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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8일 금요일

한밤중의 비명과 망치소리..."이런 날벼락이"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3-01-17일자 기사 '한밤중의 비명과 망치소리..."이런 날벼락이"'를 퍼왔습니다.
[용산참사는 진행형③] 서울 동작구 상도4동 11구역에 가다

2009년 1월 20일 새벽의 용산참사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숨졌다. 4년이 흘러도 그 시간에 묶여 현재를 살고 있는 이들이 있다. 평범한 주부는 '거리의 시위자'가 됐고, 중국집 사장은' 테러범'이라는 낙인이 찍혀 돌아왔다. 4주기를 맞아 (오마이뉴스)는 끝나지 않은 용산참사의 실제를 살펴본다. 세번째 기획으로 서울 동작구 상도4동 11구역 철거촌을 살펴봤다. [편집자말] 

▲ 17일 서울 동작구 상도4동 11구역의 한 주택이 재개발 사업으로 철거된 모습 ⓒ 이주영

기상청에서 "다시 강추위가 시작된다"고 예보한 16일 오전. 재개발 사업지인 서울 동작구 상도4동 산 65번지 일대 11구역에는 싸라기눈이 내렸다. 철거로 폐허가 된 집들과 꼬불꼬불 좁은 골목길 위로 눈이 쌓였다.  

마을에 들어서도 한동안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산동네에 옹기종기 모인 주택 대부분은 형태만 덩그러니 남았다. 벽마다 뚫린 구멍 사이로 바라본 집 안에는 부서진 석면 콘크리트와 목재가구 잔재, 주방용품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김영희(50)씨는 폐허로 변한 집들 사이에서 살고 있다. 연탄을 때는 덕분에 방바닥에는 온기가 돌지만 벽 사이로는 외풍이 분다. 바로 옆집마저 헐린 이후에는 바람이 더욱 거세게 집안으로 들어온다. 결국 기온이 영하 11도 밑으로 내려간 이번 한파 때는 수도가 얼어터졌다. 김씨의 아들들이 와서 고쳐줬지만 여전히 물이 새는지 김씨 집앞부터 헐린 옆집 바닥까지 빙판이 생겼다.

김씨는 20여 년 전 결혼하자마자 전세 500만 원으로 이 동네에 들어와 살림을 차렸다. 그는 남편과 함께 가내수공업으로 오토바이 가죽장갑을 만들어 판 수입으로 두 아들을 길러냈다. 

"풍족하진 않았지만 만족하며 살았어요. 이 동네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살기 좋은 곳이었거든요. 재개발 전까지는."

재개발 지연되는데... '마구잡이' 강제철거로 300여 가구→30가구로 줄어
  
▲ 17일 서울 동작구 상도4동 11구역. 이곳은 민영 방식의 재개발 사업지다. ⓒ 이주영

산 65번지가 곧 재개발될 것이란 이야기가 떠돌던 2006년 어느 날 밤. 김씨는 둔탁한 망치 소리에 잠에서 깼다. 화들짝 놀라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검은 옷을 입은 남성들이 동네 입구 쪽에 있는 집의 벽을 부수는 중이었다. 쿵쿵대는 망치 소리와 함께 누군가 절규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다음 날 김씨가 이웃에게 전해들은 소식은 그야말로 "날벼락"이었다. 새로 바뀐 토지소유자인 A 민영주택 건설회사가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무허가 주택들을 상대로 철거를 진행하기로 했다는 것. 동네 대부분의 집은 무허가주택이므로 김씨를 비롯한 주민들은 나가야만 하는 처지다. 

세입자들은 물론 가옥주도 철거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강제철거' '재개발 반대'를 외치기 시작했다. 당시 산동네의 전세는 200~500만 원 수준이다. 대부분 세입자인 주민들은 이 돈으로 기존에 살던 수준의 집을 구할 수 없었다. 

A사가 서울시 지정의 재개발이 아닌 민영 방식의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려는 계획도 문제였다. 가옥주를 중심으로 조합이 이뤄지는 재개발의 경우 무허가 세입자도 주거이전비나 임대주택 입주권 등의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민영주택사업자의 경우 세입자들이 아무런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 가옥주 역시 무허가주택일 경우 보상을 받기 어렵다.

하지만 500~1000명의 철거용역업체 직원들은 몇 차례 동네를 찾아 '마구잡이식' 철거를 강행했다. 이들은 집 벽을 부수고 살림살이를 치우고 사람을 쫓아냈다. 60~70대 노인들이 멱살을 잡혀 패대기쳐지거나 마구 두들겨 맞는 일도 비일비재했다(관련기사 보기). 

당장 착공에 들어갈 것처럼 진행된 철거에 비해, 재개발 사업의 속도는 더뎠다. 2007년 5월 서울시가 산 65번지를 주택재개발 정비 '11구역'으로 지정하자, 토지소유자이자 개발시행사인 A사는 곧바로 동작구청이 추진하는 재개발에 반대하며 구청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관련기사 보기). 2010년 7월 대법원이 A사의 손을 들어주기 전까지 3년이란 시간 동안 재개발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이후 2011년부터 민영주택 건설 사업으로 동네 개발이 다시 추진됐지만 A사의 서류 미흡 문제가 터지면서 최근까지도 재개발이 지연돼왔다. 

진전 없는 재개발 사업 때문에 300여 가구가 살던 이 동네에서 270여 가구가 떠나거나 쫓겨났다. 동작구청이 파악하기로는 현재 30가구만 남아있다. 김씨는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은 손에 꼽을 것"이라고 했다. 동네 입구부터 중턱 사이 주민 수만 해도 김씨와 70대 노인이 전부였다.

"다들 빚내서 겨우 이사 갔다고 하던 대요. 그 돈 가지고 어디를 갈 수 있겠어요. 쯧쯧."
 

꿈은 '세입자 주거권 보장'... "편하게 살고 싶다"
  
▲ 17일 서울 동작구 상도4동 11구역에서 사는 철거민 김영희씨의 옆집 바닥. 김씨의 집 수도에서 세어나온 물이 재개발 사업을 위한 철거로 폐허가 된 옆집까지 흘러들어 꽁꽁 얼었다. ⓒ 이주영

▲ 17일 서울 동작구 상도4동 11구역 철거민 김영희씨가 자신이 기르는 개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이주영

6년간 상도4동 11구역에서 버티며 살아온 김씨는 앞으로도 동네를 떠날 생각이 없다. 무허가주택에 사는 세입자라는 이유만으로 속절없이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김씨는 집 아래 쪽에 '전국철거민연합 소속 상도4동 철거민대책위원회'(아래 전철연 철대위) 사무실을 두고 A사를 상대로 싸움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황은 어렵다. 회원은 철대위원장인 김씨 혼자다. 원래 20여 명에서 시작했지만 개발이 멈추고 다시 시작하고를 반복하면서 다들 생계문제 등으로 빠져나갔다.

게다가 김씨의 배우자마저 현재 대구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남편 천주석씨는 '용산참사' 당시 용산 재개발 4구역 세입자를 도우러 망루에 올랐다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금 김씨 옆에는 개 17마리가 전부다. 20대 후반인 두 아들은 독립했다. 식당에서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일당 6만5천 원을 받으면 생활비와 개사료 값으로 쓴다.

김씨의 바람은 하나다. 세입자로서 삶을 인정받은 다음, 임시거처 마련과 임대아파트 입주 등의 거주권을 보장받는 것.

"그 정도는 받아야한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편하게 살고 싶거든요.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옆집 때문에 불안해하고, 남들이 몰래 버린 쓰레기 냄새를 참아가며 사는 게 힘들어요. 너무 큰 꿈인가요? 하긴 6년 동안 싸워도 달라진 게 없으니... 구청에서도 이제 보러 안 와요. 정치인들도 선거철 사진만 찍고 가지, 그 뒤로는 아무 소식도 없어요."

현재 A사는 서류 미흡 문제를 해결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민영주택 건설사업 절차를 밟는 중이다. 동작구청은 "상도4동 11구역은 서울시 재개발 구역 지정에서 해제됐다, 철거와 세입자 보상 문제는 사업자 소관"이라고 답했다. 국회에서는 세입자의 권한을 강화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과연 세입자 김씨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이주영(imjuice)

2012년 11월 17일 토요일

"용산참사 수사기록 거부한 검찰 위법...위자료 줘야"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11-16일자 기사 '"용산참사 수사기록 거부한 검찰 위법...위자료 줘야"'를 퍼왔습니다.
재판받을 권리 등 침해... "국가는 철거민 4명에 300만원씩 지급하라"

영화 (두개의 문)의 소재가 된 '용산 참사'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철거민들에 대한 수사기록을 검찰이 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변호인에게 공개하지 않은 것은, 검사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돼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으로 인정되는 만큼 검사의 위법행위에 대해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다.

2009년 1월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에 있는 남일당 건물에서는 잊지 못할 참변이 일어났다. 경찰은 남일당 건물 옥상에 망루를 짓고 농성을 벌이던 철거민들을 진압·해산시키기 위해 경찰특공대원들을 투입했다. 그런데 망루에서 화재가 발생해 특공대원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당시 농성자 5명도 숨졌다. 

이에 검찰은 "철거민들이 건물 옥상에 망루를 짓고 점거 농성을 하면서 화염병을 사용해 시위진압 경찰관들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경찰특공대원 1명 사망·13명에게 상해를 입혔다"며 이충연 용산4구역 철거대책위원장 등 4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죄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이충연 위원장 등의 변호인들은 1심 재판을 받으며 2009년 3월 서울중앙지검에 기동대원 진술서 등 미공개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했으나, 검사가 이를 거부했다. 

이에 변호인들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형사소송법에 따라 위 서류의 열람·등사를 허용하도록 할 것을 신청했고, 법원은 그 해 4월 '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해 검사에게 외부로의 비공개 조건을 붙여 변호인들에게 서류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할 것을 명하는 결정을 했다.

하지만 검사는 일부 서류의 등사만을 허용할 뿐 나머지 서류는 거부했다. 한편, 철거민에 대한 형사사건의 항소심이 진행되던 중 항소심 재판장은 관련된 재정신청사건을 함께 심리하면서 2010년 1월 재정신청사건 기록에 편철돼 있는 수사서류에 대한 변호인들의 열람·등사를 허용해 변호인들은 이 사건 수사서류에 대한 열람·등사를 모두 마쳤다. 

그러자 이충연 위원장 등 용산참사 구속 철거민 4명은 "검사의 열람·등사 거부 행위는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공익의 대표자로서의 객관의무에 위반되며, 법원의 소송지휘권을 침해하고, 원고들에 대한 입증을 방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국가는 이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국가는 "이 사건 수사서류는 공소사실과는 무관하거나 중복되는 서류, 수사기관 내부의 수사보고서, 관련 사건으로 수사 중인 서류 등 열람·등사의 내재적 한계와 참고인들의 명예나 사생활 침해 등 다른 기본권과의 조화를 고려할 때 열람·등사를 거부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거부한 것"이라며 적법하다고 맞섰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민사33단독 고연금 판사는 2010년 9월 이충연 위원장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원고들 각자에게 30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고연금 판사는 "검사의 거부행위는 원고들의 열람·등사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원고들의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이며, 법원의 허용결정 후의 거부행위는 검사의 고의 내지 과실도 인정된다"며 "이로 인해 원고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소속 공무원인 검사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검사가 항소했으나, 서울중앙지법 제2민사부(재판장 장재윤 부장판사)는 지난 5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사건은 검사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이충연 용산4구역 철거대책위원장 등 용산참사 구속 철거민 4명이 "검찰의 수사기록 공개 거부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인당 3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실체적 진실에 입각한 국가 형벌권의 실현을 위해 공소제기와 유지를 할 의무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피고인의 정당한 이익을 옹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법원이 피고인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마련돼 있는 형사소송법 등 관련 법령에 근거해 검사에게 어떠한 조치를 이행할 것을 명했고, 관련 법령의 해석상 법원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고 그와 달리 해석될 여지가 없는 경우라면, 법에 기속되는 검사로서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야 할 직무상 의무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검사가 관련 법령의 해석에 관해 '대법원 판례 등의 선례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법원의 결정에 어긋나는 행위를 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검사에게 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검사의 열람·등사 거부처분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수사서류의 열람·등사를 허용하도록 명한 이상, 법에 기속되는 검사로서는 당연히 법원의 그런 결정에 지체 없이 따랐어야 함에도 이 사건 검사는 약 9개월 동안 법원의 결정에 반해 수사서류의 열람·등사를 거부했다"며 "그렇다면 이 사건 열람·등사 거부 행위 당시 검사에게 국가배상법에서 규정하는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위법한 열람·등사 거부 행위로 인해 원고들이 약 9개월이나 되는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재판에 필요한 증거 등을 검토하는데 곤란을 겪었고, 이로써 원고들의 열람·등사권,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됐다"며 "그 결과 원고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비록 원고들에 대한 형사사건의 항소심 재판장이 관련된 재정신청사건을 함께 심리하면서 기록에 편철된 수사서류에 대한 변호인들의 열람·등사를 허용함으로써 변호인들이 수사서류의 열람·등사를 할 수 있게 됐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그때까지 원고들에게 초래된 정신적 고통에 의한 손해가 소멸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10년 6월 이충연씨 등이 낸 헌법소원에 대해 "법원이 변호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허용했는데도, 검사가 이를 거부한 것은 철거민들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를 침해해 명백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 "검찰과 이명박 정권 위헌·위법했다는 판결...재심해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헌재의 위헌 판결에 이어 대법원의 판결은, 검찰과 이명박 정권의 행위가 위헌적이고 위법했다는 판결"이라며 "'위헌' 결정에도, 잘못을 모르는 이명박 정부는 원심 판결에 불복하며 항소하는 뻔뻔함을 보이며, 항소비용 등에 국민의 혈세까지 낭비했다. 참으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권이다. 법치를 부르짓던 검찰과 이명박 정권이 스스로 법치를 부정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사죄의 답변을 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위원회는 "그럼에도 여전히 참사생존 철거민 6명은 4년째 감옥에 갇혀있다"며 "비록 항소심 재판부가 철거민들의 재정신청 사건 기록에 있던 수사 기록에 대한 변호인의 열람과 등사를 허용했다고 해도, 항소심이 위헌적이고 위법한 조건에서 진행된 1심 재판의 기록들을 중요 증거자료로 채택해 재판이 진행됐던 만큼, 용산 재판의 정당성이 없음이 인정됐다고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위헌적이고 위법하게 진행된 재판을 통해, 중형이 선고돼 구속된 철거민들을 즉각 석방해야 할 것"이라며 "또한 정부와 법원은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철거민들의 명예 회복을 위한, 용산참사 사건의 재심을 즉각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신종철(sjc017)

2012년 8월 12일 일요일

대추리·강정·두물머리… 행정대집행이란 이름의 폭력대집행


이글은 한겨레21 201208-13일자 제923호 기사 '대추리·강정·두물머리… 행정대집행이란 이름의 폭력대집행'을 퍼왔습니다.
[특집] ‘제3자’ 용역업체 등이 철거 등 행정 대신하고 비용은 ‘원인 제공자’ 철거민 등에게 징수하는 행정대집행… 철거지역 경비, 이주 업무까지 맡는 용역업체들은 강제 철거 전에도 세입자 등에게 폭행·협박 자행

‘2230만원’.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청이 판자촌인 일명 ‘포이동 재건마을’(현 개포동 1266번지) 주민대표 조철순씨에게 이런 비용을 청구했다. 그해 6월 화마로 인해 살 곳을 잃어버린 주민들이 직접 설치한 임시주택 세 채를 강제 철거하는 데 들어간 돈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른바 ‘행정대집행’ 비용이다. 행정대집행이란, 행정상 의무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청이나 제3자가 이를 대행한 뒤 소요 비용을 의무자에게 징수하는 강제집행 제도다.

명도 소송 통한 철거, 계고장도 필요 없어

강제 철거가 있던 지난해 8월12일 새벽 6시, 강남구청 직원 60명과 철거용역업체 직원 80명이 포이동 재건마을로 들이닥쳤다. 주거 대책을 놓고 주민과 구청이 두 달째 갈등을 빚던 중이었다. 주민과 용역 간 충돌은 불 보듯 뻔했다. 아비규환 속에서 주민 3명이 다쳤다. 앞서 구청은 이재민들에게 서울시 7개 구에 위치한 임대주택 50가구를 마련해 거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주민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임대료와 보증금조차 마련할 형편이 안 되는 어르신이 많았다. 더구나 구청이 1991년부터 ‘시유지 무단 점유’를 이유로 집집마다 수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부과한 토지변상금을 떠안은 상태에서 섣불리 마을을 떠날 수 없었다. 재건마을은 1981년 도시빈민·부랑인 등으로 구성된 자활근로대 일부가 이 지역으로 강제 이주돼 형성된 가난한 동네다. 주민들은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에 행정대집행 비용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며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철거 현장에 집행 책임자가 나오지 않는 등 절차적 문제가 있었고, ‘공익을 해할 것으로 인정될 때’라는 행정대집행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구청은 절차상 하자가 없었으며, 공익을 해할 위험이 있는 ‘불법 건축물’을 방치할 수 없었다고 맞섰다.
취약 주거계층, 미군기지 건설 등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주민, 재개발 지역의 영세 세입자, 노점상 등의 집이나 가게를 합법적으로 철거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1954년 제정된 뒤 거의 바뀐 부분이 없는 행정대집행 절차를 따르거나, 민사집행상 명도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공공의 이익, 또는 사적 재산권을 수호한다며 이뤄진 법 집행 과정에서 늘상 약자들에 대한 ‘폭력’이 방조돼왔다. 적절한 보상 대책이나 제대로 된 이주 합의가 없었다는 근원적인 문제는 고려 사항이 되지 못했다. 강제 철거는 효율적인 집행을 내세워 불시에 일어난다. 특히 명도 소송을 통한 강제 철거의 경우, 거주민에 계고장을 발부하는 등의 고지 의무조차 없다.
과거엔 하루라도 빨리 개발 이익을 보려는 시행사가 인력을 고용해 구청과 짜고 공권력인 양 위장해 현장에 투입시켰다. 지금은 철거용역업체라는 허울 좋은 외피를 쓴 외주화된 폭력이 그 자리를 꿰찮다. 이름을 밝히기 꺼린 서울시의 한 구청 공무원은 “정비 업무 때 대개 용역업체 인력을 쓰는데, 이 업계엔 조직폭력배 출신이 많이 들어가 있다”며 “이런 업체들 중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주차장 경비 업무 등을 위탁받아 돈만 받은 뒤 사업장을 폐쇄하는 ‘먹튀’ 행각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서울중앙지법 민사1부 집행관과 철거용역업체 직원 등이 13일 오전 서울 동작구 상도4동 상도11구역 에서 빈 집을 대상으로 명도집행을 하고 있다. 사진 한겨레 김정효 기자

1980년대 이래 성장가도 달리는 철거용역회사
최근 물의를 일으킨 용역경비업체 컨택터스의 정관을 보면 사업 목적에 ‘행정대집행업’이나 ‘가로정비업’ 등이 명시돼 있다. 물리력을 필요로 하는 행정대집행 역시 이런 업체들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행정대집행을 수행한 용역업체들은 주먹구구식으로 비용을 청구하고, 지자체가 이를 집행해왔다. 이런 이유로 국가권익위원회는 지난 3월 행정대집행 비용 산정 기준 개선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업무를 위탁받은 용역업체가 일방적으로 산정한 금액을 행정청이 별다른 검증 없이 부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정재 ‘민중주거 생활권 쟁취를 위한 철거민연합’(민철연) 연대사업국장은 이런 문제를 두고 “나라가 노점상에게서 돈을 걷어 용역업체에 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합법적 강제 철거 및 퇴거에 이르지 않더라도, 개발을 반대하는 주민이나 세입자 등은 퇴거를 종용하는 폭력과 공포에 시달린다. 재개발조합 등과 계약을 맺은 철거용역업체들은 이주 업무까지 함께 수행한다. 이런 철거용역회사는 1980년대 중반부터 등장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 업체들은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한 비계구조물해체공사업자로 규정되는데 동시에 경비업 허가를 보유한 경우도 있다. 2009년 1월20일 참사가 벌어진 서울 용산 남일당이 포함된 용산 4구역에도 시공사 및 조합과 ‘건설물 해체 및 잔재처리공사 도급계약’을 맺은 호람건설과 현암건설산업이라는 철거용역업체가 들어와 있었다. 이들이 맺은 계약서에는 ‘약정 기간 내에 철거를 끝내지 않으면 지체 1일에 대해 공사 금액의 1천분의 1을 보상금으로 배상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2008년 2월께부터 철거용역업체는 강제 철거를 반대하는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폭행·협박·영업방해 등을 통해 퇴거를 압박했다. 상가 세입자들은 철거용역업체의 폭력과 압박에 맞서 남일당 건물 옥상에 올랐다 참변을 당했다.
강제 철거 현장에서의 폭력과 충돌은 거주민뿐 아니라 용역들의 목숨도 위협한다. 2005년 경기도 오산시 수청동 세교택지개발지구 철거 현장에서 주민들과 대치하던 20대 용역 직원이 숨진 경우가 그렇다. 당시 (한겨레) 보도를 보면, 철거 현장에 거의 무방비로 투입된 용역 직원 43명 대부분이 단순 아르바이트생이었다. 이들은 경찰과 대한주택공사 직원들이 현장에 있었지만 위험한 상황을 통제하기는커녕 수수방관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권위 개선 권고에도 변함없는 현실

용사 참사가 일어난 직후인 2009년 2월 국가인권위는 그동안 강제 철거 과정에서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이 발생해왔는데도 이를 최소화하려는 적극적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며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충분한 사전고지·협상 및 적절한 보상 없는 강제 철거, 사람이 살고 있는 주택에 대한 강제 철거 등을 금지하도록 관련 법률 정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력 예방·금지 규정 및 불이행시 처벌할 수 있는 규정 마련 △경찰청장에게 강제 철거 현장에서 발생하는 철거 및 경비업체 직원에 의한 폭력 문제, 법적 자격 없이 경비업체 업무를 수행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관리·감독 강화 등을 권고했다. 2012년 8월,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은 해군기지 건설 현장에 들어온 공권력 및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의 폭력에 노출돼 있다. 서울국토관리청은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농민들에게 농지를 비우지 않으면 8월6일 강제 철거하겠다는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 법이라는 방패막 뒤로 난무하는 폭력을 언제까지 두고 볼 것인가.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2012년 4월 10일 화요일

"용산을 기억한다면, 그를 뽑을 수 없다"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10일자 기사 '"용산을 기억한다면, 그를 뽑을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인권오름] 김석기 후보, 지금이라도 사퇴하시라

4월 11일 치러지는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923명이 후보 등록을 해 3.8: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923명 중 눈에 띄는 전직 경찰 2명이 있었으니 바로 허준영, 김석기다. 각각 여의도 농민 시위진압과용산 철거민 농성 진압 과정에서 여러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찰 책임자였다.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경찰폭력에 대해 아직도 정당한 공권력 운운하는 그들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어 기획했다.

용산을 제대로 기억하기 위한 싸움

2009년 1월 20일, 용산 남일당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잊지 못하고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수많은 경찰병력이 건물 하나를 둘러싸고, 물대포를 수 시간째 쏘고 있었던 그 곳에, 경찰특공대가 진입하고 얼마 안 있어 화염이 치솟았다. 철거민들은 '여기 사람이 있다'고 외치면서 쓰러져갔고, 불길을 피해 건물 아래로 투신했다. 도심 재개발이라는 자본의 오래된 복마전이 끔찍한 국가폭력으로 재현되는 순간이었다.



▲ 김석기 전 청장. ⓒ인권오름
그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강제철거에 맞서 싸우다 죽고 다쳤지만, 그 날 용산에서처럼 망루에 올라간 지 하루 만에 대화나 협상 한 번 없이 경찰에 의해 죽임을 당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있었다. 당시 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경찰 특공대 투입을 직접 결정한 게 김석기였다. 참사 이후 법정에 보낸 답변서에서 특공대 투입 후 무전기를 꺼놨다는 황당한 답을 했던 그 사람 말이다.

갓 3년이 지난 지금, 김석기는 너무나 당당하게 정당한 공권력의 집행자를 자처하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3년 전 그 날을 아련한 몇몇 장면으로만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김석기가 기억투쟁을 시작한 것이다. 고향인 경주에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이렇게 말한다. "이번 공천 탈락 원인이 용산사고 책임론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가 저에게 '용산 문제 때문에 공천을 줄 수 없다'고 직접 이야기했다. 경찰이 나라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정당한 법 집행을 한 건데, 그 탓에 공천을 줄 수 없다고 하면 대다수 국민은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용산 책임론에 따른 후보 사퇴는커녕, 경주 선거 승리로 용산 진압이 정당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는 호기까지 느껴진다. 그래서 경주 선거는 단지 부도덕하고 뻔뻔한 후보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용산을 제대로 기억하기 위한 싸움이다.

철거민은 집으로! 김석기는 감옥으로!

김석기가 오사카에서 잠시 쉬었다가 돌아와 국회에 입성하겠다고 하는 지금, 그날 망루에서 겨우 죽음을 모면한 철거민 8명은 아직도 감옥에 수감돼 있다. 오로지 살고 싶어서 망루에 올라갔던 평범한 사람들은 결국 죽어서 내려오고, 감옥에 갇혔다.

김석기는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사퇴하면서 "극렬한 불법폭력행위에 대한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과정에서 발생한 예기치 못한 사고였습니다"라고 말했지만, 국가인권위는 서울고등법원에 당시 경찰권 행사는 경찰이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잉조치였다는 의견서를 제출한다. 하지만 법원은 경찰의 책임은 묻지 않고, 오로지 철거민들에게 그날 농성의 책임을 물었다. 그 덕에 김석기가 유유히 오사카 총영사를 거쳐 국회의원 후보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용산참사와 같은 명백한 경찰 과잉진압에 대한 불처벌은 김석기의 다음과 같은 발언도 가능케 한다. "미국 경찰에게 수도 워싱턴 안에서 건물을 점거하고 화염병을 던지는 상황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답변은 아주 심플했다. 발포했을 것이라고 했다."(2010.3.22  인터뷰) 이런 황당한 말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면 낙선을 넘어 지금이라도 김석기를 감옥으로 보내야 한다.

(이 글은 "염치없다. 뻔뻔하다! 지금이라도 후보사퇴하시라!"라는 제목으로 주간인권신문 에도 실렸습니다. 기사들은 정보공유라이선스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정보공유라이선스에 대해 알려면, http://www.freeuse.or.kr 을 찾아가면 됩니다.)

  • - 관련사이트
  •  용산철거민사망사건 진상조사단 자료집(2009.1)
  •  [소책자]용산철거민 살인진압의 진실
  •  [소책자]용산참사의 진실- 여기사람이있다
-관련자료
 '용산사건 경찰 주의의무 위반했다', 국가인권위 의견서
  •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사퇴 기자회견 전문



/정록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이정희 "투표로 MB 단죄하고 새로운 미래로 갑시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10일자 기사 '이정희 "투표로 MB 단죄하고 새로운 미래로 갑시다"'를 퍼왔습니다.

ⓒ민중의소리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이상규 관악을 후보, 김재연 청년비례대표 후보와 함께 투표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그토록 기다렸던 심판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내일 4월 11일은 바로 그 날입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10일 '4.11 총선 긴급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이명박 정부 심판'을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이날 오전 9시 신림역 앞, 100여 명의 대학생 율동 유세단이 분위기를 띄운 가운데 이정희 대표와 이상규 관악을 야권단일후보, 김재연 청년 비례대표 후보 가 유세차에 올랐다. 

이정희 대표는 "지난 4년,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며, 고통 속에 살아왔습니다"라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독재정부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민간인을 사찰했고, 경찰이 자본권력을 대신해 철거민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정권은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언론의 자유를 침해했습니다. 시민들은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철저히 침해당했고, 노동자들은 법에 보장된 교섭을 위해 몸에 불을 붙여야만 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아름답던 우리 산하는 모두 파헤쳐져 끔찍한 환경 재앙이 예고되고 있습니다"라며 이명박 정부 4년 동안의 독주와 실정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우리 국민은 더 이상 참을 수도 견딜 수도 없습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우리는 투표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남은 것은 오직 투표할 권리 하나뿐이지만, 우리는 이것으로 이명박 새누리당을 단죄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라며 투표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헌정사상 최초로 전국적 차원에서 야권연대가 실현돼 새누리당과 민주진보진영이 1:1 구도를 만들어 낸 것을 강조하면서 "조금은 실망스럽고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부디 투표에 참여해 주십시오"라고 재차 호소했다. 이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깨어 있는 시민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고 하셨습니다"라며 "더 많은 분들이 투표하고 참여해야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민주와 진보의 길로 가고자 하는 국민의 바람이 현실로 바뀔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야권연대를 훼손하려는 세력들과 싸워야 합니다"라고도 밝혔다. 그는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중원, 하남 등에는 (야권후보단일화)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 야권연대를 노골적으로 훼손시키는 후보들이 있습니다"라며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야권연대를 흔드는 것이며 새누리당의 당선을 돕는 일입니다. 무소속 후보에게 준 표는 새누리당에게 준 표와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자신의 작은 이익을 위해서 국민적 열망을 저버리는 사람들은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심판의 대상일 뿐입니다"라고도 했다.

"정당 투표는 통합진보당을 선택해 주십시오"

이 대표는 이어 "정당 투표는 통합진보당을 선택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통합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20석 이상)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정당투표를 통해 최대한 많은 의석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이 대표는 "19대 국회가 국민의 진보와 개혁에 대한 열망을 온전히 실현하고, 통합진보당이 중심을 확고히 잡아야 합니다"라며 "낡은 의회권력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통합진보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돼야 합니다. 지역구에서는 야권단일후보를 지지해 주시고, 정당투표는 반드시 통합진보당을 선택해 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사랑하는 2030 청년들께 특별히 절실하게 호소 드립니다"라며 "고액 등록금 때문에 새벽까지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하고, 열심히 노력해도 비정규직 일자리 밖에 없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은 도무지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현실을 우리 힘으로 바꿔갑시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투표가 복지이고, 투표가 평화이며, 투표가 일자리고, 투표가 민주주의 입니다. 투표가 우리의 삶을 지키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냅니다. 4월 11일, 참여합시다. 함께합시다. 승리합시다. 고맙습니다"라며 호소문 낭독을 마쳤다.

정웅재 기자 jmy94@vop.co.kr

2012년 2월 8일 수요일

[사설] 용산참사 구속자 사면, 더는 외면 말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07일자 사설 '[사설] 용산참사 구속자 사면, 더는 외면 말라'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한 것은 모두 세 차례다. 2010년 8·15 광복절과 올해 1월 설맞이 특별사면을 했고, 2009년 12월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만을 위한 ‘1인 특별사면’을 하는 보기 드문 기록도 세웠다. 특별사면·감형·복권 등의 혜택을 본 사람이 3449명에 이르며, 비리 혐의에 연루된 정치인, 경제인, 전직 고위관리 등도 빠짐없이 ‘사면의 은총’을 입었다.
그러나 용산참사 철거민들만은 예외였다. 종교계와 시민단체 등에서 그토록 간절하게 이들의 석방을 호소했으나 정부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정부가 내세운 ‘대립과 갈등 해소’니 ‘소통과 화합의 계기 마련’이니 하는 특별사면의 명분도 용산 철거민들은 비켜갔다. 이들을 사면하면 용산참사에 대한 정부의 잘못을 시인이나 하는 것처럼 비칠까 질겁했다. 불길이 치솟는 지옥 같은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철거민 8명은 이 때문에 꼬박 3년째 차가운 감방에서 옥살이를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용산참사 구속자 8명 전원에 대한 사면 요청 건의서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며칠 전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종교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면을 요청했다. 이 정부의 양식과 이성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용산참사의 본질은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철거민들의 항의시위에 경찰이 사전 대비도 제대로 안 하고 무모하게 진압작전을 펼치다 빚은 참사다. 그들은 “범법자이기 전에 도시 재개발 과정에서 생계 터전을 잃고 겨울철 강제철거의 폭력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하지도 못하고 절망했던 사회적 약자”(박원순 시장)이며, “참사의 책임을 온전히 철거민에게 떠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자승 스님)는 지적은 백번 지당하다. 설사 백보를 양보해 법원의 판결을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이들을 계속 감옥에 가둬놓는 것은 우리 사회의 수치다.
용산참사는 이명박 정권의 씻을 수 없는 원죄요 업보다. 정권이 지금처럼 처참하게 몰락하게 된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용산참사와 맞닥뜨린다. 이런 처참한 비극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고 정권이 잘되기를 바란 것부터 뻔뻔스러운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이른 시일 안에 용산참사 구속자들에 대한 사면을 단행해야 한다.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이 책무를 외면해선 안 된다. 대통령의 사면권은 바로 이런 곳에 쓰라고 존재하는 것이다.

2011년 12월 31일 토요일

당신께 안내하고 싶은 곳들


이글은 레디앙 2011-12-30일자 기사 '당신께 안내하고 싶은 곳들'을 퍼왔습니다.
[청년이 청년에게] 31세 김영경, 26세 이준석에 말을 건 까닭

안녕하세요. 저는 청년유니온이라는 청년세대들의 노동조합 위원장을 하고 있는 서른 한 살 김영경이라고 합니다. 갑작스레 편지를 띄우게 되어 조금 민망한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당신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 이렇게 편지를 띄웁니다.
스물여섯, 내게 있었던 것들
처음 과학고에 하버드 출신이라는 이력을 언론과 호사가들이 강조할 때 저는 당신이 교육봉사를 해왔다는 것을 더 먼저 보았습니다. 저 역시 가난한 동네에서 파트타임 학원강사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갈 때 이 사회의 교육불평등에 의해 아이들의 미래가 어두워 보일 때마다 깊은 절망감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당신의 스펙보다 교육봉사를 해왔던 당신의 진정성을 더 믿고 싶었습니다. 스물여섯이라는 젊음이 동세대 청년들의 아픔과 고통을 더 많이 공감할 수 있는 가장 큰 스펙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다만 어제오늘 준석님이 철거민들의 투쟁을 두고 상처가 될 만한 이야기를 퍼부었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당신께 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스물 여섯이라는 아름다운 나이에 저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힘들었던 기억이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새벽녘 언젠가 편의점에서 담배를 팔고 있었거나, 욕을 해대는 아저씨들에게 먹먹한 가슴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하고 있었을 겁니다.
아니면 부끄러운 마음에 마스크를 쓰고 지하철역 출구에서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스물 여섯에 가지고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에서 82% 청년들이 가지고 있다는 빛바랜 대학 졸업장과 학자금 대출 빚 1천만원 뿐이었습니다.
그 1천만원 빚은 어린이날 놀이동산에서 곰돌이 인형을 쓰고, 빛도 들지 않는 지하 대형마트에서 보안요원을 하며 갚았습니다. 스물 여섯의 특목고 출신, 하버드 수학, 청년 벤쳐 CEO, 교육 자선을 하면서 거대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으로 들어간 이준석씨에게는 너무 먼 이야기인가요?
철거민들의 외침 이해해야
당신을 비판하려고 쓰는 편지가 아닙니다. 고소득층만 들어간다는 특목고를 나온 것도, 최저임금 4,320원으로 5,000시간(하루 10시간씩 500일) 이상을 일해야 일년 등록금을 낼 수 있다는 하버드에서 공부를 한 것도 당신의 탓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거대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이라면, 그리고 청년들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려 한다면 당신이 비난했던 그 철거민들의 날카로운 외침이 곧 동세대 청년들이 이 사회가 가하는 고통 속에 내뱉는 아픔의 신음소리와 다르지 않은 것이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2011년 우리 또래 청년들 대부분은 그 철거민들과 같습니다. 취직하지 못하는 청년이 1/4입니다. 취업하는 대부분의 청년들도 불안정한 비정규직, 인턴입니다. 몸을 버려가며 밤새 위험한 일을 해도 가까스로 백만원 남짓의 월급을 받을 뿐입니다.
서울의 원룸 월세는 50만원이 넘습니다. 학자금 대출상환은 매달 30만원씩 나갑니다. 이 편지를 쓰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신이 나이만 젊은 청년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청년을 대변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입니다.
저는 당신이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고, 청년임대주택을 이야기하고, 돈이 없어서 수입산 찐 쌀로 만든 1,500원짜리 김밥을 먹는 청년들을 대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청년 노동의 열악한 현실을 바꿀 마음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아름다운 스물여섯을 살아가고 있는 당신께 30분 배달제가 폐지된 피자집과, 알바생에게 주휴수당을 챙겨주는 커피전문점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배달원과 그 알바생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당신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추신 : 아름다운 한 분이 또 소천 하셨습니다. 그 분이 오랜 고통을 이겨가며 대변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날선 외침과 신음을 내뱉고 있는 약자들을 위한 민주주의였음을 준석씨와 제가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합니다.

2011년 12월 30일 (금) 14:16:14 김영경 / 청년유니온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