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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7일 월요일

철도 '민영화' 안한다던 대통령! 그런데 밀어붙이는 정부?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6일자 기사 '철도 '민영화' 안한다던 대통령! 그런데 밀어붙이는 정부?'를 퍼왔습니다.
거듭 '민영화 안한다' 해도 믿지 못하는 이유…"독일식 아닌 영국식"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시절 KTX 민영화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같은 해 4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또 한 차례 KTX 민영화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이명박 정부가 수서발 KTX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여론의 반발에 부딪히자 박 대통령이 직접 진화에 나섰던 것이다.

그런데 KTX 민영화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수서발 KTX를 비롯한 신규노선에 경쟁체제를 도입한다고 밝혔고, 이것이 사실상 민영화 계획이라며 야권과 철도노조 등이 강하게 반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론이 악화되자 23일 국토교통부는 수서발 KTX를 민영화하는 것이 아니라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출자하는 여객 운송회사가 운영을 맡는 것이라 해명했다. 기존 공기업을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민간지분이 없고 국민연금 등 공공 연기금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자회사가 코레일과 경쟁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영화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6일 민간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이에 대해 논의해왔고 공기업과 민간사업자가 시장에 참여한 ‘영국형’의 철도산업 발전 구상이 아닌 공기업이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해 서비스별로 자회사 운영을 하는 ‘독일형’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것이 왜 민영화 의심을 받고 있을까?


▲ KTX 열차

1. 반쪽짜리 민간검토위원회

건설교통부는 김인호 시장경제연구원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간 검토위원회를 발족하고 철도산업 발전 구상에 대해 논의해왔다. 그런데 지난 달 16일 갑자기 민간 위원으로 참여했던 이종열 인천대 교수, 최진욱 고려대 교수, 엄태호 연세대 교수, 주효진 꽃동네대 교수 등 4명이 사퇴했다.

이들은 “KTX 경쟁체제 도입 방안을 위한 공론화 절차가 전문가 의견 수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토해양부의 입장이 미리 결정돼 추진되는 등 민간검토위가 들러리가 됐다”며 집단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민간검토위는 지난 3일과 14일 단 두 차례의 회의를 가졌고 23일 세 번째 회의에서 의견서를 만들어 국토부에 제출한 것이다.

국토부가 공개한 민간검토위원회의 의견을 보면 대부분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민간검토위원회는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사회발전을 위해 철도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하며, “간선 철도는 철도공사 중심으로 운영하되, 일부 노선에서는 경쟁방식을 통해 공공성과 효율성을 절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22일 이에 대해 “민간위원회는 국토부가 결정한 정책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거수기에 불과하다”며 “소수의 관료와 민영화 찬성론자가 중심이 되어 밀실에서 졸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묻지마’식 철도민영화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통합진보당 노동위원회 역시 24일 민간검토위원회에 대해 “참여하는 사람 대부분이 과거 국토부의 철도민영화 정책에 깊숙이 개입해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던 인사들이거나 민영화 지지의사를 밝힌 곳 또는 국토부의 유관기관”이라며 “그 결과야 너무나 뻔하다”고 지적했다. 애초 수서발 KTX 등 철도의 경우 노선이 하나 뿐이기 때문에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 연기금 운용? 지분 팔면 어떻게 되나?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이 지분의 30%까지 소유하고 나머지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운용하여 지분을 메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야권과 전문가들은 ‘손쉽게 민영화 할 수 있는 방안’이라 지적한다.

진보정의당은 지난 23일 정책논평을 통해 “자회사 형식이긴 하지만 코레일의 지분참여를 30%로 제한하여 운영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민간기업의 참여도 제한하여 민영화 논란도 피해간다는 계획이지만 지분 분할을 통한 운영방식은 차후 단계적으로 지분에 대한 민간참여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연기금을 통해 코레일 자회사를 운영하겠지만 만약 국민연금 지분이 매각되고 이것을 민간이 사들인다면 사실상 민간의 개입을 막아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민주당 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철도공사 지분을 30% 미만으로 제한하는 상황에서 정부보유 지분 20% 정도를 매각할 경우 운영권은 민간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지분매각을 통해 민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려는 ‘눈 가리고 아웅’식 꼼수”라고 비판했다.

결국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철도 관련 논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철도공사 운영도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KTX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관련 논의는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토부의 철도민영화 추진은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을 뒤집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약속을 뒤집고 한국철도에 대한 중장기적 비전이나 진지한 고민도 없이 오로지 ‘경쟁체제도입’만 만병통치약으로 여기고 그 틀 내에서 모든 논의를 진행하고 결과를 도출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어 “국토부가 밀실논의를 통해 졸속으로 진행하고 있는 철도 정책이 박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고 있는 것인지 박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 것인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정의당 정책위원회는 “국토교통부의 이번 계획은 지분의 분할을 통한 운영방식 구성되어 차후 단계적으로 지분에 대한 민간참여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점에서 결국 단계적인 민영화 방안일 뿐”이라며 “정부는 민영화 시도를 중단하고 철도공사 운영에 시민단체, 노동자대표, 정부/국회대표 등이 참여하는 ‘공공이사회’ 등의 시민참여형 운영 방안 도입을 통하여 공공성과 운영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 정책위원회도 “국토부는 ‘독일식 모델’ 운운하지만 시설과 운영이 분리된 채 운영부문이 각 사업별, 노선별로 분할 민영화된다면 대표적 철도민영화 실패 사례인 ‘영국식 분할 민영화’일 뿐”이라며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합의나 동의 없는 민영화는 반대’라고 공약한 만큼 반드시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2013년 5월 18일 토요일

朴, 공약커녕 ‘철도 민영화’ 추진…“한술 더 떠”


이글은 go발뉴스 2013-05-17일자 기사 '朴, 공약커녕 ‘철도 민영화’ 추진…“한술 더 떠”'를 퍼왔습니다.
진중권 “국민적 저항 불러올 것”…SNS “MB 영향력 미치나?”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는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던 대선 공약을 또 뒤집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 민영화(경쟁체제 도입)가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각 철도권역(노선)별 민영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겨레)에 따르면, 정부는 수서발 KTX를 포함해 신규 노선마다 코레일과 다른 별도의 철도 운영회사가 운영권을 놓고 다투게 하는 기본 방안을 확정했다.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경부․호남선을 포함해 원주~강릉, 소사~원시 등 이 무렵 개통하는 신설 노선 5개가 첫 대상이다.
코레일과 철도 운영권을 놓고 다툴 별도 회사는 수서발 KTX에 도입하려 하는 ‘민관 합작회사 방식’의 선례를 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와 코레일이 정책금융 등을 통해 51%의 지분을 확보한 뒤, 나머지 49%지분은 민간자본에 넘기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코레일의 지분을 30%미만으로 제한한다는 입장이어서 정부가 20%남짓의 지분을 민간에 넘길 경우 손쉽게 철도 운영권이 민간에 넘어갈 수 있는 구조라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 민영화(경쟁체제 도입)가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각 철도권역(노선)별 민영화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 한국철도공사

하지만 ‘알짜노선’인 수서발 KTX를 민간에 넘긴다면, 코레일은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서발 KTX에서 발생하는 이익분은 코레일의 수익구조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해 수서발이 분리돼 민간이 수익을 가져가게 되면 코레일은 적자구조를 개선할 길이 없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부가 코레일의 경영상 악화를 빌미로 추가적인 민영화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은 17일 ‘go발뉴스’에 “코레일의 적자 문제는 국토부가 코레일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국토부는 적자문제 등 경영상의 문제로 지방선이나 화물철도의 경우도 민영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게 해야 한다고 코레일을 압박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권역(노선)별 철도운영회사를 지배하는 별도의 철도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민간 참여 운영사에 대한 정부 통제와 공공성을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기존 철도민영화 보다 한술 더 뜬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 연구위원은 “이는 철도민영화가 단순히 수서발 민영화가 아니라, 전 노선에 대한 민영화로 가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고는 “국토부의 철도민영화 방안은 실패한 영국철도의 사례를 그대로 들여오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철도는 대표적인 민영화 실패 사례다. 영국은 1996년에 철도를 민영화했다가 6년 만인 2002년 다시 공영화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철도 민영화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 새누리당이 철도노조에 보낸 정책회신 공문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를 절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기간망인 철도는 가스․공항․항만 등과 함께 민영화 추진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박 대통령이 또 공약을 깨고 무리하게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려 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재길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한겨레)에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파기하고 철도를 송두리째 민간에 넘기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를 밀실에서 처리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자신의 트위터(‏@unheim)에 “철도 민영화, 이건 개성공단이나 윤창중 사건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면서 “공약을 깨고 무리하게 추진했다가는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겁니다. 이건 이슈의 성격이 달라요”라고 경고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재화 변호사(@jhohmylaw)는 “박근혜 정부, 공약 뒤집고 철도 민영화 추진. 도대체 지키는 공약이 뭐가 있나?”라고 일갈했다.
네티즌들도 “아줌마까지 철도민영화를 추진한다는 건 전 정권의 힘이 여전히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거나, 민영화 속에 아줌마 주변 것들이 빼먹고 싶은 것들이 엄청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Act*******), “손바닥 뒤집기 참 쉽네! 박근혜 정부는 출범 3개월 만에 철도민영화를 재추진하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788), “야~ 공약했던 거 뒤집고 철도민영화라니. 붓다 생일에 뒤통수 한번 시원하게 맞았네”(Ryu****), “철도민영화라는 허황된 꿈을 아직도 버리지 못했군요. 잘 감시해야겠습니다!”(****ick), “노선마다 업자 정하겠다고 한수 더 뜨네요. 국정개념 놓치더니만, 마구 터뜨립니다. 큰 사고 나겠어요!”(*****ace)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여러 대안을 내놓고 어느 것이 좋은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면서 “아직 국토부 안이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민영화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2013년 5월 17일 금요일

박근혜 정부, 공약 뒤집고 ‘철도 민영화’ 추진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16일자 기사 '박근혜 정부, 공약 뒤집고 ‘철도 민영화’ 추진'을 퍼왔습니다.

경기 고양시 행신동 케이티엑스(KTX) 고양 차량기지에 열차들이 점검 및 청소를 위해 정차돼 있다. 고양/김태형 기자

국토부 ‘철도 노선별 민영화’ 쐐기 
 ‘수서발 KTX’ 포함 새 노선마다
민간자본이 운영권 경쟁하게
민영화 않겠다던 대선공약 뒤집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 민영화(경쟁체제 도입)가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각 철도 권역(노선)별 민영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의 대상이었던 수서발 케이티엑스(KTX)를 비롯해 향후 신규 노선마다 지분 입찰 등을 통해 민간자본이 들어올 길을 열어준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안은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는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배치되는 것이다.16일 국토부의 철도 민영화 민간자문단 위원들에 따르면, 정부는 수서발 케이티엑스를 포함해 신규 노선마다 코레일과 다른 별도의 철도 운영회사가 운영권을 놓고 다투게 하는 기본 방안을 확정했다.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경부·호남선을 포함해 원주~강릉, 소사~원시 등 이 무렵 개통하는 신설 노선 5개가 첫 대상이다.코레일과 철도 운영권을 놓고 다툴 별도 회사는 수서발 케이티엑스에 도입하려 하는 민관 합작회사 방식의 선례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5월13일치 10면) 정부와 코레일이 정책금융 등을 통해 51%의 지분을 확보한 뒤, 나머지 49% 지분은 민간자본에 넘기는 것이다. 정부는 코레일의 지분을 30% 미만으로 제한한다는 입장이어서, 정부가 20% 남짓의 지분을 민간에 넘길 경우 손쉽게 철도 운영권이 민간에 넘어갈 수 있는 구조다.정부가 권역별 철도운영회사를 지배하는 별도의 철도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를 통해 민간 참여 운영사에 대한 정부 통제와 공공성을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자문단의 한 위원은 “정부는 지주회사를 통해 컨트롤할 수 있다고 보지만, 사실상 권역별로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모두 민영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철도 민영화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 새누리당이 철도노조에 보낸 정책회신 공문을 보면 “박근혜 후보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를 절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기간망인 철도는 가스·공항·항만 등과 함께 민영화 추진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재길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파기하고 철도를 송두리째 민간에 넘기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를 밀실에서 처리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강석호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는 “경쟁체제는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반대 여론이 있으니 이 부분을 해소하면서 도입해야 한다”며 “국토부가 최종 계획안을 보고하면 당에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김수헌 기자 goloke@hani.co.kr

2013년 4월 10일 수요일

국토교통부의 제2공사 추진 절망의 종착역 향하는 급행열차


이글은 레디앙 2013-04=-10일자 기사 '국토교통부의 제2공사 추진 절망의 종착역 향하는 급행열차'를 퍼왔습니다.

국토부, 철도 민영화 광적인 집착...제2공사라는 우회로로 추진


한국철도에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5월까지 민관합동방식, 제2공사 설립 등의 대안을 통해 합리적 경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밝힌 대로라면 그동안 사회적 논란이 되었던 수서 발 KTX개통에 따른 경쟁체제 도입 문제가 한 두 달 안에 결정나게 된다.
철도산업과 같은 사회적 인프라 시스템은 사업이 한 번 결정되고 진행되면 웬만해서는 되돌리기 힘든 비가역성이 큰 영역이다. 때문에 사회적 합의와 지혜를 모아야 추진과정에서의 오류와 문제점들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철도 민영화에 대한 국토부의 광적인 집착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겠다는 철도 정책은 지난해 이명박 정권이 추진했던 철도정책의 출발점과 하나도 다를 바 없이 간판만 민영화에서 제2공사로 바꿔 달았다.
새 정권이 진심으로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지난 정권이 추진했던 수서발 KTX 민간경쟁체제 도입 문제가 왜 사회적 논란에 휩싸이고 시민사회나 전문가를 포함한 다수의 국민들이 정부의 정책에 반대했는지 진지하게 살펴야 하는 게 먼저 할 일이다.
철도정책을 바꾸겠다고 천명했던 새 정권은 지난 정권에서 철도민영화를 밀어붙였던 담당자들이 만든 안을 기초로 철도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오판과 졸속으로 추진됐던 정책의 당사자들이 철도개혁이란 수술실에 들어가는 끔직한 모습이 시연되려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KTX 민영화나 제2공사를 이야기 하는 것의 뿌리는 현재 한국철도의 낙후성과 비효율의 원인이 독점에 있다는 진단 때문이다. 당연히 독점의 문제를 해소하려면 경쟁을 도입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민간이 효율적이니 민간 경쟁체제 즉 민영화가 최선의 대안 이라는게 국토교통부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ktx민영화 반대 서명의 모습(사진=레프트21)



그러나 민영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예상외로 높게 나타나자 민영화로 가기위한 우회로를 설정하는데 그것이 바로 제2공사 안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통령 업무보고 과정에서 민관합동방식이라는 안을 살짝 끼워놓은 것은 국토교통부 안에 집요할 정도로 철도 민영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세력들이 건재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렇다면 한국철도는 독점에 따른 근본적 문제 때문에 엄청난 적자를 양산하는 비효율 집단인가?
현재 한국철도가 안고 있는 문제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독점에서 기인하지 않는다. 정부가 철도의 문제를 독점으로 진단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을 바꾸지 않는 한 철도 정책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질 수밖에 없다.

한국 철도의 첫 출발은

한국철도는 시작부터 눈물의 역사로 시작됐다. 최초의 근대적 육상 교통수단으로 등장한 철도는 나라의 균형적인 발전과 미래지향적 전망을 갖고 출발한 게 아니었다.
일본 제국주의의 동아시아 진출을 위한 도구로, 지하나 삼림자원의 수탈을 목적으로 자리 잡은 한국철도망은 식민지 백성의 한을 짊어진 채 건설되고 운영됐다. 일본이 물러가고 맞은 해방의 기쁨도 잠시였다. 분단에 이은 한국전쟁은 철도망을 황폐화 시켰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먹을 것조차 없어 굶주리는 상황에서 철도에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
변변한 사회기반시설이 없는 가난한 나라 한국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했던 한국 철도지만 유일한 전국적 교통망을 갖고 있었기에 서민들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70년대 들어 한국 경제가 기지개를 펴고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게 되자 드디어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적극적 투자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철도도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었지만 운이 나쁘게도 사회경제적 환경 변화는 철도에 대한 투자를 외면하게 했다. 도로교통이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자동차 산업이 팽창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철도의 수송분담률이 하락했다.
사양산업이라는 낙인이 찍힌 데다 거대 장치산업으로서의 특징을 갖고 있어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철도는 국가의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렸다.
특히 한국에서는 철도 수송분담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절대적 수송량에서는 선로용량이 70년대에 한계에 다다를 정도로 수요를 감당하지 못했다. 80년대에는 한국의 경제적 상황과 미래의 성장 동력을 위해서도 철도망의 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고 심각한 선로용량 부족을 보이고 있는 경부선의 복복선건설이나 고속신선 건설의 대안이 제기되었다.
노태우 정권의 선거공약으로 시작된 경부고속전철 사업이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004년 비로소 한국은 고속철도 운행을 시작하여 철도사의 새장을 열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개통된 고속철도도 얼마 안가 용량한계에 다다르게 되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이용객이 전체 철도 이용객의 70%에 육박하는 특성과 서울의 시종착역인 서울역과 용산역으로 거의 모든 노선의 열차가 집중되는 한국철도망의 구조적인 문제가 철도 부설이후 100년이 넘도록 국가의 철도망에 자기 완결적 구조를 완성하지 못하게 했다.
수서발 KTX는 한국 철도망이 고질적으로 감수해야 했던 용량부족 문제에서 해방되어 네트워크 산업으로서의 제대로 된 철도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된 것이다.
이처럼 한국철도가 그동안 갖고 있던 문제는 독점에 따른 문제가 아니라 철도가 역사적, 사회 경제적 상황에 따른 조건과 환경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특히 철도청 시절부터 현재의 코레일은 철도운영이라는 현장업무 중심의 기관으로 철도 정책이나, 투자, 경영의 문제는 정부의 일관된 지시와 지침을 따랐던 것으로 부실의 책임이 있다면 운영기관보다는 정부 철도정책의 무능함을 먼저 따져야 한다.

눈덩이처럼 커진 고속철도 건설비용, 그 책임은 누가?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의 비효율을 질타하면서 고속전철건설 부채도 제대로 갚지 못한다고 으름장을 놓는데 이 고속전철건설비용도 정부의 졸속정책과 정치논리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철도공사와 시설공단의 경영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1987년 정부가 발표한 경부고속전철 예상 건설비는 1조 8775억이었다. 이후 구체적으로 설계가 실시되고 건설이 본격화 되면서 추정된 건설비는 공사기간 6년에 5조원이었다.
그러나 워낙 졸속으로 진행되다 보니 부실공사에 따른 문제, 잦은 설계 변경, 문화재 훼손논란 등으로 공사가 지연됐다.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지역구의 역사 건설 방식에 대한 공약을 내걸었다가 당선된 뒤 예산부족을 이유로 슬그머니 뒤집는 일들이 되풀이 되면서 공사가 지연되고 공사비는 급증했다.
결국 예상 공사기간의 두 배인 12년이 걸리고 건설비는 추정치의 네 배에 가까운 18조가 소요됐다.
이렇게 엄청난 돈이 들어간 것은 설계에 참여하고 노선 결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철도에 대한 무지도 한몫했다. 철도운영기관의 의견을 반영하고 철도에 대한 사회경제적 전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조언을 구했어도 이용자도 없는 곳에 1300억이라는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어 광명역사 같은 건물은 짖지 않았을 것이다.
민간 경쟁체제로 철도경영의 신기원을 열겠다던 인천공항철도도 재벌기업은 손을 털고 매각대금을 챙겨 떠나버렸고 수조에 이르는 적자는 고스란히 코레일에 넘겨졌다.
이렇게 철도운영기관의 경영과는 무관한 거액의 건설부채와 운영부채가 코레일과 시설공단에게 떠 넘겨졌고 이를 근거로 부실과 비효율의 온상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것은 정부당국의 잘못을 산하기관에 떠넘기는 파렴치한 짓이다.
철도산업에서 경쟁체제는 유일한 선이라는 절대적 가치를 신봉하는 정책 담당자들에게는 수서발 KTX 개통을 계기로 어떻게든 한국철도의 주 간선 노선에 경쟁체제를 도입해야만 하는 목표가 되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의 생각과 달리 이렇게 가는 순간 비효율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이나 용산 발 열차와 수서 발 열차는 경쟁관계가 아니다. 경쟁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경쟁체제를 도입했는데 그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중복비용으로 인한 손실은 결국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코레일과 제2공사의 경쟁?….고위직은 낙하산, 싼 요금 열차는 줄고

경쟁을 촉구하고 이를 통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산업이 있는 반면 경쟁보다는 상호 조화와 보완을 통해 발전할 수 있는 산업이 있다는 것을 국토교통부는 모르고 있다.
또 경쟁을 통한 효율화를 말하는 사람들은 경쟁만 시켜놓으면 얼마든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데 큰 오산이다. 경쟁체제의 그늘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만약 경쟁자체가 높은 효율을 발생시킨다면 무한경쟁 사회로 진화해온 한국 사회는 그 어느 나라보다 풍요롭고 행복한 사회가 되었을 것이다.
코레일과 제2공사가 경쟁하게 되는 순간 경쟁회사간의 수익성 확보 경쟁은 결과적으로 이용객들의 피해로 돌아온다. 수익성 우선 원칙에 따라 코레일은 가격이 싼 일반열차의 운행횟수를 늘리지 않을 것이고 또 일반열차의 시설이나 운행속도 개선 같은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은 뒤로 미룰 것이다.
제2공사는 코레일보다 수익성이 높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할 것인데 대표적인 것이 나쁜 일자리 창출이다. 국토교통부가 입만 열면 인건비를 대폭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해왔듯 연봉 2천만원 이하의 1년짜리 계약직 채용이나 외주 하청을 통해 수익성을 올릴 것이다. 좋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공기업의 사회적 역할 같은 대통령의 공약은 현장 정책부서의 입장에서는 얼마든지 무시해도 되는 일인가?
더 큰 문제는 두 기업이 경쟁에 지치면 얼마든지 담합을 할 수 있는 구조다. 서로 적당한 선에서 담합해 손쉽게 서민들의 부담을 가중 시킬 수 있다. 정부가 규제할 수 있다고 자신 하지만 통신시장의 예만 보더라도 정부의 규제는 쉽게 무력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공공연히 수서발 KTX까지 코레일에 맡기면 거대 공기업이 탄생하게 되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주장하는데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철도를 아는 사람들이 들으면 국토교통부의 철도정책수준이 얼마나 저열한 지 쉽게 알 수 있게 해준다.
수서 발 KTX라고 해봤자 기존의 고속선에서 분기한 평택에서 수서까지의 짧은 노선이고 이 분기를 통한 선로용량 확대는 그동안 손발이 묶여서 완결적 기능을 못했던 한국철도의 숨통을 트여주는 일이다. 특히 코레일이 담당하고 있는 한국 철도의 영업키로는 3500KM로 이 정도의 철도 연장은 OECD 가맹국이면서 세계 10위권의 경제수준에 이르렀다는 조건에 비추어 볼 때 상당히 협소한 철도노선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에 비해 열배에 가까운 노선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나 독일과의 비교는 그렇다 쳐다 6개로 분할된 일본의 여객회사중 하나인 JR동일본도 한국철도의 두 배에 이르는 7000KM의 철도망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의 빈국 버마(미얀마)도 한국보다 많은 3995KM의 철도망을 갖고 있고 인도네시아는 두 배가 넘는 7985KM 미터의 노선을 갖고 있다. 인구가 한국의 1/4이고 경상도 정도의 국토면적을 갖고 있는 벨기에도 한국과 비슷한 3500KM의 망을 보유하고 있는 실정인데 코레일의 거대 기업화를 우려하는 것은 철도의 실정을 모르는 국민들을 의도적으로 호도하는 것이거나 세계 철도현실을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규모의 경제가 작용해 효율성을 올리기 위해서도 철도는 경쟁체제를 도입해 쪼갤 게 아니라 더 많은 노선확장과 기존선 개량으로 네트워크의 완결성을 확보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밝혔듯이 2015년 수서-평택 노선의 개통을 앞두고 시급히 철도의 올바른 발전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러나 전체 고속노선의 일부에 불과한 연결선을 빌미로 제2공사를 만들고 민영화로 나아가고자 하는 전진기지로 삼고자 한다면 박근혜 정권과 국토교통부 철도정책담당자들은 한국철도를 끝내 희망이 없는 깊은 계곡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다.

By 박흥수  

2013년 1월 21일 월요일

누구를 위한 ‘철도 민영화’인가


이글은 레디앙 2013-01-18일자 기사 '누구를 위한 ‘철도 민영화’인가'를 퍼왔습니다.
[기고] 재벌들의 이윤을 위한 민영화 추진, 재앙일 뿐

새 정부의 출범을 준비하기 위한 인수위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철도 적자의 심각성에 대한 국토부의 보도자료가 배포되고 많은 언론이 이 내용을 그대로 실어 날랐다.
기사의 제목중 하나를 보면 “코레일 경영부실 심각 – 7년 연속 1조원대 적자”라고 당장 철도공사에 대한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수서발 KTX 민영화를 추진하는 국토부 입장에서는 철도의 부실을 부각 시킬수록 자신들의 민영화 추진 논리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그러나 국토부의 보도자료 내용은 사실관계를 심각히 왜곡하거나 자신들의 정책실패를 운영기관에 떠넘기고 있는 것들을 교묘하게 은폐하고 있다.
사실 철도 적자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매년 대통령 업무보고나 정권 교체시기의 인수위에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제기되는 단골 메뉴다. 철도적자의 문제가 얼마나 오래됐는지는 지난 자료에서도 확인 된다.
38년전인 1975년 동아일보 6월 30일 자 기사를 보면 연간 200억이 넘는 적자의 해결책이 없음을 질타하고 있다. 이 기사에서는 철도 적자가 세계적인 현상이고 외국과 달리 정부의 보조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요금인상이라는 미봉책으로 유지되는 철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30여년전인 1982년 7월 24일자 같은 신문에도 1천2백98억원의 만성적인 재정적자 문제를 전두환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현재의 물가를 비교해 볼 때 1970년대나 80년대에도 철도는 엄청난 적자를 안고 있었다.
이렇게 수 십 년간 적자구조인 철도에 대해 정부 당국은 경영부실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한다. 정부의 정책에 따라 일관되게 관리된 철도가 경영부실이라면 철도를 이 지경으로 만든 정부의 정책 부실이 먼저 평가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 가?

정부, 다른 공기업은 실적 부풀리기, 철도는 부실 부풀리기, 왜???

국토부는 “2011년 코레일 경영성적 보고서”를 분석하면서 실질 적자액이 8천303억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철도의 부실을 부풀리기 위한 편법에 지나지 않는다. 적자면 적자지 실질적 적자라는 것은 무엇인가?
이미 법적으로 보장된 철도의 공익서비스 제공의무(PSO) 보상비를 제외시키지 않은 탓이다. 세계 각국이 당연히 정부의 의무로서 지출하고 있는 PSO 보상비용까지 적자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노약자, 장애인 할인이나 지방 벽지노선 운영에 따른 비용인 PSO 보상비를 제외하면 철도적자액은 5478억으로 국토부가 밝힌 액수보다 3000억 가까이나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정부부처는 자신들이나 산하기간의 성과를 부풀리는데 반해 철도만큼은 부실을 강조하고 전면화시키고 있다. 의도적으로 부실을 부각시켜 수서발 KTX 민간사업자 선정의 강행 명분으로 삼겠다는 심산이다.
국토부는 철도공사의 경영부실을 이야기하면서 경영부실의 핵심 내용을 인건비에서 찾고 있다. 적자기업임에도 고액연봉을 받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는데 이것은 실상을 왜곡하고 있다.
오래 동안 인력충원이 안됐던 관계로 철도공사 임직원들의 평균연령이 40대 중반을 넘고 평균 근속년수가 18년이 넘는다. 정부 산하 공기업 중에서도 하위그룹에 속하는 연봉을 받고 있고 매년 임금인상률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난 적이 없다.
같은 논리라면 100조가 넘는 적자를 갖고 있는 토지주택공사나 다른 공기업의 임직원들은 구조조정을 하거나 급여를 삭감해서라도 적자를 메워야 하지 않는가?
정부의 구조조정 지시를 어기고 인력감축을 등한시했다고 하는데 철도 현장은 인력부족으로 초과근무나 휴일근무가 일상화 되어 있다. 게다가 고용 없는 성장의 문제를 제기하며 공기업이 앞장서서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게 하겠다는 정부의 방침과 지시에 따라 최근 2년간 인턴제를 거쳐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공기업의 특성상 정부정책을 수행한 결과이다. 이런 사정을 무시한 채 철도의 인건비 문제를 경영부실의 핵심으로 놓는 것은 역으로 철도는 심각한 경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정책 부재에 따른 문제라는 것을 증명한다.
국토부는 높은 인건비 비중으로 인한 경영부실을 질타하지만 철도의 기본 특성 중 하나가 수요에 따른 탄력적 대응이 힘들다는 점이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상품처럼 수요에 따라 공급을 늘이거나 줄일 수 없다. 휴가철이나 명절기간에 승객이 폭주한다고 선로를 늘릴 수가 없고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라도 선로나 역을 정상적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거대장치산업인 철도는 일상적 유지비가 필요하고 노동집약적 산업이므로 인건비 비중이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 또 인건비 비중이 낮아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철도의 토양이 바뀌어야 한다.
철도가 경영상 효율을 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영업키로는 최소 4500키로 이상이어야 한다고 전문가 들은 말한다. 3500키로 남짓한 한국 철도산업은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조건이 제대로 갖추어 지지 못한 실정이다.
이런 조건에서 수서발 KTX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은 일부 재벌의 수익창출을 위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을 분할해 자생 능력을 제거하는 것과 같다. 기능의 중복과 거래비용의 증가 등 분할로 초래될 비효율은 철도 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철도에서 생산성을 따지는 기준은 ‘노동자 1인당 수송량의 크기’로 정한다. 이에 따르면 인건비 비중이 높아 비효율적이라는 한국철도는 OECD 국가 중 5위 수준으로 상위권에 속하고 있다.
이것은 협소한 철도 운영거리와 낙후된 철도 환경의 한계를 그동안 철도노동자들의 노력으로 극복해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철도의 발전지표로 삼는 복선화율과 전철화율, 자동신호체계 등의 전반적 개선이 이루어진 것은 고속철도 건설과 개통을 전후로 한 최근의 일이었다.

철도 경영부실을 질타하는 정부가 한 일은 ?

철도와는 관계가 먼 비전문가를 사장자리에 낙하산으로 보내는 일이 반복되어왔다. 경찰청장 출신의 전직 사장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해 철도공사 사장의 경험을 살려 서울 북부 자신이 출마한 지역구에 고속철도를 도입하겠다는 개그프로그램에나 나올 만 한 공약을 내놓을 정도였다.
국토부는 민영화를 통한 효율적인 철도로 철도 교통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장담했던 인천공항철도의 부실이 심각해지자 슬그머니 철도공사에게 떠 넘겼다. 이 과정에서도 민간사업자들은 매각대금을 챙겨서 떠났고 부실은 고스란히 철도공사가 받아 안았다. 정부의 철도정책과 철도공사의 경영상태 중 먼저 개선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국토부 주장의 하이라이트는 철도공사가 매년 내고있는 KTX 매출액의 31%에 이르는 1100억원(2010년 기준)의 선로사용료는 고속철도 건설부채의 매년 이자 4천 6백억도 갚지 못하는 수준으로 이런 부실 상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인데 국토부의 주장대로라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논리의 심각한 하자는 고속철도 건설 부채를 선로사용료로 감당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데에 있다.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를 하나로 결합시켜 엉뚱한 결론을 내고 있다.
미래의 대안 교통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철도시설부분의 국가투자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세계 여러나라의 철도산업정책에 나타나고 있는 경향이다.
정부도 철도의 운영과 시설부분을 분리시키면서 강조한 말이, 시설부분은 정부가 책임지고 운영기관의 부담을 줄여 철도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정부의 책임은 빠지고 시설공단의 거의 유일한 수익구조를 선로사용료로 고착화시켜 시설기관과 운영기관의 불신과 갈등을 초래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KTX 매출액의 100%를 선로사용료로 내도 건설부채의 이자를 갚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흑자를 내고 있는 고속철도부분의 매출액을 전부 갖다 바쳐도 재무상황 개선이 이루어 지지 않는 현실이라면 다른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철도시설투자에 들어가는 것은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 세계적 현상

1987년 일본의 국철 개혁당시 일본 정부는 국철의 누적부채 37조엔(약 310조원) 중 31조엔을 정부에서 인수하고 경영안전기금의 명목으로 보조금을 지급했다. 2011년 한국의 국가 총예산이 309조임을 감안하고 26년 전의 화폐가치까지 생각해 볼 때 31조엔의 부채 해소가 얼마나 엄청난 규모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철도왕국 일본의 신화는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유럽연합국가들의 경우는 어떠한가? 독일은 1994년 구조개편 당시 건설부채를 포함하여 680억 마르크(약 42조)를 연방철도 자산관리국을 만들어 정부가 전액 인수했다.
프랑스 또한 1997년 구조개편 당시 누적부채 308억 유로(약 37조)의 2/3인 205억 유로는 시설공단으로 이관하고 나머지 1/3인 103억 유로는 정부특별 부채계정으로 처리했다.
이탈리아는 운영회사의 부채 35억 유로를 정부로 이관하고 매년 구조개편 기금으로 약 10억 유로를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는 한 발 더 나아가 지난해 10월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명목으로 실시됐던 시설과 운영의 분리가 철도의 발전에 장애가 된다며 통합을 선언했다. 통합적 체제가 더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철도 선진국들은 정부의 적극적 재정지원과 부채인수로 만성적인 재정악화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들 나라는 왜 이렇게 철도에 엄청난 재정을 쏟아 붇는 것일까? 철도가 발생시키는 사회적 이득이 눈에 보이는 적자를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철도교통의 특성 중 하나는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 철도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긍정적 기여를 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서울시에 지하철이 없거나 8% 남짓한 수송분담률을 갖고 있는 경부선 화물열차의 수송을 도로로 전환시킨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될 교통혼잡비용, 사고처리비용, 도로 유지보수비용, 도로 추가건설에 따른 건설비와 국토파괴에 따른 손실비용, 환경오염 비용, 유류비용 등을 따진다면 철도 적자액과는 비교될 수 없는 천문학적 사회적 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경우 이런 비용을 계랑화해 “사회경제적 한계비용”이란 개념을 도입하여 철도의 사회적 기여도만큼 선로사용료를 면제해주는 정책을 도입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고 있다. 우리 국토부도 수년전 철도의 사회경제적 창출 비용에 대해 연구용역을 실시했고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를 받았음에도 창고 한 켠에 유치시켜 버렸다.

철도민영화를 반대하는 노동자의 모습(사진=철도노조)

‘철도 민영화’ 위한 억지 논리들

국토부가 철도 부실을 소리 높여 강조하면서 내놓은 대안은 결국 민영화이다. 수서발 KTX 민영화를 통해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이에 자극 받은 공기업인 철도공사도 경영개선 노력을 통해 자생력을 갖게 된다는 단순 논리가 철도정책 담당자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러나 국토부가 불과 2년여 전인 2010년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 업무내용을 보면 수서발 KTX 개통으로 철도공사의 재정상황이 상당히 호전되어 철도적자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했다. 수서발 KTX 개통으로 한계에 다다른 서울역 중심의 선로 포화상태를 해소하고 이용객들의 분산과 새로운 수요 촉발로 철도공사의 재무구조가 호전되면 그 만큼 국민들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새로 개통되는 수서발 고속철도가 창출하는 수익을 민간재벌사가 독차지 하는 순간 철도공사의 재무구조 개선은 불가능하다. 더 나아가 수도권 동남쪽의 열차 이용객 분산으로 철도공사의 수익성은 심각하게 저하될 것이다.
철도민영화를 통해 우리사회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영세한 영업키로를 나누어 통합의 시너지 효과도 얻을 수 없고 관제우선권과 선로배분권을 놓고 운영기관의 갈등이 첨예화될 것이며 시설공단과 운영기관들과의 선로사용료와 유지보수문제를 둘러싼 대립도 일상화될 것이다. 그리고 영국의 철도 민영화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한 뒤에도 책임지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시민들은 철도를 근심걱정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떠올리게 될 것이다.
적자를 줄이고 효율화를 달성한다는 명목의 뒤에 숨은 철도산업의 민영화는 한국철도의 미래를 볼 때 재앙에 가깝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분단으로 인한 고립으로 한국은 섬과 다름없는 세월을 보내왔고 겨우 3500여 키로의 운영거리로, 철도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 부재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남북의 평화협력, 대륙철도 연결의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철도의 내실있는 발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철도의 시대적 사명을 외면한 채 반도 남쪽의 철도 노선을 이리 저리 쪼개어 재벌의 수익창구로 전락시키려는 국토부의 철도 정책은 한국철도의 발목을 잡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이라도 국토부는 미래지향적 철도정책으로 전환해서 국민을 위한 철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한다. 맹목적인 경쟁논리와 민영화를 통한 해법은 이미 유통기간이 지난 처방이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원

2012년 12월 5일 수요일

MB-박근혜, '철도 민영화' 바통 터치 계획


이글은 프레시안 2012-12-05일자 기사 'MB-박근혜, '철도 민영화' 바통 터치 계획'을 퍼왔습니다.
대선 직후 '첫삽'…"박근혜 정부 들어서면 100% 추진"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이런 식의 민영화는 안 된다"고 공감했음에도 철도 민영화가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선을 앞두고 파장이 일 전망이다. 철도공사 관련 고위 관계자는 4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국토부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 발주한 '철도 교통 관제 운영 개선 연구 용역' 결과 발표가 오는 24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4일은 대통령 선거일 직후고, 차기 대통령직 인수위가 꾸려지기 이전이다.

철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철도 편성 등과 관련한 핵심 권한인 '철도 교통 관제권'을 정부가 철도공사로부터 사실상 회수하는 방안은 당초 20일, 대선 하루 뒤로 잡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선거일 다음 날이다. 날짜는 변경됐지만 대선 직후, 최소한 올해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이 용역은 중앙 통제와 철도 운영에 관한 핵심 권한인 관제권을 준 정부 기관인 철도시설공단으로 이관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 정부는 현재 민영 KTX 도입 등 '철도 경쟁 체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뉴시스

'철도 교통 관제권'은 쉽게 말해 철도 편성에 관한 권한이다. 현재 철도공사가 독점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한 상황이지만, 관제권이 정부로 넘어가면 향후 민간 철도 업체가 들어올 때 정부가 민간 철도의 운행 시간, 노선 등을 편성할 수 있게 된다. 즉 신규 민간 철도 사업자의 진입 등 철도 경쟁 체제 도입을 염두한 '관제권 이관'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철도 관계자들은 "관제권 이관은 철도 민영화의 첫 단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철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에 이어 새누리당 정권이 연장될 경우 관제권 이관은 100% 기정 사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영화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민간 철도 업체가 들어오게 되고, 결국 '철도 민영화'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철도 관제는 안전이 생명인데, 이를 경험도 전무하고 조직도 작은 시설공단에 이관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관제권 이관이 정부가 추진하는 철도 민영화, 즉 '철도 경쟁 체제 도입'과 연관이 있다는 것은 지난 8월 30일 발표된 '연구 용역' 중간 보고회 문건에도 잘 드러난다. 이 입수한 '철도 교통 관제 운영 개선 연구용역' 중간 보고회 문건에는 '과업의 목적' 부분에 "향후 철도 운영의 경쟁체제 도입과 관련 복수의 철도 운영자에 대한 철도 교통 관제 업무 수행의 공정성과 독립성 확보 및 지속적인 철도 교통의 안전을 도모할 철도 교통 관제 기관이 필요"하다고 돼 있다.

이를 위해 "관련 법령, 지침 등의 제, 개정, 필요한 관제 조직 및 인력 확보, 인수 인계 등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제반 예상되는 문제점의 해결 방안 등을 마련"한다고 돼 있다. 정부는 현재 관제 업무를 철도공사 측으로부터 떼 내오기 위해 관련 법령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모 대기업은 KTX 민영화 논란이 일었을 당시 다른 대기업이 '민간 철도' 관련 팀을 해체한 것과 달리 관련 팀을 해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내부 보고서, 차기 정부 들어서는 "2013년 관제권 이관"

그러나 관제권 이관에 대해서는 시설공단 측에서도 우려하는 바가 적지 않다. (프레시안_)이 입수한 '철도공단 장기 조직 구조 검토'라는 제목으로 지난 10월 작성된 시설공단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공단의 인력 규모를 감안할 때 (관제 등) 관련 업무가 일시에 이관될 경우 경험과 인력 부족에 따른 혼란 예상"이라고 적혀 있다. 관제권 이관과 관련된 최종 용역 보고서도 나오지 않았는데, 시설공단 측은 이미 관제권 이관을준비하고 있다. 즉 시설공단 측이 정부의 '로드맵'에 맞춰 무리하게 '관제권 이관'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정부의 용역 발주가 결국 '눈 가리고 아웅'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킨다.

이 내부 보고서에는 관제권 이관, 역사 관리 이관, 시설 유지 보수 이관 등 철도 경쟁 체제 도입 과 철도 산업 구조 개편에 따른 조직 확대 방안 등이 담겨 있다. 특히 이 보고서 6페이지에는 관제권 이양 등으로 "철도 대표 기관으로 위상 제고"라고 적시돼 있다. 철도시설공단이 철도공사를 제치고 향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거대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불안한 모습들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이 보고서는 "철도 관제는 국가 사무를대행하는 것으로 현재 국토부가 철도공사에 중앙관제 비용을 지급, 관제 비용은 대부분 인건비임으로 정부 지원 범위를 초과해 인력을 운영할 경우 공단 수익 구조가 지속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설 유지 보수 이관 문제도 들여다보면 우려할 부분이 많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설공단은 철도 시설 유지 보수 업무의 외주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시설 유지 보수는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데 이를 외주화 하겠다는 것. 이 보고서는 "유지 보수 외주 회사에 대한 감독 기준 마련(점검체계 구축)", "인력 슬림화 필요성 및 업무 개선 방안" 등을 내 놓고 있다. 아웃소싱 대상은 단순 업무에 국한되지만, 도보 순회 점검 방식을 개선하고, 검측 장비를 이용을 확대하는 등 인력을 줄이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토해양부가 발주한 용역 보고서의 최종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설공단 내부 보고서를 통해 철도 민영화의 로드맵도 예측해볼 수 있다.

이 보고서에는 '중앙관제 이관'을 2013년으로 잡고 있다. 2015년에는 역사 관리 이관, 2017년에는 시설 유지 보수 이관 등 철도공사의 주요 기능을 모두 흡수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중앙관제 이관, 역사 관리 이관 등은 모두 민영화에 따른 민간 철도 업체의 시장 진입 장벽을 허물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철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 철도 노조의 민영화 반대 포스터

"박근혜 정부 들어선다면 철도 민영화 100% 추진될 것"

지난달 22일, 부산 지하철 3호선 열차가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 고장으로 철로 위에 멈춰선 열차를 견인하러 간 열차가, 고장난 열차를 오히려 뒤에서 들이받은 것이다. 경찰 조사 내용 등을 종합해보면, 견인을 위해 출발한 열차에게 관제실에서 고장 열차의 위치도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형적인 '관제 시스템' 운용 미숙에 의한 '인재'였다.

철도 안전과 직결된 관제권을 시설공단으로 넘기는 문제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 용역 보고서가 대선 직후 발표되면 정부는 본격적으로 사업 추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시설공단은 관제 관련 부서를 만들어야 하고, 인력을 모집해야 한다.

문제는 용역 보고서 발표 시점이 이명박 정부 임기 말이라는 것이다. 대선이 끝난 후, 인수위가 꾸려지기 전이다. 내년 2월 이 대통령 임기를 앞두고 시설공단 이관을 위한 대통령령 개정 등, 관련 작업을 속도전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통합당은 현재 민영화 반대가 공식 입장이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는 어떨까.

박 후보는 지난 4월 23일 "지금과 같은 KTX 민영화는 반대한다"면서도 "정부가 우선 철도산업을 어떻게 이끌어 갈까 하는 장기비전을 마련하고 그에 따라 어느 노선을 민영화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민영화 자체'를 반대하진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7월 당정협의에서도 새누리당과 정부는 "동력을 잃었다"고 자평하며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듯 했지만, 국토부는 1주일 후 보도자료를 내고 "경쟁체제 도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같은 정부의 방침을 보고만 있었다.

철도 노조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 철도 민영화는 100%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은 일관되게 "경쟁 체제 도입"을 주장해 왔었다. 박 후보는 "민영화"라는 단어도 썼다. 철도 노조 등 시민단체는 "경쟁 체제 도입"을 사실상 민영화로 주장하고 있다.


 /박세열 기자

2012년 10월 8일 월요일

MB정권 5년, 철도 민영화 대재앙의 역사


이글은 프레시안 2012-10-08일자 기사 'MB정권 5년, 철도 민영화 대재앙의 역사'를 퍼왔습니다.
[기고] 2015년은 철도산업 민영화의 원년?

고속철도, 일반철도, 도시철도 등 모든 궤도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여 국가기간망 철도를 외국자본에 완전히 개방하고 공공철도 시스템을 파괴하기 위한 작업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올봄, 정부가 야심차게 밀어붙였던 수서발 KTX 민영화가 전 시민적 반대에 부딪히자 사업자 선정을 미루는 등 주춤한 모습을 보였던 국토부가 추진한 것이 철도공사가 가지고 있는 관제권, 역시설·차량기지를 환수한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왜 국토부는 이토록 끈질기게 이 정책을 밀어 붙이는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9월 말 WTO GPA(세계무역기구 정부조달협상)협상안의 초안이 공개되고, 10월 5일 박원석 의원(무소속)이 WTO 협상 관련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공개하면서 비로소 비워졌던 퍼즐이 채워졌다.

정권·관련부처·업계가 한 몸이 되어 추진해 온 민자사업 확대

2000년대 초반 IMF 위기를 겪은 후 정부재정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다양한 각도로 모색되었다. 이때 강력하게 떠오른 방안이 막대한 재정이 들어가는 사회간접자본투자에 대해 민간의 투자를 이끌어 정부재정 부담을 줄이는 것으로 이른바 민자사업이라고 부르는 '민간투자사업'이었다. 1994년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자본 유치촉진법)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민자사업은 IMF 구제금융 직후인 1998년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으로 전면 개정 되고 이에 따른 민간투자가 기지개를 펴게 된다.

초반에 지지부진하던 민자사업은 현재 수많은 민자사업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 MRG(최소운영수입보장제)가 도입되면서 활성화된다. MRG는 '민간투자자의 사업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업시행 전 예측된 수요에 미달할 경우 그 손실부분을 보전해 주는 제도'이다. 그런데 MRG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 민간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극대화하는 장치로 변질된다. 이제 민자사업은 세금을 밑 빠진 독에 부어넣는 일이 되었다.

또한 외국인 투자의 제한 규정을 없애고 투자유치 시 자기자본 비율도 대폭 낮춤으로서 민자사업의 새로운 국면이 열리게 된다. 2002년에는 민간이 투자할 수 있는 사업대상이 확대되고 국··공유지를 무상으로 임대해주며 지원금도 확대하는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민자사업은 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되었다. 민자사업법은 2005년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으로 다시 한 번 개정되었고, 이후 민자사업은 도로, 철도 등 전통적인 사회간접자본 뿐만 아니라 군부대, 학교, 한강 위에 떠있는 새 빛 둥둥섬 같은 레저나 문화시설까지 아우르는 한국사회의 광범위한 사업패턴으로 자리 잡는다.

민자사업법의 제정 이후 개정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무시되었고, 민간자본의 이익은 극대화되었다. 인프라 투융자 사업이 초고율 이자소득 보장, 법인세 회피로 이어지는 등 각종 반사회적 행태가 선진 경영기법으로 둔갑해 자리 잡았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는 투자금 유치방법으로 민간자본은 최소의 투자로 무한정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길도 닦았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까지도 철도협회 같은 곳의 협회 회원사와 관련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도시철도 교육과정은 민자사업의 활성화와 사업과정에서의 수익확보방안을 위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강사진 또한 재벌 건설사 부장이나 지하철 9호선과 신분당선 등 민자지하철 회사 간부, 국토부 간부들로 포진되어 있었다.

이렇게 정권과 관련부처, 업계가 하나가 되어 온 나라를 민영화가 지배하는 땅으로 만드는 작업들이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되어 왔다. 결과적으로 국가의 존재이유인 공공의 이익을 구현하는 장치들이 이윤논리에 지배당하는 상업 목적의 시스템으로 전환됐다. 전 방위적 민영화가 시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시도된 것이다. 민자사업이 지하철 9호선이나 용인경전철, 우면산 터널 같이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역습을 가하기 전까지는.

이런 흐름속에 2008년 비즈니스 프랜들리 이명박 정권이 탄생했다. 민자사업과 민영화를 경제를 살리는 원천이라고 믿는 정권이 출범한 것이다. 서울시장 시절 서울지하철 1호 민자사업인 9호선을 성공적으로 유치했던 이명박 정권이 취임일성으로 약속한 것이 공기업 선진화 계획이다. 원래 민영화로 얘기 되었지만 사회적 반대가 거세지자 대운하사업을 4대강으로 개명하듯 민영화를 선진화로 바꾸었고, 이 계획에 따라 공공부분이 책임지고 있는 사업영역에 대한 민자사업과 민영화가 급물살을 타게 된다.

MB정권은 2009년 기획재정부를 통해 "정부재정지출 효율화를 위해 민간투자사업을 계속 확장 하겠다"고 발표했다. 민자사업이야 말로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정부재정을 줄이며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시장만능주의적 정책기조를 강력하게 유지한 것이다.

철도도 민영화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해

철도산업은 MB정권 출범초기 효율화를 전제조건으로 민영화 대상에서는 제외 되었으나 집권 중반기를 넘어서면서 민영화를 위한 제반 여건들이 준비되었다.

특히 2010년은 철도분야에 대한 민영화와 민자사업을 가속화시킨 첫 해로 기록될 것이다. 10월에 대우건설이 만든 (GREEN 고속철도 민간투자사업 사업제안서)가 제출되었다. MB정권의 경제정책을 총괄한 강만수씨가 은행장으로 있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모기업이고 고속철도 민영화시 자금 조달을 맡는 안이 계획되었다. 대우건설 사장은 대통령의 고대 후배이며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실세로 통한다는 것도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동시에 민영화 전도사로 나서고 있는 국책연구원인 한국교통연구원이 국토부의 용역을 받아 수행한 (철도산업발전 경쟁력강화를 위한 용역보고서)가 대우건설 보고서의 결론과 유사한 내용을 담아 두 달이라는 시차를 두고 제출되면서 수서발 KTX 민영화의 사회적 논란을 촉발시킨다. KTX 민영화를 위한 정부와 재벌의 동시다발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 2010년 하반기 토건자본과 국토부 용역을 받은 국책연구원이 잇따라 고속철도 민영화안을 내놓았다. 왼쪽은 (2010년 12월).

이 시점에서 국토부가 한 일이 또 하나 있다. 박원석 의원이 정부로부터 제출받은 문서를 통해 공개된 철도산업 대외개방의 갑작스러운 추진이다. 2010년 12월 한국교통연구원의 민영화 추진 타당성 용역보고서가 제출되었고, 이달 3일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97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국토해양부 장관이 'WTO 정부조달협정(GPA) 개정 및 양허확대 협상 3차 양허안'에 대하여 수정요청을 했다. 2006년 1차 양허안과 2007년 2차 양허안에는 없었던 철도시설공단과 그 사업분야를 다룬 양허안이 협상마감 3일을 앞두고 전격 제시된 것이다. 그리고 이 안은 WTO에서 수정없이 채택되었다.

당시 국토부 장관은 정종환이었다. 4대강 사업의 전도사이자 MB정권의 오른팔이라 불리는 정종환 전 장관은 철도청장 시절인 2002년, 제1호 민자 철도사업인 인천공항철도 사업에 정부 측 협약대표로 서명한 사람이다. 성공이 확실하다며 장미빛 미래를 장담하던 인천공항철도 사업은 터무니없는 수요예측으로 세계에서 가장 한산한 철도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국민의 세금만 민간자본에 쏟아 붇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철도공사로 떠 넘겨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 사업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바로 정종환 전 국토부 장관이다.

현재 국토부는 철도 운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시설에 대한 관리권을 철도공사에서 철도시설공단으로 넘기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철도공사에 출자된 자산을 '감자'하는 방식으로 회수하려 하고 있다. 이 경우 철도공사의 부채는 급등하게 된다. 국토부가 역시설과 차량기지를 철도공사로부터 환수할 경우 자본이 5.5조원 감소하여 철도공사의 부채비율은 11년 말 기준 130%에서 385%로 증가하게 된다. MB정권 들어 공기업 부채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는데 정부가 발 벗고 나서 공기업을 부실화 시키는 믿지 못 할 일이 또 벌어지고 있다.

철도공사 자산을 환수하는 절차에서도 꼼수를 쓰고 있다. 철도산업의 기본 골격을 다루고 있는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명시된 운영관련 자산의 철도공사 책임이 분명히 있는데도 법 규정을 무시하고 철도산업위원회란 기구의 의결을 통해 이관하려 하고 있다.

철도산업위원회란 무슨 기구인가? 국토해양부장관이 위원장으로 관련 7개부처 차관과 위촉직 위원을 포함하여 25명으로 구성된 철도산업발전에 필요한 자문을 하는 기구이다. 정부쪽 위원을 빼더라도 이들 위촉직 위원 중에는 민영화에 우호적인 민간기업들의 대표가 포함되어 있다. 소비자 단체 대표 자격으로 참여하는 (녹색소비자 연대)와 (소비자 시민모임)은 지난 6월 19일 KTX 민간운영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낼 정도로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이다. 게다가 KTX 민영화의 이론적 근거를 제공해온 한국교통연구원 같은 단체의 대표가 포진해있는 곳이 철도산업위원회다. 이런 위원회가 철도 정책을 자문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단순 자문기구를 나라의 중요한 정책을 제 멋대로 의결하는 장치로 둔갑시킨 국토부의 행태도 참으로 졸렬하다.


2015년은 철도산업 민영화의 원년이 될 것인가

철도공사의 자산을 철도시설공단으로 이관하려는 이유는 2010년 협상마감을 3일 앞두고 급하게 수정한 WTO 협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기에 특별히 한국철도시설공단의 항목이 신설되고 그 세부내용에 역사 등 제반 시설에 대한 개방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철도시설공단의 관할로 이관시켜 국내외 자본에 운영권을 넘겨주게 되는 순간 철도산업 전반의 민간개방이 완수되기 때문이다. 어처구니없게도 고속철도분야의 개방 배제에 대한 주석이 뒤늦게 국토부 제안으로 추가되었는데 이것은 협상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더 놀라운 사실은 2011년 양허안 협상 막바지에 무더기로 지자체 관할 도시철도 즉, 현재 각 도시에서 운영되는 지하철이 포함된 것이다. 단 이 지하철부분에 대한 협정 적용은 2015년까지 유예된다. 이제 퍼즐의 조각이 다 맞아간다.

국토교통망 계획에 의해 건설되는 강원도권 등 많은 신설철도는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그동안 정부의 입장이었다. 또 철도공사의 시설자산을 빼앗아 언제든지 국내외자본에 개방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되었다. 민간에 개방하겠다는 수서발 KTX의 개통 시기는 2015년이다. 전국의 지하철에 WTO GPA 협정이 적용되는 시점 또한 2015년이다. MB정권과 국토부는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던 민영화계획에 따라 2015년을 고속철도와 일반철도, 도시철도 할 것 없이 모든 철도산업의 민영화를 촉진하는 원년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이 정부가 꿈꾸는 미래는 사회의 공익적 자산이 모두 사라지고 이윤이 최고의 가치인 민간영역이 지배하는 사회인가? 국가 기간 철도망부터 신기술인 고속철도뿐만 아니라 서민의 발인 지하철까지 모두 팔아 넘겨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진정으로 평범한 서민들, 시민들을 위한 나라는 불가능 한 것인가? 디스토피아를 설계하면서 자신만만해 하는 권력과 정부당국이 심히 걱정스럽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