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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0일 목요일

대구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블랙리스트’ 나왔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29일자 기사 '대구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블랙리스트’ 나왔다'를 퍼왔습니다.

아동학대·비리 폭로한 교사들 재취업 막아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어린이집 보육교사 ‘블랙리스트’가 대구에서 발견됐다. 지역 민간어린이집연합회 차원에서 만들어져 어린이집 원장들에게 유포된 것으로 추정돼 파장이 예상된다.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이 아동 학대와 비리를 폭로하는 교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재취업을 어렵게 하는 바람에 어린이집의 문제가 밖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우리복지시민연합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본부는 29일 “대구 달서구지역 전체 민간어린이집 원장에게 특정 보육교사의 재취업을 막는 블랙리스트, 일명 살생부 명단이 전자우편으로 발송된 것을 확보했다. 30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한겨레) 취재 결과, 지난해 7월께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문서는 ‘2013년도 신입 교사 채용시 참고하면 좋을 듯’이라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어 ‘연합회 결정에 따라 아래 사항을 올린다’고 밝힌 뒤, 대구시 달서구 ㄹ어린이집에서 지난해 4월 보육교사 5명이 무단결근한 일이 있었다는 설명이 나온다. 또 이 보육교사 5명을 상대로 지난해 5월 업무방해와 관련해 고소했다는 내용도 들어있으며, 최아무개(38·여)씨 등 해당 보육교사 5명의 이름과 생년월일, 간단한 경력사항 등이 쓰여있다. 이름 중 한글자는 삭제 처리했지만, 어린이집 원장이라면 생년월일과 경력사항만 보면 보육교사 신원을 알 수 있는 정도의 정보다.또 ‘그외 주의 요구’라며 김아무개(37·여)씨 등 다른 보육교사 2명도 명단에 포함돼 있다. 문서 마지막에는 “문제 일으킨 교사 올려주시면····”이라고 쓰여있다. 이 글은 달서구지역 어린이집 원장들에게 보내졌으며, 보낸사람에 ㅇ씨의 이름이 쓰여있다. ㅇ씨는 달서구 민간어린이집연합회 간부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ㅇ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이 문서의 내용처럼 실제 지난해 4월 대구시 달서구 ㄹ어린이집에서는 보육교사 5명이 동시에 출근하지 않았던 일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달 ㄹ어린이집 ㄱ원장은 이 보육교사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지난해 10월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해당 보육교사들은 “당시 어린이집 평가인증을 준비하던 중 ㄱ원장이 20ℓ 용량의 쓰레기봉지에 들어있던 김밥 재료들을 먹으라고해서 함께 어린이집을 그만뒀다”고 주장하고 있다.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블랙리스트가 실제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린이집에서 이뤄질 수 있는 아동학대나 각종 비리를 보육교사가 제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는 29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제 40조(취업방해의 금지) 위반 혐의로 달서구 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 ㄱ씨 등을 고발했다.이에 대해 ㄹ어린이집 직원은 “보건복지부 직원과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더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달서구 민간어린이집연합회장 ㄱ씨의 입장을 듣기위해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2013년 4월 26일 금요일

대학가에서도 전관예우?


이글은 시사IN 2013-04-26일자 기사 '대학가에서도 전관예우?'를 퍼왔습니다.
대학이 정·관계 인사들의 ‘재취업’으로 붐빈다. 정·관계 인사들은 쉬는 동안 ‘프로필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다. 대학 역시 이들의 인맥을 활용할 여지가 생긴다.

그는 학생들에게 자기 세대가 누린 것들에 대해 여러 번 미안해했다. “행운과 혜택을 누려왔던 세대로서 미안합니다. 허락한다면 여러분들과 가까이 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고자 합니다.” 4월9일 오후 5시,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5층 국제회의실. 안대희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대선 이후 100여 일 만에 대외 활동에 나섰다. 안 전 위원장에게는 그간의 ‘계급장’ 대신, 석좌교수라는 직함이 새로 붙었다. 그는 이날 학생 40여 명 앞에서 ‘법학과 법학도의 미래’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국민 검사’로, 대법관으로 살아왔던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였다. 

강의를 마치고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안 전 위원장은 “대선 이후 여의도 쪽으로는 한강 다리도 건너지 않았다. (선거에 승리했으니) 내 할 일은 다했다”라며 정치권과 선을 그었다. 그는 여의도에 간 게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도와 정책의 쇄신을 위해 갔기 때문에 떳떳하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한 세력의 편에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부담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학기 동안 몇 차례 더 특강을 열고, 다음 학기부터는 정규 강의를 맡을 예정이다. 

ⓒ시사IN 조남진 건국대 석좌교수로 임명된 안대희 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이 4월9일 특강을 하고 있다.


안 전 위원장은 이날 특강에서 법조계의 ‘전관예우’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하지만 ‘전관예우’는 법조계에만 만연한 일은 아니다. 대학가에서도 전관예우로 의심받을 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석좌·특임·초빙 교수 등 ‘비전임 교수’로 임용받는 정·관계 인사들이 줄을 잇는다. 예전의 ‘정치 백수’ 혹은 퇴임 관료들이 주로 외국행을 택했다면, 요즘은 대학교수직으로 ‘재취업’해 가르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난 한 달, 언론에 이름이 오른 인사만 해도 줄잡아 10여 명이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에는 안 전 위원장 외에도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이름을 올렸고,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부산대 사회과학연구원 석좌교수로 위촉됐다.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로, 박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유엔평화학과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로 ‘고급 도시행정 세미나’ 강의를 맡았고,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은 가천대 경영대학 글로벌경영학트랙 석좌교수로 ‘지성학’ 강의를 시작했다. 

비전임 교수 임용 기준 모호 

 
정치인뿐 아니라 고위 관료들도 대학가로 향하고 있다. 정동기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은 한양대 정책대학 석좌교수로,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성균관대 공과대학 석좌교수에 이름을 올렸다.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용부가 전액 출자해 설립한 한국기술교육대 석좌교수로 임용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장차관과 1급 이상 고위 공직자의 경우 2011년 고위공직자윤리법이 개정된 후 대학행이 급속히 늘었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경력과 경험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경험을 후학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점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굳이 교수 직함을 주지 않아도, 충분히 특강 형식 등으로 소화할 수 있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의 말이다.  
 
김 연구원은 이 같은 현상이 정·관계 인사들과 학교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생기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정·관계 인사들이 주로 대학에서 맡는 비전임 교수는 전임 교수처럼 강의나 연구에 대한 압박이 없어 정치권에서 부르면 즉시 학교를 떠날 수 있다. 또한 쉬는 동안 교수직이라는 ‘프로필 관리’도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대학도 손해 볼 일은 없다. 대외적으로는 홍보 수단이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대학에 유리하도록 정부에 입김을 넣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이 다시 정·관계에 진출하면 대학 처지에서는 ‘연줄’이 생기니 더 좋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에 입각한 인사 중 남재준 국정원장(서경대 군사학과), 서남수 교육부 장관(경인교대 교육대학원),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동아대 국제관광학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건양대 군사학과) 등이 정·관계에 있다가 석좌교수를 거쳐 다시 공직에 진출한 사례다.   
정·관계에서 대학으로 간 인사들. 왼쪽부터 박희태 전 국회의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김종인 전 위원장, 박진 전 의원, 오세훈 전 시장, 나경원 전 의원.


비전임 교수를 임용하는 기준이 ‘기타 총장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한 자’ 따위로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비전임 교수 임용은 통상 각 대학의 내규로 운영된다. 대학으로서는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 없이 정·관계 인사들을 영입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석좌교수의 경우 학문적 성과가 높은 교수에 대한 예우로, 연구 활동에 전력할 수 있도록 하는 명예로운 자리지만, 정·관계 인사들이 한 자리씩 꿰차면서 ‘헐값’이 됐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된 사례는 박희태 전 의장이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임용된 박 전 의장은 이른바 ‘돈봉투 사건’으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가 지난 1월 특별 사면됐다. 사면된 지 3개월도 안 되어 대학으로 돌아온 박 전 의장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학교 안팎에서 터져나왔다. 건국대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노동조합은 지난 3월8일 박 전 의장의 임용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건국대 홍보실 관계자는 박 전 의장의 특강 일정이 곧 잡힐 예정이라고 했다. “바깥에서 보는 것처럼 큰 논란은 아니다. 학교 내부적으로는 (논란이) 일단락됐다.” 이 관계자는 건국대에 있는 진보적 학자를 예로 들며 “대학은 자유롭고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는 곳이고, 보수 쪽 인사가 들어왔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예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직을 맡아 ‘고급 도시행정 세미나’ 과목을 강의한다. 오 전 시장의 임용을 두고도 일부 교수들이 임명 철회 서명을 받는 등 한양대 역시 진통을 겪고 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장 재임 중 남긴 막대한 재정 부담, 처치 곤란 전시성 행정을 해온 분이 무얼 가르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한양대 홍보팀 관계자는 “공공정책대학원은 일반대학원이 아니라 특수대학원으로, 해당 학문에 대한 실무 경험이 있는 분들이 주로 듣는 수업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수강생들로부터 오 전 시장 임용에 대한 요청이 있었고, 때마침 오 전 시장이 귀국하는 등 시기가 잘 맞아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들의 처우는 어떨까? 각 대학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급여와 관련해서는 대개가 ‘대외비’였다. 관계자들은 “돈이 아쉬운 분들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하며, 대략적인 수준만을 귀띔해줬다. 박희태 전 의장의 경우 무보수 명예직으로 임용됐고, 안대희 전 위원장 역시 소정의 특강료만 받는다고 밝혀왔다. 오 전 시장은 1년 단위 계약직 교수로 시간강사보다는 좀 더 높은 강의료가 책정됐지만, 학점당 강의료를 받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빙교수에 위촉된 나경원 전 새누리당 의원 역시 원칙은 무보수지만, “강의를 할 경우 기존 규정에 따라 강사료를 지급할 수는 있다”라고 알려왔다. 현재까지 나 전 의원의 강의 스케줄은 정해지지 않았다. 

장일호 기자  |  ilhostyle@sisain.co.kr

2013년 3월 23일 토요일

국세청 출신 55명 ‘10대 로펌’에 재취업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3-22일자 기사 '국세청 출신 55명 ‘10대 로펌’에 재취업'을 퍼왔습니다.

김앤장 14명·태평양 11명 등
40명 퇴직 2년 안돼 로펌행
“세무 업무 공정성 해칠 우려”

10대 로펌에 근무하는 전직 국세청 공무원이 55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진보정의당의 박원석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대형 로펌 출신을 잇달아 중용하면서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을 계기로 김앤장과 태평양 등 10대 로펌에서 고문이나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 중인 전직 국세청 공무원을 확인한 결과 55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발표했다.로펌별로는 김앤장이 14명으로 가장 많고, 태평양 11명, 율촌 10명, 충정 6명, 광장 5명, 세종 5명 등의 순이었다. 로펌에 근무중인 전직 국세청 공무원 중에는 국세청장, 국세청 차장, 지방청장, 세무서장 등이 망라돼 있다. 김앤장에는 서영택 전 국세청장(전 건설부 장관), 허병익 전 차장, 최병철 전 국제조세관리관, 홍철근 전 국제조세관리관이 근무하고 있다. 태평양에는 이건춘 전 국세청장(전 건설부 장관)을 비롯해 오대식 전 서울청장, 조홍희 전 서울청장이 활동하고 있다. 정병춘 전 국세청 차장은 광장에, 김창환 전 부산청장은 화우에, 노석우 전 대정청장과 윤종훈 전 서울청장은 바른에서 각각 근무 중이다.로펌에서 일하는 55명 중에서 40명이 퇴직 후 2년도 안돼 재취업을 했고, 퇴직한 해에 바로 재취업한 사람도 26명에 달했다. 특히 2011년 10월 공직자 윤리법 개정으로 퇴직 공무원의 대형 로펌행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뒤에도 전직 국세청 공무원 3명이 로펌에 재취업했다. 공직자 윤리법이 4급 이상 공무원(국세청은 7급 이상)은 퇴직 뒤 2년 동안은 직전 5년간 맡았던 업무와 관련이 있는 사기업체로의 취업을 제한하지만, 변호사·회계사·세무사 자격증 소지자는 예외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 세종은 회계법인을 설립해 국세청 퇴직자 2명을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박원석 의원은 “대형 로펌에 재취업한 국세청 퇴직자들이 국세청을 상대로 한 소송이나 세무조사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국세청 업무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 개정 공직자 윤리법의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2013년 3월 12일 화요일

“퇴직 고위공직자, 삼성전자 가장 많이 간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3-11일자 기사 '“퇴직 고위공직자, 삼성전자 가장 많이 간다”'를 퍼왔습니다.

행안부 퇴직 공직자 재취업 현황

재산등록 의무가 있는 고위 공무원이 퇴직 뒤 삼성전자로 가장 많이 ‘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1일 박덕흠 새누리당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2007∼2013년 퇴직공직자 재취업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7년 동안 삼성전자에 재취업한 공무원은 19명이었다. 출신 기관별로는 경찰청 6명, 국방부 3명, 검찰청 2명, 대통령실 1명, 국정원 1명, 조달청 1명 등 소위 권력기관 출신이 주를 이뤘다. 재산등록 의무를 지닌 공무원은 4급 이상 공무원 또는 경찰·소방·국세·관세·감사원 등 특정분야 7급 이상 공무원이다.삼성전자 다음으로는 현대해상화재보험에 16명, KT와 한국항공우주산업에 각각 13명, 방위산업 전문업체인 LIG넥스원과 삼성탈레스 그리고 대림산업에 각각 12명의퇴직 공직자가 입사한 것으로 파악됐다.이에 대해 현대해상화재보험은 “경찰청 출신이 15명으로 가장 많지만, 1명을 제외하고는 경사·경위 출신으로 실무자급 퇴직 경찰관”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KT의 경우 대통령실 3명, 검찰청 2명, 국정원 1명, 공정거래위원회 1명, 문화체육관광부 1명, 지식경제부 1명 등의 출신 분포를 보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나머지 업체는 국방부 출신이 다수를 차지했다.최근 5년간, 퇴직 뒤 2년 안에 사기업에 취업한 재산등록의무 공직자는 1044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국방부 출신이 227명으로 가장 높은 재취업률을 기록했다. 이어 경찰청 150명, 금감원 74명, 국세청 70명, 검찰청 67명, 대통령실 57명 순이었다. 다만 국방부와 경찰청은 퇴직한 공무원이 많아 재취업한 인원수도 많을 수 있다는 게 박 의원 측의 설명이다.박 의원은 “공직윤리법상 공직자는 퇴직 뒤 2년 동안 자신이 속해 있던 부처의 업무와 연관있는 업체에 취업할 수 없다. 정부가 퇴직 공무원의 전관예우를 철저히 관리감독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이상한 나라'의 고속철도, 그 운명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0일자 기사 ''이상한 나라'의 고속철도, 그 운명은…'을 퍼왔습니다.
[데스크 칼럼] KTX 민영화, 퇴임 후 측근 재취업 비책?

가상의 섬 '소도어 섬'을 달리는 은 영국의 동화작가가 쓴 그림 동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뽀통령'이라고까지 불리는 와 마찬가지로 어린이들 사이에선 매우 인기가 많다. 이 애니메이션엔 '사장님'이 등장한다.(원작에는 역장(fat controller)으로 나온다) 토마스와 그의 친구들은 이 '사장님' 마음에 들지 못할까봐 늘 전전긍긍한다. 맡은 일을 잘한 꼬마기관차는 '사장님'께 칭찬을 받고, 일을 제대로 못한 꼬마기관차는 꾸중을 듣는다. '사장님'이란 용어로 번역된 것은 지극히 한국적 정서가 반영된 결과이겠지만, 공교롭게도 이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 영국은 철도의 종주국이면서 철도 민영화의 나쁜 선례를 보여주는 나라다. 미국이 의료 민영화의 나쁜 선례를 보여주는 나라이듯 말이다.

영국의 철도 민영화 그 결과는…

영국의 철도 민영화 사례는 최근 이명박 정부가 KTX 부분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정부는 1995년부터 2년에 걸쳐 철도산업을 100여 개로 쪼개 분할 매각하는 방식으로 민영화했다. 1979년 대처가 집권한 이래로 '과격한 민영화'를 추구해온 영국도 철도를 민영화 하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논란이 많았다. 영국 정부가 내세운 민영화 논리는 현재 이명박 정부가 얘기하는 것과 똑같다. "경쟁체제 도입"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 이를 통해 "적자(정부 지원금)를 최소화"하고 "요금을 인하하고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약속도 나왔다. 이명박 정부도 KTX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철도공사의 적자를 줄이고 해당 노선의 요금을 15-20%가량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잘 알려지다시피 영국 정부의 주장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요금은 철도 민영화 2년 만에 14%나 올랐다. 2000년 들어선 요금이 평균 2배가 올랐다. 서비스의 질도 결코 좋아지지 않았다. 열차 연착률은 1996년 8.9%에서 2004년 19.4%로 두 배나 늘었다. 정부 보조금은? 공사 시절보다 3배 늘어났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형사고'였다. 민영화가 완료된 첫해인 97년 열차 충돌 사고로 7명이 목숨을 잃었고, 2년 뒤 또다시 31명이 사망했다. 2000년 10월 햇필드에서 대형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명이 사망했고, 철로 시스템 자체가 마비돼 6개월간 사실상 열차 운행이 멈추는 '철도대란'이 일어났다. 2년 뒤인 2002년에도 탈선 사고가 발생해 7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사고가 발생한 이유는 민영화된 시설공단인 레일트랙(Railtrack)이 비용을 아끼느라 선로유지보수 업무를 2,3차 하청화 시키고, 선로 틈이 발견돼도 방치했기 때문이다. '레일트랙'이 비용을 아끼느라 대형 사고가 이어져 수십명이 목숨을 잃는 동안 민영화된 회사의 주주들은 대박이 났다. 영국 정부가 민영화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레일트랙의 주식은 저가로 상장됐고, 철도산업의 특성상 사실상 독점산업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담보할 수 있었다.

민영화의 결과가 철도 사고로 이어지고,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영국 정부는 2002년 시설 부문인 레일트랙을 재국유화했다. 정부 스스로가 민영화 실패를 인정한 결과다. (영국 철도 민영화 부분은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이 2009년에 쓴 '영국 철도 민영화 10년'을 참조했다.)



ⓒ뉴시스

'수상한' MB정부의 '괴상한' KTX 민영화 이유

민영화의 본질은 공공이 운영하기 때문에 경영 효율성이 떨어져 적자가 나는 부분을 민간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KTX 부분 민영화는 좀 이상하다.

정부는 2015년에서 2018년에 걸쳐 서울 수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가는 노선과 수서에서 출발해 전남 목포까지 가는 노선을 만들어 이를 민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만 해도 KTX는 연간 3000억 원 가량의 운영 이익금을 내고 있다. 수서에서 출발하는 노선이 만들어지면 이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연간 2000억 원에 달하는 철도공사의 적자는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일반 철도에서 나는 적자 때문이다. KTX의 수익으로 그나마 적자를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익이 나는 KTX 노선을 민간에 주겠다는 것은 민간기업엔 특혜를 주고 철도공사의 적자는 국민의 혈세로 메우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가능하다.

특히 말만 '경쟁체제 도입'이다. 민영화하겠다는 KTX 노선은 기존 노선과 80%가량 중복된다. 기존 경부선과 호남선에서 출발역만 더 목이 좋은 수서역으로 바뀌는 것 외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철로를 따라 달리는 철도의 특수성 때문에 이 경우 경쟁은 불가능하다. 그저 겹치지 않게 시간을 나눠 차량을 운행하는 수밖에 없다. 철도가 민영화된 일본에서도 지리적 분할로 경쟁체제가 유지될 뿐, 간선노선이나 동일노선에서 경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철도 길이가 3000여 km에 불과하다. 운영권을 나누기엔 너무 짧다. 시장 자체가 협소해 나눠 먹을 게 별로 없다는 얘기다. 또 정해진 궤도를 달리는 철도의 특수성 때문에 철도산업 자체가 독점화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민영화 도입이 적절치 않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KTX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것도 '빛의 속도'로. 정부는 지난해 연말 대통령 업무보고로 시작된 KTX 민영화를 6개월 내에 사업자 선정을 완료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이 최근 단독 입수해 보도한 대우건설의 사업제안서 2건을 겹쳐보면 현 정부가 KTX 민영화를 급작스럽게 밀어붙이는 이유에 더욱 의구심이 생긴다. 대우건설은 동부그룹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민영화하려는 KTX 운영권을 따내려고 했다. 정부의 KTX 민영화 계획이 발표되기 두달 전 작성된 대우건설의 사업제안서를 보면 마치 '예언서'를 읽는 것 같다. 정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다거나, 아니면 정부가 대우건설의 제안을 대폭 수용했다고 하지 않으면 설명되기 힘들만큼 대우건설 제안과 정부 계획은 비슷하다. 그래서 현재 정부가 엄청난 속도로 KTX 민영화를 밀어붙이는 게 사실상 사업자를 선정해 놓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특히 KTX 민영화를 추진하는 핵심인사들 중 다수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이다. 소위 '고대 라인'이다. 대우건설에는 TK-고려대 인맥인 서종욱 씨가 사장으로 있다. 또 대우건설의 모기업으로 금융지원 허가를 할 수 있는 산업은행장은 MB 최측근인 강만수 행장이다. 일각에선 현 정부가 KTX 민영화를 고집하는 게 측근 챙기기 등 다른 의도 때문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영국의 레일트랙처럼 민영화된 KTX 노선을 운영하기 위한 회사가 생기면 여기에 측근들이 '낙하산'으로 내려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영국의 사례에서 봤던 것처럼 이 회사는 사실상 '독점기업'으로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음모론을 더 확장시켜 보자면 비난 여론 때문에 포기했지만 이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부지로 매입한 곳도 내곡동이었다. 이 인근에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득 의원도 적잖은 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수서에 KTX역이 생기면 이 인근은 역세권으로 엄청난 개발 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건설자본이 KTX 운영권에 눈독 들이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의 보도로 정부와 담합설 등 의혹이 증폭되자 대우건설은 19일 KTX 민영화입찰을 포기하겠다고 급작스럽게 밝혔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서종욱 사장은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동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KTX 운영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었다. 정부가 무리하게 국가기간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의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사업 주체로 이 대통령 측근들이 포진한 회사를 둘러싼 정황이 나오고, 이 회사가 비난 여론에 떠밀려 사업 포기를 선언하는 과정은 현 정부가 정권 초부터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인천국제공항 민영화' 논란과 똑같다. 수익률과 서비스, 경영 면에서 모두 세계 수위를 차지하는 인천공항을 뜬금없이 민영화하겠다는 정부 계획 뒤에는 이상득 의원의 아들이 근무했던 맥쿼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논란이 일자 맥쿼리는 인천공항 민영화 사업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이 사업 참여 포기 의사를 밝히고, 정부도 사업자 선정을 4월 총선 이후로 미루겠다고 하면서 KTX 민영화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무리한 시간표로 졸속 추진이 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정부가 민영화 계획 자체를 포기한다면 다행이다. 다만 한가지 떨쳐버릴 수 없는 의문은 왜 유독 이명박 정부에서 민영화를 둘러싼 이런 소모적인 논쟁이 반복되는가다. 참고로 외환위기의 여파로 김대중 정부에서포항제철 등 일부 공기업에 대한 민영화가 완료된 후 노무현 정부에서는 단 한건의 공기업 민영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 혈세로 유지되던 국가의 자산을 민간으로 이양하는 의미인 민영화는 사회적 합의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홍기혜 편집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