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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9일 금요일

'복합불황' 진입, 광공업 생산-소비 동반감소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3-29일자기사 ''복합불황' 진입, 광공업 생산-소비 동반감소'를 퍼왔습니다.
생산-소비-투자 동반감소 악순환, 경기선행지수도 '잿빛'

2월 광공업 생산과 소비가 전월대비 두달 연속 감소하고, 앞으로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선행지수도 하락하는 등 경제상황이 심상찮다.

엔저 쇼크에 의한 수출 타격과 가계부채 악화 등에 따른 내수 침체가 맞물리면서 '복합불황'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29일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0.8% 감소했다.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9~12월 상승세를 타다가 올해 1월(-1.2%)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무려 9.3%나 감소했다.

특히 광공업 생산 중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2%나 감소했다. 의복 및 모피(30.3%), 의약품(6.3%) 등은 늘었지만 반도체 및 부품(-4.0%), 금속가공(-6.5%) 등이 줄어든 탓이다.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로는 9.8%나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16.5%), 기계장비(-20.7%), 금속가공(-17.5%)의 감소폭이 컸다.

그 결과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전월비(-1.1%)와 전년 동월 대비(-12.2%) 모두 악화했다. 최근 고용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조업의 평균가동률 잠정치도 77.8%로 전달과 비교하면 0.9%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내림세를 보였다.

소비도 위축됐다.

2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달보다 0.1% 축소됐다. 지난달에 이어 두달 연속으로 전월 대비 감소세다. 승용차 등 내구재(3.2%)와 의복 등 준내구재(1.9%)는 늘었지만 음식료품,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2.7%) 감소폭이 컸기 때문이다. 

투자도 악화됐다. 

2월 설비투자는 한 달 전보다 6.5% 증가했지만 1년 전보다는 18.2%나 줄어들었다.

특히 투자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국내기계수주는 전년 같은 달 대비 32.7%나 급감하며 지난해 2월 이후 계속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공공운수업, 기타운송장비 등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내수 출하는 전달 대비 0.4%, 수출 출하는 1.8% 각각 감소했다. 내수-수출 복합불황에 빠져들고 있다는 의미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월보다 0.1포인트 올랐지만,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7로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떨어져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박태견 기자 

2012년 10월 18일 목요일

제니퍼소프트 대표 “복지는 이윤 남아 하는 것 아냐”


이글은 시사IN 2012-10-18일자 기사 '제니퍼소프트 대표 “복지는 이윤 남아 하는 것 아냐”'를 퍼왔습니다.
이원영 제니퍼소프트 대표는 “복지는 복지 그 자체”라고 강조한다. 이윤이 남아서 하는 것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투자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회사의 성공으로 다른 기업에 자극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9월18일 오후 2시.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 있는 제니퍼소프트를 찾았더니 2층에 근무자가 한 명도 없었다.사무실이 답답하다며 밖에서 일하겠다고 나갔거나, 지하 수영장으로 수영하러 갔거나, 아예 재택근무를 선택해 출근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하고도 회사가 망하지 않느냐?”라고 이원영 대표에게 직설로 물었다.

회사가 제대로 운영되는가?(웃음) 잘 된다. 지난해 대비 벌써 35% 이상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복지 구상은 언제부터 했나?창업하면서 근로계약서를 만들었다. 그때 이미 점심시간을 포함한 하루 7시간, 주 35시간을 근무시간으로 명시했다. 창업 초기에 직원이 어학연수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아무 조건 없이 전액 지원해 보내줬다. 지금 그 직원은 전 세계 시장을 개척하며 날아다니고 있다. 복지는 이윤을 남겨서 하는 게 아니다. 조건을 위한 투자도 아니다. 복지는 복지 그 자체이다.

ⓒ시사IN 백승기 헤이리 사옥 수영장.

앞으로 복지 정책을 더 확대할 것인가?

구상에 머무르고 있지만 월급 체계도 바꿔볼 생각이다. 월급은 노동력 제공의 대가인데, 최근에 노동의 대가가 아닌 기본 생활을 보장하는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자신뿐 아니라 자녀와 식구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개념으로 월급 체계의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나아가 정년이 없는 회사를 목표로 한다. 당장은 남자 직원의 강제 출산휴가제(4주)와 여성 직원을 위한 수유실부터 만들 생각이다. 

직원 수가 적고 IT 기업이니 이런 복지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리 있다. 다만 이렇게 하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서 다른 기업에 자극이 되고 싶다. 제니퍼소프트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가운데 하나가 연대와 나눔이다. 우리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지 더 고민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월급쟁이 생활을 하다 창업했다. 샐러리맨 시절 꿈꾼 것인가?

대학 졸업하고 국내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에서 8년간 프로그래머로 일했다. 아침 9시 출근하고 오후 4시 퇴근하기를 바랐다.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그럼 한번 창업해서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복지 프로그램은 내 구상뿐 아니라 직원들과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한  결과이다.  

생각은 하더라도 경영하는 처지에서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 텐데.

대학에 들어간 1990년 WTO(세계무역기구) 반대 시위가 거셌다. 그때 대구 한복판에서 시위를 하다 집시법(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으로 잡혔다. 3개월 옥살이도 했다(이 대표는 경북대 수학과 출신이다). 그렇다고 난 운동권은 아니다. 하지만 그때 품었던 더불어 사는 사회, 그런 대안 사회를 주변부가 아니라 기업이라는 자본의 한복판에서 이뤄보고 싶었다. 

상장이 되면 주주의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 복지 프로그램과 충돌하기 마련인데?

미국에서 매년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뽑히는 SAS는 비상장 기업이다. 그래서 일반 사무직원뿐 아니라 청소를 담당하는 직원도 모두 정규직으로 뽑을 수 있고,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해 오후 5시면 퇴근하는 등 사람 중심의 소신 경영을 해오고 있다. 우리도 1층 카페 바리스타나 자체 어린이방 담당 외국인교사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기업 공개(상장)는 기업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도 있지만, 주주들의 이익에 복무해야만 하는 단점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제니퍼소프트는 상장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상장 계획이 없다.  

ⓒ시사IN 백승기 이원영 제니퍼소프트 대표.

앞으로 복지 정책을 더 확대할 것인가?

구상에 머무르고 있지만 월급 체계도 바꿔볼 생각이다. 월급은 노동력 제공의 대가인데, 최근에 노동의 대가가 아닌 기본 생활을 보장하는 ‘기본소득’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자신뿐 아니라 자녀와 식구들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개념으로 월급 체계의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 나아가 정년이 없는 회사를 목표로 한다. 당장은 남자 직원의 강제 출산휴가제(4주)와 여성 직원을 위한 수유실부터 만들 생각이다. 

직원 수가 적고 IT 기업이니 이런 복지가 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리 있다. 다만 이렇게 하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서 다른 기업에 자극이 되고 싶다. 제니퍼소프트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가운데 하나가 연대와 나눔이다. 우리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지 더 고민하고 있다.

고제규 기자 | unjusa@sisain.co.kr 

2012년 10월 3일 수요일

잘못된 투자, 과연 소비자만의 책임인가


이글은 시사IN 2012-10-02일자 기사 '잘못된 투자, 과연 소비자만의 책임인가'를 퍼왔습니다.

‘부채 인간’은 결국 ‘금융 주도 사회’의 필연적 부산물이다. 최근 키코 사태, 저축은행 사태, CD금리 담합 등 매머드급 금융사건 역시 금융권의 지나치게 강력한 힘이 서민과 중소기업에 대한 노골적 약탈로 귀결되어 왔다는 증거다. 최근 투기자본감시센터, 금융소비자협회, 금융노조, 사무금융노련, KIKO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 저축은행사태 비상대책위원회, 민주당 김기준 의원실 등은 ‘금융소비자위원회 설치 및 금융감독 개혁’ 입법안을 제출했다.

금융소비자위원회 설치 법안은 문자 그대로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한 독립된 국가기관을 신설하자는 내용이다. 키코 사태의 경우, 중소기업들은 키코라는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사실상 강매당해 각각 수십억~수백억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후순위채가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지 이자가 높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갔다. 저축은행 경영진들이 금융감독원 등 정부기관 인사들과 결탁한 징후도 뚜렷하다. 

ⓒ뉴시스 2011년 11월17일 열린 ‘키코 사태’ 규탄 시위.

그러나 국내 법원에서 금융 소비자들의 피해는 인정되지 않기 일쑤다. ‘잘못 선택한’ 책임을 소비자 스스로 져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금융기관 측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을 소비자 처지에서 돌파하기 위한 기관이 바로 금융소비자위원회다. 입법안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위원회는 금융기관과 금융감독 당국에 대해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또한 금융정책에 대한 개선 및 시정을 권고할 수 있으며, 감독 당국이 피해자에게 내린 부당한 처분을 취소하라고 요청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제출된 ‘금융감독 개혁’ 입법안의 핵심은 금융감독 당국에 대한 감사를 강화하고, 현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금융감독 집행 기능을 일원화하는 것이다. 이른바 ‘모피아’ 집단의 금융감독에 대한 비공식적인 간섭과 전횡을 차단하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원 임직원이 금융기관 감사 및 임원으로 재취업하는 관행을 차단하는 조항도 명문화했다. 

금융기관의 강력한 권력을 사회적으로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드디어 시민사회 차원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재벌 견제가 ‘경제 민주화’로 불린다면, 지금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사회 권력인 금융에 대한 저항은 마땅히 ‘금융 민주화’ 운동으로 명명될 수 있을 것이다.

이종태 기자 | peeker@sisain.co.kr

2012년 4월 26일 목요일

손해 보는 장사 안하는 '맥쿼리'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4-23일자 기사 '손해 보는 장사 안하는 '맥쿼리''를 퍼왔습니다.
전국 14개 사업에 약 1조 8천억 투자…정부가 수입 보장

이번 9호선 요금 인상과 우면산 특혜 논란으로 입에 오르 내리는 '맥쿼리'는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프라펀드다. 정식명칭은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_MKIF(이하 '맥쿼리인프라' 로 표기)이다.


▲ 맥쿼리한국인프라 전자공시

▲ 맥쿼리한국인프라 전자공시

맥쿼리인프라는 호주회사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최대 주주인 군인공제회를 비롯해 국내 기관투자자가 지분을 보유한 국내 회사이다.(국내 기관 투자자는 군인공제회,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신한은행, 대한생명 등) 5%이상 주식 소유 외국 자본은 '인컴펀드오브아메리카'가 6.5%로 유일하다.(2011년 5월 20일 기준)

▲ (14개 사업에 투자)

2002년 12월에 설립한 맥쿼리는 현재 민간투자법에 허용하는(도로,철도,항만,에너지,공항 정보통신,수자원 등) 국내 인프라 자산 14개 사업에 약 1조 8천억 원을 투자했다. 그 중 13개 사업이 실적과 상관없이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로부터 정부수입보장을 받는다. 이때 인플레이션과 연동하여 수입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화폐 가치 하락에서 오는 투자 불확실성을 최소화 할수 있다.(물가가 오르면 그 상승분만큼의 수익을 보장) 
한국의 민자사업은 외국과 다른 방식의 민간투자사업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민간자본이 100% 사업을 진행하지만, 국내는 세금 80% 민간자본 20% 등의 투자 방식 이다. 그럼에도 맥쿼리인프라를 비롯한 민간자본에게 정부가 수입을 보장 해주고 30년간 사업운영권을 부여 해준 것은 특혜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 2011년 연간보고서(통행량, 수입 모두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요금인상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

맥쿼리인프라는 맥쿼리자산운용(MKAM)에 의해 회사와 자금이 운용 되고 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국내법인으로 설립된 맥쿼리 그룹의 100% 자회사이다.
과거 맥쿼리자산운용은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 이지형 씨가 대표로 근무한 적이 있다. (맥쿼리자산 운용 퇴직후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대표 근무 2009년 퇴사 현재 싱가포르 헤지펀드 BRIM 마케팅담당 이사 직 근무 최근 'CNK 다이아몬드 게이트'에 개입 했다는 의혹을 받은적 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워싱턴 세미나 모임 회원이자, 서울시장 시절 투자유치 실무를 담당했던 송경순 씨가 9호선 실시협약 체결 시점인 2005년 3월 '맥쿼리 인프라' 감독이사가 되었으며 현재 재직중이다.
표면적인 기록만으로도 '맥쿼리 인프라'와 이명박대통령의 연관성이 눈에 보인다.  


▲ 기업구조(맥쿼리인프라 연간보고서)

맥쿼리인프라의 목적은 주주에게 배당금을 주는 것으로 우리가 흔히 가입하는 '펀드'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기에 특수목적법인 으로 운영된다. 맥쿼리인프라는 소비자나, 노동자를 위해 존재하는것이 아니고 주주를 위해 존재 하는것이다. 쉽게 풀이하자면 회사의 이익보다는 주주의 주머니를 채우는것이 목적이며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회사가 손실을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면 법인세를 내지 않도록 법이 규정해준다. 즉 회사가 현금을 보유하기 보다는 배당 등을 통해 밖으로 빼낼수록 세금을 덜내는 구조다. 따라서 정부는 민영화에 참여하는 기업의 수입도 몇십년간 보장해주고 세금또한 내지 않도록 해주고 있다. 무엇때문에 이런 특혜를 누릴 권리가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이런 실정으로 맥쿼리인프라 이익금 대부분은 배당금으로 지출된다. 지속가능한 기업체를 만들기 위해선  회사 인력과 기술개발에 투자해야한다. 투자 없이 모든 이익금이 배당금으로 지출 된다면 지하철 9호선을 비롯한 여러 사회기반 사업체가 손해를 입고 결과적으로 시민의 불평 혹은 참사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영국의 대처수상 시절 민영화된 철도 사업후 잦은 연착과 사고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시민의 편의를 생각한다는 명목으로 민자사업제도, 각종 법과,세제상의 허점을 이용해 민간 자본과 투자자는 세금 없이 엄청난 고수익을 누리고 있는 실정이다. 
민자사업의 문제점은 지하철 9호선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민자사업이 이런 방식으로 진행 될 가능성이 크다.


▲ 지하철9호선 사업 2024년 까지 정부가 수입 보장 ▲ 우면산 터널 사업 2034년도 까지 정부가 수입 보장



윤경진 기자  |  ykj23@pressbyple.com

2012년 4월 23일 월요일

MB-해외자본 커넥션, 빠지지 않는 핵심인물 송경순은 누구?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23이자 기사 'MB-해외자본 커넥션, 빠지지 않는 핵심인물 송경순은 누구?'를 퍼왔습니다.
경제관료 출신 금융컨설턴트, AIG-맥쿼리-메릴린치 투자에 핵심 역할

ⓒ민중의소리 유동수 디자인실장 [인포그래픽] 9호선 500원 인상 요구, 이유는?

지하철 9호선의 기습적인 요금인상 공고로 납득하기 어려운 계약조건을 통해 지하철 9호선과 우면산 터널에서 막대한 수익을 챙기는 호주계 투자은행 맥쿼리그룹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의 아들 이지형 씨가 맥쿼리 계열사인 맥쿼리IMM자산운용에 근무했다는 점은 이 대통령 일가와 맥쿼리가 모종의 커넥션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맥쿼리의 한국 투자 동향을 지켜봐 온 이들은 이지형 씨가 아니라 경제부처 관료 출신의 한 국제금융 컨설턴트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하철 9호선, 우면산 터널 등 한국 내 도로.항만 등 인프라 투자에 등장하는 맥쿼리의 계열사는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다. 지하철 9호선과 관련 맥쿼리인프라가 9호선 운영사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에 4960억원을 높은 이자로 대출(후순위 15%, 선순위 7.2%)해 준 점2005년 5월 서울시와 맺은 실시협약에서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 세후 8.9% 수익률을 보장해 준 점과 2008년 1월 맥쿼리인프라가 '서울시메트로9호선'의 지분 24.5%를 매입해 2대 주주로 들어왔는데도 실시협약을 변경하지 않은 점이 서울시와 맥쿼리 커넥션의 의혹들이다. 이와 함께 9호선 사업자 선정이 울트라컨소시엄에서 현대로템컨소시엄으로 변경된 2003년 상황도 의문의 대상이다. 

우면산 터널 역시 같은 방식으로 맥쿼리인프라가 터널 운영사인 우면산인프라웨이에 20% 고리로 266억원을 대출했고 서울시는 맥쿼리인프라가 기존 1대 주주인 두산으로 부터 지분 36% 매입해 1대 주주가 된 뒤, 2005년 3월 최소운영수입보장제로 수익률 8.03%를 보장해 주는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2008년 9호선 대주주 변경에 따른 실시협약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시기(③)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과정이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2002년 7월~2006년 6월)하던 시기에 이루어진 것들이다. 

이를 두고 대부분의 언론이 맥쿼리IMM의 대표였던 이상득 의원의 아들 이지형 씨에게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으나, 맥쿼리 측은 지난 20일 해명자료를 내어 "맥쿼리IMM은 맥쿼리그룹과 독립돼 운영됐으며 맥쿼리자산운용(맥쿼리인프라 투자사)과는 별개의 독립된 회사로 사업부문간 교류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지형 씨와는 관계가 없다는 말이었다. 이상득 의원도 19일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맥쿼리의 한국 투자 과정을 주시해 온 이들은 맥쿼리에 몸담고 있었던 또다른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LECG(Law and Economics Consulting Group)의 한국사무소 대표인 송경순 씨를 주목해야 한다고 짚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08년 국정감사에 출석한 송경순 LECG 한국 대표
송경순 씨는 경기고등학교(65회),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를 거쳐 경제기획원에서 근무하다 미국으로 국비유학을 떠나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MBA를 졸업한 인물로, 이후 세계은행 부총재 자문역을 지내며 워싱턴DC 소재 조지워싱턴대에서 국제금융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워싱턴DC체류 시기 당시인 90년대 후반 의원직을 사퇴한 뒤 같은 곳에 체류하던 이명박 대통령과 자신의 집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2008년 국정감사 출석 답변) 세미나를 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다. 금융권에서는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전 금융위원장)과 함께 대표적인 이명박 대통령의 워싱턴 금융인맥으로 꼽히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외 투자은행들의 한국 투자를 컨설팅 해 온 송경순 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AIG의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 유치 협상을 담당(서울국제금융센터는 지난 2006년 착공됐으나 2008년 AIG파산으로 공사에 난항을 겪다 지난해 11월 완공됐다), 2005년 부터 맥쿼리에 영입 돼 맥쿼리인프라의 법인이사인 맥쿼리신한인프라스트럭쳐자산운용 감독이사로 재직했다. 송 씨의 맥쿼리 재직기간은 지하철9호선, 우면산 터널 관련 서울시와의 실시협약이 체결된 의문스러운 시기(②, ⑥)와 정확히 일치한다. 

또한 송경순 씨는 맥쿼리에 영입되기 훨씬 이전인 2003년부터 지난 2010년까지 (주)두산, 두산중공업의 사외이사를 지냈는데, 묘하게도 이 시기(⑥) 우면산터널의 지분 40%보유해 1대 주주이던 두산은 이중 36%를 맥쿼리인프라에 넘겼다. 

아울러 2008년 맥쿼리인프라가 지하철9호선 지분을 매입한 것(③)과 관련 맥쿼리 측은 20일 해명자료에서 "맥쿼리인프라는 2005년 5월 주주협약 체결을 통해 이미 지하철 9호선 사업에 참여가 확정됐으며, 자금집행 일정에 따라 투자가 이뤄져 2008년에 2대 주주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송경순 씨가 맥쿼리에 영입된 직후부터 지하철 9호선에 자금대출 뿐만 아니라 지분참여까지 예정돼 있던 수순이라는 것이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홈페이지

'오비이락' 치고는 너무나 묘하게 일치하는 송경순 씨의 행보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송 씨의 이름은 맥쿼리 뿐만 아니라 인천공항 민영화, 한국투자공사(KIC)의 메릴린치 투자손실 사건에도 등장한다. 

송경순 씨는 지난 2008년 인천공항을 맥쿼리에 넘기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질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의 친분이 의혹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집중질의를 받았다. 당시 언론은 송경순 씨와 인천공항 민영화 결정을 내린 공기업선진화추진위원회 공공기관경영평가단장 현오석 고려대 교수, 역시 맥쿼리인프라 감독이사인 조대연 변호사가 묘하게도 경기고 65회 출신인 점과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 변양호 전 재경부 국장이 경기고 69회인 점을 들어 경기고 65회와 69회가 해외 투기자본 유치를 통한 민영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송경순 씨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 한국투자공사(KIC)가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투자하는 과정에도 이름이 등장한다. 당시 KIC운영위원회 위원이던 송 씨는 메릴린치 측과 협상창구 역할을 맡아 "이번 투자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투자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후 메릴린치의 파산으로 KIC는 무려 1조6 천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9호선이나 우면산 터널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정부.지자체와 이들 자본이 '이상한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맥쿼리, AIG, 메릴린치 등 해외자본을 끌어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한국인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2012년 4월 19일 목요일

맥쿼리의 땅짚고 헤엄치기 투자, 특혜 의혹 확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19일자 기사 '맥쿼리의 땅짚고 헤엄치기 투자, 특혜 의혹 확산'을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새누리당, 여론 눈치보다 반나절만에 문대성에게 “나가라”

서울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이 요금 인상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는 요금 인상에 대해시민들에게 사과 할 때까지 협상을 중단하겠다며 엄포를 놨다.
언론은 서울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을 놓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서울시와 서울시메트로9호선의 대결구도로 보도하면서 정작 공공 인프라만 골라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맥쿼리’는 지적하지 않았다.
한겨레는 맥쿼리를 집중 해부했다. 한겨레는 “세계 27개국에 인프라 자산 110개 이상을 운영하는 맥쿼리가 미국 다음으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라고 소개하며 맥쿼리가 한국에 투자한 곳과 수익모델을 집중 분석했다.

논문 표절 의혹으로 탈당을 요구받던 문대성 당선자(부산 사하갑)가 18일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하고 탈당을 번복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문대성 당선자가 돌려차기를 맞았다. 새누리당이 18일 밤 문 당선자 문제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밝히고 자진 탈당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문 당선자가 오늘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여야가 몸싸움 방지법 처리에 합의했지만 보수언론은 시무룩하다. 새누리당이 과반으르 차지했지만 민주통합당이 반대할 경우, 단독 처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법 개정이 거대 양당의 시각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고려할 때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모든 키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쥐게 되는 셈이다.

다음은 19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지하철 요금인상 논란, 서울시와 사업자의 싸움?서울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은 18일 “서울시가 요구한 공개 사과와 과태료 부과에 수긍할 수 없다”며 “예정대로 6월 16일부터 인상된 요금을 받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요금 인상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를 할 때까지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언론은 서울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을 놓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서울시와 서울시메트로9호선의 대결구도로 보도하면서 정작 공공 인프라만 골라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맥쿼리’는 지적하지 않았다. 한겨레가 연이틀 맥쿼리를 집중 해부했다.

동아일보는 15면 에서 대결 구도에 집중했다. 동아는 “양측의 주장은 점점 진실게임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며 소식을 전했다.

동아에 따르면 메트로는 2개월 전에 운임을 자율 결정해 신고해야 한다는 협약을 준수했다는 주장이고, 서울시는 신고를 반려했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는 의견이다. 또 서울시는 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징수가 한국스마트카드(KSC)로 일원화돼 있어 징수할 방법이 없다고 했지만, 메트로9 측은 자체 시스템 개발이 완료됐다고 알리며 “환승역마다 설치된 환승게이트를 통해 추가 요금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메트로9는 수요가 협약 당시 예측에 미치지 않으면 수입을 보장해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수익률 8.9%에 대한 비난이 억울하다는 의견이다. 동아는 “(메트로9는) 현재 하루 이용객이 당초 예상치의 95%인 19만여 명으로 정확한 편이지만 개통 당시 1400원으로 책정하려던 요금이 900원으로 정해져 출발부터 적자를 떠안게 됐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메트로에 따르면 개통 때부터 서울시가 적정 요금을 책정하지 않아 적자가 쌓였고,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MRG 수익률을 낮출 것을 제안해 왔다는 것. 또한 서울시의 나머지 지하철도 사정은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서울시의 협상 거부 선언에 이 문제는 법원에 갈 가능성이 커졌다. 동아는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법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양측의 표정을 전했다. 동아는 “메트로9는 현재 법률 검토를 이미 마친 상태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면서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요금 인상을 막을 수 있다는 “서울시 또한 아쉬울 것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하철 요금인상,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요금이 50% 가까이 오르기 때문에 시민들은 불만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요금 인상의 구조적 원인을 들여다보고 수정하는 일이다. 메트로9는 서울시와 시민들의 비난을 예상하면서도 왜 요금을 대폭 올리려는 것일까.

서울신문은 사설 에서 메트로9가 투자자에게 고율이자를 줬고, 운용수익률이 다른 노선보다 높게 책정된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서울신문은 “9호선 투자자에 대한 고율이자로 적자가 발생했고, 운용수익률이 다른 민자사업에 비해 높게 책정됐다는 등의 주장이 나오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9호선이 국민세금으로 손실을 보전해 주는 민자사업인 만큼 건설 및 운영을 둘러싼 잡음과 의혹이 명쾌하게 규명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은 누적 적자가 1820억 원이라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감사보고서 분석 결과를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감사보고서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영업손실은 26억원에 불과했으나 외국계 금융자본 맥커리와 신한은행 등 투자자들에게 461억원의 고율이자를 주는 바람에 서울시로부터 326억원의 보조를 받고도 466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으며 메트로9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어 서울은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2005년 협약을 맺으며 세전이익률 8.9%를 보장한 점을 들며 “이는 정부나 지자체의 일반적인 수준 5%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투자자들의 선순위 이자 7.2%, 후순위 이자 15%가 과연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것인지 또는 MRG 보장은 당시 상황에서 사업자에게 지나친 편의를 제공한 것은 아닌지 등을 조목조목 따져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며 서울시에 감사원 감사 요청을 제안했다.

투자자 맥쿼리는 적자에도 이익을 챙긴다최소운영수입보장은 2006년 폐지됐지만 9호선에 대해서는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특혜 의혹 또한 남아있다. 특히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최소운영수입보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보장한 것이다.

현재 서울시 민자사업 중 맥쿼리가 참여한 두 곳만 최소운영수입보장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한겨레가 맥쿼리를 심층 분석했다.


▲ 한겨레 19일자 1면

한겨레는 지하철 9호선과 우면산터널이 서울시가 운영하거나 추진하고 있는 민자사업 10개 중 최소운영수입보장제를 적용한 2곳이라고 확인, 보도했다. 

한겨레는 1면 에서 우면산터널 사업자인 우면산인프라웨이(주)의 최대 주주가 지분 36%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코리아)인 점을 들며 “(맥쿼리는) 재향군인회 등 다른 3개 기관과 함께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다 266억원을 후순위로 대출해주고, 매년 20%의 고리를 챙겼다”고 보도했다.

한겨레가 우면산인프라웨이 감사보고서(2011년)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인프라웨이는 최소운영수입보장에 따라 서울시로부터 37억여 원을 보조금 명목으로 받았다. 수익률 8.03%를 보장한 2005년 협약에 따른 것이다. 

우면산인프라웨이는 보조금 이외에도 통행료 수익 172억여 원 등 모두 117억여 원의 영업이익과 6억 원의 영업외수익을 냈지만 운영이익 123억 원을 차입금에 대한 이자 명목으로 대주주 맥쿼리코리아 등에 넘겨줬다. 한겨레는 2010년에도 이자비용으로 118억 원이 나갔다고 보도했다.

통행료도 올랐다. 우면산인프라웨이는 지난해 12월 소형·중형차 기준으로 통행료를 500원 올려 2500원을 받고 있다. 한겨레는 “우면산인프라웨이 쪽은 서울시와 맺은 실시협약에 따라 통행료를 인상했다고 설명했지만, 인상률이 통상적인 수준보다 높아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다”며 이용자 증가보다 수입료가 높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지지난해보다 이용자는 3.1% 증가했지만 통행료 수입은 하루 4734만원으로 4.1% 늘었다”고 지적했다.

김상철 진보신당 서울시당 정책기획국장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민자사업 운영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의 경영 현황을 보고서 정부가 수익을 보전해주지만, 정작 대주주들은 대출금 이자수입으로 수익을 얻게 돼 있어 이 회사가 적자를 내도 주주는 이익을 보는 이상한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맥쿼리의 실체는?한겨레는 “세계 27개국에 인프라 자산 110개 이상을 운영하는 맥쿼리가 미국 다음으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라고 소개했다. 3면 에서 맥쿼리가 한국에 투자한 곳과 수익모델을 집중 분석했다.

한겨레는 “(맥쿼리는) 서울 지하철 9호선과 우면산터널 이외에도 경남 마창대교, 광주 제2순환도로, 대구 4차순환도로(범안로) 등의 투자사업에서 과도한 통행료나 최소운영수입보장(MRG) 계약 논란 등으로 도마에 올랐다”며 “이를 포함해 맥쿼리는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서울~춘천 고속도로 등 전국 주요 지역 14개 교통망에 1조7700억원가량의 투자약정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한겨레 19일자 3면

팟캐스트 에서 지적한 바 있듯 맥쿼리는 이명박 정부가 인천공항 매각을 추진하면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주목됐다. 한겨레는 “맥쿼리의 모기업은 ‘인프라펀드’로 수익을 내는 오스트레일리아계 금융그룹”이라며 이들의 수익모델을 상세히 소개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인프라펀드는 투자자의 돈을 모아 각국의 도로나 공항, 항만 등 대규모 기간사업 건설에 투자한 뒤 그 수익을 나눈다. 한겨레는 “맥쿼리는 주로 지분참여 방식의 간접투자로 이익을 얻는데, 지하철 9호선처럼 고율 이자를 챙기거나 지분 투자분에 대한 배당금 등을 챙겨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 회사의 장기간·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원천 가운데 하나는 지금은 폐지된 최소운영수입보장제”라고 지적했다.

제도의 기원은 외환위기 이후 정부와 지자체가 인프라사업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면서부터다. 한겨레는 “광주 제2순환고속도로(1구간)의 경우, 광주시가 2001년 개통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맥쿼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광주순환도로투자㈜에 지급한 보전금의 총액이 1008억원에 이른다”며 “특히 통행량 예측이 틀린 탓에 보전금은 2001년 62억원에서 지난해 222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홈페이지 화면 캡쳐.

한겨레는 광주순환도로투자 사례에서 “주식을 맥쿼리에 넘긴 뒤 시공 당시 국민은행에서 빌렸던 원금을 갚으려고 맥쿼리에 대출을 다시 받았다”며 “국민은행의 이자율은 7.5%였지만 맥쿼리는 10~20%나 되며 해마다 발생하는 운영수입은 결국 맥쿼리에 들어가게 된다”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맥쿼리가 지분 60%를 가지고 있는 천안~논산 고속도로의 경우도 2011년 이자율이 16%에 이르며 내년부터 2029년까지는 20%로 올라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맥쿼리 수입의 대부분은 이자다. 한겨레는 “맥쿼리한국인프라가 공개한 손익계산서를 보면 지난 한해 동안 이자수익은 모두 1618억 원이나 된다”고 보도했다.

새누리당의 돌려차기… 문대성 당선자 자진 탈당하나논문 표절 의혹으로 탈당을 요구받던 문대성 당선자(부산 사하갑)가 18일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하고 탈당을 번복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문대성 당선자가 돌려차기를 맞았다. 새누리당이 18일 밤 문 당선자 문제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밝혔기 때문이다. 문 당선자가 자진 탈당할지 주목된다.


▲ 경향신문 19일자 1면

문 당선자는 18일 낮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표절 의혹을 강력하게 부정했다. ‘오자도 같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 당선자는 “나름대로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면 그럴 수 있는 부분 아닌가. (당신은) 항상 정확한가”라고 대답한 바 있다.

그는 “박 위원장께서 국민대의 입장을 보고 결정한다 해서 저도 국민대 결정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새누리당은 여론을 의식한 듯 강경하게 나왔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문 당선자는 자신의 논문 표절과 관련해 박 위원장을 팔지 말고 스스로 책임있는 행동을 하기 바란다”며 자진 탈당을 요구했다.

모든 언론이 문 후보자와 새누리당의 강경대응을 보도했다. 

경향은 5면 (부제: ‘탈당 버티기’ 비난 박 위원장에 쏠리자 강경대응 선회)에서 “새누리당은 문 당선자가 탈당 거부 근거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언급을 제시하자 화들짝 놀라며 대혼란에 빠졌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황 상 탈당 번복이 당과 상의 없이 혼자 내린 것으로 보인다. 경향은 문 당선자의 기자회견문 초안을 소개했다. “오늘 새누리당을 탈당하고자 한다. 지금은 당을 위해 잠시 떠나지만 정정당당한 모습으로 복당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경향은 “문 당선자가 입장을 바꾸자 당은 아수라장이 됐다”며 새누리당 의원의 반응을 전했다. 친박근혜계 의원은 경향과 인터뷰에서 “오후 1시48분에 문자메시지를 보내와 국민대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하더라”며 “그러더니 사라져 연락이 안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 또한 경향과 인터뷰에서 “국민대에서 조속한 시일 내 결론을 내린다고 하자 문 당선자가 권영세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해서 (탈당 불가의 뜻을) 전했다”면서 “문 당선자가 알아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향은 “문 당선자를 향한 비난이 박 위원장으로 향하자, 당황한 새누리당은 밤 10시쯤 입장을 내놓았다”고 봤다. 이상일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과 구두 논평을 통해 문 당선자를 윤리위원회로 넘기겠다고 밝혔고, 박근혜 위원장을 팔지 말라고 요구했다.

몸싸움 방지법에 보수언론 뿔났다. 왜? 

여야가 이른바 ‘몸싸움 방지법’이라는 국회법 개정에 합의한 데 대해 보수언론이 뿔이 났다. 조선과 동아는 법안 통과 이후 국회를 ‘식물 국회’, ‘입법 불임증 국회’라고 비난했고 중앙도 거들었다. 그러나 국회법 개정안은 근본적으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거대 정당 중심이고, 소수 정당의 의견을 대변할 수 없다는 문제 또한 안고 있다.

조선일보 1면 에서 “17일 국회 운영위에 이어 오는 24일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앞으로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151석)에도 불구하고 쟁점 의안을 단독 처리하기 힘들게 됐다”며 그 이유로 국회법 개정을 지목했다. 개정안이 야당이 처리를 막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장치들을 삼중 사중으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라는 것.


▲ 조선일보 19일자 사설

조선은 개정안의 문제로 “모든 과정에서 야당의 저지 가능”을 들었다. 조선은 “미합의 쟁점 의안을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하기 어렵게 하는 요소들”로 필리버스터를 들며 북한인권법 처리를 가정해 제도를 적용한 분석을 내놨다.

조선은 “새누리당이 만일 민주당이 반대해온 북한인권법을 처리하려 할 경우 상임위 상정에만 50일이 걸린다”며 “민주당은 여당의 일방적 심사·처리를 막기 위해 여야 동수(각 3인)로 안건조정위 구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조선은 이어 “여당 소속의 상임위원장이면 표결을 강행할 수는 있지만 야당이 관행적으로 위원장을 맡아온 법사위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조선은 “인권법이 본회의에 올라간다 해도 야당에겐 필리버스터라는 최후의 무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은 “의안 처리까지는 의안 상정(50일), 신속처리 법안의 본회의 회부(270일)와 상정(60일), 필리버스터 등으로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며 당론 대신 자유투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거대 양당의 이해관계에만 관심 있는 보수언론동아일보는 사설 에서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약 170석의 압도적 과반을 확보하고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몇몇 의안을 제외하고는 단독으로 통과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사실상 입법 불임증(不妊症) 국회가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동아는 이어 “이번 총선에서 다수당을 기대했던 민주통합당은 약 10개월 가까이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미루다가 새누리당이 예상을 깨고 과반을 확보하자 적극적인 처리 자세로 돌아섰다”고 꼬집었다. 동아는 “민주당이 당장은 새누리당의 단독 입법을 저지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개정안에 찬성했을 수 있으나 앞으로 민주당도 다수당이 될 수 있다”며 개정안 통과를 말렸다.

동아는 “현행 국회법으로도 폭력 의원을 징계할 수 있지만 국회는 전기톱 해머 최루탄을 사용한 의원에게조차 징계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필리버스터 도입으로 양대 정당은 몸싸움을 할 필요가 줄어들지 모르지만 통합진보당 등 소수 야당이 폭력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하면 가중 다수결 제도도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동아일보 19일자 사설

중앙일보도 사설 에서 개정안의 취지를 “다수당의 직권상정 요건을 제한하고, 야당이 합법적으로 반대를 표명하는 의사진행 방해(filibuster) 발언제를 도입하며, 질서를 파괴하는 의원들은 징계한다는 게 핵심”이라고 하면서도 “이런 노력은 의미가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실효성이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야권연대 무력화… 통합진보당 등 소수정당 어쩌나조선은 “민주당은 그동안 국회 주도권을 빼앗아 오기 위해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했지만, 앞으로는 그 중요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이 차지한 127석만으로도 새누리당의 법안 처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민주당의 대여 협상력은 더 커진 셈이다. 

이로써 쟁점 법안 처리 과정에서 야권연대는 무력화될 수도 있다. 거대 양당의 협상이 처리 과정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 등 교섭단체를 이루지 못한 소수정당의 움직임이 주목되는 이유다.

소수정당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필리버스터’. 그러나 이는 재적 5분의 3 이상인 180명 이상의 찬성이 있을 경우 제지된다. 주요 법안을 두고 여야가 합의할 경우 소수정당이 ‘날치기’를 막을 방법은 없다. 국회선진화법이라고 불리지만 사실 거대 정당 독점법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은 이 때문이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2012년 1월 17일 화요일

장하준 “‘잃어버린 10년’, 전세계가 겪을 수도”


이글은 시사인 2012-01-17일자 기사 '장하준 “‘잃어버린 10년’, 전세계가 겪을 수도”'를 퍼왔습니다.
장하준 교수는 2012년 세계경제는 회복되기 힘들고 앞으로도 조금 나아졌다가 계속 퇴보하는 장기 불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유럽에서는 재정위기가 진행 중이고, 미국 경제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국이 세계경제의 견인차 노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세계경제는 오리무중 국면이다. 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장하준 교수를 만나 ‘솔직한 전망’을 부탁했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었다.

2008년 가을 금융위기가 터지자 각 나라가 협력해서 위기 국면을 봉합했다. 다시 심각한 상황이 오고 있는 이유는?
전 세계가 공조해서 재정과 통화를 팽창시켰다. 위기를 일단 진정시키고 숨 쉴 구멍을 만들려는 단기 정책이었다. 환자의 경우라면 영양제를 준 것인데, 영양제로 환자가 치료되는 것은 아니다. 그 사이에 금융 개혁도 하고 필요한 투자도 해서 궁극적으로는 경제를 회복시켜야 했다. 그러나 경기가 조금 회복되자 각국은 재정적자를 줄인답시고 정부의 역할을 다시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지금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송인호 제공

특히 유럽은 점입가경인 것 같다.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만약 독일이 갑자기 ‘그리스도 유럽연합(EU)의 한식구인데 끝까지 도와주자’고 마음을 바꾼다면 좋겠으나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지금 EU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은, 그리스 등 재정위기로 어려운 나라를 조금 더 도와주되 이에 대해 엄청나게 조건(구제금융 조건)을 붙이겠다는 거다. 그 조건의 내용은 ‘도움받는 나라’가 재정긴축 등으로 자국 경제를 더욱 축소하는 방향으로 맞춰져 있다. 결국 ‘위기 국가’들의 경우 구제금융을 받아서 당장 급한 불을 끈다 해도 자국 경제를 축소 지향적으로 운영해야 하고, 이렇게 되면 경제의 틀을 바꿔 성장을 재개하기도 어렵게 된다. 그리스, 아일랜드 등이 모두 비슷한 처지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다보면 그 나라 내부에서 EU와 유로존을 탈퇴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EU 자체가 흔들리는 국면으로 갈 것이다. 즉, 구제금융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위기 상황을 봉합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몇 나라가 떨어져 나갈 가능성도 있고, 그렇다면 지금 같은 형태로 EU나 유로화가 유지되기는 힘들 것이다.
예컨대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무사히 받는다 해도 ‘위기’에서 빠져나오기는 힘들다는 것인가?
그리스가 국가부채를 줄여서 안정적 상황으로 들어가야 EU 전체의 금융시장 혼란도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구제금융 조건(재정지출 감축)을 준수하면 할수록 경제가 더욱 침체되어 빚 갚을 능력이 오히려 작아진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될 텐데 그리스가 어떻게 돈을 벌어 부채를 줄일 수 있겠는가. 물론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할 수 있다면 수출을 늘려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아이슬란드는 유로존에 속해 있지 않으므로 이 방법을 통해 다소나마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나 스페인은 유로화를 사용하고 있으니 평가절하도 못한다. 평가절하도 못하는 상황에서 강도 높은 재정긴축을 해야 하니, 빠져나올 길이 없는 것이다.


ⓒ시사IN 조우혜 장하준 교수는 한·미 FTA 발효가 조금씩 한국 경제를 잠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유럽 위기가 풀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EU라는 시스템 자체 때문이라는 소리도 있다.
유로권 전체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6% 정도인데 미국보다 훨씬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치명적 문제는, 유로존 국가들이 단일 통화를 사용하는 강도 높은 경제통합을 이루긴 했으나 사실은 ‘하나의 나라’라는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예를 들어 강릉시가 재정위기에 빠졌을 때 서울 사람들이 ‘저건 강릉의 문제니 도와주면 안 된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독일·네덜란드·핀란드에서는 ‘왜 그리스에 돈을 대주냐’며 항의한다. 그래서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 거다. 시민들은 같은 나라라는 의식도 없는데, 이 나라 저 나라 섞어 너무 빨리 통합한 것이 화근이다.
더욱이 올해에는 유럽에 선거가 많다. 각국 정당이 시민들 눈치를 보게 되면서 금융위기 극복이 더 어렵게 되었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전체 EU에 대해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유럽 유권자들은 선거 때마다 매우 조건반사적인 반응을 보여왔다고 생각한다. 선거를 하면 집권당은 좌파든 우파든 무조건 쫓겨나는 경향이 있었다. 올해부터는 유럽 시민들이 현재의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선거에 반영하기 바란다. 그러나 예측이 쉽지 않은 이유가, 나라마다 정치적 구도가 다른데, 일부 국가에서는 EU를 탈퇴하고 이민도 받지 말자는 극우파 정당이 세를 얻을 정도로 정세가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핀란드, 네덜란드 같은 나라에서 이런 정당이 득세하고 있다. 4월 프랑스 선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유럽 정세에 큰 영향을 줄 것 같다.
유럽 국가들이 어려운 것은 ‘과잉 복지’로 인한 재정위기 때문이란 이야기가 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재정적자 문제가 금융위기 이전에 심각했던 나라는 그리스밖에 없다. 그리스는골드먼삭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과 공모해서 재정적자 규모를 감추는 짓까지 했다. 이에 비해 아일랜드는 금융위기 이전 10년 동안 오히려 GDP 3% 규모의 재정흑자를 내던, 매우 우량한 국가였다. 금융허브 육성한다고 날뛰다 완전히 망한 거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도 2~3% 선에서 재정흑자나 적자를 내는 등 비교적 양호했다. 재정 문제가 심각한 나라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더욱이 위기에 빠진 남유럽 국가들은 EU 지역에서는 오히려 복지제도가 약한 나라들이다.
그런데 현재는 재정적자 규모가 무시무시할 정도이던데.
역시 복지와는 상관없다. 유럽 나라들은 은행들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다가 엄청난 재정을 탕진했다. 이에 더해 금융위기로 나라 경제가 마비되자 세수가 크게 떨어졌다. 이처럼 재정위기 원인 제공자인 금융자본들이 한동안 ‘잘못했다’며 납작 엎드려 있다가 일제히 “정부 때문이야, 복지 때문이야”라며 ‘엎어치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어떤가. 최근 ‘소비자 신뢰지수’가 소폭 오르고 실업급여 신청 건수가 내려가는 등 간만에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글쎄다. 최근 실업률이 줄었다는 이야기는 있으나 그것은 아마 구직 포기자가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구직 포기자까지 감안한다면 미국 실업률은 15~17%에 이른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미국 경제에는 아직 확실한 회복 기미가 없다. 2008년 위기의 원인이었던 미국 주택시장 또한 거의 회복되지 않고 있다. 주택 가격이 오르기는커녕 떨어지고 있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이에 더해 지난여름, 정부부채 상한 확대를 두고 미국 정치권에서 난리를 치다가 결국 정부지출을 대폭 줄이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나. 그래서 올해부터 정부지출을 본격적으로 깎기 시작하면 이 때문에 경기가 더욱 냉각될 것이다. 영국도 정부지출을 대폭 깎았는데 지난 1년의 성장률이 거의 0%에 가깝다. 미국에도 비슷한 경기냉각 효과가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금융위기 책임자들이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가난한 사람이 가장 피해를 보는 재정긴축을 실시하려 한다. ‘미국 경제는 부자한테는 사회주의, 가난한 사람한테는 자본주의’란 말이 있는데 정말 맞는 말이다.

안 좋은 이야기만 하시는 것 같다.
그렇긴 하다. 하지만 좋은 소식이 없는데 어떻게 하겠나.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라는 중국이 있지 않은가? 
글쎄다. 중국이 그나마 성장한다 해도 세계경제에 크게 좋은 효과를 주기는 힘들다.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에 불과하다. 각각 25%의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에 비하면 너무 작다. 중국의 수출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도 문제다. 중국은 세계 금융위기 직후 엄청난 규모의 정부지출을 했고 그 덕분에 지난 2~3년은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경제가 침체된다면 중국의 수출 또한 급락하고 이에 따른 충격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 역시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인데, 그 규모가 최대였던 1980년대 말에도 15% 정도였다. 그런데 중국은 25~30% 수준이고 그래서 수출이 어려우면 충격도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중국이 정부지출로 투자한 사업에서도 각종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정부지출로 도로와 공항, 철도를 건설했고 여기서 수익이 나야 하는데, 결과가 별로 좋지 않다. 다른 불안 요인도 많다. 해외에서는 잘 모르지만 연간 수만 건에 이르는 폭동과 파업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빈부격차가 계속 확대되어왔기 때문이다. 중국의 급격한 성장이 앞으로도 지속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이라면, 어느 나라가 기관차 역할로 세계경제를 끌어갈 수 있겠는가. 큰 문제다.

중국도 올해 정권교체가 있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내수를 키우겠다고 해왔다. 이는 미국이 요구해온 위안화 절상과도 맞물려 많은 기대를 모아왔다. 정권교체가 내수 확대와 위안화 절상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은 없을까?
중국 정치는 솔직히 이해가 잘 안 된다. 그래서 새 인물이 들어온다고 중국 체제가 바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내수 확대는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내수 키운다는 것이 말이 쉽지, 정부가 더 소비하라고 한다고 인민이 실제로 더 소비할 수 있겠는가? 
예컨대 중국인들이 적게 소비하고 저축을 많이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복지제도가 잘 갖춰지지 않아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복지 시스템을 하루아침에 대폭 확대할 수 있겠나. 더욱이 상하이처럼 매우 발달한 도시가 있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돈을 쓰려고 해도 쓸 수가 없다. 쇼핑센터도 없고 신용카드도 크게 확산되어 있지 않다. 우리나라도 한때 저축률이 엄청나게 높은 나라였지만 지금처럼 ‘저축률 낮은 국가’가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내수 키우기가 말은 쉬운데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은 아니다.

2012년 세계경제는 한마디로 막막하다는 결론인가?
올해뿐 아니라 그 후에도 어디서 어떻게 회복될지 불확실하다. 아까도 말했지만 세계 각국은 재정·통화 팽창으로 번 시간에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들어야 했다. 이른바 녹색성장도 그런 모델 중 하나였다. 그러나 결국 시간만 낭비한 것으로 끝났다. 돈을 풀긴 했으나 그 돈은 생산적 부문에 투자되기보다 투기성 자금으로 변신해서 여기저기로 쏘다니며 세계경제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돈이 생산적 부문에 쓰이게 하려면 금융개혁이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금융개혁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세계 금융위기를 일으킨 독성 자산, 주택시장 붕괴 따위 근본적 문제는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다. 이런 와중에 미국과 유럽이 긴축정책 한답시고 칼 빼들고 나서서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를 더욱 망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뿐 아니라 이후 몇 년간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일본이 겪었던 ‘잃어버린 10년’을 전 세계가 겪게 될지도 모른다. 다른 시나리오가 보이지 않는다.

장기 불황이 아니라 공황이 닥칠 가능성은 없는가?
글쎄. 예측하기 힘들다. 물론 아직 불안 요인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예컨대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부문의 경우, 대출상환 기간이 2013~2014년에 집중되어 있다. 이런 부문에서 대형 부도가 터지거나 중국에서 대규모 폭동이 발생해서 세계경제 전체에 엄청난 쇼크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나는 ‘큰 것’은 이미 대다수가 터졌다고 본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세계경제가 조금 성장하는 것 같다가 퇴보했다가 하는 일이 끝없이 되풀이되는, 장기 불황이다.
예컨대 그리스가 유로존 탈퇴와 디폴트를 선언하고, 이 나라에 많은 돈을 빌려준 프랑스와 독일 은행들이 패닉 상태에 들어가며, 다른 한편으로 이런 위기가 안 그래도 취약한 이탈리아나 스페인을 자극해 유럽과 세계경제의 갑작스러운 공황으로 폭발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스 디폴트만으로는 감당 못할 쇼크가 아닐 거다. 그리스 GDP는 EU의 2% 정도로 작은 편이니까. 물론 그리스 위기가 이탈리아, 프랑스 등으로 전염되면 그런 공황 상태로 귀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런 상황이 온다면 (현재는 대규모 지원 못한다고 버티고 있는) 유럽중앙은행이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개입한다거나 하는 조처들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유로존이 갑자기 붕괴하는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으리라 예측한다.

한국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 정부는 올해 초엔 한·미 FTA를 발효시킬 예정이다. 전망이 어떤가?
그 효과는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발효하자마자 하루아침에 나라가 이상해지진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점점 문제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한·미 FTA는 이미 발효되어 있는 한·EU FTA와 맞물리면서 조금씩 한국 경제를 잠식해 들어갈 것이다. 특히 신성장 산업들은 점점 더 발전하기 힘들 것이다.
신성장 산업이라면?
나노·바이오·녹색 등 아직 한국에서 발전되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도 새로운 산업을 신성장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뒤떨어져 있기 때문에 앞으로 키워야 할 기계·부품·화학·제약 등도 신성장 산업이라 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독일·스위스·이탈리아가 선두인 정밀기계와 화학 부문에서 한국은 점점 더 발전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EU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었기 때문이다.

올해 총선과 대선의 최대 이슈는 복지일 것 같다. 야권은 물론 여권까지 최근 복지 공약들을 내놓고 있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사회 합의도 이뤄진 것 같다. 그런데 선생님에 따르면 2012년엔 불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복지국가 건설은 물 건너가는 것일까?
복지는 불황일수록 더 힘을 발휘하는 것 아닌가. 불황이 닥쳐도 시민들의 기본 소득이 보장되어야 어느 정도 소비가 가능하고 그나마 경제가 돌아가서 극단적인 사회불안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불황으로 실업한 사람들이 복지 서비스를 통해 재기할 수 있을 것이다. 피해 규모로 보면(추산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번 위기가 1930년대의 대공황보다 더 크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도 선진국 사회가 그때처럼 붕괴되지 않는 것은 1930년대와 달리 복지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복지 시스템 운영의 경우, 불황기에는 세수가 줄고 지출이 늘기 때문에 정부 재정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시민들 처지에서는 불황이야말로 복지의 중요성을 진정으로 실감할 수 있는 시기다. 이런 측면에서 불황은 복지에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세수가 걷히지 않으면 어떻게 복지 시스템을 가동시킬 수 있겠는가?
개인 생활에서도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예컨대 병원에 간다거나 자녀를 대학에 보낸다거나… 이런 경우엔 다른 소비를 줄이거나 빚이라도 내지 않는가. 국가 살림에서도 마찬가지다. ‘없어서 못한다’는 것은 ‘하기 싫다’는 말이다. 복지가 필요하고 시민들에게 유익한 것이라면 다른 데서 줄이고 복지에 쓰면 된다. 그래도 모자라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
최근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으로 거론된다는 이야기가 이런저런 신문에 났다. 가끔 박근혜 의원과의 정치적 관계를 시사하는 보도가 나오던데 이에 대한 공식 의견을 듣고 싶다.
나도 신문에 난 거 보고 알았다. 

놀랐나?
그동안 온갖 억측에 별 소릴 다 들어봤기 때문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물론 내가 그동안 정책적 사안에 대해 계속 이야기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정당정치에 관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한나라당에 그런 위원회가 생겨서 강연을 부탁하고 또 시간이 맞으면 기꺼이 강연하러 갈 것이다.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이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특정 정당, 특정 후보의 무슨 위원이나 당원, 후원자가 되는 것에는 관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