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고환율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고환율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8월 22일 수요일

이륙도 못한 엉터리 'MB 747'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22일자 기사 '이륙도 못한 엉터리 'MB 747''을 퍼왔습니다.
[1987~2012년 경제민주화 실패의 역사·(23)] '경제대통령'은 없었다

이명박 정권은 2008년 2월 'MB 747'이란 거창한 기치를 흔들며 기세 좋게 출범했다. 집권 5년간 경제성장률 7%, 10년 내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을 달성하겠다는 포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과는 반 토막에도 못 미친다. 2012년 2/4분기에는 경제성장률이 2.4%로 뚝 떨어졌다. 그런데도 4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이 미국의 0.25%보다 월등히 높은 3.1%라고 자랑했다.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공업국과는 비교조차 하지 않았다.

1인당 국민소득도 2011년 2만759달러로 2만 달러를 겨우 넘긴 수준이었다. 경제규모도 여전히 12~13위권에 처져 있었다. 'MB 747' 경제공약은 정책전략-의지도 없이 잠재성장력을 무시한 청사진이어서 처음부터 한낱 정치구호에 불과했다. 제대로 이륙도 못한 채 불시착한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이명박 정권은 출범부터 'business friendly'란 말로 친재벌 정책을 표방하면서 서민경제는 뒷전에 뒀다. '저금리-고환율' 정책이 그것이다. 저금리로 기업의 금융비용을 경감해주고 고환율을 통한 수출촉진으로 경제성장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MB 747'이란 성장잠재력을 도외시했다는 점에서 엔진을 탑재하지 않은 항공기와 다름없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밀어붙여 그 후유증과 부작용이 고물가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소득계층 간의 양극화와 수출기업-내수기업, 대기업-중소기업의 발전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켰다.

이명박은 '경제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섰지만 경제정책의 방향은 'business friendly'가 말하듯이 친재벌 정책이 골격을 이뤘다. 반대여론을 묵살하고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했다. 재벌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과 재무구조 부실화를 막는 장치를 없애버린 것이다. 또 균형 있는 경제발달과 경제적-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규제까지 완화 내지 철폐했다.

재벌이 자본-지식-기술-정보에서 열위에 있는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존립기반을 와해시킬 근거를 만든 것이다. 고환율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수출대기업에 특혜적 환차익을 베풀고 대신에 국민에게는 고물가의 고통을 안겨주었다. 돈이 넘쳐나자 재벌3세들이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사업영역을 침탈해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다.

4년 동안 35개 재벌그룹의 계열사가 무려 393개나 늘어났다. 유통재벌이 골목상권을 초토화한 것에 이어 재벌3세들이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영역을 가리지 않고 침탈하고 있다. 미국에서 돈 벌 만한 소비사업을 눈여겨보고 와서 돈벼락을 쳐서 영세사업자를 몰아내고 있다. 유통시장, 사치품 수입, 외식사업 등이 주류를 이룬다.

빵집, 술집, 밥집, 옷집 등이 고급스런 서양풍이 나면 그 뒤에 재벌3세가 도사리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고급화-고가화 전략을 통해 중소기업-자영업자를 공략하는 것이다. 친재벌 정책이 부자를 더 부유하게 빈자를 더 빈한하게 만들었다. 재벌의 영세업종 침탈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커지자 총선,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재벌개혁을 화두로 떠올린 것도 그 까닭이다.

경실련이 30대 재벌의 상장계열사를 분석한 결과 2010년 현재 전체 상장기업에서 총자산의 55%, 매출액의 67%, 당기순이익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력이 더욱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소매업의 경우 30대 재벌의 상장도소매업체들이 유통시장을 거의 장악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재벌의 계열 상장도소매업체가 전체 상장도소매업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총자산은 81%, 매출액은 86%을 차지했으며 당기순이익률은 무려 111%로 나타났다. 반면에 중소 상장도소매업체들은 유통재벌의 시장침탈에 따라 대부분 적자를 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0대 재벌의 상장 도소매업체가 2007년 19개사에서 2010년 25개사로 6개사가 증가했다.

▲ 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성장동력에 투자해야 할 재원을 강바닥에 퍼부은 이명박 정권

이명박 정권은 집권기간 내내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 사업이란 기념비적 상징물 만들기에 몰두해 국력을 탕진했다. 미래세대가 먹고살 성장동력에 투자해야 할 재원을 강바닥에 퍼부은 꼴이다. 그 결과 한국사회의 고질병인 빈부격차와 부문 간의 불균형이 4년간 더욱 심화되었다.

고환율 정책에 따라 수출기업-내수기업의 불균형, 친재벌 정책에 따라 대기업-중소기업의 불균형이 더 벌어졌다. 수출기업의 매출액이 14.5% 증가했지만 내수기업은 5.1% 증가에 그쳤다. 2008~2010년 중소기업의 총자산 세전순이익률이 3.47%에서 3.43%로 줄었다.

소득격차에 따라 계층 간의 양극화도 더욱 벌어졌다. 소득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0.293(2008~2010년 평균)으로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달했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으로서 0에 가까울수록 소득이 균등하게 배분됨을 나타낸다.

경제상황을 무시한 저금리-고환율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그 후유증과 부작용이 고물가, 전세난의 형태로 나타나 서민경제의 숨통을 죄었다.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타는 상황에서 고환율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수입물가를 앙등시켜 국내물가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여기에다 재정-금융팽창에 따른 통화팽창이 물가상승을 압박했다.

정부통계를 볼 필요도 없었다.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 식료품뿐만 아니라 각종 공공요금이 공공행진을 계속했다. 장보기가 겁난다는 주부들의 말이 실감 났다. 5000~6000원 하던 점심값이 보통 8000원으로 뛰어올랐다. 점심값이 부담스러워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는 봉급생활자들이 적지 않다. 2011년 가계순저축률이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2.7%로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0%로 뛰어올라 먹고살기도 어려워 저축여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물가관리를 위해서는 통화-금융-환율-조세정책을 통한 종합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행정력을 동원한 물가통제에만 매달렸다. 유효한 정책수단은 쓰지 않고 군사정권 시절 완장 차고 제조-판매업체에 나가 단속하듯이 관권이나 동원했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국세청이 전담기관 노릇을 했는데 이명박 정권 들어서는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자치부가 앞장서고 있어 전 정부부처가 물가단속기관처럼 행세했다.

2008년 초 소위 'MB 물가지수'라고 해서 52개 주요 생필품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효가 전혀 없었다. 강압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달리 기업들이 녹녹치 않게 나왔다. 식품가공업체들이 보란 듯이 값을 올렸다. 기름 값을 내린다고 정유사를 압박하는 소리는 요란했지만 주유소에서는 먹히지 않았는지 내리는 둥 마는 둥하다 제자리로 돌아섰다.

'경제대통령'은 없었다

물가와 함께 전셋값도 크게 뛰었다.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이명박 정권 들어 4년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이 평균 24.3%나 올랐다. 통계청 자료를 보더라도 전-월세 가격지수가 2009년 1.6%, 2010년 1.9%, 2011년 4.0%로 해마다 올랐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의 총소비지출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슈바베 지수'가 2007년 9.71%에서 계속 올라 2011년 10.15%로 뛰었다. 이것은 2003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였다.

소득하위 20%인 1분위 계층의 주거비 부담률이 16.45%로 상위 20%인 5분위 계층의 7.9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슈바베 지수는 주거임대료, 수도-광열비 등 주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소비지출을 포함한다. 특히 가계실질소득이 2006~2008년 6.4% 증가했지만 이명박 정권 들어 2009~2011년 증가세가 2.6%로 뚝 떨어졌다.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투쟁 뒤에는 주거비 앙등이 도사리고 있었다. 등록금이 많이 오르기도 했지만 전-월셋값이 너무 뛰어 잠자리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전세대란이 대학가에도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지방 출신만이 하숙이나 자취를 하는 것이 아니다. 취직시험을 준비하느라 통학시간을 줄이려고 학교 부근에 둥지를 트는 학생들이 많다.기숙사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원룸은 전세파동에 밀려난 신혼부부들의 차지가 됐다. 학기가 바뀔 때마다 보증금과 월세를 올려달라는 바람에 대학가를 떠나 더 싼 하숙집, 자취방, 고시원을 찾아 헤매도 싼 방이 거의 없었다. 뉴타운 개발로 옥탑방, 지하방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방을 얻으면 교통비도 만만찮다. 다리 뻗고 내 몸 하나 누울 공간을 찾지 못한 그들은 절망하고 있었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와 전-월세가 뛰자 가계부채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1년 말 가계부채가 912조8810억 원이었다. 2007년의 665조2950억 원에 비해 4년간 무려 37.2%인 247조5860억 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가구당 평균 가계부채가 5265만 원이니 이자율을 5%만 쳐도 연간 이자부담액이 250만 원이나 되는 셈이었다.

가계부채나 다름없는 자영업자 대출잔액도 2011년 말 102조8000억 원에 달했다. 사실상 가계부채가 1000조 원을 넘어선 셈이다. 경제상황에 따라 가계부채가 언제든지 폭발할 위험을 안고 있다는 뜻이다. 당장은 소비부진에 따른 내수위축이 경제성장의 덜미를 잡고 있었다.

이명박 정권 경제정책의 가장 큰 실책은 미래의 성장동력을 잠식해 버렸다는 점이다. 국민적 반대를 무시하고 한정된 재원을 4대강 바닥을 파헤치는 데 탕진했다. 그것도 모자라는지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끝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발효시켰다. 한-미 FTA는 단순한 역내교역의 자유화가 아니다. FTA와 충돌하는 한국법률을 개폐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경제의 미국 종속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 EU(유럽연합)와 FTA를 맺은 것도 모자라 중국과도 맺는다고 서둘렀다. 소수의 대기업 경쟁력을 믿고 세계최강대국과 자유무역을 해 이긴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무지와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왜 일본이 미국, EU, 중국과 FTA를 맺지 않는지 알 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의 집권 기간 내내 어디에도 그가 말하는 '경제대통령'을 찾을 수 없었다.

 /김영호 언론광장 공동대표

2012년 4월 2일 월요일

이륙도 못한 ‘MB 747' 서민경제만 골탕


이글은 대자보 2012-04-02일자 기사 '이륙도 못한 ‘MB 747' 서민경제만 골탕'을 퍼왔습니다.
[김영호 칼럼] 지난 4년간 ‘경제대통령’ 부재, 미래성장 동력만 고갈

이명박 정권은 4년 전 ‘MB 747’이란 거창한 기치를 흔들며 기세 좋게 출범했다. 집권 5년간 경제성장률 7%, 10년내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을 달성하겠다는 포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과는 반토막에 그쳤다. 4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이 미국의 0.25%보다 월등히 높은 3.1%이라고 자랑한다.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공업국과는 비교도 하지 않고 말이다. 1인당 국민소득도 지난해 2만759달러로 2만달러를 겨우 넘긴 수준이다. 경제규모도 여전히 12~13위권에 처져있다. 정책전략-의지도 없이 잠재성장력을 무시한 청사진이어서 처음부터 한낱 정치구호에 불과했다. 제대로 이륙도 못한 채 불시착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명박 정권은 출범부터 ‘비즈니스 프렌들리’란 말로 친기업정책을 표방하면서 서민경제는 뒷전에 뒀다. ‘저금리-고환율’정책이 그것이다. 저금리로 기업의 금융비용을 경감해주고 고환율을 통한 수출촉진으로 경제성장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747’이란 성장잠재력을 도외시했다는 점에서 엔진을 탑재하지 않은 비행기와 다름없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밀어붙여 그 후유증과 부작용이 고물가로 나타나고 있다.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는데 고환율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수입물가 앙등에 따른 물가상승을 유발했다. 여기에다 재정-금융팽창에 따른 통화팽창이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소득계층간의 양극화와 수출기업-내수기업, 대기업-중소기업의 발전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켰다. 

‘경제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선 이명박 정권의 경제정책의 방향은 ‘비지니스 프렌들리’가 말하듯이 친재벌 정책이 골격을 이룬다. 반대여론을 묵살하고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했다. 재벌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과 재무구조 부실화를 막는 장치를 없애버린 것이다. 또 균형 있는 경제발달과 경제적-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규제까지 완화 내지 철폐했다. 재벌이 자본-지식-기술-정보에서 열위에 있는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존립기반을 와해시킬 근거를 만든 것이다. 고환율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수출대기업에 특혜적 환차익을 베풀고 대신에 국민에게는 고물가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돈이 넘쳐나자 재벌3세들이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사업영역을 침탈해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다.

4년 동안 35개 재벌그룹의 계열사가 무려 393개나 늘어났다. 유통재벌이 골목상권을 초토화한데 이어 재벌3세들이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영역을 가리지 않고 침탈하고 있다. 미국에서 돈 벌만한 소비사업을 눈여겨보고 와서 돈벼락을 쳐서 영세사업자를 몰아낸다. 유통시장, 사치품수입, 외식사업 등이 주류를 이룬다. 빵집, 술집, 밥집, 옷집 등이 고급스런 서양풍이 나면 그 뒤에 재벌3세가 도사리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고급화-고가화 전략을 통해 중소기업-자영업자를 공략하는 것이다. 친재벌 정책이 부자를 더 부유하게 빈자를 더 빈한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재벌의 영세업종 침탈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커지자 총선,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재벌개혁을 화두로 떠올린 것도 그 까닭이다. 

경실련이 30대재벌의 상장계열사를 분석한 결과 2010년 현재 전체 상장기업에서 총자산의 55%, 매출액의 67%, 당기순이익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력이 더욱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소매업의 경우 30대재벌의 상장도소매업체들이 유통시장을 거의 장악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재벌의 계열 상장도소매업체가 전체 상장도소매업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총자산은 81%, 매출액은 86%을 차지했으며 당기순이익률은 무려 111%로 나타났다. 반면에 중소 상장도소매업체들은 유통재벌의 시장침탈에 따라 대부분 적자를 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0대재벌의 상장 도소매업체가 2007년 19개사에서 2010년 25개사로 6개사가 증가했다. 

이명박 정권이 집권기간 내내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 사업이란 기념비적 상징물 만들기에 몰두해 국력을 탕진하고 있다. 미래세대가 먹고 살 성장동력에 투자해야 할 재원을 강바닥에 퍼붓는 것이다. 심각한 문제는 4년간 빈부격차와 부문간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고환율정책에 따라 수출기업-내수기업, 친재벌 정책에 따라 대기업-중소기업의 불균형이 심화되었다. 수출기업의 매출액이 14.5% 증가했지만 내수기업은 5.1% 증가에 그쳤다. 2008~2010년 중소기업의 총자산 세전순이익률이 3.47%에서 3.43%로 줄었다. 소득격차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벌어졌다. 소득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0.293(2008~2010년 평균)으로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으로서 0에 가까울수록 소득이 균등하게 배분됨을 나타낸다. 

경제상황을 무시한 저금리-고환율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그 후유증과 부작용이 고물가, 전세난의 형태로 나타나 서민경제의 숨통을 죄고 있다.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타는 상황에서 고환율 정책을 유지함으로써 수입물가를 앙등시켜 국내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다 재정-금융팽창에 따른 통화팽창이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가계순저축률이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2.7%로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0%로 뛰어올라 먹고살기도 어려워 저축여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통계를 볼 필요도 없다. 물가가 올라도 올라도 너무 올랐다. 식료품뿐만 아니라 각종 공공요금이 공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주부들의 장보기가 겁난다는 말이 실감 난다. 5,000~6,000원 하던 점심값이 보통 8,000원 전후이다. 점심값이 부담스러워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는 봉급생활자들이 적지 않다. 

물가관리를 위해서는 통화-금융-환율-조세정책을 통한 종합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행정력을 동원한 물가통제에만 매달리고 있다. 유효한 정책수단은 쓰지 않고 군사정권 시절 완장 차고 제조-판매업체에 나가 단속하듯이 관권이나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국세청이 전담기관 노릇을 했는데 이명박 정권 들어서는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자치부가 앞장서고 있어 전정부부처가 물가단속기관처럼 행세한다. 2008년초 나온 소위 ‘MB물가지수’라고 해서 52개 주요 생필품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한다고 발표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강압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과거처럼 기업들이 녹녹치 않게 나오는 것같다. 식품가공업체들이 보라는 듯이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기름값을 내린다고 정유사를 압박하는 소리는 요란했지만 주유소에서는 먹히지 않는지 내리는 둥 마는 둥하다 제자리로 돌아섰다. 

물가와 함께 전세값도 크게 뛰고 있다.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값이 평균 24.3%나 올랐다. 통계청 자료를 보더라도 전-월세 가격지수가 2009년 1.6%, 2010년 1.9%, 2011년 4.0%로 해마다 오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의 총소비지출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슈바베 지수’가 2007년 9.71%에서 계속 올라 2011년 10,15%로 뛰었다. 이것은 2003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이다. 소득하위 20%인 1분위 계층의 주거비 부담률이 16.45%로 상위20%인 5분위 계층의 7.9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슈바베 계수는 주거임대료, 수도-광열비 등 주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소비지출을 포함한다. 특히 가계실질소득이 2006~2008년 6.4% 증가했지만 이명박 정권 들어 2009~2011년 증가세가 2.6%로 뚝 떨어졌다.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투쟁 뒤에는 주거비 앙등이 도사리고 있다. 등록금이 많이 오르기도 했지만 전-월세값이 너무 뛰어 잠자리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전세대란은 대학가에도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지방 출신만이 하숙이나 자취를 하는 것이 아니다. 취직시험을 준비하느라 통학시간을 줄이려고 학교 부근에 둥지를 트는 학생들이 많다. 기숙사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원룸은 전세파동에 밀려난 신혼부부들의 차지가 됐다. 학기가 바뀔 때마다 보증금과 월세를 올려달라는 바람에 대학가를 떠나 더 싼 하숙집, 자취방, 고시원을 찾아 헤매도 싼 방이 거의 없다. 뉴타운 개발로 옥탑방, 지하방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방을 얻으면 교통비도 만만찮다. 다리 뻗고 내 몸 하나 누울 공간을 찾지 못한 그들은 지금 절망하고 있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와 전-월세가 뛰자 가계부채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작년말 가계부채가 912조8,810억원이다. 2007년의 665조2,950억원에 비해 4년간 무려 37.2%인 247조586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가구당 평균 가계부채가 5,265만원이니 이자율을 5%만 쳐도 연간 이자부담액이 250만원이나 된다. 가계부채로 볼 수 있는 자영업자 대출잔액도 작년말 102조8,00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선 셈이다. 경제상황에 따라 가계부채가 언제든지 폭발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당장은 소비부진에 따른 내수위축이 경제성장의 덜미를 잡고 있다.

이명박 정권 경제정책의 가장 큰 실책은 미래의 성장동력을 잠식해 버렸다는 점이다. 국민적 반대를 무시하고 한정된 재원을 4대강 바닥을 파헤치는데 탕진해 버린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는지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끝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발효시켰다. 한-미 FTA는 단순한 역내교역의 자유화가 아니다. FTA와 충돌하는 한국법률을 개폐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경제의 미국 종속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과 EU(유럽연합)와의 FTA도 모자라 중국과도 맺는다고 서둘고 있다. 소수의 대기업 경쟁력을 믿고 세계최강대국과 자유무역을 벌여 이긴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무지와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왜 일본이 세계3대 경제권과 FTA를 맺지 않는지 알라. 지난 4년간 어디에도 ‘경제대통령’을 찾을 수 없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언론광장 공동대표시사평론가  의 저자  본지 고문  

2012년 3월 8일 목요일

경제정책의 기본은 ‘고정관념의 탈피’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3-07일자 기사 '경제정책의 기본은 ‘고정관념의 탈피’'를 퍼왔습니다.

한국경제가 갖고 있는 문제는 너무 많고 고질적이다. 경제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괜찮은 일자리 부족, 직업 또는 직장간 보수와 안정성의 과도한 격차, 물가상승과 서민가계의 생활고, 전세 폭등과 집값 불안, 가계부채와 정부부채의 급증, 임대소득자와 고소득 자영업자 등의 세금 탈루, 금융 산업의 낙후성, 금융과 실물 면에서의 과도한 개방, 중소·중견기업의 취약과 재벌의 경제력 집중 등 큰 덩어리만 보아도 이 정도로 많다.  여기에다 과다한 사교육과 죽기 살기 식 입시경쟁으로 대표되는 교육문제도 직업 간 과도한 격차 즉 국민경제의 과실을 승자가 독식하는 경제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한 문제가 다른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문제들이 대부분 구조적이어서 한두 가지 정책으로 단기간에 해결되기도 어려워 보인다.
2013년에 대비한 한국경제의 새로운 발전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그간 언론이나 많은 학자·전문가들이 만든 한국경제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나 생각을 떨쳐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금리인하나 환율인상을 주장하는 사람을 성장론자로 부르는 것, 일자리 부족은 투자부진 때문이라는 것, 우리나라 은행은 규모가 작아 경쟁력이 없다는 것 세 가지이다. 이 세 가지 고정관념이 여러 경제정책의 실패에 근저에 자리하고 있다.
저금리, 고환율, 재정지출 확대의 실상은?
첫째가 금리인하나 환율인상, 재정지출 확대가 성장정책이며 이러한 정책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성장론자라고 많은 사람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성장은 장기적으로 생산요소인 자본, 노동, 기술과 이에 영향을 주는 요인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는 것이 경제학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원칙의 하나이다. 이른바 성장론자로 불리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대로 금리인하, 환율인상, 재정지출 확대로 자본축적이 빨라지고 노동인구가 늘어나고 근로자의 숙련도가 개선되고 기술향상이 촉진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보아도 쉽지 않다.  만약 이러한 정책으로 자본·노동·기술 수준을 바꾸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면 세계에서 저개발국가로 남아 있을 나라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정책수단은 약간의 거시경제학 지식만 있으면 큰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인하, 환율인상 등은 일시적으로 성장을 촉진할 수 있으나 공짜 점심이 없듯이 반드시 부작용이 있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의 효과마저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욱이 시장의 흐름이나 경제여건에 맞지 않는 금리인하나 환율인상은 단기적인 경기부양 효과마저 내지 못한 채 시장을 왜곡하는 반시장적 정책이 되거나 물가상승, 부동산 거품 등의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 시장과 경제여건에 맞지 않는 정책이 여러 번 있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2008년 초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유도한 정책이다.
금리, 환율, 재정 등의 거시경제정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을 위한 정책수단이 아니고 경기변동의 진폭을 축소하고 가격변수의 급격한 변동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진정한 성장론자는 금리, 환율, 재정 등의 거시정책에만 매달리지 않고 성장의 결정요인인 자본총량과 가용노동량 확대, 기술혁신 등을 위한 법과 제도, 관행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진정한 성장정책은 가계저축 확대와 생산적 투자 혁신을 위한 정책, 여성인력 활용도 제고와 노동시장의 불균형 해소 등을 통한 가용인력 확대정책, 과학기술 육성을 위한 교육개혁정책, 농업과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등이다. 이렇게 본다면 여성의 경제활동을 확대시키는 공공 보육시설 설치나 노동시장 불균형 해소를 위한 실업급여 확대정책은 복지정책이기 이전에 훌륭한 성장정책이고 경제발전정책이다.
일자리 부족이 투자부진 때문인가?
두 번째 벗어나야 할 고정관념은 한국의 일자리 부족문제가 투자부진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중요 일자리 대책은 공공근로나 인턴 확대 등을 제외하고는 주택건설과 토목공사 등 건설투자 확대, 금리인하 등을 통한 투자 활성화, 재계 인사와의 회합 등을 통한 기업의 투자 요청 등 거의 모두가 투자 확대와 관계되는 것이었다. 즉 역대정부는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일자리 창출을 위해 투기조장에 가까운 주택경기 부양책을 쓰거나 환경파괴를 무릅쓰고 대규모 토목공사를 했으며 기업의 불법과 탈법을 용인하면서까지 투자확대를 요청했다. 그런데도 고용상황은 국민 모두가 느끼듯 모두 나빠지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투자확대정책에도 실업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일자리 부족이 투자부진 때문이라는 생각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준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독일, 일본, 대만 등에 비해 높은 상태를 1980년대 이후 장기간 지속하고 있어 경제구조상 투자가 부족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다 기업은 많은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신규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그나마 기업의 투자도 공장을 새로 짓거나 시설을 늘리는 것 보다는 고용효과가 마이너스인 다른 기업의 인수나 합병, 해외투자에 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투자가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러 기업이 기대하는 수익을 낼만한 신규 투자기회를 찾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다 건설투자는 이용객이 거의 없는 지방공항, 세금만 축내는 민자 고속도로와 교량, 중복 건설되어 다니는 차가 거의 없는 지방도로, 수도권의 미분양주택 등 심각한 과잉 징후가 곳곳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일자리 부족은 투자부진 때문이 아니고 투자와 수출 등이 늘어나도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정책실패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이전처럼 투자가 늘어나 경제가 성장하면 일자리가 저절로 늘어나는 호시절은 지나갔다. 이는 10억 원 직접생산에 필요한 취업자 수인 취업계수의 변화추이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2005년 가격기준 전 산업 평균 취업계수는 1995년 15.9명, 2000년 10.9명, 2009년 7.2명으로 낮아졌다. 특히 제조업 취업계수는 1995년 8.5명에서 2009년 2.5명으로 크게 하락했다. 즉 같은 상품을 만드는데 드는 인력이 14년 만에 1/3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와 같은 일자리 창출능력 약화는 경제발전과 산업구조 고도화의 산물이기도 하지만 취약한 경제구조와 정책실패 등이 결합되어 더 심화된 것이다. 한국의 수출산업은 자본집약적 산업의 비중이 크고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이 취약해 수출액이나 생산금액 대비 전후방연관효과가 작다. 한국은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계수가 2008년 0.533으로 일본 0.834(2005년), 독일 0.686(2007년)보다 낮아 1,000원 상품을 수출하면 533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467원은 원자재 수입 등으로 국외로 유출된다. 이와 함께 수출은 취업유발계수가 9.4명으로 소비 17.1명, 투자 13.1명보다 크게 작아 수출이 늘어나도 내수가 위축된다면 고용은 오히려 감소할 수 있는 구조이다.
그리고 노동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실질적인 대책이 거의 없었다는 것과 노동시장 경직성에 대한 잘못된 대응도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큰 요인이다. 한국은 직업과 직장별로 보수와 안정성 등에서 차이가 너무 커서 구직자들은 당장 일자리가 있어도 전문직이나 공무원 등과 같은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하려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게 된다. 반면 중소기업과 지방기업 등에서는 인력 확보와 수시로 교체되는 직원의 교육에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이와 같은 구직자와 구인자 양측의 불균형이 실업자를 늘리는 한 요인이다.  또한 한국에서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파견직이나 계약직이 광범위하게 도입됨에 따라 노동시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이중 구조화되었다. 공공부문이나 대기업의 정규직처럼 좋은 일자리는 경직성이 개선되지 않고 경기가 좋아져도 채용이 크게 늘지 않는다. 반면에 비정규직은 노동유연성이 과도하게 높을 뿐 아니라 보수도 낮은 탓에 비정규직 취업자 대부분은 스스로를 취업상태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비정규직 확산은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등 노사관계를 복잡하게 만들어 그 자체가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종합해 보면 투자와 수출 확대 등과 같은 외형적 성장으로는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고 경제 체질을 일자리 창출이 큰 경제구조로 바꾸는 정책,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제도나 관행의 개선, 노동시장의 불균형 완화정책 등이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정책이라는 것이다.
대형은행이 경쟁력이 높다?
세 번째 잘못된 생각은 은행의 규모가 커져야 경쟁력이 있고 은행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 은행경영을 잘해서라는 것이다. 은행을 대형화해야 경쟁력이 생긴다는 것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것이다. 경쟁력 있는 은행은 대형화될 수 있지만 대형은행이 경쟁력을 갖는다는 보장은 없다. 세계적인 대형은행은 경쟁력 있는 은행이 영업의 다변화, 국제화 등 제대로 된 경영을 통해 장기간 성장한 결과물이다. 은행이 대형화된다고 저절로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합병 등으로 대형화된 은행이 경영실패로 도산할 경우 한국경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재앙이 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의 자산 규모는 한국의 1년 예산 규모인 300조 원을 상회한다. 은행은 매우 위험한 산업으로 세계 금융위기 사례에서 보듯이 세계적 은행도 잘못하면 쉽게 망한다. 우리도 예외일 수 없어 언젠가는 한국의 대형은행도 도산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의 대형은행의 도산이 국내에 주는 피해는 UBS, HSBC 등과 같이 국제화된 대형은행의 도산이 해당 국가에 주는 피해보다 훨씬 클 것이다. 한국의 대형은행은 영업이 거의 대부분 국내에 집중되어 있어 도산의 피해가 모두 국내에 남기 때문이다. 경쟁력없는 대형은행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일본의 은행산업이다. 당시 자본이나 자산 규모 등을 기준으로 세계 10대 은행의 절반 정도가 일본계 은행이었다. 당시 일본계 은행은 큰 덩치를 기반으로 국제화를 적극 추진했으나 1990년대 말에 위험관리능력과 국제금융능력 부족 등으로 대부분 부실화되어 일본 경제에 큰 짐만 남긴 채 합병 등을 거쳐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한국의 대형은행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몇 조원씩 순이익을 내고 감독당국이 수수료율 인하와 사회공헌 확대를 종용할 정도로 은행산업의 수익성이 매우 좋다. 이와 같은 은행산업의 고수익은 뛰어난 경영능력 덕분이 아니고 은행의 신설금지 등 정책당국의 과보호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은행이 독과점적 이익을 향유할 수 없는 외국에서는 제대로 영업을 못하고 국제경쟁력이 없다는 점, 경쟁과 업무규제가 심한 서민금융기관의 경우 경영상태가 나쁜 기관이 많다는 점, 시장이 보다 경쟁적인 보험과 증권 부문의 경우 경영상황이 안 좋은 기관이 꽤 있다는 점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즉 한국의 은행산업은 신규 진입이 없는상황에서 합병 등을 통해 손쉽게 대형화하여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칼럼은 계간 ‘광장’(2012 봄)호에 게재된 필자의 글 중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2012년 3월 7일 수요일

MB정권 4년의 경제성적표


이글은 대자보 2012-03-05일자 기사 'MB정권 4년의 경제성적표'를 퍼왔습니다.
[김영호 칼럼] 747 등 제대로 이륙도 못한 채 불시착은 당연한 귀결

이명박 정권은 4년 전 ‘MB 747’이란 거창한 기치를 흔들며 기세 좋게 출범했다. 집권 5년간 경제성장률 7%, 10년내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을 달성하겠다는 포부였다. 하지만 성과는 반토막에 그쳤다. 4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이 미국의 0.25%보다 월등히 높은 3.1%이라고 자랑한다.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공업국과는 비교도 하지 않고 말이다. 1인당 국민소득도 지난해 2만759달러로 2만달러를 겨우 넘긴 수준이다. 경제규모도 여전히 12~13위권에 처져있다. 정책전략-의지도 없이 잠재성장력을 무시한 청사진이어서 처음부터 한낱 정치구호에 불과했다. 제대로 이륙도 못한 채 불시착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집권기간 내내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 사업이란 기념비적 상징물 만들기에 몰두해 국력을 탕진했다. 미래세대가 먹고 살 성장동력에 투자해야 할 재원을 강바닥에 퍼부은 것이다. 심각한 문제는 4년간 빈부격차와 부문간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소득격차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벌어졌다. 소득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0.293(2008~2010년 평균)으로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으로서 0에 가까울수록 소득이 균등하게 배분됨을 나타낸다. 수출기업-내수기업, 대기업-중소기업의 불균형도 심화되었다. 수출기업의 매출액이 14.5% 증가했지만 내수기업은 5.1% 증가에 그쳤다. 2008~2010년 중소기업의 총자산 세전순이익률이 3.47%에서 3.43%로 줄었다. 

이명박 정권은 출범부터 ‘비지니스 프렌들리’라는 말로 친재벌 정권임을 표방했다. 저금리-고환율이 대표적 정책이다. 저금리로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고환율을 통해 수출을 촉진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규제완화 차원에서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했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고 무분별한 계열확장을 방지하는 장치를 없애버린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4년 동안 35개 재벌그룹의 계열사가 무려 393개나 늘어났다. 유통재벌이 골목상권을 초토화한데 이어 재벌3세들이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영역을 가리지 않고 침탈하고 있다. 빵집, 밥집, 떡집, 술집 등 영세업종에까지 손을 뻗혀 국민적 반발을 사고 있다. 친재벌 정책이 부자를 더 부유하게 빈자를 더 빈한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총선,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재벌개혁을 화두로 떠올린 것도 그 까닭이다. 

경제상황을 무시한 저금리-고환율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그 후유증과 부작용이 고물가, 전세난의 형태로 나타나 서민경제의 숨통을 죄고 있다.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타는 상황에서 고환율 정책을 유지함으로써 수입물가를 앙등시켜 국내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다 재정-금융팽창에 따른 통화팽창이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정부통계를 볼 필요도 없다. 주부들의 장보기가 겁난다는 말이 실감 난다. 5,000~6,000원 하던 점심값이 보통 8,000원 전후 이다. 점심값이 부담스러워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는 봉급생활자들이 적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행정력을 동원한 물가통제에만 매달리고 있다. 물가관리를 위해서는 통화-금융-환율-조세정책을 통한 종합관리가 필수적인데도 말이다. 

물가와 함께 전세값도 크게 뛰고 있다.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값이 평균 24.3%나 올랐다. 그런데 소득이 늘지 않으니 가계부채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작년말 가계부채가 912조8,810억원이다. 2007년의 665조2,950억원에 비해 4년간 무려 37.2%인 247조586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가구당 평균 가계부채가 5,265만원이니 이자율을 5%만 쳐도 연간 이자부담액이 250만원이나 된다. 가계부채로 볼 수 있는 자영업자 대출잔액도 작년말 102조8,00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선 셈이다. 상황에 따라 가계부채가 언제든지 폭발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당장은 소비부진에 따른 내수위축이 경제성장의 덜미를 잡고 있다. 

국민적 반대를 무시하고 끝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발효시켰다. 한-미 FTA는 단순한 역내교역의 자유화가 아니다. FTA와 충돌하는 한국법률을 개폐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경제의 미국 종속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FTA를 미국과 EU(유럽연합)와도 모자라 중국과도 맺는다고 서둘고 있다. 소수의 대기업 경쟁력을 믿고 세계최강대국과 자유무역을 벌여 이긴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무지와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왜 일본이 세계3대 경제대국과 FTA를 맺지 않는지 알라.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언론광장 공동대표 시사평론가 <건달정치 개혁실패>의 저자 본지 고문

2012년 2월 22일 수요일

[사설]뻔뻔스러운 ‘MB정부 4년 경제성과’ 자랑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21일자 사설 '[사설]뻔뻔스러운 ‘MB정부 4년 경제성과’ 자랑'을 퍼왔습니다.
청와대가 어제 ‘이명박 정부 4년 경제분야 주요 성과’라는 자료를 냈다. 의례적으로 내놓은 자료인지 최근 야당들의 ‘이명박 정부 실정’ 비판에 대응하는 차원인지 알 수 없지만, 그 내용이 ‘잘되고 있다’는 식의 자화자찬 일색이어서 뻔뻔함에 놀라게 된다. 국민을 기만한 ‘7·4·7’ 공약 등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들은 빼고 이것저것 긁어모아 주요 성과로 포장해 놓았다. 피폐해진 삶에 지쳐 정부를 원망하고 있는 국민 정서와 너무도 동떨어진 청와대의 현실인식을 엿볼 수 있다.

청와대가 성과로 제시한 주요 내용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지난 4년 동안 노사관계는 선진화했고, 비정규직 보호는 강화되고, 고용의 질은 개선됐으며, 복지지출은 역대 정부 중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고,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문화는 잘 조성되고 있다. 과연 이런 주장을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실질소득 감소·소득격차 확대·일자리 창출 부진 등 한국 경제가 당면한 큰 줄기의 현안들에 대한 성찰은 없고, 고졸채용 확대·농식품 생산 증가·무역 1조달러·대학등록금 인상 억제 등 지엽적이고 단편적인 지표들을 대단한 성과인 양 늘어놓고 있다.

자료 말미의 ‘이명박 정부의 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부분은 눈 가리고 아웅 하며 국민을 호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통계들만 제시해 양극화가 개선됐고, 고환율 정책은 쓴 적이 없으며, 고물가는 성장위주 정책 탓이 아니라 원자재 가격 탓이라는 등 진실을 가리고 있다. 청와대가 양극화 개선 지표로 제시한 지니계수는 이명박 정부(2008~2010년) 평균이 1993년 이후 가장 높다. 이 대통령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표방한 대로 총가처분소득 가운데 개인가처분소득 비중은 지난 20년 중 최저인 반면 기업의 가처분소득은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대기업은 배부르고 국민생활은 피폐해진 증표다. 환율 지표도 2008년 초 급격한 환율상승을 유도한 시기는 언급하지 않고 2009년 이후 지표만 비교했다.

MB노믹스의 핵심인 부자감세나 4대강 사업은 언급조차 없다. 부자감세의 근거였던 낙수효과는 어떻게 됐으며, 34만개에 이른다던 4대강 사업의 고용효과는 얼마나 거뒀는지, 향후 5년간 200만개 가까운 일자리를 만든다던 녹색성장은 어디로 갔는지 아무 말이 없다. 실정을 뼈저리게 반성하고 민생을 보살필 정책구상에 매진해도 부족할 청와대 경제팀이 용비어천가만 부르고 있으니 더 이상 기대할 것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