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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7일 수요일

적자 눈덩이 의정부 경전철, 파산도 쉽지 않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27일자 기사 '적자 눈덩이 의정부 경전철, 파산도 쉽지 않네'를 퍼왔습니다.
[이슈 브리핑] 수요예측 17% 수준, 수익 보전 조건 못 미쳐… 파산하면 전액 지자체가 배상 조건

1. 고 장준하 선생, 의문사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네요.

= 유해를 정밀 감식한 결과 외부 가격에 의한 두개골 함몰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현대사에 기록될 사건인데 조선일보는 이 사건을 11면에 단신 처리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10면, 동아는 14면에 처박다시피했고요. 한겨레는 2면, 경향신문은 1면에서 비중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큰 돌 등에 오른쪽 귀 뒷부분을 가격당해 즉사한 뒤 추락해 엉덩이 뼈가 골절된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는데요. 바위 등에 긁힌 상처가 전혀 없고 어깨 등에 손상이 없고 내부출혈 흔적도 없었습니다. 경찰은 1975년 8월, 장 선생이 경기 포천 약사봉 산행에 나섰다가 높이 14.7m, 경사 75도인 계곡에서 미끄러져 숨졌다고 발표했죠.

1-1. 왜 이제서야 정밀 검사를 하게 된 건가요.

= 이승만·박정희 독재에 맞섰던 대표적인 재야 운동가였죠. 잡지 사상계를 창간해 이승만 독재를 비판하는 데 앞장섰고 박정희 장기집권을 반대했습니다. 죽기 직전에는 유신헌법 개헌을 요구했고요. 그런데 지난해 8월 고인의 묘소 뒤편 석축이 무너져서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골이 공개됐습니다. 두개골 함몰 자국도 이때 확인됐고요. 이번 감식결과는 정부합동 기구가 아닌 민간기구에서 나온 거라서 의미가 다릅니다. 

1-2. 타살의 징후가 명확한데, 책임자 처벌이 가능할까요. 

= 2004년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에는 당시 중앙정보부가 장 선생을 위해분자로 분류해 상시 감시를 했습니다. 사망 일주일 전에 동향 관찰을 지시하기도 했고요. 사고현장에 도착해서는 경찰에게 “안 본 것에 대해 쓸데없는 말하지 말라”고도 했습니다. 중앙정보부가 어떻게든 개입을 했을 거라는 이야기인데요. 정부 차원의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 MBC 김재철 사장이 결국 해임됐네요.

= “MBC를 망쳐놓은 주역, 눈물의 퇴장”이라는 한겨레 기사 제목이 눈길을 끕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방송문화진흥회가 MBC 지분 70%를 갖고 있는데 어제 9명의 이사들이 표결 5명이 해임에 찬성했습니다. 9명 이사들 가운데 6명이 정부와 여당이 추천한 인사들이기 때문에 청와대의 허락 또는 교감이 있었을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이명박 정부 초기, 청와대에 끌려가서 조인트를 까이고 와서 좌파 대청소를 했다는 사람인데, 결국 박근혜 대통령도 이런 말 많은 사람을 비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1. 후임 사장이 누가 오느냐가 관심인데요.

= 김재철 못지 않게 비판을 받고 있는 권재홍 앵커와 김재철의 입이라고 불리는 이진숙 기획조정본부장 등이 거론됩니다. 황희만 전 부사장과 구영회 MBC미술센터 사장 등도 거론되고요. 앵커 출신의 최명길 MBC 유럽지사장 이야기도 나옵니다. 청와대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친박계 중진 이경재 전 의원을 앉힌 걸로 봐서 노골적으로 측근 인사를 내려보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3. 북한이 전투태세에 돌입했다고 하죠.

= 1호 전투근무태세에 돌입했다고 하는데. 북한군의 가장 높은 수준의 전투준비태세를 의미합니다. 1호 전투근무태세라는 말은 사용된 전례가 없는데요. 1호라는 수식어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직접 지시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 21일에는 북한 관영라디오 조선중앙방송이 공습경보를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남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정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4. 어제 또 전산망 마비 사태가 있었죠? 

= 오전 11시 반, YTN 본사와 계열사 홈페이지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시스템 장애로 마비됐습니다. 내부 시스템 장애인 것으로 파악됐는데 일부 서버가 재부팅되거나 자료가 삭제된 것으로 파악돼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40분, 경기도와 인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하는 통합전산센터와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등도 마비됐다가 1시간 20여 분 만에 복구됐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대전통합전산센터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킹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는데 보수 성향 언론들은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5. 4·24 재보선 대진표가 확정됐네요.

= 새누리당이 부산 영도에 출마할 후보로 친박계 좌장으로 꼽히는 김무성 전 원내대표를 공천했습니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마하는 서울 노원병에는 허준영 전 경찰청장을 내세우기로 했고요. 허 전 청장은 최근 성접대 동영상 연루 의혹이 있었는데요. 공천심사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허 전 청장은 “만일 제가 이 사건에 연루됐다면 할복자살하겠다”고 부인했죠. 결국 노원병은 무소속,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은 새누리당이 가져갈 게 확실시 되는데 결과가 너무 뻔해서 흥행 요소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식물정당이 된 민주통합당에 대한 비판도 끊이지 않습니다. 

6. 세꼬시가 아니라 뼈째회? 이건 무슨 말인가요. 

= 한글 순화운동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국립국어원이 뼈까지 썰어 먹는 생선회죠. ‘세꼬시’를 ‘뼈째회’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솔푸드(soul food)’는 ‘위안음식’으로, 스마트폰은 ‘똑똑 전화’로, 킬힐은 ‘까치발 구두’로, 어쩐지 입에 잘 붙지 않죠? 리얼 버라이어티는 ‘생생예능’, 팔로어는 ‘딸림벗’, 퀵서비스는 ‘늘찬배달’, 러브샷은 ‘사랑건배’ 등. “순화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너무 생경해서 위화감이 느껴진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국립국어원이 2004년부터 지금까지 순화한 단어만 2만3000여개라는데 거의 안 쓰고 있죠. ‘네티즌’을 ‘누리꾼’으로 바꾼 건 그나마 좀 쓰이는데요. 

7. 학과 돌려막기를 하는 학교들이 있다는데요. 카드 돌려막기도 아니고 무슨 이야기인가요.

= 지방 대학 정원을 못 채우니까 편법으로, 인기 학과에 입학한 것처럼 해놓고 다른 학과에 올려놓은 대학이 적발됐습니다. 사회복지학과가 인기라는데 정원 100명이 넘게 몰리자 이 학생들을 보건의료행정학과나 호텔조리학과 같은 미달된 학과로 돌려서 정원을 채운 겁니다. 이런 수법으로 학교 정원을 채워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내려 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사회복지학과를 다니고 있는 줄 알았는데 호텔조리학과 학생이 돼 있는 상황이죠. 

8. 억만장자 보고서라는 게 있네요. 

= 하나은행 자료.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가 15만6000명이라고 합니다. 전체 인구의 0.3%.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약 461조원, 국내 개인금융자산의 18%에 이른다는 겁니다. 자산배분비율은 부동산이 45%, 금융자산이 55%라고 하고요. 매월 3911만원을 벌고, 831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조사비로 한 달에 평균 72만원을 지출한다는 사실도 재미있네요. 연금과 사회보험에 월 183만원 정도를 지출하고 식료품 및 음료 지출에 152만원, 의류 및 잡화에 125만원을 쓰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9. 0~2세 양육비, 박근혜 대통령 공약인데. 어제 지급하기로 한 첫날 지급이 안 됐다고요.

= 집에서 키우는 0~2세 아이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했죠. 이번 달부터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키우는 가정도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양육수당을 지급게 되는데요. 0세는 20만원, 1세는 15만원, 2세는 10만원씩입니다. 3월부터 시행된다고 홍보하고 2월까지 지역주민센터를 통해 사전신청을 받았는데 정작 25일 지급이 안 된 겁니다. 예산도 아직 책정이 안 됐고 애초에 예측 조사도 없었다는 겁니다. 머니투데이 보도인데요. 보건복지부 관계자 이야기로는 “25일 지급이 원칙인데 안 되면 추가지급 하도록 하고, 그럼에도 지급이 안 되면 다음 달에 한꺼번에 지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7월 개통한 의정부경전철이 턱없이 적은 이용자와 운행중단 등으로 달마다 20억원씩 적자가 쌓이면서 개통 9개월 만에 파산위기를 맞고 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의정부경전철, 결국 개통 9개월 만에 파산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 보도를 보면 왜 위기를 맞았는지 설명이 빠져있습니다. 왜 민자사업마다 이 모양일까, 맥쿼리가 손대는 사업은 다 잘 되는데 말이죠. 지난해 7월 개통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1만5200명이라고 하죠. 당초 교통수요 예측치 8만9589명의 17% 수준입니다. 환승혜택도 없고, 운행중단 사고도 많았습니다. 달마다 20억원씩 적자가 쌓인다고 하는데 이런 상태라면 파산으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10-1. 민간 사업자가 엄살을 떨고 있는 건 아닌가요.

= 지하철 9호선과 차이를 보면 될 텐데요. 맥쿼리는 최소수입보장률이 연 8.9%. 너무 높게 잡아서 문제가 됐는데, 의정부 경전철 같은 경우는 애초에 수요 예측에 실패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식회사 의정부경전철이 30년 동안 관리·운영한 다음 기부채납하는 민간투자제안방식(BTO)으로 건설됐는데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협약을 체결해서 예측 수요의 50∼80%가 이용할 경우 시가 적자를 보전해 주고 50%에 미치지 못할 경우 보전을 하지 않게 돼 있습니다. 

10-2. 그런데 17% 수준 밖에 안 되니까, 적자 보전을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 문제는 이 회사가 파산할 경우 투자 원금을 물어주기로 돼 있다는 겁니다. 펑펑 쓰고 올 연말이면 3100억원이 될 텐데요. 파산보다는 살리는 게 낫다는 계산인데, 그래서 환승할인 혜택을 주자는 이야기다 나옵니다. 환승할인 역시 공짜는 아니죠. 핵심은 지방자치단체가 손실보전을 해줄 것을 믿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왔다는 겁니다. 사업 타당성 검토도 실패했고요. 애초에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계약을 맺었는지 답답할 뿐입니다. 지하철 9호선과 차이는 애초에 지하철 9호선은 강남의 노른자위 상권을 연계하는 알짜배기 노선이고 의정부 경전철은 교통 소외지역에 건설하는 공공적 성격이 크죠. 공공성과 수익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민자 사업의 한계도 다시 고민하게 됩니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2013년 3월 14일 목요일

용산역세권개발 파산, '초고층 빌딩의 저주'


이글은 프레시안 2013-03-13일자 기사 '용산역세권개발 파산, '초고층 빌딩의 저주''를 퍼왔습니다.
[분석] 서울 고층 빌딩 계획 줄줄이 무산 위기

4대강의 1.5배의 사업비로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는 서울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끝내 부도를 맞았다. 그것도 30조 원이 넘는 사업비가 들어간다는 사업이 단돈 60억 원도 안되는 이자를 못내 파산하는 허탈한 결말이다.

13일 자산관리위탁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은 이자 59억 원을 내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상태에 놓였다고 밝혔다.

전날 한 때 극적으로 부도를 모면했다는 보도도 있었으나, 실제로 돈이 입금된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마감 시간을 넘겨도 은행에서는 부도처리를 바로 하지 않고 조금은 기다려주기 때문에 오후 4시 마감시간이 넘도록 돈이 입금되지 않았으나 곧바로 부도처리되지 않았을 뿐 이날 아침까지도 실제 임시변통할 돈조차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 용산역세권개발 사업 파산으로 서부이촌동 수천 가구가 망연자실한 상태다. ⓒ뉴시스

오래 전부터 '시한부 파산' 상태 지속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오래전부터'시한부 파산' 상태였다. 사실상 돈 한 푼 없는 상태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용산역개발사업은 지난 2006년 계획을 추진하기로 결정된 이후 무려 6년이 지난 지난해 말에 터파기 공사에 착수하자마자 돈이 바닥났고, 곧바로 그동안 빚낸 돈에 대해 갚아야 할 이자만 줄줄이 만기가 돌아오게 돼있었다.

임시변통으로 돈을 마련할 방법 없이 이자를 내야할 첫번 째가 바로 이번이었고, 보름도 못돼서 또 32억 원, 다시 이틀 뒤 122억 원 등 내달말까지 필요한 이자비용만 550여억 원에 이른다.

이런 돈은 임시변통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이 사업을 책임지는 투자자들이 더 많은 돈을 내놓기로 합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서로 더 많은 부담을 떠넘기는갈등 정도가 아니라, 투자자들 모두가 이 사업 자체가 수익이 날 가능성이 없어 더 이상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의 투자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땅주인이자 최대 투자자 코레일도 발빼는 사업

일각에서 정부와 서울시, 그리고 이 사업의 땅주인이자 최대 투자자이기도 한 공기업코레일이 책임을 지는 공영개발이라도 하자는 요구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코레일의 고유사업이 아니라 땅을 팔아 하는 부대사업이며, 본질적으로 민간투자자들의 사업"이라면서 "민간투자자도 적자가 날 것이라며 발을 빼는 사업에 세금을 들여 개입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일축한 상황이다.

결국 용산역세권에 국제업무지구를 세운다는 개발사업은 7년 만에 '공중분해' 사태를 맞았다. 왜 이 지경이 되었느냐에 대한 진단은 여러 가지로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처음부터 '초고층 빌딩의 저주'를 맞을 것이라는 경고가 무성했다는 점을 돌아봐야 한다.

'초고층 빌딩의 저주'는 단순한 속설이 아니라 통계학적으로 상관관계가 뚜렷한 것으로 확인된 일종의 법칙이다. 초고층 빌딩 건축계획은 대개 부동산 거품이 절정에 이를 때 장밋빛 전망에 취해서 이뤄지고, 또 이런 분위기에서 한 건이 아니라 여러 건의 초고층 빌딩 건설계획이 동시에 추진된다.

하지만 계획이 추진되기 시작할 때 부동산 거품을 꺼지게 하는 금융위기나 경제위기가 닥치고 계획이 무산되거나 완공될 때까지 분양이 거의 안되며 파산 상태가 된다는 것이 '초고층 빌딩의 저주'다.

▲ 부도 위기를 맞은 용산역세권개발사업. ⓒ프레시안

서울 초고층 빌딩 계획들 줄줄이 무산

역사적 사례를 들 것도 없이 국내에 이미 '초고층 빌딩의 저주'는 현실이 됐다. 용산역세권 개발도 부동산거품 절정기인 2006년에 추진계획이 결정됐고 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 르네상스' 사업과 연결하느라 1년이 늦춰지다가 곧바로 2008년 금융위기를 맞으며 자금 조달길이 막혔다. 2016년 완공 목표인 이 30조 원 사업에 조달한 돈은 지금까지 4조 원에 불과했다.

용산역세권개발과 비슷한 시기에 삼성동 한전 부지, 잠실동 종합운동장 부지 등에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을 건설한다는 계획들은 이미 모두 무산됐고, 상암DMC 부지에 세운다는 초고층 빌딩 건립계획도 무산위기를 맞고 있다.

뚝섬 부지에 초고층 빌딩을 중심으로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건설한다는 계획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이후 제동을 걸어 사업 자체가 취소될 처지에 놓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이촌동 일대 주민들 '곡소리'

당장 용산역세권 개발에 따르는 '초고층 빌딩의 저주'는 서부이촌동 주민들에게 닥친 현실이다. 서부이촌동에는 대림아파트 638가구, 성원아파트 340가구 등 모두 2300여 가구가 사업이 확정된 이후 6년여 동안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보상만을 기다려 왔다.

이중 600여 가구는 평균 대출 규모만 4억 원이 넘고, 월 이자는 약 170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대박'을 노리고 무리한 대출을 받아 지분을 확보한 경우라면서 '자업자득'이라거나 '부동산 거품의 상투'를 잡은 케이스라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주민들은 개발계획에 재산권이 묶여 집을 담보로 상당한 대출로 생활비를 쓰며 버티다가 깡통주택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

사업에 참여한 민간업체들도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최소한 1조 원은 '매몰비용'으로 처리돼 손실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책임을 둘러싼 소송전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승선 기자

2012년 10월 19일 금요일

"MB세력, 2008년 한국경제 파산시킬 뻔"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2-10-18일자 기사 '"MB세력, 2008년 한국경제 파산시킬 뻔"'을 퍼왔습니다.
비밀문건 "김승유-MB-강만수, 리먼브러더스 인수 강행"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때 한국경제를 파산시킬 뻔한 산업은행의 리만 브라더스 인수 추진이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이 대통령의 고대 동기인 김승유 당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의해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문건이 공개돼, 파장을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민유성 산업은행 총재가 혼자서 추진했던 일로 알려져왔기 때문이다.

재미언론인 안치용씨는 17일(현지시간)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 연방법원이 조사관을 선정해 리만 브라더스 파산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리만 브라더스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압수하거나 제출받은 내부문건 가운데 이런 새로운 사실을 보여주는 문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리만 브라더스 파산관재위원회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문건에 따르면, 조건호 리만 브라더스 부회장은 2008년 5월 29일 리만 브라더스 최고경영진에게 이라는 제목의 2쪽짜리 '비밀메모'를 보냈다. 조건호 부회장은 MB 최측근으로 대북정책을 총괄했던 김태효 당시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의 사촌동서다.

비밀메모는 한국의 선도금융기관들의 컨소시엄이 리만 브라더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하려 한다며 투자배경, 금융기관별 투자금액, 투자일정, 투자뒤 지분구조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안치용씨는 "이 메모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기존에 알려진 사실과 달리 산업은행이 아니라 MB의 절친이며 금융권 4대 천왕의 한사람으로 꼽히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개 국책은행을 이끌며 리만 브라더스 인수를 배후조종했다는 것"이라며 "또한 민유성 리만 브라더스 서울지점 대표를 산업은행 행장에 선임한 것도 리만 브라더스 인수를 염두에 둔 김승유 행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라며 관련 내용을 전했다.

비밀메모에는 김승유 하나회장이 조건호 부회장에게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의 지지를 확약했다"고 기록돼 있다. 조 부회장은 메모에서 그해 5월 16일 김승유 회장에게서 이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며 "김승유는 새 대통령인 이명박의 절친한 개인자문역"이라고 적시했다.

▲ ⓒ안치용

메모에 따르면, 그뒤 5월 26일 조 부회장과 제시 바탈 리만 브라더스 아시아회장은 김승유 회장과 이찬근 하나금융그룹 투자부분 사장을 만나, 하나은행과 3개 국책은행으로 구성된 코리아컨소시엄이 리만 브라더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조 부회장은 "한국컨소시엄은 1개의 민영은행과 3개의 국책은행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은행 20억달러, 하나금융그룹, 한국투자공사, 국민연금공단이 각각 10억달러씩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했다.

▲ ⓒ안치용

조 부회장은 특히 "리먼 브라더스 서울지점대표인 민유성이 6월 2일에 산업은행 행장에 임명될 것"이라고 보고했다. 이 메모가 작성된 5월 29일 당시에는 민유성이 산업은행 행장 물망에 올랐을 뿐 누가 행장이 될지 오리무중이었지만 조 부회장은 6월 2일 임명될 것이라며 날짜까지 밝혔고 실제 민유성은 6월 2일 행장에 내정됐다.

조 부회장은 "결정적 역할을 할 3명의 중요한 행정부인사로부터 지원을 확약받았다"며 이명박 대통령,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을 적시했다. 그는 특히 자신과 민유성이 5월24일 전광우 금융위원장을 직접 만나 리만 브라더스 투자에 관한 브리핑을 했으며 이미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조 부회장이 작성한 협상일정은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리만 브라더스의 2분기 실적 발표일 이전에 한국컨소시엄의 투자를 마무리하기 위해 공격적인 협상이 필요하다며 협상개시로부터 열흘만에 투자계약을 마무리짓는 일정을 제시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6월2일 협상을 시작해 그 다음날 투자의향서에 서명하고 6월4일 뉴욕에서 실사를 시작해서 불과 엿새 뒤에 실사보고서를 완성하고 사흘뒤인 6월12일 투자계약에 서명한다는 일정을 잡았다. 

안씨는 이와 관련, "이 일정에서 협상시작일자를 6월 2일로 못박은 것은 바로 이날 민유성 리만 브라더스 서울대표가 산업은행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사전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또 김승유가 'MB와 강만수는 내가 책임진다'고 말했다는 기록으로 미뤄 금융계 4대 천왕으로 불리는 김승유, 강만수 두 사람이 MB의 후광을 업고 민유성을 산업은행 총재에 임명한 것은 물론 리만 브라더스 인수를 밀어붙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한국컨소시엄이 투자뒤 가지게 될 지분의 비율이다. 한국컨소시엄이 51%를 가지게 한다는 것이 타켓이라고 언급돼 있다. 주주로서의 모든 책임과 권한을 한국컨소시엄에 떠넘길 계획임을 알 수 있다"며 "그러면서도 이사직만 줄뿐이지 경영에는 참여시키지 않는다는 리만 브라더스의 계획은 60억달러를 털도 안 뽑고 날로 먹겠다는 말에 다름아니다. 이같은 계획에 MB의 측근, 금융계의 천왕들이 '짝짝꿍'을 친 것"이라고 개탄했다. 문건에 나오는 리만 브라더스 투자액은 50억달러지만 최종협상과정에서 투자액은 60억달러로 늘어났다.

그는 "일부 국회의원들은 이 사건을 '단군이래의 사상최대 경제사기 미수사건'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며 "과연 리만의 빚이 얼마인지조차 파악하지도 못했고 파악할 능력도 없이 60억달러 투자를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탄식했다. 

그는 또한 "이 문서들을 살펴보면 리만 브라더스 인수추진과정에서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코미디'와 같은 일들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왜 외신들이 리만 브라더스 인수를 추진하는 'MB 경제팀'을 '리만 브라더스직원'이라고 표현했는지 알게 된다"며 "실사와 관련해 '도저히 봐도 모르겠오'하고 실토하는 대목에서는 절망하게 된다. 앞으로 한국경제를 파산시킬뻔한, MB측근 금융인맥이 잉태한 비극들을 관련문서와 함께 하나 하나 공개할 것"이라고 추가폭로를 예고했다. 그는 "관련자들은 스스로 진실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하기를 바라며, 국회는 진상을 조사해 이들을 위증혐의로 고발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 나아가 인수위 시절 강행돼 막대한 국민혈세를 날린 메릴린치 투자 의혹에 대한 조사도 촉구했다. 

그는 "MB정부는 이에 앞서 대통령 당선 다음날인 지난 2007년 12월 19일 한국투자공사를 통해 메릴린치에 투자의향서를 전달하고 1월 7일 메릴린치로부터 공식투자제의를 받은 뒤 단 2~3일의 실사를 거친뒤 일주일만에 투자결의를 하고 다음날인 15일 투자약정서에 서명했다"며 "그로부터 보름뒤 20억달러를 메릴린치에 입금했지만 그뒤 메릴린치는 경영악화로 뱅크오브어메리카에 인수됐고 투자한지 불과 몇개월만에 투자원금의 절반이상인 12억달러이상의 손실을 입고 말았다. 이 거래에는 MB의 친형 이상득의 아들 이지형이 깊숙이 관여했으며 킥백이 투자액수의 2%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안치용씨가 발굴해 공개한 문건의 의미는 크다. 

김승유 회장 등 MB금융인맥이 추진한 리만 브라더스 투자는 결렬됐다. 당시 정부와 등 일부 보수언론은 글로벌 금융기관이 될 수 있는 기회라며 리만 브라더스 인수를 강력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 금융위기는 공황적 상황으로 급확산됐고, 본지 등은 리만 브라더스 파산이 '제2의 IMF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 반대했다. 또한 이성태 당시 한국은행 총재 역시 "1달러도 내줄 수 없다"며 단호히 반대, 결국 투자는 무산됐다.

결국 리만 브라더스는 그해 9월 15일 파산했다. 파산당시 부채규모가 6천130억달러로 미국역사상 최대의 규모의 파산이었다. MB세력 계획대로 리먼을 인수했다가는 투자액 60억달러를 고스란히 날리는 것은 물론, 최대주주로서 부채까지 떠안으면서 한국경제는 제2의 IMF를 겪을 수밖에 없었을 게 명약관화했다.

한편 김승유 전 회장은 하나금융 측을 통해 본지에 "2008년 3월에 리만 브러더스 회장으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아쓰나 그해 4월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후 구체적인 논의를 전혀 한 적이 없고 산업은행의 리만 브러더스 인수 협상에 관여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박태견 기자 

2012년 9월 11일 화요일

“통진당 사태, 신당권파도 책임있다”


이글은 시사IN 2012-09-11일자 기사 '“통진당 사태, 신당권파도 책임있다”'를 퍼왔습니다.

‘5·12 중앙위원회 폭력사태’와 이 사건이 몰고 온 후폭풍은 통합진보당(통진당)을 파산으로 몰고 갔다. 회의시작 3~4시간이 넘어도 회의 순서조차 정하지 못하는가 하면, 결론 없는 마라톤 회의가 이어지는 건 기본이었다. 통진당을 취재할 때마다 체력장을 치르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박원석 통합진보당 의원(42)을 만날 때마다 질문을 빙자한 투정을 부리곤 했다. “이제 어떻게 되나요?”라고. 답은 늘 기자의 기대를 배반했다. 대신 그는 희망을 말하며 의연한 체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그가 지난 18년을 꼬박 시민운동에 몸담으며 두둑이 키워온 자산이기도 했다. 

ⓒ시사IN 이명익 “신당권파도 정치적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내부의 문제점을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고, 적당히 타협해왔다. 섣부르게 권력화됐다.”
그런 박 의원마저 요즘은 더 이상 희망을 언급하지 않는다. ‘혁신’이라는 일말의 기대가 무너진 폐허의 자리에서 그는 “통진당 소속 의원으로서 당의 그 어떤 활동에도 협력할 생각이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런 그에게 누군가는 ‘끊임없이 개량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비꼰다. 한 언론에 따르면 그는 통진당 ‘알박기’에 들어간 신당권파 의원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이렇게 응답했다.  “그런 나를 용납할 수 없다면 제명하라. 누구처럼 제명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결정을 뒤집는 일은 하지 않겠다.”

그는 구당권파뿐 아니라, 신당권파에도 각을 세운다. “정치적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내부의 문제점을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고, 적당히 타협해왔다. ‘요만한’ 것으로 섣부르게 권력화됐다.” 이는 자기반성이기도 했다. 

새로운 당의 창당이 구당권파 세력만 뺀다고 달라지는 게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사실상 분당 상황에서 재창당을 선택한 이상, 요즘은 ‘과거의 민주노동당이나 통진당에 비해 무엇이 달라야 하나’에 고민의 방점이 찍혀 있다.


“통진당의 어떤 활동에도 협력할 생각 없어”

처음 심상정 전 공동대표로부터 비례대표 직을 제안받았을 때, 그 역시 이러한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함께 시민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민주통합당의 ‘왼쪽 방’에 더 많이 마음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나 진보 정당에 대한 일말의 기대와 믿음이 그를 붙잡았다. 참여연대는 박원석이라는 이름의 다른 말이었지만, “주장에 그치지 않고, 책임지고 대안을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다”라는 열망이 더 컸다.

그는 요즘 어수선한 당을 지켜보며 ‘화려한 뒤풀이’를 치렀던 1991년 5월을 생각한다. 대학 4학년이던 그 시절, 강경대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목격하며 패배감과 허탈감에 사로잡혔다. 어렴풋이 “이렇게 한 시절이 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이후 길을 모색하던 중, 시민운동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당시 박원순 변호사, 조희연 교수 등이 참여연대를 만드는 데 합류했다. 그게 1994년이었다. 

또 한 번 성찰의 계기가 된 건 2008년 촛불시위였다. 수배를 당하고, 구속되고, 세상의 입길에 오르내렸다. 그때 생각한 건 ‘정치의 부재’였다. 시민운동가를 넘어, 본격적으로 정치를 업으로 삼는 일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2010년 곽노현 교육감 선거를 도우며 옆에서 지켜본 경험은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2012년 배지를 달았다. 의원으로서 무엇을 해보기도 전에, 응급 상황인 당부터 살려내야 한다. 고를 수 있는 ‘유의미한’ 선택지는 많이 남아 있지 않다. 그가 이번엔 어떤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까.

장일호 기자 | ilhostyle@sisain.co.kr

2012년 8월 27일 월요일

빚 빨리 갚게 하면 내수침체 더욱 ‘깊은 골’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26일자 기사 '빚 빨리 갚게 하면 내수침체 더욱 ‘깊은 골’'을 퍼왔습니다.


진단과 전망 l 가계부채 연착륙 어떻게
주택시장 침체·금융부실 키울
파산 통한 빚 조정방식 피해야

주택대출 원리금 분할상환 유도
생계형 대출은 적절히 유지돼야

최근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은 922조원으로 전 분기보다 10조9000억원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기 이후 부채가 축소되어 온 주요국들과는 반대로 우리 경제의 가계부채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부채조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부채조정의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지나치게 빠른 부채조정은 내수 부진의 심화를 통해 가계부채의 부실 위험을 더욱 높이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부채가 조정되는 방식, 정확히 말해서 부채의 절대적 규모가 줄어드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채무자들의 파산인데, 이는 부채 규모를 빠르게 줄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부작용이 매우 크다. 금융기관들의 부실이 늘어나면서 경제 전반의 신용경색으로 확산될 수 있고, 채무자들의 파산에 따른 소비침체로 상당 기간의 경기 둔화가 불가피하다. 부동산 거품이 심각했던 미국, 스페인 등이 위기 이후에 겪었거나 겪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러한 과정이다.이들과는 성격이 조금 달랐지만, 우리 경제도 채무자들의 파산을 통한 부채조정으로 인해 내수침체를 겪은 바 있다. 2000년대 초반의 카드사태가 그것이다. 2002년 말 57조원을 기록했던 여신전문회사(카드사)의 가계대출은 2005년 3분기 23조원에 달할 때까지 빠르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카드사 가계대출의 축소 과정은 동시에 신용불량자들이 대규모로 양산되는 과정이었다. 이로 인해 2003년 민간소비는 0.4% 감소했으며, 이듬해에도 0.3% 증가에 그치는 등 내수 침체도 심각했다. 이러한 부작용과 경기침체의 경험을 고려한다면, 채무자들의 파산을 통한 부채조정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더욱이 우리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이 주택담보대출로 이루어져 있음을 고려할 때, 채무자들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주택가격이 빠르게 하락할 경우 주택시장 침체와 금융부실 확대가 맞물리면서 경기침체의 폭과 기간이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다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부채조정 방식은 채무자들의 부채 상환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가계부채의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계부채라는 이름으로 통칭되기는 하지만, 우리의 가계대출은 주택구입을 위한 담보대출과 서민들의 생계형 대출이라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지난해 감독당국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통해 만기 일시상환 위주인 주택담보대출의 구조를 장기간에 걸친 원리금 분할상환 중심으로 바꿀 필요성을 제기하였는데, 이는 점진적인 상환을 통한 부채조정을 유도하는 방식인 셈이다.그런데 문제는,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지나치게 빠른 상환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이다. 소득이 그다지 늘지 못하는 상황에서 빚을 갚기 위해서는 소비를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 부채를 더욱 빨리 갚기 위해서는 가계가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데, 이는 그렇잖아도 부진한 내수경기를 더한층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따라서 신속한 부채조정은 가계부채의 또다른 구성요소인 서민과 자영업자 등의 생계형 가계대출을 더욱 늘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생계형 가계대출의 증가가 내수경기 부진과 무관하지 않음을 감안할 때, 가계부채의 신속한 조정으로 인한 소비 위축은 내수 부진을 더한층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서민계층의 생계형 대출 증가는 분명 우려할 만한 요인이지만, 신속한 부채조정이 이에 대한 대책일 수는 없다. 오히려 경기둔화로 일시적인 어려움에 처한 저소득 계층에 대한 서민금융 등은 적절하게 유지되어야 하며, 이들의 부실 위험을 낮추는 것은 내수경기 활성화와 가계소득 증가를 통해 부채상환능력을 높임으로써만 가능하기 때문이다.우리 경제에서 가계부채의 조정은 필요하지만, 부채의 절대적인 규모가 빠르게 감소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서는 곤란하다. 위기를 겪은 주요국들, 특히 미국에서는 디레버리징이 빠르게 진행된 반면 우리의 경우 오히려 레버리지가 확대되었기 때문에 잠재위험이 심각하다는 주장은 사태의 일면만을 보여줄 뿐이다. 오히려 미국 경제와 같은 수준의 디레버리징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경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고, 금융기관의 부실도 확대되지 않을 수 있었다. 미국의 ‘신속한’ 디레버리징은 5년여에 걸친 경기침체 아래서 진행되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가계부채가 마냥 늘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반대로 빠르게 줄어들어도 곤란하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의 상황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형국이다. 주택담보대출의 분할상환 유도 등을 통해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지만, 동시에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며 부채조정이 가파르게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임일섭/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연구실장

2012년 6월 6일 수요일

스페인 "돈줄 막혔으니 EU 도와달라"


이글은 뷰스엔뉴스(Views&News) 2012-06-06일자 기사 '스페인 "돈줄 막혔으니 EU 도와달라"'를 퍼왔습니다.
스페인 은행들에 대한 지원 호소, 은행들 벼랑끝 위기

스페인이 5일(현지시간) 외부의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길이 막혀 있다며 유럽에 대해 스페인 은행들의 파산을 막도록 도와달라고 처음으로 자금 지원을 호소, 스페인 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크리스토발 몬토로 스페인 재무장관은 이날 국영 라디오방송 '온다 세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국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한데도 자금시장에 들어갈 수 없다"며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막혔음을 토로했다.

그는 "현재 스페인의 국가신용보험료를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시장 접근이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며 "이미 발행된 국채들의 만기가 도래할 시점이 오면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급 불능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스페인 은행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과도한 자금지원을 희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요구하는 자금이 천문학적인 숫자가 아닌 만큼 스페인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유럽 금융기구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원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지금까지 외부의 지원없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은행의 자본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부동산거품 파열 가속화로 스페인 주요 은행들이 파산 위기에 직면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는 그러면서도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며 필요하지도 않다"며 IMF 등에 대한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은 여전히 부인했다.

박태견 기자

2012년 4월 27일 금요일

"이명박 시장 보고 최시중·박영준에 돈 줬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27일자 기사 '"이명박 시장 보고 최시중·박영준에 돈 줬다"'를 퍼왔습니다.
이정배 前 대표 "로비는 실패"…인허가 늦고 파산당한데 불만 있는 듯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가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돈을 건넨 것과 관련해 "이명박 시장을 보고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27일자 을 비롯해 여러 언론과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브로커 이동율 씨를 통해 최시중, 박영준 등 이명박 정부 핵심 실세들에게 로비 명목으로 수 십억 원의 돈을 건넨 인사다.

이 전 대표는 최 전 위원장과 관계에 대해 "그분을 뵌 게 2004년 말이니까, 실은 내가 최 전 위원장을 대선(이명박 대통령 당선)되고 나서는 뵌 적이 몇 번 없다. 그 전에는 1년에 한 3~4회 정도다. 저녁식사 자리도 하고"라며 "최 전 위원장에게 처음 돈을 건넨 것은 2005년 1월"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갤럽 사무실을 찾아가 최 위원장에게 직접 돈을 건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최 전 위원장에 돈을 건넨 횟수와 관련해 "20회 좀 넘지 않나 싶다"면서 "내 개인계좌에서 이동율씨 개인계좌로 갔던 금액이 11억5000만원인가 그랬다. 다 포함해서 30억~40억원쯤 되리라 추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브로커 이 씨가 돈 배달 과정에 개인적으로 착복했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 파이시티 비리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하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뉴시스

이 전 대표는 박영준 전 차관과 관련해 "박 전 차관이 서울시 정무국장으로 막 부임할 때 (이동율씨의) 소개를 받아서 만났다. 2005년 1월 정도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차관은) 우리가 이 씨하고 공무원 만나고 할 때 중간에서 어레인지 역할을 했다"며 "한 11~12회 정도 (만났다) 어떨 땐 한 달에 한 번, 어떨 땐 두 달에 한 번 정도 (만났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 받을 때 최 전 위원장을 찾아갔고, 최 전 위원장을 통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권재진 법무부장관에게 구명 로비를 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 전 대표는 "(2010년) 10월2일에 (찾아가) 부탁을 했다. 롯데호텔 1층 양식당에서 토요일 아침에 조찬을 했다"며 "(최 전 위원장이)이런 일로 네가 고생하고 있구나, (권재진 수석을) 만나서 얘기해보겠다고 하더라. 그 자리에서 전화도 했다. 권재진 (민정)수석한테. (권 수석이) 오전에 회의 많으니 오후 5시에 보자고 하더라. 그 뒤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수사 강도는 더 강해지고 난 결국 구속이 됐다"고 말했다. 수사 과정에서 실제로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명박 시장을 보고 돈을 건넸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런 기대가 있었다"며 "기대는 했지만 실질적인 결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명박 시장 퇴임하기 직전 전에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파이시티 시설 변경 건이 급박하게 통과된 것과 관련해 이 전 대표는 "원래 (우리 사업은)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할 내용이 아니었다. 위원회에서 크게 우릴 도와준 거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로비가 실패했다"고 말했지만,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최 전 위원장과 박 전 차관의 로비가 이뤄졌다는 정황은 많다. 결과적으로 인허가가 났기 때문에 로비가 통했다고 볼 여지도 있다. 다만 2006년 도계위에서 파이시티 시설 변경이 이뤄지고, 실제 인허가가 나기까지 3년이 더 걸렸다는 점, 이 때문에 1조 원에 가까운 이자 비용을 물었다는 점 등 때문에 이 전 대표 입장에서는 '로비 실패'로 볼 여지가 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회사가 파산하고, 이후 포스코가 시공사로 선정된 과정에 대해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내는 등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