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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4일 월요일

국방·안보실장 이어 국정원장도 군 출신


이글은 경향신문 2013-03-03일자 기사 '국방·안보실장 이어 국정원장도 군 출신'을 퍼왔습니다.

ㆍ박 대통령, 남재준 내정외교안보팀 인선 완료

박근혜 대통령이 2일 국가정보원장에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을 내정하면서 박근혜 정부 1기 외교안보라인 인선이 마무리됐다. 군 출신 인사를 외교안보팀의 주요 포스트에 전면 포진시킨 것이 특징이다. 

청와대 윤창중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과 도발 가능성 등으로 어느 때보다 국가 안위가 중요하다”면서 남 전 육참총장 인선 사실을 알렸다. 이로써 외교안보라인은 남재준 내정자와 청와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김병관(국방)·윤병세(외교)·류길재(통일) 장관 후보자 등 6명으로 정해졌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군 출신이 외교안보정책을 주도하게 됐다는 점이다. 6명 중 남재준 내정자와 김장수 내정자, 김병관 후보자 등 3명이 군 출신이다. 북한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북한이 올바른 선택으로 변화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더욱 유연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 전제로 제시한 “확고한 안보”에 외교안보정책의 무게가 실릴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대북정책에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와 교류보다는 대북 억지력 강화가 우선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의 육군사관학교 출신에 대한 신뢰도 엿보인다. 이들 3명이 육사 출신 예비역 대장이다. 여기에 청와대 박흥렬 경호실장도 육사 출신이다. 특히 남재준·김장수 내정자, 박흥렬 실장은 36~38대 육군참모총장을 연이어 맡았다. 

군 출신이 국정원장을 맡는 것을 두고 해외 기능 강화 등 국정원 개혁 의지를 보여주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남 내정자가 취임하면 임동원 전 원장(1999년 12월~2001년 3월) 이후 12년 만에 군 출신 국정원장이 나오게 된다. 임 전 원장의 경우 대사와 통일부 장관 등을 거쳤지만 남 내정자는 전역 후 다른 공직을 지낸 바 없다. 

박 대통령은 또 금융위원장에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을, 국무총리실장에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을 각각 내정했다. 

윤 대변인은 신 내정자 인선 배경에 대해 “세계 경제위기와 국내 경제의 어려움에 대한 상황 파악과 대처가 시급하다”고, 김 내정자에 대해선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주말인 이날 이뤄진 전격적 인선 발표를 두고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지연에 대한 야당 압박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면 국무총리실장을 국무조정실장으로 재발령하게 된다.

안홍욱 기자 ahn@kyunghyang.com

2012년 2월 20일 월요일

[사설] 김관진 국방, 작심하고 정권비호 나섰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19일자 사설 '[사설] 김관진 국방, 작심하고 정권비호 나섰나'를 퍼왔습니다.
“군의 정신전력은 전장의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입니다. 대한민국의 체제를 부정하고 군통수권자를 비방하는 내용의 앱은 군의 정신전력을 좀먹습니다. 그러한 앱을 삭제하도록 한 지휘관들의 조치는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군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수호자이기 때문입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른바 나꼼수 등 ‘종북 앱’의 스마트폰 삭제를 지시한 군 지휘관들을 다시 두둔하고 나섰다. 지난 7일 국회 국방위 답변에서 한발짝 더 나아간 ‘도발’이다.
김 장관은 지난해 5월2일 처음 트위트를 시작해, 17일 문제의 트위트까지 모두 74개의 트위트를 내보냈다. 어제까지 팔로어 수는 9100여명, 팔로잉 수는 1만600여명이다. 장관들 중에서는 파워 트위터리언인 셈이다. 그동안의 내용은 자신의 동정이나 팔로어의 제언에 대한 반응이 주였다. 정치적 논란이 일 만한 트위트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이 시점에서 왜 문제의 트위트를 날렸는지 모르지만, 자신의 생각을 더욱 많은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의사만은 분명한 듯하다.
국방부는 김 장관의 트위트를 신호탄으로 부사관 이상 간부들에게 북한을 추종하거나 군통수권자 및 정부를 비판하는 앱을 자진 삭제하도록 하는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말이 부사관 이상이지 수직계급사회라는 군의 특성상 일반병까지 대상이 될 것이라는 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강제로 검열하는 행위는 금지하도록 했다고 하지만, 마치 중·고등학교에서 갑자기 책가방 검사를 하듯이 사상 검열의 회오리가 불어닥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김 장관의 이런 인식은 군대는 ‘정권의 군대’가 아니라 ‘국민의 군대’라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다. 나꼼수와 같은 정부 비판 매체에 군인을 포함한 많은 시민이 열광하는 것은 무엇보다 현 정부의 잘못 때문이다. 정권이 비판받을 짓을 하지 않고, 또 기존 언론이 제구실을 했다면 김 장관이 문제로 삼는 앱을 설치하라고 해도 설치할 군인은 없을 것이다. 정말 체제를 부정하고 군통수권자를 비방해 통용해서는 안 될 앱이라면 법률적인 조처를 통해 하는 게 옳다. 군인이라고 해서 정권에 비판적인 내용을 듣지도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못하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헌법 유린 행위다.
또 앱을 설치하는 것은 삭제하는 것만큼이나 손쉽다. 달은 놔둔 채 손가락만 내리도록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김 장관은 정권 비호나 정치 개입으로 비칠 일을 당장 그만두고, 국민의 군대 만들기에 전념하기 바란다.

2012년 2월 17일 금요일

[아침 햇발 ] 국방장관의 정치개입 혐의 / 박창식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16일자 기사 '[아침 햇발 ] 국방장관의 정치개입 혐의 '을 퍼왔습니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 장병들한테비판적인 언론을 차단하는 것은군인복무규율에도 어긋난다



박창식 연구기획조정실장 겸 논설위원
독일의 군인은 정당이나 시민단체에 가입하는 게 허용된다. 군인은 일정한 절차를 밟아서 연방 하원의원, 주 의원, 유럽의회 의원에 출마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활동은 근무시간 중에 할 수 없고 자유시간에 해야 한다. 군인이 정치 집회나 행사에 제복을 입고 참가해서는 안 된다. 상관은 하급자의 정치적 견해에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독일에서 군인의 지위를 규정한 군인법의 주요 내용이다. 이 법은 군인을 ‘제복을 입은 시민’으로 이해한다. 군인이 제복을 입었더라도 시민과 동일한 공민권을 지닌다는 뜻이다. 군사적 직무 때문에 불가피하게 권리를 제약하려면 그 범위를 법률로 규정하도록 하고 있다. 한마디로 개별 장병의 시민적 기본권을 보장하되, 군이 집단으로서 부당하게 정치에 개입할 가능성을 철저하게 차단하겠다는 제도다.
이런 개념은 유럽 여러 나라에 보편화되어 있다. 특히 독일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전쟁을 도발한 나치스 군대를 철저하게 비판하고, 군대를 개혁하고자 제도를 좀더 정교하게 연구했다. 우리는 군부 쿠데타와 군의 선거개입 때문에 국민들이 고통을 겪고 나라의 발전이 정체된 뼈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군의 정치적 중립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더욱 날카롭게 경계해야 마땅하다.
얼마 전 일부 군부대에서 ‘나는 꼼수다’ 등 10개 안팎의 앱과 사이트를 ‘정부 비방’ 또는 ‘종북’으로 규정하고 삭제하는 일이 벌어졌다. 정부 비방이니 종북이니를 군이 자의적으로 재단하는 것부터가 온당하지 않다. 그런데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특정 앱에서 국군 통수권자나 정부를 비난하거나 북한을 찬양하는 것은 정신전력 훼손 여지가 많아 해당 지휘관 조치는 타당했다”며 이 행동을 정당화하고 나섰다.
나꼼수 등은 정부에 비판적인 매체다. 세상에는 정부에 비판적인 매체와 우호적인 매체가 두루 있다. 군 지침대로라면 장병들은 비판적인 매체는 빼고 우호적인 매체에만 접근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장병들의 눈과 귀를 어느 한쪽으로만 유도하려는 이유가 뭔가? 장병들이 교양과 지식을 고루 얻지 못해 무식해지도록 만들자는 건가? 특히 지금은 총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결국은 장병들이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야당이 아니라 여당 후보한테 투표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군인은 군인복무규율을 따르도록 되어 있다. 대통령령인 군인복무규율은 18조 4항에서 ‘각종 투표에 있어서 어느 한쪽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도록 영향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최근 군 지휘부의 움직임은 군인복무규율 위반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부당한 정치개입이며,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벗어난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1992년 4월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는 군이 같은 해 3월24일 치러진 총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했음을 내비치는 ‘건강한 부대 관리’라는 제목의 문서를 공개했다. 그 문서는 총선 기간인 3월10일부터 24일까지 병사들의 동요를 방지한다는 목표 아래 텔레비전 저녁뉴스 시청을 통제하도록 했다. 대신에 전우신문 윤독회, 정훈 비디오 상영 등을 실시하도록 했다. 당시 육군 보병소대장인 이지문 중위는 “여당이 지지를 받아 정치 안정을 이뤄야 한다”는 정신교육이 부대별로 실시됐다고 폭로했다. 그때 일은 그때 일이고 군의 정치개입은 더이상 없을 줄로 여겼다. 그런데 이번 논란을 계기로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총선 이후 구성될 19대 국회는 이 사건에 대해 우선적으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 군 지휘부의 일탈 행위를 밝혀내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를 위해 나는 이 글을 통해 김관진 장관의 정치개입 혐의를 고발해둔다.

박창식 연구기획조정실장 겸 논설위원cspcsp@hani.co.kr

2011년 12월 21일 수요일

[사설] 북의 움직임을 전혀 모르는 남쪽 정부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1-12-20일자 사설 '[사설] 북의 움직임을 전혀 모르는 남쪽 정부'를 퍼왔습니다.
정부의 대북 정보력이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다. 원세훈 국가정보원장과 김관진 국방장관은 어제 국회에서 북쪽 방송을 보고서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처음 알게 되었음을 인정했다. 김 위원장이 숨진 것도 모른 채 이명박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한다고 나라를 비웠다. 그동안 북쪽 사정을 훤히 들여다보는 척하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 관련 정보를 슬며시 흘리곤 하던 정부기관들의 체면이 말씀이 아니다.
더욱 문제는 정부가 구체적인 정보를 놓친 것에 그치지 않고 공개된 정보조차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북은 그제 정오에 ‘특별방송’을 할 것임을 아침부터 예고했다. 특별방송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 한차례 한 게 전부임을 근거로 일부 민간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유고 가능성을 예견했다. 반면에 통일부 당국자들은 우라늄 농축 중단 발표 아니겠느냐고 헛짚고 있다가 허둥댔다. 김정일 사망 소식을 전하는 특별방송을 앞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고깔모자를 쓴 청와대 직원들한테 둘러싸여 자신의 생일축하 잔치를 벌이는 웃지 못할 희극을 연출한 것은 이런 외교안보라인의 무능 탓이다. 정부의 상황파악 능력이 이 정도이니 국민이 불안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런 상황은 이명박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선 다양한 남북 교류와 인적 접촉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정보가 비교적 활발히 소통되었다. 아울러 한-중 외교 경로를 통해 핵심적인 정보가 교환됐다. 그런데 이 정부 들어 미국 편중 외교를 벌이고 대중국 외교를 소홀히 한 결과 비상 상황에서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만 것이다. 그동안 정탐활동을 강화한다며 막대한 정보예산을 쏟아부은 게 무색할 지경이다.
한반도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북 지원이든 뭐든 하려 해도 돌아가는 걸 알아야 판단을 하는 법이다. 북의 움직임에 관한 정보가 없다는 것은 곧 상황 관리를 위한 지렛대를 잃는다는 것을 뜻한다. 가령 북한 상황과 관련한 국제 협의 자리가 만들어진다고 해도 우리가 정보력이 없다면 주도적인 발언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대북 정보력의 허점은 정세관리 능력의 부재로 직결된다. 국정원장은 허점을 드러낸 일차 책임자로 당연히 문책해야 한다. 아울러 문제의 근원이 범정부 차원의 그릇된 대북정책 기조에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