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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4일 수요일

세금 걷기 포기한 국가, 재벌가 딸들은 웃는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04일자 기사 '세금 걷기 포기한 국가, 재벌가 딸들은 웃는다'를 퍼왔습니다.
[기고] 공공기관 면세점 지분 나눠 재벌에 넘겨주려는 정부

최근 인천국제공항 매각과 관련하여 다시금 공기업 민영화 논쟁에 불이 붙었다. 그런데 인천공항 매각과 별도로 인천공항 속에서 조용하고도 은밀하게 진행되는 작은 민영화들이 있다. 인천공항 내 급유시설 민영화와 인천공항 내 면세점 민영화가 그것이다. 공기업 민영화 관련 외부 회의에 참석하여 인천공항 내 면세점민영화에 대해 설명할 때마다 어김없이 듣는 두 가지 질문이 있다. 첫 번째 질문은 '관광공사가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었나요?'이고 두 번째 질문은 '면세점은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게 적절한 게 아닌가요?'이다.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이 왜 국가경제에 이롭지 않고, 공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이 국민경제상 왜 착한 면세점일 수밖에 없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국가가 세금 걷기 포기하고…롯데와 신라만 웃는다

면세사업도 공기업 민영화 정책이 휩쓸고 간 대표적인 업종이다. 공기업 선진화라는 그럴 듯한 이름으로 밀어붙인 공기업 민영화에 따라 공항의 면세점들이 모두 민간으로 넘어가고 있다. 그 결과가 어떠한가? 면세점 업계 1, 2위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호텔신라 면세점)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2007년에는 57%였으나, 현 정부가 들어선 후 불과 4년 뒤인 2011년엔 약 80%로 급등했다. 반면 2007년 시장점유율 2위였던 관광공사의 점유율은 고작 4%로 급락했다. 군소 면세점들 사정도 마찬가지다. 공기업 민영화 정책을 기점으로 면세사업의 빈익빈부익부 독과점 현상은 깊어졌다.

▲ 노조 집행부가 관광공사 면세점 민영화에 반대해 피켓시위하는 모습. ⓒ한국관광공사노조

면세사업에서도 역시 자본주의 논리대로 철저히 효율에 의거해 무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 대기업의 점유율 변화도 적극적인 마케팅에 따른 결과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는 면세사업의 본질을 모르거나 혹은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는 주장이다. 면세사업이 무엇인가? 국가재정의 근간인 징세권을 국가가 자발적으로 포기한 예외적인 시장이다. 지금은 세금을 면제해 주는 특혜사업의 수익이 고스란히 1, 2위 재벌들로만 돌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공익을 목적으로 부여된 특혜가 경제적 강자에게만 집중되는 것이다.

국가가 허가하고 통제하는 특혜사업들을 보자. 복권사업의 경우 이익금 전액을 국민복지 증진에 사용하고 있다. 경마사업도 매출액의 16%를 레저세로 내고 있다. 카지노사업의 경우 매출액의 10%를 관광진흥기금으로 사용한다. 그런데 유독 면세사업의 경우 매출액이나 수익금 중 일부를 공적기금으로 출연하도록 하는 법령이 없다. 이제는 재벌면세점들도 특혜사업을 운영하는 대가로 일정부분 공익을 담당해야 할 때이다.

재벌면세점과는 다르게 관광공사의 면세사업 수익은 관광진흥부문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다. 관광공사는 면세점 수익으로 그간 제주 중문관광단지, 경주 보문관광단지를 개발하였고,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해외마케팅에 면세점 수익을 사용하여 왔다. 면세점이라는 특혜사업을 운영하는 대가로 면세사업 수익을 전액 공적인 부문에 투자해 온 것이다. 관광공사의 면세점 운영은 면세사업의 수익이 재벌들과 대주주에게만 돌아가는 민간과는 엄연히 다르다.

루이뷔통 유치 경쟁 나서던 재벌면세점, 외국인 대상 국산품 판매율은?

관광공사 면세점은 또한 단순히 물건만 판매하지 않는다. 우수한 국산품을 판매함으로써 한국을 홍보하는 역할도 덤으로 수행한다. 일례로 지난해 인천공항 관광공사 면세점은 전체 판매량의 45%를 국산품 판매로 채웠다. 타 민간업체와 견주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반면에 재벌들이 독과점하다시피 한 전체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판매비율은 지난 1~2년간 약 9%(국산담배 포함 시 약 18%)에 불과했고, 나머지 91%를 외제품이 채웠다. 부끄럽게도 국산품 매출의 과반수를 국산담배가 차지하고 있으며, 한국을 상징할 수 있는 토산 기념품 등은 거의 고사 직전이다.

지난해 9월 호텔신라와 롯데라는 두 재벌가의 딸들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루이뷔통을 입점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지난해에만 2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면세점에서 판매할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 해외에 지급되었다. 물론 자본주의 속성에 따라 수익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민간기업의 입장을 고려할 때 롯데와 신라 등 민간면세업자 입장에서는 이런 비판이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합리적인 비판에 귀를 닫은 채 '공기업 선진화'라는 주술에만 걸려 '자정 능력'을 포기하고 국산품 왕따를 방치하고 있는 현 정부에 그 비판의 화살이 돌아가야 한다.

정부는 국산품 판매를 확대하고자 오는 12월 31일자로 고시를 개정하여 국산품 매장면적을 전체 매장 면적의 40% 이상 또는 825㎡ 이상으로 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개정예정인 고시조차 시내면세점과 신규로 허가 예정인 외국인전용 시내면세점에 국한된 것이다. 인천국제공항면세점(롯데, 신라), 김포국제공항면세점(롯데, 신라), 김해국제공항면세점(롯데), 제주국제공항면세점(롯데) 등 대부분의 시장을 점유한 공항출국장면세점은 국산품에 대한 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실효성 없는 고시를 개정하기보다는, 관광공사 면세점 민영화를 막음으로써 국산품 판매에 활로를 뚫어줘야 한다. 외국인들이 출국하는 공항면세점에서 국내브랜드 홍보를 위한 창구로 한국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을 활용해 볼 수 있다. 이미 관광공사는 지난 6월 27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중소기업제품 전용매장을 오픈하였고, 국산품들 중 우수브랜드를 발굴해 출국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홍보하는 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관광공사의 인천공항면세점을 국산품 전문매장으로 존치시켜 국산품을 홍보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부여해 줄 것을 제안한다.

▲ 관광공사 인천공항 면세점 한류관 전경. ⓒ한국관광공사노조

공공기관 4% 지분 나눠 80% 점유한 재벌에 얹어주려고 하나?

정부가 추진하던 면세업종에서의 '자유시장 경쟁체제'는 이미 달성되었다. 오히려 지나친 부작용으로 독과점 폐해와 재벌기업에 대한 '면세 특혜'만 나타나는 상황이다. 관광공사 면세사업의 철수는 결국 관광공사의 시장점유율인 4% 파이를 나누어 시잠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는 재벌면세점들인 롯데와 신라에 더 얹어주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재벌면세점들의 탐욕은 끝이 없다.

하지만 기존의 롯데나 신라를 면세시장에서 퇴출시키자는 과격한 주장을 할 생각은 없다. 오히려 민간이 운영하는 면세점들과 공기업이 운영하는 면세점이 공존하는 방안을 찾는 게 현명할 것이다. 대한민국 전체 면세시장에서 관광공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4%에 불과하다. 관광공사가 계속해서 운영하더라도 면세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고 정부의 선진화 정책과 배치되는 것도 아니다.

MB 정부의 일자리창출과 동반성장의 실체

그럼에도 관광공사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역 면세점을 폐쇄시키며 구조조정을 해왔다. 2008년 12월 목포해항 면세점 폐점을 시작으로 2009년 1월 속초해항, 같은 해 6월 무안공항, 2010년 6월 청주공항이 폐점했다. 인원을 감축하며 피눈물도 흘려봤다. 지난 2010년에는 121명을 희망퇴직 형태로 감원했다. 이중 면세사업단 직원은 96명으로 사업단 전체의 52%였다.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를 창출하기는커녕 일자리를 빼앗는 꼴이 됐다.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을 인수할 것으로 보이는 재벌면세점은 국산품 자리를 외산품으로 채워나갈 것이고, 국산품을 팔던 직원들의 빈 자리는 비정규직으로 채워 나갈 것이다. 바로 이게 MB 정부식 일자리 창출이고, MB 정부의 동반성장의 실체이며, 공기업 민영화의 실체이다. 차기 대선주자들의 선거캠프도 선거공학에만 신경 쓰지 말고 이런 경제 정의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곧 개원할 19대 국회에 두 가지를 요청한다. 첫째, 재벌면세점들이 면세점이라는 특혜사업을 운영하는 대가로 면세점 매출액이나 수익의 일정부분을 공적기금에 출연하는 강제 법령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민간기업들이 운영하는 공항 면세점 내 매장의 상당부분에서 국산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강제법령화하여 국산품들이 더 이상 대한민국 땅의 민간이 운영하는 공항면세점에서 왕따당하지 않아야 한다.

 /오현재 한국관광공사 노동조합 위원장

2012년 2월 6일 월요일

안철수 “수평적 나눔 통해 기회격차 해소하겠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2-06일자 기사 '안철수 “수평적 나눔 통해 기회격차 해소하겠다”'를 퍼왔습니다.
SNS 활용한 새로운 기부방식 구축…정치적 행보는 여전히 ‘침묵’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SNS를 활용해 기부자와 수혜자가 수평적 관계를 맺는 새로운 개념의 기부재단을 출연했다.
안철수 원장은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개인이 어떤 결과에 영향을 미칠 몫은 3분의 2 정도이고 나머지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과 사회가 여건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한다”며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결과에 대한 나의 정당한 몫은 3분의 2 정도가 아니겠는가”라며 공익재단을 설립한 계기를 설명했다.
안 원장은 이어 “나눔이라는 것이 많이 가진 분들이 적게 가진 분들에게 시혜로 베푸는 것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받은 곳을 다시 돌려주는 수평적인 것이 올바른 나눔의 개념이 아닌가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이 본격적으로 활발해지고 기부적 문화가 확산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이치열 기자 truth710@

안 원장은 이번 재단을 통해 우리사회의 불평등한 기회의 격차를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안 원장은 “제가 관심 있게 바라봤던 것이 기회다. 기회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다”라며 지적했다. 안철수 재단(가칭)은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 기여’ ‘교육 지원’, ‘세대 간 재능 기부’ 등 세 가지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안 원장이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지분의 절반을 출연해 조성한 안철수재단은 기부자와 수혜자가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는 새로운 개념의 기부재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강인철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재단은 수직적이고 상하적인 시혜가 아닌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이 동등한 수평적인 나눔을 지향한다. 수혜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기부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재단은 기부자와 수혜자가 수평적인 관계를 맺고, 기부자가 쉽고 편리하게 기부활동에 참여할 수 있기 위해 웹 기반의 기부 플랫폼을 조성할 계획이다. 안철수 재단은 이를 촉진하기 위해 SNS를 연동한 기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기부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기부자가 수혜자의 다양한 요구를 한문에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기부할 수 있도록 재단 웹사이트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안 원장은 이와 관련해 “3,4년 전부터 IT 쪽에서 여러 가지 소셜 네트워크가 등장하면서 첨단 기술들을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도입하면서 많은 성과를 얻는 모델이 등장했다”고 그 가능성에 주목했다.
안철수재단의 이사장을 맡은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고문은 “안철수 원장은 정말 그 연령에 그런 족적을 남기면서 그러한 성과를 올린 사람으로서 정말 생각하기 어려운 정도의 남다른 순수성을 지니고 있는 분으로 알고 있다”며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에서 있어서 정말 진정성이 묻어나는 분이어서 저는 안 원장을 우리나라의 귀중한 분이라고 늘 생각했다”고 밝혔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안철수재단(가칭) 박영숙(한국여성재단 고문) 이사장이 6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재단 설립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안철수재단 이사진에는 박영숙 이사장을 비롯해 고성천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김 영 사이넥스 대표, 운연수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윤정숙 전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가 포함돼 있다.
안 원장은 박 이사장에게 이사장직을 요청하면서 “재단이 앞으로 나가는데 잘못되거나 초심을 잃거나 할 때 바로 잡아만 달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정치적 행보에 관한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안철수 원장 측이 밝혔지만 언론의 관심은 안 원장의 정치적 행보에 맞춰졌다.
안 원장은 이에 대한 말을 아꼈지만 그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안 원장은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보면 알겠지만 모든 일들이 ‘우리 사회의 발전적인 변화를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서 모든 결정들이 진행됐다”며 “지금까지 다 그런 것 같고 그런 맥락에서 제가 우리사회의 발전적인 변화에 어떤 역할 하면 좋을 것인지 계속 생각중이다. 정치도 그 중 하나다”라며 밝혔다.
또한 재단 설립과 정치적 행보를 연결하는 시각에 대해서 안 원장은 “그런 분이 있었나. 왜 연결시키는 지 잘 모르겠다”며 선을 그었다. 또 이사진에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이 포함된 것을 두고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사전 교감은 전혀 없었다”고 부정했다.

안철수재단은 6일부터 16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재단명 공모에 나서며 법적 절차를 걸쳐 오는 3월 말 혹은 4월 초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6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안철수재단(가칭) 설립 기자회견에서 안 원장의 정치적 행보에 관련해 기자들이 열띤 취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다음은 안 원장 및 박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다양한 형태의 재단 설립 방식 있었는데 웹 기반의 기부 플랫폼을 생각하게 계기는 무엇인가.안철수(안): 제가 관심 가진 게 오래전이다. 여러 아다운 재단, 나눔재단 통해 같이 참여했고 또 아이티 분야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보니 해외 사례에 관심 많았다. 3,4년 전부터 IT 쪽에서 여러 가지 소셜 네트워크가 등장하면서 첨단 기술들을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도입하면서 많은 성과를 얻는 모델이 등장했다. ‘키바’, ‘코지즈’는 이미 많이 자리를 잡아서 100년 이상된 단체보다 활동이 활발하다. 그런데 한국에는 아마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기부문화와 IT, 소셜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접목해서 활동하는 점이 부족했다.
박영숙(박): 우리나라에서는 기부하면 언론이 지켜보는 것이 거액의 기부자만 생각한다. 기부문화가 발달된 선진국에서는 90%이상 국민이 지속적으로 가담한다. 그런 의미에서 재단이 IT를 통해서 대중에게 기부문화의 길을 열어준다는 것으로 우리 사회의 새로운 기부 풍토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두 분의 처음 인연은 어떤가.안: 처음 뵌 것은 기억은 안 나는데 2004년 전후다. 그 때 포럼을 창립하신다고 해서 거기에 뜻을 공감해서 참여했다. 또 사회 활동하게 되면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봤고 포럼에서 강연한 적도 있다. 사실 사적으로 어떤 관계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공적 자리에서 여러가지 말씀과 박 이사장은 실제로 가신 집까지 기부했다. 그런 말보다는 보여주는 행동들, 그리고 이번에 많은 분들로부터 추천을 받았는데 대다수의 분들이 박 이사님을 추천했다. 지금까지 공적인 인연을 통해 제가 가졌던 생각과 많은 분들의 추천을 통해 부탁을 드렸다.
-재단이 우리사회의 중요한 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정치적 문제가 포함되는가.안: 그렇진 않다. 제가 관심 있게 바라봤던 것이 기회다. 기회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당연한 가장 큰 문제다. 아까 강 변호사가 설명한 자료에서도 재단이 추구하는 문제는 기회 격차를 해소하는 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했으면 하는 것이다. 저희들은 어떻게 하면 좀 더 창의적인 방법들, 제가 아는 IT,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서 기존의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 하나의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
-세 가지를 중점 사업 목표로 세웠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상이 안 잡힌다. 안: 처음에 ‘키바’ 모델 나왔는데 어떤 학생이 학비가 부족하다고 하면 먼저 인터넷상에 요청하고 시민들이 보고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10만원 씩 십시일반으로 모아서 준다. 근데 그 형식이 대출이다. 왜 굳이 대출인가하면 대출하게 되면 학생이 자립 후 갚게 되고 기부자에게 보람으로 돌아준다. 기왕에 한 학생 도와주려고 했는데 돌려받으니 다시 도울 사람 없는지 보게 된다. 1달러 보게 되면 8번 돌아서 8달러가 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기부자도 보람을 느끼고 (기부의) 선순환 구조를 가지게 된다.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국내에선 제도적 제약이 많다. 한국에서는 못 하는 부분이 있다.  또 한국적 정서상 기부는 기부지 치사하게 빌려준 다음 돌려받느냐는 국민적 정서가 있다. 고민 끝에 수혜자가 다시 자립하면서 다시 자발적인 기부자가 되는, (기부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 우리 문화에 맞을 것이다.  박: 오늘 설명을 들으신 것은 재단의 기본 정신과 어떻게 일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고 다른 나라의 창의적인 사례들을 소개한 것이다. 아마 이것을 기반으로 앞으로 이사들과 여기에 함께 한 사람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해나야 할 과제들을 조사 연구하고 종합해서 해낼 것이다.
-여기에 동지이신 박경철 변호사나 이재훈 다음 창업자도 동참 계획인가.안:  박경철 원장은 청춘콘서트를 할 때부터 (동참할) 계획이 돼 있었다. 사실 서울시장 선거 건만 없었으면 9월달에 계획을 발표하려고 했다. 박 원장은 참여할 것이고 다른 분들의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어서 그분들이 원할 때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안: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보면 알겠지만 모든 일들이 ‘우리 사회의 발전적인 변화를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서 모든 결정들이 진행됐다. 지금까지 다 그런 것 같고 그런 맥락에서 제가 우리사회의 발전적인 변화에 어떤 역할 하면 좋을 것인지 계속 생각 중이다. 정치도 그 중 하나다.
-이 자리에서 정치 관련 행보는 없다고 말씀 할 의향이 있나.안: 정치에 참여하고 안하고는 본질이 아니다. 아까 말한 것 중에서 우리 사회의 긍정적 발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을지 평생 고민하면서 살았고 그런 연장선상에서 봐주시면 좋겠다.
-재단 설립이 ‘대권행보와 연결된다’고 보는 시각 있는데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안: 그런 분이 있었나. 왜 연결시키는 지 잘 모르겠다.

2012년 1월 19일 목요일

'747'의 저주…재벌 돈잔치! 중소기업 빚잔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9일자 기사 ''747'의 저주…재벌 돈잔치! 중소기업 빚잔치!'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5년, 빛과 그림자·5] 중소기업의 몰락

학술단체협의회와 은 이명박 정부의 지난 4년간의 각 분야별 정책을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지난 10월 29일 학술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각 분야의 전문가의 글이 실리고, 나중에는 책으로도 묶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경제가 어렵다. 기업이 힘들다. 일자리가 없다. 장사가 안 된다. 먹고 살기 힘들다. 그 결론은 경제 살리기였다. 그래서 기업가 출신을 대통령으로 뽑아 줬고, 그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고자 많은 삽질을 했다. 그 결과는 어떤가? 여전히 먹고살기 힘들다.

그런데 예외가 있다. 재벌 대기업은 잘 나간다. 삼성은 올해도 역대 최고의 실적을 거두었다. 삼성뿐만 아니라 주요 재벌 대기업들은 대부분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한국 경제의 핵심인 재벌 대기업이 잘 나가고 있다면, 당연히 재벌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기업과 노동자 역시 먹고살 만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왜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을까? 이미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독자적 브랜드로 시장에서 활동하기보다는 대기업과 원청-하청 관계로 맺어져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원청 삼성과 현대가 잘 나가면, 하청 중소기업도 잘 먹고 잘 나가고,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월급도 오르고 살맛이 나서 환한 얼굴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직면한 현실은 그렇지 않을까?

몇 가지 사실관계를 살펴보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매출액 이익률 격차는 2007년까지 줄어들다가 2008년 경제 위기를 지나면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재벌 기업인 삼성전자 사례를 보면, 2008년 이후 삼성전자의 영업 이익률과 삼성전자 협력사 영업 이익률 사이의 격차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2008년 경제 위기를 전후로 영업 이익률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는 이유는 대기업의 경우 중소기업의 납품 단가를 조정해서 영업 이익률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는 상생과 동반 성장의 관계라기보다는 먹이 사슬의 관계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중소 하청 기업은 대기업과 협력적 생산 관계 속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대기업 이익 창출을 위한 버퍼로서 자기 성장의 가능성을 제한받고 있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중소 하청 기업은 인력 감축과 비정규직 활용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도급, 사내 하청, (불법) 파견 등 중소기업 부문에서의 급격한 비정규직 확산과 중소기업 생태계의 파괴로 나타나고 있다. 즉 원청-하청의 불공정 거래 문제는 취약한 중소기업 생태계의 핵심적인 문제이면서 동시에 1998년 경제 위기 이후 급격히 증가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와 여당은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초과 이윤공유제와 같은 정책 제안이 문제 제기의 근원을 따져보기도 전에 자유 시장 질서라는 한마디에 정신병자의 헛소리로 치부되는 상황이라면 그들에게서 그 어떤 것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여당은 출자 총액 제한 제도의 페지, 지주 회사 규제 완화, 금융 산업 분리 원칙 폐기 등을 통해 재벌대기업이 MRO, 통닭, 피자 등 대표적인 중소기업 및 자영업 시장에까지 좌우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안겨주었다.

30대 재벌 그룹의 계열사는 2010년 말 현재 1069개로 이명박 정부가 집권한 2008년부터 2010년 사이에 매년 74개씩 총 224개로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이 많은 비제조업 업종인 식당, 제빵, 인테리어 등에 2010년 10대 기업 신설 법인 160개의 80퍼센트인 140여 개가 몰려 있다. 재벌 대기업이 볼펜과 복사지를 공급하고, 통닭과 피자를 팔아대는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를 지배하는 무서운 세상을 현실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프레시안(손문상)
이명박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은 장밋빛 구호로 출발했지만, 현실에서는 오히려 중소기업의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대기업의 하청화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중소기업 정책으로 혁신형 중소기업 5만 개 육성 및 이를 통한 50만 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창업 절차 간소화, 중소기업 금융지원 강화, 중소기업 제품 공동 구매 문제 해결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혁신 형 중소기업 5만 개 육성 및 50만 개 일자리 창출 사업은 막대한 시민의 세금을 쏟아 부어 숫자 채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달리 말하면, 정책자금의 지원이 끊기면 바로 사라질 부실한 중소기업 및 일자리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 특히 원청-하청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중소기업 정책 방향은 무엇일까? 우선 중소기업의 생존권과 중견 기업으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재벌 기업과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여 일방적으로 납품 단가를 책정하는 불공정 관행을 정부가 개입하여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 이러한 불공정 행위는 이미 현행법상 불법적인 불공정 거래 행위이다. 따라서 대기업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을 근절시키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과 감독 활동을 강화하고, 적발된 대기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제재해야 한다.

또 시장에서 약자적 지위에 있는 중소기업, 특히 하도급 업체들이 원청 업체에 대항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역별 또는 원청별 중소기업연합회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문제는 중소기업의 이해관계를 실질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이익 결사체가 제대로 구성되어 있지 않은데서 연유하는 바도 크다.

외국의 경우, 중소기업 결사체들이 지역별로, 업종별로 구성되어 원청에 대해 또는 중소기업 간 기술 협력, 인력 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소기업 관련 단체들은 정부의 정책 사업이나 정책 자금을 전달해주는 정책 기관의 하위 부서의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어 실질적인 중소기업 이해 결사체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사내 하청과 파견 근로 등의 간접 고용을 줄이고 남용 또는 악용을 금지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내 하청이나 파견은 실질적인 지휘 감독권을 원청 기업이 갖는 불법적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사내 하청 노동자 또는 파견 노동자의 임금과 근로 조건을 열악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실질적 경영 행위가 이루어지는 건실한 중소기업이 아닌 단순한 인력 공급 회사를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재벌 기업 또는 대기업의 사내 하청 기업 또는 인력 공급 기업이 대부분 원청과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위장 도급과 불법 파견이라는 불법적 거래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묵인되는 한 중소기업 생태계 구축에 커다란 장애 요인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세 번째로는 산업 및 업종별 최저 임금제를 실시해야 하며, 이러한 최저 임금이 납품 단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산성이 높은 산업 및 업종에 대해서는 생산성이 낮은 산업이나 업종에 비해 높은 최저 임금제를 실시하여 중소 하청 업체 종사 노동자의 임금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연히 이러한 인건비 상승이 중소 하청 업체 사용자의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납품 단가에 반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승협 대구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