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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9일 일요일

인권은 합동신문센터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글은 한겨레21 2013-05-13일자 제960호 기사 '인권은 합동신문센터 문턱을 넘지 못했다'를 퍼왔습니다.
[이슈추적] 탈북 공무원 간첩 사건 구속자 여동생이 밝힌 강압수사 실상독방 격리 후 회유·협박·폭행… 그곳의 시간은 여전히 유신시대

4월26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408호 법정, 잔뜩 주눅이 들어 방청석에 앉아 있던 26살 여성은 포승줄에 묶인 오빠 유아무개(32)씨를 보고선 울음을 터뜨렸다. 동생을 본 오빠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둘은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남매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011년부터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오빠 유씨는 지난 2월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특수잠입·탈출, 회합·통신)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탈북자로 위장해 한국에 들어와 2006년부터 수차례 밀입북하고 지난해까지 200여 명의 국내 거주 탈북자 정보를 북한 보위부 쪽에 넘겼다는 것이다. 유씨가 혐의를 줄기차게 부인하고 있는 이 사건의 핵심 증인은 뜻밖에도, 여동생이었다. 이날 법정에서는 지난 4월12일 오빠 유씨가 동생의 인신을 자유롭게 해달라며 국가정보원을 상대로 제기한 인신구제청구 심문이 열렸다. 지난해 10월, 한국에 입국한 동생은 중앙합동신문센터(이하 합신센터)로 옮겨져 6개월 가까이 사실상 구금돼 있었다. 심문이 열리기 불과 이틀 전, 국정원은 유씨는 탈북자가 아니며, 비자 없이 입국해 체류자격이 없으니 5월23일까지 출국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날 국정원 직원들과 함께 법정에 나온 동생은 선뜻 거취 결정을 하지 못했다. 아버지와 한국에 거주하는 지인 등과 전화 통화를 여러 차례 하고 나서야 국정원 직원 대신 오빠 쪽 변호인단을 따라나섰다. 4월27일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국정원 직원들로부터 폭행 및 회유, 협박을 당해 오빠가 간첩이라는 허위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국정원이 유씨 남매가 탈북자로 인정받지 못해 강제 출국당할 수 있는 재북 화교라는 약점을 악용해 이들을 간첩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오빠 유씨는 2004년 부모와 여동생을 북에 남겨두고 홀로 중국으로 건너가 제3국을 경유해 한국으로 입국한다. 그는 화교 신분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탈북 주민으로 인정받기 위해서였다. 유씨는 북한 국적을 취득하진 않았지만 아버지와 자신이 모두 북한에서 나고 자라, 자신을 중국인이라기보다는 북한 사람으로 생각해왔다고 전했다. 지난 4월29일 기자와 만난 여동생 유씨도 비슷한 말을 했다. 오빠와 함께 살기 위해 지난해 10월 그는 한국행을 택했다. 어머니가 숨진 이후 부녀는 중국으로 넘어온 상태였다. 동생 역시 북한이탈주민임을 인정받기 위해 중국 여권을 버리고 자신을 탈북자라고 신고한다.
모든 탈북자는 입국 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환 법률’(이하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법)에 따라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임시보호시설인 합신센터에 수용돼 외부와 격리된 채 조사를 받는다. 진짜 탈북 주민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절차다. 보통 2~3개월간의 조사 뒤 북한이탈주민으로 인정받으면, 하나원으로 옮겨져 사회적응 교육을 받게 된다.

» 북한이탈주민 남한사회 정착 교육시설인 하나원은 2009년에 개소 10주년을 맞았다. 당시 기념식에 참여한 교육생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들은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신원과 관련된 조사를 받은 뒤 하나원에 입소해 교육을 받는다. 한겨레 김명진 기자

“재북 화교 약점 잡아 간첩 몰이”

한국 땅을 밟은 동생도 합신센터에 수용됐다. 그가 생활한 곳은 침대와 책상, 화장실이 있는 독방이었다. 방문은 밖에서 잠글 수 있는 구조다. 자유롭게 방문을 나설 수 없고, 방 내부에는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이 설치돼 있었다. 가족과 전화를 할 수도, 만날 수도 없다. 오빠 쪽 변호인단도 동생을 찾아갔지만 접견할 수 없었다. 유씨가 재북 화교임이 드러난 건 조사 보름 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국정원은 그를 내보내지 않았다. 대신 오빠의 행적에 대한 추궁이 시작됐다.
“오빠가 여러 차례 북에 다녀왔느냐고 물어봐서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다른 증거가 있다며 왜 인정하지 않느냐, 똑바로 진술하라고 고함을 지르고 욕을 했다.” 조사 과정에서 직원이 던진 물건에 머리를 맞는 등 폭행이 있었다. 회유도 있었다. 국정원 쪽에서 “오빠도 다 자백했다. 오빠가 간첩이라고 해주면, 1∼2년만 형을 살고 나와 한국에서 같이 살 수 있게 해주겠다” “김현희(대한항공 858기 폭파범)도 간첩이었지만 우리가 도와줘 잘 살고 있다”는 등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유씨는 ‘큰삼촌’이라고 부른 국정원 직원이 건네준 내용을 자신이 손으로 쓰는 방식으로 거짓 진술서가 작성됐다고 전했다. 그는 오빠를 간첩으로 만든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 독방에서 자살을 시도한 적도 있었지만, CCTV를 보고 달려온 직원들의 만류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거짓말을 다시 번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정원 쪽에서 말을 뒤집으면 더 큰 죄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오빠도 자백했어, 오빠 간첩 맞잖아?”

수사 과정에서 유씨는 ‘오빠가 간첩’이라는 동생의 진술을 전해듣는다. 그는 동생이 두려움 때문에 거짓말을 한 것 같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다. 국정원과 검찰에 동생과의 대질을 요구했지만, 끝내 대질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합동신문 과정에서 두려움을 느낀 건 유씨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이 지난해 수도권 거주 북한이탈주민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펴낸 보고서 ‘북한이탈주민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보면, 172명(43.1%)이 ‘국정원 조사 기간에 직원의 언행에서 두려움이나 불안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지난해 이 연구 결과가 공개되자 통일부와 경기도가 경위 파악에 나선 직후, 연구원 누리집에 올려진 조사 보고서가 삭제되기도 했다.
보고서를 보면, 탈북자들은 성별로 10명 정도가 한방을 사용하다 조사 순서가 되면 개인별로 한 사람씩 독방에 들어가 조사가 끝날 때까지 나오지 못한다. 조사관은 북한에서의 출생과 성장과정·가족관계·학교·직업·고향 등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조서를 자세히 작성하며, 의심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남한에 거주한 지 1년가량 된 한 50대 여성은 이런 상황을 ‘울어봤다 웃어봤다 별 생각 다 드는 힘든 일’로 기억한다. 또 다른 40대 여성은 조사 과정에서 기합을 받기도 했다. “사람이 이야기하다보면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말을 잘못할 수도 있잖아요. 국정원 선생님이 화를 내시는 거예요. 서서 ‘일어서’ ‘앉아’ 막 이러더라고요. 죄인 취급을 하더라고요.” 보고서에는 “대부분의 심층면접 대상자들이 국정원에서의 조사 과정을 묻는 질문에 당시 일은 밖에 나가서 말해서는 안 된다는 각서를 쓰고 나왔다며, 말하기를 주저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2010년 합신센터 조사기간 180일로 연장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법 시행령을 보면, 합동신문 조사 기간은 입국한 날로부터 최장 18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국정원은 이를 근거로 동생 유씨를 6개월가량 합신센터에 수용했다. 이에 대해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는 “임시보호시설인 합신센터에서의 조사는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법에서 규정한 대로 보호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범위로 제한돼야 하는데, 유씨를 장기 구금하면서 다른 형사사건의 참고인 조사를 하는 것은 시설의 목적을 넘어선다”며 “간첩을 잡기 위해서도 필요한 적법 절차는 지켜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2010년 통일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합동신문 조사 기간을 2배로 늘렸다. 탈북자 신분조사를 강화하겠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조처에 대해 탈북자 단체들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위장 탈북자를 가려내는 문제는 조사 기법 개선 등 역량 강화로 해결해야지, 일률적으로 조사 기간을 늘리는 것은 행정 편의적 발상이라는 지적이었다. 신낙균 전 민주통합당 의원은 당시 보도자료를 내어 “조사 기간이 2배로 늘어나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되지는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며 “통일부가 조사 기간을 종전대로 돌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씨의 변호인단은 간첩 사건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소 내용을 뒤집는 사진과 증언 등을 추가로 공개했다. 공소장에는 그가 지난해 1월21일 중국에 도착한 뒤 1월22일 밤 북한으로 넘어가 아버지를 만나고 회령시 보위부 사무실에 들른 뒤 1월24일 중국으로 나왔다고 돼 있다. 변호인단은 유씨와 여동생, 아버지가 지난해 1월22일 중국 옌지에서 찍은 사진과 1월23일 노래방에서 유씨가 직접 휴대전화로 촬영했다는 여동생과 아버지의 사진을 공개했다. 노래방에는 재중동포 지인도 함께 있었다. 지난 4월29일에 만난 이 지인은 공소장에 적시된 날짜에 유씨가 북한을 다녀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동생의 진술 외 다른 참고인들의 진술은 대부분 주관적 추측이나 전언이라고 변호인단은 설명했다.
국정원은 이런 주장에 대해 “회유나 협박을 통한 사건 조작이 있었다는 것은 허위 사실이다. 민변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허위 사실 적시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월3일, 변호인단은 유씨에게 유리한 증언을 한 참고인의 직장에 국정원 직원들이 찾아왔다고 전했다. 장경욱 변호사는 “만나고 싶지 않다는 사람에 대해 이런 식으로 접촉을 시도하는 것은 공권력의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적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모든 문제는 재판에서 제기하면 된다”고 밝혔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여성 탈북자는 약자 중의 약자”라고 지적하며 “민변과 국정원이 양립할 수 없는 주장을 하는데, 둘 중 하나의 거짓말이 드러나면 법률적·정치적·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민변 사과 없으면 명예훼손 고소”

오빠 유씨는 화교라는 사실을 숨긴 채 한국에서 북한이탈주민으로 인정받아 생활해왔다. 이 부분에 대한 법적 처벌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그는 간첩만은 아니라고 했다. 지난 5월1일, 구치소에 수감된 유씨를 접견한 김용민 변호사는 “유씨가 한국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심신이 매우 지친 상태로, 간첩 누명이라도 벗어 하루빨리 아버지, 여동생과 함께 살기만을 바란다”고 전했다. 합신센터에서 나온 동생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정신과 전문의 치료를 받고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2013년 5월 13일 월요일

남양우유만 나쁘고 서울우유 등은 괜찮나요?


이글은 레디앙 2013-05-13일자 기사 '남양우유만 나쁘고 서울우유 등은 괜찮나요?'를 퍼왔습니다.
[현장편지]상한 우유 신고하자 대리점주 시켜 회유하는 서울우유 … 납품단가 후려치기 처벌, 재벌은 제외?

청와대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문제로 전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었던 남양유업 사태가 여론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지는 느낌입니다.
‘울트라 슈퍼 갑’ 현대제철에서 다섯 명의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가 휴대용 장비 하나 지급받지 못해 목숨을 잃은 사건도 금세 잊혀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그럼에도 남양유업 사태는 참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갑의 횡포와 을의 눈물을 뜨거운 화두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남양유업이라는 회사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재벌과 대기업의 탐욕에 대한 서민들의 분노가 남양유업이라는 한 우유회사로 집중되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윤창중 성추행 때문에…

그렇다면 남양유업은 나쁘고 다른 우유회사들은 괜찮을까요? 남양유업을 보면서 예전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3년 전인 2010년 7월 21일 부천 역곡역 2층 매표소에 있는 스토리웨이에서 평소 즐겨 먹는 800원짜리 종이팩 커피우유를 샀습니다. 물론 날짜를 확인했습니다. 우유를 마시는 순간 약간 냄새가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괜찮겠지 하며 삼켰습니다.
그런데 입에서 뭐가 씹혔습니다. 점심에 먹은 라면 건더기라고 생각하며 다시 우유를 한 모금 더 마셨는데, 다시 역한 냄새가 풍겨왔고, 이물질이 입 안을 맴돌았습니다.
조금 남은 커피우유를 들고 구입했던 가게로 가서 주인에게 상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주인아저씨도 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했습니다. 곧바로 본사에 전화를 걸어 제품번호를 불러줬더니, 남은 우유를 가지고 돌아가면 본사에서 찾아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기업 횡포에 대한 분노가 남양유업으로

상한 우유를 손에 들고 전철을 타고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금속노조 사무실로 왔습니다. 동료들에게 이 사실을 얘기했더니 낄낄거리고 웃으면서, 곧 우유 한 박스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화가 걸려왔고 3시까지 오시라고 했더니 다음 날 오면 안 되냐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뜨거운 여름인데 우유를 상한 채로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어떡해요, 빨리 가져가서 검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라고 했더니, 그제야 3시까지 오겠다고 했습니다. 얼마 후 어느 나이 드신 분이 우유 한 박스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그는 서울우유 홍익회대리점 점장이라고 적힌 명함을 건넸습니다.
“이런 일이 가끔씩 있었습니다. 다 대리점 잘못이고, 유통과정에서 상한 겁니다.”
“우유가 상한 원인이 생산과정인지 유통과정인지 판매과정인지 정밀검사를 해야 하는데 대리점에서 나오시면 어떡합니까?”
“고객님이 잘 몰라서 그러시는 건데, 제가 10년 넘게 일했는데 이건 모두 대리점 잘못입니다. 몸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가시면 저에게 연락주세요. 모든 치료비를 물어드리겠습니다.”
“점장님이 책임지실 일이 아닙니다. 이 우유 가지고 돌아가세요.”

대리점 사장 시켜 우유 한 박스 보낸 서울우유

본사에서 나오지 않고 대리점에게 책임을 맡긴 것에 ‘뚜껑’이 열렸습니다. 본사에 전화를 걸었더니 특수영업팀으로 연결됐습니다. 과정을 설명하고, 검사결과를 알려달라고 요구했고, 중간 진행 과정도 통보해 달라고 했습니다. 평소 웬만큼 상한 음식에도 위와 장이 멀쩡했고, 그날도 별다른 탈이 없었습니다.
품질보증팀 박 아무개 과장에게 중간 검사결과를 알리는 전화가 왔고, 7월 30일 김 아무개 과장이 전화를 걸어와 8월 2일 만나자고 했습니다. 여름휴가이기도 하고, 굳이 만날 필요가 없으며,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상한 우유의 책임을 대리점에 돌리는 원하청 불공정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회사의 공문을 보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휴가를 마치고 메일을 열어보았더니 ‘커피우유 변질 원인규명서’가 와 있었습니다. 서울우유는 “고객님께 본사 직원이 아닌 대리점 사장이 방문을 해서 불쾌하게 한 점도 정말 죄송”하다며 앞으로 본사 직원이 방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본사 과장이 만나자고 연락

답장 메일을 썼습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적었습니다. 정부까지 나서 대기업의 원하청 불공정거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마당에 서울우유를 애용하는 소비자로서 눈앞에서 명백한 불공정거래의 현장을 확인했고, 이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시정, 회사 차원의 재발방지 약속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다시 한 번 제가 당한 이번 사건에 대해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해주셔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번 일로 하청업체인 홍익회 대리점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동료들이 회사의 공식사과 문서가 안 오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습니다. 서울우유 본사 앞에서 1인 시위 하고, 집회도 하고, 언론에 알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로부터 열흘 뒤인 8월 19일 ‘서울우유 공식사과 문서’가 왔습니다.
서울우유는 그동안 우유가 상하면 대리점에게 책임을 떠넘겼을 것입니다. 대리점 사장을 시켜 우유 한 박스로 입막음을 하고 끝내왔던 것입니다. 막강한 원청회사의 힘 앞에서 아무 잘못도 없는 대리점 사장은 고양이 앞의 쥐처럼 지내온 것입니다.
그 사건 이후 서울우유가 대리점주에게 이런 횡포를 부리지 않았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남양유업 사태는 갑의 위치에 있는 회사들이 하청업체나 대리점들에게 얼마나 심각하게 온갖 부당행위와 원하청 불공정거래를 저질러왔는지 잘 보여줍니다.


씨엔엠과 협력업체의 불공정 하도급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회견 모습(사진=희망연대노조)

불공정 하도급 바로잡기는 재벌의 슈퍼갑에서부터

회사는 하청업체에 일방적 단가인하 등 불공정거래를 하지 않으며, 하청업체와의 납품단가 결정 시 원가 및 물가연동제와 집단조정제, 집단소송제를 도입한다. 회사는 평균을 초과하는 이윤의 일정액을 하청업체에 공유하는 이익공유제를 도입 시행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올해 노사 간의 단체교섭에서 사측에 보낸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에 대한 요구입니다. 현대, 기아자동차 등 ‘울트라 슈퍼 갑’이 자동차 부품회사에게 저질러온 온갖 불법, 부당행위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정부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5월 1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인하한 자동차 부품회사 서한산업에게 하도급대금 지급 명령과 과징금 5억44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1차 부품회사인 서한산업은 신규 차종에 대한 부품 수주에 실패하자 2009년 8월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인하하고 이를 소급해 적용했습니다.

완성차는 놔두고 부품사만 족치는 정부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부당하게 감액한 하도급대금 및 지연이자 2억9200만원을 지급하도록 하고, 과징금 5억4400만원을 부과하며 “앞으로 대기업과 1차 협력사는 물론 2차, 3차 협력사 간의 부당 단가인하 및 감액 행위에 대해서도 직권조사 확대 등 감시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노동자들은 서한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수법은 바로 현대와 기아차가 수년 간 저지른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범죄의 원흉인 현대기아차는 손도 대지 않고 있습니다. 깡패 두목은 놔두고 똘마니만 잡아 족치고 있는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남양유업이 저지른 범죄행위가 다른 회사들에도 있었는지 확인하고, 서한산업에 대한 조사와 똑같이 현대와 기아차를 조사해서 처벌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게 무리한 요구입니까?

By 박점규

2013년 4월 29일 월요일

“국정원서 6개월 감금에 폭행·회유 거짓 증언, 큰삼촌이 살붙여 완성”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4-29일자 기사 '“국정원서 6개월 감금에 폭행·회유 거짓 증언, 큰삼촌이 살붙여 완성”'을 퍼왔습니다.

‘간첩조작 의혹’ 탈북 화교 공무원 여동생 주장 파문
국정원 “참고인 다수 증거 확보…폭행 등 사실 아냐”


* 큰삼촌 : 국정원 직원



이른바 ‘탈북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핵심 증인이 국가정보원에 의해 6개월간 불법 감금된 채 폭행 및 회유·협박을 당하고 거짓 증언을 강요받았다는 주장([한겨레] 27일치 6면)이 추가로 나왔다.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다 지난 2월 간첩 혐의로 구속 기소된 탈북 화교 유아무개(33)씨의 여동생인 유아무개(26)씨는 28일 (한겨레)와 만나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합신센터)에서 오빠의 간첩 혐의에 대해 조사받을 때 ‘큰삼촌’이라 불리는 (국정원) 직원이 제목이 쓰여 있는 종이를 건넸다. (내가) 거짓 증언을 대충 간단하게 쓰면 ‘큰삼촌’이 구체적으로 살을 붙여 컴퓨터로 쳐서 프린트해서 줬고, 그걸 보고 다시 (내가) 손으로 쓰는 식으로 증언이 완성됐다”고 털어놨다.

유씨는 또 “앞서 합신센터 조사반들이 오빠의 간첩 혐의를 표로 만들어 하나하나 인정하게 했고, 그러고 나서 큰삼촌 등 서울의 국정원 직원들이 와서 다시 이야기(오빠의 간첩 혐의)를 만들어갔다. 큰삼촌을 만난 지난해 12월 중순까지는 하루 4시간씩밖에 재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의 폭행·협박·회유 사실도 폭로했다. 유씨는 “(국정원) 직원이 머리를 때리고 몸을 차기도 했다. 협조하지 않으면 추방해버리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또 “(국정원) 직원들이 오빠의 진술서라는 서류를 읽어주며 ‘오빠가 간첩활동을 했다’고 인정하라고 압박해 항변했지만, ‘오빠가 다 자백했다’는 (국정원 쪽) 말에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국정원 쪽이 ‘너만 인정하면 오빠가 1~2년만 형을 살고 한국에서 둘이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여동생 유씨를 불법 구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씨는 지난해 10월30일 제주도로 입국해 합신센터로 옮겨졌다. 국정원은 조사 보름 만에 유씨가 재북 화교 출신임을 확인했지만, 6개월간 합신센터에 구금한 채 간첩 사건의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중국 국적인 경우 ‘합동신문센터 보호(수용) 대상’이 아니다. 유씨는 구금돼 있는 동안 중국에 있던 아버지와의 연락은 물론 변호사 접견도 허용되지 않았다. 유씨는 26일 풀려났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꾸린 유씨의 공동변호인단은 “검찰의 공소사실은 여동생의 진술에 모두 기대고 있다. 오빠 유씨가 무죄임이 확실해졌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보도자료를 내어 “여동생 유씨의 진술에 따라 수사를 시작했지만 오빠 유씨의 주거지·사무실 압수수색 및 동향 탈북자 50여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서 다수의 증거를 확보했다. 폭행 등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2013년 1월 19일 토요일

4대강 반대 교수 “국정원이…” 폭로


이글은 경향신문 2013-01-18일자 기사 '4대강 반대 교수 “국정원이…” 폭로'를 퍼왔습니다.

[인터뷰]“권도엽 국토해양부 1차관이 1급 고위 공무원 자리 제안”


4대강 사업을 반대해온 박창근 관동대 교수(52)가 정부로부터 회유와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18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 반대활동을 하던 2008년 5월쯤 당시 권도엽 국토해양부 1차관이 ‘4대강 사업에 대해 같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1급 고위 공무원 자리를 제안했었다”고 말했다. 

현재 국토부 수장을 맡고 있는 권 장관(60)과 박 교수는 서울대 토목공학과 선후배 사이다. 4대강 사업은 국토부 2차관 소관이었으나 권 장관이 학연을 통해 박 교수 회유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당시 권 차관에게 ‘그동안 해 온 (4대강 반대) 활동이 있는데 엎어버리고 갈 수 없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박 교수가 4대강 전구간에 대한 일제 조사를 준비하던 지난해 초에도 만남을 요청했다. 당시 권 장관을 대면한 자리에서 박 교수는 시민단체와 정부가 4대강 보를 공동조사하고 4대강 보 건설현장 주변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의 신변보장을 제안했으나 권 장관은 즉답을 피했다고 한다.

박 교수는 또 국가정보원이 자신이 위탁받은 연구 용역을 뒷조사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에 연구 용역을 의뢰한 지방자치단체나 준정부기관에 국정원 직원이 찾아가 연구비 지급 내역 등 관련 자료를 챙겨 갔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용역을 맡긴 다수의 지자체나 기관에서 ‘교수님 자료를 국정원이 가져갔다’는 전화를 걸어와 국정원이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비 도용 등 문제가 있는지를 캐내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