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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6일 목요일

일주일째 수습 감감… 문제는 ‘1인 청와대’


이글은 경햘신문 2013-05-15일자 기사 '일주일째 수습 감감… 문제는 ‘1인 청와대’'를 퍼왔습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청와대 비서실에 대한 총체적 ‘자격 미달’ 비판 등 여론 상황은 심각하지만, 지금까지 윤 전 대변인 ‘경질’ 결정 외에 해결된 건 하나도 없다. 사의를 표명한 이남기 홍보수석 거취도 여전히 매듭짓지 않고 있다. 사건의 처음부터 지금까지 내내 결국 문제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만 바라보는 ‘1인 청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가 ‘윤창중 파문’ 이후 내놓은 대책을 보면 관료사회의 ‘전형’으로까지 보인다. 일개 비서관의 일탈 행위라는 규정에 이어 ‘철저한 조사’, 재발 방지를 위한 ‘매뉴얼 마련’이란 식이다. 관료들이 문제가 터지면, 윗선 보고를 위해 내놓는 ‘원인 규정-조사-대책 마련’의 형식적 ‘3단계 공식’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이처럼 ‘틀에 박힌’ 행보는 박 대통령 한 사람만 의식하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그만큼 박근혜 청와대가 관료에게 둘러싸여, 정무적인 판단을 빠르게 내리는 사람이 없다는 방증”이라며 “대통령의 눈치를 살피면서 직보하지도 못하고, 그 이상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관료들이 흔히 내놓는 ‘자판기 같은 대책’들에 과연 청와대가 이번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예를 들어 주미 문화원에서 피해자의 최초 신고를 묵살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만큼 현지 조사단을 파견할 수 있는 일이다. 대통령 순방 때 공직기강팀이 동행한다는 아이디어도 즉흥적이란 비판을 받는다. 당장 벌어진 문제는 외면하고 ‘앞으로…’만 이야기하는 것인 만큼 신뢰를 얻기 어렵다.

근본적 문제는 ‘1인 청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지시 이행’에만 충실한 관료형 청와대를 구성하고 ‘1인 결정권’을 행사하면서 애초 예견된 결과라는 것이다. 사소한 것은 물론 급박한 사안까지 대통령 ‘재가’를 우선하고 기다리는 게 지금 청와대 모습이기 때문이다. 때로 참모라도 스스로 책임질 각오로 정무적 판단하에 결정을 하거나, 대통령 결정을 견인하는 참모의 모습은 지금 청와대에서 찾을 수 없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박 대통령 몰래 회의? LA 이동중 보고 가능성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5-16일자 기사 '박 대통령 몰래 회의? LA 이동중 보고 가능성'을 퍼왔습니다.

성추행 의혹으로 물러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부암동 하림각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회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성추행·귀국 보고 시점’ 의문 여전

참모진 보고 안한게 사실이라면
중대사안 독단 결정 ‘문책 사안’

LA 이동 5시간 대책 논의 부산
최측근 안봉근 비서관도 참석

보고 시점 늦춰 발표했다면
‘도피방조’ 책임론 막으려 한듯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여성 지원요원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지 15일로 일주일이 됐지만, 청와대의 사건 초기 대응 과정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이런저런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청와대의 설명 가운데 가장 납득하기 힘든 대목은, 대통령 보고가 29시간 만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워싱턴 현지 시각 8일 아침 7시에 처음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성추행 사실을 인지했는데도, 박근혜 대통령이 보고를 받은 시점은 다음날 오전 9시 로스앤젤레스(LA)로 이동한 다음이라고 청와대는 주장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가 워싱턴보다 3시간 늦은 점을 고려하면 평소 일정이나 업무를 ‘깨알같이’ 챙기는 박 대통령이 29시간이나 대변인의 부재를 몰랐다는 것이다.더욱이 윤 전 대변인이 8일 오후 1시30분 도피성 귀국길에 오른 점을 고려하면 청와대 참모들은 대변인의 귀국이라는 중대 사실조차 22시간 넘게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셈이 된다. 청와대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엉망이라는 사실을 자인하는 것이고, 참모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은 채 중요 사안의 처리를 자신들끼리 결정해버린 것이 된다. 여당 관계자는 “그게 사실이라면 동행했던 참모들은 모두 사표를 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이 때문에 최소한 윤 전 대변인이 귀국길에 오른 직후쯤 대통령에게 비공식적인 보고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남기 홍보수석은 “대통령의 일정이 바빴고, 아무 때나 불쑥불쑥 보고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했지만, 대통령과 순방단 일행은 8일 오후 워싱턴에서 엘에이로 5시간 걸려 이동했다. 보고를 하고도 남을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는 얘기다.실제 이 비행기 안에서는 이남기 수석을 비롯해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윤병세 외교부 장관, 최영진 주미대사,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전광삼 홍보수석실 선임행정관 등이 윤 전 대변인 사건에 대한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최 대사가 미 국무부에서 연락받은 내용을 설명하고, 사건을 처음 접한 전 행정관 등이 상황 설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내에서는 서울과 워싱턴을 연결하는 위성전화도 여러 통 오갔다고 한다. 특히 대통령을 15년 동안 수행해온 안봉근 비서관 등이 이 회의에 참석한 사실로 미루어, 대통령에게 최소한 초동 조처에 대한 개략적인 보고가 이뤄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박 대통령은 15일 중앙언론사 정치부장들과 한 만찬 간담회에서 보고 시점에 대해 “(언론)보도를 보니 이때 받았다 저때 받았다 하는데 정확한 것은 엘에이를 떠나는 날, 미국 시간으로 9일 오전 9시 조금 넘어서 9시반 사이에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남기 홍보수석이 주장한 시점에 최초 보고를 받은 게 맞다는 것이다.윤 전 대변인에게 귀국을 지시한 것도, 대통령의 결정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허태열 비서실장 차원에서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남기 수석이 윤 전 대변인에게 귀국하라고 통보했지만, 그처럼 중대한 사안을 이 수석이 홀로 결정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 수석이 윤 전 대변인과 만나 귀국 지시를 했다는 시점은 9시20분인데, 이미 9시께 윤 전 대변인 이름으로 한국행 티켓이 예약돼 있었다는 점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8일 아침 7시께 청와대 행정관들이 사건을 인지한 직후 ‘중대 상황’이 서울 청와대에 보고됐고, 허 실장 등 수뇌부가 긴급 논의를 거쳐 귀국을 지시했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로 당시 국내에 있던 한 청와대 인사는 “윤 대변인에 대한 ‘격리’가 필요했고, ‘격리=귀국’이라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하지만 사건 직후 대처 과정을 전반적으로 재조사했던 민정수석실은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고, 미국 현지에서 사건 수습에 관여했던 주미 한국대사관과 문화원에도 ‘함구령’이 내려져,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박 대통령 “한 길 사람 속 모른다더니… 언제 또 이 말 하게 될지”


이글은 경향신문 2013-05-15일자 기사 '박 대통령 “한 길 사람 속 모른다더니… 언제 또 이 말 하게 될지”'를 퍼왔습니다.

ㆍ“성범죄 근절 공약 했는데 윤창중 성추행 사건 민망”
 ㆍ언론사 정치부장 만찬서 밝혀… 이남기 수석 사표수리 시사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두고 “제 자신도 굉장히 실망스럽고 ‘그런 인물이었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정치부장단 초청 만찬에서 “전문성을 보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인물이 맡으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절차를 밟았는데도 엉뚱한 결과가 나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면서 “제가 언제 또 이 말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성범죄는 대선 때부터 4대 악으로 규정해 뿌리 뽑겠다고 외쳤는데 이렇게 돼 민망하기 그지없다”고도 했다. “열심히 했는데 4박6일 방미 일정 말미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안타깝다”며 아쉬움도 토로했다.


신문지로 창문 가린 윤창중 자택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 수행 도중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자택인 경기 김포 아파트의 거실 창문이 15일 신문지로 온통 가려졌다. 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박 대통령은 윤 전 대변인 사건을 통해 청와대 개편론이 제기되는 것에 “앞으로 인사위원회도 좀 더 다면적으로 철저하게 검증하고 제도적으로 보완하겠다”며 “앞으로 더 철저하게 노력하는 길, 더 시스템을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고 밝혔다. 추가 인적 개편 여부에 대해선 “일단 (이남기) 홍보수석이 사의를 표명했고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런 문제가 생기면 관련 수석이 전부 책임져야 된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서 할 것”이라고 이 수석의 사표 수리를 시사했다. 또 “여기서 누가 옳으니 그르니 공방하는 것보다 미국에 수사 의뢰를 했고 가능한 한 빨리 답이 왔으면 좋겠다”며 “그에 따라 추가 조치가 필요하면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성추행 사건을 보고받은 시점을 “(방미를 마치고) LA를 떠나는 날, 미국 시간 9일 오전 9시 조금 넘어 9시 반 사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9일 LA에서 경질된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오후 5시부로 최종 면직처리됐다.

방미 성과에 대해선 “북한 리스크 때문에 한국 경제를 불안한 눈으로 세계가 보는 상황인데, 안심할 수 있는 믿음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미국 측의 확고한 동의를,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해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공감대와 이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을 위한 남북회담 제안 지시를 두고 “어쨌든 기업의 고통을 풀어야 되니까 지난번에도 대화를 제의하고 이번에 또 제의하고, 그렇게 우리는 계속 노력을 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7명의 우리 국민이 올 때 완성품과 원자재도 우리 기업에 돌려줘야 한다”며 “북한도 신사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어떻게 일을 해내도 끝이 없냐는 생각을 하는데 취임 초여서 여러 일이 자꾸 생기고 방미까지 있어서 바쁘게 지냈다”면서 “정신없이 바빠서는 안되고, 큰 구상도 하고 나라의 방향에 대해 각계 인사와 얘기도 나누는 시간이 대통령에게 상당히 필요하다고 생각해 앞으로 그렇게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홍욱·임지선 기자 ah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