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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31일 화요일

농부로 남으려면 범법자가 돼야만 합니까?


이글은 프레시안 2012-07-31일자 기사 '농부로 남으려면 범법자가 돼야만 합니까?'를 퍼왔습니다.
[두물머리, 꼭 그래야 합니까 ·②] "건설사 이익 돕는 공권력 행사"

마지막 4대강 사업 지역인 팔당 두물머리에 행정대집행 영장이 발부됐다. 오는 8월 6일 집행 예정이다. 정부는 유기농지로 사용돼 온 두물머리에 자전거도로와 공원을 만든다며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에게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이미 다섯 차례 계고장을 보냈다. 몇 차례 충돌도 빚어졌다.

하지만 이미 30년 넘게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온 농민 입장에선 정부의 일방적인 요구가 답답하기만 하다. 생활 터전을 이루고 살던 곳에서 하루아침에 나가라고만 하는 정부의 방침을 받아들이긴 어렵다.

몇 차례 정부와 대화도 요구했고, 절충안도 제시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되레 무단으로 토지 점유했다며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견디다 못한 11가구 농가 중 7가구가 대체부지와 저리 융자를 받고 떠났다. 나머지 4가구만이 이곳에서 농사를 짓게 해달라며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이들만 싸우고 있는 건 아니다. 이들 싸움에 오랫동안 지지와 연대를 보내온 천주교 신부들과 생협 조합원들, 시민이 함께 이곳을 지키고 있다. 일반 시민은 이곳에 직접 자신들의 텃밭을 가꾸고 있다. 불복종 운동이다.

이런 이들이 30일부터 두물머리에 유기농 텐트촌을 시작한다. 두물머리 행정대집행 하루 전인 8월 5일에는 전야제를 열고 행정대집행이 진행되는 6일 새벽 6시에는 두물머리에서 유기농지 행정대집행 저지를 위한 행동에 돌입한다. 이후 오후 2시에는 두물머리 신양수대교 11번 교각 밑에서 '4대강 회복과 두물머리 보존을 위한 전국 집중 생명평화미사'를 진행한다. (바로가기 ☞ : 두물머리 유기농지 보존작전(두유작전))

이 과정 속에서 종교인, 학자, 일반 시민, 활동가 등이 (프레시안)에 글을 보내왔다. 왜 두물머리에 유기농지가 필요한지, 일방적인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릴레이 기고글이다. (프레시안)은 30일부터 연속해서 이들의 글을 순차적으로 싣는다. (편집자)

1"국공유지를 불법 점유한 유기농민 4명과 두물머리를 '최후의 보루'로 삼은 일부 좌파단체 앞에서 국가 공권력이 무기력하게 멈춰 서 있다."

지난 6월 23일 (동아일보)(인터넷판)에 실린 '한강1공구 양평 두물지구'의 상황을 묘사한 기사의 한 대목이다. '한강1공구 양평 두물지구'라는 표현만큼이나 참 을씨년스러운 문장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무얼 하라는 것일까. 농민 넷뿐인데 그냥 밀어버리지 왜 그렇게 무기력하게 있냐고? 아마도 철거민들이 용산 남일당 망루에 올라가 우리 말 좀 들어달라고, 우리를 이런 식으로 내쫓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을 때, 저 높은 분도 그렇게 말했을지 모르겠다. 법을 어기고 공권력 조롱하는 거 아니냐고. 왜 그렇게 공권력이 무기력하냐고. 그래서 그들은 결국 법을 구현했고 우리는 시신들을 안아야 했다.

따지고 보면 법(lex)도 일종의 언어(lexicon)이다. 그러나 그것은 '대화어'라기보다는 '명령어'다. 언어의 본질은 소통에 있지만 '법'을 맨 앞에 내세운다는 것은 언어의 중단, 즉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말을 독점하는 것, 듣기 없이 말하기만 하는 것. 이 정부는 출범 때부터 '법치'를 귀 따갑게 떠들었는데 아마도 처음부터 '불통'을 자임했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생각해 볼 일이다. 언어가 언어 즉 소통이기를 중단하고, 정부와 공권력이 사람들을 추방하며 공동성의 중단을 내비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말이다.

 
▲ 두물머리. ⓒ프레시안(허환주)

2두물머리에서 철거명령을 거부한 채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들이 지금 '불법경작자'인 것은 맞다. 하지만 어떤 점에서 이들은 불법을 저질렀다기보다 불법을 당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들의 농사는 합법이었다. 이들은 당국이 부여해준 '토지 점용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정부가 문제의 '4대강 개발'을 명목으로 이 '점용권'을 간단히 취소해버렸다. 농부들이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채 '불법자'가 된 사연이다. 이처럼 범법자가 된 사연은 참 간단하지만, 이들이 거기서 합법적으로 농사를 지어온 역사는 그리 간단치가 않다.

두물머리 농지는 팔당댐을 만들면서 국가에 토지를 강제수용당한 농부들이 댐 건설 이후 새로 생겨난 토지를 가꾸면서 정부와 힘겹게 싸워서 얻어낸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합법적 경작권을 얻어냈다. 그리고 거기서 이 나라 근대 농업 역사상 처음으로 유기농업을 집단적으로 시도했다. 지금의 네 농부가 이어받은 것은 그 농부들의 권리이고, 그 농부들의 농사이자, 그 농부들의 싸움이다. 이것은 이제 4년이 된 정권이 자전거 도로로 간단히 덮어버릴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 '월가점거시위'를 목격하고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두물머리를 찾은 적이 있다. 그때 밭에 꽂혀 있는 푯말에서 인상적인 문구를 보았다. '불법경작단.' 전체 11가구 중 지난 해 7가구가 정부의 회유와 압박을 이기지 못해 떠났을 때, 두물머리 농부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불법경작자'를 자임하며 그 땅에 상추를 심고 고추를 심고 토마토를 심은 것이다. "그들이 농부들을 불법경작으로 고발한다면, 우리 모두가 무수하고도 무고한 '피고'가 되자." 지난 4월에 '두물머리밭전위원회'가 출범했을 때 시민들이 선언한 문장이다.

이 무도하다 못해 불쌍하기까지 한 지금의 정부는 그 상추와 고추, 토마토를 심는 '불법적 행동'이 얼마나 무서운 의미를 갖는지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 '하천점용권'에 대한 법원 소송이 엎치락뒤치락 하는 가운데 대법원의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행정대집행을 지금 꼭 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당국자 중 한 사람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농민들이 하천점용 소송에서 승소한다면 그때 가서 별도로 손해보상 소송을 내면 될 것이다." (경향신문)

'우리는 지금 철거할 거고, 너희가 법원에서 승소하면 그때 보상받으면 될 거 아니냐'는 식의 답변을 천연덕스럽게 내뱉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놀랍다.

3두물머리에서 기꺼이 '불법경작자'를 자임하며 상추를 심고 고추를 심고 토마토를 심는 사람들을 보았을 때, 나는 작년 11월 17일 뉴욕에서 보았던 한 시위 장면이 생각났다. 뉴욕시 당국이 월가 점거 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리버티스퀘어(주코티공원)'를 기습 철거했을 때 이틀 뒤 수만 명의 뉴욕시민들이 맨해튼 거리로 뛰쳐나왔다. 평소 리버티스퀘어를 점거하고 있던 사람들은 수백 명에 불과했고, 정부는 이들 소수의 점거자들이 전체 시민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공원 이용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정작 시민들은 정부의 철거에 분노를 터뜨리며 도심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날 밤 경찰이 설치한 대형전광판에는 도로에 내려선 사람을 연행하겠다는 문구가 번쩍였고 무장경관들은 수갑을 내비치며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그때 예닐곱의 시민들이 천천히, 경찰에게 보라는 듯 도로에 내려섰다. 한 시민이 도로에 내려서면 그는 인도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나면 또다른 시민이 뛰어와 그 손을 잡고 도로에 내려서고 다시 인도를 향해 손을 뻗었다. 그렇게 해서 그날 수백 명의 시민이 연행되었다.

시민 불복종이었다. 언뜻 보면 그들은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불법보행자들'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민불복종은 개별 법조항을 넘어서 더 근본적인 것에 대한 항의 행동이다. 앞서의 (동아일보) 기자는 '무력한 공권력'이라고 했지만, '공권력', '법의 힘'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가라는 물음을 우리는 던져 볼 필요가 있다. 법전에 써 있는 문장들은 그 '힘'을 어디서 가져오는 것일까. 그것은 그 법들을 떠받치고 있는 그 '무언가'로부터 나온다. 그 '무언가'를, 철학자 조르지오 아감벤은 '권위(auctoritas, authority)'라고 했다. 법에 '힘'을 줌으로써 법을 법(실정법)으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그 법을 떠받치는 '권위'이다.

고대 로마에서는 원로원이 그런 힘을 가졌다. 원로원은 나라가 위험에 처할 때 '법을 중단시키는' 힘을 합법적으로 소유했다. 아감벤에 따르면 이렇게 비상사태에 처했을 때, 법의 효력을 멈추면서까지도 행사될 수 있는 이 권위가 평상시 '법의 힘'을 가능케 하는 근간이다. '권위'를 가진 사람을 로마에서는 '아욱토르(auctor)'라고 했는데, 이들은 딴 데서 힘을 빌어 오는 자들이 아니라, 스스로 힘을 창출할 수 있는 자들을 뜻했다(이 말들의 어원인 '아우게오(augeo)'는 '증가시킨다'는 뜻이다). 그들이 바로 최고권력자, 즉 주권자였다. 로마에서는 원로원이나, 그 이름이 각별한 아우구스투스 황제 같은 이들이 그랬다. 이 권위로부터 그 힘을 빌어 오지 못하면 법은 효력을 잃어버리고 정무관은 그 직위를 박탈당했다.

근대 사회는 시민들을 주권자로 내세우는 체제이자 시민들의 복종에 의존하는 체제이다. 그러므로 법에 대한 시민 불복종은 표면상으로는 개별적인 법조항 하나를 어기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법의 근간이 되는 권위에 대한 인정의 철회를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법의 권위에 대한 인정을 철회해도 공권력이 행사하는 물리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권위를 박탈함으로써 공권력이 갖는 외견상의 힘은 그대로 있다. 경찰봉과 방패의 힘도 그대로이고 공사용 굴착기의 힘도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사라지는 것은 공권력이 가진 '공적 성격'이다. 그런데 그것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공권력과 사적폭력을 구별할 수 없게 된다. 앞서의 뉴욕 시민들은 리버티스퀘어의 철거를 단행한 뉴욕시 당국의 행동에서 공적 성격을 박탈한 것이다. 경찰에 끌려가지만 그 철거를 공무집행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을 불복종을 통해 선언한 것이다. 그런데 공적 성격이 부인된 공권력이란 조폭 등 사적 패거리들이 휘두르는 폭력과 다르지 않다.

4몇 주 전에 밀양에 갔을 때 주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송전탑 설치를 강행하는 한전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정부를 향해 한 노인은 내게 말했다. '이 정부가 제 나라 국민을 침략하고 있다'고. 용산의 철거민들도, 쌍용자동차의 노동자들도, 강정의 사람들도 마찬가지 심정일 것이고, 그들의 고통을 깊이 공감하는 많은 시민들 또한 그럴 것이다. 한 나라의 많은 시민들이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을 때에도 정부가 '법'과 '공권력'에 대한 복종만을 요구한다면, 사람들은 정부에 부여된 '공공성'을 박탈하게 될 것이다. 즉 법에 힘을 주는 권위에 대한 인정을 철회할 것이다. 그 순간 정부는 형식상으로만 정부이고 실제로는 더 이상 정부가 아니게 된다. 시민들에게는 정부가 정부라기보다 제 집단의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일개 패거리로 비치는 것이다.

두물머리에서 나는 이것을 느낀다. 농부는 농부로 남기 위해 법을 어기는데 공동체와 생태라는 공공의 가치를 구현하는 것처럼 보이고, 정부는 법을 지키기 위해 공권력을 행사하는데도 건설업자들의 사적 이해에 복무하는 것 같은 느낌말이다. 지난 40년 간 합법적 점용권을 갖고 친환경 농사를 고민한 사람들에게 그 '점용권'을 간단히 빼앗아 범법자로 만들고, 그런 권리가 마구 허용될 수 없는 것임에도 마치 여기를 허용하면 전국적으로 난리가 날 것처럼 떠들어대는 것(그런 난리가 났을 거면 지난 40년간 이미 무수히 났을 것이다). 게다가 이곳 농부들만이 아니라 여러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음에도, 자전거 도로와 잔디공원을 반드시 이곳에 깔아야 한다고, 그것도 조금의 우회조차 할 수 없다고 고집하는 것. 35억이라는 예산을 지금 당장 쓰지 않으면 이 나라에서 사라지는 듯 법석을 떠는 것(이 공사에 쓰지 않으면 국고로 들어가 다른 곳에서 시민들을 위해 쓰일 수도 있고, 최소한 예산을 아끼는 일이라도 될 터인데 말이다). 내 눈에는 이 모든 것들이 올해 임기가 끝나는 특정인과 이 사업에 관여하는 특수한 이해당사자들을 위한 것으로만 보인다.

정말 안타깝게도 이 정부는 법을 집행하면서 법의 근간을 허물고 공권력을 휘두르면서 그 공공성을 잃어가고 있다. 점차 많은 시민들이 그 권위를 부인해 가는데, 정작 정부와 법의 토대가 무너져 가는데, 그 위에서 칼춤을 추고 삽질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두물머리의 네 농부는 비록 '합법적 점용권'을 잃고 '불법경작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농부로 남을 수 있다. 그러나 법의 이름으로 힘만을 과시하는 정부가 있다면 그 정부는 더는 정부로 남지 못할 것이다.

 /고병권 수유너머R 연구원

2012년 7월 30일 월요일

7일 앞으로 다가온 '팔당대집행'..."끝까지 막겠다"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7-29일자 기사 '7일 앞으로 다가온 '팔당대집행'..."끝까지 막겠다"'를 퍼왔습니다.
팔당유기농단지 지키기 행진... 이용훈 주교 "공권력 투입하면 용서하지 않는다"

▲ 팔당유기농단지 강제철거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9일 오후 서울 명동을 행진하고 있다. ⓒ 최지용

불볕더위에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진 서울. 높은 건물이 만든 그늘 속에서도 이미 달궈진 아스팔트 때문에 후끈한 기운이 느껴진다. 그 위에 자리를 깔고 앉은 사람들. 복장만큼은 시원해 보인다. 챙이 큰 밀짚모자에 품이 넓은 '몸빼바지'를 입은 이들은 얼굴에 한가득 웃음을 담았다. 손에는 '부들'을 한 움큼씩 잡았다. '부득이'라고도 불리는 '부들'은 습지나 연못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로 7월에 노란 꽃을 피운다. 그리고 4대강 사업 반대운동의 '최후의 보루', 경기도 팔당 두물머리 유기농단지의 자연을 상징하는 풀이기도 하다.

29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두물머리 행정대집행 중단을 촉구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오는 8월 6일로 예정된 행정대집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날이다. 참기 어려운 더위에도 불구하고 300여 명의 시민이 모여 두물머리 강제철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팔당유기농단지에서 생산된 오이, 호박, 가지 등 유기 농산물을 손에 들고 "공사 말고 농사 짓자"는 구호를 외쳤다.  팔당유기농단지는 4대강 사업 구간 가운데 유일하게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곳이지만 최근 국토해양부가 행정대집행을 예고해 철거 위기를 맞고 있다.

이용훈 주교 "중재안 갖고 청와대 만나겠다"

▲ 팔당유기농단지 강제철거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9일 오후 서울 명동을 행진하고 있다. ⓒ 최지용

▲ 팔당유기농단지 강제철거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9일 오후 서울 명동을 행진하고 있다. ⓒ 최지용

팔당 두물머리는 1970년대부터 유기농사가 시작됐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되기 전 많게는 10여 가구가 농사를 지었지만 지금은 단 4개 농가만 남아있다. 이들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유기농을 위한 하천점용허가를 받았고 이를 근거로 공사 집행을 막고 있다. 법원은 이들의 '농사지을 권리'를 일부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남은 두물머리 농민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자전거도로와 공원화를 진행하면서도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출발점인 의미를 살려 농지를 보존하는 절충안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날 문화제에 참석한 유영훈 팔당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 철거에 나선다면 온 몸을 던져 끝까지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렇게 더운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이 자리에 나와 주신 모습에 힘을 얻는다"며 "강제철거가 예고된 8월 6일에도 여기 계신 분들, 더 많은 시민들이 우리와 함께 팔당을 지켜주신다면 정부도 함부로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동에서 문화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이후 청계천과 덕수궁 대한문을 거쳐 정동에 위치한 서울국토지방청까지 행진을 벌였다. 팔당 유기농단지 공사를 포함해 4대강 사업 한강 구간은 서울국토지방청이 발주기관이다.

한편, 이날 문화제에 앞서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이용훈 주교(수원교구장)는 두물머리를 방문해 농민들의 의견을 듣고 강제철거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팔당공대위에 따르면 이용훈 주교는 "용산참사를 다룬 을 꼼꼼히 보면서 정부가 시민의 생명을 아끼고 존중하며 국민을 섬기는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며 "8월 6일을 전후해 두물머리에서 대집행이 벌어진다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부에 경고했다.

이어 "농민이나 노동자와 같은 이들을 존중하고 섬기는 일이 국가가 해야 할 일이고 또한 우리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며 "두물머리를 친환경적으로 보존하는 중재안을 청와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4대강사업을 통해 두물머리 8만평 규모에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식목식재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반면, 농민들은 사업부지 내 유휴지(계획이 없는 유보지)에 1만2000평 규모의 시민참여형 유기농장을 조성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민주통합당 이미경, 박기춘 의원과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 등 국회의원 61명이 "정부는 두물머리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행정대집행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 팔당유기농단지 강제철거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9일 오후 서울 명동을 행진하고 있다. ⓒ 최지용

최지용(endofwinter)

2012년 6월 29일 금요일

"4대강 재앙은 예측할 수 없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6-28일자 기사 '"4대강 재앙은 예측할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http://vimeo.com/44822359

'4대강 저격수'로 18대 국회에서 지난 2년간 '4대강'을 두고 가장 뜨겁게 싸웠던 김진애 민주통합당(민주당) 전 의원. 김 전 의원은 18대 국회를 떠나면서 보도자료를 내 "4대강의 문제점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라는 외침을 남기기도 했다.
최근 104년만에 찾아온 가뭄에 쓸데없는 건설사업, 앞으로 장마 등으로 2차 피해까지 낼 수 있다는 전망을 두고 '4대강 재앙'으로 불리는 '4대강 살리기 사업'.
'4대강 저격수'로 알려진 김진애 전 의원을 만나 4대강, 2012년 대선 등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김진애 전 의원은 26일 (주)인간도시컨센서스 사무실에서 "(4대강 사업의) 가장 중요한 것은 '재앙의 실체가 무엇인가이다"라면서 "가뭄에도 유명무실하며 홍수가 왔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나, 보 자체는 안전한가, 수질문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등 문제점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밝혔다.
예측하지 못한 문제들 자료 폐기 우려, 반드시 국정조사해야 한다
김 전 의원은 "(그간 4대강 문제를 조사하면서) 저는 무척 많은 문제에 대해 예측했지만, 지금은 예측하지 못한 문제들이 터져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국토부에서는) 객관적인 검증을 한다고 말만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이라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국회에서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조사해야 한다"며 "새누리당 역시 4대강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지만, 이 문제를 제대로 보기 위해선 국정조사 위원회를 꾸려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내년 2월에 임기가 끝나는데,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자료가 폐기될 위험이 굉장히 크다"며 "(4대강은) 결코 잠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조사에 대해 △국토부 등 관계부서 서류조사 △세굴현상·녹조현상 등 현장조사 △가뭄·수해 등 허와 실, 목적에 대해 검토하는 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국회의원과 외부전문가 토론 등으로 자세히 국정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함안보 붕괴설 신호가 왔다
또 최근 트위터에 떠돌던 '함안보 붕괴설'과 관련해 김 전 의원은 "함안보의 붕괴까지는 아닐지라도 일으킬 수 있는 신호가 왔다"라면서 그 원인을 세굴현상으로 지적했다.
그는 함안보에 가서 상태를 직접 확인한 결과 보 앞뒤로 세굴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고 밝혔다. 물론 세계 어디에서나 보를 만들면 세굴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나 이같은 현상이 보의 기초를 파내고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구미보도 직접 조사를 해봤더니 (수공 측에서) 이를 알아채고 다시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공사 중이었는데도 밑으로 물이 흐르고 있었다"라면서 "4대강 보 특성상 댐처럼 물을 완전히 막아내야 함에도 이러한 공사가 미비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물의 속성상 계속 흐르는 것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기초공사를 깎아낼 때 극단적으로 보가 두 동강 날 수 있다는 것.
그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등의 신호는 다 있었지만, 관리가 없었기에 붕괴하고 말았다. 그렇기에 신호가 오고 있는데도 이러한 내용이 자료로 드러나지 않고 있어서 걱정이 된다"며 "안전에 관련된 내용이므로에 끊임없이 모니터링을 해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로 물을 가둬 팔당 지역 등 녹조현상 심각
최근 일부 트위터리안들이 초록색 페인트를 풀어놓은 듯한 강의 모습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녹조현상의 심각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문제가 되는 것은 한강과 낙동강 등 직접 취수를 하는 곳이라면서 "특히 팔당 상류 지역에 보를 만들어 물을 가둬놔 녹조현상이 심각해 직접 보게 되면 언짢을 정도"라고 말했다.
 4대강 자체가 보로 물을 가둬놓는 형식이기에 물이 썩는 녹조현상이 심각할 수밖에 없으며, 국민이 직접 취수하는 지역일 경우 그 피해가 더 클 것이라는 뜻이다.
4대강, 자연의 법칙을 무시한 사업
김 전 의원은 인터뷰 내내 자연의 법칙을 강조했다.
그는 "4대강은 물의 법칙을 모두 어기는 일을 하는 것이다. 흘러서 깎이거나 정화되는 것이지만 물은 항상 아래로 흐르게 되어 있다"며 "한 언론에서 강에는 물이 가득 차 있지만 300m 옆의 강변에서는 나무가 말라죽어 가고 있다. 이는 4대강 바닥을 너무 깊게 파놓아 지하수가 전달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반대로 장마철 4대강 수위가 높아질 때 물이 과잉 공급돼 나무가 썩을 것"이라면서 수위를 인위적으로 높이고 낮춤이 얼마나 위험한지 지적했다. 그는 이어 "4대강 사업이 물의 기본적 원칙인 '△ 늘 흐른다 △ 낮은 데로 흐른다 △ 항상 연결돼 있다'라는 이해없이 추진됐기에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역행·침식 현상과 산사태 등 2차 피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에도 개의치 않고 친수지역특별법이나 단오 맞이 대잔치, 강변 위락시설 설치 등을 두고 김 전 의원은 "상식이 없는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니…. 정말 이해가 안된다"라고 질타했다.

▲ 민주당 김진애 의원이 2011년 11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구미보 수문 하류 방향으로 만들어진 두개의 콘크리트 구조물 가운데 좌측 날개벽 이음새에서 균열이 발생, 세굴로 인해 구조물이 침하 중이라며 현장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투쟁의 행보를 생생하게 전해
김 전 의원은 국토해양부와 현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그간 투쟁의 행보를 생생하게 전했다.
최근 논란이 된 정경유착 관계와 관련해 김 전 의원은 2년 전 국정조사 당시 24공구에서 이같은 정황을 포착했지만, 오히려 당시 사무실에 있던 국토부 직원과 수자원공사 직원, 건설업계 현장직원들에게 "국회의원이 왜 이런  조그마한 것으로 꼬투리를 잡느냐"며 야단을 쳤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상황을 회상하면서 "영화 같은 일이었지만, 사실 당시 사건은 작은 범죄였다"라면서 건설사와 정부 간 담합을 주도한 점을 비판한 후 "4대강 사업은 정부가 대놓고 (부정·부패의) 판을 벌여줬다"고 지적했다.
지류 지천 정비는 4대강 모니터링해 다음 정부로 넘겨야
정부가 4대강 대안사업으로 4년간 15조4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류·지천 정비사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김 전 의원은 "국토부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실효성 검증이 이루어진 뒤, 지류 사업 역시 4대강 사업과 동일한 방법이기에 반드시 다음 정부로 넘겨져야 한다"며 "4대강 사업을 모니터링 해 합리적인 시각으로 평가하고, 다음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그는 더 나아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친박계 새누리당 의원들은 4대강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4대강 사업에 대해 책임이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새누리당이) 과연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으로 평가한 뒤, 대안을 만들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자연 거스르는 국책사업 대통령 의지로만은 안돼
마지막으로 김 전 의원은 4대강 사업을 두고 "굉장히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대규모 혈세를 쏟아부었음에도 국민에게 더 큰 걱정을 하게 만든 사업"이라면서 "자연을 훼손하고 근본적으로 금수강산을 바꾸고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국책사업이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대선은 가치논쟁, 완전국민경선제 지지
김 전 의원은 대선정국을 두고 "이번 대선에서는 '가치논쟁'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 경선은 역동적이고 치열하게 대선 주자들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경선룰은 대선 출마를 위해 뛰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단, 이를 위해 모바일 경선이 필요하지만, 문제점이 많이 드러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선거법 개정을 해 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 경선을 참관함으로써 행정망을 사용, 더욱 더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완전국민경선제를 지지했다.
그는 이어 "지금 선거법 개정을 위해 개원이 돼야 하지만,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며 "새누리당측은 선관위가 이를 관리하지 않을 때, 지난번 대선 때처럼  모바일 투표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일부러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새누리당에서 경선룰과 관련해 당 지도부와 일부 대권 주자들 간 갈등이 심각해지자 경선 불참에 이어 탈당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그는 '그게 바로 새누리당의 본질이라면서 "새누리당에는 은 '줄서기' 문화가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서로를 받쳐주는 손목 리더십이 필요한 때
끝으로 대선을 두고 김 전 의원은 "시대적으로 변화하는 시점에서 '어떻게 서로 보듬어 줄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서로를 받쳐주는 '손목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감미로운 이미지로 국민을 속이면 안 된다. 문제는 너무 심각하다.진지하다. 그래서 지도자는 바른 방향으로 국민과 함께 가면서 소통하고, 보듬어주는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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