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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8일 월요일

MB정권 5년, 철도 민영화 대재앙의 역사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08일자 기사 'MB정권 5년, 철도 민영화 대재앙의 역사'를 퍼왔습니다.
[기고] 2015년은 철도산업 민영화의 원년?

고속철도, 일반철도, 도시철도 등 모든 궤도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여 국가기간망 철도를 외국자본에 완전히 개방하고 공공철도 시스템을 파괴하기 위한 작업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올봄, 정부가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수서발 KTX 민영화가 전 시민적 반대에 부딪히자 사업자 선정을 미루는 등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국토부가 추진한 것이 철도공사가 가지고 있는 관제권, 역시설·차량기지를 환수한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왜 국토부는 이토록 끈질기게 이 정책을 밀어 붙이는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9월 말 WTO GPA(세계무역기구 정부조달협상)협상안의 초안이 공개되고, 10월 5일 박원석 의원(무소속)이 WTO 협상 관련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공개하면서 비로소 비워졌던 퍼즐이 채워졌다.

정권·관련부처·업계가 한 몸이 되어 추진해 온 민자사업 확대

2000년대 초반 IMF 위기를 겪은 후 정부재정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다양한 각도로 모색되었다. 이때 강력하게 떠오른 방안이 막대한 재정이 들어가는 사회간접자본투자에 대해 민간의 투자를 이끌어 정부재정 부담을 줄이는 것으로 이른바 민자사업이라고 부르는 '민간투자사업'이었다. 1994년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자본 유치촉진법)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민자사업은 IMF 구제금융 직후인 1998년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으로 전면 개정 되고 이에 따른 민간투자가 기지개를 펴게 된다.

초반에 지지부진하던 민자사업은 현재 수많은 민자사업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 MRG(최소운영수입보장제)가 도입되면서 활성화된다. MRG는 '민간투자자의 사업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업시행 전 예측된 수요에 미달할 경우 그 손실부분을 보전해 주는 제도'이다. 그런데 MRG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 민간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극대화하는 장치로 변질된다. 이제 민자사업은 세금을 밑 빠진 독에 부어넣는 일이 되었다.

또한 외국인 투자의 제한 규정을 없애고 투자유치 시 자기자본 비율도 대폭 낮춤으로서 민자사업의 새로운 국면이 열리게 된다. 2002년에는 민간이 투자할 수 있는 사업대상이 확대되고 국··공유지를 무상으로 임대해주며 지원금도 확대하는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민자사업은 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었다. 민자사업법은 2005년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으로 다시 한 번 개정되었고, 이후 민자사업은 도로, 철도 등 전통적인 사회간접자본 뿐만 아니라 군부대, 학교, 한강 위에 떠있는 새 빛 둥둥섬 같은 레저나 문화시설까지 아우르는 한국사회의 광범위한 사업패턴으로 자리 잡는다.

민자사업법의 제정 이후 개정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무시되었고, 민간자본의 이익은 극대화되었다. 인프라 투융자 사업이 초고율 이자소득 보장, 법인세 회피로 이어지는 등 각종 반사회적 행태가 선진 경영기법으로 둔갑해 자리 잡았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는 투자금 유치방법으로 민간자본은 최소의 투자로 무한정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길도 닦았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까지도 철도협회 같은 곳의 협회 회원사와 관련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도시철도 교육과정은 민자사업의 활성화와 사업과정에서의 수익확보방안을 위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강사진 또한 재벌 건설사 부장이나 지하철 9호선과 신분당선 등 민자지하철 회사 간부, 국토부 간부들로 포진되어 있었다.

이렇게 정권과 관련부처, 업계가 하나가 되어 온 나라를 민영화가 지배하는 땅으로 만드는 작업들이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되어 왔다. 결과적으로 국가의 존재이유인 공공의 이익을 구현하는 장치들이 이윤논리에 지배당하는 상업 목적의 시스템으로 전환됐다. 전 방위적 민영화가 시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시도된 것이다. 민자사업이 지하철 9호선이나 용인경전철, 우면산 터널 같이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역습을 가하기 전까지는.

이런 흐름속에 2008년 비즈니스 프랜들리 이명박 정권이 탄생했다. 민자사업과 민영화를 경제를 살리는 원천이라고 믿는 정권이 출범한 것이다. 서울시장 시절 서울지하철 1호 민자사업인 9호선을 성공적으로 유치했던 이명박 정권이 취임일성으로 약속한 것이 공기업 선진화 계획이다. 원래 민영화로 얘기 되었지만 사회적 반대가 거세지자 대운하사업을 4대강으로 개명하듯 민영화를 선진화로 바꾸었고, 이 계획에 따라 공공부분이 책임지고 있는 사업영역에 대한 민자사업과 민영화가 급물살을 타게 된다.

MB정권은 2009년 기획재정부를 통해 "정부재정지출 효율화를 위해 민간투자사업을 계속 확장 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자사업이야 말로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정부재정을 줄이며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시장만능주의적 정책기조를 강력하게 유지한 것이다.

철도도 민영화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해

철도산업은 MB정권 출범초기 효율화를 전제조건으로 민영화 대상에서는 제외 되었으나 집권 중반기를 넘어서면서 민영화를 위한 제반 여건들이 준비되었다.

특히 2010년은 철도분야에 대한 민영화와 민자사업을 가속화시킨 첫 해로 기록될 것이다. 10월에 대우건설이 만든 (GREEN 고속철도 민간투자사업 사업제안서)가 제출되었다. MB정권의 경제정책을 총괄한 강만수씨가 은행장으로 있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모기업이고 고속철도 민영화시 자금 조달을 맡는 안이 계획되었다. 대우건설 사장은 대통령의 고대 후배이며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실세로 통한다는 것도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동시에 민영화 전도사로 나서고 있는 국책연구원인 한국교통연구원이 국토부의 용역을 받아 수행한 (철도산업발전 경쟁력강화를 위한 용역보고서)가 대우건설 보고서의 결론과 유사한 내용을 담아 두 달이라는 시차를 두고 제출되면서 수서발 KTX 민영화의 사회적 논란을 촉발시킨다. KTX 민영화를 위한 정부와 재벌의 동시다발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 2010년 하반기 토건자본과 국토부 용역을 받은 국책연구원이 잇따라 고속철도 민영화안을 내놓았다. 왼쪽은 (2010년 12월).

이 시점에서 국토부가 한 일이 또 하나 있다. 박원석 의원이 정부로부터 제출받은 문서를 통해 공개된 철도산업 대외개방의 갑작스러운 추진이다. 2010년 12월 한국교통연구원의 민영화 추진 타당성 용역보고서가 제출되었고, 이달 3일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97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국토해양부 장관이 'WTO 정부조달협정(GPA) 개정 및 양허확대 협상 3차 양허안'에 대하여 수정요청을 했다. 2006년 1차 양허안과 2007년 2차 양허안에는 없었던 철도시설공단과 그 사업분야를 다룬 양허안이 협상마감 3일을 앞두고 전격 제시된 것이다. 그리고 이 안은 WTO에서 수정없이 채택되었다.

당시 국토부 장관은 정종환이었다. 4대강 사업의 전도사이자 MB정권의 오른팔이라 불리는 정종환 전 장관은 철도청장 시절인 2002년, 제1호 민자 철도사업인 인천공항철도 사업에 정부 측 협약대표로 서명한 사람이다. 성공이 확실하다며 장미빛 미래를 장담하던 인천공항철도 사업은 터무니없는 수요예측으로 세계에서 가장 한산한 철도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국민의 세금만 민간자본에 쏟아 붇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철도공사로 떠 넘겨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 사업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바로 정종환 전 국토부 장관이다.

현재 국토부는 철도 운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시설에 대한 관리권을 철도공사에서 철도시설공단으로 넘기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철도공사에 출자된 자산을 '감자'하는 방식으로 회수하려 하고 있다. 이 경우 철도공사의 부채는 급등하게 된다. 국토부가 역시설과 차량기지를 철도공사로부터 환수할 경우 자본이 5.5조원 감소하여 철도공사의 부채비율은 11년 말 기준 130%에서 385%로 증가하게 된다. MB정권 들어 공기업 부채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는데 정부가 발 벗고 나서 공기업을 부실화 시키는 믿지 못 할 일이 또 벌어지고 있다.

철도공사 자산을 환수하는 절차에서도 꼼수를 쓰고 있다. 철도산업의 기본 골격을 다루고 있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명시된 운영관련 자산의 철도공사 책임이 분명히 있는데도 법 규정을 무시하고 철도산업위원회란 기구의 의결을 통해 이관하려 하고 있다.

철도산업위원회란 무슨 기구인가? 국토해양부장관이 위원장으로 관련 7개부처 차관과 위촉직 위원을 포함하여 25명으로 구성된 철도산업발전에 필요한 자문을 하는 기구이다. 정부쪽 위원을 빼더라도 이들 위촉직 위원 중에는 민영화에 우호적인 민간기업들의 대표가 포함되어 있다. 소비자 단체 대표 자격으로 참여하는 (녹색소비자 연대)와 (소비자 시민모임)은 지난 6월 19일 KTX 민간운영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낼 정도로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이다. 게다가 KTX 민영화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해온 한국교통연구원 같은 단체의 대표가 포진해있는 곳이 철도산업위원회다. 이런 위원회가 철도 정책을 자문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단순 자문기구를 나라의 중요한 정책을 제 멋대로 의결하는 장치로 둔갑시킨 국토부의 행태도 참으로 졸렬하다.


2015년은 철도산업 민영화의 원년이 될 것인가

철도공사의 자산을 철도시설공단으로 이관하려는 이유는 2010년 협상마감을 3일 앞두고 급하게 수정한 WTO 협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기에 특별히 한국철도시설공단의 항목이 신설되고 그 세부내용에 역사 등 제반 시설에 대한 개방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철도시설공단의 관할로 이관시켜 국내외 자본에 운영권을 넘겨주게 되는 순간 철도산업 전반의 민간개방이 완수되기 때문이다. 어처구니없게도 고속철도분야의 개방 배제에 대한 주석이 뒤늦게 국토부 제안으로 추가되었는데 이것은 협상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2011년 양허안 협상 막바지에 무더기로 지자체 관할 도시철도 즉, 현재 각 도시에서 운영되는 지하철이 포함된 것이다. 단 이 지하철부분에 대한 협정 적용은 2015년까지 유예된다. 이제 퍼즐의 조각이 다 맞아간다.

국토교통망 계획에 의해 건설되는 강원도권 등 많은 신설철도는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그동안 정부의 입장이었다. 또 철도공사의 시설자산을 빼앗아 언제든지 국내외자본에 개방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되었다. 민간에 개방하겠다는 수서발 KTX의 개통 시기는 2015년이다. 전국의 지하철에 WTO GPA 협정이 적용되는 시점 또한 2015년이다. MB정권과 국토부는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던 민영화계획에 따라 2015년을 고속철도와 일반철도, 도시철도 할 것 없이 모든 철도산업의 민영화를 촉진하는 원년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이 정부가 꿈꾸는 미래는 사회의 공익적 자산이 모두 사라지고 이윤이 최고의 가치인 민간영역이 지배하는 사회인가? 국가 기간 철도망부터 신기술인 고속철도뿐만 아니라 서민의 발인 지하철까지 모두 팔아 넘겨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진정으로 평범한 서민들, 시민들을 위한 나라는 불가능 한 것인가? 디스토피아를 설계하면서 자신만만해 하는 권력과 정부당국이 심히 걱정스럽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KTX 민영화, 강릉선이 수상하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0일자 기사 'KTX 민영화, 강릉선이 수상하다'를 퍼왔습니다.
[단독] 대우건설 2단계 사업 제안, 3개월 뒤 기재부 예비타당성 조사

대우건설이 KTX 경부선과 호남선 운영권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19일 밝혔다. 의 지난 17일보도로 KTX 민영화 사업이 애초부터 이명박 정부와 대우건설의 사전 공감대 아래 진행됐다는 의혹이 일자 아예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나선 것이다.

대우건설은 "고속철도 건설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 운영사업에 주간사로 참여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 말을 뒤집어 놓고 보면 "철도 노선 신설이 포함된 운영권에는 관심이 있다"는 게 된다.

실제 이 20일 입수한 또 다른 대우건설의 사업제안서 내용은 이를 뒷받침한다. 아직 건설 계획이 정부 차원에서 확정된 바 없는 여주-원주 철도 구간의 건설 뿐 아니라 운영권까지 민간사업자에게 넘기는 내용이 이 제안서에 담겨 있다.

특히 대우건설이 이 같은 사업을 제안한 것은 지난해 7월이고, 3개월 뒤인 같은해 10월 기획재정부가 기다렸다는 듯이 여주-원주 구간 철도 신설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개시를 확정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너무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입수한 대우건설의 '수서-강릉 고속화철도 민간투자사업 제안서'와 이후 벌어진 정부의 움직임을 종합해 보면, 정부가 경부선, 호남선 KTX 운영권 뿐 아니라 수서-강릉 KTX까지 건설 사업과 운영 사업을 민간 사업자에게 '통으로' 건네줄 구상을 은밀하게 검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대우건설은 한 달 만에 말을 바꿔 KTX경부선, 호남선 운영권에 관심이 없다고 발을 뺐지만, 이 모든 구상이 대우건설의 최초 제안에서부터 시작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또 의 최초 보도 이후 대우건설은 수서에서 출발하는 영.호남선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신설 철도 노선이 포함돼 있는 강릉선 사업은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0일 과의 전화통화에서 "철도 건설이 포함된 사업에 관심이 있는 것은 모든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렇다"고 말해, 이같은 해석을 부인하지 않았다.

대우건설, 애초부터 경부선·호남선 이어 강릉선까지 패키지로 받을 계획?

이 문서를 보면 대우건설이 계획한 '수서-강릉 고속화철도 민간주투자사업'은 수서~삼동 구간의 14.9㎞와 여주-서원주 구간의 22.0㎞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존재하거나, 건설 중인 성남-여주선과 원주-강릉선의 159.6㎞까지 총 196.5㎞의 구간의 건설 및 운영을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민간 사업자에게 넘기는 것이 골자다. 노선 연장을 위한 총 사업비는 1조9976억 원이고 이 가운데 49.9%인 9968억 원을 건설 보조금으로 받기로 계획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2018년 동계올림픽 이전까지 준공을 마무리해 2016년 1월 1단계로 성남-여주 구간을 개통하고, 2018년 1월 2단계로 수서-강릉 전 구간을 개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서-강릉 구간은 고속화철도로 운행하며 성남-여주 구간은 급행과 완행의 광역철도 운행도 염두에 뒀다.



▲ 본지가 단독 입수한 대우건설의 사업제안서 ⓒ프레시안

이 계획안에 따르면 수서에서 서원주를 거쳐 강릉까지 가는 이 구간은 77분 만에 도착이 가능하다. 한 시간에 평균 250㎞를 달리는 것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을 이 사업을 통해 "전국 고속철도 네크워크 구축이 가능하고 동계올림픽 유치기반 마련 및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며 운영부문의 민간참여를 통해 철도시장 경쟁체계 구축과 철도산업 선진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은 수서-강릉 KTX 운영권을 따낼 구상을 이미 2010년 10월부터 하고 있었다. 17일 이 보도한 대우건설의 '그린 고속철도 민간투자사업 제안서'에도 수서-부산, 수서-광주 구간 개통(2015년 1월)의 1단계에 이은 2단계 개통 구간으로 수서-목포, 수서-강릉 구간이 적시돼 있다. 이 제안서에는 특히 수서-강릉 차량 구매량(16편성), 운영 시간(06:00~23:00), 운영 횟수(29회), 최고운행속도 시속 270㎞, 소요시간 73.23분 등 아주 구체적인 내용까지 담겨 있다. 다만 '그린 철도 제안서'의 경우, 여주-서원주 노선 신설이 아닌 수서에서 아신을 연결하고 다시 서원주에서 강릉을 연결하는 강릉선을 주되게 검토했다.

비록 9개월 뒤에는 대우건설이 이 노선을 포기하고 강릉까지 가는 다른 노선을 제안하고 있지만, 어쨌든 대우건설은 KTX 운영권의 민영화 얘기가 정부에서 거론되기 전부터 수서-강릉 KTX 민영화까지 '패키지'로 가져갈 구상이었던 것이다.

대우건설 "KTX 운임 20% 낮추고 수서-강릉 요금은 2만4500원으로"

대우건설은 '수서-강릉 제안서'에서 여러 가지 대안 노선도 함께 검토했다. 수서에서 아신을 연결하고 다시 중앙선을 활용해 서원주를 잇는 방법과 수서에서 곧바로 용문을 연결한 뒤 서원주까지의 중앙선을 활용하는 방안, 그리고 수서에서 서원주를 직결하는 방안의 세 가지가 검토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노선은 각각 신설연장 구간이 38.3㎞, 50.1㎞, 67.5㎞였고 강릉 도달시간은 각각 78.1분, 76.0분, 68분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수서-아신-서원주 노선의 경우 공사비는 절감되지만 중앙선 기존 운행선의 간섭이 발생하고, 수서-용문-서원주 노선은 기존선과 접속에 불리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수서-서원주 직결 노선은 신설연장 구간이 가장 길어 공사비가 총 2조6700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결론은 수서-삼동-여주-서원주 노선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수서-아신-서원주 노선의 경우 앞선 노선에 비해 공사비는 1조5730억 원으로 1000억 원 가량 적지만 "상수원 보호구역 내 노선설치로 민원발생이 예상되고 이로 인한 공기지연의 우려가 있고, 물동량이 증가할 경우 고속선과의 간섭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부정적 결론이 내려졌다.

대우건설은 '수서-삼동-여주-서원주'를 잇는 노선이 "부발-문경선의 수도권 연계가 가능하며 월곶-판교 및 수인선 연계를 통한 동서고속화 철도로의 확장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구간의 운임에 대해 대우건설은 "현재 KTX 운임의 평균 0.8배 수준으로 탄력적 운영을 할 예정"이라며 "수서-강릉 구간을 2만4500원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이미 '여주-원주 신설'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사업 추진일정을 보면 2012년 3월까지 적격성 조사를 마무리 짓고 7월까지 우선협상자 지정을 완료한 뒤, 2013년 7월 착공에 들어가는 것으로 돼 있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4월 중에 나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우건설의 최초 구상과 거의 흡사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여주-원주 철도 노선 신설에 대한 얘기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경기개발연구원의 조응래 박사는 지난달 31일 '수서-평창 철도연결 방안'이라는 제목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의 요지는 대우건설의 제안서과 똑같이 여주-원주를 잇는 철도를 건설하면 KTX 수서역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까지 한 시간 이내에 도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 박사는 이 보고서에서 "2015년 완공될 예정인 성남-여주 철도와 2017년 완공 예정인 원주-평창-강릉 철도에 덧붙여 여주-원주 구간을 추가로 연결하면 성남에서 평창까지 직행으로 51분 만에 도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경기개발연구원은 경기도 소속으로 중앙부처와 직접 관련성은 없다고 하나, 철도 연결의 경우 각 지자체에게도 중대한 사안이기도 한 만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대우건설이 최초로 제안한 이같은 방안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가진 바탕에서 이같은 연구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경기개발연구원의 연구보고서는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이런 제안서 내용에 대해 민주통합당의 'KTX민영화 저지 투쟁위원회' 김진애 위원장은 "지금 정부가 거론하는 철도 운영 경쟁체계 도입은 민영화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명박 정부는 결국 국가기간망 사업인 철도를 민간자본에게 통으로 넘기려고 하고 있으며 정권말에 이같은 일을 추진하는 배후에는 권력형 이권이 개입돼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여정민 기자,박세열 기자

'이상한 나라'의 고속철도, 그 운명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20일자 기사 ''이상한 나라'의 고속철도, 그 운명은…'을 퍼왔습니다.
[데스크 칼럼] KTX 민영화, 퇴임 후 측근 재취업 비책?

가상의 섬 '소도어 섬'을 달리는 은 영국의 동화작가가 쓴 그림 동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뽀통령'이라고까지 불리는 와 마찬가지로 어린이들 사이에선 매우 인기가 많다. 이 애니메이션엔 '사장님'이 등장한다.(원작에는 역장(fat controller)으로 나온다) 토마스와 그의 친구들은 이 '사장님' 마음에 들지 못할까봐 늘 전전긍긍한다. 맡은 일을 잘한 꼬마기관차는 '사장님'께 칭찬을 받고, 일을 제대로 못한 꼬마기관차는 꾸중을 듣는다. '사장님'이란 용어로 번역된 것은 지극히 한국적 정서가 반영된 결과이겠지만, 공교롭게도 이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 영국은 철도의 종주국이면서 철도 민영화의 나쁜 선례를 보여주는 나라다. 미국이 의료 민영화의 나쁜 선례를 보여주는 나라이듯 말이다.

영국의 철도 민영화 그 결과는…

영국의 철도 민영화 사례는 최근 이명박 정부가 KTX 부분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정부는 1995년부터 2년에 걸쳐 철도산업을 100여 개로 쪼개 분할 매각하는 방식으로 민영화했다. 1979년 대처가 집권한 이래로 '과격한 민영화'를 추구해온 영국도 철도를 민영화 하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논란이 많았다. 영국 정부가 내세운 민영화 논리는 현재 이명박 정부가 얘기하는 것과 똑같다. "경쟁체제 도입"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 이를 통해 "적자(정부 지원금)를 최소화"하고 "요금을 인하하고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약속도 나왔다. 이명박 정부도 KTX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철도공사의 적자를 줄이고 해당 노선의 요금을 15-20%가량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잘 알려지다시피 영국 정부의 주장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요금은 철도 민영화 2년 만에 14%나 올랐다. 2000년 들어선 요금이 평균 2배가 올랐다. 서비스의 질도 결코 좋아지지 않았다. 열차 연착률은 1996년 8.9%에서 2004년 19.4%로 두 배나 늘었다. 정부 보조금은? 공사 시절보다 3배 늘어났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형사고'였다. 민영화가 완료된 첫해인 97년 열차 충돌 사고로 7명이 목숨을 잃었고, 2년 뒤 또다시 31명이 사망했다. 2000년 10월 햇필드에서 대형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명이 사망했고, 철로 시스템 자체가 마비돼 6개월간 사실상 열차 운행이 멈추는 '철도대란'이 일어났다. 2년 뒤인 2002년에도 탈선 사고가 발생해 7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사고가 발생한 이유는 민영화된 시설공단인 레일트랙(Railtrack)이 비용을 아끼느라 선로유지보수 업무를 2,3차 하청화 시키고, 선로 틈이 발견돼도 방치했기 때문이다. '레일트랙'이 비용을 아끼느라 대형 사고가 이어져 수십명이 목숨을 잃는 동안 민영화된 회사의 주주들은 대박이 났다. 영국 정부가 민영화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레일트랙의 주식은 저가로 상장됐고, 철도산업의 특성상 사실상 독점산업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담보할 수 있었다.

민영화의 결과가 철도 사고로 이어지고,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영국 정부는 2002년 시설 부문인 레일트랙을 재국유화했다. 정부 스스로가 민영화 실패를 인정한 결과다. (영국 철도 민영화 부분은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이 2009년에 쓴 '영국 철도 민영화 10년'을 참조했다.)



ⓒ뉴시스

'수상한' MB정부의 '괴상한' KTX 민영화 이유

민영화의 본질은 공공이 운영하기 때문에 경영 효율성이 떨어져 적자가 나는 부분을 민간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KTX 부분 민영화는 좀 이상하다.

정부는 2015년에서 2018년에 걸쳐 서울 수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가는 노선과 수서에서 출발해 전남 목포까지 가는 노선을 만들어 이를 민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만 해도 KTX는 연간 3000억 원 가량의 운영 이익금을 내고 있다. 수서에서 출발하는 노선이 만들어지면 이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연간 2000억 원에 달하는 철도공사의 적자는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일반 철도에서 나는 적자 때문이다. KTX의 수익으로 그나마 적자를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익이 나는 KTX 노선을 민간에 주겠다는 것은 민간기업엔 특혜를 주고 철도공사의 적자는 국민의 혈세로 메우겠다는 것이냐는 비판이 가능하다.

특히 말만 '경쟁체제 도입'이다. 민영화하겠다는 KTX 노선은 기존 노선과 80%가량 중복된다. 기존 경부선과 호남선에서 출발역만 더 목이 좋은 수서역으로 바뀌는 것 외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철로를 따라 달리는 철도의 특수성 때문에 이 경우 경쟁은 불가능하다. 그저 겹치지 않게 시간을 나눠 차량을 운행하는 수밖에 없다. 철도가 민영화된 일본에서도 지리적 분할로 경쟁체제가 유지될 뿐, 간선노선이나 동일노선에서 경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철도 길이가 3000여 km에 불과하다. 운영권을 나누기엔 너무 짧다. 시장 자체가 협소해 나눠 먹을 게 별로 없다는 얘기다. 또 정해진 궤도를 달리는 철도의 특수성 때문에 철도산업 자체가 독점화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민영화 도입이 적절치 않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KTX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것도 '빛의 속도'로. 정부는 지난해 연말 대통령 업무보고로 시작된 KTX 민영화를 6개월 내에 사업자 선정을 완료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이 최근 단독 입수해 보도한 대우건설의 사업제안서 2건을 겹쳐보면 현 정부가 KTX 민영화를 급작스럽게 밀어붙이는 이유에 더욱 의구심이 생긴다. 대우건설은 동부그룹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민영화하려는 KTX 운영권을 따내려고 했다. 정부의 KTX 민영화 계획이 발표되기 두달 전 작성된 대우건설의 사업제안서를 보면 마치 '예언서'를 읽는 것 같다. 정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다거나, 아니면 정부가 대우건설의 제안을 대폭 수용했다고 하지 않으면 설명되기 힘들만큼 대우건설 제안과 정부 계획은 비슷하다. 그래서 현재 정부가 엄청난 속도로 KTX 민영화를 밀어붙이는 게 사실상 사업자를 선정해 놓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특히 KTX 민영화를 추진하는 핵심인사들 중 다수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이다. 소위 '고대 라인'이다. 대우건설에는 TK-고려대 인맥인 서종욱 씨가 사장으로 있다. 또 대우건설의 모기업으로 금융지원 허가를 할 수 있는 산업은행장은 MB 최측근인 강만수 행장이다. 일각에선 현 정부가 KTX 민영화를 고집하는 게 측근 챙기기 등 다른 의도 때문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영국의 레일트랙처럼 민영화된 KTX 노선을 운영하기 위한 회사가 생기면 여기에 측근들이 '낙하산'으로 내려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영국의 사례에서 봤던 것처럼 이 회사는 사실상 '독점기업'으로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음모론을 더 확장시켜 보자면 비난 여론 때문에 포기했지만 이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부지로 매입한 곳도 내곡동이었다. 이 인근에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득 의원도 적잖은 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수서에 KTX역이 생기면 이 인근은 역세권으로 엄청난 개발 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건설자본이 KTX 운영권에 눈독 들이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의 보도로 정부와 담합설 등 의혹이 증폭되자 대우건설은 19일 KTX 민영화입찰을 포기하겠다고 급작스럽게 밝혔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서종욱 사장은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동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KTX 운영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었다. 정부가 무리하게 국가기간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의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사업 주체로 이 대통령 측근들이 포진한 회사를 둘러싼 정황이 나오고, 이 회사가 비난 여론에 떠밀려 사업 포기를 선언하는 과정은 현 정부가 정권 초부터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인천국제공항 민영화' 논란과 똑같다. 수익률과 서비스, 경영 면에서 모두 세계 수위를 차지하는 인천공항을 뜬금없이 민영화하겠다는 정부 계획 뒤에는 이상득 의원의 아들이 근무했던 맥쿼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고, 논란이 일자 맥쿼리는 인천공항 민영화 사업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이 사업 참여 포기 의사를 밝히고, 정부도 사업자 선정을 4월 총선 이후로 미루겠다고 하면서 KTX 민영화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무리한 시간표로 졸속 추진이 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정부가 민영화 계획 자체를 포기한다면 다행이다. 다만 한가지 떨쳐버릴 수 없는 의문은 왜 유독 이명박 정부에서 민영화를 둘러싼 이런 소모적인 논쟁이 반복되는가다. 참고로 외환위기의 여파로 김대중 정부에서포항제철 등 일부 공기업에 대한 민영화가 완료된 후 노무현 정부에서는 단 한건의 공기업 민영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 혈세로 유지되던 국가의 자산을 민간으로 이양하는 의미인 민영화는 사회적 합의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홍기혜 편집부국장 

2012년 1월 5일 목요일

"KTX 민영화로 산간벽지 노선 폐지될 수 있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1-04일자 '"KTX 민영화로 산간벽지 노선 폐지될 수 있다"'를 퍼왔습니다.
철도노조,"1년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 대기업 4~5군데 군침 흘려"

정부의 KTX 민영화 정책 추진에 대해 전국철도노동조합 김용남 기획국장이 ‘적자를 보는 화물·산간벽지 노선이 폐지되는 등 공익성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용남 국장은 4일 '김소원의 SBS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철도공사 사업 가운데 KTX가 유일하게 30% 흑자가 난다”면서 “(KTX의 흑자를 교차 보조해) 적자 되는 노선을 운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던 것을 민간 사업자가에게 가면 공익성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5년 말 수도권 고속철도 개통으로 신설되는 구간 가운데 수서-부산, 수서-목포 구간을 민간사업자에게 30년간 독점 위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용남 국장은 “국토부에 김대중 정부에서 민영화 추진했던 철도 정책관들이 전진 배치돼 있다”면서 “전체 철도 공사를 완전 분할 민영화하기 위한 사전 단계”라고 주장했다.
또 김용남 국장은 “한 기업이 1년 전부터 치밀하게 (KTX 사업) 준비를 해 왔던 걸로 알고 있고, 대기업 가운데 4~5군데가 고속철도와 관련해 군침을 흘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남 국장은 “완전히 민영화되면 두 개의 회사가 아니라 세 개, 네 개로 늘어날 수 있다”면서 “자칫하면 철도 주요한 장비 간에 인터페이스가 안 맞아 사소한 기술적인 잘못으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영국에서도 충돌 사고가 일어나 삼십 여 명이 사망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남 국장은 경쟁체제 도입으로 철도 운임이 20%인하할 수 있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서도 “(민간사업자가) 초기비용만 1조 5천에서 2조원이 들어가는데 이 비용을 뽑으려면 요금 20%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2011년 12월 26일 월요일

"이명박 임기말 마지막 먹튀 막아야"


이글은 레디앙 2011-12-26일자 기사 '"이명박 임기말 마지막 먹튀 막아야"'를 퍼왔습니다.
고속철도 민영화 검은 해일…이대통령, 직접 수혜자 될 수도

이명박 정권이 바빠졌다. 1년 남짓 남은 임기 안에 처리해야 할 일이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의 특징은 속전속결이다. 수십 년이 걸린다는 4대강 사업을 임기 내에 마무리짓는 모습을 보라.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손꼽히는 인천공항을 효율화하겠다며 민영화를 추진하는 정권의 마지막 대형 카드는 지금 고속철도 민영화로 귀결되고 있다.
돈 되는 것만 민간에 팔아먹는 MB정권의 민영화
서서히 군불을 피우던 고속철도의 분할민영화 방침이 임기 말이 가까와지자 거침없는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출연 연구원인 한국교통연구원의 장밋빛 미래 예측과 국토부 내 민영화 전도사들의 철도정책부서 전면 배치 등 시민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전투대형을 강고히 갖추고있다.
민영화 추진세력의 논리는 비효율적인 분야를 민간경영을 통해 효율화시켜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철도의 경우 한국철도공사의 독점적 운영으로 비효율이 심각하니 경쟁체제 도입을 통한 효율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언뜻 보면 상당히 타당한 지적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민간자본이 세계 최고 공항인 인천공항을 탐내듯이 가장 수익이 많이 발생하는 분야만 단감을 빼먹듯 민간에게 넘기자고 덤비고 있다.
현재 한국철도는 고속철도 부문만 흑자를 내고 있고 일반철도 분야는 적자 상태이다. 그런데 이 일반철도의 적자는 정부의 공익보상제도(PSO)에 따른 보조금 미지급, 원가에 못 미치는 요금 등 다양한 원인이 있기에 일방적으로 비효율의 문제로 몰아붙여서는 안된다.

  년도별 PSO 미보상액 규모(단위 : 억원) 
구분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2009년            2010년

        실제 발생액       3,814              4,180                 4,229              4,355           4,413              4,444
PSO
        정부지급액        3,000              3,486                 2,850              2,661           2,706              2,931
보상
        실제지급액           814                 694                 1,379              1,694           1,707              1,513

* PSO(Public Service Obligation)란 국가정책 또는 공공목적 등을 위해 정부가 보상하는 서비스(장애인, 노인 등의 운임할인, 벽지노선, 특수목적 지원)


고속철도 민영화는 공익적 철도의 붕괴를 가져올 것
민영화 추진세력은 고속철도의 이익으로 적자인 일반철도에 대해 보조하는 ‘교차보조형태’의 한국철도 실정에서 경영 개선은 요원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전 세계적으로 철도와 같은 네트워크 산업은 교차보조가 그 특징이다.
이것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의 성장이나 부실이 다른 부분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만약 인간의 혈관 중에 심장동맥과 주요 정맥들이 중요하다고 모세혈관 같은 것들을 다 제거해 버린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 것인가?
정권은 새로 신설되는 수서-평택간 고속철도 노선을 민간에게 넘기자고 하는데 이는 철도 부분 중 가장 황금알을 낳는 알짜배기 노선으로, 어느 민간기업이 운영자가 되든 수익이 보장된다.
결국 민간이 참여해 수서-부산과 수서-목포의 경부, 호남축 수요를 책임지고 이 이익을 가져가는 만큼 한국철도공사의 수익성은 나빠진다. 한국철도의 수익성이 나빠지면 교차보조로 유지되던 일반철도의 여러 부분, 광역전철이나 통근열차, 지방간선철도의 사정은 더 열악해지고 이용자들은 더 불편해지게 된다. 결국 철도요금이 오르거나 비효율의 상징으로 전락해 폐지될 수밖에 없다.
지구온난화와 오일피크라는 전 지구적 문제이외에도 대기오염과 교통혼잡비용 등 사회적 비용을 감안할 때 철도교통은 선택이 아니라 미래의 필수적이며 대안적 교통수단이다. 이것은 혈관처럼 전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거대기업의 수익을 위해 철도노선의 노른자를 떼어낸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전망도 사회에 대한 책임도 헌신짝처럼 버리겠다는 것이다.

연도별 철도요금 원가보상율
구분              '05년        '06년      '07년       '08년       '09년       '10년
KTX               87.8          96.9       120.7      99.5        102.6      106.7
새마을호       55.6           57.6       54.5        48.4        54.9        56.8
무궁화호       56.4           52.5       49.4        44.7        47.1        48.6
전동차          98.5           87.1       97.9        91.1        86.7        87.5  
총계             74.7           75.0       82.7        73.9        75.7        79.0

○ 원가보상 법적근거, 산정 기준‧방법
- 공공요금산정기준(기획재정부 2005.01.), 철도운임산정기준(국토해양부 2009.07.)
○ 공공요금 원가보상률(‘10.7 기준) : 도로 84.3%, 전기 91.5%, 도시가스 99.7%

한국교통연구원 엉터리 용역, 혈세로 민간자본만 배불려
경쟁체제라는 외피를 씌워 민영화를 추진하는 정책적 근거는 한국교통연구원의 전망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한국교통연구원을 곡학아세의 전당, 청부 용역의 산실이라고 부를 정도로 전과가 적지 않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예측한 수많은 민자고속도로와 철도의 미래 전망은 처참하기 그지없을 정도로 빚나갔다.
실제로 용인경전철 관련 수요예측 연구는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기까지 했고, 지금 이순간도 용인시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전락한 사업이 됐다. 인천공항철도만 해도 개통 후 수요예측의 7%만 이용하는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런 예측의 결과는 민간자본의 수익을 보전해 주기 위해 계약 기간인 30년간 수십 조원의 세금을 쏟아붇게 만들었다. 그나마 인천공항철도는 교통연구원과 민영화 추진세력이 비효율의 원흉이라고 지적하는 공기업인 한국철도공사가 2009년 떠맡아 7조 원이라는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이번에도 앞장서 고속철도 분할 민영화를 통한 화려한 미래를 예측하고 있으나 이들의 예측이 재앙으로 돌변해도 그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고 정권의 속성상 책임질 사람도 남아있지 않게 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마지막 ‘먹튀’ 고속철도 민영화
말로는 공동체를 이야기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상생을 이야기 하지만 행동은 뼛속까지 친재벌 행태를 보인 MB정권이 1년도 채 안남은 임기 내에 민간자본에게 거대한 선물을 안기려고 하고 있다.
어쩌면 자신이 직접적 수혜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MB는 퇴임 후 이러한 민간자본의 투자자가 되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의 웃음 뒤에는 주요 기간산업인 철도시스템의 몰락과 비싼 요금과 세금을 헌납해야 하는 99% 국민들의 눈물이 존재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고속철도 분할민영화 시도는 지금 당장 철회돼야 한다.

2011년 12월 26일 (월) 12:45:53 박흥수 / 운수노동정책연구소 철도정책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