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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1일 금요일

노태우 추징금 징수 피하려 ‘꼼수’…검찰이 제동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31일자 기사 '노태우 추징금 징수 피하려 ‘꼼수’…검찰이 제동'을 퍼왔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포괄적 의미의 뇌물죄가 적용되어 1995년 11월1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에 2628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노 전 대통령이 수감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떠나기 직전 승용차에 오른 모습이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비자금으로 세운 회사 매각 막으려 정관 변경 시도 
검찰, 재산 환수 위해 주총 결의 금지 가처분신청 내

노태우(81)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회사를 설립한 동생 재우(78)씨 일가가 검찰의 노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집행을 방해하려고 이 회사의 정관을 바꾸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를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30일 검찰과 우원식 민주당 의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재우씨가 형인 노 전 대통령한테서 비자금 120억원을 받아 설립한 냉동창고 업체 오로라씨에스㈜는 지난 21일 “다음달 7일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겠다”고 주주들에게 통지서를 보내면서 정관상 이사의 수를 ‘3인 이상’에서 ‘5인 이하’로 바꾸겠다고 알렸다. 현재 이 회사의 이사는 3명으로, 모두 재우씨 쪽 사람이다. 또 발행 가능 주식을 101만주에서 202만주로 늘리는 안건도 포함됐다.앞서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내지 않은 추징금 일부를 동생한테서 받아내기 위해 재우씨의 이 회사 차명주식 33만9200주를 팔아 추징금을 집행하기로 하고 법원에 매각명령 신청을 냈고, 법원은 최근 이를 받아들인 바 있다. 장외거래 가격으로 환산하면 200여억원에 이른다. 노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은 231억여원이다.재우씨 쪽의 정관 개정 시도는 이 차명주식을 제3자가 인수하더라도 기업 지배권을 확보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법원 명령에 따라 매각을 진행할 때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우선 발행 주식이 늘게 되면, 매각되는 주식 33만9200주의 지분율(현재 발행 주식 74만6000주의 45.47%)이 떨어지게 돼, 주식 인수자가 새 이사를 선임하거나 기존 재우씨 쪽 이사를 해임하기 어려워진다. 또 이사 수를 ‘5인 이하’로 제한하게 되면, 주식 인수자가 새 이사를 2명만 추가로 임명할 수 있다. 현재 재우씨 쪽 이사가 3명인 상황에서 경영권 확보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검찰 관계자는 “주식 33만9200주를 낙찰받더라도 이사회 과반을 점할 수 없어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없게 되거나, 있어도 낙찰 대금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9일 수원지법에 임시주주총회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앞으로 주총 결의가 있더라도 무효확인 소송 등 추가 조처를 취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판례에 따르면 가처분에 반하는 주식 의결권 행사는 원칙적으로 무효다. 추징금 회수를 위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가처분 심문기일은 다음달 4일이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늦어도 5일까지는 결정하겠다”고 말했다.오로라씨에스㈜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무엇을 알고 싶은 거냐”고 신경질적으로 되물은 뒤 “죄송하다”며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김원철 송호진 기자 wonchul@hani.co.kr

2013년 5월 24일 금요일

검찰, 전두환 채권 73억 찾고도 추징안했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24일자 기사 '검찰, 전두환 채권 73억 찾고도 추징안했다'를 퍼왔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2004년 차남 재용씨 재판때 비자금 밝혀냈지만
아들로 넘어간 채권소유권 취소시키는 소송안해
중앙지검, 전씨 미납 추징금 환수 특별팀 구성

검찰이 2004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49)씨의 조세포탈 사건 수사·재판 과정에서 73억5500만원 상당의 전 전 대통령 비자금 채권을 찾아놓고도 정작 추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검찰의 미납 추징금 집행 의지가 부족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대검찰청 관계자는 “2004년 당시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채권 추징을 위해 필요한 법률적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탓에 추징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23일 밝혔다. 전재용씨 소유로 넘어가 있던 비자금 채권을 전 전 대통령 소유로 되돌리는 소송을 거친 뒤 추징해야 하는데, 검찰이 이 소송 자체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전재용씨는 당시 자신이 보유한 73억5500만원 상당의 채권에 대해 “1987년 결혼축의금으로 받은 돈을 외할아버지(전 전 대통령 장인)인 이규동 전 대한노인회장이 14년간 굴려 만들어준 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 채권이 전 전 대통령 비자금임을 입증해냈다. 법원은 “피고인(전재용씨)이 증여받았다는 채권들 중 액면가 73억5500만원 정도는 자금원이 전 전 대통령이 관리하던 계좌에서 나온 것”이라고 판단했고, 이는 2007년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확정됐다.그러나 추징에는 걸림돌이 있었다. 이미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재용씨에게 채권의 소유권이 이전된 상태여서 법률상 증여세를 부과할 수 있을 뿐 추징은 불가능했다. 검찰이 전재용씨를 상대로 증여가 불법행위이므로 취소해달라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해 채권의 소유자를 전 전 대통령으로 되돌린 뒤에야 추징이 가능했다.2004년 11월 한 신문을 보면, 추징 실무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사해행위 취소소송은 취소 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면 돼 전재용씨가 2000년 12월 증여받은 이 돈(73억5500만원 채권)에 대해선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소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렇게 발표하고도 정작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것이다.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낼 수 있는 시한은 2013년 현재 이미 지난 상태다. 검찰은 어떤 이유로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내지 않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환수를 전담하는 특별팀을 구성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 추징금 징수를 위해서만 팀을 꾸렸다. 집행과를 중심으로 수사에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로 팀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한겨레)가 전 전 대통령의 숨은 재산을 찾기 위한 ‘크라우드 소싱’ 기획을 시작한 다음날인 21일 채동욱 검찰총장은 전 전 대통령 등 거액의 추징금 미납자들에 대해 추징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특별대책을 마련하라고 일선 검찰에 지시한 바 있다.

김원철 고나무 김선식 기자 wonchul@hani.co.kr

2013년 5월 23일 목요일

재벌의 '사적 범죄'와 국가권력의 '공적 범죄' 중 뭐가 더 나쁜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2일자 기사 '재벌의 '사적 범죄'와 국가권력의 '공적 범죄' 중 뭐가 더 나쁜가?'를 퍼왔습니다.
[방송뉴스 비평]CJ총수 비자금과 김용판 전 서울청장 소환의 뉴스가치

언론이 사회의 민주적 과정에 개입하는 양상은 3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의제 설정을 통한 개입이다. 어떤 이슈를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볼 것이냐의 문제다. 두 번째는 여론 주도층의 활동에 행사하는 영향력이다. 언론의 동향에 매우 예민한 관심을 갖는 정치인이나 국가기관을 조율하는 개입이다. 마지막으론 사회 체제 전체에 공론을 형성하는 기능이다. 언론 생태계가 다양화 된 이후 공론이 형성되는 메커니즘은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언론은 공론 형성의 가장 절대적인 수단이다.
방송 뉴스가 민주 사회의 동행자인지를 판단하는 근거 역시 위의 3가지 근거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어떤 의제를 설정하느냐의 문제다. 그리고 여론 주도층에 어떤 메시지를 던질 것이냐의 선택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관심을 그래서 어디로 몰아갈 것이냐의 문제다.


▲ 검찰의 CJ그룹 압수수색을 KBS는 12번째 리포트로 MBC는 5번째 리포트로 전했다.

21일, 언론의 관심이 지대할 수밖에 없는 2건의 사건이 동시적으로 발생했다. 굴지의 대기업 총수가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으며, 그 그룹의 본사가 압수수색 당했다. ‘경제 민주화’가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때에, CJ 이재현 회장의 불법 비자금 조성 의혹은 파급이 매우 큰 뉴스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소환됐다.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해 수사를 축소, 은폐하도록 했느냐가 혐의의 핵심이다. 국가 권력의 부당한 정치 개입 의혹과 관련해 경찰 최고위급 관계자가 소환된 것은 역시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사안이다.
동시 발생한 이 2건의 사건을 방송 뉴스는 어떻게 보도했을까? KBS는 검찰의 CJ그룹 압수수색 건을 12번째 리포트로 보도했다. MBC는 5번째 리포트로 전했다. 가장 큰 비중을 둔 곳은 SBS였다. SBS는 관련 소식을 3번째, 4번째 리포트로 연달아 편성했다.
CJ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의혹은 사실 오래된 이슈였다. 대검 중수부가 꽤 오래도록 내사하던 건인데, 중수부가 해체되며 특수부로 수사가 넘어오며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해외 불법 비자금 혐의 외에 조세피난처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단 소식까지 전해지며 상황은 더욱 심란해지고 있다.


▲ 검찰의 CJ 압수수색에 대해 가장 비중있게 보도한 곳은 SBS였는데, 뉴스의 앞선에서 2꼭지가 배치됐다.

이러한 상황적 심각함에 비해 방송 뉴스의 보도는 상대적으로 너무 과소한 측면이 없지 않다. 뉴스는 사실을 최대한 건조하게 추려, 검찰 발 발표에 기반 한 스트레이트 보도로 갈음했다. 이러한 ‘관급기사’는 기본적으로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입체적인 취재보다는 일방적인 발표에 의존해 결국 사건을 조율하는 정부부처의 ‘입맛’에 맞는 프레임을 형성할 수밖에 없단 문제가 있다. 전격적인 CJ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삼성 배후설’, ‘정국 전환용’, ‘친이계 겨냥’ 등의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그래서 방송 뉴스에는 이러한 ‘시각’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진짜 심각한 문제는 따로 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소환 소식이다. 지난 대선을 관통한 사건이고 이후 국정원이 정치적 이슈 전반에 개입해왔단 사실이 폭로되며 사안의 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전 서울청장의 소환은 매우 중차대한 상황 변화이다. 검찰은 김 전 청장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고심하고 있다고 하니, 혐의 입증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같은 날 발생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소환 소식은 그러나 SBS에서만 단신과 리포트의 중간 길이로만 보도됐다.

하지만 김 전 청장의 소환 사실을 보도한 방송 뉴스는 SBS 한 곳뿐이다. KBS와 MBC는 해당 사실 자체를 아예 뉴스 프레임에서 배제했다. 그나마 SBS도 단신과 리포트의 중간 형태로 끝에서 4번째 보도로 간략하게 해당 사실을 전했을 뿐이다.
김 전 서울청장의 소환이 보도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보도국 관계자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으로 잠시 정국의 혼선이 있긴 했지만, 국정원 사건은 지난 대선 이후 꾸준히 정국을 끌어온 이슈였고 김 전 서울청장의 소환은 이 사건이 절정부에 돌입하고 있음을 열어젖히는 ‘뉴스 이벤트’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뉴스는 외면했다. 이건 ‘고의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국정원 사건을 아예 프레임화하지 않겠다는 적극적 의지의 표명이라고밖에 달리 읽어낼 도리가 없다.
방송 뉴스는 국정원 사건을 의제로 삼는 걸 포기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경찰 최고 책임자가 소환되는 상황을 보도하지 않거나 단신에 준하게 처리해버린다는 것은 사실상 이 사건의 전개를 쫓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의도는 명백하다. 민주당이 열심히 국정원 사건을 폭로하고, 이러한 정치적 개입이 민주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행위라는 주장을 설파하고 있지만 방송 뉴스는 이러한 관점의 확산에 동의하지도, 기여할 생각도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이는 결국, 방송 뉴스가 국정원 사건이 공론화되는 과정을 최대한 막아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단 점을 드러낸다. SNS 등 비제도적 매체에선 가장 뜨거운 이슈인지 오래고, 인터넷 언론 등 비판적 매체들에서 역시 주요하게 보도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 방송 뉴스가 보도 책임을 ‘방기’하며 자꾸 사안을 지우거나 축소하려 한단 점은 분명하게 방송 뉴스가 정당한 공론 형성의 방해자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미국의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는 미국 언론의 ‘후퇴’ 양상을 지적하며 “언젠가부터 미국 언론이 진실보다는 처한 상황에 유리하도록 움직인다”고 비판했던 바 있다. 모린 다우드의 지적은 미국 언론의 ‘포퓰리즘’ 양상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 언론 특히, 방송 뉴스의 퇴행은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대중 반응의 유불리가 아니라 권력의 유불리에 따라 진실을 기꺼이 감추고, 권력이 처한 상황에 유리하도록 움직이고 있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들에서 ‘왜 저널리즘은 항상 제자리걸음인가?’는 비판적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질문을 한국에선 ‘왜 우리 저널리즘은 더 뒤로 가는가?’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 확실히, 지금 방송 뉴스는 사회의 민주적 과정에 별다른 기여가 되질 않고 있다.


김완 기자  |  ssamwan@gmail.com

2012년 10월 5일 금요일

한강 4대강사업에서도 '거액 비자금' 적발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10-05일자 기사 '한강 4대강사업에서도 '거액 비자금' 적발'을 퍼왔습니다.
검찰, 수사 착수. "정관계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 주목"

낙동강에 이어 한강 4대강사업에서도 대형 건설사들의 비자금 조성 정황이 드러나, 4대강사업장 전역에서 거액의 비자금이 조성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5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대구지검이 지난 6월부터 4대강 사업 낙동강 24공구 칠곡보에서 공사비 부풀리기를 통한 대우건설의 수백억대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한강 6공구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비자금이 형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민주통합당 임내현 의원(광주북구을. 4대강특위 비리담합소위원장)은 한강 6공구를 수주한 H건설 측 하청업체 대표의 증언과 비자금 장부 일부를 입수해 4일 공개했다. 

임 의원이 확보한 비밀 장부에 따르면 H건설 측이 하청을 준 A업체에서 재하청을 받은 B업체는 2011년 3월부터 12월까지 총 9억8천4백여만원의 세금계산서를 추가로 발행했다. 이는 실제 공사에 쓰인 금액이 아니라, 공사비용을 부풀리기 위한 세금계산서로, 법인세를 제외한 9억7천3백여만원은 각각 다른 곳으로 나뉘어 입금됐다. 

재하청업체에서 부풀린 공사대금 9억7천3백여만원은 다시 원하청업체인 A업체 대표의 계좌, A업체 여직원 계좌, A업체 현장소장의 계좌, H건설 현장소장 계좌, 제3의 인물 계좌 등 다양한 곳에 흘러들어간 것으로 비밀장부에 적혀있다. 

말단 하청업체측의 장부 공개로 비자금 조성 정황이 포착되자, 중간 하청업체도 공사비를 돌려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이중 일부를 H건설측에 제공했다고 진술했다. 

지난 달 26일 임내현 의원과 A업체 대표가 면담한 동영상을 보면, 해당 대표는 B업체로부터 돌려받은 공사비 중 3억6천여만원이 H건설측에 돌아갔다고 시인했다. 

A업체 대표는 임 의원에게 "현장 거래 내역을 뽑아서 봤더니 (B업체에서 보낸) 5억여원이 여직원 통장을 통해 들어왔다"며 "따져봤더니 여직원 통장에서 1억5천, 1억7천씩 모두 2억2천여만원이 현장소장을 통해 H(건설)로 갔다"고 진술했다. 

이어 "내 통장에서 1천만원, 3천만원 이런 식으로 (H건설에) 간게 1억4천만원이 돼 총 3억6천만원이 된다"고 덧붙였다. 

돌려받은 공사비 중 총 3억6천만원을 다시 H건설 측에 제공했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다. 

임내현 의원은 "낙동강에 이어 한강에서도 공사비용 부풀리기를 통한 대형 건설사의 비자금 형성 정황이 또다시 포착됐다"며 "확인된 액수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을 수주받은 대형 건설사가 하청업체와 재하청업체를 거치면서 공사비용을 부풀리고, 이를 다시 돌려받아 정관계 로비를 위한 비자금으로 활용했을 정황이 크다"고 덧붙였다. 

H건설이 맡은 한강 6공구의 경우 총 2,680억원 규모로 8개의 하청업체가 참여했다. 

임 의원은 "하청업체로부터 재하청을 받은 말단 업체측 증언만 따져도 자신이 되돌려준 비자금 규모가 50억원대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를 역계산하면 한강 6공구 전체 비자금 규모는 수 백억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비자금 조성 의혹은 말단 하청업체인 B업체 대표가 임내현 의원에게 비밀 장부를 제보하면서 밝혀졌다. 임 의원은 제보자가 서울남부지검에 관련 자료를 넘기고 진술을 마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H건설 측은 "3억6천만원을 A업체로부터 건네받은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로비를 위한 비자금이 아니라 현장에서 긴급운영 자금이 필요해서 융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노컷)은 전했다.

박정엽 기자 

2012년 8월 22일 수요일

노회찬 “조준웅 아들 삼성입사는 성공보수 격”


이글은 시사IN 2012-08-22일자 기사 '노회찬 “조준웅 아들 삼성입사는 성공보수 격”'를 퍼왔습니다.

통합진보당 노회찬 의원은 22일 조준웅 삼성 비자금 특별검사의 아들이 삼성그룹에 특별채용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성공보수가 지급된 것"이라며 비판했다. 

노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조준웅씨의 아들이 삼성에 특혜 입사를 한 것으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것이 삼성특별변호사로서의 성공보수의 일부가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들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당시 조준웅 삼성특검은 김용철 변호사 등 증언이 있었음에도 '삼성비자금은 없었다' '선대인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상속 받은 재산이었다'는 식으로 면죄부를 부여했다"며 "또 감춰진 재산의 상속을 합법화시키고 세금도 안 냈다"고 당시 조준웅 특검의 활동을 소개했다.


아울러 "이재용 체제로의 승계를 합법화시켜 과연 삼성특검이냐 삼성특변(특별변호사)이냐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조준웅 특검의 활동을 비판했다.

노 의원은 또 "조준웅 특검으로부터 삼성이 받은혜택을 생각한다면 이 일은 새 발의 피일 수 있다"며 "더 많은 혜택과 특혜가 주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국회 차원 자격심사안을 공동 발의키로 한 점에 관해서는 "당 내부에서 잘 해결해야 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국회까지 비화됐다는 점에서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는 상태"라며 유감을 표했다.

한편 삼성 비자금 수사를 총괄했던 특별검사 조준웅 변호사의 아들 조모(38)씨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 이듬해에 삼성전자 중국법인에 과장으로 입사한 사실이 최근 밝혀져 정치권 안팎에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뉴시스)

2012년 8월 3일 금요일

“4대강 ‘800억 비자금’ 포착하고도 검찰, 최고위층 압력에 수사 은폐”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02일자 기사 '“4대강 ‘800억 비자금’ 포착하고도 검찰, 최고위층 압력에 수사 은폐”'를 퍼왔습니다.

ㆍ민주당 임내현 의원 주장

민주통합당 임내현 의원은 2일 “검찰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공사 비리 수사 과정에서 ㄷ건설이 8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뇌물을 준 정황을 파악하고도 검찰 최고위층의 압력으로 사건을 무마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지검 특수부는 지난 6월 ㄷ건설이 낙동강 24공구 칠곡보 공사현장에서 공사비 부풀리기를 통해 비자금을 만들고, 이를 공무원들에게 뇌물로 준 혐의를 확인했다. 여기에 관여한 이 회사 지모 상무 등 임직원과 뇌물을 받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공무원 등 모두 7명을 구속기소했다. 당시 검찰은 비자금 규모가 43억원대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고검장 출신인 임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축소·은폐 수사의 근거로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ㄷ건설 관계자로부터 이동식저장장치(USB) 형태의 비자금 장부를 확보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검찰이 확보한 USB에는 ㄷ건설이 14개 하청업체를 통해 공사비 부풀리기식으로 2008년부터 4년간 토목 부문에서만 800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형성한 내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비자금이 뇌물로 공무원 수십명에게 건네진 정황 등이 자세히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의원은 수사 축소·은폐에 검찰 최고위층과 ㄷ건설 측이 연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증거의 신빙성이 충분한데도 현재 검찰의 수사는 비자금 사용처로 확대되지 않고 있다”며 “복수의 검찰 관계자들로부터 확인한 결과 전·현직 검찰 최고위 간부 출신 인사와 해당대기업이 필사적으로 수사를 막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특히 임 의원은 “금품 수수자 중 정권 실세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권 실세를 보호하기 위해 사건을 덮은 게 아니냐는 것이다. 4대강 사업 공사 비리 사건이 정권 비리 사건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수사가 종결된 것도 아닌데 축소·은폐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지 않느냐”며 “추가로 비리 혐의가 나오는 대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2012년 5월 9일 수요일

'영포라인' 비자금 들통날라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5-09일자 기사 ''영포라인' 비자금 들통날라'를 퍼왔습니다.
박영준 '자금줄' 이동조 해외로 도피시켜 …"현정부 비리의 핵"

▲ 이동조 회장. ⓒ News1 최창호 기자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으로 지난 7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을 해외로 도피시킨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8일자 (한국일보)에 따르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최근 통화내역 조회를 통해 박 전 차관이 지난달 24일 저녁 대포폰으로 이 회장과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박 전 차관은 대포폰을 사용 중이었으며, 이 회장이 직접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달 25일 중국으로 출국했고, 중국에 도착후 박 전 차관과 다시 통화했다. 이날은 검찰이 박 전 차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날이다.
앞서 포스코 협력업체 제이엔테크를 운영하는 이 회장은 파이시티 사건 초기 박 전 차관의 이른바 '자금줄', '비자금 관리인' 등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또 그는 포항고 총동창회장, 프로축구팀 포항 스틸러스 후원회장 등을 역임한 '영포라인'(영일·포항 출신 공직자 등) 핵심.
그렇기에 일부 언론은 '이 회장이 영포라인의 모든 비자금을 관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이 회장의 계좌를 추적함과 동시에 귀국을 종용하고 있으며, 귀국 즉시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본 트위터 여론은 "뭔가 이상했다. 무슨 영화 같은 느낌이다", "무슨 범죄조직 계도 같다", "더러운 입들 맞추는데", "똥통에 빠졌다 나왔는지 움직일 때마다 냄새가 난다", "박영준을 보면 조직폭력배 같은 느낌. 그 오야붕이 누군지 궁금하다", "솔직히 검찰도 설렁설렁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리고 모종삽으로 살짝만 땅을 걷어냈는데 유전이 터졌다. 검찰도 당황했을 듯" 등 비판이 잇따랐다.
한편, 일부 트위터리안들은 "박영준이 이동조에게 도망가라고 시켰다. 다음날 압수수색이 있는 줄 알았나?"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지난달 24일은 검찰이 박 전 차관을 압수수색하는 등 공개수사가 시작되기 직전. 이에 검찰 내부 혹은 정부 내 동향을 박 전 차관에게 전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
이는 앞서 박 전 차관이 대구 선거사무실 자료를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경북 칠곡에 있는 형의 가게로 옮겨놓은 것이 발각됐을 때도 제기됐다.
일부 여론은 현정부의 비리의혹이 '영포라인'이 주축이었다면서 질타가 쏟아졌다.
"박영준, 최시중, 이동조, 이상득, 이동률 등 모두 모두 영포라인이다. 파이시티에 연루된 존재들. 이 계보가 완성되려면 이명박이 들어가야 한다", "현 정부의 부정부패는 무궁무진한 광맥이자 지하자원. 영일과 포항이 노다지", "잡배들로 인해 포항과 영일이 개 욕을 처먹고 있다", "이동조가 영포라인 모임에 갔다. 일개 포스코 협력업체 회장이. 답은 나온 듯"
한 네티즌은 "현 정부 들어 제이엔테크로 들어오는 포스코의 물량이 늘어났다. 2006~2007년 평균 매출이 25억 원에 그쳤는데, 지난해 매출은 100억 원으로 훌쩍 뛰었다. 포스코의 일감 몰아주기이다. 현 정부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가능한 일일까? 아! 제이엔테크 이동조 사장은 포스코 납품 도시락 업체 '좋은 도시락'도 운영 중이다"라면서 현 정부와 이 회장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2012년 2월 26일 일요일

이맹희 vs 이건희, 동생이 탈취한 장물을 뺏어라


이글은 한겨레21 2012-02-27일자 기사 '이맹희 vs 이건희, 동생이 탈취한 장물을 뺏어라 '를 퍼왔습니다.
창업주 장남 이맹희씨가 이건희 회장 상대로 낸 주식 반환 소송, 삼성 지배구조 흔들 수 있어…삼성 관계자 “비자금 문제 또 나오나” 우려, 경제개혁연대 “이병철 회장 숨진 뒤에 는 주식은 상속과 별개의 차명주식” 주장

형제간 재산 다툼일까? 장물 싸움일까?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 이맹희씨가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삼성생명 등의 차명주식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맹희씨는 지난 2월12일 서울중앙지법에 삼성생명 등의 차명주식에 대한 상속권을 주장하며 7천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두고 형제간 재산 다툼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건희 회장이 상속재산 가운데 일부를 숨겼다가 나중에 실명 전환을 했고, 최근에야 그 사실을 알게 돼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는 게 이맹희씨 쪽 주장이다.
이씨가 소유권을 주장한 상속재산은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에서 확정된 것이다. 삼성 특검은 4조원이 넘는 차명재산을 삼성 주장대로 상속재산이라고 인정했다. 당시 이에 대해 불법 비자금을 삼성 재산으로 인정해 ‘도둑에게 장물을 돌려줬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맹희씨의 소송에 대해서도 ‘장물 싸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송은 왜?

이맹희씨는 한때 삼성그룹의 후계자였다. 오래가지는 않았다. 이맹희씨는 6년간 그룹 경영을 맡았다고 하지만 이병철 회장은 6개월뿐이라고 밝혔다. 이병철 회장은 자서전인 에서 “장남 맹희에게 그룹 일부 경영을 맡겨보았다. 그러나 6개월도 채 못 돼 맡겼던 기업체는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고 적었다. 그리고 다시 후계자에 이건희 회장이 지목됐다.
“아버지가 삼성의 차기 경영자로 건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처음 발표한 것은 1976년 9월 중순경이었다. (중략) 그 자리에서 아버지는 후계 구도에 대해서 처음으로 언급했다. ‘앞으로 삼성은 건희가 이끌어가도록 하겠다.’”
동생이 후계자를 거쳐 삼성 회장으로 일하고 있지만, 형은 밀려난 뒤 유랑생활을 했다. 수십 년간 국내는 물론 몽골, 중국 등 해외에서 삼성과 관련된 직책은 하나도 없이 지내왔다. 그런 그가 갑자기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을 보면 이맹희씨가 차명주식으로 관리된 상속재산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지난해 6월께다. 삼성 쪽으로부터 ‘상속재산 분할 관련 소명’이라는 문서가 CJ 쪽에 전달되면서다. 문서는 ‘선대 회장께서 삼성그룹 내 회사들의 주식을 실명주식과 차명주식을 포함하여 모두 각 상속인에게 분할하여주셨다. (중략) 모든 상속인들은 각자가 분할받은 재산 이외에 다른 상속인의 재산에 대하여는 어떠한 권리나 이의가 있을 수 없으며, 더더욱 특정 상속인이 차명재산을 국세청에 신고한 후 실명 전환하는 시점에서 다른 상속인들이 자신의 상속 지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이맹희씨 쪽은 “차명재산에 대해 그 존재조차 알지 못했기 때문에 문서에 서명 날인을 해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고 이병철 회장은 숨지기 전 구두로 재산 분배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소송을 고려하면, 최근 불거진 차명재산은 그때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운명 전에 아버지는 인희 누나, 누이동생 명희, 동생 건희, 그리고 내 아들 재현이 등 다섯 명을 모아두고 그 자리에서 구두로 유언을 하고 건희에게 정식으로 삼성의 경영권을 물려주었다. 이 자리에서는 건희에게 삼성을 물려준다는 내용 이외에 삼성의 주식을 형제간에 나누는 방식에 대한 아버지의 지시도 있었다.”
소장을 보면 삼성 쪽의 ‘상속재산 분할 관련 소명’ 요구가 차명재산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고, 소송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2008년 삼성 특검 결과가 발표된 순간 소송은 예정된 것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 특검 때 삼성은 차명재산을 상속재산으로 인정받아 비자금 관련 처벌은 물론 소멸시효 만료로 상속세도 면제받을 수 있었다”며 “동시에 새 상속재산이 나타나 형제간 재산 분쟁 소지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부터 이 재산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의 형제자매 가운데 한 명이 소송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다”고 전했다.


» 이건희 회장이 2008년 4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마련된 삼성 비자금을 조사하는 조준웅 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으려고 들어서고 있다. 이때 밝혀진 차명재산을 특검에서 상속재산으로 인정해,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 이맹희씨가 제기한 소송의 원인이 됐다. <한겨레> 이종근

소송은 어떻게?

이맹희씨가 요구하는 상속재산은 삼성 특검 때 드러난 차명재산 중 일부다. 특검 당시 삼성 쪽은 초기 차명재산이 임원들의 개인 재산이라고 주장하다, 수사가 진행되자 이건희 회장이 선대 회장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특검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그 규모는 4조537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주식이 삼성생명 2조3119억원(당시 주식 수 324만4800주를 시가 71만2500원으로 평가)을 비롯해 4조1009억원에 달했다.
이맹희씨는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생명 차명주식 가운데 민법상 상속분(189분의 48·약 25.4%)인 824만여 주(액면분할 전 82만4천여 주)를 요구했다. 2월14일 기준 7169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전자 주식 20주와 1억원을, 삼성에버랜드에는 삼성생명 주식 100주와 1억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향후 삼성전자 차명주식 등을 추가로 청구할 가능성도 있어 청구액은 수조원에 이를 수 있다.
엄청난 재산을 두고 벌써부터 그 결과 예측이 나온다. 삼성 쪽은 말을 아끼면서도 “문제 될 게 없다”는 태도다. 반면에 이맹희씨 쪽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길 수 없는 소송을 제기했겠느냐”며 자신 있어 했다.
만약 이맹희씨가 승소한다면 다른 형제자매가 추가로 소송을 걸 수 있어 이건희 회장의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또 주식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보유지분이 줄어들면 삼성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최대 주주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된 금융회사는 금융업을 영위하지 않는 회사의 지분을 가질 수 없다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1062만여 주)을 매각해야 한다. 현재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고리가 끊어질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이맹희씨가 패소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이맹희씨를 비롯한 형제들이 차명재산의 존재를 이미 알고 이건희 회장이 모두 자신의 이름으로 실명 전환하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면 증여세 문제가 나올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의 형제들이 상속재산을 이건희 회장 이름으로 다시 차명 전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실소유자가 공동상속인인 차명주식을 이건희 회장이라는 새로운 차명으로 전환한 것이므로, 이건희 회장이 납부해야 할 증여세액은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싱겁게 취하할까 끝까지 갈까
하지만 이런 예측이 틀릴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소송이 커지거나 삼성 지배구조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삼성 쪽은 “한솔그룹(이병철 회장의 장녀 이인희씨가 고문) 등 일부 상속인들은 이미 삼성 쪽이 요구한 상속재산 인정 문서에 서명날인을 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이맹희씨가 승소하더라도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털어 삼성생명 주식을 사서 되갚으면 되고, 설사 현재 소유 주식을 돌려줘 (이건희 회장의) 지분이 낮아지더라도 에버랜드의 삼성생명 지분을 낮춰 금융지주회사법 적용을 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증여세 역시 부과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한 세무 관계자는 “증여세가 발생하려면 형제들이 이건희 회장에게 재산을 맡긴다는 의사를 전달했음이 밝혀져야 하는데 이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온갖 시나리오가 나오는 상황에서 양쪽 간 화해로 사태가 싱겁게 끝날 가능성도 있다. 우선 이맹희씨의 아들 재현씨가 회장으로 있는 CJ 쪽이 소송 취하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CJ는 “개인 간 다툼”이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범삼성가의 갈등으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소송을 취하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솔그룹과 신세계 쪽도 “소송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한 법조인은 “서로에게 부담이 되는 소송인 만큼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끝까지 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맹희씨 쪽은 “인지대 25억원을 모두 납부했고 소송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 쪽도 “인지대를 모두 납부하는 것을 보면 소송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송을 취하하더라도 인지대는 절반밖에 돌려받지 못한다.


비자금 다시 불거지나?

삼성은 이번 소송을 두고 걱정거리가 또 하나 있다.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일단락된 비자금 이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삼성 관계자는 “당시 정리된 비자금 의혹이 다시 불거질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특히 재벌 개혁 문제가 최근 이슈가 된 상황에서 그 문제가 또 나오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경제개혁연대는 2월15일 ‘삼성의 차명주식 문제, 아직 끝나지 않아’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했다. 논평에서는 “삼성 특검 수사 결과 또는 이맹희씨의 주장과는 달리, 삼성생명의 차명주식 총계 978만1200주 중에서 엄밀한 의미의 이병철 선대 회장 상속재산은 491만4천 주뿐이고, 나머지 486만7200주는 상속과는 무관한 별개의 차명주식이다”라고 지적했다.
2008년 특검 수사 발표 이후에도 밝혔지만, 그 근거는 뚜렷하다. 삼성생명 주식은 두 차례에 걸쳐 실명 전환됐다. 1998년 644만2800주, 2008년 삼성 특검 이후 324만4800주다. 2006년 삼성생명공익재단으로 이전된 고 이종기 회장(이병철 회장이 사위) 명의의 주식 9만3600주까지 합치면 총 978만1200주(2010년 액면분할 이전 기준)가 차명주식 수다.
이 가운데 적어도 486만여 주는 이병철 회장이 숨진 이후에 만들어졌다. 삼성생명은, 1987년 11월 이병철 회장이 숨진 이후인 1998년 9월에 유상증자를 했다. 이때 신세계와 제일제당(현 CJ)이 각각 보유한 지분 29%, 23%이 절반인 14.5%, 11.5%로 줄어들었다. 이때 감소한 지분 26%가 새롭게 만들어진 차명재산인 셈이다. 주식 수로는 당시 유상증자 이전 발행주식 총수의 26%인 486만7200주로 추정된다.
이를 두고 김용철 변호사는 저서 에서 “특검이 차명으로 관리돼온 삼성생명 지분을 모두 이건희 몫으로 인정하면서, 도둑에게 장물을 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건희는 ‘유상증자→법인주주의 실권→제3자 명의로 총수가 실권주 인수’라는 방식을 취한 셈인데, (중략) 이건희의 외아들 이재용이 재산을 불린 수법과 쏙 빼닮았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도 논평에서 “이 사안이 한 집안 내부의 문제로, 또는 언론의 가십성 기사로 끝날 일은 결코 아니다”라며 “국세청은 삼성 특검이 제대로 밝히지 못한 삼성그룹 차명재산의 성격과 조성 재원 등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정하고,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상속세 및 증여세 등을 빠짐없이 부과·징수하여 조세정의를 실현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참고 문헌: (김용철 지음, 사회평론 펴냄), (이맹희 지음, 청산 펴냄), (이병철 지음, 중앙일보사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