 수밖에 없으며, 면세점에서 국산품들이 왕따 당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을 민간기업의 잘못이라고만 매도할 성질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왕따 현상을 방치하고 있는 정부가 이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관세청의 면세점 국산품 판매증진 발표, 착시현상 불러올 수 있어

지난달 24일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이 발표한 '2012년 1~7월 서울 시내면세점 국산품 판매현황 및 외국인 국산품 구매 성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토종 브랜드의 국산품 판매금액이 작년보다 62% 증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시내면세점 전체에 대한 자료인지 아니면 설문조사에만 의한 것이지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관문인 인천공항,김포공항, 김해공항 등 출국장 면세점의 국산품에 대한 통계를 누락시키고 있어 면세점의 국산품 매출 증가에 대한 통계로서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공항 면세점에서의 국산품 홀대 현상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고육지책으로 발표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정부에서 발표하는 통계자료로는 상당히 허술하다.

최근 시내면세점의 국산품 매출이 많이 늘어났다고 발표되고 있기는 하지만 2011년 대한민국 전체 면세시장의 외산수입품 매출 4조 4000억 원(81.9%)에 비하면 국산품 매출은 9700억 원(18.1%)으로 외산수입품에 비해 여전히 상대적으로 작은 매출규모 속에서의 성장이라 할 수 있다. 전체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매출의 성장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국산품 매출 고속 성장 중'이라는 착시현상을 유도할 뿐이다.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매출이 증대되는 것에 비례해서 면세점에서 판매할 외산수입품들의 매출도 증대하고 있다. 따라서 면세점에서 판매할 외산품 수입에 따른 국부유출 금액 또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내수산업 확대로 수출과 내수가 국가경제를 함께 받치는 구조 필요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국산품은 국내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의 기초인 국산원재료, 제조, 국내유통을 거처 면세점에서 판매되기 때문에 진정한 수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내수시장을 당장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것이다. 최근 5년간 국내 면세시장 총 매출은 19조 5000억 원으로 이중 외산수입품의 판매는 16조 4000억 원(84%)이며, 국산품 판매는 3조 1000억 원(16%)으로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판매 활성화가 시급한 상황임을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경우 2011년도 연 매출은 1조 6000억 원으로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가 10% 정도를 나머지 두 민간대기업(신라와 롯데)이 90%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의 매출 중 국산품 판매비중은 약 45%인 반면, 두 민간대기업 면세점은 수익성을 앞세워 외산수입품 판매에 열중하고 있어 국산품 매출은 약 20% 내외에 그치고 있다. 수익성을 제일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의 속성 때문이다.

대통령의 내수 진작 끝장토론에 대한 인천공항공사의 동문서답

이명박 대통령은 7월 21일 세계 재정 위기의 영향으로 침체된 실물 경제를 활성화할 방안을 놓고 정부 및 민간전문가들과 '끝장토론'을 벌인 바 있다. 소비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여름휴가 기간을 맞아 관광을 독려하고, 골목 상권·전통시장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소비 심리를 개선하는 방안 등에 대해 여러 해법이 제시된 바 있다. 그리고 드디어 9월 3일 기재부 등이 참가하는 '경제활력 대책회의'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편의를 높이고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외국인 전용 시내면세점 설치를 조속히 허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심화되는 내수부진을 정부가 외국인 손님을 통해서 타개하겠다는 방안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아직도 가까운 길을 두고 정부가 먼 길을 돌아가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대통령까지 참석한 내수활성화 토론이 토론으로만 끝나고, 정책은 겉도는 현상이 다시 발생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30일 자 공문을 통해 '향후 촉박한 입찰일정 등을 고려할 때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에 대해 신규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해 왔다. 이는 관광공사가 지난 6월 25일 자로 인천공항면세점의 연장계약을 요청한 데 대한 답변 공문이었다. 관광공사는 연장계약 요청 공문을 통해 현재 운영 중인 인천공항면세점을 존치시켜 우수 국산품 판매를 계속하여 중소기업 동반성장과 국산품 육성을 위한 공익적 역할을 계속 수행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인천공항면세점의 점유율은 롯데 50%, 신라 40%, 관광공사 10%이며,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은 매출액의 약 45% 규모를 국산품 판매로 유지하여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돕고 내수활성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가 지난달 30일자로 보낸 공문은 정부의 내수활성화 대책에도 찬물을 끼얹는 내용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는 입찰을 통해 인천공항 면세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 대기업들에게 나머지 파이 10%까지도 넘겨주어 자신들의 임대료 극대화에만 몰두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인천공항 면세시장 90%를 장악하고 있는 민간대기업 면세점들에게 국산품 판매를 맡기겠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겠다는 말이다. 이는 대통령까지 밤을 지새우며 내수활성화를 논의한데 대한 동문서답이며, 인천공항에서 국산품 판매의 활로를 통한 내수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관광공사의 공익적 임무수행 의사도 묵살하는 처사로 보인다.

연간 5조 매출 국가특혜사업 면세사업, 최소한의 공공성은 유지되어야

면세사업은 국가에서 징세권 포기를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공공재의 성격을 지녀야 특혜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런 취지에서 지난 50년간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가 면세점 수익을 관광진흥 부분에 재투자하는 한편 면세시장에서의 국산품 보호육성이라는 역할로 면세사업의 공공성을 일정부분 유지해 왔던 것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면세사업에서 철수하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업비와 마케팅비용 등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아야 하는데, 이 비용은 물론 국가세금으로 충당될 것이다. 국가세금을절감하는 방법이 있는데, 굳이 국가세금을 더 지출할 필요가 있겠는가?

한국관광공사는 인천공항면세점에서 중소기업 전용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른 민간 대기업 면세점들에 비해 국산품 판매비중이 월등히 높아 면세점을 통한 국산품 수출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공기업선진화 정책에 의거 2013년 2월에는 인천공항면세점 영업을 접어야 하기 때문에 국산 면세품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이와 맞물려 국산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경영난도 가중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인천공항면세점 민영화에 따라 한국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 자리에 국제입찰에 따라 외국계 면세점이라도 입점하는 경우에는 국산품판매 의무화나 국산품전용매장 의무화는 반발의 소지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판매 활성화 대안으로 현재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관광공사 매장에 대하여 국산품 전용매장으로 존치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면세시장의 공공성 유지를 위해서 필요한 네 가지

현재 재벌독과점, 특혜시비 그리고 국산품 왕따 등으로 왜곡되어 있는 면세시장의 문제를 풀기 위한 해결책으로 네 가지 정도의 대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현재 인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관광공사 매장을 국산품 전용매장으로 계속 존치시켜서 우수 국산품 판매 및 육성 등 공적인 역할을 계속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런 경우 면세시장에 대한 재벌들의 독과점을 어느 정도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둘째, 면세사업에 대한 특혜시비를 방지하기 위해서 민간대기업 면세점들도 면세점 매출액이나 수익금 중 일정액을 공적기금에 출연시키는 법령이 제정되어야 한다. 국민 부담 없이 정부의 추가적인 세수확보가 가능하다.

셋째, 공항면세점 매장의 일정 공간을 국산품 판매 공간으로 의무화시키는 법령제정이 필요하다. 주권이 미치는 마지막 땅인 공항에서 국산품들이 왕따 당하는 모습을 출국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는 없지 않겠는가?

넷째, 인천공항에서 판매되는 국산품들에 부과하는 영업료나 임대료를 외산수입품들에 비해 인하시켜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럴 경우 국산품들의 가격경쟁력이 회복되어 외산수입품 판매에 열중하고 있는 롯데나 신라 등 민간대기업 면세점들도 국산품을 팔지 말라고 해도 스스로 나서서 국산품을 판매할 것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국가의 추가적인 세수확보는 물론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판매비율을 중장기적으로 40%로 끌어 올릴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판매비율을 현재 18% 수준에서 2년 내 40%로 끌어올릴 경우 이를 면세점시장 매출로 환산할 경우 면세시장의 국산품 수출을 연간 9700억 원에서 2조 1000억 원 이상으로 200%가 넘는 급성장과 아울러 내수시장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오현재 한국관광공사노동조합 위원장

2012년 3월 4일 일요일

美 '립서비스'에 '왕따' 자초한 MB정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02일자 기사 ' 美 '립서비스'에 '왕따' 자초한 MB정부'를 퍼왔습니다.
美 '남북관계' 언급에 '한미공조' 과시하더니..북미 합의 '남북관계' 빠져


ⓒ뉴시스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에서 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을 나눈 후 브리핑을 갖고 있다.

#1 "북한이 한반도에서 더 나은 남북관계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23일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한국과의 관계 개선도 중요한 이슈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데 의미를 두시고 보시면 좋을 것 같다. 한미 간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공조의 결과다."(24일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2"김계관 부상과 대화 시 남북관계의 개선 없이는 미북관계의 근본적이고 완전한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했다"(25일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특별대표)"남북관계의 개선 없이 미북관계도 본격적으로 개선될 수 없다. 남북관계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 간 완벽한 인식의 일치가 있다"(25일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3"한국은 이번 비핵화 사전조치 협상을 하는 접근방식을 만드는 데 '공동설계자(co-architecs)'였다"(29일 미국 국무부 고위관계자)"이번 발표는 그간 우리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한 긴밀한 한미공조를 통해 구체화시켜왔던 방안들이 충실히 반영된 것이다."(29일 외교통상부 대변인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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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북미 고위급 회담(2월 23~24일)이 진행중이던 지난달 24일 오전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갑자기 "한미 간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공조의 결과"라면서 전날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에게 "남북관계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발언한 대목을 소개했다. 기자들이 묻지도 않았는데 "의미를 두시고 보시면 좋을 것"이라며 이 부분을 강조했다. 

회담을 마치고 방한한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26일 한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김계관 부상에게 남북관계의 개선 없이는 미북관계의 근본적이고 완전한 개선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임성남 본부장은 같은 자리에서 "남북관계의 개선 없이 미북관계도 본격적으로 개선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공동기자회견은 정작 최대 관심사인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관련된 북미회담 결과에 대한 내용보다는 "남북관계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 한미 양국 간 완벽한 인식의 일치"를 과시하는 자리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데이비스 특별대표의 남북관계 언급이 립서비스 차원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북한과 미국이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3차 북미 고위급회담 합의 결과를 지난달 29일 같은 시간에 발표했다. 그러나 양측의 합의 내용에는 남북관계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 성명을 보면 북한의 UEP '유예'와 IAEA사찰단 복귀,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24만톤이 주요 내용이었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표 내용도 대체적으로 비슷한 내용이었다. 양측의 발표 내용에는 한국(ROK), 혹은 '남조선'이라는 단어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가 북한이 '무시'와 미국의 '묵인'하에 왕따를 당하는 모양새였다.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북미회담에서 미국은 남북관계에 대해 계속 강조했지만, 북한의 호응은 없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25일 방한 당시 기자회견에서 "김계관 부상이 구체적으로 남북대화를 갖겠다거나 하는 대답이 있었다고는 말 못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조문문제가 터진 뒤 국방위원회 성명 등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상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왔다. 

대신 미국은 한국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확실한 '립서비스'를 제공했다. 

미국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29일 합의 내용 발표 직후 가진 기자들과의 전화회견에서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는 북한으로 하여금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여지(wedge)를 박탈시켰다", "앞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남북간의 실질적인 접촉을 통해 화해.협력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북한에게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이번 협상의 접근방식을 만드는 데 '공동설계자(co-architecs)'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북미간 의제인 비핵화 문제에 대해 한국의 개입 여지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미국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29일 전화회견에서 "한국 정부는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라는 점을 꾸준하고 명확하게 밝혀 왔다"고 말한 대목에 비추어 보면 한국 정부도 이를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요구를 내걸기 보다는 미국이 관심을 두는 비핵화 이슈에 협조하는 선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관련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1일 기자들이 '북미 대화 과정에서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25일 한미 공동기자회견에서 말한 대로) 6자회담 재개 과정에서 남북대화 재개를 기대한다고 했는데 그대로다"라며 "지금은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6자회담 재개 국면에서 '왕따'가 된 이명박 정부가 북한에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조건을 내걸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6자회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봤다. 

중립 성향인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북미 합의가 발표된 직후 외교협회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이번 합의를 접하고 즉각 떠오른 포인트는 미국이 그동안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남북관계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도 불구하고, 워싱턴과 평양의 합의 발표 어디에도 북한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취하는 비난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6자회담 재개 과정에서 반드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정부가 6자회담 재개가 쉽게 되는 쪽으로 의사표명을 해야 하는데 그런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정부가 희망적 사고에 입각해 남북대화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말했다. 홍 연구실장은 "미국은 6자회담 재개로 가려는 분위기인데 정부는 남.북 기싸움에 올인하고 있다"며 "한국이 영향력 아닌 영향력을 갖게 됐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