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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0일 수요일

‘지하경제 양성화’하자는데, 검사가 왜 반대할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19일자 기사 '‘지하경제 양성화’하자는데, 검사가 왜 반대할까?'를 퍼왔습니다.
국세청 “복지재원 마련 가능” vs FIU·법무부 “과도한 사생활 침해”

박근혜 정부의 복지 재원마련 대책이 시급한 가운데,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 중 하나인 일명 '금융정보분석원(FIU)법'을 두고 정부 부처간 힘겨루기가 심화되고 있다. 국세청 등 수사기관은 조세탈루와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 FIU의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FIU는 세수증대 효과도 적으며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2001년 금융위원회 산하 기관으로 출범한 FIU는 금융기관이 보고한 거래정보를 분석해 자금세탁 혐의 등이 있을 경우 국세청, 경찰 등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대선 당시 박근혜, 문재인 후보는 모두 '지하경제 양성화'를 목적으로 국세청의 FIU 정보 접근성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특정 금융거래 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FIU 개정안)에 대한 정부 부처간 찬반 논쟁이 치열하다. 18일 국회에서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열린 '지하경제 양성화, 그 방안은?'토론회에서도 찬성 입장인 국세청, 관세청과 반대하는 FIU, 법무부가 정면 충돌했다. 

▲ 18일 국회에서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열린 '지하경제 양성화, 그 방안은?'토론회에서 찬성 입장인 국세청, 관세청과 반대하는 FIU, 법무부가 정면 충돌했다. 박민식 의원실 제공.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복지 재원 확충

현행 FIU법에 따르면 1일 2천만 원 이상의 현금 거래가 발생하면 금융기관은 자동으로 FIU에 보고해야 한다. 이 FIU의 고액현금거래보고(CTR) 정보에 대해 국세청은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국세청은 FIU 정보 활용 확대를 통해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4조5000억 원 이상의 세수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초연금, 4대 중증질환 등 복지공약에 대한 재원마련 대책이 절실한 새정부와 여당 입장에서도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다. 김동일 국세청 첨단탈세방지센터장은 "금융정보 접근 확대는 가장 현실적인 지하경제 양성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FIU는 국세청의 추산치는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FIU는 최대 예상액은 연 1조8000억 원이며 이 또한 확신할 수 없다고 밟혔다. 이명순 FIU 기획행정실장은 "국세청 추정치는 모든 거래 정보가 탈세나 범죄와 직접 관련되어 있다는 잘못된 가정에 기초했다"라고 주장했다. 

정리하면 대선 후보들이 공약한 것처럼 '지하경제 양성화'의 필요성에 대해선 여야를 떠나 모두 수긍하고 있다. 그러나 세수 확대 효과에 대해서는 찬반 부처의 추산치가 다르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추산치 차이가 있더라도 일단 세수 증대 효과는 공감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지만 기본권 문제 등 또 다른 쟁점이 남아 있다. 

▲ 임동춘 국회입법조사처 금융외환팀장이 제작한 FIU법 비교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영장주의 훼손 문제

FIU와 법무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와 영장주의 훼손이다. 이 실장은 "개정안이 시행시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되고 금융실명법 취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법원의 영장이 있을 때만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영장주의를 우회해 국세청이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FIU는 탈세 혐의가 있을 경우 국세청에 정보를 확대 제공할 의향은 있지만, 국세청이 정보에 직접 접근하는 것은 FIU법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모든 FIU 정보는 탈세 정보가 아니며 혐의가 없거나 확정되지 않은 정보"라며 "국세청은 국가기관끼리 정보를 공유하자라고 하지만 FIU 제도의 본질은 수사기관과 FIU를 나눠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같은 우려를 방지하는 제도를 마련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김 센터장은 "정보남용 대책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며 "외부위원 중심의 '금융정보활용평가위원회'를 신설해 심의 결과를 국회와 FIU에 통보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2011년 비슷한 취지의 개정안이 발의됐을 때 국회는 국세청의 FIU 정보 활용범위를 확대했지만 CTR 정보 직접 접근은 불허했다. 당시 국회 정무위는 국민의 기본권 훼손 가능성과 국세청의 자료요청 남용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부처 이기주의가 진짜 갈등 이유"

개인 기본권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부처 이기주의'가 갈등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재진 조세연구원 박사는 "현행법에서는 마약 탈세, 밀수, 범죄 테러조직 등이 법망을 빠져나가고 있다"며 "'개인정보 보호'를 앞세워서 범죄자를 봐주는 이유에는 정부 부처간 이기주의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김 박사는 "FIU에 파견된 검사 4명이 모든 거래 정보를 1차로 추리면 FIU 직원들이 관련 내용을 분석한다"며 "국세청이 이 정보에 직접 접근하면 검찰의 정보 독점권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 등 법조계가 헌법적 이유를 들며 에둘러 반대하는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한기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검찰, 국세청이 불법 자금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데 부처 이기주의 때문에 대원칙인 공익성이 상당히 훼손되고 있다"며 "이런 문제는 행정부 내에서 조정이 어렵기 때문에 국회에서 세부 조정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작년 8월 국세청의 FIU 정보 접근을 허용하는 내용의 FIU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권 차원에서 악용하면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며 "그렇지만 아무리 구더기가 무섭더라도 이제는 장을 담궈야 하는 시기가 오지 않았나 싶다. 이제 우리 사회가 조세 불공평의 문제를 맞닥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문 후보의 공약처럼 국세청의 FIU 정보 접근 확대에는 공감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FIU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세청이 모든 금융거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야당 정치인들을 상대로 '정치적 세무조사'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2012년 11월 30일 금요일

청·법무·검찰, 조직·질서가 무너졌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1-30일자 기사 '청·법무·검찰, 조직·질서가 무너졌다'를 퍼왔습니다.

ㆍ대통령·장관·총장·중수부장 서로 책임 미루고 치고받고

한국의 정부 조직이 무너졌다. 참모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검찰총장의 감찰 명령을 “수용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또 다른 대검 간부는 “중수부장의 비위 혐의를 언론에 브리핑하라”는 검찰총장의 지시에 반발했다. 검찰총장은 직속상관인 법무장관의 명령을 거슬렀다. 임기말 국정운영 능력을 상실한 대통령은 법무장관에게 사태 수습의 책임을 떠넘겼다. 청와대와 법무·검찰의 통제 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붕괴된 것이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29일 오후 최재경 중수부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와 지난 8~9일 10차례에 걸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전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김 검사는 자신의 비리에 대한 언론의 취재망이 좁혀오자 최 부장에게 대응 요령을 조언해 달라고 부탁했다.

앞서 권재진 법무장관은 “최 부장에 대한 감찰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언론에 브리핑하지 말라”는 직무명령을 내렸다. 그런데도 한 총장이 권 장관의 지휘권 행사를 고의로 묵살한 것이다.

지난 19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현관을 나서고 있는 한상대 검찰총장(왼쪽 사진). 29일 오전 출근하고 있는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오른쪽). | 정지윤 기자·연합뉴스

최 부장에 대한 감찰 책임을 맡고 있는 이준호 대검 감찰본부장은 “감찰 중인 사실을 외부에 공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한 총장에게 냈다. 그러나 한 총장은 이 본부장 대신 대검 대변인을 통해 내용 공개를 강행했다. 검찰이 감찰 내용을 이처럼 구체적으로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장은 장관 지시를 어기고, 대검 간부는 총장 지시에 반발하는 전대미문의 명령 불복종 사건이 이어진 것이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권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현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국민 걱정이 크니 권 장관을 중심으로 잘 수습하라”고 지시했다. 권 장관의 지휘권 행사는 청와대와의 긴밀한 소통 속에 나온 것인데도 한 총장이 반기를 든 셈이다.

한 총장은 이날 하루 종일 조직 안에서 ‘하극상’을 당했다. 채동욱 대검 차장을 비롯한 대검 간부들은 이날 오전 한 총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한 총장은 30일 사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항명의 단초는 최재경 중수부장이 제공했다. 최 부장은 전날 자신에 대한 감찰 소식이 전해지자 “검사 수뢰 사건, 성추문 사건 이후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총장과) 의견 대립이 있었다. 그것이 감찰 조사로 나타났다”면서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검사는 총장을 치받고, 총장은 장관의 명령을 거역하는 항명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사이 검찰의 일상 업무는 마비됐다.

구교형·박영환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2012년 7월 20일 금요일

"부산교도소 강연서 종북·공안 몰이했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7-19일자 기사 '"부산교도소 강연서 종북·공안 몰이했다"'를 퍼왔습니다.
인권사회단체, "종북세력 침투단체라고 했다"..법무부, "그런 일 없어"

국가보안법피해자모임 등 12개 인권사회단체는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정 당국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채 수형자들의 양심의 자유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4월 부산교도소의 재소자 대상 안보강연에서 강연자가 '통합진보당과 민주노총, 전교조는 대표적인 종북세력 침투 단체다', '통합진보당은 간첩 지령을 받고 있다'는 발언을 했다"며 설명했다.

이어 "법무부는 이 강연이 수용자를 위한 교육·교화 프로그램이라고 하나 왜곡된 이념을 주입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며 "중립을 지켜야 할 교정 당국이 정권의 종북·공안몰이에 동조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교화 프로그램을 빙자한 왜곡된 안보 교육을 폐지하라"며 "교정ㆍ교화에 역효과를 주는 교화방송도 중단하고 재소자들의 방송 선택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에 대해 안보순회 강연은 통일 교육프로그램의 일종일 뿐 당파적 목적으로 활용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법무부는 '통합진보당은 간첩 지령을 받고 있다'는 발언 등도 해당 강사에게 확인한 결과 특정 정당이나 단체를 매도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2012년 4월 23일 월요일

[사설]성추행 검사, 법복만 벗으면 그만인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2-04-22일자 사설 '[사설]성추행 검사, 법복만 벗으면 그만인가'를 퍼왔습니다.
법무부가 출입기자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여성 기자들을 성추행한 최재호 부장검사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달 초 대검찰청이 최 부장검사에 대한 ‘중징계’를 청구한 데 따른 조치라고 한다. ‘정직’은 검사징계법상 중징계에 해당하는 해임·면직·정직 중 가장 낮은 단계의 조치이다. 같은 날 법무부는 유흥주점에서 변호사에게 수십만원대 향응을 받은 검사 2명에게 한 단계 높은 면직을 의결했다. 법무부는 공적 장소에서 여기자 2명을 성추행하고 이들이 수차례 항의하는데도 멈추지 않은 최 부장검사의 행동을 변호사에게 술접대 받은 것보다 경미한 사안으로 판단한 셈이다.

우리는 최 부장검사에 대해 검사 징계 중 가장 무거운 해임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비리 검사가 사표 제출만 감수한다면 해임 외의 어떤 징계를 받는다 해도 실질적 불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해임의 경우 검사 자격이 박탈되는 것은 물론 변호사 개업이 3년간 제한되고 퇴직금도 일부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면직 이하 징계는 변호사 개업이나 퇴직금 수령에 불이익이 없다. 정직을 받은 최 부장검사도 이미 낸 사표가 수리되면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등록을 거부하지 않는 한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보도자료를 보면 최 부장검사 항목에 ‘징계 혐의자가 사표 제출한 상태로서 징계 후속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수리할 예정’이라고 나와 있다. 어차피 당사자가 법복을 벗겠다고 한 만큼 해임이나 면직 대신 정직하는 선에서 ‘중징계’ 시늉만 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검찰은 조직 내에서 성추행·성희롱 사건이 있을 때마다 이번처럼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해왔다. 다른 공직자들의 윤리적 모범이 돼야 할 검사들에게서 성추문이 끊이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더욱이 법치 구현의 중추 역할을 해야 할 법무부가 성추행 검사에게 면피성 솜방망이 징계를 한 것은 그들이 비판받는 차원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향후 다른 정부기관에서 공직자의 성범죄가 발생해도 ‘사표 받으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비켜갈 여지를 만들어준 것이다.

여성인 장하나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자는 ‘제수 성추행’ 파문의 김형태 당선자(새누리당 탈당)에게 사퇴를 요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자기 가족마저 짓밟는 사람이 국회 안을 걸어다니는 게 무섭고 부끄럽다.” 마찬가지로 기자들을 성추행한 검사가 변호사가 되어 법원 안을 걸어다닐 것이 무섭고 부끄럽다.

2012년 4월 18일 수요일

MB "불법 사금융 뿌리뽑겠다" 약속…선거용?


이글은 프레시안 2012-04-18일자 기사 'MB "불법 사금융 뿌리뽑겠다" 약속…선거용?'을 퍼왔습니다.
[분석]대대적 특별단속에 "출구 없는 양날의 칼" 우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역대 정권치고 '불법 사채와의 전쟁'을 거론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이번에는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불법사채 근절을 약속했다는 점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정부는 17일 대통령 주재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국무총리실 주관으로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불법사금융 척결방안`을 발표했다.

18일부터 5월31일까지 한달 보름간 불법 사금융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일제 신고접수를 받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대검찰청 형사부는 대검 형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불법사금융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전국 5개 지검에도 지역 합동수사본부를구성한다.



▲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불법 사금융 근절 대책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불법 사금융, 필요악이라고 방치할 수 없다"

경찰청은 전국 16개 지방청에 1600여명이 투입되는 대규모 전담수사팀을 구축한다. 특히 미등록 대부업체의 폭행과 협박, 조직폭력배와의 연계 등에 대비해 강력반 형사를 비롯한 가용인력을 총동원키로 했다.

피해신고는 금감원내 합동신고처리반(1332번)이나 경찰청(112번), 지방자치단체(120번)로 할 수 있다. 금감원(www.fss.or.kr)과 경찰청(cyber112.police.go.kr) 홈페이지로도 신고가 가능하다.

이명박 대통령도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청와대 페이지에 직접 글을 올려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형편을 악용해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파렴치범들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며 "불법 사금융은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불법 사금융에 대해 "필요악이라고,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치부하기엔 이 이상 더 방치할 수 없는 상태까지 왔다"면서 "악덕 사금융, 더 이상 그대로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회의적인 평가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제 문제를 단속만으로 해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불법 사금융 전쟁'이 서민을 위하는 정책이라지만, 정작 서민들은 은행과 2금융권에 대한 대출규제로 돈줄이 마른 가운데 소득은 줄어들고 있어 '급전'마저도 조달할 길이 막히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 나설 때마다 불법 사금융 오히려 창궐

역대 정권마다 불법 사채 척결을 내세웠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금융 이용자는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 대부업 거래자는 2008년 9월 130만명 수준에서 작년 6월엔 247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에 불법 사금융 규모는 20조~30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가 제대로 포착하지도 못하는 불법 사금융과 어떻게 전쟁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단속이 강력할 수록 일단 더욱 지하로 숨어들어 버리는 게 불법 사채 시장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런 지적을 의식해 단속과 함께 서민금융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미소금융과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3대 서민금융상품을 통해 이뤄진 총 지원규모가 4조3000억 원에 불과하고, 올해 3조 원 정도의 서민금융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에도 "사금융 시장을 보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도 잘 하지못하는 불법사금융 피해도 매년 두 배 이상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설치된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7~2008년 연 3000여건이 접수되던 상담건수는 2009년 6000여건으로 늘고, 2010년 1만3528건, 2011년 2만5535건 등으로 증가했다.

불법 사금융이 급증한 요인에 정부의 '출구 없는 대책'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6월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법정 최고이자율이 39%로 낮아진 이후 제도권 대부업체들이 불법 영업을 저지르는 경우가 늘어났고, 대부업체들도 2007년 2만 개에 육박하다가 현재는 1만2000여 개로 쪼그라들었다.

대부업계 4대 대형업체들도 편법적인 이자율 운용이 적발돼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행정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간신히 영업이 허용된 상태다.

이때문에 불법 사채 근절 단속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저신용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과 병행되지 않는 한 '선거용 정책'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승선 기자

2012년 4월 2일 월요일

권력기관안 ‘영포라인’ 지원관실서 별도 관리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02일자 기사 '권력기관안 ‘영포라인’ 지원관실서 별도 관리'를 퍼왔습니다.

13개 기관 73명의 근무부서와 직급, 휴대전화 번호, 사무실 전화번호가 적힌 문건. 비고란에 포항이나 인근 지역 연고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USB서 13곳 소속 73명 명단 적힌 문건 발견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국세청, 검찰 등 정부 핵심기관에 포진한 영일·포항 출신 인사(영포라인)들의 명단을 별도로 작성해 관리했음을 보여주는 문건이 나왔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이른바 정부내 ‘영포라인’을 정보 수집과 공직자 감찰 등에 활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경찰 출신으로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근무한 김기현 경정의 외장메모리장치(USB)에 저장된 기록을 살펴보면, ‘공직윤리지원관-일반-014’라는 파일에 대통령실과 국가정보원, 방송통신위원회, 국세청, 검찰청, 감사원, 법무부, 총리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 관세청, 통계청, 포항시청 등 13개 기관 73명의 근무 부서와 직급, 휴대전화 번호, 사무실 전화번호가 적힌 문건이 들어 있다. 이 문건의 비고란에는 포항이나 인근 지역 연고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예컨대 자신이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 인멸의 몸통이라고 주장했던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경우, 연락처와 함께 ‘구룡포’라고 출신지가 적혀 있다.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은 ‘칠곡’이라고 적혀 있다. 민정수석실의 김○○ 행정관의 경우 ‘동21’, 국정기획수석실의 윤○○ 행정관은 ‘포35’라고 쓰여 있는데, 이는 각각 동지상고 21회, 포항고 35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꼭 포항 출신은 아니어도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도 두명 기록돼 있다.
이 파일에는 청와대의 경우 경제·민정·정무·사회정책수석실, 대변인실, 경호처 등에 걸쳐 24명의 연락처가, 국정원은 포항지부와 감사실 등 관계자 8명, 방송통신위는 최시중 전 위원장을 포함해 5명, 국세청은 최○○ 팀장 등 7명, 검찰청은 동부지검 최○○ 검사 등 7명이 기록돼 있다. 김기현 경정 유에스비에는 이와 별도로 포항 출신 경찰관 33명의 연락처가 ‘포경’이라는 이름의 별도 시트에 저장돼 있다.
이들 연락처는 공직윤리지원관실 차원에서 만들어져 팀원들이 공유한 것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1일 “자기들끼리 믿을 수 있는 인맥을 통해 감찰 및 불법사찰 활동에 수시로 업무 협조를 얻기 위한 용도로 작성하지 않았을까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을 비롯해 불법사찰에 개입한 청와대 및 공직윤리지원관실 관계자들이 대부분 ‘영포라인’이다. 사찰 피해자로 알려진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등은 그동안 “불법사찰은 영포라인이라는 특정 지역 인맥이 사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권력을 전횡한 사건”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지원관실 창설 멤버였던 김화기 경감은 이 명단에 대해 “내가 개인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경감은 “김기현 경정이 내 후임이었고 김 경정의 컴퓨터를 복원하면서 이 명단이 나온 것 같다”며 “공직생활 20년 하면서 꼼꼼히 정리해놓은 것으로 (민간인 사찰)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김 경감은 포항 출신 경찰관으로, 김종익씨 사찰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황준범 박태우 기자 jayb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