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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22일 화요일

이강국 소장 퇴임 날, 모두가 “이동흡 부끄럽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3-01-22일자 기사 '이강국 소장 퇴임 날, 모두가 “이동흡 부끄럽다”'를 퍼왔습니다.

21일 열린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본 헌재 관계자들은 “정말 부끄럽다. 이제 재판소는 어떻게 되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헌재 관계자들은 “뻔한 의혹에 거짓말을 지어내고, 사실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 힘이 빠졌다”고 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조차 그를 포기한 분위기여서 이 후보자가 소장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문제는 이 후보자 한 사람이 아니라 헌재라는 헌법기관의 신뢰가 추락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 관계자들은 이 후보자가 공금 유용 의혹을 전혀 해명하지 못하고,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에게 호통을 당하는 장면에서 특히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이런 사람이 지난 6년 동안 헌법재판을 했다고 국민들이 생각하게 됐으니, 재판소는 뭐가 되느냐”고 했다. 또 “이 후보자는 정말 독특한 사례이고, 그래서 헌재와 법원에서 문제를 제기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공개적으로 문제가 돼서 헌재 전체가 비난받게 되니 정말 힘이 빠진다”고 했다.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이 21일 퇴임식을 마친 뒤 서울 중구 재동 헌법재판소를 떠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강윤중 기자

이날은 이강국 4대 헌법재판소장의 퇴임식이 있었다. 이 소장과 재판관들의 표정은 착잡했다. 이 소장은 퇴임사에서 “헌재소장으로서 6년 임기 동안 헌재 구성원 모두를 사랑했고 나라와 국민을 사랑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앞으로 법률구조공단에서 자원봉사를 할 예정이다. 

이 소장이 퇴임하기 때문인지 이 후보자는 이 소장에게도 의혹을 떠넘겼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헌재 구내식당에서 연 것을 지적받자, “이 소장도 그렇게 했다”고 떠넘겼다. 하지만 확인 결과, 이 소장은 퇴임을 앞두고 1980년에 쓴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을 단행본으로 만든 것을 후배들로부터 퇴임기념으로 받은 것이다. 또 이 후보자보다 뒤의 일이라 관례라는 것도 말이 안된다. 이 후보자는 그동안 제기되는 의혹마다 법원 수석부장, 헌재 비서관 등에게 모두 미뤄왔다.

이범준 기자 seirots@kyunghyang.com

2012년 6월 20일 수요일

권력 횡포 ‘학림사건’ 일조, 사과않는 황우여·이강국…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20일자 기사 '권력 횡포 ‘학림사건’ 일조, 사과않는 황우여·이강국…'을 퍼왔습니다.


31년만에 무죄…당시 재판부 ‘침묵’
제5공화국 때의 대표적인 조작 시국사건인 학림사건 연루자들이 지난 14일 대법원의 재심 판결에서 31년 만에 무죄를 확정받으면서 당시 재판에 관여했던 법조인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주요 공직을 맡고 있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이 고문받은 사실을 재판정에서 폭로했는데도 중형을 선고하는 등 과거 국가권력의 횡포에 일조한 데 대해, 최소한 현직 고위 공직자들은 뚜렷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1심 재판(1982년 1월22일 선고)은 허정훈 재판장(사망)과 이영애·장용국 배석판사가 맡았고, 2심 재판(1982년 5월22일 선고)은 최종영 재판장과 황우여·이강국 배석판사가 맡았다. 대법원 판결(1982년 9월14일 선고)은 정태균·윤일영·김덕주·오성환 대법관이 맡았다. 이 가운데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최종영 재판장은 이후 대법원장(1999~2005년)을 지낸 뒤 현재 법무법인 ‘바른’의 고문 변호사로 있다. 황우여 배석판사는 1996년 정계에 입문해 현재 새누리당 대표로 있고, 이강국 배석판사는 헌법재판소(헌재) 소장이다. 1심의 이영애 배석판사는 18대 국회의원(자유선진당)을 지냈다.
이들 대부분은 직접 나서 입장을 밝히길 꺼리고 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와 관련한 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대신 18일 측근을 통해 “대법원 무죄판결을 존중하고 학림사건으로 고통과 피해를 입었던 분들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지만, 직접 나서서 의견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강국 헌재 소장은 공보실을 통해 “학림사건은 주심이 아닌 배석판사로 참여했기 때문에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장이었던 최종영 전 대법원장은 “어떤 언론도 상대하지 않겠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7년 복역 이태복 전 장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학림사건 당시 주임검사를 맡아 사건 관련자들에게 사형을 구형했던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은 뚜렷한 소신을 밝혔다.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안 전 지검장은 “당시 피의자들을 고문한 적이 없고 정당한 수사를 했는데, 대법원이 이제 와서 왜 무죄판결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거쳐 서울지검장을 지냈다. 2008년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학림사건 주범으로 몰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88년 특별사면 받을 때까지 7년간 옥살이를 했던 이태복 전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재판 받을 때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아 허위자백을 강요받았다고 폭로했지만 판사들은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특히 황우여 대표와 이강국 소장은 지금도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만큼 학림사건 판결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항소심 때 “최종영 판사에게 ‘8시간 노동제와 최저 임금제는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말하자 최 판사는 ‘그건 공산주의적 발상’이라며 더 말하지 못하게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모습을 황우여·이강국 판사는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다”고 덧붙였다.
학림사건은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 등 신군부세력이 민주화세력을 탄압하려고 학생운동 단체 등을 반국가단체로 몰아 처벌한 사건이다. 이 전 장관을 비롯해 민병두 민주통합당 의원,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 최규엽 새세상 연구소장 등 24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무기징역 등 중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들은 당시 사법부가 청와대의 ‘쪽지 하명’을 받아 엉터리 판결을 했다고 주장해왔다.

허재현 박현철 기자 catalunia@hani.co.kr

2012년 2월 10일 금요일

[사설]새누리당 실체 드러낸 조용환 재판관 부결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09일자 사설 '[사설]새누리당 실체 드러낸 조용환 재판관 부결'을 퍼왔습니다.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이로써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이 “헌법 위반”으로 규정한 ‘8인 재판관 체제’는 오늘로 218일째를 맞게 됐다. 2월 임시국회가 18대 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회기인 만큼, 19대 국회가 구성되는 6월까지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가 지속될 우려가 커졌다.

조용환 후보자 선출안 부결 사태의 책임은 다수당인 새누리당에 있다. 헌법이 정당의 헌법재판관 추천권을 규정한 것은 헌재 구성의 다양성을 보장해 소수자의 목소리까지 헌법재판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정신에 따라 헌재 창설 이후 야당이 추천한 재판관 후보자는 모두 무리없이 인준을 받았다. 새누리당은 그러나 다수의 힘과 무기명 투표라는 선출방식을 이용해 헌법정신과 의회민주주의를 훼손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조 후보자의 법률가적 자질이나 도덕성을 문제삼은 게 아니라 ‘사상 검증’을 했다는 점이다. 조 후보자는 지난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임을 확신하느냐고 묻자 “확신할 수 없다기보다는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정부 발표를 신뢰한다는 것을 전제로 분명히 밝혔음에도, 새누리당은 시대착오적 색깔론의 잣대를 들이대며 선출안 표결을 미뤘다. 어제 본회의에 앞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도 원내 지도부는 “정치관행에 따른 예의”를 언급했을 뿐 선출안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30일,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진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새 정강·정책을 발표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 당에 앞으로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오늘이야말로 당의 실질적 내용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 발언은 허언(虛言)에 불과했음이 열흘 만에 드러났다.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뇌 구조’를 샅샅이 들여다보고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냉전·수구적 정당이 변화니 유연성이니 말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조 후보자 선출안 부결 사태는 새누리당의 실체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다. 당명과 로고와 상징색을 바꾸고, 국회의원 오래 한 몇몇 사람이 금배지를 포기한다고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난해 7월8일 조대현 전 헌법재판관 퇴임 이후 계속되고 있는 ‘위헌적 상황’은 국민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다. 이로 인해 빚어질 모든 사태는 새누리당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