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헌법재판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헌법재판관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4월 10일 수요일

타워팰리스 샀는데 돈 낸 흔적이 없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4-10일자 기사 '타워팰리스 샀는데 돈 낸 흔적이 없다?'를 퍼왔습니다.
[단독-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서기석, 타워팰리스 특혜 분양 의혹
▲ 질의 듣는 서기석 헌법재판관 후보자 서기석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권우성


10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서기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삼성 타워팰리스 특혜 분양 의혹이 제기됐다.

인사청문회를 준비 중인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은 ▲ 후보자의 제출 서류에 타워팰리스 부분이 누락된 점 ▲ 재산신고에 4억 원에 달하는 계약금과 중도금이 나간 흔적이 없는 점 ▲ 삼성생명 채무액 1억5천만 원을 갚았다고 신고했음에도 근저당 설정이 아직도 남아 있는 점 등을 들어 서 후보자가 2001~02년 분양을 받는 과정에 삼성의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일반에 분양공고를 하지 않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비공개 분양을 했던 타워팰리스는 당시에도 사회 고위층 인사 특혜분양 의혹이 있었으며, 검찰이 내사를 벌이기도 했다.

삼성 비자금 사건을 폭로했던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관리 판사 의혹'을 제기했던, 서 후보자는 지난 2008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배임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의 재판장으로서 에버랜드 전환사채(CB)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모두 무죄를 선고해, 1·2·3심 통틀어 가장 빨리 이 회장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서 후보자는 부인 명의로 지난 2001년 5월 4일 타워팰리스 3차 아파트(전용면적 141.648㎡)를 7억6842만 원에 분양받았다가, 중도금 총 5차 중 3차까지만 내고 2002년 12월 14일 6억262만 원에 분양권을 팔았다. 낸 계약금과 중도금이 4억2262만 원이었으므로, 매매 과정에서 차익은 1억8천만 원이었다.

하지만 서 후보자의 재산신고에는 타워팰리스에 관한 내용이 없었다. 서기호 의원실에 따르면,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면서 국토교통부에 요청한 자료에서 분양권 매각 사실이 나왔고, 서 후보자 측에 이에 대한 해명을 요청하자 분양권 매수 사실을 입증하는 공급계약서를 추가로 제출했다.

타워팰리스 계약서 나중에 제출
▲ 서기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게 특혜분양 의혹이 제기된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일반에 분양공고를 하지 않고 부유층을 대상으로 비공개 분양을 했던 타워팰리스는 분양 당시에도 사회 고위층 인사 특혜분양 의혹이 있었다. ⓒ 권우성


더 이상한 것은 4억이 넘는 큰 돈이 1년 6개월 사이에 나갔음에도 서 후보자의 재산신고에는 흔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7684만 원에 달하는 계약금은 2001년 5월 4일 계약시에, 중도금은 1억1526만 원씩 2001년 11월 9일(1차), 2002년 5월 10일(2차), 2002년 11월 11일(3차) 지급한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서 후보자의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을 보면 2001년(2000년분) 6억6335만6000원, 2002년(2001년분) 6억665만5943원, 2003년(2002년분) 6억514만5943원으로 큰 변동이 없다. 6억대의 재산을 신고한 서 후보자가 타워팰리스에 4억대의 돈이 지출됐음에도 증감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의혹은 또 있다. 재산신고에 따르면, 서 후보자는 1999년 8월 7일 현재 거주하고 있는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를 담보로 삼성생명으로부터 1억5천만 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2002년 12월 17일 모두 변제하는데, 돈의 출처는 "아파트 양도 차익"으로 기재되어 있다. 여기서 아파트는 시기상 타워팰리스 분양권으로 보인다.

그런데 모두 갚았음에도 개포동 아파트 등기부등본에는 지금까지 삼성생명의 근저당설정이 유지되어 있다. 삼성생명은 타워팰리스 공급계약서 상의 공급자다.

서기석 "배우자의 분양권 매수 사실 몰랐다"
▲ '타워팰리스 특혜분양 의혹' 질의하는 서기호 의원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이 10일 오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서기석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타워팰리스 특혜분양 의혹'을 다룬 <오마이뉴스> 기사를 들고 질의하고 있다. ⓒ 권우성


서 후보자는 의원실의 해명 요청에 "배우자의 타워팰리스 분양권 매수 사실을 몰랐고, 나중에 알게 되어 매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기호 의원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삼성생명이 분양대금을 대신 내 준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면서 "근저당권 설정은 실제 채무가 아니며 특혜분양이나 분양권 처분의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형식적 채무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철 변호사는 자신의 저서 (삼성을 생각한다)에서 서 후보자에 대해 '삼성 관리 판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관련기사 보기 : 삼성과 서기석 그리고 이건희 회장 2심 재판). 서 후보자는 이에 대해 서면 답변서에서 김 변호사와 골프를 친 적은 한 번 있지만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2013년 4월 6일 토요일

조용호 헌재재판관 후보자 부인, 6년간 불법건축물 방치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4-05일자 기사 '조용호 헌재재판관 후보자 부인, 6년간 불법건축물 방치'를 퍼왔습니다.
[단독] 조 후보자 부인 "세입자 보일러 등이 비에 젖을 수 있어서..."
▲ 조용호 후보자의 부인과 처제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안산시 소재 한 건물. ⓒ 네이버 지도


조용호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의 부인 등이 소유하고 있는 건축물의 일부가 '불법'으로 판정받았음에도 6년간 이를 시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조 후보자 측의 '일반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안산시는 조 후보자의 부인과 처제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소재 건물을 지난 2007년 불법증축한 건물로 등재했다. 하지만 조 후보자의 부인과 처제는 지난 6년간 이러한 불법증축을 시정하지 않았다.

조 후보자의 부인 등은 지난 2003년 안산시 상록수 본오2동에 위치한 275.6㎡(약 84평) 땅을 2억9000만 원에 사들인 뒤 3년 뒤에 4층짜리 건물을 올렸다. 그런데 안산시는 지난 2007년 6월 이 건축물을 '위반건축물'(건축법을 위반한 건축물)로 등재했다. 3층과 4층의 일부(각 20㎡과 12㎡)를 조립식 판넬로 불법증축했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조 후보자의 부인 등이 불법건축물로 등재된 뒤에도 이를 시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관의 가족들이 불법건축물 상태를 6년간이나 방치한 셈이다. 이곳의 땅값은 1㎡당 120만 원(평당 396만 원)이다.  

"6년간 불법상태 방치... 건축주 시정 의지 없었기 때문"

안산시 건축과의 한 관계자는 "건물 3층과 4층의 일부를 조립식 판넬로 불법증축해 지난 2006년 6월 22일 위반건축물로 등재해 이를 건축주에게 알렸다"며 "6년간이나 불법상태가 방치된 것은 건축주가 이를 시정할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에서는 건축법에 따라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수밖에 없고, 이 건물 건축주에게도 이행강제금을 계속 부과해왔다"며 "이렇게 불법건축 상태를 시정하지 않아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경우는 1000여 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건축주였던 조 후보자의 부인 안아무개씨는 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건축업자가 그렇게 증축해도 된다고 해서 했는데 그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시정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그것을 시정하면 세입자의 보일러와 가구 등이 비에 젖을 수 있어서 벌금을 내는 게 낫다고 판단해 그냥 놔두고 있다"고 해명했다.  

건축법에 따르면, 면적 85㎡ 미만 건축물은 1년에 두 차례 총 5회에 한해, 85㎡ 이상 건물은 시정할 때까지 계속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구영식(ysku)

2013년 1월 3일 목요일

헌법재판관은 우리 시대의 자베르! 장발장은?


이글은 프레시안 2013-01-03일자 기사 '헌법재판관은 우리 시대의 자베르! 장발장은?'을 퍼왔습니다.
[박동천 칼럼] 사법 제도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

헌법재판소가 직무를 포기하고 보신을 위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법으로 정해진 선고 기일을 묵살할 때부터 드러났다. 그리고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부랴부랴 선고를 내린다고 할 때부터 위헌 판결을 기대한다는 것은 이미 어불성설이었다. 그리하여 곽노현이 제기한 세 가지 헌법소원은 일단 기각되었다.

우선 지난 27일 헌법재판소 판결의 내용을 잠시 들여다본다. 곽노현은 공직선거법 제232조 1항 2호의 조항에서 "후보자를 사퇴한 데 대한 대가를 목적으로"라는 문구가 지나치게 불명확하므로 죄형 법정주의에 어긋나며, 과잉 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는 소원을 제기했다.

금전을 제공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제공하는 시기가 언제인지, 후보 사퇴 당시에 금전 지급 합의 내지 이와 관련된 유인 행위가 있었는지를 불문하여 처벌하고, 가벌성 없는 정치 연합에 입각한 선거 비용 보전 행위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어 규제 범위가 필요 이상으로 광범위하기 때문에,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므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호소였다.

헌법재판소의 다수 의견은 단순히 "대가"라는 말의 뜻이 한국어 사전에 나와 있고, 그 뜻을 누구나 충분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이 조항이 불명확하지 않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는 문제의 핵심을 완전히 회피한 셈과 같다. 곽노현이 "불명확하다"고 호소한 사유는 사전에 매수하기로 묵계가 있었다면 같은 법 1호로 기소할 수가 있는데, 여기에 더해 2호를 정한 이유가 불명확하며, 따라서 2호가 겨냥하는 범죄의 종류가 어떤 것인지 불명확하다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뉴시스

이 재판의 1심과 2심과 대법원은 모두민주적 선거의 "공정성과 염결성"이라는 공익을 위해서 후보 매수 행위는 엄단할 필요가 있다고 고상한 명분을 내걸었다. 헌법재판소도 마찬가지로 선거의 "공정성과 염결성"이라는 문구를 실컷 착취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의 공정성과 염결성을 위해서 후보 매수를 처벌하기로 하면 1호의 조항만으로 충분하고 남는다.

즉 선거 전에 사퇴의 대가로 금전을 제공했거나, 사퇴의 대가를 지불하기로 약속하고 나서 선거 후에 금전을 지급하는 행위는 모두 1호로 처벌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2호의 조문이 왜 필요한지가 불명확한 것이다. 이것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검찰이나 재판부가 이현령비현령 식으로 법을 적용할 여지를 열어주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과잉 금지의 원칙이 원천적으로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관 중에 세 명은 바로 이 때문에 다수 의견에 반대했다. 이 2호의 조항이 목적범을 규정하고 있는지에 관해 두 차례의 하급심과 대법원의 의견이 이미 달랐다. 소수 의견에서는 이 사실을 적시하면서, 이와 같은 혼란이 불명확한 법조문 때문임을 적확하게 인지했다. 아울러 정치 연합 내지 선거 연대를 일방적으로 위축시켜서 "오히려 음성적인 금품 수수 행위를 초래하여 또 다른 의미에서 선거의 공정이나 자유 선거의 원칙을 몰각시킬 수도 있"음을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위헌으로 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관 가운데 다섯 명은 이 모든 문제 제기를 묵살하고, 한국어 사전에 "대가"라는 단어의 뜻이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분명하다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핑계만으로 합헌 판정을 내리고 말았다.

이 재판에서 대한민국의 재판관들은 완악한 말장난으로 이치를 무지르는 작태를 여러 번 보였는데, 모두가 핵심 쟁점을 회피하고 엉뚱한 얘기를 갖다 붙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1심과 2심의 재판관들은 사전에 어떤 묵계도 없었음을 확인하고서도 곽노현이 "대가성을 인식하고" 돈을 건넸다는 억지를 부렸다.

박명기의 오해가 풀린 이후 강경선이 그야말로 신앙심에 따른 선의에서 곽노현에게 부조의 의무를 강권해서 돈이 제공되었음을 확인하고서도, 그 돈이 사퇴의 대가였다고 우겨댄 것이다. 대법원은 이 조항이 목적범을 규정하고 있다고 확인해 놓고서도, 목적범의 규정이 아니라고 해석한 하급심을 파기하지 않고 하급심 판사들의 "대가성" 주장을 승인했다.

그래 놓고는 민망했는지, 정작 긴급 부조를 강권한 강경선은 "대가성의 인식"이 없었으므로 무죄라고 판시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는 이와 같은 얼렁뚱땅 판결의 전제이자 구실이 된 이 법 조항이 사전에 나온 단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명확하다고 판결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법관 가운데 다수가 법을 권력의 도구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법관의 의무가 법을 수호하여 권력의 남용을 제어하는 데 있다고 보지 못하고, 그저 월급쟁이로 직위를 유지하는 사익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법관이 이러는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관 중 반대 의견을 낸 세 명과 더불어, 대법관 중에도 양심과 이치의 목소리를 내면에서 듣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현직 법관들 그리고 장차 법관이 될 법학도 가운데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에서 네 번의 재판부들이 노정한 비겁한 회피를 바라보면서 깊은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현재 헌법재판소장을 맡고 있는 이강국은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국회에서 선출하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 불과 두 달 전, 11월 5일에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관련 기사 : "이강국, '헌재재판관 모두 국회서 뽑아야'")

새누리당이 다수인 현실을 생각하면, 국회에서 선출하더라도 5대3의 지형이 3대5로 역전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개헌을 통해 헌법재판관만이 아니라 대법관도 모두 국회에서 선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믿으며, 이 칼럼에서 그렇게 주장한 적도 있다.(☞관련 기사 : "2030년 개헌을 준비하자")

이번에 다수 의견에 참여한 이강국이 특강에서 주장한 발언과 이번 판결을 어떻게 연결시킬지 궁금하다. 어쨌든 개헌을 향한 그의 입장만은 쉽게 포기하지 말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곽노현과 그 가족에게 참혹할 정도로 송구하다. 여론을 움직일 만한 힘도 없는 주제에 사퇴하지 말고 끝까지 싸우라고 권유한 것이 무책임하지 않았는지 자책도 엄습한다. 그러나 내가 그의 입장이었다고 해도, 언론과 검찰의 협박 때문에 사퇴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퇴하는 순간, 곤경에 처한 사람을 선의로 도운 사람이 교육감 자리를 위해 후보를 매수한 사람으로 둔갑해 버리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자기 살을 베어 선의로 이웃을 도운 사람에게 어처구니없는 꼬투리를 걸어 박해를 가하는 사회이다. 곽노현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정의로운 법의 보호는커녕 권력의 주구 노릇을 하는 법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다. 유권자들에 의해 선출된 교육감마저 권력의 올가미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곽노현은 몸소 보여줌으로써, 이 사회의 적나라한 실상을 드러내었다. 장발장과 자베르의 시대가 따로 없는 것이다.

나처럼 그의 신앙심에 감복한 사람이라면 모두 대오 각성하여, 자베르 같은 겁쟁이들이 법의 이름을 깔고 앉아서 저지르는 불의를 고치기 위해 영혼과 육신을 바쳐야 한다.


 /박동천 전북대학교 교수

2012년 8월 30일 목요일

헌법재판관에 공안 검사 출신 2명… 보수색 덧칠


이글은 경향신문 2012-08-30일자 기사 '헌법재판관에 공안 검사 출신 2명… 보수색 덧칠'을 퍼왔습니다.

ㆍ새누리당, 안창호 추천… 진보인사 전무 가능성

새누리당이 29일 헌법재판관에 안창호 서울고검장(55·사법연수원 14기)을 추천했다. 안 고검장은 대검찰청 공안기획관을 거친 대표적인 공안검사다. 

다음달 15일 출범하는 5기 헌법재판소는 대검 공안부장을 지낸 박한철 재판관과 함께 2명의 공안검사 출신이 배치되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재야 법조계에서는 재판소가 급속히 보수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박주민 사무차장은 “헌재는 정부의 기본권 침해를 견제하는 기구인 데 반해 검찰의 공안부는 정부의 견해를 실행하는 기구”라며 “평생을 공안을 생각하고 일해온 분들이 기본권을 수호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1988년 헌법재판소 개소 이래 검사 출신 재판관은 1명으로 시작해 1994년과 2000년부터 2명씩이었다. 그러다 2006년부터 다시 1명이 됐다. 공안검사 출신은 2기(1994~2000년)와 3기(2000~2006년)에 심리를 맡은 정경식·주선회 재판관이다. 두 사람은 대검 공안부장 출신이다. 이번에 검사 출신이 2명으로 다시 늘어난 것은 김병화 전 인천지검장이 대법관 후보에서 낙마한 영향도 있다.

재야 법조계와 달리 오히려 헌재 관계자들은 공안검사 출신이 2명이 된 것에 대해 별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복수의 헌재 관계자는 “검찰 내부에서 기본권 문제를 다루고 고민하는 부서는 공안뿐이다. 박한철, 안창호 재판관은 모두 헌법연구관으로 파견 근무하면서 인권 감수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5기 재판소가 법조인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획일성의 정점에 서게 됐다고 분석했다.

헌재 관계자는 “5기 재판소는 비슷한 색깔의 원로 법조인이 모이는 ‘경로당’이 된 느낌”이라며 “현재로서는 재야나 진보 성향이 1명도 없는 재판소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번에 예정된 분들이 모두 인품이 좋은 것은 알지만 모두 관료 법조인에 똑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이라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5기의 이런 구성이 나오는 데에는 민주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게 헌재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이날 자기 트위터에서 “공안통 출신 안창호 현직검사를 추천한 것은 박근혜 후보가 검찰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5기 인선에 대해 민주당은 말할 자격이 없다. 연수원 10기 출신이 법조계에서 퇴임하는 마당에 9기 법원장을 추천한 게 민주당”이라며 “이 때문에 대법원장과 새누리당이 부담 없이 같은 길로 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최근 이진성 광주고법원장(56·10기)과 김창종 대구지법원장(55·12기)을 제청했다. 이번에 바뀌는 5자리 가운데 남은 1자리는 국회의 여야 합의 몫이다. 9월 후에도 계속 재직하는 재판관은 박한철 재판관 외에 이강국 헌재소장, 변호사 출신의 송두환, 여성인 이정미 재판관이다. 

여야 합의 몫으로 거론되는 재판관 후보로는 강일원 서울고법 부장판사(53·14기)와 권오곤 유고전범재판소(ICTY) 부소장(59·9기)이 있다.

이범준 기자 seirots@kyunghyang.com

2012년 2월 14일 화요일

'허니문' 끝난 한명숙, '말바꾸기' 도마에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14일자 기사 ''허니문' 끝난 한명숙, '말바꾸기' 도마에'를 퍼왔습니다.
與 한미FTA 집중공격…지지자들도 "못 믿겠다" 의심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당대표 취임 한 달 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국무총리 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시위에 민형사상 대응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하고, 한미 FTA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에게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도록 했던 일이 다시 거론되면서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여당은 13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한 대표의 이같은 과거 전력을 거론하며 본격적인 공세를 펼쳤다. 트위터 등에서도 같은 내용이 며칠 전부터 확산되면서 "한미 FTA 폐기"까지 얘기하는 한 대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9일 부결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문제 역시 원칙적으로는 김진표 원내지도부의 책임이지만, 한 대표가 한꺼번에 여론의 비난을 받는 분위기다. 원내대표는 현역 의원들의 투표로 의해 선출되는 자리이며 엄연히 임기가 정해져 있어 한 대표 권한 밖의 일이지만, 온라인에서 '김진표 퇴출' 운동을 벌이는 이들은 두 사람을 한꺼번에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한명숙 총리, FTA 반대 시위에 '민형사상 대응' 으름장"



▲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프레시안(최형락)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여당 내 한미 FTA '전도사'로 불리는 정옥임 의원은 이날 한명숙 대표를 향한 총공세를 폈다.

한 대표에 대한 비판의 근거는 한 대표가 노무현 정부의 국무총리였다는 데 있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가 주관하는 집회를 대부분 금지시켰고, 불법 시위를 강행하면 민형사상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했다. 심지어 한미 FTA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에 대한 정부 지원금도 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 모든 일이 한명숙 대표의 총리시절 벌어진 일이었다.

한 총리 주재로 열린 '불법·폭력시위 관계장관회의'의 이같은 결론을 정리했던2006년 기사가 지난 며칠 동안 트위터에서 새삼스럽게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여론을 감지한 듯, 박근혜 위원장도 바로 이 대목을 지적하며 "(노무현 정부가) 'FTA는 좋은 것이고 하지 않으면 나라의 앞날이 어렵다'며 시위도 제지하면서 추진해왔고 그걸 이 정부 와서 마무리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정옥임 의원도 "(민주당이) 독소조항이라고 하는 10개 중 자동차 분야를 뺀 9개 조항은 노무현 정부때 합의된 그대로"라며 "그땐 잘 몰라서 독소조항을 자그마치 9개나 만들었다면 책임지고 정치판에서 물러나야 할 사람들이야 말로 민주통합당"이라고 몰아 세웠다.

정 의원은 "최근 민주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상하원 의원 앞으로 보낸 서한의 초안 작성자는 바로 한명숙 총리가 불법시위를 했다고 지목했던 한미 FTA 범국본 정책위원장 출신"이라는 사실까지 들추며 흠집내기에 열을 올렸다.

사람들이 "한미 FTA 폐기" 민주당 말을 못 믿는 까닭은?

이명박 정부에서 재협상을 통해 이익균형이 달라졌다는 것이 민주통합당의 해명이지만, 민주통합당 내부의 한미 FTA에 대한 속내는 다양하다.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옛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의해 날치기 통과되기 전에도, 여당과 합의를 시도하는 김진표 원내대표에 동의하는 '협상파'와 절대 비준은 안 된다고 맞서는 '강경파'가 당내에서 크게 격돌했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특히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민주통합당에서 참여정부의 한미 FTA 추진을 공개적으로 반성하는 목소리를 찾기는 힘들다. 대다수 의원들의 반대 논리 역시 "이익균형이 깨졌다"일 뿐이다. "한미 FTA 추진 자체가 잘못이었다"는 주장은 극소수다.

관료 출신의 한 의원은 민주당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낸 이후에도 "틀어진 이익균형을 다시 맞추면 될 일이지 폐기는 너무 나갔다"고 '당론'과 다른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5년 전 일을 다시 되새김질하는 이들이 "'한미 FTA 재협상이 안 될 경우 19대 국회 또는 정권교체 후 폐기하겠다'는 민주당을 믿을 수 없다"고 얘기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정옥임 의원 역시 "'그땐 잘 몰랐다'는 모 정치인의 궁색한 변명은, 몰랐다고 반성이라도 했으니 차라리 나은 편"이라며 "한명숙 대표도 총리 때는 잘 몰랐냐"고 비꼬았다. 정 의원은 "대한민국이 구멍가게도 아닌데 모르고 정책을 폈다는 변명도 그렇거니와 이제 와서 참회록 한 줄도 없이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어야 하냐"고 따져 물었다.

트위터에선 '언팔' 운동, 親野 인사들도 "답답하다" 맹비난

한 대표가 코너에 몰린 것은 한미 FTA 전력 뿐만이 아니다. 이달 초 트위터 공간에서 벌어진 '한명숙 언팔 운동'의 배경은 석패율제 합의였다. 한명숙 대표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했던 사람들이 다시 이를 취소하는 '언팔로우'을 통해 불만을 표출했던 이 '직접 행동'은 총선 승리를 위해 필수적인 진보정당과의 야권연대를 앞두고 진보정당이 거부하고 있는 석패율제 도입을 민주통합당이 추진하는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운동 역시 "야권연대에 대한 민주당의 속내를 믿을 수 없다"는 우려에서 시작된 셈이다.

박근혜 위원장의 공격을 제외하고 이런 비판의 목소리가 대부분 친야권 성향의 인사들사이에서 나온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지난 9일 부결된 이후, 민주통합당의 능력을 의심하고 비판하는 목소리는 조국 서울대교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에게서 가장 강하게 터져 나왔다.

따지고 보면, 석패율제 도입이나 조용환 후보자 선출 무산은 원내대책의 범주에 든다. 즉 김진표 원내대표의 책임인 것이다. 그러나 당의 최고 수장은 한 대표라는 점에서 한 대표 역시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별도 홈페이지까지 개설해 '김진표 '퇴출(OUT)' 서명을 벌이고 있는 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 우석훈 박사, 서해성 교수, 한홍구 교수 등은 "지도부 경선 직후 과감한 개혁을 외쳤던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체제는 환골탈태는커녕 민주당의 '엑스맨'을 대표하는 김진표 원내대표 유임과 민주당의 강령과 정강정책에 반대되는 내부 공천심사위원을 임명해 국민들의 경제민주화 염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말로 그 이유를 설명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를 향한 비판이 한명숙 대표에게까지 '전이'되는 데는 한 대표의 인사 역시 한 몫을 했다.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임종석 전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기용한 데서 시작해 18대 국회 최대 권력집단이었고 정세균 대표 체제에서 당의 주요 요직을 다 장악했던 486(40대, 80년대학번, 6월항쟁 세대)을 다시 중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에서도 잡음이 있었다.

이인영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와 최고위원들의허니문 기간은 끝났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당직인선 과정, 공천심사위원 선정과정의 문제점, 한미 FTA 후속 대응 문제, 석패율제 논란 문제, 조용환 후보자 부결로 불거진 원내대책 문제, 남아 있는 야권연대 문제 등에서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답답해하고 지지자들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가 진짜 허니문을 끝내고 이런 지지자들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을까?



/여정민 기자 

2012년 2월 13일 월요일

[사설]민주당, 샴페인 터뜨릴 때 아니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12일자 사설 '[사설]민주당, 샴페인 터뜨릴 때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민주통합당이 엊그제 4·11 총선 공천신청 접수를 마감했다. 713명이 몰려 평균 2.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18대 총선 당시 2 대 1에 비하면 경쟁률이 상당히 높아졌다. 양과 질에서 모두 인물난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과는 대조적인 풍경이다. 민주통합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새누리당을 앞서는 데다, 대선주자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지지율까지 치솟고 있다. 어느 걸그룹의 히트곡 제목처럼 ‘내가 제일 잘나가’라고 외칠 법하다. 총선 승리도 따 놓은 당상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과연 그럴까.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통합당을 두고 “아직 권력을 잡지 못했는데, 권력을 이미 잡은 것처럼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일갈했다. 적확한 지적이다. 민주통합당은 아직 의석이 89석에 불과한 야당일 뿐이다. 최근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 부결 과정에서도 보지 않았는가. 174석을 가진 거대 여당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민주통합당은 치밀한 전략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 말이다. 당 지지율 상승도 여권의 잇단 ‘자살골’에 힘입은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디도스 테러, 돈봉투 파문과 이상득·최시중·박영준씨 등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 의혹이 잇따르지 않았다면 민주통합당은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터이다. 

한명숙 대표는 지난달 의원총회에서 “이번 선거는 만만치 않은 선거다.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가까이 국민에게 가서 확실한 정책을 가지고 진정성을 보일 때만 승리할 수 있다”며 총선 낙관론을 경계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의 모습은 한 대표가 말한 것과 반대로 가고 있다. 예금자보호법의 원칙을 허무는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 특별법안’을 새누리당과 야합해 국회 정무위에서 통과시킨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전·현직 의원들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는 부인이나 아들을 ‘대리 출격’시키는 치졸한 행태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차떼기당’ 낙인과 탄핵 역풍으로 최악의 위기에 처했다. 개헌 저지선(100석)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구원투수로 나선 박근혜 대표가 천막당사로 옮기는 등 쇄신 드라이브를 걸면서 121석을 확보하고 당의 존립을 지켜냈다. 한때 200석도 가능하다던 열린우리당은 제1당을 위협받는 처지로까지 몰렸다가 간신히 과반(152석)을 얻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민주통합당이 ‘반MB’ 정서에 안주한다면 이번 총선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유권자는 호락호락하지 않고, 4월11일까지 남은 58일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늦게나마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과 총선연대 논의에 착수키로 한 것은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한 징후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은 착시현상에서 오는 오만을 벗고, 공천혁명과 야권연대에 당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2012년 2월 12일 일요일

민주통합당 '구멍' 김진표를 어찌하리


이글은 프레시안 2012-02-10일자 기사 '민주통합당 '구멍' 김진표를 어찌하리'를 퍼왔습니다.
조국 "김진표 무능…민주당, 권력 잡은 것처럼 착각"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이후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지도부의 무능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조용환 후보자 임명 부결은 하나의 사례일 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통과 당시 손도 써보지 못하고 기습적으로 당했던 일이나 이후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다시 등원 결정을 했던 일 등이 모두 김진표 원내대표 휘하에서 벌어진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김진표 원내대표는 두 차례나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었지만 그때마다 말 뿐이었다.

또 다시 김진표 원내지도부가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사실상 '제 손으로' 낙마시키자, 민주통합당 지도부에서조차 원내대책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인영 "원내대책 구멍 뚤려 있다"…'박지원이 그리워' 목소리도



▲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당혹스러워하는 김진표 원내대표의 모습.ⓒ연합뉴스
이인영 최고위원은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진표 원내대표가) 좀 더 강력하고 분명한 원내대책을 펼쳐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최근의 일련의 사태들이 계속해서 원내대책에 있어 구멍이 뚫려져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선출이 무산된 것 뿐 아니라 한미 FTA 굴욕, 론스타 국정조사 무산, 석패율제 논란 등 김진표 지도부 내에서 제대로 이룬 일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후 확실히 얻어낸 것이 없을 뿐 아니라 당의 기본 입장과 반대되는 합의를 한나라당과 했다가 당내 반발로 파기하는 일도 여러 차례 있었다. 한미 FTA 처리와 관련된 여야 합의문이 대표적인 예다. 이인영 최고위원이 '구멍이 뚤렸다'고 얘기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김진표 원내대표의 '이력'과 최근 민주통합당의 '좌클릭 지점'이 서로 맞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만 하더라도 석패율제 도입 합의로 인해 연대의 상대인 진보정당으로부터 "김진표 원내지도부를 이대로 놔뒀다가는 4년 동안 별러 온 국민의 염원이 다 날아갈 것"(심상정 공동대표)이라는 공격까지 받았었다.

당 내부에서는 박지원 최고위원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박지원 최고위원의 원내대표 시절, 민주당은 3명의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켰고 세종시 수정안 표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박지원 최고위원이 지난 1.15 전당대회 과정에서 "민주당의 존재감을 높인 사람이 바로 나"라고 말한 것은 이런 자신감의 발로였다. 한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박지원 원내대표도 실수는 있었지만 김진표 원내대표는 제대로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지 않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강금실 "이런 민주당 믿고 총선 치를 수 있을까"

당 밖의 비판은 이인영 최고위원의 지적보다 더 신랄하다. 최근 "민주통합당의 자만"을 지적했던 조국 서울대 교수는 이날 MBC라디오 에 출연해 "조용환 후보자 부결은 원내 전술이 똑바랐던 것인가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김진표 원내대표가) 일부러 (부결에) 협조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오랫동안 끌고 왔던 조용환 후보자 선출에 실패했다는 것은 의도적으로 짰다기 보다는 무능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 교수는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안과) 반드시 맞교환해야 될 사안이었다"며 "조용환 카드를 포기할 게 아니었고 원내로 들여 전략적으로 전술적으로 같이 끌고 갔어야 될 사안인데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민주통합당이) 이미 권력을 잡은 것 같이 착각하고 있다"는 우려도 재차 피력했다.

전날 본회의 이후 트위터를 통해 선출 무산을 규탄했던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도 "두달 뒤 총선 후면 당연히 통과될 헌법재판관 후보를 어이 없이 완전 탈락시키다니 이런 민주당을 믿고 총선을 치를 수 있겠나"라고 토로했다. 강 전 장관은 "국민이 새누리당 싫어한다고 거저 먹으려드는 것인가"라며 "앞날이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여정민 기자

2012년 2월 11일 토요일

민주통합당, 부자 몸조심할 때 아니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2-10일자 기사 '민주통합당, 부자 몸조심할 때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칼럼] 허성관 (프레스바이플 발행인)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보다 앞서고, 오차범위 내지만 문재인 상임고문이 박근혜 위원장을 대선에서 이기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4.11 총선 후보자가 넘쳐나는 것이 민주통합당이 처한 희망적인 현실이다.
그간 시민사회 온건노조 재야세력 혁신과 통합이 민주당과 어려운 가운데서도 성공적으로 민주통합당을 만들어 내자 신뢰를 보내는 국민들이 늘어난 결과이리라. 물론 민생을 파탄내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남과 북의 평화공존을 깨뜨리고 권력을 사유화한 이명박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인내가 임계점에 다다른 반사적인 효과도 여기에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좋아지자 민주통합당이 부자 몸조심하는 모습이 여기저기 나타나고 있다. 형편이 조금 나아지자 소위 ‘관리모드’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관리모드로 들어가는 순간 총선승리는 물 건너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들이 볼 때 달라진 모습이 아니고 그 나물에 그 밥이어서 희망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야당으로서 당당하게 처신할 때만이 국민들이 지지했음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민주통합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조용환 헌법재판관 선출안 부결과 관련,"새누리당(한나라당)은 야당에게 주어진 추천권을 짓밟아버렸다"며 "구시대적 색깔론에 빠져 국민과 야당 요구 짓밟는 의회 폭거 규탄한다"고 말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조용환 헌법재판관 임명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었다. 전략적인 실수가 있었다고 한다. 새누리당을 탓하기도 한다. 소수파인 야당이 헌법재판관 후보를 추천하도록 한 것은 다양한 가치를 헌법재판에 반영시키자는 대한민국 헌법정신이다. 도덕적으로 심각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여당도 헌법정신을 살려 동의해줘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한나라당이 당명도 바꾸고 쇄신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상당히 합리적으로 변화해서 통과시켜 주리라고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너무 안이했다. 결과를 보면 무슨 변명이 필요하겠는가? 걸레를 깨끗하게 빤다고 행주가 되겠는가. 염소 뿔을 잘 다듬는다고 녹용이 되겠는가. 협상은 항상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게 기본이다. 새누리당의 실상을 직시해야 한다. 치열함을 포기할 때 야당은 존재이유를 팽개치는 것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사람이 일을 하기 때문에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사람을 제대로 뽑아 써야 한다는 말이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시끄러웠다. 특히 오는 4월 총선에서 부산 경남 지역(PK)이 초미의 관심사인데도 불구하고 이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이 아무도 공천심사위에 포함되지 못했다. 지도부가 PK의 중요성을 말 그대로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서울 사람이 서울에서 보는 기준으로 지방에 관련된 문제를 결정하면 항상 허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위원회 구성에서 지방을 배려하는 이유는 나눠먹기가 아니라 지방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서 최선의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자는 것이다. 좀 더 폭 넓은 관점에서 한 곳으로 집중해서 최대의 힘이 발휘될수록 심모원려가 필요하다. 지금 지도부가 결정하면 모두가 쌍수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오만함에 갇혀서는 안 된다.
여성 지역구 15% 의무 기준 때문에 서울의 총선 지역구 후보자 대다수가 여성일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여성의 정치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모두들 수긍할 것이다. 당 대표에 여성이 선출되는 시대이니 과거처럼 여성의 정치 진입 장벽이 강고한 것도 아니다. 서울에서 30여개 지역구에 여성후보를 공천한다고 해서 서울의 여성들이 모두 민주통합당을 찍을 것으로 계산하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왜 15%를 고집해야 하는지 어떻게 15%를 배분할 것인지 진지하고 섬세한 달성 방안들을 고민한 다음 실천에 옮기는 겸허한 자세가 중요하다. 지도부가 설정한 가치이면 유권자도 동의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하 것이다.
이화여대 동문회냐는 불만이 나온 것도 지도부의 자기반성이 절실한 사안이다. 오얏나무 아래서는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옛 사람들의 경구는 보통 사람들의 생각이다. MB 정부의 ‘고소영’ ‘강부자’ 인사가 준 교훈이 생생하다. 편중 인사를 피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한 의견이 의사결정에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과의 후보단일화 논의에 관한 기쁜 소식도 아직 없다. 진보당의 지지율이 떨어져서 진보당이 오히려 논의에 소극적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렇다고 민주당도 논의에 적극적이지 않다. 진보당과 연합하지 않아도 과반수 의석을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 아닌지 심히 걱정되는 부분이다. 수도권의 경우 수천표 수백표로 당락이 갈리는 국회의원 선거를 생각할 때 야권 단일화는 국회 다수당이 되는 필요조건이다.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상 언급한 몇 가지 최근 사례는 민주통합당이 부자 몸조심 하는 ‘관리모드’로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사안들이다. 민심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관리모드’는 원천적으로 정치에서 설립할 수 없다. 역사와 국가와 민족 앞에 당당한 모습을 보일 때 유권자는 표를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2012년 2월 10일 금요일

[사설]새누리당 실체 드러낸 조용환 재판관 부결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09일자 사설 '[사설]새누리당 실체 드러낸 조용환 재판관 부결'을 퍼왔습니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이로써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이 “헌법 위반”으로 규정한 ‘8인 재판관 체제’는 오늘로 218일째를 맞게 됐다. 2월 임시국회가 18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회기인 만큼, 19대 국회가 구성되는 6월까지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가 지속될 우려가 커졌다.

조용환 후보자 선출안 부결 사태의 책임은 다수당인 새누리당에 있다. 헌법이 정당의 헌법재판관 추천권을 규정한 것은 헌재 구성의 다양성을 보장해 소수자의 목소리까지 헌법재판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정신에 따라 헌재 창설 이후 야당이 추천한 재판관 후보자는 모두 무리없이 인준을 받았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다수의 힘과 무기명 투표라는 선출방식을 이용해 헌법정신과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조 후보자의 법률가적 자질이나 도덕성을 문제삼은 게 아니라 ‘사상 검증’을 했다는 점이다. 조 후보자는 지난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임을 확신하느냐고 묻자 “확신할 수 없다기보다는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정부 발표를 신뢰한다는 것을 전제로 분명히 밝혔음에도, 새누리당은 시대착오적 색깔론의 잣대를 들이대며 선출안 표결을 미뤘다. 어제 본회의에 앞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도 원내 지도부는 “정치관행에 따른 예의”를 언급했을 뿐 선출안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30일,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진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새 정강·정책을 발표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당에 앞으로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오늘이야말로 당의 실질적 내용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 발언은 허언(虛言)에 불과했음이 열흘 만에 드러났다.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뇌 구조’를 샅샅이 들여다보고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냉전·수구적 정당이 변화니 유연성이니 말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조 후보자 선출안 부결 사태는 새누리당의 실체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당명과 로고와 상징색을 바꾸고, 국회의원 오래 한 몇몇 사람이 금배지를 포기한다고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난해 7월8일 조대현 전 헌법재판관 퇴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위헌적 상황’은 국민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다. 이로 인해 빚어질 모든 사태는 새누리당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