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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6일 월요일

두물머리, 대집행 행사 시도에 SNS '들썩'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8-06일자 기사 '두물머리, 대집행 행사 시도에 SNS '들썩''을 퍼왔습니다.
시민 200여명 저지, 영장만 낭독…SNS "누굴 위한 자전거길?"

▲ (양평=뉴스1) 이정선 기자= 팔당유기농단지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연기된 6일 오전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 유기농단지에서 팔당유기농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토관리청의 행정대집행 연기에 자축하며 춤을 추고 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마지막 현장인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유기농지에 대한 철거작업이 반대 여론에 의해 하루 중지돼 여론의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6일 오전 6시경 두물머리 유기농 비닐하우스 단지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진행하려다 두물머리에서 자리를 지키던 농민, 이미경 의원 등 민주통합당 4대강사업조사특별위원과 국회의원, 생협조합원, 종교인, 시민 등 200여 명이 저지하자 대집행 영장만 낭독하고 철수했다.


200여 명은 지난 5일부터 두물머리 주변에 텐트를 치고, 숙박해 오전 5시 30분경부터 경찰과 정부 측 천막이 있는 유기농단지 입구 쪽인 신양수대교 교각 아래로 집결해 "공사 말고 농사", "강제철거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집행관 일행의 진입을 막아섰다.

▲ (양평=뉴스1) 이정선 기자= 이날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유기농단지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시행하려다 생협조합원 및 민주통합당 4대강사업 특별조사위원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의 저지에 대집행 영장만 낭독하고 철수했다.

이날 집행 현장에는 용역회사 직원 없이 집행관을 포함해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직원 3명만 나왔고, 경찰은 3개 중대 200여 명이 현장 주변에 있었지만, 마찰은 없었다.
이를 두고 트위터 여론은 정부 측에서 대집행 행사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를 두고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정권은 대체 언제까지 무례하고 폭력적인 행정을 지속할 것인가?", "자연 위에 인공적인 공원, 빌딩, 대교, 군기지 이런 것들이 세워지는 게 발전인가! 누구를 위해서? MB를 위해서? 강정 두물머리 그대로 둬라, 제발!", "돈 낭비 인력낭비 정말 지랄들이다. 이 더위에", "전국을 다 뒤집어 놓는구나! 두물머리, 강정, 중간마다 녹차라테(낙동강 지역)까지 뛰어주는 센스. 정부에 더위도 감사해 한껏 힘을 주고 있구나"
진선미 민주당 의원(@Sunmee_Jin)도 이날 트위터로 "오늘 아침 문재인 선거캠프 회의 때문에 몸은 가지 못하지만, 마음은 보냅니다. 두물머리에 제발 국책사업이란 이름으로 돌이킬 수 없는 국토훼손은 인제 그만!!! 그곳에 계실 의원님들, 활동가들, 주민 여러분 힘내십시오!!"라면서 지지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일부 트위터 여론은 "제가 나름 자전거 마니아인데, 4대강 자전거길은 진짜 미친 짓인 거죠", "자전거길을 만들어서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쉬는 시간도 없어 헐떡대는 노동자에게", "도로 옆에 작게 자전거길 만들면 되지 않나요? 꼭 농지를 지나서 만들어야 하나요?" 등 자전거길과 같은 위락시설과 두물머리 유기농지를 바꿀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지적하는 여론도 다수.
특히 일부 트위터리안들은 자신이 두물머리에 있음을 밝히면서 "6시 7분, 두물머리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강정마을은 못 지켰지만, 두물머리는 꼭 지켜야 한다", "오늘은 사람이 많아서 행정대집행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일 또 모레, 일주일이 고비입니다. 두물머리로 와주세요!" 등 사진을 올려 해당 지역에 긴장감이 돌고 있음을 보여주는가 하면, 많은 시민의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4대강 사업 저지 천주교 연대는 이날 오후 2시경 두물머리에서 전국집중 생명평화 미사를 열 예정이다.
앞서 하천부지 두물머리는 1970년 형성된 유기농지로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까지 극찬했을 정도의 국내 대표적 친환경 유기농 단지다. 정부는 2009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시작되면서 이 지역의 경작지 1만 8천㎡를 철거해 생태공원과 자전거길 등 위락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며,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은 35억 원이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개들이 '나봇' 피를 핥던 곳에서 네 피도 핥을 것이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05일자 기사 '"개들이 '나봇' 피를 핥던 곳에서 네 피도 핥을 것이다"'를 퍼왔습니다.
[두물머리, 꼭 그래야 합니까·⑥] "두물머리 이야기, 계속돼야 한다"

마지막 4대강 사업 지역인 팔당 두물머리에 행정대집행 영장이 발부됐다.오는 8월 6일 집행 예정이다. 정부는 유기농지로 사용돼 온 두물머리에 자전거도로와 공원을 만든다며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에게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이미 다섯 차례 계고장을 보냈다. 몇 차례 충돌도 빚어졌다.

하지만 이미 30년 넘게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온 농민입장에선 정부의 일방적인 요구가 답답하기만 하다. 생활 터전을 이루고 살던 곳에서 하루아침에 나가라고만 하는 정부의 방침을 받아들이긴 어렵다.

몇 차례 정부와 대화도 요구했고, 절충안도 제시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되레 무단으로 토지 점유했다며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견디다 못한 11가구 농가 중 7가구가 대체부지와 저리 융자를 받고 떠났다. 나머지 4가구만이 이곳에서 농사를 짓게 해달라며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이들만 싸우고 있는 건 아니다. 이들 싸움에 오랫동안 지지와 연대를 보내온 천주교 신부들과 생협 조합원들, 시민이 함께 이곳을 지키고 있다. 일반 시민은 이곳에 직접 자신들의 텃밭을 가꾸고 있다. 불복종 운동이다.

이런 이들이 30일부터 두물머리에 유기농 텐트촌을 시작한다. 두물머리 행정대집행 하루 전인 8월 5일에는 전야제를 열고 행정대집행이 진행되는 6일 새벽 6시에는 두물머리에서 유기농지 행정대집행 저지를 위한 행동에 돌입한다. 이후 오후 2시에는 두물머리 신양수대교 11번 교각 밑에서 '4대강 회복과 두물머리 보존을 위한 전국 집중 생명평화미사'를 진행한다. (바로가기 ☞ :두물머리 유기농지 보존작전(두유작전))

이 과정 속에서 종교인, 학자, 일반 시민, 활동가 등이 에 글을 보내왔다. 왜 두물머리에 유기농지가 필요한지, 일방적인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릴레이 기고글이다. 은 30일부터 연속해서 이들의 글을 순차적으로 싣는다.

1. 포도밭 이야기

옛날 이스라엘에 '아합'이라는 왕이 살고 있었다. 왕궁 옆에 '나봇'이라는 사람의 포도밭이 하나 있었다. 하루는 왕이 농부 '나봇'에게 포도밭을 달라고 하면서 그 포도밭을 보상해주고 왕의 정원으로 삼으려 하였다. 그러나 그 농부는 신과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 말에 왕은 속이 상하여 음식을 먹지 않고 드러누웠다. 왕비가 이를 이상하게 여겨 물어보니 농부에게 거절당한 것이 속이 상하여 그런다고 하였다. 그러자 왕비는 왕을 위해서 일을 꾸미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왕비는 사람들을 시켜 무고한 그 농부를 죄 있는 사람으로 몰아세워 돌에 맞아 죽게 하였다. 그리고는 왕에게 알려서 포도밭을 차지하게 하였다.

이 이야기는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왕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지 못하자 그 주변 사람들이 왕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무고한 사람을 희생시켰다는 이야기이다. 지금은 2012년이다. 20세기 훨씬 이전에 있었던 이 이야기가 왜 이리 마음에 남을까?

2. 왕의 정원을 위하여

이 정부가 들어서기도 전에 '대운하 사업'이라고 거대한 토목공사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것이 반발에 부딪치자 이름을 바꾸어서 '4대강 살리기'라고 하였다. 역시, 주변에 있는 이들이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움직였다.

사실상, 두물머리 지역을 제외하고는 공사가 모두 끝났다고 하겠다. 마지막 남은 두물머리 지구는 정부가 주장한 4대강 사업의 구상에서 없어도 되는 구간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미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4대강 사업 완성과 더불어 축하식을 치르고 잔치가 끝났는데 시작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덕적으로 완벽한 이 정부는 작은 것마저도 꼼꼼하게 챙기는 완벽한 정부로 마무리를 하고 싶은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까지 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전체 사업규모 22조에서 30억 정도 되는 두물지구 사업비는 0.01%도 안 된다. 그렇지만 이렇게 작은 것마저도 챙겨서 완성해야하는 정부라는 것이다. 그것도 처음에 계획한 대로. 물론, 작은 사업비를 그냥 낭비하자는 말이 아니다.

 
▲ 두물머리에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후 3시에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4일로 미사를 진행한 지 900일이 된다. ⓒ프레시안(허환주)

3. 신과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땅

4대강 사업의 모든 구간이 그랬지만, 두물머리 지구에 대한 사업은 더욱 더 법을 무시하였다. 2012년까지 농부들에게 하천부지점용허가가 나있던 이 땅을 농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취소했던 것이다. 그 이유도 자전거도로와 잔디를 깔아놓는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1970년대에 팔당지역에 댐이 생기고 이 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이 되면서 온갖 규제가 만들어 졌다. 농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은 것이 유기농이었다. 이 지역이 유기농을 처음 시작한 땅이다. 역사가 있는 것이고 생명과 혼이 깃든 땅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공원으로 만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4. 일을 꾸미다

경기도가 사업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난 6월로 만료가 되면서 국토부에 사업권을 반납하게 되었다. 경기도가 사업을 무리하게 강행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사업권을 받고나서 얼마 있지 않아서 시행사를 통해 공사를 강행하려 하였고, 자진 철거기한을 넘기면서 강제로 행정집행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주변에서 부추긴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사업을 하지 않으면 정부의 권위를 잃는 것이라고. 이 권위가 무너지면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다고 두려움을 심어주면서 말이다. 농민들은 대화를 통하여 더 나은 방법을, 상생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국토부는 사업을 변경하면 자신들의 위신이 없어지는 줄 알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사업으로 그 지역 주민들이 많은 혜택을 받을 것처럼 부추기고 있고 그리하여 결국 농민들을 죄인으로 몰아갔다.

5. 기회가 있다

국토부에게도 기회는 있다. 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하천부지점용허가를 취소한 것에 대해 대법원에서 판결을 받아야 할 일이 남아있다. 대법원에 계류 중에 있는 사안이기에 그것을 기다리는 것이 더 상식적인 것이 아니겠는가? 일단, 공사를 하고 대법원이 나중에 가서 잘못되었다고 선고하면 그 때는 금전적으로 보상해 주겠다고 한다. 세금이 그렇게 나가도 괜찮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을 갖고 도박을 하는 것과 같다. 제3공화국 시대의 인혁당 사건과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일에 함께 하는 이들의 양심을 더럽히지 않는 것도 국토부가 해야 할 일이다. 기회는 있다.

6. 희망한다

이미 할 만큼 했다. 공사도 그렇고 농민을 죄인으로 만든 것도 그렇고. 그래서 지금 멈추어도 정당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니면 사업을 좀 더 다른 평화적인 방법으로 변경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그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가 되었던 것은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신뢰한다. 지금 여기서 국토부가 사업을 중단하거나 상생할 수 있는 평화적인 방법을 선택한다면 더 나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그리고 그럴 때에 여기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양심에 거스르지 않는, 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7. 이야기의 종말

사실, 처음에 했던 이야기는 그것이 끝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 더 있다.

그때 엘리야라는 예언자가 나타나 아합 왕에게 그의 잘못을 꾸짖었다.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던 바로 그 자리에서 개들이 네 피도 핥을 것이다"라고. 그제야 비로소 그 왕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게 되었다.

두물머리에 관한 이야기가 끝이 나려고 하고 있다. 어떻게 이야기가 마무리 될지는 아직 모르나 이야기가 끝이 아니라 계속 되는 이야기이기를 바란다.

 /조해인 신부

2012년 7월 31일 화요일

농부로 남으려면 범법자가 돼야만 합니까?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31일자 기사 '농부로 남으려면 범법자가 돼야만 합니까?'를 퍼왔습니다.
[두물머리, 꼭 그래야 합니까 ·②] "건설사 이익 돕는 공권력 행사"

마지막 4대강 사업 지역인 팔당 두물머리에 행정대집행 영장이 발부됐다. 오는 8월 6일 집행 예정이다. 정부는 유기농지로 사용돼 온 두물머리에 자전거도로와 공원을 만든다며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에게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이미 다섯 차례 계고장을 보냈다. 몇 차례 충돌도 빚어졌다.

하지만 이미 30년 넘게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온 농민 입장에선 정부의 일방적인 요구가 답답하기만 하다. 생활 터전을 이루고 살던 곳에서 하루아침에 나가라고만 하는 정부의 방침을 받아들이긴 어렵다.

몇 차례 정부와 대화도 요구했고, 절충안도 제시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되레 무단으로 토지 점유했다며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견디다 못한 11가구 농가 중 7가구가 대체부지와 저리 융자를 받고 떠났다. 나머지 4가구만이 이곳에서 농사를 짓게 해달라며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이들만 싸우고 있는 건 아니다. 이들 싸움에 오랫동안 지지와 연대를 보내온 천주교 신부들과 생협 조합원들, 시민이 함께 이곳을 지키고 있다. 일반 시민은 이곳에 직접 자신들의 텃밭을 가꾸고 있다. 불복종 운동이다.

이런 이들이 30일부터 두물머리에 유기농 텐트촌을 시작한다. 두물머리 행정대집행 하루 전인 8월 5일에는 전야제를 열고 행정대집행이 진행되는 6일 새벽 6시에는 두물머리에서 유기농지 행정대집행 저지를 위한 행동에 돌입한다. 이후 오후 2시에는 두물머리 신양수대교 11번 교각 밑에서 '4대강 회복과 두물머리 보존을 위한 전국 집중 생명평화미사'를 진행한다. (바로가기 ☞ : 두물머리 유기농지 보존작전(두유작전))

이 과정 속에서 종교인, 학자, 일반 시민, 활동가 등이 (프레시안)에 글을 보내왔다. 왜 두물머리에 유기농지가 필요한지, 일방적인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릴레이 기고글이다. (프레시안)은 30일부터 연속해서 이들의 글을 순차적으로 싣는다. (편집자)

1"국공유지를 불법 점유한 유기농민 4명과 두물머리를 '최후의 보루'로 삼은 일부 좌파단체 앞에서 국가 공권력이 무기력하게 멈춰 서 있다."

지난 6월 23일 (동아일보)(인터넷판)에 실린 '한강1공구 양평 두물지구'의 상황을 묘사한 기사의 한 대목이다. '한강1공구 양평 두물지구'라는 표현만큼이나 참 을씨년스러운 문장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무얼 하라는 것일까. 농민 넷뿐인데 그냥 밀어버리지 왜 그렇게 무기력하게 있냐고? 아마도 철거민들이 용산 남일당 망루에 올라가 우리 말 좀 들어달라고, 우리를 이런 식으로 내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을 때, 저 높은 분도 그렇게 말했을지 모르겠다. 법을 어기고 공권력 조롱하는 거 아니냐고. 왜 그렇게 공권력이 무기력하냐고. 그래서 그들은 결국 법을 구현했고 우리는 시신들을 안아야 했다.

따지고 보면 법(lex)도 일종의 언어(lexicon)이다. 그러나 그것은 '대화어'라기보다는 '명령어'다. 언어의 본질은 소통에 있지만 '법'을 맨 앞에 내세운다는 것은 언어의 중단, 즉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말을 독점하는 것, 듣기 없이 말하기만 하는 것. 이 정부는 출범 때부터 '법치'를 귀 따갑게 떠들었는데 아마도 처음부터 '불통'을 자임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생각해 볼 일이다. 언어가 언어 즉 소통이기를 중단하고, 정부와 공권력이 사람들을 추방하며 공동성의 중단을 내비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말이다.

 
▲ 두물머리. ⓒ프레시안(허환주)

2두물머리에서 철거명령을 거부한 채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들이 지금 '불법경작자'인 것은 맞다. 하지만 어떤 점에서 이들은 불법을 저질렀다기보다 불법을 당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의 농사는 합법이었다. 이들은 당국이 부여해준 '토지 점용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정부가 문제의 '4대강 개발'을 명목으로 이 '점용권'을 간단히 취소해버렸다. 농부들이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채 '불법자'가 된 사연이다. 이처럼 범법자가 된 사연은 참 간단하지만, 이들이 거기서 합법적으로 농사를 지어온 역사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두물머리 농지는 팔당댐을 만들면서 국가에 토지를 강제수용당한 농부들이 댐 건설 이후 새로 생겨난 토지를 가꾸면서 정부와 힘겹게 싸워서 얻어낸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합법적 경작권을 얻어냈다. 그리고 거기서 이 나라 근대 농업 역사상 처음으로 유기농업을 집단적으로 시도했다. 지금의 네 농부가 이어받은 것은 그 농부들의 권리이고, 그 농부들의 농사이자, 그 농부들의 싸움이다. 이것은 이제 4년이 된 정권이 자전거 도로로 간단히 덮어버릴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 '월가점거시위'를 목격하고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두물머리를 찾은 적이 있다. 그때 밭에 꽂혀 있는 푯말에서 인상적인 문구를 보았다. '불법경작단.' 전체 11가구 중 지난 해 7가구가 정부의 회유와 압박을 이기지 못해 떠났을 때, 두물머리 농부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불법경작자'를 자임하며 그 땅에 상추를 심고 고추를 심고 토마토를 심은 것이다. "그들이 농부들을 불법경작으로 고발한다면, 우리 모두가 무수하고도 무고한 '피고'가 되자." 지난 4월에 '두물머리밭전위원회'가 출범했을 때 시민들이 선언한 문장이다.

이 무도하다 못해 불쌍하기까지 한 지금의 정부는 그 상추와 고추, 토마토를 심는 '불법적 행동'이 얼마나 무서운 의미를 갖는지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 '하천점용권'에 대한 법원 소송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가운데 대법원의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행정대집행을 지금 꼭 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당국자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농민들이 하천점용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그때 가서 별도로 손해보상 소송을 내면 될 것이다." (경향신문)

'우리는 지금 철거할 거고, 너희가 법원에서 승소하면 그때 보상받으면 될 거 아니냐'는 식의 답변을 천연덕스럽게 내뱉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다.

3두물머리에서 기꺼이 '불법경작자'를 자임하며 상추를 심고 고추를 심고 토마토를 심는 사람들을 보았을 때, 나는 작년 11월 17일 뉴욕에서 보았던 한 시위 장면이 생각났다. 뉴욕시 당국이 월가 점거 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리버티스퀘어(주코티공원)'를 기습 철거했을 때 이틀 뒤 수만 명의 뉴욕시민들이 맨해튼 거리로 뛰쳐나왔다. 평소 리버티스퀘어를 점거하고 있던 사람들은 수백 명에 불과했고, 정부는 이들 소수의 점거자들이 전체 시민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공원 이용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정작 시민들은 정부의 철거에 분노를 터뜨리며 도심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날 밤 경찰이 설치한 대형전광판에는 도로에 내려선 사람을 연행하겠다는 문구가 번쩍였고 무장경관들은 수갑을 내비치며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때 예닐곱의 시민들이 천천히, 경찰에게 보라는 듯 도로에 내려섰다. 한 시민이 도로에 내려서면 그는 인도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나면 또다른 시민이 뛰어와 그 손을 잡고 도로에 내려서고 다시 인도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렇게 해서 그날 수백 명의 시민이 연행되었다.

시민 불복종이었다. 언뜻 보면 그들은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불법보행자들'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민불복종은 개별 법조항을 넘어서 더 근본적인 것에 대한 항의 행동이다. 앞서의 (동아일보) 기자는 '무력한 공권력'이라고 했지만, '공권력', '법의 힘'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가라는 물음을 우리는 던져 볼 필요가 있다. 법전에 써 있는 문장들은 그 '힘'을 어디서 가져오는 것일까. 그것은 그 법들을 떠받치고 있는 그 '무언가'로부터 나온다. 그 '무언가'를, 철학자 조르지오 아감벤은 '권위(auctoritas, authority)'라고 했다. 법에 '힘'을 줌으로써 법을 법(실정법)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그 법을 떠받치는 '권위'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원로원이 그런 힘을 가졌다. 원로원은 나라가 위험에 처할 때 '법을 중단시키는' 힘을 합법적으로 소유했다. 아감벤에 따르면 이렇게 비상사태에 처했을 때, 법의 효력을 멈추면서까지도 행사될 수 있는 이 권위가 평상시 '법의 힘'을 가능케 하는 근간이다. '권위'를 가진 사람을 로마에서는 '아욱토르(auctor)'라고 했는데, 이들은 딴 데서 힘을 빌어 오는 자들이 아니라, 스스로 힘을 창출할 수 있는 자들을 뜻했다(이 말들의 어원인 '아우게오(augeo)'는 '증가시킨다'는 뜻이다). 그들이 바로 최고권력자, 즉 주권자였다. 로마에서는 원로원이나, 그 이름이 각별한 아우구스투스 황제 같은 이들이 그랬다. 이 권위로부터 그 힘을 빌어 오지 못하면 법은 효력을 잃어버리고 정무관은 그 직위를 박탈당했다.

근대 사회는 시민들을 주권자로 내세우는 체제이자 시민들의 복종에 의존하는 체제이다. 그러므로 법에 대한 시민 불복종은 표면상으로는 개별적인 법조항 하나를 어기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법의 근간이 되는 권위에 대한 인정의 철회를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법의 권위에 대한 인정을 철회해도 공권력이 행사하는 물리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권위를 박탈함으로써 공권력이 갖는 외견상의 힘은 그대로 있다. 경찰봉과 방패의 힘도 그대로이고 공사용 굴착기의 힘도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사라지는 것은 공권력이 가진 '공적 성격'이다. 그런데 그것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공권력과 사적폭력을 구별할 수 없게 된다. 앞서의 뉴욕 시민들은 리버티스퀘어의 철거를 단행한 뉴욕시 당국의 행동에서 공적 성격을 박탈한 것이다. 경찰에 끌려가지만 그 철거를 공무집행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불복종을 통해 선언한 것이다. 그런데 공적 성격이 부인된 공권력이란 조폭 등 사적 패거리들이 휘두르는 폭력과 다르지 않다.

4몇 주 전에 밀양에 갔을 때 주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송전탑 설치를 강행하는 한전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정부를 향해 한 노인은 내게 말했다. '이 정부가 제 나라 국민을 침략하고 있다'고. 용산의 철거민들도, 쌍용자동차의 노동자들도, 강정의 사람들도 마찬가지 심정일 것이고, 그들의 고통을 깊이 공감하는 많은 시민들 또한 그럴 것이다. 한 나라의 많은 시민들이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에도 정부가 '법'과 '공권력'에 대한 복종만을 요구한다면, 사람들은 정부에 부여된 '공공성'을 박탈하게 될 것이다. 즉 법에 힘을 주는 권위에 대한 인정을 철회할 것이다. 그 순간 정부는 형식상으로만 정부이고 실제로는 더 이상 정부가 아니게 된다. 시민들에게는 정부가 정부라기보다 제 집단의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일개 패거리로 비치는 것이다.

두물머리에서 나는 이것을 느낀다. 농부는 농부로 남기 위해 법을 어기는데 공동체와 생태라는 공공의 가치를 구현하는 것처럼 보이고, 정부는 법을 지키기 위해 공권력을 행사하는데도 건설업자들의 사적 이해에 복무하는 것 같은 느낌말이다. 지난 40년 간 합법적 점용권을 갖고 친환경 농사를 고민한 사람들에게 그 '점용권'을 간단히 빼앗아 범법자로 만들고, 그런 권리가 마구 허용될 수 없는 것임에도 마치 여기를 허용하면 전국적으로 난리가 날 것처럼 떠들어대는 것(그런 난리가 났을 거면 지난 40년간 이미 무수히 났을 것이다). 게다가 이곳 농부들만이 아니라 여러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음에도, 자전거 도로와 잔디공원을 반드시 이곳에 깔아야 한다고, 그것도 조금의 우회조차 할 수 없다고 고집하는 것. 35억이라는 예산을 지금 당장 쓰지 않으면 이 나라에서 사라지는 듯 법석을 떠는 것(이 공사에 쓰지 않으면 국고로 들어가 다른 곳에서 시민들을 위해 쓰일 수도 있고, 최소한 예산을 아끼는 일이라도 될 터인데 말이다). 내 눈에는 이 모든 것들이 올해 임기가 끝나는 특정인과 이 사업에 관여하는 특수한 이해당사자들을 위한 것으로만 보인다.

정말 안타깝게도 이 정부는 법을 집행하면서 법의 근간을 허물고 공권력을 휘두르면서 그 공공성을 잃어가고 있다. 점차 많은 시민들이 그 권위를 부인해 가는데, 정작 정부와 법의 토대가 무너져 가는데, 그 위에서 칼춤을 추고 삽질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두물머리의 네 농부는 비록 '합법적 점용권'을 잃고 '불법경작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농부로 남을 수 있다. 그러나 법의 이름으로 힘만을 과시하는 정부가 있다면 그 정부는 더는 정부로 남지 못할 것이다.

 /고병권 수유너머R 연구원

2012년 7월 30일 월요일

4대강 사업 때문에 정말 쫓겨나야 하는 것일까?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30일자 기사 '4대강 사업 때문에 정말 쫓겨나야 하는 것일까?'를 퍼왔습니다.
[두물머리, 꼭 그래야 합니까 ·①]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마지막 4대강 사업 지역인 팔당 두물머리에 행정대집행 영장이 발부됐다. 오는 8월 6일 집행 예정이다. 정부는 유기농지로 사용돼 온 두물머리에 자전거도로와 공원을 만든다며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에게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이미 다섯 차례 계고장을 보냈다. 몇 차례 충돌도 빚어졌다.

하지만 이미 30년 넘게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온 농민 입장에선 정부의 일방적인 요구가 답답하기만 하다. 생활 터전을 이루고 살던 곳에서 하루아침에 나가라고만 하는 정부의 방침을 받아들이긴 어렵다.

몇 차례 정부와 대화도 요구했고, 절충안도 제시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되레 무단으로 토지를 점유했다며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견디다 못한 11가구 농가 중 7가구가 대체부지와 저리 융자를 받고 떠났다. 나머지 4가구만이 이곳에서 농사를 짓게 해달라며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이들만 싸우고 있는 건 아니다. 이들 싸움에 오랫동안 지지와 연대를 보내온 천주교 신부들과 생협 조합원들, 시민이 함께 이곳을 지키고 있다. 일반 시민은 이곳에 직접 자신들의 텃밭을 가꾸고 있다. 불복종 운동이다.

이런 이들이 30일부터 두물머리에 유기농 텐트촌을 시작한다. 두물머리 행정대집행 하루 전인 8월 5일에는 전야제를 열고 행정대집행이 진행되는 6일 새벽 6시에는 두물머리에서 유기농지 행정대집행 저지를 위한 행동에 돌입한다. 이후 오후 2시에는 두물머리 신양수대교 11번 교각 밑에서 '4대강 회복과 두물머리 보존을 위한 전국 집중 생명평화미사'를 진행한다. (바로가기 ☞ : 두물머리 유기농지 보존작전(두유작전))

이 과정 속에서 종교인, 학자, 일반 시민, 활동가 등이 (프레시안)에 글을 보내왔다. 왜 두물머리에 유기농지가 필요한지, 일방적인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릴레이 기고글이다. (프레시안)은 30일부터 연속해서 이들의 글을 순차적으로 싣는다. (편집자)

"우리 그대로 농사지으며 살게 해 달라"

이 소박한 바램을 짓밟는 포크레인 소리가 전국 여기저기서 들려오려 한다. 지난 1월 70대 농민의 분신에도 불구하고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강행하고 있는 경남 밀양에서. 그리고 골프장 건설로 농성이 계속되고 있는 강원도에서. 그리고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도 팔당 두물머리에서….

지금 팔당 두물머리의 상황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3년이 넘는 세월 동안 두물머리의 농지와 유기농업을 지키려 했던 노력이 권력의 횡포 앞에 위협받고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두물머리의 친환경유기농업은 이어져왔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수도권 소비자들에게 공급해 왔다. 그러던 농민들에게 4대강 사업은 난데없이 다가왔다. 멀쩡한 농지를 폭7미터의 자전거 도로ㆍ산책로와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자전거동호회 사람들조차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는 곳에 자전거도로를 만들겠다는 이 어처구니없는 계획은 막무가내로 밀어붙여졌다.

단식농성, 삼보일배, 그리고 매일 이어지는 생명평화미사… 농민들과 종교계, 시민사회는 온갖 노력들을 다 했다.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아니고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소용이 없었다. 정부는 얘기를 들을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농민들은 포기하지 않고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버텨왔다. 그 사이에 많은 가구들이 떠났다. 이제 4가구가 남았다.

남은 농민들은 올 봄에 씨를 뿌릴 것인지? 고민했다. 언제 공사가 강행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는 농사짓는 것 자체를 불법이라고 몰아붙이고 있었다. 벌금을 부과하고 협박을 했다. 그 속에서도 농민들은 올해 농사를 짓기로 했다. 그리고 농민들이 외롭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이 불법을 같이하기로 했다. '두물머리 밭전(田)위원회'가 출범했고, 많은 사람들이 농사에 참여하고 있다.

▲ 두물머리. ⓒ프레시안(허환주)

농지를 없애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사업

그러나 정부는 농민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정부(서울지방국토관리청)는 두물머리 농민들에게 행정대집행을 예고하고 나섰다. 오는 8월 6일 새벽 6시에 행정대집행을 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대법원에 가 있는 재판도 끝나지 않았지만, 정부는 법원 판결도 나기 전에 집행을 서두르고 있다. 마치 정권이 끝나기 전에 농지를 밀어버리는 것이 유일한 목적인 것처럼….

이것을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 이미 파탄 난 것으로 드러난 4대강 사업 때문에 유기농업을 지어 온 농민들이 쫓겨나야 하는 것일까? 자전거 도로는 왜 반드시 유기농지를 지나가야 하는 것일까? 평소 지어오던 농사를 계속 짓는 게 불법이 되고 강제 철거를 당해야 하는 기막힌 현실을 농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두물머리에 가 본 사람은 안다. 두물머리는 아름답고 비옥한 땅이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그 곳에 가 본 사람은 그 평화로움을 잊을 수 없다. 유유히 흐르는 물은 이곳이 콘크리트로 덮일 수 없는 생명의 땅임을 보여주고 있다.

두물머리는 비옥한 농토이기도 하다. 이건 주관적인 주장이 아니다. 7월 22일자 조선일보에는 두물머리에서 농사를 짓다 다른 곳으로 이주해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이 농민은 두물머리 농지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두물머리는 대한민국에서 신이 내려준 농토예요. 정말 비옥했죠"

신이 내려준 비옥한 농토를 콘크리트로 덮겠다는 것은 만행이다. 그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어떤 근거도 정부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설명도 못하고 있다. 남은 것은 '정부가 강행하는 사업이니 복종하라'는 횡포뿐이다.

차라리 공범자가 되겠다

그래서 복종하지 못한다. 아니 불복종한다. 나는 8월 5일 밤 두물머리 농민들과 함께 밤을 보내려고 한다. 8월 6일 아침 행정대집행이 들어온다면, 농민들과 함께 할 것이다. 공무집행방해죄가 된다고 하면 달게 받을 것이다. 비록 4가구이지만, 겸손함과 땅에 대한 애정으로 살아온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범죄라면, 나는 공범자가 될 것이다. 내년에도 두물머리에서 농사짓는 농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만 있다면, 그건 전혀 고단한 일이 아니다.

내가 속해 있는 녹색당도 두물머리 농지를 지키는 활동에 참여해 왔다. 당원들이 두물머리 밭전위원회에도 참여해 왔다. 8월 6일로 행정대집행이 예고된 이후에는 지역별로 현수막을 걸고, 8월 첫째 주에 있을 두물머리 텐트촌에도 참여하며, 8월 5일 전야제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10월로 예정된 재창당 작업 때문에 정신이 없는 상황이지만, 녹색당 사무실을 8월 6일부터 일정기간 동안 두물머리로 옮기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비록 작은 힘이지만 두물머리에 보탤 것이다.

마지막으로 유영훈 팔당 공대위 위원장의 글 한 구절을 읽으며 두 손을 가슴에 모은다.

"중장비에 찍혀 버려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을 살리기 위한 농민들의 땀방울은 마르지 않을 것입니다. 부디 내년 봄에도 어린이들이 두물머리 딸기를 맛볼 수 있기를 오늘도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승수 변호사, 녹색당 사무처장

2012년 7월 19일 목요일

"두물머리에 삽 대신 호박을, 공사 대신 농사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19일자 기사 '"두물머리에 삽 대신 호박을, 공사 대신 농사를"'를 퍼왔습니다.
[현장] 철거 위기에 놓인 두물머리 유기농지 지키기 나선 시민들

쿵짝소리에 맞춰 신나는 춤판이 벌어졌다. '몸빼' 바지에 밀짚모자 쓰고 장화신은 20대 청년들이 가지, 호박 등을 들고 대한문 앞 광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대한문 옆에 설치된 스피커에선 '두물머리에 공사 대신 농사를'이란 생소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인디 음악가 야마가타 트윅스터가 부르고 있었다.

"두물머리에 공사 대신 농사를, 삽~삽~삽~, 괭이~괭이~괭이~, 호미~호미~호미~"

묘한 박자에 맞춰 야마가타 씨가 노랫말을 읊으면 춤을 추던 사람들은 손에 있는 호박 등을 머리 위로 올리며 함께 끝말을 외쳤다. 몇 곡의 노래를 부르며 대한문 앞 광장을 돌아다녔을까. 이윽고 함께 춤을 추던 50여 명의 시민들은 일렬로 서더니 '모내기'를 시작했다. 일명 '아스팔트 모내기'였다. 손에는 모내기 할 모 대신 분필이 들려 있었다. 분필로 바닥에 깨알같이 모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였다.

18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는 팔당공동대위와 두물머리 유기농지 보존 대작전(두유작전), 4대강 복원 범국민 대책위원회 주최로 '세계최초' 유기농 집회가 열렸다. 4대강 사업 현장인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 유기농지가 현재 강제 철거될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 대한문 앞 광장에 분필로 모내기 심기 퍼포먼스를 진행 중이다. ⓒ프레시안(허환주)

두물머리는 경기 양평군 양수리에 위치한 곳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의 두 물이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는 팔당 두물머리 유기농 단지가 있지만 서울지방국토청은 4대강 사업 구간 공사를 위해 18일까지 자진철거를 통보했다.

지난 17일부터는 시공업체가 불도저, 덤프트럭 등의 장비를 투입해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두물머리 4대강 시공사인 코오롱 건설은 17일 아침 6시께부터 예고없이 공사를 시작했고, 7시 30분께 이를 발견한 농민들과 지역주민, 천주교연대 등이중장비를 막으며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날 오후 들어 시공사 측 장비들은 철수했지만 용역들은 현장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두물머리 농민들은 대법원 판결도 남아 있고 정치권과 종교계, 시민사회에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중재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시공사가 기습적으로 공사를 시작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국토부가 직접 농민들과 대화에 나서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토부는 그럴 생각이 없는 모양새다. 이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대한문에 모인 이유다.

"우리가 심은 모를 가을에 수확하러 가자"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제남 통합진보당 의원은 "5월에 가서 모를 심었는데 그 모가 가을에는 수확할 수 있다"며 "힘들게 농사를 지었는데 그것을 수확하지 못한다면 억울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팔당 유기농 단지는 생명의 땅으로 우리에게 생명을 심는 기쁨을 주고, 생명을 수확하는 기쁨을 주고, 생명을 나누는 기쁨을 준다"며 "그런 땅을 지키는 농민들에게 국토부는 폭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국토부가 우리에게 밥을 주진 못 한다"며 "우리가 심은 모를 가을에 수확하러 가자"고 독려했다.

두물머리에서 들깨와 참깨를 기른다는 조언정 팔당마실교회 목사는 "우린 무작정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혜를 짜내서 후손들에게 생명이 흐르는 땅을 물려주자는 것"이라며 "토건 세력들이 이 땅을 짓밟는 상황에서 우리의 어머니인 토지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참사 이상림 씨 부인 전재숙 씨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 22명이 세상을 떠난 것은 살 수 있게 해달라는 외침이었다"고 말했다. 전재숙 씨는 "두물머리도 쌍용자동차에서 세상을 떠난 이와 마찬가지"라며 "지금의 정부는 농사짓고 살고 싶다고 외침을 눈과 귀로 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재숙 씨는 ""힘없는 우리들이 똘똘 뭉쳐 싸워나가자"며 "두물머리는 꼭 승리할 거라 믿는다"고 독려했다.

앞서 팔당공대위는 '두물머리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행동연대'를 결성하고 본격 대응에 나섰다. 종교계와 시민사회 등은 16일 국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물머리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대화"를 촉구했다.

 /허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