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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8일 토요일

朴, 공약커녕 ‘철도 민영화’ 추진…“한술 더 떠”


이글은 go발뉴스 2013-05-17일자 기사 '朴, 공약커녕 ‘철도 민영화’ 추진…“한술 더 떠”'를 퍼왔습니다.
진중권 “국민적 저항 불러올 것”…SNS “MB 영향력 미치나?”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는 절대 추진하지 않겠다”던 대선 공약을 또 뒤집어 논란이 일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 민영화(경쟁체제 도입)가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각 철도권역(노선)별 민영화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겨레)에 따르면, 정부는 수서발 KTX를 포함해 신규 노선마다 코레일과 다른 별도의 철도 운영회사가 운영권을 놓고 다투게 하는 기본 방안을 확정했다.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경부․호남선을 포함해 원주~강릉, 소사~원시 등 이 무렵 개통하는 신설 노선 5개가 첫 대상이다.
코레일과 철도 운영권을 놓고 다툴 별도 회사는 수서발 KTX에 도입하려 하는 ‘민관 합작회사 방식’의 선례를 따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와 코레일이 정책금융 등을 통해 51%의 지분을 확보한 뒤, 나머지 49%지분은 민간자본에 넘기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코레일의 지분을 30%미만으로 제한한다는 입장이어서 정부가 20%남짓의 지분을 민간에 넘길 경우 손쉽게 철도 운영권이 민간에 넘어갈 수 있는 구조라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철도 민영화(경쟁체제 도입)가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각 철도권역(노선)별 민영화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 한국철도공사

하지만 ‘알짜노선’인 수서발 KTX를 민간에 넘긴다면, 코레일은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서발 KTX에서 발생하는 이익분은 코레일의 수익구조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해 수서발이 분리돼 민간이 수익을 가져가게 되면 코레일은 적자구조를 개선할 길이 없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부가 코레일의 경영상 악화를 빌미로 추가적인 민영화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은 17일 ‘go발뉴스’에 “코레일의 적자 문제는 국토부가 코레일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국토부는 적자문제 등 경영상의 문제로 지방선이나 화물철도의 경우도 민영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게 해야 한다고 코레일을 압박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권역(노선)별 철도운영회사를 지배하는 별도의 철도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민간 참여 운영사에 대한 정부 통제와 공공성을 담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기존 철도민영화 보다 한술 더 뜬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 연구위원은 “이는 철도민영화가 단순히 수서발 민영화가 아니라, 전 노선에 대한 민영화로 가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고는 “국토부의 철도민영화 방안은 실패한 영국철도의 사례를 그대로 들여오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철도는 대표적인 민영화 실패 사례다. 영국은 1996년에 철도를 민영화했다가 6년 만인 2002년 다시 공영화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철도 민영화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 새누리당이 철도노조에 보낸 정책회신 공문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는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를 절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기간망인 철도는 가스․공항․항만 등과 함께 민영화 추진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박 대통령이 또 공약을 깨고 무리하게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려 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재길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한겨레)에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파기하고 철도를 송두리째 민간에 넘기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뜻에 반하는 민영화를 밀실에서 처리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자신의 트위터(‏@unheim)에 “철도 민영화, 이건 개성공단이나 윤창중 사건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면서 “공약을 깨고 무리하게 추진했다가는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겁니다. 이건 이슈의 성격이 달라요”라고 경고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재화 변호사(@jhohmylaw)는 “박근혜 정부, 공약 뒤집고 철도 민영화 추진. 도대체 지키는 공약이 뭐가 있나?”라고 일갈했다.
네티즌들도 “아줌마까지 철도민영화를 추진한다는 건 전 정권의 힘이 여전히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거나, 민영화 속에 아줌마 주변 것들이 빼먹고 싶은 것들이 엄청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Act*******), “손바닥 뒤집기 참 쉽네! 박근혜 정부는 출범 3개월 만에 철도민영화를 재추진하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스스로 저버리고 있다”(*****788), “야~ 공약했던 거 뒤집고 철도민영화라니. 붓다 생일에 뒤통수 한번 시원하게 맞았네”(Ryu****), “철도민영화라는 허황된 꿈을 아직도 버리지 못했군요. 잘 감시해야겠습니다!”(****ick), “노선마다 업자 정하겠다고 한수 더 뜨네요. 국정개념 놓치더니만, 마구 터뜨립니다. 큰 사고 나겠어요!”(*****ace)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여러 대안을 내놓고 어느 것이 좋은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면서 “아직 국토부 안이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민영화라고 단정 지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2013년 5월 16일 목요일

박 대통령 “한 길 사람 속 모른다더니… 언제 또 이 말 하게 될지”


이글은 경향신문 2013-05-15일자 기사 '박 대통령 “한 길 사람 속 모른다더니… 언제 또 이 말 하게 될지”'를 퍼왔습니다.

ㆍ“성범죄 근절 공약 했는데 윤창중 성추행 사건 민망”
 ㆍ언론사 정치부장 만찬서 밝혀… 이남기 수석 사표수리 시사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두고 “제 자신도 굉장히 실망스럽고 ‘그런 인물이었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정치부장단 초청 만찬에서 “전문성을 보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인물이 맡으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절차를 밟았는데도 엉뚱한 결과가 나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면서 “제가 언제 또 이 말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성범죄는 대선 때부터 4대 악으로 규정해 뿌리 뽑겠다고 외쳤는데 이렇게 돼 민망하기 그지없다”고도 했다. “열심히 했는데 4박6일 방미 일정 말미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안타깝다”며 아쉬움도 토로했다.


신문지로 창문 가린 윤창중 자택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 수행 도중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자택인 경기 김포 아파트의 거실 창문이 15일 신문지로 온통 가려졌다. 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박 대통령은 윤 전 대변인 사건을 통해 청와대 개편론이 제기되는 것에 “앞으로 인사위원회도 좀 더 다면적으로 철저하게 검증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며 “앞으로 더 철저하게 노력하는 길, 더 시스템을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고 밝혔다. 추가 인적 개편 여부에 대해선 “일단 (이남기) 홍보수석이 사의를 표명했고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런 문제가 생기면 관련 수석이 전부 책임져야 된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서 할 것”이라고 이 수석의 사표 수리를 시사했다. 또 “여기서 누가 옳으니 그르니 공방하는 것보다 미국에 수사 의뢰를 했고 가능한 한 빨리 답이 왔으면 좋겠다”며 “그에 따라 추가 조치가 필요하면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성추행 사건을 보고받은 시점을 “(방미를 마치고) LA를 떠나는 날, 미국 시간 9일 오전 9시 조금 넘어 9시 반 사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9일 LA에서 경질된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오후 5시부로 최종 면직처리됐다.

방미 성과에 대해선 “북한 리스크 때문에 한국 경제를 불안한 눈으로 세계가 보는 상황인데, 안심할 수 있는 믿음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미국 측의 확고한 동의를,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해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공감대와 이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을 위한 남북회담 제안 지시를 두고 “어쨌든 기업의 고통을 풀어야 되니까 지난번에도 대화를 제의하고 이번에 또 제의하고, 그렇게 우리는 계속 노력을 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7명의 우리 국민이 올 때 완성품과 원자재도 우리 기업에 돌려줘야 한다”며 “북한도 신사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어떻게 일을 해내도 끝이 없냐는 생각을 하는데 취임 초여서 여러 일이 자꾸 생기고 방미까지 있어서 바쁘게 지냈다”면서 “정신없이 바빠서는 안되고, 큰 구상도 하고 나라의 방향에 대해 각계 인사와 얘기도 나누는 시간이 대통령에게 상당히 필요하다고 생각해 앞으로 그렇게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홍욱·임지선 기자 ahn@kyunghyang.com

2013년 5월 1일 수요일

[김상조의 경제시평]롤러코스터 탄 경제민주화

이글은 경향신문 2013-04-30일자 기사 '[김상조의 경제시평]롤러코스터 탄 경제민주화'를 퍼왔습니다.

세상사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일들이 술술 풀리는 경우도 있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꼬여 버린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이 두 가지 모순된 상황이 거의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최근 법원이 재벌총수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바로 법정구속하는 일이 연이어 벌어졌다.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 일가의 사익추구 행위에 대해 강력한 규제 방안들을 내놓았다. 감사원은 증여세 포괄주의 원칙을 방기한 기획재정부·국세청을 질타하는 감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인수위가 국정과제 보고서에서 경제민주화라는 용어 자체를 날려버렸음에도, 대통령이 경제민주화 공약의 실천에 대해 일언반구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예정된 경로를 따라 경제민주화 과제가 착착 진행되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였다. 이러다가 보수정권하에서 경제민주화, 특히 재벌개혁의 핵심 과제들이 상당부분 성취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와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경제민주화는 대기업 옥죄기가 아니다’라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를 촉매로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재계의 반격이 폭발했다. 여기에 보수언론이 기름을 부었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현상으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급전직하하고 있고, 대형 건설사들조차 과거 회계장부의 분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곤두박질친 실적을 내놓고 있으며,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현금을 쌓아두고서도 설비투자는 바닥을 기고 있다는 등의 ‘속 보이는 기사들’이 홍수를 이루었다. 그 와중에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 간 긴장관계는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상호작용하고 있으니,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이 힘을 받는 것은 삼척동자도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가 어떤 속도로 어느 수준까지 갈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달여의 짧은 기간에 경제민주화의 진로가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요동을 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가장 간명한 대답은 ‘경제민주화의 후퇴’일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가 내용적으로 후퇴한 것은 없다. 지난해 11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의 갈등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박 대통령은 재벌의 소유구조나 경제력집중 구조에 직접 손을 댈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재벌의 사익추구 및 불공정거래 행위를 엄격하게 사후 제재하겠다는 것만 공약했다. 잘못된 구조는 놔두고 잘못된 행위만 제재하겠다는 것이다. 애초부터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는 거기까지다.

문제는, 재벌의 잘못된 행위를 제재하는 데 필요한 정부·여당의 법개정안 수위, 그리고 감독기관의 법집행 강도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좌우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데 있다. 대통령이 어떤 시그널을 보내느냐에 따라 온탕과 냉탕의 양 극단을 오가는 상황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 인수위의 국정과제 보고서가 경제민주화를 창조경제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제민주화를 창조경제와 동렬의 개념으로 복권시키는 표현을 끼워 넣어야 했다. ‘대기업 옥죄기 아니다’라는 발언 이후 속도조절론이 횡행하자 대통령은 공정위 업무보고 자리에서 자신의 경제민주화 원칙을 원론적인 수준에서 다시 부연설명해야 했다. 언제까지 이럴 건가. 구차하다. 그럼에도 이런 일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내건 경제민주화 공약을 폄하하지 않는다. 보수정당의 보수대통령이 재벌의 사익추구 행위와 불공정거래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것만 해도 한국 사회의 엄청난 발전이다. 박 대통령이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5년 후에 진보진영이 집권해서 하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철저하게 실천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 대통령이 보다 분명하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고, 그 메시지가 대통령의 입에서만 맴돌 것이 아니라 경제정책의 컨트롤 타워에 의해 혼선 없이 표현되도록 해야 한다.

경제민주화가 아무리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고 할지라도, 경제정책의 유일한 목표는 아니며 하루아침에 달성될 일도 아니라는 건 원론 수준의 이야기다. 상황에 따라 경제정책의 우선순위를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걸 모를 사람은 없지만, 속도조절론의 탈을 쓴 개혁 저지 의도를 간파하지 못할 만큼 어리숙한 사람도 없다.재계와 보수언론이 경제민주화 저지 의도를 노골화한 현 상황에서 대통령이 뒤늦게 속도조절론을 주워 담는 구차한 모습을 반복해서는 안된다. 잘못된 행위를 엄정하게 제재하겠다는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의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경고해야 한다. 특히 정부·여당 내부의 잘못된 의도부터 단속해야 한다. 실패의 씨앗은 내부에서 자란다.
김상조 |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

2013년 3월 23일 토요일

박근혜 정부, 노동관련 현안들 해결에 나서야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3-22일자 기사 '박근혜 정부, 노동관련 현안들 해결에 나서야'를 퍼왔습니다.
[Weekly Punch]

지난 겨울 대통령 선거, 마지막까지 남았던 두 대선 후보 모두 노동자의 힘든 현실을 개선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구체적인 공약들에서 차이가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시장이 문제라는 인식과 노동시장 내 만연한 차별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둘다 기본적으로 동의했다. 그리고 악화되고 있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개선시키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노동관련 현안들을 해결하려는 새정부의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여전히 농성 중인 노동자들

박근혜 대통령이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 이 순간도 많은 노동자들이 투쟁 중에 있다. 재능교육의 노동자들은 기륭전자의 1,895 일이라는 농성기록을 갈아 치우며 여전히 천막농성 중이다. 그럼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최근 두 명의 노동자들은 서울 혜화동성당의 15m 종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법원은 이미 2007년 노동조합이 합법이며, 해고는 부당행위라며 재능교육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바뀐 것은 없었고, 재능교육 노동자들의 농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현대차에서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 2명도 지난 해 10월 17일부터 울산 현대차 공장 앞 송전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요구 역시 불법적인 차별을 해소하라는 법을 따르라는 것이다. 2004년 노동부에 이어 2010년 7월과 2012년 2월 대법원에서 역시 현대차 생산공정을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다. 현대차가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을 맺었지만 실제로는 하청노동자들을 직접 지휘·감독하는 등 파견처럼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아직까지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의 추억”을 보게 될까?

이 밖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노조의 인정과 부당한 정리해고 등으로 인해 농성을 벌이고 있다. 거리에서, 천막에서, 혹은 고공에서 이어지고 있는 이들의 투쟁은 장기화됨에 따라 목숨을 건 투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개편이 끝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 새로 들어선 박근혜 정부는 위험에 처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개선하는데 아직까지 별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해결하겠다고 했던 문제들이고, 심지어 사측이 잘못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는데도 말이다. 아직 많은 임기가 남아있지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노동 관련 공약들에서도 말 바꾸기가 나오지 않을까? 노동자들의 현실을 개선시키겠다는 공약(公約)들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을까?
지난 겨울,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전 공약 이행을 평가하는 영화 한편이 개봉했다. “MB의 추억". “2012년의 우리가 2007년의 MB를 되돌아 보는 정산코미디” 란 슬로건을 단 이 영화는 이명박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하는 다큐멘터리물로,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 기간에 했던 공약들이 얼마나 공허한 약속이었는지를 이야기하면서 그를 비판하고 있다. 그 누구도 다시 “MB 의 추억”처럼 “박근혜의 추억” 이란 영화를 보고싶지 않을 것이다. 5년 뒤 “박근혜의 추억”이 나오지않게 하려면, 박근혜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노동 관련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김수현/새사연 연구원
새사연에서 노사관계 및 노동경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2013년 3월 16일 토요일

보은·코드·오기 인사... 사라진 박근혜의 원칙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3-15일자 기사 '보은·코드·오기 인사... 사라진 박근혜의 원칙'을 퍼왔습니다.
새 정부 첫 인사 곳곳에서 잡음... 공약 뒤집고 대탕평 약속도 후퇴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등 18개 외청장 인사를 마무리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아 차관이 인선 되지 않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를 제외하면 사실상 새 정부의 모든 인사가 마무리된 셈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단행한 인사를 두고 곳곳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권력기관장 임기 보장은 백지화 됐고,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또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과 야당 시절 강하게 비판했던 '코드 인사'와 '낙하산 식 보은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이라고 평가 받는 원칙과 신뢰를 스스로 허무는 인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코드 인사에 오기 인사까지... 현오석·김병관 강행 태세

▲ 청와대 검찰총장 등 내정 청와대는 15일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경찰청장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검찰총장에 내정된 채동욱 서울고검장, 국세청장에 내정된 김덕중 국세청 중부지방국세청장, 경찰청장에 내정된 이성한 부산지방경찰청장. ⓒ 연합뉴스

먼저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들이 대거 내각과 청와대 요직에 포진하면서 '능력과 자질과 무관한 코드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14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한 최문기 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과학과 교수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한 한만수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모두 미래연구원 출신이다. 

이날까지 발표된 인사에서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등 외청장을 빼고 부처 장관(급) 21명 중 미래연구원 출신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 류길재 통일부 장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등 5명이나 된다. 청와대에는 곽상도 민정수석, 최성재 고용복지수석, 김재춘 교육비서관, 정영순 여성가족비서관, 홍용표 통일비서관 등이 미래연구원 출신이다. 

물론 새 정부가 약속한 대선 공약을 만드는데 참여해 국정철학과 비전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사들이 정부에 참여하는 게 효과적인 국정운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만 자질과 능력을 도외시한 인사라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된 한만수 후보자가 대표적이다. 한 후보자는 1980년 사법시험 합격 후 대형 법무법인에 소속돼 대기업 관련 소송을 맡아 왔음에도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감시해야할 부처의 수장으로 내정됐다. 

특히 한 후보자는 국내 대표적인 법무법인 '김앤장' 소속 변호사로 재직하면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편법증여 관련 소송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 변호를 맡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기업 관련 소송에서 기업의 편을 들어온 한 후보자가 공정위의 핵심 업무인 기업조사에서 공정성을 지키고 인적 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전직 고위 관료들이 대형 로펌에 스카웃 돼 전관예우를 받고 다시 정부 고위직으로 복귀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아 왔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기용한 인사들을 보면 내부 승진의 경우라도 조직 아래로부터의 신망과 능력 보다는 충성심이 인선 기준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며 "결국 안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장관들이 대통령만 쳐다보며 충성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기 인사도 문제다. 청와대는 여야를 막론하고 자질과 능력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두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쳤지만 청문 과정에서 드러난 도덕성과 자질 부족 때문에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청와대는 두 후보자의 임명 여부에 대해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지만, 사실상 임명 시점 저울질만 남겨두고 있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탕평 약속도 후퇴... 내각에 호남 출신은 진영 복지부 장관이 유일

탕평 약속도 후퇴했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호남 총리론'이 거론될 정도로 '인사 대탕평'을 약속했지만 4대 권력기관장 인선에서는 호남 출신은 한 명도 발탁되지 못했다. 남재준 국정원장 내정자와 채동욱 검찰총장 내정자, 이성한 경찰청장 내정자 모두 서울 출신이고 김덕중 국세청장은 대전 출신이다. 

물론 대구·경북 등 영남 출신도 제외됐지만 새 정부 초대 장관에 호남 출신은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전북 고창)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전남 완도), 단 두 명이라는 점에서 4대 권력기관장 인선에서 호남 배려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막판까지 검찰총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던 소병철(전남) 대구고검장은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윤창중 대변인은 이날 인선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역 안배 고려 여부를 묻는 질문에 "채 내정자의 인선 배경의 하나로 지역을 고려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 채 내정자는 서울 출생으로 돼 있지만 아버지가 5대 종손이고 선산이 전북 군산시 옥구군 임실면에 있다. 매년 선산을 다니면서 그 지역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청와대의 호남 배려론은 궁색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권력기관장 임기보장 공약 백지화, 스스로 깨버린 원칙

법적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경찰청장을 교체하면서 공약 파기 논란도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임기가 내년 5월까지인 김기용 서울청장을 경질하고 후임으로 이성한 부산경찰청장을 내정했다. 당초 박 대통령이 임기 보장을 대선 공약으로 내건 만큼 유임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무색할 만큼 예상치 못한 조치였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10월 "경찰이 외압에 흔들리지 않고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찰청장 임기 2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임기 초 경찰에 대한 정권의 장악력을 높이고 조직 문화를 쇄신하겠다는 뜻에 따라 공약을 백지화하면서 박 대통령이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운 원칙과 신뢰를 스스로 허물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청와대는 임기 보장 약속을 뒤집은 이유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새롭게 임명하는 것인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윤창중 대변인)고만 했을 뿐 설득력 있는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  

특히 청와대는 임기가 2년 남은 양건 감사원장에 대해서도 교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임기가 1년 넘게 남아있는 경찰청장을 교체한 것은 약속 위반"이라며 "박 대통령이 강조해 왔던 소신과 원칙, 국민과의 약속은 단지 대통령이 되기 위한 수단이었느냐"고 비판했다. 

전문성 중요하다더니... 예술의전당 사장에 '육영수 뮤지컬' 공연장 사장 내정

새 정부의 첫 공공기관장 인사는 대선 공신에 대한 '보은·코드 인사'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의전당 신임 사장에 임명한 고학찬 윤당아트홀 사장이 논란의 장본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임명 배경에 대해 "공연장 운영자로서 전문성을 인정 받았다"고 했지만 문화계에서는 윤당아트홀이라는 이름 조차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고 사장이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이 미래연구원 출신인데다 현재 윤당아트홀에서는 박 대통령의 모친인 고 육영수씨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이 공연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전문성과는 상관 없는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해 12월 이명박 정부 말기 이뤄진 공기업 인사에 대해 "최근에 공기업, 공공기관 이런 데에 전문성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해서 보낸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고 있다. 국민들께도 큰 부담이 되는 것이고, 다음 정부에도 부담이 되는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어 자신이 세운 원칙을 스스로 허물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이승훈(youngleft)

2013년 3월 15일 금요일

"임기 보장한다더니"…경찰청장 교체 배경 관심


이글은 한국일보 2013-03-15일자 기사 '"임기 보장한다더니"…경찰청장 교체 배경 관심'을 퍼왔습니다.
2004년 임기보장제 이후 2년 임기 채운 청장은 1명뿐 

경찰 총수에 이성한 부산경찰청장이 15일 내정되면서 인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날까지 김기용 경찰청장이 유임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하룻밤 사이에 뒤집어 진 것이어서 더 관심이 크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경찰이 외압이 흔들리지 않고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본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현재 2년인 경찰청장의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한 약속과도 다른 인사다.

경찰청장의 임기 보장이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이번 경찰청장 인사는 국세청장과 검찰총장 등 권력기관장 탕평 인사 차원에서 지역 배분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날 경찰위원회의 긴급 소집 소식이 알려져 경찰청장 교체가 가시화됐을 때만 해도 호남출신의 강경랑 경기경찰청장의 유력설이 파다했다. 

그러나 여타 권력기관장과 지역 배분을 맞추다 보니 지역색이 덜한 서울 출신의 이성한 부산경찰청장이 낙점됐다는 추측이다. 

경찰 조직 내부에서는 김기용 청장이 서울 용산경찰서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 당시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을 상대로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것이 뒤늦게 문제가 돼 청장 경질까지 가게 됐다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로 김기용 청장은 법적으로 보장된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또 한 명의 경찰청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경찰청장 임기보장제가 도입된 것은 2004년이다. 

이후 9년간 2년이라는 임기를 지닌 경찰청장 7명 중 임기를 채운 사람은 이택순 전 청장 1명뿐이다. 

최기문·허준영·어청수·강희락·조현오 전 청장 등은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역대로 새 정부가 출범하면 권력기관장 중 하나인 경찰청장은 교체돼왔다. 

어청수 전 청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 노무현 정부와의 조율을 거쳐 임명됐는데도 출범 후 몇 달 만에 '촛불 시위'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김기용 청장도 새 정부 들어 재신임설이 나오는 가운데에서도 '전 정부에서 임명된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계속 붙어 다녔다.

김 청장은 이성한 신임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경찰위원회가 소집되기 직전 사의를 표명했다. 

경찰 조직 내에서는 '그러면 그렇지'라는 정서가 강하다. 박 대통령의 공약이 있었음에도 '설마 지켜지겠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던 것이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청장의 임기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김기용 청장의 교체를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2013년 3월 13일 수요일

청년실업률 다시 9% 돌파, 자영업 붕괴도 가속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3-13일자 기사 '청년실업률 다시 9% 돌파, 자영업 붕괴도 가속'을 퍼왔습니다.
'고용률 70%' 공약 내건 朴정부에 큰 부담, 추경 편성할듯

내수-수출 복합불황의 여파로 2월 취업자 수 증가가 20만명선마저 위협받을 정도로 급감하면서 청년층 실업률이 2년만에 9%를 다시 돌파하는 등, 고용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13일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취업자는 2천398만4천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0만1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 수는 지난해 9월 68만5천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10월 39만6천명, 11월 35만3천명, 12월 27만7천명 등으로 곤두박질치다가, 지난 1월 32만2천명으로 반짝 회복세를 보인 뒤 지난달에는 다시 급감해 20만명선마저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취업자 증가폭이 급감하면서도 고용률도 57.2%로 전년 동월에 비해 0.3%포인트 낮아져, 재임기간중 '고용률 70%' 달성을 공약으로 내건 박근혜 정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월 실업자는 99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3천명 감소하면서 실업률도 4.0%로 0.2%포인트 떨어졌으나,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1%로 작년 동월보다 0.8%포인트 급등했다. 청년층 실업률이 9%를 넘은 것은 2011년 3월(9.5%) 이후 처음으로, 기업들의 신규고용 기피로 청년실업 대란이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5만9천명 줄어들었고, 인구증감 효과를 고려하면 감소폭은 17만6천명으로 더 커졌다. 특히 2월 감소폭은 2009년 3월의 16만2천명 이후 최대다. 취업자 감소세는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감소폭이 지난해 11월 7만9천명, 12월 8만5천명, 올 1월 10만6천명, 2월 15만9천명 등으로 점점 커지고 있다.

20대 고용률은 55.3%로, 구직기간 4주가 적용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전년 동월 대비 2.8%포인트 떨어져 전 연령대 가운데 낙폭도 가장 컸다.

30대 역시 1만7천명 줄어 들어, 2030세대가 집중적으로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반면에 50대 취업자는 17만6천명, 60세 이상은 17만명 각각 증가했다.

자영업자 붕괴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非)임금근로자가 6만6천명(-1.0%) 감소한 가운데 자영업자는 1만5천명(-0.3%) 줄면서 두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무급가족종사자 역시 5만1천명(-4.8%)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천695만3천명으로 지난해 2월보다 40만9천명(2.5%) 증가했다. 활동상태별로 가사(17만7천명, 2.9%), 연로(15만9천명, 9.2%), 재학·수강(11만7천명, 2.9%) 등이 증가했다. '쉬었음' 인구는 6만6천명(-3.5%) 감소했다. 사실상의 실업자인 구직단념자는 19만3천명으로 작년 2월보다 1만1천명 증가했다.

이같은 고용시장의 급속한 악화는 내수-수출 복합불황의 여파로,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내정자는 청문회 서면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겨제상황에 대해 "느끼기 어려울 만큼의 미약한 회복세마저 꺾일 수 있는 하방위험이 큰 상황"이라며 추경예산 적극 검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박태견 기자 

2013년 3월 8일 금요일

정문헌, 금강산 관광 팽개치고 말로는 공약해 당선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3-08일자 기사 '정문헌, 금강산 관광 팽개치고 말로는 공약해 당선'을 퍼왔습니다.
북한, 우리측 요구사항 '신변보장' 약속했지만 거부지역구 재산피해 1300억이상…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대화록'이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으나 최근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받은 정문헌 새누리당 국회의원(속초·고성·양양)이 정작 자신의 지역구 공약이었던 금강산 관광재개가 가능했었음에도 이를 스스로 외면했거나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 때문에 불가능한 것을 알면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홍익표 민주통합당 의원이 6일 류길재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문헌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이명박 정부의 통일외교안보비서관으로 있던 지난 2010년 북한이 우리 정부의 금강산 관광 재개의 요구조건이던 신변안전보장을 받아들이겠다는 합의서를 가지고 왔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언론과 국회에서는 북측이 신변안전을 보장하지 않아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수 없는 것처럼 호도해왔다"며 지난해 11월 밝힌 '금강산 관광객 신변안정 보장 합의서'를 다시 언급했다.
홍익표 의원이 공개한 2010년 2월 8일 개성 실무접촉에서 북측이 초안으로 제시한 ‘금강산 관광 및 개성지구 관광재개를 위한 북남 실무접촉 합의서’에 “북측은 2009년 8월 17일 북측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남측의 현대그룹 사이에 합의 발표한 공동보도문에 따라 관광에 필요한 모든 편의와 관광객들의 신변안전을 보장하기로 하였다”고 명시돼 있다.
이 합의서 초안은 당시 실무접촉 북측 대표단 단장인 강용철과 남측 대표단 단장인 김남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의 명의로 되어 있어, 사실상 이명박 정부가 이를 거부한 것이다. 결국, 당시 통일외교안보 비서관이었던 정문헌 의원 역시 금강산 관광 재개를 거부하는데 사실상 기여한 셈이다.
문제는 정작 정문헌 의원이 강원도 고성 지역에서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올해 1월에도 (뉴시스)와 진행한 신년 인터뷰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사업을 우선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강원도 고성군은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매월 평균 29억원씩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고, 지금까지 지역에서 1천3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금강산관광이 중단된지 2년 만에 지역내 음식업소의 약 15%인 159개 업소가 휴·폐업을 했고 지역주민 4백54명이 일자리를 잃기도 했다.
정작 행동으로는 재개할 수 있었던 금강산 관광 기회를 외면했거나 또는 정부의 입장으로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말로는 지역구민들에게 금강산 관광 재개를 약속해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은 한마디로 지역 유권자를 속였다는 비판이 일수 있는 사항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계덕 기자  |  dlrpejr@hanmail.net

2013년 3월 7일 목요일

4대 중증질환 번복 질타에 "대선 캠페인과 공약, 차이 있는 것"

이글은 한국일보 2013-03-07일자 기사 '4대 중증질환 번복 질타에 "대선 캠페인과 공약, 차이 있는 것"'을 퍼왔습니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 진영 복지 후보자"기초연금 도입해도 국민연금 가입자 손해 안보게 할 것"


"목타네"…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들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부터 류길재 통일, 진영 보건복지, 서승환 국토교통, 이동필 농식품부장관 후보자.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6일 진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대선공약 번복 문제가 논란이 됐다. "대선 캠페인과 정책공약에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이라는 진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된 공약은 암을 비롯한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에게 기초연금 20만원 지급' 등 크게 두 가지였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최종 발표에선 4대 중증질환 진료비의 경우 선택진료비ㆍ간병비 등이 제외됐고, 기초연금도 소득수준과 국민연금 가입 여부에 따라 차등 지급키로 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최동익 의원은 대선 당시 TV토론에서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지원 방안과 관련해 "비급여를 포함해서 100% 책임진다"고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최 의원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후보가 직접 말한 것이 공약이냐, 아니면 비급여 부분은 제외된다고 내놓은 보도자료 내용이 공약이냐"고 따졌다.

진 후보자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보도자료로 낸 것이 공약"이라며 "저도 방송에 출연하면 말아 자못 나올 때가 있더라"고 말했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대선 때 노인정에 가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기초노령연금을 차근차근 올려서 지금의 2배까지 드리겠다'고 했더니 어르신들 모두 '박근혜 후보는 당장 20만원씩 준다더라'고 하셨다"면서 "60대 이상에서 70% 넘는 지지를 받아 당선되자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 후보자가 "대선은 간결성이 중요한 캠페인"이라며 "캠페인과 실제 공약이나 정책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오히려 커졌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심하게 표현하면 대국민 사기를 친 것"이라고 비난했고, 같은 당 김용익 의원도 "당선되면 오리발을 내미는 악순환의 정치"라고 몰아붙였다. 

한편 진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답변에서 "기초연금을 도입하더라도 국민연금 가입자가 손해보는 일이 없게 하겠다"며 인수위 방안의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주류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밝혔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2013년 2월 27일 수요일

"박근혜, 의료 현장 모르면서 공약만 매력적"


이글은 프레시안 2013-02-26일자 기사 '"박근혜, 의료 현장 모르면서 공약만 매력적"'을 퍼왔습니다.
[인터뷰]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상임대표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지난 22일 '선택진료 OUT 운동본부'를 출범했다. 많게는 진료 수가의 2배까지 환자에게 부담시키는 선택진료제도를 폐지하지 않고는 환자의 병원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선택진료비 외에도 환자 부담을 늘리는 진료 항목들은 많다. 환자단체는 왜 하필 선택진료비를 목표로 삼았을까?

(프레시안)은 22일 서울시 영등포구 신길동에 있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사무실에서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상임대표를 만나 그 이유를 듣고, 25일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의료 정책에 대한 평가를 요청했다.

(관련 기획) 선택 아닌 선택진료비
 ① "이것 믿고 박근혜 찍었는데 사기 당한 기분"
 ② '의료 사고' 아들은 7년째 입원…담당의 "수술 몰랐다"
 ③ 의료인의 고백 "CT·MRI 엄청 찍는 이유? 윗선 지시" 프레시안 : 박근혜 대통령의 의료 공약을 어떻게 평가하나.

안기종 : 환자 단체가 가장 관심을 두는 공약은 '4대 중증질환 100% 국가 책임' 공약이다. 이는 환자 단체의 성격과도 연결된다. 회원들이 주로 암이나 희귀질환 등을 앓는 중증환자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기간 동안 4대 중증질환 공약의 내용을 모호하게 발표했다. 4대 중증질환을 100% 보장한다고 했지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가 제외된다고 한 적이 없다. 진료비를 100% 책임지겠다고 했으니 환자들은 당연히 3대 비급여가 포함된다고 생각했다. 유권자 눈높이에 맞춰서 공약하지 않은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박근혜 후보의 의료 공약이 문재인 후보의 공약보다 후퇴했다고 비판했는데, 막상 당선되고 난 뒤에는 3대 비급여를 제외한다고 하니 공약한 내용만이라도 지키라고 얘기하는 우스운 모양새가 됐다.

4대 중증질환에 대해 국가가 병원비를 책임진다고 이야기했으면, 새 정부는 일단 약속대로 의료적 비급여와 필수적인 검사는 최우선으로 급여화해야 한다. 그 문제가 해결되면 다음으로 환자들 눈에 들어오는 항목이 선택진료비다. 중증환자 비급여 항목의 40%가 선택진료비다. 이게 박근혜 정부가 임기 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상임대표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제공

"선택진료비 내도 환자 선택권 없고 대기 기간 수개월"

프레시안 : 고가의 항암제 등 의료적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것을 전제로 선택진료비가 가장 시급하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선택진료비가 '환자 선택에 따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안기종 : 박근혜 정부는 의료 현장을 모른다. 대형 병원에 꼭 가야 하는 환자들은 중증환자들인데, 이들은 선택진료를 할 수밖에 없다.

일반인들은 선택진료비를 내는 대신 실력 있는 의사한테 진료를 받고, 예약해서 별로 기다리지도 않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의사에 대한 정보가 상세하게 제공되고, 그중 검증된 의사들을 환자가 선택할 수 있으면 선택진료제가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현장은 다르다. 대학병원에 있는 환자들에게 선택진료비가 필요하냐고 물으면 다 폐지하자고 한다. 막상 가보면 선택할 의사가 없다. 다 선택진료 의사다. 일반의사가 1명 있는데 금요일 하루만 진료하는 식이다. 선택진료비를 내지 않을 방법이 없다. 그리고 막상 선택진료를 하기로 했던 의사는 외국 학회에 가버리고 수술실에도 안 들어온다. 검사 등을 하는 진료 지원 부서에 가보니 레지던트들이 검사하고 선택진료 의사는 확인 도장만 찍고 있다.

선택진료비를 내도 곧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4년 전 동네 의원에서 갑상선 암 진단을 받고 '빅 5' 병원(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을 일컫는 말 ) 중 한 곳의 유명 의사에게 검사와 치료를 받기 위해 예약했는데, 선택진료를 해도 외래 진료 환자가 밀려 있어서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진단을 받을 때까지 3개월, 수술할 때까지 또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빅 5' 병원 중 또 다른 병원에서 두 번째로 유명한 의사를 선택해서 열흘 만에 진료와 검사를 받고 4개월 후에 수술을 받았다.

결국 중증환자들은 선택진료비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대기 기간이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선택진료 의사를 택한다. 암이라는데 3개월을 어떻게 기다리나? 다른 병원에 가 봐도 또 선택진료비를 낸다. 당한 사람은 억울하다.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었는데 막상 병원에 가면 분노한다.

게다가 선택진료를 하면 병원에서 의사를 지정해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선택진료 의사가 마음에 안 들어도 눈치 보여서 의사를 마음껏 바꾸지도 못한다. 바꾸려고 하면 병원에서 "교수님이 싫어하시는데 왜 바꾸느냐, 찍히면 어쩌시려고…"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의사가 마음에 안 들면 선택진료 의사를 바꾸는 게 아니라 아예 병원을 옮겨야 한다.

선택진료제도가 없으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지금과 달라질 게 하나도 없다. 폐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있다고 해보자. 선택진료제도가 없으면 누가 좋은 의사인지 찾아볼 것이다. 첫 번째로 유명한 의사는 예약이 밀려 있어서 3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두 번째로 유명한 의사를 찾아갔더니 한 달 반 만에 수술할 수 있다고 한다. 환자는 결국 대기 시간이 짧은 병원에 간다. 선택진료비를 내지 않는다는 것만 빼면 지금과 똑같다.

프레시안 : 정부나 병원 측은 선택진료제도를 폐지하면 '대형 병원 쏠림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안기종 : 병원협회가 선택진료비를 유지하자는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대형 병원 '환자 쏠림 현상' 심화, 둘째, 환자의 실질적 의사 선택권 축소, 셋째, 대형 병원 경영 수지악화다.

첫째, 대형 병원 쏠림 현상이 중증환자 때문인가? 아니다. 경증환자가 문제다. 면역력이 떨어진 백혈병 환자들은 작은 병에 걸려도 대형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외래 진료에 일반 경증환자들이 줄을 서 있는 장면을 보면 암 환자들은 화가 난다. 게다가 백혈병 환자들이 대형 병원에서 백혈병이 아닌 질병으로 치료받으면 본인부담금이 60%다. 백혈병 치료할 때만 5%다. 이미 치료비로 많은 돈을 쓴 중증환자가 병원비가 비싼 대형 병원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도덕적 해이가 생길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둘째, 의사 선택권? 지금도 의사 선택권이 거의 없는데 무슨 축소될 의사 선택권이 있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셋째, 경영 수지 악화. 의료계가 선택진료비 수익 1조 원을 포기하라는 게 아니다. 이 비용을 보전해주되 합리적인 사회적 합의를 만들자는 것이다. 선택진료제도를 폐지하고 건강보험 수가에 반영하는 방법이나, 의료기관의 서비스 질을 평가해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방법 등 다양한 분배 방식을 논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대형 병원이 단순 경증환자 외래 진료를 많이 보면 평가 항목에 반영해 인센티브를 깎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 환자단체연합회가 22일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앞에서 '선택진료 OUT 10만 명 문자 청원 운동' 거리 캠페인을 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비급여 진료하고 수가 올려 달라? 택시비 2배 올리면 합승 안 하나?"

프레시안 : 대한의사협회는 병원급뿐만 아니라 의원급의 수가도 올려달라고 한다.

안기종 : 진료의 질이 담보되면 시민단체들도 수가 인상에 반대하지 않는다. 수가를 올려도 의료의 질이 안 오를 것이라고 보니 반대한다.

의원급 의사들은 수가만 올려주면 '3분 진료'를 안 하겠다고 한다. 그런데 예를 들어 택시비를 지금보다 2배로 올리면 택시 기사들이 과속·합승 안 하나? 처음에 반짝 안 했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또 할 것이다. 그런데 의료계는 수가만 올려달라고 하고, 3분 진료나 비급여 진료를 막기 위한 강력한 제도적 대안을 내놓으면 통제받기 싫다고 반대한다. 통제받지 않고 비급여 진료 수익을 내겠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가만 올려주는 것은 대안이 아니다. 올려준 수가가 의원급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뢰를 정부와 국민에게 주는 것이 먼저이다.

물론 1차 의료는 중요하다. 의사는 환자들의 만성질환 관리를 해줘야 한다. 의사가 환자에게 고지혈증 검사하라고 전화 한 번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천양지차다. 수가를 올려주는 대신 동네 의사에게 제대로 설명할 의무도 지워야 한다. 10분 진료하는 대신 수가를 올려주고, 10분 진료 안 하면 수가를 안 주면 된다. 외국에서는 30분씩 진료하는데 우리는 10분 진료라도 하게 해야 한다.

"필수 의료 우선 건강보험 적용해야…재원 마련은 그 이후"

프레시안 : 박근혜 정부가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를 제외하고 '필수 의료'에 한해서는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필수 의료 중 시급하게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할 항목이 있나?

안기종 : 필수적 의료임에도 건강보험 재정이 부족해서 환자가 치료비 전액을 부담하는 경우에는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 다발성골수종 환자들이 복용하는 '레블리미드'라는 약이 비급여다. 한 달 약값이 500만 원 가까이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의학적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돼 급여 적정 판정을 받았지만, 건강보험공단과 약값협상이 결렬됐다.

약값을 깎으려는 공단과 약값을 더 받으려는 제약회사 간에 합의가 잘 안된다. 가격 협상이 결렬돼서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못하는 약들은 다 일단 공급한 후 급여화해야 한다. 재원이 있든 없든 무조건 해야 한다.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건강보험 부과 체계를 개편하거나 국고 지원을 늘리거나 복제약 가격을 낮추거나 해야 한다.

대신 의학적 근거가 없는 것은 과감하게 날려야 한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의학적 근거가 없는 의약품이나 치료 방식은 국가가 지원하지 않는다. 아울러 중증환자들이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MRI, CT 검사도 건강보험에 포함해야 한다.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프레시안 : 선택진료비 외에 상급병실료, 간병비에 대한 해법이 있나?

안기종 : 간병 서비스를 급여화하지는 못하더라도 제도화라도 해야 한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인이 역할을 분리해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병원이 포괄적인 간호 서비스 형태를 제공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간병을 사회봉사 쿠폰제로 하겠다고 했다. 내가 봐도 말이 안 된다. 간병이 무슨 헌혈증서도 아니고, 간병한 시간을 봉사 시간으로 인정해서 쿠폰처럼 적립해놓고 사용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상급병실료 중에서도 '의료적 상급병실료'는 급여화해야 한다. 지금도 에이즈 환자, 화상 환자, 이식 후 감염 위험 환자 등 치료상 별도 격리가 필요한 환자는 1인 격리실에 입원할 수 있고 이때는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하지만 요건이 엄격해 여기에 해당하는 환자는 많지 않다. 그 외 의료상 상급병실 입원이 필요해도 지금은 모두 비급여다. 근본적으로는 병원이 다인실을 늘리도록 정부가 유도해야 한다.

"4대 중증질환만이라도 사실상 무상 의료 실시해야"

프레시안 : 박근혜 정부에 의료 정책과 관련해 당부의 한 말씀 부탁한다.

안기종 : 4대 중증질환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것은 매력적인 공약이다. 일단 4대 중증질환에서 무상 의료를 보여주겠다는 것이지 않나. 암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5%다. 전체 진료비 1000만 원 중 50만 원만 내면 된다. 그런데 비급여 비용 가운데 선택진료비가 40% 붙는다. 선택진료를 하지 않고, 상급병실을 사용하지 않으면 환자 부담이 왕창 줄어든다. 선택진료비를 없애고 병원이 다인실을 늘리면 4대 중증환자는 사실상 무상 의료 혜택을 받는다.

국민에게 대통령 잘 뽑았다는 칭찬을 들으려면 그 효과가 전 국민에게 미치는 의료 정책만큼 좋은 게 없다. 더구나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건강보험 제도를 도입했고, 딸 박근혜 대통령이 건강보험 보장성을 4대 중증질환부터 OECD 국가 수준으로 높인다면 이보다 좋은 게 있을까? 이명박 정부는 임기가 끝났는데 남는 게 없다. 4대강 사업, 일반 의약품 슈퍼 판매 등이 과연 국민으로서 정말 큰 관심이었을까? 4대 중증질환에 한해 국가가 100% 책임지면 5년 후에 국민에게 각인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업적으로 남을 것이다. 가족 중 한 명은 4대 중증환자이고, 본인이 그 병으로 병원에 갈 확률도 50%가 넘는다. 의료 하나만 제대로 잡아주면 된다.

4대 중증질환 무상 의료 공약은 확장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4대 중증질환부터 국가가 책임지고, 여기서 멈추지 말고 박근혜 대통령 임기 내 수천만 원의 치료비가 들어가는 화상 환자 등으로까지 확대해 나가야 한다. 공약한 4대 중증질환만 책임지는 대통령이 아니라 다른 질환도 책임지는 공약 이상을 실천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또 이것이 문재인 후보보다 후퇴된 의료 공약을 내놨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약점을 극복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프레시안 : 중증환자 가운데 의료비 때문에 고통받는 환자들의 예를 들려 달라.

안기종 : 골수이식, 신장이식, 심장이식 등 각종 이식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문제는 골수, 신장, 심장 등 장기를 채취하고 이송하는 비용은 보험이 안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 이식은 완치를 위한 필수적인 치료인데 1000-2000만 원의 골수이식 수술은 보험이 되는데 약 1000만 원의 골수 채취 및 이송비는 보험이 안 된다. 특히 일본, 대만, 미국 등 외국에서 골수를 채취하고 이송하면 2000-5000만 원이 소요되지만, 이 비용도 환자가 100% 부담해야 한다. 장기 채취 및 이송은 필수 의료이지만 건강보험 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모두 환자 부담이다. 건강보험 제도가 환자의 의료비를 실질적으로 줄여주는 기능을 해야지 반쪽 혜택만 주는 것은 제도에 대한 불신만 심어준다.

▲ 입원 환자(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복지부 장관, 의료 공급자만 만나지 말고 환자도 만나야"

프레시안 : 의료 정책을 결정할 때 환자들이 소외된다고 느낄 때가 있나? 환자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기 위해서는 의료 제도를 어떻게 개편해야 하나?

안기종 : 보건복지부에 '의료기관정책과'는 있는데 '의료소비자정책과'는 없다. '의료소비자정책과'는 없고 '규제개혁위원회'만 있다. 규제 개혁은 주로 공급자에게 유리하다. 각종 의료 정책이 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지 심사할 수 있도록 장관 직속으로 의료소비자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진영 복지부 장관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이것이다.

그동안 복지부 장관들이 환자 단체에는 관심이 없었다. 공급자만 만나러 다닌다. 진수희·전재희·임채민 복지부 장관 모두 공급자만 찾아갔지 환자들은 만난 적이 없다. 정부가 의료계 인사들을 만나러 다니는 만큼 환자 단체들도 만나야 한다.

프레시안 :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달라.

안기종 : 선택진료제 폐지 대국민 운동을 약 2년 동안의 장기 계획을 세워 추진할 것이다. 일반 국민에게 선택진료제의 문제점과 불필요성을 실감 나게 보여줄 것이다. 직접 겪어 보면 일반인들도 중증환자와 똑같이 생각할 것이다. 선택진료제 폐지 10만 명 문자 청원 운동, 청원 보드 달기 운동, 선택진료 아웃카드 릴레이 돌리기 운동, 진료비 영수증 모으기 운동, 병원 앞 캠페인 등을 할 것이다. 선택진료제 폐지 운동과 더불어 환자의 알 권리 증진 운동도 추진할 계획이다. (☞ 선택진료 OUT 운동본부 바로 가기)


 /김윤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