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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7일 수요일

MB정권 4년의 경제성적표


이글은 대자보 2012-03-05일자 기사 'MB정권 4년의 경제성적표'를 퍼왔습니다.
[김영호 칼럼] 747 등 제대로 이륙도 못한 채 불시착은 당연한 귀결

이명박 정권은 4년 전 ‘MB 747’이란 거창한 기치를 흔들며 기세 좋게 출범했다. 집권 5년간 경제성장률 7%, 10년내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을 달성하겠다는 포부였다. 하지만 성과는 반토막에 그쳤다. 4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이 미국의 0.25%보다 월등히 높은 3.1%이라고 자랑한다.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공업국과는 비교도 하지 않고 말이다. 1인당 국민소득도 지난해 2만759달러로 2만달러를 겨우 넘긴 수준이다. 경제규모도 여전히 12~13위권에 처져있다. 정책전략-의지도 없이 잠재성장력을 무시한 청사진이어서 처음부터 한낱 정치구호에 불과했다. 제대로 이륙도 못한 채 불시착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집권기간 내내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 사업이란 기념비적 상징물 만들기에 몰두해 국력을 탕진했다. 미래세대가 먹고 살 성장동력에 투자해야 할 재원을 강바닥에 퍼부은 것이다. 심각한 문제는 4년간 빈부격차와 부문간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소득격차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벌어졌다. 소득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0.293(2008~2010년 평균)으로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으로서 0에 가까울수록 소득이 균등하게 배분됨을 나타낸다. 수출기업-내수기업, 대기업-중소기업의 불균형도 심화되었다. 수출기업의 매출액이 14.5% 증가했지만 내수기업은 5.1% 증가에 그쳤다. 2008~2010년 중소기업의 총자산 세전순이익률이 3.47%에서 3.43%로 줄었다. 

이명박 정권은 출범부터 ‘비지니스 프렌들리’라는 말로 친재벌 정권임을 표방했다. 저금리-고환율이 대표적 정책이다. 저금리로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고환율을 통해 수출을 촉진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규제완화 차원에서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했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무분별한 계열확장을 방지하는 장치를 없애버린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4년 동안 35개 재벌그룹의 계열사가 무려 393개나 늘어났다. 유통재벌이 골목상권을 초토화한데 이어 재벌3세들이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영역을 가리지 않고 침탈하고 있다. 빵집, 밥집, 떡집, 술집 등 영세업종에까지 손을 뻗혀 국민적 반발을 사고 있다. 친재벌 정책이 부자를 더 부유하게 빈자를 더 빈한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총선,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재벌개혁을 화두로 떠올린 것도 그 까닭이다. 

경제상황을 무시한 저금리-고환율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그 후유증과 부작용이 고물가, 전세난의 형태로 나타나 서민경제의 숨통을 죄고 있다.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타는 상황에서 고환율 정책을 유지함으로써 수입물가를 앙등시켜 국내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다 재정-금융팽창에 따른 통화팽창이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통계를 볼 필요도 없다. 주부들의 장보기가 겁난다는 말이 실감 난다. 5,000~6,000원 하던 점심값이 보통 8,000원 전후 이다. 점심값이 부담스러워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는 봉급생활자들이 적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행정력을 동원한 물가통제에만 매달리고 있다. 물가관리를 위해서는 통화-금융-환율-조세정책을 통한 종합관리가 필수적인데도 말이다. 

물가와 함께 전세값도 크게 뛰고 있다.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값이 평균 24.3%나 올랐다. 그런데 소득이 늘지 않으니 가계부채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작년말 가계부채가 912조8,810억원이다. 2007년의 665조2,950억원에 비해 4년간 무려 37.2%인 247조586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가구당 평균 가계부채가 5,265만원이니 이자율을 5%만 쳐도 연간 이자부담액이 250만원이나 된다. 가계부채로 볼 수 있는 자영업자 대출잔액도 작년말 102조8,00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선 셈이다. 상황에 따라 가계부채가 언제든지 폭발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당장은 소비부진에 따른 내수위축이 경제성장의 덜미를 잡고 있다. 

국민적 반대를 무시하고 끝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발효시켰다. 한-미 FTA는 단순한 역내교역의 자유화가 아니다. FTA와 충돌하는 한국법률을 개폐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경제의 미국 종속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FTA를 미국과 EU(유럽연합)와도 모자라 중국과도 맺는다고 서둘고 있다. 소수의 대기업 경쟁력을 믿고 세계최강대국과 자유무역을 벌여 이긴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무지와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왜 일본이 세계3대 경제대국과 FTA를 맺지 않는지 알라.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언론광장 공동대표 시사평론가 <건달정치 개혁실패>의 저자 본지 고문

2012년 2월 27일 월요일

착각, MB는 CEO가 아니었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2-26일자 기사 '착각, MB는 CEO가 아니었다'를 퍼왔습니다.
국가를 기업처럼 운영하는 대통령은 안 된다

우리는 모든 것을 쉽게 잊고 산다. 5년 전 대통령 선거가 한창일 때 MB는 CEO(최고 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 출신 후보로서 우리 경제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자기가 당선되면 747(경제 성장률 7%,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 대국)이 가능하며 종합주가지수도 3,000이 넘어 주식시장에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선언했다.
물론 이 공약들은 예측이었다고 하겠지만 거짓말로 확인되었다. MB가 과연 CEO였는가? CEO 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국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가? 한번 따져보자. ‘아니다’가 결론이다. 기업의 최고경영층 직함은 회장 사장 대표이사 등이다. MB는 이 모든 직함을 가졌지만 CEO는 아니었다.
기업에서는 책임의 범위에 따라 영업에 대해서 책임지는 수익중심점, 공장 일반관리 등 원가를 책임지는 원가중심점, 영업결과인 매출과 원가의 차이인 이익을 책임지는 이익중심점, 여기에 신규투자나 사업 철회까지 책임지는 투자중심점으로 나누어 조직을 관리한다. 투자중심점 책임자가 기업경영의 최종 책임을 진다. 이 사람이 CEO이다.




대주주인 기업소유자(owner)가 회사의 대표로서 경영에 참여하면 CEO이다. 전문경영인 회장 또는 사장이 CEO인 경우는 POSCO 등 몇 개 회사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드물다. 왜냐하면 이들이 투자의사를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정 금액 이상의 투자는 반드시 대주주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MB가 현대건설 대표로 있으면서 고 정주영 회장의 허락 없이 마음대로 투자하거나 사업을 접을 수 없었다. 고 정주영 회장이 바로 현대건설의 CEO였다. 삼성의 이건희 LG의 구본무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 등이 CEO이고 이들 재벌 그룹의 자회사 사장들은 CEO가 아니다. 어떤 부도덕한 기업인의 표현을 빌리면 MB는 고 정주영 회장의 머슴이었다.
그러나 5년 전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국민들은 MB를 CEO라고 오해했고, 언론은 잘못 보도했고, MB는 자신을 CEO라고 착각했던 것 같다.
CEO 출신이라고 일 잘 하는 대통령이 되기는 어렵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기업인 출신이 대통령이나 수상을 지낸 경우가 있으나 성공한 경우는 없다.
최근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막강한 재벌 그룹의 총수였다. 재임 중 끊임없이 지저분한 추문에 시달렸고 이탈리아 경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태국의 탁신 총리도 마찬가지였다. 대표적인 실례들이다.
CEO들은 본질적으로 사익(private interest) 추구에 익숙하다. 금년에 이익을 얼마 올리겠다고 목표가 정해지면 마련된 전략에 따라서 가지고 있는 자원을 집중하여 목표를 달성하면 된다. 대체로 기업은 경영성과라는 결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과정상의 문제들은 CEO 평가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대통령의 임무는 국익이라는 공익(public interest)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공익은 기업의 이익처럼 숫자로 명백하게 제시하기 어렵다. 국가를 경영하는 데는 수많은 이해당사자가 존재하고 이들 간의 이해상충을 잘 조정하는 것이 공익추구의 기본이다. 원만한 의사소통이 필요불가결 하다. 사익추구에 익숙한 CEO 출신이 수많은 이해당사들의 첨예한 대립을 조정하기는 쉽지 않다. 민주주의는 결과는 물론 과정이 중요하다. 공익과 사익을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 이래서 CEO 출신 국가 원수들이 성공한 사례가 별로 없다.
특히 대통령은 이 시대에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인 시대적 소명을 정립해서 모든 국정을 여기에 맞추어 운영한다. 국가 경영에 관련된 시대적 소명에 충실한 CEO는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해방 후 우리역사에서 많은 CEO 들이 국회의원으로, 대권 도전으로 정치에 참여했다. 성공한 사람이 없다. 자신이 경영하던 기업도 망하고 부패 등의 이유로 개인적으로도 불행하게 끝났다.
MB는 국가를 기업처럼 운영해온 것이 사실이다. 당연히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니 이해상충이 조정될 수도 없었다.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이해도 부족했고 사익을 공익으로 혼동한 경우도 있었다. 사장 출신 대통령의 한계인지 본인의 자질 문제인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매사를 10년 전으로 되돌리고 있다. 역사의 평가를 어찌할 것인가?
오는 4월 11일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12월 19일은 대통령 선거일이다. 번지레한 말 한마디라도 정확하게 살펴보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깨어 있는 국민이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탁월한 지도자를 모시는 것은 국가와 국민의 복이다. 그런 지도자를 만들어 내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우리 모두 더 이상 착각하지 말자.

2012년 1월 19일 목요일

'747'의 저주…재벌 돈잔치! 중소기업 빚잔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19일자 기사 ''747'의 저주…재벌 돈잔치! 중소기업 빚잔치!'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5년, 빛과 그림자·5] 중소기업의 몰락

학술단체협의회와 은 이명박 정부의 지난 4년간의 각 분야별 정책을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지난 10월 29일 학술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각 분야의 전문가의 글이 실리고, 나중에는 책으로도 묶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경제가 어렵다. 기업이 힘들다. 일자리가 없다. 장사가 안 된다. 먹고 살기 힘들다. 그 결론은 경제 살리기였다. 그래서 기업가 출신을 대통령으로 뽑아 줬고, 그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고자 많은 삽질을 했다. 그 결과는 어떤가? 여전히 먹고살기 힘들다.

그런데 예외가 있다. 재벌 대기업은 잘 나간다. 삼성은 올해도 역대 최고의 실적을 거두었다. 삼성뿐만 아니라 주요 재벌 대기업들은 대부분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한국 경제의 핵심인 재벌 대기업이 잘 나가고 있다면, 당연히 재벌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기업과 노동자 역시 먹고살 만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왜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을까? 이미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독자적 브랜드로 시장에서 활동하기보다는 대기업과 원청-하청 관계로 맺어져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원청 삼성과 현대가 잘 나가면, 하청 중소기업도 잘 먹고 잘 나가고,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월급도 오르고 살맛이 나서 환한 얼굴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직면한 현실은 그렇지 않을까?

몇 가지 사실관계를 살펴보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매출액 이익률 격차는 2007년까지 줄어들다가 2008년 경제 위기를 지나면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재벌 기업인 삼성전자 사례를 보면, 2008년 이후 삼성전자의 영업 이익률과 삼성전자 협력사 영업 이익률 사이의 격차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2008년 경제 위기를 전후로 영업 이익률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는 이유는 대기업의 경우 중소기업의 납품 단가를 조정해서 영업 이익률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계는 상생과 동반 성장의 관계라기보다는 먹이 사슬의 관계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중소 하청 기업은 대기업과 협력적 생산 관계 속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대기업 이익 창출을 위한 버퍼로서 자기 성장의 가능성을 제한받고 있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중소 하청 기업은 인력 감축과 비정규직 활용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는 도급, 사내 하청, (불법) 파견 등 중소기업 부문에서의 급격한 비정규직 확산과 중소기업 생태계의 파괴로 나타나고 있다. 즉 원청-하청의 불공정 거래 문제는 취약한 중소기업 생태계의 핵심적인 문제이면서 동시에 1998년 경제 위기 이후 급격히 증가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와 여당은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초과 이윤공유제와 같은 정책 제안이 문제 제기의 근원을 따져보기도 전에 자유 시장 질서라는 한마디에 정신병자의 헛소리로 치부되는 상황이라면 그들에게서 그 어떤 것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명박 정부와 여당은 출자 총액 제한 제도의 페지, 지주 회사 규제 완화, 금융 산업 분리 원칙 폐기 등을 통해 재벌대기업이 MRO, 통닭, 피자 등 대표적인 중소기업 및 자영업 시장에까지 좌우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안겨주었다.

30대 재벌 그룹의 계열사는 2010년 말 현재 1069개로 이명박 정부가 집권한 2008년부터 2010년 사이에 매년 74개씩 총 224개로 증가했다. 특히 중소기업이 많은 비제조업 업종인 식당, 제빵, 인테리어 등에 2010년 10대 기업 신설 법인 160개의 80퍼센트인 140여 개가 몰려 있다. 재벌 대기업이 볼펜과 복사지를 공급하고, 통닭과 피자를 팔아대는 말 그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를 지배하는 무서운 세상을 현실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프레시안(손문상)
이명박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은 장밋빛 구호로 출발했지만, 현실에서는 오히려 중소기업의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대기업의 하청화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예를 들어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중소기업 정책으로 혁신형 중소기업 5만 개 육성 및 이를 통한 50만 개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창업 절차 간소화, 중소기업 금융지원 강화, 중소기업 제품 공동 구매 문제 해결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혁신 형 중소기업 5만 개 육성 및 50만 개 일자리 창출 사업은 막대한 시민의 세금을 쏟아 부어 숫자 채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달리 말하면, 정책자금의 지원이 끊기면 바로 사라질 부실한 중소기업 및 일자리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 특히 원청-하청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중소기업 정책 방향은 무엇일까? 우선 중소기업의 생존권과 중견 기업으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재벌 기업과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여 일방적으로 납품 단가를 책정하는 불공정 관행을 정부가 개입하여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 이러한 불공정 행위는 이미 현행법상 불법적인 불공정 거래 행위이다. 따라서 대기업의 불공정 하도급 거래 관행을 근절시키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과 감독 활동을 강화하고, 적발된 대기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제재해야 한다.

또 시장에서 약자적 지위에 있는 중소기업, 특히 하도급 업체들이 원청 업체에 대항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역별 또는 원청별 중소기업연합회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문제는 중소기업의 이해관계를 실질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이익 결사체가 제대로 구성되어 있지 않은데서 연유하는 바도 크다.

외국의 경우, 중소기업 결사체들이 지역별로, 업종별로 구성되어 원청에 대해 또는 중소기업 간 기술 협력, 인력 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소기업 관련 단체들은 정부의 정책 사업이나 정책 자금을 전달해주는 정책 기관의 하위 부서의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어 실질적인 중소기업 이해 결사체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사내 하청과 파견 근로 등의 간접 고용을 줄이고 남용 또는 악용을 금지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내 하청이나 파견은 실질적인 지휘 감독권을 원청 기업이 갖는 불법적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사내 하청 노동자 또는 파견 노동자의 임금과 근로 조건을 열악하게 만드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실질적 경영 행위가 이루어지는 건실한 중소기업이 아닌 단순한 인력 공급 회사를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재벌 기업 또는 대기업의 사내 하청 기업 또는 인력 공급 기업이 대부분 원청과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위장 도급과 불법 파견이라는 불법적 거래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묵인되는 한 중소기업 생태계 구축에 커다란 장애 요인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세 번째로는 산업 및 업종별 최저 임금제를 실시해야 하며, 이러한 최저 임금이 납품 단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산성이 높은 산업 및 업종에 대해서는 생산성이 낮은 산업이나 업종에 비해 높은 최저 임금제를 실시하여 중소 하청 업체 종사 노동자의 임금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당연히 이러한 인건비 상승이 중소 하청 업체 사용자의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납품 단가에 반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승협 대구대학교 교수

2012년 1월 4일 수요일

'대한민국 747'은 어떻게 추락했는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1-03일자 기사 ''대한민국 747'은 어떻게 추락했는가?'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5년, 빛과 그림자·1] 감세ㆍ작은정부의 교훈

학술단체협의회와 은 이명박 정부의 지난 4년간의 각 분야별 정책을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지난 10월 29일 학술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각 분야의 전문가의 글이 실리고, 나중에는 책으로도 묶일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명박 정부는 '감세'와 '작은' 정부를 핵심 정책으로 내걸고 집권했다. 이명박 정부 이전 10여 년의 '좌파 정부' 하에서 조세를 늘려 복지에 과도하게 지출한 것이 민간의 소비 및 투자 의욕을 억제해 성장을 지체시켰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08년 9월 1일에 발표된 세제개편안은 법인세, 소득세, 상속 및 증여세,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등 거의 모든 주요 세목에서의 감세를 골자로 하는 것이었다. 그 해 9월 30일에 발표된 2009년 재정 운용 안에서 드러난 재정 정책의 기조도 감세에 호응하는 '작은' 정부였다. 정부는 총지출의 연평균 증가율은 경제 성장률 및 재정 수입 증가율보다 낮은 6퍼센트 수준으로 관리하고 지출 구조도 성장과 효율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분야별 재원 배분 계획을 살펴보면 사회간접자본, 연구 개발(R&D)과 같은 경제 부문의 비중을 늘리고 노무현 정부가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었던 보건, 복지 부문의 비중을 줄이기로 했다. 보건 복지 분야 지출의 경우 노무현 정부가 2004~2008년 동안 12.2퍼센트씩 증가시킬 계획을 세웠던 것에 비해 이명박 정부는 8.7퍼센트 증가율을 제시했다.

물론 이 증가율 수준이 총지출 증가율 6.2퍼센트에 비해서 높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복지를 소홀히 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복지 지출에는 법정 의무 지출 부문이 포함되어 있어 정부가 재량적으로 지출을 늘리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늘어나는 부문이 있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가 복지를 실제로 중요시하는가를 보기 위해서는 이를 고려해야 하는데 이 부분의 지출액은 경제 성장률에 훨씬 못 미치는 속도로 증가했다. 예를 들어 2009년에 보건 복지 지출은 6조 원 늘어나도록 계획되었으나 법정 의무 지출이 4.6조 원 증가했으므로 재량적 복지 지출은 2조 원, 즉 1.4퍼센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런데 2008년은 미국의 리만 브러더스가 파산하고 전 세계적 차원에서 위기가 심화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러한 '감세' 기조의 정책은 비판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좀 더 보수적이고 신중한 예산을 수립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프레시안(손문상)
이에 대해 정부는 감세와 대기업을 위한 규제 완화 정책이 경제 성장을 자극하여 국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는 높은 성장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정부의 전망과 달리 경기는 급격히 악화되었고 정부는 그해 10월 31일에 수정 예산 안을 제출하면서 재정 지출을 10조 원 늘리기로 했다.

결국 위기로 인해 성장률이 낮을 것이 거의 확실했음에도 불구하고 5퍼센트의 성장률을 전망하여 본 예산을 작성했던 것은 감세를 밀어붙이기 위해서였던 것은 아닌가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실제 2009년에 우리 경제는 수정 예산에서의 전망치보다 훨씬 낮은 0.3퍼센트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공기업 매각도 여의치 않아 원래의 예상보다 대규모의 재정 적자가 발생했고 정부 부채가 증가했다. 이러한 재정 건전성의 악화는 중앙 정부 뿐 아니라 지방 정부 차원에서도 발생했다. 내국세의 일정 비율로 결정되는 지방 교부세도 줄고 지방으로 내려 보내지던 종부세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감세'와 '작은' 정부 기조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고 복지 홀대 현상도 여전하다. '감세'와 '작은' 정부 정책은 복지를 정체시키고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켜 왔을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원래의 의도인 '낙수 효과로 인한 경제 성장'도 가져오지 못하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6월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4.6퍼센트, 4.5퍼센트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성장률 수준 자체는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나쁘지는 않은 편이지만 문제는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나타난 내수와 수출 간의 괴리 현상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2010년 수출은 14.5퍼센트 증가했으나 내수는 7.0퍼센트 증가에 머물렀으며 2011년에는 각각 11.7퍼센트, 2.9퍼센트로 더욱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내수 간의 양극화는 외환 위기 이후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양극화, 빈곤화의 근원이 되고 있는데 이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감세'와 '작은' 정부를 통해 기업의 성장을 자극하고 성장을 통해 분배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성장 우선 정책'이 유효하지 않음은 분명하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재정 정책은 '감세'와 '작은' 정부를 추구할 만큼 정부의 지출 규모가 크지 않으며 특히 복지 프로그램은 여전히 미약하여 재정의 소득 재분배 기능이 매우 약하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들어 이전보다 복지 지출이 많이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재정 및 조세 정책을 통한 불평등 완화도와 빈곤 감소도 면에서 우리나라는 거의 꼴찌 수준이다.

복지 프로그램은 경제 위기 시에 그 진가를 발휘한다. 복지가 강화되면 현재와 같은 경제 위기 시에 자동적으로 취약 계층에게 사회 안전망이 제공되어 이들이 위기에도 불구하고 삶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또 복지 강화는 경제 전체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는데, 경기 침체기에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지 않게 함으로써 내수를 유지해 주기 때문이다. 이를 재정의 자동 안정 장치라고 부르는데 이는 복지 지출 규모가 큰 경우 그 효과가 크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도 복지 지출이 증가함에 따라 재정의 자동 안정 장치의 규모가 다소 높아졌으나 다른 선진국들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재정 및 조세 정책은 향후 적극적으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복지 확대 기조로 전환해야 한다. 그렇다면 복지 지출은 얼마나 확대되어야 하는가? 2011년 우리나라의 복지 지출 규모는 국내 총생산(GDP)의 약 9퍼센트로 OECD 평균 19.3퍼센트에 비해 약 10퍼센트가 부족하다.

물론 복지 지출 규모를 비교할 때는 경제 발전 수준, 노령화율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1인당 GDP는 약 2만 달러, 고령화율은 11.3퍼센트인데, OECD 국가들의 경우 1인당 GDP가 2만 달러였을 때 공공 사회 지출이 GDP의 약 20퍼센트, 고령화율이 11.3퍼센트였을 때 약 16.3퍼센트였다.

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OECD 평균 수준의 복지를 달성하고자 한다면 우리나라의 복지 지출은 현재보다 GDP 대비 7~11퍼센트, 혹은 90조~150조 원정도 더 늘어야 한다. 이와 같이 대규모로 복지를 확대하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증세를 피할 수 없다. 현재 '버핏세'와 같은 증세 안이 논의되는 것은 그러한 점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1퍼센트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버핏세'만으로 이러한 대규모의 복지 확대를 이룰 수 없다. 부유층의 생색내기용 정도로 조세 정의가 세워지는 것도 아니고 복지 국가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증세 분위기가 형성된 만큼 본격적인 복지 국가를 실현하기에 필요한 대규모의 재원 마련을 위해 진보 진영이 더욱 매력적인 증세안을 국민들에게 제안할 시점이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