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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1일 토요일

주4일 근무제는 서민경제의 혁명이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31일자 기사 '주4일 근무제는 서민경제의 혁명이다'를 퍼왔습니다.
[대선쟁점 일문일답] 일자리 정책

1. 최근 (서울신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일자리 창출과 부패정치 척결을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최우선 정책 과제로 꼽았다고 합니다.⇨ (서울신문)이 지난 7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들은 다음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정책 과제로 50.8%가 '일자리 창출'(2가지 복수응답)을 꼽았고, 41.7%가 '부패정치 청산'을 들었습니다. 그 외에 복지 정책과 경제민주화를 선택한 응답자는 각각 26.9%, 25.1%였고, 부동산 대책과 고령화 대책을 지목한 사람은 각각 18.1%와 17.7%였습니다.

2. 주4일 근무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최근 노동계에서 주35시간 노동제를 제안하고 있는데, 이 제안과 유사한 것입니다. 주5일 35시간(1일 7시간) 노동제도 좋고, 주4일 36시간(1일 9시간) 노동제도 좋은데, 가능하면 주4일 근무제가 정착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 제도를 제안한 이유입니다. 다만 주4일 근무제는 근로자들이 원하는 날에 주1일 휴일을 더 갖는다는 것이지, 전국적으로 월요일이나 금요일을 휴무일로 정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주4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국가발전과 서민경제 부활의 획기적인 계기가 마련되고, 국민들 개개인에게도 인간다운 삶과 자기계발이 가능한 삶이 보장될 것입니다.

3. 주4일 근무제가 국가발전과 서민경제 부활의 획기적인 계기가 된다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주4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우선 5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됩니다. 그 의미에 대해서는 재삼 강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주4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완전고용상태(비자발적 실업이 없는 상태)가 실현되기 때문에 1990년대처럼 구인자의 지위보다 구직자의 지위가 더 높아집니다. 지금의 20대나 30대 초중반 세대들에게는 낯설게 들릴지 모르지만 1990년대 외환위기 전에는 구직자들의 지위가 높아서 구인자들이 장사를 못해 먹겠다고 푸념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4. 주4일 근무제는 어떤 정책적 상상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까?⇨ 잠수병이라는 게 있습니다. 장시간 심해에서 작업을 할 경우 질소가 혈액에 녹아 들어가 있다가 나중에 기포로 변해서 체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무서운 병입니다. 이 병을 예방하려면 잠수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잠수부들은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서해안 일부 지역 주민들이 이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했습니다. 스스로 내부규정을 만들어 작업시간을 규율한 것입니다.

5.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나요?⇨ 첫째, 장시간의 잠수가 유발하는 잠수병이 사라졌습니다. 둘째, 남획이 줄어들어 오히려 과거보다 소득이 더 많아졌습니다. 셋째, 소득은 많아지고 노동시간과 노동강도는 줄어들어 주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졌습니다. 인간이 짐승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징은 적절한 절제와 내부 규율을 통해 공공선을 실현할 줄 안다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국민들도 주4일 근무제를 통해 이런 인간의 현명한 지혜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6. 주4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영세자영업들자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주4일 근무제가 정착되어 일단 5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면, 영세자영업자문제가 대부분 해소됩니다. 현재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가 600만 명에 육박하는데, 그중 1/3이 줄어들 수도 있고, 절반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종사자 수가 그만큼 줄어들면 그들의 1인당 소득도 1/3 혹은 절반 이상 오르게 됩니다. 이것은 서민경제에서 혁명적인 변화입니다.

7. 주4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중소기업에는 또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중소기업(법인형 중소기업)의 운명은 영세자영업들의 운명과 연동합니다. 영세자영업들이 어려우면 중소기업도 어렵고, 영세자영업들이 활로를 찾으면 중소기업도 활로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영세자영업들이 과잉상태에 빠지면 생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값을 내리면서 중소기업 시장을 잠식해 들어가는 반면, 영세자영업들의 과잉상태가 해소되면 중소기업도 값을 과도하게 내릴 필요가 없고, 시장을 과도하게 잠식당할 필요도 없기 때문입니다.

8. 주4일 근무제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1업체당 소득을 높인다는 이야기인데, 그렇게 하자면 물가상승도 수반될 것 같습니다.⇨ 복지가 가장 잘되고 있다는 북유럽 국가들의 물가수준이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동반성장을 한다는 것은 저소득층에게도 상당한 소득을 보장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물가상승은 일정 부분 감수해야 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정책은 순기능과 역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반성장에 뒤따르는 약간의 물가상승은 거대한 순기능에 뒤따르는 사소한 역기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9. 주4일 근무제는 대기업에는 어떤 영향을 줍니까?⇨ 주4일 근무제는 대기업에도 좋은 영향을 줍니다. 영세자영업들의 소득이 오르고, 중소기업의 소득이 오른다는 것은 유효수요가 충만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내수활성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내수가 활성화되면 대기업의 내수시장이 커지기 때문에 대기업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10. 주4일 근무제는 근로자의 생산성에는 어떤 영향을 줍니까?⇨ 주4일 근무제는 근로자의 생산성도 크게 높일 것입니다. 근로자들이 주중 하루를자기계발에 쓴다면 그것이 가지는 생산성 제고효과는 엄청나게 클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대학들도 주중 하루를 자기계발에 활용하려는 근로자들을 위해 수많은 실사구시형 교육과정을 마련하여 생산성 제고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11. 주4일 근무제 성공을 좌우하는 관건은 유도방식입니까.⇨ 정부가 주4일 근무제를 유도하려면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활용해야 합니다. 그것은 기업부담 사회보험료 할인·할증을 통한 유도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도입 첫해에는 35시간 미만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기업부담 사회보험료를 10% 할인하고, 주당 36~40시간에 대해서는 기업부담 사회보험료를 현행보다 10%~2% 할인해 주며, 41~45시간에 대해서는 2%~10% 할증, 45~50시간에 대해서는 13%~25% 할증, 50~55시간에 대해서는 30%~50% 할증, 그 이상에 대해서는 시간당 할증률을 10%포인트씩 인상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할증률은 국민여론을 고려하여 초기에는 작게 하되,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합니다.

12. 저 정도의 기업부담 사회보험료 할인·할증으로 주4일 근무제가 유도될까요?⇨ 위에서 말한 예는 도입 첫해의 유도방식입니다. 할증률은 완전고용이 실현될 때까지 점진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13. 주4일 근무제는 비정규직 근로자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주4일 근무제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지위에도 엄청난 영향을 줄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주4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완전고용상태가 실현되기 때문에 1990년대처럼 구인자의 지위보다 구직자의 지위가 더 높아집니다. 지금처럼 고용불안 때문에 고심할 필요가 없고, 채용과정에서 비정규직을 택할 필요도 없으며, 또 대부분의 일자리는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또 주4일 근무제 완전 정착 이전에 완전고용상태가 도래할 것이기 때문에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14. 주4일 근무제를 유도할 때 크게 논란이 될 수 있는 것이 임금입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 유도방식이 결정된다면 임금은 큰 문제가 안 됩니다. 제도가 들어서면 기업의 수익·비용구조가 달라질 것이고, 그러면 노사 양측은 달라진 기업의 수익·비용구조 속에서 임금협상을 하면 됩니다.

15. 주4일 근무제가 정착되려면 공장도 더 많이 짓고, 기계도 더 많이 사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기계류나 운수장비를 사들이는 행위입니다. 산업은행이 집계하는 설비투자에는 기계류나 운수장비를 사들이는 행위 외에 공장 등을 사들이는 행위까지 포함됩니다. 국민경제 차원에서 기업들이 공장을 더 많이 짓고 기계를 더 많이 사들이는 것은 설비투자이기 때문에 나쁘다 볼 수 없습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는 추가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고통이 수반되겠지만, 그 고통은 한국경제 암세포 수술과정에서 치러야 하는 수술비 정도로 인식하면 좋을 것입니다.

16. 주4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가장 큰 수혜자는 누구인가요?⇨ 구직자들, 영세자영업자들, 중소기업들, 비정규직 근로자들, 그리고 대기업들에 이르기까지 전 국민이 다 혜택을 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혁명적인 수준으로 내수경제가 부활하고 한국경제가 부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7. 주4일 근무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입니까?⇨ 사대주의에 찌든 일부 경제관료들과 학자들이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주택가격을 잡는 데 실기(失期)한 것도 사대주의에 찌든 이들 때문이었습니다. 이들은 선진국들보다 더 강한 정책을 추진하자고 하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호들갑스러운 반응을 보입니다.

▲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 희망자들. ⓒ뉴시스

18. 싱가포르와 대만은 선진국들보다 더 강한 부동산 정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싱가포르 리콴유 전 수상(1965~1990년 재임)은 '아시아적 특수성'을 강조한 사람으로 선진국들의 기준 같은 것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가 아시아적 특수성을 강조한 배경에는 자신의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부동산 정책에서 그가 강조한 '아시아적 특수성'은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19. 부동산정책에서 리콴유의 큰 성과는 어떤 것을 두고 한 말입니까?⇨ 리콴유는 PIR(Price to Income Ratio,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이 2~3배에 불과한저렴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부동산 정책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근접하는 실적을 거두었습니다. 그의 주택정책이 성공한 것은 고도성장하는 도시국가에 부동산 투기가 일어날 경우 그 부작용이 심각할 것으로 판단하고, 전국의 토지를 10~20년 전의 가격으로 공용수용하여, 이것을 주택정책을 수행하기 위한 물적 토대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같은 독재자이면서도 그가 박정희와 다른 점은 '서민지향성'과 '투명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20. 중국의 쑨원도 20세기 초에 리콴유 이상으로 강력한 부동산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습니다.⇨ 중국의 쑨원은 20세기 초에 매우 흥미로운 말을 남겼습니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생겨난 불로소득은 전 국민이 피땀을 쏟은 경제활동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100% 국고로 환수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말이 그것입니다.

21. 그 이후 쑨원의 이상은 실현되었나요?⇨ 대만은 건국헌법에 쑨원의 부동산 불로소득 환수의지를 담았습니다. 다만 차익의 100%를 국고로 환수하려던 쑨원의 이상은 부분적으로만 실현되었습니다. 대만 정부가 건국 직후 쑨원의 이상을 실현하려 하자 국민들 중 그 누구도 토지매입을 하려 하지 않았고 토지개발도 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부는 이 정책을 일부 수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수정이 곧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대만 정부가 그 이후에도 토지증치세 등을 통해 쑨원의 정신을 이어받으려 노력했고, 그 결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좋았습니다.

22. 싱가포르와 대만의 주택정책 사례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합니까?⇨ 고도성장하는 개발도상국 혹은 준선진국의 주택정책은 저성장하는 선진국들 주택정책보다 훨씬 더 강력해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합니다. 즉 동아시아적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정책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민경제 활성화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진국 수준의 복지를 하루아침에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선진국보다 더 강력한 재벌개혁이 필요하고, 또 선진국보다 더 강력한 노동개혁·고용개혁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주4일 근무제를 제안하는 이유입니다.

23. 주4일 근무제 외에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법에는 크게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대기업·중소기업의 근로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창출하게 하는 방법, 둘째 중소기업의 인력수급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 셋째 공공복지 확대로 사회적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 넷째 고령층 등 취약계층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 다섯째 실력 있는 창업기업을 지원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법이 그것입니다.

24. 다섯 가지 중 첫 번째를 빼고 나머지를 역순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실력 있는 창업기업을 지원해서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주장은 너무 뻔한 것 아닙니까?⇨ 최근 이명박 정부가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고 해서 이 항목을 집어넣었습니다. 이른바 중견기업들, 종사자 300인 이상 1000인 미만 기업들은 과거부터 줄기차게 자신들에 대한 지원을 늘리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종사자 300인을 기준으로 두부 자르듯 지원 대상을 나누면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기피하고 300인 미만에서 안주하며 혜택만을 누리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중견기업 지원 확대로 푸는 것은 오히려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25. 중견기업 지원 확대가 왜 독이 되나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지원정책 중 가장 효율성이 높은 정책은 기술력 있는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정책입니다. 그런데 어떤 중견기업이 정부에 손을 내밀 정도면 지원이 아니라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합니다. 연구결과들은 이런 부실기업들에 대한 지원은 구조조정 시기를 지연시켜 경제에 독이 된다고 합니다. 반대로 기술력 있는 창업기업들은 기술력에 비해 물적 토대가 취약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정부가 산업기술평가원과 신용보증기금 등을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26. 둘 다 지원하면 안 되나요?⇨ 안됩니다. 부실기업들에 대한 지원은 경제에 독이 되기 때문입니다. 정부에 중소기업 지원금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기술력 있는 창업기업들을 도와야 합니다.

27. 종사자 300인을 기준으로 두부 자르듯 지원 대상을 나누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요?⇨ 정부가 문턱효과를 최소화하는 노력은 해야 합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그 문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낮추라고 권고합니다. 한정된 재원 하에서 종사자 200~300인 기업들에 대한 지원은 줄이고, 반대로 1~100인 기업들에 대한 지원은 늘리라는 것입니다.

▲ 노인들. ⓒ뉴시스

28. 노인 등 취약계층 일자리 정책은 어떻게 세워야 합니까?⇨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정책은 소득보전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 영세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하나는 보건복지서비스업 종사자 비중(5~6%)이 선진국 평균(10~11%)에 비해 5%포인트 적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선진국들과 달리 노인들의 영세자영업 시장 참여율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선진국들은 연금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어서 노인들의 영세자영업 시장 참여율이 낮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노인 일자리 정책은 영세자영업 시장 참여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즉, 영세자영업 창업이 아닌 방식(소득보전을 해주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29. 노인들은 어떤 일자리를 원하고 있나요?⇨ 서병수 한국빈곤문제연구소장이 최근 한 토론회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노인들의 희망사항은 지극히 소박합니다. 지금 정부와 지자체의 노인일자리 사업 대부분이 월수입 20만 원을 보장하는 일자리인데, 그것도 대부분 6개월 일자리여서 아쉬움이 많다는 것입니다. 노인들은 월 20만 원이라도 좋으니 그 수입이 지속적으로 보장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30. 월 20만 원은 빈곤층 노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0년 빈곤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초수급자의 월평균 경상소득은 87.5만 원인 반면, 비수급 빈곤층은 51.8만 원에 불과합니다. 여기에서 '비수급 빈곤층'이란 소득 인정액이 최저생계비의 100% 이하이지만, 법률적으로 부양자가 있다는 이유로 기초수급 대상자에서 제외된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 중 대부분이 노인들입니다. 만약 정부가 이들에게 월 20만 원을 제공한다면 평균경상소득이 71.8만 원이 되어 기초수급자와 격차가 35.7만 원에서 15.7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월 20만 원이 제3자가 보기에는 적은 금액이지만, 받는 노인들에게는 엄청난 의미가 있습니다.

31. 비수급 빈곤층 중 50%에게 월 20만 원씩 소득보전을 해 준다면 예산은 어느 정도 필요하나요?⇨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비수급 빈곤층은 117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4%에 해당하고, 가구로는 66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8%에 해당합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집계한 소득은 가구소득이기 때문에, 66만 가구의 50%인 33만 가구에 연간 240만 원의 소득보전을 해 준다면 연간 7920억 원이 소요될 것입니다. 빈곤노인 부부 가구의 경우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므로, 이 점까지 고려한다면 연간 약 1조 원의 예산이 소요됩니다.

32. 비수급빈곤층 노인들에게 월 20만 원의 소득보전을 해주면 되지 굳이 일자리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나요?⇨ 정부가 그들의 건강상태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근로능력이 없거나 현저하게 떨어진 사람들에게는 일과 무관하게 소득보전을 해 주고, 근로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일과 연계시켜 소득을 보전해 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그들의 정신건강과 육체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고, 둘째는 그들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며, 셋째는 그들이 건강해야 청장년층이 부담해야 할 복지비용과 건강보험 비용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입니다.

33. 노인들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초등학교 급식을 하고 등하굣길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며 학부모들을 강제로 동원하는 학교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이런 강제동원은 큰 고통일 것입니다. 이런 일들은 노인들이 하게 해야 합니다. 또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에게 건강한 노인들만큼 큰 위안이 되는 사람들도 없습니다. 노인일자리 정책의 목표는 그들의 정신건강과 육체건강을 증진하면서 소득보전을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찾다보면 수도 없이 많습니다. 물론 근로시간은 연령에 따라 하루에 1~4시간으로 제한해야 할 것입니다.

34. 사회적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어야 합니까?⇨ 사회적 일자리는 복지지출 확대정책과 연동하여 늘어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일자리 대책은 의외로 쉽게 세울 수 있습니다. 다만 복지지출 확대정책이 일자리 창출보다 시설확대에 집중될 경우 일자리 창출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복지지출 확대를 유도하는 정책들을 제도화한 이후 정부와 지자체에서 복지지출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지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체감도는 여전히 낮습니다. 그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선진국에 비해 복지지출액 절대액이 작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복지지출액 중 많은 부분이 건물과 시설을 늘리는 데 집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도 1990년대 복지와 문화를 가장한 토건예산이 급증하여 정부의 공공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초래한 바 있습니다.

35. 중소기업의 경우 구인난을 겪고 있는데, 구직자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합니다.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겁니까?⇨ 중소기업 고용에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구인업체가 제시하는 임금과 구직자가 희망하는 임금 사이에 격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구인업체의 제시임금은 145.2만 원(평균)이었고 구직자의 희망임금은 168.1만 원(평균)이었습니다. 양자 사이의 격차는 22.9만 원입니다. 다른 하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1980년과 2009년 사이 제조업체들의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1인당 급여액 비율은 75.6%에서 53.5%로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36. 중소기업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정부가 어떤 일부터 해야 하나요?⇨ 중소기업 고용에서 가장 큰 문제가 수급 불균형이기 때문에 정부가 근로자 1인당 25만 원 이상씩 지원하여 구인자 제시임금과 구직자 희망임금 사이의 격차부터 줄여야 합니다. 만약 정부가 근로자 1인당 근로장려금을 월 30~50만 원(연 360~600만 원)을 지원한다면 1만 명 추가고용에는 360~600억 원이 필요할 것이고, 10만 명 추가고용에는 3600~6000억 원이 필요하며, 100만 명 추가고용에는 3조 6000억~6조 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37. 공정한 복지를 위해서도 근로장려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0년 빈곤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초수급자의 월평균 경상소득은 87.5만 원인 반면, 차상위계층(최저생계비의 100~120% 소득을 버는 계층)은 83.9만 원에 불과합니다. 후자의 경우 하루 10시간, 12시간 이상 뼈 빠지게 일하고 기초수급자보다 소득이 적기 때문에 불만이 많습니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근로장려금 확대는 절실히 필요합니다.

38. 정치권 일각에서는 자영업자에 대한 간이과세 범위를 확대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는 '간이과세 범위 축소 + 근로장려금 확대'를 대안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양자 사이의 주요 쟁점은 무엇입니까?⇨ 정치권 일각에서는 자영업자 과세투명성이 많이 확보되었고, 선진국들의 간이과세 범위가 넓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과세투명성 높은 선진국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합니다. 또 간이과세 범위를 확대할 경우 정치권이 주장하는 조세감면 감축론의 명분이 상실된다는 치명적인 문제점도 있습니다.

39. 간이과세 범위를 확대할 경우 조세감면 감축안의 명분이 상실된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과거 정부와 정치권은 근로소득자의 소득은 투명하게 드러나는 반면, 자영업자 소득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전자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많은 조세감면을 남발했습니다. 그래서 향후 정부와 정치권이 조세감면 감축을 한다면 불가피하게 우선적으로 근로소득자에 대한 조세감면 감축부터 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와 정치권이 근로소득자에 대한 조세감면 감축을 눈앞에 두고서 간이과세 범위를 확대할 경우, 조세감면 감축개혁은 명분을 가질 수 없게 됩니다.

40.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바람직한 조세지원정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바람직한 조세지원정책은 EITC(근로장려세제)를 자영업자들에게까지 확대하고, 대신 간이과세 대상을 현재보다 축소하는 것입니다. 간이과세 대상을 축소하는 것이 세수확보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간이과세 대상을 축소하면 이들과 거래하는 상대방의 조세투명성 확보에 결정적으로 기여합니다. 예컨대 간이과세 대상 축소로 1조 원 세수를 확보되고, 근로장려금 확대로 2~3조 원 재정지출이 발생한다 해도 정부는 '간이과세 대상 축소 + 근로장려금 확대'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소장

2012년 4월 2일 월요일

이륙도 못한 ‘MB 747' 서민경제만 골탕


이글은 대자보 2012-04-02일자 기사 '이륙도 못한 ‘MB 747' 서민경제만 골탕'을 퍼왔습니다.
[김영호 칼럼] 지난 4년간 ‘경제대통령’ 부재, 미래성장 동력만 고갈

이명박 정권은 4년 전 ‘MB 747’이란 거창한 기치를 흔들며 기세 좋게 출범했다. 집권 5년간 경제성장률 7%, 10년내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을 달성하겠다는 포부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과는 반토막에 그쳤다. 4년간 평균 경제성장률이 미국의 0.25%보다 월등히 높은 3.1%이라고 자랑한다.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공업국과는 비교도 하지 않고 말이다. 1인당 국민소득도 지난해 2만759달러로 2만달러를 겨우 넘긴 수준이다. 경제규모도 여전히 12~13위권에 처져있다. 정책전략-의지도 없이 잠재성장력을 무시한 청사진이어서 처음부터 한낱 정치구호에 불과했다. 제대로 이륙도 못한 채 불시착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명박 정권은 출범부터 ‘비즈니스 프렌들리’란 말로 친기업정책을 표방하면서 서민경제는 뒷전에 뒀다. ‘저금리-고환율’정책이 그것이다. 저금리로 기업의 금융비용을 경감해주고 고환율을 통한 수출촉진으로 경제성장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747’이란 성장잠재력을 도외시했다는 점에서 엔진을 탑재하지 않은 비행기와 다름없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밀어붙여 그 후유증과 부작용이 고물가로 나타나고 있다.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는데 고환율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수입물가 앙등에 따른 물가상승을 유발했다. 여기에다 재정-금융팽창에 따른 통화팽창이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소득계층간의 양극화와 수출기업-내수기업, 대기업-중소기업의 발전불균형을 더욱 심화시켰다. 

‘경제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선 이명박 정권의 경제정책의 방향은 ‘비지니스 프렌들리’가 말하듯이 친재벌 정책이 골격을 이룬다. 반대여론을 묵살하고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했다. 재벌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과 재무구조 부실화를 막는 장치를 없애버린 것이다. 또 균형 있는 경제발달과 경제적-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규제까지 완화 내지 철폐했다. 재벌이 자본-지식-기술-정보에서 열위에 있는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존립기반을 와해시킬 근거를 만든 것이다. 고환율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수출대기업에 특혜적 환차익을 베풀고 대신에 국민에게는 고물가의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돈이 넘쳐나자 재벌3세들이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사업영역을 침탈해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다.

4년 동안 35개 재벌그룹의 계열사가 무려 393개나 늘어났다. 유통재벌이 골목상권을 초토화한데 이어 재벌3세들이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영역을 가리지 않고 침탈하고 있다. 미국에서 돈 벌만한 소비사업을 눈여겨보고 와서 돈벼락을 쳐서 영세사업자를 몰아낸다. 유통시장, 사치품수입, 외식사업 등이 주류를 이룬다. 빵집, 술집, 밥집, 옷집 등이 고급스런 서양풍이 나면 그 뒤에 재벌3세가 도사리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고급화-고가화 전략을 통해 중소기업-자영업자를 공략하는 것이다. 친재벌 정책이 부자를 더 부유하게 빈자를 더 빈한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재벌의 영세업종 침탈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커지자 총선,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재벌개혁을 화두로 떠올린 것도 그 까닭이다. 

경실련이 30대재벌의 상장계열사를 분석한 결과 2010년 현재 전체 상장기업에서 총자산의 55%, 매출액의 67%, 당기순이익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력이 더욱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소매업의 경우 30대재벌의 상장도소매업체들이 유통시장을 거의 장악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재벌의 계열 상장도소매업체가 전체 상장도소매업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총자산은 81%, 매출액은 86%을 차지했으며 당기순이익률은 무려 111%로 나타났다. 반면에 중소 상장도소매업체들은 유통재벌의 시장침탈에 따라 대부분 적자를 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30대재벌의 상장 도소매업체가 2007년 19개사에서 2010년 25개사로 6개사가 증가했다. 

이명박 정권이 집권기간 내내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4대강 사업이란 기념비적 상징물 만들기에 몰두해 국력을 탕진하고 있다. 미래세대가 먹고 살 성장동력에 투자해야 할 재원을 강바닥에 퍼붓는 것이다. 심각한 문제는 4년간 빈부격차와 부문간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고환율정책에 따라 수출기업-내수기업, 친재벌 정책에 따라 대기업-중소기업의 불균형이 심화되었다. 수출기업의 매출액이 14.5% 증가했지만 내수기업은 5.1% 증가에 그쳤다. 2008~2010년 중소기업의 총자산 세전순이익률이 3.47%에서 3.43%로 줄었다. 소득격차에 따른 양극화가 더욱 벌어졌다. 소득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0.293(2008~2010년 평균)으로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으로서 0에 가까울수록 소득이 균등하게 배분됨을 나타낸다. 

경제상황을 무시한 저금리-고환율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그 후유증과 부작용이 고물가, 전세난의 형태로 나타나 서민경제의 숨통을 죄고 있다.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타는 상황에서 고환율 정책을 유지함으로써 수입물가를 앙등시켜 국내물가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다 재정-금융팽창에 따른 통화팽창이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가계순저축률이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2.7%로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0%로 뛰어올라 먹고살기도 어려워 저축여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통계를 볼 필요도 없다. 물가가 올라도 올라도 너무 올랐다. 식료품뿐만 아니라 각종 공공요금이 공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주부들의 장보기가 겁난다는 말이 실감 난다. 5,000~6,000원 하던 점심값이 보통 8,000원 전후이다. 점심값이 부담스러워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는 봉급생활자들이 적지 않다. 

물가관리를 위해서는 통화-금융-환율-조세정책을 통한 종합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행정력을 동원한 물가통제에만 매달리고 있다. 유효한 정책수단은 쓰지 않고 군사정권 시절 완장 차고 제조-판매업체에 나가 단속하듯이 관권이나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군사정권 시절에는 국세청이 전담기관 노릇을 했는데 이명박 정권 들어서는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 행정자치부가 앞장서고 있어 전정부부처가 물가단속기관처럼 행세한다. 2008년초 나온 소위 ‘MB물가지수’라고 해서 52개 주요 생필품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한다고 발표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강압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과거처럼 기업들이 녹녹치 않게 나오는 것같다. 식품가공업체들이 보라는 듯이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기름값을 내린다고 정유사를 압박하는 소리는 요란했지만 주유소에서는 먹히지 않는지 내리는 둥 마는 둥하다 제자리로 돌아섰다. 

물가와 함께 전세값도 크게 뛰고 있다.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값이 평균 24.3%나 올랐다. 통계청 자료를 보더라도 전-월세 가격지수가 2009년 1.6%, 2010년 1.9%, 2011년 4.0%로 해마다 오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의 총소비지출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슈바베 지수’가 2007년 9.71%에서 계속 올라 2011년 10,15%로 뛰었다. 이것은 2003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이다. 소득하위 20%인 1분위 계층의 주거비 부담률이 16.45%로 상위20%인 5분위 계층의 7.9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슈바베 계수는 주거임대료, 수도-광열비 등 주거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소비지출을 포함한다. 특히 가계실질소득이 2006~2008년 6.4% 증가했지만 이명박 정권 들어 2009~2011년 증가세가 2.6%로 뚝 떨어졌다. 

대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투쟁 뒤에는 주거비 앙등이 도사리고 있다. 등록금이 많이 오르기도 했지만 전-월세값이 너무 뛰어 잠자리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전세대란은 대학가에도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지방 출신만이 하숙이나 자취를 하는 것이 아니다. 취직시험을 준비하느라 통학시간을 줄이려고 학교 부근에 둥지를 트는 학생들이 많다. 기숙사 들어가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원룸은 전세파동에 밀려난 신혼부부들의 차지가 됐다. 학기가 바뀔 때마다 보증금과 월세를 올려달라는 바람에 대학가를 떠나 더 싼 하숙집, 자취방, 고시원을 찾아 헤매도 싼 방이 거의 없다. 뉴타운 개발로 옥탑방, 지하방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방을 얻으면 교통비도 만만찮다. 다리 뻗고 내 몸 하나 누울 공간을 찾지 못한 그들은 지금 절망하고 있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와 전-월세가 뛰자 가계부채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작년말 가계부채가 912조8,810억원이다. 2007년의 665조2,950억원에 비해 4년간 무려 37.2%인 247조5860억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가구당 평균 가계부채가 5,265만원이니 이자율을 5%만 쳐도 연간 이자부담액이 250만원이나 된다. 가계부채로 볼 수 있는 자영업자 대출잔액도 작년말 102조8,00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선 셈이다. 경제상황에 따라 가계부채가 언제든지 폭발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이다. 당장은 소비부진에 따른 내수위축이 경제성장의 덜미를 잡고 있다.

이명박 정권 경제정책의 가장 큰 실책은 미래의 성장동력을 잠식해 버렸다는 점이다. 국민적 반대를 무시하고 한정된 재원을 4대강 바닥을 파헤치는데 탕진해 버린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는지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끝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발효시켰다. 한-미 FTA는 단순한 역내교역의 자유화가 아니다. FTA와 충돌하는 한국법률을 개폐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한국경제의 미국 종속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과 EU(유럽연합)와의 FTA도 모자라 중국과도 맺는다고 서둘고 있다. 소수의 대기업 경쟁력을 믿고 세계최강대국과 자유무역을 벌여 이긴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무지와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왜 일본이 세계3대 경제권과 FTA를 맺지 않는지 알라. 지난 4년간 어디에도 ‘경제대통령’을 찾을 수 없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언론광장 공동대표시사평론가  의 저자  본지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