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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5일 일요일

지주회사 뒤에서 재벌은 씨익 웃는다


이글은 한겨레21 2013-05-06일자 제959호 기사 '지주회사 뒤에서 재벌은 씨익 웃는다'를 퍼왔습니다.
[표지이야기] 지주회사=투명한 지배구조’라는 인식 아래 ‘경제민주화’ 국정철학에 호응한다며 호들갑… 마법의 공식 따라 지분 확보하고 나면 총수 지배력 확대되고 승계에 유리, 한국 재벌의 본질 더 선명해져

자발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선택하는 재벌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22일 10대 재벌에 꼽히는 한진그룹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10여 일 뒤인 4월8일에는 재계 순위 50위권인 한솔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의 탈바꿈을 선언했다. 이 그룹들은 “지배구조를 더 투명하게 하고 경영 효율성도 높이기 위해서”라고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이유를 밝혔다. 반응은 뜨거웠다. 일부 언론사들은 재벌들이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국정 철학에 부응하기 위한 결단을 내렸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주식시장에서는 한동안 핵심 계열사들의 주가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언론과 시장이 이처럼 호응하고 나선데는 ‘지주회사=투명한 지배구조’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지주회사 체제에선 순환출자 구조를 가진 재벌들이 보여왔던 탐욕이 관리되고 편법·불법 행위가 통제될 거라는 기대가 있는 것이다. 실제 지금까지 지주회사 체제가 재벌들의 지배구조를 얼마나 투명하게 바꿔냈는지 ‘지주회사 체제 신화’를 들춰봤다. _편집자


지주회사제도는 원래 경제민주화와 대척점에 있었다. 1987년 전두환 정권이 뒤늦게 재벌의 독주를 막겠다며 꺼내든 ‘경제력집중 억제정책’에 출자총액제한제도 실시와 함께 지주회사의 설립·전환 금지가 포함됐을 정도다. ‘재벌 인큐베이터’ 역할을 자처한 군부정권의 눈에도 총수가 적은 자본으로 다단계 계열사를 구축·장악할 수 있게 해주는 지주회사제도는 부작용이 크다고 인식됐던 탓이다. 그 뒤 21개 지주회사가 차례로 정리되면서 1995년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그랬던 지주회사제도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다시 허용되기에 이른다. 자본시장이 개방된 상태에서 외국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고 부실한 계열사를 정리하려면 지주회사제도가 필요하다는 재계의 요구를 김대중 정부가 제한적으로 받아들인 결과다. 경제위기를 틈타 재벌이 지주회사제도를 부활시킨 셈이다.

계열사 간 평균 출자 단계는 줄어들어

그 뒤 하나둘 설립·전환된 지주회사는 2012년 9월 기준으로 115개(금융지주회사 12개 포함)에 이른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은 자회사의 지배를 목적으로 하되, 자회사의 주식을 자산의 50% 이상 보유하고 있으면 지주회사로 규정한다. 63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대기업집단) 가운데 22개 대기업집단이 1개 이상의 지주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SK·LG·GS·두산·LS·CJ 등 6개 대기업집단은 아예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순환출자 구조 어딘가에 지주회사를 두고 있는 데 그치지 않고 주력회사를 지주회사 체제 안에 끌어들인 경우를 뜻한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대기업집단은 2006년 4곳, 2007년 6곳, 2008년 7곳, 2009년 10곳, 2010년 13곳, 2011년 14곳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주회사로 변신한 대기업집단에 나타난 긍정적 변화도 있었다. 계열사 간 출자 관계가 물고 물리며 얽히고설킨 순환출자 구조와 달리, 지배구조가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 같은 수직적인 구조로 단순화된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내놓은 ‘2012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 및 소유지분도에 대한 정보공개’ 보고서를 보면 농협을 제외한 14개 대기업집단의 경우 계열사 간 평균 출자 단계는 3.23단계로, 일반 대기업집단(5.0단계)보다 적었다. 지주회사(자회사)는 자회사(손자회사) 외 국내 계열사에 출자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상 규제에 따른 것이다. 신석훈 한국경제연구소원 부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순환출자 구조보다 계열사 간 출자 관계가 정확히 눈에 보인다. 그래서 정부가 (불공정행위 등을) 감시하기도 편하고, 각 계열사의 책임도 강화된다. 출자 단계 감소로 오너가 그룹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도 투명성을 높인다.”

효과는 여기까지다. 애초 우려한 것처럼 지주회사 체제를 선택한 대기업집단에선 재벌 총수의 영향력이 오히려 강화됐다. 총수가 있는 14개 지주회사 체제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전체 계열사의 자본금 가운데 총수·친족·임원·계열사 등이 보유한 주식 지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66.3%(2012년 4월 기준)로, 총수가 있는 43개 대기업집단 평균(56.11%)을 크게 웃돌았다. 지주회사 체제에선 총수의 우호 지분이 더 많은 만큼 그룹에 미치는 총수의 입김이 더 세다는 의미다. 2009년 60.81%(11개 대기업집단)에서 3년 만에 5%포인트 이상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총수의 지배권이 빠른 속도로 확대돼온 셈이다.
총수의 지배권과 함께 소유권도 강화됐다. 지주회사 체제의 재벌 총수들이 일반 재벌에 비해 그룹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지주회사 체제의 재벌 총수 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9.73%(2012년 4월 기준)로, 다른 재벌 총수 일가 평균(4.17%)보다 2배 이상 높았다. 2009년(8.40%·11개 대기업집단)과 비교해서도 지분이 다소 늘어났다. 그럼에도 여전히 총수 일가의 지분은 그들이 누리는 지배권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0.6%에 불과하지만 내부지분율은 50.18%에 달했다. 1%도 안 되는 지분으로 그룹 절반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LG(총수 일가 지분율 3.91%, 내부지분율 42.91%), 두산(3.69%, 59.39%), CJ(5.95%, 73.67%) 등도 총수 일가 지분과 영향력 사이에 큰 격차가 존재했다.


» 재벌들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총수의 소유권·지배권·경영권은 더욱 강화됐다.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의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 한겨레 강창광


지주회사 체제로 들어온 재벌의 경우 경제력 집중 문제가 더 악화됐다는 실증적인 분석 결과도 있다. 경제개혁연구소가 2010년 내놓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과연 기업집단의 소유·지배 구조 개선을 가져오는가’ 보고서가 대표적이다. 보고서에는 당시 온전한 지주회사 체제이던 6개 재벌(SK·LG·CJ·LS·두산·한진중공업)을 분석한 결과, 모두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 총수 일가의 소유권(총현금흐름권 비중)과 지배권(총지배권 비중)이 소폭 상승했다고 쓰여 있다. 총수 일가가 그룹의 지분을 더 많이 소유하게 됐고 지배력도 더 강화됐다는 의미다. 특히 두산·LS·한진중공업은 보유한 지분에 비해 더 많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소유와 지배 간 괴리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당시 보고서를 작성한 김우찬 고려대 교수(경제개혁연구소 소장)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곧바로 소유·지배 구조의 개선을 가져온다는 가설에는 중대한 오류가 있다. 소유구조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도입한 지주회사제도가 오히려 지배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며 총수 일가의 소유권과 지배권이 동시에 강화된 데는 재벌들만의 비결이 있다.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여러 방식 중에서도 자신은 돈을 거의 들이지 않으면서 지배권을 확장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해온 것이다. ‘자사주 취득-인적 분할-주식 교환’이 마법의 공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SK그룹이다. SK(주)는 2007년 7월 사업 부문인 SK에너지를 떼어내고 순수지주회사로 변신하기 전에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17.3% 취득했다. 그 뒤 예정대로 SK(주)가 SK(주)와 SK에너지로 인적 분할되자, SK(주)는 이 지분만큼 의결권이 있는 SK에너지 주식을 배정받게 된다. 이때 최태원 회장의 직접적인 지배로 지주회사 노릇을 하던 SK C&C에도 보유하고 있던 SK(주) 주식(11.2%)만큼 SK에너지 주식이 배정된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에게는 지주회사가 될 SK(주) 주식만 필요하고 사업자회사인 SK에너지 주식은 쓸모가 없자, SK에너지 주식과 SK(주)가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맞교환한다. 그 결과 SK C&C를 통해 최태원 회장 일가가 행사할 수 있는 SK(주)의 주식은 25.4%로 증가한다. SK(주) 자사주까지 고려하면 최태원 일가가 SK C&C를 통해 주무를 수 있는 SK(주)의 의결권 있는 지분율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직전 14.7%에서 넉 달 만에 32.1%로 불어나게 된 것이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이렇게 지적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만으로도 최태원 회장 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율이 2배 넘게 증가했다. 여기에 총수 일가가 들인 돈은 전혀 없다. 이것이 지주회사 전환의 목적이자 결과이다.”

한진그룹이 전환을 서두른 이유

LG·CJ·한진중공업·코오롱 등 대부분의 재벌이 이 공식에 따라 지주회사 체제로 편입됐다. 총수의 지분율이 낮아 늘 경영권 방어에 신경 써야 하는 한국 재벌들에겐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무자본으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묘수’가 돼왔던 셈이다. 최근 지주회사 체제로의 변신을 발표한 한진그룹과 한솔그룹 역시 인적 분할 방식의 지주회사 설립을 예고한 만큼, 이 공식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며 총수의 지배권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성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진그룹의 경우 조양호 회장은 현재 (순환출자 구조에서 지주회사 격인) 한진의 지분을 6.9%만 들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새로운 지주회사가 될) 한진칼홀딩스의 지분을 시장에서 경영권 방어에 안정적인 기준으로 평가받는 30%까지 늘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체제에선 재벌이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작업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여러 계열사의 지분을 쪼개서 물려주는 대신 지주회사 지분만 주더라도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권을 넘겨줄 수 있는 까닭이다. 게다가 대개 지주회사는 사업을 하는 자회사보다 기업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지분을 넘겨주면서 증여세도 아낄 수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주회사 전환을 서두르는 데는 조현아 대한한공 부사장 등 삼남매에게 경영권을 효율적으로 승계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들 남매는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 지분을 아직 각각 0.1% 정도밖에 취득하지 못한 상태다.
더 효과적인 방식도 있다. 총수가 적은 비용으로 자녀에게 종자기업을 차려준 뒤 계열사의 일감 밀어주기를 통해 덩치를 키운다. 그 뒤 지주회사를 만들어 종자기업 밑에 두면 끝이다. 증여세를 거의 내지 않고도 그룹을 통째로 물려받는 방식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의 설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생명을 합법적으로 승계했다고 하면 엄청난 증여세를 내야 했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라는 종자기업을 활용해 이재용 부회장이 증여세도 거의 안 내면서 삼성생명을 승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지주회사 체제에서도 이게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행법상으로는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총수의 직접 지배를 받는 종자기업을 지주회사 위에 얹어 자녀가 그룹 전체를 지배하게 하는 편법적 승계를 막을 방법이 없다.”
지주회사제도를 다시 허용한 데는 지주회사의 소유는 총수가 하되 계열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자율적으로 하게 두자는 목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 역시 현실화되지는 못했다. 대부분의 재벌 총수들은 민주적 지배구조를 정착시키기는커녕 확대된 소유권·지배권을 바탕으로 ‘1인 지배’를 공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재벌 중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LG그룹이다. 구본무 회장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전 LG화학과 LG전자의 대표이사 회장에서 2003년 지주회사 탄생 이후 (주)LG의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 회장에 올라선 뒤 LG전자 등 주력 계열사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운 동의대 교수는 ”LG를 보면 지배구조가 외형적으로는 단순·투명해졌지만 구본무 회장의 1인 체제가 강화됐다는 점에서 지배구조의 실질적인 지각변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무늬만 달라졌을 뿐 ‘개인화된 지배구조’라는 한국 재벌의 본질은 더 선명해졌다”고 꼬집었다.

7월 시행 ‘일감 몰아주기’ 과세 회피 수단

최근엔 재벌들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고려할 유인이 하나 더 늘었다.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과세를 회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지주회사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기업의 편법적인 부의 증대를 막기 위해 친족관계 등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으로부터 전체 거래의 30% 이상 일감을 받은 수혜 법인의 지배주주와 친족 등을 대상으로 증여세를 부과하기로 한 상태지만, 과세 특례조항에 따라 지주회사는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특례조항으로 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는 최대주주와의 특수관계에서 제외되는 만큼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따라서 지주회사 설립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지주회사 체제가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총수의 위상만 높여준 데는 ‘경제력 집중’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완충해줄 만한 안전장치가 지속적으로 해제된 영향이 컸다. 쉽게 그룹 지배력을 높이길 원했던 재벌들이 규제 완화의 단골 메뉴로 ‘지주회사 규제 완화’를 요구하면, 정부는 국민적 지탄을 받는 순환출자 구조보다 지주회사 체제가 낫다는 판단에 따라 규제를 풀어주며 지주회사 체제로의 편입을 독려해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의 지분율 요건은 50%(상장사 30%) 이상에서 현재는 40%(상장사는 20%)까지 낮아지고 애초 금지됐던 손자회사와 증손회사의 설립이 부분 허용되면서 지주회사 체제에서도 순환출자 구조처럼 다단계 계열사 확장이 가능해졌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지주회사가 (자회사가 상장사인 경우) 20%로도 자회사를 보유할 수 있게 해준 건 재벌들에 피라미드식 다단계 출자 구조를 만든 뒤 가공 의결권을 행사하라고 합법적인 수단을 쥐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거미줄 같은 계열사 출자, 적은 자본으로 많은 자산을 통제할 수 있게 하는 지금의 지주회사제도는 순환출자 구조와 별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는 박근혜 정부도 재벌에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독려하기는 마찬가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4월24일 업무보고에서 경제민주화 구현 방안의 하나라며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 허용-특정 기준 이상이면 중간금융지주 설치 의무화’를 내걸었다. 재벌에 특혜를 주는 예외조항이 경제민주화 정책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여기에 최소한의 규제는 더욱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4월4일 30대 그룹 사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하는 규정을 완화해달라”는 재계의 요구에 ‘긍정적 검토’를 약속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국회가 추진 중인 경제민주화 법안에 제동을 걸었다. 박근혜 정부는 지금도 경제력 집중 우려가 큰 지주회사제도의 관련 규제를 더 완화해 재벌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신화를 깨라

최정표 건국대 교수(경제학)의 지적이다. “지주회사제도의 원조인 미국에선 대부분 지주회사가 자회사를 하나의 부서처럼 100% 소유한다. 지주회사의 장점은 취하되, 다른 주주들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효율적으로 경영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한국 재벌은 적은 지분으로 더 강하게 그룹을 장악하기 위해 지주회사로 옮겨가고 있다. 적절한 규제가 없는 지주회사제도는 재벌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를 극대화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지주회사 체제에 대한 신화를 깨지 않고선 재벌 개혁도 경제민주화도 신화에 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2012년 7월 22일 일요일

공기업 부채비율 200% 돌파, 집단파산 위기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07-22일자 기사 '공기업 부채비율 200% 돌파, 집단파산 위기'를 퍼왔습니다.
MB정권, 차기정권에게 천문학적 부채만 승계할 판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 부채가 눈덩이처럼 계속 불어나고 있다. 특히 공기업의 경우 부채비율이 200%를 돌파하면서 집단적으로 부실화하면서 결국 국민의 조세부담 급증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22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자금순환표상 일반정부와 비금융 공기업의 부채 잔액은 총 842조2천650억원으로 1년 전 766조7천284억원보다 9.9% 늘었다. 

공공부문 부채는 지난해 4분기 말보다는 39조6천21억원 늘어 석 달 만에 40조원 가까이 늘었다.

일반정부 부채는 올해 1분기에 455조3천367억원으로 1년 전보다 9.6% 늘었다. 

금융공기업을 제외한 공기업 부채(지분출자·직접투자는 제외)는 386조9천238억원으로 1년 새 10.2% 늘었다.

이로써 공공기관 부채비율(부채/자본)은 2010년 165.1%에서 지난해 196.9%로 급증한 데 이어 1분기에 200%선마저 돌파했다. IMF사태후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기업은 구조조정이 시급한 부실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LH(토지주택공사)의 경우는 무려 500%에 달하고 있다.

공기업 부채가 급증하는 것은 MB정부가 발등의 불인 물가폭등을 막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전기료 등 공공요금을 억누르면서 채산성이 악화하고, 정부가 4대강사업 등 국책사업을 편법적으로 공기업에 떠넘기면서 공기업들이 소요자금을 기업어음(CP)과 공사채 발행 등으로 마련한 결과다. 현재 공기업의 원가보상률은 전기가 87.4%, 가스 87.2%, 도로 81.7%, 철도 76.2%, 수도 81.5%에 그치고 있다.

부채가 폭증하면서 공기업의 자금사정도 급속 악화되고 있다. 특히 단기자금인 공기업 CP 잔액은 10조2천6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1.6% 급증해 공기업들이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공기업 CP분기별 잔액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올해 1분기가 처음이다. 

종전 최고치는 미국발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1분기에 9조6천676억원이었다. 공기업들이 현재 미국발 금융위기때보다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의미다.

반면에 민간기업의 부채 증가율은 정부와 공기업보다 크게 낮아, MB정부가 취임초부터 공공부문 혁신을 주장했으나 목소리만 컸음을 입증해주고 있다. 지분출자 등을 제외한 민간기업(비금융법인) 부채는 올해 1분기 말에 1천543조5천859억원으로 1년 전보다 5.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공기업 부채가 부실기업 수준으로 폭증했다는 것은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되면 공기업 부채가 정부 부채로 전이되면서 국민의 조세 부담이 그만큼 급증할 것임을 의미한다. "여한없이 돈을 써봤다(강만수 초대 기획재정부장관)"는 MB정권이 끝내 차기정권에게 막대한 부채만 승계하는 모양새다.

최병성 기자 

2012년 7월 11일 수요일

"이정희 때문에 입당... 재창당 수준 쇄신해야"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7-10일자 기사 '"이정희 때문에 입당... 재창당 수준 쇄신해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통합진보당 비례의석 승계받은 서기호 의원..."제왕적 대법원장제 개혁해야"

 
▲ 통합진보당 윤금순 비례대표 의원의 사퇴 건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다음 순번인 서기호 전 북부지법 판사가 의원직을 승계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트위터에 '가카 빅엿' 글을 올린 뒤 판사 재임용에서 탈락한 서기호 전 판사는 올해 3월 통합진보당에 입당했다. ⓒ 남소연

"내가 입당한 것은 이정희 대표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진보의 아이콘으로 보여준 모습에 희망을 갖고 입당했다. 심상정, 유시민 대표도 함께 하니 명실상부 진보정당의 대중화 발판이 마련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경선부정 이후 폭력사태… 승계 가능성이 나오면서 오히려 나는 더 무기력해졌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선거 문제로 당이 존폐기로에 섰을 때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정희가 왜 그래?" 했었다. 평소 젊은 정치인으로 '진보 아이돌'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그가 폭력 앞에 침묵하는 대목에선 다들 아연실색했다.

트위터에 '가카 빅엿'을 날리고 판사복을 벗은 뒤 윤금순 통합진보당 의원의 사퇴로 의원직을 승계하게 된 서기호 '국민판사'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물론 그는 이정희 대표의 추천으로 통합진보당에 입당했고 정치인이 됐지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지점과는 타협할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서 의원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와 만나 국회의원이 된 첫 심경을 토로했다. 기쁘다거나 즐겁다는 게 아니라 "무겁다". 이것이 그의 첫번째 소감이었다.

그는 "윤금순 전 의원을 비롯한 후보들과 마음 아프게 출당 조치된 조윤숙 후보에 대해서도 미안한 마음"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사퇴를 권고 받았으나 불복한 경쟁명부 비례대표 의원·후보자에 대한 제명은 "불가피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제명당한 분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법적 책임을 지자는 게 아니고 정치적 책임을 같이 하자는 것이었다, 이를 거부하니 당도 어쩔 수 없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혁신파와 당권파가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을 두고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파와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혁신파와 당권파의 조정자 역할 하고 싶다"

그는 "혁신파와 당권파의 조정자 역할을 하고 싶다"며 "어느 정파에도 소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누가 대표가 되든 활발한 소통이 가능하다, 적당히 중간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결론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서 의원의 국회 입성은 이정희 전 공동대표의 추천으로 가능했다. 통합진보당에 입당한 것 자체가 이 전 대표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 신뢰는 길게 유지되지 못했다. 서 의원은 "이 전 대표가 한 정파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학을 하는 걸 보며 실망했다"라며 "이정희 대표를 믿고 지지한 국민은 어떻게 할 것인가, 굉장히 아쉽다"고 말했다.

관악에서 발생한 여론조사 조작 사건 당시 이 전 대표를 옹호한 것에 대해서도 "구 당권파의 문제에 대해 그 때는 정확히 몰랐다"라며 "당시에는 곽노현 교육감 사건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잘못 판단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정희 대표가 지난 4년 동안 보여준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쇄신해 향후에 재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제 의원이 된 그는 대법원장제도 혁신을 준비할 예정이다. 서 의원은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선출하는 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임명하니 정치 권력의 영향을 받고, 법원장은 대법원장 눈치를 보고 판사들은 법원장 눈치를 본다"며 "대법원장 선거를 직선제 또는 간접선거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 의원은 가 처음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 '메인부터 한다'고 얘기했던 것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면서 "방송사나 일간지에서 요청이 오면 우선할 수밖에 없지 않냐는 원론적 차원이었지 매체를 차별하거나 폄하할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판사 재임용 탈락, 개인 문제뿐 아니라 법원 구조적 문제"

다음은 서기호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 오늘(9일)로서 국회의원이 됐다, 소감이 어떤가.
"지난주에 트위터,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처럼 기쁘지만은 않고 앞에 사퇴했던 윤금순을 비롯한 후보들과 마음 아프게 출당 조치된 조윤숙 후보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 판사에서 정치인으로의 변신한 계기는 무엇인가.
"판사 재임용 탈락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법원의 구조적 문제이고 판사들의 소신 판결을 가로막는 측면이 있다. 내 재임용 탈락으로 다른 판사들의 소신 발언을 규제하는 효과가 있다. 사법개혁 관점에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회운동 차원은 한계가 있다. 입법활동을 통해 구체화 될 수 있고 힘을 가질 수 있다. 마침 이정희 대표의 제안이 있었고, 총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 법사위에서 활동하게 될 텐데, 가장 먼저 뭘 하고 싶나.
"법원개혁이나 검찰 개혁이 중요하게 추진돼야 하는데, 이 부분은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개혁 추진 기구를 만들어서 충실하게 논의돼야 한다. 이는 정권교체와도 맞물려 있다. 국회 자체가 여소야대이거나 대통령이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에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당장의 성과 내기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준비하려고 한다."

- 사법개혁의 가장 큰 주안점은 어디에 있나.
"제왕적 대법원장제를 개혁해야 한다. 일단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원장 선출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대통령이 임명하다보니 정치 권력에 영향을 받게 된다. 법원장은 대법원장 눈치보고, 판사들은 법원장 눈치를 본다. 대법원장 선거를 직선제 또는 간접선거로 실시해 국민들에 의해 선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판사회의를 강화해야 한다. 내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이후 판사회의가 열려 제도 개선안이 나왔다. 판사들의 자율적인 결정을 이끌 수 있는 판사회의가 실질화 될 수 있도록 하면 소장 판사들에게 힘이 실리고 영향력도 커질 것이다."

- '국민판사'로 불렸다. 부담스럽진 않았나.
"사람들이 나에게 원하는 역할의 모델이 국민 판사다. 잘려도 걱정말고 실망마라, 국민들 편에 선 판사로 역할해달라는 격려 차원이다. 처음에는 부담스럽기도 했다. 이제 전관예우 받는 변호사로서도 활동을 못하게 돼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됐다. 평범하게 살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나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니 열심히 해야 겠다 생각했다."

- 입당을 결심했을 때와 지금의 상황이 많이 다르다. 당의 현 상황 어떻게 보나.
"내가 입당한 것은 이정희 전 대표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됐다. 이 전 대표가 4년 의정활동에서 보여준 진성정과 헌신, 진보의 아이콘으로서 모습을 높이 샀고 희망을 갖고 당에 들어갔다. 마침 심상정, 유시민 대표도 함께 하며 명실상부하게 진보 정당이 대중화될 발판이 마련됐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힘을 보태려고 들어왔는데 들어갈 때부터 삐끗했다. 비례대표 순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부터 계파별 이해관계가 부딪혔다. 당 내부 상황이 생각한 것과 달랐다. 그럼에도 당시엔 희망이 있었고, 비례대표 순번을 14번 받았지만 자부심을 갖고 총선에 임했다. 그런데 비례대표 선거를 두고 폭력 등의 사건이 발생하고 내가 승계될 가능성이 나오며 오히려 더 무기력해졌다."

- 당장 이번 주에 원내대표 및 당 대표가 선출되게 된다. 어떤 지도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보나. 혁신을 강조하는 측과 화합을 강조하는 측, 어느 쪽이 더 맞다고 보나.
"양쪽 대표 후보자의 방점이 다르긴 한데 선거 국면이니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어느 쪽 후보가 되더라도 충분히 대화로 합의점이 도출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재창당 수준의 쇄신도 필요하다. 한편으로 당이 분열되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다. 적당히 봉합하는 수준의 통합이 아니라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와 타협으로 통합되는 과정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현재는 당 내부 상황에 대해 이렇다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됐고 진보정당에서 몸담아 온 사람도 아니고 당 내부의 정파에 소속된 것도 아니다. 지금으로서는 지켜보는 단계이고 배우는 단계다."

- 강기갑, 강병기 후보자들의 의견이 나뉘는 가장 첨예한 부분은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이다. 이 부분에 대한 합의는 도출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제명 당한 분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법적 책임을 지자는 게 아니고 정치적 책임에서 총사퇴 결의가 나온 것이다. 그 부분을 위반하는 것에 대한 제명 조치 불가피했다. 의원 총회에서 또 제명을 결정해야 하는데, 제명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의총 내에서 충분히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결론이 나야 할 것이다. 강병기 후보가 대표가 되면 복당 논의가 될 텐데, 성급하게 제명 논의를 해야 하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복당은 제명 논의를 마무리 짓고 나중에 얘기할 부분이다."

- 제명 등에 대한 입장을 보면, 혁신파 쪽에 가까운 것 같다.
"내 의견은 그렇다. 그러나 나는 조정자로서 역할을 하고 싶다. 적당히 중간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합당한 결론 도출을 위해 의견 교환을 해보려고 한다. 나는 어느 정파에도 소속되지 않았다. 때문에 당 대표가 누가 되든 당 대표, 최고위원, 당직자와 활발한 소통을 할 수 있다."

- 당 밖에서 통합진보당을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던가.
"답답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정파성이 두드러지다 보니 유연성 있는 결정이 안 되고, 정파의 입장에 따라서 대결 국면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였다. 폭력사태가 가장 정점이었다. 대화와 타협이 이뤄지지 못하고 물리적으로 막는 과정들이 국민들에게 이해되지 못했다. 폭력 사태는 너무 심했다."

- 애국가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애국가가 국가라는 건 국민들 사이에서 당연한 것으로 인식된다. 애국가는 국가가 아니라는 발언은 일반 국민과의 인식 차가 너무 크다. 이석기 의원이 그런 취지가 아니라고 해명했는데, 그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종북 문제가 논란되는데 왜 하필이면 그 시점에 그런 얘기를 했나 아쉬움이 든다."

"이정희, 정파 대변에 실망... 지금이라도 쇄신해 재기하길"

- 이정희 전 공동대표의 추천으로 비례대표를 받았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나.
"부담이 있다. 그러나 한 정파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걸 보며 실망했다. 그 분이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에 일면 이해는 된다. 이 대표가 조직의 지원을 받아 정치에 입문했고, 또 당 대표가 됐다. 정파 사람을 버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정희 대표를 믿고 지지한 국민은 어떻게 할 것인가. 국민들은 이정희 대표를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국민적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로 나타났다. 굉장히 아쉽다."

- 관악에서 발생한 여론조사 조작 사건 당시에 서 의원은 이정희 대표를 옹호했었다. 지금은 어떻게 보나.
"관악 사건 당시에는 이정희 대표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컸다. 구 당권파의 문제에 대해서 정확히 몰랐다. 그 때는 총선 자체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했고 곽노현 교육감 사건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돌이켜 보니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인정한다. 이정희 대표가 당권파의 지원 하에 당 대표가 된 건 알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의 문제이고 어느 정도의 관계인 줄 몰랐다. 이정희 대표가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음을 많이 느꼈다. 다만, 이정희 대표가 지난 4년 동안 보여준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쇄신해 향후에 재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재기에는 관악 사건과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태에서 보인 문제들을 극복하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할 것이다."

- 진상조사 보고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달리 해석되는 것 같다. 1차 보고서의 경우 구 당권파가 조사에 참여하지 않아 신빙성에 문제가 제기될 수 있지만 2차 보고서는 서로가 합의한 외부위원들이 다 합류했다. 2차 보고서도 믿기 어렵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 대선 국면에서 야권연대는 필수적이라고 보나.
"야권연대는 당연히 필수적이다. 다만 지분 싸움으로 가면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야권연대의 기본은 서로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합진보당부터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어느 후보가 당선돼도 그런 요청을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주연 (ld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