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공사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공사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7월 19일 목요일

"두물머리에 삽 대신 호박을, 공사 대신 농사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19일자 기사 '"두물머리에 삽 대신 호박을, 공사 대신 농사를"'를 퍼왔습니다.
[현장] 철거 위기에 놓인 두물머리 유기농지 지키기 나선 시민들

쿵짝소리에 맞춰 신나는 춤판이 벌어졌다. '몸빼' 바지에 밀짚모자 쓰고 장화신은 20대 청년들이 가지, 호박 등을 들고 대한문 앞 광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대한문 옆에 설치된 스피커에선 '두물머리에 공사 대신 농사를'이란 생소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인디 음악가 야마가타 트윅스터가 부르고 있었다.

"두물머리에 공사 대신 농사를, 삽~삽~삽~, 괭이~괭이~괭이~, 호미~호미~호미~"

묘한 박자에 맞춰 야마가타 씨가 노랫말을 읊으면 춤을 추던 사람들은 손에 있는 호박 등을 머리 위로 올리며 함께 끝말을 외쳤다. 몇 곡의 노래를 부르며 대한문 앞 광장을 돌아다녔을까. 이윽고 함께 춤을 추던 50여 명의 시민들은 일렬로 서더니 '모내기'를 시작했다. 일명 '아스팔트 모내기'였다. 손에는 모내기 할 모 대신 분필이 들려 있었다. 분필로 바닥에 깨알같이 모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였다.

18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는 팔당공동대위와 두물머리 유기농지 보존 대작전(두유작전), 4대강 복원 범국민 대책위원회 주최로 '세계최초' 유기농 집회가 열렸다. 4대강 사업 현장인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 유기농지가 현재 강제 철거될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 대한문 앞 광장에 분필로 모내기 심기 퍼포먼스를 진행 중이다. ⓒ프레시안(허환주)

두물머리는 경기 양평군 양수리에 위치한 곳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의 두 물이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는 팔당 두물머리 유기농 단지가 있지만 서울지방국토청은 4대강 사업 구간 공사를 위해 18일까지 자진철거를 통보했다.

지난 17일부터는 시공업체가 불도저, 덤프트럭 등의 장비를 투입해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두물머리 4대강 시공사인 코오롱 건설은 17일 아침 6시께부터 예고없이 공사를 시작했고, 7시 30분께 이를 발견한 농민들과 지역주민, 천주교연대 등이중장비를 막으며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날 오후 들어 시공사 측 장비들은 철수했지만 용역들은 현장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두물머리 농민들은 대법원 판결도 남아 있고 정치권과 종교계, 시민사회에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중재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시공사가 기습적으로 공사를 시작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국토부가 직접 농민들과 대화에 나서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토부는 그럴 생각이 없는 모양새다. 이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대한문에 모인 이유다.

"우리가 심은 모를 가을에 수확하러 가자"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제남 통합진보당 의원은 "5월에 가서 모를 심었는데 그 모가 가을에는 수확할 수 있다"며 "힘들게 농사를 지었는데 그것을 수확하지 못한다면 억울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팔당 유기농 단지는 생명의 땅으로 우리에게 생명을 심는 기쁨을 주고, 생명을 수확하는 기쁨을 주고, 생명을 나누는 기쁨을 준다"며 "그런 땅을 지키는 농민들에게 국토부는 폭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국토부가 우리에게 밥을 주진 못 한다"며 "우리가 심은 모를 가을에 수확하러 가자"고 독려했다.

두물머리에서 들깨와 참깨를 기른다는 조언정 팔당마실교회 목사는 "우린 무작정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혜를 짜내서 후손들에게 생명이 흐르는 땅을 물려주자는 것"이라며 "토건 세력들이 이 땅을 짓밟는 상황에서 우리의 어머니인 토지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참사 이상림 씨 부인 전재숙 씨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 22명이 세상을 떠난 것은 살 수 있게 해달라는 외침이었다"고 말했다. 전재숙 씨는 "두물머리도 쌍용자동차에서 세상을 떠난 이와 마찬가지"라며 "지금의 정부는 농사짓고 살고 싶다고 외침을 눈과 귀로 막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재숙 씨는 ""힘없는 우리들이 똘똘 뭉쳐 싸워나가자"며 "두물머리는 꼭 승리할 거라 믿는다"고 독려했다.

앞서 팔당공대위는 '두물머리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행동연대'를 결성하고 본격 대응에 나섰다. 종교계와 시민사회 등은 16일 국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물머리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대화"를 촉구했다.

 /허환주 기자

2012년 7월 17일 화요일

‘전두환의 추억’ 평화의 댐 수천억 들여 또 공사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16일자 기사 '‘전두환의 추억’ 평화의 댐 수천억 들여 또 공사'를 퍼왔습니다.

  

0.0000…1% 재난 대비? ‘혈세의 늪’ 평화의 댐에 또 1650억
 정부 “극한강우·금강산댐 붕괴 동시발생 견디게
”2329억 들인 보수 7년만에 또 콘크리트 덧댈 예정
“천문학적 확률” “실효 없어” 예산낭비 비판 봇물

춘천에서 차로 1시간30분, 해발 700m를 웃도는 험준한 해산령에 이르자 디젤엔진의 스포츠 유틸리티 트럭(SUT)도 힘겨운 듯 깔딱거린다. 굽이굽이 고갯길 너머엔, 벽지에 어울리지 않는 125m 높이 콘크리트 구조물이 두 산 사이의 고개를 완전히 메우며 우뚝 서 있다. 전세계에서 유일한 군사용 댐, ‘평화의 댐’이다.지난 8일 찾아 간 평화의 댐은 개울 수준의 북한강 상류를 가로막고 있었다. 이 댐은 1989년 국민 성금 639억원을 포함해 총 1506억원을 들여 1단계로 완공됐다. 오로지 북의 금강산댐에서 방류하는 물을 막기 위해 발전, 수문 기능 등은 생략된 ‘홍수 조절 전용 군사용 댐’이다. 1987년 당시 ‘63빌딩’ 절반 높이까지 들어찬다는 북한의 금강산댐 방류 실험 결과는 범국민적 모금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나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8년 ‘5공 청문회’에서 결론을 냈듯이, 평화의 댐 사업은 북한 위협을 정치적으로 과장한 ‘대국민 사기극’이었다.그 뒤 금강산댐의 붕괴 가능성이 제기되고 일부 홍수 조절 기능을 갖고 있음이 재조명되면서, 노무현 정부는 2005년 2329억원을 들여 평화의 댐을 보강했다. 80m 높이 댐을 125m로 높이고, 암석으로 이뤄져 있던 댐의 북쪽 사면을 콘크리트로 덧대는 공사였다. 당시 보강 기준은 ‘금강산댐이 붕괴’되고 ‘200년 만의 폭우’가 동시에 내려도 이겨낼 수 있는 기준이었다. 당시 노무현 정부는 “어떤 조건에서도 안전한 댐 설비를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또다시 평화의 댐에 165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어서 논란을 부르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댐 치수능력 증대사업의 일환으로 2014년까지 평화의 댐 남쪽 사면을 콘크리트로 덧대는 2차 보강사업을 벌이기로 지난해 결정했고, 오는 9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번 공사에서는 ‘금강산댐이 붕괴’되고, ‘극한강우’(상상 가능한 최대 폭우·Probable Maximum Precipitation)가 내려도 견딜 수 있는 기준을 적용했다. 이를 두고, 실효성 없는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나온다. 1차 보강사업을 벌인 지 10년도 안 돼 또다시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먼저 극한강우와 금강산댐 붕괴라는 조건이 충족될 가능성이 너무 낮다는 점이 꼽힌다. 극한강우는 말 그대로 상상 가능한 최대치의 강우량을 말한다. 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극한강우는 대기권 수증기가 모두 비로 내리는 경우를 말한다. 환경운동연합 이철재 초록정책팀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극한강우에 근접한 강우량이 종종 나타나긴 하지만, 여기에 금강산댐이 무너지는 경우까지 가정하는 것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확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환경단체 쪽에선 건설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평화의 댐 첫 공사와 1차 보강공사는 대림산업에서 맡았는데, 2차 보강공사의 시공사는 아직 미정이다. 2005년에 이어 7년 만에 다시 보강공사를 벌이면서 예산 낭비는 더 심해졌다. 골재 채취용 돌산은 복구됐다 다시 파헤쳐져야 하고, 현장 콘크리트 배합공장은 철거했다 다시 설치해야 할 상황이다.댐 설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의 안전기준이 논리적 모순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댐 옆 산등성이 중간에 높이 6m를 웃도는 차량용 터널이 있어, 만수위에 이른 물이 배후지로 빠지게 되면 댐의 지반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설계 전문가는 “배후로 빠지는 물을 유도하는 유도로조차 갖추지 않은 터널은 그대로 방치하면서, 콘크리트만 덧씌워 극한강우를 견딘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화천/글·사진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