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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10일 화요일

“장물 50년, 박근혜는 정수장학회 문제에 답하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10일자 기사 ' “장물 50년, 박근혜는 정수장학회 문제에 답하라”'를 퍼왔습니다.
정수장학회 환수 공대위, 박근혜 의원에 의견 표명 촉구… “사회환원, 공익재단화하라”

“정수장학회 강제헌납 판결 어떻게 생각하나?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은 누가 앉혔나? 박정희 전 대통령 당시 국가권력을 동원해 이뤄진 수많은 민간의 인권과 재산권 침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10일 박근혜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시각, 국회 정론관에는 박 의원에 대한 공개질의가 진행됐다. ‘독재유산 정수장학회 환수와 독립정론 부산일보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박근혜 의원에게 3가지 질문을 던졌다.
공대위는 공개질의서에서 “오는 14일은 박정희 정권이 고 김지태씨가 갖고 있던 부일장학회, MBC와 부신일보 주식을 빼앗아 정수장학회(옛 5·16장학회)를 설립한지 50년이 되는 날”이라며“국민의 선택을 받고자 하는 박근혜 의원은 세 가지 질문에 명쾌하게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05년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와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박정희 정권의 고 김지태씨 재산 강제헌납 성격을 밝혔고, 지난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 또한 이를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박근혜 의원은 지금까지 명확한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대위는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정수재단과 자신은 법적으로 무관하다고 항변하지만, 10년 동안 재단 이사장을 지내고 아직도 자신의 최측근 인사를 대신 앉혀놓고 소유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회견에 참석한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 지부장)은 2005년 현 최필립 이사장이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대표가 내게 장학회를 부탁했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박근혜 의원이 꿈꾸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모르겠지만 공개질의에 명확하게 답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의심하고 우려할 수밖에 없다”며 대답을 촉구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도 “정수장학회를 사회에 환원하고, 부산일보 편집권 독립을 이루는 것은 시민사회, 언론노동자, (고 김지태씨) 가족의 염원인데 이를 짓밟고 서는 곳은 ‘네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일 뿐”이라며 박근혜 의원을 정면 비판했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 주식 100%, MBC 30%, 경향신문 사옥 땅 723평을 보유하고 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는 “정수장학회 문제의 핵심은 언론”이라며 “언론자유를 위해서라도 장학회를 공공화(실질적 공익재단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정수장학회 재산은 강탈한 장물이요, 그걸 끝까지 가지고 대통령 선거를 치를 작정이냐, 세상이 거꾸로 뒤집혀서 권력을 장악하게 되면 언론을 비롯해 선량한 사람들의 재산과 권리와 자유를 강제로 강탈할 작정이냐”며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박 의원을 질타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고 김지태씨의 부인 송혜영씨와 아들 김영철씨 등 가족도 참석했다. 김영철씨는 “박근혜 대표가 새로운 사회를 만들겠다고 나섰는데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2011년 12월 5일 월요일

[기고]정부-대기업-지자체 결탁한 민자고속도로 사업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1-12-03일자 기사 '[기고]정부-대기업-지자체 결탁한 민자고속도로 사업'을 퍼왔습니다.
수요예측 부풀려진 민자고속도로 통행료 인상
김건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팀 팀장


ⓒ국토해양부 제공 민자고속도로 노선별 통행료 조정 내용

지난 달 28일, 9개의 민자고속도로 통행료가 일제히 올랐다. 제일 많이 오른 곳은 대구-부산고속도로와 서울-춘천고속도로로 각각 9,300원에서 9,700원, 5,900원에서 6,300원으로 400원이 올랐다. 이밖에 천안-논산고속도로와 인천대교가 300원,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서울외곽고속도로, 부산-울산고속도로가 200원이 오르는 등 최소 100원에서 최대 400원까지 통행료가 인상되었다. 민자고속도로 통행료는 개통 때부터 이미 논란이 되었다. 인천공항고속도로의 경우 다른 40㎞/8차로 구간의 요금이 2,638원인데 비해 6,400원이 책정되었다. 천안-논산고속도로는 3,996원인 똑같은 규모의 구간에 비해 2배에 가까운 7,300원의 통행료를 받았다. 시작부터 2배에서 3배를 비싸게 받았는데, 작년에만 쉬었을 뿐 매년 쉼 없이 통행료는 올랐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분통이 터질 일이다. 

민간자본이 투입되는 민간투자사업의 매력은 정부나 지자체가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 않고도 사회간접시설을 확충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번에 통행료가 인상된 민자고속도로는 모두 IMF 경제위기 직후인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었다. 당시 재정이 부족했던 정부에게 민간투자사업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 민간투자사업은 커다란 재앙이 되었고, 얼마나 더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야 될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하나 분명해진 게 있다면 앞으로도 수십조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돈이 민간투자사업에 참여한 대형건설사와 외국자본에게 고스란히 넘겨진다는 점이다.

수요예측 부풀리기 후 통행요금 인상, 정해진 수순?

이번에 통행료가 인상된 민자고속도로들의 경우 공통점이 있다. 사업초기단계에서 통행량 수요예측이 터무니없게 부풀려진 것. 9개의 민자고속도로의 실제 통행량은 당초 예상한 통행량의 57%에 머무르면서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들어간 사업비는 변함이 없는데 통행량이 턱없이 적다보니 고속도로를 운영하는 민간사업자는 막대한 적자를 보게 된다. 문제는 이 적자의 대부분을 정부가 보전해줘야 한다는 것. 이유는 민간사업자와 맺은 사업실시협약서에 들어가 있는 ‘최소운영수입조항’ 때문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실제 운영수입이 실시협약에서 정한 추정운영수입의 일정한도를 미달할 경우 정부가 이를 보전해줘야 한다. 이 조항으로 인해 지금까지 전국 민자 고속도로에 정부가 지난해까지 지급한 금액은 인천공항고속도로 7,333억원 등 무려 1조2,364억원에 달한다. ‘수요예측 부풀리기 → 저조한 실제 통행량 → 막대한 적자 발생 → 통행료 인상’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뻥튀기’ 수요예측은 민자고속도로 사업에서만 발생한 게 아니라 모든 민간투자사업에서 예외 없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0월 사업비리 혐의에 대해 검찰수사가 시작된 용인경전철의 경우 사업 협약 체결당시, 개통년도인 2011년 1일 예상승객은 14만6,180명이었지만 지금은 약 3만2천여명으로 예측되고 있다. 5배 가까이 사업성과가 부풀려지면서 용인시가 부담해야할 적자는 30여년 동안 2조5천억원에 이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주 사업비 부풀리기 등 특혜비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거가대교 사업의 경우도 초기 수요예측이 부풀려지면서 향후 20년간 4조원의 적자를 보전해줘야 한다. 이러한 적자는 결국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그리고 민간사업자들이 챙기게 되는 몫이기도 하다.


ⓒ뉴시스 지난 달 2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경실련은 '거가대교 특혜, 비리 검찰고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쯤 되면 ‘수요예측 부풀리기’는 정책판단의 실수나 전문성 결여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민간투자사업은 사업발주처인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사업을 시행하는 민간사업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사업이다. 정부나 지자체 입장에서 보면 사업 초기 들어가는 돈이 없고, 도로 등 SOC 사업은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치적을 과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민간사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건설과정에서 막대한 이득을 얻고, 완공 후 운영하다가 손해를 봐도 그 적자가 다 보전이 되니 말 그대로 ‘노다지 사업’이다. 사정이 이러니 실제 예상이 어떻든 ‘안 되는 사업’을 되게끔 하는 게 수요예측을 담당하는 기관의 몫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요예측을 담당한 기관이나 담당자가 사업이 시작되어야 커다란 이득을 보게 되는 민간사업자와 유착관계였을 가능성, 그리고 이 과정에서 검은 거래가 오갔을 개연성이 높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부당이득 환수하고, 책임 엄하게 물어야

이번 통행료 인상에서도 잘 나타났지만, 이제 민간투자사업은 이대로 가만 놔둬서는 안 될 커다란 종양과 같다. 앞으로 수십년 동안 애꿎은 국민들의 혈세가 민간사업자들의 배를 불리는데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끔찍한 일이다. 민간투자사업에서 초기 수요예측이 잘못되었다는 결과들이 나왔다면,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서 통행 수요 측정을 다시 해서 그 결과를 가지고 현실에 맞게 손실보전 조건을 변경해야 할 것이다. 

민간사업자들이 사업비를 부풀려서 막대한 초과이득을 얻은 정황들이 드러났다면, 정부가 사업을 다시 검증해서 이 부당이득을 국고로 환수하여 통행료 부담을 완화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매번 엉터리 수요예측을 내놓는 기관에 대해서는 그 과정에서 불법행위나 비리가 없었는지 조사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엄격하게 물어야 한다. 정부가 이처럼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팔짱만 낀 채 통행료 인상과 같은 미봉책에만 머무르고 있다면, 애초부터 대기업의 이익을 챙겨주기 위해 민간투자사업을 추진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김건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