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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6일 목요일

‘슈퍼갑’ CJ대한통운, ‘통합’ 빌미로 이윤 더 챙기려다 파업 불렀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5-14일자 기사 '‘슈퍼갑’ CJ대한통운, ‘통합’ 빌미로 이윤 더 챙기려다 파업 불렀다'를 퍼왔습니다.
통합 이전 CJ GLS 방식 ‘고집’…수수료, 패널티, 부대비용 등 노동자에게 ‘불리’

2012년말 기준 택배시장 점유율 40%에 육박해 ‘택배공룡’으로 불리는 CJ대한통운이 지난 4월 통합운영 이후 수수료와 패널티제도 등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면서 파업 사태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택배노동자들의 파업은 지난 4일 인천에서부터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파업 10일째 되던 13일엔 1천여명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CJ대한통운에 12개 요구안에 대한 교섭에 나서기를 촉구했다.

CJ대한통운과 CJ GLS로 따로 운영되던 CJ대한통운이 지난 4월 통합운영 되면서 배달수수료 일방적 인하, 패널티제도 확대, 사고시 노동자 부담 강화 등 ‘갑’의 횡포를 부렸다고 택배노동자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일방적인 통합운영과 노동조건 후퇴가 택배노동자 파업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택배 수수료 인상, 패널티 제도 폐지 촉구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생존권사수 투쟁선포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함성을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통합 이전 택배시장 점유율 1위 CJ대한통운과 2위 CJ GLS에서는 택배를 위탁할 때 지불하는 운송료인 택배단가가 평균 2천1백원~2천2백원이었다. 이는 업계 평균보다 3백원 가량 낮은 최저 수준이다. 낮은 택배단가는 당연히 택배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배달수수료를 낮추는 한 원인이 됐다.

CJ대한통운은 배달수수료가 업계 최고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택배노동자들은 대리점 체계가 대부분인 CJ대한통운 운영방식이 가져온 결과라고 반박했다.

수수료는 낮아지고, 패널티는 더 세지고...부대비용도 노동자 몫

통합 전 CJ대한통운의 경우 택배노동자들의 근무형태는 직영, 위수탁, 대리점 소속 등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다. 직영은 회사에 직고용된 정규직과 계약직으로 별도체계를 유지했는데, 이는 1천여명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노만근 화물연대 대한통운택배분회장 등에 따르면, 광주를 기준으로 통합운영 이전 CJ대한통운 배달수수료는 정액제로 건당 920원(지역마다 편차가 있음)이었다. 위수탁의 경우 배달수수료는 고스란히 택배노동자들의 몫인 반면, 대리점 소속의 경우 대리점이 이 가운데 70~80원을 가져가고 나머지가 택배노동자 몫이다.

이와 달리 CJ GLS는 택배 단가에 따른 정률제에다 3개 급지로 분류한 지역별 차등을 둔 운영으로 평균 810~820원 가량이 대리점으로 떨어지고, 이 가운데 택배노동자는 700원을 가져간다. CJ GLS의 경우 직영과 위수탁 없이 전체가 대리점 소속으로 운영돼 상대적으로 노동자들이 불리한 구조를 갖고 있었다.

통합운영된 CJ대한통운은 CJ GLS의 방식인 정률제를 도입하면서 택배물량과 배송거리를 12개 급지로 나눴는데, 물량이 많은 곳을 1급지, 지역이 넓고 물량이 적은 곳을 12급지로 해 대도시의 경우 배달수수료가 떨어지고, 농어촌의 경우 배달수수료가 높아지는 구조다. 광주지역의 경우 평균 배달수수료가 810원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화물연대는 분석했다.

운송장, 박스테잎, 취급주의 라벨, 방문표 등에 들어가는 부대비용을 누가 지출하는가도 차이가 있었다. 통합 이전 CJ대한통운에서는 부대비용을 회사에서 부담했지만, CJ GLS는 대리점과 택배노동자가 이를 부담했다. 한 CJ GLS 대리점에서는 운송장 구입에만 한달 1백만원이 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통합 이후엔 이를 단가표에 따라 택배노동자들이 일률적으로 구입해야 했다.

패널티의 문제도 이와 다르지 않다. 통합 이전 CJ대한통운에서도 패널티가 없진 않았지만 파손,도난, 분실 등에 대해 이를 끝까지 확인하고 책임소재를 가린 반면, CJ GLS는 이와 달리 출발과 완료 스캔만한다. 대부분 책임소재를 따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패널티를 부과해 대리점으로 넘기고, 대리점은 이를 다시 택배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구조라고 화물연대는 설명했다.

이 또한 통합운영 되면서 CJ GLS를 이어받거나 오히려 패널티를 확대 강화했다고 노동자들은 입을 모았다. 통합운영 이후 확인된 패널티 항목만 16~17개에 이른다는 것. 최근 패널티제도가 문제되자 CJ대한통운은 패널티 항목을 전산에서 삭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그 대신 추가공정항목이라는 것이 올라 있어 이 역시 패널티를 위한 항목이 아닌지 의혹이 일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광주지부 대한통운택배분회는 14일 파업을 이어가면서 CJ대한통운 광주지사와 첨단물류센터에서 대체차량 및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차량(자가용 화물자동차)에 대한 운행 저지 활동을 벌이고 있

회사 입장에서 단순편리한 CJ GLS방식…모든 책임은 택배노동자에게로

집하에서 배달까지의 시스템도 전혀 다른 구조다. 이전 CJ대한통운의 경우 집하 - 간선상차 - 중개점(대전 허브) - 간선하차 - 분류 - 배달이라는 구조로 단계마다 배송과정이 확인 가능했다. 하지만 CJ GLS에서는 집하 이후 중간 과정이 확인되지 않고 분류로 넘어간다고 노동자들은 주장했다. 결국 집하 담당, 분류와 배달을 담당한 대리점, 택배노동자에게 책임이 넘어갈 수 있는 구조라는 것.

CJ대한통운은 사고담당자를 배치해 파손의 경우 미리 고지하면 면책됐지만, CJ GLS에서는 사고담당자가 없어 파손의 경우 고스란히 대리점으로, 대리점에서 다시 택배노동자로 책임을 떠넘겨왔다.

도난과 분실의 경우에도 CJ대한통운의 경우 이를 추적해 책임소재를 가리지만, CJ GLS에서는 이런 과정이 생략되고 책임이 대리점으로 넘어가고, 대리점은 다시 이를 1/N로 택배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구조였다. 이 구조는 통합 CJ대한통운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노동자들은 밝혔다.

이처럼 현재 CJ대한통운은 이전 CJ대한통운이 아닌 CJ GLS의 운영방식 대부분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는데 사측에는 유리한 반면 노동자들에게는 불리하다고 화물연대는 주장하고 있다. 

올해로 6년차 택배노동자인 서환선(40)씨는 통합 이전인 2월 유류비와 통신비를 제외한 배달수수료에 비해 통합 이후인 4월엔 통합으로 배달구역도 작아지고 물량 또한 줄었다. 그런데 부대비용을 부담하고 패널티까지 떠안으면 수입은 40~50만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대보험은 구경도 할 수 없는 대리점 소속 택배노동자로서는 오전 7시에 출근해서 밤 11시까지 꼬박 14시간 가량 노동하면서도 소득은 오히려 줄어드니 생존권에 대한 요구가 더 커질 법하다. 그는 출근해서 정오까지 분류작업, 다시 1시간 가량 운송장 작업을 한다. 조금이라도 빨리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기 위해 점심을 거르기 일쑤다.

파업 8일차 광주, 화물운수사업법 위반 자가용, 화물승용차 저지

한편, 지난 7일 파업에 나선 광주지역 택배노동자들은 14일에도 파업을 이어갔다. 3곳 물류센터 가운데 송하동 CJ대한통운 광주지사와 첨단물류센터로 40여명씩 나눠 대체차량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인 자가용승용차 등의 투입을 막았다.

이날 오후 4시까지 40여대에 이르는 대체차량과 자가용화물차 등이 첨단물류센터에서 택배화물을 싣고 나서다 택배노동자들에게 저지됐다. 파업 노동자들은 경찰의 중재로 화물운수업법 위반 차량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약속이 있고서야 봉쇄를 풀었다.

이날 경찰은 사측의 불법차량 투입을 막아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에도 이를 방치한 반면, 북구청은 단속차량을 투입해 채증에 나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광주지역 택배노동자들은 앞서 지난 3월30일 파업을 벌여 4시간만에 CJ대한통운으로부터 배달수수료 880원, 패널티 항목 노사합의 등에 합의했지만, 통합이후 합의사항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파업에 나섰다.


택배노동자들은 이날 경찰과 북구청에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해 택배화물을 운송하고 있는 차량을 신고했지만 현장에 투입된 경찰조차 이를 수수방관한 반면 북구청은 단속차량을 투입해 이를 단속하고 있다.ⓒ민중의소리

김주형 기자 kjh@vop.co.kr

2013년 1월 21일 월요일

누구를 위한 ‘철도 민영화’인가


이글은 레디앙 2013-01-18일자 기사 '누구를 위한 ‘철도 민영화’인가'를 퍼왔습니다.
[기고] 재벌들의 이윤을 위한 민영화 추진, 재앙일 뿐

새 정부의 출범을 준비하기 위한 인수위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철도 적자의 심각성에 대한 국토부의 보도자료가 배포되고 많은 언론이 이 내용을 그대로 실어 날랐다.
기사의 제목중 하나를 보면 “코레일 경영부실 심각 – 7년 연속 1조원대 적자”라고 당장 철도공사에 대한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수서발 KTX 민영화를 추진하는 국토부 입장에서는 철도의 부실을 부각 시킬수록 자신들의 민영화 추진 논리가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그러나 국토부의 보도자료 내용은 사실관계를 심각히 왜곡하거나 자신들의 정책실패를 운영기관에 떠넘기고 있는 것들을 교묘하게 은폐하고 있다.
사실 철도 적자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매년 대통령 업무보고나 정권 교체시기의 인수위에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제기되는 단골 메뉴다. 철도적자의 문제가 얼마나 오래됐는지는 지난 자료에서도 확인 된다.
38년전인 1975년 동아일보 6월 30일 자 기사를 보면 연간 200억이 넘는 적자의 해결책이 없음을 질타하고 있다. 이 기사에서는 철도 적자가 세계적인 현상이고 외국과 달리 정부의 보조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요금인상이라는 미봉책으로 유지되는 철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30여년전인 1982년 7월 24일자 같은 신문에도 1천2백98억원의 만성적인 재정적자 문제를 전두환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현재의 물가를 비교해 볼 때 1970년대나 80년대에도 철도는 엄청난 적자를 안고 있었다.
이렇게 수 십 년간 적자구조인 철도에 대해 정부 당국은 경영부실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한다. 정부의 정책에 따라 일관되게 관리된 철도가 경영부실이라면 철도를 이 지경으로 만든 정부의 정책 부실이 먼저 평가받아야 하는 것이 아닌 가?

정부, 다른 공기업은 실적 부풀리기, 철도는 부실 부풀리기, 왜???

국토부는 “2011년 코레일 경영성적 보고서”를 분석하면서 실질 적자액이 8천303억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철도의 부실을 부풀리기 위한 편법에 지나지 않는다. 적자면 적자지 실질적 적자라는 것은 무엇인가?
이미 법적으로 보장된 철도의 공익서비스 제공의무(PSO) 보상비를 제외시키지 않은 탓이다. 세계 각국이 당연히 정부의 의무로서 지출하고 있는 PSO 보상비용까지 적자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노약자, 장애인 할인이나 지방 벽지노선 운영에 따른 비용인 PSO 보상비를 제외하면 철도적자액은 5478억으로 국토부가 밝힌 액수보다 3000억 가까이나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정부부처는 자신들이나 산하기간의 성과를 부풀리는데 반해 철도만큼은 부실을 강조하고 전면화시키고 있다. 의도적으로 부실을 부각시켜 수서발 KTX 민간사업자 선정의 강행 명분으로 삼겠다는 심산이다.
국토부는 철도공사의 경영부실을 이야기하면서 경영부실의 핵심 내용을 인건비에서 찾고 있다. 적자기업임에도 고액연봉을 받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는데 이것은 실상을 왜곡하고 있다.
오래 동안 인력충원이 안됐던 관계로 철도공사 임직원들의 평균연령이 40대 중반을 넘고 평균 근속년수가 18년이 넘는다. 정부 산하 공기업 중에서도 하위그룹에 속하는 연봉을 받고 있고 매년 임금인상률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난 적이 없다.
같은 논리라면 100조가 넘는 적자를 갖고 있는 토지주택공사나 다른 공기업의 임직원들은 구조조정을 하거나 급여를 삭감해서라도 적자를 메워야 하지 않는가?
정부의 구조조정 지시를 어기고 인력감축을 등한시했다고 하는데 철도 현장은 인력부족으로 초과근무나 휴일근무가 일상화 되어 있다. 게다가 고용 없는 성장의 문제를 제기하며 공기업이 앞장서서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게 하겠다는 정부의 방침과 지시에 따라 최근 2년간 인턴제를 거쳐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공기업의 특성상 정부정책을 수행한 결과이다. 이런 사정을 무시한 채 철도의 인건비 문제를 경영부실의 핵심으로 놓는 것은 역으로 철도는 심각한 경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정책 부재에 따른 문제라는 것을 증명한다.
국토부는 높은 인건비 비중으로 인한 경영부실을 질타하지만 철도의 기본 특성 중 하나가 수요에 따른 탄력적 대응이 힘들다는 점이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상품처럼 수요에 따라 공급을 늘이거나 줄일 수 없다. 휴가철이나 명절기간에 승객이 폭주한다고 선로를 늘릴 수가 없고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라도 선로나 역을 정상적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거대장치산업인 철도는 일상적 유지비가 필요하고 노동집약적 산업이므로 인건비 비중이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 또 인건비 비중이 낮아지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철도의 토양이 바뀌어야 한다.
철도가 경영상 효율을 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영업키로는 최소 4500키로 이상이어야 한다고 전문가 들은 말한다. 3500키로 남짓한 한국 철도산업은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조건이 제대로 갖추어 지지 못한 실정이다.
이런 조건에서 수서발 KTX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은 일부 재벌의 수익창출을 위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을 분할해 자생 능력을 제거하는 것과 같다. 기능의 중복과 거래비용의 증가 등 분할로 초래될 비효율은 철도 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철도에서 생산성을 따지는 기준은 ‘노동자 1인당 수송량의 크기’로 정한다. 이에 따르면 인건비 비중이 높아 비효율적이라는 한국철도는 OECD 국가 중 5위 수준으로 상위권에 속하고 있다.
이것은 협소한 철도 운영거리와 낙후된 철도 환경의 한계를 그동안 철도노동자들의 노력으로 극복해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철도의 발전지표로 삼는 복선화율과 전철화율, 자동신호체계 등의 전반적 개선이 이루어진 것은 고속철도 건설과 개통을 전후로 한 최근의 일이었다.

철도 경영부실을 질타하는 정부가 한 일은 ?

철도와는 관계가 먼 비전문가를 사장자리에 낙하산으로 보내는 일이 반복되어왔다. 경찰청장 출신의 전직 사장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해 철도공사 사장의 경험을 살려 서울 북부 자신이 출마한 지역구에 고속철도를 도입하겠다는 개그프로그램에나 나올 만 한 공약을 내놓을 정도였다.
국토부는 민영화를 통한 효율적인 철도로 철도 교통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장담했던 인천공항철도의 부실이 심각해지자 슬그머니 철도공사에게 떠 넘겼다. 이 과정에서도 민간사업자들은 매각대금을 챙겨서 떠났고 부실은 고스란히 철도공사가 받아 안았다. 정부의 철도정책과 철도공사의 경영상태 중 먼저 개선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국토부 주장의 하이라이트는 철도공사가 매년 내고있는 KTX 매출액의 31%에 이르는 1100억원(2010년 기준)의 선로사용료는 고속철도 건설부채의 매년 이자 4천 6백억도 갚지 못하는 수준으로 이런 부실 상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인데 국토부의 주장대로라면 정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논리의 심각한 하자는 고속철도 건설 부채를 선로사용료로 감당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데에 있다.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를 하나로 결합시켜 엉뚱한 결론을 내고 있다.
미래의 대안 교통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철도시설부분의 국가투자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세계 여러나라의 철도산업정책에 나타나고 있는 경향이다.
정부도 철도의 운영과 시설부분을 분리시키면서 강조한 말이, 시설부분은 정부가 책임지고 운영기관의 부담을 줄여 철도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정부의 책임은 빠지고 시설공단의 거의 유일한 수익구조를 선로사용료로 고착화시켜 시설기관과 운영기관의 불신과 갈등을 초래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선 KTX 매출액의 100%를 선로사용료로 내도 건설부채의 이자를 갚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흑자를 내고 있는 고속철도부분의 매출액을 전부 갖다 바쳐도 재무상황 개선이 이루어 지지 않는 현실이라면 다른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철도시설투자에 들어가는 것은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 세계적 현상

1987년 일본의 국철 개혁당시 일본 정부는 국철의 누적부채 37조엔(약 310조원) 중 31조엔을 정부에서 인수하고 경영안전기금의 명목으로 보조금을 지급했다. 2011년 한국의 국가 총예산이 309조임을 감안하고 26년 전의 화폐가치까지 생각해 볼 때 31조엔의 부채 해소가 얼마나 엄청난 규모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철도왕국 일본의 신화는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유럽연합국가들의 경우는 어떠한가? 독일은 1994년 구조개편 당시 건설부채를 포함하여 680억 마르크(약 42조)를 연방철도 자산관리국을 만들어 정부가 전액 인수했다.
프랑스 또한 1997년 구조개편 당시 누적부채 308억 유로(약 37조)의 2/3인 205억 유로는 시설공단으로 이관하고 나머지 1/3인 103억 유로는 정부특별 부채계정으로 처리했다.
이탈리아는 운영회사의 부채 35억 유로를 정부로 이관하고 매년 구조개편 기금으로 약 10억 유로를 지원하고 있다.
프랑스는 한 발 더 나아가 지난해 10월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명목으로 실시됐던 시설과 운영의 분리가 철도의 발전에 장애가 된다며 통합을 선언했다. 통합적 체제가 더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처럼 철도 선진국들은 정부의 적극적 재정지원과 부채인수로 만성적인 재정악화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들 나라는 왜 이렇게 철도에 엄청난 재정을 쏟아 붇는 것일까? 철도가 발생시키는 사회적 이득이 눈에 보이는 적자를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철도교통의 특성 중 하나는 철도를 이용하는 사람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 철도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긍정적 기여를 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서울시에 지하철이 없거나 8% 남짓한 수송분담률을 갖고 있는 경부선 화물열차의 수송을 도로로 전환시킨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될 교통혼잡비용, 사고처리비용, 도로 유지보수비용, 도로 추가건설에 따른 건설비와 국토파괴에 따른 손실비용, 환경오염 비용, 유류비용 등을 따진다면 철도 적자액과는 비교될 수 없는 천문학적 사회적 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경우 이런 비용을 계랑화해 “사회경제적 한계비용”이란 개념을 도입하여 철도의 사회적 기여도만큼 선로사용료를 면제해주는 정책을 도입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고 있다. 우리 국토부도 수년전 철도의 사회경제적 창출 비용에 대해 연구용역을 실시했고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를 받았음에도 창고 한 켠에 유치시켜 버렸다.

철도민영화를 반대하는 노동자의 모습(사진=철도노조)

‘철도 민영화’ 위한 억지 논리들

국토부가 철도 부실을 소리 높여 강조하면서 내놓은 대안은 결국 민영화이다. 수서발 KTX 민영화를 통해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이에 자극 받은 공기업인 철도공사도 경영개선 노력을 통해 자생력을 갖게 된다는 단순 논리가 철도정책 담당자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러나 국토부가 불과 2년여 전인 2010년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 업무내용을 보면 수서발 KTX 개통으로 철도공사의 재정상황이 상당히 호전되어 철도적자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했다. 수서발 KTX 개통으로 한계에 다다른 서울역 중심의 선로 포화상태를 해소하고 이용객들의 분산과 새로운 수요 촉발로 철도공사의 재무구조가 호전되면 그 만큼 국민들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새로 개통되는 수서발 고속철도가 창출하는 수익을 민간재벌사가 독차지 하는 순간 철도공사의 재무구조 개선은 불가능하다. 더 나아가 수도권 동남쪽의 열차 이용객 분산으로 철도공사의 수익성은 심각하게 저하될 것이다.
철도민영화를 통해 우리사회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영세한 영업키로를 나누어 통합의 시너지 효과도 얻을 수 없고 관제우선권과 선로배분권을 놓고 운영기관의 갈등이 첨예화될 것이며 시설공단과 운영기관들과의 선로사용료와 유지보수문제를 둘러싼 대립도 일상화될 것이다. 그리고 영국의 철도 민영화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한 뒤에도 책임지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시민들은 철도를 근심걱정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떠올리게 될 것이다.
적자를 줄이고 효율화를 달성한다는 명목의 뒤에 숨은 철도산업의 민영화는 한국철도의 미래를 볼 때 재앙에 가깝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분단으로 인한 고립으로 한국은 섬과 다름없는 세월을 보내왔고 겨우 3500여 키로의 운영거리로, 철도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 부재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남북의 평화협력, 대륙철도 연결의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철도의 내실있는 발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철도의 시대적 사명을 외면한 채 반도 남쪽의 철도 노선을 이리 저리 쪼개어 재벌의 수익창구로 전락시키려는 국토부의 철도 정책은 한국철도의 발목을 잡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이라도 국토부는 미래지향적 철도정책으로 전환해서 국민을 위한 철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한다. 맹목적인 경쟁논리와 민영화를 통한 해법은 이미 유통기간이 지난 처방이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원

2012년 10월 18일 목요일

제니퍼소프트 대표 “복지는 이윤 남아 하는 것 아냐”


이글은 시사IN 2012-10-18일자 기사 '제니퍼소프트 대표 “복지는 이윤 남아 하는 것 아냐”'를 퍼왔습니다.
이원영 제니퍼소프트 대표는 “복지는 복지 그 자체”라고 강조한다. 이윤이 남아서 하는 것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투자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회사의 성공으로 다른 기업에 자극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9월18일 오후 2시.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 있는 제니퍼소프트를 찾았더니 2층에 근무자가 한 명도 없었다.사무실이 답답하다며 밖에서 일하겠다고 나갔거나, 지하 수영장으로 수영하러 갔거나, 아예 재택근무를 선택해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하고도 회사가 망하지 않느냐?”라고 이원영 대표에게 직설로 물었다.

회사가 제대로 운영되는가?(웃음) 잘 된다. 지난해 대비 벌써 35% 이상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복지 구상은 언제부터 했나?창업하면서 근로계약서를 만들었다. 그때 이미 점심시간을 포함한 하루 7시간, 주 35시간을 근무시간으로 명시했다. 창업 초기에 직원이 어학연수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아무 조건 없이 전액 지원해 보내줬다. 지금 그 직원은 전 세계 시장을 개척하며 날아다니고 있다. 복지는 이윤을 남겨서 하는 게 아니다. 조건을 위한 투자도 아니다. 복지는 복지 그 자체이다.

ⓒ시사IN 백승기 헤이리 사옥 수영장.

앞으로 복지 정책을 더 확대할 것인가?

구상에 머무르고 있지만 월급 체계도 바꿔볼 생각이다. 월급은 노동력 제공의 대가인데, 최근에 노동의 대가가 아닌 기본 생활을 보장하는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자신뿐 아니라 자녀와 식구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개념으로 월급 체계의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나아가 정년이 없는 회사를 목표로 한다. 당장은 남자 직원의 강제 출산휴가제(4주)와 여성 직원을 위한 수유실부터 만들 생각이다. 

직원 수가 적고 IT 기업이니 이런 복지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리 있다. 다만 이렇게 하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서 다른 기업에 자극이 되고 싶다. 제니퍼소프트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가운데 하나가 연대와 나눔이다. 우리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지 더 고민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월급쟁이 생활을 하다 창업했다. 샐러리맨 시절 꿈꾼 것인가?

대학 졸업하고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에서 8년간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아침 9시 출근하고 오후 4시 퇴근하기를 바랐다.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그럼 한번 창업해서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복지 프로그램은 내 구상뿐 아니라 직원들과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한  결과이다.  

생각은 하더라도 경영하는 처지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대학에 들어간 1990년 WTO(세계무역기구) 반대 시위가 거셌다. 그때 대구 한복판에서 시위를 하다 집시법(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으로 잡혔다. 3개월 옥살이도 했다(이 대표는 경북대 수학과 출신이다). 그렇다고 난 운동권은 아니다. 하지만 그때 품었던 더불어 사는 사회, 그런 대안 사회를 주변부가 아니라 기업이라는 자본의 한복판에서 이뤄보고 싶었다. 

상장이 되면 주주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 복지 프로그램과 충돌하기 마련인데?

미국에서 매년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뽑히는 SAS는 비상장 기업이다. 그래서 일반 사무직원뿐 아니라 청소를 담당하는 직원도 모두 정규직으로 뽑을 수 있고,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해 오후 5시면 퇴근하는 등 사람 중심의 소신 경영을 해오고 있다. 우리도 1층 카페 바리스타나 자체 어린이방 담당 외국인교사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기업 공개(상장)는 기업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주주들의 이익에 복무해야만 하는 단점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제니퍼소프트는 상장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상장 계획이 없다.  

ⓒ시사IN 백승기 이원영 제니퍼소프트 대표.

앞으로 복지 정책을 더 확대할 것인가?

구상에 머무르고 있지만 월급 체계도 바꿔볼 생각이다. 월급은 노동력 제공의 대가인데, 최근에 노동의 대가가 아닌 기본 생활을 보장하는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자신뿐 아니라 자녀와 식구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개념으로 월급 체계의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나아가 정년이 없는 회사를 목표로 한다. 당장은 남자 직원의 강제 출산휴가제(4주)와 여성 직원을 위한 수유실부터 만들 생각이다. 

직원 수가 적고 IT 기업이니 이런 복지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리 있다. 다만 이렇게 하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서 다른 기업에 자극이 되고 싶다. 제니퍼소프트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가운데 하나가 연대와 나눔이다. 우리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지 더 고민하고 있다.

고제규 기자 | unjusa@sisain.co.kr 

2012년 7월 4일 수요일

“SBS, 민영이라고 공적 책임 나몰라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04일자 기사 ' “SBS, 민영이라고 공적 책임 나몰라라”'를 퍼왔습니다.
지역 민방과도 충돌, “방통위가 공공성 원칙 제시해야”

OBS나 종교방송이 SBS가 설립한 민영미디어렙인 미디어크리에이트를 거부하는 것은 미디어크리에이트가 사실상 SBS와 그 자회사들의 광고판매 만을 위해 움직일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이윤’이 중요한 민영미디어렙이 타 회사의 사정을 봐주지는 않을 것이란 우려다.
특히 SBS는 최근 결합판매 대상인 지역민방과도 잇달아 충돌하고 있다. SBS는 광고매출 비율을 보장하는 대신 프라임타임 시간대를 SBS 편성 시간대로 설정하는 네트워크협정문 개정을 제안했고 이에 대해 지역 민방은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초기 미디어크리에이트 광고실적이 부진한 이유도 있지만 이는 향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신동욱 SBS 미디어홀딩스 이사는 “초기의 시스템 불안과 신생회사로서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은 보완했다”며 “지금은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고, 영업력도 어느 정도 정상화 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SBS 측 관계자는 이와 같은 우려에 대해 “코바코는 SBS와의 분담을 요구하는 것 같다”며 “지역민방과 종교방송 각각의 스탠스가 다르고, 우리는 일관된 원칙과 입장만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방통위가 규제기관으로 여러 이해당사자들을 조정해서 규정하면 따른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디어렙법 입법취지가 “방송광고 판매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하여 방송광고시장 활성화와 방송의 공공성, 공익성 및 다양성 구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로 되어 있는 만큼, 민영미디어렙에 대해서도 방송 다양성 구현을 위해 어느 정도 규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바코의 한 관계자는 “민영미디어렙이라도 기준을 엄격하게 제시해야 한다”며 “SBS가 민영이지만 지상파라는 자체에 공영성이 강하기 때문에 방통위에서 원칙을 제시해주고 SBS도 자기 욕심 보다는 미디어렙법 제정 취지에 맞춰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영렙이 분명 플러스알파는 있지만 SBS도 이에 대한 노력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만약 OBS가 미디어크리에이트로 간다면 미디어크리에이트 내부에 OBS를 위한 별도의 전담반을 구성하는 등 당장은 실무 라인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방송의 한 관계자도 “SBS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SBS도 민영렙 허가를 연장하려면 무작정 중소방송사들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현재의 우려가 과한 면도 있지만 방통위에서 명확한 선을 긋고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OBS 측도 “SBS 미디어렙으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생존을 위한 보장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