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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7일 금요일

박근혜 정부, 공약 뒤집고 ‘철도 민영화’ 추진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16일자 기사 '박근혜 정부, 공약 뒤집고 ‘철도 민영화’ 추진'을 퍼왔습니다.

경기 고양시 행신동 케이티엑스(KTX) 고양 차량기지에 열차들이 점검 및 청소를 위해 정차돼 있다. 고양/김태형 기자

국토부 ‘철도 노선별 민영화’ 쐐기 
 ‘수서발 KTX’ 포함 새 노선마다
민간자본이 운영권 경쟁하게
민영화 않겠다던 대선공약 뒤집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 민영화(경쟁체제 도입)가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각 철도 권역(노선)별 민영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의 대상이었던 수서발 케이티엑스(KTX)를 비롯해 향후 신규 노선마다 지분 입찰 등을 통해 민간자본이 들어올 길을 열어준다는 게 핵심이다. 정부안은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는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배치되는 것이다.16일 국토부의 철도 민영화 민간자문단 위원들에 따르면, 정부는 수서발 케이티엑스를 포함해 신규 노선마다 코레일과 다른 별도의 철도 운영회사가 운영권을 놓고 다투게 하는 기본 방안을 확정했다.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경부·호남선을 포함해 원주~강릉, 소사~원시 등 이 무렵 개통하는 신설 노선 5개가 첫 대상이다.코레일과 철도 운영권을 놓고 다툴 별도 회사는 수서발 케이티엑스에 도입하려 하는 민관 합작회사 방식의 선례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5월13일치 10면) 정부와 코레일이 정책금융 등을 통해 51%의 지분을 확보한 뒤, 나머지 49% 지분은 민간자본에 넘기는 것이다. 정부는 코레일의 지분을 30% 미만으로 제한한다는 입장이어서, 정부가 20% 남짓의 지분을 민간에 넘길 경우 손쉽게 철도 운영권이 민간에 넘어갈 수 있는 구조다.정부가 권역별 철도운영회사를 지배하는 별도의 철도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를 통해 민간 참여 운영사에 대한 정부 통제와 공공성을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자문단의 한 위원은 “정부는 지주회사를 통해 컨트롤할 수 있다고 보지만, 사실상 권역별로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모두 민영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철도 민영화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 새누리당이 철도노조에 보낸 정책회신 공문을 보면 “박근혜 후보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를 절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기간망인 철도는 가스·공항·항만 등과 함께 민영화 추진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재길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파기하고 철도를 송두리째 민간에 넘기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를 밀실에서 처리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강석호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는 “경쟁체제는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반대 여론이 있으니 이 부분을 해소하면서 도입해야 한다”며 “국토부가 최종 계획안을 보고하면 당에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김수헌 기자 goloke@hani.co.kr

2012년 7월 1일 일요일

"교통카드 정산 왜 민간업체가 하냐고? 이익이 나니까!"


이글은 프레시안 2012-06-29일자 기사 '"교통카드 정산 왜 민간업체가 하냐고? 이익이 나니까!"'를 퍼왔습니다.
[또 다른 민자사업, 교통카드의 진실·③] 교통카드 공영화를 위한 정책적 대안

수도권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굳이 현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플라스틱 머니'라는 신용카드를 통해서 결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불방식에는 역효과도 발생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거래행위는개인정보를 담은 데이터를 남긴다. 그런데 개인정보는 사적 소유물로 본인의 허락 없이 조회/이용할 수 없다. 여러 언론이 불법적인 개인정보 유출이나 노출로 생기는 사회문제를 수없이 보도한 것만 보더라도 개인정보의 중요성은 이루 다 말할 필요가 없다.

대중교통수단에서 교통카드가 도입된 것은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시 버스의 선불카드 도입을 시작으로 지하철 운영기관의 선불카드 도입, 선/후불카드의 호환사용, 인천지하철 호환, 마을버스의 선불카드 도입 및 환승할인, 이종교통수단의 환승활인 등으로 교통카드의 사용범위는 매해 확대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2004년 버스 준공영제를 바탕으로 서울시 시내버스와 수도권전철에 신교통카드가 도입되면서 그 정점에 다다랐다. 이후에도 경기도로의 환승할인 확대, 1회권 발행 등이 이어졌다. 버스 토큰, 지하철의 원색 종이 승차권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도입, 추진과정의 의혹과 각 기관과의 계약 관계의 일방성 여부를 떠나, 서울시 교통체계의 개편은 시민에게 공공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여줬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부정적이 요소가 잠재되어 있다. 서울시의 버스 재정 부담가중, 지하철(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수입금 감소(그에 따른 서울시 재정부담 가중)가 그것이다. 증대된 재정부담은 서울시가 지는 것이고 서울시가 부담을 진다는 의미는 결국 시민이 책임진다는 의미다.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남고 뒤로는 밑지는 장사인 셈이다.

 ▲ 교통카드. ⓒ연합뉴스

"교통카드 요금정산, 민간자본이 한다"

현재 지하철(도시철도)은 운영만 할뿐 이용관련 수입금을 거의 전적으로 한국스마트카드사에 의존하고 있다. 2004년 신교통카드 도입 후 각 거리비례 요금제에 맞는 정산을 하기 위해선 각 기관마다 서로의 수입금을 배분하는 정산이 필요한데, 이러한 목적을 위해 설립된 기업이 한국스마트카드 주식회사이다. 즉 신교통카드 도입에 따른 특수목적법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신교통카드가 도입된 지 7년이 흘렀다. 2012년은 초기 협약이 종료되는 해이다. 투자된 자산은 각 운영기관으로 이관되고 정산에 대해서는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어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 특수목적법인(SPC)은 그 설립취지와 역할이 모두 달성되었다면, 이후는 공공의 영역으로 넘어와야 한다. (주)한국스마트카드는 협약서상 7년이라는 SPC의 운영을 통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괄목할 만한성장을 이루었다. 이는 민간부분이 사업에 참여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익이 남지 않는 부분에 투자할 사적 자본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협약 종료 시 자연스럽게 공공부분으로 이관하자는 지극히 당연한 주장이 나올 수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협약서에는 그러한 내용이 없다. 뿐만 아니라 주무기관인 서울시의 의지 또한 약해 보인다. 반면에 서울시의회의 남재경 의원은 교통카드의 공영화 방안을 처음으로 제기하였다. 서울시 지분율을 높여 지방공사로 만들자는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공기업 탄생에 따른 거부감, 법적인 요건, 예산지출에 대한 부담 때문에 공감되는 취지와는 달리 여러 현실적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교통카드 정산은 9개 교통운영기관, 3개 지방자치단체가 결부된 복잡한 체계로 이루어진다. 그만큼 이해관계가 충돌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방안으로서 연착륙하는 방법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교통카드 정산기능 공영화방안

1단계, 각 운영기관이 (주)한국스마트카드와 수직적→수평적 관계로 전환2단계, 점진적인 서울시의 (주)한국스마트카드의 역할 수행3단계, 수도권 광역정산기구 설립으로 업무 수행 "교통카드 공영화, 재정건전성 확보하는 길"

먼저 1단계는 서울시 산하 공기업인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자체정산을 위한 통합시스템을 구축하여 (주)한국스마트카드(KSCC)와의 종속적 관계를 탈피하고 수평적 관계를 맺는 것이다. 관리감독은 운영기관에서(정산관련업무 인력파견, 기기점검은 각 운영기관)하며, 시스템 구축 및 시스템유지보수는 외부업체(한국스마트카드, 캐쉬비 등 기존 교통카드 관련 SI업체)에서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과 숙달에는 5~6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므로 지금부터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만일 계약만료일인 올해 말 이전까지 개편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을 경우에는 예상소요기간 만큼만 (주)한국스마트카드와 계약을 연장하면 된다. 계약연장이 불투명할 경우 코레일의 글로리정산센터에 소요기간만큼만 정산을 위탁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교통정책을 수립하고 시민서비스에 대한 장/단기 정책을 세울 때 교통관련 정보를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수입금 정산의 투명성 또한 확대된다. 부가적으로 공공부분의 기술력 확보를 통한 비용절감과 (가칭)서울시형 교통카드 자체 개발로 교통카드 발행수입 확보, 교통카드를 통한 대중교통 연계사업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와 같은 서울시형 전자화폐를 구축함으로서 운영기관과 서울시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또한 충전선수금의 공적 관리를 통하여 이자 등으로 교통관련 복지 서비스를 할 수 있다. 교통 수익이 아닌 항목에서는 교통복지기금을 만들어 교통약자에 대한 시설지원 등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 다음 단계는 점진적으로 서울시가 (주)한국스마트카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즉, 서울시의 산하의 정산기구를 세워 서울시버스운송조합 등 서울시와 관계된 운영기관들의 정산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각 운영기관에서 인력을 파견하여 정산위원회를설치하고, 운영기관간 운임을 정산하고 조정한다. 경기, 인천과의 지자체간 정산 및 교통정책은 시에서 협의하며, 지자체는 직영 정산기구를 통해 수평적 관계에서 데이터를공유하고 검증한다. 또한 관광택시, 택시단말기, 환승주차장 등 연락정산 이외의 정산업무를 신설된 정산기구에서 별도로 병행 수행하여 대중교통통합체계를 이룬다. 이와 같은 방법에는 민간사업자 정산을 제외하고 운영기관 간에는 정산수수료가 생기지 않는는 장점이 있다. 또한 연락구간 정산 말고도 다양한 부대사업(하이패스, 환승 주차 등)을 연계할 수 있어 부가이득이 발생한다. 또한 정산기구를 통해 이종 운영기관의 조정과 정책 수립이 쉬워진다. 이를 통하여 점진적으로 서울시 산하의 교통 통합공사를 만드는 고민도 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로 서울시 산하의 정산기구를 중심으로 수도권광역 정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큰 틀에서 지자체간 정책적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지만, 정책적 뒷받침 속에서 각 운영기관의 독립성이 보장되고, 상호간 수평적 관계를 맺기 때문에 대시민서비스 입장에서는 충분히 공감 가는 부분이 될 것이다. 또한 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전국 교통카드 호환/도입과 관련해서도 지자체간의 마찰과 이해관계의 완충 작용을 할 것으로 본다.

필자의 주장이 다소 '먼 산 바라보는 듯'한 얘기일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 대중 교통관련 보조금(지원금)의 증가, 개인정보에 대한 관리의 문제, 향후 있을 전국호환카드의 도입 등 풀어야할 숙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 따라서 위 세 가지의 단계를 각각 심각히 논의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핵심 당사자인 서울시는 '논란의 틀'에서 '논의의 틀'로 전환을 추진해야한다. 서울시는 현재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류하선 공공교통네트워크(준) 정책위원

2012년 3월 2일 금요일

KTX 민영화 모델이 궁금한가? 지하철 9호선을 보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3-02일자 기사 'KTX 민영화 모델이 궁금한가? 지하철 9호선을 보라!'를 퍼왔습니다.
[기고] MB 정권 공기업 선진화의 맨얼굴, 9호선 요금 인상

지난해 12월 27일 국토해양부는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KTX 민영화 추진 계획을 밝혔다. 2012년 상반기 안에 업체설명회와 희망기업 신청접수, 심사를 거쳐 사업체 선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겠다는 로드맵까지 천명했다. 말이 업무보고지 이미 정권의 하명을 받은 국토부가 민영화 추진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국민에게 선전포고를 한 것과 다름없는 자리였다.

그러나 정부의 의도와 다르게 여당조차 민영화 반대를 선언하고 광범위한 국민적 반대에 부딪히자 정부는 슬그머니 계획을 수정했다. 4월 안에 업체선정이 안 되면 2015년 개통일정상 KTX 민영화가 물 건너간다고 신속한 추진을 주장했던 국토부는 4월 총선 이후 업체 선정에 나서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런 상황 속에 "고속철도 민간투자 사업제안서"를 정부계획 발표 이전에 입안하는 등 KTX의 운영권의 내정된 선정업체라는 의혹을 받고 있던 대우건설은 고속철도 사업 포기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KTX 민영화 추진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MB정권과 국토부는 왜 이토록 KTX 민영화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이미 민간투자사업을 통해 단맛을 보았기 때문이다. KTX 민영화의 모델이 되었던 그 사업이 무엇인지 추적해보자.

지하철 9호선, 서울시가 비용 절반 대고 민간자본 수익 보장

2002년 7월 제3기 민선 서울시장으로 취임한 이명박은 한계에 다다른 교통 분야에 대한 대 수술에 나선다. 특히 이명박 시장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서울버스 준공영제와 중앙차로제, 환승시스템도입은 그동안 한계에 다다른 서울시 교통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는 계기가 됐다. 경쟁을 통한 자유시장경제의 옹호자이자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공공연하게 표방하는 이가 공공적 조화를 우선시한 정책으로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

이 시기에는 또한 개통한 지 40년이 다 돼가는 서울지하철의 용량한계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이에 따라 강남의 모노레일 도입이라든지 새로운 지하철 노선건설 등 여러 가지 대안이 제시되었고 이 가운데 2000년 건설기본계획이 승인되고 2002년 4월 3일 착공된 지하철 9호선 건설 사업이 탄력을 받는다. 이명박 시장 2년 차인 2003년 11월 철도차량제작사인 로템을 앞세운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

그런데 여기서 9호선 건설은 특이한 방식으로 추진된다. 원래 지하철건설은 현재 도시기반시설본부의 전신인 '서울특별시 지하철 건설 본부'가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9호선은 민간투자 활성화와 정부 및 시 예산 절감이라는 미명 아래 BTO라는 민자투자사업으로 진행된다. BTO(Build-Transfer-Operate)방식이란 사회간접시설을 민간부분이 주도하여 프로젝트를 설계·시공한 후 시설물의 소유권을 공공부문에 먼저 이전하고 약정 기간 동안 그 시설물을 운영하여 투자금액을 회수해가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9호선 건설은 시설부분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선로건설 등 토목공사는 시에서 담당하고 궤도, 전력, 전차선, 차량제작, 신호, 통신, 역무자동화설비, 차량검수시설, 기타 설비공사, 정거장 마감공사, 스크린도어, 차량기지, 종합사령실 건축공사 등은 로템을 주축으로 하는 민간컨소시엄이 맡았다.

민간컨소시엄이 담당한 건설부분에는 총 8995억 원의 건설비가 책정되었으며 서울시가 건설분담금 4200억 원을 부담했고 서울메트로9호선(주)이 총 사업비 4795억 원을 민자로 조달하도록 되어 있다. 서울시가 부담하는 사업비는 03년 1월 2일 불변가격 기준으로 총사업비 대비 46.7%에 이른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지하철 9호선은 완전한 민자사업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서울시가 절반의 돈을 대면서 향후 운영과 이득을 보장하는 이상한 건설 방식이었다.

설계비로만 혈세 858억 원 낭비

지하로 연결되는 선로와 기반 시설을 서울시가 부담하고 민자로 하기로 정한 운영시설조차 서울시가 절반에 이르는 비용을 부담하면서 민간업체의 수익을 보장해주는 상식을 벗어난 투자행위가 서울시와 국토해양부(당시 건교부)의 심사와 승인을 거쳐 진행되었다.

특히 설계의 창의성 및 기술발전을 위해 서울시가 도입한 턴키·대안입찰 방식은 공사업체의 배를 불리는 장치가 되었다. 2002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서 담합입찰이 적발되어 시정명령과 함께 71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되어 예산낭비를 초래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 14개 공구의 공사비는 일반발주의 경우 보다 25% 높게 계약되어 약 40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낭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1년 7월 경실련이 발표한 서울시 지하철 9호선 턴키공사 담합입찰조사 의뢰서를 보면, 5개 턴키공사의 평균 낙찰율이 98.3%이며, 14개 공구 전체 평균 낙찰율이 88.9%로 일반경쟁입찰의 경우 평균 낙찰율 64%보다 평균 25% 높다.

경실련은 턴키ㆍ대안입찰 방식을 채택함에 따라 1공구 당 3.4개, 최소 1000억 원 이상의 과다설계가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은 엄청난 예산을 낭비한 사업으로 낙인찍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시 지하철 9호선 설계비는 준비단계에서 760억 6000만원, 공사발주단계에서 696억1460만 원이 소요되었으나 '재설계방침'에 따라 79억 원을 지급하게 되어 설계비만 총 1537억7460만 원이 소요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따라서 서울시 지하철 9호선을 실제 일반 공사로 발주했을 경우 설계비는 677억5490만 원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설계비만 858억2000만 원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한 사업에 입찰해 한 몫씩 챙긴 사업체들이 대우, 동부, 삼성, 현대, 두산, 쌍용 등 재벌 건설사들이었다. 특히 대우와 동부건설은 2011년부터 KTX 민영화 사업에 뛰어들기위해 적극적으로 준비해왔던 사업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사업진행과정에서 대주주가 변한 일이다.




'형님' 아들 위해 9호선 대주주 다국적기업에 넘겼나?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해에 지하철 9호선의 맥쿼리한국인프라가 2대 대주주로 등극한다. 1대 주주인 로템과의 지분차이는 불과 0.47%다. 2008년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추진됐던 인천공항 매각추진 과정에서 매각주체 0순위로 거론 됐던 회사가 다국적기업 맥쿼리 금융그룹이었다. 맥쿼리IMM자산운영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아들 이지형씨라는 사실 때문에 인천공항 매각추진이 친인척에 국가기간산업을 팔아넘기는 특혜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어났던 일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국민적 관심대상에서 멀어져있던 지하철 9호선은 맥쿼리사가 슬그머니 대주주로 자리를 잡았다. 토건재벌에 엄청난 이익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외국자본에 기간산업을 넘겨 시민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일이 소리 소문 없이 진행된 것이다.

국토부는 KTX 민영화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지하철 9호선이 경쟁을 통해 공기업이 운영하는 다른 지하철에 비해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민간경영기법을 도입해 직행전동차의 운행 등 기존 공기업이 하지 못하는 창의적 경영을 이루어 내고 있고 최소한의 고용으로 인건비 절감액도 상당하다고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직행전동차는 민간기업이 운영해서 도입된 것이 아니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 지하철 노선의 용량한계를 완화하고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오래전부터 제시된 대안이었다. 그러나 건설된 지 30년 이상 된 노선에 직행열차도입을 위한 대피선 공사를 할 경우 예산 등의 문제에 부딪혀 신규로 건설되는 지하철에 도입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 9호선에 도입된 것이다.

인력의 효율화도 다른 시각으로 봐야한다. 이윤을 최고의 목적으로 하다 보니 소요인력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직원을 배치했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따른 고용창출이나 시민의 안전 같은 것은 아예 고려 대상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용시민은 민영화된 노선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얼마 전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더라도 일산에서 출근하는 시민이 900원을 아끼기 위해 환승할인이 안 되는 여의도역 9호선에 바로 타지 않고 10분이나 돌아서 5호선을 통해 9호선을 이용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시민들은 9호선의 환승을 피하기 위해 도보로 한 두 정거장을 걷기도 한다는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이것이 국토부가 말하는 시민편의와 민간경영 효율화의 진면목인가?

9호선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경기도와 국토해양부로부터 환승 할인으로 발생하는 손실분을 0원도 보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노선은 관계기관으로부터 손실액을 보전 받고 있고, 9호선을 뺀 나머지는 공기업이기 때문에 손실이 생겨도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결국 이 말은 시민들이 주인인 공기업이 지하철을 운행할 때 시민들의 편익이 높아진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서울시와 지하철 9호선, 국토해양부는 서로의 탓만 하고 있고 모든 불편은 시민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민영화 결과는 9호선 요금 인상

게다가 지하철 9호선은 대놓고 지하철요금 추가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을 기해 일제히 인상된 서울시 교통요금에 더해 손실분을 보전하기 위한 요금인상을 하겠다며 공지를 하고 있다.


▲ 민간 투자 사업업으로 운영하는 지하철 9호선은 "민자철도의 특수상황 때문에 운임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메트로9호선 홈페이지 화면 캡쳐

BTO 방식에서 부풀린 수요예측을 통해 투자사의 이익을 보장하는 해괴한 장치인 최소운영수익보장방침에 따라 이미 2011년 시 보조금으로 322억 원을 챙겨간 지하철 9호선은 누적적자가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러 별도의 추가운임을 반영할 계획임을 알리고 있다. 국토부가 말한 경쟁을 통한 효율화의 결과가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다며 시민들에게 돈을 더 내야 한다고 우기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소유하지 못하면 통제하지 못한다. 이미 외국자본과 재벌이 장악한 기관이 시민 편익이나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는 것은 거짓이라는 것이 속속 증명되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은 서울시메트로9호선(주)과 서울9호선운영(주)으로 나뉜 2원적 체제인데 서울9호선운영(주)의 CEO는 베올리아사에서 파견한 마흐슬랑 다루 씨이고, 서울시메트로9호선(주) CEO는 정연국 씨로 이명박 대통령의 주요 인사 등용처인 고대라인이다. 지하철 9호선의 2대 대주주중 하나가 맥쿼리사이고 운영자는 베올리아사이다. 맥쿼리사는 인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서울-춘천 고속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우면산터널, 수정산터널, 광주제2순환도로 등 국내의 다수 사회간접자본에 대주주나 운영자로 참여하고 있다. 베올리아사는 상수도 사업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프랑스계 초국적 기업이다.

특히 베올리아사는 2001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이후 2005년부터 인천시로부터 송도·만수 하수종말처리시설을 20년 계약으로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인천시민 중 33만 명이 이하수처리시설을 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38억 원의 순익을 올렸다. 인천시는 2006년 한국에서 최초로 외국계 물 기업인 베올리아와 상수도 사업 관련 양해각서를 맺었다. 이처럼 맥쿼리와 베올리아는 한국의 사회간접자본을 다방면에서 잠식해 나가고 있다. 민영화가 효율적인 사회적 대안으로 여겨지는 한국은 이들 다국적 기업에게 천혜의 투자처요 이윤확보 공간인 것이다.

KTX 민영화, 철도 주요간선망 몽땅 내주는 결과 초래할 것

KTX 민영화의 모델은 지하철 9호선이지만 정부의 정책대로 KTX 민영화가 추진된다면 그 파급력은 지하철 9호선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미FTA협정에서 그나마 독점권을 인정받은 2005년 7월 1일 이전 건설된 노선에 대해서도 아무 문제없이 외국자본이나 재벌에게 자발적으로 헌납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서-평택간의 노선을 빌미로 민간경쟁체제도입을 이야기하지만 이 노선이 결국은 경부선과 호남선을 통해 부산과 목포 광주로 연결된다. 부산까지의 고속신선은 이미 한국철도의 독점적 관할 노선이지만 민영화가 추진되고 민간업체에 지하철 9호선처럼 나중에 외국자본이 참여하게 될 경우 국토의 주요간선망을 몽땅 내주게 되는 결과가 된다. 정부가 국가의 기간교통망을 팔아넘기기에 안달이 난 모양새다.

지금 한국 정부는 누구의 정부인가? 국민의 정부인가? 외국투기자본과 재벌의 대리인인가?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인 공공부문이 무너지는 만큼 시민들의 삶은 더 황폐화될 것이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정부라면 전 사회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진행을 멈추지 않고 있는 KTX민영화 정책을 하루 속히 철회해야 할 것이다.


▲ ⓒ뉴시스

* 참고로 필자는 운수노동정책연구소에서 사회공공연구소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객원연구위원 

2011년 12월 5일 월요일

[기고]정부-대기업-지자체 결탁한 민자고속도로 사업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2-03일자 기사 '[기고]정부-대기업-지자체 결탁한 민자고속도로 사업'을 퍼왔습니다.
수요예측 부풀려진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인상
김건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팀 팀장


ⓒ국토해양부 제공 민자고속도로 노선별 통행료 조정 내용

지난 달 28일, 9개의 민자고속도로 통행료가 일제히 올랐다. 제일 많이 오른 곳은 대구-부산고속도로와 서울-춘천고속도로로 각각 9,300원에서 9,700원, 5,900원에서 6,300원으로 400원이 올랐다. 이밖에 천안-논산고속도로와 인천대교가 300원,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서울외곽고속도로, 부산-울산고속도로가 200원이 오르는 등 최소 100원에서 최대 400원까지 통행료가 인상되었다.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는 개통 때부터 이미 논란이 되었다. 인천공항고속도로의 경우 다른 40㎞/8차로 구간의 요금이 2,638원인데 비해 6,400원이 책정되었다. 천안-논산고속도로는 3,996원인 똑같은 규모의 구간에 비해 2배에 가까운 7,300원의 통행료를 받았다. 시작부터 2배에서 3배를 비싸게 받았는데, 작년에만 쉬었을 뿐 매년 쉼 없이 통행료는 올랐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분통이 터질 일이다. 

민간자본이 투입되는 민간투자사업의 매력은 정부나 지자체가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사회간접시설을 확충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번에 통행료가 인상된 민자고속도로는 모두 IMF 경제위기 직후인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었다. 당시 재정이 부족했던 정부에게 민간투자사업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 민간투자사업은 커다란 재앙이 되었고, 얼마나 더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야 될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하나 분명해진 게 있다면 앞으로도 수십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돈이 민간투자사업에 참여한 대형건설사와 외국자본에게 고스란히 넘겨진다는 점이다.

수요예측 부풀리기 후 통행요금 인상, 정해진 수순?

이번에 통행료가 인상된 민자고속도로들의 경우 공통점이 있다. 사업초기단계에서 통행량 수요예측이 터무니없게 부풀려진 것. 9개의 민자고속도로의 실제 통행량은 당초 예상한 통행량의 57%에 머무르면서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들어간 사업비는 변함이 없는데 통행량이 턱없이 적다보니 고속도로를 운영하는 민간사업자는 막대한 적자를 보게 된다. 문제는 이 적자의 대부분을 정부가 보전해줘야 한다는 것. 이유는 민간사업자와 맺은 사업실시협약서에 들어가 있는 ‘최소운영수입조항’ 때문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실제 운영수입이 실시협약에서 정한 추정운영수입의 일정한도를 미달할 경우 정부가 이를 보전해줘야 한다. 이 조항으로 인해 지금까지 전국 민자 고속도로에 정부가 지난해까지 지급한 금액은 인천공항고속도로 7,333억원 등 무려 1조2,364억원에 달한다. ‘수요예측 부풀리기 → 저조한 실제 통행량 → 막대한 적자 발생 → 통행료 인상’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뻥튀기’ 수요예측은 민자고속도로 사업에서만 발생한 게 아니라 모든 민간투자사업에서 예외 없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0월 사업비리 혐의에 대해 검찰수사가 시작된 용인경전철의 경우 사업 협약 체결당시, 개통년도인 2011년 1일 예상승객은 14만6,180명이었지만 지금은 약 3만2천여명으로 예측되고 있다. 5배 가까이 사업성과가 부풀려지면서 용인시가 부담해야할 적자는 30여년 동안 2조5천억원에 이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주 사업비 부풀리기 등 특혜비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거가대교 사업의 경우도 초기 수요예측이 부풀려지면서 향후 20년간 4조원의 적자를 보전해줘야 한다. 이러한 적자는 결국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그리고 민간사업자들이 챙기게 되는 몫이기도 하다.


ⓒ뉴시스 지난 달 2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경실련은 '거가대교 특혜, 비리 검찰고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쯤 되면 ‘수요예측 부풀리기’는 정책판단의 실수나 전문성 결여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민간투자사업은 사업발주처인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사업을 시행하는 민간사업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사업이다. 정부나 지자체 입장에서 보면 사업 초기 들어가는 돈이 없고, 도로 등 SOC 사업은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치적을 과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민간사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건설과정에서 막대한 이득을 얻고, 완공 후 운영하다가 손해를 봐도 그 적자가 다 보전이 되니 말 그대로 ‘노다지 사업’이다. 사정이 이러니 실제 예상이 어떻든 ‘안 되는 사업’을 되게끔 하는 게 수요예측을 담당하는 기관의 몫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요예측을 담당한 기관이나 담당자가 사업이 시작되어야 커다란 이득을 보게 되는 민간사업자와 유착관계였을 가능성, 그리고 이 과정에서 검은 거래가 오갔을 개연성이 높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부당이득 환수하고, 책임 엄하게 물어야

이번 통행료 인상에서도 잘 나타났지만, 이제 민간투자사업은 이대로 가만 놔둬서는 안 될 커다란 종양과 같다. 앞으로 수십년 동안 애꿎은 국민들의 혈세가 민간사업자들의 배를 불리는데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다. 민간투자사업에서 초기 수요예측이 잘못되었다는 결과들이 나왔다면,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서 통행 수요 측정을 다시 해서 그 결과를 가지고 현실에 맞게 손실보전 조건을 변경해야 할 것이다. 

민간사업자들이 사업비를 부풀려서 막대한 초과이득을 얻은 정황들이 드러났다면, 정부가 사업을 다시 검증해서 이 부당이득을 국고로 환수하여 통행료 부담을 완화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매번 엉터리 수요예측을 내놓는 기관에 대해서는 그 과정에서 불법행위나 비리가 없었는지 조사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엄격하게 물어야 한다. 정부가 이처럼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팔짱만 낀 채 통행료 인상과 같은 미봉책에만 머무르고 있다면, 애초부터 대기업의 이익을 챙겨주기 위해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김건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