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행정대집행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행정대집행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3년 3월 8일 금요일

“중구청의 쌍용차 분향소 행정대집행, 행정권 남용”

이글은 미디어스 2013-03-08일자 기사 '“중구청의 쌍용차 분향소 행정대집행, 행정권 남용”'을 퍼왔습니다.
중구청, 대한문 분향소 강제 철거 시도…오후 재개 예정


▲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문 앞 농성촌에서 중구청 관계자들이 농성장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에 앞서 농성자들과 대치하고 있다.ⓒ뉴스1

서울 중구청이 8일 오전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분향소 행정대집행에 나섰으나 해고 노동자들과 시민들의 반발로 일시 철수했다. 구청은 오후 무렵 철거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시민들이 막아서 보기 안 좋으니 일단 철수”

구청은 이날 오전 6시 30분 무렵 직원 150여 명을 서울 광장에 집결시켰다. 해고노동자 40여 명과 시민 100여 명도 오전 6시부터 분향소 앞으로 모였다. 구청이 오전 7시 48분께 철거에 들어가자 이를 막아내려는 사람들과 구청 직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 씨 등 3명, 구청 직원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문 앞 농성촌에서 실시된 강제철거를 위한 행정대집행 중 중구청관계자들과 농성자들이 몸싸움을 벌이다 부상을 당한 농성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뉴스1

구청은 총 4차례에 걸쳐 분향소 철거를 시도했으나 거센 저항을 이기지 못하고 철수했다. 상황이 일시적으로 정리된 후 분향소에 모인 해고자들과 시민들은 분향소 앞에서 약식 집회를 열었다.

집회의 사회를 맡은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 씨는 “(중구청 관계자 중) 직책이 높은 사람이 핸드마이크로 ‘시민들이 막아서 강제 집행하는 게 보기 안 좋을까봐 오전에는 일단 물러난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시민들이 없으면 강제 철거가 보기 좋은가”라고 꼬집었다.

고동민 씨는 “(강제 철거를) 하고 싶어서 하는 분들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며 “이런 역사는 늘 있었다. 늘 옳고 이겼던 것은 우리 같은 민중들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구청 측은 지난 3일 분향소 화재 발생 당시 그을린 덕수궁 담장 석가래 보수 공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이유를 들며 오후 무렵 다시 철거를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은 보수 공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문화재청과 구청 측에 밝힌 바 있다.

“중구청 행정대집행, 절차적·실제적 문제 있다”

중구청은 지난 28일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 앞으로 “농성장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3월 8일 농성장을 철거하겠다”는 내용의 행정대집행 영장을 보냈다. 이에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행정대집행 대상은 기존 천막이었는데 천막이 화재로 전소됐다”며 “새로 세운 천막에 대한 계고장을 다시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구청에 전달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는 미디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구청의 행정대집행에 절차적·실제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분향소 화재 이후 새로 설치된 천막에 대해서는 절차적으로 철거가 계고된 사실이 없으며, 철거 영장도 기존 천막에 대한 것이지 새 천막에 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8일 오전 덕수궁 대한문 쌍용자동차 분향소 앞에서 열린 약식 집회에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모여 있다.ⓒ미디어스
또한 행정대집행은 공익을 해할 것이 인정될 때로 정해져 있다. 권영국 변호사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대한문 앞에서 오랫동안 천막을 치고 생활했지만 공간이 넓기 때문에 통행에 불편을 주지는 않았다”며 “분향소가 공익을 해할 이유가 없으니 행정대집행의 실제적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구청에서는 분향소가 미관을 해친다며 철거한다고 하는데, 노동자들은 그 자리에 그냥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집회 신고를 했다”며 “집회 물품인 천막을 철거하면 국민의 기본적인 표현 수단을 미관상의 이유로 없애버리는 것이니 오히려 중구청의 집행 행위가 공익을 해친다”고 비판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분향소는 노동자들이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지”라며 “구청이 국민의 편의를 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문제를 조화롭게 해결하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이번 행정대집행은 구청의 행정권 남용”이라고 꼬집었다.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뉴스1

미디어스 : 중구청의 대한문 분향소 행정대집행에 어떤 점에서 문제가 있는지.

권영국 :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28일, 총 2차례 철거 계고가 있었다. 당시 대한문 앞에는 천막이 3동 있었는데 화재가 일어나 전소되었다. 기존에 철거 대상으로 특정된 천막은 다 사라진 것이다. 새로 만들어진 천막 1동은 계고 당시 지정한 천막이 아니다.

행정대집행의 철거 대상은 공간이 아닌 대물, 즉 물건이다. 천막을 집에 비유할 수 있겠다. 어떤 이유로 집이 없어지고 새로 집을 지었을 경우, (구청이) 옛날 집을 철거하겠다고 했다면 새 집을 철거할 수는 없다. (철거 대상인) 물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새로 설치된 천막에 대해서는 절차적으로 철거가 계고된 사실이 없다. 철거 영장도 기존 천막에 대한 것이지 새 천막에 대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구청 측에서는 다시 철거 계고를 하면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행정대집행 요건에도 문제가 있다. 행정대집행은 공익을 해할 것이 인정될 때로 정해져 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대한문 앞에서 오랫동안 천막을 치고 생활했지만 통행에 불편을 주지는 않았다. 공간이 넓기 때문이다. 일전에 남대문 경찰서가 분향소 공간에 대한 집회 신고를 금지한다고 통고한 적이 있다. 행정법원은 이에 대해 집회를 하더라도 인도가 넓어 통행에 지장을 끼치지 않으므로 금지 통고가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분향소가 공익을 해할 이유가 없으니 행정대집행의 실제적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오히려 노동자의 생존과 해고, 노조 탄압과 관련된 문제가 더 공익적이다. 구청에서는 분향소가 미관을 해친다며 철거한다고 하는데, 노동자들은 그 자리에 그냥 앉아 있는 것이 아니다. 집회 신고를 했고, 천막을 집회 물품으로 신고했다. 그것을 철거하면 국민의 기본적인 표현 수단을 미관상의 이유로 없애버리는 것이다.

오히려 중구청의 집행 행위가 공익을 해친다. 분향소는 노동자들이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지이다. 통행에 지장을 주지도 않는다. 구청이 국민의 편의를 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문제를 조화롭게 해결하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이번 행정대집행은 구청의 행정권 남용이라고 볼 수 있다.

미디어스 : 문화재청에서 덕수궁 담벼락 보수 공사를 이유로 도로점용허가신청을 했다는데.

권영국 : 노동자들은 문화재청에 협조한다고 말했다. 그을음이 있을 뿐인데 숭례문처럼 덮개로 둘러싸고 재건축을 할 필요는 없다. 순차적으로 보수하면 된다. 천막 뒤에도 공간이 있다. (문화재 보수는) 서로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다. 화재를 빌미로 삼아 분향소를 일방적으로 철거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윤다정 기자 | songbird@mediaus.co.kr

2013년 2월 2일 토요일

경찰·용역 합동작전에 2126일로 막 내린 ‘콜텍 농성’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01일자 기사 '경찰·용역 합동작전에 2126일로 막 내린 ‘콜텍 농성’'을 퍼왔습니다.

ㆍ법원, 예고 없는 행정대집행… 콜트·콜텍 해고자 강제 해산ㆍ노동자들 “천막농성 이어갈 것”

사측의 정리해고와 공장 해외 이전 등에 항의해 2126일 동안 공장에서 농성을 벌여온 콜트·콜텍악기 해고 노동자들이 용역들에 의해 공장 밖으로 쫓겨났다.

1일 오전 8시쯤 인천 부평구 갈산동 콜트악기 공장에 용역 100여명이 들이닥쳤다. 용역들은 공장 내에서 자고 있던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 지회장(47) 등 해고 노동자 4명을 공장 밖으로 들어 옮겼다.

이날 공장의 새 건물주와 인천지방법원 집행관, 경찰 3개 중대(200여명)가 용역들과 함께 나타났다. 예고 없었던 행정대집행이다. 

악기 제조업체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이 1일 농성 중이던 인천 갈산동 공장에서 강제로 쫓겨난 뒤 공장 정문 앞에서 항의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이번 집행은 지난해 2월 공장 건물과 부지를 사들인 새 건물주가 콜트·콜텍 노조를 상대로 낸 건물 명도소송에서 승소한 데 따른 것이다. 새 건물주 측은 지난해 9월 첫 번째 강제집행 시도를 했다가 노조와 시민단체가 반발해 포기한 적이 있어 이번에는 예고 없이 진행했다.

이 지회장 등이 공장 밖으로 쫓겨나오고 용역들이 공장 안으로 모두 들어가자 경찰은 입구를 봉쇄했다. 강제집행 소식이 알려지자 금속노조를 비롯해 사회진보연대, 사람연대, 인천지역연대 소속 100여명의 활동가가 공장 앞으로 모였지만 경찰이 출입을 막았다. 공장 안으로 다시 들어가려는 해고 노동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은 정문 앞에서 대치했다. 경찰이 “여러분은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 해산하라”고 하자 한 시민은 “노동자가 자기 사무실로 돌아가려는 것이 왜 불법이냐”고 소리 질렀다.

공장 진입에 실패한 해고 노동자들은 공장 건너편에 세워둔 천막에서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해고 노동자들과 금속노조는 2일 경찰과 회사 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설 연휴가 끝난 뒤 더 많은 활동가들을 모아 공장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전자기타의 30%를 생산하던 콜트악기는 2007년 4월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부평 콜트공장 노동자를 강제 해고했다. 이어 같은 해 7월 자회사인 대전 콜텍 공장 노동자들도 같은 처지가 됐다. 사측은 이후 국내공장을 폐업한 뒤 중국과 인도네시아로 공장을 옮겼다. 노동자들은 “매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흑자를 내던 회사가 갑자기 적자 때문에 문을 닫게 됐다며 노동자들을 해고한 것은 말이 안된다”며 2007년 4월9일부터 공장에서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농성을 이어왔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2012년 8월 14일 화요일

"두물머리 지키자", 정당·종교·시민단체 한 목소리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8-13일자 기사 '"두물머리 지키자", 정당·종교·시민단체 한 목소리'를 퍼왔습니다.
대집행 통보 일주일째, "삽은 강 말고 밭에"... 서울국토청 "내부 논의 중"

▲ 민주통합당 4대강조사특위 의원들과 녹색당, 진보신당 그리고 종교·시민단체 회원들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물머리 강제대집행을 중단하고 상생대안을 수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강민수

민주통합당 4대강조사특별위원회와 녹색당, 진보신당, 종교·시민단체들은 13일 오전 서울지방국토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물머리 행정대집행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이날 오후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될 생태공원의 유휴지에 유기농지를 조성하자는 상생대안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서에서 "4대강 어디에나 있는 획일적인 자전거 도로와 공원이 아니라, 유기농 발원지에 유기농장을 함께 만들자고 제안한다"며 "이는 하천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았고 심지어 정부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서도 권장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우리 사회가 경험했던 여러 행정대집행과 강제철거의 기억들은 폭력 이외에 그 무엇도 아님을 보여주었다"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행정대집행이라는 폭력적인 수단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의 '두물'이 만나는 곳으로 1970년대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유기농지가 들어서 유기농산물을 재배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두물머리에 자전거도로와 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국토청은 한강살리기 1공구 두물지구의 시행사로 지난 6일 행정대집행을 진행하려다가 민주통합당 의원들과 농민, 생협조합원, 시민 등 200여 명이 저지하자 대집행 영장만 낭독하고 철수한 바 있다. 이후 시민과 농민들은 정부의 행정대집행에 대비해 비닐하우스 단지에 텐트 30여 동을 쳐놓고 두물머리 생명평화미사, 유기농행진 등을 7일째 진행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물머리 농부 서규섭씨는 "정부는  두물머리 유기농지를 갈아엎고 자전거도로를 내기 위해 호시탐탐 농지를 노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갈수록 두물머리 농지에 찾아드는 시민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수십 명이 평화텐트촌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씨는 "하지만 이 정부는 시작부터 용산참사에서 서민들을 내쫓고 갈아엎는 그 짓을 임기 마지막까지 공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삽질 한 강 악취나고 삽질 한 밭 생명난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손에는 '삽집을 하려거든 강 말고 밭에서', '삽질 한 강 악취나고, 삽질 한 밭 생명난다', '발전 말고 밭전(田)', '공사말고 농사짓자'는 구호의 피켓이 들려 있었다. 또 참가자들은 대표적 유기농산물인 호박, 가지, 부들을 들고 '강제대집행 즉각 취소하라', '시뿌려야 밥 나오지 공사말고 농사짓자', '평화적인 상생대안 즉각 수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민주통합당 4대강 특위의 이미경 위원장을 비롯 남윤인순, 이윤석, 한정애, 황주홍 의원과 하승수 녹색당 사무처장, 김현우 진보신당 녹색위원장, 이금자 두레생협 회장, 강희영 여성환경연대 처장 등의 인사들이 나와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하승수 녹색당 사무처장은 "오늘 두물머리에서 아침을 맞으면서 벌써 일주일을 보냈구나하면서도 모두 시민의 힘이었다고 생각했다"면서 "우리가 힘만 모은다면 지난 일주일을 보낸 것처럼 행정대집행을 막아낼 수 있고,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이어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경 민주통합당 4대강조사특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내내 가장 지옥같은 4년을 보냈다"면서 "22조 원의 막대한 예산을 임기 안에 해치우고, 토목건설업자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수 천년 흘러온 강의 흐름을 바꾸고 농민들을 쫓아내는 것에 아무 거리낌 없는 사악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박수현 의원도 "두물머리는 평화, 환경 세력의 마지막 보루"라면서 "대한민국의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은 결코 외로워 말고 두물머리를 함께 지키자"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항진 4대강 범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이 낮기로 유명하다"며 "그런데도 4대강의 마지막 유기농지를 이명박 정권이 짓밟고자 한다. 이 두물머리가 짓밟히게 되면 결국 우리의 삶이 짓밟히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국토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두물머리 대집행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내부 논의 중이다.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강민수(cominsoo)

2012년 8월 12일 일요일

대추리·강정·두물머리… 행정대집행이란 이름의 폭력대집행


이글은 한겨레21 201208-13일자 제923호 기사 '대추리·강정·두물머리… 행정대집행이란 이름의 폭력대집행'을 퍼왔습니다.
[특집] ‘제3자’ 용역업체 등이 철거 등 행정 대신하고 비용은 ‘원인 제공자’ 철거민 등에게 징수하는 행정대집행… 철거지역 경비, 이주 업무까지 맡는 용역업체들은 강제 철거 전에도 세입자 등에게 폭행·협박 자행

‘2230만원’.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청이 판자촌인 일명 ‘포이동 재건마을’(현 개포동 1266번지) 주민대표 조철순씨에게 이런 비용을 청구했다. 그해 6월 화마로 인해 살 곳을 잃어버린 주민들이 직접 설치한 임시주택 세 채를 강제 철거하는 데 들어간 돈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른바 ‘행정대집행’ 비용이다. 행정대집행이란, 행정상 의무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청이나 제3자가 이를 대행한 뒤 소요 비용을 의무자에게 징수하는 강제집행 제도다.

명도 소송 통한 철거, 계고장도 필요 없어

강제 철거가 있던 지난해 8월12일 새벽 6시, 강남구청 직원 60명과 철거용역업체 직원 80명이 포이동 재건마을로 들이닥쳤다. 주거 대책을 놓고 주민과 구청이 두 달째 갈등을 빚던 중이었다. 주민과 용역 간 충돌은 불 보듯 뻔했다. 아비규환 속에서 주민 3명이 다쳤다. 앞서 구청은 이재민들에게 서울시 7개 구에 위치한 임대주택 50가구를 마련해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주민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대료와 보증금조차 마련할 형편이 안 되는 어르신이 많았다. 더구나 구청이 1991년부터 ‘시유지 무단 점유’를 이유로 집집마다 수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부과한 토지변상금을 떠안은 상태에서 섣불리 마을을 떠날 수 없었다. 재건마을은 1981년 도시빈민·부랑인 등으로 구성된 자활근로대 일부가 이 지역으로 강제 이주돼 형성된 가난한 동네다. 주민들은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에 행정대집행 비용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며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철거 현장에 집행 책임자가 나오지 않는 등 절차적 문제가 있었고, ‘공익을 해할 것으로 인정될 때’라는 행정대집행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구청은 절차상 하자가 없었으며, 공익을 해할 위험이 있는 ‘불법 건축물’을 방치할 수 없었다고 맞섰다.
취약 주거계층, 미군기지 건설 등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주민, 재개발 지역의 영세 세입자, 노점상 등의 집이나 가게를 합법적으로 철거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1954년 제정된 뒤 거의 바뀐 부분이 없는 행정대집행 절차를 따르거나, 민사집행상 명도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공공의 이익, 또는 사적 재산권을 수호한다며 이뤄진 법 집행 과정에서 늘상 약자들에 대한 ‘폭력’이 방조돼왔다. 적절한 보상 대책이나 제대로 된 이주 합의가 없었다는 근원적인 문제는 고려 사항이 되지 못했다. 강제 철거는 효율적인 집행을 내세워 불시에 일어난다. 특히 명도 소송을 통한 강제 철거의 경우, 거주민에 계고장을 발부하는 등의 고지 의무조차 없다.
과거엔 하루라도 빨리 개발 이익을 보려는 시행사가 인력을 고용해 구청과 짜고 공권력인 양 위장해 현장에 투입시켰다. 지금은 철거용역업체라는 허울 좋은 외피를 쓴 외주화된 폭력이 그 자리를 꿰찮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서울시의 한 구청 공무원은 “정비 업무 때 대개 용역업체 인력을 쓰는데, 이 업계엔 조직폭력배 출신이 많이 들어가 있다”며 “이런 업체들 중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주차장 경비 업무 등을 위탁받아 돈만 받은 뒤 사업장을 폐쇄하는 ‘먹튀’ 행각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서울중앙지법 민사1부 집행관과 철거용역업체 직원 등이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4동 상도11구역 에서 빈 집을 대상으로 명도집행을 하고 있다. 사진 한겨레 김정효 기자

1980년대 이래 성장가도 달리는 철거용역회사
최근 물의를 일으킨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의 정관을 보면 사업 목적에 ‘행정대집행업’이나 ‘가로정비업’ 등이 명시돼 있다. 물리력을 필요로 하는 행정대집행 역시 이런 업체들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행정대집행을 수행한 용역업체들은 주먹구구식으로 비용을 청구하고, 지자체가 이를 집행해왔다. 이런 이유로 국가권익위원회는 지난 3월 행정대집행 비용 산정 기준 개선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업무를 위탁받은 용역업체가 일방적으로 산정한 금액을 행정청이 별다른 검증 없이 부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정재 ‘민중주거 생활권 쟁취를 위한 철거민연합’(민철연) 연대사업국장은 이런 문제를 두고 “나라가 노점상에게서 돈을 걷어 용역업체에 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합법적 강제 철거 및 퇴거에 이르지 않더라도,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이나 세입자 등은 퇴거를 종용하는 폭력과 공포에 시달린다. 재개발조합 등과 계약을 맺은 철거용역업체들은 이주 업무까지 함께 수행한다. 이런 철거용역회사는 1980년대 중반부터 등장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업체들은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한 비계구조물해체공사업자로 규정되는데 동시에 경비업 허가를 보유한 경우도 있다. 2009년 1월20일 참사가 벌어진 서울 용산 남일당이 포함된 용산 4구역에도 시공사 및 조합과 ‘건설물 해체 및 잔재처리공사 도급계약’을 맺은 호람건설과 현암건설산업이라는 철거용역업체가 들어와 있었다. 이들이 맺은 계약서에는 ‘약정 기간 내에 철거를 끝내지 않으면 지체 1일에 대해 공사 금액의 1천분의 1을 보상금으로 배상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2008년 2월께부터 철거용역업체는 강제 철거를 반대하는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폭행·협박·영업방해 등을 통해 퇴거를 압박했다. 상가 세입자들은 철거용역업체의 폭력과 압박에 맞서 남일당 건물 옥상에 올랐다 참변을 당했다.
강제 철거 현장에서의 폭력과 충돌은 거주민뿐 아니라 용역들의 목숨도 위협한다. 2005년 경기도 오산시 수청동 세교택지개발지구 철거 현장에서 주민들과 대치하던 20대 용역 직원이 숨진 경우가 그렇다. 당시 (한겨레) 보도를 보면, 철거 현장에 거의 무방비로 투입된 용역 직원 43명 대부분이 단순 아르바이트생이었다. 이들은 경찰과 대한주택공사 직원들이 현장에 있었지만 위험한 상황을 통제하기는커녕 수수방관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권위 개선 권고에도 변함없는 현실

용사 참사가 일어난 직후인 2009년 2월 국가인권위는 그동안 강제 철거 과정에서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이 발생해왔는데도 이를 최소화하려는 적극적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며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충분한 사전고지·협상 및 적절한 보상 없는 강제 철거, 사람이 살고 있는 주택에 대한 강제 철거 등을 금지하도록 관련 법률 정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력 예방·금지 규정 및 불이행시 처벌할 수 있는 규정 마련 △경찰청장에게 강제 철거 현장에서 발생하는 철거 및 경비업체 직원에 의한 폭력 문제, 법적 자격 없이 경비업체 업무를 수행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관리·감독 강화 등을 권고했다. 2012년 8월,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은 해군기지 건설 현장에 들어온 공권력 및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의 폭력에 노출돼 있다. 서울국토관리청은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농민들에게 농지를 비우지 않으면 8월6일 강제 철거하겠다는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 법이라는 방패막 뒤로 난무하는 폭력을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2012년 8월 6일 월요일

두물머리, 대집행 행사 시도에 SNS '들썩'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8-06일자 기사 '두물머리, 대집행 행사 시도에 SNS '들썩''을 퍼왔습니다.
시민 200여명 저지, 영장만 낭독…SNS "누굴 위한 자전거길?"

▲ (양평=뉴스1) 이정선 기자= 팔당유기농단지에 대한 행정대집행이 연기된 6일 오전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 유기농단지에서 팔당유기농대책위원회를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토관리청의 행정대집행 연기에 자축하며 춤을 추고 있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마지막 현장인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유기농지에 대한 철거작업이 반대 여론에 의해 하루 중지돼 여론의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6일 오전 6시경 두물머리 유기농 비닐하우스 단지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진행하려다 두물머리에서 자리를 지키던 농민, 이미경 의원 등 민주통합당 4대강사업조사특별위원과 국회의원, 생협조합원, 종교인, 시민 등 200여 명이 저지하자 대집행 영장만 낭독하고 철수했다.


200여 명은 지난 5일부터 두물머리 주변에 텐트를 치고, 숙박해 오전 5시 30분경부터 경찰과 정부 측 천막이 있는 유기농단지 입구 쪽인 신양수대교 교각 아래로 집결해 "공사 말고 농사", "강제철거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집행관 일행의 진입을 막아섰다.

▲ (양평=뉴스1) 이정선 기자= 이날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유기농단지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시행하려다 생협조합원 및 민주통합당 4대강사업 특별조사위원을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의 저지에 대집행 영장만 낭독하고 철수했다.

이날 집행 현장에는 용역회사 직원 없이 집행관을 포함해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직원 3명만 나왔고, 경찰은 3개 중대 200여 명이 현장 주변에 있었지만, 마찰은 없었다.
이를 두고 트위터 여론은 정부 측에서 대집행 행사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를 두고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정권은 대체 언제까지 무례하고 폭력적인 행정을 지속할 것인가?", "자연 위에 인공적인 공원, 빌딩, 대교, 군기지 이런 것들이 세워지는 게 발전인가! 누구를 위해서? MB를 위해서? 강정 두물머리 그대로 둬라, 제발!", "돈 낭비 인력낭비 정말 지랄들이다. 이 더위에", "전국을 다 뒤집어 놓는구나! 두물머리, 강정, 중간마다 녹차라테(낙동강 지역)까지 뛰어주는 센스. 정부에 더위도 감사해 한껏 힘을 주고 있구나"
진선미 민주당 의원(@Sunmee_Jin)도 이날 트위터로 "오늘 아침 문재인 선거캠프 회의 때문에 몸은 가지 못하지만, 마음은 보냅니다. 두물머리에 제발 국책사업이란 이름으로 돌이킬 수 없는 국토훼손은 인제 그만!!! 그곳에 계실 의원님들, 활동가들, 주민 여러분 힘내십시오!!"라면서 지지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일부 트위터 여론은 "제가 나름 자전거 마니아인데, 4대강 자전거길은 진짜 미친 짓인 거죠", "자전거길을 만들어서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쉬는 시간도 없어 헐떡대는 노동자에게", "도로 옆에 작게 자전거길 만들면 되지 않나요? 꼭 농지를 지나서 만들어야 하나요?" 등 자전거길과 같은 위락시설과 두물머리 유기농지를 바꿀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지적하는 여론도 다수.
특히 일부 트위터리안들은 자신이 두물머리에 있음을 밝히면서 "6시 7분, 두물머리 경찰이 도착했습니다", "강정마을은 못 지켰지만, 두물머리는 꼭 지켜야 한다", "오늘은 사람이 많아서 행정대집행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일 또 모레, 일주일이 고비입니다. 두물머리로 와주세요!" 등 사진을 올려 해당 지역에 긴장감이 돌고 있음을 보여주는가 하면, 많은 시민의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4대강 사업 저지 천주교 연대는 이날 오후 2시경 두물머리에서 전국집중 생명평화 미사를 열 예정이다.
앞서 하천부지 두물머리는 1970년 형성된 유기농지로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까지 극찬했을 정도의 국내 대표적 친환경 유기농 단지다. 정부는 2009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시작되면서 이 지역의 경작지 1만 8천㎡를 철거해 생태공원과 자전거길 등 위락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며,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은 35억 원이다.

김경환 기자  |  1986kkh@pressbyple.com

"개들이 '나봇' 피를 핥던 곳에서 네 피도 핥을 것이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8-05일자 기사 '"개들이 '나봇' 피를 핥던 곳에서 네 피도 핥을 것이다"'를 퍼왔습니다.
[두물머리, 꼭 그래야 합니까·⑥] "두물머리 이야기, 계속돼야 한다"

마지막 4대강 사업 지역인 팔당 두물머리에 행정대집행 영장이 발부됐다.오는 8월 6일 집행 예정이다. 정부는 유기농지로 사용돼 온 두물머리에 자전거도로와 공원을 만든다며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에게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이미 다섯 차례 계고장을 보냈다. 몇 차례 충돌도 빚어졌다.

하지만 이미 30년 넘게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온 농민입장에선 정부의 일방적인 요구가 답답하기만 하다. 생활 터전을 이루고 살던 곳에서 하루아침에 나가라고만 하는 정부의 방침을 받아들이긴 어렵다.

몇 차례 정부와 대화도 요구했고, 절충안도 제시했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되레 무단으로 토지 점유했다며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견디다 못한 11가구 농가 중 7가구가 대체부지와 저리 융자를 받고 떠났다. 나머지 4가구만이 이곳에서 농사를 짓게 해달라며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이들만 싸우고 있는 건 아니다. 이들 싸움에 오랫동안 지지와 연대를 보내온 천주교 신부들과 생협 조합원들, 시민이 함께 이곳을 지키고 있다. 일반 시민은 이곳에 직접 자신들의 텃밭을 가꾸고 있다. 불복종 운동이다.

이런 이들이 30일부터 두물머리에 유기농 텐트촌을 시작한다. 두물머리 행정대집행 하루 전인 8월 5일에는 전야제를 열고 행정대집행이 진행되는 6일 새벽 6시에는 두물머리에서 유기농지 행정대집행 저지를 위한 행동에 돌입한다. 이후 오후 2시에는 두물머리 신양수대교 11번 교각 밑에서 '4대강 회복과 두물머리 보존을 위한 전국 집중 생명평화미사'를 진행한다. (바로가기 ☞ :두물머리 유기농지 보존작전(두유작전))

이 과정 속에서 종교인, 학자, 일반 시민, 활동가 등이 에 글을 보내왔다. 왜 두물머리에 유기농지가 필요한지, 일방적인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릴레이 기고글이다. 은 30일부터 연속해서 이들의 글을 순차적으로 싣는다.

1. 포도밭 이야기

옛날 이스라엘에 '아합'이라는 왕이 살고 있었다. 왕궁 옆에 '나봇'이라는 사람의 포도밭이 하나 있었다. 하루는 왕이 농부 '나봇'에게 포도밭을 달라고 하면서 그 포도밭을 보상해주고 왕의 정원으로 삼으려 하였다. 그러나 그 농부는 신과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 말에 왕은 속이 상하여 음식을 먹지 않고 드러누웠다. 왕비가 이를 이상하게 여겨 물어보니 농부에게 거절당한 것이 속이 상하여 그런다고 하였다. 그러자 왕비는 왕을 위해서 일을 꾸미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왕비는 사람들을 시켜 무고한 그 농부를 죄 있는 사람으로 몰아세워 돌에 맞아 죽게 하였다. 그리고는 왕에게 알려서 포도밭을 차지하게 하였다.

이 이야기는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왕이 자신의 욕심을 채우지 못하자 그 주변 사람들이 왕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무고한 사람을 희생시켰다는 이야기이다. 지금은 2012년이다. 20세기 훨씬 이전에 있었던 이 이야기가 왜 이리 마음에 남을까?

2. 왕의 정원을 위하여

이 정부가 들어서기도 전에 '대운하 사업'이라고 거대한 토목공사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것이 반발에 부딪치자 이름을 바꾸어서 '4대강 살리기'라고 하였다. 역시, 주변에 있는 이들이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움직였다.

사실상, 두물머리 지역을 제외하고는 공사가 모두 끝났다고 하겠다. 마지막 남은 두물머리 지구는 정부가 주장한 4대강 사업의 구상에서 없어도 되는 구간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미 대통령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4대강 사업 완성과 더불어 축하식을 치르고 잔치가 끝났는데 시작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덕적으로 완벽한 이 정부는 작은 것마저도 꼼꼼하게 챙기는 완벽한 정부로 마무리를 하고 싶은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까지 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전체 사업규모 22조에서 30억 정도 되는 두물지구 사업비는 0.01%도 안 된다. 그렇지만 이렇게 작은 것마저도 챙겨서 완성해야하는 정부라는 것이다. 그것도 처음에 계획한 대로. 물론, 작은 사업비를 그냥 낭비하자는 말이 아니다.

 
▲ 두물머리에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오후 3시에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4일로 미사를 진행한 지 900일이 된다. ⓒ프레시안(허환주)

3. 신과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땅

4대강 사업의 모든 구간이 그랬지만, 두물머리 지구에 대한 사업은 더욱 더 법을 무시하였다. 2012년까지 농부들에게 하천부지점용허가가 나있던 이 땅을 농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취소했던 것이다. 그 이유도 자전거도로와 잔디를 깔아놓는 공원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1970년대에 팔당지역에 댐이 생기고 이 지역이 상수원보호구역이 되면서 온갖 규제가 만들어 졌다. 농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은 것이 유기농이었다. 이 지역이 유기농을 처음 시작한 땅이다. 역사가 있는 것이고 생명과 혼이 깃든 땅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공원으로 만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4. 일을 꾸미다

경기도가 사업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난 6월로 만료가 되면서 국토부에 사업권을 반납하게 되었다. 경기도가 사업을 무리하게 강행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사업권을 받고나서 얼마 있지 않아서 시행사를 통해 공사를 강행하려 하였고, 자진 철거기한을 넘기면서 강제로 행정집행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주변에서 부추긴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다. 사업을 하지 않으면 정부의 권위를 잃는 것이라고. 이 권위가 무너지면 그 여파는 걷잡을 수 없다고 두려움을 심어주면서 말이다. 농민들은 대화를 통하여 더 나은 방법을, 상생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국토부는 사업을 변경하면 자신들의 위신이 없어지는 줄 알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사업으로 그 지역 주민들이 많은 혜택을 받을 것처럼 부추기고 있고 그리하여 결국 농민들을 죄인으로 몰아갔다.

5. 기회가 있다

국토부에게도 기회는 있다. 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하천부지점용허가를 취소한 것에 대해 대법원에서 판결을 받아야 할 일이 남아있다. 대법원에 계류 중에 있는 사안이기에 그것을 기다리는 것이 더 상식적인 것이 아니겠는가? 일단, 공사를 하고 대법원이 나중에 가서 잘못되었다고 선고하면 그 때는 금전적으로 보상해 주겠다고 한다. 세금이 그렇게 나가도 괜찮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을 갖고 도박을 하는 것과 같다. 제3공화국 시대의 인혁당 사건과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일에 함께 하는 이들의 양심을 더럽히지 않는 것도 국토부가 해야 할 일이다. 기회는 있다.

6. 희망한다

이미 할 만큼 했다. 공사도 그렇고 농민을 죄인으로 만든 것도 그렇고. 그래서 지금 멈추어도 정당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니면 사업을 좀 더 다른 평화적인 방법으로 변경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그 공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문제가 되었던 것은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신뢰한다. 지금 여기서 국토부가 사업을 중단하거나 상생할 수 있는 평화적인 방법을 선택한다면 더 나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그리고 그럴 때에 여기에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양심에 거스르지 않는, 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7. 이야기의 종말

사실, 처음에 했던 이야기는 그것이 끝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 더 있다.

그때 엘리야라는 예언자가 나타나 아합 왕에게 그의 잘못을 꾸짖었다.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던 바로 그 자리에서 개들이 네 피도 핥을 것이다"라고. 그제야 비로소 그 왕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게 되었다.

두물머리에 관한 이야기가 끝이 나려고 하고 있다. 어떻게 이야기가 마무리 될지는 아직 모르나 이야기가 끝이 아니라 계속 되는 이야기이기를 바란다.

 /조해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