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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4일 금요일

방송공정성특위, 차라리 '공전 특위'라 해야


이글은 미디어스 2013-05-23일자 기사 '방송공정성특위,  차라리 '공전 특위'라 해야'를 퍼왔습니다.
발족 두 달…전체회의 두번, 시민사회 "민주당 책임 크다"

국회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위원장 전병헌)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공전특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시민사회는 방송공정성특위 공전의 책임이 새누리당은 물론 민주당에게도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공정성특위는 발족한 지 이제 두 달여가 지났지만, 전체회의를 개최한 것은 두 번에 그쳤다. 그동안 한 일은 위원장과 여야 간사 선임, ‘SO·PP의 공정한 시장 점유를 위한 장치 마련’과 ‘보도·제작·편성의 자율성 보장’을 심사하는 (방송규제개선 및 공정성보장 소위원회)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심사하는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 소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전부다. 실질적인 활동이나, 방송 공정성 회복 방안에 대한 논의는 고사하고 세부적인 문제를 논의한 소위원장 선임도 하지 못한 실정이다.
문제는 방송공정성특위가 6개월의 한시적 위원회라는 데 있다. 9월 말이면 활동이 중단되지만 여야 의원들 가운데 누구하나 나서서 ‘공전’사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 시민사회 안에서는 공정성특위의 공전사태에 대해 “공정성특위가 아니라 ‘공전특위’라고 불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사진은 4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방송공정성특별위원회 1차회의 모습ⓒ뉴스1

시민사회, “민주당 당운을 걸어도 모자랄 판에…여야 모두 무책임”

시민사회와 언론노조는 정부 여당은 물론, 특위 구성을 제안한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당운을 걸어도 모자랄 판에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그러니,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에 대한 책임에서 모면하기 방송공정성특위를 내던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혜선 사무총장은 “정부조직개편 당시 방송공정성 문제가 우려됐고 그 핵심 사안에 대해 방송공정성특위에서 다루기로 한 것은 대국민 약속이었다”며 “그렇지 않아도 6개월이라는 한시적 기구라는 점에서 우려를 했는데 이렇게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국민들에게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역시 “지금의 상태라면 실질적으로 ‘공영방송 지배구조개선’, ‘제작 자율성 확보 방안’ 등 논의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임기가 종료될 것”이라며 “언론운동단체의 한 사람으로서 개탄을 금치 못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희완  민언련 사무처장은 “새누리당만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기에는 민주당 역시 만만치 않다”며 “특위 위원장을 맡게 된 것에 대한 여야 합의를 소중히 여겨 조속히 교체하고 정상화해야 하는데 손 놓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김지성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여야 모두 직무유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국장은 “여야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방송공정성특위 구성에 합의해놓고 지금 와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원내대표 선거 등의 일정 때문이라는 것은 핑계거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책임론, “참석 안하고, 건건이 트집”

방송공정성특위 ‘공전’의 1차적 책임은 새누리당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방송공정성특위 일정 등을 잡는데 “위원들 의견을 물어봐야 한다”며 건건히 트집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공정성특위는 당초 4월 15일 1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전원 불참해 17일로 연기됐다. 첫날부터 파행된 것이다. 당시 새누리당 조해진 간사는 “민주당이 우리당 소속 위원들의 일정을 확인조차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일정을 통보해 왔다”며 “특위 위원들의 일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4월 17일 열린 1차 회의에서는 위원장 및 간사 선임만 하는 조건으로 회의를 열수 있었다고 한다.
4월 30일 열린 2차 회의에서도 여야는 앞으로 방송공정성특위 일정에 대해 이견을 드러냈다. 전병헌 위원장은 “의제별 공청회를 5월 중순부터 6월초까지 3차례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조해진 간사는 이번에도 “합의도 안 된 것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고 반발했다. 이날 참석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역구 일정’ 등이 바쁘다”며 방송공정성특위 활동에 대한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은 (방송규제개선 및 공정성보장 소위원회)와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 소위원회) 위원장을 선임하는 문제도 새누리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방송규제개선 및 공정성보장 소위원회) 위원장은 조해진 간사가, (공영방송지배구조개선 소위원회) 위원장은 유승희 간사가 각각 맡기로 합의했으나 조 간사가 공영방송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를 원하며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위원장과 여야 간사 간 논의할 때 조해진 간사는 아무런 문제제기도 하지 않다가 나중에 ‘합의한 적 없다’고 발뺌만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민주당 책임론, 전병헌 위원장 ‘후임 인사 선정’ 못해

새누리당이 야당이 제안한 방송공정성특위에 협조적인 자세가 아닐 것이라는 점은 이미 예견됐던 상황이다. 결국 특위 공전의 나머지 책임이 민주당의 대응에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주당은 전병헌 의원이 당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방송공정성특위 위원장을 교체해야하는 상황이지만 후임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몇몇 의원들에게 위원장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지만 선뜻 나서고 있는 의원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민주당은 5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토론회·간담회·공청회 등을 열어 전문가의 의견 청취를 계획하고 있었다. 7~8월 휴가철과 9월에는 국정감사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그 이전에 많은 부분의 일정 및 토론을 끝내 놔야 한다는 노림수다. 하지만 현재는 전병헌 위원장의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방송공정성특위 3차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에도 방송공정성특위 공전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당이 위원장 교체에 대해 결정을 내려줘야 일의 진도가 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3년 5월 23일 목요일

진주의료원 폐업 유보기간 종료, 긴장감 고조


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5-22일자 기사 '진주의료원 폐업 유보기간 종료, 긴장감 고조'를 퍼왔습니다.
경남도 폐쇄 강행방침, 노조-시민사회 '밤샘농성'

진주의료원 폐업 유보기간 종료기간인 23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남도와 노조, 시민사회간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남도와 진주의료원 노조는 지난 달 23일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의 도의회 상정을 놓고 극한 대립하다 한달간 정상화 방안 논의를 전제로 폐업을 유보키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한달간 진행된 노사협상이 전혀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노조는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전제로 '진주의료원 정상화와 발전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노사정 협약 체결' 등 59개항에 이르는 정상화 방안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진주의료원은 오히려 협상이 진행되던 지난 10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2차 퇴직 공고를 내며, 노조측을 압박했고, 경남도 역시 노조 비방 홍보물 배포, 폐업을 강조한 여론조사와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경남도는 또 22일 지역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학계 인사들로 구성된 중재단의 '사회적 중재' 요구를 거절하며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는 도의회로 넘어간 것"이라며 사실상의 폐업 강행 수순을 밟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와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은 이에 따라 21일 저녁부터 본회의가 상정될 도의회 앞에서 다시 노숙농성에 들어간 상태. 민주노총도 23일 도의회 앞에서 총력결의대회를 예고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날 '생명버스'를 타고 창원에 집결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경남도는 도의회 앞에 다시 차벽을 세우고 경력을 증강하고 있어 양측간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경남도의회 앞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시한인 오늘까지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되지 않고, 홍준표 지사가 진주의료원 폐업을 강행하려 한다면, 진주의료원 폐업이냐 정상화냐의 갈림길에서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중대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력 투쟁을 경고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 홍준표 도지사의 결정에 따라서 새누리당이 을을 위한 당인지, 슈퍼갑을 위한 당인지 스스로 결정하는 날이 될 것"이라며 폐업 철회를 촉구했다.


최병성 기자 

2013년 2월 4일 월요일

시민사회, 방송정책 독임제 이관 맞서 입법 청원


이글은 미디어스 2013-02-04일자 기사 '시민사회, 방송정책 독임제 이관 맞서 입법 청원'을 퍼왔습니다.
언론연대·민언련·언론노조, 2시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

▲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방송통신 관련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우려와 함께 방송의 공공성을 제대로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새누리당의 방송정책 방송광고에 대한 독임제 부처 이관에 맞서 언론시민사회단체가 입법 청원에 나선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의원이 소개의원을 나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은 4일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입법 청원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날 입법 청원 기자회견 취지와 관련해 이들은  “지난 12년, 사회적 합의를 거쳐 방송관련 정책을 ‘합의제위원회’를 통해 구현하도록 한 것은 방송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와 특수성 때문”이라며 “새누리당이 발의한 방송법, 방통위 설치법 개정안은 사회적 합의를 뒤집고 ‘규제/진흥 분리’라는 모호한 원칙을 적용해 독임제 부처아래 모든 권한을 몰아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차단하고 방송을 ‘통제’하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방송, 통신 공공성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규제와 정책 권한은 방송통신위원회에 남아야 한다”며 “입법 과정에서 국회가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내고 논의해 반영된 결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새정부는 국민의 불행과 더불어 출범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현우 기자  |  adsppw@mediaus.co.kr

2013년 1월 21일 월요일

“보 붕괴 위험 포함해 전면조사를” 국회·시민사회 ‘4대강 해법’ 공론화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1-20일자 기사 '“보 붕괴 위험 포함해 전면조사를”  국회·시민사회 ‘4대강 해법’ 공론화'를 퍼왔습니다.

전문가들 “실측조사부터”
“새정부도 해결의지 보여야”

예견된 재앙을 사전에 막아내지 못한 대가는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조직과 ‘토건족’이 총동원돼 강을 파헤쳐 놓은 탓에, 마땅한 복원 방법을 고민하는 것조차 막막한 상황이다.총체적 부실로 드러난 4대강 사업의 후속 조처를 둘러싸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감사원 결과 발표에만 매달리지 말고, 하루빨리 제대로 된 진상조사를 벌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4대강 보의 전면 또는 부분 해체 등 재복원 정책 결정을 위해선 사전에 보 붕괴 위험을 포함한 진상에 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실측조사가 급선무라는 점에서다.사업 초기부터 강력 반대 뜻을 밝혀왔던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현재로서는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안 되는 상황이다. 학계와 정부, 국회가 함께 문제점을 파악한 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의 이런 의견은 감사원 조사 결과의 한계성과 얽혀 있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은 “감사원이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은 했지만, 이는 사실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보의 파이핑(땅속으로 침투한 물로 인해 바닥에 파이프 모양의 물길이 생기는) 현상, 누수 현상 등 보 자체가 붕괴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조사를 벌이지 않았고, 생태계 파괴, 수질 문제도 수치 위주로 피상적인 문제점만 제시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정부가 4대강 사업 완공 당시 만들었던, ‘4대강 준공대비 특별점검 보고서’에서 대부분 지적된 내용이다. 당시에는 ‘그럼에도 안전하다’고 평가한 것을, ‘위험성이 높다’고 바꾼 것에 불과했다.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상돈 중앙대 교수(법학)도 “사실을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기술적인 부분이 많아 중립적인 전문 조사위원회 같은 데서 먼저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봐가면서 나중에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민주통합당은 국정조사와 청문회 등을 요구하는 등 4대강 사업의 진상 규명을 위한 적극적인 공론화에 나설 방침이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통해 4대강 사업에 대해 전면적인 재조사를 벌여 현 정부의 과장과 왜곡, 편법의 실체를 밝히고 특검을 통해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4일 열릴 임시국회에서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국정조사 뒤에는 ‘4대강 특검’을 제안할 계획이다.박근혜 당선인의 의지를 담은 해결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임기가 30여일 남은 이명박 정부만의 문제로 국한시킬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숙명여대 홍성수 교수(법학)는 “감사원이 이 타이밍에 발표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덮어서는 안 된다. 국민 전체에게 엄청난 숙제가 남겨진 것이므로, 박근혜 당선인이 의지를 가지고 4대강사업대책본부 설치 등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현웅 하어영 김정수 기자 goloke@hani.co.kr

2012년 11월 29일 목요일

"KBS대선특집 끝내 불방되면 대규모 제작거부"


이글은 미디어스 2012-11-28일자 기사 '"KBS대선특집 끝내 불방되면 대규모 제작거부"'를 퍼왔습니다.
KBS기자협회장 "모든 수단 강구"…시민사회 "낙하산의 추악함"

KBS 기자, PD들은 27일 방영될 예정이었던 KBS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의 '2012 대선후보를 말하다'(가제)가 갑자기 불방된 것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KBS기자협회와 PD협회는 28일 오후 2시 서울시 여의도 KBS 연구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29일) 예정된 편성제작회의에서 또다시 방송불가 결정이 나올 경우 KBS PD협회와 기자협회는 즉각 길환영 사장을 응징하는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 KBS기자협회와 PD협회는 28일 오후 2시 서울시 여의도 KBS 연구동에서 '대선 특집프로 무산 관련 공동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도연

KBS의 대선후보진실검증단이 3개월 전부터 준비해왔던 대선 특집 1부 '2012 대선후보를 말하다'(가제)는 후보의 재산 형성 과정을 비롯해 각종 의혹들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프로그램이다. 대선 특집 2부 '대통령을 만드는 사람들'(가제)은 각 캠프의 주요인사들의 재산, 병역, 전과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향후 정부 구성과 운영을 전망하고자 했으나 사측에 의해 보류 판정이 내려졌다.
20일 KBS 편성제작실무회의는 "1, 2부 모두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정책과 공약 중심이 아닌, 후보 관련 의혹들과 주변인들을 다루는 것이 대선 기획으로 적절한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2일 열린 본회의는 "1,2부의 경우 기획방향 및 방송시점의 적절성 측면에서 기획의 조정,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정했다.
함철 KBS 기자협회장은 "실무회의에서 보도특집의 기획의도나 시기를 문제 삼아 보류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보도본부의 경우 기획안은 취재기자-팀장-부장-국장-본부장 등 다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기획 의도나 시점을 문제 삼은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선 후보를 검증한다는 의도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며 "시점도 후보 등록 이후이기 때문에 거부돼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의 불방 사태가 발생한 배경으로는 길환영 KBS 사장이 꼽힌다.
함철 협회장은 "대선진실후보검증단은 노사 합의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각종 준칙들은 김인규 전 KBS 사장에게 승인 받았다"며 "(그런데) 길환영 사장이 취임한 23일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통상적으로 편성센터장, 콘텐츠본부장, 기술본부장, 보도본부장이 회의를 하게 되며 이 기획은 노사 합의 사안이었기 때문에 반드시 따라야만 했다"며 "그럼에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사장의 힘이 작용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길환영 사장의 인사 배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에 할 수 있는 건 직접 편성 제작을 막는 일뿐"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계속적으로 불방 사태가 이어진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묻자, 함 협회장은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특집 보도가 방송에 나가지 않게 되면, 대선을 준비하는 KBS의 모든 프로그램들은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며 "토론 방송, 연설 방송, 개표 방송, 광고 방송, 여론조사 출구조사까지 총괄하고 있는 대선방송단 차원에서 대규모 제작거부까지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대선방송단도 이미 두 번이나 토론회가 무산됐기 때문에 불만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함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지금의 사태를 알릴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할 것이며 보도본부장 퇴진 투표도 고려하고 있다. 사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연명서 작성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치권과 언론 시민사회에서도 '불방 사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뜨겁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8일 논평을 통해 "유권자에게 '알권리'를 보장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공영방송이 해야 할 당연한 책무"라며 "검증단이라는 역할에 맞게 후보검증 프로그램을 제작했음에도 '기획과 시점'을 문제 삼아 불방시킨 것은 공영방송으로서 마땅히 해야만 할 일이라도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하면 불방시키겠다는 '낙하산'의 추악한 모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역시 같은 날 성명을 통해 "길환영 사장은 '편파방송 종결자' '불신임 88%' '부역사장' 등의 딱지가 붙은 사람"이라며 "최소한의 체면이 있다면 방송의 공정성에서만큼은 조심하는 척이라도 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에게 상식을 기대한 적도 없지만, 첫 출근 다음 날 대선 프로그램을 불방시키는 그의 담대함과 용맹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그는 정권의 부역자, 낙하산이자 퇴진의 대상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한 행위도 모자라 정권에 부역해서 무엇을 더 얻으려 하는지 모르겠지만 무엇을 생각하든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 위원들도 28일 성명을 통해 "대선기간에 대선후보검증 보도까지 막는 자를 어느 국민이 용납하겠느냐"며 "길환영씨는 더 이상 선거에 개입하지 말고 사장직에서 물러나라"고 비판했다.

김도연 수습기자  |  riverskim@mediaus.co.kr

2012년 10월 31일 수요일

방통심의위, 정치활동 수용 결정의 파장은?


이글은 미디어스 2012-10-30일자 기사 '방통심의위, 정치활동 수용 결정의 파장은?'을 퍼왔습니다.
“엄광석 위원, 버티기 능사 아니다” 시민사회, 1인시위 예고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엄광석 심의위원(좌)와 박만 위원장(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비상임 위원의 정치활동을 수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논란은 방통심의위 엄광석 위원이 지난해 9월 심의위원 신분으로 인천지역 19명에게 박근혜지지 모임인 ‘인천희망포럼’ 가입 유도를 위해 70만원 상당의 식사 접대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엄 위원은 지난 4월 인천지법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8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항고를 포기, 지난 7월 1심 판결이 확정됐다.
방송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심의하는 현직 심의위원이 특정 정당의 대선후보를 위해 뛰었다는 점에서 적절성 논란이 제기됐다. 하지만 박만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은 지난 전체회의에서 엄광석 위원에 대해 “현행 법률상 문제없다”며 비상임 심의위원에 대한 정치활동을 용인하는 결정을 내렸다.
시민사회는 당장 31일부터 방통심의위가 위치한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엄광석 위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파장이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박만 위원장 “비상임위원, 정치활동해도 법률상 문제없다”

○엄광석 선거법 위반 사건 경위○
2011년 8월 22일 : 엄광석 당시 심의위원 신분인 때, 인천 옹진군 영흥명 식당에서 지역주민 19명에게 박근혜지지 모임인 '인천희망포럼' 가입유도 70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
2012년 4월 20일 : 인천지법 형사 13부(부장판사 송경근) 공직선거법 위반(275조) 벌금 80만원 선고
4월 26일 : 검찰, 항소장 제출 "벌금형이 너무 가볍다"
4월 27일 : 엄광석 변호인 '법무법인 명문', 항소장 제출
6월 18일 : 엄광석 변호인 '법무법인 명문', 항소취하서 제출
7월 5일 : 서울고등법원 제2형사부, 검찰의 항소 기각
7월 12일 : 항고기간 만료 1심 확정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9조(겸직금지) 3항 “위원은 정치활동에 관여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야당 추천 심의위원들은 엄광석 위원의 선거법 위반 행위는 해당 조항에 근거해 “문제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박만 위원장은 동법 제20조(심의위원의 신분보장 등) 3항 “심의위원장, 부위원장 등 상임인 위원의 겸직금지 등에 관하여는 제9조를 준용한다”는 조항을 이유로 비상임인 엄광석 위원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날 결정은 비상임 방통심의위원이라면 설령 박근혜·문재인·안철수 캠프에 들어가 활동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아 방통심의위에서 어떠한 조치도 내리지 않겠다는 선언과 같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배재정 의원실 한 관계자는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더라도 국민들이 보는 도덕적 기준이라는 게 있다”며 “그에 비춰보면 엄광석 위원의 정치활동은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지난 국감기간 엄광석 위원의 선거법 위반 확정 사실을 제기하고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엄광석 위원은 본인의 직무에 비춰봤을 때에도 그에 맞게 자세를 낮추고 최소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라고 해야 할 입장인데 ‘나 몰라라’ 버티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엄 위원의 정치활동이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그는 법원으로부터 명백하게 현행법상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을 받았다. 최소한의 사과라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비상임 위원도 상임과 같은 동등한 위치”…1인시위 예고

한국언론정보학회장 정연우 교수(세명대 언론광고학부)는 “방통심의위는 방송보도 등 민감한 것을 심의하는 곳으로 비상임 위원은 상임위원과 동등하게 참여해 해 한 표를 행사한다”며 “심의위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은 가장 기본적 요건으로 선거법을 위반했다면 그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연우 교수는 “법적인 미비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치적으로 편향된 인사가 심의한다면 국민 누구나 문제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방통심의위 존재 자체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엄광석 위원은 지난 4·11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중·동·옹진 김정용 예비후보 사무실을 찾아 지지를 선언했던 전력도 있어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31일부터 엄광석 심의위원 사퇴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동찬 기획국장은 “방송의 공정성을 심의하는 위원에 엄격한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찬 기획국장은 “특정 대선후보를 위해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를 판결 받은 사람이 방송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심의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 미비를 이유로 엄 위원을 두둔한 박만 위원장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만 위원장에게 해임권한이 없다고 하더라도 박경신 심의위원에 대해 ‘경고 성명서’를 채택했던 것에 비춰본다면 최소한 엄 위원에 대한 사퇴 권고라도 했어야 옳았다”고 쓴 소리를 던졌다.
한편, 31일 오후3시 엄광석 심의위원이 참여하는 방통심의위는 방송심의소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9월 6일 목요일

[한국정치와 안철수](1) 기성정치에 대한 시민사회 반격이자 ‘재정치화’의 열망


이글은 경향신문 2012-09-05일자 기사 '[한국정치와 안철수](1) 기성정치에 대한 시민사회 반격이자 ‘재정치화’의 열망'를 퍼왔습니다.

■ 안철수의 시대정신과 한국정치의 미래김호기 연세대 교수

안철수 현상은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실망, 정치사회와 공론장의 과도한 이념 경쟁 피로감, 새로운 리더에 대한 기대가 결합돼 나타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시민사회의 반격 또는 부활로서의 특징을 갖고 있다. 안철수 현상에는 소통과 참여를 희구하는 ‘재정치화’ 열망이 담겨 있다. 또한 혁신과 공공성 경제에 대한 요구를 반영하고,문화학적으로는 공감과 통합의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새로운 시대정신은 ‘민주 대 반민주’라는 87년 체제와 ‘신자유주의 및 사회 양극화’라는 97년 체제를 동시에 결산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이 두 개의 체제가 가져온 문제들이 중첩되어 있다. 이 문제들을 극복하는 시대정신은 복지국가의 구현에 있다. 

복지국가 구현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구조적 강제 속에서 전략적 선택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러한 전략적 선택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적 리더십의 발휘, 혁신과 공공성의 경제 패러다임 구축, 소통·공감·통합에 기반을 둔 시민사회의 지지 형성이 필요하다. 

‘안철수’라는 이름과 존재가 시민사회 내에서 정치적 공명을 일으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개인의 삶, 기업 활동, 청춘콘서트, 부의 사회 환원을 포함한 일련의 활동은 소통·참여·혁신·공공성·공감·통합이라는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미래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갈수록 지속불가능해지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돌아볼 때, 안철수가 보여준 것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의 미래 비전과 가치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는 문제의식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Jn4io70xDEw&feature=player_embedded

한국 정치는 ‘욕망의 정치’에서 ‘힐링의 정치’로 가야 한다. 가치보다 욕망, 공공성보다 사익성, 국가보다 시장을 특권화하는 욕망의 정치가 가져온 ‘멘붕(정신 붕괴)의 사회’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처방으로서의 힐링정치, 즉 공정한 복지국가 구축과 이를 위한 미래지향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한국 정치는 자원 및 가치의 합리적 배분이라는 정치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고 개혁과 혁신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이중 과제를 수행하는 데 중요한 것은 지배와 통치의 관점이 아닌 배려와 거버넌스의 시각에서 시민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복지국가 시대정신의 제시와 소통·참여·혁신·공공성·공감·통합의 리더십 발휘다.

정치란 다양한 의견 개진과 활발한 의사소통이 그 생명을 이루고 있다. 이 점에서 안철수 현상은 새로운 게 아니라 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 정치 본래 의미의 재발견을 함축하고 있다. 안철수가 2012년 대선 국면에서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하든 그의 삶과 시대정신은 소통과 참여의 민주주의 중요성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 제1부 시대정신과 안철수 동영상 보기

김호기 | 연세대 교수

2012년 9월 1일 토요일

‘유신 미화’ 시민사회·학계 비판론 확산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31일자 기사 '‘유신 미화’ 시민사회·학계 비판론 확산'을 퍼왔습니다.

ㆍ“민주주의 가치 부정… 박근혜 입장 밝혀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과거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홍사덕 전 의원의 ‘유신 미화’ 발언에 대한 비판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학계 등도 홍 전 의원 발언이 민주주의 가치 부정과 허구적이라고 지적했다.

10월 유신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2년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장기독재 토대 마련을 위해 유신헌법을 통과시키면서 이뤄졌다. 당시 정권은 이를 기반으로 긴급조치를 발동하며 집회·결사·언론의 자유 같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했다.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31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역사적 평가는 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나는)대법관 시절 긴급조치가 위헌이라고 판결을 한 바가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도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헌법적 가치를 수출을 위해 부정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개헌하면서 부적절한 절차가 있었기 때문에 수출 같은 경제 아젠다로 (유신을) 옹호하는 것은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도 확대간부회의에서 “박 후보 대선캠프 인사들이 군사독재 미화 발언을 계속한다”면서 “박 후보는 측근들의 독재 미화 발언에 대해 입장을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헌법·역사학자들도 일제히 비판했다.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민주헌법국가에서 금과옥조는 3권분립과 기본권 보장”이라며 “유신은 이 두 가지를 철저히 무시하고 독재정권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이미 학계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이 위헌이라고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이어 “(박 후보가) 대통합을 한다면서 과거의 잘못된 부분들을 덮고 좋은 것만 취하려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도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유신은 경제발전이 아니라 영구집권을 위해 불가피했다”며 “박정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할 능력이 없었음에도 ‘내가 아니면 안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는데, 21세기 지도자 리더십으로는 걸맞지 않음에도 계속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전 의원은 이날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 얘기를 하다가 유신 이야기가 나온 건데 거두절미하고 그렇게 보도하니까 (논란이 된 것)”라며 “20년 동안 계속해왔던 얘기”라고 해명했다.

이지선·장은교·황경상 기자 jslee@kyunghyang.com

2012년 8월 21일 화요일

[사설] 종교 본령 벗어난 대구대교구의 조직 보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20일자 사설 '[사설] 종교 본령 벗어난 대구대교구의 조직 보호'를 퍼왔습니다.

가톨릭 대구대교구가 사장 이창영 신부를 유임시켜 그와 관련된 부패 추문을 불문에 부쳤다고 한다. 가톨릭신문사 사장 시절 기부금 등의 명목으로 받은 6억여원을 횡령했다는 부패 의혹에 대한 교계 내부와 시민사회의 잇단 고발을 묵살해버린 것이다. 관련 의혹을 고발한 신부에 대해서는 이미 사실상 면직 조처를 취한 터이니, 조직 보호를 위한 보복과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이 신부의 의혹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전·유용한 의혹을 받는 돈이 자선콘서트 기부금 2억원, 소년소녀가장 돕기 기부금 5100만원 등 종교기관으로서 유용해서도 안 되고, 유용할 수도 없는 명목의 기부금이었다. 게다가 회사의 회계장부를 조작해 빼돌린 2000여만원을 교구청 최고위 신부의 생일선물·보신약재 구입비나 가톨릭 경제인 여행비로 쓰기도 했다고 한다. 회삿돈을 개인 명의의 통장으로 접수하는 것(횡령)만으로도 처벌받는 게 세속의 이치인데, 불우이웃에게 돌아갈 기부금을 유용했다면 종교기관으로선 가중처벌받아야 마땅하다. 설사 본인이 주장하듯이 한 푼도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도 세속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사안이 이렇게 엄중한데도 대구교구청은 부패 의혹을 감싸는 데 급급했다. 한때 자정 의지를 보이기도 했지만, 조직 보호라는 조폭적 논리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 감사하고 조처한 후임자는 징계한 반면, 이 신부의 지시에 따라 횡령을 집행한 총무팀장은 해고시켰다가 몇 달 만에 밀린 월급까지 주며 복직시켰다. 교구청 최고위층과 이 신부 사이의 특별한 관계나 거래를 의심하는 시선이 끊이지 않는 까닭이다.가톨릭이 가장 중시하는 가치는 청빈과 정결이다. 이를 통해 세상의 부패를 막는 소금,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빛의 삶을 약속한다. 그런데 지금 대구교구청이 선택한 길은 세속보다 더 어둡고 칙칙해 보인다. 짠맛을 잃은 소금은 무슨 소용인가. 지체가 죄를 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버리라, 온전한 몸으로 불길로 가는 것보다 불구로 생명에 드는 게 낫다고 했다. 대구대교구는 가톨릭 본래의 가르침을 회복하기 바란다.

2012년 7월 11일 수요일

시민사회, KBS 이사후보 11명 추천


이글은 미디어스 2012-07-10일자 기사 '시민사회, KBS 이사후보 11명 추천'을 퍼왔습니다.
"정치권 내 사람 심기 더 이상 안돼"…10일 방통위에 서류제출

방송통신위원회의 KBS 이사 공모 마감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10일, 시민사회는 최영묵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 등을 차기 KBS 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나섰다.
언론,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KBS 이사추천위원회'는 자체 공모, 심사를 거쳐 학계, 시민ㆍ사회, 언론, 노동ㆍ경제, 지역, KBS 현업 대표 등 6개 분야에서 11명의 차기 이사 후보를 선정했으며 이들에 대한 서류를 10일 방통위에 제출했다.

▲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과 박석운 민언련 공동대표가 10일 오전, 방통위 측에 11명의 후보자에 대한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곽상아

KBS 이사추천위원회가 선정한 11명의 이사 후보는 △최영묵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학계) △조항제 부산대 신방과 교수(학계)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장(시민ㆍ사회) △김서중 성공회대 신방과 교수(시민ㆍ사회) △최성민 방송독립포럼 공동대표(언론) △양경규 전 공공운수노조연맹위원장(노동ㆍ경제) △권혁남 전북대 신방과 교수/전북 민언련 공동대표(지역) △박진도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충남발전 연구원장(지역) △이규환 전 KBS 정책기획센터장/전 KBS PD연합회장(KBS 현업대표) △전영일 전 KBS노조위원장/전 KBS 수신료프로젝트 팀장(현업대표) △변원일 전 KBS 감사/전 한국방송협회 감사(현업 대표) 등이다. 여성계의 경우, 내부 사정에 의해 추천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 이사추천위원회는 "현재 방송통신위원, 공영방송 이사 선정은 여당이 독식할 수밖에 없는 제도적 한계와 함께 시민들의 참여가 보장되는 검증 절차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때문에 언론노동자들과 시민사회가 같이 머리를 맞대고 진정으로 시청자를 대변할 수 있는 공영방송 이사 후보자를 추천하자는 의미에서 이사추천위원회를 발족하게 됐고 11명의 후보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이사추천위원회는 "여야 정당과 방통위는 언론노동자들과 시민사회의 이러한 뜻을 숙고해 주기를 바란다"며 "행여나 정치권력의 수단으로, 자리 챙겨주기 목적으로 KBS 이사를 선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방통위, 민주당, 새누리당 측에 시민사회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만나자고 제의했으나 방통위, 민주당은 '(이사 공모의) 외압으로 비칠 수 있다'며 만나기 어렵다고 하고, 새누리당은 아예 회신도 하지 않았다"며 "시민사회가 왜 KBS 이사 추천에 나서게 됐는지 취지와 배경에 대해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시민사회에 대한 모독에 가까운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박석운 민언련 공동대표는 "이사추천위원회의 활동은 오늘로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방통위, 정치권이 시민사회의 뜻을 존중하지 않고 '정치권의 내 사람 심기' 구태를 보인다면 적극적인 반대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12일 KBS 이사, 방문진 이사 공모를 마감한 뒤 16일부터 18일까지 이사 후보자 1차 선발을 마무리한다.
방문진 차기 이사 9명은 24~25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최종 선임이 의결되며, KBS 이사 11명의 경우 내달 중순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추천이 의결돼 8월 말 대통령에 의해 임명될 예정이다. 방문진 이사는 방통위에 의해 임명되며, KBS 이사들은 방통위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다.
현 방문진 이사들의 임기는 내달 8일까지 이며, KBS 이사들은 내달 31일까지다. 여야 비율은 각각 6:3, 7:4 구조다.  

곽상아 기자  |  nell@mediaus.co.kr

2012년 7월 10일 화요일

300여 시민사회 ‘현병철 연임반대’ 온오프 긴급행동 나서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7-09일자 기사 '300여 시민사회 ‘현병철 연임반대’ 온오프 긴급행동 나서'를 퍼왔습니다.
300여 시민사회 ‘현병철 연임반대’ 온오프 긴급행동 나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인권단체 등 시민사회진영을 중심으로 현 위원장 연임 반대를 위한 운동이 온,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전개되고 있다. 안그래도 청문회에서 야당의 ‘송곳질의’가 예상되는 터라 연임으로 향하는 현 위원장의 길은 더욱 ‘가시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인권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현병철 연임 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전국 긴급행동 결성 회의’(이하 긴급행동)은 9일 공식트위터(@hbcnonono)를 개설했다. 

긴급행동 트위터는 “현병철 인권위원장에 대한 반대목소리를 온라인에서 내어보아요”라며 “내일(10일) 오후 5시 모두들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 반대! - 트위터리안 동시다발선언’ 이라고 적어서 트위터에 올려주세요 타임라인을 현병철반대로 물들여보아요”라고 제안했다. 

해당 글은 많은 트위터리안들에 의해 리트윗되며 널리 퍼졌다. ‘무한도전’으로 유명한 김태호 MBC PD(@teoinmbc)도 긴급행동의 제안을 리트윗하며 “무한 RT 내일 오후 다섯시!”라는 글을 남겼다. 

또한, 긴급행동은 “트위터리안 여러분의 1인시위 사진도 받는다”며 “오프라인 현실세계에서 직접 1인시위를 하기 버거우신 분들은 현병철반대에 대한 피켓을 만들어서 들고 있는 인증샷을 보내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긴급행동은 “7월 11일 수요일 2시에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며 “현재 인권위 상황이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응급상태라고 판단, 인권위 앞에 응급실을 세우는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알리기도 했다. 

이에 앞서 긴급행동은 지난 6일 여야 각 대선주자들에게 현 위원장과 관련한 공개질의에 나섰다. 긴급행동은 “이번 7월 새로 임기가 시작되는 국가인권위원장은 차기 정부와 같이하게 될 인사”라며 “결국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인선과정에 대한 입장은 차기 정권의 인권수준과 인권기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라고 밝혔다. 

이어 “이에 긴급행동은 대선후보자들에 △이명박 대통령의 현병철 연임결정에 대한 입장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에 대한 입장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 보장을 위한 약속을 확인해 국민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질의서에는 ‘현병철 국가위원장 연임 내정에 대해 적절하다고 보시는지요?’, ‘시민사회와 인권피해자 등이 총체적으로 연임에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국가인권위원회 독립성 보장을 위한 후보자님의 약속과 대책은 무엇인지요?’ 등 3개 문항의 질문이 담겨있다. 

홍성수 교수 “왜 우리나라만 이런 분을 인권위원장으로 모셔야 하는 걸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9일 공식 트위터(@minbyun)를 통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반대를 위한 변호사들, 법학자들 기자회견 개최, 내일 오전 10시, 인권위 앞”이라고 공지했다. 민변은 “현병철 위원장은 자진사퇴하라”며 “인사청문회조차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sungsooh)도 기자회견 소식을 전하며 “400명에 가까운 변호사, 법학자들이 서명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소설가 공지영 씨(@congjee)는 홍 교수의 글을 리트윗하며 “응원합니다!”라는 멘션을 남겼다.

홍 교수는 “평생 누구랑 전생에 무슨 악연이 있었나 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현병철 인권위원장하고는 난생 처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 가족여행 중단하고 국회에 현병철 연임반대 로비하러 가는 중. 무엇보다 저의 인권침해가 심각합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또한, “아무리 찾아도 전세계 어느 인권위원장도 현병철 위원장처럼 인권관련 경험이 전무한 분은 없었다”며 “왜 우리나라만 이런 분을 인권위원장으로 모셔야 하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산참사를 다룬 영화 ‘두개의 문’을 연출한 김일란 감독(@rhany_ypinks)은 “국가인권위 앞에서 용산참사 유가족과 구속자 가족분들이 현병철 위원장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며 현장을 담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했다. 김 감독은 “자격없는 현병철의 재임을 반대한다”며 “현병철이 지금 해야할 일은 반성하고 사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권단체인 새사회연대(@nsociety)는 “새사회연대 신수경 대표 등 인권단체,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단 간담했습니다. 단체들은 청와대 불통밀실 인선과 무자격자 현병철 사퇴를 위한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고 민주당은 현병철 낙마를 약속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현 위원장에 대해 “어떤 능력이나 자질도, 의지도 갖추지 못한 무자격자”라며 “모든 파행을 불러일으킨 이 사람을 다시 연임시키겠다고 발표하고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로 보낸 것이 바로 이명박 정권의 인권 현주소다. 민주당은 어떠한 경우에도 연임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인권에 문외한인 현병철 씨는 ‘두개의 문’ 영화를 보러 갔다가 쫓겨났다. 이제 그 분은 ‘한개의 문’으로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며 “우리의 목표는 하나다. 국가인권위원회를 제자리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현병철은 하나의 문으로 나가라’는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인권위 노조도 현 위원장 퇴진운동에 힘을 보탰다. 보도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조 인권위 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병철 위원장 임기 3년간 인권위 직원들은 우울하고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야 했다”며 “인권위를 진심으로 걱정한다면 현 위원장은 스스로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위 지부는 “현 위원장은 임기 내내 정치권, 시민사회 그리고 인권위 내부에서 조차 끊임없이 비판을 받아왔다. 현 위원장이 가야할 길은 단 하나 스스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벗고 사퇴하는 것”이라며 “그것만이 현 위원장이 마지막으로 인권위를 사랑하는 방법이며 지금껏 제 역할을 하지 못하여 인권을 모독해온 것에 대한 자기반성”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 위원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1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다.

강우종 기자

2012년 6월 15일 금요일

이명박 정부의 초지일관, 인권위 무력화정책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6-14일자 기사 '이명박 정부의 초지일관, 인권위 무력화정책'을 퍼왔습니다.
국제·시민사회 시선 두려워하지 않는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 내정’

ⓒ양지웅 기자 지난 2012년 12월10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제62주년 기념식에서 인권단체 회원들이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한 가운데 현병철 입을 굳게 다문채 기념식 장을 나서고 있다.

며칠 전 청와대는 현병철 인권위원장을 연임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명박 정부가 보기에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위협적인 존재였거나 정책 수행의 걸림돌이었나 보다. 인수위 시절부터 인권위를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를 하더니 임기를 얼마 안 남겨둔 지금에서도 인권위를 허수아비로 만들려는 것을 보면. 

인권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시민사회의 힘으로 만든 국가인권기구를 그렇게 쉽게 허수아비, 알리바이기구로 전락시키는 것을 그냥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인권위와 관련된 싸움을 하게 되었다. 정말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현 정부는 초지일관 인권위 흔들기를 하고 있다. 그 역사를 훑어보자. 

인권위 대통령직속기구화 시도

2007년 12월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인수위는 1월 14일 인권위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국가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이 가장 중요한 원칙임에도 3권 분립을 운운하면서, 행정부․사법부․입법부에 속하지 않은 기구는 있을 수 없다며 대통령 직속기구로 만들겠다는 정부조직개편안이었다. 

대통령 직속기구화는 인권위가 정부가 하는 일에 입도 뻥긋 못하도록, 행정권력의 수반인 대통령 밑에 둠으로써 독립적인 지위를 없애는 것이다. 국가인권기구는 독립성이 없이는 다른 국가기관의 인권침해를 감시할 수도, 비판할 수도 없다. 아직까지 인권위로 들어오는 진정 중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상이 경찰, 교도소 등 국가기관이라는 현실을 봐도 그렇다. 

그래서 1993년 국제사회가 합의한 ‘인권보장과 증진을 위한 국가인권기구의 지위와 역할에 관한 원칙’(일명 파리원칙)에서도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인권단체들은 바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1월 24일에 명동성당 농성에 들어갔다. 그리고 유엔인권기구에도 정부안은 파리원칙에서 천명한 독립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알렸다. 유엔 최고대표가 한국정부에 우려를 표명하는 서한을 보내며 국제사회의 이슈가 되자 인수위는 인권위의 대통령 직속기구화를 철회했다. 

인권위 조직축소

그러다 촛불집회에서 경찰이 행한 국가폭력에 대한 인권위 조사와 권고가 발표된 후인 2008년말, 정부는 다시 인권위 흔들기에 나섰다. 12월에 조직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언론에 흘리고, 부산․대구․광주에 있는 지역사무소를 없애겠다고 행정안전부가 발표했다. 

물론 인권위가 독립적인 기구임에도 인권위의 의견은 듣지 조차 않았다. 인권위가 방만한 조직운영을 한다는 감사원의 말과 경제위기를 이유를 대며 인력감축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에 의하면 감사원은 인권위 정원을 30% 감축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었으며, 경제위기로 국가기구들의 조직을 축소한 경우도 최대 2%를 넘는 경우는 없었다. 정부가 댄 근거는 다 사실무근이거나 핑계였다. 

전국의 인권단체들이 모여 조직축소 저지와 인권위 지역사무소 폐지를 막기 위해 행안부 앞에서 집회하고 농성도 했다. 농성하다 2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결국 지역사무소 폐지는 철회했지만 인권위 조직은 21%축소되었다. 

인권문외한 현병철 위원장의 임명

인권위원장을 비롯한 인권위원의 인선절차나 검증절차 없이 대통령․국회(여야)․대법원으로 임명권자가 정해져 있어서 인권위 설립 때부터 줄곧 시민사회는 인선과정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그러다 보니 무자격 인권위원이 종종 임명되어 사퇴촉구를 몇 차례 했었다. 이러한 절차부재의 문제, 인선시스템의 빈곳을 악용한 최악의 인선이 바로 현병철 인권위원장이다. 물론 그 외에도 김양원, 최윤희, 홍진표, 김영혜 등 인권문외한이자 친정부적 경력을 가진 인권위원을 현 정부와 여당은 임명하였다.

하지만 이만큼 이명박 정부와 코드를 맞추기 위해서 충성하는 위원장은 드물 것이다. 2009년 안경환 위원장이 정부의 조직축소 등 인권위 탄압에 항의하며 사퇴한 후 청와대는 현병철 씨를 인권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임명 배경은 “조직관리를 잘해서”라고 밝혔다. 그가 한양대학교에 몸담으면서 주로 한 일이 학자로서의 연구보다는 조직관리였다는 점을 높이 산 것이다. 하지만 인권위법 5조의 “인권위원은 인권문제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고 인권의 보장과 향상을 위한 업무를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 에도 맞지 않는다. 

인권관련 경험이 전무할 뿐 아니라 인권관련 칼럼 한 줄 안 쓴 인물이다. 그래서 2009년 인권위 공동행동은 현병철 씨에게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공개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사퇴하지 않았고, 공개질의서에 대한 답변은 직원들에게 맡겨 자신의 의견인양 발표했다. 취임식을 한 차례 지연시켰지만 임명을 막지는 못했다. 그리고 그는 지난 3년간 인권위가 ‘국가권력 감시’가 아닌 ‘국가권력 지킴이’로 전락하도록 솔선수범(?)했다. 그 공로를 높이 산걸까? 이명박 정부는 다시 그를 연임시키겠다고 한다. 

제2장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제5조(위원회의 구성) ①위원회는 위원장 1인과 3인의 상임위원을 포함한 11인의 인권위원(이하 “위원”이라 한다)으로 구성한다.②위원은 인권문제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고 인권의 보장과 향상을 위한 업무를 공정하고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자 중에서 국회가 선출하는 4인(상임위원 2인을 포함한다), 대통령이 지명하는 4인,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3인을 대통령이 임명한다.③위원장은 위원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④위원장과 상임위원은 정무직 공무원으로 보한다.⑤위원중 4인 이상은 여성으로 임명한다.⑥위원의 임기가 만료된 경우에는 그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그 직무를 수행한다.

청와대의 현병철 연임내정, 국제사회의 망신 자초할 것

청와대가 아무리 비상식의 정부라 할지라도 현병철 위원장을 연임시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비웃음을 자초하는 길이다. 한국은 인권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최소한의 인권상식을 지니고 있는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시민사회가 반대하는 사람을 인권위원장으로 연임시키겠다는 것은 비판을 받을 일이다. 국제인권규범에서 중요시하는 것 중의 하나가 시민사회와의 협력과 소통이기 때문이다. 

ⓒ양지웅 기자 지난 2010년 12월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현병철 인권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인권시민단체 대책회의등 4개 단체가 세계인권선언 62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인권위 정상화와 현병철 인권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필자는 실제 2009년 사회권규약 한국정부 심의 때 들었던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또렷이 기억한다. 당시 사회권 위원 한 명이 한국정부에 “왜 인권관련 경험이 전무한 사람을 인권위원장으로 임명해냐”는 질문을 하자, 이를 듣던 외신기자들과 해외 활동가들은 황당함이 담긴 웃음을 쏟아냈다. 그런 인권위원장을 칭찬하며 연임시키는 것을 국제사회가 얼마큼 동의할 것인가. 더구나 2010년 상임위원 두 명을 사퇴하게 만들고 전국적인 사퇴운동을 펼쳤던 인물이자, 프랑크 라뤼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상임위원들과 하려던 면담을 방해하여, 특별보고관이 출국기자회견과 한국보고서에서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던 인물인, 현병철 씨를 두둔하는 정부를 어떻게 볼 지 유추 가능하지 않은가!

그리고 인권위 독립성에 대한 국제인권기구의 권고는 사회권 규약 심의만이 아니라 여성차별폐협약 심의에서도 나왔다. 몇 년째 인권위 독립성이 각종 인권규약 심의 때마다 단골로 나온다는 것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부는 생각해봐야 한다. 올해 말에는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한국인권상황정기검토(UPR)도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정부가 망신을 당하기 전에 청와대는 현병철 위원장 연임내정을 거둬들여야 한다. 

명숙(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인권위공동행동 집행위원)

2012년 5월 11일 금요일

과잉·졸속·자의·정치 '논란' 통신심의, 폐지 후 대안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5-10일자 기사 '과잉·졸속·자의·정치 '논란' 통신심의, 폐지 후 대안은?'을 퍼왔습니다.
시민사회, 방통심의위 통신심의 폐지 및 사법심사 전환 요구

‘쓰레기시멘트 게시글 삭제’, ‘2MB18nomA 계정차단’ 등으로 논란을 빚어온 방통심의위의 통신심의를 폐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 5월 10일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인권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가 기자회견을 열어 방통심의의 통신심의 폐지 및 사법심사 전환을 촉구했다ⓒ진보넷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인권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는 10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 이하 방통심의위) 출범 4주년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어 통신심의 폐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방통심의위 통신심의는 과잉·졸속·자의·정치 심의로 인터넷상의 표현물에 대한 실질적인 검열제도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통신심의를 폐지하고 사법심사로 전환하라”고 주장하며 구체적 이양 방안도 제시했다.
서울고등법원 역시 지난 3일 방통심의위의 통신심의에 대해 행정청의 행정처분이라고 판결했다. 국가검열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들 단체들은 “방통심의위가 정보통신심의규정을 확장 해석해 최소규제가 아닌 최대규제의 도구로 활용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사업자 중심의 자율심의제도와 결합하는 경우, 사업자들의 자체심의도 통신심의로 수렴돼 거대한 검열공동체가 형성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심의위는 포털사와 만화가들 간 자체적으로 관람가를 정해왔던 웹툰에 대해 청소년유해매체물 지정을 꺼내들었다가 백기를 든 바 있다.
이들은 “방통심의위 문제와 우려를 불식시키는 방법은 통신심의를 폐지하는 것”이라며 대안으로 ‘사법심사’를 제안했다. 이 경우, 논란이 컸던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각 호의 정보에 대한 논란과 심의 필요성에 대한 공백도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불건전정보’에 대한 심의는 폐지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 이들 단체들이 주장한 통신심의 폐지 대안표

이들은 “이제는 행정심의가 아닌 사법심사로 표현물 유통규제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자소송제도가 활성화된 상황이고 2013년 5월 6일부터는 전자가처분신청도 가능해질 예정이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면에서도 법을 통한 효율적인 권리구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현행 방통심의가 심의대상으로 삼고 있는 현행불법정보유형 중 ‘명예훼손정보’, ‘사이버스토킹정보’, ‘국가기밀누설정보’, ‘국가보안법위반’의 삭제의 판단주체를 ‘법원’으로 규정했다.
또한 ‘청소년유해매체물 표시의무 등 위반정보’와 ‘사행행위 정보’는 각각 청소년보호위원회와 사행성산업통합감독위원회로의 이양을 제시했다. 해당 사안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곳에서 심의를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음란정보’는 사업자 혹은 이용자단체들의 선에서 유통방지가 가능하다고 판단, 자율심의 영역으로 남겨뒀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2012년 2월 11일 토요일

민주통합당, 부자 몸조심할 때 아니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2-10일자 기사 '민주통합당, 부자 몸조심할 때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칼럼] 허성관 (프레스바이플 발행인)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보다 앞서고, 오차범위 내지만 문재인 상임고문이 박근혜 위원장을 대선에서 이기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4.11 총선 후보자가 넘쳐나는 것이 민주통합당이 처한 희망적인 현실이다.
그간 시민사회 온건노조 재야세력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과 어려운 가운데서도 성공적으로 민주통합당을 만들어 내자 신뢰를 보내는 국민들이 늘어난 결과이리라. 물론 민생을 파탄내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남과 북의 평화공존을 깨뜨리고 권력을 사유화한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인내가 임계점에 다다른 반사적인 효과도 여기에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좋아지자 민주통합당이 부자 몸조심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다. 형편이 조금 나아지자 소위 ‘관리모드’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관리모드로 들어가는 순간 총선승리는 물 건너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들이 볼 때 달라진 모습이 아니고 그 나물에 그 밥이어서 희망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야당으로서 당당하게 처신할 때만이 국민들이 지지했음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조용환 헌법재판관 선출안 부결과 관련,"새누리당(한나라당)은 야당에게 주어진 추천권을 짓밟아버렸다"며 "구시대적 색깔론에 빠져 국민과 야당 요구 짓밟는 의회 폭거 규탄한다"고 말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조용환 헌법재판관 임명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었다. 전략적인 실수가 있었다고 한다. 새누리당을 탓하기도 한다. 소수파인 야당이 헌법재판관 후보를 추천하도록 한 것은 다양한 가치를 헌법재판에 반영시키자는 대한민국 헌법정신이다. 도덕적으로 심각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여당도 헌법정신을 살려 동의해줘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한나라당이 당명도 바꾸고 쇄신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상당히 합리적으로 변화해서 통과시켜 주리라고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너무 안이했다. 결과를 보면 무슨 변명이 필요하겠는가? 걸레를 깨끗하게 빤다고 행주가 되겠는가. 염소 뿔을 잘 다듬는다고 녹용이 되겠는가. 협상은 항상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게 기본이다. 새누리당의 실상을 직시해야 한다. 치열함을 포기할 때 야당은 존재이유를 팽개치는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사람이 일을 하기 때문에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제대로 뽑아 써야 한다는 말이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시끄러웠다. 특히 오는 4월 총선에서 부산 경남 지역(PK)이 초미의 관심사인데도 불구하고 이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 아무도 공천심사위에 포함되지 못했다. 지도부가 PK의 중요성을 말 그대로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서울 사람이 서울에서 보는 기준으로 지방에 관련된 문제를 결정하면 항상 허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위원회 구성에서 지방을 배려하는 이유는 나눠먹기가 아니라 지방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서 최선의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자는 것이다. 좀 더 폭 넓은 관점에서 한 곳으로 집중해서 최대의 힘이 발휘될수록 심모원려가 필요하다. 지금 지도부가 결정하면 모두가 쌍수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오만함에 갇혀서는 안 된다.
여성 지역구 15% 의무 기준 때문에 서울의 총선 지역구 후보자 대다수가 여성일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여성의 정치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모두들 수긍할 것이다. 당 대표에 여성이 선출되는 시대이니 과거처럼 여성의 정치 진입 장벽이 강고한 것도 아니다. 서울에서 30여개 지역구에 여성후보를 공천한다고 해서 서울의 여성들이 모두 민주통합당을 찍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왜 15%를 고집해야 하는지 어떻게 15%를 배분할 것인지 진지하고 섬세한 달성 방안들을 고민한 다음 실천에 옮기는 겸허한 자세가 중요하다. 지도부가 설정한 가치이면 유권자도 동의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하 것이다.
이화여대 동문회냐는 불만이 나온 것도 지도부의 자기반성이 절실한 사안이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옛 사람들의 경구는 보통 사람들의 생각이다. MB 정부의 ‘고소영’ ‘강부자’ 인사가 준 교훈이 생생하다. 편중 인사를 피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한 의견이 의사결정에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과의 후보단일화 논의에 관한 기쁜 소식도 아직 없다. 진보당의 지지율이 떨어져서 진보당이 오히려 논의에 소극적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렇다고 민주당도 논의에 적극적이지 않다. 진보당과 연합하지 않아도 과반수 의석을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 아닌지 심히 걱정되는 부분이다. 수도권의 경우 수천표 수백표로 당락이 갈리는 국회의원 선거를 생각할 때 야권 단일화는 국회 다수당이 되는 필요조건이다.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상 언급한 몇 가지 최근 사례는 민주통합당이 부자 몸조심 하는 ‘관리모드’로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사안들이다. 민심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관리모드’는 원천적으로 정치에서 설립할 수 없다. 역사와 국가와 민족 앞에 당당한 모습을 보일 때 유권자는 표를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2011년 12월 15일 목요일

“MBC 뉴스의 몰락, 기자들은 뭐했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2-14일자 기사 '“MBC 뉴스의 몰락, 기자들은 뭐했나”'를 퍼왔습니다.
김재철 체제 2년, 사장 탓만 할 것인가… 조직에 순치·무기력 확산 우려

지난 2일로 창사 50주년을 맞은 MBC가 방송민주화 시절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극심해진 편파보도 탓이다. 최근 10여년 이내 이렇듯 정부 여권 등 권력에 편파적인 뉴스를 내보낸 전례가 없다는 개탄이 쏟아진다. 이명박 정부로부터 MBC를 지키자고 나섰던 시민과 시청자들은 극도의 배신감에 각종 취재현장에서 MBC 기자들을 내쫓고 있고, MBC 기자들은 괴로움을 감내하고 있다.

MBC 뉴스는 왜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인가. MBC 노조 등은 낙하산 인사로 취임한 김재철 사장과 그가 임명한 보직 간부들에 의해 MBC가 정권에 완전히 장악됐기 때문으로 보고 주요간부의전면 인사쇄신을 촉구하며 총력투쟁 불사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MBC 뉴스의 추락이 과연 낙하산 사장 김재철의 정교한 조직장악과 통제 기제에 의한 것이라고만 설명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MBC 내부와 시민사회에서는 과연 그 구성원들은 무얼하고 있었느냐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MBC 기자 저항 불가능한 조직으로?=MBC 뉴스가 1~2년 새 급격하게 친정권 편향성을 띄게 된 이유에 대해 MBC 구성원들은 우선 이명박 정부 방송장악의 결과물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MBC 출신이면서도 이 대통령과 고대 동문이며, 현 정부와 코드를 같이해온 김재철 사장이 입성한 이후 노조의 반발 등 크고 작은 충돌을 겪으면서도 끊임없이 조직 장악을 꾀해왔다.

그러다가 김 사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도본부와 시사교양국, 라디오본부 등 주요 제작부서의 수장을 자신의 성향에 맞는 인물들로 교체하면서 인사를 통한 재편을 추진했다. 그 결과 보도본부의 경우 이동관 전홍보수석의 신일고·서울대 동문인 전영배 국장이 본부장이 됐고, 이후 보도국장 이하 각 부장들이 대부분 친여성향 또는 무색무취한 인물로 채워졌다. 실제로 이들 보도국 간부들은 기자들의 아이템 발제부터, 제작,출고, 방송에 이르는 중첩된 단계를 철저히 관리·통제해왔다는 것이 많은 기자들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문제제기나 이견을 표출한 기자들은 종종 인사상 전보 등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생겼고, 자연스레 분위기 전반이 보도국 수뇌부의 뉴스제작 방침에 순치됐다고 노조와 기자들은 보고 있다. 이용마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홍보국장은 “저항하다 칼맞은 기자가 많다. 계속 칼맞으면서 할 수는 없다”며 “중대장 소대장급까지 (사장) 입맛에 맞는 사람을 기용하고 입바른 소리하는 사람은 한직으로 쫓아내는 방식의 분할통치가 기자들의 저항 자체를 무디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잦은 파업의 후유증 때문인가=또한 이명박 정부에 맞서 MBC가 앞장서 여러 차례 파업 등을 주도했지만 성과 보다는 상처를 많이 남기면서 패배주의가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MBC의 한 중견 카메라기자는 “지난 2008년 말, 2009년 2월, 8월 언론노조의 미디어법 파업을 주도한 데 이어 지난해엔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39일 동안 파업을 벌이는 등 잦은 파업에 의한 피로감도 주요인”이라며 “특히 노조의 요구가 관철되지 못하면서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충격은 젊은 세대에겐 처음으로 최선을 다해 싸웠지만 성공하지 못한 경험을, 윗세대에겐 과거와 달리 승리하지 못한 첫 경험을 안겨줬다”며 “반면, 김재철 사장은 더욱 일방독주에 나서면서 기자를 포함한 구성원들이 무기력증에 빠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기자는 “하지만 기자들이 무기력해진 데 대해서는 혹독한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들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아…책임 못벗어나”=김재철 사장 체제하의 MBC 기자들은 이런 분위기에 적극적으로 맞서지 못했다고 말한다. MBC 보도국의 11년차 기자는 “보도국장, 정치부장 만이 아니라 적잖은 기자들의 인식에도 문제가 있다”며 “모든 기자의 의견이 같을 수는 없지만 지난 한 두 해를 거치면서 평기자 가운데에도 보수화되거나 타성에 젖은 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자들 간 분열현상도 일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문제는 이런 과정이 지속되면서 기자들이 뉴스 아이템 선정이나 리포트 내용을 두고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거나 저항하는 일이 사라졌다”면서 “기자들이 순치된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용마 MBC 노조 홍보국장은 “기자들이 수뇌부로부터 저항했다가 칼날을 받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며 “또한 10년 이내로 민주화에 역행하거나 세상이 거꾸로 돌아간 일이 없었다. 그 폭압에 놀라 저항하지 못한 면도 있다”고 해석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한다해도 권력에 친화된 뉴스와 편파적인 보도를 한 것에 대해 기자 스스로도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리포트 하나하나 기자의 이름과 얼굴이 남기 때문이다. 이 기자는 “낙하산 사장이 오기 전 그 폐해가 기자들 개개인에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 우려했었다”며 “그것이 현실이 되고, 이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으면 뉴스 전체가 망가진다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그는 이어 “시대의 분위기를 들어 변명할 수는 있지만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다 역사로, 또한 상처로 남는다”며 “전두환 정권이 아무리 엄혹했다해도 그 시절 언론보도를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뭐 하나만 터지면 폭발할 분위기”=이 때문에 MBC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참담함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말 이후 한미FTA 비준안 날치기 반대 거리시위 현장에서 내쫓기는 일이 반복되면서 거의 막내급(3년차)인 이성재 카메라기자가 MBC 뉴스에 대한 자기비판을 가했다. 그 이후 MBC 기자들과 카메라기자들은 기수별로 잇달아 MBC 뉴스의 편향성을 성토하고, 정상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한 MBC 중견 기자는 “누군가 언급하고 나서거나 뭔가 촉발되기만 하면 단체행동에 나설 분위기가 충만해져있는 상태”라며 “뉴스가 이 모양으로 반복되는 것을 더 이상 볼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