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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2일 수요일

일베 회원의 든든한 우군은 국가정보원?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5-21일자 기사 '일베 회원의 든든한 우군은 국가정보원?'을 퍼왔습니다.
오는 24일 국정원 초청 행사에 일베 회원 또다시 초청…국정원-일베 관계 다시 조명돼

국가정보원이 일간베스트 회원을 상대로 해서 안보 초청 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2월에도 일베 회원들이 초청돼 국정원 주최 행사가 안보를 명분으로 정부 비판적인 인사를 '종북' 세력을 매도하는 장이 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보수 성향의 일간베스트 사이트는 5. 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비하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에서 국가기관이 보수 성향의 젊은층을 주요 타깃으로 해서 역사인식마저 퇴행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정원은 최근 일부 일베 회원들에게 국정원 행사 초청장을 보냈다. 일베 회원은 "금번 북한 대남공작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 가입자 명단이 공개된 것과 관련, 홈페이지를 방문해 신고해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며 "이에 국정원은 여러분들의 나라사랑 마음과 소중한 제보에 보답하고자 24일 금요일 국정원 초청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의 초청장을 공개했다. 우리민족끼리 사이트가 해킹된 이후 일베에서 회원 명단을 공개해 무분별한 신상털이로 공안 몰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국정원이 일베 회원들을 행위를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국정원과 일간베스트 사이의 관계도 석연치 않다는 점에서도 일베의 극우적인 행태와 정치적인 게시 행위 뒤에는 국정원이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14일 사이 일베 사이트 일부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글이 일제히 사라졌다. 당시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이 최초 불거졌던 시점이라는 점에서 국정원과 일베가 부적절한 관계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또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사항을 트위터에서 따라썼던 아이디 'taesan4'의 경우 일베 사이트에서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퍼나르기도 했다. 특히 국정원 직원을 도운 것으로 입건된 일반인 이모씨의 경우 일베 회원으로 밝혀지고 일베의 게시글을 진보 성향 사이트인 오늘의 유머에 지속적으로 퍼나르는 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베의 정치 개입 게시 행위에 국정원이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일었다.


국가정보원 전경 사진 ⓒCBS노컷뉴스

국정원 초청 행사 내용도 논란이 됐다. 지난 2월 국정원은 보수우파 논객인 변희재씨를 강사로 초빙해 '광의의 종북개념'을 설명한 것으로 확인돼 종북 인사로 거론된 당사자들이 반발했다. 강의에서 일베 회원 중 한명은 '일베라는 사이트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왜곡된 역사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2월 국정원 초청행사에 참가했던 한 학생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사이버 안보를 담당한다는 국정원 직원이 '현행법상 종북임을 알아도 잡을 수 없다, 국정원이 나서면 과거 얘기가 나오니까 여러분들이 나서서 법 개정에 힘써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원세훈 전 원장은 2010년 7월 19일 게시된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에서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 원이 해야 할 일라는 점을 명심할 것"이라고 했는데 안보 강연 초청 행사가 젊은층을 상대로 국정원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목적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내용의 행사에 국민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보통 국정원 초청 행사에는 80명의 시민들이 초청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2월 행사 참가자들이 공개한 행사 참가 선물은 1만원짜리 문화상품권 5장, 가죽으로 된 휴대폰 케이스, 절대시계로 불리는 국정원 시계 등이다. 행사에서는 또한 중식 코스 요리가 제공되고 있는 것도 확인됐다. 일인당 들어가는 비용을 추산해보면 약 20만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여 국정원 초청 행사 한회 비용은 2천만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2013년 5월 20일 월요일

국가정보원 정치 개입 의혹 또?


이글은 PD저널 2013-05-20일자 기사 '국가정보원 정치 개입 의혹 또?'를 퍼왔습니다.
[미디어 클리핑]‘반쪽짜리 5·18 기념식’과 국민대통합

국가정보원 이명박 정권 당시 야권이 주장한 ‘반값 등록금’ 운동 무력화를 위해 허구로 홍보하고,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정치인을 ‘종북 좌파’로 모는 심리전을 벌일 것을 제안한 문건이 19일 공개됐다. 이러한 가운데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원세훈 국정원’ 정치 개입에 대한 수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B 국정원, 또 정치개입…문건작성자 현 청와대 근무

(경향신문) 1면 기사에 따르면 해당 문건을 작성한 직원의 상급자가 현재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파견 근무 중인 추모 국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은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가 확대돼야 한다는 여론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인사 적절성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이날 2011년 6월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좌파의 등록금 주장 허구성 전파로 파상공세 차단’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 <경향신문> 2013년 5월 20일자.

문건에는 “야당과 좌파 진영에서는 당·정이 협의하여 등록금 부담 완화 대책을 마련키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등록금=정부 책임’ 구도 부각에 혈안(돼 있다)”이라며 “그러나 이들의 정부책임론 주장은 지난 과오를 망각한 비열한 행태”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어 “야권의 등록금 공세 허구성과 좌파 인사들의 이중 처신 형태를 홍보자료로 작성, 심리전에 활용함과 동시에 직원 교육 자료로도 게재(한다)”라고 명시했다.
정동영 전 의원은 “몇년 동안 계속해서 종북좌파 운운하며 같은 글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 인터넷에서 게재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박원순 서울시장 사찰과 이번 종북 딱지 붙이기 사건 등은 헌정 유린 행위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5년간 국정원을 이용해 어떻게 국내 정치를 농단하고 민주주의를 유린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문건 윗부분에는 ‘B실 사회팀 6급 조○○’이라고 기재돼 있다. 문건을 작성한 사람의 소속과 실명, 직원 고유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이 문건 제목, 작성일자(2011·6·1) 등과 함께 적혀 있다. 문건 가장 밑부분에는 ‘B실 사회팀 4급 함○○(Y-○○), 팀장 추○○(Y-XX)’이라고 적혀 있다. 진 의원은 “B실은 ‘국익전략실’을 가리키는 것”이라며 “해당 문건에 기재된 직원들은 2011년 당시 모두 국정원 직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5·18기념식 ‘반쪽’…박 대통령 ‘국민통합’ 메시지 퇴색

5·18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이 우려했던 대로 ‘반쪽 행사’로 끝나고 말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2008년 이후 5년 만에 기념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국가보훈처가 기념식 식순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지 않고 ‘합창’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5월 단체와 진보단체 등이 반발하며 불참해 결국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서울신문) 6면 기사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5·18 관련 단체 회원 및 유가족, 일부 야당 의원들이 불참해 5년 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의미가 퇴색됐다.
서울은 “올해 기념식 공식 식순에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넣지 않기로 결정하면서부터 갈등은 예고됐다”며 “논란이 일자 보훈처는 식순에서 빼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제창이 아닌 합창으로 되면서 갈등 봉합에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기념행사의 공식 기념곡이 아니고 정부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일어나 주먹을 쥐고 흔들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 등이 제기돼 ‘제창’의 형태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야는 보훈처를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으로 결정하면서 혼선과 갈등을 빚은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다시는 이런 상황이 촉발되지 않도록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유가족을 비롯한 광주시민들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도 “결과적으로 온전한 기념식이 되지 못했다는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부터 말했던 대통합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서울신문> 2013년 5월 20일자.

안철수 “기득권 물든 기성정치로 광주정신 흔들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독자세력화의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을 새누리당을 기득권 세력’으로 비판하며 ‘청산론’을 주창했다.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주도권 다툼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세계일보) 4면 기사다.
보도에 따르면 안 의원은 18일 광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심한 듯 “광주정신은 대한민국 이정표를 세운 큰 좌표였는데, 지금 흔들리고 있다”며 “관성에 젖고 기득권에 물든 기성정치가 광주정신을 계승하고 새로운 꽃을 피우기보다 여야 모두 그 열매와 과실을 향유하는 데만 열중했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치세력화를 위한 각오를 거듭 다졌다. “대선 과정에서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변화에 대한 열망을 온전히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와 시간, 함께할 동반자가 필요하다”며 인재 동참과 광주 시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민주당과의 ‘야당 대표성’ 경쟁을 의식한 듯 호남 민심에 대한 구애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광주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정치 개혁의 씨앗과 중심이 되어 달라. 저는 그 마중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광주선언’에 대해선 “문제의식으로만 그치지 말고 구체적인 해법으로 실천하면서 ‘을’의 위치에 있는 분들이 피부에 와 닿게 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금 추징시효 10월 만료

33돌을 맞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치러진 가운데 내란죄로 무기징역 판결을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반성은 물론 추징금 1672억원을 내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아 (한겨레)가 독자의 제보를 받아 전 전 대통령의 숨은 재산 추적에 나서기로 했다.
(한겨레) 5면 기사에 따르면 19일 대검찰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 확정판결로 부과된 추징금 2205억원 가운데 5월 현재 1672억2651만5564원을 미납했다. 검찰이 받아낸 것은 532억7348만4436만원이다. 미납 추징금의 추징 시효는 올해 10월 만료된다.


▲ <한겨레> 2013년 5월 20일자.

한겨레는 “애초 추징 시효는 전 전 대통령의 내란·뇌물죄 확정판결로부터 3년 뒤인 1999년 4월이었다”며 “검찰은 ‘분할추징’ 방식을 통해 시효를 늘림으로써 숨은 재산을 찾을 시간을 벌었다. 당시 검찰은 압류된 전 전 대통령 재산을 한꺼번에 추징하지 않고 분할해서 추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겨레는 “검찰은 이런 방식으로 추징 시효를 늘려왔으나, 2004년 전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씨의 조세포탈 사건 수사를 마지막으로 더는 전 전 대통령의 재산을 찾지 못했다”며 “2010년 10월 추징 시효가 만료될 뻔했으나 전 전 대통령이 뜻밖에 강연수익 300만원을 자진납부해 다시 3년이 연장돼 오늘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검찰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전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을 조금이라도 찾아내면 오는 10월까지인 추징 시효가 다시 연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검찰은 추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6년 이후 전 전 대통령의 재산을 추가로 찾았다는 답변도 국회에서 내놨다. 그러나 (한겨레)가 9일 대검찰청에 2004~2013년 전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을 추가로 수사했는지 질의했지만 대검은 답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독자의 협업으로 전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 추가로 드러나면 추징 시효는 연장될 수 있다”며 “언론 보도 역시 검찰의 인지수사 실마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친박계 미묘한 ‘파워게임’ 가시화

박근혜정부와 호흡을 맞출 새누리당 사령탑인 ‘황우여 대표-최경환 원내대표’의 투톱 시스템 출범과 함께 당내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 분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일보) 4면 기사다.
보도에 따르면 친박계 분화는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됐다는 게 중론이다. 애초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최경환 의원이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을 등에 업고 7대 3 정도로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8표 차이로 신승했다. 이는 같은 친박이지만 수평적 당청관계를 외친 이주영 의원에게도 친박의 표심이 어느 정도 쏠렸다는 반증이다.
이어 세계는 “이번 경선이 친박 분화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면 10월 재보선 공천과 선거결과, 내년 지방선거 국면 등은 여권 내 권력지형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4·24 재보선을 통해 여의도에 컴백한 5선의 김무성 의원이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세계는 “재보선 위기론이 불거지면 황우여 대표가 남은 임기(내년 5월)에도 물러나고 김 의원이 구원투수로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라며 “차기 당대표는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2016년 총선 공천에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권력지형을 바꿀 변수”라고 강조했다.


▲ <국민일보> 2013년 5월 20일자.

‘렛 잇 샤인’으로 돌아온 ‘디어 클라우드’

4인조 혼성 밴드 ‘디어 클라우드(Dear Cloud)’는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팀으로 지난달 미니 음반 ‘렛 잇 샤인(Let It Shine)’을 발매했다. (국민일보)는 24면에서 ‘디어 클라우드’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국민은 “‘디어 클라우드’의 변화가 감지된다”며 “음반엔 타이틀곡 ‘12’를 포함해 총 6곡이 담겼는데, 구름 위를 걷는 듯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건 여전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다”고 평가했다.
디어 클라우드 멤버인 용린은 “2011년 발표한) 3집만 해도 1, 2번 트랙은 밝은 느낌이었는데 그 뒤 수록곡 대다수는 우울한 노래였다”며 “역동적이면서 즐거운 공연을 할 수 있는 음반을 만들고 싶었고, 뜻대로 된 거 같다”고 말했다.
나머지 멤버들 역시 이번 앨범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나인은 “음반을 발표한 뒤에는 앨범을 다시 안 듣는 편인데, 이번 음반은 계속 다시 듣고 있다”고 말했다. 토근은 “지금까지 디어 클라우드 음반 중 최고”라고 자평했다.
디어 클라우드는 여름까진 다양한 록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뒤 이르면 9월 단독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이들은 “처음 시작하는 신인의 마음으로 열심히, 재밌게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연주 기자 nalava@pdjournal.com

2013년 3월 3일 일요일

육참총장 재직중 '정중부의 난' 발언 논란 주인공 '보수 군심 아이콘'에서 '박근혜 오른팔'로


이글은오마이뉴스 2013-03-02일자 기사 '육참총장 재직중 '정중부의 난' 발언 논란 주인공'보수 군심 아이콘'에서 '박근혜 오른팔'로'를 퍼왔습니다.
[남재준 국정원장 내정자는 누구?] 참여정부 '군 문민화' 비판 뒤 박 캠프 참여

 
▲ 지난 2005년 2월 26일 경기도 광주 특전사교육단에서 열린 이라크 자이툰 부대 귀국 환영식에 참석한 남재준 당시 육군참모총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참여정부와 대립한 보수 군심의 아이콘"

(신동아)는 지난 2007년 1월 인터뷰 당시 남재준(69) 국정원장 내정자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가 국가정보원 수장으로 화려한 복귀를 앞두고 있다. 2005년 4월 육군참모총장(대장)으로 예편한 지 8년 만이다.

육사 25기 출신인 남 내정자는 참여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4월 7일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됐다. 재임 시기 군 검찰 독립을 앞세운 군 사법제도 개혁에 반발해 국방부는 물론 정치권과 대립하기도 했다. 임기를 5개월 앞둔 시점에 장성 진급 비리 사건에 대한 군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사의를 밝혔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반려해 2년 임기를 무사히 마쳤다. 당시 남 내정자 후임이 육사 두 기수 아래인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남 내정자는 지난해 18대 대선에서도 박근혜 캠프 안보국방 특보를 맡았다. 박근혜 당선 이후 유력한 국방부장관 후보로 물망에 올랐고, 김병관 장관 내정 이후엔 국정원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오전 국정원장 인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남 내정자는 청렴하고 강직한 성품, 확고한 안보 의식으로 지금의 안보 위기 상황을 타계하고 국정원이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12년 만에 군 출신 국정원장... 청와대 안보라인 모두 장악

▲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0월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남재준 국방안보특보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권우성

군 출신 국정원장 내정은 DJ 정부 후반 임동원 국정원장 이후 12년 만이다. 김종필 초대 중앙정보부장 이래 참여정부 이전까지 약 40여년간은 국가정보기관의 수장을 주로 군 출신이 맡아왔다. 역대 국정원장(중정부장, 안기부장 포함) 30명 가운데 군 출신은 20명에 이른다. 하지만 노태우 정부 이후 군 출신과 법조계 출신이 번갈아 기용되기 시작했고, 참여정부 이후 '문민 국정원장' 기용 전통은 이명박 정부까지 이어졌다.

군 출신 국정원장 내정에 청와대는 "북한 핵실험과 도발 가능성 등 어느 때보다 국가 안위가 중요한 상황"임을 애써 강조했다. 하지만 다시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 더구나 김장수 국가안보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 등 청와대 안보 라인이 모두 육군참모총장 출신인 점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특히 남 내정자는 김장수 실장 내정자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소개한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남 내정자는 95년 6사단장을 시작으로 97년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98년 수도방위사령관, 2000년 합참 작전본부장, 2002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군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보수적이긴 하지만 청렴한 성품 때문에 군 내부에서도 신망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저한 군인정신을 강조해온 남 내정자가 국방부 장관이면 몰라도 국정원을 이끌 적임자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2004년 육참총장 재직중 '정중부의 난' 발언 파문 주인공... '군 문민화' 반대

참여정부 시절에는 '군 문민화'에 반대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육군참모총장 재직 중이던 2004년에는 고려 무신 정권 계기가 된 '정중부의 난' 발언 논란으로 파문이 일기도 했다.

당시 군 간부회의에서 군 검찰을 국방부 산하로 옮기는 군 사법개혁 방안에 대해 비판하면서 "정중부의 난이 무인들을 무시하고 문인을 우대한 결과"라고 언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당사자는 물론 국방부까지 나서 발언 사실을 부인했지만, '군 문민화'에 대한 군 고위층의 반발 기류로 해석됐다.

남 내정자는 전역 후인 2007년 인터뷰에서도 "군이 별도의 사법권을 가진 것은 지휘권을 확고하게 보장하기 위해서"라면서 "사법권이 지휘 체계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기능을 행사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지휘권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군 사법개혁에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 지난 2004년 10월 15일 군사법원에 대한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남재준 당시 육군참모총장이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이 질의한 '정중부의 난' 발언의 진위여부에 대해 전면부인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전역 이후에도 참여정부와의 갈등은 계속됐다. 남 내정자는 지난 2006년 12월엔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 소속으로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역대 국방장관 직무 유기" 발언과 군 복무기간 단축,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등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남 내정자는 육사 동기인 김종환 전 합참의장과 함께 참여정부 출신 인사로 명단에 이름을 올려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당시 남 내정자는 "군인은 조국을 위해 충성하고 신명을 바치는 것이지 특정 정당이나 정부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평소 소신임을 내세웠지만, 이후 박근혜 캠프 참여를 통해 드러난 정치적 행보와는 다소 모순적이다. 당시 인터뷰에서 '군사정변'인 5·16과 12·12를 평가해 달라는 요청에 "그건 역사가가 할 일이지 내가 할 일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아직 내정자 신분이다. 앞으로 국정원장 인사청문회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김시연(staright)
시민기자와 함께 달립니다.

2013년 2월 16일 토요일

국가정보원 이종명 제3차장이 답해야 한다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3-02-16일자 기사 '국가정보원 이종명 제3차장이 답해야 한다'를 퍼왔습니다.

한창 국가정보원 직원의 정치 개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누가 봐도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것만은 분명한데, 경찰의 수사는 강도와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는 인상을 짙게 풍기고 있다.

▲ 대북공작과 과학·산업·방첩 업무를 맡는 이종명 국정원 제3차장. 전 합동참모본부 군사기획부장

이런 와중에 주목해야 할 인물이 한 사람 있다. 바로 2011년에 4월에 국가정보원 제3차장에 임명된 이종명 전 육군 소장이다. 그는 육사 35기로 위관장교 시절 국군정보사령부에서 근무한 경력으로 시작해 2011년 1월에는 합참의 군사기획부장(현 민군심리전부장)으로서 대북심리전 업무를 총괄한 인물이다. 한마디로 정보와 심리전 분야를 두루 섭렵한 유능한 군인이었던 이종명 3차장은 충남 서산 출생으로 부인과 2녀를 두고 있으며, ▲서울 한성고. 육사 35기 ▲육군교육사 리더십센터장 ▲제2작전사 작전처장 ▲12사단장 ▲합참 전력발전부장 ▲합참 군사기획부장(현 민군심리전부장)을 역임했다.

현역장성이 국정원 차장에 발탁된 것은 국가안전기획부에서 국가정보원으로 이름과 체제가 바뀐 이후 처음이라고 하는데, 2008년 4월에 육군 소장으로 진급한 이종명 차장은 자신의 국정원 제3차장 임명에 대해 "임명권자의 뜻을 받들어 주어진 소임에 온 힘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고 한다.

당시 기사를 살펴보면, 이종명 차장을 내정한 이유로 그가 대북 심리전을 담당해왔다는 점에서, 대북공작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과 함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군인으로서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앞으로도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되었다.

군인으로서 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 국정원 3차장?

국가정보원 차장의 역할은 국가정보원장을 보좌하고 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그 직무를 대행한다. 정무직 차관급으로 임명되며 총 3인(1차장, 2차장, 3차장)이다.

2009년 개편된 각 차장의 역할을 살펴보면 제1차장은 해외·대북 분석을 담당하고 제2차장은 국내 정보 수집 및 분석과 대공수사를 담당하며, 제3차장은 대북공작과 과학·산업·방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3차장은 정보 수집과 분석이 아닌 대북공작 등 요원을 운용해 실제 작전을 지휘하는 위치라 할 수 있다. 

그런 제3차장실 산하의 ‘심리정보국’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본보 기사 [국정원 전 직원 "100대 1 경쟁률 뚫고 들어와 댓글 달아"]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원장 원세훈)이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해 ‘심리정보단’을 ‘심리정보국’으로 확대 개편해 인터넷 댓글 공작을 벌여왔다는 증언이 국정원 전 직원에게서 나왔다는 것이다.

20여 년 경력의 국정원 직원 A씨는 "지난해 연말쯤에 ‘심리정보단’을 ‘심리정보국’으로 확대 개편했는데 이것은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정부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곳에서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인) 아고라에 가서 댓글 다는 일들을 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처음에는 이명박 대통령 치적 홍보에 매달리다가 나중에는 민주통합당 등 야당 인사들에게 종북 이미지를 덧씌우는 작업도 진행했다"며 와 진행한 약 3시간에 걸친 인터뷰 중에 밝혔다.

이 인터뷰에서 해당 국정원 전 직원은 "인터넷 댓글 공작과 관련한 얘기는 국정원 내부직원들 사이에 상당히 퍼져 있고 퇴직 직원들에게도 알려져 있다"며 "'100 대 1 경쟁률을 뚫고 들어와서 겨우 댓글을 단다'며 자존심 상한 직원들도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대선이 한창일 무렵 민주통합당에 관련 내용을 제보한 것은 현직 국정원 직원으로 알려져 있다.

여론 조작은 개인이나 집단이 목적이나 이익을 위해 사실 왜곡이나 허위 사실 등을 통해 여론을 왜곡시키는 행위이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조작하는 행위가 여론 조작의 예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발전되었다.

여론조사의 신뢰성이 현저하게 떨어지자 그 방법을 바꾼 것이다. 이를 간단히 설명한 글을 필자는 [익명과 매스컴이 만드는 가짜 여론의 위험성]이라는 제목으로 12월 16일에 게재했다. 한마디로 적국에 대해 구사해야 할 사이버 심리전을 국민을 향해 시행한 것일 수도 있으며, 익명을 이용한 인터넷에서의 여론 공작은 결국 매스컴을 통해 실제의 여론을 바꾸거나, 특정 계층과 집단의 의식을 어떤 방향으로 유도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경고하는 글이었다.

국정원 직원이 댓글 알바

국가정보원의 원훈은 중앙정보부를 신설하면서 제정한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에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에 "정보는 국력이다"로 바뀌었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으로 이어오고 있다.

'정보는 국력'이라는 목적 지향의 원훈에 비해, 앞뒤의 원훈은 국정원 구성원으로서의 자세를 앞에 내세우고 있다. 원훈으로만 보아도 국가정보원의 역할 변화에 대한 차이가 느껴진다. 정보 수집을 최고의 임무로 하는 국가 정보기관에서, 행동을 통해 양지든 무엇이든 지켜내고 헌신해야 한다는 집단의식을 고취하는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법 제9조에는 정치 관여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원장·차장은 물론 그 밖의 모든 직원은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 국가정보원에 대북심리전 전문가가 3차장으로 임명되었고, ‘오이비락(烏梨飛落)’일지는 모르겠지만,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사건은 일파만파로 여론을 흔들고 있다. 마치 거대한 해일처럼 아래로부터 느껴지는 이 국민적 불신의 쓰나미를 국가의 최고 정보기관이라는 ‘국가정보원’이 못 느끼고 있다면 이것이 더 문제일지도 모른다.

무서운 것은 국가에 대한 신뢰가 여기서 한 걸음만 더 떨어진다면 미증유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현대사를 돌아보면 국가 정보기관은 물론 군의 정보 기능까지 나서 국민에 대해 씻을 수 없는 죄과를 많이 저질렀다. 이 불신이 겨우 씻어질 만한 시기에 불행하게도 도저히 그냥 덮고 넘어가기에는 어려운 사실들이 오늘날 속속 드러나고 있다. 머리를 풀숲에 처박으면 자기 몸이 안 보일 줄 아는 미련한 꿩도 아니고 이게 무슨 꼴인가? 참으로 두고 보기가 민망할 정도이다.

판단하건대, 이미 침묵의 나선형은 바닥을 쳤다. ‘설마’가 아니라 ‘역시’라는 나선형이 서서히 위로 오르고 있는 형국이고, 여반장 같은 변화는 우리 국민의 특성이다. 따라서 만약 정보의 흐름을 통제해 국민을 기만한 것이 사실이라면 차라리 지금 칼을 물고 엎어져야 한다. 무명의 헌신을 그렇게나 하고 싶으면…. 
우리 군과 정보기관의 심리전, 특히 사이버 심리전의 수준이 어느 만큼 연구되어 있으며, 적국이 아닌 우리 국민에게 이를 적용할 때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들여다보는 글은 되도록 쓰지 않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박정원 편집위원  |  pjw@pressbyple.com

2013년 2월 2일 토요일

대북심리전이라는데 누리꾼 심리가 불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2-01일자 기사 '대북심리전이라는데 누리꾼 심리가 불편~'을 퍼왔습니다.

[토요판] 친절한 기자들

안녕하세요. 사회부 24시팀의 정환봉 기자예요. 요즘 국가정보원이 뭇매를 맞고 있어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가 인터넷 유머 게시판에서 대선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죠.그래도 국정원을 칭찬할 부분도 있어요. 직원들이 어디로 출근하든 정시 출근과 정시 퇴근을 보장하는 ‘꿈의 직장’이라는 점이에요. 김씨가 유머 게시판 ‘오늘의 유머’(오유)에서만 91건의 게시물을 작성하고 다른 사람의 글에 244번 찬반 표시를 한 시간을 보면 다섯번을 빼곤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예요. 주말이랑 국경일엔 꼬박꼬박 쉬었어요. 사실 조금 부러웠어요. 그나저나 하루 종일 첩보활동하고 저녁에는 사격 연습하고 새벽에는 브리핑 준비하는, 그런 국정원 직원은 영화나 드라마에만 있나 봐요. 때마침 국정원을 무대로 한 드라마 (7급 공무원)도 방영되고 있어요. 사실성을 높이려면 인터넷에 댓글 달다 ‘칼퇴근’하는 장면을 넣어야 해요.이번 사건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요. 맞아요. 표현의 자유는 당연히 인정해야 해요. 하지만 국가기관이 ‘여론조작’ 하는 것을 표현의 자유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오히려 국정원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무시무시한 국정원이 내가 인터넷에 쓴 글을 읽고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 놓고 글 한 줄 쓰기 두려울 테니까요. 피해자는 김씨가 아니라 20만명이 넘는 오유 이용자들이에요. 그런데 국정원은 오유를 종북 사이트로 몰고 있어요. 종북 글이 많이 올라오니 그걸 찾아내기 위해 김씨가 오유에서 활동했대요. 뻔뻔한 2차 가해예요. 국정원의 설명대로라면 김씨가 글을 쓴 걸로 확인된 중고차 매매 누리집 ‘보배드림’도 종북 사이트가 돼요. 국정원에는 모든 게 종북으로 보이나 봐요.국정원은 처음엔 김씨의 ‘인터넷 활동’을 개인 취향으로 설명했어요. 하지만 김씨가 꼬박꼬박 업무 시간에만 일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부랴부랴 말을 바꿔요. 김씨가 ‘대북 심리전 활동’을 했대요. 정상적인 업무래요. 순간 멍~했어요. 왜 한국은 인터넷에서 전쟁을 치르는 걸까요. 무서워요.뭇매를 맞으면서도 국정원은 국내 사이버 공간에서 대북 심리전을 계속하겠다고 말해요. 지난 31일 국정원은 “(김씨가 쓴) 글들을 정치적 목적으로 게재했다고 오도하는 것은 오히려 정보기관의 대북 심리전 활동을 위축시킴으로써 북한이 우리의 사이버 공간에서 더욱 활개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줄 수 있다”고 발표했어요. “북한의 사이버 선전선동에 대응하여 국민들의 혼란을 예방하고, 국가 정체성을 수호하는 대북 심리전 활동을 수행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도 말해요.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에요. 은근슬쩍 열심히 댓글 다는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는 ‘협박’도 섞인 거죠.고집만큼은 인정해요. 하지만 김씨가 이명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성과를 칭송하면서 “엠비(MB)는 진짜 해외에서 더 인정받는 스타일인 듯”이라고 쓴 글이 대북 심리전이라는 건 이해가 안 가요. “무디스에 이은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상승 소식! 내 신용등급 상승도 아닌데 기분이 좋다. 유치하지만 일본보다 한 등급 위라는 것도 신난다”라는 글도 마찬가지예요. 4대강 사업 찬성과 불심검문 옹호도 ‘종북 척결’이라는 국정원의 사명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모르겠어요.이렇게 국내 정치에만 관심이 많으니 국정원의 대북 정보력이 떨어졌다는 소리를 들어요. 유머 게시판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꼼꼼히 살피면서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쏘아올린 건 모르고 있었어요. 김정일 사망 소식도 북한 방송 보고 알았다고 해요. 국정원 체면이 말이 아니에요.국정원은 이제라도 제 길을 가면 좋겠어요. 시기도 나쁘지 않아요. 새 정부가 들어서는 만큼 과거는 털고 새롭게 시작하는 거죠. 그러려면 이번 사건을 명백히 밝혀야 해요. 국정원은 정보기관이기 때문에 수사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사건을 제대로 밝히려면 국정원이 스스로 고백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에요. 이제는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김씨가 소속된 국가정보원 3차장 산하 심리전단의 ‘진짜’ 업무가 무엇인지 말이에요.

정환봉 사회부 24시팀 기자

2012년 12월 18일 화요일

[사설]시대착오적 관권선거 망령 되살아나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2-12-17일자 사설 '[사설]시대착오적 관권선거 망령 되살아나나'를 퍼왔습니다.

경찰이 그제 밤 11시쯤 ‘국가정보원 직원 불법선거운동 혐의사건 중간수사 결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인터넷 댓글을 단 혐의로 고발된 국정원 직원 김모씨의 컴퓨터에서 댓글 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보도자료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 후보가 마지막 TV토론에서 이 문제로 공방을 벌인 뒤 1시간여 만에 배포됐다. 살인·유괴 같은 강력사건이 아닌 한 심야에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경찰의 대선 개입 의혹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는 엉성하기 짝이 없다. 지난 13일 김씨가 컴퓨터 2대를 제출했을 때 경찰은 “분석에 1주일은 걸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수사결과는 사흘 만에 나왔다. 경찰은 2대의 하드디스크만 분석했을 뿐 포털사이트에 접속한 기록은 조사하지 않았다. 김씨가 휴대전화와 이동식 저장장치(USB), 타인의 컴퓨터 등을 통해 댓글을 올렸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이 부분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김씨의 온라인 ID와 닉네임이 40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는데도 추가 수사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더욱 보기 민망한 것은 수사결과 발표 과정을 둘러싼 경찰 내 난맥상이다. ‘심야 기습 발표’의 주체를 두고 서울경찰청과 수서경찰서 측의 말이 수시로 바뀌었다고 한다.

5년 전 17대 대선 때는 검찰이 선거판의 ‘키 플레이어’ 노릇을 했다. 이명박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의 형 상은씨 소유가 아니다’라면서도 실소유주는 밝히지 않는, 모호한 수사결과를 내놓았다. 검찰은 이 후보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도 무혐의 처리하며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는 추락한 위상 탓에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경찰이 이를 틈타 선거국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행태가 경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국정원은 대선을 이틀 앞둔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발언 여부와 관련된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다고 한다. 검찰은 이 자료에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포함됐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만약 자료에 ‘대통령 지정기록물’이 들어 있을 경우 국정원의 제출행위는 실정법 위반이 될 소지가 크다.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거나 관할 고법원장이 영장을 발부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열람과 제출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도 어제 문 후보의 4대강 사업 관련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고 한다. 엄정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국가기관들이 여당 대선 후보의 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선 것인가. 시대착오적 관권선거의 망령을 되살리려는 행태는 유권자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국정원 최고 엘리트 ‘댓글알바’…자괴감 느껴”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2-17일자 기사 '“국정원 최고 엘리트 ‘댓글알바’…자괴감 느껴”'를 퍼왔습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 전경.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전직 국가정보원 고위관계자 인터뷰 
“76명 3개팀 활동…MB정부 홍보하다 영역 확장” 

국가정보원이 지난해부터 4대강 사업 등 국정홍보와 ‘좌파와의 사상전’을 내세워 심리정보국(국장 민아무개) 산하에 안보 1, 2, 3팀을 설치해 ’인터넷 댓글 사업’을 전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불법선거 개입 댓글을 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샀던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8)씨도 여기에 소속된 직원이란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한겨레)가 17일 만난 국가정보원 전직 고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들어 4대강을 비롯한 치적홍보에 열을 올렸는데, 국정원에서도 처음에는 이런 정권홍보를 위해 조직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치적 홍보에서 정치적인 것으로 (홍보 활동을) 확장하게 되면서 야당 인사에 대한 비판 또는 이명박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 기사에 반박 댓글을 다는 쪽으로 확장된 것이다”고 전했다.증언에 따르면, 심리정보국 산하의 3개팀에는 75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이들은 대부분 전산직군에 속하는 20~30대 직원들이다. 국정원은 그간 대북심리전을 담당하는 ‘대북심리전단‘을 3차장(북한 담당) 산하에 운영해 왔는데, 지난해 심리전단을 심리정보국으로 확대했다고 한다. 대북심리전은 북한의 군인들이나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 체제비판이나 최고지도자 비판 등을 담당해 왔다.이 관계자는 “어떤 형식이든지 자국민들을 상대로 그런 심리전을 펼친다면 국가 정보기관이 할 일이 아니다. 최근 국정원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 같다는 생각에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심리국 소속 직원들을 만나보면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 같다’거나, ‘나중에 이런 사실이 드러나면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고 하곤 했다”고 전했다.[관련영상]  전직 국가정보원 고위관계자 인터뷰 


다음은 일문일답이다.-국정원에 심리국이 만들어진 연원과 활동 내역에 대해 설명해 달라.“엠비(MB) 정부 들어서부터 4대강을 비롯한 치적홍보에 혈안이 돼 있었다. 그걸 하기 위해 최초로 만들어 진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치적 홍보만 한없이 할 수 없으니 정치적인 것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야당이나 야당 인사에 대해 이념적인 문제, 또는 엠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 기사에 대한 댓글, 이런 걸로 시작했다가 정치적 문제, 이념 문제(까지 다루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형식으로든지, 심리전을 한다면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심리전은 국가 정보기관이 할 일이 아니다. 대북 심리전에 국한되어야 한다. 엠비 치적 홍보만 해도 담당 부처가 해야 될 일이다.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이들의 임무가 좌파와의 사상전이었다는 말도 있었다.“지난해 연말쯤 전산직 요원들을 중심으로 심리전단으로 배치해서 3개 팀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3개 팀이 다니면서, 그들이 하는 업무가 언론에서 말하는 ‘(댓글)알바’ 수준의 업무를 한다는데 대해 직원들 사이에서 자존심이 상한다는 말이 많았고, 그래서 저도 듣게 됐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올 5, 6월께 자세히 듣게 됐다. 담당 직원들이 ‘나중에 이게 드러나게 되면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곤 했다. 물론 직원들에게는 이 문제의 심각성보다 (업무 성격에서 오는) 자존심 문제가 더 컸다. 정말 댓글 달기에 치중한 업무지시를 받아서, 나가서는 아이피(IP·인터넷 주소) 추적을 막기 위해 시내 피시방과 카페를 돌아다녔다고 한다. 이런 와이파이존을 다니다 보면 추적이 전혀 불가능해 진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를 가지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추적 불가능하다. 제가 듣기로는 아이디 10개쯤 가지고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국정원 여직원) 문제도, 집에서 근무했다고 해도 문제고, 집이 아니고 안가라고 해도 문제다. 다른 국정원 직원들은 정말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는데, 그렇게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형태가 없다. 일반국민이 보면 정말 ‘신의 직장’이 따로 없다고 비아냥 거릴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그 직원에 대한 보도 내용을 보면 하루에 불과 몇 시간 근무한 것으로 돼 있는데, 그 직원도 열심히 근무했을 것이다. 그런 논란들이 안타깝다.”-심리국이 만들어진 배경과 과정을 설명해 달라.“국정원이란 조직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안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나 특이한 행동들, 특별한 목적을 갖고 하는 행동들은 이제는 수면 아래서만 머물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제는 직원들에게도 위에서 다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불안감이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심리단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돈다. 특히 이 건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다. 소위 말하는 ‘댓글 팀’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라서. 이게 어떻게 덮어질 것인가. 거기서 일하는 직원이 한 76명 정도 된다. 정말 엄선된 엘리트, 고도로 숙련된 엘리트 76명이 이렇게 움직였다면 그 자체가 창피하지만 언젠가는 다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다.“-민주당이 주장하는 논점은 국정원 직원들이 야당 지도자나 유력한 야권 인사에 대해 비판적인 댓글이나 비판 논리를 전파했느냐가 쟁점인데, 그 부분은 어떻게 알고 있는가.“그런 부분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가령 그 직원이 약간 특수한 업무, 예를 들어 대통령 치적 홍보 정도를 했다면 집안에 있던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즉시 제출하지 않았겠나. 그렇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국민 의혹이 집중됐고, 그걸 자인하는 꼴이 됐다. 저는 야당 인사를 비판하고, 박근혜 후보를 띄우고, 그런 활동이 있었다는 이런 이야기들을 실제로 들었다. 요원 70여명을 모아, 놀기 위해 조직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직원들은 아이디를 어떻게 확보했나?“지인과 가족들 명의로 쓴다고 알고 있다.“-문제의 직원이 쓴 노트북이 업무용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외부 반출이 되나?“반출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다. 외부 노트북 들어갈 때도 반입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가 듣기로는 그들에게 노트북과 스마트폰이 지급됐다고 들었다. 또 피시도 이용했다고 하고. 장시간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노트북을 가지고 나오지 않고) 외부저장장치(USB)에 내용을 저장해 나와서 날렸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리고 ‘젊은 느낌이 나게 댓글을 달아라’, ‘사용하는 용어를 젊게 사용하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한다. 거기 근무하는 직원들 대다수가 젊은 세대이기도 하다.”-저희 취재로는 심리전단 직원에 20~30대 IT 컴퓨터 전공자 많다고 하던데.“소속직원 직렬이 수사도 있고 정보도 있을 텐데, 전산직렬이 많이 갔다고 알고 있다. 그 직원도 전산요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원래 심리전에는 전산요원들이 그렇게 필요하지 않다. 그 업무(사이버전)를 위해 특별히 충원된 직원들이다.”-대북 심리전단은 이전 정부 때도 존재했다는데, 대북심리전은 어떤 일을 했는가.“군대에서 하는 심리전 있잖나. 적의 사기를 꺾기 위한 여러 활동을 ‘대북 심리전’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대남 심리전’ 개념은 있을 수 없다. 적의 개념이 들어가는 것인데, 전쟁과 적의 개념을 상정한 활동이라면 이건 정치적인 문제도 있고, 국민을 보는 시각이 좀 달라진 것이라고 본다. ”-일반 국정원들의 업무형태와 문제가 된 직원의 업무 형태를 비교해 달라.“일률적이지 않지만, 그 여직원과 같은 근무 형태는 없다. 각자 정보활동 목적 위해 출근했다가 사무실에 보고하고 외부 활동 나가고 그런 식이다. 그런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나이로 보면 하위직 직원인데, 3~4시간만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 있는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근무형태다.”-그런 조직이 만들어진 것은 원세훈 원장 지시라고 봐야 하나?“조직이 신편(새로 만들어지거나), 증편되는 것은 담당 부서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기조실 조직과도 있고, 무엇보다 원장 재가를 반드시 받아야 하지, 차장이나 국장이 임의대로 절대 못한다.”-심리국에 만난 분들을 만나 들으신 이야기인가?“그렇다. 그래서 제가 들은 거다. 실제 일하는 직원들은 첫번째가 정말 자존심 상한다는 이야기이고, 두번째가 나중에 문제될 수 있다는 그런 내용들이다. 일반적으로 그 두가지 기조에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정치개입을 금지하는) 국정원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본인들도 인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 하는 일들이 정치적인 일이고, 그러다보니 담당 직원들은 그 부담감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경찰 발표로는 직원 컴퓨터에 댓글 기록 없다고 했는데.“경찰대 표창원 교수 말이 굉장히 객관적이지 않나 싶다. 증거, 증거하는데 증거는 현장에 있었던 거고, 증거 확보 노력은 경찰이 했어야 하는 것이다. 그 직원이 아무 문제도 없었는데 38시간 집 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다는 것은 저희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수사결과를 발표하려면 복구된 아이디가 무엇, 무엇인데, 그것으로 어떤 내용의 글을 썼는지 확인됐고, 그런 점들을 밝혀야 한다. 그런 절차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삭제됐다면 복원된 게 무엇인지도 경찰이 밝혀야 한다. 국정원과 그 직원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밝혀야 한다. 우리끼리는 우스갯소리로 국정원 직원임을 알 수 있는 것이 2가지라고 한다. 하나는 목걸이(국정원직원 신분증)이고, 하나는 휴대폰이다. 왜? 국정원 직원은 스마트폰 못 쓴다. 그런데 그 직원들에게는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그러면 경찰도 그 직원 핸드폰은 국정원이 지급한 것이니, 객관적으로 제출받아서 수사했어야 한다. 38시간 동안 뭐가 어떻게 삭제됐는지도 모르는데, 발표도 안 해주고 결정적 증거물인 스마트폰마저 개인 프라이버시라고, 그러면 노트북과 피시는 왜 제출받았나 궁금하다.지금 국정원에서 스마트폰을 쓰는 직원은 없다. 원내에서 보고서 촬영해 어디론가 전송하면 어떻게 하나. 그래서 못쓰게 한다. 심리단 요원들에게는 그걸 지급한 목적이 있을 건데, 그 논란은 어디로 가버렸나.”-이들에게 제공된 사무실 있는 경우도 있나?“직원이 있던 곳은 사무실 아닐 것이다. 제가 알기엔 심리국 요원들에게 ‘집에서 근무하지 말라’는 강력한 지시가 있었다. 직원들이 장시간 일해야 하니까 힘드니까 집에서 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주로 어디에 댓글을 다는 일 을 하는 것인가?“다음 아고라를 대상으로 맨 처음 시작됐다. 그 뒤로 대부분의 사이트는 다 들어갔다고 이야기하더라.”-최근에 들은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인가.“(심리단 일은) 직원들이 많이 알고 있는 사안이었고, 문제가 된 다음날 감찰실 보안조사 과정에서 심리국 소속 직원들 차 트렁크를 뒤졌는데 거기서 ‘작업 지시서’가 몇개 발견됐다는 말을 들었다. 기본적으로 창피하다. 국정원의 처리 과정도 미숙하고. 직원들은 아마 자존심에 많은 상처를 입었을 거다.”-작업지시서가 뭔가? 감찰이 자체 조사를 했다는 이야기인가?“저도 몇 장 발견됐다고 들었다. 사회적 물의가 된 사안에 대해서는 감찰이 적극 개입한다. 그 경우는 (오피스텔에서 일하던 직원의 경우에는) 내부 직원의 제보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찰에서 담당 업무 직원들의 차를 뒤지는 1차적인 보안조사였던 것인데, 엉뚱한 작업지시서 등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문제가 된 직원의 대처방식은 어떻게 생각하나.“그게 감금일 수 없다. 자기가 스스로 잠그고, 못 들어오게 방어막을 친 거지. 감금이라고 할 수가 없죠. 국정원 직원을 불법적으로 감금한 것이라면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서 구출을 했어야 한다. 정보기관원이 불법적으로 감금 당했다면 공권력 투입해 119 사다리로 구출했어야지. 지금은 진실을 은폐해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중에 그 피해는 전체 직원들이 입게 된다. 누가 봐도 은폐인데, 그러면 결국 조직이 죽게 된다.“-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없으신가“그 직원이 회사에 있던 시간 이외에 집에서 무슨 일을 했는가, 하는 것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경찰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그 직원은 아무 것도 안 한 것이 된다. 그러면 그 직원은 뭐를 했는가. 그러다 보니 신의 직장이라는 식의 비아냥이 나온다. 국정원 직원 명예는 어떻게 되나. 그 직원의 근무형태는 전혀 상식을 벗어난 것이고, 경찰 발표 대로라면 무위도식한 것밖에 더 되냐. 특수업무를 했다면 특수업무가 뭐였는지를 이야기해야 한다. 무엇을 얼마나 감출 게 많길래 국가 공무원이 아무 것도 안했다고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

특별취재팀 politics@hani.co.kr

2012년 4월 2일 월요일

권력기관안 ‘영포라인’ 지원관실서 별도 관리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02일자 기사 '권력기관안 ‘영포라인’ 지원관실서 별도 관리'를 퍼왔습니다.

13개 기관 73명의 근무부서와 직급, 휴대전화 번호, 사무실 전화번호가 적힌 문건. 비고란에 포항이나 인근 지역 연고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USB서 13곳 소속 73명 명단 적힌 문건 발견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국세청, 검찰 등 정부 핵심기관에 포진한 영일·포항 출신 인사(영포라인)들의 명단을 별도로 작성해 관리했음을 보여주는 문건이 나왔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이른바 정부내 ‘영포라인’을 정보 수집과 공직자 감찰 등에 활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경찰 출신으로 공직윤리지원관실에서 근무한 김기현 경정의 외장메모리장치(USB)에 저장된 기록을 살펴보면, ‘공직윤리지원관-일반-014’라는 파일에 대통령실과 국가정보원, 방송통신위원회, 국세청, 검찰청, 감사원, 법무부, 총리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 관세청, 통계청, 포항시청 등 13개 기관 73명의 근무 부서와 직급, 휴대전화 번호, 사무실 전화번호가 적힌 문건이 들어 있다. 이 문건의 비고란에는 포항이나 인근 지역 연고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예컨대 자신이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 인멸의 몸통이라고 주장했던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경우, 연락처와 함께 ‘구룡포’라고 출신지가 적혀 있다.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은 ‘칠곡’이라고 적혀 있다. 민정수석실의 김○○ 행정관의 경우 ‘동21’, 국정기획수석실의 윤○○ 행정관은 ‘포35’라고 쓰여 있는데, 이는 각각 동지상고 21회, 포항고 35회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꼭 포항 출신은 아니어도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도 두명 기록돼 있다.
이 파일에는 청와대의 경우 경제·민정·정무·사회정책수석실, 대변인실, 경호처 등에 걸쳐 24명의 연락처가, 국정원은 포항지부와 감사실 등 관계자 8명, 방송통신위는 최시중 전 위원장을 포함해 5명, 국세청은 최○○ 팀장 등 7명, 검찰청은 동부지검 최○○ 검사 등 7명이 기록돼 있다. 김기현 경정 유에스비에는 이와 별도로 포항 출신 경찰관 33명의 연락처가 ‘포경’이라는 이름의 별도 시트에 저장돼 있다.
이들 연락처는 공직윤리지원관실 차원에서 만들어져 팀원들이 공유한 것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1일 “자기들끼리 믿을 수 있는 인맥을 통해 감찰 및 불법사찰 활동에 수시로 업무 협조를 얻기 위한 용도로 작성하지 않았을까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을 비롯해 불법사찰에 개입한 청와대 및 공직윤리지원관실 관계자들이 대부분 ‘영포라인’이다. 사찰 피해자로 알려진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등은 그동안 “불법사찰은 영포라인이라는 특정 지역 인맥이 사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권력을 전횡한 사건”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지원관실 창설 멤버였던 김화기 경감은 이 명단에 대해 “내가 개인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경감은 “김기현 경정이 내 후임이었고 김 경정의 컴퓨터를 복원하면서 이 명단이 나온 것 같다”며 “공직생활 20년 하면서 꼼꼼히 정리해놓은 것으로 (민간인 사찰)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김 경감은 포항 출신 경찰관으로, 김종익씨 사찰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황준범 박태우 기자 jaybee@hani.co.kr

2012년 1월 27일 금요일

BW-ODA-크레딧스위스, '다이아게이트' 정권실세 의혹의 열쇠?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1-27일자 기사 'BW-ODA-크레딧스위스, '다이아게이트' 정권실세 의혹의 열쇠?'를 퍼왔습니다.
'다이아게이트' CNK 사건 풀리지 않은 3대 의혹



ⓒ이승빈 기자 CNK인터내셔널

CN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에도 불구하고, 정권 실세 관련 의혹은 결국 밝혀내지 못했다. 감사원은 연루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을 조사했으나,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 

다만 박 전 차관이 문제의 2010년 12월 외교통상부 보도자료 배포를 전후해 김은석 에너지자원대사, 조중표 전 총리실장, 오덕균 CNK 등과 수시로 접촉한 정황만 파악해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로 제공하는 수준에 그쳤다. 

박 전 차관을 포함해 핵심 실세 2명의 이름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풀지 못한 핵심 의혹은 ▲이들 정권 실세가 CNK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받았는지 여부와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청와대 민정수석, 총리실,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왜 지연됐는지 등이다. 이밖에도 언론에서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CNK의 거액 자금 조달도 의혹의 대상이다. 

우선 약 248만주의 CNK신주인수권을 오덕균 CNK 회장이 누구에게 제공했느냐는 의혹은 이미 지난해 9월 국정감사 때부터 쏟아져 나온 바 있다. 

당시 국감에서는 박영준 전 차관과 오덕균 CNK대표 등 관련 인물들의 부인들끼리 계모임을 하면서 정보를 나누고 남편들을 소개시켜 줬으며, CNK의 BW가 정권 실세들에게 제공됐다는 주장이 나왔었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9월 19일 총리실 국감에서 "박영준 전 차관 부인과 오덕균 대표 부인 등이 만나면서 남편들을 소개했고, 박 전 차관이 카메룬 정부와 CNK를 연결해주고, 주가조작 과정 등이 이어지면서 수십억원을 넘게 챙겼다는 의혹이 있다"며 "박 전 차관과 오덕균 대표 등의 부인들끼리 계모임을 한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신건 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9월 23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CNK의 전신인 '코코엔터프라이즈'의 신주인수권부사채가 2009년 유통되는 과정에서 정관계 고위 인사에게 특혜가 제공됐다"고 폭로한 바 있다. 

BW관련 의혹을 보면, CNK 사건이 두 차례(2010.12.17, 2011.6.28) 외교부 허위 보도자료를 이용한 단순한 주가조작이 아니라 2009년부터 진행돼 온 '프로젝트'였다고 볼 수 있다. 이와관련 최근에는 한나라당을 탈당한 무소속 정태근 의원이 "권력실세 두 명이 BW 상당 부분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박 전 차관은 CNK 관련 내용은 김은석 에너지자원대사로부터 처음 들었고, 김 대사 소개로 카메룬에 가기 몇 달 전에 CNK를 (당시 총리실 국무차장)집무실로 불러 보고를 받았다고 언론에 밝힌 바 있다. 

박 전 차관은 외교부 보도자료 배포 등 CNK와의 연루설을 부인하고 있으나, 2010년 5월 카메룬 방문 당시 제공한 ODA(공적개발원조)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박 전 차관은 당시 카메룬에 광물실험연구소를 지원하는 명목으로 약 82억원(700만 달러)를 무상으로 지원키로 했다. 이뿐 아니라 정부는 한달 뒤인 그해 6월에는 카메룬의 유일한 무역항인 림베신항 개발사업 협력MOU를 체결하고 8월에는 ODA 지원이 추진됐다. 이 사업은 8억 달러 규모였다. 연이은 카메룬에 대한 ODA 제공 움직임이 카메룬 다이아 사업을 CNK에 주기 위한 특혜 차원에서 진행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청와대와 총리실, 금융당국 등 사정기관의 CNK주가조작 조사 지연은 사건을 덮는 과정에 권력 핵심부가 동원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외교통상부가 지난 2010년 12월 17일 배포한 "CNK가 매장량이 최소 4억2천만 캐럿에 달하는 카메룬의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획득했다"고 알린 보도자료

앞서 지난해 초 금융감독원은 증권가에서 CNK주가가 이상하다는 추문이 일자 3월부터 조사에 나섰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이를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는 외교통상통일부와 지식경제부, 총리실 관계자를 집중조사했으나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그와중에 CNK주가조작을 조사했던 금융감독원 담당 국장은 지난해 4월께 갑자기 다른 자리로 전보됐고, 해당 국장은 박영준 전 차관과 가까운 인사로 교체됐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여권에서는 박 전 차관이 CNK와 연루돼 있다는 보고서가 올라와 해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박 전 차관은 시간을 달라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차관은 지난해 5월이 돼서야 물러났다. '은폐 세력'은 또 지난해 6월 2차 보도자료, 8월부터 시작된 감사원 감사에도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태근 의원이 "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자 한 세력이 누구인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때문이다. 

알려져 있지 않은 CNK의 거액 자금 동원도 풀어야 할 의문 중 하나다. 

CNK는 지난해 2월 스위스 투자은행인 크레딧스위스로부터 1천만 달러(약 120억원)를 대출받았는데, 이는 2010년 12월 외교부 보도자료에 이어 또한번 CNK의 주가를 띄웠다. 

오덕균 CNK대표가 지난해 2월 25일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당시 크레딧스위스 싱가폴 지점은 CNK의 주식을 담보로 1천만 달러를 대출하고 500만 달러를 추가로 대출키로 했다. 오덕균 대표는 이에 대해 "크레딧스위스의 글로벌 브랜치들과 애널리스트들의 자료수집 및 카메룬 현장방문 등을 토대로 상당기간 저희 회사를 분석하여 여신을 받게 됐다"며 "크레딧스위스에서는 철저한 조사결과 사상 처음으로 중소기업에 대규모 여신을 결정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크레딧스위스가 국내 광물개발업체에 어떻게 자금지원이 가능했는지 아직까지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한편 광물개발업체인 CNK에 조중표 전 총리실장, CNK감사인 서준석 전 청와대 경호과장 등 공직자 출신 인사들이 모이게 된 배경과, 이들이 정권 실세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조태근 기자taegun@vop.co.kr

2011년 12월 21일 수요일

[사설]‘먹통 정보력’으로 북 급변사태 대응 가능한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1-12-20일자 사설 '[사설]‘먹통 정보력’으로 북 급변사태 대응 가능한가'를 퍼왔습니다.
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북한 관영매체가 공식 발표할 때까지 이틀 동안 전혀 몰랐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과 김관진 국방장관은 어제 국회에서 김 위원장의 사망을 북한 발표 후에 알았다고 답변했다. 막대한 예산을 쓰는 정보당국이 북한 내부의 엄청난 급변사태를 51시간이 넘도록 까맣게 몰랐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먹통 국정원’이라는 비판이 괜한 말이 아니다. 

북한이 내부 사정을 매우 알기 어려운 폐쇄사회인 점은 분명하다. 온갖 정보수단을 가동해 북한을 감시하고 있는 미국도 이상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안보와 직결된 북한의 급변사태를 공식 발표 전까지 낌새조차 채지 못한 것은 납득이 안된다. 그 때문에 국군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은 자리를 비운 채 일본 방문에 나섰다. 국방부와 외교통상부 등 관계 부처들도 주말 동안 아무런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안보상의 중대한 허점을 노출했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이 특별방송을 예고한 뒤에도 정보 당국이 이를 김 위원장의 사망발표와 연결해 분석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탈북자 출신으로 구성된 민간단체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와 양상이 비슷하다며 김 위원장의 사망 발표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보 수집은 고사하고 분석조차 민간단체보다 못한 것이다. 사실 대북 정보에 대한 취약성은 진작부터 우려돼온 바다. 원 국정원장 등 비전문가가 정보 기관의 주요 위치에 포진한 데다 북한 관련 정보가 허술하게 다뤄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 2008년 여름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칫솔질을 할 수 있는 정도”라는 등의 공개되지 말아야 할 첩보 수준의 정보가 쏟아져 나온 게 대표적인 예다. 어떤 게 진짜 정보 당국의 능력인지 도무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의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직결된다. 북한 내부의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북 정보 수집과 분석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 첨단 기술에 의한 정보수집은 미국과의 공조로 해결한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특장이 있는 인적 정보 수집과 분석 능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지금은 정보 능력이 곧 안보의 핵심 역량이다.

[사설] 북의 움직임을 전혀 모르는 남쪽 정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20일자 사설 '[사설] 북의 움직임을 전혀 모르는 남쪽 정부'를 퍼왔습니다.
정부의 대북 정보력이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과 김관진 국방장관은 어제 국회에서 북쪽 방송을 보고서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처음 알게 되었음을 인정했다. 김 위원장이 숨진 것도 모른 채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한다고 나라를 비웠다. 그동안 북쪽 사정을 훤히 들여다보는 척하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 관련 정보를 슬며시 흘리곤 하던 정부기관들의 체면이 말씀이 아니다.
더욱 문제는 정부가 구체적인 정보를 놓친 것에 그치지 않고 공개된 정보조차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북은 그제 정오에 ‘특별방송’을 할 것임을 아침부터 예고했다. 특별방송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 한차례 한 게 전부임을 근거로 일부 민간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유고 가능성을 예견했다. 반면에 통일부 당국자들은 우라늄 농축 중단 발표 아니겠느냐고 헛짚고 있다가 허둥댔다.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전하는 특별방송을 앞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고깔모자를 쓴 청와대 직원들한테 둘러싸여 자신의 생일축하 잔치를 벌이는 웃지 못할 희극을 연출한 것은 이런 외교안보라인의 무능 탓이다. 정부의 상황파악 능력이 이 정도이니 국민이 불안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런 상황은 이명박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선 다양한 남북 교류와 인적 접촉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정보가 비교적 활발히 소통되었다. 아울러 한-중 외교 경로를 통해 핵심적인 정보가 교환됐다. 그런데 이 정부 들어 미국 편중 외교를 벌이고 대중국 외교를 소홀히 한 결과 비상 상황에서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만 것이다. 그동안 정탐활동을 강화한다며 막대한 정보예산을 쏟아부은 게 무색할 지경이다.
한반도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북 지원이든 뭐든 하려 해도 돌아가는 걸 알아야 판단을 하는 법이다. 북의 움직임에 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은 곧 상황 관리를 위한 지렛대를 잃는다는 것을 뜻한다. 가령 북한 상황과 관련한 국제 협의 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우리가 정보력이 없다면 주도적인 발언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대북 정보력의 허점은 정세관리 능력의 부재로 직결된다. 국정원장은 허점을 드러낸 일차 책임자로 당연히 문책해야 한다. 아울러 문제의 근원이 범정부 차원의 그릇된 대북정책 기조에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2011년 12월 20일 화요일

[권태선 칼럼] 비상한 시기, 한민족의 성숙함을 보여야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19일자 기사 '[권태선 칼럼] 비상한 시기, 한민족의 성숙함을 보여야'를 퍼왔습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돌연한 사망으로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위중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한반도 남과 북의 위정자들과 주민들이 이 시기를 얼마나 지헤롭게 넘기느냐에 한민족의 명운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 위원장의 사망이 가져올 한반도의 불안정성은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이 가져왔던 불안정성보다 훨씬 더 크다고 할 것입니다. 당시 북한은 공산권 몰락의 여파로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지만, 그래도 74년부터 후계수업을 해온 김정일이란 후계자가 존재했습니다. 물론 김정은도 후계수업을 받고 있었지만, 그 기간이 일천합니다. 더군다나 그의 나이는 김일성 주석을 승계할 당시 김정일 위원장 나이의 절반을 조금 넘는 29살에 불과합니다. 통상적으로 나라를 다스릴 만한 경험이나 경륜을 기대하기 어려운 나이입니다. 여기에 더해 북한에는 94년에는 없었던 핵무기가 존재합니다. 자칫 잘못 대응했다간 한반도와 동북아를 격랑 속으로 빠뜨릴 위험도 없지 않습니다.
그런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느냐는 일차적으로 북한의 김정은 체제의 안착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것입니다.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한 북한 방송은 말미에 “김정은 동지의 영도에 따라 더욱 억세게 투쟁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특별방송과 동시에 장의위원 명단과 장의절차 등이 질서정연하게 발표됐습니다. 이는 북한 권력 내부가 당장은 큰 동요 없이 김정은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김정은 체제가 이미 안착되었음을 알리는 징표로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 군부의 움직임을 우려하는 의견도 없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대목은 북한이 오래전부터 타이의 입헌군주제를 검토해왔다는 점입니다. 노태우 정부와 김대중 정부에서 대북정책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여러 차례 만났던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북쪽 인사들이 타이의 입헌군주제를 높이 평가해 상당한 정도로 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북한의 차기 지도자인 김정은에겐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위원장과 같은 절대권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많은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을 전면에 내세우고 그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과 리영호 북한군 총참모장 등이 집단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시스템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의회와 내각 대신 당과 군이 권력을 행사하는 변형된 입헌군주제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런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김정일 사후 북한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 급변사태를 초래하리란 분석은 북한을 자멸시켜 흡수통일하자고 해온 이들의 희망적 관측에 머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우리 정부가 할 일은 자명합니다. 모험적인 흡수통일론자들의 목소리에 흔들리지 말고, 이 기회를 대북관계 개선의 전기로 삼아야 합니다. 조문파동을 일으켜 이후 남북관계를 크게 경색시켰던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 상황이 재연돼서는 결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현 정권은 강경일변도의 대북정책으로 북한에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또 당장 이틀 전에 일어난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우리 정부의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을 정도로 우리의 대북 정보력은 취약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얄팍한단기적 이익을 위해 경거망동하다간 민족과 국가를 전대미문의 위난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최우선”이라고 말해 현 상황이 혼란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이 대통령이 할 가장 시급한 일은 김 위원장의 역사적 공과에 대한 평가는 뒤로 미루고, 세상을 떠난 이에 대한 예의를 다함으로써 꽉 막혀 있던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는 일입니다. 이를 통해 북한의 새 지도부와 신뢰관계를 형성한다면 북한을 개방사회로 유도해 한반도를 안정화시키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정부의 진지한 대응을 기대합니다. 권태선 편집인 kwont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